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0_0256_c_01L광박엄정불퇴전륜경 제5권
010_0256_c_01L佛說廣博嚴淨不退轉輪經卷第五


지엄 한역
김두재 번역
010_0256_c_02L宋涼州沙門智嚴譯



그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드믄 일입니다. 그런데 마왕(魔王) 파순(波旬)이 이 경전 설하는 것을 들으면 시련이 닥치게 하지는 않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들은 듣지 못하기 때문에 시련이 닥치게는 못하리라. 왜냐하면 문수사리 법왕자가 신통력으로 은폐하여 그들로 하여금 듣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시련이 닥치지 않느니라.”
010_0256_c_03L爾時阿難白佛言世尊甚爲希有王波旬聞說此經不作留難佛告阿以不聞故不作留難所以者何殊師利法王子以神力隱蔽令不得聞故無留難
그때 문수사리 법왕자가 도로 신통력을 거두니 악마(惡魔) 파순이 꿈속에서 새롭게 기이한 물러남이 없는 법륜[不退轉法輪]을 들었고, 또한 석가모니부처님의 이름을 칭송하는 소리를 듣고서 문득 깜짝 놀라 근심과 걱정과 두려움으로 엉켜 몸의 털이 모두 곤두섰다. 그리고는 곧바로 침상에서 일어나 스스로 땅에 몸을 던지면서 이런 말을 하였다.
“이전에 항복했던 자들도 이제는 나에게 항복하지 않겠구나. 또 이전에 빼앗은 영토들도 이제는 나의 소유가 아니로구나.”
그리고는 근심되고 걱정이 되며 괴롭고 번뇌가 되어 큰 소리로 울음을 터트렸다. 근심ㆍ걱정하고 고통스럽고 괴로워하여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렸기 때문에 몸의 모습이 늙고 수척하여 마치 백 살쯤 된 노인과 같았다.
010_0256_c_08L爾時文殊師利法王子還攝神力惡魔波旬卽於夢中聞說新異不退轉法輪亦聞稱釋迦牟尼佛名卽便驚悟愁憂恐怖身毛皆豎卽從牀上自投於地作如是言先所降伏今不伏我先所領土今不屬我愁憂苦惱發聲啼哭以愁憂苦惱發聲啼哭故身形老瘦猶如百歲老人
그때 악마 파순이 네 종류의 군대와 삼천대천세계에 퍼져 있는 마왕의 하늘들을 거느리고 부처님께서 계신 곳을 찾아오니, 마치 보살들이 부처님 도량에 가득 앉았을 때처럼 마왕의 엄숙한 군대의 무리가 부처님 처소에 모여든 것도 그와 다름이 없었다.
010_0256_c_15L爾時惡魔波旬將四種兵及三千大千世界所有魔天來詣佛所猶如菩薩坐道樹時魔嚴兵衆來詣佛所亦復如是
010_0257_a_02L그때 악마 파순의 몸 형상은 늙고 수척하여 백 살쯤 되는 늙은이처럼 머리는 숙여지고 허리는 굽어 행보가 매우 느리고 발걸음이 무거우며 숨은 헐떡이고 기운이 없어 온몸을 벌벌 떨면서 지팡이를 짚고 걸어서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오고 있었는데, 마침 마왕 파순이 부처님 계신 곳으로 올 때에 거느리고 왔던 권속들과 네 종류 군대들이 불퇴전법륜(不退轉法輪)을 설하는 소리를 허공에서 듣게 되었고, 또한 석가모니부처님의 이름을 듣게 되었는데, 저 네 종류의 군대와 그 권속들은 저절로 걸음이 멈춰진 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다. 그러자 문득 이런 생각을 내게 되었다.
‘우리들은 다시는 파순을 따르지 않아야겠다.’
010_0256_c_19L爾時惡魔波旬身形老劣如百歲人頭低脊膢行步遲重喘息短氣擧身戰掉扶杖而行來詣佛所魔波旬來詣佛時於虛空中所將眷屬四種兵衆聞說不退轉法輪亦聞釋迦牟尼佛名四種兵及諸眷屬自然而住不能得前生如是念我等不復隨從波旬
그러자 파순은 단신인 채 파리하고 늙은 모습으로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한 사람도 저에게 남아 부축해 주는 이도 없었습니다. 이전에 항복했던 자들도 이제는 나에게 항복하지 않고, 이전에 빼앗았던 영토들도 이제는 저의 소유가 아닙니다.
세존께서는 모든 중생들을 다 불쌍히 여기시는데 지금 저도 또한 대중들 속에 있는 한 중생이거늘 어찌 불쌍히 여기지 않습니까?……(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지금 저에게는 한 사람도 머물러 물 한 모금 주는 이도 없습니다.”
010_0257_a_05L爾時波旬單獨羸老白佛言乃至不留一人扶接我者降伏者今不伏我先所領土今不屬世尊憐愍一切衆生我今亦在衆生數中而不垂愍乃至不留一人授我水者
그때 세존께서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중생계(衆生界)는 많고도 많아 무진(無盡)한 법이 있느니라.
파순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가령 날마다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시어 그 부처님 한 분 한 분께서 매일같이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중생들을 제도하여 반열반(般涅槃)에 들게 한다 하더라도 중생계는 오히려 다하지 못할 것이니라.”
그러자 마왕 파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중생계가 비록 다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금 저는 단신인 데다 더구나 파리하고 늙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길을 나서 걸을 때면 엎어질 듯하며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게다가 아무도 저를 부축해 주는 이도 없으니, 부디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제 마음을 위로하고 편안하게 해 주시어 저로 하여금 기쁜 마음으로 하루 속히 되돌아갈 수 있게 해 주십시오.”
010_0257_a_10L爾時世尊告波旬言衆生界多是無盡法波旬當知假令日日恒河沙等諸佛出世一一諸佛於日日中度恒河沙衆生令般涅槃而衆生界猶不可盡魔波旬復白佛言生界雖不可盡如我今者單獨羸老在道行時若其顚躄乃至無有扶接我者唯願世尊安慰我意令我歡喜速得還去
부처님께서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우선 너는 마음을 편히 가지고 가거라. 만약 중생으로서 이 법을 믿지 않거나 알지 못하거나 법(중생법)에서 물러나지 않는 이러한 중생들은 다 너의 권속일 테니, 이들이 네 권속이 된다면 너는 자재(自在)함을 얻을 수 있을 것이요, 그 모든 권속이 다시 너를 부축해 줄 것이니라.”
그러자 파순이 이 말을 듣고 나서 기뻐 뛰면서 이와 같이 말하였다.
“내 이제 마땅히 중생들을 위하여 갖가지 어려움에 처하도록 할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로 하여금 이 법을 믿지 않게 하고 알지 못하게 하여 의혹을 일으키도록 할 것이다. 의혹이 생겨나면 틀림없이 나의 권속이 되어 나는 자재로울 수 있게 될 것이다.”
010_0257_a_18L佛告波旬且安意去若有衆生不信不解不退法者是諸衆生皆屬於汝是汝眷屬汝得自在一切皆是扶接汝者爾時波旬聞是語已歡喜踊躍作如是言我今當爲衆生作諸留難令於此法不信不解生於疑惑生疑惑故當屬於我我得自在
010_0257_b_02L그렇게 생각한 파순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다시 한 번 저를 위로하고 편안하게 하시어 저로 하여금 기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단 부처님께서 스스로 말씀하시기를, ‘만약 어떤 중생이 내 이름을 들은 이가 있으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으리라’라고 하셨으니, 지금부터는 이런 말씀이라면 절대로 다시 하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만약 어떤 중생이라도 이 말씀을 듣고 나면 부지런히 정진해서 불보리를 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010_0257_a_24L爾時波旬復白佛言唯願世尊重安慰我令我歡喜而得還去佛自說言有衆生聞我名者皆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而不退轉從今已往更莫復所以者何若有衆生聞此語已行精進求佛菩提
그러자 세존께서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편안한 마음으로 가거라. 내 마땅히 모든 중생들로서……(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보리(菩提)에 머무르지 않게 할 것이요, 또는 중생 세계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며, 중생으로서 색음(色陰)을 여의지 않게 하고, 수음(受陰)ㆍ상음(想陰)ㆍ행음(行陰)ㆍ식음(識陰)을 여의지 않게 할 것이니, 파순아, 마음 편히 가거라.
010_0257_b_07L爾時世尊告波旬汝安意去我當令諸衆生乃至有住菩提者亦復無有出衆生界者無有衆生離色陰者離受識陰波旬且安意去
내 항상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몸에 집착하는 마음을 여의는 자, 계취(戒取)와 견취(見取)를 여의는 자, 얻을 것이 있다는 생각을 여의는 자, 예순두 가지 삿된 견해를 여의는 자, 과거ㆍ미래ㆍ현재의 생각을 여의는 자, 살생(殺生)을 여의는 자, 도둑질[不與取]과 사음(邪婬)을 여의는 자, 거짓말ㆍ기어[綺語]ㆍ악한 말ㆍ이간질하는 말을 여의는 자, 탐욕ㆍ성냄ㆍ삿된 소견을 여의는 자가 없게 할 터이니, 파순아, 안심하고 편한 마음으로 돌아가거라.
010_0257_b_11L我常令諸衆生有離身見者離戒取見取者離有所得離六十二見者離過去未來現在想者離殺生者離不與取邪婬者妄語綺語惡口兩舌者離貪恚邪見波旬且安意去
나도 중생들을 가르쳐서 보시(布施)ㆍ지계(持戒)ㆍ인욕(忍辱)ㆍ정진(精進)ㆍ선정(禪定)ㆍ지혜(智慧)를 행하게 하지도 않을 것이요, 또한 중생들을 가르쳐서 네 가지 섭법[四攝法]1)을 행하게 하지도 않을 것이며, 중생들로 하여금 중생이라는 생각을 여의게 하거나, 아끼고 집착하는 생각을 여의거나, 부모라는 생각을 여의거나, 형제ㆍ자매ㆍ남녀의 생각을 여의거나, 낮과 밤이라는 생각을 여의거나, 보름ㆍ한 달ㆍ1년이라는 생각을 여의거나,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라는 생각을 여의거나, 보리라는 생각, 역(力)ㆍ무외(無畏)라는 생각, 근(根)ㆍ역(力)ㆍ각도(覺道)라는 생각, 부처ㆍ법ㆍ승가라는 생각, 보리를 장애한다는 생각, 일체의 종지(種智)라는 생각 등을 여의지 않게 할 터이니, 파순아, 너는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가거라. 나는 마땅히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법에 대하여 멀리 여읠 생각이 없게 하리라.”
010_0257_b_16L我不教衆生而行布施持戒忍辱精進禪定智慧亦不教衆生行四攝法不令衆生離衆生離堅著想離父母想離兄弟姊妹男女想離晝夜想離半月一月一年離布施持戒忍辱精進禪定智慧菩提心想無畏想道想僧想障菩提想一切種智想旬汝且安意去我當令衆生於一切法無遠離想
010_0257_c_02L그러자 파순이 기뻐 뛰면서 근심과 걱정의 화살을 뽑아 버리고 그곳에서 물러나 본래의 형태를 회복하여 여러 하늘 꽃을 부처님 위에 흩뿌리고는 부처님의 주위를 세 바퀴 돌고 난 뒤 부처님 앞에 머무른 채 게송을 설하였다.
010_0257_c_02L爾時波旬歡喜踊躍拔愁憂箭卽於是處還復本形以諸天花而散佛上遶佛三帀住於佛前而說偈言

오늘 양족존(兩足尊)께서
이 미묘한 법 설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선 두 말씀 없으니시
지금 저는 크게 기뻐합니다.
010_0257_c_05L今日兩足尊
說此微妙音
佛無有二言
今我大歡喜

그때 마왕 파순이 이 게송을 설하고 난 후 기뻐하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점점 부처님에게서 멀어져 갔다. 본래 살던 천궁(天宮)으로 돌아가서는 다 함께 화합하여 다섯 가지 욕락(欲樂)을 받아 가며 스스로 즐기고 다시는 어려운 일에 머물게 할 마음을 내지 않았다.
010_0257_c_07L魔波旬說此偈已歡喜安意漸離佛去還本天宮皆共和合受五欲樂以自娛樂更不復生留難之心
세존께서 이 항복견마법(降伏遣魔法)2)을 설하실 때에 대지(大地)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니,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 때문에 대지가 진동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항복견마법을 설할 때에 6만 4천 보살이 모든 법 가운데 생멸이 없는 법인[無生法忍]을 증득해서이니라.”
010_0257_c_10L說此降伏遣魔法時大地六種震動阿難白佛言世尊以何因緣大地震動告阿難說此降伏遣魔法時六萬四千菩薩於諸法中得無生法忍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모임에 있는 대중들 가운데 이 법에 대하여 의혹을 품는 이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모임 가운데 있는 10억 중생들은 모두 의혹이 생겨 마음이 혼미해지고 번민하면서 이와 같은 말을 하리라. ‘이 말은 무슨 말일까? 아마 우리가 잘못 들은 것이나 아닐까?’ 이런 일로 인하여 때와 방향을 알지 못하고, 또한 스스로 어느 곳에서 왔는지, 어느 곳으로 가려고 하는지를 알지 못하여 의혹을 내기 때문에 각기 서로 보지도 못하느니라.”
010_0257_c_14L阿難白佛言世尊今此會中頗有疑惑是法者不佛告阿難今此會中有十億衆生皆生疑惑心意迷悶作如是說爲是何語將非我等錯謬聞耶以是事故不知時方亦不自知從何所來欲至何所以疑惑故各不相見
010_0258_a_02L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디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자비한 마음으로 이 중생들을 위하여 빨리 밝게 비춰 주셔서 이 대중들로 하여금 의혹을 품어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도록 해 주시옵소서. 무슨 인연으로 악마 파순에게 말씀하시기를, ‘편안한 마음으로 가거라. 나는 중생들로 하여금 보리에 머물지 않게 할 것이요……(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파순아,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가거라. 나는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법에 대하여 멀리 여의겠다는 생각을 내지 않게 할 것이니라’라고 하셨습니까?
부디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이 중생들을 위하여 밝게 비춰 주셔서 미래의 중생들로 하여금 밝게 비춤을 체득하고 이 법을 받아 지녀서 잃어버리지 않도록 부디 분별하여 설해 주시옵소서.”
010_0257_c_20L阿難白佛唯願世尊以慈悲心爲此衆生速作照明莫令此衆懷疑惑故墮於惡趣以何因緣而作是說惡魔波旬且安意去我不令衆生住於菩提波旬且安意去我不令衆生於一切法無遠離想唯願世尊爲此衆生速作照明亦令將來衆生逮照明故受持此法而不忘失願分別說
그때 세존께서 게송을 설하셨다.
010_0258_a_05L爾時世尊便說偈言

보리는 머무는 모습 없고
또한 능히 머무는 이도 없네.
이런 까닭에 중생들에게
머무름 없는 보리를 설했네.
010_0258_a_06L菩提無住相
亦無能住者
是故說衆生
無住菩提者

보리와 중생은
둘도 아니요 다르지도 않네.
이런 까닭에 중생들에게
머무름 없는 보리법 설했네.
010_0258_a_08L菩提與衆生
無二無有異
是故說衆生
無住菩提者

또한 중생이란 없는 것이니
능히 중생계를 여의고
생겨나는 것도 없으니
필경엔 얻을 것도 없으리라.
010_0258_a_09L亦無有衆生
能離衆生界
無所有不生
畢竟不可得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중생계
그 성품 본래 공하니
가령 일체지(一切智)3)라 하더라도
그 생각 여읨을 보지 못하네.
010_0258_a_10L難思衆生界
其性本自空
假令一切智
不見其離想

내가 말한 여러 가지 음(陰)과
중생들은 여읠 수 없는 것이니
이 몸과 중생은
다른 것이 아니어서 항상 적멸(寂滅)하다네.
010_0258_a_12L我所說諸陰
無衆生能離
此陰與衆生
無異常寂滅

이미 음이 곧 공(空)한 줄 알면
굳이 그 성품 여읠 게 없으니
그 본체는 곧 하나라서
집착할 것도 없고 여읠 것도 없다고 설하네.
010_0258_a_13L已知陰是空
而不離其性
說其體是一
不可取而離

이미 모든 음(陰) 알고 나면
집착할 것도 없고 여읠 것도 없느니
나도 없고 자성(自性)도 없으니
필경에 의지할 대상 없네.
010_0258_a_14L已能知諸陰
不取不可離
無我無自性
畢竟無所依

모든 음 허공 같아
음을 행함도 또한 그러하네.
행할 바 없음을 행하는 까닭에
음(陰)은 허공 같다고 설하네.
010_0258_a_16L諸陰如虛空
陰所行亦爾
行無所行故
說陰如虛空

허공계(虛空界) 설함도 마찬가지
생겨나지도 않고 생기게 하는 것도 없네.
음의 성품도 이와 같아서
능히 여의는 이도 없다네.
010_0258_a_17L如說虛空界
非生非能生
陰性亦如是
無有能離者

신견(身見) 자성(自性)의 모습
법이라 집착할 것 없으니
집착할 만한 것 아닌 까닭에
나는 여읠 것도 없다고 말했네.
010_0258_a_18L身見自性相
無法而可得
以不可得故
我說不可離

자성 없음을 의심하지만
필경엔 얻을 수 없나니
얻을 수 없음을 의심하는 까닭에
중생들은 여읠 수 없다네.
010_0258_a_20L疑無有自性
畢竟不可得
以不得疑故
衆生無能離

모든 중생들은
선택계(選擇戒)4)를 지니지 못하니
견취(見取)5)의 모든 중생들
또한 얻을 수 없네.
010_0258_a_21L無有諸衆生
能持選擇戒
見取諸衆生
亦復不可得

얻을 법 있다고 헤아리면
중생은 얻을 수 없나니
얻을 법 있다는 데 무심(無心)하면
자성(自性)을 여읠 필요도 없네.
010_0258_a_22L計有得法者
衆生不可得
有得法無心
不離於自性

말할 바 모든 소견들
예순두 가지 있으나
이와 같은 것들의 모든 소견
모두가 물속의 그림자 같네.
010_0258_a_24L如所說諸見
凡有六十二
如是等諸見
皆如水中影
010_0258_b_02L
이미 이 모든 견해 깨닫고 나면
모두가 물속의 그림자 같나니
나도 없고 존재하는 실체도 없어
자성을 얻을 수 없다네.
010_0258_b_02L已知此諸見
皆如水中影
無我無所有
自性不可得

과거니 미래니 하는 생각과
현재라는 생각들
이런 생각 존재하는 실체 없어서
마치 물속의 그림자 같네.
010_0258_b_03L過去未來想
及與現在想
此想無所有
亦如水中影

이런 생각엔 나라는 것 없으니
중생이란 얻을 수 없는 것이요
중생은 얻을 수 없는 것이니
그런 까닭에 여읠 것도 없다네.
010_0258_b_05L此想無有我
衆生不可得
以不得衆生
是故不可離

모든 중생을 살해하게 되면
반드시 험난하고 나쁜 곳에 나아가리니
열반 가운데 머물려거든
동요함이 없어야 하리라.
010_0258_b_06L殺害諸衆生
必趣嶮惡處
安置涅槃中
無有能動者

중생을 만약 얻으려거든
움직이는 상(相)을 여의어야 하지만
중생은 실상이 없는 것이니
그런 까닭에 여읠 것도 없다고 말하네.
010_0258_b_07L衆生若可得
可有離動相
衆生無有實
故說不可離

보리(普提)란 줄 것도 없고
일찍이 주는 이도 없으니
비록 부지런히 방편을 낸다 해도
동요할 것도 없고 여읠 것도 없네.
010_0258_b_09L菩提名不與
未曾有與者
雖勤作方便
而無動離者

중생에게 보시 행하지 않거든
법시(法施) 행함이 가장 훌륭한 것이라고 가르치네.
비록 부지런히 방편(方便)을 낸다 하더라도
동요할 것도 없고 여읠 것도 없네.
010_0258_b_10L不行施衆生
教行勝法施
雖勤作方便
而無動離者

중생은 얻을 게 없건만
음욕(婬欲)에 의지하고 기대고
음욕 속에도 삿됨 없건만
그르고 삿된 것과 합하여 하네.
010_0258_b_11L亦不得衆生
依倚婬欲者
欲中無有邪
可與非邪合

거짓말 하는 모든 중생들
인연 있으면 마땅히 교화하지만
비록 부지런히 방편을 낸다 해도
동요할 것도 없고 여읠 것도 없네.
010_0258_b_13L妄語諸衆生
有緣者應化
雖勤作方便
而無動離者

이간질하는 말과 악한 말과
때 아닌 쓸데없는 말
이와 같은 말들은
메아리 같아 사람들을 홀리네.
010_0258_b_14L兩舌與惡口
及以非時言
如是等言說
如響令人惑

이 법은 머무르는 처소 없으니
물들거나 집착할 것도 없네.
이 모든 소리 메아리 같아
그 이치 깨달으면 의지할 것도 없네.
010_0258_b_15L此法無處所
亦不可染著
此諸聲如響
知其無所依

본래부터 있어 온 무명(無明)
깊이 생각해 보면 나에 집착하기 때문이네.
내가 진실한 것[無我]임을 깨달으면
동요할 것도 없고 여읠 것도 없네.
010_0258_b_17L本所有無明
深計著於我
以知我眞實
無能動離者

또한 진에(瞋恚)를 깨닫고 보면
필경엔 아무 모습 없으니
보리에 모습 없는 까닭에
동요할 것도 없고 여읠 것도 없네.
010_0258_b_18L亦能知瞋恚
畢竟無有相
菩提無相故
無能動離者

만약 능히 삿된 견해 깨달아 알면
이것을 바른 견해라 이름하나니
소견법[見法]을 초월하면
동요할 것도 없고 여읠 것도 없네.
010_0258_b_19L若能知邪見
是名爲正見
以過著見法
無能動離者

모든 중생들에게
여색(女色)으로 보시하라 가르치지 말라.
성현께서 금지하고 억제한 것이니
이 보시엔 허물과 근심만 따르네.
010_0258_b_21L不教諸衆生
而以女色施
賢聖所禁制
是施有過患

삿된 견해로 지키는 계율
성인의 도에선 모두 버렸으니
지혜 있는 사람은
이것으로 성인의 법 구하라고 가르치지 않네.
010_0258_b_22L邪見所持戒
聖道所捐棄
智者不應教
以此求聖法

외도(外道)들이 칭찬하는 바
갖가지 모든 인욕(忍辱)의 모습[相]
이런 인욕은 바른 도도 아니요
중생들을 열반에 이르게도 못하네.
010_0258_b_23L外道所稱讚
種種諸忍相
此忍非正道
令人到涅槃
010_0258_c_02L
외도들이 칭찬하는 바
5열(熱)의 정진법(精進法)6)
보리에 이를 수 없나니
지혜 있는 이는 이를 여의네.
010_0258_c_02L外道所稱讚
五熱精進法
不能至菩提
智者應捨離

외도는 모든 선정(禪定)에선
온갖 생각 다 행하라 하지만
모든 부처님께서 칭찬하는 바 아니니
그런 까닭에 다른 이에게 가르치지 않네.
010_0258_c_03L外道諸禪定
盡行諸有想
非諸佛所讚
是以不教他

세속의 지혜[世俗慧]7)로써
모든 중생을 가르치지 말라.
이 지혜로는
부사의한 부처님 지혜 얻을 수 없다네.
010_0258_c_04L不用世俗慧
教化諸衆生
此慧不能得
不思議佛慧

청정한 중생은
두려움 없는 자신감 성취하나니
나는 이런 중생들에게
4섭법(攝法)을 행하지 말라 설했네.
010_0258_c_06L於淸淨衆生
成就無畏者
我說於是衆
不行四攝法

부처님을 매우 공경하고 염(念)하는 이에게는
이런 집착 여의라 가르치지 않나니
부처님에겐 물든 지혜[染智] 없으며
또한 모든 장애도 없어서이네.
010_0258_c_07L深敬念佛者
不教離是著
佛有無染智
亦無諸障㝵

부처님을 매우 공경하고 염하는 이는
이런 집착 여의라 가르치지 않나니
탐욕 여의는 것이 가장 훌륭한 법이거늘
어떻게 여읠 수 있으리.
010_0258_c_08L深敬念法者
不教離是著
離欲最勝法
云何而可離

중생이란 생각에 집착하지 않고
보리의 마음 내나니
보리엔 집착할 것도 없거늘
어떻게 여읠 수 있으리.
010_0258_c_10L不著衆生想
而發菩提心
菩提不可著
云何而得離

부모니 형제니 하는 생각과
자매니 남녀니 하는 생각들
이런 생각은 모두 허깨비와 같은데
어떻게 여읠 수 있으리.
010_0258_c_11L父母及兄弟
姊妹男女想
此想皆如幻
云何而可離

일체처(一切處)에서 생기는 생각
법(法)도 없고 존재하는 실체도 없나니
법도 없고 존재하는 실체도 없거늘
어떻게 여읠 수 있으리.
010_0258_c_12L此想一切處
無法無所有
無法無有故
云何而可離

낮이라는 생각과 밤이라는 생각
반달이니 한 달이니 하는 생각들
이런 생각엔 진실 없어서
더울 때의 아지랑이와 같네.
010_0258_c_14L晝想及夜想
半月一月想
此想無眞實
如熱時炎水

보시라는 생각과 계율이라는 생각과
인욕이니 정진이니 하는 생각들
이런 생각은 진실한 생각 아니니
어떻게 그 생각 여읠 수 있으리.
010_0258_c_15L施想與戒想
忍辱精進想
此想非眞想
云何以想離

선정이라는 생각과 지혜라는 생각과
보리심(普提心)이라는 생각
역(力)ㆍ무외(無畏)ㆍ모든 근(根)이라는
이런 생각들은 모두가 헛되고 거짓된 것이라네.
010_0258_c_16L定想及慧想
菩提心之想
力無畏諸根
是想皆虛誑

모든 각(覺)과 도(道)라는 생각과
부처라는 생각과 법(法)이라는 생각들은
모두가 무지(無知)로부터 일어나나니
어떻게 이 생각 여읠 수 있으리.
010_0258_c_18L諸覺及道想
佛想與法想
皆從無知起
云何離此想

승가라고 분별하는 모든 생각들
이런 생각 숱하게 많지만
분별심에서 생겨나는 것이기에
나는 여읠 수 없다고 설하네.
010_0258_c_19L分別諸僧想
此想亦衆多
從分別起故
我說不可離

보리(菩提)라는 생각과
일체지(一切智)라는 생각에도 집착 말아야 하나니
이런 생각은 모든 부처님과
부사의한 보리에서 멀어지는 것이네.
010_0258_c_20L不著菩提想
及一切智想
此想遠諸佛
不思議菩提

그런 까닭에 나는
파순처럼 지혜 없는 사람에게 말하였네.
이러한 모든 생각 여의지 못하면
보리를 구하는 일과는 멀어진다고.
010_0258_c_22L以是故我說
波旬無智人
不離此諸想
而遠求菩提

모든 법과 보리는
모두가 여여(如如)하다는 것 알아야 하지만
여의지 않는 이치 선설하여
마왕의 근심ㆍ걱정 없애 주었네.
010_0258_c_23L諸法及菩提
皆悉知如如
宣說不離義
去魔憂惱心
010_0259_a_02L
세존께서 결정(決定)을 내려 이 항복견마법(降伏遣魔法)을 설하실 때에 그 모임 가운데 있던 10억 중생들이 망설임의 화살을 뽑아 버려 다시는 의혹을 일으키지 않았으며 크게 비추는 광명을 체득하였으며, 모든 법에서 생멸(生滅)이 없는 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
그 모임에 있던 10억 중생이 모두 화합하여 부처님 앞에 머무른 채 게송을 설하였다.
010_0258_c_24L世尊決定說此降伏遣魔法時會中十億衆生拔猶豫箭無復疑惑逮大照明於諸法中得無生法忍會中十億衆生皆共和合住於佛前而說偈言

부사의한 부처님의 도(道)
우리들 이제 깨달아 증명하였네.
세상을 인도하시는 스승님이신 부처님께서
우리들의 의심을 끊어 주셨네.
010_0259_a_05L不思議佛道
今我以證知
佛是導世師
除斷我疑心

크게 비추는 광명 얻음으로써
부처님 법에 편히 머물고
시방이 밝고 맑은 까닭에
1억 부처님을 뵈올 수 있네.
010_0259_a_07L以逮大照明
安住佛法中
諸方明淨故
得見一億佛

갖가지 법 보여 주셔서
색(色) 등은 생겨나지 않는 것임을 깨달았나니
세간을 구원하시는 스승 만났기에
이처럼 청정한 지혜 얻을 수 있었네.
010_0259_a_08L亦得見其法
知色等不生
遭遇救世師
得淨如是智

또한 1억이나 되는
여러 부처님의 엄숙하고 청정한 국토를 보니
가장 으뜸이신 세상을 인도하시는 스승께서
그 가운데 모두 머물고 계셨네.
010_0259_a_09L亦得見一億
諸佛嚴淨土
無上導世師
皆悉住其中

그때 10억 중생들이 이 게송을 설하고 난 뒤 입고 있던 훌륭하고 미묘한 옷을 벗어 공양(供養)하는 법대로 하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을 받들어 이런 말을 하였다.
“바라옵건대 이 법을 모든 중생들에게 유포하시어 그들로 하여금 누구나 다 들을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010_0259_a_11L爾時十億衆生說此偈已脫身所著上妙之服爲供養法歡喜奉佛作如是言願令此法流布一切衆生皆得耳聞
그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어떤 중생이 이 항복견마법(降伏遣魔法)을 듣고 믿어 이해하고 의혹을 내지 않는다면, 이러한 선남자나 선여인은 얼마만한 복을 얻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선남자나 선여인이 이 항복견마법을 들어 한 번 귓가를 스쳐가기만 하더라도 믿어 이해하고 의혹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그 공덕은 매우 많아서 한량없을 것이니라.”
010_0259_a_15L爾時阿難白佛言世尊若有衆聞是降伏遣魔法者能信能解不生疑惑是善男子善女人得幾所福佛告阿難若善男子善女人聞此降伏遣魔法一經耳能信能解不疑惑功德甚多不可限量
010_0259_b_02L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 얻은 복을 방편상 비유하여 알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선남자나 선여인이 아침에 백천 부처님을 공양하고, 한낮에 다시 백천 여러 부처님을 공양하며, 늦은 저녁에 또 백천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되 존중하고 찬탄하며, 가장 뛰어나고 미묘한 방사(房舍)를 보시하는 등 갖가지 필요한 모든 물건을 다 충족시켜 주기를 백천 겁을 해 왔다면, 이 선남자나 선여인이 얻은 공덕은 많겠느냐, 적겠느냐?”
010_0259_a_20L阿難白佛言其所得福可以方喩知不佛告阿難若善男子善女人於日初分供養百千諸佛於日中分供養百千諸佛日後分供養百千諸佛尊重讚歎上妙房舍一切所須皆悉充足經百千劫是善男子善女人所得功德寧爲多不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매우 많을 것입니다. 정말로 매우 많아서 한량이 없을 것이며, 비유로써도 알기 어려울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이 항복견마법을 들어 한 번 귓가를 스쳐갔을 때라도 믿어 이해하고 의혹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그 복은 저것보다 더 많을 것이니라.”
010_0259_b_04L阿難白佛言世尊甚多甚多不可限量難以喩知佛告阿難若善男子善女人聞此降伏遣魔法一經耳能信能解不疑惑者其福勝彼
그때 허공에는 선남자가 셋이 있었는데 보살승(菩薩乘)을 구하기 위해 저절로 나타나 점점 다가왔다.
그들은 각각 천 송이의 커다란 연꽃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꽃의 높이와 너비가 수미산을 능가했고, 백천만억의 잎에서는 백천억 광명이 뿜어져 나왔다.
그때 존자 아난과 그 모임에 모였던 여러 대중들이 모두 보살승을 구하는 선남자 셋이 점점 다가오는 모습을 보고는 보기 드문 일이라는 마음이 생겼다.
010_0259_b_07L爾時虛空中有三善男子求菩薩乘自然而現漸漸而來各各執持千大蓮花其花高廣踰須彌山有百千萬億葉出百千萬億光色爾時尊者阿難及諸時會皆共遙見三善男子求菩薩乘者漸漸而來見已生希有心
그러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선남자는 어느 곳에서 왔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동쪽으로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불국토를 지나가면 거기에 한 세계가 있는데, 그 이름은 화고수미산(花高須彌山)이니라. 이 선남자는 그 세계에서 이 법과 위의 인연들에 대한 것을 들었기 때문에 여기에 왔느니라.”
010_0259_b_13L爾時阿難白佛言世尊此善男子爲從何來佛告阿難東方過恒河沙佛土有世界名花高須彌山此善男子於彼世界聞說此法及上因緣以是故來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 세계의 부처님 명호는 무엇입니까?”
“그 세계의 부처님 명호는 화고수미산왕(花高須彌山王)여래ㆍ등정각이신데 지금 현재에도 설법하고 계시느니라.”
010_0259_b_18L阿難白佛彼世界佛名號何等佛告阿難彼佛名華高須彌山王如來等正覺今現在說法
010_0259_c_02L그때 보살승을 구하는 선남자 셋이 석가모니부처님 앞에 나아가 머리와 얼굴을 부처님 발에 대어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나서 오른쪽 무릎을 꿇고 일심으로 합장하고 가지고 있던 꽃을 부처님 위에 뿌리고 이렇게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지금 이 법에 대하여 이해하며 의혹을 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희들이 이 법에서 의혹 없는 것이 마치 여래와 같기 때문입니다.”
010_0259_b_20L爾時三善男子求菩薩乘者前詣釋迦牟尼佛面禮足右遶三帀右膝著地一心合以所執華而散佛上作如是言我等今於此法能信能解不生疑所以者何我等於此法中無有疑猶如如來
그때 첫 번째 보살승을 구하는 선남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말하기를, ‘내가 곧 여래(如來)이다’라고 하더라도 이 말은 곧 바른 말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 법에 대하여 의혹을 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때 두 번째 보살승을 구하는 선남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말하기를, ‘내가 곧 세존(世尊)이다’라고 하더라도 이 말은 곧 바른 말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 법에 대하여 의혹을 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때 세 번째 보살승을 구하는 선남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말하기를, ‘내가 곧 부처[佛]이다’라고 하더라도 이 말은 곧 바른 말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 법에 대하여 의혹을 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010_0259_c_03L爾時第一善男子求菩薩乘者白佛言世尊若作是說我是如來此言便是正說所以者何我於此法不生疑惑故爾時第二善男子求菩薩乘者白佛言世尊若作是說我是世尊此言便是正說所以者何我於此法不生疑惑故爾時第三善男子求菩薩乘者白佛言世尊若作是說我是佛此言便是正說所以者我於此法不生疑惑故
그때 그 모임에 있던 백천 중생들은 모두 마음이 동요되어 본래 앉아 있는 자리를 불안하게 여기면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세간에 두 부처님께서 나란히 출현하실 리가 없는데 무엇 때문에 지금 이 선남자가 이와 같은 말을 하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 이리저리 몰려 수군대다가 다시 아무런 말 없이 잠자코 있으면서 ‘세존께서 이 자리에 계시니 마땅히 스스로 이 모든 보살들이 이와 같이 말한 뜻을 해설해 주실 것이다’라고 하였다.
010_0259_c_12L爾時會中百千衆生心皆擾動不安本坐作是念無有二佛竝出世閒此善男子以何等故發如是言作是念已展轉相語且共默然世尊在座自當解說此諸菩薩如是語義
그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여러 보살의 명호는 무엇이길래 이렇게 큰 사자후(師子吼)를 합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 첫 번째 보살은 이름이 낙구여래음성(樂求如來音聲)이요, 두 번째 보살의 이름은 낙구세존음성(樂求世尊音聲)이며, 세 번째 보살의 이름은 낙구불음성(樂求佛音聲)이니라.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이런 인연 때문에 저 보살마하살들이 이와 같은 말을 하였느니라.”
010_0259_c_17L爾時阿難白佛言世尊此諸菩薩名字何乃能作是大師子吼佛告阿難一菩薩名樂求如來音聲第二菩薩名樂求世尊音聲第三菩薩名樂求佛音聲阿難當知以是緣故彼菩薩摩訶薩作如是說
010_0260_a_02L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모임 가운데 있는 백천 중생들이 마음이 다 동요되어 ‘세간에 두 부처님께서 나란히 출현하실 리가 없는데 무슨 인연으로 저들이 이런 말을 할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오직 바라옵건대 여래께서는 그 이치를 펴 연설하시어 이 대중들로 하여금 동요 없이 선근(善根)을 심어 더욱 유익하고 밝고 맑게 하여 주시옵소서.
세존이시여, 만약 어떤 사람이 목욕하고 엄숙하게 치장하여 머리와 손톱과 피부색이 청결한 데다 다시 붉은 전단향 물로 목욕을 한다면 피부 색깔은 앞에서보다 배나 더 청결하고 밝을 것입니다.
그러니 세존이시여, 이 모든 중생들도 이와 다름이 없어서 만약 이 말의 뜻을 말하는 소리를 들으면 이미 심었던 선근이 더더욱 자라 밝고 청결하기가 앞에서보다 배나 더할 것이옵니다.”
010_0259_c_23L阿難白佛言世尊今此會中有百千衆生心皆擾動作是念無有二佛竝出世閒以何緣故彼作是說唯願如來敷演其義令此大衆心不擾動所種善根增益明淨世尊如人澡浴嚴治髮爪膚色鮮淨復以赤栴檀水更浴其身膚色鮮淨倍勝於前世尊是諸衆生亦復如是若聞說是語義所種善根增益明淨倍勝於前
그때 세존께서 게송을 설하셨다.
爾時世尊卽說偈言

다 함께 일심으로 들어라.
내가 설하는 저 선남자의 말뜻
어째서 여래라 이름하고
세존이다 부처다라고 했는가?
010_0260_a_09L皆共一心聽
我說是語義
何故名如來
世尊及佛耶

과거의 여여(如如)함 알고
또한 미래의 여여함 알며
일체 법도 여여함을 알기에
그런 까닭에 여래라 이름한다네.
010_0260_a_11L能知過去如
亦知未來如
見一切法如
是故名如來

비유하면 과거의 모든 부처님께서
부사의한 보시 행한 것처럼
나 또한 이런 보시 행하나니
이런 까닭에 이런 말 했네.
010_0260_a_12L如先昔諸佛
行不思議施
我亦行此施
是故作是說

비유하면 과거의 모든 부처님께서
의하거나 기댈 것 없는 도(道) 구한 것처럼
나 또한 이와 같이 구하나니
이런 까닭에 여래라 이름한다네.
010_0260_a_13L如先昔諸佛
求無依倚道
我亦如是求
是故名如來

머무르지 않는 모든 법에서
적정(寂靜)한 보리 구하지만
그러나 보리에 집착하지 않나니
그런 까닭에 여래라 이름한다네.
010_0260_a_15L不住一切法
求寂靜菩提
亦不得菩提
是故名如來

과거의 모든 보살들이
부지런히 인욕(忍辱) 행한 것처럼
나 또한 이 인욕 행하여
인피안(忍彼岸:忍辱波羅蜜)에 이르리라.
010_0260_a_16L如昔諸菩薩
勤苦行忍辱
我亦行是忍
能到忍彼岸

내가 과거에 정진 행하여
부지런히 보리 구한 것처럼
저 또한 부지런히 정진하므로
그런 까닭에 여래라 이름한다네.
010_0260_a_17L如我昔精進
勤求於菩提
彼亦勤精進
是故名如來

그는 이미 모든 법이
평등한 모습임을 통달하여
마음에 생각 일으키지 않나니
그런 까닭에 여래라 이름한다네.
010_0260_a_19L彼已能通達
諸法平等相
亦不生心念
是故名如來

모든 법 집착 말아야 하나니
그 성품 항상 평등하다네.
이렇게 평등함 깨달으면
차별심 일으키지 않네.
010_0260_a_20L不念一切法
其性常平等
知此平等已
而無差別心

이미 이 여여(如如)하고
평등한 선정 통달하였네.
이 선정 통달하였기에
그런 까닭에 여래라 이름한다네.
010_0260_a_21L已能通達此
如如平等定
通達此定故
是故名如來

이른바 모든 법은
각각 스스로 성품과 모습이 있으니
이미 이 성품과 모습 깨달으면
필경엔 항상 적연(寂然)한 것이네.
010_0260_a_23L所說一切法
各自有性相
已知此性相
畢竟常寂然

모습 깨달으면 혜(慧)라 이름하고
헛됨을 알면 지(智)라고 이름하나니
만약 능히 중생 알면
혜피안(慧彼岸:智慧波羅蜜)이라 이름한다네.
010_0260_a_24L知相名爲慧
知虛名爲智
若能知衆生
名到慧彼岸
010_0260_b_02L
과거에 지혜 있는 이
지혜의 피안(彼岸)에 이른 것처럼
또한 이 지혜에 집착 않아야
피안의 적연한 경지에 이르게 되리.
010_0260_b_02L如先昔智者
智慧到彼岸
亦不得此慧
到彼岸寂然

저들도 이 지혜 얻어
피안에 이르렀지만
이 지혜에 집착하지 않으므로
그런 까닭에 여래라 이름한다네.
010_0260_b_04L彼亦得此慧
而到於彼岸
不得此慧故
是故名如來

보리의 여여함에 집착치 말라.
그 성품과 모습 헤아리기 어렵나니
일체 법에 집착 않으면
그런 까닭에 여래라 이름한다네.
010_0260_b_05L不得菩提如
其性相難議
不得一切法
是故名如來

이미 능히 집착 없음을 체득하면
여여(如如)하여 여래에도 집착하지 않으리라.
모든 법에 집착 않음은
무착도(無著道:阿羅漢道)를 통달했기 때문이네.
010_0260_b_06L已能逮無著
不著如如來
不著一切法
通無著道故

과거에 세간을 인도하던 스승
능히 바른 도 깨달아 알고 나니
이 도의 진실한 모습
일찍이 처음과 끝이 없네.
010_0260_b_08L如先導世師
能知見正道
此道眞實相
未曾有始終

그도 이와 같이
가장 뛰어난 무상도(無上道) 닦으니
이 도엔 시종(始終)도 없고
그 성품 공하여 존재하는 실체 없네.
010_0260_b_09L彼亦如是修
最勝無上道
此道無始終
性空無所有

도에 처음과 끝없음을 깨달으면
모든 법 다 평등한 줄 알리니
마찬가지로 여여하여 평등한 줄 알게 되면
그런 까닭에 여래라 이름한다네.
010_0260_b_10L知道無始終
諸法皆平等
亦知如平等
是故名如來

도의 여여함과 보리의 여여함과
머무름 없는 여여함에 대해
여여하여 허공 같음을 알면
이런 까닭에 여래라 이름한다네.
010_0260_b_12L道如菩提如
及與不住如
知如如虛空
是故名如來

내가 설한 모든 법
여여하여 항상 평등하니
만약 이러한 여여함 깨달으면
마땅히 보리를 구하리라.
010_0260_b_13L我所說諸法
其如常平等
若能見此如
應當求菩提

아난아, 이런 일로써
그들이 이와 같은 말 했고
설법대로 능히 수행하였으니
그도 또한 이와 같이 수행한다.
010_0260_b_14L阿難以是事
彼作如是說
如說能修行
彼亦如是行

만약 이러한 행을 수행하면
능히 이와 같은 말 하리니
이 불퇴전법(不退轉法) 깨달아 안다면
두려움 없는 보살이라네.
010_0260_b_16L若能行是行
能作如是說
知是不退轉
無畏諸菩薩

아난아, 마땅히 알아라.
두려움 없는 모든 보살이
능히 이런 말 할 수 있기에
스스로 여래라 말한 것이네.
010_0260_b_17L阿難應當知
無畏諸菩薩
能作如是說
自言是如來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어떤 법을 얻었기에 세존이라고 이름하였습니까?”
010_0260_b_18L阿難白佛言世尊以何因緣得何等名世尊耶
그때 세존께서 문득 게송을 설하셨다.
爾時世尊便說偈言

다 함께 일심으로 들어라.
백천억 겁 동안을
이와 같은 보리 구하였으니
한량없고 생각하기 어렵네.
010_0260_b_20L皆共一心聽
於百千億劫
求如是菩提
無量難思議

모든 중생 위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보리 구하고
일찍이 두려움 없었기에
그런 까닭에 세존이라 이름한다네.
010_0260_b_22L爲諸衆生故
求如是菩提
未曾有怖畏
是故名世尊

나고 죽음에 두려움 없어
정히 나고 죽음 가운데 머물고
모든 중생 제도하여 교화하기에
그런 까닭에 세존이라 이름한다네.
010_0260_b_23L不畏於生死
正住生死中
化度諸衆生
是故名世尊
010_0260_c_02L
무엇 때문에 두려워하지 않고
무엇 때문에 나고 죽음에 머물렀는가?
무엇 때문에 중생을 제도하고
무엇 때문에 세존이라 이름하는가?
010_0260_b_24L云何不怖畏
云何住生死
云何度衆生
云何名世尊

나고 죽음에 법이 있어서
깨뜨려 무너뜨릴 수 없고
견고한 것도 아니요 파괴되는 것도 아니니
이런 법으로 중생을 제도하였네.
010_0260_c_03L生死無有法
而可破壞者
不牢不破壞
以此度衆生

이것을 이름하여 두려움 없다 하고
이것을 이름하여 생사에 머문다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중생을 제도한다 하고
이것을 이름하여 세존이라 하네.
010_0260_c_04L是名不怖畏
是名住生死
是名度衆生
是名爲世尊

모든 법이 허공과 같음을 알면
두렵고 허약한 마음 없기에
모든 법의 모습 선설(宣設)하여
두렵고 무서움 없게 하였네.
010_0260_c_05L知諸法虛空
而無怯弱心
宣說諸法相
而無所怖畏

이미 모든 두려움과 무서움 끊고
갖가지 난처(難處) 멀리 여의어
어려운 곳 두려워하지 않기에
어려운 곳에서 중생을 제도한다네.
010_0260_c_07L已斷諸怖畏
遠離諸難處
不畏難處故
度難處衆生

여러 억 중생 제도하여
생사의 험난한 곳에서 벗어나게 했으니
생사에도
중생을 제도했다는 것에도 집착하지 않네.
010_0260_c_08L度多億衆生
過生死嶮難
亦不得生死
及所度衆生

모든 중생들을
적정(寂靜)한 열반의 언덕에 안치했으나
중생에 대하여 집착하지 않으니
이것을 세존이라 이름한다네.
010_0260_c_09L安置諸衆生
寂靜涅槃岸
亦不得衆生
是名爲世尊

항상 모든 중생들 위해
모든 법 허공 같다 설하고
일찍이 두렵거나 무서운 마음 내지 않기에
이것을 세존이라 이름한다네.
010_0260_c_11L恒爲諸衆生
說如虛空法
未曾生怖畏
是名爲世尊

법의 성품은 차별이 없어
갖가지 이름으로 설하고
평등하기 보리와 같건만
보리도 얻을 수 없다네.
010_0260_c_12L法性無差別
說有種種名
平等如菩提
菩提不可得

모든 중생 가르치고 인도하여
그들로 하여금 보리에 향하게 하네.
비록 이와 같은 법 가르치지만
일찍이 설한 것조차 없네.
010_0260_c_13L教導諸衆生
令趣向菩提
雖教如是法
未曾有所說

말로는 할 수 없는 법 설하여
수많은 중생 제도하며
두려움도 없고 집착도 없으므로
그런 까닭에 세존이라 이름한다네.
010_0260_c_15L不可說而說
度脫多衆生
無畏無所取
是故名世尊

일체의 생각 멀리 여의면
보리의 모습 닦을 수 있으나
이미 모든 생각 초월하였기에
이것을 세존이라 이름한다네.
010_0260_c_16L遠離一切想
能修菩提相
已過一切想
是名爲世尊

이미 모든 생각 멸해 버리면
번뇌 또한 남지 않으리니
이런 까닭에 칭송을 얻어
그 이름 세존이라 한다네.
010_0260_c_17L已能滅諸想
煩惱無有餘
以是故得稱
名之爲世尊

지혜로써 모든 법 관찰하여
모든 법 평등한 줄 알고
언제나 적은 법 구하지 않기에
그런 까닭에 세존이라 이름한다네.
010_0260_c_19L以慧觀諸法
知諸法平等
常不求少法
是故名世尊

명예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또한 명예를 구하지도 않으며
항상 모든 중생 위하여
명예 여의는 법 설하네.
010_0260_c_20L不重於名譽
亦不求名譽
恒爲諸衆生
說離名譽法

보리엔 명예 없으니
그도 또한 이렇게 구하네.
만약 명예를 소중히 여기면
이는 곧 보리를 멀리한다 말하리라.
010_0260_c_21L菩提離名譽
彼亦如是求
若有重名譽
是名遠菩提

이 명성 메아리 같건만
분별하기 때문에 그 종류 많게 되어
모든 분별 마구 일어나
나에게 이와 같은 이름 붙였네.
010_0260_c_23L是聲猶如響
分別故多種
撗生諸分別
我有如是名

모든 음성에 집착하지 않고
또한 이름을 의지하지 않으면
희론(戱論) 없는 보리 되나니
이것을 세존이라 이름한다네.
010_0260_c_24L不著一切聲
亦不依倚名
無戲論菩提
是名爲世尊
010_0261_a_02L이와 같은 모든 법 알기에
이름을 세존이라 하지만
보살도 역시 얻을 수 없으니
그런 까닭에 세존이라 이름한다네.
010_0261_a_02L知如是諸法
名之爲世尊
亦不得菩提
是故名世尊

이와 같은 모든 법 깨달아
집착하는 바 없이
이와 같은 보리 구하면
해탈하여 번뇌[有漏] 없으리라.
010_0261_a_04L知如是諸法
而無有所著
求如是菩提
解脫無有漏

아난아, 이런 일들과
그 밖의 여러 가지 인연으로써
보살마하살은
스스로 세존이라 말하였느니라.
010_0261_a_05L阿難以是事
及諸餘因緣
菩薩摩訶薩
自言是世尊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써 어떤 법 얻었기에 부처라 이름하셨습니까?”
010_0261_a_06L阿難白佛言世尊以何因緣得何等名爲佛耶
세존께서 게송으로 설하셨다.
爾時世尊便說偈言

모든 법 깨달아 알면
이 법엔 존재하는 실체가 없나니
이미 존재함이 없는 법 알았기에
그런 까닭에 부처라 이름한다네.
010_0261_a_08L覺知一切法
此法無所有
已覺無有法
是故名爲佛

모든 번뇌 깨달아 알아
자재(自在)로움 얻지 못하게 하고
지혜로써 번뇌 여의었기에
그런 까닭에 부처라 이름한다네.
010_0261_a_10L覺了諸煩惱
不令得自在
以智離煩惱
是故名爲佛

이 몸 공(空)한 줄 알면
이 몸은 소속된 곳이 없으며
이 몸 견고하지 못하기에
견고함을 얻을 수 없네.
010_0261_a_11L能覺此身空
此身無所屬
此身不牢固
牢固不可得

어리석은 이 견고하지 못한 몸을 가지고
견고하다는 생각 낸다는 것을
저들이 여실하게 깨달았기에
그런 까닭에 부처라 이름한다네.
010_0261_a_12L愚於不牢身
而生堅牢想
彼如實覺知
是故名爲佛

무명(無明)과 무지(無智)를 깨달으면
자성(自性)도 본래 없는 것
이미 밝은 지혜 얻었기에
그런 까닭에 부처라 이름한다네.
010_0261_a_14L覺無明無智
自性無所有
已得於明智
是故名爲佛

과거부터 지녔던 생각
깨닫고 나면 그 생각 사라지리라.
생각은 모습 없다고 깨달았기에
다시는 이 모습 따르지 않네.
010_0261_a_15L所有過去想
覺知是無想
知想無相故
更不隨此相

미래의 모든 생각을 닦고
현재의 생각도 그렇게 닦아
모든 생각 이미 닦으면
그런 까닭에 부처라 이름한다네.
010_0261_a_16L修未來諸想
現在想亦然
已修一切想
是故名爲佛

색음[色]의 전 경계 깨달아 알면
일찍이 생겨남도 없으리니
범인과 소인이 비록 분별심 일으킨다 해도
그들로 하여금 색신(色身)을 받지 않게 하리라.
010_0261_a_18L覺知色前際
未曾有生起
凡小雖分別
不能令色生

수음[受]이 근본 없음을 깨달으면
그 근본에 집착하지 않으리니
모든 법 가운데에는
느낌이 전혀 없다네.
010_0261_a_19L覺受無根本
根本不可得
於一切法中
亦無有受者

상음[想]이 허깨비 같음을 알면
그 성품도 존재함이 없을 것이고
모든 법 가운데에도
생각이 쌓인 바 없네.
010_0261_a_20L知想猶如幻
其性無所有
於一切法中
不爲想所累

행음[行]에 작용 없음을 깨달으면
갖가지 모든 몸의 모습
몸도 공(空)하고 행(行)도 공하니
그런 까닭에 작용하는 바 없네.
010_0261_a_22L知行不能作
種種諸身相
身空行亦空
是故無所作

행상(行相)과 이 몸이
마치 파초(芭蕉)와 같음을
여실히 깨달아 알기에
그런 까닭에 부처라 이름한다네.
010_0261_a_23L知行及與身
猶如芭蕉樹
如實能覺知
是故名爲佛
010_0261_b_02L
식음[識]의 진실한 성품 관찰해 보면
몸 안에 있는 것도 아니요
몸 밖에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인식이 있다 하리.
010_0261_a_24L觀識之實性
亦不在身內
亦不在身外
而可有是識

모든 법에서도
식(識)의 성품 얻을 수 없고
이 몸뚱이 가운데엔
형체도 없고 머무는 곳도 없다네.
010_0261_b_03L於一切法中
識性不可得
而於此身中
無形無處所

이와 같이 식의 모습을 알면
식의 성품 또한 존재하지 않네.
생각 없음이 허깨비 같아
일찍이 식 일어남을 보지 못했네.
010_0261_b_04L能如是知識
識性無所有
無想猶如幻
未曾見識生

모든 법 가운데
식(識)을 보지 못하였고
모든 중생의 성품도
일찍이 작용 없었네.
010_0261_b_05L於一切法中
無有見識者
一切衆生性
未曾有作者

중생은 작용 없는 것
모든 법도 필경엔 그러하며
법과 중생들 또한
오고 가는 모습 없다네.
010_0261_b_07L衆生無作者
諸法畢竟然
若法若衆生
無有來去相

갖가지 모든 법 깨닫고 보면
필경엔 아무 모습도 없으며
분별도 없고 희론(戱論)도 없으니
그런 까닭에 부처라 이름한다네.
010_0261_b_08L覺一切諸法
畢竟無有相
無分別戲論
是故名爲佛

모든 부처님의 머무르지 않음 같고
부처님의 바른 법과 대승(大乘) 같아서
모든 법에 머무르지 않나니
그런 까닭에 부처라 이름한다네.
010_0261_b_09L如諸佛不住
佛正法大乘
不住一切法
是故名爲佛

여여하기가 모든 법의 여여[如]함과
모든 부처님의 머무름 없는 여여함과 같고
부처님의 여여함과 보리의 여여함 같아
필경에 아무것도 얻을 수 없네.
010_0261_b_11L如如諸法如
諸佛不住如
佛如菩提如
是竟不可得

보리를 구하기 위해
이와 같은 마음 내었고
능히 이런 마음의 모습 깨달아
작은 법에 집착하지 않는다네.
010_0261_b_12L爲求菩提故
應發如是心
能覺此心相
少法不可得

보리를 구하기 위해
이와 같은 마음 내었고
이 마음 보리와 같아서
모두가 허깨비 같음을 깨달았네.
010_0261_b_13L爲求菩提故
應發如是心
此心菩提等
亦覺知如幻

아난아, 이런 일로 인하여
저들은 이와 같은 말 하였네.
스스로 내가 곧 부처요
세상을 인도하는 스승이신 부처와 같다고.
010_0261_b_15L阿難以是事
彼作如是說
自言我是佛
如佛導世師

부처님의 명성(名聲)으로써
이와 같은 법 설하였으니
만일 이 법에 머무르면
틀림없이 모두 보리를 구하리라.
010_0261_b_16L以佛之名聲
說如是等法
若有住此法
盡應求菩提

만약 이런 법 깨달아 알면
이는 곧 보리와 가까워져
모든 법 가운데에서
갖가지 의혹 내지 않으리라.
010_0261_b_17L若有知此法
是則近菩提
於一切法中
不生諸疑惑

모든 법에 의혹 없으면
틀림없이 세간에 으뜸 되나니
이미 이런 법 깨달았기에
비밀한 말뜻 알 수 있다네.
010_0261_b_19L於諸法無疑
必爲世閒上
已知此法故
能解密語義
010_0261_c_02L
그때에 세존께서 여래ㆍ세존ㆍ부처의 명호에 대한 설법을 끝내자, 때마침 그 모임에 있던 백천 중생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의심의 그물이 없어지고 크게 비추는 광명을 얻어 보살마하살의 명호를 여래ㆍ세존ㆍ불이라고 하게 된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온갖 법은 얻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법에서 법인(法忍)을 체득(逮得)하였습니다.
이제 여래께서는 부모와 같이 저희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맞아주셔서 저희들로 하여금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하시고, 또한 흔들리지 않는 법이 마치 허공과 같아 흔들 수 없다는 이치까지 깨달아 알게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저희들이 지금 모든 법은 허공과 같아서 흔들어 움직이게 할 수 없음을 깨달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때 모임 가운데 있던 백천 중생들이 머리와 얼굴로 부처님께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나서 부처님 계신 곳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가 잠자코 앉아 있었다.
010_0261_b_20L爾時世尊說如來世尊佛名已是時會中百千衆生白佛言世尊我等無復疑網逮大照明得解菩薩摩訶薩名爲如來世尊佛義以一切法不可得故於諸法中逮得法忍如來今者猶如父母矜接我等不令我等心有擾動亦得覺知不擾動法猶如虛空不可擾動所以者何我等今者覺一切法猶如虛空無擾動故爾時會中百千衆生頭面禮佛右遶三帀去佛不遠默然而坐
그때 이 모임 가운데 보살마하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상소제근청정(常笑諸根淸淨)이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갖가지 꽃을 부처님 위에 뿌리고 나서 게송을 설하였다.
010_0261_c_08L爾時會中有菩薩摩訶薩名常笑諸根淸淨卽從坐起以種種華而散佛卽說偈言

중생들 과보에 대한 생각 많기에
그 과보의 생각 알게 하여
과보의 생각 여의고 원만히 성취하게 하시니
그러므로 세간지(世間智:佛)께 예배합니다.
010_0261_c_11L衆生多果想
能解彼果想
離果得具足
故禮世閒智

중생들은 과보를 탐하고 집착하여
갖가지 과보의 이름 행하나
오직 부처님께서 제거해 주셨기에
그러므로 세간지께 예배합니다.
010_0261_c_13L衆生貪著果
行種種果名
唯佛能除解
故禮世閒智

과보란 평등한 것이라고 설명하시어
다른 이들을 깨닫게 하고
과보란 거짓 이름일 뿐이라고 설하시기에
그러므로 세간지께 예배합니다.
010_0261_c_14L宣說果平等
而以覺悟他
說果是假名
故禮世閒智

평등법(平等法) 선설(宣說)하시어
평등법 가운데 머물게 하시고
일체 법 평등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기에
그러므로 세간지께 예배합니다.
010_0261_c_15L宣說平等法
住平等法中
覺一切法等
故禮世閒智

중생들은 과보의 생각에 집착하기에
이렇게 집착하는 마음 없애 주셨네.
오직 부처님만이 제거해 끊어 주시므로
그런 까닭에 세간지께 예배합니다.
010_0261_c_17L衆生得果想
除此有得心
唯佛能除斷
故禮世閒智

과보란 적멸한 것이라고 알아
갖가지 과보에 머물지 않음은
모든 부처님의 비밀스런 말씀이니
그러므로 세간지께 예배합니다.
010_0261_c_18L具知果寂滅
不住種種果
諸佛善密語
故禮世閒智

그때 상소제근청정 보살마하살이 이 게송을 설하고 나서 세존을 찬탄하면서 머리와 얼굴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서는 부처님에게서 멀지 않은 곳으로 가 일심으로 부처님을 바라보되, 눈을 잠시도 깜박이지 않고 기뻐하며 머물렀다.
010_0261_c_19L爾時常笑諸根淸淨菩薩摩訶薩是偈已讚歎世尊頭面禮足右遶三去佛不遠一心觀佛目不蹔眴歡喜而住
그때 그 모임 가운데 또 다른 보살마하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연화덕장(蓮華德藏)이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꽃을 부처님께 뿌리고 이러한 게송을 설하였다.
010_0261_c_23L爾時會中有菩薩摩訶薩名蓮花德卽從坐起以花散佛說此偈言
010_0262_a_02L
중생들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많으므로
이 존재한다는 마음 깨닫게 하고
두려움 여의어 집착 없게 하시니
그런 까닭에 모니존(牟尼尊)께 예배합니다.
010_0262_a_02L衆生多有想
能解此有心
離怖無所取
故禮牟尼尊

모든 존재는 적정(寂靜)한 것이라고
존재함이 없는 법 설하시어
모든 존재 멀리 여의게 하셨기에
그러므로 모니존께 예배합니다.
010_0262_a_04L於諸有寂靜
說無所有法
遠離一切有
故禮牟尼尊

모든 존재는 공(空)하여 아무것도 없는 것임을 알면
그 성품엔 나라는 존재 없다 하여
두려움 멀리 여의게 하셨기에
그러므로 모니존께 예배합니다.
010_0262_a_05L知有是空無
其性無有我
以遠離有畏
故禮牟尼尊

모든 근심 걱정 멀리 여의게 하고
근심 걱정 뽑아 주셔서
모든 속박 영원히 끊어 주셨기에
그러므로 모니존께 예배합니다.
010_0262_a_06L遠離諸憂慼
能拔憂慼者
永斷諸繫縛
故禮牟尼尊

그때 연화덕장 보살마하살이 이 게송을 설하고 나서 세존을 찬탄하면서 다시 게송을 설하였다.
010_0262_a_08L爾時蓮華德藏菩薩摩訶薩說此偈讚歎世尊復更說偈而白佛言

미래의 악한 세상에
만약 이 경전 듣게 하시고
두렵고 무서운 마음 내지 않게 하시기에
모두가 합장하고 예배합니다.
010_0262_a_10L於後惡世中
若有聞此經
不生怖畏者
皆應合掌禮

그때 무구의(無垢意) 보살마하살이 곧 부처님 앞에서 게송을 설하였다.
010_0262_a_12L爾時無垢意菩薩摩訶薩卽於佛前而說偈言

어떤 이라도 이 경전 들으면
의혹을 내지 않고
어느 때라도
마땅히 갖가지 꽃 뿌리리라.
010_0262_a_14L若有聞此經
不生疑惑者
於一切時中
應以衆花散

그때 광사유(廣思惟) 보살마하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게송을 설하였다.
010_0262_a_16L爾時廣思惟菩薩摩訶薩卽於佛前而說偈言

이 경전에서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 법 자세히 설하셨으나
중생들 이 법문 듣고
의혹을 낸 사람 적지 않았네.
010_0262_a_18L此經中廣說
無量諸佛法
衆生聞是法
不疑惑者少

자신의 몸을 탐하고 집착하여
갖가지 몸이라는 생각 내었고
이 경전 듣고 나서도
뒤바뀐 학설이라 말들 하였네.
010_0262_a_20L貪著於己身
生種種身想
得聞如是經
云是顚倒說

마땅히 알라. 마왕에 소속되면
마왕에게 억압 당하리니,
지혜 없는 이는 이 경전 듣고
도리어 의혹을 품는다네.
010_0262_a_21L當知屬於魔
爲魔所抑持
無智聞此經
返更生疑惑

그때 청련화목(靑蓮華目) 보살마하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게송을 설하였다.
010_0262_a_22L爾時靑蓮華目菩薩摩訶薩卽於佛而說偈言
010_0262_b_02L
만약 이 경전 듣고
의혹을 내지 않는 이는
마치 세간안(世間眼:佛菩薩)과 같고
또한 시안(施眼)이라 이름하네.
010_0262_a_24L若有聞此經
不生疑惑者
猶如世閒眼
亦名施眼者

그때 낙공양탑(樂供養塔) 보살마하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게송을 설하였다.
010_0262_b_03L爾時樂供養塔菩薩摩訶薩卽於佛而說偈言

만약 어떤 이로서 이 경 듣고서
깊은 믿음 내고 즐거워하는 이는
이 인간 세상에 살고 있지만
마치 가장 높은 탑과 같다네.
010_0262_b_05L若有聞此經
深生信樂者
此人處世閒
猶如最上塔

그때 갈앙의(渴仰意) 보살마하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게송을 설하였다.
010_0262_b_07L爾時渴仰意菩薩摩訶薩卽於佛前而說偈言

비록 생사(生死) 가운데 있을지라도
마땅히 자주 목말라 우러르는 마음 내어
모든 법에 집착하지 않으면
이 경전을 의심하지 않네.
010_0262_b_09L雖在生死中
應數生渴仰
不著一切法
能不疑此經

그때 낙이의시(樂以衣施) 보살마하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게송을 설하였다.
010_0262_b_11L爾時樂以衣施菩薩摩訶薩卽於佛而說偈言

섬세하고 부드럽고 올바르게
수많은 억 개의 옷 만들어
공양하여 그 몸 덮어 주고
이 법에 대해 의심하지 않으리.
010_0262_b_13L應以多億衣
細軟而平正
以供覆其身
不疑此法者

그때 낙이식시(樂以食施) 보살마하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게송을 설하였다.
010_0262_b_15L爾時樂以食施菩薩摩訶薩卽於佛而說偈言

이른바 모든 효선(餚饍)이
맛 중에서 최상이라 하니
마땅히 그 사람을 공양함으로써
이 법을 의심하지 않네.
010_0262_b_17L所說諸餚膳
味中最上者
應以供其人
不疑此法者

그때 비념낙견중생(悲念樂見衆生) 보살마하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게송을 설하였다.
010_0262_b_19L爾時悲念樂見衆生菩薩摩訶薩於佛前而說偈言

모든 중생 슬피 여기고 염려하여
자주자주 눈물 흘리니
이 경전 가운데에서
믿고 즐거워하는 생각 없기 때문이네.
010_0262_b_21L悲念諸衆生
應數數涕泣
而於此經中
無有信樂意

만약 어떤 사람 잠시라도
이 경전에 대해 의혹하면
마땅히 알아라.
지옥에서 왔다가 도로 지옥으로 간다는 것을.
010_0262_b_23L若人少時閒
疑惑於此經
當知地獄來
還趣向地獄

악지식(惡知識)을 친근히 하고
이 깊은 법 이해 못하면
무명의 그물에 덮인 바 되어
이 묘한 세계로 향할 수 없네.
010_0262_b_24L親近惡知識
不解是深法
無明網所覆
不向此妙趣
010_0262_c_02L
계율 깨뜨려 제 몸 얽어매고
악한 마음으로 단점 구하기 좋아하며
이양(利養)이나 탐하고 애착하면서
이 경전 비방만 하네.
010_0262_c_02L破戒自纏裹
惡意好求短
貪著於利養
能誹謗是經

부지런히 보리 구하지 않고
게으름 피우고 정진하지 않으며
악한 지혜로 작은 법 즐거워하고
이 경전 믿고 이해하지 않네.
010_0262_c_04L不勤求菩提
懈怠不精進
惡慧樂小法
不信解是經

이양을 탐하는 중생
나라는 데 집착하고 애욕 따르며
3세에 깊이 애착하여
이 경전 믿으려 하지 않네.
010_0262_c_05L貪利養衆生
計我隨愛欲
深著於三世
不能信是經

어리석고 사나운 데다 심성(心性)마저 악하고
애욕에 물들고 무지몽매하여
이야기나 많이 하는 것 좋아하면서
이 경전을 믿으려 하지 않네.
010_0262_c_06L愚很惡心性
染愛盲無智
好樂多談說
而不信是經

의복이나 선택하기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이나 탐하면서
백법(白法:善法)은 적게 행하고
이 경전 비방이나 일삼네.
010_0262_c_08L好選擇衣服
貪味嗜飮食
少於白法者
能誹謗是經

과보에 집착하는 모든 중생들
과법(果法)에 집착하는 이야기만 좋아하네.
부처님의 미묘하고 비밀스런 말씀 깨달은
이와 같은 사람 매우 드무네.
010_0262_c_09L著果諸衆生
好說著果法
解佛微密語
如是者甚難

과거 세상 부처님이시며
가장 높은 세간을 인도하시는 스승을
잘 받들어 공양한 이라야만
이 경전 믿고 이해할 수 있네.
010_0262_c_10L過去先昔佛
無上導世師
盡能供養者
能信解是經

그때 원리악법(遠離惡法) 보살마하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게송을 설하였다.
010_0262_c_12L爾時遠離惡法菩薩摩訶薩卽於佛而說偈言

어리석은 마음에 과보나 탐하고 집착하여
이 경전을 비방하는 사람
이런 사람 멀리 여의기를
마치 똥이나 더러운 냄새 맡듯 하라.
010_0262_c_14L愚心貪著果
能誹謗是經
應遠離是人
猶如臭糞穢

마치 문드러진 시체와 같아
길 가는 이 멀리 피하네.
이 경전 비방하는 중생
모두 마땅히 언제나 멀리 여의어라.
010_0262_c_16L亦如爛死屍
行者皆遠避
謗此經衆生
皆應常遠離

마을을 겁탈한 도적이
크고 넓은 들에 머물면
소문 듣고서 모두 달아나면서
행여나 내가 어려움에 처하지나 않을까 두려워함과 같네.
010_0262_c_17L猶如劫村賊
住大曠野中
聞者皆馳走
恐爲我作難

마땅히 이와 같이 달아나는 것은
이 악한 도적 멀리 피하기 위함이니
진에(瞋恚)와 악한 마음 품은 사람이라야
이 경전을 비방한다네.
010_0262_c_18L應如是馳走
遠離是惡賊
瞋恚懷惡意
誹謗是經者
廣博嚴淨經卷第五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고통이 있는 세계의 중생들을 구제하려는 보살이 중생을 부처님의 도에 이끌어 들이기 위한 네 가지 방편으로서, 첫째는 상대편이 좋아하는 재물이나 법을 보시하여 친절한 정성[情誼]에 감동케 하여 이끌어 들이는 보시섭(布施攝), 둘째는 부드럽고 온화한 말을 하며 절친해져서 이끌어 들이는 애어섭(愛語攝), 셋째는 동작이나 언어(言語)ㆍ의념(意念)의 착한 행위로 중생들에게 이익을 주어 이끌어 들이는 이행섭(利行攝), 넷째는 상대편의 근성(根性)에 따라 변신(變身)하여 친하며 행동을 같이하여 이끌어 들이는 동사섭(同事攝)을 말한다.
  2. 2)사종법의 하나로서 조복법(調伏法) 또는 절복법(折伏法)이라 하며, 원적(怨敵)이나 악마 등을 항복받아 물리치기 위하여 행하는 비밀법.
  3. 3)세 가지 지(智)의 하나. 모든 법의 총상(總相)을 개괄적으로 아는 지혜. 천태(天台)에서는 성문(聲門)ㆍ연각(緣覺)의 지혜라 하고, 구사(俱舍)에서는 부처님의 지혜라고 한다.
  4. 4)악(惡)을 버리고 선(善)을 취하는 계율.
  5. 5)네 가지 취(取) 중의 하나. 삼계의 4제 아래 일어나는 ‘나라는 것이 있다’고 집착하는 견해[我見], ‘모든 것은 항상하다’든가 ‘아주 없어진다’고 보는 한편으로 치우친 견해[邊見], 인과의 이치를 무시하는 삿된 견해[邪見], 이상과 같은 세 가지 견해를 일으킨 뒤 이를 잘못 고집하여 뛰어나고 진실한 견해라고 여기는 부질없는 견해[見取見] 등 모든 견혹[見惑]을 말한다.
  6. 6)외도들의 정진법(精進法)으로서 오체(五體)를 불에 태우고 지지고 하는 등의 고행(苦行)을 하는 수행법.
  7. 7)세간지(世間智)ㆍ세지(世智)ㆍ속지(俗智)ㆍ유루지(有漏智)라고도 하며, 범부와 외도들의 삿된 지혜, 또는 일반 세간 사람의 보통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