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에 부처님께서는 비사리(毘舍離) 마을의 암라수원(菴羅樹園)에 있는 대법강당에서 1만 명의 큰 비구 승단과 함께 지내셨다. 그들은 모두 아라한으로서 이미 모든 누(漏)가 다하여 다시 번뇌란 없었다. 마음은 자재를 얻었으며 훌륭한 해탈을 얻었고 지혜로도 훌륭한 해탈을 얻었다. 그 마음은 조화롭고 유연하여 큰 용왕과 같았다. 해야 할 바를 이미 끝내었고 무거운 짐을 벗어 던졌고 스스로의 이익을 얻는 데 이르렀다. 여러 가지 존재에의 결박을 다하여 피안에 도달하였다. 또한 2만 인의 보살마하살과 함께 하였다. 그들은 모두 불퇴전의 경지에 이르렀고 다라니를 얻었으며 무애의 변재를 얻었다. 큰 신통을 획득하였고 여러 가지 깊은 삼매를 잘 출생시켰다. 생각의 지혜로움과 견고한 서원과 지혜와 방편으로 피안에 도달하였다.
그 이름은 행지(行志) 보살마하살ㆍ사자지(師子志) 보살마하살ㆍ묘색지(妙色志) 보살마하살ㆍ승거지(僧去志) 보살마하살ㆍ증장지(增長志) 보살마하살ㆍ무량지(無量志) 보살마하살ㆍ법지(法志) 보살마하살ㆍ미륵 보살마하살ㆍ문수사리동자 보살마하살ㆍ나라연 보살마하살이었는데, 이들이 2만 보살들의 우두머리였다. 또한 4만의 천자가 모두 대승을 향하였다. 그리고 제석천과 범천과 호세천왕에 속한 한량없는 천신들도 대승을 향하였다.
010_0355_b_02L그때 세존께서는 한량없는 백천 만억 대중들에게 공경 받고 둘러싸인 채로 그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고 계셨다. 그리고 그때 세존께서는 3개월이 지나면 몸과 목숨을 버리고 구경의 열반에 들어야 했다. 그때에 부처님의 법은 수승하고 미묘함이지극히 치성하여 일체의 여러 외도들을 가렸다.
그때 천세계의 주인인 나라연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한 뒤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한 뒤 부처님에게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오래지 않아 몸과 목숨을 버리고 필경에 열반하실 것입니다. 지금 여래의 법은 지극히 최상이시여 일체의 외도와 믿지도 공경하지도 않는 자들을 모두 숨게 하고 가려지게 할 수 있습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여래께서는 여러 보살들을 보호하여 현생에 일체의 여러 선을 얻게 하고, 선한 뿌리를 늘어나게 하여 그 마음을 기쁘고 즐겁게 하며, 위덕을 더하게 하여 부처님의 종자를 끊어지지 않게 하고, 법의 눈과 승단의 눈을 보호하고 유지시켜 주십시오. 원하옵건대 여래께서는 일체의 여러 중생들을 감싸 구제하시고, 열반으로 향하는 도를 분별하고 연설하시며, 부처님께서 설하신 바른 법이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도 여러 보살들로 하여금 유통하게 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십시오. 아울러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가 세간에 오래 머물게 하시어 부처님을 친견하고 교법을 듣고 승단을 공양하는 일이 떠나지 않도록 하십시오.
생각의 힘을 늘어나고 더하게 하여 모든 법을 잊어버리지 않게 하시고, 지혜의 힘을 늘어나고 더하게 하여 깊은 법을 완전히 깨닫게 하십시오. 정진의 힘을 늘어나고 더하게 하여 의미를 이해하는 데 나아가도록 하십시오. 뉘우치는 힘을 얻게 하십시오, 그것은 자기의 마음을 정화하기 때문입니다. 부끄러워하는 힘을 얻게 하십시오. 그것은 일체의 여러 악한 법을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견고한 힘을 얻게 하십시오. 그것은 위의를 구족하기 때문입니다. 강력하고 용감하고 건강함이 있게 하십시오. 그것은 일체의 여러 결박과 번뇌를 제거하고 단절하기 때문입니다. 큰 영웅의 용맹함이 있게 하십시오. 그것은 두려움이 없는 곳에 머물기 때문입니다.
010_0355_c_02L세존이시여, 어떻게 해야 보살마하살은 공덕을 잃지 않습니까? 또한 바른 법을 잃지 않고 지혜[慧]를 잃지 않고 앎[智]을 잃지 않고 보살의 마음을 잃지 않습니까? 의지와 생각이 견고하고 친한 벗이 구경을 얻을 수 있습니까? 또한 여러 중생으로 하여금 열반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까? 설한 대로 실천하여 중생을 속이지 않고 부처님의 법이 가득한 곳에 머물게 할 수 있습니까? 자기에게 보시하기를 구하지 않고 일체를 모두 버릴 수 있습니까? 또한 스스로 가르침대로머물러 세 가지 청정한 계율에 머물게 할 수 있습니까? 스스로 청정한 인(忍)에 머물러 마음에 거친 것이 없게 할 수 있겠습니까? 여러 중생에 대하여 그 마음을 평등이 할 수 있겠습니까? 스스로 정진에 머물러 일체의 업을 실천할 수 있겠습니까? 스스로 여러 선정에 머물러 세 가지 선한 계율을 구족할 수 있겠습니까? 스스로 자애[慈]에 잘 머물러 일체의 선정에 대해 의지하거나 집착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스스로 밝은 지혜에 머물러 여러 삿된 견해를 떠날 수 있겠습니까? 또한 일체법 가운데서 밝게 비추어서 4섭법(攝法)으로써 중생을 포섭하되 피로하거나 권태로워하지 않고 그 은혜의 보답도 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항상 일체의 인간과 천신이 존재하는 선한 거취를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일체지의 마음에 머물되 문지방처럼 할 수 있겠습니까?
또한 마음이 성문 또는 연각을 향하여 나아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마음이 법으로 나아가지 애욕으로 나아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법왕의 이익을 위하지 인간과 천선의 이익을 위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지혜를 행하고 부처님의 지혜로 설한 것을 행할 수 있겠습니까? 법으로써 목숨을 영위하지 음식으로 살아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또한 탐욕을 멀리 떠나 일체를 섭수할 수 있겠습니까? 진에를 멀리 떠나 여러 중생에 대하여 침해하는 마음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어리석음을 멀리 떠나고 여러 법의 어두움을 떠날 수 있겠습니까? 온갖 악마를 벗어나 여러 결박과 번뇌를 떠날 수 있겠습니까? 방편을 잘 알아 여러 법문으로 잘 나아 갈 수 있겠습니까?”
이와 같이 질문하니 그때 세존께서는 천 세계의 주인인 나라연에게 말씀하셨다. “나라연아, 착하고 착하다. 너는 지금 여러 보살들을 위하여 여래에게 그와 같은 의미에 대해 물었다. 나라연아, 너는 이제 주의를 기울여 듣고 그것에 대해 잘 사념해 보아라. 마땅히 너를 위하여 설하겠다. 보살마하살에게는 그와 같은 여러 행이 있으니 그 행으로 얻는 공덕은 그것보다 더한 것이다.” 그때 나라연보살은 기뻐하며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가르침을 받아 따르겠습니다.”
010_0356_a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라연아, 보살마하살에게 한 삼매가 있으니 그 이름이 집일체복덕(集一切福德)이다. 보살로서 이 삼매를 성취하는 자는 공덕을 잃지 않고 바른 법을 잃지 않고 지혜를 잃지 않고 앎을 잃지 않는다. 부처님을 친견하고 교법을 듣고승단을 공양하는 일을 잃지 않는다. 4섭법을 권하고 닦으며 스스로 보시에 머물고 내지 방편을 잘 아는 것에 머문다. 그리고 이러한 공덕과 다른 공덕도 성취하게 된다.”
그때 세존께서는 이 집일체복덕삼매를 부연하여 설하신 뒤에 문득 침묵하셨다. 그때 한 위대한 역사(力士)가 있었는데 이름이 정위(淨威)였다. 큰 힘을 성취하여 비사리의 큰 성에 거주하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위대한 역사로서 큰 힘을 성취하였다. 염부제에 존재하는 중생들 가운데 나와 같은 큰 힘을 지닌 자는 없다. 그런데 나는 일찍이 사문 고타마께서 큰 힘을 성취하셨고 열 가지 힘과 나라연의 몸을 구족하셨다고 들었다.’
그는 다시 생각하였다. ‘나는 마땅히 사문 고타마께로 가서 나와 같은지 어떤지를 살펴봐야겠다.’ 그때 정위 역사는 비사리의 큰 성을 나와서 암라원의 대법강당으로 나아갔다. 도착한 뒤에 여래ㆍ응공ㆍ정변각이신 부처님의 큰 위덕을 우러러 뵙게 되었다. 백 천만의 대중에게 공경 받고 둘러싸인 채 법을 널리 설하고 계신 것을 보았던 것이다. 그것은 마치 수미산이 넓은 바다에서 솟아나와 그 주변이 단정하고 장엄한 것이 지극히 미묘한 것과 같았다. 그는 처음 여래를 보았을 때 크게 믿고 즐거워하고 사랑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얻었다. 그리하여 곧 바로 땅에 몸을 던져 부처님의 발에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돈 뒤에 한쪽에 물러나 머물렀다. 그리고 정수리 위로 합장한 뒤 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관하였다.
그때 세존께서는 대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세계의 대금강륜 화살이 저 곳에 서 있는 것을 보았는가?”
010_0356_b_04L爾時,世尊告大目連:“汝見此界大金剛輪箭在彼豎不?”
목련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미 보았습니다.”
目連白言:“已見。世尊!”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가지고 오라.”
010_0356_b_06L佛告目連:“汝取持來。”
그때 목련은 곧 바로 아래로 그곳에 이르렀으니 마치 대역사가 팔을 한번 펴고 굽히는 사이만큼 빨랐다. 일체의 대중들은 모두 그가 떠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목련은 곧 바로 가지고 와서 여래께 바치며 이와 같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것은 보살 시절 부모에게서 탄생하실 때의 힘입니까? 신통력입니까?”
대덕 목련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보살께서 부모에게서 탄생하시면서 지닌 복덕의 힘입니까?”
010_0356_b_13L大德目連白言:“世尊!乃是菩薩父母所生福德之力。”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열 사람의 힘이 한 마리 건장한 소의 힘과 같다. 열 마리 건장한 소의 힘이 한 마리 푸른 소의 힘과 같다. 열 마리 푸른 소의 힘이 한 마리의 보통 코끼리의 힘과 같다. 열 마리 보통 코끼리의 힘이 한 마리의 라가(羅迦) 코끼리의 힘과 같다. 열 마리 라가 코끼리의 힘이 한 마리 가니(迦尼) 코끼리의 힘과 같다. 열 마리 가니 코끼리의 힘이 한 마리 향(香) 코끼리의 힘과 같다. 열 마리 향 코끼리의 힘이 한 마리 비다(毘陀) 코끼리의 힘과 같다. 열 마리 비다 코끼리의 힘이 한 마리 무투(無鬪) 코끼리의 힘과 같다. 열 마리 무투 코끼리의 힘이 한 마리 이사타(伊沙陀) 코끼리의 힘과 같다. 열 마리 이사타 코끼리의 힘은 한 마리 안선(安禪) 코끼리의 힘과 같다. 열 마리 안선 코끼리의 힘은 한 마리 바마(婆摩) 코끼리의 힘과 같다. 열 마리 바마 코끼리의 힘은 한 마리 푸른 코끼리의 힘과 같다.
010_0356_c_02L열 마리 푸른 코끼리의 힘은 한 마리 누런 코끼리의 힘과 같다. 열 마리 누런 코끼리의 힘은 한 마리 붉은 코끼리의 힘과 같다. 열 마리 붉은 코끼리의 힘은 한 마리 흰 코끼리의 힘과 같다.열 마리 흰 코끼리의 힘은 한 마리 적련화 코끼리의 힘과 같다. 열 마리 적련화 코끼리의 힘은 한 마리 홍련화 코끼리의 힘과 같다. 열 마리 홍련화 코끼리의 힘은 한 마리 향기 코끼리의 힘과 같다. 열 마리 향기 코끼리의 힘은 열 마리 큰 향기 코끼리의 힘과 같다. 열 마리 큰 향기 코끼리의 힘은 한 계견사자왕(繫羂師子王)의 힘과 같다. 열 계견사자왕의 힘은 한 역사(力士)의 힘과 같다. 열 역사의 힘은 한 대역사의 힘과 같다. 열 대역사의 힘은 한 차누라(遮㝹羅)의 힘과 같다. 열 차누라의 힘은 한 대차누라의 힘과 같고 열 대차누라의 힘은 한 파건제(波建提)의 힘과 같다. 열파건제의 힘은 한 대파건제의 힘과 같다.
열 대파건제의 힘은 한 지천자(地天子)의 힘과 같다. 열 지천자의 힘은 한 당(堂)천자의 힘과 같다. 열 당천자의 힘은 한 지풍천(持風天)의 힘과 같다. 열 지풍천의 힘은 한 지만천(持鬘天)의 힘과 같다. 열 지만천의 힘은 한 상취천(常醉天)의 힘과 같다. 열 상취천의 힘은 사왕천 가운데 있는 한 천자의 힘과 같다. 일체 사왕천 가운데 있는 천자의 힘은 한 대천왕의 힘과 같다. 열 대천왕의 힘은 삼십삼천 가운데 있는 한 천자의 힘과 같다. 일체 삼십삼천 가운데 있는 천자의 힘은 한 제석의 힘과 같다. 열 제석의 힘은 염천(焰天) 가운데 있는 한 천자의 힘과 같다. 일체 염천 가운데 있는 천자의 힘은 한 염천왕의 힘과 같다. 열 염천왕의 힘은 한 도솔타천(兜率陀天) 가운데 있는 한 천자의 힘과 같다. 일체 도솔타천 가운데 있는 천자의 힘은 한 도솔타천왕의 힘과 같다.
010_0357_a_02L열 도솔타천왕의 힘은 화락천(化樂天) 가운데 있는 한 천자의 힘과 같다. 일체 화락천 가운데 있는천자의 힘은 한 화락천왕의 힘과 같다. 열 화락천왕의 힘은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가운데 있는 한 천자의 힘과 같다. 일체 타화자재천 가운데 있는 천자의 힘은 한 타화자재천왕의 힘과 같다. 열 타화자재천왕의 힘은 마천 가운데 있는 한 천자의 힘과 같다. 일체 마천(魔天) 가운데 있는 천자의 힘은 한 마왕의 힘과 같다. 열 마왕의 힘은 반나라연(半那羅延)의 힘과 같다. 열 반나라연의 힘은 한 나라연의 힘과 같다. 열 나라연의 힘은 한 대나라연의 힘과 같다. 열 대나라연의 힘은 일백 겁을 수행한 보살의 힘과 같다. 백 겁 동안 수행한 열 보살의 힘은 천 겁 동안 수행한 한 보살의 힘과 같다. 천 겁 동안 수행한 열 보살의 힘은 만 겁 동안 수행한 한 보살의 힘과 같다. 만 겁 동안 수행한 열 보살의 힘은 십만 겁 동안 수행한 한 보살의 힘과 같다.
010_0357_b_02L십만 겁 동안 수행한 열 보살의 힘은 백만 겁 동안 수행한 한 보살의 힘과 같다. 백만 겁 동안 수행한 열 보살의 힘은 천만 겁 동안 수행한 한 보살의 힘과 같다. 천만 겁 동안 수행한 열 보살의 힘은 백천만 겁을 수행한 한 보살의 힘과 같다. 백천만 겁 동안 수행한 열 보살의 힘은 천천만 겁 동안 수행한 한 보살의 힘과 같다. 천천만 겁 동안 수행한 열 보살의 힘은 백천천만 겁을 수행한 한 보살의 힘과 같다. 백천천만 겁 동안 수행한 열 보살의 힘은 천천천만 겁 동안 수행한 한 보살의 힘과 같다. 천천천만 겁 동안 수행한 열 보살의 힘은 백천천천만 겁을 수행한 한 보살의 힘과 같다.백천천만 겁 동안 수행한 열 보살의 힘은 만천천천만 겁 동안 수행한 보살의 힘과 같다. 만천천천만 겁 동안 수행한 열 보살의 힘은 한 명의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은 보살의 힘과 같다. 무생법인을 얻은 열 보살의 힘은 10지(地)보살 힘과 같다. 10지보살 열 명의 힘은 후신(後身)보살 한 명의 힘과 같다.
그러므로 목련아, 보살은 그와 같은 힘을 성취하는 까닭에 태어나자마자 곧 일곱 걸음을 걸을 수 있는 것이다. 목련아, 이 세계를 부처님께서 지탱하지 않는다면 무너져 머물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보살마하살이 태어나서 일곱 걸음을 걸을 때 이 세계의 대지는 높이와 너비가 68천 유순이 되었고, 보살이 태어나서 발을 아래로 내릴 때는 그 깊이가 백 천 유순이나 함몰되어 들어갔고 다시 발을 들 때에는 백 천 유순이 튀어나왔다. 이처럼 부처님께서 지탱하는 까닭에 이 세계는 움직이지 않고 부서지지 않으며 중생에게는 그로 인한 혼란이 없는 것이다. 최후신 보살이 처음 태어났을 때에 그와 같은 힘을 구족할 것이다.
그런데 목련아, 열 명의 처음 태어난 보살의 힘은 한 성년이 된 보살의 힘과 같다. 목련아, 보살마하살은 그러한 힘을 성취하여 도량으로 나아가 보리를 깨닫는다. 그와 같이 도량으로 나아갈 때의 힘은 도량 위에 앉을 때의 힘에 비하면 백천 배를 초과한다.1) 그리고 다시 그러한 한량없고 가없는 아승기 수의, 얻을 수 없고 무너뜨릴 수 없는 힘으로써 성취하고 구족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룬다.
010_0357_c_02L목련아, 만일 일체 세계의 중생이 보리를 모두 성취하고 구족하여 보살이 되었다고 하자. 그들 모두의 힘도 여래의, 경우와 경우 아닌 것을 아는 지력[處非處智力]에 비하면 백천만억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나아가 산수(算數)와 비유로도 미치지 못한다. 그와 같은 열 가지 힘을 구족하는 까닭에 이름하여 여래ㆍ응공ㆍ정변각(正遍覺)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목련아, 여래의 힘은 본래 선한 뿌리에 의해 보호되고 간직되어 늘어나거나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이 가운데서는 보살의 신통력이 빛날 수 없다. 그런데 보살로서 만일 신통력을 사용하는 자는 항하강 모래알만큼이나 많은 수의 세계를 발가락의 한 털끝 위에 올려놓고 던져서 한량없고 가없는 항하강 모래알만큼이나 많은 수의 세계를 지나가게 할 수 있는데, 그렇게 가고 오게 하여도 중생들을 괴롭히거나 혼란스럽게 하지 않는다. 보살의 신통력이 그와 같을 때 여래의 신통력은 더욱 한량없고 가없는 것이다. 생각할 수도 측량할 수도 없고 세어서 알 수도 없으며 동등한 바가 없는 것이다. 만일 여래가 소유한 신통력을 모두 다 드러낸다면 너희 성문들조차 믿지 못할 것인데, 하물며 그 밖의 다른 중생들이겠는가?
그때 정위역사는 여래의 처소에서 보살이 부모로부터 태어날 때 지니는 힘에 대해서 들었다. 듣고서 놀랍고 괴이하여 몸의 털이 모두 섰고 희유한 마음이 일어났다. 그리하여 자리에게 일어나 의복을 정돈한 뒤에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의 교만함이 이제 모두 꺾이고 멸하였습니다. 여래에게서 보살의 힘에 관해 들었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승단에 귀의합니다. 그리고 위없는 바르고 진실한 도의 마음을 일으킵니다. 일체의 중생을 안락하게 하고자 하므로 여래의 힘을 구족하길 원합니다.”
그때 나라연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수행하는 집일체복덕삼매(集一切福德三昧)라고 합니까? 여래께서는 앞서 이 삼매의 이름을 설하시고는 문득 침묵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제 마땅히 이 집일체복덕삼매에 관하여 부연하고 해설해주십시오. 어떻게 해야 보살은 이 삼매를 얻습니까?”
그때 세존께서는 천 세계의 주인인 나라연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나라연아, 위없는 바르고 진실한 도의 마음을 일으킨 보살로서 이 집일체복덕삼매를 닦지 않는 자는 없다. 왜냐하면 일체의 복덕으로서 초발심 가운데에 들어가지 않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나라연아, 마치 강과 하천 등의 모든 흐름으로서 큰 바다로 들어가지 않는 것은 없는 것과 같다. 그와 같이 나라연아, 존재하는 복덕은 그것이 보시로서 얻어진 것이든 계율로서 얻어진 것이든 닦음으로서 얻어진 것이든 또는 유루이든 무루이든 또는 세간이든 출세간이든 또는 천신의 것이든 인간의 것이든, 존재하는 복덕은 모두 빠짐없이 보리심을 일으킨 것에 포섭된다. 그러므로 나라연아, 만일 선남자 또는 선여인으로서 일체의 복덕을 모으기를 바라는 자는 마땅히 위없는 바르고 진실한 도의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010_0358_b_02L나라연아, 그것은 마치 다음과 같다. 즉, 보배산들이 있으니 이른바 수미산(須彌山)ㆍ목진린다산(目眞隣陀山)ㆍ마하목진린다산ㆍ윤위산(輪圍山)ㆍ대륜위산 등이다. 그리고 나머지 여러 산과 약초와 나무의 총림이 있다. 그리고 촌락과 읍과 크고 작은 여러 성이 있다. 그리고 염부제(閻浮提)와 불바제(弗婆提)와 구야니(瞿耶尼)와 울단월(鬱單越)이 있다. 이 여러 사천하가 있고 아울러 천세계ㆍ이천세계ㆍ삼천대천세계ㆍ욕계ㆍ색계ㆍ무색계ㆍ해ㆍ달ㆍ별ㆍ일식ㆍ월식 등이 있다. 그런데 이 모두가 빠짐없이삼천대천세계의 안에 포섭된다. 내지 백억의 사천하가 모두 빠짐없이 그 가운데에 있다. 이와 같이 나라연아, 존재하는 일체의 여러 복은 그것이 범부의 복이든 유학인의 복이든 무학인의 복이든 보살의 복이든 여래의 복이든 일체가 모두 보살의 초발심 가운데에 포섭되어 있다. 그러므로 나라연아, 일체의 복덕을 섭취하기를 바란다면 마땅히 보살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나라연아, 만일 사천하의 일체 중생이 빠짐없이 전륜대왕의 복덕을 구족하였고 또 만일 어떤 사람은 처음으로 대승도(大乘道)의 마음을 일으켰다면, 그의 복덕과 지혜가 수승한 것은 앞의 것보다 뛰어나다. 나라연아, 사천하의 일체 중생과 내지 삼천대천세계에 존재하는 중생들은 곧 이 중생계에 포섭되는 자들로서 그 한명 한명의 중생들이 모두 전륜대왕의 복덕을 구족하였다고 하자. 그리고 그 여러 전륜대왕의 복덕은 한 전륜대왕의 복덕의 쌓임이 되고 그 한명 한명의 중생들이 다시 그러한 덕을 구족하고 있다면, 네 뜻에는 어떠하냐? 그 여러 복덕은 정녕 많은가?”
010_0358_c_02L나라연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하나의 삼천대천세계 중생들이 전륜대왕이 지닌 복덕을 구족한다 하여도 오히려 많아서 한량없고 가없는 아승기의 수이거늘 하물며 다시 한량없고 가없는 세계에 있는 중생들이전륜대왕의 복덕의 쌓임을 구족한 경우이겠습니까?”
“나라연아, 나는 이제 알고 나서 이렇게 선언한다. 곧 처음으로 보리에 마음을 일으킨 자가 지니는 복덕에 비교한다면2) 앞의 덕의 쌓임은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분ㆍ백천분ㆍ백천만억분 내지 산수와 비유로도 미칠 수 없다. 나라연아, 이것을 이름하여 집일체복덕삼매에 들어가는 것에 대하여 처음으로 설한 것이라고 한다. 다시 나라연아, 천세계를 지배하는 범왕의 자애로운 마음이 이 일천세계를 두루 가득 채우는 것과, 나라연아 다시 어떤 사람이 일천세계를 채울 만한 일곱 가지 보배로써 보시를 하는 것에서, 네 뜻은 어떠하냐? 그 사람의 보시하는 복과 범왕의 자애로운 마음의 복 중 어느 것이 뛰어나느냐?”
“나라연아, 천세계의 범왕의 자애로운 마음은 그만두고 만일 이천세계의 범왕의 자애로운 마음이 이천세계를 두루 가득 채우는 것과, 나라연아 다시 어떤 사람이 이천세계를 채울 만한 일곱 가지 보배를 가지고 보시하는 것에서, 네 뜻에는 어떠하냐? 그 사람의 보시의 복과 범왕의 자애로운 마음의 복 중 어느 것이 뛰어나느냐?”
“나라연아, 만일 삼천대천세계의 범왕의 자애로운 마음이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가득 채우는 것과, 나라연아 다시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를 채울 만한 일곱 가지 보배를 가지고 보시하는 것에서, 네 뜻에는 어떠하냐? 그 사람의 보시의 복과 범왕의 자애로운 마음의 복 중 어느 것이 뛰어나느냐?”
010_0359_a_02L부처님께서말씀하셨다. “그와 같이 사천세계의 범왕의 자애로운 마음이 역시 이 사천세계를 가득 채운다. 또한 오천세계의 범왕의 자애로운 마음이 역시 이 오천세계를 가득 채운다. 또한 십천세계의 범왕의 자애로운 마음 역시 이 십천세계를 가득 채운다. 또한 백천세계의 범왕의 자애로운 마음 역시 이 백천세계를 가득 채운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백천세계를 채우는 일곱 가지 보배를 가지고 보시하여 그때 얻는 복의 쌓임은, 자애로운 마음의 복덕에 비교할 때 자애로운 마음의 복이 더 뛰어나다.
그런데 나라연아, 이 삼천대천세계 중에 있는 일체의 중생으로 하여금 각각 자애로운 마음을 구족하게 하면 백천세계의 대범천왕이 소유한 자애로운 마음과 같다. 이 여러 자애로운 마음의 복덕의 쌓임도 다음과 비교하고자 한다면 미치지 못한다. 곧 보살이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일으켜 그 뜻을 오로지 하여 늘리고 높이며, 일체의 존재하는 중생을 해탈시키고자 환상도 허위도 없이 실로 일체 중생을 위하여 수행하는 자애의 복덕에는 앞의 복덕이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분 백천분 억분 백억분 천억분 내지 산수와 비유로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라연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만일 일체의 복덕을 닦고 모으려면 그 선남자 선여인은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켜야 하니, 지금 일으켜야 하고 앞으로도 일으켜야 한다. 그리하면 그와 같은 한량없고 가없는 복덕의 쌓임을 구족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집일체복덕삼매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두 번째로 설한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라연아, 만일 어떤 사람이 백천만억 겁 중에 여러 비유를 끌어다 허공에 대해 다 말하여 그 끝을 얻고자 하여도, 그야말로 끝을 얻을 수 없다. 나라연아, 나는 지금 비유를 인용하여 그것으로 이 뜻을 명확히 하려고 하니 그것은 이 집일체복덕삼매를 원만히 성취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또한 여러 복덕을 닦아 모으는 중생을 늘리고 그들로 하여금 의욕을 길게 늘이게 하기 위함이다. 또한 대승의 보살마하살을 향하며 크게 정진하게 하기 위함이다.
나라연아, 만일 겨자씨로 삼천대천세계를 풍성하게 채우고 나아가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에까지 겨자씨가 충만해 있다고 하자. 그런데 어떤 사람이 그것을 지니고 동쪽을 지나가며 백천 항하강의 모래알만큼 많은 세계마다 겨자씨를 한 개씩 떨어뜨린다고 하자. 그렇게 동쪽으로 가면서 그 겨자씨를 다한다고 해도 오히려 세계의 끝은 얻을 수 없다. 남ㆍ서ㆍ북쪽 방향과 그 사이의 네 방향 그리고 위와 아래에 있어서도 역시 그와 같다. 나라연아, 만일 항하강의 모래알만큼 많은 수의 세계를 충만 시키는 겨자씨가 있다고 하면, 나라연아 어떤 사람이나 천신으로서 그 모든 겨자씨의 수를 셈하여 그 수를 알 수 있겠는가?”
010_0359_c_02L“나라연아, 만일 어떤 사람이 동방으로 지나가며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세계마다 한 개의 겨자씨를 놓고, 그렇게 동쪽으로 나아가며 그 겨자씨를 다한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그것으로 그 세계의 끝을 얻을 수 없다. 남ㆍ서ㆍ북쪽 방향과 그 사이의 네 방향 그리고 위와 아래에 있어서도 역시 그와 같다. 나라연아, 그와 같이 세계의 허공은 널리 두루하다. 만일 어떤 사람이나 천신이 그것을 가득 채우는 일곱 보배를 가지고 보시한다면나라연아, 네 뜻은 어떠하냐? 그 복덕의 쌓임은 정녕 많은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라연아, 그 사람이 소유한 복덕의 쌓임을 다음에 비교한다면 미치지 못한다. 곧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일으킨 보살이 의욕을 성취하고 환상도 없고 허위도 없이 부지런히 닦고 정진하며, 일체 중생을 해탈시키기 위하여 대자대비를 일으킨다. 그렇게 모여진 복덕의 쌓임에 비하면 앞서 보시한 복덕의 쌓임은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않고 나아가 산수와 비유로도 미치지 못한다. 나라연아, 시방에 있는 일체의 여러 물건과 허공은 모두 빠짐없이 널리 두루하다. 나라연아, 보살의 자애로운 마음 역시 그러하여 시방의 여러 부처님 세계를 두루 채우고 그곳에 존재하는 중생들에게 모두 빠짐없이 널리 두루하다.
나라연아, 이것이 보살의 자애로운 마음이 중생에게 미치는 것이다. 만일 빠짐없이 전륜대왕이 소유한 복덕을 구족하고, 그와 같이 제석천이 소유한 복덕과 범왕이 소유한 복덕을 구족한다고 해도 다음의 복덕에 미치지 못한다. 만일 어떤 보살이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일으켜 그 뜻을 오로지 하여 나아가되 환상도 없고 허위도 없이 열심히 닦고 정진하며, 일체의 중생들을 해탈시키기 위해 자비심을 일으켜 그것을 향하여 나아가면서 불쌍히 여김을 행하면서 얻은 복덕이 있으니, 그 복덕은 일체 중생이 전륜왕과 제석천과 범왕이 얻은 복덕을 구족하고 있는 것보다 더 뛰어난 것이다. 이것이 집일체복덕삼매에 들어가는 것에 대하여 세 번째로 설한 것이다.
010_0360_a_02L다시 나라연아, 만일 삼천대천세계의 중생들이 모두 전륜대왕의 복덕을 구족한다고 해도 제석천의 복덕에 비하면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나아가 산수와 비유로도 미치지 못한다. 만일 삼천대천세계의 중생들이 모두 제석천이 된다고 해도 범왕이 소유한복덕에 비하면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내지 계산과 비유로도 미치지 못한다.
만일 삼천대천세계의 중생들이 모두 대범천왕의 복덕을 구족한다고 해도 애욕을 끊은 한 우바새의 복덕에 비하면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내지 산수와 비유로도 미치지 못한다. 만일 삼천대천세계의 중생들이 모두 애욕을 끊은 우바새가 지니는 복과 지혜를 구족한다고 해도 사리불이 소유한 복과 지혜에 비하면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내지 산수와 비유로도 미치지 못한다.
나라연아, 만일 삼천대천세계의 중생들의 복덕과 지혜가 모두 사리불과 같다고 해도 한 연각이 지닌 복과 지혜에 비하면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내지 산수와 비유로도 미치지 못한다. 만일 삼천대천세계의 중생들이 모두 연각의 복덕을 구족한다고 해도 5백 겁 동안 수행한 한 보살이 지닌 복덕에 비하면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내지 산수와 비유로도 미치지 못한다. 집일체복덕삼매에 들어가는 것도 마땅히 이와 같다고 배워야 한다.”
010_0360_b_02L천신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제석천ㆍ범천ㆍ호세왕 등 모두가 이렇게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초발심한 자는 모두 저희들보다 뛰어납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마땅히 선남자와 선여인으로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이미 일으켰거나 지금 일으키거나 앞으로 일으키는 자들을 이익 되게 할 것입니다.저희들이 부처님께서 설하신 뜻을 이해한 대로라면 만일 어떤 중생이 위없는 바르고 진실한 도의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그는 집일체복덕삼매로 나아갈 수 없고 바르게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만일 어떤 중생이 위없는 바르고 진실한 도의 마음을 일으킨다면 그는 집일체복덕삼매로 나아갈 수 있고 바르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다시 선남자야, 세 가지 법을 성취하여 이 집일체복덕삼매를 섭수하게 된다. 어떤 것이 세 가지 법인가? 말하자면 여러 악을 떠나는 것과 선한 법을 수행하는 것과 선교방편의 회향에 대해 잘 아는 것이다. 선남자야, 이것을 이름하여 세 가지 법을 성취하여 이 집일체복덕삼매를 섭수하는 것이라고 한다.
010_0360_c_02L다시 선남자야,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여 이 집일체복덕삼매를 섭수하게 된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 법인가? 말하자면 오로지 보리의 마음을 일으키는 데 뜻을 두는 것, 항상 진실을 말하는 것, 아첨하고 속이지 않는 것,질투하지 않는 것, 일체 중생에 대하여 그 마음을 평등이 하는 것이다. 선남자야, 이것을 이름하여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여 이 집일체복덕삼매를 섭수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시 선남자야, 여섯 가지 법을 성취하여 이 집일체복덕삼매를 섭수하게 된다. 어떤 것이 여섯 가지 법인가? 말하자면 선지식을 가까이 하는 것, 악한 스승을 떠나는 것, 온갖 시끄러움을 멀리 떠나는 것, 고요한 곳에서 한가하게 머무는 것, 큰 자애의 마음을 버리지 않는 것, 여러 중생에게서 대비의 마음을 일어나게 하는 것 등이다. 선남자야, 이것을 이름하여 여섯 가지 법을 성취하여 이 집일체복덕삼매를 섭수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시 선남자야, 일곱 가지 법을 성취하여 이 집일체복덕삼매를 섭수하게 된다. 어떤 것이 일곱 가지 법인가? 말하자면 선정을 닦는 것, 지혜에 대해 잘 행하는 것, 원인[因]에 대해 잘 아는 것, 연(緣)에 대해 잘 아는 것, 바르고 곧게 머무는 것, 도를 닦아 모으는 것, 도에서 수행할 때 게으름이 없는 것 등이다. 선남자야, 이것을 이름하여 일곱 가지 법을 성취하여 이 집일체복덕삼매를 섭수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시 선남자야,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여 이 집일체복덕삼매를 섭수하게 된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 법인가? 말하자면 몸을 조화롭고 부드럽게 하는 것, 마음을 조화롭고 부드럽게 하는 것, 느낌을 관찰하는 것, 법을 관찰하는 것, 아직 생하지 않은 악한 법을 생하지 않게 하는 것, 이미 생한 악한 법을 끊어서 멸진시키는 것, 아직 생하지 않은 선한 법을 생하게 하려고 방편을 쓰는 것, 이미 생한 선한 법을 늘어나고 오래 가도록 지키는 것 등이다. 선남자야, 이것을 이름하여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여 이 집일체복덕삼매를 섭수하는 것이라고 한다.
010_0361_a_02L다시 선남자야, 아홉 가지 법을 성취하여 이 집일체복덕삼매를 섭수하게 된다. 어떤 것이 아홉 가지 법인가? 말하자면 과거의 법에 다함이 없음을 관찰하는 것, 현재의 법에 다함이 없음을 관찰하는 것, 미래의 법에 다함이 없음을 관찰하는 것, 법이란 허깨비와 같음을 관찰하는 것, 삼세(三世)를 동등히 깨닫는 것, 일체법을 그대로 알고 깨닫는 것, 공성[空]을 비방하지 않는 것, 무상(無相)을 분별하지 않는 것, 여러 존재를 원하지 않는 것이다.선남자야, 이것을 이름하여 아홉 가지 법을 성취하여 이 집일체복덕삼매를 섭수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시 선남자야, 열 가지 법을 성취하여 이 집일체복덕삼매를 섭수하게 된다. 어떤 것이 열 가지 법인가? 말하자면 자아가 없음을 아는 것, 명(命)이 없음을 인지하는 것, 사람이 없음을 의심하지 않는 것, 법이란 무상하다는 것에 입각하는 것, 여러 가지가 일어나는 곳을 지옥과 같이 생각하는 것, 4대(大)가 독사와 같다고 관찰하는 것, 입처[六入]가 공한 쌓임과 같다고 관찰하는 것, 음[五陰]이란 꼭두각시와 같다고 관찰하는 것, 여러 존재하는 생각을 흘려버리는 것, 해탈을 즐거이 닦는 것이다. 선남자야, 이것을 이름하여 열 가지 법을 성취하여 이 집일체복덕삼매를 섭수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때 정위 역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보살마하살로서 일체의 복덕의 장엄을 성취하려는 자는 응당 이 삼매에 대해서 들어야 합니다. 보살마하살로서 일체의 복덕을 모으려는 자도 응당 이 삼매에 대해서 들어야 합니다. 만일 보살마하살로서 불가사의한 복덕을 얻으려는 자도 응당 이 삼매를 믿어야 하고 이 삼매에 대해서 들어야 합니다. 또한 만일 보살마하살로서 다함이 없는 복덕을 얻으려고 하는 자는 응당 이 삼매를 수행해야 합니다. 만일 보살마하살로서 일체의 복덕이 있는 큰 바다에 이르고자 한다면 이 삼매를 받아 지니고 독송하며 수행하고 설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때 정위 역사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은 어떤 법상(法相)을 마땅히 성취해야 이 일체의 복덕을 채울 수 있습니까? 그리고 일체의 복덕을 장엄하고 수행하고 모을 수 있으며 불가사의한 복덕 다함이 없는 복덕을 장엄하고 수행하고 모을 수 있으며 불가사의한 복덕 다함이 없는 복덕 큰 바다의 복덕을 장엄하고 수행하고 모을 수 있습니까? 그리고 백 가지 복의 모습을 채울 수 있습니까?”
010_0361_b_02L그때 부처님은 정위 역사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세 가지 법이 복덕의 기둥이 되어서복덕이 장엄되고, 복덕이 와서 모이고, 복덕이 늘어나며 넓어지고, 복덕이 다함이 없고, 복덕이 큰 바다가 되고 복덕이 사유하기 어려운 것이 된다. 어떤 것이 셋인가? 첫째는 보시(布施)의 장엄이고, 둘째는 지계(持戒)의 장엄이고, 셋째는 다문(多聞)의 장엄이다.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어떻게 보시의 장엄을 수행하는가? 보살마하살은 응당 이러한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가령 보시를 할 때에 보시하는 마음을 보지 않는다. 또한 베풀어진 것과 받는 자도 보지 않는다. 또한 권속을 보지 않는다. 만일 걸인이 와서 구하는 바가 있으면 그를 섭수하고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왕위의 봉읍(封邑)과 재물 그리고 여러 진귀한 보배 등으로 말미암아 인색함이 있어 다른 마음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이렇게 사념해야 한다. ‘지금 나는 이 몸조차 모두 일체 중생에게 공급하고 보시하려 하거니와 하물며 재물이겠는가? 만일 이미 보시한 것이 있다면 끝내 후회하는 마음은 없을 것이다. 재물이 필요한 자에게는 재물을 보시하고 음식이 필요한 자에게는 음식을 보시하고 마실 것이 필요한 자에게는 마실 것을 보시하겠다. 눈이 필요한 자에게는 눈을 보시하고 살점이 필요한 자에게는 살점을 보시하고 피가 필요한 자에게는 피를 보시하겠다. 골수가 필요한 자에게는 골수를 보시하고 팔다리가 필요한 자에게는 팔다리를 보시하고 머리가 필요한 자에게는 머리를 보시하겠다. 나는 이렇게 몸의 모든 것을 보시할 것이니 하물며 재물이겠는가?
곡식과 쌀과 금은과 의복과 영락과 코끼리, 말과 수레와 나라와 성과 왕궁과 남자, 여자와 처첩과 노비와 권속에 있어서 버리지 않는 것이 없을 것이다. 만일 어떤 중생이 있어 그 필요한 바에 따라 그것을 구하고 찾는다면 나는 가진 것에 따라 모두 마땅히 베풀어 줄 것이다. 그러면서도 근심과 후회가 없으며 그 보답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자비심을 일으켜 중생을 섭수할 것이다. 이처럼 중생을 섭수하고 취하여 부처님을 이룰 때까지 마침내 다함이 없을 것이다.’ 선남자야, 어떤 보살이 이와 같은 마음을 일으킨다면 그것을 이름하여 보살의 보시의 장엄이라고 한다.
010_0361_c_02L다시 선남자야, 보살은 몸과 목숨을 스스로 돌보거나 헤아리지 않기에 차라리 몸과 목숨을 버리는 일이 있을지라도 악한 짓을 저지르지 않는다.또한 몸을 기르기 위해 부정한 생활로 자신을 살리지는 않으며 차라리 몸과 목숨을 버리는 일이 있을지라도 다른 존재를 괴롭히지 않는다. 또한 봉읍을 위하여 여러 악한 일을 만들거나 행하지 않으며, 권속을 위하여 불타오르듯이 다투고 싸우지도 않으며, 처와 첩을 위하여 또는 남자와 여자로 인하여 타인이 소유한 재물의 이익을 질투하지도 않는다. 또한 인색한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항상 욕심이 적고 나아가 한 생각도 악한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니 하물며 다시 더 많은 생각을 내겠는가? 인색함과 탐욕을 단절하여 진에를 일으키지 않는다. 또한 진에가 없는 까닭에 바른 행에 상응한다. 바른 행에 상응하는 까닭에 바른 거처에 도달한다. 바른 거처에 도달하는 까닭에 바른 계와 상응한다. 바른 계에 상응하는 까닭에 선지식을 가까이 하며 그를 공경하고 공양한다. 선지식을 공경하고 공양하는 까닭에 바른 법을 들을 수 있게 된다. 또한 바른 법을 듣고 난 뒤에 설한 대로 수행한다. 설한 대로 수행한 뒤에는 사도(邪道)의 중생마저 이익 되게 한다. 그리고 온갖 악한 짓을 저지르지 않고 선한 법에 수순한다. 또한 방편을 알고 중생의 근기를 알 수 있게 된다. 선남자야, 이렇게 이 보살은 보시의 장엄을 행함으로써 이러한 공덕을 얻게 되는 것이다.
다시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안과 밖의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다. 안의 지대(地大)이든 밖의 지대이든 동등하여 다른 생각이란 없다. 왜냐하면 몸이란 담장이나 벽이나 풀이나 나무와 같고 그림자와 같고 불꽃과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앎도 없고 사유도 없고 짓는 것도 없고 견고한 것도 없어서 4대(大)에 포섭되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에게 베고 끊고 칼질하고 매질하고 기와나 돌 따위로 내던지는 자가 있다 해도, 끝내 그것에 대해 과보를 일으키지 않는다. 몸을 돌보거나 헤아리지 않으며 수명을 사랑하지 않는다. 여러 중생들에 대하여 진에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 중생에 대하여 닦았던 자비심이 있는 것이다.
010_0362_a_02L선남자야, 비유하면 약초 나무[藥樹]와 같다. 곧 누군가 뿌리나 줄기나 마디나 가지나 잎이나 꽃이나 꽃술이나 또는 열매를 취한다고 해도 끝내 ‘뿌리는 취하되 줄기는 취하지 말라’고 생각하지 않고 ‘줄기는 취하되 뿌리는 취하지 말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처럼 가지와 잎과 열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그와 같이 약초 나무는 도무지 상념이 없으면서도 일체의 중생의 병을,위에 있는 것이든 가운데 있는 것이든 아래에 있는 것이든 적멸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와 같이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4대로 이뤄진 몸에 대해 약초 나무와 같다는 생각을 일으킨다. 여러 중생의 필요에 따르니, 손이 필요한 자에게는 손을 주고 다리가 필요한 자에게는 다리를 주고 눈이 필요한 자에게는 눈을 주고 살점이 필요한 자에게는 살점을 주고 피가 필요한 자에게는 피를 주고 뼈가 필요한 자에게는 뼈를 주고 골수가 필요한 자에게는 골수를 주고 머리가 필요한 자에게는 머리를 주고 팔다리가 필요한 자에게는 팔다리를 준다. 선남자야, 보살은 이와 같은 마음으로 보시의 장엄을 행하며 나아가되 다함이 없다.
보살마하살은 보시를 행할 때 인색한 중생을 취하여 충만한 보시를 이루게 한다. 그리고 복이 적은 중생은 복덕을 충만하게 구족할 수 있게 하며 빈궁한 중생은 큰 봉읍으로 가득 채워준다. 만일 팔다리를 버려서라도 팔다리 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팔다리를 충분히 구족하게 한다. 이와 같이 보시하면 세 가지 거처를 향하지는 않는다. 어떤 것들이 셋인가? 첫째, 왕위에 올라 지배력을 미치는 일은 추구하지 않는다. 둘째, 큰 부귀를 얻어 스스로 즐기는 일을 추구하지 않는다. 셋째, 성문이나 연각의 보리를 향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와 같이 보시하면 네 가지 청정함을 충만하게 된다. 어떤 것들이 네 가지 청정함인가? 말하자면 첫째는 부처님 국토의 청정함이고, 둘째는 보살 승단의 청정함이고, 셋째는 중생 교화의 청정함이고, 넷째는 일체지로 회향하는 것이 청정하다. 보살마하살은 응당 그와 같이 네 가지 청정함으로 회향해야 한다.
다시 보살마하살은 보시에 머물러 다함이 없어야 한다. 어떤 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보시에 머문다고 하는가?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에게는 네 가지 법의 보시가 있는데 그 보시는 다함이 있는 것이다. 어떤 것들이 네 가지인가? 말하자면 첫째는 회향하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방편이 없는 것이고, 셋째는 하는 바가 하열한 것이고, 넷째는 악한 이를 가까이 하는 것이다. 선남자야,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네 가지 법을 보시하되 그 보시가 다함이 있는 것이라고 한다.
010_0362_b_02L선남자야, 그리고 보살이 네 가지 법을 보시하되 다함이 없는 것에 머물러 보시하는 것이 있다. 어떤 것들이 네 가지인가? 말하자면 첫째는 보리에 회향하는 것이고, 둘째는 교묘한 방편을 지니는 것이고, 셋째는 법의 왕을 얻고자 하는 것이고, 넷째는 선지식을 가까이 하는 것이다. 선남자야,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네 가지 법에서 보시하되그것에 머물러 다함이 없는 것이라고 한다.
다시 선남자야, 보살 마하살은 응당 세 가지 법을 생각하면서 보시를 행해야 한다. 말하자면 첫째는 보리의 마음을 떠나지 않도록 생각하는 것이고, 둘째는 일체의 존재하는 중생을 가엾게 여기는 것이고, 셋째는 부처님 말씀을 어기지 않고 과보를 바라지 않는 것이다. 선남자야,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세 가지 법을 생각하면서 보시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시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중생을 세 가지 법 가운데에 편히 둔 뒤에 보시를 행해야 한다. 어떤 것들이 세 가지인가? 말하자면 첫째 중생을 보리의 도 가운데에 편히 두고 보시를 행하는 것이고, 둘째 중생을 선하고 찬탄할 만한 법 가운데 편히 둔 뒤에 보시를 행하는 것이요, 셋째 중생을 위없는 범주에 편히 둔 뒤에 보시를 행하는 것이다. 선남자야,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이 중생을 세 가지 법 가운데에 편히 둔 뒤에 보시를 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시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두 가지 법을 희망하여 보시를 행해야 한다. 어떤 것들이 두 가지 인가? 말하자면 첫째는 큰 봉읍 가지기를 희망하지 않는 것이고3) 둘째는 버리는 마음으로 행하는 것이다. 선남자야,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이 두 가지 법을 희망하며 보시를 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010_0362_c_02L다시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네 가지 보시를 수행해야 한다. 어떤 것들이 네 가지인가? 말하자면 첫째는 동등한 마음으로 보시를 행하는 것이고, 둘째는 과보를 바라지 않으면서 보시하는 것이고, 셋째는 보리를 향하면서 보시하는 것이고, 넷째는 조화로운 고요함을 충만시키면서 보시하는 것이다. 선남자야,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이네 가지 보시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 까닭에 선남자야, 보살은 다함이 없는 복으로 나아가 도달하게 된다. 그러므로 응당 그러한 보시를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다, 그러하다. 선남자야, 만일 보살이 그와 같은 보시를 구족한다면 이 보살이 다함이 없는 복덕과 큰 바다와 같은 복덕을 성취하고 구족한다고 알아야 한다. 그리고 성스러운 법은 가난하지 않아서 큰 봉읍을 이루며, 법의 흐름에 머물러 있으면 큰 재물을 획득한다고 알아야 한다. 또한 일곱 가지 재물을 구족하여 큰 복덕을 성취하며 백 가지 복의 모습을 지니어 큰 복의 밭이 되며, 그리하여 일체의 여러 중생들을 양육한다고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