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0_0197_a_01L불설아유월치차경(佛說阿惟越致遮經) 상권
010_0197_a_01L佛說阿惟越致遮經卷上

서진(西晉) 월지(月氏) 축법호(竺法護) 한역
김두재 번역
010_0197_a_02L西晉月氏三藏竺法護譯

1. 불퇴전법륜품(不退轉法輪品)
010_0197_a_03L不退轉法輪品第一

이와 같이 들었다.
010_0197_a_04L聞如是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사위성(舍衛城)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유행하셨는데, 큰 비구 대중 일천이백오십 명과 함께 하셨다.
그때 세존께서 늦은 밤에 이구광(離坵光)이라고 하는 삼매정수(三昧正受)를 일으키셨고, 문수사리(文殊師利) 동자보살도 보명삼매(普明三昧)를 일으켰고 미륵보살(彌勒菩薩) 도중대사(導衆大士)는 보현삼매(普顯三昧)를 일으켰다.
010_0197_a_05L一時佛遊舍衛祇樹給孤獨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時世尊於後夜起三昧正受號離垢文殊師利童子菩薩亦以普明三彌勒菩薩導衆大士普顯三昧
그때 현자 사리불(舍利弗)이 늦은 밤에 잠에서 깨어나 자신의 방에서 나와 마음을 내어 문수사리를 찾아가 뵈려고 하였다. 그의 방에 들어가려고 방문 앞에 이르렀을 즈음에 문득 부처님의 신실(神室)을 보고 그 앞에 이르니, 거기에는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연꽃이 부처님께서 계신 방을 둘러싸고 있었고, 또 멀리서 큰 음악 소리와 약간의 음향이 섞여 들려왔다.
그 큰 연꽃에서는 저절로 광채가 뻗쳐 기수급고독 동산을 두루 비추었고 사위국도 두루 비추어 그 빛이 나타나지 않는 곳이 없었으며, 삼천대천 부처님의 경계에까지 찬란하게 빛났다.
010_0197_a_09L是賢者舍利弗後夜寤起自出其室發心往詣文殊師利欲入其室未入之頃見佛神室則前進矣睹十萬蓮華不可稱計圍繞佛屋又復遙聞大音樂聲若干種響其大蓮華自然衍遍照祇樹悉周舍衛靡不見焉千大千佛之境界光耀巍巍
010_0197_b_02L그때 사리불은 우뚝 선 채 더 이상 가지 못하여 문수사리를 뵙지 못했는데,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그 방에 처하여 문수사리의 앞에 머물면서 그가 가부좌(跏趺坐)를 하고 담담하게 선정에 들어있는 것을 보았다. 그때 사리불은 곧 손가락을 튕겨 보았지만 문수사리를 깨어나기 할 수 없었고, 이어서 큰 소리도 내어 보았지만 역시 일어나게 할 수 없었다.
또 일심(一心)으로 문수사리가 이와 같은 큰 신통 변화를 나타내는 것을 보았고 제 자신은 큰 바다 위에 있는 것을 관하고는 크게 놀라서 뛰쳐나오려고 하였지만 문수사리가 삼매에 들어 있는 그 방에서 도저히 물러나올 수가 없었고, 신통력으로써 허공에 솟아올라 보려고도 하였으나 또한 그렇게 할 수도 없었다.
이렇듯 신통력을 다 동원해 보았지만 벗어날 수 없었으며, 게다가 자기 자신이 문수사리와 함께 그 방에 머문 채로 저절로 동쪽으로 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때 사리불은 문수사리 앞에서 가부좌를 하고 앉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010_0197_a_16L時舍利弗卽立不行抑而不候文殊師利自覺耳處于其室住文殊師利前加趺坐淡然而定時舍利弗卽爲彈指永不寤矣聲發洪音亦不興也一心觀文殊師利現大變化感動如自察其身在於大海愕然欲出文殊師利三昧之室了不能退將以神足起踊於空亦復礙矣盡現神力不得遊騰又見己身與文殊師利及其室宇自然東行時舍利弗立文殊師利前結加趺坐視之無厭
그때 동쪽으로 항하강 모래알처럼 수많은 부처님의 세계를 지나왔는데, 이곳 세계의 이름은 불퇴전음(不退轉音)이었고 부처님의 칭호는 최선광명연화개부(最選光明蓮花開剖)였다.
현자(賢者) 사리불이 문수사리를 따라서 저 거룩하신 부처님을 뵈니 온갖 털구멍마다 모두 연꽃이 나왔고, 또 그 연꽃은 각각 둘레가 사십만 리나 되었는데 모두 삼천대천의 부처님 국토를 비추고 있었다.
저 모든 연꽃들마다 십만 수효의 절묘한 보배로 줄기가 만들어졌고, 또한 금강(金剛)ㆍ자마(紫磨)ㆍ황금(黃金)으로 만들어진 사자좌(師子座) 위에는 모든 보살들이 앉아 있었다.
010_0197_b_06L爾時東方度是佛土恒沙等剎其世界名不退轉音佛號最選光明蓮華開剖賢者舍利弗從文殊師利見彼聖尊一切毛孔悉出蓮華又其蓮華各周四十萬里皆照三千大千佛土彼諸蓮華有十萬數妙寶爲莖及以金剛紫磨黃金師子之座一切菩薩皆坐其上
그들은 위없는 정진(正眞)의 도에서 물러남이 없고 총지(摠持:陀羅尼)로써 다섯 가지 신통을 증득하여 스스로 즐기고 또한 법인(法忍)을 성취하였으며 32상(相)으로 그들의 몸을 장엄하고 있었다.
010_0197_b_13L無上正眞之道不退轉以得摠持五通自樂成就法忍三十二相莊嚴其
최선광명연화개부(最選光明蓮花開部)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의 배꼽1)에서 연꽃이 나왔는데 티없이 깨끗하였고 그 빛깔도 백천 가지로서 그 수효를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었으며, 푸른 유리(琉璃)의 줄기가 아름답고 미묘하게 서로 얽혔는데, 그 위에다 가장 좋은 전단(栴檀)과 진귀한 보배로 자리를 깔았고 특수하고도 기이한 구슬방울이 사방에 드리워져 있었다.
이 자리만이 홀로 공중에 떠 있었는데 문수사리(文殊師利)가 그 위에 앉자 그 연꽃으로 된 사자좌(師子座)와 함께 공중으로 솟아오르더니 마침내 삼십삼천에 이르렀다.
잠시 후에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 숙여 예를 올리고 부처님 주위를 세 바퀴 돌고 나서 연꽃 위로 되돌아가 앉았으며, 그 세존 앞에서 합장하고 스스로 귀의하였다.
010_0197_b_16L最選光明蓮華開剖如來至眞正覺齊生蓮華淸淨無瑕其色百千不可稱數靑琉璃莖姝妙交絡上好栴檀珍寶爲座殊異珠鈴垂布四面彼座獨空文殊師利卽處於上與其蓮華師子之座踊變上至三十三天尋還詣佛稽首作禮繞佛三帀還坐蓮華彼世尊前叉手自歸
그때에 최선광명연화개부 여래ㆍ등정각께서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디에서 이 땅으로 왔느냐?”
010_0197_b_23L於是最選光明蓮華開剖如來等正覺問文殊師利仁者何來枉至此土
010_0197_c_02L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예, 세존이시여. 저는 인계(忍界:娑婆) 세계(世界)에서 왔습니다.”
010_0197_c_02L文殊師利答曰唯然世尊從忍界來
이때에 그 부처님을 시봉하는 유음(柔音)과 연향(軟響)이라는 보살이 있었다.
이들은 이미 으뜸가는 정진(正眞)의 도에 뜻을 두고 있었으며 불퇴전(不退轉)의 경지에 머무르고 있었다. 두 보살은 연꽃 위에서 의복을 고쳐 입고 무릎을 꿇어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인토(忍土:娑婆世界)는 여기서부터 얼마나 멉니까?”
010_0197_c_03L爾時彼佛侍者——號柔音軟響菩薩大士志于無上正眞之道逮不退轉——則蓮華上更整衣服長跪叉手問彼佛曰其斯忍離是幾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기서부터 서쪽으로 항하의 모래수만큼 많은 국토를 지나면 거기에 인세계가 있는데 지금 여기 있는 이 문수사리는 그곳에서 왔느니라.”
010_0197_c_07L其佛告曰西方去此恒沙等剎有忍世界是文殊師利從彼土來
유음과 연향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 인세계에 계시는 부처님의 명호는 무엇이며, 지금도 그곳에 계신지 알고 싶습니다.”
010_0197_c_09L柔音軟響菩薩又問佛言其忍世界佛號云何今現在乎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 부처님의 명호는 능인(能人)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신데 지금 그곳에서 법을 강설하고 계시느니라.”
010_0197_c_10L世尊告言字曰能仁如來至眞等正覺現在講
또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 부처님께서는 어떤 법을 드러내어 말씀하십니까?”
又問佛言其佛大聖云何現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3도(道:三乘)의 교리를 열어 보이시느니라.”
010_0197_c_12L開三道教
시자(侍者)가 또 아뢰었다.
“어떤 것을 3도의 교리라고 합니까?”
侍者又問何謂爲三
“성문(聲聞)과 연각(緣覺), 그리고 큰 부처님의 도가 3도(道:三乘)의 교리이며 석가문(釋迦文)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법을 설하시는데 이것이 3도의 교리이니라.”
010_0197_c_13L緣覺及弘佛道釋迦文佛說法如是三道教
시자가 또 아뢰었다.
“여러 불(佛) 세존(世尊)께서 경을 설하여 개화(開化)하는 것은 같지 않습니까?”
010_0197_c_15L侍者又問諸佛世尊經開化不普等乎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설법은 다 같느니라.”
佛言悉等
유음(柔音)과 연향(軟響)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찌하여 같다고 말씀하십니까?”
010_0197_c_16L柔音軟響又問佛言何謂爲等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는 불퇴전법(不退轉法)을 강설하시니, 이 때문에 평등하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010_0197_c_17L世尊告曰不退轉此謂平等
또 아뢰었다.
“능인(能人)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께서는 왜 3도(道:三乘)의 교리를 설하십니까?”
010_0197_c_18L又問何故能仁如至眞等正覺宣三道教
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국토의 중생들은 억세고 강하여 교화시키기 어려우며, 마음이 열악하고 의지마저 허약하므로 1승(乘)법만을 가지고는 구원하고 교화하여 제도할 수 없나니, 그러한 까닭에 그 불ㆍ세존께서는 훌륭한 임시방편으로써 설법하시는 것이다. 능인여래께서는 5탁악세(濁惡世)2)의 중생들은 발심시키고 이 훌륭한 방편으로써 이치를 따르게 하여 제도하시려는 것이니라.”
010_0197_c_19L其佛告言彼土人民剛强難化心劣意弱難以一乘救化度矣以是之故諸佛世尊善權方便而爲說法能仁如來興五濁世以斯善權隨時之義而濟度之
또다시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저 인세계(忍世界:娑婆世界)의 중생들에게 법을 설하여 교화하는 것은 매우 힘들고 어렵겠습니다.”
010_0197_c_23L復問曰唯然世尊彼忍世界講法所化勤勞之難乃如是乎
010_0198_a_02L“실로 그러하니라. 매우 수고롭고 위태로우며 걱정스러우니라.”
010_0198_a_02L佛言實然勤危患
시자가 다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유쾌하게도 훌륭한 이익을 얻어 그러한 국토에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010_0198_a_03L侍者復問我等世尊快哉善不生彼土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멈추어라, 너희들은 그런 말을 하지 말라. 마땅히 그런 말은 그만두고 스스로의 잘못을 고치고 반성하도록 하라.”
010_0198_a_04L佛言且止無得說此當捨之自改悔過
또 여쭈었다.
“무엇 때문에 이미 해버린 말을 고치고 반성하라 하십니까? 인세계에서는 법을 강론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저희들이 그 국토를 원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010_0198_a_05L又問何故改往來而忍世界講法甚難以故吾等不願彼土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여러 어진 이들이여, 거듭 그런 말을 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마땅히 스스로의 잘못을 고쳐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이 부처님의 국토에서 이십억 나술(那術:那由陀) 백천 겁 동안 많은 덕을 닦는다 할지라도 저 인(忍)세계에서 날이 밝아서부터 밥 먹는 시간에 이르기까지의 짧은 기간에 사람들을 위해 도무극(度無極:波羅蜜)의 법을 설하고 어리석고 몽매한 사람을 인도하고 교화하여 삼보(三寶)에 귀명(歸命)케 하거나 그 중생들로 하여금 5계(戒)를 받아 성문(聲聞)과 연각(緣覺)의 도를 놓아버리게 하는 것만 못하니, 이것이 보살로서 그 국토에서 법을 설하기가 매우 어려운 일이거늘 더구나 그들을 가르쳐서 그들로 하여금 사문(沙門)이 되게 하고, 속세와 비근(卑近)한 도를 버리고 올바른 법을 보호하게 하며, 권유하고 도와서 훌륭한 법의 이치에 들게 하며, 간혹 다시금 큰 도를 건립하여 드러나게 하는 일이야 두말할 필요가 있겠느냐? 이것이 곧 보살로서 그곳 중생을 가르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하는 것이니라. 왜냐하면 그 인세계는 환난(患難)이 많기 때문이니라.”
010_0198_a_07L世尊答曰諸賢莫念重說此當自改過所以者何於是佛土修二十億那術百千劫殖衆德本不如忍界從明至食爲人講說度無極法開化愚冥歸命三寶令受五戒釋于聲聞緣覺之道是菩薩大士甚難於何況誨之使爲沙門捐俗近道以法將護勸助導示善法之義或復昌顯立之大道此爲菩薩大士難及之所以者何其忍世界多有患難
또 아뢰었다.
“어째서 그곳은 그렇게도 환난이 많습니까?”
010_0198_a_16L何患
세존께서 유음(柔音)과 연향(緣響) 두 보살에게 대답하셨다.
“어진 이들로 하여금 수명이 다하도록 나술(那術:那由陀)억 백천 겁 동안 그 설법을 듣게 하되 무수히 많은 여러 부처님 국토만큼 매우 긴 수명을 받아 그 목숨이 다할 때까지 말한다 하더라도 다 말할 수 없을 것이며, 인세계 중생들이 품고 있는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 등의 한량없는 악한 법을 설명하더라도 또한 다 말하지 못할 것이니, 이제 내 입으로 저 중생들의 죄복(罪福)과 인연을 설할 것이요, 또한 부처님의 지혜로써 저 인(忍)세계의 수없이 많은 더러운 때를 낱낱이 분별할 것이니라.”
010_0198_a_17L世尊答曰柔音軟響使賢者身壽於那術億百千劫聞受無數諸佛國土本命極長不可窮究共計忍界懷婬癡無量惡法而不可盡吾口說彼人罪福因緣所著又以佛慧了了分別其忍世界瑕穢之垢央可竟
그때에 유음과 연향보살이 세 번이나 되풀이하여 소리 높여 찬탄하고 칭송하였다.
010_0198_a_23L爾時柔音軟響菩薩大士三反揚聲而歎頌曰
010_0198_b_02L“미묘합니다, 능인(能仁) 여래시여. 가장 자비하신 사자(師子)시여, 사람의 왕이시여. 도덕(道德)이 높고 우뚝하여 걸림이 없으십니다.”이렇게 세존을 염(念)하여 찬탄하는 엄숙한 마음으로 공경하였다.
“본래의 공덕과 마음 속의 소원으로 인하여 중생들을 위해 수고로움을 참고 견디시면서 도(道)의 이치를 강설하시어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의 한량없는 치우친 법[蹇法:偏法]을 없애주시고 성문과 연각의 마음을 계발(啓發)하여 점차로 열어 교화하시어 그들로 하여금 부처님의 경지에 이르게 하십니다.
드러난 도와 깊은 지혜로써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많은 덕의 근본에 노닐게 하고 그들의 마음에 영화나 바람이 없게 하십니다.”
010_0198_a_24L妙哉能仁如來慈師子人中之王道德巍巍無所罣念世尊明肅然恭敬因本功德其意之願而爲衆生乃忍勞謙講說道除婬癡無量蹇法教發聲聞覺之心開化以漸使逮佛聖顯道深慧用一切故遊衆德本志無榮冀
여러 보살들이 칠보(七寶)의 꽃을 가지고 있었는데 무수히 많은 백천 가지 빛깔이 찬란하였으며 청정하여 티가 없었고, 또 한량없이 많은 잎이 금강(金剛)의 줄기에 나 있었으며, 그 연꽃 위에는 이슬이 영롱하게 얽혀져 마치 미묘한 전단(栴檀)과 갖가지 보배로 합성(合成)된 듯하였다.
영락(瓔珞)을 골고루 깔아 장엄하였는데 마음의 밝은 눈으로 오래된 본래의 덕을 통달하고 교화를 일으켜 맑고 거룩한 행동을 나타냄이 마치 환화(幻化)와 같았다. 마음 속으로 매우 기뻐하여 허공으로 솟구쳐 올라 손으로 이 꽃을 움켜잡고 멀리 석가문(釋迦文)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 계신 곳으로 향하였다.
저 인계(忍界:娑婆世界)를 돌아보며 일심으로 꽃을 뿌리니 마치 보배 일산과 비단 당기와 번기가 비가 오듯 쏟아졌다. 정성스런 마음으로 능인(能仁)여래에게 공양하고 나서 갖가지 향을 뿌리고 전단향(栴檀香)과 잡향(雜香)ㆍ가루향[擣香]을 사르고 스스로 그 국토에서 오체[五心]를 땅에 던지고 서쪽을 향하여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찬탄하며 말하였다.
“능인불ㆍ등정각과 이 인계(忍界)의 보살대사(菩薩大士)께 귀의합니다. 이 사바세계의 보살마하살은 다함이 없는 덕의 갑옷을 입고 정진(精進)에 뜻을 두고 생각이 교만하거나 방자하지 않으며, 덕을 갖춤이 높디 높으며 그 마음이 최후의 경지에 이르러 지극히 존귀하고 거룩하시며 절묘합니다. 바른 법을 받들어서 그 법이 힘이 되어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고 큰 광명을 뿜어내어 1승(乘)의 경지를 익히셨습니다.”
그들은 또 이구동음(異口同音)으로 함께 찬탄하여 말하였다.
“바라건대 저희들은 응인여래ㆍ지진ㆍ등정각과 여러 보살을 받들어 뵈옵고, 부처님의 가르침과 훈계를 영원히 끊어지지 않게 하고자 합니다.”
010_0198_b_07L菩薩等取七寶華——其色光耀無數百淸淨無埃又無量葉生金剛莖華之藕上猶交露微妙栴檀衆寶合瓔珞分布而爲莊嚴——心達眼明宿之本德所發興化現雅聖行猶如幻欣悅盛意踊在虛空手執此華向釋迦文如來至眞等正覺顧彼忍界一心散華如雨寶蓋繒綵幢幡志供養能仁如來已散衆香而燒栴檀雜香擣香自於彼土五心投地西向稽首應時讚曰南無能仁佛等正覺及彼忍界菩薩大士無極德鎧志於精進意無慢恣德備巍巍其心究竟極尊聖妙奉於正法以法爲力慈愍衆生而奮大光等習一乘異口同音俱共歎曰願欲奉覲能仁如來至眞等正覺及諸菩薩佛之教訓令不斷
010_0198_c_02L그때에 최선광명연화개부(最選光明蓮花開部)여래께서 여러 보살들이 이렇게 칭송하는 말을 듣고 그들의 마음을 관찰하신 뒤에 여러 보살대사들을 위하여 부처님의 법을 말씀해 주시고 긴요한 이치를 분별하여 그들의 마음을 기쁘게 해 주시고는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족성자(族姓子)들이여, 너희들은 능인(能仁) 무착(無着) 정각과 인(忍)세계의 여러 보살들을 편안한 마음으로 찾아뵙고 그 백성들의 처소에서 배우도록 하라. 그 부처님의 가르침을 닦아 중생들을 순화(順和)시키고 위급한 지경에서 제도하려는 마음을 내며, 마음 속에는 항상 자비로운 마음을 품고, 깊고 오묘한 법에 대하여 일찍이 두려워하지 말며,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비방하지 말며 많은 덕의 근본을 심도록 하라.
마음에 집착하지 말고 보답이 있기를 희망하거나 생각하지 말 것이며, 여섯 가지 도무극(度無極:波羅蜜)행을 받들어 행해야 하느니라.
보살대사들은 인(忍)세계에 태어나서 능인여래를 숭상하는 것은 그들이 숙세에 발심한 본원력(本願力)때문이니 바른 법을 따르고 받들어서 그 도로써 힘을 삼아 여러 부처님의 행(行)을 깨닫도록 하라.”
010_0198_c_02L於是最選光明蓮華開剖如來聞諸菩薩歌頌之聲察其心源爲諸菩薩大士衍以佛法分別要義令心悅豫告菩薩言諸族姓子汝等寧睹能仁無著正覺及忍世界諸菩薩學人民之修彼佛教順化衆生欲度危厄懷慈愍於深妙法未嘗恐懼不以爲未嘗謗訕殖衆德本心無所著不望想報奉於六度無極之行菩薩大士生忍世界卽崇能仁如來宿之本遵奉正法以道爲力覺諸佛行
보살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거룩하신 뜻을 받들어 모두 다 그곳에 가서 태어날 것이며, 또한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모든 부처님의 자비하신 은혜에 대해서 영원히 의심하지 않겠습니다.”
010_0198_c_12L薩答曰唯然世尊承佛聖旨普悉見又去來現在諸佛之慈恩也永無疑網
최선광명연화개부여래ㆍ등정각께서 유음(柔音)과 연향(軟響)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문수사리와 함께 인(忍)세계에 가서 가르침을 잘 받들어 수행하고 마음을 밝히도록 하라.”
010_0198_c_15L最選光明蓮華開剖如來等正覺告柔音軟響菩薩汝等當與文殊師利俱至忍界奉修訓誨使心㸌然
유음과 연향보살이 문수사리에게 아뢰었다.
“저희들이 능인여래께 나아가 인세계를 관찰하고자 하오니 어질고 거룩한 지혜를 베풀어 저희들로 하여금 과(果)를 얻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010_0198_c_17L柔音軟響菩薩白文殊師利吾等欲詣能仁如來觀忍世界承仁聖慧令願得果
010_0199_a_02L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좋습니다. 같이 가도록 합시다. 여러 족성자(族姓子)들이시여, 모든 세존은 뵙기도 어렵고 만나기도 어렵습니다. 왜냐 하면 억 세가 지나야 한 분쯤 태어나기 때문이니, 그대들은 마땅히 함께 공양을 올리고 받들어 섬겨야 합니다. 그런 까닭에 시방 세계에 출현해서 그곳 중생들을 불쌍히 여겨 그들을 교화하여 대도(大道)에 들게 하며, 그들로 하여금 깨달음의 지혜를 체득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땅히 모든 기행(蚑行)이나 천식(喘息) 등 인물(人物)들을 위하여 공손하고 순종3)하여 불ㆍ세존께 예를 올리고 경전(經典)을 물어서 시방의 중생들로 하여금 최상의 경사스러움을 증득하고 성취하게 해야 합니다.”
010_0198_c_20L文殊答曰快哉行矣衆族姓諸佛世尊難見難遇所以者何世時有當共僉然供養奉事所以出世於十方界矜愍衆生化入大道令逮覺慧當爲一切蚑行喘息人物之類供順修禮諸佛世尊諮問經典令十方人獲致上慶
보살들이 대답하였다.
“저희들로 하여금 존자와 함께 여러 부처님을 받들어 뵙고 귀명(歸命)하여, 가르침을 받아서 성스러운 지혜를 익히고 배워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고 교화할 수 있게 해 주십시요.”
010_0199_a_03L菩薩答曰令吾等身與尊者俱奉見諸佛歸命啓受習學聖智慈化群黎
그때에 문수사리가 저 최선광명연화개부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 머리 숙여 예를 올리고 그 부처님의 주위를 세 바퀴 돌고는 여러 보살들과 함께 공손하고 엄숙하게 경의를 표하였다.
그리고는 사리불과 함께 부처님의 설법을 들여 가르침을 받고서 하염없이 부처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다섯 가지 일이 허깨비와 같음을 관찰한 뒤 각각 꽃ㆍ향ㆍ전단향ㆍ잡향(雜香)ㆍ가루향ㆍ비단 당기와 번기로써 부처님께 공양하였으니 이들은 모두 부처님 본덕(本德)의 힘을 입은 것이었으며, 마음과 의지가 견고하여 삼보를 따르고 받드니 그것은 중생들을 제도하여 부처님을 받들어 모시게 하려는 것이었다.
010_0199_a_05L於是文殊師利稽首禮彼最選光明蓮華開剖如來至眞等正覺繞其三與諸菩薩恭肅敬意及舍利弗——聞佛說法受其教命視佛無厭觀身五事若如幻——各以華香栴檀雜香擣香繒綵幢幡以供養佛蒙佛本德心堅意固遵奉三寶欲度衆生奉侍佛焉
이러한 이야기들이 끝나자 팔을 한 번 굽혔다 펴는 짧은 시간에 홀연히 나타나 보이지 않더니, 곧 동방으로 항하강 모래 수처럼 많은 국토를 지나 부처님 앞에 이르러 여러 부처님께 대승경전을 설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청하자 부처님께서 불퇴전(不退轉)의 방등(方等)과 때없이 청정한 밝은 법을 강설하셨다.
그 여러 불국토에는 여인(女人)이 전혀 없었고 또한 성문이나 연각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도 없었다. 모든 부처님 국토의 덕의(德義)와 다름이 없는 깨끗하고도 청결한 모습들이 마치 최선광명연화개부 여래의 불국토와 조금도 차이가 없었다. 보살의 도량(道場)이 불국토를 가득 채웠고, 그 모든 세존의 배꼽에서는 모두 연꽃이 나왔다.
010_0199_a_12L說此適竟如申臂頃忽然不現則至東方恒沙等剎佛世尊前皆聽諸佛等衍是經講不退轉方等無垢淸淨之明彼諸佛土悉無女人亦無聲聞緣覺佛教一切佛土德義悉等鮮潔之命猶如最選光明蓮華開剖如來佛土等無差特菩薩道場充滿佛國彼諸世尊蓮花皆同出其臍中
그 연꽃 위마다 자리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는 문수보살이 있어 감동을 주는 변화를 일으켰고 위의(威儀) 또한 한결같았으며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였다.
동쪽ㆍ남쪽ㆍ서쪽ㆍ북쪽과 동남ㆍ서남ㆍ서북ㆍ동북ㆍ위ㆍ아래와 시방 세계의 항하강 모래알처럼 많고 많은 국토마다 문수사리가 그 앞에 나타나서 두루하지 않음이 없었다.
010_0199_a_20L文殊師利普如座上感動變化威儀如一供養諸佛——東方南方西方北方東南西南西北東北上方下方——時於十方各如恒沙諸佛之土文殊師利悉現其前無不周遍
010_0199_b_02L 저 모든 여래께서는 이 불퇴전법륜의 방등과 티없는 법을 모두 강설하시니, 일체의 시자(侍者)들이 엄숙한 마음으로 공경하였으며, 그 의지는 대도(大道)에 둔 채 연꽃 위에서 무릎 꿇어 합장하며 그곳 부처님께 아뢰었다.
“능인(能仁)여래께서는 무엇 때문에 이러한 3도(道:三乘)의 교리를 말씀하십니까? 모두들 능인여래가 계신 곳으로 가서 법화(法化)에 대하여 여쭙고자합니다. 저희들은 문수사리를 따라 가서 은혜를 구하고 제도를 받고 싶습니다.”
시방의 여러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문수사리를 모시고 호위하여 다 같이 능인여래의 불토로 가도록 하라.”
010_0199_b_02L彼諸如來盡悉講是不退轉輪方等無瑕一切侍者恭敬肅肅志存大道在蓮華上長跪叉手自問其佛能仁如來何故興此三道之教悉欲往詣能仁如來諮啓法化從文殊師利求恩見濟十方亦告諸菩薩曰汝等侍衛文殊師利俱至能仁如來佛土
그때 인(忍:娑婆)세계 염부제(閻浮提)는 밤이 깊어 아직 밝지 않았었는데 현자(賢者) 아난(阿難)은 때마침 광명이 창틈으로 비치는 것을 보고 곧 침상에서 일어나 정사(精舍)로 나가려고 했다. 그러다 기원(祇洹) 정사를 대낮같이 밝게 비추는 광명을 보고 허공을 쳐다보았으나 달은 보이지 않았다.
기원정사를 두루 살펴보니 다만 구슬처럼 유연하고도 맑게 흐르는 푸르디 푸른 물만 보였으며, 수목(樹木)과 방실(房室)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아난은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오늘 아침에 마땅히 크고도 심오한 법을 강설하시고자 하기 때문에 먼저 이러한 상서로운 감응이 나타났을 것이다.’
010_0199_b_09L於是忍界閻浮提處——夜尚未明——賢者阿難時見光明從軒窗卽從臥起欲出精舍睹其祇洹光耀如晝仰觀虛空亦不見月察其祇樹但睹其水靑靑如璧柔軟且淸不復見樹木房室心自念言今日旦當講大深法以故先現此之瑞應
그때에 아난이 걸어서 물에 들어갔지만 물은 발을 적시지 않았고 몸도 물에 빠지지 않으므로 크게 기뻐하면서 신실(神室)로 나아가 세존을 뵙고자 했다.
그곳에 나아가 보니 천만 개의 연꽃이 부처님 계신 신실을 에워싸고 있었고, 또 커다란 소리로 약간의 음악이 들려왔는데 연꽃에서는 광명이 나와서 기원정사와 사위성(舍衛城)을 밝게 비추었으며 삼천대천세계의 어느 곳 하나 밝게 비치지 않은 곳이 없었다.
마음이 너무 기뻐 오른쪽 어깨를 벗고 꿇어앉아 합장한 채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귀의하였다.
010_0199_b_15L時阿難擧足入水水不著足無所濕欣然大悅往詣神室欲見世尊千萬蓮華繞佛神室又聞洪音作若干伎蓮華出光照於祇洹及舍衛城三千大千世界靡不明達志懷欣豫偏袒右肩長跪叉手稽首作禮自歸於佛
010_0199_c_02L그때 먼동이 트고 밝은 해가 떠오르니 부처님 계신 신실을 에워싼 커다란 연꽃 가운데 가장 큰 연꽃이 기원정사의 가운데에 머물러 있었으므로 아난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지금 나는 마땅히 저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을 위하여 자리를 펴야겠다. 이것은 아마도 설법을 하기에 앞서 생기는 상서로운 감응일 것이리라.’
그가 곧 자리를 펴니 때마침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번 반복하여 진동하였고, 열 항하강의 모래알처럼 많은 시방의 불국토도 또한 이와 같았으니, 큰 생각[大意]이 다 함께 사무쳐 놀라고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다.
푸른 연꽃ㆍ붉은 연꽃ㆍ누런 연꽃ㆍ흰 연꽃이 널리 부처님 국토에 두루하였고 저절로 나무가 생겨났는데 가지와 잎새, 꽃과 열매도 모두 무성했다.
010_0199_b_22L明星出時夜以向曉諸大蓮華繞佛室者大蓮華入於祇洹正住於阿難心念今吾宜往爲佛施座則說法本之瑞應適布座竟尋時三千大千世界六反震動十方佛土各十恒沙亦復如是意咸達莫不驚靑蓮華紅蓮華黃蓮華白蓮華普遍佛國自然生樹枝葉華實亦以茂盛
여러 비구들이 집 밖으로 나가려고 했으나 큰 물을 보고는 두려워서 나가지 못했다. 기수원(祇樹園)을 보니 매우 맑고 깨끗한 물이 이미 가득하였고, 머무르고 있는 정자는 보이질 않았으며 오직 큰 광명만 보일 뿐이었다. 그러자 마음 속으로 각각 이런 생각을 했다.
‘오늘 마땅히 크고도 미묘한 법을 강설하시고자 하기 때문에 먼저 이러한 변화의 감응이 나타난 것이리라.’
010_0199_c_06L諸比丘衆各欲出屋不能自致見祇樹園爲水所溺水軟且淸住精舍戶惟見大光各心念言今日當說大微妙法以故先現此之變應
그때에 세존이신 능인(能仁) 큰 성인께서 삼매(三昧)에서 깨어나 신실(神室)을 나와서 사자좌에 올라 자리하고 앉으시니, 그 때를 맞추어 시방의 모든 세계에 계신 여러 불ㆍ세존께서 몸을 솟구쳐 큰 광명을 놓으셨는데 각각 색깔이 달라서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었다. 그러한 모습을 저 모든 백성들이 어느 누구라고 보지 못하는 이가 없었다.
010_0199_c_10L彼時世尊能仁大聖從三昧興出其神室就師子座佛身適坐應時十方一切世界諸佛世尊身奮大光色色各異不可稱計於彼黎民莫不睹焉
그때에 문수사리는 시방 세계에 두루한 많은 보살들과 함께 여러 부처님의 국노를 돌아다니면서 빠짐없이 골고루 공양했다. 이 큰 보살은 중생을 인도하는 여러 보살들과 함께 신통력으로 나타내 보임이 불가사의(不可思議)하므로 중생들을 구제하여 이롭게 하고 그들로 하여금 부처님의 법을 지니고 따르게 하며, 그들을 교화하여 해탈케 하기 위하여 중생들이 좋아하는 바를 따라서 그들을 인도하였고 시방 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각각 설법하여 마쳤다.
문수사리는 능인(能仁)여래께서 사자좌에 앉아 계신 것을 보고 여러 보살들과 함께 기수원(祇樹園)의 땅에서 솟아올라 무앙수(無央數) 억억(億億) 백천 나술(那術:那由陀) 조해(兆姟) 만큼 많은 모든 보살들이 불ㆍ세존의 주위를 한량없이 돌고 돌았다.
그들은 각각 한량없이 많은 연꽃을 변화로 만들어 냈는데 십만여 개의 꽃잎은 그 색깔이 각각 달랐다. 이러한 꽃으로 부처님께 공양하고 또 부처님 위에 뿌리니 허공이 빈틈이 없었다.
010_0199_c_14L於是文殊師利周於十方與衆菩薩遊諸佛土普供養遍是大菩薩導衆大士神足示現不可思議救利萌類持順佛法教化度脫隨衆所樂而以開導爲十方人各說法竟文殊師利見能仁如來坐師子牀諸菩薩俱於祇樹園從地踊出與無央數億億百千那術兆姟一切菩薩繞佛世尊無量之帀化蓮華不可稱計有十萬葉其色各以供養佛是諸蓮華布佛境界無空缺處
010_0200_a_02L또 이 보살이 전단향(栴檀香)과 잡향(雜香)ㆍ가루향[擣香]등 미묘한 향을 뿌리니, 그 향기가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퍼져서 아름다운 향과 보시(布施)ㆍ준계(遵戒:持戒)ㆍ인욕(忍辱)ㆍ정진(精進)ㆍ일심(一心:禪定)ㆍ지혜(智慧:般若)와 훌륭한 방편ㆍ신통의 향과 분류법향(分流法香)과 여섯 가지 바라밀, 보살의 미묘한 도혜(道慧)의 향, 경의 이치[經義]를 원만하게 갖춘 수행의 향 등 여러 종류의 많은 향기를 일으켜 모두 큰 광명을 뿜어내니 그 광명이 시방 세계 부처님 앞에 두루하였다.
그리고 용맹하고 강한 의지로 부처님의 위엄과 교화를 잘 받들어 능인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께 공양하고 큰 정진을 행하고 바른 도를 부지런히 닦아 그 마음이 견고해져서 뛰어넘을 수 없는 경지에 이른 이들이 여래에게 귀명(歸命)했다.
010_0200_a_02L又此菩薩散栴檀香雜香妙香其香悉熏三千大千之國土皆興美香布施遵戒忍辱精進一心智慧善權方便神通之香分流法香六度無極菩薩微妙道慧之香具足經義修行之香是輩衆香盡衍大光其明周遍十方佛前勇猛意强承佛威化供養能仁如來至眞等正覺大精進勤修正道其心堅固莫能踰歸命如來
그때 문수사리가 여러 보살과 모든 중생들과 함께 여의주(如意珠)와 마니주(摩尼珠)로 장엄하였고 갖가지 보배나무를 여덟 품으로 나누어 줄줄이 심어놓고 그 보배 나무 위에는 번기를 달고 그 사이사이에 구슬 휘장과 자마황금(紫磨黃金)을 섞어 장식했으며, 명월주(明月珠)로 땅을 덮고 변화로 집과 강당ㆍ누각을 짓고 창문[天窓]과 난간ㆍ대문도 아름답게 조각해 놓았다. 솟아나는 섬의 원천과 못, 강ㆍ하천의 흐름 그리고 동산에 흐르고 있는 물 위에는 연꽃이 피였는데 푸르고 붉고 노랗고 흰 색깔의 꽃잎이 모두 투명한 구슬과 같았으며 곳곳을 뒤덮지 않은 곳이 없었다.
땅 속에서는 감로(甘露)가 솟아났는데 그 물은 여덟 가지 맛이 있었으니, 이는 중생들을 기쁘게 하기 위하여 큰 도를 나타내 보인 것으로 그 중생들로 하여금 보살의(菩薩意)의 마땅히 해야 할 수행에 대한 발심을 일으키게 하려고 한 것이었다. 그래서 모든 자애를 베풀고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010_0200_a_11L時文殊師利與諸菩薩一切衆生莊嚴如意摩尼現衆寶樹八品行行有名寶樹邊豎幡交露珠帳紫磨黃金而以挍成明月珠地造屋室講堂樓閣天窗軒牖刻鏤籠泉源陂池江河之流菀囿泉水中生蓮華白葉皆明珠無不周地出甘露有八味水欲悅衆生示現大道發菩薩意之所當行故爲一切垂哀變化
010_0200_b_02L문수사리는 부처님의 거룩한 뜻을 받들어 자기의 도력으로써 능인 여래가 본래 원하는 바를 따르게 하려는 까닭에 이러한 변화로써 중생들을 개화(開化)한 것이었다.
유음과 연향 두 보살 등이 다 함께 권유하고 도왔으며 불가사의한 무심(無心)과 불심(佛心), 그리고 착한 심사(心思)로 인도하고 큰 덕의 갑옷을 입고서 정진(精進)을 행하였으며 몸소 높은 덕을 행하였다.
예전에 마음먹고 뜻했던 바대로 허공을 장엄하는 일을 마치고 모두 부처님 앞에 머물러 있었다.
010_0200_a_20L文殊師利承佛聖旨己道力能仁如來本之所願故以此開化衆生柔音軟響菩薩等俱多所勸助不可思議無心不心善心思唱導被大德鎧順其精進身行高德昔心所志莊嚴虛空一切畢竟皆住佛前
그때에 세존께서 도의 가르침을 베풀고 법의 광명을 놓아 문수사리와 여러 보살들에게 비추어 그들로 하여금 자리에 앉게 하니, 그때에 십만 송이의 연꽃이 부처님의 몸에서 저절로 나왔는데 헤아릴 수 없고 한량없는 색깔을 지녔으며 백천 광명을 나타내어 홀로 비추었으며, 줄기는 보배로 되어 있고 꽃잎 둘레는 진보(珍寶)로 된 구슬이 두루 늘어져 있는데 사이사이로 마니주가 섞여 있었으며, 전단향과 잡향(雜香)으로 사자 모양의 자리를 만들어 놓았는데, 그 보살의 무리들이 모두 그 위에 앉은 채 허공에 떠 있었다.
010_0200_b_03L於是世尊遊以道教放法光明照文殊師利及諸菩薩大士之等使有牀座應時自然十萬蓮華從佛身光色無數不可稱限百千顯耀而獨照明以寶爲莖珍寶之珠遍垂周摩尼交露栴檀雜香師子之座諸菩薩大士之衆皆坐其上處于虛
그때에 능인(能仁:석가모니)부처님께서 배꼽으로 광명을 뿜어내시니 그 광명의 이름은 금강(金剛)이요, 또한 중생(衆生)을 구제하려고 그러한 광명을 뿜어냈는데 백천 연화(蓮花)의 광명이 각각 달랐다. 헤아릴 수 없이 많고 많은 연화의 광명은 청정하고 미묘했으며 마치 자마금(紫磨金)빛 같았고, 뒤섞여 드러난 휘장은 매우 향기롭고 깨끗하여 시방 세계를 밝게 비추었는데 조금도 걸림이 없었다.
이 연꽃 가운데에서 저절로 억천 개의 연꽃이 변화로 만들어져 나왔는데 모든 부처님께서 다 받으셨던 것으로서 법계가 평등한 한 종류였으니, 이것은 중생을 가르치는 해탈문이요, 또한 언교(言敎)의 소리로서 고정관념도 없고 원할 것도 없는 법이요, 삿된 행도 없으며, 생겨나지도 않고 소멸하지도 않는 삼세는 허공과 같으니, 눈의 경계가 청정한 자연(自然) 그대로의 궤적(軌跡)이었다. 거기에서 억천 가지 이름의 보배 연꽃이 변화로 생겨났다.
010_0200_b_10L時能仁佛臍中有光——號曰金剛名救濟衆生之類——而放此明億百千蓮華光曜各異無能計量蓮華光明淸淨微妙紫磨金色交露之帳甚香鮮潔顯照十方無所罣㝵此蓮華中自然化出億千蓮華一切諸佛皆受法界平等一類訓誨衆生起度脫門及言教聲空無思想不願之法無有邪行不起不滅三世等空其目淸淨自然軌迹化出億千名寶蓮華
문수사리는 그 위에서 편안한 발걸음으로 나아가 적연(寂然)한 마음으로 앉아서 부처님의 몸에 대하여 집착하지 않고 부처님의 몸은 아무런 형상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마음 속으로 이렇게 세존에 대해 생각하여 일체를 또렷이 깨달았으니, 그가 깨달은 삼매(三昧)의 이름은 금강(金剛)이었다. 그는 또 능인여래ㆍ지진ㆍ등정각의 법을 배우고, 공하여 아무것도 없는 법을 수행하여 불모삼매(不慕三昧)에 들어갔다.
010_0200_b_19L文殊師利安詳雅步其心寂然則坐其上不著佛身佛體無想心念世尊覺了一切所志三昧號踰金剛而學能仁如來至眞等正覺之法則行越空無不慕三昧
010_0200_c_02L그때 세존께서 문수사리와 시방 세계 부처님 국토에 있는 모든 보살들이 좌정하고 앉아 선정에 들어가 여러 부처님의 법을 닦고 과거의 수없이 많은 큰 성인들께 공양함을 보았다.
010_0200_b_24L於是世尊見文殊師利及十方佛國菩薩大士坐訖悉定修諸佛法供養過去無數大聖
문수사리가 거두어 보호하고 마음 또한 비겁하거나 나약함 없이 부처님의 도를 따라 수행하고 사자좌(師子座)에 앉는 것을 보았다.
010_0200_c_04L文殊師利所見攝持心不怯弱順佛道行處師子座
부처님께서 현자(賢者) 아난(阿難)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서 가서 사위성(舍衛城) 기수원(祇樹園) 안팎에 있는 비구와 비구니, 청신사(淸信士)와 청신녀(淸信女)들에게 두루 알려라. 진실로 삼보인 부처님과 법(法)과 승가를 즐거워하고 모든 덕의 근본을 심기 위하여 이 성에 오고 싶은 이는 모두 이 법회에 모이게 하라. 내가 이제 마땅히 설법을 하리라.”
010_0200_c_05L時佛則告賢者阿難汝去遍令舍衛祇樹園中內外比丘比丘尼淸信士淸信女——信樂三寶佛衆僧殖諸德本——行欲向城悉使來集今當說法
아난이 가르침을 받아 가지고 그곳에 가 부처님의 명을 선포하였다. 그러자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저희들이 지난 밤에 크게 상서로운 조짐을 보고는 곧바로 그곳에 가서 마땅히 큰 법인 대승의 심오하고 중요한 일에 대해 강설하시는 것을 관찰하고 알기 위하여 그 모임에 가려고 하였으나 갈 수가 없었습니다.”
010_0200_c_09L阿難受教遍行宣命比丘對曰吾等今夜見大瑞應卽時察知當講大法衍深要事欲得往會不能自致
그때에 아난이 물었다.
“어떤 것들이 그 법회의 장소로 가는 데 방해되고 장애가 되었습니까?”
010_0200_c_12L時阿難問何所妨㝵
모두들 대합하였다.
“지금 기수원[祇樹]을 보니 큰 물이 가득한데 그 물빛이 너무도 푸르러 마치 구슬과도 같고, 유연(柔軟)하면서도 맑지만 수목(樹木)은 보이질 않았으며 가옥이 모두 침몰되어 있었고 오직 큰 광명만 보일 뿐이었으니, 그런 까닭에 스스로 뜻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아난이 이 사실을 모두 갖추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010_0200_c_13L答曰皆見祇樹爲水所溺水靑如璧柔軟且淸不見樹木屋室悉沒惟見大光以此之故不能自致於是阿難具以啓佛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비구들이 가로막힌 장애를 해소하지 못한 것은 전혀 물이 없는 것을 가지고 부질없이 물이란 생각을 냈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구들은 물이 있다는 생각을 내지 말았어야 했거늘, 다만 이 모든 것은 마음이 열리지 못하였을 뿐이기 때문이다.
물질적 존재[色], 아프고 가려운 느낌[痛痒:受], 고정관념[思想:想], 나고 죽는 행업[生死:行], 인식작용[識]에 대하여 오히려 있는 것이라 말하고 집착하면서 믿지 않아야 할 것을 집착하고, 받들어야 할 법이 아닌 것을 받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여덟 가지 평등한 마음을 생각하여 깨달음을 획득하지 못하였구나. 도의 자취는 가고 옴을 반복하지 않나니, 도에 집착할 게 없는 것도 또한 이와 같으니, 성문(聲聞)을 이룩하겠다는 생각을 내지 말아야 하는데 성문을 이루려 하고 연각을 성취하겠다는 생각도 내지 말아야 하는 데도 연각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구나. 너는 다시 가서 이 법회에 오라고 거듭 일러라.”
010_0200_c_16L佛告阿難此比丘等閉隔不解都無有水撗造水想如此比丘無水謂有不但齊是心意不開無色痛痒思想生死之識反謂有矣不持信謂持不奉法想奉未致八等心想獲矣道迹往來不還無著之道亦復然矣不成聲聞心念辦矣不了緣覺心想致矣汝復更往重告來會
아난이 칙명을 받아가지고 가서 세존의 가르침대로 하나하나 빠짐없이 그들에게 말해주고 되돌아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사부대중들이 모두 와서 법회 장소에 모여 있습니다.”
010_0200_c_23L阿難受勅一一令語如世尊教還白佛言今四部衆皆來集會
010_0201_a_02L그때 세존께서 현자 목련(目連)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삼천대천세계에 가서 깊이 배운 보살대사(菩薩大士)와 무극의 갑옷[無極鎧]을 입고 성심으로 대승(大乘)을 구하는 이와 비구(比丘)ㆍ비구니(比丘尼)ㆍ청신사(淸信士)ㆍ청신녀(淸信女)와 하늘ㆍ용ㆍ귀신ㆍ건답화(健沓惒:乾達婆)ㆍ아수륜(阿須倫:阿修羅)ㆍ가유라(迦由羅:迦樓羅)ㆍ진다라(眞陀羅:緊那羅)ㆍ마후륵(摩睺勒:摩睺羅伽)ㆍ인비인(人非人)을 모두 불러서 그들로 하여금 오늘 큰 법회가 있음을 알게 하여 아직껏 듣지 못했던 법을 듣게 하라.
사부 제자와 인비인(人非人)들로서 혹 천성(天上)에 있든지 세간(世間)에 있든지 간에 그들은 모두 과거 세상에 여러 부처님을 받들어 공경하였고, 대승에 뜻을 두고 한 가지 도에 머물러 배우면서 마음 속으로 큰 지혜를 지닌 묘존(妙尊)으로서 가장 높고 당당하며 다함이 없는 이를 사모하는 이와, 보살대사로서 큰 덕의 갑옷을 입은 이와 이로운 법의 이치를 구하고 정진을 중단하지 않은 이가 있으면 모두 이 법회에 오게 하여 심오하고 미묘한 법을 듣게 하라.”
010_0201_a_02L於是世尊告賢者目連汝至三千大千世界悉呼深學菩薩大士——被無極鎧志求大乘——比丘比丘尼淸信士信女鬼神犍沓和阿須倫迦留眞陁羅摩睺勒人與非人使知今日有大法會未聞之要四部弟子與非人——或在天上或處世閒皆以奉敬過去諸佛志於大乘學住一道慕大慧妙尊最上巍巍無極——菩薩大士被巨德鎧求利法義精進不廢使來會聽深妙法
목련은 가르침을 받고 부처님의 거룩한 뜻을 받아가지고 스스로의 도력(道力)으로써 팔을 한 번 굽혔다 펼 시간에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다니면서 부처님의 말씀을 알리기를 ‘이와 같이 일찍이 들어보지 못했던 법을 마땅히 함께 와서 자세히 듣도록 하라’고 말하고는 조금 있다가 신통력으로써 부처님 앞에 되돌아와서 세존께 아뢰었다.
“이미 널리 부처님의 말씀을 알렸습니다.”
010_0201_a_13L目連受教承佛聖自以道力如申臂頃遍三千大千世界宣告如是有未嘗法當共普聽尋以神足還住佛前白世尊曰宣告已周
그때 사부 대중들이 사십만 리를 가득 둘러싸고 있었으며 여러 하늘ㆍ용신(龍神)들도 허공에 머물러 있어서 오십만 리의 허공이 빈 틈이 없었다.
010_0201_a_17L爾時四輩圍繞充滿四十萬里諸天龍神住於虛空五十萬里無空缺處
그때 문수사리가 세존께 아뢰었다.
“지금 사부 대중들이 모두 이 법회에 모였으며, 여러 하늘ㆍ용신(龍神)들도 허공을 가득 메운 채로 모두가 한마음으로 합장하고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는 다 여래의 위엄 있고 신비한 변화로 광명이 찬란하여 통달하지 못한 곳이 없음을 보았습니다. 대중들이 자리에 좌정하고는 공경하고 엄숙한 마음으로 부처님께서 설법하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010_0201_a_19L爾時文殊師利白世尊曰今四輩人悉來聚會諸天龍神塡於虛空悉共一心叉手禮佛皆觀如來威神之變耀暐曄靡不通達衆會坐定恭敬恭願佛說法
010_0201_b_02L그때에 세존께서 잠시 웃으시니 칠보(七寶)로 된 연꽃이 땅에서 솟아나왔는데 연꽃 잎새마다 무앙수(無央數) 백천의 휘장이 서로 엉겨 마치 크고 우뚝한 수레와 같았다. 이것이 천제(天帝)의 자리를 뛰어넘었고 명월주(明月珠)ㆍ적주(赤珠)ㆍ영락(瓔珞) 등 갖가지 구슬을 드리워 장식한 당기를 만들어 팔방(八方)을 향하였으니, 이것은 여덟 가지 어려운 일을 제거하려고 한 것이었다.
사부 대중인 비구ㆍ비구니ㆍ청신사ㆍ청신녀와 여러 곳에서 모인 하늘ㆍ용신ㆍ건답화 등과 인비인(人非人)이 그 위에 모두 앉아서 널리 존안(尊顔)을 바라보고 있었다.
010_0201_a_24L於時世尊卽尋欣笑寶蓮華從地踊出蓮華之葉有無央數百千交露之帳如大高車超天帝垂明月珠赤珠瓔珞衆珍爲幢於八方欲濟八難一切衆會四輩弟子——比丘比丘尼淸信士淸信女——諸天龍神犍沓和等人與非人悉坐其上普察尊顏
문수사리를 따라온 보살대사 등과 좋은 상호를 원만하게 갖추어 우뚝하고 당당한 뜻을 같이 한 한 부류들도 연꽃 뒤에 앉아서 일심(一心)으로 합장한 채 원원(元元:佛)을 공경하고 부처님의 거룩한 덕을 살피고 있었다. 또한 무수사리와 마음 속으로 큰 도를 구하는 이들에게도 공경을 다하였다.
010_0201_b_08L文殊師利所從菩薩大士之等相好具足威神巍巍志同一類在蓮華上一心叉手恭敬元元察佛聖德及文殊師利志求大道
그때에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사부 대중들과 여러 하늘ㆍ용신들이 모두 목마르게 우러러 보면서 부처님께서 불퇴전법륜인 번뇌[垢]를 여의는 법에 대해 찬탄하여 설해주시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이 비구ㆍ비구니ㆍ청신사ㆍ청신녀와 여러 하늘ㆍ용신들 무앙수천(無央數千)이 믿음을 독실하게 가질 생각과 법을 받들 생각이 있으며, 여덟 가지 평등[等]의 생각과 도적(道迹:須陀洹)ㆍ왕래(往來:斯陀含)ㆍ불환(不還:阿那舍)ㆍ무착(無着:阿羅漢)ㆍ성문(聲聞)ㆍ연각(緣覺)등 각각에 대한 이런 생각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세존께서는 이런 생각을 떨쳐버리게 하셔야 할 터인데, 무슨 까닭에 믿음을 가진 이와 법을 받드는 이와 연각의 행[緣覺行]을 나타낸 사람들에게 광명을 비추십니까?”
010_0201_b_11L於是殊師利前白佛言今四輩衆諸天龍神咸皆渴仰願佛讚說不退轉輪離垢之法此比丘比丘尼淸信士淸信諸天龍神無央數千懷篤信想法之想志八等想道迹往來不還聲聞緣覺各興此想是故世尊蠲除此念何故如來光于持信至於奉法顯緣覺行
그러나 세존께서는 묵묵히 아무런 응답도 없으셨다.
於是世尊默然不應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큰 성인이시여. 제가 새벽녘에 잠에서 깨어 방을 나와서 문수사리를 찾아가다가 세존께서 계신 방을 엿보고 그곳으로 나아가려고 하였더니 십만 개의 연꽃이 여래께서 계신 방을 둘러싸고 있었는데 거기에서 큰 광명이 나와 기수원(祇樹園)과 사위국성과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었고 큰 법음(法音)의 음악 소리도 들려왔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이것이 무슨 감응(感應)이온지 해설하여 주시옵소서.”
010_0201_b_19L利弗白佛言唯然大聖吾於後夜寤起出屋詣文殊師利睹世尊室則欲進前見十萬蓮華繞如來室出大光明照于祇樹舍衛國城及三千大千剎土聞洪法音伎樂之聲惟佛解說此何感應
010_0201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장차 이 불퇴전의 법륜[不退轉輪]을 강설하려 하였더니 문수사리가 이러한 상서로움을 모두 갖추어 분별하여 나타내었느니라.”
010_0201_c_02L佛言今當講此不退轉輪文殊師利俱共分別是之本瑞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오늘 새벽녘에 큰 광명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잠에서 깨어 자리에서 일어나 밖에 나가보니 기원(祇洹)에 물이 가득하였는데 그 물은 부드럽고도 맑았으며, 수목(樹木)과 정사(精舍)는 보이질 않고 다만 커다란 광명만 보였으니, 이것은 무엇 때문에 생긴 감응입니까?”
010_0201_c_03L阿難白今於後夜見大光明從軒窗入寤從坐起出見祇洹爲水所溺水軟且不見樹木及與精舍但見大光何感應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문수사리가 마땅히 심오한 법인 불퇴전법륜의 법을 설해 달하고 간청하였으므로 생겨난 상서로움이니라.”
010_0201_c_07L佛言今文殊師利當說深法不退轉輪是之本瑞
그때 세존께서 현자 아난을 위하여 게송을 설하셨다.
010_0201_c_08L於是世尊爲賢者阿難說頌曰

모든 부처님께선 나라는 것에 대한 집착이 없고
1승(乘)의 법 성취하신 가장 높은 분이시니
저 연음(軟音:文殊)보살이 용맹하고
인연이 있어 이런 질문을 하였느니라.
010_0201_c_09L此諸佛不我
一乘而無上
其軟音勇猛
因緣興問斯

이 수레[乘]는 청정하여
위없는 불도를 이루나니
보연음(普軟音:文殊)이 용맹하기에
이제 이런 질문을 하였느니라.
010_0201_c_11L是乘則淸淨
佛道無有上
普柔音勇猛
今所興問斯

이 수레는 고정관념이 없고
청정하여 희롱과 놀림을 여의었나니
보연음이 용맹하기에
이제 이런 질문을 하였느니라.
010_0201_c_12L此乘無想念
淸淨離調戲
普軟音勇猛
今所興問斯

보연음이 질문한 것은
모든 승(乘)을 구제하기 위함이니
처소도 없고 성취할 것도 없으며
생겨나거나 소멸하지도 않는 법이니라.
010_0201_c_13L普軟音所問
救濟一切乘
非處無所成
不起亦不滅

자문(諮問)하고 찬탄하는 이 모든 일들
이것으로는 도과(道果)를 이룰 수 없다.
세존도 본래 없는 것
이 가르침만이 진실을 이루리.
010_0201_c_15L一切所咨嗟
此不成道果
世尊爲本無
此教則成實

보연음이 용맹스러워
이제 이런 질문을 하였으니
여기에서 소리를 여읜 것은
모든 소리가 평등하기 때문이니라.
010_0201_c_16L普軟音勇猛
今所興問此
於此離響者
一切聲平等

보연음이 질문한 것은
동(動)함으로 인하여 소리 있으나
그 소리는 얻을 수도 없고
법(法) 또한 소리나 글자가 없다네.
010_0201_c_17L普軟音所問
因動而有聲
其聲不可獲
法無響無字

보연음이 질문한 것
법을 설한 음성은 바람과 같아
형체도 여의었고 의지할 데도 없으니
중생들을 소리로부터 제도하려 함이니라.
010_0201_c_19L普軟音所問
法聲等如風
離形無所立
欲令度響著

아난은 또 이 말 들으라.
보음(普音:文殊)이 질문한
정법(正法)과 시신(時身)에 대한 말과
여섯 가지 세계라는 생각도 또한 공(空)한 것이니라.
010_0201_c_20L阿難且聽是
普音之所問
道正法時身
塗想亦復空

모든 부처님 등정각(等正覺)도
공적(空寂)하여 아무 모습 없으니
설하거나 설하지 않거나 간에
모든 법은 머무름이 없다네.
010_0201_c_21L諸佛等正覺
空寂無有相
說設若不說
一切法無住

평등각(平等覺)은 형색이 없고
도적(道迹:須陀洹)이 나아갈 바는,
오는 것을 얻고는 다시는 되돌아가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부처님의 설법이니라.
010_0201_c_23L平等覺無色
道迹之所趣
獲來不還反
此佛所說法

형체도 여의고 모든 모습 멀리하여
허공과 같아 헤아릴 수 없으며
부처님의 도는 여여하여 집착의 대상이 아니니
이것이 보음(普音)이 질문4)한 것이니라.
010_0201_c_24L離形遠衆相
如虛空無數
佛道如不著
此爲普音聞
010_0202_a_02L
과거와 미래의 부처님과
현재의 부처님도 또한 그러해서
도혜(道慧)의 뜻 나타내려 해도
일찍이 길이 있음을 보지 못했네.
010_0202_a_02L過去當來佛
于今亦復然
爲現道慧意
未嘗見有塗

법계(法界)는 볼 수 없는 것으로
다만 이름일 뿐이며
경전 분별하는 것도 본래의 없는 것
이 법이 곧 도(道)이니라.
010_0202_a_04L不可睹法界
但以音聲耳
分別經本無
此法乃爲道

보시도무극(度無極:波羅蜜)과
정계(淨戒:持戒)도무극도 또한 그러하고
인욕(忍辱)도무극도 그러하니
이를 설하며 부처님의 도를 나타내었네.
010_0202_a_05L布施度無極
淨戒亦復然
忍辱度無極
此說現佛道

정진(精進)도무극과
일심(一心: 禪定)도무극도 모두 그러하고
지혜(知慧)도무극도 그러하므로
도(道)의 혜명(慧明)을 나타내었네.
010_0202_a_06L精進度無極
一心亦俱然
智慧度無極
現道之慧明

부처님은 훌륭한 방편이 있어서
신통력으로 피안(彼岸)에 이르게 하고
소리를 빌어 부처님의 도 강설할 뿐
세속에 집착하는 것은 없느니라.
010_0202_a_08L佛善權方便
神通度彼岸
假聲講佛道
於俗無所著

삼승의 교리 나타내 보이고
4과(果)를 설하여 선양(宣揚)하시니
도사(導師)께서 강설하시는 것은
본성(本性)을 살펴 따라준 것일 뿐이네.
010_0202_a_09L爲現三乘教
宣揚說果聲
導師之所講
隨順察本性

나는 5탁(濁)세계의
지혜가 뒤떨어지고 게으르고 폐악한 사람들을 흥기시키기 위해
일부러 불승(佛乘)을 말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큰 성인이 되게 하였네.
010_0202_a_10L吾興五濁世
知劣懈廢人
故爲佛乘者
使人成大聖

내가 4과(果)의 음성을 나타내어
이미 무착(無着:阿羅漢)의 도를 성취하게 하였으니
음성으로 도 이루면 성문이라 하거니와
모든 법은 인연으로 모인 것이 아니니라.
010_0202_a_12L吾現四果音
已成無著道
因音謂聲聞
諸法無緣會

이른 바 모든 인연이 모여
모든 것이 성립된 것임을 가르쳤네.
현재에도 인연(因緣)을 얻었으므로
눈 앞의 법을 설하는 것이니라.
010_0202_a_13L所謂衆合會
教皆有所立
現在獲因緣
故說目前法

나한(羅漢)을 성문이라 말하고
관법으로 인하여 연각 이루네.
영원히 생겨남 없는 법인(法忍)은
보살만이 볼 수 있는 것이라네.
010_0202_a_14L羅漢謂聲聞
因觀成緣覺
永不起法忍
菩薩之所睹

공(空)은 아무런 생각도 없는 것이요.
평등(平等)과 선(禪)과 불원(不願),
이 세 가지 해탈문에 대하여
음성으로 설법하여 니원(泥洹:涅槃)에 들게 하였네.
010_0202_a_16L其空無有想
平等禪不願
三脫之門音
以故說泥洹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현재에도 또한 그러하여서
시방에서 펼치신 것도
일으키지 않고 소유함도 없어라.
010_0202_a_17L不著於往古
來現在亦然
十方之所興
不起無所有

보음(普音)이 이제 질문한 것은
그 법이 심오하고 오묘하여 한량없으니
힘을 기울여 지극한 정성으로
과(果)를 이룩할 생각 그만두지 말라.
010_0202_a_18L普音今所問
法深妙無量
逮力之至誠
不廢致果想

일승법에만 전력을 다하고
일체의 법 생각 않게 하기 위해
부처에게 이런 질문하여
덕과(德果)의 인연 알게 하였네.
010_0202_a_20L以專於一乘
不想一切法
故啓問於佛
德果之緣念

삼세는 평등하고
공적(空寂)하여 모습5) 없으니
이미 일체의 음성에서 해탈하였고
부처님의 도에도 의지하거나 집착하지 않네.
010_0202_a_21L此三世平等
空寂而無想
已度一切音
不猗著佛道

스무 개 강수(江水)의
모래알처럼 많고도 많은
그러한 보살들을
모두 보음(普音)이 교화하였네.
010_0202_a_22L猶如有二十
江水之流沙
菩薩數如此
普音之所化

모든 부처님으로부터 듣고 배워서
보살의 행(行)을 닦아
3도(塗)를 평등하게 대하고
찬양하며 대승(大乘)으로 들어가네.
010_0202_a_24L從諸佛聽採
菩薩所修行
三塗適平等
讚揚入大乘
010_0202_b_02L
보음의 의지 용맹스러워
결정코 모든 의심의 그물과 집착 없애고
덕의 과업 생기게 하기 위하여
나에게 도혜(道惠)를 질문하였네.
010_0202_b_02L普音志勇猛
爲決除衆網
興著生德果
故問吾道惠

이것은 부처님께서 건립하신 것으로
원력(願力) 닦음이 이와 같았고.
삼승에 대하여 두루 설법하여
근고(勤苦)와 걱정에서 구제하였네.
010_0202_b_03L此佛所建立
修願亦如是
遊演三乘等
以濟勤苦患

보음의 의지 용맹스러워
이런 일 만들어 내어
도사(導師)6)에게 법을 강설하게 하여
보살도의 수행법을 보였느니라.
010_0202_b_05L普音志勇猛
因爲此等造
啓道師講法
示菩薩道行

억백천(億百千)의 모든 하늘이
허공에서 부처를 공양하면서
마음으로 덕의 과업 집착하는 까닭에
이러한 의혹 끊게 하려 함이니라.
010_0202_b_06L諸天億百千
處空供養佛
志好於德果
欲決此猶豫

저 사부 대중인 비구와
비구니와 거사는
덕의 과업에 집착하고 생각을 일으키므로
분별하여 깨닫도록 하기 위함이니라.
010_0202_b_07L其四輩比丘
比丘尼居士
想著於德果
故分別令解

보유(普柔:文殊)의 이런 질문은
모든 의심의 그물을 뽑아 없애려는 것
이 모든 보살들 여기에 모여
이 법을 구하려 하네.
010_0202_b_09L普柔是以問
拔除諸疑網
此諸菩薩會
猶欲採此法

2. 지신품(持信品)
010_0202_b_10L阿惟越致遮經持信品第二

그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설(說)하시자 현자(賢者)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큰 성인이시여. 그렇다면 문수사리(文殊師利)는 지금 여래께 물러남이 없는 법륜[不退轉輪]을 질문한 것입니까?”
010_0202_b_11L於是世尊說此偈已賢者阿難前問佛言唯然大聖文殊師利今問如來不退轉輪乎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러면 곧 물러남이 없는 법륜에 대하여 강설하실 것입니까?”
010_0202_b_14L告曰如是乃當講說不退轉輪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모든 불ㆍ세존께서도 이로 인하여 물러남이 없는 법륜을 마땅히 설하실 것이니라.”
010_0202_b_15L佛言阿難諸佛世尊因不退轉爲應說法
아난이 또 아뢰었다.
“최승(最勝:如來)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독실하게 믿음을 지니는 것에서부터 연각(緣覺)에 이르기까지 여래께서는 오직 보살법만을 나타내 보이십니까?”
010_0202_b_16L阿難又問最勝何緣轉持篤信至於緣覺如來惟顯菩薩法乎
010_0202_c_02L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그러하니라, 아난아. 너는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오직 보살의 경전(經典)만을 자유롭게 표현하여 전달하는 것이 최상(最上)이 되느니라. 왜냐 하면 우리 몸이 어쩌다가 5탁악세(濁惡世)에 태어나서 게으름을 피우고 뜻이 약하기 때문이니, 모든 부처님께서는 마땅히 훌륭한 방편으로써 때와 근기에 맞추어 바른 도리를 강설하신 것이니라.
중생들이 미묘한 가르침에 즐거운 마음을 가지는 이는 적고 비열(卑劣)한 것을 흠모하는 이는 많으니, 이 때문에 여래께서는 훌륭한 방편으로 법을 나타내 보이시고 대승을 연설하여 본래의 요지를 따르게 하며 이로써 그 심오한 마음을 관하여 최상의 도를 구하는 마음을 가지게 하고 그들을 구원하여 제도하나니, 마음이 만약 고르고 부드럽고 안온한 데에 들어가게 되면 조작하거나 주장하는 것이 없어서 괴로움과 즐거움을 모두 제거할 수 있다. 어디로부터 생겨남이 없고 일어나거나 소멸함도 없으며, 아무런 작용함이 없는 편안함을 깨달아 점차로 큰 지혜인 일체지(一切智)7)에 이르게 되느니라.”
이 말씀을 하고 나서 세존께서는 묵묵히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010_0202_b_18L答曰如此阿難當知惟暢菩薩經典爲上所以者何吾身故興五濁用懈廢者志懷羸劣諸佛當以善權方便隨時之宜講說經道少有志樂微妙之訓多慕卑劣是以如來善權方便而爲現法開演大乘乃應本是以觀心順所發意而救度之若得入調柔安隱無所造立苦樂得誘無從生不起不滅無爲之安向大慧一切之智於是世尊默而不語也
그때에 아난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여래께서는 무슨 까닭에 묵묵히 아무 말씀도 하시지 않으십니까?”
010_0202_c_05L爾時阿難問文殊師利如來何故默而不言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세속 사람들은 이 법을 설하셨는데도 믿는 이가 적고, 이 무수히 많은 백천 아라한들은 마음 속으로 놀라고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래께서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독특하게 다른 경전의 가르침에 대한 법을 설하십니까?”
“내가 지금 살펴보건대 이 네 부류의 사람들은 마음이 가려져서 이를 의심하기 때문입니다.”
“여래께서는 무슨 까닭에 연설하실 적마다 믿음을 지니고 법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연각에 이르기까지의 걸림 있음을 설하시어, 그들로 하여금 정진하여 이러한 경지를 깨닫게 하려 하십니까?”
“헤아릴 수 없는 억(億)의 여러 하늘과 용신(龍神)들이 모두 함께 망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래께서는 무슨 까닭에 보살(菩薩)ㆍ도적(道迹:須陀洹)ㆍ왕래(往來:斯陀含)ㆍ불환(不還:阿那含)ㆍ무착(無着:阿羅漢)ㆍ연각(緣覺)의 도를 드러내 펴 보이십니까?”
“한량없이 많은 억백천해(億百千姟)8)의 보살들이 깨닫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세존께서 보살의 도로서 믿음이 견고한 이로부터 법을 잘 받드는 4과(果), 연각에 이르기까지를 찬탄하여 말씀하심은 모든 강ㆍ하천의 흐름과 샘[泉]의 근원이 막혀서 통하여 흐르지 못하고 공중을 나는 새가 나아가지도 물러가지도 못하며, 해와 달이 운행하지 않고 앞이 가려져 광명이 없으므로 칠흑같이 캄캄하고 어둡기 때문입니다.
왜냐 하면 이 법은 미묘하여 이해하기가 이와 같이 어렵기 때문이니, 이런 까닭에 여래께서는 묵묵히 아무 말씀도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010_0202_c_07L答曰俗人少有信此法說諸羅漢無數百千心中愕然不解來何故說此殊異經教吾今目睹此四輩人心鬲狐疑曷因如來演處信至于奉法緣覺有㝵欲令進達此無數億諸天龍神咸共猶豫何因如來顯敍菩薩道迹往來不還無著緣覺之道無量菩薩億百千姟不了世尊以菩薩道歎詠執信至于奉法四果緣覺一切江河川流泉源窒不通飛鳥在空不能進退日月不前翳無光耀黯黮晝昏所以者何此法微妙難解如此是故如來默然不言
그때 십만 송이의 연꽃이 부처님의 신실(神室)을 에워싸고 있었던 것은 모든 사람들이 같은 목소리로 다 함께 서로 권장하고 돕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세존이시여, 물러남이 없는 법륜과 청정한 방등(方等)경천의 핵심을 강설하여 주시옵소서. 구십이억 백천해 부처님께서 이 경전의 지혜를 설법하셨기 때문에 이 법을 듣고 이 부처님의 국토에서 이 법을 크게 행하고자 함입니다.”
010_0202_c_19L彼時十萬蓮華繞佛室者一切同聲咸共勸唯然世尊講不退輪淸淨方等經典之要吾等常從九十二億百千姟佛聞此經慧於斯佛土弘修是法
010_0203_a_02L그때 사리불이 다시 부처님 앞에서 간곡하게 청하였다.
“오직 바라옵건대 큰 성인이이시여, 물러남이 없는 법륜에 대하여 설법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들은 오늘 새벽에 문수사리와 함께 시방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처님 국토를 돌아다니면서 여러 불ㆍ세존께서 미묘한 법을 설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010_0202_c_23L舍利弗復前求哀惟願大聖演不退吾今後夜與文殊師利俱遊等至十方無數佛土聞諸佛世尊說是妙
그때 허공에서는 팔십오억 백천해 하늘들이 스스로 귀의하여 부처님께 물러남이 없는 법륜의 법을 설해 주시길 간절히 청하였습니다.
저희들도 이 국토에서 구십이억 백천해 부처님께서 이런 법을 설하신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010_0203_a_04L於時虛空中八十五億百千姟天自歸請求欲令如來說不退輪吾等此土從九十二億百千姟佛諮受此
현자 아난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오직 바라건대 자비를 베푸시어 물러나지 않는 법륜의 법을 설하여 주십시오. 세존께서 무슨 까닭으로 독실하게 믿고 법을 받드는 것에서부터 연각에 이르기까지의 법을 설하셨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저 네 부류의 사람들은 조용히 아무 소리도 없이 오직 세존께서 자세히 분별하여 설해주시는 말씀을 듣고자 합니다.
지금 무앙수(無央數) 백천의 대중들은 꽉 막혀 이해하지 못하나니, 세존께서는 무엇 때문에 보살에게 믿음을 지녀 법을 받드는 것에서부터 연각에 이르기까지의 법을 드러내 보이셨는지 큰 의심을 풀어 주시옵소서.
오직 바라옵건대 여래께서는 대애심(大哀心)을 일으키시어 저희들의 막힌 의심을 없애 주시고, 폭넓게 다 증명하시어 이 거룩한 도를 믿게 하여 주십시오.”
010_0203_a_07L賢者阿難復白佛言惟願加哀說不退輪何因世尊咨嗟篤信奉法之義至于緣覺此四輩人靜然無聲聽世尊分別說之今無央數百千之衆閉結不解何故世尊光顯菩薩持信奉法至於緣覺當決大疑惟願如來興隆大哀蠲除所滯普共證明信此聖道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께서는 밝게 증명할 수 있는 힘을 잃지 않고 경의 도리를 설법할 것이니라.”
010_0203_a_14L佛告阿難如是如來至眞正覺不釋明證而說經道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을 밝게 증명하는 것이라고 합니까?”
010_0203_a_15L阿難白佛何謂明證
부처님[衆祐]께서 대답하셨다.
“여래께서는 경적(經籍)과 여러 청중을 밝게 증명한 연후에 법을 설하시느니라. 여래의 법력(法力)은 가장 밝은 등각(等覺)이시니, 밝게 증명하고 이로 인하여 분별하여 설법하시느니라.
아난아,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 이제 너를 위하여 여래에서 기인한 광미(光美)보살이 믿음을 지니고 법을 받드는 것에서부터 연각에 이르기까지에 대하여 깨달아 알게 하리라.”
그때 아난이 여러 대중들과 함께 가르침을 받고자 법을 설하시는 것을 들었다.
010_0203_a_16L衆祐答曰明證經籍及諸聽者然後說法如來法力最明等覺因其明證而爲分別阿難諦聽善思念今爲汝了如來所因光羙菩薩持信奉法至于緣覺於是阿難與諸大衆受教而聽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여래께서는 무슨 까닭에 보살이 독실한 믿음을 지니는 것에 대해 찬양하였겠느냐?
여기에서 보살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한량없이 많은 사람들을 인도하고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독실한 믿음을 세워 모든 부처님을 뵙도록 하였다.
010_0203_a_21L佛言阿難何因如來讚揚菩薩篤持信乎於是菩薩開化無量不可計人使立篤信得睹諸佛
010_0203_b_02L 그들이 이미 큰 성인을 뵈었을지라도 부처님의 몸에 집착하지 않게 하고, 물질[色]ㆍ아프고 가려운 느낌[痛痒:受]ㆍ고정관념[思想:想]ㆍ나고 죽는 행업[生死:行]ㆍ인식작용[識]들도 흠모하지 않게 하였으며 5음(陰)은 공과 같다고 알게 하였으므로 곧 보살의 독실한 믿음이라고 말하였느니라.
010_0203_a_23L見大聖不著佛身色痛痒思想生死亦無所慕五陰如空是謂菩薩執持篤信
또 아난아, 보살이 모든 법은 공(空)한 것이라고 믿는 것은 여래께서 설하신 것과 동등하여 다름이 없느니라.
010_0203_b_03L阿難菩薩信諸法空如來所說等無有異
또 아난아, 보살이 부처님의 지혜를 믿고 마음으로 생각하여 말하기를 ‘무슨 까닭에 평등한 지혜를 이루고서도 지혜의 귀취(歸趣)를 볼 수 없는가?’라고 하나니, 이와 같은 관찰을 독실한 믿음을 지녔다고 말하느니라.
010_0203_b_04L阿難菩薩信成佛心自念言何因致其平夷之智不見慧之所歸趣如是等觀謂持篤
또 보살이 다섯 가지 욕망을 믿지 않고 도력(道力)을 획득하면 이것을 독실한 신심이라고 말하느니라.
010_0203_b_07L菩薩不信五欲獲致道力是謂篤信
또 보살이 ‘무슨 인연으로 갈라져 흐르는 마음을 조복하고 법시(法施)를 해야 하는가?’하면서 홀로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의 경지에 이르고 담담한 마음으로 법보시를 독실하게 하나니, 마음 속에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지면 이것을 믿음을 지녔다고 말하느니라.
010_0203_b_08L菩薩何緣調心分流法施逮如來至眞等正覺其心澹然篤于法施心懷此念是謂持信
또 보살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은혜로써 보시하고 몸과 목숨까지 아끼지 않고 도를 권장하고 도우며, 가리지 않고 은혜로써 보시하고 아끼는 것이 없으며 이미 지은 모든 복덕으로 도를 권장하고 도우며, 만들어진 모든 것들은 공하다고 여겨 보살로 보지 않는 등, 이와 같이 바르게 관찰하면 이것을 신심이라고 말하느니라.
010_0203_b_10L菩薩一切所有皆能惠施不惜身命勸助於不擇布恩無所矜悋一切是福勸助於道等造空觀不見菩薩如是察正則謂爲信
또 보살이 불도(佛道)에 독실하여 마음이 거칠지 않고, 적막(寂寞)한 법을 좋아하며, 6정(情)을 버리고 갖가지 요소[大種]를 사모하지 않고 성인의 법에 뜻을 두며, 도에 독실하지 못한 사람을 개화(開化)하여 그들로 하여금 불경(佛經)을 따르게 하고 중생들을 권유하여 즐거운 마음을 내게 하며 큰 도에 대하여 발심하게 하되 저들의 마음을 얻으려 하거나 집착하지 않고 법계에 대하여 평등한 마음을 가지게 한다.
010_0203_b_14L菩薩篤于佛道而心不荒好寂寞法攘捨六情不慕諸種志於聖軌其不篤道開化立之令順佛經勸使興樂發大道意不得彼心而無所著等於法界
‘무엇을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그것은 다만 말소리[言聲]에 불과할 뿐이다’라고 생각하고, ‘네 가지 요소[大]는 모두 평등한 것이니 모든 요소를 획득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알며, ‘작용이 있는 온갖 물질은 덧없는 것이요 괴로운 것이며 공(空)한 것이어서 몸이라 할 것도 없다’고 여기나니, 이와 같은 힘을 성취하여 성인이 경계한 뜻을 믿고 방일하지 않으며, 금계(禁戒)를 청정하게 지킨다.
010_0203_b_18L何謂知等惟言聲矣等諸四大諸種叵獲有信所作萬物無常苦空非身則致此力信聖戒義而無放逸淸淨之禁
정수(正受:三味)에 들어 적멸무위(寂滅無爲)를 증득하고 모든 세계는 다 공한 데로 돌아간다고 믿으며, 이 몸뚱이도 이와 다름이 없다고 생각하면, 이것이 곧 신근(信根)이니라.
010_0203_b_21L定意正受寂滅無爲信一切界悉歸空盡身等無異是則信根
010_0203_c_02L이와 같은 등의 관찰로 중생을 버리지 않고 모든 중생이나 법계는 동등한 것이라고 관찰하여 다시는 법계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보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모든 중생[群黎]들은 결국에는 법계로 돌아가기 때문이니라.
가령 모든 법을 이와 같이 독실하게 믿으면 이것을 믿음을 지녔다고 말하느니라.
010_0203_b_23L如此等觀不捨衆生睹一切人法界同等則不復見法界所在所以者何一切群黎究歸法界假使篤信諸法如此是謂持信
또 보살은 중생들의 모든 욕탐(欲貪)은 받아들일 만한 것이 아니며, 공과 같아서 자연 그대로라고 믿어서 중생들의 의지하는 곳을 보지 않으며, 일체의 기행(蚑行)ㆍ천식(喘息)ㆍ인물(人物) 같은 종류도 다 니원(泥洹)과 같다고 관찰하나니, 왜냐하면 중생은 공한 것이므로 살펴보면 모두가 본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중생들을 관찰하되 다 니원과 같다고 여기느니라.
수없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와 같이 받들어 믿게 하는 까닭에 보살은 믿음을 지녔다고 말하느니라.”
010_0203_c_03L菩薩皆信衆生諸有欲貪亦不有受猶空自然不見衆生之所立居省視一切蚑行喘息人物之類悉是泥洹所以者何衆生空故審實本無故見衆生悉爲泥洹令無數人奉信如此以是菩薩則謂持信
그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於是佛頌曰

수없이 많은 사람을 개화(開化)하여
그들로 하여금 한량없는 부처님을 보게 하였으나
저기에도 집착하지 않으면
이것을 믿음을 지녔다고 말하느니라.
010_0203_c_09L開化無數人
令見無量佛
於彼無所著
是則謂持信

일체법(一切法)을 믿어 알아서
분별법은 모두가 공한 것이라 하니
이와 같은 가르침 독실하게 즐거워하면
이것을 곧 믿음을 지녔다고 말하느니라.
010_0203_c_11L信解一切法
分別皆爲空
篤樂如此教
是則謂持信

마음 속으로 도혜(道惠:菩提)를 사모하고
항상 거기에 마음을 두면
내 마땅히 이것을 인연하여
마음에 뜻한 밝은 경지에 이른다고 말하리라.
010_0203_c_12L志慕於道慧
心常思於彼
吾已當因緣
逮心所志明

5욕(欲)의 즐거움에 대해서
일찍이 믿고 즐거워하지 않아서
이러한 믿음의 힘 얻게 되면
이것을 곧 믿음을 지녔다고 말하리라.
010_0203_c_13L於五樂之欲
未嘗信樂之
以得此信力
是則謂持信

금계(禁戒)를 믿고 받들어
내 어떻게 성취할까 하면서
법시(法施)를 일으켜 행하면
마치 부처와 같은 큰 성인 되리라.
010_0203_c_15L信於奉禁戒
吾何因逮成
興行於法施
猶如佛大聖

저 용맹한 보살이
마음으로 믿어 보시를 행하고도
보답 바라는 생각 전혀 없으면
이것을 곧 믿음을 지녔다고 말하네.
010_0203_c_16L彼勇猛之士
心信行布施
志無所想報
是則謂持信

감히 빌어 구하는 이 있거든
일체를 다 보시하고도
이미 보시했다는 생각마저 없으면
이것을 곧 믿음을 지녔다고 말하네.
010_0203_c_17L敢有乞求者
一切等心施
旣興無施想
是則謂持信

은혜로 베풀기를 좋아하고 즐거워하며
일체를 탐하여 더러워지지 않고
모두 이미 성인의 도에 회향하면
이것을 곧 믿음을 지녔다고 말하네.
010_0203_c_19L好樂於惠與
一切無貪垢
皆已向聖道
是則謂持信

6정(情)을 덜어 없애고
보고 깨달아 구하는 바 없어서
법력(法力)을 획득하면
이것을 곧 믿음을 지녔다고 말하네.
010_0203_c_20L蠲除於六情
睹了無所求
以獲得法力
是則謂持信

공손하고 엄숙하게 부처님께 향하고
최후의 마음까지 깨끗하며
항상 도법(道法)에 독실하면
이것을 곧 믿음을 지녔다고 말하네.
010_0203_c_21L恭肅向於佛
究竟心鮮潔
常篤於道法
是則謂持信

여섯 가지 병폐 멀리 버리고
그 마음에 구하는 바 없으며
5음(陰)을 영원히 제거하면
이것을 곧 믿음을 지녔다고 말하네.
010_0203_c_23L遠捨於六病
其心無所求
五陰以永除
是則謂持信

만약 사람들이 도를 좋아하지 않으면
권유하고 교화하여 기뻐하게 하고
불법(佛法)에 의심내지 않게 하면
이것을 곧 믿음을 지녔다고 말하리.
010_0203_c_24L若人不如道
勸化令欣樂
不疑於佛法
是則謂持信
010_0204_a_02L
만약 불법을 기뻐하는 이를 보거든
그 도 닦을 마음 권유하고 인도하여
스스로 마음에 얻지 못한 것을 살피게 하면
이것을 곧 믿음을 지녔다고 말하리.
010_0204_a_02L若見歡喜者
勸導其道意
自察心不得
是則謂持信

지혜와 6쇠(衰:六根)는 평등한 것
법계 또한 특별한 차이 없으니
이 국토에서 아무것도 얻을 게 없으며
국토니 세계니 하는 것도 모두가 말소리[言聲]일 뿐이네.
010_0204_a_04L慧平等六衰
法界不差特
於土無所獲
土界言聲耳

마음으로 항상 시작과 끝을 생각하되
공(空)과 같아서 나라는 것조차 없다고 알며
지혜에 대하여 큰 힘 얻으면
이것을 곧 믿음을 지녔다고 말하리.
010_0204_a_05L心常思終始
若空無吾我
於慧有大力
是則謂持信

성인의 금계(禁戒) 잘 닦고
청정하여 방일함 없으며
계(戒)와 정(定) 원만하게 성취하면
이것을 곧 믿음을 지녔다고 말하리.
010_0204_a_06L好修聖禁戒
淸淨無放逸
戒定具足成
是則謂持信

적연(寂然)한 세계를 좋아하고
중생들도 또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여
그것이 곧 지극한 모습임을 깨달아 알면
이것을 곧 믿음을 지녔다고 말하리.
010_0204_a_08L好樂寂然界
衆生亦復然
彼爲有至相
是則謂持信

일체 중생을 버리지 않고
법계에 대해서도 또한 이와 같이 여겨
저 중생의 종류를 헤아려 알면
그 경계(經界) 생각으론 알기 어렵네.
010_0204_a_09L不捨一切人
法界亦如是
計彼衆生種
經界無思議

법계도 또한 다름없는 것
이렇게 믿어 깨달아 알면
이 때문에 독실한 믿음 찬탄하나니
이것이 보살의 무소외(無所畏)라네.
010_0204_a_10L如法界無異
是信乃爲了
以故歎篤信
菩薩無所畏

중생은 모두 자연 그대로여서
헤아려 보아도 머무르는 곳 없으니
모든 법 공한 것임을 널리 깨달아 알면
그 처소 또한 얻을 수 없음을 알리라.
010_0204_a_12L衆生皆自然
計了無住處
普了明法空
彼處不可得

일체 중생은 작용 없는 것이요
저 모든 중생도 또한 공한 것이네.
이것이 곧 적멸한 니원(泥洹:涅槃)이니
그러므로 일체를 밝게 드러내었네.
010_0204_a_13L一切人無爲
其群黎亦空
此爲寂泥洹
故爲一切顯

보살은 또한 용맹하여
중생에 대하여 이와 같이 아나니
그러므로 명호(名號)를 얻었고
깊은 신행을 드날리었네.
010_0204_a_14L菩薩若勇猛
解衆生如此
以故得名號
稱揚於持信

독실한 법 이와 같이 행하고
믿음 지니는 것을 찬탄할지니
아난아, 마땅히 이렇게 지니고
분별하여 설함도 또한 그렇게 하라.
010_0204_a_16L行篤法如是
歎之爲持信
阿難當持是
分別說亦然

아난아, 나는 이것으로 인해
도를 따르고 행하여 남음 없으면
이 법으로 등각(等覺) 이룰 것이기에
보살을 위해 밝게 연설하였느니라.
010_0204_a_17L阿難吾因此
遵行道無餘
是法成等覺
菩薩演光明

“이와 같아서 아난아,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는 이 때문에 보살의 믿음 지니는 것을 찬탄하여 건립하셨으니, 이러한 이치를 헤아려 보고 살펴서 훌륭한 방편으로 모든 중생들을 인도하라.”
010_0204_a_18L如是阿難如來至眞等正覺以此之歎立菩薩則爲持信計視此義權方便而開導之

3. 봉법품(奉法品)
010_0204_a_21L阿惟越致遮經奉法品第三
010_0204_b_02L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께서는 무슨 까닭에 보살이 법을 받들어 지니는 것을 찬탄하셨겠느냐? 보살은 불도(佛道)에 뜻을 두어 끝내 물러나지 않는 까닭에 각궤(覺軌:佛法)를 굳게 지니고 또렷이 분별해 알아서 법계(法界)를 벗어나지 않으며, 불가사의 한 경적(經籍)을 체득(逮得)하였고 총지(摠持)를 얻었으므로 늘 처하는 곳마다 동요함이 없으며, 법구(法句)를 따라서 일체의 의문을 물었느니라.
모든 법은 자연 그대로임을 깨달아 집착하지 않고 총지를 지니되 의지하지 않으며, 총지만을 따르거나 경본(經本)만 주장하거나 하지 않고 마음 속으로 항상 성인을 흠모하고 좋아하며, 도(道)를 공경하고 일체의 법에 대하여 받아들이는 바도 없고 법을 받아들여 행하지도 않기 때문에 곧 올바른 법을 연설하느니라.
010_0204_a_22L佛告阿難如來至眞等正覺何因讚揚菩薩奉持法乎菩薩於此存於佛道而不退轉執持覺軌了了分別越法界不可思議逮得經籍所可摠持常處不動志順法句質一切疑法自然無所猗著所可摠持不有依順於摠持不專經本志常樂聖欽敬道者於一切法而無所受以不受行乃爲演說法
마음을 잘 조복하여 행동거지가 안온하며 적연하고도 바른 법을 강설하며, 이렇게 법을 지니지만 의지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느니라.
모든 것은 자연 그대로여서 그 자체가 거룩한 도[聖道]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나니, 이런 이치를 획득하면 아예 잃어버리지도 않고 몸소 수행하며 몸이 항상 견고하게 머물러 세속은 머무를 곳이 아님을 아느니라.
010_0204_b_08L志性仁調進止安隱講寂然經於此持法不猗不捨一切自然則聖道相以獲此義未嘗越失其身所行體常堅住世非有處
무엇을 보살이 항상 관찰한다고 말하느냐 하면, 일찍이 이러한 것을 보지 않고 몸이 진리에 편안하게 머물며, 스스로 바른 법을 따르고 모든 경계는 평등한 것이어서 가고 옴이 없는 것이라는 이러한 견해를 내나니, 이것이 모든 불ㆍ보살께서 설법하신 것이니라. 이러한 진리를 체득하여 청정하고 때 없으면 일체법(一切法)은 합해지는 것도 없고 흩어지는 것도 아니라고 보리니, 모든 경전을 관찰해 보아도 홀연히 나타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니라.
그런 까닭에 이런 견해를 내지 않나니, 모든 법은 작용이나 조작이 없으므로 그러한 견해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다.
모든 법을 실체로 보지 않으면 가질 것도 없으며 법계는 허공과 같다는 이치를 깨달아 경적(經籍)을 연설하며, 모든 물질의 모양9)은 그대로여서 조롱하거나 희롱할 대상도 없고 아무런 형상도 없는 것이다.
010_0204_b_11L何謂菩薩常睹察之未嘗見此身安諦住自順正法等于境界不去不來作是解知諸佛菩薩所可說法逮得此籍淸淨無垢見一切法無合無散睹諸經典忽然不現所以不見諸法無爲以故不見以不見法則無所持知界虛空則演經籍諸想自然不有調戲無形淸涼
마음을 여의었으므로 마음도 없으며, 그 마음 역시 얻을 수도 없다고 아느니라.
가량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면 그것은 곧 도심(道心)으로서 오고 감이 없을 것이요 적연(寂然)한 마음으로 수행할 것을 강설하지만, 그 말 자체도 없는 것이어서 흠모하여 구할 바가 아니니라. 모든 법에 대하여 이와 같이 생각하여 의지 할 대상이 아니라고 여기기 때문에 기대지도 않고 법의 모양을 일으키지도 않느니라. 항상 경전(經典)만을 따르는 것이 곧 보살법으로 집착할 것도 없으며, 열반도 또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010_0204_b_19L離心無心心不可得設不可得則爲道心而無去來講寂然行不有言說無所慕求於法如此無依因者所以不猗不興法貌常順經典是菩薩法而無所著不生泥洹
그가 이런 이치를 설하여 밝게 나타내었느니라.
종성(種姓)이란 사모할 대상도 아니라는 이러한 견해를 내어 모든 종성을 버리며, 보살행을 체득했다지만 그 또한 얻을 법이 없는 것이다.
010_0204_b_23L彼說此義猶如顯致不慕種姓以獲如此捨諸種姓逮菩薩行無所得法
010_0204_c_02L저 오고 가는 모든 것에 대하여 오고 감이 없다고 생각하고, 모든 지혜는 과거도 미래도 현재도 없는 것이라고 굳게 믿어서 동(動)하지도 않고 흔들리지도 않으며, 물러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으며, 모든 법을 받들어 지니지만 급하게도 하지 않고 느리게도 하지 않는 이러한 것을 법을 지녀 보살도를 증득하였다고 말하느니라.
이미 성인의 수행법을 증득하였으나 그 또한 얻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 이와 같은 보살대사가 되나니, 그것을 이름하여 법을 받든다고 하느니라.”
010_0204_c_02L於諸往返不去不來一切諸慧無去來今執信如是不動不搖不退不捨奉持諸法不急不緩是謂持法得菩薩道旣得聖行則無所得以成如是菩薩大士名曰奉法佛
부처님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於是頌曰

모든 부처님 법은
일찍이 물러난 적이 없나니
경(經)을 이와 같이 받들어 지니면
이것을 곧 법을 지녔다고 말하느니라.
010_0204_c_07L一切諸佛法
未嘗有退轉
奉持經如此
是則爲持法

모든 부처와 불법에 대해 강설하되
자연의 모습이 아니라는 생각 내지 말고
매우 깊어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
이것을 곧 법을 지녔다고 말하느니라.
010_0204_c_09L講諸佛佛法
無想不自然
甚深不可得
是則爲持法

일찍이 모든 세계를 헐뜯지 않고
불가사의한 법계에 대해
그 이치를 증득하여 이룩하면
그것이 곧 법을 지니는 것이니라.
010_0204_c_10L未嘗毀諸界
法界無思議
以得致彼義
則謂爲持法

법을 받들어 은근히 보호하고
모든 부처님께서 행하신 바에 대해
마음 속에 집착함 없으면
그것이 곧 법을 지니는 것이니라.
010_0204_c_11L奉法慇懃愨
諸佛之所行
其心無所著
則謂爲持法

고집하여 나아가거나 후퇴함 없으면
모든 법은 자연 그대로이니
그 모든 경전에 집착하지 않으면
그것이 곧 법을 지니는 것이니라.
010_0204_c_13L所執無進退
一切法自然
衆經無所著
則謂爲持法

적멸(寂滅)에 머물지 않고
받들어 지녀 큰 자취 실천하며
저 경전을 따라서 순응하면
그것이 곧 법을 지니는 것이니라.
010_0204_c_14L不立於寂滅
奉持履大迹
以隨順彼典
則謂爲持法

항상한 도로써 법신(法身)을 삼고
미묘한 말씀 흠모하여 구하며
게으른 마음 멀리 버리면
이것이 곧 법을 지니는 것이니라.
010_0204_c_15L道常爲法身
慕求微妙說
棄捐於懈怠
是則爲持法

경을 들으면 받아 지녀
배우기를 생각하고 열심히 익히며
성품 어질고 편안한 경지에 노닐면
이것이 곧 법을 지니는 것이니라.
010_0204_c_17L聽經則採受
學思而翫習
性仁遊居安
是則爲持法

항상 담박하고 편안한 이치 강설하고
경을 지니되 집착하지 않으며
무상행(無想行)을 증득하여 이룩하면
이것이 곧 법을 지니는 것이니라.
010_0204_c_18L常講澹然義
執經而不著
得致無想行
是則爲持法

견고한 마음으로 도에 머무르고
밝은 지혜로 머무름 없음을 수행하며
몸에 대하여 몸은 없는 것이라고 아나니
그의 견해 깊이가 이와 같다네.
010_0204_c_19L堅心立於道
明智行無住
於身常無身
彼解深如是

이 몸은 공(空)한 것으로서
법계와 평등한 것임을 알아
감도 없고 옴도 없으면
몸의 모든 모양10) 분별한 것이니라.
010_0204_c_21L以致於空身
法界則平等
無往亦無來
分別身諸想

모든 부처님과 보살께서
강설하신 법
이러한 경전(經典:法) 널리 체득하면
이것이 곧 법을 지니는 것이니라.
010_0204_c_22L諸佛及菩薩
所可講說法
普逮此經典
是則爲持法

모든 법 작용함 없고
저 세계도 매우 청정하니
이러한 경전 받들게 되면
이것이 곧 법을 지니는 것이니라.
010_0204_c_23L一切法無爲
彼界甚淸淨
以奉此經者
是則爲持法
010_0205_a_02L
모든 경전 자세히 살펴보면
보이던 것이라 하는 것도 볼 수 없나니
만약 모든 법 볼 수 없다면
저것은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니라.
010_0205_a_02L廣察一切經
適見便不見
若不見諸法
彼則無所持

이 모든 법계는 모두 공(空)한 것
곧 법계에 대해 강설하나니
스스로 모든 모양 여의면
형상도 없어지고 조롱하거나 희롱할 대상도 없으리라.
010_0205_a_03L是諸界皆空
則爲講法界
自然離衆想
無形不調戲

마음에 모든 존재 버리면
뜻에도 얻을 것이 없나니
가령 마음에 체득할 것 없으면
이런 생각 가장 훌륭하니라.
010_0205_a_04L其心捨諸有
志亦不可得
設不能逮心
此念爲最上

뜻하는 바에 마음 두지 않고
법의 조용하고 고요한 이치 강설하지만
그 말은 없는 것이라서 집착 않아야
이 마음 진정 존귀하리라.
010_0205_a_06L所志無有意
講法寂然義
無言無所著
是心乃爲尊

능히 이런 법 받들고
일어나는 바에 집착 없으며
모든 세계에 의지하지 않으면
이것이 곧 법을 지니는 것이니라.
010_0205_a_07L以能奉此法
所興不有著
不猗於諸界
是則爲持法

보살이 받드는 법
이와 같아서 경적(經籍)과 상응하나니
거론할 대상 없는 것에 의지하지 않고
작용 없음을 나타내 보이네.
010_0205_a_08L菩薩所奉法
如是應經籍
不依無所擧
示現無有造

이와 같이 훌륭한 가르침 행하고
저 모든 종성(種姓)을 따르며
이런 이치 증득하였기 때문에
그 종성을 찬양하였느니라.
010_0205_a_10L如是行善訓
順彼諸種姓
以得是義者
故讚揚種姓

이러한 종성으로 태어나면
보살이 될 수 있다 말하리니
능히 이 총지(摠持)를 따르면
그것은 곧 법을 지니는 것이니라.
010_0205_a_11L以殖於此姓
謂爲菩薩義
能順此摠持
是則爲持法

깨달아 모든 법 보지 않으면
모두가 나아갈 곳 없으리니
만약 마음 치달려 이르게 되면
이것은 올바른 법 되지 못하리.
010_0205_a_12L了不見諸法
一切無所趣
其若咸馳至
亦不是彼法

작용하는 법에 이르러도 나아가지 않고
모든 법 깨달아 알며
총지(摠持)를 분별하여 깨달으면
조작도 없고 동요하지도 않으리라.
010_0205_a_14L當來亦無趣
其解一切法
分別了摠持
不制不動搖

따르지 않아야 할 법을 버리지 못하면
그것은 곧 법을 만드는 것이라네.
늘어남도 없고 줄어듦도 없는
총지(摠持)법에 대해 즐거워해야 하리.
010_0205_a_15L非捨無所追
彼則興造法
不擧無所下
摠持樂於法

제법은 법이라 함이 없어서
강설하는데 집착함이 있지 않으면
온갖 경전을 얻지 못한다 여기니
이것이 곧 법을 지킴이니라.
010_0205_a_16L於諸法無法
講說不有著
不得於諸經
是則爲持法

아난아, 나는 그런 까닭에
보살행(菩薩行)을 연설하여
미묘한 도 체득하게 하나니
이것이 곧 모든 경을 찬양함이니라.
010_0205_a_18L阿難吾以故
開演菩薩行
逮致微妙道
是則讚諸法

아난아, 나는 그런 까닭에
법 받드는 이를 노래로 칭송하나니
중생들로 하여금 현묘한 도 생각게 하여
이러한 무리들을 개도(開導)하느니라.
010_0205_a_19L阿難吾以故
歌頌奉法者
用人想道玄
開導此等類

이렇게 무수한 법 항복 받음은
보살이 찬탄하는 바로서
훌륭한 방편으로 영원히 안온하게 하므로
이 경을 찬탄하는 것이니라.
010_0205_a_20L降此無數法
菩薩之所讚
善權永安隱
故歎於此經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런 까닭에 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께서 보살의 총지법(摠持法)을 찬양하는 것이니, 이렇게 이치를 나타내 보이는 것도 또한 훌륭한 방편이 되느니라.”
010_0205_a_22L佛告阿難是故如來至眞等正覺讚揚菩薩摠持之法此所現義亦善權方便
010_0205_b_02L
4. 팔등품(八等品)
010_0205_b_02L阿惟越致遮經八等品第四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는 무슨 까닭에 보살의 8등(等:八正道)법을 찬양하는가?
이 보살은 여덟 가지 삿된 것11)을 멀리하고 여덟 가지 해탈(解脫)12)법을 닦아 성취하지만 집착하는 것이 없느니라.
010_0205_b_03L佛告阿難如來至眞等正覺何故讚揚菩薩八等之義於此菩薩遠于八獲致脫門而無所著
여덟 가지 정도[八正道]13)에 의지하지도 않고, 범부법(凡夫法)을 초월하여 도의(道義)에 머무르며, 중정(中正)을 이룩하여 범속(凡俗)을 초월하며, 도혜(道惠)에 머물기를 원하여 다른 길을 보지 않으며, 삿된 길을 벗어나고 항상 바른 견해에 머무르며, 평등한 자취[平等跡:平等道]14)를 증득하고 몸에 탐착하는 것을 여의었으며, 도의(道義:菩提)에 머물러 부처님의 몸을 성취하기를 원하며, 중생이라는 생각을 제거하고 초월하여 언제나 부처님 모습만을 생각하며, 마음 속으로 일체 법은 평등하다고 생각하느니라.
010_0205_b_06L不猗八正凡夫法立於道義獲致中正超于凡願立道慧不見得塗出於邪逕住正觀獲平等迹離於貪身願住道逮致佛身除超人想常思佛教心一切
중생이라고 집착하는 것을 멀리 하며, 항상 치우침이 없는 데 머물러서 모든 법을 다 끊어버리나니, 왜냐 하면 어떠한 법도 얻을 수 없으므로 몸이 숭상할 만한 힘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세속의 서적을 여의고 출세간의 경전[度世典]을 사모하며, 법계(法界)를 증득하거나 도법(道法)을 체득하거나 하지도 않고, 또한 세속을 여의지도 않으며, 있다 없다 하는 이치를 놓아버리고 평이법(平夷法:平等法)을 따라 닦으며, 모양15)에 집착하는 것을 버리고 끊으며, 과거ㆍ미래ㆍ현재에 대해서도 마음으로 다름이 없다고 생각하며, 도의(道意:求無上之道)에 대해서도 얻을 수 없는 것이라고 여기나니, 왜냐 하면 이미 일체의 법은 평등한 것이라고 알아서 두루한 지혜[普惠]를 따르고 닦기 때문이니라.
독한 불길이나 칼ㆍ몽둥이로도 몸을 위태롭게 할 수 없느니라.
010_0205_b_11L遠衆生著常處無猗諸法悉所以者何法不可獲身所崇力世俗籍慕度世典獲定法界不逮道亦不離俗釋有無義遵修平夷斷著想去來現在心念無殊不得道所以者何等志一切遵修普慧刀杖不能危身
모든 세계를 다 버리고 항상 불국토에 태어나며, 여러 갈래의 길을 여의지는 못했으나 오고 감이 없는 데에 머무르며, 여러 갈래의 길에 오고 가더라도 아주 편안한 까닭에 보살도(菩薩道)에 머무르지도 않나니, 왜냐하면 부처님의 도는 공(空)하기 때문이니라.
그런 까닭에 머무를 곳이라는 것조차 없어 머무르지도 않기에, 칼날이 몸을 향해 찌르지도 못하고 또한 해칠 수도 없으니, 그러한 것을 편안한 경지를 획득하였다고 말하느니라.
이러한 수행법을 체득하면 무학(無學)이나 불학(不學)도 구할 바가 아니며, 성현(聖賢)의 경지를 얻지 못했다 하더라도 아예 마음으로 사모하지도 않나니, 이런 까닭에 칼로도 몸을 해칠 수 없고 조그만 동요도 없느니라.
일체의 도(道)는 공한 것이라는 공혜(空惠)를 분별하여 알기 때문에 칼로도 해치지 못하느니라.
010_0205_b_17L悉捨諸界致于佛不離諸道立無去來道所往來輒弘大安故曰菩薩塗不有住所以者佛道則空是故無處以無所住不向身無能害者斯謂獲安適逮此無學不學亦非所求不得聖賢未嘗慕以是之故刀不能害身無能動搖一切道遵空分別空慧刀不能
010_0205_c_02L넓고 큰 자비로써 중생들에게 베풀어 적정(寂定)한 경계를 얻고 담박하고 편안한 경계에 이르게 하며, 널리 불쌍히 여기고 자비16)를 베풀어 진에(瞋恚)를 버리게 하나니, 그렇게 자비를 베푸는 것은 밝은 지혜를 일으키게 하고 자비로써 세상을 교화하여 큰 자비를 성취하게 하려는 것이니, 중생의 처소는 얻을 수 없고 자비를 원만하게 갖추기 때문에 칼로도 상해할 수 없느니라.
010_0205_c_02L用弘大慈愍於衆生得寂定界澹然界弘施非哀棄捐瞋恚其行慈者則發明慧以慈化世成就大哀不得人處厥慈具足刀不能傷
욕계(欲界)ㆍ색계(色界)ㆍ무색계(無色界)를 평등하다고 알고 법계(法界)도 평등하다고 알며, 모든 세계는 평등하고 도(道)에도 약간의 그 무엇이 없다는 이치를 알면, 식념(識念)을 일으키지 않고 진에(瞋恚)도 내지 않으며, 희롱함을 여의고 적연하여 음성이 없으리라.
법계는 이와 같아서 모든 존재를 초월하나니, 보살이 이러한 수행으로써 전심전력한다면 일체의 음성이 이르는 곳마다 모든 일에 집착하는 바가 없어서 처음과 끝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느니라.
010_0205_c_05L等於欲界色界無色界等于法界平均之界無若干不興識念無有瞋恚離於調寂然無音法界如此度諸所有薩造行諸可專心一切音聲所至到法莫有所奉不住終始
중생들이 나아간다[趣]고 하는 것은 다만 음성(音聲)에 불과할 뿐이니, 이러한 것들을 분명히 깨달아 법을 강성하여 중생을 교화하는 이는 있다 없다 하는 말과 생각으로 그 말을 일으키지 않고 나라는 생각을 버리며 모든 음성을 초월하되 초월했다는 생각까지도 없느니라.
이러한 가르침을 체득하여 일체법(一切法)을 이해하면 다만 음성에 불과할 뿐이므로 또한 법을 얻을 수도 없고 해탈함도 없으리니, 이런 것을 여덟 가지 평등이라고 말하는데 과거에 모든 음성에 대하여 흠모하거나 집착하지 않았느니라.”
010_0205_c_10L群黎所趣但音聲耳所爲了了講法化者有無說想與其言也以捨我想度諸音聲越于等邪逮得是教解一切法言音聲耳亦不獲法莫有度者是謂八等未嘗慕著一切音聲
부처님께서 그때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於是頌曰

여덟 가지 평등에 머물고
여덟 가지 해탈을 체득하되
그 여덟 가지에 집착하지 않으면
이것을 여덟 가지 평등이라 하느니라.
010_0205_c_15L以住於八等
逮致八解門
於八無所著
是謂爲八等

여덟 가지 범부행(凡夫行)을 초월하고
바른 도리[正義]17)에 머물렀으나
중간혜(中間慧)를 보지 않으면
이것을 여덟 가지 평등이라 하느니라.
010_0205_c_17L越八凡夫行
得住於正議
不睹中閒慧
是謂爲八等

세속 범부의 행[俗夫行]을 초월하고
불도(佛道)에 머물렀으나
여기에 얻을 것이 없음을 깨달으면
이것을 여덟 가지 평등이라고 하느니라.
010_0205_c_18L超度俗夫行
得住于佛道
於是無所獲
是謂爲八等

수많은 사견(邪見) 멀리 여의고
바른 견해를 따라 수행하여
평등도(平等道)를 성취하면
이것을 여덟 가지 평등이라 하느니라.
010_0205_c_19L遠離衆邪見
遵修於正見
獲致平等道
是謂爲八等

자신의 몸 탐냄을 없애고
바르고 거룩한 도에 머물러
부처님의 몸 성취하여 증득하면
이것을 여덟 가지 평등이라 하느니라.
010_0205_c_21L以除於貪己
而立正聖道
逮致得佛身
是謂爲八等

중생이라는 생각 버리고
항상 부처님의 수행법만을 닦아
나니 남이니 하는 마음 평등해지면
이것을 여덟 가지 평등이라 하느니라.
010_0205_c_22L棄捐衆生想
常志修佛行
平均吾我人
是謂爲八等
010_0206_a_02L
중생이라는 생각을 초월하고
무소처(無所處:涅槃)에 머물며
모든 법에서 벗어나면
이것을 여덟 가지 평등이라고 하느니라.
010_0205_c_23L得越衆生想
住於無所處
諸法盡逝過
是謂爲八等

세간법[俗法]을 멀리 여의고
성인의 바른 가르침을 받들어 닦으며
적연(寂然)한 이치를 성취하면
이것을 여덟 가지 평등이라고 하느니라.
010_0206_a_03L捐離於俗法
奉修聖正教
而致寂然義
是謂爲八等

세속의 법을 버려야 하고
부처님의 도도 또한 이와 같이 해야 하되
이 법에도 얻을 바가 없으면
이것을 여덟 가지 평등이라고 하느니라.
010_0206_a_05L所去爲俗法
佛道亦如是
於此法無得
是謂爲八等

근본은 하나뿐이라고 말하고
두개의 근본이 없다 말하는
이와 같은 생각을 떨쳐버리면
이것을 여덟 가지 평등이라고 하느니라.
010_0206_a_06L言有一本耳
無有二元際
蠲除如此念
是謂爲八等

중간에도 처하지 아니하고
단착(斷着:斷常)의 견해도 버려
도해(道慧)가 평등하게 되면
이것을 여덟 가지 평등이라고 하느니라.
010_0206_a_07L不處於中閒
無志斷著行
道慧如平一
是謂爲八等

과거의 마음을 얻지도 않고
미래도 또한 이와 같으며
현재에 대해서도 평등하면
이것을 여덟 가지 평등이라고 하느니라.
010_0206_a_09L不得過去心
當來亦如是
平夷於現在
是謂爲八等

애초에 마음이 비롯되는 바가 없기 때문에
도의(道意:菩提心)을 낸다고 말하지만
이 마음은 얻을 수도 없는 것이니
무슨 인연으로 도를 성취할 수 있으리.
010_0206_a_10L始無心所由
其發道意者
此心不可獲
何緣如致道

집착할 것이 없는 데로 들어가지만
성의의 경지는 획득할 수 없으니
이 때문에 칼과 독으로도
해칠 수 없다고 말하느니라.
010_0206_a_11L以入無所著
如聖無可獲
以故刀與毒
莫能危之者

다섯 갈래의 길에서
수많은 모양 비롯됨을 해탈하고
가고 옴을 원만하게 갖추면
이런 까닭에 속임이 없다 말하느니라.
010_0206_a_13L脫離於五道
衆相之所由
具足於往返
是故謂無欺

도를 버리고 주선(周旋)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건 음성일 뿐이니
모든 음성에 대한 집착 다 버리면
이런 까닭에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다 하네.
010_0206_a_14L道捨不周旋
所言音聲耳
棄除諸響著
是故不自欺

비롯되는 바를 얻지 않고
따라 오는 것도 또한 이와 같으니
가고 옴은 오직 음성[音身]일 뿐18)이라고
배우는 이에게만 권유하였네.
010_0206_a_15L不得其所由
從來亦如斯
去來惟音身
但勸於學者

교화하여 안온하게 한다고 말하지만
그 편안하다는 것도 또한 공(空)한 것이니
마땅히 이와 같이 배우면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010_0206_a_17L安化故有言
其安亦復空
以應如此學
故能不自欺

보살이 수행하고 익히는
이와 같은 지혜를 배우면서
이 모든 것 끊지 않으면
이것을 스스로 속이지 않는다고 말하느니라.
010_0206_a_18L菩薩所翫習
了學如此慧
一切無所斷
是謂不自欺

자기 자신에 대하여 집착하지 않으면
가령 예리한 칼날이라 하더라도
몸을 가해할 수 없으리니
동요할 필요가 없느니라.
010_0206_a_19L彼不自貪己
設有利刀刃
不能加害身
莫有動搖者

모든 중생에게 널리 자비 베풀고
큰 슬픔으로 도 닦기를 바라며
성내고 해치려는 마음 없애면
예리한 칼로도 가해할 수 없느니라.
010_0206_a_21L普慈於一切
樂道之大哀
捐除恚害心
利刀莫能加

가령 해치려는 자가 있을지라도
제 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공하여 없는 것
불도를 닦아 증득하면
칼이라 한들 어찌 상해할 수 있으랴.
010_0206_a_22L設有欲害者
自計身空無
而致獲佛道
刀則何緣傷

담연(澹然)이란 글귀의 이치를 체득하고
모든 악한 세계 버리면
일체의 재앙 다 소멸되리니
칼로도 능히 해칠 수 없으리라.
010_0206_a_23L逮得澹然句
棄除諸惡道
一切殃盡滅
刀刃不能害
010_0206_b_02L
밝은 지혜 성취하고
성인의 경지 통달하여 부족함이 없으며
불도를 체득하여 밝게 드날리면
그 때문에 칼로도 해치지 못하리라.
010_0206_b_02L成就於明慧
聖達無所乏
顯耀逮佛道
以故刀不害

욕계와 색계
무색계를 3계라 하거니와
이 3계를 동등하게 생각하면
이런 까닭에 스스로를 속이지 않느니라.
010_0206_b_03L欲界及色界
無色爲三界
等同斯三界
是故不自欺

평등한 종성으로 정각 이루고
이름을 다르다고 보지 않으면
쌓임[陰] 없거늘 어찌 다투랴.
청정하여 조롱과 희롱 멀리 여의리라.
010_0206_b_04L等種成正覺
不見名別異
無陰豈所淨
淸淨遠調戲

이렇게 평등한 자취에 들었으므로
보살이라 말하네.
만약 음성에 집착하는 이라면
다섯 갈래 세계를 여읠 수 없네.
010_0206_b_06L入斯平等迹
故曰爲菩薩
若著音聲者
無離於五道

비록 지극한 법계를 말하고
갈 곳도 없다고 강설하더라도
머무르지 않는 법인(法忍)을 체득해야
여덟 가지 평등이라 하느니라.
010_0206_b_07L雖言至法界
講其無所去
以逮不住忍
謂之爲八等

여러 가지 소리를 분별하여 알고
조용하고 고요한 법 강설하며
이름을 있지 않다는 것까지 기억하지 않으면
이것을 여덟 가지 평등이라 하느니라.
010_0206_b_08L分別諸響應
講說寂然法
無念非有名
故謂爲八等

일체의 음성 제거해 버리고
음성 없는 세계를 증득하여
모든 소리에 집착하지 않으면
이것을 여덟 가지 평등이라 하느니라.
010_0206_b_10L除釋一切音
而得無聲界
不著一切響
是謂爲八等

소리로 인하여 모든 법 깨닫고
일체법은 자연 그대로라고 알면
모든 법엔 이름 없으니
해탈 있음도 볼 수 없으리라.
010_0206_b_11L因聲解諸法
一切法自然
諸法無有名
不見有度者

아난아, 나는 이런 까닭에
여덟 가지 바르고 평등함을 찬양하나니
이 말을 듣고 그런 경지에 다다를지라도
그 또한 얻을 것이 없느니라.
010_0206_b_12L阿難我是故
讚揚正八等
義響而趣斯
是亦無所獲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는 보살이 여덟 가지 평등에 대하여 연설하는 것을 찬탄하고 아름답게 여기나니, 이런 설법을 듣고 나아가게 하는 것도 훌륭한 방편이 되느니라.”
010_0206_b_14L佛告阿難如來至眞等正覺歎羙菩薩演八等聲斯議所趣權慧方便也

5. 도적품(道跡品)
010_0206_b_16L阿惟越致遮經道迹品第五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께서는 무엇 때문에 보살에게 도적(道跡:須陀洹)을 말씀하셨는가?
궤적(軌跡)이 흘러 통해서 불심(佛心)에 이르나니, 보살이 이에 머물러서 마음을 일으키지만 영원히 머무는 곳도 없고 나아가지도 게으르지도 않으며, 모든 법을 초월하여 부처의 흐름[佛流:佛海]에 이르며, 인혜(仁慧)에 집착하지 않고 법에 의지하지 않으며, 집착함이 없는 수행을 하되 머무는 처소도 없느니라.
010_0206_b_17L佛復告阿難如來何故咨嗟菩薩爲道迹乎軌能通流至於佛心菩薩住諸所興造永無所立不進不懈一切法逮于佛流不著仁慧非猗於無所著行而弗有處
미요한 행[妙行]을 원만하게 구족하고 성인의 발자취를 획득하느니라.
보살은 정진하여 그 힘이 견고하고 강해지며, 마음은 자비롭고 인욕을 행하며 일찍이 게으르지 않느니라.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미묘한 도를 흠모하여 구하며,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법을 따르되 성인의 행적에 집착하지 않고 또한 머무르는 곳도 없느니라.
010_0206_b_22L具足妙行得獲聖迹精進菩薩其力堅强心慈忍辱未嘗懈怠捐除慢惰慕求妙道遵最上不著聖行亦無所住
010_0206_c_02L이 도에 뜻을 두고 모든 법을 구하지만 그 찾는 것을 영원히 얻을 수 없고 일찍이 동요함도 없느니라. 비록 도(道)에 머물러서 성인의 생사(生死)를 헤아려보지만, 부처님의 지혜는 평등하여 갖가지 즐거움을 버리면 모든 음개(陰蓋)도 평등해지느니라.
일체의 몸에 대한 욕탐과 사견(邪見)을 제거하여 없애고 부처님을 관찰하여 부지런히 수행해야 하느니라.
010_0206_c_02L存在斯道而求諸法其所索者永無可獲嘗動搖雖住於道計聖生死佛慧平棄離衆樂而等陰蓋滅除一切貪身邪見勤修觀佛
그러한 정진을 살펴서 성인의 법을 보느니라. 여러 가지 생각을 모두 제거하고 나라는 집착에서 벗어나는 이러한 것을 도적(道跡:須陀洹)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의 길에서 무위(無爲)의 깨달음을 획득하더라도 집착하지 않고, 성인의 지혜와 부처님의 금계(禁戒)를 의심하지 않으며, 세속에 기대지 않고 그 계(戒)를 보지 않나니, 볼 수가 없으므로 계를 구하지도 않느니라.
특별히 흠모함이 없고 세 가지 번뇌[三結]를 제거하여 없애며, 바로 3계에 머물지만 마침내 크게 편안함을 얻느니라.
010_0206_c_06L察彼精進以睹聖悉除諸想超度吾我是謂道迹著佛路得無爲覺不疑聖慧佛之戒不猗於世不睹其戒以無所見則不有求戒莫而慕除釋三結正住三界乃獲大安
중생의 생각을 보호하되 기대지도 않고 따르지도 않느니라. 일체의 집착을 버리고 마침내 부처님의 도를 얻으며, 조용하고 고요한 자취를 이루고 신명(身命)에 집착하지 않으며,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보시하면서도 아끼지 않으며, 여러 감각기관[諸根]이 항상 기뻐하여 성내는 기색이 없어지고 성인의 수행을 따르고 닦으며, 비록 은혜를 베풀되 조금도 아끼지 않고 보시하여 중생들을 장애에서 구원하며, 이미 해탈을 하였으면서도 무위(無爲)에 머물지 않고 일체의 생각을 초월하며, 무념법(無念法)을 일으켜 중생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지혜를 체득하느니라.
010_0206_c_11L護衆生想不猗不塗捨一切著乃得佛道致寂然迹不計身命一切所有施而無惜諸根常悅捐除恚色遵修聖行雖以惠與無所放施救群生隘旣有所度不住無爲越一切想興無念法棄捐人想而逮斯慧
갖가지 모임[會]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고 적멸을 논하여 청정한 불도(佛道)를 이룩하며, 여러 가지 어려움을 초월하고 생사(生死)를 두려워하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담박하고 편안한 법[澹然法]을 체득하여 더러운 티가 없고 성인의 교화로써 미묘하고 안락한 데 머물러 오고 감이 없음을 알고 중생의 생각을 없애며, 다만 바른 도를 밝히고 청정한 수행에만 마음을 두느니라.”
010_0206_c_16L不懼衆會論于寂滅用淨佛道超度諸難不畏生死所以者何逮澹然法而無瑕穢聖化妙安知無往來鋤衆類想但正道明志淸淨行

그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時佛而頌曰

저 도적(道跡)에 대하여 강설하시니
부처와 같이 거룩하고 부사의(不思議)하네.
갖가지를 헤아려 머무는 이는
곧 도를 지닐 수 있으리라.
010_0206_c_20L講論彼道迹
佛聖無思議
計衆有住者
則爲道所持

성인의 지혜 가장 편안하여
갖가지 생각의 그물에 의지하지 않고
공적(空寂)하여 머무름 없으나
거기에서도 얻을 것은 없다네.
010_0206_c_22L聖慧最上安
不猗衆想網
空寂不有住
於彼無所得

이 도를 증득한 이
보살의 뜻 굳고 강하여
오직 이 성인의 가르침에만 나아가니
세상에서 존경받는 최상의 경지라네.
010_0206_c_23L以獲斯道者
菩薩志堅强
惟趣是聖教
世尊無有上
010_0207_a_02L
도에 뜻을 두어 탐냄 없고
마음엔 항상 큰 지혜만 구하나니
이런 까닭에 도적(道跡)을 성취하여
기대지도 않고 집착하는 것도 없느니라.
010_0206_c_24L志道不有貪
心常採大慧
以是爲道迹
不猗無所著

이른바 생사(生死)의 생각이란
부처님의 생각과 다름 없으니
바르고 평등함을 원만히 갖추면
이것을 도적을 이루었다 말하리라.
010_0207_a_03L所謂生死想
佛念亦如是
具足正平等
是謂解道迹

모든 음개(陰蓋)는 없는 것이라
도법(道法)에 대해 연설하면
이런 까닭으로 일체를 제거하게 되나니
이를 깨달으면 도적이라 하네.
010_0207_a_04L無有衆陰蓋
演扸於道法
是故除一切
了斯爲道迹

중생은 모든 몸에 의지하나
마음을 일으켜 불도(佛道)를 관찰하면
그 의지(意志)로 살피는 것은
항상 성인의 길을 보려함일세.
010_0207_a_05L衆生皆猗身
興心觀佛道
其意志所察
常睹于聖路

몸은 본시 번뇌[結]을 일으키고
내가 있다는 흉하고 위험한 생각을 일으키나니
그런 까닭에 진애(塵埃) 없애고
부처님 도에 집착하지 않아야 하리.
010_0207_a_07L身本時興結
凶危想有我以故無塵埃
不著于佛道

처음 발심할 때 의심을 품어
부처의 경지 증득 못하지나 않을까 했을지라도
이런 의심 풀어버리고
부처님 도에 바르게 머물러야 하네.
010_0207_a_08L初志懷狐疑
將無不得佛
以釋斯猶豫
正立于佛道

가령 계(戒)에 대해서나
부처님께서 설법하신 금계에 대해 알고 있을지라도
모든 계율에 대한 생각 떨쳐버려야 하고
금계를 따르고 따르지 않음도 없어야 하리.
010_0207_a_09L假使識於戒
及佛所演禁
蠲除諸戒想
無應不應禁

세 가지 번뇌[結] 뛰어넘고
3계(界)에 평등하게 머물러
부처님의 도 성취하고
중생의 생각 분별해 알아야 하네.
010_0207_a_11L超度於三結
等住于三界
則獲致佛道
分別衆生想

공(空)을 닦아 궤적(軌跡) 밝히고
큰 지혜 구하기 원하며
성인의 조용하고 고요한 경지 생각하면서도
부처님 도에 집착하지 않아야 하네.
010_0207_a_12L習空明軌迹
而願求大慧
逮志聖寂然
不著于佛道

항상 버릴 마음으로 보시를 하고
전에의 마음 없으면
이런 까닭에 신명(身命)을 아끼지 않고
도에 뜻을 두어 방일(放逸)하지 않네.
010_0207_a_13L常捨心布施
棄捐瞋恚色
以故無有命
存道無放逸

일체를 즐거워하며 성내지 않고
수많은 번뇌와 근심에서 중생 구제하면
이런 까닭에 도적(道跡)이라 말하나니
최상의 길에 처하여 머무르리라.
010_0207_a_15L一切不矜悁
救濟衆惱患
是故謂道迹
住處于上路

일찍이 모든 생각 일으키지 않고
마땅히 집착 없음을 익혀야 하나니
이런 수행 마치면 두려움도 없고
금지함이 없는 계율에 노닐지 않네.
010_0207_a_16L未嘗興諸想
當習無所著
斯已而不懼
不遊無禁戒

만약 모든 경적(經籍) 익히고
훌륭한 방편으로 모든 구하는 이에게 보시하며
갖가지 음향(音響) 깨달아 알면
세상에 처해서도 두려울 게 없느니라.
010_0207_a_17L若習諸經籍
善權捨諸求
覺了衆音響
處世無所畏

가령 대중이 모인 곳에 이르러서도
모든 어려움 없으며
문득 담연법(澹然法)을 제창하고
성인의 도를 청정하게 하네.
010_0207_a_19L設至於衆會
則不有諸難
便唱澹然法
淨治于聖道

잠시 중생이란 생각 일으켰더라도
자연행(自然行)을 깨달으면
억지로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어려움과 두려움을 버릴 수 있으리라.
010_0207_a_20L造時興人想
以解自然行
用無强著故
則捨衆畏難

만약 온갖 근심과 해로움 모두 버리고
문득 처음부터 끝까지 두려움 없으며
청정 그대로의 도 체득하면
번뇌 여의고 최상의 경지에 안주(安住)하리라.
010_0207_a_21L若捨衆患害
便不畏終始
逮得淨然道
離垢安最上

악한 세계 깨달아 쉬어버리면
이런 까닭에 두려움 없나니
평등하게 성인의 경지에 올라
도의 은혜 여의지 않으리.
010_0207_a_23L等了惡道休
斯以無所懼
平等上聖軌
道恩則不離

이것은 곧 보살법으로서
도적(道跡)의 일 나타내 보이나니
게으르고 하열한 사람들 때문에
그들을 이롭게 인도하기 위해 설하였노라.
010_0207_a_24L斯卽菩薩法
爲現道迹事
用懈廢劣人
導利彼故說
010_0207_b_02L
미묘하고 훌륭한 방편으로
불성(佛聖)의 도를 강론하노니
보살의 경지에 들어가려는 이를 위하여
이 법을 설하여 인도하노라.
010_0207_b_02L以微妙善權
講論佛聖道
若入菩薩者
是已爲唱導

도사(導師)께서 연설하신 법
언제나 훌륭한 방편에 부합되네.
본행(本行) 또한 이와 같아서
불도를 생각하고 흠모한다네.
010_0207_b_04L導師所演法
常合善方便
本行亦若茲
志慕于佛道

아난아, 나는 이런 까닭에
도적에 대하여 분별하여 설하였으니
어둡고 뜻이 막힌 이들은
깊이 생각하여 이와 같이 구하라.
010_0207_b_05L我是故阿難
分別說道迹
矇冥如意塞
多想求如此

말해 주어도 알지 못하고
어리석고 둔하여 마음이 어두운 중생
지혜와 정진을 비방하나니
깊고 중요한 이치 들을지어다.
010_0207_b_06L爲說不能解
愚騃心冥冥
謗訕慧精進
聽諸志深要

아난아, 나는 이런 까닭에
도적을 찬탄하고 아름답게 여기나니
가령 보살까지도 없는 것이라는 이치를 깨달으면
이런 무리는 능히 지혜를 증득하리라.
010_0207_b_08L阿難吾是故
歎羙於道迹
設了菩薩無
是輩能解耳

무수한 백천 가지 경전으로
도적법 가르쳐 교화하나니
법을 실천하는 음성으로
부처님의 도 밝게 나타내리라.
010_0207_b_09L無數百千籍
訓化於道迹
履軌之音聲
爲現佛道明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께서 밝게 빛나는 보살을 위하여 도적(道跡)에 대하여 말씀하셨으니, 마땅히 이 이치를 알면 그것이 훌륭한 방편이 되느니라.”
010_0207_b_10L佛告阿難如來至眞等正覺光耀菩薩謂爲道迹當知是義善權方便也

6. 왕래품(往來品)
010_0207_b_12L阿惟越致遮經往來品第六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무슨 까닭에 여래께서는 보살을 왕래(往來:斯陀含)라고 말씀하셨는가?
이에 보살은 불도에 들어가되 부처님의 지혜는 불가사의하므로 마음 속으로 성각(聖覺)의 한량없는 인연을 구하느니라.
여러 가지 시끄러움을 조작해내지 않고 큰 도를 성취하여, 그 지혜로써 모든 인연을 끊고 부처님의 밝은 지혜를 흠모하여 찾느니라. 일체의 선정을 초월한 어지럽지 않은 선정[不亂禪:金剛三昧]을 구하고 모든 진애(塵埃:煩惱)를 버리며 나아가 모든 법은 부처님의 경전과 평등하다는 이치를 체득하며 일체의 경에 대해 깨닫고 오직 이 이치만을 구하되, 여래께서 획득하신 도덕의 밝음과 같아서 중생들을 일찍이 동요하게 하거나 바뀌어 변하게 하지도 않으니, 곧 법계가 되느니라.
010_0207_b_13L佛復告阿難如來何故暢說菩薩爲往來乎於是菩薩入於佛道不可思志求聖覺無量因緣於諸憒鬧無所興造設致大道慧斷諸緣慕索佛求不亂禪越一切定釋諸塵埃逮致法等佛典籍了一切經惟求此義——如來所護道德之明人未嘗動所轉移則爲法界
010_0207_c_02L 중생들이 마음이 닫히고 뜻이 막혀서 갖가지 괴로움과 걱정을 만나 법계의 경전에 대해 깨닫지 못함을 염려하여 그들로 하여금 불도를 흠모하고 구하여 이 지혜에 머무르게 하느니라.
대명(大明)ㆍ근(根)ㆍ역(力)ㆍ각의(覺意)ㆍ해탈문(解脫門)ㆍ정수(正受:三昧)에 뜻을 두어 이러한 이치를 분별해 알고 난 뒤에, 내 이 몸을 어떻게 해야 중생들을 개화(開化)시켜 그들로 하여금 불도를 흠모하게 할까 하고 생각하느니라.
언제나 이러한 밝음으로써 도량(道場)을 권유하고 교화하여 불안(佛眼)을 구하고 마음을 가린 음개(陰蓋)를 없애나니, 만약 바른 관찰에 들어가서 세간을 인도하여 이롭게 하면 뜻한 바 이러한 지혜의 원인은 모든 성인들 중에서도 최상이 될 것이니라.
그런데 이러한 지혜를 깨달아 알려고 하지 않음은, 모든 법이 돌아갈 바인 그 지혜는 얻을 수 없는 것임을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이니, 이러한 까닭에 성인은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법 가운데 머무르기를 구하게 하지도 않느니라.
010_0207_b_21L憂念衆生心閉意遭衆苦患不了經典慕求佛道之此慧而志大明根力覺意脫門正分別是義吾身如何開化衆人慕佛道常以此明勸化道場而求佛眼心無陰蓋若入正觀導利世閒所志慧因諸聖之上其不了慧一切諸法之所歸趣明不可獲以是之聖不求衆生便當立之
이 모든 지혜에 대해서도 온갖 법은 머무르는 곳이 없음을 깨닫게 하느니라. 그러므로 미래에 중생계가 최상의 경지를 구하되 생각 없음을 흠모하는 것을 보고, 저 세계는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고 가는 것도 아니니 중생이 성취한다 하더라도 가는 것이기도 하고 또한 가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을 아느니라.
중생을 인도하여 교화하되 중생의 처소를 깨달아 알아서 중생들로 하여금 이러한 이치를 분별하여 알게 하며, 그 가르침을 따라 이 모든 법을 깨닫게 하거니와 이러한 일체 중생은 모두 법계에 머무르지만 살펴보면 공한 것이어서 볼 수 없느니라.
법계를 평등하게 받아들이면 모든 경전(經典)도 평등하다고 깨닫게 되어 큰 도를 관찰하되 부처님의 거룩한 지혜로써 중생은 얻을 수도 없는 것이요 중생의 도를 깨달아 알 수도 없다는 이와 같은 모습을 구하느니라.
010_0207_c_06L於此諸慧了法無處以故當來睹群萌界求無上處慕於不念得彼界不來不往成就衆生往亦不開化人民了黎民處別此義隨其開化睹是諸法一切衆生皆存法察以不見等御法界則省一切典平夷觀于大道以佛聖慧不得人無了人道等求如是像
얻을 수 없는 지혜란 때[垢]와 먼지를 여의기 때문에 그 지혜는 처하지 않는 곳이 없느니라. 저 머무는 바 없는 지혜로써 크고 밝은 법을 구하지만 성인을 볼 수 없으니, 이 지혜 가운데 크고 밝은 지혜라고 하며, 보살은 수행하여 이런 것을 얻어 오기[來]를 구하기 때문에 이것을 왕래(往來:斯陀含)라고 하느니라.”
010_0207_c_13L無持之慧垢塵埃故慧無非處其以無慧求大明軌不可望聖是慧慧中之大明慧不有諸求求亦無所慕是謂聖明之菩薩所行能得是者以故求來此謂往來
이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於是頌曰

이 지혜는 오고 감이 있는 것으로
부처님의 지혜는 헤아리기 어려워
이런 까닭에 왕래(往來)라고 말하나니
마음 속으로 부처님의 도를 구하느니라.
010_0207_c_18L此智有往返
佛慧難思議
是故謂往來
志求於佛道

인연(因緣) 많은 중생을 인도하고 교화하여
부처님의 길[佛路:菩提道] 성취했더라도
이 일은 지혜에 순응하는 것이니
흠모하여 구하며 다시는 돌아가지 말아야 하네.
010_0207_c_20L開化多因緣
乃成於佛路
是事順慧均
慕求不復還

일체의 선(禪) 의지하지 않고도
모든 번뇌[塵埈]를 소멸시킨다는
이러한 중생들 구제하기 위하여
왕래(往來)의 과업 원만히 성취했네.
010_0207_c_21L不猗一切禪
勸化諸塵埃
欲救濟斯等
具足於往來

불경(佛經)은 평등한 법
중생의 모습 없음을 분별해 알고
여여하여 본래 없는 것임을 밝게 깨달으니
그런 까닭에 왕반(往返:斯陀含)이라 말하네.
010_0207_c_22L佛經平等法
分別人無相
曉了如本無
已故謂往返

부처님 법 획득한 이는
일체혜(一切慧:一切智)를 통달해 깨달으니
나 또한 이 법을 획득하기 위해
머무를 곳 구하고자 하네.
010_0207_c_24L所可獲法者
達了一切慧
吾亦當獲是
欲求所住處
010_0208_a_02L
일찍이 중생의 세계와
모든 법계에 대해 집착하고 동요함이 없었으니
그런 까닭에 왕래라고 말하지만
돌아가 머무를 곳도 가까이하지 않네.
010_0208_a_02L未嘗動衆生
及計諸法界
故謂於往來
不近所歸處

무수히 많은 중생들이
지혜가 적어 이미 환난 만날까 염려하기에
이 지혜에 편안하게 머물러서
부처님의 큰 도를 구하게 하려 하네.
010_0208_a_03L憂念無數人
少智旣遭患
欲立於斯慧
則求佛大道

근(根)과 역(力)과 각의(覺意)와
세 가지 해탈과 삼매를 강설하여
이 이치를 분별해 밝힌 후에
부처님의 거룩한 도를 구하네.
010_0208_a_05L根力及覺意
講詠三脫禪
分別斯義已
故求佛聖道

도량(道場:菩提道)을 흠모하는 것은
과거의 모든 부처님께서도 행하신 것이니
그런 까닭에 왕래를 성취하여
큰 성인의 경지에 머무셨네.
010_0208_a_06L志慕於道場
過去佛所猗
故謂爲往來
則立存大聖

자비와 연민의 눈[慈愍眼]을 흠모하고 즐거워하니
부처님 지혜의 눈은 부사의한 것
그런 까닭에 왕래과(往來果) 성취하고
부처님 큰 도를 흠모한다네.
010_0208_a_07L慕樂慈愍眼
佛眼無思議
是故爲往來
慕于佛大道

모든 부처님의 거룩한 구함
세존의 미묘한 이치라서
스스로 이 심오한 지혜에 마음 두나니
일체지(一切智)는 참으로 최고의 경지라네.
010_0208_a_09L諸佛之聖求
世尊微妙義
自志斯深慧
一切智最上

밝은 지혜로 깨닫는 것이고
일체의 법이 돌아갈 곳이지만
그 지혜는 얻을 수도 없고
또한 그것으로 도를 구할 수도 없느니라.
010_0208_a_10L明智之所了
一切法之歸
其慧不可得
及以求道者

수없이 많은 중생을 제도하여
최상의 지혜에 머물게 하나니
이런 까닭에 왕래(往來:斯陀含)가 되어
와서 구하는 것이 있느니라.
010_0208_a_11L濟之無數人
立之於上慧
以故爲往來
來者有所求

와서 부처님 세계 자세히 보건대
중생의 세계는 부사의하니
그런 까닭에 왕래의 과업 이루어
저기에서 중생 구원한다네.
010_0208_a_13L懷來睹佛界
人界不思議
故以爲往來
於彼救衆生

중생의 세계 자세히 살펴보면
구하여도 얻을 수 없는 것
그런 까닭에 왕래의 과업 이루어
마음 속으로 법계를 흠모한다네.
010_0208_a_14L省察衆生界
求之不可得
故以爲往來
慕心於法界

나아갈 바 없는 중생과
모든 중생의 세계
만약 저곳에 대해 밝게 깨달아 알면
노니는 바에 따라 분별하여 알 수 있으리.
010_0208_a_15L群黎無所趣
及一切人界
若曉了彼處
順所遊分別

모든 법을 자세히 관찰하면
그 법은 보려 해도 나타나지 않네.
항상 일심으로 선정에 들어
불대성(佛大聖)의 도를 구하네.
010_0208_a_17L睹一切諸法
見以則不現
常一心定意
求佛大聖道

이와 같은 미묘한 지혜는
때 없이 청정한 것으로
분별해야 할 바를 밝게 알지만
그 지혜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니라.
010_0208_a_18L如是微妙慧
無垢而淸淨
而明所分別
其智不可獲

보살이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
중생을 인도하고 교화함이니
저렇게 밝은 지혜 얻었으면서
무슨 인연으로 여기에 왔는가.
010_0208_a_19L菩薩所欣樂
開化於衆生
則獲彼明智
何緣來至此

아난아, 나는 이런 까닭에
왕래(往來)에 대하여 강론했지만
지혜가 적은 중생들은
망상으로 이를 보는구나.
010_0208_a_21L吾是故阿難
論講于往來
爲少智之人
睹示所興念

아난아, 나는 이런 까닭에
왕래에 대하여 강설하여
정진할 마음 가진 중생들로 하여금
곧 이 법을 밝게 깨닫게 하느니라.
010_0208_a_22L吾是故阿難
論說於往來
人懷精進者
爾乃曉了此

덕이 있는 사람은 분별력 있어서
심오하고 미묘한 이치 아나니
이러한 덕을 획득할 수만 있으면
속히 대도(大道)를 성취할 수 있으리라.
010_0208_a_23L有德者分別
解深妙之義
能獲於斯德
速得成大道
010_0208_b_02L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 보살을 위하여 왕래과에 대해 말씀하셨으니, 이러한 이치가 곧 훌륭한 방편인 줄 알아야 할지니라.”
010_0208_b_02L佛告阿難如來至眞等正覺頒宣菩薩爲往來當知是義亦是善權方便也
佛說阿惟越致遮經卷上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고려대장경 원문에선 ‘제(齊)’자로 되어 있으나 의미에 부합되지 않고 신수대장경 각주에도 “송(宋)ㆍ원(元)ㆍ명(明)본에는 제(齊)자가 제(臍)자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를 따랐다.
  2. 2)다섯 가지 부정(不淨)한 일, 즉 겁탁(劫濁)ㆍ견탁(見濁)ㆍ번뇌탁(煩惱濁)ㆍ중생탁(衆生濁)ㆍ명탁(命濁)의 모양이 나타내는 악한 일이 많은 세상을 말한다. 사람의 수명이 가장 많은 8만 4천 세로부터 점차로 감소되어 2만 세 때에 이르면 5탁의 모양이 점점 많아진다고 『법화경』「방편품」에서 말하고 있다.
  3. 3)고려대장경 원문에는 ‘공순(供順)’으로 되어 있으나 의미로 보아 ‘공순(恭順)’이라야 하며 또한 신수장경 각주에도“송(宋)ㆍ원(元)ㆍ명(明)본과 궁(宮)본에 모두‘공(供)’자가‘공(恭)’자로 되어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를 따랐다.
  4. 4)고려대장경 본문에는 ‘들을 문[聞]’자로 되어 있으나 의미로 보아 ‘물을 문[問]’자로 되어야 하며 또한 신수장경 각주에도 “송(宋)ㆍ원(元)ㆍ명(明)본과 궁(宮)본에 모두 ‘문(聞)’자가 ‘문(問)자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를 따랐다.
  5. 5)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상(想)’자로 되어 있으나 의미로 보아 ‘상(相)’이라야 뜻에 합당하므로 역자는 ‘모습’이라고 번역하였다.
  6. 6)고려대장경 원문에는 ‘도사(道師)’로 되어 있으나 신수장경 각주에 “송(宋)ㆍ원(元)ㆍ명(明)본과 궁(宮)본에는 ‘도사(導師)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를 따랐다.
  7. 7)세 가지 지혜의 하나. 모든 법의 총상(總相)을 총괄적으로 아는 지혜. 천태(天台)에서는 성문ㆍ연각의 지혜라고 하며 구사(俱舍)에서는 부처님의 지혜[佛智慧]라고 한다.
  8. 8)해(姟)는 조(兆)의 백 배(倍)에 해당하는 수(數)이다.
  9. 9)고려 대장경 원본에는 ‘상(想)’으로 되어 있으나 의미에 합당하지 않으므로 역자가 ‘모습[想]’으로 번역하였다.
  10. 10)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상(想)’으로 되어 있으나 문장의 의미로 보아 역자가 ‘모습[相]’으로 번역하였다.
  11. 11)8정도(正道)와 반대되는 것으로서 8미(迷)ㆍ8계(計)ㆍ8류(謬)ㆍ8사(事)라고도 하며, 사견(邪見)ㆍ사지(邪志:邪思惟)ㆍ사어(邪語)ㆍ사업(邪業)ㆍ사명(邪命)ㆍ사방편(邪方便:邪正精)ㆍ사념(邪念)ㆍ사정(邪定)을 말한다.
  12. 12)여덟 가지 관념. 8배사(背捨)라고도 하며, 이 관념에 의하여 5욕의 경계를 등지고, 탐하여 고집하는 마음을 버림으로 배사라고 하고, 또 이것으로 말미암아 3계의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를 증득하므로 해탈이라고도 한다. 첫째는 안으로 색욕을 탐하는 생각이 있으므로 이 탐심을 없애기 위해 밖의 부정인 어혈이 든 빛깔을 관하여 탐심이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내유색상관외색해탈(內有色想觀外色解脫), 둘째는 안으로 색욕을 탐하는 생각은 이미 없어졌으나 이것을 더욱 굳게 하기 위하여 밖의 부정인 퍼렇게 어혈든 빛 등을 관하여 탐심을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는 내무색상관외색해탈(內無色想觀外色解脫), 셋째는 깨끗한 색을 관하여 탐심을 일으키지 못하게 하는 정해탈(淨解脫). 이것을 몸 안에 증득하여 구족원만하며 정(定)에 들어 있어 신작증구족이라 하는 정해탈신작증구족주(淨解脫身作證具足住), 넷째는 공무변처해탈(空無邊處解脫), 다섯째는 식무변처해탈(識無邊處解脫), 여섯째는 무소유처해탈(無所有處解脫), 일곱째는 비상비비상처해탈(非想非非想處解脫), 여덟째는 멸수상정해탈신작증구족주해탈(滅受想定解脫身作證具足住解脫)을 말한다.
  13. 13)불교의 실천 수행하는 중요한 종목을 여덟 가지로 나눈 것으로 정견(正見)ㆍ정사유(正思惟)ㆍ정어(正語)ㆍ정업(正業)ㆍ정명(正命)ㆍ정정진(正精進)ㆍ정념(正念)정정(正定)을 말함.
  14. 14)여러 중생들을 아무 차별 없이 한결같이 성불하게 하는 교법.
  15. 15)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상(想)’자로 되어 있으나 의미로 보아 ‘모습[相]’으로 풀이함이 합당할 듯하여 역자는 모습으로 번역하였다.
  16. 16)고려대장경 원문에는 비애(非哀)로 되어 있으나 문맥이 맞지 않아 ‘비(非)’자를 ‘비(悲)’자로 해석하였다.
  17. 17)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정의(正議)’로 되어 있으나 의미로 보아 ‘정의(正義)’라야 뜻이 통하고 또한 신수대장경 각주에 “송(宋)ㆍ원(元)ㆍ명(明)본과 궁(宮)본에 ‘의(議)’자는 ‘의(義)’자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를 따랐다.
  18. 18)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신(身)’자로 되어 있으나 의미가 통하지 않고 신수대장경 각주에도 “송(宋)ㆍ원(元)ㆍ명(明)본과 궁(宮)본에는 ‘신(身)’자가 ‘이(耳)’자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