통합대장경

010_0147_a_01L
보운경(寶雲經) 제1권
010_0147_a_01L寶雲經卷第一


양(梁)삼장 만다라선(曼陀羅仙) 한역
최윤옥 번역
010_0147_a_02L梁扶南三藏曼陁羅仙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0_0147_a_0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야산(伽耶山) 정상에서 대비구승(大比丘僧) 7만 명과 함께 계셨다. 이들은 해야 할 일을 이미 끝내고 무거운 짐을 모두 버려 그 마음이 자재하고, 모든 번뇌를 다 없애 정견(正見)으로 해탈하였으며, 모두들 큰 용(龍)처럼 법계(法界)를 잘 아는 자들이었다. 이들은 곧 법왕자(法王子)로서 능히 이익을 버리고, 잘 갖추어 출가하여 모두 계율을 잘 받고, 하고자 하는 뜻을 모두 만족하며, 열반도(涅槃道)에 머물렀으니, 오직 아난(阿難)만이 제외되어 학지(學地)에 있었다.
010_0147_a_04L一時佛在伽耶山頂與大比丘僧七萬人俱—所作已辦捨諸重其心自在盡諸有結正見解脫如大龍善解法界是法王子能捨利善具出家善受具戒意所欲者悉得滿足住涅槃道—唯除阿難在於學
또 모든 대보살(大菩薩) 8만 4천 명이 함께 있었다. 이들은 모두 일생보처(一生補處)로서 일체지(一切智)를 향해 물러서지 않고, 불지(佛地)를 구하는 데 뜻을 두어 피안에 가까이 갔으며, 아승기(阿僧祇)의 모든 다라니(陀羅尼)를 얻었고, 모든 선(禪)의 으뜸인 수릉엄삼매(首楞嚴三昧)를 얻어 신통이 자재하였다.
010_0147_a_10L諸大菩薩八萬四千人俱皆是一生補處向一切智無有退轉志求佛地近於彼岸得阿僧祇諸陁羅尼得諸禪首楞嚴三昧遊戲神通
또 대자대비(大慈大悲)를 시방 국토와 한량없고 끝없는 불토(佛土)에 이르도록 가득 채우고, 공(空)한 경계를 다니면서 모든 가림[蓋]과 장애[障]를 제거하고 3독(毒)의 뿌리를 다 없애며, 모습 없는 집을 유유히 거닐며 항상 모든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 이들이었다.
010_0147_a_13L大慈大悲遍滿十方乃至無量無邊佛土行空境界除諸蓋障盡三毒根善遊無相室宅恒欲救濟一切衆生
이들은 모든 부처님의 세계를 잘 알아 무애지(無礙智)를 얻어 마음이 허공과 같고 바다와 같이 깊고 넓었으며, 마치 수미산(須彌山)처럼 8풍(風)에 동요하지 않았다. 또 마음이 연꽃과 같아 흙탕물에 물들지 않으며, 뜻은 진짜 보배와 같아 안팎을 밝게 꿰뚫으니, 마치 순금에 더러움과 흠이 없는 것과 같았다.
010_0147_a_16L善知諸佛世界得無㝵智心如虛空深廣如海猶如須彌八風不動心如蓮華不著塵水意如眞寶內外明徹如淨眞金中無瑕穢
010_0147_b_02L그 이름은 보광(寶光)보살ㆍ보장(寶掌)보살ㆍ보인수(寶印手)보살ㆍ보천관(寶天冠)보살ㆍ보만(寶鬘)보살ㆍ보적(寶積)보살ㆍ보장(寶藏)보살ㆍ보산정(寶山頂)보살ㆍ보당(寶幢)보살ㆍ금강태(金剛胎)보살ㆍ금태(金胎)보살ㆍ보태(寶胎)보살ㆍ공덕태(功德胎)보살ㆍ정무구태(淨無垢胎)보살ㆍ
010_0147_a_20L其名曰寶光菩薩掌菩薩寶印手菩薩寶天冠菩薩鬘菩薩寶積菩薩寶藏菩薩寶山頂菩薩寶幢菩薩金剛胎菩薩金胎菩寶胎菩薩功德胎菩薩淨無垢胎菩薩
여래태(如來胎)보살ㆍ지태(智胎)보살ㆍ일태(日胎)보살ㆍ삼매태(三昧胎)보살ㆍ연화태(蓮華胎)보살ㆍ해탈월(解脫月)보살ㆍ보월(普月)보살ㆍ관세음(觀世音)보살ㆍ보현(普賢)보살ㆍ보안(普眼)보살ㆍ연화안(蓮花眼)보살ㆍ대안(大眼)보살ㆍ보위의(普威儀)보살ㆍ보단엄(普端嚴)보살ㆍ
010_0147_b_04L如來胎菩薩智胎菩薩日胎菩三昧胎菩薩蓮華胎菩薩解脫月菩薩普月菩薩觀世音菩薩普賢菩普眼菩薩蓮花眼菩薩大眼菩薩普威儀菩薩普端嚴菩薩
보행(普行)보살ㆍ지정의(知定意)보살ㆍ법의(法意)보살ㆍ승의(勝意)보살ㆍ증장의(增長意)보살ㆍ금강의(金剛意)보살ㆍ사자신통(師子神通)보살ㆍ대음성왕(大音聲王)보살ㆍ사자후의(師子吼意)보살ㆍ심음성(深音聲)보살ㆍ무염오(無染汚)보살ㆍ이일체구(離一切垢)보살ㆍ
010_0147_b_08L普行菩薩知定意菩薩法意菩薩勝意菩薩長意菩薩金剛意菩薩師子神通菩大音聲王菩薩師子吼意菩薩音聲菩薩無染污菩薩離一切垢菩
월광(月光)보살ㆍ일광(日光)보살ㆍ지광(智光)보살ㆍ지공덕(智功德)보살ㆍ월공덕(月功德)보살ㆍ연화공덕(蓮花功德)보살ㆍ보공덕(寶功德)보살ㆍ문수사리(文殊師利)보살ㆍ발타바라(跋陀婆羅) 등 열여섯 현사(賢士)와 현겁(賢劫)의 천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 등이었는데, 이 중에서 미륵(彌勒)이 가장 상수(上首)였다.
010_0147_b_13L月光菩薩日光菩薩智光菩薩功德菩薩月功德菩薩蓮花功德菩寶功德菩薩文殊師利菩薩跋陁婆羅等十六賢士賢劫千菩薩摩訶薩等彌勒最爲上首
사천왕천의 여러 하늘 등에서는 사천왕이 가장 상수가 되고, 도리천(忉利天)의 여러 하늘 등에서는 제석(帝釋)이 가장 상수가 되고, 염마천(焰摩天)에서는 염마천왕이 가장 상수가 되고, 도솔타천(兜率陀天)에서는 도솔타천왕이 가장 상수가 되고, 화락천(化樂天)의 여러 하늘에서는 화락천왕이 가장 상수가 되었다.
010_0147_b_17L四天王諸天等四天王最爲上首忉利諸天等帝釋最爲上首焰摩天焰摩天王最爲上兜率陁天兜率陁天王最爲上首化樂諸天化樂天王最爲上首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의 여러 하늘에서는 타화자재천왕이 가장 상수가 되고, 선당천(善黨天)의 여러 하늘에서는 살타(薩陀)가 가장 상수가 되고, 일체의 모든 범천(梵天)에서는 왕대범(王大梵)이 가장 상수가 되고, 수타회천(首陀會天)의 여러 하늘에서는 마혜수라(摩醯首羅)가 가장 상수가 되었다.
010_0147_b_21L他化自在諸天他化自在天王最爲上首善黨諸天薩陁最爲上首一切諸梵天王大梵最爲上首首陁會諸天摩醯首羅最爲上首
010_0147_c_02L 비마질다라아수라왕(毘摩質多羅阿修羅王)ㆍ바치아수라왕(婆稚阿修羅王)ㆍ라후아수라왕(羅睺阿修羅王) 등 한량없는 백천억의 아수라왕과 아나바달다용왕(阿那婆達多龍王)ㆍ마나사(摩那斯)용왕ㆍ사가라(娑伽羅)용왕ㆍ난타(難陀)용왕ㆍ화수길(和修吉)용왕ㆍ덕차가(德叉迦)용왕 등 이와 같은 백천억의 모든 용과 모든 용의 아들ㆍ용의 채녀(綵女) 등 이와 같은 백천만억의 무리와, 천(天)ㆍ용(龍)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ㆍ인비인(人非人) 등의 백천억 무리가 모두 모였다.
010_0147_c_02L毘摩質多羅阿修羅婆稚阿修羅王羅睺阿修羅王等無量百千億阿修羅王阿那婆達多龍王摩那斯龍王娑伽羅龍王陁龍王和修吉龍王德叉迦龍王是等百千億諸龍及諸龍子諸龍綵如是等百千萬億衆—天夜叉闥婆阿修羅迦樓羅緊那羅摩睺羅人非人等百千億衆—皆來集會
이때 가야산 정상 사방 4유순(由旬)은 먼지 알갱이나 바늘처럼 허공과 대지가 대중으로 빼곡히 들어찼다. 그들이 함께 사자좌를 펴자 장엄한 광명이 드러나니 높이는 1유순으로 최고로 장식을 하였고, 넓이는 반 유순으로 8천의 천의(天衣)가 그 위에 두루 펼쳐졌다. 주위의 모든 땅이 평평해지면서 금강(金剛)으로 변했고, 온갖 비단 번(幡)을 매달고 향즙(香汁)으로 땅을 적셨으며, 한량없는 하늘 꽃이 그 속에 가득 찼다.
010_0147_c_10L伽耶山頂方四由旬微塵鍼鋒空及地大衆充滿悉敷師子座莊嚴光顯高一由旬嚴飾第一廣半由旬八千天衣遍布其上地悉平正變爲金剛懸諸繒幡香汁灑地無量天花遍滿在中
또 그 자리의 좌우에 온갖 연꽃이 피었는데, 크기는 수레바퀴만 하며, 백천만 개의 잎이 있고, 줄기는 진금(眞金)이며, 꽃받침은 모두 감색 유리[紺琉璃]이고, 인타니(因陀尼)가 꽃술이며, 고결한 향기에 마음이 즐겁고 만지면 쾌락(快樂)하였으니, 이와 같은 묘한 꽃을 부처님께 공양하였다. 또 저 사자좌의 네 귀퉁이에 각기 보배 나무가 생겼으니, 높이가 15리(里)이며, 그 나무의 그늘은 반 유순에 이르렀다.
010_0147_c_16L其座左右生諸蓮花大如車輪百千萬葉眞金爲莖皆以紺琉璃爲臺因陁尼爲鬘香潔適意觸時快樂如是妙花以供養佛彼師子座於其四角各生寶樹高十五里其樹蔭蓋及半由旬
010_0148_a_02L이와 같이 장엄한 사자좌에 부처님께서 앉으시니, 마음과 뜻이 청정해 법륜을 잘 굴리고 악마를 항복시키며, 8법(法)에 오염되지 않고 두려움 없는 지혜를 얻어 말씀에 막힘이 없으셨다. 겁내는 약한 마음이 없어 마치 사자(師子)와 같으며, 뜻과 행동이 청정해 맑은 연못 같고, 깊고 넓기가 온갖 보배를 내는 바다와 같으셨다. 마치 수미산(須彌山)이 큰 바다에 있는 것 같고, 해가 모든 것을 매우 밝게 비추는 것 같으며, 달이 둥글게 차서 모두 청정하게 하는 것 같고, 큰 법비[法雨]를 내리는 것이 저 용왕과 같으며, 무리 속에서 높이 드러나는 것이 마치 대범천(大梵天)과 같으셨다.
010_0147_c_21L如是莊嚴師子之座佛坐其上心意淸淨善轉法輪降伏魔怨不爲八法之所污染得無所畏智辯無滯心無怯弱猶如師子意行淸淨如明淵池深廣如海能出衆寶猶如須彌處於大海如日盛明照於一切如月盛滿悉令淸淨雨大法雨如彼龍王處衆高顯如大梵天
한량없이 많은 제자가 모두 다 조복하여 따르고, 한량없이 많은 석범(釋梵)과 사천왕 등이 부처님께서 마음에 높고 낮음이 없이 대중들을 해처럼 따뜻하게 비추고 보배로 장엄하시는 것을 우러러보았다.
010_0148_a_05L無量弟子悉皆調順無量釋四天王等瞻仰觀佛心無高下能令大衆溫光如日衆寶莊嚴
이때 세존께서 몸의 색을 빛나게 하여 해처럼 모든 대중을 따뜻하게 비추시니, 마치 보배로 장엄한 것 같았다. 정수리 위에서 주변(周遍)이라는 빛을 발하시어 백천 세계를 두루 비추었고, 한량없는 빛들이 권속이 되어 함께 시방을 비추고는 부처님 주위를 세 번 돌고 나서 빛이 입으로 들어갔으나 입에는 이상(異相)이 없었다. 비유하면 마치 밝은 달이 허공을 밝게 비추나 허공에 또한 이상이 없는 것과 같아 빛이 입으로 들어가는 것 역시 이와 같았다. 비유하면 마치 모래더미에 소유(蘇油)를 부어도 늘거나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없는 것처럼 부처님 광명이 입으로 들어간 것 역시 또 이와 같았다.
010_0148_a_08L爾時世尊身色熙怡如日溫照一切大衆如寶莊嚴頂上放光名曰周遍普照百千世界無量諸光以爲眷屬俱照十方遶佛三帀光從口入而口無異相譬如淨月明照虛空然於虛空亦無異相光從口入亦復如是譬如沙聚蘇油注中不見增損佛光入口亦復如是
이때 동쪽으로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세계를 지나 나라가 있었으니, 연화자재(蓮花自在)였다. 그 세계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명호는 연화안(蓮花眼)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셨으며, 모든 보살에게 1승법(乘法)을 말씀하고 계셨다. 그 나라에는 성문이나 벽지불이라는 명칭이 없었다.
010_0148_a_15L爾時東方過無量恒河沙世界有國名蓮花自在彼世界有佛名蓮花眼如來應供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世尊爲諸菩薩說一乘法彼國無有聲聞辟支佛名
010_0148_b_02L이때 모든 중생은 다들 불도에서 물러서지 않게 되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 향하고 있었으며, 저 모든 중생은 밥과 같은 음식을 먹지 않고, 오직 법희(法喜)나 선열(禪悅) 등을 음식으로 하였다. 또 그 나라에는 해와 달과 별이 있긴 하지만 빛을 내지 못하였고 오직 부처님의 광명만이 그 나라를 비추었으며, 산림이나 가로막는 나무 그루터기나 가시덤불이 없어 땅이 평평하기가 마치 손바닥 같았다. 그곳에 제일체개장(除一切蓋障)이라는 보살마하살이 있었는데, 그 이름을 듣는 사람은 모든 죄장(罪障)이 다 없어졌다.
010_0148_a_21L時諸衆生皆得阿鞞跋致趣向阿耨多羅三藐三菩提此諸衆生無有揣食唯有法喜禪悅等食國雖有日星辰不以爲明唯有佛光照於彼土無有山林株杌荊棘平如掌彼有菩薩摩訶薩名除一切蓋障聞其名者一切罪障皆悉除滅
이때 제개장보살마하살(除蓋障菩薩摩訶薩)은 몸에 빛이 닿자 곧 연화안(蓮花眼)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머리를 땅에 대어 부처님께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나 연꽃 위에 앉았다. 또한 한량없는 많은 보살들 역시 광명을 입고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 머리를 땅에 대고 부처님 발에 정례(頂禮)하고는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010_0148_b_04L時除蓋障菩薩摩訶薩蒙光觸身詣蓮華眼佛所頭面著地爲佛作禮卻住一面坐蓮花上復有無量菩薩亦蒙光明往詣佛所頭面著地頂禮佛足卻坐一面
제개장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단정히 하고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고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인연으로 이와 같은 광명이 있어, 이 빛을 받는 사람은 마음이 즐겁습니까? 이와 같은 빛은 어디에서 온 것입니까?”
010_0148_b_09L除蓋障菩薩從坐而整其衣服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向佛而白佛言世尊以何因緣有斯光明遇斯光者心意快樂如是之光從何而來
연화안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선남자야, 서방에 사바(娑婆)라는 세계가 있는데, 그곳에 있는 부처님의 명호는 석가모니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 하고, 그 부처님의 명호를 듣는 자는 모두 불도를 향해 물러서지 않게 된다. 이와 같은 빛은 그 부처님이 내는 것이다.”
010_0148_b_13L蓮花眼佛答善男子西方有世界名娑婆號曰釋迦牟尼如來應供正遍知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世尊聞彼佛名皆得阿鞞跋致如是之光彼佛所放
제개장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인연으로 그 부처님의 명호를 들으면 모두 물러서지 않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향해 나아가게 됩니까?”
010_0148_b_18L除蓋障菩薩復白佛言世尊以何因緣聞彼佛名皆得阿鞞跋致趣阿耨多羅三藐三菩提
연화안부처님께서 다시 제개장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 부처님이 보살도(菩薩道)를 행하실 때 ‘만약 내가 성불하면 내 이름을 듣는 이는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어 물러서지 않도록 하겠다’는 큰 서원을 내었기 때문이다.”
010_0148_b_21L蓮華眼佛復告除蓋障菩薩彼佛行菩薩道時發大誓願若我成佛聞其名者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得阿鞞跋致
010_0148_c_02L제개장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그 부처님의 명호를 듣고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어 물러서지 않게 된다면, 그 나라 중생들은 모두 이미 그렇게 되었습니까?”
연화안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선남자야, 그렇게 된 이도 있고 그렇지 못한 이도 있다.”
010_0148_b_24L除蓋障菩薩復白佛言世尊若聞彼佛名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得阿鞞跋致者彼國衆生皆已得不蓮華眼佛答言善男子有得不得
제개장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나라 중생이 듣지 못할 수도 있습니까?”
연화안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선남자야, 역시 명호를 들을 수 있다.”
010_0148_c_05L除蓋障菩薩復白佛世尊彼國衆生可不聞耶蓮華眼佛答言善男子亦得聞名
제개장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그들이 들었다면 어떻게 그렇게 된 이와 되지 못한 이가 있을 수 있습니까?”
연화안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선남자야, 그 나라 중생들은 모두 물러서지 않는 지위를 얻었으면서도 또 물러서지 않는 지위를 얻은 것이 아니다.”
010_0148_c_07L除蓋障菩薩白佛言世尊如其聞者云何有得不得華眼佛答言善男子彼國衆生悉是阿鞞跋致亦非阿鞞跋致
제개장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왜 모두 물러서지 않는 지위를 얻었으면서도 또 물러서지 않는 지위를 얻은 것이 아닙니까?”
010_0148_c_10L除蓋障菩薩白佛言世尊云何悉是阿鞞跋致亦非阿鞞跋致
연화안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선남자야, 그 부처님의 명호를 듣는 자는 불도를 향해 물러서지 않을 수 있는 종자(種子)의 인연은 얻었다 하겠지만, 행을 갖추지 못해 만족하지 못하면 수기(受記)를 얻지 못한다. 선남자야, 내가 지금 너를 위해 비유로써 설명하겠다. 비유하면 마치 씨앗을 심는 것과 같으니, 그 씨앗이 부패하지 않고 싹을 틔우는 인연이 갖춰진다면 싹이 튼다고 말해야겠느냐, 트지 않는다고 말해야겠느냐?”
제개장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는 싹이 튼다고 해야 합니다.”
010_0148_c_12L蓮花眼佛答言善男聞彼佛名者雖得阿鞞跋致種子因緣不具行未滿足不得受記善男我今爲汝說喩譬如種樹有其種子離於腐敗具足生牙因緣當言爲爲不生耶除蓋障菩薩白佛言是名爲生
연화안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선남자야, 부처의 명호를 들은 사람은 그 씨앗을 얻은 것이다. 인연을 모두 갖추면 곧 수기를 얻게 된다.”
010_0148_c_18L蓮華眼佛答言善男子聞佛名者得其種子具足因緣便得受記
제개장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사바세계로 가서 석가모니부처님께 공경히 예배드리고 싶습니다.”
연화안부처님께서 즉시 대답하셨다.
“선남자야, 지금이 바로 그때이니 가서 예배드려라.”
010_0148_c_20L除蓋障菩薩摩訶薩白佛言我欲往娑婆世界禮拜恭敬釋迦牟尼佛蓮華眼佛卽便答言善男子今正是時可往禮拜
모든 보살들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제개장보살을 따라 사바세계에 가서 예배드리고 공경하며 존중하고 찬탄하겠습니다.”
010_0148_c_23L彼諸菩薩白佛世尊我等亦當隨從除蓋障菩薩往詣娑婆世界禮拜恭敬尊重讚歎
010_0149_a_02L연화안부처님께서 모든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니 그곳에 가도록 하여라. 그러나 비열하고 방일(放逸)한 마음을 내지는 말라. 왜냐하면 그 세계 중생들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많아 사문(沙門)과 바라문(婆羅門)을 공경하려 하지 않고, 법답지 않은 짓을 하기 좋아하며, 마음이 거칠고 악해 험한 입으로 욕을 하고, 심술궂고 뒤틀려 있어 조복시키기 어려우며, 욕심 많고 인색하고 질투하며 게으르고 방자해 계율을 깨뜨리고 한없는 번뇌에 얽매여 있는데, 이렇게 악한 중생 가운데서 그들을 위해 설법하는 분이기 때문이다.”
010_0149_a_02L蓮華眼佛告諸菩薩言今正是時往詣彼莫生下劣放逸之心何以故彼界衆生多諸貪欲瞋恚愚癡不肯恭敬沙門婆羅門好作非法心意麤惡口罵詈佷悷難調慳貪嫉妒怠懶墯放逸破戒無量煩惱之所縛於惡生中而爲說法
이때 저 모든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저 악한 세계 중생 가운데서 능히 그들을 위해 설법하시니, 참으로 희유하십니다.”
010_0149_a_09L爾時彼諸菩薩白佛言世尊釋迦牟尼佛甚爲希能於彼惡世界衆生中而爲說法
연화안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선남자야, 그 부처님 세존은 실로 너희 말처럼 희유하다. 항상 악한 중생 속에 있으면서 그들을 위해 법을 연설하지만, 저 악한 세계에서는 한 생각 선한 마음을 일으키는 사람조차 있기 어렵다. 무엇 때문인가? 청정한 세계 중생은 믿음을 지키고 선을 닦기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악한 세계에서는 손가락 튀기는 순간만이라도 신심(信心)을 내어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귀의하고, 손가락 튀기는 순간만이라도 지계(持戒)를 닦고, 손가락 튀기는 순간만이라도 욕심을 버리는 마음을 내고, 손가락 튀기는 순간만이라도 자비심을 내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는 이런 일들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010_0149_a_11L蓮華眼佛答言善男子彼佛世尊實爲希有如汝所言常處惡衆生中而爲演法彼惡世界能起一念善心者此亦難有何以故淸淨世界衆生守信善不難惡世界中於彈指頃發生信心歸依佛法僧於彈指頃能修持戒於彈指頃生離欲心於彈指頃生於慈悲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此則甚
그러자 모든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하십니다, 세존이시여. 희유하십니다, 선서(善逝)시여.”
010_0149_a_20L諸菩薩白佛言希有世尊希有
이때 모든 보살 중에서 제개장보살마하살이 가장 상수였다. 이때 제개장보살마하살과 아울러 모든 보살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나서 기뻐 뛰며 부처님 발에 정례(頂禮)하고, 각기 본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010_0149_a_21L爾時諸菩薩除蓋障菩薩摩訶薩最爲上首爾時除蓋障菩薩摩訶薩幷諸菩薩受佛教已歡喜踊躍頂禮佛足各還本坐
010_0149_b_02L 이 모든 보살들은 보배 나무와 꽃과 과일을 빠짐없이 모두 갖추고 있었으니, 유리(琉璃)나무를 가지고 있는 이가 있었고, 파리(頗梨)나무를 가지고 있는 이가 있었고, 금(金)나무를 가지고 있는 이가 있었고, 여러 보배 나무를 가지고 있는 이가 있었고, 꽃나무를 가지고 있는 이가 있었고, 과일나무를 가지고 있는 이가 있었고, 옷[衣]구름을 가지고 있는 이가 있었고, 옥가락지와 영락(瓔珞)을 가지고 있는 이가 있었고, 향(香)구름을 가지고 있는 이가 있었고, 화만(花鬘)구름을 가지고 있는 이가 있었고, 보개(寶蓋)구름을 가지고 있는 이가 있었고, 보당번(寶幢幡)구름을 가지고 있는 이가 있었고, 음악(音樂)구름을 가지고 있는 이가 있었다. 이런 이들이 제개장보살의 처소에 모두 모여 함께 사바세계로 향하였다.
010_0149_a_24L此諸菩薩有齎寶樹華果具足—有齎琉璃樹者有齎頗梨樹者有齎金樹者有齎衆寶樹者齎華樹者有齎果樹者有齎衣雲者有齎環玔瓔珞者有齎香雲者有齎華鬘雲者有齎寶蓋雲者有齎寶幢幡雲者有齎音樂雲者—悉皆來集除蓋障菩薩摩訶薩所共詣娑婆世界
제개장보살마하살이 여러 보살에게 말하였다.
“저 사바세계 중생들은 괴로움을 많이 받고 있으니, 여러분들은 각기 신통력을 나타내어 저 중생들이 쾌락을 얻게 하십시오.”
모든 보살이 다 말하였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010_0149_b_08L除蓋障菩薩摩訶薩告衆菩薩言娑婆世界衆生多受苦惱汝等各各現神通力令彼衆生使得快樂時諸菩薩皆言唯然
이때 제개장보살마하살은 신통력으로 몸에서 티 없이 깨끗한 광명을 내어 사바의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었다. 그 빛이 지옥취(地獄趣)와 아귀취(餓鬼趣)와 축생취(畜生趣)와 염라왕취(閻羅王趣)를 비추니, 고뇌하던 모든 자들은 그 빛이 몸에 닿자마자 몸이 상쾌하고 즐거워졌으며 탐욕과 성냄이 모두 없어져 마치 부모처럼 자비스러운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였다.
010_0149_b_12L爾時除蓋障菩薩摩訶薩以神通力身出光明淸淨無垢遍照娑婆三千大千世界此光能照地獄餓鬼畜生閻羅王趣諸苦惱者蒙光觸身身受快樂貪欲瞋恚悉令除滅慈心相向猶如父母
그리고 삼천대천세계의 해와 달의 빛이 미치지 않던 모든 어두운 곳들이 보살의 빛으로 인해 모두 서로 보게 되었으며, 삼천대천세계의 철위산(鐵圍山)과 대철위산(大鐵圍山)과 목진린타산(目眞隣陀山)과 마하목진린타산(摩訶目眞隣陀山)과 모든 다른 산들의 깊고 으슥한 곳들이 모두 빛을 받게 되었다. 이와 같이 위로는 범천에 이르고 아래는 아비지옥에 이르기까지 그 사이를 광명이 두루 비추었다.
010_0149_b_17L三千大千世界諸闇冥處諸光所不及處以菩薩光故皆得相見三千大千世界鐵圍山大鐵圍山目眞鄰陁山訶目眞鄰陁山及諸餘山幽冥之處悉蒙光照上及梵天下至阿鼻地獄如是中閒光明普照
010_0149_c_02L또 모든 보살들이 다들 몸에서 빛을 내었으니, 그 빛을 받자 배고픈 사람은 음식을 얻고, 목마른 사람은 마실 것을 얻으며, 벌거벗은 사람은 옷을 얻고, 가난한 사람은 재물을 얻으며, 눈먼 사람은 볼 수 있게 되고, 귀먹은 사람은 들을 수 있게 되고, 말 못하는 사람은 말할 수 있게 되고, 앉은뱅이는 걸을 수 있게 되고, 미친 사람은 제정신을 찾으며, 괴로운 사람은 즐겁게 되고, 모든 임신한 사람은 평온하게 출산하였으니, 이때 많은 고통이 모두 없어졌다.
010_0149_b_23L諸菩薩皆放身光蒙其光者餓者得食渴者得飮裸者得衣貧者得財盲者能視聾者能聽瘂者能言躄者能行狂者得正苦者得樂諸懷孕者令安隱產當爾之時衆苦悉除
모든 보살이 함께 가야산(伽耶山) 정상에 도착하자 보배 그물이 삼천대천세계를 다 덮었고, 허공에서 연꽃구름이 연꽃을 비처럼 내렸으며, 묘과(妙果)구름이 묘과를 내리고, 화만(花鬘)구름이 화만을 내리고, 향(香)구름은 향을 내리고, 백첩(白疊)구름은 백첩을 내리고, 말향(末香)구름은 말향을 내리고, 의복(衣服)구름은 의복을 내리고, 보개(寶蓋)구름은 보개를 내리고, 보당(寶幢)구름은 보당을 내리고, 보번(寶幡)구름은 보번을 내렸다. 이와 같이 많은 구름이 그 종류에 따라 내리니, 내리는 것이 몸에 닿을 때 부드럽고 쾌락하였다.
010_0149_c_05L共諸菩薩俱時而到伽耶山頂寶網彌覆三千大千世界於虛空中蓮華雲雨蓮華妙果雲雨妙果華鬘雲雨華鬘香雲雨香白疊雲雨白疊末香雲雨末香衣服雲雨衣服寶蓋雲雨寶蓋寶幢雲雨寶幢寶幡雲雨寶幡如是衆雲隨種而雨雨觸身時柔軟快樂
이때 가야산의 구덩이들과 언덕들은 자연히 평탄해지고, 모든 산의 나무가 변해 보배 숲이 되었으며, 또 전단(旃檀)과 침수(沈水) 등의 온갖 향나무가 되어 주변을 장엄하게 장식하였다. 백천 가지 하늘음악이 허공에서 연주하지 않아도 스스로 울렸고, 여러 음악 소리와 함께 게송이 흘러나왔다.
010_0149_c_12L爾時伽耶山坑堆阜自然平坦諸山樹木變爲寶亦作栴檀沈水及諸香樹周遍嚴百千天樂於虛空中不鼓自鳴樂音中俱出偈頌

임비라(林毘羅)에서 태어나심
업유(業有)를 맺은 까닭 아니며
특별히 빼어나심 비할 데 없어라.
우리 이제 저분
마음이 허공처럼 평등한 분께 예배하고자
가야산에 이르렀으니
우리 이제 가장 묘하고
더없이 훌륭한 보리(菩提)에 귀의하리라.
010_0149_c_16L生於林毘羅
不由結業有
挺特無有比
我今禮於彼
心平如虛空
至於伽耶山
我今歸最妙
無上勝菩提

도수(道樹) 아래에 앉아
처음 정각(正覺)을 깨닫고
땅을 가리켜 증험하시니
악마가 모두 흩어져 도망갔네.
우리 이제 가야에 이르러
무구존(無垢尊)께 머리 숙이리라.
010_0149_c_19L坐於道樹下
始悟於正覺
指地以爲證
魔怨皆退散
我今到伽耶
稽首無垢尊

세상은 모두 환술로 만들어 낸 것이고
또한 물거품 아지랑이와 같으며
허망하기 물에 비친 달과 같으니
법상(法相) 역시 이와 같은 것
우리 이제 여기에 왔으니
정지수(正智樹)께 공경히 예배하리라.
010_0149_c_21L世閒皆幻化
亦如沫泡炎
虛誑如水月
法相亦如是
我今來至此
敬禮正智樹

비유하면 마치 배우와 같아
능히 모든 권변(權變)으로
모든 법 온갖 종류를 나타내시니
비유하면 붉은 천마(天馬)와 같아라.
010_0149_c_23L譬如伎藝人
能現諸權變
諸法若干種
譬如天馬紅
010_0150_a_02L
동요하지 않는 공덕의 복장(伏藏)에
머리 숙여 예배하고자
우리 이제 저곳에서 찾아왔으니
무상존(無上尊)께 공경히 예배하리라.
010_0149_c_24L稽首禮不動
功德之伏藏
我今從彼來
敬禮無上尊

깊이 대비심을 일으켜
한량없는 백천 겁 동안
계율과 선정과 지혜를 닦아
모든 선업을 쌓으셨으니
우리 이제 저곳에서 찾아와
정월면(淨月面)께 예배하리라.
010_0150_a_03L深起大悲心
無量百千劫
修於戒定慧
積集諸善業
我今從彼來
禮於淨月面

백천억 보살과
한량없는 모든 천중(天衆)이
모두 저곳으로부터 찾아온 것
제암존(除闇尊)께 예배하기 위함이라.
010_0150_a_05L百千億菩薩
無量諸天衆
皆從彼而來
爲禮除闇尊

법의 복장(伏藏)을 얻어
자비로써 중생에게 연설하시어
능히 이익을 주시는 분
곧 가장 훌륭하신 무등존(無等尊)이니
우리 이제 저곳에서 찾아와
정각(正覺)께 머리 숙이리라.
010_0150_a_06L獲得法伏藏
慈悲爲衆演
能作利益者
最是無等尊
我今從彼來
稽首於正覺

자비로써 중생을 구제하면서
적정하고도 담박하시며
연꽃이 물에 젖지 않듯
번뇌가 그 마음 더럽히지 못하니
우리 이제 찾아와 귀명하고
이 최승덕(最勝德)께 예배하리라.
010_0150_a_08L慈悲濟衆生
寂靜而憺怕
蓮華不著水
煩惱不染心
我今來歸命
禮此最勝德

청정하신 몸 더러움이 없어
온갖 상호 꽃처럼 피어나고
여든 가지 모습 열매가 되니
세상이 의지할 곳을 얻음이라.
010_0150_a_10L淸淨身無垢
衆相開花敷
八十好爲果
世閒得依怙

우리 이제 저곳에서 찾아와
보배 나무께 머리 숙이고
한량없는 가지를 갖추어
우리들이 모두 공양하리라.
010_0150_a_11L我今從彼來
稽首於寶樹
具無量枝條
我等悉供養

이때 존자 목련(目連)이 자리에서 일어나 두 무릎을 땅에 대어 합장하고는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그 모습은 볼 수 없으나 여러 묘한 게송을 들었습니다.”
010_0150_a_13L爾時尊者目連從坐而起長跪合掌偏袒右肩白佛言世尊我今不見其形而聞衆妙偈頌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이곳에서 동쪽으로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불토(佛土)를 지나면 연화세계(蓮華世界)가 있고, 그곳에 부처님이 계시니 명호는 연화정안(蓮華淨眼)이며, 지금 현재 그곳에서 대중을 위해 설법하고 계신다. 그리고 그곳에 제개장(除蓋障)이라는 보살마하살과 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백천억의 보살이 있는데, 모두 나에게 공경히 예배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법을 듣기 위해 이 사바세계에 왔다. 그 모든 보살이 이 게송을 읊는 것이다.”
010_0150_a_16L佛告目連東方過此無量恒河沙佛土蓮華世界有佛名爲蓮華淨眼今現在彼爲大衆說法彼有菩薩摩訶薩名除蓋障復有無量百千億菩薩來至此娑婆世界爲欲禮拜恭敬於至心聽法故彼諸菩薩造此偈頌
010_0150_b_02L부처님의 말씀이 끝나자, 그 모든 보살들이 곧 부처님 앞에 이르렀다. 제개장보살마하살이 가장 상수가 되어 모두 함께 머리를 땅에 대고 부처님 발에 정례하였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는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010_0150_a_22L佛語以訖彼諸菩薩卽到佛前除蓋障菩薩摩訶薩最爲上首皆共頭面頂禮佛足卻住一面合掌向佛以偈讚曰

대명칭(大名稱)이시며
지혜를 구족하신 분께 귀명합니다.
대정진(大精進)이시며
가장 훌륭하신 모니존(牟尼尊)께 귀명합니다.
010_0150_b_03L歸命大名稱
具足智慧者
歸命大精進
最勝牟尼尊

능히 3유(有)를 뛰어넘고
번뇌의 언덕을 건너
신광(神光)으로 세간을 비추시는
무등존(無等尊)께 귀명합니다.
사방이 빛을 받아
주변이 모두 해탈하네.
010_0150_b_05L能拔於三有
越渡煩惱岸
神光照世閒
歸命無等尊
四方蒙光照
周遍悉解脫

무등칭(無等稱)께 귀명합니다.
동요하지 않기는 산왕(山王)과 같고
깊고 넓기는 큰 바다와 같으며
지혜는 헤아릴 수 없어
일체의 모든 외도들이
흔들어 어지럽힐 수 없는 분께
우리 지금 머리 숙여 예배합니다.
010_0150_b_07L歸命無等稱
不動如山王
深廣如大海
智慧無有量
一切諸外道
無能擾亂者
我今稽首禮

법왕(法王)께 귀명합니다.
제일의 적멸도(寂滅道)이시며
태어남도 없고 또한 멸함도 없으시니
체상(體相)이 열반과 같도다.
010_0150_b_09L歸命於法王
第一寂滅道
無生亦無滅
體相如涅槃

능히 법륜을 굴리는
설법왕(說法王)께 귀의합니다.
정도(正道)를 뚜렷이 나타내고
참 진리에 안주하며
열반을 열어 보여 연설하고
보리기(菩提記)를 주시네.
010_0150_b_10L歸依說法王
能轉法輪者
顯現於正道
安住於眞諦
開演於涅槃
而授菩提記

법상(法相)을 잘 알고
번뇌의 모습을 잘 알아
말씀대로 수행하게 하고
계율을 관찰하게 하시네.
010_0150_b_12L善知於法相
及以煩惱性
如說而修行
觀察於律儀

탐욕과 모든 성냄과
헤아릴 수 없는 마음의 더러움도
일체 모든 번뇌의 장애를
보리수 아래에서
지혜의 불로써 다 태워버리고
중생을 제도(濟度)하시니
스스로를 건지고 또 남도 건지시네.
010_0150_b_14L貪欲諸瞋恚
無量心垢穢
一切諸塵障
於菩提樹下
智火悉燒盡
濟度於衆生
自度亦度彼

생사의 광야에서
모든 중생 이끌어 구제하시니
깊고 어두운 긴 잠과
3유(有)에 갇힌 속박에서
권하여 일찍이 깨닫게 하고
귀의처(歸依處)로 향하게 하시네.
010_0150_b_16L生死曠野中
勉濟諸衆生
長寢於重昏
三有之獄縛
勸令早覺悟
趣向歸依處

마땅히 친구가 되고
끝내 방일(放逸)하지 않으며
따라오는 사람은
모두 보리에 머물게 하고
정법을 듣고 싶어하면
원하는 때에 해탈케 하시네.
010_0150_b_18L當爲作親友
究竟不放逸
隨從而來者
皆住於菩提
爲欲聽正法
願時而解說

이때 제개장보살마하살이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고 나자,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에게 각기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라고 말씀하셨다.
010_0150_b_20L爾時除蓋障菩薩摩訶薩偈讚佛已佛告諸菩薩各還本坐
010_0150_c_02L 제개장보살마하살과 모든 보살이 모두 연화대(蓮華臺)에 앉자, 제개장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 의복을 단정히 하고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서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부디 허락해 주십시오.”
010_0150_b_22L除蓋障菩薩摩訶薩及諸菩薩皆坐蓮華臺上蓋障菩薩摩訶薩從坐而起整其衣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向佛而白佛言世尊欲有所問唯願聽許
부처님께서 곧 대답하셨다.
“의심나는 것이 있다면 네가 묻는 데에 따라 내가 너를 위해 분별하고 해설해 주겠다.”
010_0150_c_03L卽答言若有疑者隨汝所問我當爲汝分別解說
제개장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이 보시[施]를 다 갖추고, 계율[戒]을 다 갖추고, 인욕을 다 갖추고, 정진(精進)을 다 갖추고, 선정(禪定)을 다 갖추고, 지혜(智慧)를 다 갖추고, 방편(方便)을 다 갖추고, 원(願)을 다 갖추고, 힘[力]을 다 갖추고, 지(智)를 다 갖춘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010_0150_c_05L除蓋障菩薩白佛言云何菩薩具足於施具足於戒足於忍具足精進具足禪定具足智具足方便具足於願具足於力足於智
보살이 땅[地]과 평등하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물[水]과 평등하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불[火]과 평등하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허공(虛空)과 평등하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보살이 달과 같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해와 같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사자(師子)와 같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잘 조복(調伏)한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잘 다룬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연꽃과 같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010_0150_c_09L云何菩薩與地等云何菩薩與水等云何菩薩與火等云何菩薩與虛空等云何菩薩如月云何菩薩如日云何菩薩如師子云何菩薩爲善調云何菩薩爲善御云何菩薩如蓮華
보살이 대의(大意)를 얻는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정의(淨意)를 얻는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보살이 의심 없는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매우 깊기가 큰 바다와 같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미세한 지혜를 얻는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수순하는 말재주를 얻는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다함없는 말재주를 얻는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깨끗한 말재주를 얻는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중생으로 하여금 욕심을 적게 하여 만족할 줄 알게 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010_0150_c_14L云何菩薩得大意云何菩薩得淨意云何菩薩得無疑網心云何菩薩甚深如大海云何菩薩得微細智云何菩薩得隨順辯云何菩薩得無盡辯云何菩薩得淨辯云何菩薩能令衆生得少欲知足
보살이 따라 응하는 말재주를 얻는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법사(法師)가 된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수순법(隨順法)을 얻는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법계(法界)를 잘 안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보살이 공(空)의 경계(境界)를 행한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모습이 없는 경계를 행한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경계를 행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보살이 자심(慈心)을 행한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비심(悲心)을 행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010_0150_c_19L云何菩薩得隨應辯云何菩薩作法師云何菩薩得隨順法云何菩薩得善解法界云何菩薩行空境界云何菩薩行無相境云何菩薩行無願境界云何菩薩行慈云何菩薩行悲
010_0151_a_02L보살이 희심(喜心)을 행한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사심(捨心)을 행한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신통이 자재하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8난처(難處)를 떠날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보리심(菩提心)을 잊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숙명지(宿命智)를 얻는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선지식(善知識)을 떠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악지식(惡知識)을 멀리한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부처님의 청정한 몸을 얻는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금강(金剛)의 몸을 얻는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010_0150_c_24L云何菩薩行喜云何菩薩行捨云何菩薩得遊戲神云何菩薩得離八難處云何菩薩得不忘菩提心云何菩薩得宿命智云何菩薩得不離善知識云何菩薩得離惡知識云何菩薩得佛淸淨身云何菩薩得金剛身
보살이 대상주(大商主)가 된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모든 도(道)를 잘 알게 된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전도(顚倒)되지 않은 도(道)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항상 정심(定心)을 얻는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보살이 분소의(糞掃衣)를 얻는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3의(衣)를 얻는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전의(旃衣)를 얻는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보살이 걸식(乞食)하는 법을 얻는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한 번 앉아 먹는 법을 얻는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010_0151_a_07L云何菩薩得大商主云何菩薩得善知諸道云何菩薩得示不顚倒道云何菩薩常得定云何菩薩得糞掃衣云何菩薩得三衣云何菩薩得旃衣云何菩薩得乞食法云何菩薩得一坐食法
보살이 한 번 받아먹는 법을 얻는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먹은 다음에 다시 먹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아련야(阿練若)에서 수행한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나무 아래에 앉는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맨땅에 앉는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무덤 사이에 머문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항상 앉고 눕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마땅한 데에 따라 자리를 펴고 앉는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보살이 선법(禪法)을 가르치는 방법을 잘 안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010_0151_a_12L云何菩薩得一受食法云何菩薩得非食後云何菩薩得阿練若行云何菩薩得樹下坐云何菩薩得露地坐云何菩薩在塚閒行云何菩薩常坐不臥云何菩薩能隨敷坐云何菩薩善知教授禪法
보살이 능히 수다라(修多羅)를 지닌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능히 율장(律藏)을 지닌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능히 위의(威儀)를 지닌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가도 되는 곳을 잘 안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수행하는 법을 잘 안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탐욕과 질투심을 없앴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모든 중생에게 평등한 마음을 일으킨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여래께 공양하는 법을 잘 안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010_0151_a_18L云何菩薩能持修多羅何菩薩能持律藏云何菩薩能持威云何菩薩善知可行處云何菩薩善知修行法云何菩薩除於貪嫉何菩薩於一切衆生能起等心云何菩薩善知供養如來
010_0151_b_02L보살이 교만(憍慢)을 없앴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믿고 공경하는 마음을 잘 얻었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제일의제(第一義諦)를 명확히 안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12인연(因緣)을 잘 안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자기의 체상(體相)을 잘 안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세간의 상(相)을 잘 안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보살이 청정한 불국토(佛國土)에 태어난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태(胎)에 있으면서 더럽혀지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010_0151_a_23L云何菩薩除於憍慢云何菩薩善得信敬心云何菩薩善解第一義諦云何菩薩善知十二因緣云何菩薩善知己體相云何菩薩善知世閒相云何菩薩生淨佛國土何菩薩處胎不污
보살이 집을 버리고 출가(出家)한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청정한 생활을 얻는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마음이 우울하거나 괴롭지 않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잘 따른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항상 온화한 얼굴로 말하고 찡그리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다문(多聞)을 구족한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정법(正法)을 잘 지닌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010_0151_b_05L云何菩薩捨家出家云何菩薩得淸淨命云何菩薩心不愁惱云何菩薩善隨佛教云何菩薩常和顏語捨離顰蹙云何菩薩具足多聞云何菩薩善持正法
보살이 법왕자(法王子)가 된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사천왕과 제석(帝釋)과 범천(梵天)의 공양을 받는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남의 체상(體相)을 안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중생을 성숙시키는 법을 잘 안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부드러운 행을 잘 닦는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함께 머물며 안락하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4섭법(攝法)을 잘 닦는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010_0151_b_09L云何菩薩作法王子云何菩薩爲四天王帝釋梵天之所供養云何菩薩知他體相云何菩薩善知成熟衆生云何菩薩善修柔和行云何菩薩共住安樂云何菩薩善修四攝法
보살이 위의(威儀)가 단정하게 된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중생에게 의지할 곳이 되어 준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은 비유컨대 약수(藥樹)와 같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이 항상 온갖 선(善)을 닦는다는 것은 무엇이며, 보살이 잘 변화(變化)한다는 것은 무엇이고, 보살마하살이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룬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010_0151_b_14L云何菩薩得威儀端正云何菩薩善爲衆生作依憑處云何菩薩喩如藥樹何菩薩常修諸善云何菩薩善作變云何菩薩摩訶薩速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부처님께서 제개장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야, 네가 하늘과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고 모든 중생을 구제하고자 이러한 질문을 하는구나. 내 이제 너를 위해 말해 주겠다.”
제개장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지금 말씀하여 주십시오.”
010_0151_b_19L佛告除蓋障菩薩摩訶薩善哉善哉善男子汝欲利益天人拔濟一切衆生故發是問我今當爲汝說除蓋障菩薩摩訶薩白佛言善哉世尊願時演說
부처님께서 곧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내가 지금 너희들에게 말할 터이니 잘 들어라.
010_0151_b_24L佛卽告言善男子我今當說等諦聽
010_0151_c_02L 보살이 열 가지 법을 성취하면 보시바라밀[檀波羅蜜]을 충분히 갖춘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법시를 다 갖추는 것, 무외시를 다 갖추는 것, 재시를 다 갖추는 것, 보답을 바라지 않는 보시를 다 갖추는 것, 불쌍히 여기는 보시를 다 갖추는 것, 가벼이 여기는 마음이 없이 하는 보시를 다 갖추는 것, 존중하는 보시를 다 갖추는 것, 공경하여 받들어 섬기는 보시를 다 갖추는 것, 구하는 것이 없는 보시를 다 갖추는 것, 청정한 보시를 다 갖추는 것이다.
010_0151_c_02L菩薩成就十法能具足檀等爲十法施具足無畏施具足財施具足不望報施具足憐愍施具足輕心施具足尊重施具足恭敬承事施具足不求有施具足淸淨施具足
선남자야, 보살이 법시(法施)를 다 갖춘다는 것은 무엇인가?
바라는 마음이 없이 스스로 법을 받아 지녀 남을 위해 연설하나 이익을 구해서가 아니고 명예(名譽)를 위해서도 아니다. 모든 중생의 잘못과 악을 없애기 위해 이익을 따지지 않고 마음에 높고 낮음이 없이 평등하게 설법하는 것이다. 왕이나 왕에 버금가는 자들에게 하건 전타라(旃陀羅) 등에게 하건 설법함에 있어서 평등하게 차별이 없고, 이 보시로 인해 자신을 높여 교만하지 않는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이 할 수 있으면 보살이 법시를 다 갖추었다고 한다.
010_0151_c_06L善男子云何名菩薩法施具足無悕望心自受持法爲人演說不求利養不爲名譽爲除一切衆生過惡不爲於利心無高下平等說法若爲王王等旃陁羅等說法等無差別不以此施貢高憍慢若能如是是名菩薩法施具足
보살이 무외시(無畏施)를 다 갖춘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이 스스로 칼이나 몽둥이를 멀리하고 남들도 칼과 몽둥이를 멀리하게 하며, 모든 중생을 부모나 처자 권속이나 친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모든 중생은 무시겁(無始劫)으로부터 부모나 처자 권속이 아니었던 자가 없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보살은 미세(微細)한 중생에게도 몸을 버려 주거늘 하물며 다시 다른 큰 중생이겠는가. 이것을 보살이 무외시를 다 갖추는 것이라 한다.
010_0151_c_13L云何名菩薩無畏施具足菩薩自離刀杖亦教人離刀杖於一切衆生生父母想男女想親友想何以故佛說一切衆生從無始劫來無非父男女菩薩常於微細中捨身而與況復餘大衆生是名菩薩無畏施具
보살이 재시(財施)를 다 갖춘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온갖 악을 저지르는 중생을 보면 곧 재물을 모아 그에게 주어 악업을 멀리하고 선한 곳에 편안히 지내도록 한다. 또 부처님 세존이 ‘보시는 보살이 탐욕과 질투의 허물을 없앨 수 있게 한다’고 한 말을 듣고는 부처님이 말한 대로 보시를 계속해서 행하며, 이 보시로 인해 스스로를 높이는 마음을 내지 않는다. 이를 보살이 재시를 다 갖추는 것이라 한다.
010_0151_c_19L云何名菩薩財施具足菩薩見衆生多作諸惡便積聚財寶而施與之離惡業安置善處聞佛世尊作如是說檀是菩薩能除慳貪嫉妒之垢如佛所說習行於施不以施故而心自高是名菩薩財施滿足
010_0152_a_02L보살이 보답을 바라지 않는 보시를 다 갖춘다는 것은 무엇인가?
권속을 얻기 위해 보시하는 것이 아니고, 친구를 얻기 위해 보시하는 것이 아니며, 욕심 때문에 보시하는 것이 아니다. 보살은 ‘보시는 보살의 청정한 계율이며, 항상 행하는 법이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를 보살이 보답을 바라지 않는 보시를 다 갖추는 것이라 한다.
010_0151_c_24L云何名菩薩不望報施具足不爲得眷屬故施不爲得親友故施不爲欲故施菩薩作是念施菩薩淨戒是常行法以是因緣故是名菩薩不望報施具足
보살이 불쌍히 여기는 보시를 다 갖춘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배고프고 목말라 고통스러워하고, 벌거벗거나 헤진 옷에 믿고 의지할 곳 없으며, 돌아갈 곳도 찾아갈 곳도 없고 머물 곳도 없는 복 없는 중생을 보면 문득 크게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일으킨다.
010_0152_a_05L何名菩薩成就憐愍施具足菩薩見衆生飢渴受苦裸形弊衣無所依怙無歸無趣無居住處離於福業便生殷重憐愍之心
‘내가 이제 고통 받는 중생들을 위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킨 것은, 중생들이 계속 되풀이해서 고통을 받고 벌거벗고 헤진 옷에 의지할 곳 없고 돌아갈 곳 없고 향해 갈 곳도 없이 굶주림과 추위에 고통 받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언제 또 이 중생에게 의복과 음식과 돌아갈 집을 마련해 줄 수 있을까?’ 하고는 현재 가진 재물을 모두 다 그들에게 베푼다. 이렇게 보시하고도 마음에 ‘나’라든가 ‘남’이라든가 ‘재물’이라는 생각을 남겨 두지 않는다. 이렇게 보시하는 것을 보살이 불쌍히 여기는 보시를 다 갖추는 것이라 한다.
010_0152_a_09L我今爲苦衆生故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但以衆生輪轉受苦裸形弊衣無怙無歸無趣寒困苦我當何時爲是衆生作衣服飮食乃至歸依舍宅現有財物悉施與之雖作是施而不生念存有我財物等想如是施者是名菩薩憐愍施具足
보살이 가벼이 여기는 마음이 없이 하는 보시를 다 갖춘다는 것은 무엇인가?
분별하지 않고 보시하고, 평등한 대비(大悲)로 보시하고, 마음에 가벼이 여기는 마음이 없이 보시하고, 마음에 인색함이 없이 보시하고, 성내지 않고 보시하고, 교만하지 않고 보시하고, 명예 얻기를 바라지 않고 보시하고, 자신이 아는 것이 많다는 생각 없이 보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보시를 전심시(專心施)ㆍ존중시(尊重施)ㆍ공경시(恭敬施)ㆍ자수시(自手施)라고 하는데, 이와 같이 보시하는 것을 보살이 가벼이 여기는 마음이 없이 하는 보시를 다 갖추는 것이라 한다.
010_0152_a_16L云何名菩薩不輕心施具足不分別施等大悲施不輕心施心不悋惜施不瞋忿施不憍逸施不爲得名稱施不爲我能多聞故施如是之施名爲專心施尊重施恭敬施自手如此等施是名菩薩不輕心施具
010_0152_b_02L보살이 받들어 섬기는 보시를 다 갖춘다는 것은 무엇인가?
범행(梵行)을 갖춘 존경하고 섬길 만한 사람이나 화상(和上)이나 아사리(阿闍梨) 등 이와 같은 사람들에게 은근히 존중하는 마음을 일으켜, 일어나서 맞이하고 합장하고 우러러보며 공경하고, 만약 할 일이 있으면 몸소 대신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보시하는 것을 보살이 받들어 섬기는 보시를 다 갖추는 것이라 한다.
010_0152_a_22L云何名菩薩承事施具足若同梵行可尊事者—若和上阿闍梨等—如是之人深生殷重起迎合掌瞻仰恭敬若有所作躬代營佐如是施者是名菩薩承事施具足
보살이 공경하는 보시를 다 갖춘다는 것은 무엇인가?
부처님께 공양하고 법에 공양하고 스님들께 공양하는 것이다.
010_0152_b_03L云何名菩薩恭敬施具足供養佛供養法供養僧
향과 꽃과 음악을 바치며 여래의 탑을 돌고, 부처님 계신 곳을 깨끗이 청소하고, 만약 여러 탑묘(塔廟)가 낡아 무너져 내렸으면 수리하고 장엄하게 장식하는 것을 부처님을 공경하는 것이라 한다. 법을 공경한다는 것은 법을 듣고 독송하고 수지하고 쓰고 해설하고 그 뜻을 생각하여 법대로 수행하고 잘못되지 않은 뜻을 취하는 것이니, 이를 법을 공경하는 것이라 한다. 스님을 공경한다는 것은 의복과 음식과 와구와 탕약과 갖가지 여러 물건을 필요로 할 때 스님들께 받들어 보시하고, 가난하여 가지고 있는 것이 없을 때는 깨끗한 물을 가지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보시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보시하는 것을 스님을 공경하는 보시라 한다.
010_0152_b_04L香華伎樂遶如來塔塗掃佛地若諸塔廟朽故崩落修治嚴飾如是名爲恭敬恭敬法者聽法讀誦受持書寫思惟其義如法修行不顚倒取義是名恭敬法恭敬僧者衣服飮食湯藥種種雜物供給所須奉施於乃至貧下無所有時當用淨水敬心持施如此施者名恭敬僧施
이와 같이 3보를 공양하면 이를 보살이 공경하는 보시를 다 갖추는 것이라 한다.
010_0152_b_12L若能如是供養三寶是名菩薩恭敬施具
보살이 구하는 것이 없는 보시를 다 갖춘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보시할 때에 ‘나는 당연히 하늘에 태어날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며, 역시 ‘나는 당연히 왕이나 재상이나 대신이나 관속이 될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를 보살이 구하는 것이 없는 보시를 다 갖추는 것이라 한다.
010_0152_b_14L云何名菩薩不求有施具足菩薩施時不生是念我當生天亦不生念我當爲王及諸輔相大臣官屬是名菩薩不求有施具足
보살이 청정한 보시를 다 갖춘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이 보시가 허물이 없고 더러움이 없고 잡됨이 없는지 자세히 생각한다. 이와 같이 보시하면, 이를 보살이 청정한 보시를 다 갖추는 것이라 한다.
선남자야, 이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보살이 보시를 다 갖춘 것이라 한다.
010_0152_b_17L云何名菩薩淸淨施具足菩薩諦觀此施無垢無穢無雜如是施者是名菩薩淸淨施具善男子具此十事是名菩薩具足於檀
010_0152_c_02L선남자야, 보살에게 또 열 가지 법이 있으면 청정한 계율을 성취했다고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바라제목차계(波羅提木叉戒)를 잘 아는 것, 보살의 치밀(緻密)한 계율을 잘 지키는 것, 모든 번뇌를 없애는 것, 불선각(不善覺)을 제거하는 것, 악업(惡業)을 두려워하는 것, 작은 죄에 대해서도 항상 놀라고 두려운 마음을 내는 것, 항상 두려운 마음을 내는 것, 두타법(頭陀法)을 견고하게 지키며 무너뜨리지 않는 것, 업을 짓기 위해 계를 지키는 것이 아닌 것, 3업을 깨끗이 하는 계율을 지키는 것이다.
010_0152_b_21L善男子菩薩復有十法名成就淨戒何等爲十善學波羅提木叉戒善持菩薩緻密戒滅諸煩惱除不善怖畏惡業於小罪中尚生驚怖常恐畏受持頭陁法堅固不闕持戒不爲求有造業淨三業戒
보살이 바라제목차계를 잘 배운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부처님께서 제정하신 계율과 여러 경을 모두 전심(專心)으로 받아 지닌다. 종족을 위해서 계를 지키는 것이 아니고, 아견(我見)을 위해서 계를 지키는 것이 아니며, 무리를 거느리기 위해서 계를 지키는 것이 아니고, 남의 잘못을 보고 가볍게 계를 허물지 않으니, 이를 보살이 바라제목차계를 잘 지니는 것이라 한다.
010_0152_c_03L云何名菩薩善學波羅提木叉戒菩薩於戒律諸經—是佛所制—皆專心受持不爲種族故持戒不爲我見故持戒不爲攝徒衆故持戒不見他瑕缺而輕毀戒是名菩薩善持波羅提木叉戒
보살이 치밀한 계율을 잘 지킨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바라제목차계만이 나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도록 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다른 여러 보살이 지녀야 할 위의(威儀)와 계행(戒行) 역시 배워서 법대로 수행하겠다’고 생각한다.
010_0152_c_08L云何名菩薩善持緻密戒菩薩作是念但波羅提木叉戒能使我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諸餘菩薩威儀戒行我亦當學如法修行
무엇이 보살계인가? 보살은 가서 안 될 곳에는 끝내 가지 않으며, 때가 아닌 때에 설법하지 않으며, 시절(時節)을 잘 알고 지방의 풍속을 잘 알고 인심(人心)을 거스르지 않음으로써 중생들이 혐오와 비난을 일으키게 하지 않으며, 중생을 잘 보호해 보리에 이르도록 한다. 또 스스로 보살의 위의를 충분히 갖추고, 말씨는 부드럽게 하고, 말을 적게 하며, 대신(大臣)이나 여러 관리들과 친근하게 지내기를 좋아하지 않고, 항상 아련야행(阿練若行)을 닦으며 부드러운 얼굴에 기쁜 빛을 띠어야 한다. 이러한 보살의 위의계(威儀戒)를 갖추고 다른 경전 가운데 있는 모든 보살계를 모두 다 수행하면, 이를 보살이 치밀한 계율을 지키는 것이라 한다.
010_0152_c_12L云何是菩薩戒菩薩不應行處終不往來非時不語善知時節善知方俗順適人心不令衆生起於譏嫌善護衆生令至菩提亦自具足菩提威儀言辭柔軟少於言說不好親近大臣群官恒修阿練若行和顏悅色能具如是菩薩威儀及餘經中諸菩薩戒悉具修行名菩薩密緻戒
보살이 모든 번뇌를 다 태워 없앤다는 것은 무엇인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그 밖의 여러 가지 얽매인 장애들 역시 모두 태워버리는 것이다. 탐욕이 있는 곳에서 대치(對治)하는 법을 일으켜 탐욕을 일으키는 곳을 모두 다 끊어 없앤다.
010_0152_c_20L云何名菩薩滅一切結使皆悉燋然貪欲瞋恚愚癡及餘纏障一切衆具亦皆燋然於貪欲處生對治法能起欲處皆悉除斷
무엇이 탐욕이 있는 곳인가?
아름다운 모습의 주변에서 능히 탐욕의 인연이 일어난다.
010_0152_c_23L云何是貪欲處於美色邊能起欲因緣
010_0153_a_02L무엇이 깨끗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不淨想]인가?
자신의 몸을 머리카락ㆍ털ㆍ손톱ㆍ이ㆍ표피ㆍ진피ㆍ피ㆍ살ㆍ근육ㆍ힘줄 ㆍ뼈ㆍ골수ㆍ땀ㆍ눈물ㆍ콧물ㆍ침ㆍ기름ㆍ기름진 살ㆍ뇌ㆍ막(膜)ㆍ목구멍 ㆍ심장ㆍ쓸개ㆍ간ㆍ폐ㆍ지라ㆍ신장ㆍ창자ㆍ위ㆍ처녑[百䐑]ㆍ생장(生藏)ㆍ 숙장(熟藏)ㆍ똥ㆍ오줌ㆍ고름ㆍ진물 등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보살은 항상 이런 서른여섯 가지 깨끗하지 못한 모습을 관찰한다.
010_0152_c_24L何名不淨想如觀己身髮百䐑熟藏尿膿汁菩薩常觀三十六
만약 능히 이와 같이 할 수 있으면 탐욕스러운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어리석은 사람이나 어린아이, 제정신이 아니어서 마음이 산란한 사람도 이러한 서른여섯 가지를 보면 탐욕스런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데, 하물며 지혜로운 사람이나 모든 보살 등이 항상 이 깨끗하지 못한 것들을 관찰함이겠는가.
010_0153_a_06L若能如是不生貪心若愚癡嬰兒顚狂心亂見是三十六物猶不起欲況復智者諸菩薩等常觀是不淨
그러면 어떻게 탐욕스러운 생각이 다시 일어나게 되는가?
보살마하살이 애착하는 물질을 보고 마음이 즐거울 때에 문득 물든 마음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처음 색을 보았을 때 곧 스스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물질이란 꿈과 같고 메아리 같아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다. 어찌 지혜로운 사람이 헛되이 꿈속에서 탐욕스러운 생각을 내겠는가’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보살은 욕심이 생기는 곳에서 모두 다 멀리 떠날 수 있다.
010_0153_a_08L云何當復起於欲想菩薩摩訶薩見所愛色適意之時便生染心初見色時卽自念言如佛所說色如夢響有實事云何智者妄於夢中而生欲是故菩薩能生欲處悉皆遠離
어떻게 보살이 성낼 만한 곳에서 대치하는 법을 내어 능히 성냄과 성내는 인연을 여의는가?
보살은 모든 중생에게 항상 자비로운 마음을 내고 이 인연으로 곧 성냄을 없애게 된다. 괴로운 인연이 있어 성이 날 때면 마땅히 대치하는 법에 깊이 마음을 매어 두어야 하니, 이를 보살이 성냄을 없애는 방편(方便)이라고 한다.
010_0153_a_13L何菩薩於可瞋中生對治法而能離瞋及瞋因緣菩薩於諸衆生常生慈以是因緣便得除瞋若有惱害因緣瞋恚起時當深繫念對治之法名菩薩除瞋方便
보살이 어리석음을 없애는 방편이란 무엇인가?
마땅히 ‘어리석은 마음은 선악(善惡)을 알지 못하니, 어리석음만 늘 지키고 있으면 후에 고통스런 과보를 받는다. 무지(無智)는 스스로를 가리는 것으로 남을 괴롭히는 인연은 적어, 탐욕과 성내는 것이 원한과 해로움을 많이 일으키는 것과는 다르다’라고 생각하라. 이와 같이 관찰할 때 곧 어리석은 마음이 없어진다. 이것을 보살이 번뇌를 태워버리는 것이라 한다.
010_0153_a_18L云何菩薩除癡方便當念癡心不識善惡常守愚闇後受苦果無智自蔽惱他緣少不如貪瞋多有怨害如是觀時則滅癡心名菩薩燋然煩惱
010_0153_b_02L보살이 좋지 않은 생각[不善覺]을 없앤다는 것은 무엇인가? 텅 비고 고요한 아련야에 있으면서 ‘나는 지금 시끄러운 곳을 떠나 고요한 곳에 있으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행(履行)하고 있다. 다른 모든 사문과 바라문은 시끄러운 곳을 좋아하고 가까이해 대부분 소란스럽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멀리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니, 이를 보살이 좋지 않은 생각을 없애는 것이라 한다.
010_0153_a_22L云何名菩薩除不善覺住於空靜阿練若處作如是念我今遠離於憒鬧處在閑靜地履行佛教諸餘沙門婆羅門親近憒鬧有擾亂遠離佛教是名菩薩除不善
보살이 악업(惡業)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일찍이 부처님께 들었던 말씀을 관찰하고 선택해 온 마음을 다해 복을 닦고 청정한 계율을 굳건히 지니고 지혜를 잘 배우며, 어떠한 인(因)이 가장 훌륭한 보(報)를 받는가를 살펴 복(福)과 덕(德)의 업을 갖추고 모든 악을 제거하는 것이니, 이를 보살이 악업을 두려워하는 것이라 한다.
010_0153_b_04L云何名菩薩怖畏惡業觀察選擇曾聞佛說專心修福堅持淨戒善學智慧以何因故最得勝報具福德業遠離諸惡是名菩薩怖畏惡業
보살이 작은 악도 두려워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작은 죄에 대해서도 항상 크게 두려워하는 마음을 내어 마침내 미세한 악도 가볍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일찍이 부처님께서 ‘적은 양의 독(毒)도 사람을 죽이는데, 하물며 많은 독이겠는가. 미세한 악을 지어도 오히려 능히 3악도(惡道)에 들어가게 되는데, 하물며 다시 많은 악을 짓고 마음에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겠는가’라고 하시는 말씀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를 보살이 작은 죄도 두려워하는 것이라 한다.
010_0153_b_07L云何名菩薩畏於微惡於小罪邊常生大畏心終不輕微小之惡以何因緣聞佛說少毒殺人況復多毒微細惡中尚能將人至三惡道況復多惡而心不畏是名菩薩畏微小惡
보살이 항상 두려워하는 마음을 낸다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됨이 신용이 있으면 바라문이나 찰리(刹利)나 거사(居士) 등은 믿기 때문에 곧 금은(金銀)과 가지가지 보물을 기증하고, 또 신심으로 기부하므로 당시에 어떤 보증도 세우지 않는다. 이럴 때 보살은 끝내 숨기거나 감출 마음을 내지 않는다. 불물(佛物)이건 법물(法物)이건 승기물(僧祇物)이건 사방승물(四方僧物)이건 보살은 차라리 자기의 육신을 먹을지언정 끝내 남의 것을 침해하지 않고, 음료건 음식이건 몸에 필요한 것이건 감히 가벼이 훼손하지 않는다. 이를 보살이 항상 두려운 마음을 내는 것이라 한다.
010_0153_b_12L云何名菩薩心常恐畏爲人體信婆羅門利居士等以體信故卽寄金種種珍寶信心用付不立時證菩薩終不生於隱匿之心若佛物法物僧祇物四方僧物菩薩寧當自食己肉終不侵他若飮若食供身之具不敢輒毀是名菩薩心常恐畏
보살이 두타법을 견고하게 받아 지녀 무너뜨리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魔)의 권속이나 제천(諸天) 등이 묘한 재물이나 색욕(色欲)으로 보살을 흔들어 핍박한다 해도 보살은 즉시 뜻을 굳게 하여 흔들리지 않아 마음이 허물어지지 않는다. 이를 보살이 두타법을 견고하게 받아 지녀 무너뜨리지 않는 것이라 한다.
010_0153_b_19L云何名菩薩受持頭陁法堅固不闕若魔眷屬及諸天等以妙財色欲來擾逼菩薩菩薩卽時志固不動而心不毀是名菩薩受持頭陁法堅固不闕
010_0153_c_02L보살이 업을 짓기 위해 계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이 계를 지키는 것은 세상의 과보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모든 선법(善法)을 만족해 무상도(無上道)를 얻기 위한 것이다. 이를 보살이 업을 짓기 위해 계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010_0153_b_23L云何名菩薩持戒不爲求有造業菩薩持戒不求世閒果報但爲滿足一切善法得無上道是名菩薩持戒不爲求有造業
보살이 3업을 깨끗이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몸으로 짓는 업을 깨끗이 하는 것인가? 죽이는 일과 도둑질과 사음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뜻으로 해서 몸으로 짓는 업을 깨끗이 한다고 한다. 무엇이 입으로 짓는 업을 깨끗이 하는 것인가? 욕하고 거짓말하고 이간질하고 꾸미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입으로 짓는 업을 깨끗이 한다고 한다. 무엇이 뜻으로 짓는 업을 깨끗이 하는 것인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사견(邪見)을 없애는 것이다. 이것이 뜻으로 짓는 업을 깨끗이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보살이 3업을 깨끗이 하는 것이라 한다.
선남자야, 이러한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보살이 청정한 계율을 성취한 것이라 한다.
010_0153_c_03L云何名菩薩淨於三業云何淨身業離殺以是義故名爲淨身業何淨於口業離惡口妄言兩舌綺語是故名爲淨於口業云何淨於意業除貪癡邪見是名淨於意業是名爲菩薩淨於三業善男子具此十事是名菩薩成就淨戒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에게 또 열 가지 법이 있으면 인내(忍耐)를 청정하게 했다고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안에서의 인내, 밖에서의 인내, 법을 위한 인내,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인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인내, 곳곳마다 참는 인내, 이유가 없는 인내, 괴로워하지 않는 인내, 가엾이 여기는 인내, 서원(誓願)의 인내이다.
010_0153_c_10L善男子菩薩摩訶薩復有十法能淨於忍何等爲十內忍外忍法忍隨佛教忍無方所忍修處處忍非所爲忍不逼惱忍悲心忍誓願忍
보살의 안에서의 인내[內忍]란 무엇인가?
보살은 배고픔ㆍ목마름ㆍ추위ㆍ더위ㆍ근심ㆍ슬픔ㆍ통증과 몸과 마음의 극심한 고통을 스스로 참고 받아들이며 고통스러워하지 않는다. 이를 보살의 안에서의 인내라고 한다.
010_0153_c_14L云何名菩薩內忍菩薩飢渴寒熱憂悲疼痛心楚切能自忍受不爲苦惱是名菩薩內忍
보살의 밖에서의 인내[外忍]란 무엇인가?
보살은 남에게서 나쁜 말이나 꾸지람이나 헐뜯고 욕하며 비방하는 소리를 듣건, 혹은 부모나 형제나 자매나 권속(眷屬)이나 화상(和上)이나 아사리(阿淞梨)나 사도(師徒)나 동학(同學)을 헐뜯고 욕하는 소리를 듣건, 혹은 불ㆍ법ㆍ승 3보를 헐뜯는 소리를 듣건, 이와 같이 가지가지로 헐뜯는 일이 있더라도 보살은 참고 성내지 않는다. 이를 보살의 밖에서의 인내라고 한다.
010_0153_c_17L云何名菩薩外忍菩薩從他聞惡言罵詈毀辱誹謗或毀辱父母兄弟姊妹眷屬和上阿闍梨師徒或聞毀佛有如是種種毀訾菩薩忍辱不生瞋恚是名菩薩外忍
010_0154_a_02L보살의 법을 위한 인내란 무엇인가?
부처님께서 모든 경에서 ‘모든 법은 적정(寂靜)하고 모든 법은 적멸(寂滅)하여 열반과 같다’고 말씀하신 미묘한 뜻에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보살은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만약 이 경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 법을 알지 못한다면 끝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없으리라.’
그런 까닭에 보살은 열심히 묻고 독송한다. 이를 보살의 법을 위한 인내라고 한다.
010_0153_c_21L云何名菩薩法忍佛於諸經說微妙諸法寂靜諸法寂滅如涅槃相不怖菩薩作是念言我若不解是經不知是法終不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故菩薩勤求諮問讀誦是名菩薩法忍
보살의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인내란 무엇인가?
보살은 성나고 괴로우며 독한 마음이 일어날 때 이렇게 생각한다.
‘이 몸은 어디에서 생겨 어디로 사라지는가? 나로부터 생겼다면 무엇이 나이며, 저것으로부터 생겼다면 무엇이 저것인가? 법상(法相)이 이러하니, 어떤 인연으로부터 일어나는가?’
010_0154_a_04L云何名菩薩隨佛教忍薩瞋惱毒心起時作是思惟此身從何而生從何而滅從我生者何者是從彼生者何者是彼法相如是何因緣起
보살이 이렇게 생각할 때, 생겨나는 곳을 볼 수 없고, 또 연(緣)이 일어나는 곳을 볼 수 없으며, 또 나로부터 생기는 것을 볼 수 없고, 저것으로부터 일어나는 것도 볼 수 없으며, 역시 인연으로부터 생기는 것도 볼 수 없게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성내지 않게 되고 괴로워하지 않게 되며 독한 마음을 품지 않게 되어 진노(瞋怒)한 마음이 곧바로 줄어들게 된다. 이를 보살의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인내라고 한다.
010_0154_a_08L菩薩作是思惟時不見所從生亦不見所緣起亦不見從我生不見從彼起亦不見從因緣生作是思惟亦不瞋亦不惱亦不毒瞋怒之心卽便減少是名菩薩隨佛教忍
보살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인내란 무엇인가?
혹 어떤 사람은 밤에는 참는데 낮에는 참지 못하고, 혹 낮에는 참는데 밤에는 참지 못하며, 혹 저 나라에서는 참는데 이 나라에서는 참지 못하고, 혹 이 나라에서는 참는데 저 나라에서는 참지 못하며, 혹 지식인에게는 참는데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참지 못하고, 혹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참는데 지식인에게는 참지 못한다. 그러나 보살은 그렇지 않아 언제 어느 곳에서나 항상 참는 마음을 낸다. 이를 보살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인내라고 한다.
010_0154_a_12L何名菩薩無方所忍或有夜忍晝不或晝忍夜不忍或彼方忍此方不或此方忍彼方不忍或知識邊忍不知識邊不忍或不知識邊忍知識邊不忍菩薩不爾於一切時一切方常生忍心是名菩薩無方所忍
보살의 곳곳마다 참는 인내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은 부모와 스승과 장로와 부처(夫妻)와 남녀(男女)와 대소(大小) 내외(內外)와 같은 이런 사람들 틈에서는 참는데,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참지 못한다. 보살의 인내는 그렇지 않아, 부모에게 참는 마음을 내는 것과 같이 전타라에게도 똑같이 참는 마음을 낸다. 이를 보살의 곳곳마다 참는 인내라고 한다.
010_0154_a_18L云何名菩薩修處處忍有人於父母師長男女大小內外如是中生忍餘則不忍菩薩忍者則不如是如父母邊生忍旃陁羅邊生忍亦爾是名菩薩修處處忍
010_0154_b_02L보살의 이유가 없는 인내란 무엇인가?
사연이 있는 까닭에 참는 마음을 내는 것이 아니고, 이익이 있는 까닭에 참는 마음을 내는 것이 아니며, 두려움 때문에 참는 마음을 내는 것이 아니고, 남의 은혜를 입었기 때문에 참는 마음을 내는 것이 아니며, 서로 친구인 까닭에 참는 마음을 내는 것이 아니고, 부끄럽기 때문에 참는 마음을 내는 것이 아니라 보살은 항상 인내를 닦는다. 이를 보살의 이유가 없는 인내라고 한다.
010_0154_a_23L云何名菩薩非所爲忍以事故生忍不以利故生忍不以畏故生忍不以受他恩故生忍不以相親友故生忍不以愧%(赤*皮)故生忍菩薩常修於忍是名菩薩非所爲忍
선남자야, 보살의 괴로워하지 않는 인내란 무엇인가?
성낼 만한 인연이라도 번뇌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면 인내라고 하지 않는다. 성낼 만한 인연을 만났을 때, 주먹으로 치건 칼이나 몽둥이나 손을 휘두르건 다리로 차건 헐뜯어 욕하건 그 가운데서 마음이 동요하지 않는 것을 곧 인내라고 한다. 보살은 어떤 사람이 와서 화를 내어도 참고 화를 내지 않아도 참으니, 이를 보살의 괴로워하지 않는 인내라고 한다.
010_0154_b_04L善男云何名菩薩不逼惱忍若瞋因緣煩惱未起不名爲忍若遇瞋因緣時—拳打刀杖手腳蹴蹹惡口罵詈—於如是中心不動者則名爲忍菩薩若有人來起發瞋恚亦忍不起發瞋恚亦是名菩薩不逼惱忍
보살의 가엾이 여기는 인내란 무엇인가?
때로 보살은 큰 능력을 가진 왕이나 왕에 버금가는 자가 되어 고통 받는 중생을 위해 그 주인이 되기도 한다. 그 고통 받는 중생이 찾아와 욕하고 괴롭힐 때에도 보살은 내가 곧 주인이란 생각에 화를 내지 않는다. ‘이와 같은 중생은 내가 당연히 구제해 항상 옹호해 주어야 할 터인데 어떻게 화를 낼 수 있겠는가. 그러니 나는 이제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가련하고 불쌍하게 생각하며 화를 내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이를 보살의 가엾이 여기는 인내라고 한다.
010_0154_b_10L云何名菩薩悲心忍爾時菩薩若作王若王等大功業爲苦衆生而作其主是苦衆生若來罵辱觸惱之時菩薩不以我是主故而生瞋恚如是衆生我當拔常爲擁護云何而得生於瞋惱我今悲心憐愍不生忿恚是名菩薩悲心忍
보살의 서원의 인내란 무엇인가?
보살은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예전에 모든 부처님 앞에서 일찍이 사자후(師子吼)를 하여 서원하기를, ≺내가 성불해 모든 생사의 진흙탕 속에 있는 모든 고통 받는 중생을 구제하리라≻고 하였다. 내가 지금 그들을 구제하고자 한다면 성을 내어 그들을 괴롭혀선 안 된다. 만약 내가 참지 못한다면 나 스스로도 도탈(度脫)하지 못할 텐데, 하물며 중생을 이익되게 할 수 있겠는가.’
010_0154_b_17L云何名菩薩誓願忍菩薩作是念我先於諸佛前曾作師子吼發誓願言≺我當成佛於一切生死淤泥中爲拔諸苦衆生≻我今欲拔不應瞋恚而惱於彼若我不忍尚不自度況利衆生
010_0154_c_02L선남자야, 비유를 들어보겠다. 눈을 치료하는 법을 잘 알고 있는 훌륭한 의사가 있었다. 여러 중생이 안예(眼翳)를 앓거나 안막(眼膜)을 앓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눈병에 많이 걸려 있는 것을 보고 이 의사는 ‘내가 중생들의 눈병을 고치겠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바로 그 후에 그 의사 자신이 장님이 되고 말았다.”
010_0154_b_22L善男子譬如良醫善知治見諸衆生多有患目或患眼翳患眼膜種種患眼不可稱計是醫若我欲療治衆生眼患彼時醫師後自盲冥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런 의사가 다른 사람의 눈을 고칠 수 있겠는가?”
제개장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럴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010_0154_c_03L佛言如此醫師能治他眼不除蓋障菩薩摩訶薩白佛言不也
부처님께서 제개장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중생의 무명(無明)의 어둠을 없애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스스로 어둠의 덮개를 없앤 후에 남의 것도 없애 주어야 한다. 안으로 지혜가 없으면서 능히 남의 병을 치료한다면 그것은 옳지 않다. 이러한 인연으로 인내를 닦고 화를 내서는 안 된다. 이를 보살의 대서원의 인내라고 한다.
선남자야, 이러한 열 가지를 다 갖추면, 이를 보살이 인내를 청정하게 한 것이라 한다.
010_0154_c_05L佛告除蓋障菩薩摩訶薩欲除一切衆生無明冥者應先自除闇障及於人若內無智慧能治他疾是義不然以是因緣當修於忍不應生瞋是名菩薩大誓願忍善男子具此十事是名菩薩能淨於忍
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정진(精進)을 만족했다고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금강(金剛)과 같은 정진, 견줄 데 없는 정진, 중도(中道)에 처한 정진, 높고 훌륭한 정진, 불 같은 정진, 항상하는 정진, 청정한 정진, 2승과 다른 정진, 낮고 천하게 여기지 않는 정진, 물러서지 않는 정진이다.
010_0154_c_10L善男子菩薩復有十法名爲精進滿足何等爲十如金剛精進無等精進處中精進勝精進熾盛精進常恒精進淸淨精不共二乘精進不輕賤精進不退轉精進
무엇을 보살의 금강과 같은 정진이라 하는가?
보살은 이해하지 못하는 이는 이해시키고, 열반하지 못하는 이는 열반을 얻게 하며, 평안하지 못한 이는 평안하게 하고, 도탈(度脫)하지 못한 이는 도탈시키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한 이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한다.
010_0154_c_15L云何菩薩如金剛精進未解者令解未涅槃者令得涅槃未安者令安未度者令度未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者當令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010_0155_a_02L이와 같이 수행하고 정진할 때 천마(天魔) 파순(波旬)은 찾아와 보살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당신은 지금 무엇 하러 이렇게 정진합니까? 헛되이 자신만 고달프게 할 뿐 끝내 얻는 것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나도 역시 일찍이 이와 같이 정진하여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해시키고, 아직 열반하지 못한 사람은 열반을 얻게 하며, 평안하지 못한 사람은 평안하게 하고, 건너지 못한 사람은 건네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한 사람은 모두 얻도록 하는 등 이와 같은 일들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모두 거짓말로서 단지 세상의 어리석은 범부를 속일 뿐 진실이 없습니다. 나는 아직 이와 같이 정진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010_0154_c_19L若作如是修行精進時天魔波旬來謂菩薩言汝今何故作如是精進徒自勤苦終無所獲何以故亦曾作如是精進未解者令解未涅槃者令得涅槃未安者令安未度者令度未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者當令悉得如是等事皆是妄語但誑凡愚無有眞實我未曾見如是精進而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者
그러나 선남자여, 나는 일찍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이 이와 같이 정진하여 아라한의 열반을 얻는 것을 보았고, 이와 같이 정진하여 벽지불의 열반을 얻는 것도 보았습니다.’
010_0155_a_04L善男我曾見無量衆生如是精進有得阿羅漢涅槃如是精進有得辟支佛涅槃
마왕(魔王)은 또 이렇게 말할 것이다.
‘선남자여, 비록 정진한다 하여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 사람은 없으니, 당신은 지금 생각해 보고 속히 이런 마음을 버리시오. 공연히 얻는 것 없이 헛되이 스스로 힘들고 피곤할 뿐입니다. 당신이 이제 속히 2승(乘)을 구한다면 금방 생사를 떠날 수 있을 것입니다.’
010_0155_a_07L魔王復言善男子雖行精進有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汝今思疾捨是心空無所獲徒自勞苦今速求二乘可得早離生死
이럴 때 보살은 이렇게 생각하라.
‘이는 곧 악마의 말이다. 나의 마음을 허물어뜨리려고 하는 것이구나. 너는 소소한 일로 너 자신이나 걱정하지 지나친 일로 오히려 나를 걱정하지는 마라. 업을 짓는 데 따라 각기 보(報)를 받는 것이니 업을 의지하면 업이 친구가 된다. 너 역시 이와 같아 업을 따라 보를 받고 업을 의지해 업이 친속(親屬)이 되리라. 악마 파순아, 너는 지금 속히 도를 회복해 돌아가거라. 네가 나를 괴롭혔기 때문에 반드시 오랫동안 고통을 받을 것이다.’
그러면 악마는 곧 부끄러워 뉘우치고 몸을 숨겨 떠나간다. 이것을 악마도 허물어뜨리지 못하는 보살의 금강과 같은 정진이라고 한다.
010_0155_a_10L菩薩卽作是念此是魔說欲壞我心汝但少事而自憂己莫爲多事反憂我耶所造業各得受報依止於業業爲親汝亦有此隨業受報依止於業爲親屬惡魔波旬汝今速疾復道還汝惱我故當長夜受苦魔卽慚愧隱形而去是名菩薩如金剛精進不能壞
무엇을 보살의 견줄 데 없는 정진이라 하는가?
이때 보살이 행하는 정진은 다른 모든 보살들보다 뛰어나기가 백천만억의 숫자로 비유하여도 미칠 수가 없다. 하물며 나머지 성문 등의 2승 학자가 미칠 수 있겠는가. 일체 모든 부처님의 선법(善法)을 정진하는 힘으로써 모두 능히 섭취하고, 모든 악법은 물리치지 못하는 것이 없다. 이를 곧 견줄 데 없는 정진이라고 한다.
010_0155_a_18L云何名菩薩無等精進爾時薩所行精進超諸菩薩百千萬億數譬喩所不能及況餘聲聞二乘學者而能及乎一切諸佛善法以精進力故悉能攝取一切惡法無不捨離是則名爲無等精進
무엇을 보살의 중도에 처한 정진이라 하는가?
부지런히 하되 분수를 넘지 않고 또한 게을러 퇴전하지도 않는 정진을 중도에 처한 정진이라 한다.
010_0155_a_23L云何名菩薩處中精進勤不過分亦不懈退如是精進名爲處中精進
010_0155_b_02L무엇을 보살의 높고 훌륭한 정진이라 하는가?
보살은 대정진을 일으켜 몸에 부처님의 색상(色相)이 나타나기를 소원하며 ‘제가 부처가 될 때, 저도 능히 볼 수 없는 부처님 정수리의 육계와 1심(尋)이나 되는 광명을 얻고자 합니다. 부처님의 훌륭하신 모습과 걸림 없는 지혜와 대자재(大自在)하심을 제가 모두 얻기를 원합니다’라고 발원한다. 이를 높고 훌륭한 정진이라고 한다.
010_0155_b_02L云何名菩薩高勝精進菩薩發大精進願使現身如佛色相若我得佛無見頂相圓光一尋佛之相好無㝵智慧大自在者願我悉得是名高勝精進
무엇을 보살의 불같은 정진이라 하는가?
비유하면 진금(眞金)이나 마니주보(摩尼珠寶)가 흠과 더러움이 없이 찬란하게 빛나서 단엄(端嚴)함이 뛰어나게 드러나는 것과 같다. 진금이 선명한 빛으로 한량없이 불타오르고 마니보주가 환하고 밝게 빛나는 것처럼, 보살의 정진 또한 그러하여 어떤 허물도 없다.
010_0155_b_06L云何名菩薩熾盛精進譬如眞金摩尼珠寶無有垢光明熾盛端嚴殊顯眞金精曜無量焰熾摩尼寶珠煥然炳徹菩薩精進亦復如是無諸垢穢
무엇이 정진하는 데 허물이 되며, 무엇이 정진하는 데 장애가 되는가?
해태(懈怠)가 곧 정진하는 데 허물이 되고, 나타(懶墮)가 곧 정진하는 데 장애가 되며, 음식에 만족할 줄 모르는 것이 곧 정진하는 데 허물이 되고, 잠자기를 탐하고 좋아하는 것이 곧 정진하는 데 장애가 되며, 음악을 좋아해 가까이하는 것이 곧 정진하는 데 허물이 되고, 나라는 것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지 못하는 것이 정진하는 데 장애가 된다. 이와 같은 것을 정진의 허물과 정진의 장애라고 하고, 이런 허물과 장애를 없애는 것을 보살의 불 같은 정진이라 한다.
010_0155_b_10L何者是精進垢何者是精進翳懈怠是精進垢懶墯是精進翳食不知足是精進垢貪嗜睡眠是精進翳好樂親近是精進垢不見無我是精進障如是名爲精進精進障除如是垢障是名菩薩熾盛精進
선남자야, 무엇을 보살의 항상하는 정진이라 하는가?
거동(擧動)과 위의(威儀)가 정진하는 태도에서 벗어나지 않고, 가고 머물고 앉고 눕는 데 있어서 몸과 마음을 쉬지 않고 게으르지 않는 것이니, 이를 보살의 항상하는 정진이라고 한다.
010_0155_b_16L善男子云何名菩薩常恒精擧動威儀不離精進臥不曾休廢身心不懈是名菩薩常恒精
무엇을 보살의 청정한 정진이라고 하는가?
위에서 말한 것처럼 항상 정진하여, 악하고 불선(不善)한 업을 일으켜 도법(道法)을 장애하고 쇠퇴시키고 손상시키는 것이 있으면 모두 다 끊어 없앤다. 또 열반의 인연을 장애하지 않고 능히 도법을 도와 도처(道處)에 안정되게 머물게 하는 모든 선법(善法)을 모두 다 넓게 닦아 더하고 키워 치성하게 한다. 나아가 미세한 한 생각의 악도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는데, 하물며 큰 악이 일어나겠는가. 이를 보살의 청정한 정진이라고 한다.
010_0155_b_19L云何名菩薩淸淨精進如上常恒精進有所起惡不善之業能障道法能作衰損皆悉除斷一切善法於涅槃因不作障㝵能助道法安止道處皆悉修廣增長熾盛乃至微細一念之惡不令得起況復大惡是名菩薩淸淨精進
010_0155_c_02L무엇을 보살의 2승과 다른 정진이라고 하는가?
보살마하살의 주변에 있는 시방의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세계에는 아비지옥의 맹렬한 불꽃이 가득 타오르고 있고, 이런 세계 밖에도 의지할 곳 없고 구해 주는 이 없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중생들이 있다. 나아가 하나라도 이와 같이 고통 받는 중생이 있다면, 보살은 능히 큰불[大火]을 참고 견디면서 항하의 모래 수처럼 헤아릴 수 없는 세계를 지나 그 한 중생의 고통을 구제하고 성숙(成熟)시킨다. 한 중생을 위해서도 이렇게 하거늘 하물며 많은 중생이 고통 받는데 구제하지 않겠는가. 모든 외도(外道)와 2승의 학인은 미칠 수 없는 것이니, 이를 보살의 2승과 다른 정진이라고 한다.
010_0155_c_02L云何名菩薩不共二乘精菩薩摩訶薩周遍十方如恒河沙數世界滿中阿鼻地獄猛火熾盛此世界外有極苦衆生無依無救至若一衆生如是苦惱菩薩能忍大火過無量恒河沙世界拔濟成熟一衆生苦爲一尚爾況多衆生而不救一切外道二乘學人所不能及名菩薩不共二乘精進
무엇을 보살의 스스로를 낮고 천하게 여기지 않는 정진이라 하는가?
보살은 이렇게 생각한다.
‘3세(世)의 모든 부처님은 다들 아주 작은 것부터 정진하여 무량한 덕(德)을 닦으시고, 마침내 오랫동안 고행(苦行)을 쌓아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셨다. 그러므로 나도 이제 조금씩 정진하며 점차 덕본(德本)을 심으면 머지않아 틀림없이 나도 부처가 되리라.’
이를 보살의 스스로를 낮고 천하게 여기지 않는 정진이라고 한다.
010_0155_c_10L云何名菩薩不自輕賤精進菩薩作是思惟三世諸佛皆從微少精進修無量德乃能久積苦行成等正覺是故我今因少精進漸殖德本不久亦應得佛不疑是名菩薩不自輕賤精進
무엇을 보살의 물러서지 않는 정진이라고 하는가?
보살은 자신의 정진을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하지 않고, 빈궁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또 재물이나 보배가 적더라도 평등한 마음을 내고, 항상 정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 향하면서 이렇게 생각한다.
010_0155_c_15L云何名菩薩不退轉精進菩薩不以己身精進微薄不以貧窮又少財寶而生捨心常修精進向阿耨多羅三藐三菩提
‘과거ㆍ미래ㆍ현재 3세(世)의 모든 부처님들 역시 다들 미세한 정진을 잘 쌓아 보리를 얻으셨다. 나도 이제 미천하다 하여 스스로를 가볍게 여기거나 무너뜨리지 않고 조금씩 정진함으로써 모든 중생을 위해 많은 선(善)을 쌓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리라. 그러나 나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열반에 들지는 않겠다. 차라리 중생을 위해 오랫동안 지옥에 있겠다.’
이를 보살의 물러서지 않는 정진이라고 한다.
010_0155_c_18L過去未來現在三世諸佛皆以積善微細精進悉得菩提我今不以微賤而自輕毀以微精進故爲一切衆生積集衆善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不爲己樂而入涅槃寧爲衆生久處地獄是名菩薩不退轉精進
선남자야, 이러한 열 가지를 다 갖추면, 이를 보살이 정진을 만족한 것이라 한다.”
010_0155_c_24L善男子具此十事是名菩薩滿足精進
寶雲經卷第一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