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0_0289_b_01L불퇴전법륜경 제3권
010_0289_b_01L不退轉法輪經卷第三

실역인명
김월운 번역
010_0289_b_02L僧祐錄云安公涼土異經在北涼錄第二譯

4. 중석이승상품(重釋二乘相品)
010_0289_b_03L重釋二乘相品第四

“아난이여, 이와 같이 보살마하살은 현전에 명(明)과 무명(無明)을 알며, 행(行)과 무행(無行)을 알며, 식(識)을 알고 식의 상[識相]을 알며, 명색(名色)을 알고 명색의 상을 알며, 6입(入)을 알고 6입의 상을 알며, 촉(觸)을 알고 촉의 상을 알며, 수(受)를 알고 수의 상을 알며, 애(愛)를 알고 애의 상을 알며, 취(取)를 알고 취의 상을 알며, 유(有)를 알고 유의 상을 알며, 생(生)을 알고 생의 상을 알며, 노사(老死)를 알고 노사의 상을 아나니, 닦고 익혀서 현전에 보는 것을 벽지불(辟支佛)이라 하느니라.”
010_0289_b_04L阿難如是菩薩摩訶薩現知明無明知行無行知識知識相知名色知名色相知六入知六入相知觸知觸相知受知受相知愛知愛相知取知取知有知有相知生知生相知老死知老死相修集現見名辟支佛
그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0_0289_b_10L爾時世尊而說偈言

현전에 보이는 무명은
아는 바가 없으며
또한 성취함이 없으니
마치 물속의 그림자 같네.
010_0289_b_11L現見無明
而無所知
亦無成就
如水中影

명(明)도 또한 부동(不動)이니
법에 집착하지 말지니
만일 법에 집착하지 않으면
이를 명상(明相)이라 하리.
010_0289_b_13L明亦不動
不著於法
若不著法
是名明相

무명은 허공과 같으니
일체의 법상을
현전에 보는 데 이르면
이를 연각(緣覺)이라 하네.
010_0289_b_14L無明如空
一切法相
到於現見
是名緣覺

만일 모든 행을 말하되
안도 아니며 바깥도 아니며
또한 부처님을 따라
행을 일으키는 것도 아니며
010_0289_b_15L若說諸行
非內非外
亦非從佛
而起於行

이 행은 거짓 이름이어서
결정코 있는 것이 아니며
생도 없고 멸도 없어
마치 허공과 같다고 하여
010_0289_b_17L是行假名
決定非有
無生無滅
猶如虛空

이러한 현견(現見)에 이르면
보살은 두려움이 없나니
이를 바르게 깨달음이라 부르며
연각의 부사의라 하리.
010_0289_b_18L到此現見
菩薩無畏
是名正覺
緣覺難思

일체 법을 알되
모두가 허깨비[幻化] 같으니
허깨비인 줄 알아 밝히면
이를 현견이라 하리라.
010_0289_b_19L知一切法
皆如幻化
明如幻已
是名現見

이 식이 행동하는 곳을
여실히 알지 못함은
이는 망상의 분별이니
식법(識法)이 공함을 알지니라.
010_0289_b_21L不如實知
是識行處
是想分別
知識法空

식지(識智)는 지혜 아니니
일체에 집착하지 말지니
만일에 법을 안다면
식은 환상(幻想)과 같으리.
010_0289_b_22L識智非智
一切不著
若知於法
識如幻想
010_0289_c_02L
명색(名色)의 인연은
모두가 유위의 모습이니
결정된 체가 없으며
또한 성취함도 없다.
010_0289_c_02L名色因緣
皆有爲相
無決定體
亦無成就

6입을 여의고
6입상을 말하나
언어와 음성은
체성이 모두 공한 것.
010_0289_c_04L離於六入
說六入相
言說音聲
體性皆空

촉(觸)은 인연이 없나니
6입에서 생기느니라.
이 촉을 분별하면
허깨비 같아 모두 공하리.
010_0289_c_05L觸無因緣
從六入生
分別是觸
如幻皆空

이 촉은 체가 없어
망상에서 생기니
촉은 진실됨이 없으며
또한 머무르는 곳도 없네.
010_0289_c_06L是觸無體
從妄想生
觸無眞實
亦無住處

현전에 촉을 보면서
촉상이 없는 줄 알아
염리(厭離)를 성취하면
벽지불이라 이름하리.
010_0289_c_08L現見於觸
知無觸相
成就厭離
名辟支佛
만일에 수(受)를 증득하되
굳지 못함이 거품과 같고
성품과 모습이 모두 공하여
마침내 실답지 않다고 하면
010_0289_c_09L若證於受
不堅如泡
性相皆空
究竟無實

애욕의 결박을 끊고
애욕 없는 법을 얻어
모든 욕망을 다하게 되니
이를 연각이라 하리.
010_0289_c_10L斷於愛結
得無愛法
得盡諸欲
是名緣覺

취(取)를 분별하되
공하여 있는 바 없다 하고
더운 때의 아지랑이와 같아서
성취함이 없다고 하며
010_0289_c_12L分別於取
空無所有
如熱時炎
無有成就

짓는 생각[作想]이 없으며
나는 생각[生想] 또한 그러해
생의 체성(體性)을 알되
공적하여 없는 것이라 하면
010_0289_c_13L無有作想
生想亦爾
知生體性
空寂無有

노(老)를 여읠 수 있을 것이며
사(死)도 두려워하지 않고
성취한 것이 없어져서
뒷몸[後有]을 받지 않으리.
010_0289_c_14L得離於老
亦不畏死
無所成就
不受後有

현전에 이 법을 보면
의지할 바가 없나니
연각의 소리로써
진실로 보살법을 닦으리.
010_0289_c_16L現見此法
無所依止
以緣覺聲
實修菩薩
“아난이여, 그대는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여래ㆍ등정각께서는 모든 보살마하살들을 위하여 방편으로 벽지불을 말하였노라.”
010_0289_c_17L阿難汝今當知是如來等正覺爲諸菩薩摩訶薩方便說辟支佛
그때에 아난이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바르게 하고 합장한 채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여쭈었다.
010_0289_c_19L爾時難卽從坐起整其衣服合掌向佛而說偈言

열반은 열반이 아니건만
세간을 구제하사되
허공의 매듭과 같이
공으로써 스스로 풀게 하시네.
010_0289_c_21L涅槃非涅槃
救度於世閒
猶如空中結
以空而自解

만일에 이렇게 말할지라도
또한 말이 있다 하려니와
세존께서는 좋은 방편으로써
집착 없는 법 말씀하시네.
010_0289_c_23L若能如是說
亦名有所說
世尊善方便
而說無著法
010_0290_a_02L
아난은 이 게송을 말하고 나서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세간은 어리석음에 가려져서 스스로 속으므로 여래라는 가명으로 말씀하시는 신행ㆍ법행ㆍ8배(輩) 등의 법ㆍ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ㆍ성문ㆍ연각을 알지 못하나이다.”
010_0289_c_24L爾時阿難說是偈已白佛言世尊切世閒愚癡所蔽而自欺誑不解如來作假名說信行法行八輩等法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聲聞
그때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과거 부처님에게 가명을 잊지 않고 모든 선근을 심어서 가명을 잘 아는 까닭에 어리석음에 겁탈되지 않았느니라. 왜냐하면 가명의 모든 법은 허깨비 같고, 물속의 그림자 같고, 더운 날의 아지랑이 같고, 부르는 소리의 메아리 같기 때문이니라. 이러한 것이 가명이니, 아난이여, 그대는 이제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모든 악에 침해 받지 말고 장엄을 구족하며, 스스로를 장엄하고 능히 모든 법의 가명 인연을 알며, 망실하는 바 없이 정진을 성취하되 정진하는 상을 취하지 않으며, 망실하는 바 없이 가장 뛰어난 지혜를 얻되 또한 지혜의 상을 취하지도 않느니라.”
010_0290_a_06L爾時佛告阿難汝於過去佛不忘假名殖諸善根以善解假名故不爲愚闇之所劫奪何以故假名諸法如水中影如熱時炎如呼聲響是假名阿難汝今當知不爲諸惡之所侵害具足莊嚴而自莊嚴能知諸法假名因緣無所忘失成就精進亦不取精進之相無有忘失得最勝智亦不取智相
그리고 세존께서는 게송을 말씀하셨다.
爾時世尊卽說偈言

우치한 모든 중생과
게으르고 지혜가 없는 이들
거짓 이름을 알지 못하나니
마땅히 부지런히 정진하여라.
010_0290_a_14L愚癡諸衆生
懈怠少智者
則不知假名
應當勤精進

능히 거짓 이름을 알고
여실히 모든 가림을 알면
세간을 구제하되
진실한 지혜 얻게 하리라.
010_0290_a_16L能解於假名
如實知諸陰
救度於世閒
令得眞實智

거짓 이름이 공한 줄 알면
곧 보리의 깨달음이거니
또한 보리도 얻지 못해야
보리를 말한다 하리라.
010_0290_a_17L知假名空已
便卽菩提覺
亦不得菩提
是名說菩提

거짓 이름은 공한 상이니
공은 능히 공을 모르리.
공에는 말만 있어서
일체의 다툼을 여의었네.
010_0290_a_18L假名卽空相
空不能知空
空但有音聲
離一切諍論

이러한 뜻을 나타내되
공에는 취하거나 증득할 것 없거니
어떻게 얻을 것이 있으리.
이것을 일러 공공(空空)이라 하노라.
010_0290_a_20L顯示如是義
於空無所取
亦無可證處
云何有得者
是名爲空空

“아난이여,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하느니라. 공법은 심히 깊고 한량없어서 방일을 내지 않으며, 또한 잃는 바가 없느니라. 이를 벽지불의 구족한 행지(行地)를 말한다고 하느니라.”
010_0290_a_21L如是阿難當知空法甚深無量不生放逸亦無所失是名說辟支佛具足行地
그때에 무리 가운데 5백억 비구가 있었으니, 모두가 신행(信行)을 얻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서 함께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010_0290_a_24L爾時衆中有五百億比丘皆得信行從座而起在世尊前俱說偈言
010_0290_b_02L
의심을 여의고 바른 지혜 얻으사
세간을 구제하는 위없는 임이시여
세존께서 거짓 이름 말씀하시니
신행으로 보리에 머물렀어라.
010_0290_b_02L離疑得正智
救世無上主
世尊說假名
信行住菩提

그때에 대중 가운데 또 5백억의 법행 비구가 있었으니, 게송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바르게 하고 함께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010_0290_b_04L爾時衆中復有五百億法行比丘聞說偈已從座而起整其衣服俱說偈言

우리들은 의혹을 제거하니
보리가 밝게 비치네.
여래께서 가법(假法)을 말씀하시니
법행으로 보리에 머무네.
010_0290_b_06L我等除疑惑
菩提之照明
如來說假法
法行住菩提

그때에 모임 가운데 또 10억의 8배(輩) 비구가 있다가 게송을 듣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010_0290_b_08L爾時衆中復有十億八輩比丘聞說偈已從座而起住於佛前俱說偈言

내가 먼저부터 의심 여의고
오래도록 8배를 수행했더니
여래께서 거짓 이름 말씀하시니
8배로써 보리에 머물렀네.
010_0290_b_10L我先離疑悔
久修於八輩
如來說假名
八輩住菩提

그때에 대중 가운데 또 10억의 수다원이 있다가 게송을 듣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010_0290_b_12L爾時衆中復有十億須陁洹聞說偈從座而起住於佛前俱說偈言

나는 이제 밝혀 주심 입었네.
세간을 구제하는 성주(聖主)시여
부처님 말씀하시는 법을 알았으니
거짓 이름 분명히 보여 주시네.
010_0290_b_14L我今蒙照明
救世之聖主
知佛所說法
開示於假名

그때에 모임 가운데 다시 205만의 사다함 비구가 있다가 게송을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서 함께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010_0290_b_16L爾時衆中復有二百五萬斯陁含比聞說偈已從座而起住於佛前說偈言

내가 먼저부터 취착(取著)이 있더니
그러나 사다함을 얻어
이제 모든 망상 여의어 버리니
적정하여 희론이 없어졌네.
010_0290_b_19L我先有取著
而得斯陁含
今離諸妄想
寂靜無戲論

그때에 모임 가운데 또 10억의 아나함이 있었으니, 게송을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010_0290_b_21L爾時衆中復有十億阿那含聞說偈從座而起住於佛前俱說偈言

세간을 구제하는 위없는 임께서
우리들로 하여금 희론 여의게 하시니
과위의 생각[果想]을 없애 버리고
보리의 한 길을 밝혀 주시네.
010_0290_b_23L救世無上尊
令我離戲論
拔離果想已
照明菩提道
010_0290_c_02L
그때에 모임 가운데 또 35억의 비구가 있었으니, 모두가 네 단계 선의 경지[四禪]에 머물러 아라한을 얻었다. 그들은 게송을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010_0290_c_02L爾時衆中復有三十五億比丘皆住四禪得阿羅漢聞說偈已從座而起在於佛前俱說偈言

나는 이제 더러움을 여의고
스스로 무여(無餘)를 증득하였네.
모든 승(乘)을 모아 1승에 드니
허깨비[幻] 같아 결정된 것 없다네.
010_0290_c_05L我今得離垢
自證於無餘
諸乘入一乘
如幻無決定

그때에 무리 가운데 또 2만의 비구가 있었으니, 게송을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010_0290_c_07L爾時衆中復有二萬比丘聞說偈已從座而起住於佛前俱說偈言
나는 본래 망설(妄說)에 집착했더니
세존께서 거짓 이름 말씀하셨네.
스스로가 말하기를 성문이 되어
가명의 법에 머문다 하나이다.
010_0290_c_09L我本著妄說
世尊說假名
自謂爲聲聞
住於假名法

그때에 무리 가운데 또 5천 비구들이 있었으니 벽지불승에 머물게 되었다. 그들은 게송을 듣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010_0290_c_11L爾時衆中復有五千比丘住辟支佛聞是偈已從座而起住於佛前說偈言

나는 이제 현견(現見)을 얻어
연각의 보리도를 이루었네.
여래께서 가명을 설하시니
연각의 부사의로다.
010_0290_c_14L我今得現見
爲緣覺菩提
如來說假名
緣覺不思議

그때에 대중 가운데 또 백만의 비구니가 있었으니, 수다원과ㆍ사다함과ㆍ아나함과ㆍ아라한과의 생각을 취하게 되었다. 그들은 이 게송을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010_0290_c_16L爾時衆中復有百萬比丘尼取須陁斯陁含阿那含阿羅漢果想聞說偈已從座而起住於佛前俱說偈言

여자의 몸매로서 누구나 없이
평등에 들기를 소원했더니
세존께선 다른 말씀[異說] 아니하시어
밝히는 것 가장 높다 하시나이다.
010_0290_c_19L願於女身相
皆入平等法
世尊無異說
照明爲最上

그때에 모임 가운데 또 8백억만의 우바새와 우바이가 있었으니, 모두가 수다원과ㆍ사다함과ㆍ아나함과ㆍ아라한과의 생각을 지었다. 그들은 게송을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010_0290_c_21L爾時衆中復有八百萬億優婆塞婆夷皆作須陁洹斯陁含阿那含羅漢果想聞說偈已從座而起住於佛前而說偈言
010_0291_a_02L
저희들 마음에 때가 없어져
맑기가 비류리(毘琉璃) 같아졌으니
이제사 비로소 출가라 불리며
불법에 머문다 하겠나이다.
010_0291_a_02L我今心無垢
淨如毘琉璃
今始名出家
得住於佛法

그때에 허공 가운데 60억 나유타의 신들이 있었으니, 그들은 하늘의 만다라바꽃[曼陀羅華]으로써 부처님의 위에 뿌리고 여래의 앞으로 나아가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010_0291_a_04L爾時虛空中有六十億那由他諸天以天曼陁羅華而散佛上於如來前俱說偈言

제가 먼저 승상(乘想)을 집착하여서
여러 과위(果位)에 탐착했더니
저는 이제 모두 다 여의어 버리고
비로소 보리도를 깨쳤나이다.
010_0291_a_07L我先取乘想
貪著於諸果
我今悉捨離
始覺菩提道

5. 제상품(除想品)
010_0291_a_09L不退轉法輪經除想品第五

그때에 모임 가운데에는 다시 무량백천의 아라한이 있었으니, 사리불ㆍ 대목건련(目犍連)ㆍ수보리(須菩提)ㆍ아나율(阿那律)ㆍ아누루다(阿㝹樓陀)ㆍ겁빈나(劫賓那)ㆍ교범바제(憍梵婆提)가 있었다. 그들은 상수가 되어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르게 하고 세존 앞에 서서 공손히 몸을 구부리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지금 진실한 소원을 일으켜 망상을 여의고 뭇 마군을 무찔렀사오니, 5역(逆)을 구족한 이와 5욕(欲)을 구족한 이와 사견(邪見)을 구족하여 정견을 여읜 이와 한량없는 중생의 생명을 끊은 이들을 제가 모두 보리를 이루고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게 하겠나이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묵묵히 계셨다.
010_0291_a_10L爾時衆中復有無量百千阿羅漢利弗大目揵連須菩提阿那律阿㝹樓馱劫賓那憍梵波提而爲上首座而起整其衣服住世尊前曲躬恭白佛言世尊我今發眞實願離於妄想摧伏衆魔具足五逆具足五欲具足邪見離於正見斷於無量衆生命者我今當令悉成菩提入無餘涅爾時世尊默然而住
하지만 모임 가운데 있던 무량백천의 대중들은 모두 의혹을 내었다.
“무슨 까닭일까? 지금의 우리들은 모두 깜깜하여 깨달을 바가 없거늘 모든 아라한도 오히려 저렇게 말씀하시니, 하물며 범부일까 보냐.”
모두가 한 곳에 앉아 요동하지 않으니, 모든 앉은 이는 일어나지 못하고 섰던 사람은 앉지를 못하면서 “무슨 까닭으로 그러한 말씀을 하실까?”라며 떠들었다.
010_0291_a_19L無量百千在會大衆皆生疑惑何故爾耶而今我等盡皆盲冥無所覺知諸阿羅漢尚作是說何況凡夫各坐一處而不動一切坐者不能得起若有立者亦不能坐皆言何故作如是說
010_0291_b_02L그때에 아난은 백천만억의 중생 대중을 위하는 까닭에 부처님의 신력으로써 스스로의 마음을 알고, 또한 다른 이의 마음도 알아 문수사리로 하여금 묻게 하고자 말했다.
“이와 같은 백천만억의 대중들은 아라한들의 말을 듣고는 모두가 의혹을 내고 있습니다. 바라옵건대 문수여, 저희들을 위하여 분별해서 그 인연을 말씀해 주십시오.”
그때에 여래께서는 묵묵히 계시었다.
010_0291_a_24L爾時難卽爲大衆百千萬億衆生故以佛神力令自知心亦知他心問文殊師利言如是大衆百千億等聞諸羅漢作是說已皆生疑惑唯願文殊爲我分別說其因緣爾時如來默然而住
문수사리가 아난에게 말했다.
“이들은 불퇴전의 경지[不退轉地]에 든 보살이니, 모든 대덕들을 보는 인연인 까닭에 그렇게 말한 것이오.”
아난이 물었다.
“문수사리여, 불퇴전의 경지란 이 보살들이옵니까?”
문수사리가 답하였다.“그러합니다. 불퇴전의 경지란 이 모든 대덕 보살을 말합니다.”
010_0291_b_06L文殊師利告阿難言是不退轉地菩見諸大德因緣故作如是說阿難文殊師利不退轉地是菩提耶殊師利答言如是如是不退轉地是諸大德菩提
아난이 물었다.
“존자들은 무슨 까닭으로 그러한 말을 하나이까?”
그러자 문수사리가 아난에게 말했다.
“무명으로 어머니를 삼고 행(行)에서 애(愛)를 내었으나 끝내 소멸하여서 모든 원수를 다 제거하였으며, 뒤바뀐 망상으로 아버지를 삼았으나 전도를 여의고 애욕을 제거하여 아라한이 된 것입니다. 견고하여 망가지지 않으며, 범부라는 생각[凡夫想]과 승이라는 생각[僧想]을 다했으니, 이러한 생각을 부순 까닭에 능히 모든 망가지지 않는 법의 생각을 닦으며, 나아가 여래라는 생각도 취하지 않고 무생(無生)을 익히고 배워서 끝내 영원히 여의는 것입니다.
존자 아난이여, 모든 대덕이 말하되, ‘나는 지금 어찌하여 5역을 구족하였으며, 무슨 까닭으로 오고 가는 생각이 없는가? 그러므로 일컬어 5역을 구족하였다 이른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010_0291_b_11L阿難問言諸尊者何故作如是說爾時文殊師利語阿難言無明爲母從行生愛究竟滅盡悉除怨害倒想爲父離於顚倒除滅欲愛作阿羅漢堅固不壞盡凡夫想及以僧想壞是想故能修一切無壞法想乃至不取如來之想習學無生究竟永離尊者阿難諸大德作如是說今云何具足五逆何以故無來去想是故名爲具足五逆
010_0291_c_02L다시 아난이 말했다.
“어떤 것이 5욕이겠습니까? 이 모든 비구는 5욕을 알되 꿈 같고 환술 같고 수면 위의 거품 같고 부르는 소리의 메아리같이 하나니, 이와 같음을 지혜가 구족되었다 합니다. 무엇이 지혜를 구족하여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는 것이며, 무엇이 5욕 역시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는 것이겠습니까? 그것은 왜냐하면, 이와 같이 5욕은 끝내 실체가 없고 모습이 없기 때문입니다. 여실히 알고는 5욕의 모습에서 지혜를 증득하게 되니, 그러므로 5욕을 구족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뜻이기에 모든 대덕들이 말하되, ‘나는 지금 5욕을 구족하였다’ 하는 것입니다.
010_0291_b_20L又阿難言何者爲五欲是諸比丘知於五欲如夢如水上泡如呼聲響如是智慧具云何具足智慧不增不減云何五欲亦不增不減何以故如是五欲究竟無體無相如實知已卽五欲相得證智慧是故名爲具足五欲以是義諸大德作如是說我今具足五欲
아난이여, 어떤 것이 사견을 구족하고 정견을 여의는 것이겠습니까? 일체 법에 대하여 모든 취착하는 것은 사견이니, 사견이란 허망한 생각일 뿐입니다. 일체 법은 의지할 곳이 없으며, 의지할 곳이 없지도 않아서 마치 허공과 같아 돌아갈 곳도 없고 의지할 곳도 없습니다. 그것은 왜냐하면, ‘일체 법은 실다움이 없다’고 이처럼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체 법은 모두가 평등하니, 그 평등하다는 생각을 제거하면 이것을 정견이라 합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생각은 곧 잘못된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010_0291_c_04L阿難何者是具足邪見離於正見一切法而皆取著是名邪見邪見者是虛妄想一切諸法非依非無依如虛空無歸無依何以故一切法無實可得應如是知一切法皆悉平等除其等想是名正見何以故如是等卽是惡想
이와 같은 뜻인 까닭에 모든 대덕 비구들은 평등한 생각도 보지 않으며, 잘못된 생각도 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일체의 생각이 다하면 곧 부처를 본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보리를 얻고 나서는 조그마한 법도 얻을 것이 있다고 보지 않나니, 아난이여, 이러한 까닭에 모든 대덕 비구가 말하되, ‘정견을 여의고 사견을 구족했다’고 하는 것입니다.
010_0291_c_11L以是義故諸大德比丘不見等想亦不見惡想何以故盡一切想名佛菩提逮菩提已而亦不見少法可得阿難以是因緣大德比丘作如是說離於正見具足邪見
아난이여, 무슨 까닭으로 이 비구들이 말하되, ‘나는 이제 백천 중생의 목숨을 끊었다’ 하겠습니까?
대덕들이 이러한 말을 할 때에 백천만억의 신들이 이 말씀을 듣고는 모두가 일체 법은 꿈과 같고 환술과 같고 수면 위의 그림자와 같고 부르는 소리의 메아리와 같은 줄 알았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이해하고는 곧 중생(衆生)ㆍ장부(丈夫)ㆍ수명(壽命) 그리고 인(人) 등의 생각을 끊고 또한 해탈을 얻었으며, 더 이상 보리의 선근을 심을 일이 없고 일체 법에 대해 모두 일으킴이 없고 조작함이 없고 수습할 바가 없었으며, 가명(假名)을 설함을 듣고는 깊이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우바새와 우바이들도 모두가 중생ㆍ장부ㆍ수명 그리고 인의 망상을 끊었으니, 이러한 생각을 끊고는 곧 누누이 생을 받는 일이 없어진 것입니다.
010_0291_c_15L阿難何以故是諸比丘言我今實斷百千衆生命諸大德出是語時百千萬億諸天聞如是說皆卽得解諸法如夢如幻如水中影如呼聲響得如是解便斷衆生丈夫壽命及人等想卽得解脫無有種於菩提善根一切諸皆無起無作無所修習聞說假名深信無疑及優婆塞優婆夷等皆悉除斷衆生丈夫壽命及人等想除是想已便得不復數數受生
010_0292_a_02L그것은 왜냐하면, 중생ㆍ장부ㆍ수명ㆍ인 그리고 아귀의 생각을 끊은 때문입니다. 이러한 생각이 있는 까닭에 누누이 생을 받았거니와, 이러한 생각을 여의는 까닭에 곧 구경을 얻어서 스스로 무생을 증득한 것이니, 이러한 인연으로써 모든 대덕들이 이처럼 방편을 부려 가명을 잘 말씀하시되, ‘한량없는 중생의 수명을 끊었다’ 하시며, 이러한 까닭에 ‘부처님의 보리를 구족하게 되었다’ 하는 것입니다.
010_0292_a_02L何以故斷除衆生丈夫壽命人及餓鬼想有是想數受生死離是想已卽得究竟自證無生以是因緣諸大德如是方便善說假名言斷無量衆生之命是故說言具足得佛菩提
나는 이제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어 부처님의 상호를 얻고, 이것으로써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중생을 교화하여 모든 결박을 소멸하여 부처님께서 증득하신 바와 같이 하리니, 그것은 왜냐하면,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얻게 하려는 때문입니다. 무생인(無生忍)을 얻고는 보리를 얻게 하되 또한 번뇌를 버리지 않고 불법을 가까이하지 않으며, 뜻대로 번뇌를 내는 일은 남김없이 다 소멸했으니, 그러므로 모든 대덕들이 말하되, ‘내가 이제 보리에 이르렀다’ 하는 것입니다.
010_0292_a_07L我今於無餘涅槃而般涅槃得佛相好以是教化無量百千萬億衆生滅諸結使如佛所何以故令諸衆生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得無生忍已令得菩亦不捨煩惱不近佛法從意生煩惱盡滅無餘以是因緣諸大德皆言我今得到菩提
아난이여, 그러므로 지금의 것을 무생(無生)이라 하나니, 그것은 왜냐하면, 이와 같이 선남자ㆍ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어 모든 법을 밝히고 보리심을 발하나 또한 얻을 바가 없으며, 보리의 상과 일체 법상을 여의고 무여열반 가운데에서 완전한 열반에 드는 때문입니다.
010_0292_a_14L阿難是故今者名爲無生何以故如是善男子善女人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照明諸法發菩提心已亦無所得離菩提相及一切法相於無餘涅槃入般涅槃
아난이여, 이러한 족성(族姓)의 남녀는 보살승(菩薩乘)에 올랐으되 해[日]를 보았다고 낮[晝]이라는 생각을 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범부나 어리석은 사람은 해를 보면 곧 해라는 생각을 내나니, 지혜로운 자는 아닌 것입니다..그것은 왜냐하면, 아난이여, 만일 해가 실체가 있어서 허망하지 않다면, 쌓고 모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허망한 까닭에 과거와 미래까지도 없으니, 밤도 그러합니다. 만일 해를 보고 해라는 생각을 짓고, 밤에 밤이라는 생각을 지으면 곧 이는 범부의 어리석은 망견일 뿐입니다.
010_0292_a_18L如是族姓男女乘菩薩乘不以見日而生晝想凡夫愚人若見日時便作日想則非智者何以故阿難若日有體非虛妄者則可積聚以虛妄故亦無過去未來夜亦如是若日作日夜作夜想則是凡愚妄想所見
010_0292_b_02L아난이여, 이것이 곧 보살승이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수행하면서 선지식이라면 낮에 대해 낮이란 생각을 내지 말고 밤에 대해 밤이란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일체의 생각을 여의면 능히 보리인 여래의 도에 머물기 때문입니다.”
010_0292_a_24L是菩薩乘修行阿耨多羅三藐三菩提有善知識不應晝生晝想夜生夜想何以故離一切想能住菩提如來之道
그때에 문수사리가 게송으로 말했다.
爾時文殊師利而說偈言

무명으로써 어미를 삼고
행을 따라 생긴 바이니
그 근본을 끊기만 하면
해로움을 제했다 한다.
010_0292_b_05L無明以爲母
從行之所生
若斷其根本
是名爲除害

기쁘고 사랑하는 뒤바뀐 생각들
이것을 일러 아비라 하나니
만일 여실히 알기만 한다면
마침내 있다 할 것 없네.
010_0292_b_07L喜愛諸倒想
是說名爲父
若能如實知
究竟無所有

그들의 허망함을 알아
곧 모든 근본을 끊으면
반연 없고 머무름 없으리니
이것이 해로움을 제했다 하네.
010_0292_b_08L知彼悉虛妄
則斷諸根本
無緣亦無住
是說名除害

만일에 모든 나한을 설명하면
범부는 부사의하다 하리니
여실히 상을 부수지 않으면
이 적멸을 구경이라 한다.
010_0292_b_09L若說諸羅漢
凡夫不思議
如實不壞相
是滅名究竟

나도 본래 승상(僧想)에 집착했더니
이것을 여실히 안 뒤에는
모든 법은 망가지지 않으며
일체로 하여금 듣게도 하였네.
010_0292_b_11L我本著僧想
如實知是已
諸法皆無壞
亦令一切聞

먼저 여래를 취한다면
이를 허망이라 하노니
저 이상(異想) 없음을 알아야
평등하고 동일한 공이리.
010_0292_b_12L先取於如來
是名爲虛妄
知彼無異想
平等同一空

그의 근본을 끊어 버리면
이것을 무생지(無生智)라 하나니
만일에 이렇게 말하는 이
선정의 힘 버젓이 나타내네.
010_0292_b_13L拔斷其根本
是名無生智
若能如是說
顯現禪定力

만일에 모든 애욕 구족함을 말하면
이와 같은 다섯 가지 명자(名字)는
능히 이러한 망상을 여의나니
마치 허깨비 같고 꿈 같네.
010_0292_b_15L若說具諸欲
如是五名字
能離如是想
猶如於幻夢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는 것
이것이 5욕을 갖춘 것이니
세간을 구제하는 임 앞에서
그들은 이와 같이 말하네.
010_0292_b_16L不增亦不減
是名具五欲
在於救世前
彼作如是說

애욕의 본성이 공한 줄 알되
꿈속에서 만들어진 모습 같아서
필경에 나는 것이 없다고 하면
여실한 지혜를 구족하리라.
010_0292_b_17L知欲本性空
猶如夢化相
畢竟無有生
具足如實智

모든 사견의 허물과 같이
허망하게 분별을 내건만
이 구경된 지혜로써
일체는 모두 구족되리라.
010_0292_b_19L知諸邪見過
虛妄生分別
以此究竟智
一切皆具足

허망한 취착도 없고
화합된 상을 여의니
이와 같이 잘 알면
상 없고 있는 바 없네.
010_0292_b_20L虛妄無取著
離於和合相
如是善知已
無相無所有

함께 모든 허물을 알되
사견이라 정견이라 이르거니와
진실한 법을 얻는 데 이르려면
삿됨과 바름의 형상 모두 멸하네.
010_0292_b_21L同智一切過
邪見正見等
逮得眞實法
邪正相俱滅

중생의 나고 죽는 생각은
우치하고 허망한 분별이니
만일에 중생을 얻지 못하면
생사도 있지 않으리라.
010_0292_b_23L衆生生死想
愚癡妄分別
若不得衆生
則無有生死

중생들은 여러 가지 방편으로
목숨이란 생각[命想] 버릴지니
이 생각을 멀리한 뒤엔
목숨 생각이 최악인 줄 알리라.
010_0292_b_24L衆生多方便
捨離於命想
遠離是想已
知命想最惡
010_0292_c_02L
만일 중생상(衆生想)을 여의고
수명상(壽命想) 등을 분별하며
많은 중생의 생명을 끊는다면
이는 저들이 말하는 바라네.
010_0292_c_02L若離衆生想
分別壽命等
斷多衆生命
是彼之所說

죽음의 망상을 버릴지니
어리석은 이의 분별이니라.
마침내 무생을 얻으면
이를 진실한 법이라 하리.
010_0292_c_04L捨離於死想
愚癡所分別
究竟得無生
是名爲實法

모든 번뇌를 멸하면
무상을 증득하리니
보리는 색이 없는 것
멸 없고 과(果) 없다네.
010_0292_c_05L滅除諸結使
得證於無相
菩提無有色
無滅亦無果

마원(魔怨)이 장애하지 못함은
스스로가 보리를 깨달음이니
모든 법은 다툼이 없고
무생법은 성품이 적멸하다네.
010_0292_c_06L魔怨不能障
自覺於菩提
諸法無諍論
無生性寂滅

그때에 문수사리가 이 게송을 말하니, 이들 무량백천의 중생들이 모든 의심과 후회를 끊었다. 의심과 후회를 여의고는 기쁜 마음을 내어 법의 밝힘을 얻고, 제각기 윗옷을 벗어 문수사리에게 공양하면서 말했다.
“능히 우리들로 하여금 모두가 이 법을 얻고 모두가 이 말을 하게 하시며, 또한 중생의 마음으로 하여금 모든 법을 증득하게 하시되 문수사리가 아시는 바 실상과 같게 하시네.”
010_0292_c_08L爾時文殊師利說是偈已如是無量百千衆生除諸疑悔離疑悔已心生歡喜得法照明各脫上服供養文殊師利作如是言能令我等皆得此法悉作是說亦令衆生心證諸法皆得如彼文殊師利所解實相
그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들 백천만억의 중생들이 모두 의심하고 후회하거늘, 여래께서는 무슨 까닭으로 스스로 말씀하시어 의심을 끊게 하지 않나이까?”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같은 백천만억의 중생들은 모두 문수사리를 좇아 보리심을 내었으며, 문수사리에 대해 조복되었느니라.”
010_0292_c_14L爾時阿難白佛言世尊云何如是百千萬億衆生皆生疑悔何故如來不自爲說令斷疑悔於是佛告阿難言如是百千萬億衆生皆從文殊師利發菩提心於文殊師利而得調伏
아난이 다시 여쭈었다.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인지요?”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아난이여. 일체 중생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었으니, 그것은 모두가 문수사리 선지식에 의하기 때문이니라.”
010_0292_c_19L阿難復言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耶佛言阿難一切衆生皆不退轉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以故皆由文殊師利善知識故
010_0293_a_02L아난이 다시 여쭈었다.
“이들 모든 비구는 신행ㆍ법행ㆍ수다원ㆍ사다함ㆍ아라한ㆍ성문ㆍ벽지불의 생각을 다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는지요?”
010_0292_c_23L阿難言如是等諸比信行法行須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聲聞辟支佛想盡不退轉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믿기 어려운 이가 있으니, 지혜가 적고 하열한 이와 게으르고 나태해서 정진하지 않는 이와 음식을 탐내고 5욕을 가까이하는 이와 떠드는 곳을 좋아하여 마음으로 멀리하려 하지 않는 이와 바른 생각을 망실한 채 지혜가 없는 이와 마음이 바르게 집중되지 않아 항상 어지러운 이와 증상만(增上慢)인 이와 증상만을 집착하는 이와 자기의 몸을 탐착하는 이와 수명을 즐기는 이는 무상한 줄로 관찰하지 않고 탐내고 질투함이 많아서 우치하고 무지하며, 금계(禁戒)를 파괴하여 해치려는 마음을 내거나, 불법에 대하여 의혹의 견해를 일으키느니라.
010_0293_a_03L佛言有難信少智下劣者懈怠懶墯少精進者貪嗜飮食近於五欲樂處憒鬧心不遠離忘失正念無智慧者心無正定常驚亂者增上慢者取著增上慢者貪著己身樂於壽命不觀無常多諸貪嫉愚癡無智毀破禁戒心生惱害於佛法中起於疑惑見
또한 지혜 없는 자는 삿된 지식을 가까이하여 선지식을 멀리하거나, 또한 선지식을 공경치 않고 반야바라밀을 배우지 않거나, 다라니(陀羅尼)라는 모든 경전의 왕을 닦지 않고 항상 망견을 일으키고 망견에 집착하며, 삿된 스승을 얻어 의발(衣鉢)을 탐내거나 화상(和上)과 아사리(阿闍梨)에 대해 공경하는 마음이 없고 가까이하기를 좋아하지도 않거나, 초저녁에서 날이 샐 때까지 마음은 게으르며, 앞 뒷말 다르고 믿지 못하고 망령된 말 하기를 좋아하며, 거친 말과 탐심ㆍ질투로 사견을 가까이하거나, 사견을 익히고는 항상 삿된 관법을 닦아 계율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거나,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어 두려워함이 없거나, 우치한 이를 가까이하고 외도(外道)를 행하기를 좋아하거나,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ㆍ무생(無生)ㆍ무멸(無滅)을 믿지 않고 일체 법에 대해 신심을 내지 않는다면, 아난이여, 이와 같은 자들은 이해하여 깨닫기 어려우니라.”
010_0293_a_10L無智者近惡知識遠離善知識亦不恭敬善知識不學般若波羅蜜不修陁羅尼諸經之王常起妄見著妄見已得於惡師貪樂衣鉢於和上阿闍梨無恭敬心亦不樂親近於初後夜心生懈怠兩舌難信好喜妄語惡口貪嫉親近邪見習邪見已常修邪觀不好學戒心無慚愧無所顧畏親近愚癡樂行外道不信空無相無願無生無滅一切法不生信心阿難如是人等難可解悟
010_0293_b_02L그리고 세존께서 묵묵히 계시었다. 아난이 부처님의 신력을 입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여래께서는 무슨 까닭에 묵묵히 계시옵니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말법(末法)인 오는 세상에 있을 많은 중생들이 이러한 마음을 성취하여 법을 믿지 않으며 능히 이해하지 못하리니, 그러므로 여래께서 묵묵히 계시는 것입니다.”
010_0293_a_21L爾時世尊默然而住是時阿難承佛神力問文殊師利言如來何故默然而住文殊師利答言於末法中後未來世多有衆生在於彼世成就如是不信法不能解了是故如來默然而住
아난이 물었다.
“그렇다면, 어떤 중생이 능히 이 법을 믿을 수 있는지요?”
문수사리가 답하였다.
“중생으로서 능히 믿는 이는 적을 것입니다. 아난이여, 중생으로서 능히 보배를 아는 자는 적을 것이며, 중생으로서 이 보배를 알지 못하는 자는 많을 것입니다. 아난이여, 중생으로서 능히 신해(信解)를 일으키는 이는 적으리니, 이처럼 법을 설하지만 성읍(城邑)이나 취락의 중생으로서 버리고 믿지 않는 자가 많을 것입니다. 그것은 왜냐하면, 저 중생들은 숙세의 인연에 의해 본래 법을 비방하는 죄의 업장을 지은 까닭입니다.”
010_0293_b_04L阿難言復有衆生能信如是法文殊師利答言亦有衆生少能信阿難少有衆生能識於寶多有衆生不識是寶阿難少有衆生能生信如是說法城邑聚落多有衆生棄捨不信何以故是彼衆生宿世因緣本作謗法罪業障故
아난이 말하였다.
“원컨대 문수이시여, 이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말씀하신 바를 믿고 이해하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그대는 마땅히 부처님께 여쭤보셔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그대를 위해 분별하고 해설하여 주실 것입니다.”
010_0293_b_10L阿難言唯願文當令是諸衆生信解所說文殊師利言汝當問佛佛自爲汝分別解說
그러자 아난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저희들을 위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족성(族姓) 남녀로서 믿음이 적은 이들도 들으면 크게 기뻐할 것이옵니다.”
그때에 세존께서 사방을 두루 관찰하시고 입[面門]으로 혀를 내시어 널리 삼천대천세계를 덮으시더니, 그 혀뿌리로부터 큰 광명을 내어 동방의 항하사 등의 여러 부처님 세계를 비추셨다. 이와 마찬가지로 남방ㆍ서방ㆍ북방과 네 간방[四維]ㆍ위아래의 각각의 시방세계에 대해서도 또한 그와 같았다.
010_0293_b_12L爾時阿難白佛言惟願世尊時爲我族姓男女少信解者彼得聞已生大歡喜爾時世尊遍觀四方面門出普覆三千大千世界從其舌根出大光明遍照東方恒河沙等諸佛世如是南西北方四維各於十方恒河沙世界
010_0293_c_02L그때에 4부중(部衆)이 부처님의 신력으로써 동방의 항하와 같이 많은 세계를 보니, 모든 부처님께서도 마찬가지로 이 법을 설하고 계셨으며, 또한 모두가 멀리에서 듣되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었다. 이와 같이 차례차례 시방 세계도 또한 이와 같았다. 이 세계에서 모든 부처님께서 법을 설하심도 이와 같았으니, 대중이 모두 보고 들었으며, 보고 듣기를 마치고는 또한 일심으로 간청하는 것이었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불쌍히 여기시어 저희들을 위하여 거듭 분별하고 연설하옵소서. 그리하여 한량없고 가없어서 가히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부증불감의 불가사의한 제불의 정법을 보게 하옵소서.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그것을 말씀해 주실 때이옵니다.”
010_0293_b_19L爾時四衆以佛神力亦見東方恒河沙世界諸佛同說此亦皆遙聞不增不減如是次第十方世界亦復如是於是世界諸佛說法如此大衆皆悉見聞得見聞已皆一心勸請世尊惟願哀愍重爲我等分別演說使見無量無邊不可稱數諸佛所說不增不減不可思議諸佛正法唯願世尊時爲說之還攝舌
부처님께서는 설근을 거두고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자못 망어를 짓는 어떤 사람이 능히 이러한 설상(舌相)을 얻을 수 있겠느냐?”
아난이 말하였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가령 실다운 말이나 부드러운 말을 하는 지혜로운 이거나, 잘 조순(調順)하여 능히 이익한 말을 하거나,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를 행하는 이들이나 나아가 일체의 지혜로운 사람이 이러한 혀의 모습을 얻습니다.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족성 남녀로서 믿음과 견해가 적은 이를 위하여 분별하고 해설하시며, 또한 알지 못하는 이를 위하여 말씀해 주시어 이러한 무리로 하여금 뉘우치는 마음을 내게 하옵소서.”
010_0293_c_05L佛告阿難頗有作妄語人能得如是舌相不耶阿難言不也世尊若有實語柔軟語諸有智者善能調順利益語捨如是等乃至一切智得是舌相惟願世尊爲族姓男女有少信者分別解說亦爲憐愍不解者說當使此輩心生悔恨
그때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4중(衆)이 이미 모여 몸을 단정히 바르게 앉았으며,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 인비인(人非人)들이 자리에 와서 앉아 능히 법을 들을 수 있는 자는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각각 이 경지에서 바른 법을 말하되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음이 이제 말한 바와 같으리라.”
010_0293_c_11L爾時佛告阿難四衆已集正身端坐夜叉乾闥婆阿修羅緊那羅迦樓羅摩睺羅伽人非人等諸來在坐能聽法者皆不退轉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各於此地而說正法不增不減如今所說
010_0294_a_02L그때에 4중과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 인비인(人非人)들이 환희의 마음을 내어 모두 윗옷을 벗어 부처님께 바치었다. 향기로운 꽃을 뿌리거나 화만(華鬘)을 뿌리기도 했으며, 혹은 금만(金鬘)ㆍ은만(銀鬘)ㆍ유리만(琉璃鬘)ㆍ파려만(玻瓈鬘)ㆍ마노만(瑪瑙鬘)ㆍ비로전만(毘盧旃鬘)을 가지고, 혹은 만다라꽃[曼陀羅華]ㆍ마하만다라꽃[摩訶曼陀羅華]ㆍ만수사꽃[曼殊沙華]ㆍ마하만수사꽃[摩訶曼殊沙華]을 가지고, 혹은 만든 꽃을 가지고 부처님 위에 뿌렸으며, 혹은 하늘의 우발라꽃[優鉢羅華]ㆍ구물두꽃[拘物頭華]ㆍ분다리꽃[芬陀利華]을 가지고 부처님 위에 뿌렸다.
010_0293_c_17L爾時四衆及天夜叉乾闥阿修羅迦樓羅緊那羅摩睺羅伽人非人等心生歡喜皆脫上服以奉於佛或散華香或散華鬘或以金鬘或以銀鬘或以琉璃鬘或以頗梨鬘或以馬瑙鬘或以毘盧旃鬘或以曼陁羅花摩訶曼陁羅華曼殊沙華訶曼殊沙花或以所作之花而散佛或以天優鉢羅華拘物頭華芬陁利華以散佛上
허공에서는 하늘의 음악이 저절로 울렸으며, 용은 진주를 비처럼 내렸다. 부녀(婦女)들은 몸의 영락과 제각기 좋은 옷을 벗어 부처님께 공양했으며, 의복을 단정히 하고는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여 같은 소리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둘이 없으시나이다.”
010_0294_a_03L於虛空中天樂自鳴龍雨眞珠諸婦女等以身瓔珞各脫上服以供養佛整其衣服右膝著地合掌向佛皆共同音白佛言世尊來無二
그때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느니라. 저들이 말하듯이 여래는 둘이 없으니, 영원히 우치를 다하셨느니라. 여래ㆍ세존께서는 아끼는 마음이 있지 않으시며, 일체의 허물이 없느니라. 이미 허물을 여읜 까닭에 모든 애욕을 여의고 일체 티끌이 청정하여져서 물듦이 없느니라. 교만과 탐심ㆍ질투가 모두 끊어져 남음이 없으며, 지혜가 구족하여 바른 법을 깨달았으니, 저 언덕에 이르러서는 마치 대범(大梵)이 큰 자재를 얻은 것 같으며, 위의가 구족하여 모든 행을 구경되게 하여 네 가지 구족을 얻느니라.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 인비인(人非人)들이 유위와 무위에 집착하지 않고 생사에 물들지 않아서 불ㆍ세존을 좇아 바른 해탈을 얻어 구족한 견해를 얻으며, 잘못된 소견이 없고 가까이함을 구족히 하리라.”
010_0294_a_07L爾時佛告阿難如是如是彼所說如來無二永盡愚癡如來世尊無有悋惜無一切過已離過故於諸欲一切塵垢淸淨無染憍慢嫉悉斷無餘智慧具足覺悟正法於彼岸猶如大梵得大自在威儀具足究竟諸行得四具足夜叉闥婆阿修羅迦樓羅緊那羅摩睺羅人非人等而不取著有爲無爲染生死從佛世尊得正解脫得具足無闕失見具足親近
아난이 여쭈었다.
“어떤 것이, 여래께서 구족한 소견을 얻고 잘못된 소견이 없으며, 구족히 부처를 듣고 구족히 부처를 보고 구족히 가까이하는 것이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알지 못하는가?”
아난이 말하였다.
“저는 실로 모르겠사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자세히 들으라. 내 그대를 위해 설명해 주리라.”
아난이 말하였다.
“잘 알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말씀하여 주옵소서.”
010_0294_a_17L阿難言云何如來得具足見無闕失見具足聞佛具足見佛具足親近佛告阿難汝不知耶阿難言我實不知佛言汝今諦當爲汝說阿難言唯然世尊願爲解說
010_0294_b_02L“아난이여, 너는 지금 나 석가모니불에게 듣거니와 이미 들었으며 장차 들을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하나니, 왜냐하면 일체 법신이 말한 바가 있으면 그를 보거나 들은 이는 모두가 이익되기 때문이니라.
아난이여, 만일 하나의 꽃으로써 여래에게 공양하거나 열반하신 뒤에 부처님의 사리(舍利)를 위해 탑을 세워 공양한다면 또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리라.”
010_0294_a_22L阿難汝今聞我釋迦牟尼佛當聞如是等皆得不退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以故一切法身若有所說其見聞者皆悉利益阿難以一華供養如來及般涅槃後爲佛舍利起塔供養亦得不退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
아난이 말하였다.
“축생에 이르기까지라도 부처님의 명호를 들으면 또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만약에 어떤 사람이 석가모니불의 음성을 듣고 그 명호를 외우는 것은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종자가 되느니라. 만약에 선남자ㆍ선여인이 석가모니불의 명호를 듣고 그 말한 바와 같이 한다면 모두가 실다워서 허망하지 않으리라.
아난이여, 비유컨대 니구다(尼拘陀)나무가 하나이거나 둘ㆍ셋ㆍ넷, 내지 50ㆍ백ㆍ천ㆍ무량이 있으면, 그 아래에서 쉬는 이는 모두가 그늘의 혜택을 입는 것과 같으니라. 아난이여, 네 뜻에는 어떠한가? 니구다의 종자는 크다고 하겠느냐, 아니면 작다고 하겠느냐?”
아난이 말하였다.
“니구다의 종자는 아주 작다고 하겠나이다.”
010_0294_b_05L阿難乃至畜生得聞佛名亦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耶佛言阿難復有人聞釋迦牟尼佛音稱其名號皆是阿耨多羅三藐三菩提種子若善男子善女人聞釋迦牟尼佛名號如其所說皆實不虛譬如尼拘陁樹若一若二若三乃至五千無量等衆止息其下皆蒙覆蔭阿難於汝意云何尼拘陁子爲大小耶阿難言尼拘樹子最爲甚小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느니라. 니구다나무는 물과 거름과 흙과 사람의 노력을 인연으로 세월을 쌓아 점차 자라나느니라.”
아난이 말하였다.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010_0294_b_15L佛告阿難如是尼拘陁樹水雨糞土人功因緣積其日月漸漸長大阿難言如是世尊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니구다나무의 종자도 심히 작으나 물과 흙과 해와 달의 인연으로서 점점 장대해지듯이, 이와 마찬가지로 아난이여, 석가모니불의 명호를 듣는 선근의 종자는 끝내 부서지는 일 없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는 것이니라. 그것은 왜냐 하면, 모양 없는 종자는 일체에 머무르지 않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무너지지 않으며, 무너지지 않는 까닭에 이러한 종자는 가히 훼손할 수 없으며, 또한 상을 취하지도 않느니라. 그러므로 일체 법에 무너지는 일이 없느니라.”
010_0294_b_17L佛告阿難尼拘樹子本甚微小以水土日月因緣故漸漸長大如是阿難得聞釋迦牟尼佛名善根種子終不敗壞不退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亦復如是何以故無相種子於一切不住是故不壞以不壞故如是種子不可毀壞亦不取相是故於一切法不壞
010_0294_c_02L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는 여래의 본원력이옵니까? 또한 모든 부처님의 법은 으레 그러한 것이옵니까?”
부처님께서 곧 대답하셨다.
“본래의 원력인 까닭이니, 만일 어떤 중생이 나의 이름을 들으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리라. 일체 불법도 또한 그러하니, 왜냐하면 일체 불법은 모두가 평등한 때문이니라.”
010_0294_b_24L阿難白佛言世尊爲是如來本願之力是諸佛法應爾耶佛卽答言以本願力故若有衆生聞我名者皆得不退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一切諸佛法亦如是何以故一切佛法皆平等
아난이 말하였다.
“일체 불법이 평등할진댄 어떠한 이익이 있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히 중생들로 하여금 비록 불법을 듣지 못하였을지라도 발원한 힘에 의하여 법을 듣는 이익과 같게 하느니라.”
010_0294_c_07L阿難言一切佛法平等有何利益佛言能令衆生雖不聞法以發願力故亦使得同聞法利益
그때에 아난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미증유(未曾有)의 법을 성취하신 까닭에 능히 모든 보살마하살을 크게 이롭게 하시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실로 그러하니라. 아난이여, 나는 지금 중생을 위하여 큰 이익을 지으나, 만일 법을 듣는 이는 이익의 복전에 머물지 않는 이가 없으리라. 나는 과거에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되,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일체의 탐욕과 질투를 버리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모든 근(根)을 청정히 하였으며, 일체 법에 취착하지 않고 의지하는 바도 없었느니라. 그러므로 아난이여, 나는 보리를 성취해 능히 일체 중생을 크게 이롭게 하는 것이니라.”
010_0294_c_09L爾時阿難白佛言世尊如來成就未曾有法故大利益諸菩薩摩訶薩等佛言如是如是阿難我今雖爲衆生作大利益若聞法者無不得住利益福田我於過去供養諸佛不惜身命一切皆捨離諸貪嫉勤修精進諸根淸淨於一切法不取不著無所依止是故阿難我成菩提能大利益一切衆生

6. 항마품(降魔品)
010_0294_c_17L不退轉法輪經降魔品第六

그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불퇴전법륜』을 말씀하시어 능히 악마들로 하여금 근심과 뇌란을 일으키지 못하게 하신다고 함은 무슨 까닭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는 문수사리의 신통력이니, 능히 파순(波旬)이 듣지 못하게 하느니라. 문수사리는 진실한 서원을 일으켜 능히 악마들로 하여금 ‘석가모니불께서 불퇴법륜(不退法輪)을 굴리신다.’라는 공중의 소리를 듣게 했느니라.”
010_0294_c_18L爾時阿難白佛言世尊說是『不退轉法輪』能令惡魔使不擾亂何以故是文殊師利神通之力能使波旬不令得聞文殊師利發眞實誓能令惡魔聞空中聲釋迦牟尼佛轉不退法輪
010_0295_a_02L그러자 파순은 온몸의 털이 곤두섰으며 놀라고 두려운 마음을 내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세계를 보니 모두가 세계가 아니로다. 몸이 변하고 무너져 늙어 감을 근심하고 슬퍼해 눈물 흘리니, 백 세 노인의 머리카락이 하얗게 세고 얼굴은 주름투성이로다. 마왕(魔王)의 몸과 피부와 머리도 모두 늙어 가겠구나.”
010_0294_c_24L爾時波旬身毛皆豎心生驚怖作如是言見此世界皆非世界憂愁涕泣身變朽老如百歲人髮白面皺是時魔王形體膚髮亦皆俱老
그때에 마왕이 네 종류의 군대와 마(魔)와 마천(魔天)들을 이끌고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렀다. 이는 또한 여래께서 처음으로 성도하신 때와 같았다. 엄숙하게 기구를 다스리고 와서 부처님께 향하였으나 모두가 자기 몸이 이미 늙어서 백 세의 노인과 같이 몸매가 굽은 것을 보았다. 지팡이를 짚고 걸어서 부처님 앞에 이르렀을 때 네 종류의 군대와 허공의 신들은 모두 석가모니불께서 불퇴전법륜 굴리시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자 이 네 종류의 군대는 모두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으니, 한쪽에 머문 채 놀라운 마음을 내면서 아무도 마왕의 뜻을 따를 수가 없었다.
010_0295_a_04L爾時魔王將四種兵魔及魔天皆詣佛所亦如如來初成道時嚴治器杖而來向佛各見己身皆悉朽老如百歲人形體攣曲持杖而行到於佛前時種兵及虛空諸天皆聞釋迦牟尼佛轉不退法輪而此四兵皆不能進住一面心生驚疑悉不能得隨魔王
그때에 마왕은 아무런 동행도 없이 홀로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쇠약하고 늙었습니다. 바라옵건대 힘[手力]이 되어 주옵소서. 본래 가졌던 국토는 모두 저의 것이 아니옵니다. 여래께서는 대비하시어 일체를 불쌍히 여기시니 부디 저에게도 힘이 되어 주시옵소서.”
010_0295_a_12L爾時魔王獨至佛所無有伴黨白佛言世尊我今衰老願賜手力所有國皆非我有如來大悲憐愍一寧不與我一人以爲手力
이에 부처님께서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중생을 관찰하건대 세계의 갈래가 심히 많도다. 마치 항하의 모래와 같아서 한량이 없는 이가 나날이 성불하고 열반에 들고 있도다. 한 겁 혹은 한 겁을 지날지라도 그 중생계를 줄게 하지는 못하리라.”
010_0295_a_15L於是告波旬我觀衆生界分甚多譬如恒沙無有量數日日成佛得般涅槃一劫若過一劫不能令彼衆生界減
010_0295_b_02L그때에 마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중생계의 갈래가 비록 많아서 한량없사오나 저는 한 사람도 손의 힘을 삼을 만한 이가 없나이다. 혹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누가 붙잡아 주겠나이까. 바라옵건대 여래께서는 불쌍히 여기시고 위로하여 주시와 모든 권속들과 함께 궁으로 돌아가게 하여 주옵소서.”
이에 부처님께서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뒤바뀐 중생과 믿지 않는 이들은 모두 너에게 속하였나니, 이들이 그대의 손의 힘이며, 그대와 동등한 벗이니라.”
그때에 파순이 크게 기뻐하면서 말했다.
“나는 지금부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신심을 일으키지 않고 모두 의혹을 내게 하리라. 의혹에 떨어지는 자는 모두 나의 힘이 되리라.”
010_0295_a_18L爾時魔王白佛言世尊衆生界分雖多無量我無一人可爲手力或當傾危誰見扶侍惟願如來慈哀慰喩得還宮幷諸眷屬於是佛告波旬倒衆生諸不信者皆屬於汝是汝手是卿等侶爾時波旬甚大喜悅作如是言我今當令一切衆生不起信皆生疑惑墮疑惑者悉是我力
그리고 파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거듭 위로를 베푸시어 저로 하여금 환희하게 하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만일 부처님의 명호를 듣고 그 명호를 외우면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옵니다. 바라옵건대 여래께서는 묵묵히 계시고 이러한 말씀을 하지 마옵소서. 만일 듣는 이가 있으면 이러한 중생들은 반드시 부지런히 정진하여 보리를 닦을 것입니다.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제 말씀대로 해 주옵소서.”
010_0295_b_03L波旬白佛言唯願世尊重見慰喩令我歡喜如佛言曰若得聞佛稱其名號皆得不退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唯願如來默然莫作是說若有聞者是諸衆生當勤精進修於菩提唯願世尊如是慰喩
그때에 부처님께서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근심하지 말고 즐겁게 떠나거라. 내가 지금 한 중생도 보리 마음을 내지 않게 할 것이니라. 또한 중생으로 하여금 중생계(衆生界)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며, 한 중생이라도 색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수ㆍ상ㆍ행ㆍ식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며, 한 중생이라도 신견(身見)과 의심과 계취(戒取) 등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며, 또한 어떤 중생도 과거ㆍ미래ㆍ현재의 생각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며, 어떤 중생도 살(殺)ㆍ도(盜)ㆍ음(婬)ㆍ망어(妄語)ㆍ양설(兩舌)ㆍ악구(惡口)ㆍ기어(綺語)ㆍ탐욕(貪欲)ㆍ진에(瞋恚)ㆍ사견(邪見)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며, 나아가 중생이 모든 삿된 갈래에서 능히 움직이는 이를 보지 못하리라.
010_0295_b_09L爾時佛告波旬勿生愁惱歡喜而去我今當令無一衆生發菩提心亦無衆生而能動於衆生界者乃至無一衆生於色動識動乃至無一衆生於身見戒取等動亦無衆生於過去未來現在想動無有衆生於殺妄語兩舌惡口綺語貪欲瞋恚邪見等動乃至不見衆生於諸邪有而能動者
010_0295_c_02L나는 또한 중생이,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 닦는 것을 보지 못하여, 중생이 중생이라는 생각ㆍ수명이라는 생각ㆍ부모라는 생각ㆍ형제라는 생각ㆍ처자라는 생각ㆍ남녀라는 생각ㆍ밤낮이라는 생각ㆍ한 달이라는 생각ㆍ반달이라는 생각ㆍ세월이라는 생각ㆍ겁(劫)이라는 생각ㆍ보시라는 생각ㆍ계행이라는 생각ㆍ인욕이라는 생각ㆍ정진이라는 생각ㆍ선정이라는 생각ㆍ지혜라는 생각ㆍ힘이고 무외라는 생각ㆍ5근이라는 생각ㆍ7각의(覺意)라는 생각ㆍ8정도라는 생각ㆍ부처라는 생각ㆍ법이라는 생각ㆍ승려라는 생각ㆍ보리라는 생각ㆍ장애 없음이라는 생각에 대해 일체 법은 부동(不動)이라는 생각을 보지 못하며, 어떤 중생도 이 모든 생각에서 능히 움직일 이가 없으리라. 그러니 파순이여, 근심하지 말고 기뻐하며 가거라.”
010_0295_b_17L我亦不見衆生修行布施持戒忍辱精進禪定智慧不見衆生於衆生想壽命想父母想兄弟想妻子男女想晝夜想一月想半月想歲數想劫想施想戒想忍辱想精進想禪定想慧想力無畏想五根想七覺意想正道想佛想法想僧想菩提想無㝵一切法不動想無有衆生於此諸想而能動者波旬勿生憂惱歡喜而
그때에 파순이 이 말씀을 듣고는 모든 근심을 여의고 크게 기뻐했으며, 그 자리에서 장년(壯年)을 회복했다. 그리고 하늘의 꽃으로써 부처님 위에 뿌리면서 부처님을 세 번 돌고는 세존 앞에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010_0295_c_04L爾時波旬聞是語已離諸憂惱便大歡喜卽於此處還復壯年幷以天華而散佛上遶佛三帀於世尊前說偈言

나는 이제 마음이 즐거우니
구세(救世)의 삼불다(三佛陀)시여.
부처님의 말씀하심 다름이 없으니
진실하여 허망되지 아니하리.
010_0295_c_07L我今心歡喜
救世三佛陁
佛所說無異
眞實不虛妄

그때에 파순은 이 게송을 말하고는 기뻐하며 떠났다. 본궁(本宮)으로 돌아가 5욕으로 스스로를 즐기며, 다시는 근심하거나 어지럽히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았다. 마(魔)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서 대지(大地)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010_0295_c_09L爾時波旬說是偈已歡喜而去還於本宮五欲自娛更不復起擾亂之心魔去不久爾時大地六種震動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제 이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있습니다. 무슨 인연으로 여섯 가지로 진동하는 것이옵니까? 혹시 마의 힘은 아니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는 나의 신통력이니라. 마를 물리치기 위하여 이 대지로 하여금 여섯 가지로 진동하게 하였느니라.’
그때에 640만의 중생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으니, 그런 까닭에 대지는 여섯 가지로 진동했다.
010_0295_c_12L阿難白佛言世尊今此大地以何因緣六種震動非魔力耶佛言是我神力遣魔故令此大地六種震動爾時六十四百千衆生得無生法忍是故大地六種震動
다시 아난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중생이 의혹을 일으키지 않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시 10억의 중생이 마음에 의혹을 내되, ‘우리들은 지금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하고, 제각기 미혹하여 사방 어디에서 왔는지도 알지 못하며, 어리석고 어두운 까닭에 모두가 서로 보지 못하느니라.”
그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빨리 저들 중생을 위하여 크게 밝음을 주시어 의혹을 여의게 하옵소서.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가명의 법상을 알지 못하면 모두가 지옥에 떨어질 것이옵니다.”
010_0295_c_17L阿難白佛言世尊有衆生起疑惑不佛言復有十億衆心生疑惑我等今者無謬聞乎皆迷亂不識四方從何而來以癡冥悉不相見爾時阿難白佛言唯願世尊當疾哀愍爲彼衆生作大照明令離疑惑如來所說假名法相若不可知悉墮地獄
010_0296_a_02L아난은 계속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무슨 까닭에 이 마왕으로 하여금 마음에 번뇌가 없어지고 기쁜 마음으로 가게 하신 것이옵니까? 도무지 한 사람도 보리에 머무를 이가 없으며, 또한 어떤 중생도 능히 중생계에서 움직일 이가 없으며, 색ㆍ수ㆍ상ㆍ행ㆍ식에서도 또한 움직일 이가 없으며, 나아가 신견(身見)과 일체 취상(取相)과 62견(見)과 과거ㆍ미래ㆍ현재의 가지가지 상에서 움직일 이가 없으며, 또한 중생이 살생ㆍ도둑질ㆍ사음ㆍ망언(妄言)ㆍ거친 말[惡口]ㆍ이간하는 말ㆍ꾸미는 말ㆍ탐심ㆍ진에ㆍ사견(邪見) 들에서 움직일 이가 없다 하시니, 무슨 까닭에 여래께서는 이렇게 마왕 파순을 위로하는 말씀을 하시나이까?
010_0295_c_24L阿難白佛言世尊來何故令此魔王心得少惱歡喜而都無一人住於菩提亦無衆生能動衆生界於色識亦無能動乃至身見一切取相六十二見過去未來現在種種相動者亦無衆生於妄語惡口兩舌綺語邪見等動者何故如來作如是慰喩魔王波旬言
중생이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를 수행할 이가 없다 하시며, 나아가 중생이 수명ㆍ부모ㆍ형제ㆍ처자ㆍ남녀ㆍ밤ㆍ낮이라는 생각을 낼 이가 없다 하시며, 또한 한 달ㆍ반달ㆍ세월ㆍ시절ㆍ모든 겁의 생각이 없다 하시니, 여래께서는 무슨 까닭에 이러한 말씀을 하시어 파순을 위로하시고 근심 없이 떠나게 하시었나이까?
010_0296_a_09L無衆生修行布施持戒忍辱精進乃至無衆生壽命兄弟妻子男女晝夜等想亦無一半月歲數時節諸劫之想如來何故作如是說慰喩波旬少惱而去
또한 중생이 보리심이라는 생각에서 움직일 이가 없으며, 근ㆍ힘[力]ㆍ무외(無畏)라는 생각에서 움직이거나 근ㆍ각의도(覺意道)라는 생각에서 움직일 이가 없으며, 부처ㆍ법ㆍ승려ㆍ보리ㆍ장애 없음이라는 생각에서 움직일 이가 없으며, 보살이라는 생각에서 움직일 이가 없다 하시니, 여래께서는 무슨 까닭에 파순을 위로하여 근심을 덜고 떠나게 하시나이까? 또한 하나의 중생도 법상(法想)과 같은 이가 없게 하리라 하시니, 세존께서는 무슨 까닭에 이와 같이 말씀하시나이까?
010_0296_a_13L無衆生於菩提心想動於根無畏想動道想動無佛想法想菩提想無礙想動菩薩想動如來何故慰喩波旬少惱而去復言當使無一衆生同於法想世尊何故作如是說
바라옵건대 여래께서는 이 대중들을 위하여 크게 밝혀 주시며, 마땅히 미래의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큰 밝힘을 입게 하옵시며, 밝힘을 얻고는 이 법이 차례차례로 상속되어 끊이거나 망가지지 않게 하옵소서. 만일 어떤 중생이 깊은 마음으로 이 법을 믿고 받들면 마땅히 이 사람을 위하여 그 인연을 연설해 주옵소서. 여래께서는 무슨 까닭에 이러한 말씀을 하시나이까?”
010_0296_a_19L唯願如來爲此等衆作大照明當使未來一切衆生得蒙照明得照明已當令此法次第相續使不斷壞若有衆生深心信解受持是法者爲是人演其因緣如來何故作如是
그때에 세존께서 무수백천의 중생의 모든 의혹을 제거하시기 위하여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0_0296_a_24L爾時世尊卽爲無數百千衆生除諸疑惑重說偈言
010_0296_b_02L
보리는 머무는 곳 없고
또한 능히 머무를 이 없나니
이러한 인연인 까닭에
머무름 없는 보리라 하네.
010_0296_b_02L菩提無住處
亦無能住者
以是因緣故
說無住菩提

보리와 그리고 중생은
하나도 아니며 다르지도 않으니
이러한 인연인 까닭에
머무름 없는 보리라 하네.
010_0296_b_04L菩提及衆生
非一亦非異
以是因緣故
說無住菩提

중생은 본래 부동(不動)이며
그 세계 또한 그러해
이 법은 성취할 이 본래 없으니
마침내 얻을 바가 없다네.
010_0296_b_05L衆生本不動
其界亦復然
是法無成就
究竟無所得

중생의 체상(體相)이 공하여
그 세계는 부사의하나니
능히 움직일 이 없음은
일체지(一切智)만이 아시리.
010_0296_b_06L衆生體相空
其界難思議
無有能動者
惟一切智知

말한 바와 같은 모든 음(陰)에서
중생은 움직이는 상이 없나니
음이 곧 중생이어서
둘도 없고 머무는 모습도 없네.
010_0296_b_08L如所說諸陰
衆生無動相
陰卽是衆生
無二無住相

음은 공으로써 체를 삼아서
성품과 형상에 움직이지 않나니
만일 모습 취할 수 없으면
어떻게 움직일 이 있다 하리.
010_0296_b_09L陰以空爲體
性相卽不動
若無相可取
云何有動者

그러므로 알아라. 모든 음에는
움직이는 모습도 또한 없나니
언설(言說)이 영원히 끊어져
형상도 없고 체도 없네.
010_0296_b_10L是故知諸陰
亦無有動相
言說永寂滅
無相亦無體

몸이 곧 음의 형상이요
음이 곧 행할 곳이니
행처가 아니면서 행음을
일컬어 공이라 하네.
010_0296_b_12L身卽是陰相
陰卽名行處
非行處而行
說陰名爲空

말한 바 공계(空界)는
나지 않고 일어나지도 않나니
이렇게 음과 같은 것
이를 불가동(不可動)이라 하네.
010_0296_b_13L所說空界者
不生亦不起
如是同於陰
是名不可動

신견(身見)의 상은 체가 없으며
얻을 만한 법이란 또한 없나니
얻을 수 없기에 움직임이 없다고
나는 이제 이렇게 설명하노라.
010_0296_b_14L身見相無體
亦無法可得
不得故無動
我今如是說

중생의 상을 취하지 말라.
마침내 머무는 곳 없으며
또한 마음의 상도 없으니
형상과 처소도 얻지 못하리.
010_0296_b_16L不取衆生相
究竟無所住
亦無有心相
形處不可得

만일에 모든 소견 말하여
예순두 가지를 현시하니
이러한 중생들은
물속의 그림자와 같으리.
010_0296_b_17L若說於諸見
現示六十二
如是衆生等
亦如水中像

모든 소견은 물속의 그림자이니
62견(見)도 또한 그러해
나[我]도 없고 있는 바도 없어서
그 성품은 움직일 수 없네.
010_0296_b_18L諸見同水像
六十二亦然
無我無所有
其性不可動

과거와 그리고 미래와
현재도 또한 그러해
모양 없고 있는 바 없어서
아지랑이와 물그림자 같으니
010_0296_b_20L過去及未來
現在亦復爾
無相無所有
皆如炎水像

이것을 무아(無我)라 하노니
중생이란 생각 얻지 못하리.
중생은 움직일 수도 없으며
또한 능히 움직이는 자도 없으리.
010_0296_b_21L是名爲無我
不得衆生想
衆生不可動
亦無能動者

비유컨대 살생을 한 이는
나고 죽는 광야에 처하며
또한 적멸에도 머무나니
이를 부동(不動)이라 하노라.
010_0296_b_22L譬如殺生者
處生死曠野
亦住於寂滅
是名爲不動

중생으로 하여금 움직이게 하려나
중생은 얻을 수 없나니
진실로 중생이 없는 것을
이를 움직이지 않는다 하리.
010_0296_b_24L欲令衆生動
衆生不可得
實無有衆生
是名說不動
010_0296_c_02L
보리는 끊어짐이 없으며
또한 능히 건널 이도 없나니
그러므로 부지런히 닦으라.
움직이는 자를 얻지 못하리.
010_0296_c_02L菩提無有斷
亦無有能度
是故當勤修
不得於動者

법시(法施)는 부사의하여
과거의 중생을 제도하나니
의당 부지런히 닦고 익히면
이를 동요하지 않는 자라 하리.
010_0296_c_03L法施不思議
度過去衆生
應當勤修習
是名不可動

삿된 욕심에서 벗어나
삿된 생각 하지 않고
항상 부지런히 닦고 익히면
이를 동요하지 않는 자라 하리.
010_0296_c_05L度脫於邪欲
亦不得邪想
應當勤修習
是名不可動

망언하는 모든 중생들이
해탈을 얻게 하려면
저 부동의 모습처럼
큰 정진을 일으켜야만 하니
010_0296_c_06L妄語諸衆生
爲令得解脫
當發大精進
如彼不動相

거친 말과 그리고 이간하는 말과
꾸미는 말도 또한 그러니
이렇게 평등한 상은
불꽃[燄] 같아서 있는 바 없네.
010_0296_c_07L惡口及兩舌
綺語亦復然
如是平等相
如炎無所有

모든 법은 모두 이러하며
또한 의지할 곳 없어서
외치는 소리의 메아리 같나니
적멸한 형상을 잘 알아라.
010_0296_c_09L諸法皆如是
亦無依止處
猶如呼聲響
善知寂滅相

과거의 모든 무명은
나[我]에 집착하여 근심했으나
만일 무아를 증득하면
이를 부동이라 하리.
010_0296_c_10L過去諸無明
著我故生憂
若證於無我
是名爲不動

능히 번뇌의 해독을 알되
체성은 본래 모양 없거늘
모습 없는 그대로가 보리이거니
이를 일러 부동이라 하리.
010_0296_c_11L能知煩惱害
體性本無相
無相卽菩提
是名爲不動

깊이 모든 사견을 증득하면
바른 지혜를 닦을 수 있나니
사견(邪見)의 총림(叢林)을 여의면
이를 일러 부동이라 하리.
010_0296_c_13L深證諸邪見
得修於正智
離邪見叢林
是名爲不動

만일 마음이 무욕을 얻으면
현전에 여자의 포옹을 받거나
내지는 동녀들에 이를지라도
지혜로운 이는 멀리했던 바라.
010_0296_c_14L若心得無欲
現受寶女抱
乃至諸童女
智者所遠離

삿된 생각으로 계행을 지니되
바른 법을 버리지 않고
지혜로운 이 마음과 뜻 없이
성스러운 도만을 구하느니라.
010_0296_c_15L以邪相持戒
而不捨正法
智者無心意
惟求於聖道

이것을 법인(法忍)을 닦는다 하며
외도에게 드러내어 보인다 하노니
무심으로 인(忍)을 행하고
열반에 가까이하지도 않느니
010_0296_c_17L是名修法忍
顯示於外道
無心而行忍
亦不近涅槃

외도는 스스로 다른 것을 드러내
5열(熱)로 정진을 삼으니
지혜로운 사람이 배울 바 아니네.
고행은 원래 보리가 아니니라.
010_0296_c_18L外道自顯異
五熱爲精進
非智所修學
苦行非菩提

외도가 말 하는 바 선정은
모양을 취하여 행처로 삼으니
부처는 찬탄하지 않는 바이며
남들이 배우지도 않게 하노라.
010_0296_c_19L外道所說定
取相爲行處
非佛所讚歎
亦不令他學

보살은 두려워하는 바 없이
능히 모든 중생을 포섭하나니
이러한 까닭에 설명하기를
상을 취하되 동요하지 않음이네.
010_0296_c_21L菩薩無所畏
能攝諸衆生
以是因緣說
取相所不動

취착함에 포섭되지 않고서
능히 보리심을 내나니
보리는 상을 취하지 않는 것
그러므로 능히 움직이지 못하네.
010_0296_c_22L非取著所攝
能生菩提心
菩提不取相
是故不能動

부모 형제와
자매 처자들
마치 허깨비[幻化] 같으니
그러므로 능히 움직이지 못하네.
010_0296_c_23L父母兄弟等
姊妹及妻子
譬如於幻化
是故不能動
010_0297_a_02L
일체 상을 취하는 법
모두가 있는 바 없나니
만일 무소유에 머문다면
그러므로 능히 움직이지 못하네.
010_0297_a_02L一切取相法
皆悉無所有
若住無所有
是故不能動

만일 밤과 낮이라는 생각이나
한 달과 반달이라는 생각 있으면
이러한 일체의 생각은
아지랑이이고 물 속의 그림자니라.
010_0297_a_03L若有晝夜想
一月及半月
如是一切想
如炎水中像

보시하고 계행을 지니며
인욕과 정진을 닦는 일
모두가 취착(取著)을 일으키니
이런 상은 곧 동요[動]라네.
010_0297_a_04L布施及持戒
修忍辱精進
皆起於取著
是相則爲動

보살은 큰 세력이 있어서
선정과 지혜를 닦나니
만일 두려움 없는 생각 있으면
일체의 생각은 생각이 아니네.
010_0297_a_06L菩薩大勢力
禪定修智慧
若有無畏想
一切想非想

각의(覺意)와 그리고 정도는
본래 있는 보리의 생각이니
어리석음에서 일어난 바를
지혜로운 이는 멀리하네.
010_0297_a_07L覺意及正道
本有菩提想
愚癡之所起
智者則遠離

부처와 뭇 법이라는 생각과
나아가 승가(僧伽)라는 생각
이러한 가지가지 생각은
모두 동요의 생각이라 말하네.
010_0297_a_08L佛及衆法想
乃至有僧想
如是種種想
皆說爲動想

보리는 생각 없음[無想]이라 하고
종지(種智)는 곧 보리이건만
이러한 생각을 멀리하면
보리는 참으로 부사의하다.
010_0297_a_10L菩提名無想
種智卽菩提
遠離如是想
菩提難思議

그러므로 이러한 말을 하노니
오는 이[來者]는 물속의 그림자.
만일 그 생각을 움직인다면
보리와는 멀어지지 않았다 하리.
010_0297_a_11L是故作是說
來者如水像
若動彼想已
則不遠菩提

보리와 그리고 중생과
일체 법은 여여(如如)하다네.
그러므로 나는 이렇게 말하니
악마의 마음을 알지 못하리.
010_0297_a_12L菩提與衆生
一切法如如
故我如是說
不知惡魔心

부처님께서 차례차례 마(魔)를 보내는 게송을 말씀하시니, 10억의 중생이 의혹을 끊고 법의 밝힘[法照明]을 얻었으며, 일체 법에서 무생법인을 얻었다. 이 법인을 얻고 나서 10억의 중생은 부처님 앞에 머물며 게송으로 말했다.
010_0297_a_14L佛次第說遣魔偈已十億衆生斷除疑惑得法照明於一切法得無生忍得是忍已十億衆生住於佛前而說偈言

불도는 생각하기 어려우니
가장 좋고 그리고 제일이어라.
그러므로 세존이라 부르거니와
의심을 없애고 안위(安慰) 얻었나이다.
010_0297_a_18L佛道難思議
最勝之第一
故號爲世尊
除疑蒙安慰

일체를 다 밝게 비추시고
불도에 안주하게 하시니
신광(神光)이 시방에 두루하여
무수억의 부처를 뵈었나이다.
010_0297_a_20L一切皆照明
安住於佛道
神光遍十方
見無數億佛

부처님을 뵈옵고 법을 들으니
색상은 장엄하신 몸매이고
더러움 제하고 밝은 지혜 얻으니
세상을 구제하고 제도하는 임이여.
010_0297_a_21L見佛得聞法
色相莊嚴身
除穢得淨智
救世能度者

억만 가지 복전 가운데
부처님 복전이 가장 좋으니
부처님 계시는 곳마다
위없는 구세존(救世尊)이시네.
010_0297_a_22L於億福田中
佛福田最勝
隨佛所住處
無上救世尊
010_0297_b_02L
그때에 10억의 중생이 게송을 듣고 나서는 모두 최상의 옷[盛服]을 벗어 부처님께 공양하고 법에 공양하면서 말했다.
“마땅히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이 법을 듣게 하소서. 모두가 함께 모였나이다.”
010_0297_a_24L爾時十億衆生聞說偈已皆以盛服供養於佛及供養法作如是言當令一切衆生悉聞是法皆共來集
그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마를 보내는 법륜을 굴리시니, 모든 족성의 남녀가 듣고 모두가 해탈을 얻었으며, 믿고 받사와 의심이 없어졌나이다. 얼마나 되는 복을 얻나이까?”
010_0297_b_04L爾時阿難白佛言世尊轉是遣魔法輪族姓男女得聞是已皆悉解脫信受無疑得幾所福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만일 족성의 남녀가 하루의 해가 처음 나올 때에 백 분의 부처님을 가까이하여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고 오후에 백 분의 부처님을 가까이하여 공양하고, 나아가 포시(晡時:오후 4시경)에 백 분의 부처님을 공양하며, 초저녁에 백 분의 부처님을 공양하고, 중야(中夜)에 백 분의 부처님을 공양하고, 후야(後夜)에 백 분의 부처님을 공양하며, 가지가지 묘한 악구(樂具)와 최상의 의복으로써 2만 년 동안 부처님을 공양하며, 날마다 여섯 때로 존중하고 찬탄하며, 행(行)ㆍ주(住)ㆍ좌(坐)ㆍ와(臥)에 수행하고 공양하기를 처음부터 잠시도 쉬지 않는다면, 아난이여, 그대의 뜻에는 어떠하냐? 그로써 복을 얻음이 많겠느냐?”
010_0297_b_07L佛言阿難若族姓男日初出時親近供養恭敬尊重讚歎百佛於中時親近供養百佛乃至晡時供養百佛於初夜時供養百佛於中夜時供養百佛於後夜時供養百佛以衆妙樂具最上衣服於二萬歲供養於佛日常六時尊重讚歎臥修行供養初不蹔息阿難汝意云何得福多不
아난이 말하였다.
“심히 많은 복을 얻을 것이니, 비유로써 그 한량을 알 수는 없는 일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만일 족성의 남녀가 이 같은 마를 보내는 법문[章句]을 듣되, 그 뜻을 차례차례 들은 뒤에 능히 믿고 알아들어 의혹을 내지 않는다면, 이 사람의 공덕은 그보다 갑절이나 많으리라.”
010_0297_b_15L阿難言得福甚不可以譬喩知其限數佛言阿難若族姓男女得聞如是遣魔章句義次第聞已復能信解不生疑惑人功德倍多於彼
不退轉法輪經卷第三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