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0_0156_b_01L
보운경 제2권
010_0156_b_01L寶雲經卷第二


양 삼장 만다라선 한역
최윤옥 번역
010_0156_b_02L梁扶南三藏曼陁羅仙譯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선바라밀(禪波羅蜜)을 갖췄다고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복덕(福德)을 많이 쌓는 것, 모든 악을 매우 싫어하는 것, 열심히 정진하는 것, 다문(多聞)을 갖추는 것, 올바로 아는 것, 법을 깨달아 법으로 향하는 것, 근기가 날카롭고 총명한 것, 순수하고 착한 마음이 있는 것, 정(定)과 지(智)를 잘 이해하는 것, 선상(禪相)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010_0156_b_03L善男子菩薩摩訶薩復有十法名具禪波羅蜜何等爲十多集福德深厭諸惡能勤精進具於多聞不顚倒解解法向法利根聰明有純善心善解定智不著禪相
무엇을 복덕을 많이 쌓는 것이라 하는가?
오랫동안 대승법(大乘法)에서 선근(善根)을 쌓는 것이니,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선계(善戒)를 지켜 보호하고 선지식(善知識)을 만나며, 세세(世世)로 항상 찰리종족(刹利種族)이나 바라문대성(婆羅門大姓)이나 거사대가(居士大家)로 태어나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정견(正見)을 가진 집을 이루어 선법(善法)을 증장시킨다. 닦아야 할 훌륭한 방편을 늘 생각하여 버리지 않고 항상 선지식과 보살과 모든 부처를 떠나지 않으며 점점 더하여 키운다.
010_0156_b_08L云何名爲多集福德久於大乘積集善根在所生處常護持善戒遇善知識世世恒生種族剎大姓婆羅門大家居士生處恒生正見家增長善法憶所修善方便不常不離善知識菩薩諸佛漸漸增
그리고 모든 법을 이렇게 관찰한다.
‘세간은 큰 괴로움이어서 항상 재난의 고통이 핍박해 잠시도 쉴 틈이 없이 영원히 수많은 고통을 받으나 무명(無明)으로 눈이 멀었다. 이 모든 것이 애욕(愛欲) 때문이니, 욕심이 근본이 된다. 나는 이제부터 범부들처럼 욕심을 가까이하지 않으리라.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욕심이란 망상(妄想)으로부터 생기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010_0156_b_14L觀察諸法世閒大苦常爲災患之所逼惱無有暫停長爲衆苦無明所皆因愛欲欲爲根本我今不應同於凡夫親近於欲欲者諸佛世尊說從妄想生
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인연(因緣)으로 그 허물을 말씀하시기를, 비유하면 욕심은 마치 나무로 사람의 심장과 콩팥을 뚫는 것과 같고, 욕심은 날카로운 창과 같으며, 욕심은 칼날과 같고, 욕심은 독사(毒蛇)와 같으며, 욕심은 날카로운 불꽃과 같고, 욕심은 가까이해선 안 될 문드러진 고름 같으며, 욕심은 거품 덩어리 같고, 욕심은 뜨거운 불꽃 같으며, 욕심은 요술로 만들어진 것과 같고, 욕심은 꿈과 같으며, 욕심은 더러워 사람을 냄새나고 더럽게 만들며, 욕심은 농익은 종기 같고, 욕심은 썩어 문드러진 고기 같다고 하셨다.’
010_0156_b_18L無量因緣毀訾過患譬如以木貫人心腎欲如利戟欲如劍刃欲如毒蛇欲如鋒焰欲如膿爛不可觸近欲如聚沫欲如熱焰欲如幻化欲如夢想欲爲不淨令人臭穢欲如熟癰欲如腐敗爛肉
010_0156_c_02L이와 같이 욕심을 혐오하는 생각을 하고는 수염과 머리털을 깎고 하던 일을 놓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자 법의를 입고, 사문이 되어 정법(正法) 속으로 출가한다. 이렇게 집으로부터 집 아닌 곳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대정진(大精進)을 일으켜, 선법(善法)을 얻지 못한 이는 얻을 수 있게 하고, 지혜를 얻지 못한 이는 지혜를 얻게 하며, 증득하지 못한 이는 증득하게 한다.
010_0156_c_02L作如是厭惡欲剃除鬚髮捨離產業出家學道服法衣而作沙門正法出家信家非出家學道發大精進未得善法者能令使得未得智者能令得智未得證者當令得證
이와 같은 인(因)과 이와 같은 연(緣)으로 이와 같은 일로 인해 곧 다문(多聞)을 얻어, 세제(世諦)와 제일의제(第一義諦)를 모두 잘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세제가 곧 제일의제임을 잘 알고, 전도(顚倒)되지 않는 법은 법의 체상(體相)과 같은 줄을 잘 안다.
010_0156_c_07L如是因如是緣以是事故卽得多聞於世諦第一義諦悉能宣說善知世諦卽第一義諦善知不顚倒法如法體相
무엇이 법의 모습을 잘 아는 것인가? 바른 견해와 바른 뜻과 바른 말과 바른 업(業)과 바른 생활과 바른 방편과 바른 의식과 바른 정(定)으로 정도(正道)를 아는 것이다. 이리하여 근기가 점점 더 총명해지고 마음이 항상 도(道)에 있게 된다. 근기가 총명하므로 싫어하는 마음을 많이 내어 대중이 모인 시끄럽고 번잡한 곳을 멀리 떠나고, 욕망에 의한 감각[欲覺]인 탐욕과 노여움과 사견(邪見)과 해치려는 마음을 멀리하고, 권속들도 멀리 떠나고, 명예와 이익도 멀리 떠나 모든 몸과 마음을 멀리 여읜다.
010_0156_c_10L何者是善知法相正見正志正語正業正命正方便正定得見正道利根轉勝心常在以利根故多生厭惡遠離大衆憒鬧之處遠離欲覺貪瞋邪見殘害之遠離眷屬遠離名聞利養遠離一切身心
항상 스스로 자기의 마음을 관찰하여 선(善)과 불선(不善)과 무기(無記)를 생각한다. 선을 생각할 때는 마땅히 뛰어난 선을 생각해야 하니, 뛰어난 선을 생각하는 이는 환희하는 마음을 내고 믿음의 즐거움을 일으킨다.
010_0156_c_16L常念自觀察己心爲念善無記若念善應念勝善念勝善者心生歡喜起發信樂云何是勝善心三十七品云何是三十七品四念處四正勤四如意足五根五力七覺分八正道法是名勝善是眞道支心猶不善極生厭惡多作觀察勤行方便於不善何等不善貪欲瞋恚愚癡
무엇이 뛰어난 선을 생각하는 마음인가? 37품(品)이 그것이다.
무엇이 37품인가? 4념처(念處)와 4정근(正勤)과 4여의족(如意足)과 5근(根)과 5력(力)과 7각분(覺分)과 8정도(正道)이다. 이를 뛰어난 선이라고 하며, 이것이 진실한 도를 이루는 모든 부분이다. 마음이 아직 선하지 못하다면, 혐오하는 마음을 최대한 일으켜 많이 관찰하고 열심히 방편을 행하여 불선(不善)을 끊어야 한다. 어떤 것들이 선하지 못한 것인가? 탐욕과 노여움과 어리석음이다.
010_0156_c_23L欲有三種何者是上貪欲心逼身正見衰損離欲心少離於慚云何離慚愧心若攝身靜念獨處林野爾時思惟欲覺增長熾盛貴於欲覺讚歎欲覺以欲覺故作是思惟時無有愧心
010_0157_a_02L탐욕에는 심한 것과 보통 것과 약한 것의 세 종류가 있다.
무엇이 심한 탐욕인가?
욕심이 몸을 핍박하여 정견(正見)이 쇠하여 줄어들고 탐욕을 여의려는 마음이 적어지며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어지는 것이다.
어떻게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어지는가?
임야(林野)에 혼자 있으면서 몸을 거두고 고요히 생각할 때, 욕각(欲覺)을 사유하면 점점 더 성하게 되어 욕각을 귀중하게 여기고 욕각을 찬탄하게 된다. 욕각으로 인해 이렇게 사유하게 될 때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어진다.
010_0157_a_06L云何無慚以欲業欲作因緣於父母所生懟恨語於尊重處而無畏難亦不羞愧自現有德以是欲故命終之時墮於惡趣是名上欲
어떻게 부끄러운 줄을 모르는가?
욕업(欲業)과 욕작(欲作)과 욕인연(欲因緣)으로 부모 계신 곳에서 원망하는 말을 하고, 존경해야 할 어른이 계신 곳에서도 두려워하거나 어려워하지 않으며, 또한 부끄러움이 없이 스스로 덕이 있다고 나타내는 것이니, 이러한 욕심으로 인해 목숨이 끊어질 때 악취(惡趣)에 떨어진다. 이를 심한 탐욕이라 한다.
010_0157_a_09L云何名爲中欲若受欲已心生厭離起悔心是名中欲
무엇이 보통 탐욕인가?
만약 탐욕[欲]을 받고 나서 싫어하고 버리려는 마음을 일으키거나 후회하는 마음을 일으키면, 이를 보통 탐욕이라고 한다.
무엇이 약한 탐욕인가?
010_0157_a_11L云何名爲下欲摩觸之時欲想卽息或共言語雖有染想生念卽滅或見欲時欲想亦息是名下欲欲者一切衣服飮食供身之具悉名爲欲
접촉하였을 때에 탐내는 생각이 곧 없어지거나 혹은 비록 함께 얘기를 나누며 더러운 생각이 일어나긴 했지만 곧 없어지거나 혹은 욕심나는 것을 보았을 때 탐욕스런 생각이 바로 없어지면, 이를 약한 탐욕이라 한다. 탐욕[欲]이란, 모든 의복과 음식과 몸을 치장하는 갖가지 장신구를 모두 탐욕이라고 한다.
010_0157_a_15L瞋恚亦有三種何者爲上瞋若惱彼時深生忿怒或作五逆或五逆中作一一逆或誹謗正法等如是之罪非算數譬喩之所能及身壞命終墮大地獄受罪報得生人中膚體黑瘦兩目皆赤逞常怒多懷擾害以是義故名爲上
노여움에도 역시 심한 것과 보통 것과 약한 것의 세 종류가 있다.
무엇이 심한 노여움인가?
만약 저것을 괴롭힐 때 깊이 분노가 생겨 5역죄(逆罪)를 짓거나 혹은 5역죄 중의 몇 가지 역죄를 짓거나 혹은 정법을 비방하는 등의 죄를 짓는 것이니, 이런 죄의 심한 정도는 숫자로 셈하여 비유할 수 없는 것이다.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끊기면 대지옥에 떨어져 죄를 받을 것이며, 후에 사람으로 태어나도 남은 과보로 피부와 몸체가 검고 수척하며 두 눈이 항상 붉을 것이며 성격이 제멋대로이고 항상 성내고 남에게 해를 많이 끼칠 것이다. 이러한 뜻으로 심한 노여움이라고 한다.
010_0157_a_22L云何名爲中瞋所作諸惡速疾變卽修對治之法是名中瞋
무엇이 보통의 노여움인가?
온갖 악을 지었더라도 속히 후회해 즉시 대치(對治)하는 법을 닦는 것이니, 이를 보통의 노여움이라 한다.
010_0157_a_23L云何名爲下瞋或出惡言或起譏訶或集微惡業或時時起發尋生對治是名下
무엇이 약한 노여움인가?
악한 말을 하거나 꾸짖고 비난하거나 혹은 작은 악업이 모이거나 때때로 노여움을 일으키지만 곧바로 다스리는 것이니, 이를 약한 노여움이라고 한다.
010_0157_b_03L愚癡亦有三種何者爲上作惡不悔不生慚愧心無厭時是名爲上癡
010_0157_b_02L어리석음에도 역시 심한 것과 보통 것과 약한 것의 세 종류가 있다.
무엇이 심한 어리석음인가?
악을 짓고도 후회하지 않고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싫어하는 마음이 없을 때, 이와 같은 것을 심한 어리석음이라고 한다.
010_0157_b_05L云何名爲中癡身作惡時尋生變悔於同梵行邊發露懺悔不顯己德是名中癡
무엇이 보통의 어리석음인가?
몸으로 악한 일을 저질렀을 때, 곧 후회하는 마음을 내어 함께 범행을 닦는 사람들에게 드러내어 참회하고 자기의 덕(德)은 드러내지 않는 것이니, 이를 보통의 어리석음이라 한다.
010_0157_b_07L云何名爲下癡依如來所制非性重罪少有所犯故名爲下癡
무엇이 약한 어리석음인가?
여래께서 제정한 계율 중 성중죄(性重罪)가 아닌 소소한 계율을 범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약한 어리석음이라 한다.
보살마하살은 선한 마음이 일어날 때 탐욕과 노여움과 어리석음을 돌이켜 애욕(愛欲)을 제거하고, 욕락(欲樂)을 제거하며, 욕심내어 집착하는 것을 제거할 수 있으니, 선한 마음으로 인해 욕심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다.
010_0157_b_09L菩薩摩訶薩善心起時能迴貪瞋癡能除欲愛能除欲樂除欲著以善心故令欲不起
무엇이 무기심(無記心)인가?
이 마음이 일어날 때는 밖으로 흩어지지도 않고 안에 머물지도 않으며, 선(善)에 머물지도 않고 불선(不善)에 머물지도 않으며, 정(定)에 있지도 않고 지(智)에 있지도 않아, 마치 잠에서 막 깨어 일어나 눈에 흐릿하게 보이는 것처럼 선악에 머물지 않으니, 이를 무기(無記)라고 한다.
010_0157_b_11L云何名爲無記心此心起時不緣外不緣內不緣善不緣不善不從定不從智從眠起目視不了不緣善名爲無
무기심이 일어날 때 보살은 방편으로 스스로를 채찍질하여 선한 마음을 일으키고 환희심이 생기게 하여 선에 안주하니, 이를 보살이 선한 마음을 얻는 것이라 한다. 그 선한 마음으로 일체 모든 법이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고 뜨거운 불꽃과 같고 메아리와 같으며, 이것은 선법(善法)이고 저것은 선법이 아니며, 이 법은 생사를 벗어나는 것이고 저 법은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관찰한다.
010_0157_b_15L若無記心生時菩薩方便自策發起善心令生歡喜安住於善是名菩薩得於善心以善心故觀察一切諸法如幻如夢如熱時焰如呼聲響是善法此非善法此法跡乘此法不跡乘
보살마하살이 모든 법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선한 마음을 일으켜야 하니, 법을 생각하는 것을 마음이 선도(先導)하기 때문이다. 마땅히 그 마음을 잘 지니면 그 마음을 잘 조복시키게 되고, 모든 법을 잘 지니게 되면 모든 법을 잘 조복시키게 된다. 그리하여 정법을 보고 나면 이로 인해 곧 적정(寂定)을 얻게 된다.
010_0157_b_20L菩薩摩訶薩觀於一切法發起善心以法爲想心爲先導當善持其心調順其心善持諸法調伏諸法正法已以是緣故便得寂定
010_0157_c_02L 마음이 경계(境界)가 되므로 마음으로써 마음을 묶으면 마음이 점차 적정으로 들어가고, 그리하여 마음으로써 마음에 머물러 바르게 삼매(三昧)에 머문다. 마음이 적정한 까닭에 곧 능히 전일(專一)하게 되며, 마음이 전일한 까닭에 점차 틈이 없게 된다. 정심(定心)을 얻은 까닭에 마음이 항상 적정(寂靜)하고, 마음이 적정한 까닭에 마음에 기쁨과 즐거움이 생겨 곧 애욕과 선하지 못한 모든 악을 없애게 된다.
010_0157_b_23L心爲境以心繫心漸入寂定以心住心正住三昧心寂定故便能專一心專一故次第無閒得定心故心常寂靜心寂靜故心生喜樂便除欲愛諸惡不善
유각유관정(有覺有觀定)이 생겨 기뻐하고 즐거워하면 초선(初禪)을 성취하고, 무각소관정(無覺少觀定)이 생겨 기뻐하고 즐거워하면 제2선(禪)을 성취하며, 기쁨을 없애고 얻은 즐거움마저 버리려고 생각하면 제3선을 얻고, 기쁨과 즐거움을 버려 평등한 마음[捨心]을 행하면 제4선을 얻는다. 아견(我見)을 없애고 근심과 기쁨을 떠나며, 고통과 즐거움을 버리고 정념(淨念)으로 버리는 마음을 행하면 4선 일체를 해탈한다.
010_0157_c_04L有覺有觀定生喜樂成就初禪無覺少觀定生喜樂成就二禪除喜得樂念捨得第三禪離喜樂行捨心得第四禪除我見離憂喜捨苦樂淨念捨行四禪
그리하면 색상(色相)을 여의어서 허공과 같이 되고 중생의 심상(心相)이 허공상(虛空相)과 동일하다는 해탈관(解脫觀)을 이루게 된다. 이러한 까닭으로 색상이 없어지고 공상(空相)이 생긴다. 뇌괴상(惱壞相)이 멸하고 나면 허공상(虛空相)이 이루어지고, 끝없는 허공상으로부터 차례로 식(識)을 관하면 식이 끝없는 까닭에 허공상이 없어진다. 식이 점차 줄어드는 것을 관해 식이 거의 없게 되면 불용처(不用處)라 하고, 다시 이 식(識)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을 관하면 이를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라고 하며, 모든 생각과 느낌을 없애면 이를 멸정(滅定)이라고 한다.
010_0157_c_09L一切解脫離色相如虛空生心相虛空相等作一解脫觀以是色相滅空相生惱壞相已滅無邊虛空相成從無邊虛空相以次觀識識無邊故虛空相滅觀識漸損乃至少識名爲不用處復觀此識若有若無是名非想非非想處滅諸想是名滅定
보살은 비록 멸정에 들었다 하여도 중생 교화하는 일을 버리지 않으며, 또한 영원히 즐거운 멸정을 적정(寂靜)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멸정을 버리지 않고도 능히 자비로써 두루 중생을 덮는다. 멸정 속에 있으면서 비심(悲心)과 희심(喜心)과 사심(捨心)을 일으키게 되는 것도 역시 이와 같다. 보살은 이때 곧 다섯 가지 신통력을 얻게 된다. 그러나 12문선(門禪)과 5신통(神通) 등에 스스로 만족하지 않고 바야흐로 높은 법인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해 장엄함을 갖추고 공덕을 가득 채운다.
010_0157_c_16L菩薩雖入滅定而不捨教化衆生亦不永樂滅定以爲寂靜捨滅定而能慈悲普覆衆生於滅定中乃至起悲捨心亦復如是菩薩爾時便獲五神通而不以十二門禪五神通等以爲自足方求上法阿耨多羅三藐三菩提莊嚴之具功德滿
선남자야, 이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보살이 선바라밀(禪波羅蜜)을 갖춘 것이라 한다.
010_0157_c_23L善男子具此十事是名菩薩具禪波羅蜜
010_0158_a_02L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지혜를 만족했다고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무아선(無我善)을 갖추는 것, 업보를 잘 아는 것, 유위법을 잘 아는 것, 생사가 상속하여 끊어지지 않는 줄 아는 것, 생사를 벗어나는 법을 잘 아는 것, 성문과 벽지불의 2승법을 잘 아는 것, 마하연(摩訶衍)을 잘 아는 것, 마업(魔業)을 막는 지혜를 잘 아는 것, 전도되지 않은 지혜를 잘 아는 것, 견줄 데 없는 지혜를 잘 아는 것이다.
010_0157_c_24L善男子菩薩復有十法名爲智慧滿何等爲十具無我善善解業報解有爲法善解生死相續不絕善解生死出要之法善解聲聞辟支二乘之法善解摩訶衍善解遮魔業智慧不顚倒智慧無等智慧
선남자야, 무아선(無我善)을 갖춘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지혜로써 색(色)ㆍ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을 이렇게 관찰한다.
‘색은 생기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고 일어나는 원인을 볼 수도 없으며, 수도 역시 생기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고 일어나는 원인을 볼 수도 없으며, 상도 생기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아 일어나는 원인을 볼 수도 없으며, 행도 역시 생기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고 일어나는 원인을 볼 수도 없으며, 식도 생기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고 일어나는 원인을 볼 수도 없으며, 멸(滅)도 생기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고 일어나는 원인을 볼 수도 없으며, 제일의제(第一義諦) 역시 볼 수도 없고 생기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으니, 세제와 제일의제는 단지 가명(假名)이 있을 뿐 실체(實體)가 없다.’
010_0158_a_07L善男子云何具無我善菩薩以智觀察色觀色不生不起不見起因受亦不不起不見起因想亦不生不起見起因行亦不生不起不見起因亦不生不起不見起因滅亦不生不見起因第一義諦亦不見不生不起世諦第一義諦但有假名而無實體
그러나 비록 모든 법이 허적(虛寂)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진하기를 쉬지 않으며 깊이 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기고,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 옷에 붙은 불을 끄듯 열심히 방편 닦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니 모든 중생을 위하는 까닭이다. 이렇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과보를 구하며 장엄을 모두 갖춘다. 이를 보살의 무아선근(無我善根)이라고 한다.
010_0158_a_15L雖知諸法虛寂而不捨於精進深矜一切衆生如救頭然如救衣裳勤修方便不懈不捨爲一切衆生故而求阿耨多羅三藐三菩提果嚴具足是名菩薩無我善根
010_0158_b_02L보살이 업보(業報)를 잘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선택하여 이렇게 관찰한다.
‘모든 중생은 다 환상과 같고 건달바성(乾闥婆城)과 같으며 물속에 비친 달과 같아 체성(體性)이 공적하다. 그러나 모든 중생이 아견(我見)과 아소견(我所見)에 물들어 집착한다. 이러한 인연으로 정도(正道)를 보지 못하고 중생들은 ≺만약 나도 없고 남도 없고 중생도 없고 수명(壽命)도 없고 장부(丈夫)도 없어 모든 것이 다 없다면 누가 선하고 악한 6취(趣)의 차별된 과보를 받는가?≻라고 생각한다.’
보살마하살은 업보가 끊어지지도 않고 항상하지도 않음을 알면서도 버리지 않고 받아들이니, 이를 보살이 업보를 잘 아는 것이라 한다.
010_0158_a_19L云何名菩薩善知業報菩薩選擇觀察一切衆生皆如幻相如乾闥婆城水中之體性空寂一切衆生染著我見及我所見以是因緣不見正道衆生作如是想≺若無我無人無衆生無壽命無丈夫者若悉皆無誰受善惡六趣差別≻菩薩摩訶薩雖知業報不斷而受不捨是名菩薩善知業報
보살이 유위(有爲)를 잘 알면서도 유위상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여실하게 바르게 보아 이렇게 안다.
‘유위법은 신속히 멈추지 않고 생각생각에 유동(流動)하는 것이 마치 꽃잎에 맺힌 이슬과 같고, 계곡의 물이 아래로 빠르게 흘러 잠시도 쉼이 없는 것과 같으며, 모래땅이 견고하지 않은 것과 같다. 어찌 지혜로운 이가 즐겨 집착하고 그리워하고 친애하겠는가? 유위법의 이러한 모습을 보고 어찌 지혜로운 이가 근심스러워하겠는가?’
이러한 인연으로 깊이 열반을 좋아하고 생사를 싫어하게 된다. 이를 보살이 유위법을 잘 아는 것이라 한다.
010_0158_b_04L何名菩薩善知有爲而不取有爲相如實正見知有爲法迅速不停念念流動猶華上露如山㵎水駃流赴下閒無暫息亦如沙鹵無有牢固何有智者當生樂著而戀親愛見有爲法如是之相云何智者而生憂悲以是因緣深樂涅槃厭惡生死是名菩薩善知有爲法
보살이 생사가 유전(流轉)하는 것을 잘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이렇게 관찰한다.
‘모든 중생이 무명(無明)으로 눈이 멀어 생사에 표류하면서 항상 애착하여 모든 번뇌에 얽매인다. 이러한 인연으로 수(受)가 있고, 수로 인해서 선업과 악업을 지으며, 이런 업의 인연으로 유(有)가 있게 되고, 유의 인연으로 태어남[生]이 있으며, 태어남의 인연으로 죽음[死]과 근심[憂]과 슬픔[悲]과 고뇌(苦惱)와 같은 여러 가지 고통이 모이고, 태어나고 죽으며 아래위로 유전하는 것이 마치 불 바퀴와 같다.’
이렇게 보살은 생사를 바르게 관찰해 여실하게 안다. 이를 보살이 생사가 유전하는 것을 잘 아는 것이라 한다.
010_0158_b_12L云何名菩薩善解生死流轉菩薩觀察一切衆生無明所盲漂流生恒爲愛羂諸結所縛以是因緣故以受故造善惡業以業因緣故有有因緣故生生因緣故死衆苦聚集死流轉互爲上下猶如火輪是故菩薩正觀生死如實而知是名菩薩善解生死流轉
010_0158_c_02L보살이 생사(生死)를 벗어나는 법을 잘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무명(無明)이 없으면 행(行)이 없고, 행이 없으면 식(識)이 없고, 식이 없으면 명색(名色)이 없고, 명색이 없으면 6입(入)이 없고, 6입이 없으면 촉(觸)이 없고, 촉이 없으면 수(受)가 없고, 수가 없으면 애(愛)가 없고, 애가 없으면 취(取)가 없고, 취가 없으면 유(有)가 없고, 유가 없으면 태어남이 없고, 태어남이 없으면 늙고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고뇌하는 여러 고통의 모임이 없다. 보살이 이렇게 여실(如實)히 12인연을 알면, 이를 보살이 생사를 벗어나는 법을 잘 아는 것이라 한다.
010_0158_b_19L云何名菩薩善解生死出要之法無無明則無無行則無識無識則無名色無名色則無六入無六入則無觸無觸則無受無受則無愛無愛則無取無取則無有無有則無生無生則無老惱衆苦聚集菩薩以如實知見十二因緣是名菩薩善解生死出要之法
보살이 성문(聲聞)ㆍ벽지불(辟支佛)의 2승법을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이와 같은 법을 관찰할 때, 수다원(須陀洹)을 이루고 사다함(斯陀含)을 이루고 아나함(阿那含)을 이루고 아라한(阿羅漢)을 이룬다. 또 모든 번뇌를 끊고 벽지불을 이루며 벽지불을 이루고 나서는 무소의 외뿔처럼 된다. 이렇게 성문법과 벽지불법을 잘 알지만 증득했다고 여기진 않는다. 왜냐하면 보살은 ‘나는 모든 중생을 섭수(攝受)하기 위해 사자후(獅子吼)를 하여, 내 마땅히 모든 중생을 광야와 같은 생사의 고통에서 구제하겠다고 말하였다. 따라서 나는 지금 혼자 생사를 벗어나진 않으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를 보살이 성문법과 벽지불법을 잘 아는 것이라 한다.
010_0158_c_04L云何名菩薩善解聲聞辟支二乘之法菩薩觀察如此法時成須陁洹成斯陁含成阿那含成阿羅漢斷諸結漏得成辟支佛成辟支佛已如犀一角善解聲聞辟支佛法而不取證何以故我攝受一切衆生故師子吼而作是言我當拔一切衆生曠野生死之苦以是故我今不應獨出生死是名菩薩善解聲聞辟支佛法
보살이 마하연법(摩訶衍法)을 잘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일체의 모든 법을 잘 배우고도 모든 법상(法相)을 취하지 않으며, 도를 잘 닦아 익히고도 이 도상(道相)을 취하지 않으며, 행하는 자도 보지 않고 행하여야 할 법도 보지 않으며, 역시 이르러야 할 곳도 보지 않는다. 또 이러한 모습[相貌]을 인연으로 하여 단견(斷見)에 떨어지지도 않는다. 이를 보살이 마하연을 잘 아는 것이라 한다.
010_0158_c_12L云何名菩薩善解摩訶衍法菩薩善學一切諸法而不得諸法相善修學道而不得是道相不見能行者不見所行法亦不見所至到處以是因緣相貌而不墮於斷見是名菩薩善解摩訶衍
보살이 마업(魔業)을 막는 지혜를 잘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악지식을 가까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나쁜 나라엔 가지 말고 항상 세속의 담화를 멀리해야 한다는 것, 모든 나머지 비법(非法)도 가까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이익을 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또한 이 법에서 즐거움을 내서도 안 된다는 것, 보리를 막아 가릴 수 있는 모든 번뇌를 모두 다 멀리 여의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이에 대치하는 법을 잘 안다. 이를 보살이 마업을 막는 지혜를 잘 아는 것이라 한다.
010_0158_c_18L云何名菩薩善知遮魔業智菩薩善知不親近惡知識亦不至惡國而常遠離世俗談話不樂親近諸餘非法不求利養亦於此法不生欣樂一切結使能障菩提者悉皆遠善知對治法是名菩薩善知遮魔業智慧
010_0159_a_02L보살의 전도되지 않는 지혜란 무엇인가?
보살이 세제와 제일의제와 모든 경론을 잘 배우고 세간의 잡론(雜論)도 잘 배우는 것은 중생을 성숙시키기 위한 것이다. 비록 널리 듣고 많이 배우지만 자기의 공덕을 드러내기 위함이 아니라 오직 중생을 성숙시키기 위함이다. 비록 세상의 법을 밝게 알더라도 항상 불법을 높여 가장 훌륭한 것으로 생각하며 끝내 외도의 사견(邪見)에 물들지 않는다. 이를 보살의 전도되지 않는 지혜라고 한다.
010_0158_c_24L云何名菩薩不顚倒智慧學世諦第一義諦及諸經論善學世閒雜論爲成熟衆生故雖廣聞多學而不爲於顯己功德但爲成熟衆生雖明知世典而常尊佛法以爲最勝終不染於外道邪見是名菩薩不顚倒智慧
보살의 비할 데 없는 지혜란 무엇인가?
하늘이나 사람이나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모든 외도들 중에는 보살과 지혜가 같은 자를 찾아볼 수 없다. 모든 여래 세존 등정각(如來世尊等正覺)을 제외하고는 어떤 하늘ㆍ사람ㆍ아수라도 보살의 지혜에 미칠 수 있는 자가 없다. 이를 보살의 비할 데 없는 지혜라고 한다.
010_0159_a_07L云何名菩薩無等智慧不見若天若人沙門婆羅門諸外道與菩薩智慧等者除諸如來世尊等正覺阿修羅無有能及菩薩智者名菩薩無等智慧
선남자야, 이러한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보살이 지혜를 만족한 것이라 한다.
010_0159_a_11L善男子具此十事是名菩薩滿足智慧
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방편을 만족했다고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회향(廻向)하는 방편을 잘 아는 것, 외도의 모든 견해를 잘 돌이키는 것, 5진(塵)을 잘 돌이키는 것, 의심과 후회를 잘 없애는 것, 중생을 잘 구호(救護)하는 것, 중생의 생계수단을 잘 아는 것, 공양을 잘 받는 것, 성문과 벽지불의 2승 학자를 잘 이끌어 대승으로 들어가게 하는 것, 보여 주고 가르쳐서 이익을 얻게 하여 기쁨을 줄 줄을 잘 아는 것, 공양하고 공경할 줄을 아는 것이다.
010_0159_a_12L善男子菩薩復有十法名滿足方便何等爲十善解方便迴向善迴外道諸見善迴五塵善除疑悔善救護衆善知衆生濟命善受供養善移聲聞辟支二乘學者入於大乘善知示教利喜善知供養恭敬
010_0159_b_02L보살이 회향하는 방편을 잘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일체 모든 것, 즉 꽃이나 과일이나 향이나 향나무나 보배나 보배 나무나 첩(疊)이나 첩수(疊樹)나 모든 주인 없는 연못이나 광야(曠野)와 같은, 주인이 없고 나의 소유가 아닌 모든 물건을 모두 다 낮의 세 때[三時]와 밤의 세 때에 마음을 돌려 부처님께 보시하고, 이러한 선근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한다. 수다라경(修多羅經) 중에서 삼보가 계신 곳에 공양하는 것을 찬탄한 것을 듣고 깊이 따라 기뻐하는 마음을 내고, 시방세계의 모든 보살과 모든 중생이 만약 한 생각이라도 선근을 일으키면 몸과 마음으로 따라 기뻐하여 이것을 모두 다 회향한다.
010_0159_a_18L云何名菩薩善解方便迴向一切所有若華若果若香若香樹若寶若寶樹若疊若疊一切空澤曠野無主非我所諸物皆晝三時夜三時迴心施佛以是善根迴向阿耨多羅三藐三菩提於修多羅經中讚歎供養三寶之處深生隨喜十方世界一切菩薩及諸衆生若起一念善根身心隨喜悉皆迴向
향과 꽃을 모든 부처님의 형상(形像)과 탑묘(塔廟)에 공양할 때는, 이러한 선근으로 모든 중생이 모두 계를 깨뜨리거나 비법(非法)으로 더러워지지 않게 되기를 원하고, 모든 중생이 다 부처님의 계율의 향기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원한다.
010_0159_b_03L香花供養諸佛形像塔廟以是善根願令一切衆生悉除破戒非法臭穢當使一切衆生皆得諸佛戒香之身
또 탑을 청소하고 마당을 청소할 때는 모든 중생이 다 단정하고 장엄한 기구를 얻게 되기를 원하며, 화개(花蓋)를 불탑에 공양할 때는 이로써 모든 중생이 번뇌열(煩惱熱)을 제거하게 되기를 원하고, 승방이나 탑사에 들어갈 때는 모든 중생이 열반의 성에 들어가기를 원하고, 탑사를 나올 때는 모든 중생이 영원히 생사를 여의기를 원한다.
010_0159_b_06L若有掃塔塗地願使一切衆生悉得端正莊嚴之具若以花蓋供養佛塔願一切衆生除煩惱熱若入僧坊塔寺願一切衆生入涅槃城若出塔寺願一切衆生永離生死
문을 열 때에는 모든 중생이 좋은 세계의 문을 열기를 원하고, 문을 닫을 때에는 모든 중생이 나쁜 세계의 문을 닫기를 원하며, 앉으려 할 때는 모든 중생이 도량에 앉게 되기를 원하고, 일어나려 할 때는 모든 중생을 번뇌의 진흙탕에서 모두 벗어나게 하기를 원하고, 오른쪽 옆구리로 누울 때는 일체 중생이 옆구리를 대고 열반하게 되기를 원한다.
010_0159_b_11L若開門時願一切衆生開善趣門若閉門時願一切衆生閉惡趣門若欲坐時願一切衆生當坐道場若欲起時願一切衆生於煩惱淤埿悉令超出若右脅臥時願一切衆生得右脅涅槃
옷을 입을 때는 모든 중생이 부끄러움의 옷을 입기를 원하고, 발우를 들 때는 모든 중생이 불법에 만족하기를 원하고, 먹으려고 할 때는 모든 중생이 다 법의 음식 얻기를 원하고, 대소변을 볼 때에는 모든 중생이 더러운 때를 제거하여 음욕과 노여움과 어리석음이 없게 되기를 원하고, 손을 씻을 때는 중생이 모든 더러움 여의기를 원한다.
010_0159_b_16L若著衣時願一切衆生著慚愧衣若捉鉢時願一切衆生滿足佛法若欲食時願一切衆生悉得法食若大小便利時願一切衆生蠲除垢穢無婬若洗手時當願衆生悉離染穢
010_0159_c_02L 발을 씻을 때는 모든 중생이 번뇌의 때를 없애기를 원하고, 버드나무 가지를 씹을 때에는 모든 중생이 온갖 더러운 때를 모두 다 없애게 되기를 원하고, 몸이 가거나 멈추거나 거동할 때에는 모든 중생이 모두 다 안락하기를 원하며, 탑사에 예배할 때는 모든 중생 역시 다 경례하기를 원한다. 이를 보살이 회향하는 방편을 잘 아는 것이라 한다.
010_0159_b_21L若洗腳時願一切衆生除煩惱垢若嚼楊枝時願一切衆生種種垢穢皆悉得除若身行止及擧動時願一切衆生悉得安樂若禮塔寺時願一切衆生亦皆敬禮是名菩薩善解方便迴向
보살이 외도의 모든 견해를 잘 돌이킨다는 것은 무엇인가?
아흔여섯 가지의 이학(異學)을 조복시켜 출가시키는 것이니, 조복시키려 할 때에는 교만하지 않아야 한다. 스승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반드시 공손히 섬겨야 할 것이니, 현재 제자가 된 후에 조복시키는 것이다. 모든 외도의 모든 위의와 법칙을 따라서 모두 다 배우고 연구하여 그들보다 뛰어나 그들이 조복하도록 한 다음에, 돌이켜 그들을 제압해 그들로 하여금 제자가 되어 그의 말을 믿고 받아들이게 한다.
010_0159_c_03L云何名菩薩善迴外道諸見能令異學九十六種調伏出家欲調伏時而不貢高爲作師範要先恭事現爲弟子然後調伏隨諸外道所有威儀法則悉皆習學究盡勝彼令調伏已而反制之使爲弟子信受其語
이때 문득 그들에게 ‘그대들이 이전에 배운 법은 욕심을 여의는 것이 아니며, 또 역시 벗어나는 것도 없다.’고 말하면서 정도(正道)로써 그 마음을 이끌어 교화시키고 불법에 서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보살이 외도의 모든 견해를 조복시키는 것이라 한다.
010_0159_c_09L爾時便爲說言汝先所學法無有離欲亦無出要乃以正道誘化其心令立佛法是名菩薩善調外道諸見
보살이 5진(塵)을 잘 돌이킨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모든 중생의 탐욕이 치성한 것을 보고는 그들을 위해 방편으로 어떤 여자보다 뛰어난 단정하고 매우 아름다운 여자의 몸으로 나타난다. 그렇게 그들로 하여금 염착(染着)하게 하고는 곧 다시 몸을 변화시켜 죽은 시체로 나타난다. 그러면 중생들은 창자가 썩고 냄새가 나는 모습을 보고 모두 놀라고 두려워하며 곧 ‘내가 지금 어떻게 하면 냄새나고 더러운 몸을 빨리 벗어날 수 있을까?’ 하고 혐오할 것이다. 이때 보살이 곧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법의 요점을 말해 주어 모두 견고한 무상도심(無上道心)을 갖게 한다. 이를 보살이 5진을 잘 돌이키는 것이라 한다.
010_0159_c_12L云何名菩薩善迴五塵見諸衆生貪欲熾盛爲化彼故現作女身端正殊妙超諸女人使彼染著卽復現身變爲死屍胮脹臭爛衆生見者悉生驚怖卽便厭惡我今云何疾得遠離臭穢之身菩薩爾時卽復本形而說法要皆令堅固無上道心是名菩薩善迴五塵
보살이 의심과 후회를 잘 없앤다는 것은 무엇인가?
5역죄나 그 밖의 온갖 악을 저지른 중생을 보면 보살은 곧 그 중생에게 ‘너는 지금 왜 이같이 근심하고 고통스러워하느냐?’고 묻는다. 그 사람은 ‘제가 5역죄를 지었으니 이 몸을 버리고 나면 분명 오랫동안 고통을 받을 것이며, 긴 세월 쇠하고 줄어들기만 할 뿐 아무 이익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근심하고 후회합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면 보살은 그를 위해 그의 마음에 맞도록 신통스런 변화를 나타내어 그가 믿고 복종하게 하고, 곧 존경하고 믿는 마음을 내어 즐거워하게 한다.
010_0159_c_19L云何名菩薩善除疑若見衆生作五逆罪及餘諸惡菩薩卽語衆生言汝今何爲愁苦如是彼人答言我作五逆罪愁憂悔恨捨此身已當久受苦惱長夜衰損無有義利薩爲現神變適其心念令彼信服便生信敬愛樂
010_0160_a_02L 또 보살은 다시 신통력으로 부모를 만들고선 그 부모를 해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면 그 사람이 ‘신통력이 충분하고 위력이 무량한 보살도 부모를 해치는 짓을 저지른다. 하물며 나같이 어리석은 사람이 어떻게 저지르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때 보살은 ‘나는 진정 너의 동반자이므로 함께 역죄(逆罪)를 지었다’고 말해 준다. 그리고서 보살은 곧 그를 위해 가지가지 법을 설하여, 그가 저지른 역죄가 경미(輕微)해져 마치 모기 날개와 같이 되게 한다. 이를 보살이 의심과 후회를 잘 없애는 것이라 한다.
010_0160_a_02L菩薩又復化作父母而加逆害彼作是念菩薩神足威力無量猶害父母況我愚癡而能不作薩答言我眞汝伴同作逆罪菩薩便爲說種種法令彼逆罪卽得輕微猶如蚊翅是名菩薩善除疑悔
보살이 중생을 잘 구해낸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저 중생이 법기(法器)가 될 만한데도 여러 가지 악을 짓는 것을 보면, 보살은 곧 그를 위해 가지가지로 모습을 나타내어 설법한다. 왕의 몸을 나타내어야 제도할 수 있는 이에게는 왕과 같은 몸을 나타내고, 찰리의 몸을 나타내어야 제도할 수 있는 이에게는 곧 찰리의 몸을 나타내고, 바라문의 몸을 나타내어야 제도할 수 있는 이에게는 곧 바라문의 몸을 나타내고, 하늘의 몸을 나타내어야 제도할 수 있는 이에게는 곧 하늘의 몸을 나타낸다.
010_0160_a_07L云何名菩薩善能救拔衆生菩薩觀彼衆生堪爲法器而造諸惡菩薩卽爲現形種種說法應現王身得度者卽現王等身應現剎利身得度者卽現剎利應現婆羅門身得度者卽現婆羅門身應現天身得度者卽現天身
금강역사(金剛力士)의 몸을 나타내어야 제도할 수 있는 이에게는 곧 금강역사의 몸을 나타낸다. 무서운 모습을 나타내어야 제도할 수 있는 이에게는 곧 무서운 모습을 나타내고, 묶어 가두고 채찍질하고 때리는 놀랍고 무서운 모습을 나타내어야 제도할 수 있는 이에게는 묶어 가두고 채찍질하여 때리는 놀랍고 무서운 모습을 나타내고, 좋아하는 친구의 모습을 나타내어야 제도할 수 있는 이에게는 좋아하는 친구의 모습을 나타내는 등 응당 나타내어야 할 모습을 모두 다 그를 위해 나타낸다. 이를 보살이 중생을 잘 구해내는 것이라 한다.
010_0160_a_13L現金剛力士身得度者卽現金剛力士身應現恐怖身得度者卽現恐怖應見繫閉鞕打驚怖身得度者現繫閉鞭打驚怖身應見親友愛樂身得度者卽現親友愛樂身所應見者皆爲現之是名菩薩善能救拔衆
보살이 중생의 생계수단을 잘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마하살은 중생이 생활을 감당하지 못해 정법은 알려고도 하지 않고 그저 음식과 의복만 탐할 뿐 다시 더 구하는 것이 없는 모습을 보면, 그들에게 셈하는 법과 의술과 가지가지 기술을 가르쳐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배우게 하여 의복과 음식이 부족하지 않게 한다. 이를 보살이 중생의 생계수단을 잘 아는 것이라 한다.
010_0160_a_20L云何名菩薩善知衆生濟命菩薩摩訶薩見衆生無所堪任不識正法知貪欲飮食衣服更無餘求菩薩爾時爲示算數醫方種種伎術如是善者皆令學習悉令不乏衣服飮食是名菩薩善知衆生濟命
010_0160_b_02L보살이 공양 받을 줄 잘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수미산과 같은 보배더미도 모두 받을 수 있고, 미세한 털실 같은 작은 보시 역시 모두 받는다. 보살은 어떤 이유로 크고 작은 것을 모두 받는가?
010_0160_b_02L云何名菩薩善解受供菩薩爾時得大寶聚如須彌山悉能受之若得少施微毫縷綖亦皆受用菩薩以何緣故大小皆受
중생이 욕심내고 아끼고 질투하여 베풀려는 마음이 없는 것을 보거나 또는 중생이 마치 물속의 고기처럼 생사에 출몰(出沒)하는 것을 보고는 큰 바다에 떠돌다가 가라앉는 중생에게 깊은 연민을 느껴 그들에게 이익을 주어 쾌락을 얻게 하려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재물이나 보배를 받아서 그들을 위해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게 공양하고 궁핍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보시를 받는 곳마다 설법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한다. 이를 보살이 공양 받을 줄을 잘 아는 것이라 한다.
010_0160_b_06L見衆生慳貪無有施心又見衆生出沒生死如水中魚深愍衆生漂溺巨海爲作利益令使快樂受財寶已爲供養佛法給施窮乏隨所施處而爲說法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是名菩薩善解受供
보살이 2승을 잘 이끌어 대승으로 들어가게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중생이 대기(大器)를 감당할 수 있는데도 성문이나 벽지불의 2승이 되어 정진하며 열심히 고행을 닦는 것을 보면, 이때 보살은 불종(佛種)을 잇고 삼보를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그들을 대승에 머물게 하고, 그 무리 모두 다 작은 마음을 버리게 한다. 이를 보살이 2승을 이끌어 대승에 안주하게 하는 것이라 한다.
010_0160_b_12L云何名菩薩善能移於二乘入於大乘菩薩見衆生堪任大乃至作聲聞辟支佛二乘精進勤苦行爾時菩薩令住大乘及其徒衆悉皆令轉捨於小心爲繼佛種斷三寶故是名菩薩移於二乘安住大乘
보살이 잘 보여 주고 가르쳐서 이익을 얻게 하여 기쁨을 준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리심을 아직 내지 못한 사람은 발심하게 하고, 게으르고 나태한 사람은 열심히 정진하게 하며, 작은 선(善)에 스스로 만족하는 사람은 방편을 일으켜 모든 선을 다 갖추도록 한다. 또 작은 계를 어김으로써 큰 장애를 일으켜 마음이 일체 모든 선에서 멀리 떠난 사람은 보살이 곧 그를 위해 설법해 그를 환희하게 해서 계행을 갖추어 닦도록 한다. 이를 보살이 능히 잘 보여 주고 가르쳐서 이익을 얻게 해 기쁨을 주는 것이라 한다.
010_0160_b_18L云何名菩薩善能示教利喜未發菩提心者能令發心懈怠懶墯者令勤精進若以少善而自足者方便發令具諸善若有虧損少戒生大障㝵而心遠離一切諸善者菩薩卽爲說法令其歡喜具修戒行是名菩薩善能示教利喜
010_0160_c_02L보살이 3보를 잘 공경하고 공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출가한 보살은 욕심을 적게 하여 만족할 줄을 알고 재보를 모으지 않으며, 오직 법시(法施)만을 받아 이익으로 삼는다. 이때 고요한 곳에 혼자 앉아 ‘나는 지금 왜 부처님께 공양할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하고는, 곧 스스로 생각해 가지가지로 마음을 움직여 모든 부처님께 공양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면 곧 6도(度)를 다 갖출 수 있다.
010_0160_b_24L云何名菩薩善能恭敬供養三寶出家菩薩少欲知足積財寶唯以法施爲利爾時在閑靜處獨坐思惟我今何爲不作供養佛卽自思惟種種運心供養諸佛是思惟已便能具足六度
어떻게 6도를 다 갖추는가? 가지가지로 공양함으로써 단(檀)바라밀을 갖추고, 항상 모든 중생과 선(善)을 함께하는 것을 시(尸)바라밀이라고 하고, 즐겁게 참아 안락하게 머무는 것을 찬제(羼提)바라밀이라 하고, 마음과 몸이 게으르지 않은 것을 비리야(毗梨耶)바라밀이라 하고, 마음을 오로지하여 흐트러뜨리지 않는 것을 선(禪)바라밀이라 하고, 온갖 행을 장엄하여 모두 다 구축하면 이를 반야(般若)바라밀이라고 한다. 보살이 이와 같이 고요한 곳에서 생각할 때 6바라밀을 갖추게 된다. 이를 보살이 삼보를 공경하고 공양할 줄을 잘 아는 것이라 한다.
010_0160_c_06L云何具足六度以種種供養而具檀波羅蜜與一切衆生善是名尸波羅蜜歡喜忍樂是名羼提波羅蜜心身不懈是名毘梨耶波羅蜜專心不散是名禪波羅蜜莊嚴衆行皆悉具足是名般若波羅蜜菩薩如是靜處思惟時能具六波羅蜜是名菩薩善解恭敬供養三寶
선남자야, 이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보살이 방편을 다 갖춘 것이라 한다.
010_0160_c_14L善男子具此十事是名菩薩具足方便
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방편발원(方便發願)이라고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낮은 데 머물지 않는 발원, 생사를 두려워하지 않는 발원, 모든 중생을 뛰어넘는 발원, 일체 모든 부처님을 찬탄하는 발원, 악마를 꺾어 굴복시키는 발원, 남의 지시에 따르지 않은 발원, 끝없는 발원, 두려워하지 않는 발원, 걱정 없는 발원, 구족한 발원이다.
010_0160_c_15L善男子菩薩復有十法名方便發願何等爲十不作卑下發願不畏生死發願出過一切衆生發願一切諸佛讚歎發願能摧伏一切魔發願不爲他教故發願無邊發願不恐畏發願無憂發願具足發願
보살의 낮은 데 머물지 않는 발원이란 무엇인가?
보살마하살은 3유(有)의 즐거움에 머물지 않으려고 원을 세우는 것이다. 이를 보살의 낮은 데 머물지 않는 발원이라 한다.
010_0160_c_21L云何名菩薩不卑下發願菩薩摩訶薩不爲三有受樂故發願是名菩薩不卑下發願
010_0161_a_02L보살의 생사를 두려워하지 않는 발원이란 무엇인가?
보살은 2승을 구하지 않으므로 생사를 싫어하지 않고, 생사를 없애지 않으려고 원을 세운다. 이를 보살의 생사를 두려워하지 않는 발원이라고 한다.
010_0160_c_23L何名菩薩不畏生死發願不求二乘不爲厭惡生死不爲滅除生死故發是名菩薩不畏生死發願
보살의 모든 중생을 뛰어넘는 발원이란 무엇인가?
보살은 ‘모든 4생(生)의 중생이 다 보리를 이루어 열반에 들게 하고 난 다음에 나는 열반에 들거나 열반에 들지 않거나 하겠다’고 발원한다. 이를 보살의 모든 중생을 뛰어넘는 발원이라고 한다.
010_0161_a_03L云何名菩薩出過一切衆生發願菩薩願使一切四生衆生悉成菩提如般涅槃而我或入涅槃或不入涅槃是名菩薩出過一切衆生發願
보살의 일체 모든 부처님을 찬탄하는 발원이란 무엇인가?
보살은 이렇게 발원한다.
‘나는 모든 중생을 교화시켜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게 하고 보살도를 행하게 하여 나아가 도량에 앉게 하리라. 내 마땅히 권청하여 법륜을 굴리게 하고,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려고 하면 내가 권청하여 오래도록 세상에 계시면서 중생을 이롭게 하시도록 하리라.’
이를 보살의 일체 모든 부처님을 찬탄하는 발원이라 한다.
010_0161_a_07L云何名菩薩一切諸佛讚歎發願菩薩發願我化一切衆生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行菩薩道乃至坐於道場我當勸請令轉法輪佛若入涅槃我當勸請令久住世利益衆生是名菩薩一切諸佛讚歎發願
보살의 일체 모든 악마를 꺾어 굴복시키는 발원이란 무엇인가?
보살은 모든 중생을 성불하게 하여 그때 국토에서 악마의 이름자도 들을 수 없기를 원한다. 이를 보살의 일체 모든 악마를 꺾어 굴복시키는 발원이라고 한다.
010_0161_a_13L云何名菩薩摧伏一切諸魔發願菩薩願使一切衆生成佛時國土不聞惡魔名字是名菩薩摧伏一切諸魔發願
보살의 남의 지시에 따르지 않은 발원이란 무엇인가?
끝내 남의 지시에 따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의 지혜로 세계 중생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고통을 받는 것을 관찰하고서 그들을 구제하기 위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는 것이다. 이를 보살의 남의 지시에 따르지 않은 발원이라고 한다.
010_0161_a_16L云何名菩薩不爲他教故發願終不受他教故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自以智慧觀察世界衆生受無量苦爲拔濟故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是名菩薩不爲他教故發願
010_0161_b_02L보살의 끝없는 발원이란 무엇인가?
보살은 때와 장소에 따른 조그만 인연에 의하지 않고 원을 세운다. 보살은 그 의복을 단정히 하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손을 마주잡아 합장하고서 싫어하는 마음을 낸다. 그리고 시방 모든 세계에 있는 보살들이 도량에 앉아 고행을 열심히 닦고, 비로소 성불하고, 법륜을 굴리는 모습을 모두 관찰하고는 다시 자신의 마음을 비추어 본다. 그리고 권청하며 따라 기뻐하고 법륜 굴리기를 발원한다.
010_0161_a_21L云何名菩薩無邊發菩薩不爲方所少緣發願菩薩整其衣服右膝著地叉手合掌心生厭於十方一切世界所有菩薩若坐道場勤修苦行初成佛者轉法輪者當悉觀察照見我心勸請隨喜願轉法輪
‘모든 시방의 보살이 처음 뜻을 낸 때부터 6바라밀을 행하여 모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어려운 행과 고행을 하고, 나아가 도량에 앉아 악마를 항복시켜 성불하고 법륜을 굴리기까지, 이 하나하나의 선심(善心)을 내가 모두 따라 기뻐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리라.’
이를 보살의 끝없는 발원이라고 한다.
010_0161_b_04L一切十方菩薩從初發意行六波羅蜜皆作無量難行苦行乃至坐於道場降魔成佛及轉法輪於此一一善心我皆隨喜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是名菩薩無邊發願
보살의 두려워하지 않는 발원이란 무엇인가?
보살은 처음 발심하고서 깊고 묘한 법을 듣고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부처님의 본행(本行)과 무량한 공덕을 듣고도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으며, 보살이 깊고 넓게 신통력을 부린다는 사실을 듣고도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보살이 깊고 넓게 방편을 권하는 것을 듣고도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010_0161_b_08L云何名菩薩不恐畏發願菩薩從初發心聞深妙法不生驚畏聞佛本行無量功德不生驚畏聞菩薩深遠遊戲神通不生驚畏聞菩薩深遠善權方便不生驚畏
보살은 이렇게 생각한다.
‘부처님의 보리는 헤아릴 수 없고 끝이 없고, 이 세계도 헤아릴 수 없고 끝이 없으며, 부처님께서 성숙하게 하신 중생도 헤아릴 수 없고 끝이 없어 나의 지력(智力)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부처님과 부처님만이 그 끝을 알 수 있다.’
이를 보살의 두려워하지 않는 발원이라고 한다.
010_0161_b_13L菩薩作是念佛菩提無量無邊世界無量無邊佛所成熟衆生無量無邊非我智力之所能知惟佛與佛乃能究竟是名菩薩不恐畏發
보살의 걱정 없는 발원이란 무엇인가?
보살은 모든 중생이 어리석어 지혜의 눈이 없고, 억세서 길들이기 어렵고 항복시킬 수 없으며, 계를 깨뜨리고 게을러 온갖 악을 빠짐없이 갖추는 것을 본다. 이로 인해 보살은 깊이 싫어하는 마음을 내어 정토(淨土)에 나기를 구하고 ‘우리가 이와 같은 모든 악한 중생의 이름조차 듣지 않게 해주십시오.’라고 원한다.
010_0161_b_17L云何名菩薩無憂發願菩薩見諸衆生癡無慧目𢤱悷難調不可降伏破戒懶墯衆惡悉具爲如此等深起厭心求生淨土願令我等不聞如是諸惡之名
010_0161_c_02L그러나 자비를 행하고 지혜를 온전히 갖춘 보살은 발심하고서 곧 이렇게 생각한다.
‘모든 세계의 지혜가 적은 중생들, 어리석은 자들과 벙어리, 열반할 분수가 없고 믿음을 일으키지 않는 자들, 그래서 모든 불보살님으로부터 버림받은 자들, 이런 중생을 내가 다 조복시켜 도량에 앉게 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하리라.’
이런 마음을 낼 때 모든 악마의 궁전은 모두 다 진동하고,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소리 내어 찬탄하시며, 정토를 아름답게 꾸미고 속히 정각을 이루게 된다. 이를 보살의 걱정 없는 발원이라고 한다.
010_0161_b_21L當行慈悲智慧具足菩薩發心便作是念一切世界中少智衆愚癡瘖啞無涅槃分不生信心者而爲一切諸佛菩薩之所棄捨如此衆生我皆調伏乃至坐於道場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發此心時一切魔宮悉皆震動十方諸佛發聲讚歎嚴淨土速成正覺是名菩薩無憂發
보살의 구족(具足)한 발원이란 무엇인가?
보살이 발심하고 서원을 세워 악마를 항복시키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는 것이다. 이를 보살의 구족한 발원이라 한다. 비유하면 마치 기름 그릇이 이미 가득 찼으면 다시 한 방울을 떨어뜨린다 하여도 끝내 다시 받지 않는 것과 같다. 보살이 성불하여 여러 가지 원(願)을 만족한 것도 역시 그러하여 다시 한 티끌만큼의 소원도 모자람이 없다.
010_0161_c_06L云何名菩薩具足發願菩薩發心誓願降魔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名菩薩具足發願譬如油鉢若已平滿更投一渧終不復受菩薩成佛願滿足亦復如是更無減少一塵之
선남자야, 이 열 가지를 다 갖추면, 이를 보살의 방편이 다 갖추어진 발원이라고 한다.
010_0161_c_11L善男子具此十事是名菩薩方便具足發願
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힘[力]을 다 갖췄다고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남보다 약하지 않은 힘, 다른 사람에게 굴복당하지 않는 힘, 복업(福業)을 갖추는 힘, 지혜를 갖추는 힘, 무리를 갖추는 힘, 신통을 얻는 힘, 자재한 힘, 다라니의 힘, 보살의 확고하여 요동하지 않는 힘, 두 가지 말을 하지 않는 힘이다.
010_0161_c_12L善男子菩薩復有十法名力具足等爲十人不輕力不爲他所伏力福業力具智慧力具徒衆力得神通自在之力陁羅尼力菩薩定持不可動力所言無二力
보살의 남보다 약하지 않은 힘이란 무엇인가?
어떤 외도와 성문의 2승도 그보다 뛰어난 자가 없고, 어떤 중생도 보살과 그 힘이 같은 자가 없으니, 이를 보살의 남보다 약하지 않은 힘이라고 한다.
010_0161_c_17L云何名菩薩人不輕力一切外道聲聞二乘無能過一切衆生亦無有與菩薩力等者是名菩薩人不輕力
보살의 복업을 갖추는 힘이란 무엇인가?
세간과 출세간에서 닦는 복과 공덕과 장엄 중에 보살의 힘만한 것이 없으니, 이를 보살의 복업을 갖추는 힘이라고 한다.
010_0161_c_20L云何名菩薩具福業力無有世閒出世閒所修之福功德莊嚴能與菩薩力齊等者是名菩薩具福業力
보살의 지혜를 갖추는 힘이란 무엇인가?
보살의 지력(智力)은 처음이나 나중이나 거동함에 있어 착오가 없으니, 이를 보살의 지혜를 갖추는 힘이라고 한다.
010_0161_c_23L云何名菩薩具智慧菩薩智力有所擧動於前後際無有錯謬是名菩薩具智慧力
010_0162_a_02L보살의 무리를 갖추는 힘이란 무엇인가?
보살의 무리는 정견(正見)을 허물지 않고 위의를 손상함이 없이 항상 청정한 생활을 하므로 보살이 거느리는 대중 역시 모두 보살과 같이 정직한 행을 한다. 이를 보살의 무리를 갖추는 힘이라고 한다.
010_0162_a_02L云何名菩薩具徒衆力菩薩徒衆不壞正見無毀威儀常修淨命所攝大衆皆同菩薩正直之行是名菩薩具徒衆力
보살이 갖추는 신통한 힘이란 무엇인가? 보살은 세속에서 다섯 가지 신통력이 성문 2승의 다섯 가지 신통력보다 뛰어나 능히 티끌 속에 염부제와 사천하 혹은 1천세계나 2천세계나 삼천대천세계와 나아가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삼천대천세계를 넣기도 한다. 그래도 티끌은 늘어나지 않고 세계도 줄어들지 않으며, 그 안에 있는 중생 역시 좁은 줄을 모르고 느껴 알지도 못하며 서로 방해하지도 않는다. 이를 보살이 갖추는 신통한 힘이라고 한다.
010_0162_a_05L云何名菩薩具神通力菩薩以世俗五通勝於聲聞二乘五通能以一塵容閻浮提及四天下或千世界或二千世界或三千大千世界乃至恒河沙等三千大千世界而微塵不增界不減其中衆生亦不迫迮無覺知不相妨㝵是名菩薩具神通力
보살이 얻는 자재(自在)한 힘이란 무엇인가?
보살은 자재한 힘이 있어 삼천대천세계의 가지가지 진기한 보배를 삼천대천세계 안에 두루 가득 채우려고 하면 곧 그의 뜻과 같이 된다. 이를 보살이 얻는 자재한 힘이라고 한다.
010_0162_a_12L何名菩薩得自在力菩薩有自在力欲使三千大千世界種種珍寶遍滿其中卽如其意是名菩薩自在之力
보살이 얻는 다라니(陀羅尼)의 힘이란 무엇인가?
보살은 헤아릴 수 없고 가없는 모든 부처님께서 달리 설법하고 다른 문자로 설법하셔도 한 생각에 가지가지 음성을 모두 받아들여 사유하고 수행한다. 이를 보살의 다라니의 힘이라 한다.
010_0162_a_15L云何名菩薩得陁羅尼力菩薩若聞無量無邊諸佛說法異聞異字能於一念種種音聲悉皆受持思惟修行是名菩薩陁羅尼力
보살의 확고하여 동요하지 않는 힘이란 무엇인가?
어떤 중생도 보살의 마음을 흔들거나 무너뜨려 그 마음을 어지럽힐 수 없으니, 이를 보살의 확고하여 동요하지 않는 힘이라고 한다.
010_0162_a_19L云何名菩薩定持無戲動力一切衆生無能擾壞令其心亂是名菩薩定持不戲動力
보살의 두 가지 말을 하지 않는 힘이란 무엇인가?
보살은 마음으로 생각한 후에 말하므로 입으로 두 가지 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방편으로 이익을 주려고 하는 말만은 제외한다. 이를 보살의 두 가지 말을 하지 않는 힘이라고 한다. 미래에 성불하리라는 기별의 말씀은 끝내 착오가 없으니, 어떤 중생의 지혜도 보살을 뛰어넘는 자가 없다.
010_0162_a_21L何名菩薩所言無二力菩薩心思後口無二語惟除方便利益之說名菩薩言無二力若有記莂終不錯一切衆生所有智慧無能出過菩薩之者
010_0162_b_02L선남자야, 이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보살이 힘을 다 갖춘 것이라 한다.
010_0162_b_03L善男子具此十事是名菩薩得力具足
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지(智)를 다 갖췄다고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실체로서의 나[我]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지혜를 다 갖추는 것, 모든 법은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지혜를 다 갖추는 것, 모든 곳을 두루 아는 지혜를 다 갖추는 것, 선정과 경계의 처소를 잘 아는 지혜를 다 갖추는 것, 지지(智持)를 다 갖추는 것, 무등지(無等智)를 다 갖추는 것, 중생의 근(根)과 행(行)을 잘 아는 지혜를 다 갖추는 것, 무작지(無作智)를 다 갖추는 것, 모든 법상(法相)을 잘 아는 지혜가 충분히 갖추어져 있는 것, 세간을 벗어날 줄을 아는 지혜를 다 갖추는 것이다.
010_0162_b_04L善男子菩薩復有十法名具足智等爲十知人無我智具足知法無我智具足遍知諸方智具足善知禪定境界處所具足智持具足無等智具善知衆生根行智具足無作智具足善知一切法相智具足善知出世閒智具足
보살이 실체로서의 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5음(陰)은 단단하지 않아 견고함이 없고 허망하여 진실함이 없으며, 멸해 사라질 때 역시 그 허물어지는 것을 볼 수 없다고 관찰하는 것이다.
010_0162_b_11L云何名菩薩知人無我觀五陰不堅無牢固虛妄無眞實乃至滅謝亦不見有去
보살은 이렇게 생각한다.
‘이 5음에는 나[我]도 없고 중생(衆生)도 없으며 수명(壽命)도 없고 양육(養育)도 없고 남[人]도 없다. 그러나 범부나 어리석은 이들은 실제로 나라는 존재가 있다고 생각해 망령되이 참다운 나가 있다는 생각에 집착한다. 마치 도깨비나 귀신에게 붙들린 것처럼 중생의 잘못된 생각 역시 그러하여 혹은 음이 곧 나이고 내가 곧 이 음이라고 하고, 혹은 음이 곧 나의 것이고 나의 것이 이 음이라고 한다. 허망한 나에게 집착해 진실을 보지 못하고 생사 중에 유전하니, 마치 불을 돌려 바퀴모양이 되는 것처럼 허망해 실재가 없다.’
보살이 이렇게 여실하게 아는 것을, 보살이 실체로서의 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지혜를 갖춘 것이라 한다.
010_0162_b_13L菩薩作是念此五陰無衆生無壽命無養育無人凡夫愚人謂實有我故妄取我想猶如鬼魅妖異所著衆生妄計亦復如是陰卽是我我卽是陰或陰是我所所是陰著虛妄我不見眞實於生死中如旋火輪虛妄無實菩薩如實能是名菩薩知人無我具足
보살이 모든 법은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관찰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실상(實相)대로 아는 것이다. 생기는 것을 보고 멸하는 것을 보아 모든 물체가 마치 빌려 온 것처럼 단지 이름뿐이고, 거짓으로 시설해서 생긴 것이므로 실체가 없고 거짓으로 시설된 법이며, 또 아주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영원한 것도 아니고, 단지 연(緣)을 좇아 생기고 연을 좇아 없어질 뿐이라는 사실을 안다. 보살이 이와 같이 모든 법의 진실을 여실하게 알면, 이를 모든 법은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관찰하는 것을 갖췄다고 한다.
010_0162_b_20L云何名菩薩觀法無我知如實相見生見滅知一切物猶如假借但有名用假施設生無有實體假施設法亦不斷但從緣而生從緣而滅菩薩如實而知諸法眞實是名觀法無我具足
010_0162_c_02L보살이 모든 곳을 두루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모든 곳을 두루 안다는 것은 한 찰나 중에만 아는 것도 아니고, 한 찰나 중에만 알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이곳은 알면서 저곳은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능히 시방에 두루하여 무애지(無碍智)를 얻는 것이다. 이를 보살이 모든 곳을 두루 아는 것이라 한다.
010_0162_c_02L云何名菩薩一切處遍知一切處遍知者非一剎那中知非一剎那中不非此方知彼方不知而能普於十方得無㝵智是名菩薩一切處遍知
보살이 선정(禪定)과 경계(境界)의 처소를 잘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성문의 선정을 알고 벽지불의 선정을 알며 보살의 선정을 알고 모든 부처님의 선정을 알며, 이와 같이 모든 선정을 모두 다 깨달아 아는 것이다. 성문 2승은 단지 자신의 경계만 알 뿐 나머지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보살의 선정이란 자기의 경계를 알고 겸해 2승과 여래의 선정도 아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힘으로 인해 구경(究竟)의 선정의 모습도 모두 알 수 있다. 이를 보살이 선정과 경계의 처소를 잘 아는 것이라 한다.
010_0162_c_06L云何名菩薩善知禪定境界處所聲聞定知辟支佛定知菩薩定知諸佛定如是諸定皆悉了知聲聞二乘但知自分境界餘則不知菩薩定者知己境界兼知二乘及如來禪定竟定相以佛力故亦悉能知是名菩薩善知禪定境界處所
보살이 지지(智持)를 다 갖춘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성문이 지키는 것과 벽지불이 지키는 것과 보살이 지키는 것을 잘 아는데, 하물며 나머지 중생이 지키는 것을 어찌 알지 못하겠는가. 이를 보살이 지지를 다 갖추는 것이라 한다.
010_0162_c_13L云何名菩薩智持具足菩薩善知聲聞持辟支佛菩薩持況餘衆生而不能知是名菩薩智持具足
보살이 무등지(無等智)를 다 갖춘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외도나 2승이건 어떤 지혜로운 사람이건 간에, 오직 여래의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제외하고 보살의 지혜에 미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를 보살이 무등지를 다 갖추는 것이라 한다.
010_0162_c_16L云何名菩薩無等智具足一切外道二乘諸智無有能及菩薩智者惟除如來一切種智是名菩薩無等智具足
010_0163_a_02L보살이 중생의 근(根)과 행(行)을 잘 아는 지혜를 갖춘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깨끗하고 장애가 없는 지혜로 세계를 두루 관찰하여, 어떤 중생이 보리를 일으키고 어떤 중생이 보리를 일으키지 못하며, 어떤 중생이 보리를 만족하고 어떤 중생이 보리를 만족하지 못하며, 어떤 중생이 초지(初地)에 머물고 나아가 10지에 머물기까지 하며, 어떤 중생이 도량에 앉아 정각을 이뤄 법륜을 굴리고 나아가 반열반(般涅槃)에 들어가며, 어떤 중생이 성문승 열반에 들며, 어떤 중생이 벽지불승 열반에 들며, 어떤 중생이 선취(善趣)에 태어나며, 어떤 중생이 악취(惡趣)에 태어날 것인지 안다. 이를 보살이 중생의 근과 행을 잘 아는 지혜를 갖추는 것이라 한다.
010_0162_c_19L云何名菩薩善知衆生根行具足菩薩能以淨無礙智遍觀世界有衆生能生菩提有衆生不能生菩提有衆生滿足菩提有衆生不滿足菩提有衆生住於初地乃至住於十地有衆生坐於道場有成正覺有轉法輪乃至入般涅槃有聲聞乘涅槃有辟支佛乘涅槃有生善趣者有生惡趣者是名菩薩善知衆生根行具足
보살이 무작지(無作智)를 다 갖춘다는 것은 무엇인가?
가고 머물고 앉고 눕는 네 가지 위의에 있어서 생각생각마다 무엇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이 항상 성취하는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숨을 들이쉬고 내쉬거나 잠자거나 할 때 무엇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살도 이와 같은 마음으로 생각함이 없고 또 조작(造作)함이 없이 무애지(無碍智)로써 자연히 성취한다. 이를 보살이 무작지를 다 갖추는 것이라 한다.
010_0163_a_05L云何名菩薩無作智具足四威儀念念無作心恒成譬如有人於出入息乃至睡眠常無所作菩薩如是心無思惟亦非造而無㝵智自然成就是名菩薩無作智具足
보살이 모든 법상(法相)을 잘 아는 지혜를 다 갖춘다는 것은 무엇인가?
모든 법이 다 같아 한 모습이라는 것을 분명히 깨닫는 것이다.
무엇이 한 모습인가? 모두가 다 공(空)한 모습이고 환(幻)과 같은 모습이며 허망한 모습이다. 이를 보살이 모든 법상을 잘 아는 지혜를 다 갖추는 것이라 한다.
010_0163_a_10L云何名菩薩善知一切法相具足了達諸法皆同一相云何一皆盡空相如幻相虛妄相是名菩薩善知一切法相具足
보살이 세간을 뛰어넘는 지혜를 잘 아는 지혜를 다 갖춘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무루지(無漏智)를 아는 까닭에 모든 세상의 모든 지혜를 뛰어넘는다. 이를 보살이 세간을 뛰어넘는 지혜를 다 갖추는 것이라 한다.
010_0163_a_13L云何名菩薩善知出世閒智具足菩薩知無漏智出一切世閒諸智是名菩薩出世閒智具足
선남자야, 이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보살이 일체지를 만족한 것이라 한다.
010_0163_a_16L善男子具此十事是名菩薩得一切智滿足
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지삼매(地三昧)를 얻었다고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땅과 같이 광대무변한 것, 모든 중생이 의지하여 살아가는 것, 땅과 같이 모든 중생에게 다 길러 주는 은혜를 입혀 주면서도 끝내 은혜를 생각하지 않는 것, 땅과 같이 어떤 큰 비도 다 받아들이는 것, 모든 중생이 의지하여 사는 곳이 되어 주는 것, 선(善)한 종자와 그리고 모든 종자를 자라게 하는 것, 보배를 담은 큰 그릇과 같은 것, 온갖 좋은 약을 산출하는 것, 경동(傾動)시킬 수 없는 것, 놀라게도 할 수 없고 두려워하게도 할 수 없는 것이다.
010_0163_a_17L善男子菩薩復有十法名得地三昧何等爲十如地廣大無邊如地一切衆生依止存濟如地於一切衆生悉有育養之恩終不計如地普能容受諸大雲雨能爲一切衆生依止住處能生善種及一切如大寶器能出一切大藥不可傾動不驚不畏
010_0163_b_02L보살이 땅과 같이 광대무변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대지가 시방에 두루 펼쳐져 끝이 없고 헤아릴 수 없는 것처럼 보살 역시 그러하여 덕(德)과 지혜(智慧)와 장엄(莊嚴)과 원행(願行)이 끝이 없고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이를 보살이 땅과 같이 광대무변한 것이라 한다.
010_0163_a_24L云何名菩薩如地廣大無周帀十方無邊無量菩薩亦爾功德智慧莊嚴願行無邊無量是名菩薩如地廣大無邊
보살이 땅과 같이 모든 중생이 의지하여 살아가게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땅이 중생에게 각기 원하는 대로 뜻에 따라 풍성하게 베풀어 주어 두루 살아가게 하며 걸림이 없는 것처럼, 보살 역시 그러하여 계(戒)와 인욕(忍辱)과 정진(精進)과 선정(禪定)과 지혜와 그리고 여러 가지를 중생에게 모두 다 베풀어 주되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마음이 없다. 이를 보살이 땅과 같이 모든 중생이 의지하여 살아가게 하는 것이라 한다.
010_0163_b_04L云何名菩薩如地一切衆生依止存濟各從所欲稱意拯周濟無㝵菩薩亦爾施戒忍辱乃至衆具皆悉與之而心無限㝵是名菩薩如地一切衆生依止存濟
보살이 길러 준 은혜가 있으나 그 보답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마치 대지가 좋아하고 싫어함이 없어 보답하여도 즐거워하지 않고 보답이 없어도 역시 원망하지 않는 것과 같다. 이를 보살이 길러 준 은혜가 있으나 그 보답을 바라지 않는 것이라 한다.
010_0163_b_09L云何名菩薩有育養之恩而不望猶如大地等無好惡加報不欣亦不恨是名菩薩育養之恩而不望
보살이 땅처럼 널리 큰 법의 운우(雲雨)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무엇인가?
또한 대지가 하늘에서 비를 내리면 모두 다 받아들여 감당하지 못하는 일이 없는 것처럼, 보살마하살 역시 그러하여 일체 모든 부처님께서 크고 비밀스런 구름을 일으켜 널리 법의 비를 내리면 말씀하신 대로 모두 수지한다. 이를 보살이 땅과 같이 큰 법의 운우를 받아들이는 것이라 한다.
010_0163_b_12L云何名菩薩如地普能容受大法雲雨亦如大地天注雲雨普皆容無不堪持菩薩摩訶薩亦復如是一切諸佛興大密雲普注法雨如其所說悉能受持是名菩薩如地普能容受大法雲雨
보살이 모든 중생이 의지하여 사는 곳이 되어 준다는 것은 무엇인가?
대지의 돌과 나무와 숲과 또 모든 중생이 가고 머물고 앉고 눕는 것이 모두 땅에 의지하는 것과 같다. 보살 역시 그러하여 모든 중생이 수행해 좋은 세계에 태어나고 2승의 법을 잘 배우며 이로써 열반에 이르는 것 등이 모두 다 보살로 인해 있는 것이다. 이를 보살이 모든 중생에게 의지하여 사는 곳이 되어 주는 것이라 한다.
010_0163_b_17L云何名菩薩能爲一切衆生依止住處又如大地一切衆生行臥皆依於地薩亦爾一切衆生修行善趣二乘學法及以涅槃一切皆因菩薩而有名菩薩能爲一切衆生依止住處
010_0163_c_02L보살은 선(善)한 종자가 의지하는 곳이란 무엇인가?
비유하면 마치 대지의 모든 종자가 땅을 의지해 자라나는 것과 같이, 보살 역시 그러하여 모든 선업과 하늘과 사람으로 태어날 종자가 모두 보살을 의지해 자라난다. 이를 보살이 선한 종자가 의지하는 곳이라고 한다.
010_0163_b_22L何名菩薩善種子之所依處譬如大地一切種子依地而生菩薩亦爾一切善業天人種子皆依菩薩而生是名菩薩善種子之所依處
보살이 보배를 담은 큰 그릇과 같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마치 대지가 많은 보배들을 산출해 이 모든 보물이 다 땅에서 나오는 것처럼, 보살마하살 역시 그러하여 공덕의 훌륭한 보배와 모든 즐거운 과보가 모두 보살에게서 나온다. 이를 보살이 보배를 담은 큰 그릇과 같은 것이라 한다.
010_0163_c_03L云何名菩薩如大寶器譬如大地能出衆寶是諸寶物皆出於地菩薩摩訶薩亦復如功德善寶一切樂果悉出菩薩名菩薩如大寶器
보살이 모든 좋은 약을 산출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마치 대지가 많은 묘약을 내놓아 온갖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것처럼, 보살마하살 역시 그러하여 능히 일체 모든 묘법의 약을 내놓아 능히 일체 모든 번뇌의 병을 고친다. 이를 보살이 모든 대법의 약을 산출하는 그릇과 같은 것이라 한다.
010_0163_c_07L云何名菩薩能出一切大藥譬如大地出衆妙藥能治種種諸病菩薩摩訶薩亦復如是出一切諸妙法藥能除一切諸煩惱是名菩薩能出一切大法藥器
보살은 경동(傾動)시킬 수 없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마치 대지를 바람이 움직일 수 없고 파리나 파리매나 벼룩이나 전갈이 허물어뜨릴 수 없는 것처럼, 보살마하살 역시 그러하여 일체 안팎의 모든 연(緣)이 압박하고 괴롭혀도 요동시킬 수 없다. 이를 보살은 경동시킬 수 없는 것이라 한다.
010_0163_c_11L何名菩薩不可傾動譬如大地風不能動蝎不能%(虛*(豫-象))損菩薩摩訶薩亦復如是一切內外諸緣逼惱不能擾動是名菩薩不可傾動
보살은 놀라게도 할 수 없고 두려워하게도 할 수 없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마치 대지는 사자나 호랑이나 용이나 코끼리나 천둥이나 번개가 포효하여도 놀라고 두려워하게 할 수 없는 것처럼, 보살마하살 역시 그러하여 96종의 어떤 외도도 동요시킬 수 없다. 이를 보살은 놀라게도 할 수 없고 두려워하게도 할 수 없는 것이라 한다.
010_0163_c_15L云何名菩薩不驚不畏譬如大地師子雷電哮吼不能驚畏菩薩摩訶薩亦復如是一切外道九十六種所不能動是名菩薩不驚不畏
선남자야, 이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보살이 지삼매(地三昧)를 얻은 것이라 한다.
010_0163_c_19L善男子具此十事是名菩薩得地三昧
010_0164_a_02L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큰물[大水]과 같다고 비유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물과 같이 흘러들어 적시면서 아래로 흐르는 것, 능히 중생의 선한 싹의 종자를 자라게 하는 것, 환희하여 믿고 공경하는 것, 모든 번뇌의 뿌리와 싹에 스며들어 문드러지게 하는 것, 물처럼 청정해 탁하지 않은 것, 뜨겁게 불타는 온갖 고통을 없애는 것, 욕심내어 집착하는 마음의 갈증을 없애 주는 것, 깊고 넓어 건널 수 없는 것, 물과 같이 흘러들어 높고 낮은 곳을 다 채우는 것, 능히 모든 번뇌의 티끌을 다 없애는 것이다.
010_0163_c_20L善男子菩薩復有十法譬如大水等爲十如水流注漑潤赴下能生衆生善芽種子欣樂敬信浸爛一切煩惱根芽如水淸淨不濁除滅一切熾熱之患能除貪欲愛心之渴深廣難如水澆漑高下皆滿能除一切諸結塵垢
보살이 물같이 아래로 흘러들어 적신다는 것은 무엇인가?
초목을 자라게 해 각기 무성하게 하듯이 보살 역시 그러하여 모든 공덕이 물과 같이 아래로 흘러들어 작은 선(善)도 적셔 주어 크게 자라게 한다. 이를 보살이 물과 같이 아래로 흘러들어 적시는 것이라 한다.
010_0164_a_04L云何名菩薩如水流注漑潤赴下生長草木而各滋茂菩薩亦復如是以諸功德如水漑下流潤微善亦令增長是名菩薩如水流注漑潤赴下
보살이 중생의 선한 싹의 씨앗을 자라게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물이 초목과 숲을 적시어 모두 자라게 하는 것처럼 보살도 선정(禪定)의 물로써 각의(覺意)를 적셔 정직도(正直道)의 가지를 자라게 하고, 점점 더 크게 자라 일체지(一切智)의 나무가 되게 한다. 이를 보살이 중생의 선한 싹의 씨앗을 자라게 하는 것이라 한다. 여러 종류 모든 불법의 열매로써 중생에게 이익을 주듯이, 보살마하살 역시 그러하여 청정한 법을 흘러들게 하여 적시고 자라게 한다. 이를 보살이 선한 싹의 씨앗을 자라게 하는 것이라 한다.
010_0164_a_08L云何名菩薩能生衆生善芽種如水能潤草木叢林悉得生長薩以禪定水澆潤覺意正直道支令得增長漸漸長養成一切智樹是名菩薩能生善牙種子以若干種諸佛法果利益衆生菩薩摩訶薩亦復如以淸淨法增長流潤是名菩薩能生善牙種子
보살이 환희하여 믿고 공경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물이 스스로 적실 뿐 아니라 또한 다른 것도 적실 수 있는 것처럼, 보살 역시 그러하여 자신만 공경하고 환희하여 믿을 뿐 아니라 또한 다른 사람도 공경하고 환희하여 믿게 한다. 이를 보살이 환희하여 믿고 공경하는 것이라 한다.
010_0164_a_15L云何名菩薩欣樂敬信如水自濕亦能濕彼菩薩亦復如是身自恭敬信樂亦能令他恭敬信樂是名菩薩恭敬信樂
보살이 모든 번뇌의 뿌리와 싹에 스며들어 문드러지게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마치 큰물이 초목의 뿌리에 스며들어 문드러져 없어지게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살마하살 역시 그러하여 선정의 물로 번뇌의 뿌리에 스며들어 모두 문드러져 없어지게 하고, 나아가 번뇌와 습기의 때를 모두 다 남김없이 없앤다. 이를 보살이 모든 번뇌의 뿌리와 싹에 스며들어 문드러지게 하는 것이라 한다.
010_0164_a_18L云何名菩薩浸爛一切煩惱根牙譬如大水能浸草木根牙令使爛壞菩薩摩訶薩亦復如是修禪定水浸煩惱根牙令悉爛乃至結使習氣垢穢悉皆無餘名菩薩浸爛一切煩惱根芽
010_0164_b_02L보살이 물처럼 청정해 탁하지 않다는 것은 무엇인가?
물의 체성이 항상 탁하지 않은 것처럼 보살마하살 역시 그러하여 체성이 탁하지 않다. 왜 보살의 체성은 탁하지 않은가? 번뇌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모두 다 남김없이 끊어 모든 근(根)을 잘 보호하므로 청정하기가 물과 같다. 이를 보살이 물처럼 청정해 탁하지 않은 것이라 한다.
010_0164_a_23L云何名菩薩如水淸淨不濁水之體性常恒不濁菩薩摩訶薩亦復如是體性不云何菩薩體性不濁結使貪欲愚癡悉斷無餘善護諸根淸淨如是名菩薩如水淸淨不濁
보살이 뜨겁게 불타는 온갖 고통을 없앤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마치 여름에 물로 목욕하면 몸이 시원한 것처럼, 보살 역시 그러하여 능히 법의 물로써 번뇌의 뜨거움을 없앤다. 이를 보살이 뜨겁게 불타는 온갖 고통을 없애는 것이라 한다.
010_0164_b_05L云何名菩薩除滅一切熾熱之患譬如夏月以水洗浴身則淸涼菩薩亦復如是能以法水除煩惱熱是名菩薩除滅一切熾熱之患
보살이 욕심내어 집착하는 마음의 갈증을 없애 준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모든 샘물이 사람의 갈증을 없애 주는 것처럼, 보살마하살 또한 그러하여 법의 물로써 중생의 오욕의 갈증을 모두 없애 준다. 이를 보살이 욕심내어 집착하는 마음의 갈등을 없애 주는 것이라 한다.
010_0164_b_09L云何名菩薩能除貪欲愛心之渴譬諸泉水能除人渴薩摩訶薩亦復如是能以法水悉除衆生五欲之渴是名菩薩能除貪欲愛心之渴
보살은 깊고 넓어 건널 수 없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마귀도 어떤 외도도 선정지(禪定智)의 물을 건널 자가 없으니, 이를 보살이 깊고 넓어 건널 수 없는 것이라 한다.
010_0164_b_13L云何名菩薩深廣難渡定智水一切衆魔及諸外道無能度者是名菩薩深廣難度
보살이 물과 같이 흘러들어 높고 낮은 곳을 다 채운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 또한 그러하여 선한 중생이나 악한 중생이나 모두 법의 물로 적셔 고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니, 이를 보살이 물과 같이 흘러들어 높고 낮은 곳을 다 채우는 것이라 한다.
010_0164_b_15L云何名菩薩如水澆漑高下皆滿菩薩亦復如是善惡衆生以法水普潤令不苦惱名菩薩如水澆漑高下皆滿
보살이 모든 번뇌의 티끌을 다 없앤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선정의 물로 6진(塵)을 적셔 씻었으므로 모든 근(根)이 청정해 빛깔과 소리에 물들지 않는다. 이를 보살이 모든 번뇌의 티끌을 다 없앤 것이라 한다.
010_0164_b_18L云何名菩薩能除一切諸結塵垢菩薩以禪定水淹灑六塵諸根淸淨聲不染是名菩薩能除一切諸結塵垢
선남자야, 이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큰물에 비유되는 보살이라 한다.
010_0164_b_21L善男具此十事是名菩薩譬如大水
010_0164_c_02L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큰불과 같다고 비유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모든 결사(結使)의 섶을 태우는 것, 모든 불법을 성숙시키는 것, 번뇌의 진흙탕을 말리는 것, 횃불이 모인 것 같은 것, 불처럼 밝게 비추는 것, 놀라고 두려워하게 하는 것, 편안하게 하는 것, 이익이 있으면 여럿이 함께 나누어 갖는 것, 사람들의 공양을 받는 것, 사람들이 감히 가벼이 여기지 못하는 것이다.
010_0164_b_22L善男子菩薩復有十法譬如大火等爲十能燒一切結使之薪能成熟一切佛法能乾煩惱淤埿如炬火聚如火照明能令驚怖能令安慰若有利養與衆共之爲人供養人不敢輕
보살이 모든 결사(結使)의 섶을 태운다는 것은 무엇인가?
불이 초목과 모든 숲을 태울 수 있는 것처럼 보살 역시 그러하여 지혜의 불로써 번뇌결사(煩惱結使)의 숲을 태운다. 이를 보살이 모든 결사의 섶을 태우는 것이라 한다.
010_0164_c_04L云何名菩薩能燒一切結使之薪火能燒草木及諸叢林菩薩亦爾智慧火能燒煩惱結使叢林是名菩薩能燒一切結使之薪
보살이 불과 같이 만물을 성숙시킨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 또한 그러하여 지혜의 불로써 모든 불법을 성숙시켜 견고해 무너지지 않게 한다. 이를 보살이 모든 불법을 성숙시키는 것이라 한다.
010_0164_c_08L云何名菩薩如火能成熟一切諸物菩薩亦復如是智慧火悉能成熟一切佛法堅固不是名菩薩成熟一切佛法
보살이 번뇌의 진흙탕을 말린다는 것은 무엇인가?
불이 습기 있는 물체를 말리는 것처럼, 보살 역시 그러하여 지혜의 불로 유루(有漏)의 진흙탕을 말린다. 이를 보살이 번뇌의 진흙탕을 말리는 것이라 한다.
010_0164_c_11L云何名菩薩能乾煩惱淤泥如火能乾濕物菩薩亦爾能以智火乾有漏淤泥名菩薩能乾煩惱淤埿
보살이 횃불이 모인 것 같다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이 추위에 떨다가 불을 얻으면 추위가 없어진다. 보살 또한 그러하여 모든 중생이 번뇌의 추운 고통에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 보살이 지혜의 불로써 모두 따뜻하게 할 수 있다. 이를 보살은 횃불이 모인 것 같다고 한다.
010_0164_c_14L云何名菩薩如炬火聚若人爲寒所逼得火則除薩亦復如是見諸衆生爲於煩惱寒苦所逼菩薩以智慧火能令悉暖名菩薩如炬火聚
보살이 불처럼 밝게 비춘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설산(雪山) 꼭대기에 커다란 횃불을 피워 주위 백 리나 2백 리를 모두 밝게 비추는 것처럼, 보살마하살 역시 그러하여 무명산(無明山) 꼭대기에 지혜의 불무더기를 피워 백천 세계를 다 밝게 비춘다. 이를 보살이 불처럼 밝게 비추는 것이라 한다.
010_0164_c_18L云何名菩薩如火照明譬如有人在雪山頂然大炬火周帀百里及二百里皆悉照明菩薩摩訶薩亦復如是於無明山頂然智慧火聚於百千世界皆得照明是名菩薩如火照明
010_0165_a_02L보살이 놀라고 두려워하게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노루와 사슴과 호랑이와 표범이 불을 보면 놀라고 두려워하며 모두 다 멀리 도망가는 것처럼, 하늘이나 악마나 악마의 권속들이 보살의 지혜의 불을 보면 그 위덕에 모두 멀리 달아난다. 이를 보살이 놀라고 두려워하게 하는 것이라 한다.
010_0164_c_23L云何名菩薩能令驚譬如獐鹿豹見火驚恐皆悉遠若天若魔及魔眷屬見菩薩智火威德皆悉遠走是名菩薩能令驚怪
보살이 안심시킨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깜깜한 광야에서 길을 잃었을 때 횃불을 보고 곧 그곳으로 가면 마을이나 방목하는 사람이 사는 곳을 만나게 되고, 그곳에 도착하고 나면 공포가 모두 없어져 안심하게 되는 것과 같다. 보살마하살 또한 그러하여 중생은 깜깜한 생사의 광야에서 길을 잃었을 때 멀리서 보살의 횃불을 보고 그곳으로 가며, 도착하고 나면 번뇌와 두려움이 모두 없어지게 된다. 이를 보살이 안심시키는 것이라 한다.
010_0165_a_03L云何名菩薩能令安慰譬如有人在曠野黑闇中迷失方所遙見火聚便往趣之或値聚落放牧人處得到彼恐怖悉除心得安慰菩薩摩訶薩亦復如是衆生於生死曠野黑闇之中迷失方所遙見菩薩火聚而往趣到已煩惱怖畏悉得消除是名菩薩能令安慰
보살이 이익을 여럿이 함께 나눈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불이 왕이건 왕에 버금가는 자건 전다라의 남자나 여자건 모두를 따뜻하게 하는 것과 같다. 보살마하살 역시 그러하여 왕이건 왕에 버금가는 자건 전다라의 남자 여자건 간에 지혜의 불로 번뇌를 태워 모든 중생을 영원히 따뜻하게 한다. 이를 보살이 이익을 여럿이 함께 나누는 것이라 한다.
010_0165_a_11L云何名菩薩利養與衆共有譬如大火能令王若王等旃陁女等悉得火熅菩薩摩訶薩亦復如是與一切衆生若王等若旃陁羅女等以智慧火消煩惱冰令得熅是名菩薩利養與衆共有
보살이 사람들의 공양을 받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찰리건 바라문이건 도시나 시골 사람들이건 다들 큰불[大火]에 공양하는 것처럼, 보살마하살 역시 그러하여 하늘이건 사람이건 아수라건 악마의 권속들이건 모두 다 공경하고 공양하기를 세존의 모습과 같이 한다. 이를 보살이 사람들의 공양을 받는 것이라 한다.
010_0165_a_16L何名菩薩爲人供養譬如大火剎利婆羅門城邑聚落悉皆供養菩薩摩訶薩亦復如是爲天阿修羅及魔眷屬悉皆恭敬供養如世尊像是名菩薩爲人供養
010_0165_b_02L사람들이 감히 보살을 가벼이 여기지 못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작은 불씨 하나를 얻으면 그것으로도 능히 태울 수 있으므로 감히 가벼이 여기는 마음을 가질 수 없는 것과 같다. 보살마하살 역시 그러하여 처음 한 생각의 선한 마음을 일으켜 아직 큰 힘이 없을지라도, 하늘이나 사람이나 아수라나 악마의 권속들이 감히 가벼이 여기는 자가 없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오래지 않아 도량에 앉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사람들이 감히 보살을 가벼이 여기지 못하는 것이라 한다.
010_0165_a_21L云何名菩薩人不敢輕譬如有人得一少火以能燒故心不敢輕菩薩摩訶薩亦復如是初發一念之善未有大力阿修羅及魔眷屬無能敢輕者何以故是人不久當坐道場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名菩薩人不敢輕
선남자야, 이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큰불에 비유되는 보살이라 한다.
010_0165_b_04L善男子具此十是名菩薩譬如大火
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허공(虛空)과 같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크고 넓어 걸림이 없는 것, 적멸하여 모양이 없는 것, 끝없는 공지(空智), 끝없는 공혜(空慧), 광대하기가 법계와 같은 것, 모든 법을 아는 것, 모습이 허공과 같은 것, 모든 법에 머물지 않는 것, 모든 형상을 뛰어넘는 것, 생각으로 헤아릴 수 있는 모든 수량을 뛰어넘는 것이다.
선남자야, 이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허공과 같은 보살이라 한다.
010_0165_b_05L善男子菩薩復有十法猶如虛空等爲十廣大無礙寂滅無相無邊空無邊空慧廣大如法界知一切法如虛空一切法不住出過一切形相出過一切思議量數善男子具此十事是名菩薩猶如虛空
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마음이 허공과 같다고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마음으로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마음에 좋지 않고 즐겁지 않은 것에도 역시 성내지 않는 것, 모습이나 소리나 향기나 맛이나 촉각에 집착하거나 성내지 않고 나아가 모든 법에 이르기까지 역시 집착하거나 성내지 않는 것, 이익과 손해, 좋은 평판과 나쁜 평판, 칭찬과 비난, 고통과 즐거움,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에도 역시 집착하거나 성내지 않는 것이다.
선남자야, 이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마음이 허공과 같은 보살이라 한다.
010_0165_b_11L善男子菩薩復有十法心如虛空等爲十若心所喜樂亦不著心不喜樂亦不瞋於色觸亦不著乃至於一切法亦不著不瞋於利毀譽稱譏苦樂於此四法亦不著不瞋善男子具此十事是名菩薩心如虛空
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보름달과 같다고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모든 중생에게 청량한 즐거움을 얻게 하는 것, 보는 이를 즐겁게 하는 것, 선법을 나날이 늘어나게 하는 것, 악법을 나날이 줄어들게 하는 것, 달처럼 가득 차는 것, 체상(體相)이 매우 묘하고 체성(體性)이 청정한 것, 무상승(無上乘)을 얻는 것, 항상 스스로 장엄하는 것, 법을 얻어 즐거워하는 것, 제일승(第一乘)을 타고 큰 신통력을 지녀 위덕이 자재한 것이다.
010_0165_b_18L善男子菩薩復有十法猶如滿月何等爲十能使一切衆生得淸涼樂見者愛樂能使善法日日漸增能令惡法日日損減如月盛滿體相勝妙體性淸淨得無上乘常自莊嚴得法喜樂乘第一乘有大神通威德自在
010_0165_c_02L보살이 모든 중생에게 청량한 즐거움을 얻게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월천자(月天子)가 처음 뜰 때 모든 중생에게 청정한 쾌락을 주므로 중생이 보고 매우 즐거워하며 피로하고 싫증나는 마음이 없는 것과 같다. 보살의 달 역시 그러하여 그 번뇌의 무더운 열기를 제거하고 중생에게 시원한 즐거움을 얻게 하며 환희하고 좋아하게 한다. 이를 보살이 모든 중생에게 청량한 즐거움을 얻게 하는 것이라 한다.
010_0165_b_24L云何名菩薩能與一切衆生作淸涼樂如月天子初出之時悉與衆生淸淨快樂而衆樂觀心無疲厭薩之月亦復如是除其煩惱鬱蒸之皆令衆生得淸涼樂歡喜愛樂名菩薩能與一切衆生作淸涼樂
보살이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달이 처음 뜰 때 중생이 보고 기뻐하며 유쾌하고 즐거워하는 것과 같다. 보살의 달 역시 그러하여 처음 뜰 때 중생이 보고 기뻐하며 유쾌하고 즐거워하지 않는 이가 없으며, 맑고 푸른 물처럼 모든 근(根)이 고요해지고 모든 위의를 다 갖추게 한다. 이를 보살이 보는 이를 즐겁게 하는 것이라 한다.
010_0165_c_06L何名菩薩見者愛樂如月初出衆生喜見利喜快樂菩薩之月亦復如是出之時衆生喜見無不悅樂諸根寂如水澄淸威儀具足是名菩薩見者愛樂
보살이 선법(善法)을 나날이 늘어나게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달이 초하루부터 시작해 나날이 둥글어지듯이, 보살의 달 역시 그러하여 처음 발심하였을 때부터 점점 늘어나 보리에 이르게 되고 도수(道樹) 아래 앉아 공덕을 만족한다. 이를 보살이 선법을 나날이 늘어나게 하는 것이라 한다.
010_0165_c_11L云何名菩薩能使善法日日增長如月初出日日圓滿菩薩之月亦復如是從初發心漸漸增長乃至菩提坐道樹下功德滿足是名菩薩能使善法日日增長
보살이 악법(惡法)을 나날이 줄어들게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그믐달이 둥글게 꽉 찼다가 다시 광명이 점차 줄어들어 달이 다 이지러지면 빛이 모두 없어져 숨어 나타나지 않는 것과 같다. 보살도 모든 갖가지 악을 차례로 점차 없애며 보리에 이르게 되면 모두 다 남김없이 제거한다. 이를 보살이 악법을 나날이 줄어들게 하는 것이라 한다.
010_0165_c_15L云何名菩薩能令惡法日日損減譬如黑月圓滿光明以漸損減至月盡時光明悉滅蔽不現菩薩一切衆惡次第漸滅至菩提悉皆除盡是名菩薩能令惡法日日損減
보살이 달과 같이 가득 찬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달이 초하루부터 차오르기 시작해 가득 차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우러러보며 찰리건 바라문이건 도시나 시골의 남녀건 모두 칭찬하지 않은 이가 없다. 보살의 달도 그러하여 항상 하늘과 사람과 모든 중생이 모두 다 칭찬한다. 이를 보살이 달과 같이 가득 찬 것이라 한다.
010_0165_c_20L云何名菩薩如月盛滿如從月初至盛滿時衆所瞻仰剎利婆羅門城邑聚落一切男女無不稱菩薩之月亦復如是常爲天切衆生皆悉稱讚是名菩薩如月盛滿
010_0166_a_02L보살의 체상(體相)이 청정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월천자의 신상(身相)이 청정한 것은 곧 본업(本業)의 과보인 것처럼, 보살마하살 역시 그러하여 때가 없이 청정해 홀연히 생겨나니, 부모의 정기(精氣)로부터 태어나지 않고 법에서 태어난다. 이를 보살의 체상이 청정한 것이라 한다.
010_0166_a_02L云何名菩薩體相淸淨如月天子身相淸淨是本業果報菩薩摩訶薩亦復如是無垢淸淨從化而生不由父母精氣而生從法而生是名菩薩體相淸淨
보살이 무상승(無上乘)을 얻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월천자가 깨끗한 수레를 타고 사천하를 비추는 것처럼, 보살마하살 역시 그러하여 대승을 타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백천만억 세계의 중생을 모두 다 밝게 비춘다. 이를 보살이 무상승을 얻은 것이라 한다.
010_0166_a_06L云何名菩薩得無上乘月天子乘於淨乘照四天下菩薩摩訶薩亦復如是乘於大乘能使無量百千萬億世界衆生悉皆照明是名菩薩得無上乘
보살이 항상 스스로 장엄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월천자가 화만(花鬘)으로 장식하고 나타나듯이 보살마하살 역시 그러하여 항상 공덕의 구슬로 스스로를 장엄한다. 이를 보살이 항상 스스로 장엄하는 것이라 한다.
010_0166_a_10L云何名菩薩常自莊如月天子花鬘顯現菩薩摩訶薩亦復如是常以功德瓔珞而自莊嚴是名菩薩常自莊嚴
보살이 법을 얻어 기뻐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월천자가 오욕을 유희(遊戱)하면서 마음으로 항상 즐겨 집착하듯이, 보살 또한 그러하여 모든 법을 유희하면서 마음으로 항상 기뻐하되 오욕에 물들지는 않는다. 이를 보살이 법을 얻어 기뻐하는 것이라 한다.
010_0166_a_13L云何名菩薩得法喜樂如月天子遊戲五欲心常樂菩薩亦復如是遊戲諸法心常喜不染五欲是名菩薩得法喜樂
보살은 큰 신통이 있어 위덕이 자재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월천자가 큰 위덕이 있듯이, 보살 또한 그러하여 모든 공덕을 갖추고 지혜가 자재하며 신통력으로 변화하는 것이 뜻에 따라 거침이 없다. 이를 보살이 가진 큰 신통이라 한다.
선남자야, 이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월천자와 같은 보살이라 한다.”
010_0166_a_16L何名菩薩有大神通威德自在如月天子有大威德菩薩亦復如是具諸功德自在智慧神通變化隨意無㝵是名菩薩有大神通善男子具此十事是名菩薩如月天子
寶雲經卷第二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