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0_0425_a_01L사익범천소문경(思益梵天所問經) 제1권
010_0425_a_01L思益梵天所問經卷第一


구마라집(鳩摩羅什) 한역
김영률 번역
010_0425_a_02L姚秦龜茲國三藏鳩摩羅什譯


1. 서품(序品)
010_0425_a_03L序品第一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0_0425_a_04L如是我聞
언젠가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의 가란타(迦蘭陀) 죽림(竹林)에서 대비구승(大比丘僧) 6만 4천 명,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 7만 2천 명과 함께 계셨다.
모든 무리들은 지식(知識)이 있어서 다라니(陀羅尼)에 대한 걸림 없는 변재(辯才)와 모든 삼매(三昧)를 얻었고, 온갖 신통(神通)에 있어서도 걸림이 없었으며, 모든 법(法)의 참다운 성품을 잘 깨달아서 모두 다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
010_0425_a_05L一時佛住王舍城迦蘭陁竹林與大比丘僧六萬四千人俱薩摩訶薩七萬二千人皆衆所知識陁羅尼無礙辯才及諸三昧於諸神通無所罣礙善能曉了諸法實性皆逮得無生法忍
010_0425_b_02L그 이름은 문수사리법왕자(文殊師利法王子)ㆍ보수(寶手)법왕자ㆍ보적(寶積)법왕자ㆍ보인수(寶印手)법왕자ㆍ보덕(寶德)법왕자ㆍ허공장(虛空藏)법왕자ㆍ발심전법륜(發心轉法輪)법왕자ㆍ망명(網明)법왕자ㆍ장제번뇌(障諸煩惱)법왕자ㆍ능사일체(能捨一切)법왕자ㆍ덕장(德藏)법왕자ㆍ화엄(花嚴)법왕자ㆍ사자(師子)법왕자ㆍ월광(月光)법왕자˙ㆍ존의(尊意)법왕자ㆍ선장엄(善莊嚴)법왕자였으며, 발타바라(跋陀婆羅) 등 16명의 현사(賢士)는 발타바라보살ㆍ보적(寶積)보살ㆍ성덕(星德)보살ㆍ제천(帝天)보살ㆍ수천(水天)보살ㆍ선력(善力)보살ㆍ대의(大意)보살ㆍ수승의(殊勝意)보살ㆍ증의(增意)보살ㆍ선발의(善發意)보살ㆍ불허견(不虛見)보살ㆍ불휴식(不休息)보살ㆍ부소의(不少意)보살ㆍ도사(導師)보살ㆍ일장(日藏)보살ㆍ지지(持地)보살 이었으니, 이와 같은 등의 보살마하살 7만 2천 명이다.
010_0425_a_10L其名曰文殊師利法王子寶手法王寶積法王子寶印手法王子寶德法王子虛空藏法王子發心轉法輪法王子網明法王子障諸煩惱法王能捨一切法法王子德藏法王子花嚴法王子師子法王子月光法王尊意法王子善莊嚴法王子及跋陁婆羅等十六賢士跋陁婆羅菩薩寶積菩薩星德菩薩帝天菩薩水天菩薩善力菩薩大意菩薩殊勝意菩增意菩薩善發意菩薩不虛見菩不休息菩薩不少意菩薩導師菩日藏菩薩持地菩薩如是等菩薩摩訶薩七萬二千人
그리고 사천왕(四天王)ㆍ석제환인(釋提桓因) 등과 도리제천(忉利諸天)ㆍ야마천(夜摩天)ㆍ도솔타천(兜率陀天)ㆍ화락천(化樂天)ㆍ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과 범왕(梵王) 등과 모든 범천(梵天)과 아울러 나머지 한량없는 모든 천룡(天龍)ㆍ귀신ㆍ야차(夜叉)ㆍ건달바(犍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羅伽)ㆍ인비인(人非人)들이 널리 다 와서 모였다.
010_0425_b_03L及四天王釋提桓因等忉利諸天夜摩天兜率陁天化樂天他化自在天及梵王等諸梵幷餘無量諸天龍鬼神夜叉犍闥阿修羅迦樓羅緊那羅摩睺羅伽人與非人普皆來集
이때 세존께서는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공경을 받으시며 법을 설하고 계셨다.
이에 망명(網明)보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머리 숙여 부처님의 발에 예배한 뒤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였다. 그리고는 이 삼천대천(三千大千) 세계를 움직여서 일체 대중을 인도하여 발심하게 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부처님께 약간 여쭈어 볼 것이 있습니다. 만약 부처님께서 들어주신다면 감히 묻기를 청합니다.”
010_0425_b_08L爾時世尊大衆恭敬圍遶而爲說法於時網明菩薩卽從坐起偏袒右肩右膝著地頭面禮佛足合掌向佛動此三千大千世界引導起發一切大衆而白佛言我欲從佛少有所問若佛聽者乃敢諮請
부처님께서 망명에게 말씀하셨다.
“네 마음대로 물으라. 마땅히 해설하여 너의 마음을 기쁘게 하리라.”
010_0425_b_14L佛告網明恣汝所問當爲解說悅可爾心
그러자 망명은 이미 들어주시겠다는 허락을 받았으므로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며 즉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의 몸의 모습[身相]은 백천만 개의 해와 달의 광명을 초월하셨으니, 제가 스스로 생각하건대 만약 어떤 중생이 부처님의 몸을 볼 수 있다면 그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제가 다시 생각하건대, 만약 어떤 중생이 부처님의 몸을 볼 수 있다면, 모두 여래의 위신력(威神力) 입니다.”
010_0425_b_15L於是網明旣蒙聽許大歡喜卽白佛言世尊如來身相超百千萬日月光明我自惟念若有衆生能見佛身甚爲希有我復惟念有衆生能見佛身皆是如來威神之
010_0425_c_02L부처님께서 망명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너의 말과 같다.
만약 부처님께서 위신(威神)을 더하지 않는다면 중생은 능히 부처님의 몸을 보지 못하고, 또한 물을 수도 없다.
망명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여래께는 광명이 있으니, 이름하여 적장엄(寂莊嚴)이라 하는데, 만약 어떤 중생이 이 광명을 만나게 되면, 부처님의 몸을 보아도 안근(眼根)이 무너지지 않으리라.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무외변(無畏辯)이라 하는데, 만약 어떤 중생이 이 광명을 만나게 되면, 여래께 물어도 그 변재(辯才)가 다함이 없으리라.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집제선근(集諸善根)이라 하는데, 만약 어떤 중생이 이 광명을 만나게 되면, 여래께서 전륜성왕(轉輪聖王) 때 행하신 업(業)의 인연을 물을 수 있다.
010_0425_b_20L佛告網明如是如是如汝所言佛不加威神衆生無有能見佛身無能問網明當知如來有光名寂莊若有衆生遇斯光者能見佛身不壞眼根又如來光名無畏辯若有衆生遇斯光者能問如來其辯無盡如來光名集諸善根若有衆生遇斯光者能問如來轉輪聖王行業因緣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정장엄(淨莊嚴)이라 하는데, 만약 어떤 중생이 이 광명을 만나게 되면, 여래께서 천제석(天帝釋) 때 행하신 업의 인연을 물을 수 있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득자재(得自在)라 하는데, 만약 어떤 중생이 이 광명을 만나게 되면, 여래께서 범천왕(梵天王) 때 행하신 업의 인연을 물을 수 있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이번뇌(離煩惱)라 하는데, 만약 어떤 중생이 이 광명을 만나게 되면, 여래께서 성문승(聲聞乘) 때 행하신 바의 도(道)를 물을 수 있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선원리(善遠離)라 하는데, 만약 어떤 중생이 이 광명을 만나게 되면, 여래께서 벽지불(辟支佛) 때 행하신 바의 도를 물을 수 있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익일체지(益一切智)라 하는데, 만약 어떤 중생이 이 광명을 만나게 되면, 여래의 대승불사(大乘佛事)를 물을 수 있다.
010_0425_c_04L又如來光名淨莊嚴若有衆生遇斯光者能問如來天帝釋行業因緣如來光名得自在若有衆生遇斯光能問如來梵天王行業因緣又如來光名離煩惱若有衆生遇斯光者能問如來聲聞乘所行之道又如來光名善遠離若有衆生遇斯光者問如來辟支佛所行之道又如來光名益一切智若有衆生遇斯光者問如來大乘佛事
010_0426_a_02L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왕익(往益)이라 하니, 부처님께서 오시거나 가실 때에 발아래에서 광명이 나오는데 중생이 이 광명을 만나게 되면 목숨을 마치고 하늘에 태어난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일체장엄(一切莊嚴)이라 하니, 만약 부처님께서 성(城)에 들어가셔서 이 빛을 놓으실 때 중생이 이 광명을 만나게 되면 환희(歡喜)의 즐거움을 얻어 모든 장식물을 갖추어 그 성을 장엄(莊嚴)하며, 성 안에서는 보장(寶藏)이 땅으로부터 솟아나온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진동(震動)이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한량없고 끝이 없는 세계를 움직일 수 있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생락(生樂)이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지옥 중생의 고통과 괴로움을 소멸시킬 수 있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상자(上慈)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축생(畜生)으로 하여금 서로 괴롭히거나 해치지 않게 하신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양락(凉樂)이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아귀(餓鬼)의 굶주림과 목마름과 괴로움을 소멸시킬 수 있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명정(明淨)이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눈 먼 자를 볼 수 있게 하신다.
010_0425_c_14L又如來光名爲往佛來去時足下光明衆生遇者命終生天又如來光名一切莊嚴若佛入城放斯光明衆生遇者得歡喜樂一切嚴飾之具莊嚴其城城中寶藏從地踊出又如來光名曰震動佛以此光能動無量無邊世界又如來光名曰生樂佛以此光能滅地獄衆生苦惱又如來光名曰上慈佛以此光能令畜生不相惱害又如來光名曰涼樂佛以此光能滅餓鬼飢渴熱惱又如來光名曰明淨佛以此光使盲者得視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총청(聰聽)이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귀먹은 중생을 들을 수 있게 하신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참괴(慙愧)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미친 중생으로 하여금 바른 정신을 얻게 하신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지식(止息)이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중생들에게 열 가지 불선(不善)한 길을 버리고 열 가지 선(善)한 길에 편안히 머물도록 하신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이악(離惡)이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삿된 견해의 중생들에게 모두 바른 견해를 얻도록 하신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능사(能捨)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중생들의 인색하고 탐내는 마음을 부수어 보시를 행하게 하신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무뇌열(無惱熱)이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금계(禁戒)를 훼손하는 중생들에게 모두 지계(持戒)를 얻도록 하신다.
010_0426_a_03L又如來光名曰聰聽佛以此光能令衆生聾者得聽又如來光名曰慚愧佛以此光能令衆生狂者得又如來光名曰止息佛以此光能令衆生捨十不善道安住十善道如來光名曰離惡佛以此光能令邪見衆生皆得正見又如來光名曰能佛以此光能破衆生慳貪之心行布施又如來光名無惱熱佛以此光能令毀禁衆生皆得持戒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안리(安利)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화를 잘 내는 중생들에게 모두 인욕(忍辱)을 행하도록 하신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근수(勤修)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게으른 중생들에게 모두 정진(精進)을 행하도록 하신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일심(一心)이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망령된 생각을 하는 중생들에게 모두 선정(禪定)을 얻도록 하신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능해(能解)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어리석은 중생들에게 모두 지혜를 얻도록 하신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청정(淸淨)이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믿지 않는 중생들에게 모두 깨끗한 믿음을 얻도록 하신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능지(能持)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적게 들은[少聞] 중생들에게 모두 많이 들음[多聞]을 얻도록 하신다.
010_0426_a_12L又如來光名曰安利佛以此光能令瞋恨衆生皆行忍辱又如來光名曰勤修以此光能令懈怠衆生皆行精進如來光名曰一心佛以此光能令妄念衆生皆得禪定又如來光名曰能佛以此光能令愚癡衆生皆得智又如來光名曰淸淨佛以此光能令不信衆生皆得淨信又如來光名曰能持佛以此光能令少聞衆生皆得多聞
010_0426_b_02L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위의(威儀)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부끄러움이 없는 중생들에게 모두 부끄러워함을 얻도록 하신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안은(安隱)이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애욕이 많은 중생들에게 음욕(婬欲)을 끊어 없애도록 하신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환희(歡喜)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분노함이 많은 중생들에게 성냄을 끊어 없애도록 하신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조명(照明)이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어리석음이 많은 중생들에게 어리석음을 끊어 없애도록 하신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변행(遍行)이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등분(等分)의 중생들에게 등분을 끊어 없애도록 하신다.
또 여래의 광명을 이름하여 시일체색(示一切色)이라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으로 중생들에게 모두 부처님 몸의 한량없는 갖가지 색(色)을 보도록 하신다.
망명아,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여래가 만약 일 겁(劫)을 가지고, 일 겁이 다하도록 이 광명을 말하고 힘써 그 명호(名號)를 사용한다 해도, 다하여 마칠 수가 없다.”
010_0426_a_22L又如來光名曰威儀佛以此光能令無慚衆生皆得慚愧又如來光名曰安隱佛以此光能令多欲衆生斷除婬欲又如來光名曰歡喜以此光能令多怒衆生斷除瞋恚如來光名曰照明佛以此光能令多癡衆生斷除愚癡又如來光名曰遍佛以此光能令等分衆生斷除等又如來光名示一切色佛以此光能令衆生皆見佛身無量種色網明當知如來若以一劫若減一劫說此光明力用名號不可窮盡
이때 망명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일찍이 없었던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의 몸은 곧 한량없고 끝이 없는 광명이 감추어져 있고, 설법과 방편 또한 불가사의합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옛날부터 일찍이 이러한 광명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으니, 제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이해한 것처럼 만약 어떤 보살이 이 광명의 이름을 듣고 신심(信心)이 청정해진다면 모두 이와 같은 광명의 몸을 얻게 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오직 원하건대 이제 보살들에게 광명을 놓으셔서 다른 곳의 보살로서 능히 어려운 것을 잘 묻는 자가 이 광명을 보고 나서 발심하여 이 사바세계에 오도록 해주십시오.”
010_0426_b_10L爾時網明菩薩白佛言未曾有也世尊如來身者卽是無量無邊光明之藏說法方便亦不可思議世尊我自昔來未曾聞此光明名號如我解佛所說義有菩薩聞斯光明名號信心淸淨得如是光明之身世尊惟願今日放請菩薩光令他方菩薩善能問難者見斯光已發心來此娑婆世界
이때 세존께서 망명보살의 청을 받아들여 즉시 광명을 놓아 이 삼천대천 세계를 비추시니, 널리 시방의 한량없는 불토(佛土)에까지 미쳤다. 그러자 모든 곳의 한량없는 백천만억 보살들이 이 광명을 보고 나서 모두 이 사바세계에 이르렀다.
010_0426_b_18L爾時世尊受網明菩薩請已卽放光明照此三千大千世界普及十方無量佛土於是諸方無量百千萬億菩薩見斯光已皆來至此娑婆世界
010_0426_c_02L동쪽으로 72항하사(恒河沙)의 불토(佛土)를 지나면 청결(淸潔)이라는 이름의 나라가 있었는데, 부처님의 명호는 일월광(日月光)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였다.
지금 현재 그 불토에 보살 범천(梵天)이 있었으니, 이름이 사익(思益)이었다. 불퇴전(不退轉)에 머물러 있다가 이 광명을 보고 나서 일월광부처님이 계시는 곳에 이르러 머리 숙여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사바세계의 석가모니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에 이르러 받들어 뵙고 공양하며 가까이하여 가르침을 받고자 합니다.
그 부처님도 저희들을 보고자 하십니다.”
일월광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곧바로 가거라. 범천(梵天)이여, 지금이 바로 그때이다.
그 사바국토에는 천억의 모든 보살이 모여 있으니, 너는 응당 이 열 가지 법으로써 그 국토에 노닐도록 하여라.
무엇이 열 가지가 되는가?
비방에도 칭찬에도 마음에 덜거나 더함이 없으며, 선(善)을 듣거나 악(惡)을 듣거나 마음에 분별함이 없으며, 모든 어리석음과 지혜를 비심(悲心)으로 똑같이 대하며, 상ㆍ중ㆍ하의 중생들 부류를 마음에 항상 평등하게 여기며, 경솔하게 공양(供養)을 허물어뜨려도 마음에 두 가지 생각이 없어야 하며, 남의 모자람이나 실수에 대해 그 허물을 보지 말아야 하며, 여러 가지의 승(乘)을 보더라도 모두 일승(一乘)으로 여겨야 하며, 3악도(惡道)에 대해 들어도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며, 모든 보살들에게 여래라는 생각을 내어야 하며, 부처님께서는 5탁악세(濁惡世)를 초월하셨다는 희유한 생각을 내어야 한다.
범천아, 너는 마땅히 이 열 가지 법으로써 그 세계에 노닐어야 한다.”
010_0426_b_22L爾時東方過七十二恒河沙佛土有國名淸潔佛號日月光如來應供正遍知今現在其佛土有菩薩梵天名曰思住不退轉見此光已到日月光佛頭面作禮白佛言世尊我欲詣娑婆世界釋迦牟尼佛所奉見供養近諮受彼佛亦復欲見我等其佛告便往梵天今正是時彼娑婆國有若干千億諸菩薩集汝應以此十法遊於彼土何等爲十於毀於譽心無增聞善聞惡心無分別於諸愚智以悲心於上下衆生之類意常平於輕毀供養心無有二於他闕失不見其過見種種乘皆是一乘聞三惡道亦勿驚畏於諸菩薩生如來想佛出五濁生希有想梵天汝當以此十法遊彼世界
사익범천(思益梵天)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감히 여래 앞에서 사자후(師子吼)를 낼 수가 없으니, 제가 행할 수 있는 것을 부처님께서 스스로 아십니다. 지금 마땅히 이 열 가지 법으로 저 세계에 노닐면서 일심(一心)으로 수행하겠습니다.”
010_0426_c_16L思益梵天白佛言我不敢於如來前作師子吼我所能行佛自知之今當以此十法遊彼世界一心修行
이때 일월광부처님의 국토에 있는 여러 보살들이 그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는 큰 이로움을 얻었으므로 이와 같이 악한 중생들 가운데는 태어나지 않습니다.”
일월광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런 말 하지 말아라.
왜냐하면 만약 보살이 이 국토에서 백천억 겁 동안 깨끗하게 범행(梵行)을 닦는다 해도 저 국토에서 반나절 동안 화내고 구애받는 마음이 없는 것만 같지 못하니, 그 복이 더욱 뛰어나다.”
010_0426_c_19L爾時日月光佛國有諸菩薩白其佛言世尊我得大利不生如是惡衆生中其佛告言善男子作是語所以者何若菩薩於此國中百千億劫淨修梵行不如彼土從旦至食無瞋㝵心其福爲勝
010_0427_a_02L이때 1만 2천 명의 보살들이 사익범천과 더불어 와서 이렇게 말하였다.
“저희들도 이 열 가지 법으로 저 세계에 노닐면서 석가모니부처님을 뵙고자 합니다.”
이에 사익범천과 1만 2천 명의 보살들이 함께 그 일월광부처님의 나라에서 홀연히 사라지니, 비유하자면 장사(壯士)가 팔을 한 번 구부렸다 펴는 사이였다.
이들은 사바세계의 석가모니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한쪽에 머물러 있었다.
010_0426_c_24L卽時有萬二千菩薩與思益梵天俱共發來作是言我等亦欲以此十法遊彼世見釋迦牟尼佛於是思益梵天與萬二千菩薩俱於彼佛土忽然不現譬如壯士屈申臂頃到娑婆世界釋迦牟尼佛所卻住一面
이때 부처님께서 망명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사익범천을 보았느냐?”
010_0427_a_07L爾時佛告網明菩薩汝見是思益梵天不
“네, 이미 보았습니다.”
010_0427_a_08L唯然
“망명아,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사익범천은 바르게 질문하는 모든 보살들 가운데 가장 으뜸이며, 모든 선(善)에서 모든 법을 분별하는 보살들 가운데 가장 으뜸이며, 모든 말씀에서 경(經)의 뜻에 따르는 보살들 가운데 가장 으뜸이다.
모든 자비로운 마음의 보살들 가운데 가장 으뜸이며, 모든 비심(悲心)의 보살들 가운데 가장 으뜸이며, 모든 희심(喜心)의 보살들 가운데 가장 으뜸이며, 모든 사심(捨心)의 보살들 가운데 가장 으뜸이다.
모든 부드러운 말을 하는 보살들 가운데 가장 으뜸이며, 모든 성냄과 걸림이 없는 보살들 가운데 가장 으뜸이며, 선인(先人)의 뜻을 빨리 묻는 보살들 가운데 가장 으뜸이며, 모든 의심을 해결하는 보살들 가운데 가장 으뜸이다.”
010_0427_a_09L網明當知思益梵天於諸正問菩薩中爲最第一於諸善分別諸法菩薩中爲最第一於諸說隨宜經意菩薩中爲最第一於諸慈心菩薩中爲最第一於諸悲心菩薩中爲最第一於諸喜心菩薩中爲最第一於諸捨心菩薩中爲最第一於諸軟語菩薩中爲最第一於諸不瞋㝵菩薩中爲最第一於諸先意問訊菩薩中爲最第一於諸決疑菩薩中爲最第一
이때 사익범천이 1만 2천 명의 보살들과 더불어 머리 숙여 부처님 발에 예배드리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아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010_0427_a_18L時思益梵天與萬二千菩薩俱頭面禮佛足右遶三帀合掌向佛以偈讚曰

세존의 크신 이름
시방에 두루 들리니
도처의 모든 여래께서
칭탄하지 않는 이 없으시네.
010_0427_a_20L世尊大名稱
普聞於十方
所在諸如來
無不稱歎者

다른 모든 청정한 국토에는
3악도(惡道)라는 이름이 없는데
이러한 좋은 국토를 버리시고
자비심 때문에 여기에 태어나셨네.
010_0427_a_22L有諸餘淨國
無三惡道名
捨如是妙土
慈悲故生此

부처님의 지혜는 감소함이 없으니
모든 여래와 더불어
큰 자비의 본원(本願)으로써
이 더럽고 악한 나라에 사시네.
010_0427_a_23L佛智無減少
與諸如來等
以大慈本願
處斯穢惡土
010_0427_b_02L
만약 사람이 청정한 국토에서
일 겁 동안 계(戒)를 지키더라도
이 사바세계에서 잠깐 동안
자비를 행하는 것이 더욱 뛰어나며
010_0427_a_24L若人於淨國
持戒滿一劫
此土須臾閒
行慈爲最勝

만약 사람이 이 국토에서
몸과 입과 뜻의 죄를 지어
응당 3악도(惡道)에 떨어진다 해도
현세에서 소멸함을 얻을 수 있네.
010_0427_b_03L若人於此土
起身口意罪
應墮三惡道
現世受得除

이 국토에 태어난 보살이
근심과 공포를 품지 않는다면
설령 악도(惡道)의 죄가 있다 해도
머리 아픔은 즉시 제거되리라.
010_0427_b_04L生此土菩薩
不應懷憂怖
設有惡道罪
頭痛則得除

이 국토의 모든 보살들이
만약 법을 수호할 수 있다면
세세(世世)에 태어나는 곳마다
정념(正念)을 잃지 않으리라.
010_0427_b_05L此土諸菩薩
若能守護法
世世所生處
不失於正念

만약 사람이 속박을 끊고
번뇌의 죄업을 소멸하고자 한다면
이 국토에서 법을 보호하여
일체지(一切智)를 늘어나게 하라.
010_0427_b_07L若人欲斷縛
滅煩惱業罪
於此土護法
增益一切智

정토(淨土)에서 많은 억겁 동안
법을 받아 지녀 해탈하는 것보다
이 사바세계의
반나절 동안이 더욱 낫다네.
010_0427_b_08L淨土多億劫
受持法解說
於此娑婆界
從旦至食勝

나는 희락국(喜樂國)을 보았고
안락국토(安樂國土)도 보았지만
이 가운데는 고뇌도 없고
고뇌라는 이름도 없네.
010_0427_b_09L我見喜樂國
及見安樂土
此中無苦惱
亦無苦惱名

거기에서 공덕을 지음은
기이한 일 아니니
이 사바의 번뇌처에서
불가한 일을 능히 참으며
010_0427_b_11L於彼作功德
未足以爲奇
於此煩惱處
能忍不可事
亦教他此法
其福爲最勝

또한 이 법을 남에게 가르친다면
그 복은 가장 빼어나리니
나는 위없이 높으시고
대비(大悲)로 고통을 구제하시는 분께 예배드리네.
010_0427_b_13L我禮無上尊
大悲救苦者
能爲惡衆生
說法爲甚難

능히 악한 중생을 위하여
법을 설하기는 매우 어려운데
부처님께서는 무량한 중생들을
시방세계 가운데서 모으신다네.
010_0427_b_14L佛集無量衆
十方世界中
名聞諸菩薩
聽法無厭足

이름난 모든 보살들이
법을 듣고 싫증냄이 없으니
부처님께서는 시방세계에서
이름난 모든 보살들을 모으시네.
010_0427_b_15L佛集十方界
名聞諸菩薩
聽法無厭足
如海呑衆流

법을 듣기를 싫증냄이 없어서
마치 바다가 뭇 강물을 삼키듯 하니
이와 같은 사람들을 위하여
널리 불도(佛道)를 설해 주소서.
석범(釋梵)과 사천왕(四天王)과
모든 천룡(天龍)과 귀신들이
모두 모여 법을 구하고자 하니
믿는 바에 따라 즐거이 설해 주소서.
010_0427_b_17L爲如是等人
廣說於佛道
釋梵四天王
諸天龍神等
皆集欲求法
隨所信樂說

비구와 비구니
청신사(淸信士)와 청신녀
이 사부대중이 널리 모였으니
원컨대 때맞춰 연설해 주소서.
010_0427_b_19L比丘比丘尼
及淸信士女
是四衆普集
願時爲演說

불승(佛乘)을 즐거워하는 이와
연각(緣覺)과 성문(聲聞) 등을
부처님은 그 깊은 마음을 아시니
모두 다 의혹을 끊게 하소서.
010_0427_b_20L有樂佛乘者
及緣覺聲聞
佛知其深心
悉皆爲斷疑

부처의 종자를 끊지 않은 이는
삼보 가운데 태어날 수 있으니
이 모든 보살들을 위해
저는 지금 법왕(法王)께 청합니다.
010_0427_b_21L不斷佛種者
能出生三寶
爲是諸菩薩
我今請法王

명성이 널리 유포되어
시방의 보살들이 듣고
모두 함께 와서 모였으니
위없는 도를 설해 주소서.
010_0427_b_23L名稱普流布
十方菩薩聞
皆悉共來集
爲說無上道
010_0427_c_02L
이 위없는 큰 법은
2승(乘)이 미칠 바가 아니니
우리들은 믿음의 힘으로
이와 같은 법에 들어갔으나
불가사의한 지혜는
우리들이 미칠 바가 아니네.
010_0427_b_24L此無上大法
二乘所不及
我等信力故
得入如是法
不可思議慧
非我等所及

부처님께서는 비록 피로하거나 권태로움이 없지만
제가 청할 것이 있습니다.
세존께 허물을 참회하오니
원컨대 보리(菩提)의 도를 설해 주소서.
010_0427_c_03L佛雖無疲倦
而我有所請
悔過於世尊
願說菩提道

2. 사법품(四法品)
010_0427_c_04L四法品第二

이때 사익범천이 이 게송을 마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보살이 그 마음이 견고하여 피로하거나 권태로움이 없다고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말한 바를 결정하여 중간에 후회함이 없다고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선근(善根)을 늘어나고 자라나게 한다고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두려워함이 없어서 위의(威儀)가 동요하지 않는다고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결백하고 청정한 선한 법[白法]1)을 성취한다고 합니까?
어떤 것을 보살이 하나의 지(地)로부터 하나의 지에 이르는 것을 잘 안다고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중생들 가운데서 방편(方便)을 잘 안다고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중생들을 잘 교화한다고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나도 보리(菩提)의 마음을 잃지 않는다고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그 마음을 오로지 하여 잡스런 행동이 없다고 합니까?
어떤 것을 보살이 법보(法寶)를 잘 구한다고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금계(禁戒)를 무너뜨리는 죄에서 잘 벗어난다고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번뇌를 잘 막아낸다고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모든 대중들 속으로 잘 들어간다고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법시(法施)를 잘 베푼다고 합니까?
어떤 것을 보살이 앞선 인[先因]의 힘으로 선근(善根)을 잃지 않는다고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남의 가르침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 6바라밀(波羅蜜)을 행할 수 있다고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선정(禪定)을 버리고 욕계(欲界)에 환생(還生)한다고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모든 불법에 대하여 불퇴전(不退轉)을 얻는다고 하며, 어떤 것을 보살이 부처의 종자를 끊지 않는다고 합니까?”
010_0427_c_05L爾時思益梵天說此偈已白佛言何謂菩薩其心堅固而無疲倦謂菩薩所言決定而不中悔何謂菩薩增長善根何謂菩薩無所恐畏威儀不動何謂菩薩成就白法何謂菩薩善知從一地至一地何謂菩薩於衆生中善知方便何謂菩薩善化衆生何謂菩薩世世不失菩提之心何謂菩薩能一其心而無雜行何謂菩薩善求法何謂菩薩善出毀禁之罪何謂菩薩善障煩惱何謂菩薩善入諸大衆何謂菩薩善開法施何謂菩薩得先因力不失善根何謂菩薩不由他教而能自行六波羅蜜何謂菩薩能轉捨禪定還生欲界何謂菩薩於諸佛法得不退轉何謂菩薩不斷佛種
이때 세존께서 사익범천을 칭찬하셨다.
“훌륭하구나, 훌륭하구나. 능히 여래께 이와 같은 일들을 물었으니, 너는 지금 잘 듣고 잘 생각하여 기억하도록 하여라.”
010_0427_c_21L爾時世尊讚思益梵天善哉善哉問如來如此之事汝今諦聽善思念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즐거이 듣고자 합니다.”
唯然世尊願樂欲聞
010_0428_a_02L부처님께서 사익범천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그 마음이 견고하여 피로하거나 권태로움이 없다.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모든 중생들에게 대비심(大悲心)을 일으키는 것이며, 둘째는 정진하여 게으르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생사(生死)란 꿈과 같다는 것을 믿고 이해하는 것이며, 넷째는 올바르게 부처님의 지혜를 사유하고 헤아리는 것이니, 보살에게는 이 네 가지 법이 있어서 그 마음이 견고하여 피로하거나 권태로움이 없다.
010_0427_c_24L佛告思益梵菩薩有四法堅固其心而不疲倦何等四一者於諸衆生起大悲心精進不懈三者信解生死如夢正思量佛之智慧菩薩有此四法堅固其心而不疲倦
범천이여,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말한 바를 결정하여 중간에 후회함이 없다.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모든 법에는 ‘나’가 없다[諸法無我]는 말을 결정하는 것이며, 둘째는 태어나는 모든 곳에는 즐거움이 없다는 말을 결정하는 것이며, 셋째는 항상 대승(大乘)을 찬미하는 것을 결정하는 것이며, 넷째는 죄와 복의 업은 잃어버리지 않는다는 말을 결정하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010_0428_a_06L梵天菩薩有四所言決定而不中悔何等四一者決定說諸法無我二者決定說諸生處無可樂者三者決定常讚大乘四者決定說罪福業不失是爲四
범천이여,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선근을 늘어나고 자라게 하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계를 지키는 것이고, 둘째는 많이 듣는 것이고, 셋째는 보시이고, 넷째는 출가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010_0428_a_10L梵天薩有四法增長善根何等爲四一者持戒二者多聞三者布施四者出家是爲四
범천이여,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두려워함이 없고 위의(威儀)가 동요하지 않는다.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이로움을 잃는 것이고, 둘째는 나쁜 이름을 얻는 것이며, 셋째는 훼손되어 욕을 당하는 것이고, 넷째는 고뇌(苦惱) 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010_0428_a_13L梵天菩薩有四法無所恐畏威儀不轉何等四一者失利二者三者毀辱四者苦惱是爲四
범천이여,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결백하고 청정한 선한 법을 성취한다.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남을 가르쳐서 죄와 복을 믿게 하는 것이며, 둘째는 보시를 행하되 과보(果報)를 바라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정법(正法)을 수호하는 것이며, 넷째는 지혜로 모든 보살들을 가르치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010_0428_a_15L梵天菩薩有四法成就白法何等四一者教人令信罪福二者布施不求果報三者守護正法四者以智慧教諸菩是爲四
범천이여,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하나의 지(地)로부터 하나의 지에 이르는 것을 잘 안다.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오랫동안 선근을 심는 것이며, 둘째는 모든 잘못과 허물에서 떠나는 것이며, 셋째는 방편으로 회향(廻向)함을 잘 아는 것이며, 넷째는 부지런히 정진(精進)하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010_0428_a_19L梵天菩薩有四法善知從一地至一地何等四一者久殖善根二者離諸過咎三者善知方便迴向四者勤行精進是爲四
범천이여,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방편을 잘 안다.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중생의 뜻에 순응하는 것이며, 둘째는 남의 공덕에 따라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며, 셋째는 잘못을 뉘우쳐 죄를 없애는 것이며, 넷째는 모든 부처님께 설법해 주시기를 권청하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010_0428_a_22L梵天菩薩有四法善知方便何等四一者順衆生二者於他功德起隨喜心三者過除罪四者勸請諸佛是爲四
010_0428_b_02L범천이여,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중생들을 잘 교화한다.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항상 중생들을 이롭고 편안하게 하기를 구하는 것이며, 둘째는 스스로 자기의 즐거움을 버리는 것이며, 셋째는 마음이 온화하고 인욕(忍辱)하는 것이며, 넷째는 교만한 마음을 제거하여 버리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010_0428_b_02L梵天菩薩有四法善化衆生何等四一者常求利安衆生二者自捨己樂三者心和忍辱四者除捨憍慢是爲四
범천이여,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나도 보리의 마음을 잃지 않는다.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항상 염불(念佛)하는 것이며, 둘째는 공덕을 지어서 항상 보리(菩提)가 되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선지식(善知識)을 가까이하는 것이며, 넷째는 대승을 칭송하여 드날리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010_0428_b_05L梵天菩薩有四法世世不失菩提之何等四一者常憶念佛二者所作功德常爲菩提三者親近善知識稱揚大乘是爲四
범천이여,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능히 그 마음을 오로지 하여 잡스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성문(聲聞)의 마음을 떠나는 것이며, 둘째는 벽지불(辟支佛)의 마음을 여의는 것이며, 셋째는 법을 구하여 싫증내지 않는 것이고, 넷째는 들은 법을 널리 남을 위해 말해주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010_0428_b_09L梵天菩薩有四能一其心而無雜行何等四一者離聲聞心二者離辟支佛心三者法無厭四者如所聞法廣爲人說爲四
범천이여,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법보(法寶)를 잘 구한다.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법 안에서 보배로운 생각을 내는 것이니,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둘째는 법 안에서 약(藥)이 되는 생각을 내는 것이니, 중생의 병을 치료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법 안에서 재물과 이익되는 생각을 내는 것이니, 잃어버리지 않기 때문이다. 넷째는 법 안에서 일체의 고뇌를 소멸하는 생각을 내는 것이니, 열반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010_0428_b_13L梵天菩薩有四法善求法寶等四一者於法中生寶想以難得故二者於法中生藥想療衆病故三者於法中生財利想以不失故四者法中生滅一切苦想至涅槃故是爲
범천이여,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금계를 훼손하는 죄에서 잘 벗어난다.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는 것이니, 제법(諸法)은 옴[來]이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소멸함이 없는 법인(法忍)을 얻는 것이니, 제법은 감[去]이 없기 때문이다. 셋째는 인연인(因緣忍)을 얻는 것이니, 제법은 인연으로 생기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넷째는 무주인(無住忍)을 얻는 것이니, 다른 마음이 서로 이어짐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010_0428_b_18L梵天菩薩有四法善出毀禁之罪何等四一者得無生法忍以諸法無來故二者得無滅忍以諸法無去故三者得因緣忍知諸法因緣生故得無住忍無異心相續故是爲四
범천이여,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번뇌를 잘 막아낸다.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올바르게 생각하여 잊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모든 근(根)을 막는 것이며, 셋째는 훌륭한 법의 힘을 얻는 것이고, 넷째는 혼자 있으면서 멀리하고 떠나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010_0428_b_22L梵天菩薩有四法善障煩惱何等四一者正憶念二者障諸根三者得善法力四者獨處遠離是爲四
010_0428_c_02L범천이여,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모든 대중들 속으로 잘 들어간다.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법을 구하되 빼어난 것을 구하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공경심을 가지고 교만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오직 법의 이로움만을 구하지 스스로를 나타내려고 하지 않는 것이고, 넷째는 남에게 선법(善法)을 가르치되 명예와 이익을 구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010_0428_c_02L梵天薩有四法善入諸大衆何等四一者求法不求勝二者恭敬心無憍慢惟求法利不自顯現四者教人善不求名利是爲四
범천이여,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법시(法施)를 잘 연다.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법을 수호하는 것이고, 둘째는 스스로 지혜를 더하고 또한 남에게도 더해주는 것이며, 셋째는 착한 사람의 법을 행하는 것이고, 넷째는 남에게 더럽고 깨끗함을 보이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010_0428_c_06L梵天菩薩有四善開法施何等四一者守護於法二者自益智慧亦益他人三者行善人法四者示人垢淨是爲四
범천이여,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앞선 인[先因]의 힘을 얻어 선근을 잃지 않는다.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남의 모자람을 보고 허물로 여기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성내고 분노하는 사람에 대하여 항상 자비심을 닦는 것이며, 셋째는 항상 제법(諸法)의 인연을 말해 주는 것이고, 넷째는 항상 보리를 생각하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010_0428_c_09L梵天薩有四法得先因力不失善根何等一者見他人闕不以爲過二者於瞋怒人常修慈心三者常說諸法因緣四者常念菩提是爲四
범천이여,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남의 가르침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 6바라밀을 행할 수 있다.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보시로써 남을 인도하는 것이고, 둘째는 다른 사람이 금계(禁戒)를 훼손한 죄를 말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거두는 법[攝法]을 잘 알아서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고, 넷째는 깊은 법을 이해하여 통달하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010_0428_c_13L梵天菩薩有四法不由他教而能自行六波羅蜜何等四一者以施導人二者不說他人毀禁之罪三者善知攝法教化衆四者解達深法是爲四
범천이여,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선정(禪定)을 버리고 욕계(欲界)에 환생할 수 있다.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그 마음이 유연(柔軟)한 것이고, 둘째는 모든 근(根)의 힘을 얻는 것이며, 셋째는 일체의 중생들을 버리지 않는 것이고, 넷째는 지혜와 방편의 힘을 잘 닦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010_0428_c_17L梵天菩薩有四法能轉捨禪定還生欲界何等一者其心柔軟二者得諸根力不捨一切衆生四者善修智慧方便之力是爲四
범천이여,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모든 불법에 대하여 물러나지 않음[不退轉]을 얻는다.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한량없는 생사를 받는 것이고, 둘째는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이며, 셋째는 한량없는 자심(慈心)을 수행하는 것이고, 넷째는 한량없는 부처님의 지혜를 믿고 이해하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010_0428_c_21L梵天菩薩有四法諸佛法得不退轉何等四一者受無量生死二者供養無量諸佛三者行無量慈心四者信解無量佛慧爲四
010_0429_a_02L범천이여,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부처의 종자를 끊지 않는다.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본원(本願)에서 물러나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말한 것은 반드시 시행(施行)하는 것이며, 셋째는 크게 정진하고자 하는 것이고, 넷째는 깊은 마음으로 불도(佛道)를 행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보살에게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부처의 종자를 끊지 않는 것이다.”
010_0429_a_02L梵天菩薩有四法不斷佛種等四一者不退本願二者言必施行三者大欲精進四者深心行於佛道是爲菩薩有四法不斷佛種
이 모든 네 가지 법을 말씀하실 때 2만 2천의 하늘과 사람들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을 일으켰고, 5천 명의 사람들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
시방에서 온 모든 보살들이 부처님께 공양하고 하늘 꽃을 뿌렸는데 삼천대천세계를 두루하여 무릎까지 쌓였다.
010_0429_a_05L說是諸四法時二萬二千天及人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五千人得無生法忍十方諸來菩薩供養於佛所散天花周遍三千大千世界積至于膝

3. 분별품(分別品)[거란본에는 「보살정문품(菩薩正問品)」 제3 으로 되어 있음]
010_0429_a_09L分別品第三丹本菩薩正問品第三

이때 망명보살이 사익범천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당신은 바르게 묻는 보살 가운데 가장 으뜸이라고 하셨는데, 무엇을 보살이 묻되 바르게 묻는다고 합니까?”
010_0429_a_10L爾時網明菩薩問思益梵天言佛說汝於正問菩薩中爲最第一何謂菩薩所問爲正問耶
범천이 말했다.
“망명이여, 만약 보살이 남[彼]과 나[我]로써 묻는다면 삿된 질문이라 하며, 분별법(分別法)으로써 묻는다면 삿된 질문이라 합니다. 만약 남과 내가 없는 질문이라면 바르게 묻는 것이라 하고, 분별하지 않는 법으로써 묻는다면 바르게 묻는 것이라 합니다.
010_0429_a_13L梵天言網明若菩薩以彼我問名爲邪問分別法問爲邪問若無彼我問名爲正問不分別法問名爲正問
또 망명이여, 태어남 때문에 묻는다면 삿된 질문이라 하고, 소멸함 때문에 묻는다면 삿된 질문이라 하며, 머무름 때문에 묻는다면 삿된 질문이라 합니다. 만약 태어남 때문에 묻는 것이 아니거나, 소멸함 때문에 묻는 것이 아니거나, 머무름 때문에 묻는 것이 아니라면, 이것을 바르게 묻는 것이라 합니다.
010_0429_a_16L網明以生故問名爲邪問以滅故問名爲邪問以住故問名爲邪問若不以生故問不以滅故問不以住故問名爲正問
010_0429_b_02L또 망명이여, 만약 보살이 더러움을 위함 때문에 묻는다면 삿된 질문이라 하고, 깨끗하기 위함 때문에 묻는다면 삿된 질문이라 하며, 생사(生死)를 위함 때문에 묻는다면 삿된 질문이라 하고, 생사를 벗어나기 위함 때문에 묻는다면 삿된 질문이라 하고, 열반(涅槃)을 위함 때문에 묻는다면 삿된 질문이라 합니다.
만약 더러움과 깨끗함을 위함 때문에 묻는 것이 아니거나, 생사나 생사를 벗어나기 위함 때문에 묻는 것이 아니거나, 열반을 위함 때문에 묻는 것이 아니라면, 이것을 바르게 묻는 것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법위(法位)에는 더러움도 없고 깨끗함도 없으며 태어남도 없고 죽음도 없으며 열반도 없기 때문입니다.
010_0429_a_19L若菩薩爲垢故問名爲邪問爲淨故問名爲邪問爲生死故問名爲邪爲出生死故問名爲邪問爲涅槃故問名爲邪問若不爲垢淨故問爲生死出生死故問不爲涅槃故問名爲正問所以者何法位中無垢無生無死無涅槃
또 망명이여, 만약 보살이 보기 위함 때문에 묻거나, 끊기 위함 때문에 묻거나, 증득(證得)하기 위함 때문에 묻거나, 닦기 위함 때문에 묻거나, 얻기 위함 때문에 묻거나, 과보[果]를 위함 때문에 묻는다면 삿된 질문이라 합니다.
만약 보는 것도 없고, 끊음도 없고, 증득함도 없고, 닦음도 없고, 얻음도 없고, 과보도 없기 때문에 묻는다면 이것을 바르게 묻는 것이라 합니다.
010_0429_b_03L網明若菩薩爲見故問爲斷故問爲證故問爲修故問爲得故問爲果故問名爲邪問若無見無斷無證無修無得無果故名爲正問
또 망명이여, 이것은 선(善)이며 이것은 불선(不善)이라고 하는 것을 삿된 질문이라 하며, 이것은 세간법(世間法)이며 이것은 출세간법(出世間法)이라고 하거나, 이것은 법에 죄가 되고 이것은 법에 죄가 되지 않는다고 하거나, 이것은 유루법(有漏法)이며 이것은 무루법(無漏法)이라고 하거나, 이것은 유위법(有爲法)이며 이것은 무위법(無爲法)이라고 하는 등의 이와 같은 두 가지 법을 의지하는 바에 따라 묻는 것을 삿된 질문이라고 합니다.
만약 둘[二] 이라고 보지 않고, 둘이 아니라고도 보지 않고 묻는다면, 바르게 묻는 것이라고 합니다.
010_0429_b_07L網明是善是不善爲邪問是世閒法是出世閒法是罪是無罪法是有漏法是無漏法有爲法是無爲法如是等二法隨所依而問者名爲邪問若不見二不見不二問名爲正問
또 망명이여, 만약 보살이 부처님을 분별하여 묻는다면, 삿된 질문이라고 합니다. 법을 분별하거나, 승(僧)을 분별하거나 중생을 분별하거나 부처님의 국토를 분별하거나 모든 승(乘)을 분별하여 묻는다면, 삿된 질문이라고 합니다.
만약 법에서 하나라거나 다르다는 생각을 내지 않고 묻는다면, 바르게 묻는 것이라고 합니다.
010_0429_b_12L網明若菩薩分別佛問名爲邪問分別法分別僧別衆生分別佛國分別諸乘問名爲邪問若於法不作一異問者名爲正
또 망명이여, 일체의 법은 바르기도 하고 일체의 법은 삿되기도 합니다.”
網明一切法正一切法邪
망명이 범천에게 말했다.
“무엇을 일러 일체의 법은 바르기도 하고 일체의 법은 삿되기도 하다고 하는 것입니까?”
010_0429_b_16L網明梵天何謂一切法正一切法邪
범천이 말했다.
“모든 법성(法性)은 무심한 까닭에 일체의 법은 바르다고 하는 것이니, 만약 무심한 법 가운데서 마음으로 분별하여 본다면 일체의 법은 삿되다고 하는 것입니다.
일체의 법이 상(相)을 떠난 것을 바르다고 하는 것이니, 만약 이 상을 떠난 것을 믿고 이해하여 통달하지 않는다면 이는 곧 모든 법을 분별하는 것입니다. 만약 모든 법을 분별한다면 증상만(增上慢)에 들어가 분별하는 바를 따르게 되니, 모두 삿되다고 하는 것입니다.”
010_0429_b_17L天言於諸法性無心故一切法名爲若於無心法中以心分別觀者一切法名爲邪一切法離相名爲正若不信解達是離相是卽分別諸法若分別諸法則入增上慢隨所分別皆名爲邪
망명이 말했다.
“무엇을 일러 모든 법의 바른 성품[正性]이라고 합니까?”
網明言何謂爲諸法正性
범천이 말했다.
“모든 법은 자성(自性)을 여의고, 욕심[欲際]을 여의었으므로 이것을 바른 성품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010_0429_b_23L梵天諸法離自性離欲際是名正性
망명이 말했다.
“이와 같은 바른 성품을 조금 알 수 있습니다.”
010_0429_b_24L明言少有能解如是正性
010_0429_c_02L범천이 말했다.
“이 바른 성품은 하나가 아니며 많지도 않습니다.
망명이여, 만약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모든 법의 바른 성품을 이와 같이 알 수 있되, 이미 알았거나, 지금 알거나, 미래에 알게 된다면, 이러한 사람은 이미 얻은 법(法)도 없고, 지금 얻을 법도 없고, 미래에 얻을 법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얻음도 없고 분별함도 없음을 이름하여 ‘지은 바의 일을 판상(辦相)했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만약 사람이 모든 법의 바른 성품에 대해 듣고 부지런히 정진한다면 이것을 ‘말씀하신대로 수행함’이라고 하니, 하나의 지(地)로부터 하나의 지에 이르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하나의 지로부터 하나의 지에 이르지 않는다면, 이런 사람에게는 생사가 있지 않고, 열반이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부처님은 생사를 얻으심이 없고 열반도 얻으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010_0429_c_02L梵天言正性不一不多網明若有善男子女人能如是知諸法正性若已知今知若當知是人無有法已得無有法今得無有法當得所以者何佛說無得無分別名爲所作已辦相若人聞是諸法正性勤行精進是名如說修行不從一地至一地若不從一地至一地是人不在生死不在涅槃所以者何諸佛不得生死不得涅槃
망명이 말했다.
“부처님께서는 생사를 건네주기 위하여 설법하시는 것이 아닙니까?”
010_0429_c_11L網明佛不爲度生死故說法耶
범천이 말했다.
“부처님께서 보이신 법에 생사를 건넌 것이 있습니까?”
010_0429_c_12L梵天言佛所示法有度生死耶
망명이 말했다.
“없습니다.”
網明言無也
범천이 말했다.
“이러한 인연을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중생들에게 생사를 벗어나 열반에 들어가도록 하신 것이 아니라, 다만 망상으로 생사와 열반을 두 가지 상(相)으로 분별하는 이를 제도하신 것뿐이니, 이 가운데는 진실로 생사를 건너 열반에 이르게 한 것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법은 평등하여 오고 감이 없고, 생사를 벗어남도 없으며, 열반에 들어가는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010_0429_c_13L梵天言以是因緣當知佛不令衆生出生死入涅槃但爲度妄想分別生涅槃二相者耳此中實無度生死至涅槃者所以者何諸法平等無有往來無出生死無入涅槃
이때 세존께서 사익범천을 칭찬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훌륭하구나.
모든 법의 바른 성품을 말했으니, 응당 네가 말한 것과 같도다.”
이 법을 말할 때에 2천 명의 비구는 모든 법을 받지 않고 번뇌가 다하여 마음에 해탈을 얻었다.
010_0429_c_18L爾時世尊讚思益梵天言善哉善哉說諸法正應如汝所說說是法時二千比丘不受諸法漏盡心得解脫
부처님께서 범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생사를 얻음도 없고 열반을 얻음도 없으니, 여래가 비록 생사를 말하지만 진실로 어떤 사람도 생사를 오고 감이 없고, 비록 열반을 말하지만 진실로 어떤 사람도 멸도(滅度)를 얻은 이가 없다.
만약 이 법문에 들어오는 이가 있다면, 이런 사람은 생사의 상(相)도 없고 멸도의 상도 없다.”
010_0429_c_21L佛告梵天我不得生死不得涅槃如來雖說生實無有人往來生死雖說涅槃無有人得滅度者若有入此法門者人非生死相非滅度相
010_0430_a_02L이때 모임 가운데 오백 명의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이렇게 말하였다.
“저희들은 공연히 범행(梵行)을 닦았습니다. 지금 멸도함이 있는 분을 실제로 보고 있는데도 멸도함이 있지 않다고 말씀하시니, 저희들은 어떻게 해야 도를 닦고 지혜를 구할 수 있겠습니까?”
010_0430_a_02L爾時會中五百比丘從坐而起作是言我等空修梵行今實見有滅度者而言無有滅我等何用修道求智慧爲
이때 망명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법에 대하여 본다는 생각을 낸다면 이 사람에게는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반드시 열반을 본다고 한다면 이 사람은 생사를 건너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열반은 모든 상(相)이 소멸하여 없어지고 일체의 흔들리는 생각과 희론(戱論)을 멀리 여읜 것이라 이름하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바른 법 안에서 출가하였으나 이제 외도(外道)의 삿된 견해에 떨어졌습니다.
열반의 결정된 상을 보는 것은 비유하자면 참깨[麻]에서 기름이 나오고, 낙(酪)에서 소(酥)가 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사람이 모든 법의 멸상(滅相) 가운데서 열반을 구한다면 저는 이런 무리들은 모두 증상만(增上慢)의 사람이 된다고 말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바르게 도를 행하는 자는 법에 대하여 생겨남[生]도 짓지 않고 멸(滅)함도 짓지 않아서, 얻을 것도 없고 과보[果]도 없습니다.”
010_0430_a_05L爾時網明菩薩白佛言世尊若有於法生見則於其人佛不出世世尊有決定見涅槃者是人不度生死以者何涅槃名爲除滅諸相遠離一切動念戲論世尊是諸比丘於佛正法出家而今墮於外道邪見見涅槃決定相譬如從麻出油從酪出酥若人於諸法滅相中求涅槃者說是輩皆爲增上慢人世尊正行道於法不作生不作滅無得無果
망명이 범천에게 말하였다.
“자리에서 일어난 이 5백의 비구들을 그대는 마땅히 방편을 지어서 그들의 마음을 인도하여 이 법문(法門)에 들어오게 하고, 믿음과 이해를 얻어 모든 삿된 견해를 여의도록 해야만 합니다.”
010_0430_a_15L明謂梵天言是五百比丘從坐起者汝當爲作方便引導其心入此法門令得信解離諸邪見
010_0430_b_02L범천이 말했다.
“선남자여, 가령 항하사(恒河沙)만큼 많은 겁을 지날지라도 능히 이와 같은 법문(法門)에서 벗어날 수는 없으니, 비유하자면 어리석은 사람이 허공을 두려워하여 허공을 버리고 달아난다 해도 이르는 곳마다 허공을 떠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이 모든 비구들 역시 그와 같아서 비록 다시 멀리 간다 해도 공상(空相)을 벗어날 수 없고, 무상(無相)의 상을 벗어날 수 없고, 무작(無作)의 상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또 마치 어떤 사람이 허공을 찾아 동서로 달려가면서 ‘는 허공을 얻고자 한다. 나는 허공을 얻고자 한다’ 말해도 이 사람은 단지 허공의 이름만을 말하는 것이어서 허공을 얻지 못하고 허공을 가고 있어도 허공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 이 모든 비구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열반을 구하고자 하여 열반 가운데를 가고 있으면서도 열반을 얻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열반이라는 것은 단지 이름만 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허공이란 단지 이름만 있고 얻어 가질 수 없는 것과 같이, 열반도 역시 이와 같아서 단지 이름만 있을 뿐 얻을 수는 없습니다.”
010_0430_a_18L梵天言善男子縱使令去至恒河沙劫不能得出如此法門譬如癡人畏於虛空捨空而在所至處不離虛空此諸比丘亦復如是雖復遠去不出空相不出無相相不出無作相又如一人求索虛東西馳走言我欲得空我欲得空是人但說虛空名字而不得空於空中行而不見空此諸比丘亦復如是求涅槃行涅槃中而不得涅槃所以者何涅槃者但有名字猶如虛空但有名字不可得取涅槃亦復如是有名字而不可得
이때 5백 명의 비구들은 이 법을 설하는 것을 듣고서 모든 법을 받지 않고 번뇌가 다하여 마음에 해탈을 얻었으며, 아라한(阿羅漢)의 도를 얻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만약 사람이 모든 법에 대하여 끝내 멸상 가운데서 열반을 구한다면 그 사람에게는 부처가 세상에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지금 범부(凡夫)도 아니며, 배운 것도 아니며, 배우지 않은 것도 아니며, 생사에 있지도 않고 열반에 있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셨기 때문이니, 일체의 흔들리는 생각과 희론을 멀리 여의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010_0430_b_07L爾時五百比丘聞說是法不受諸法漏盡心得解脫阿羅漢道作是言世尊若人於諸法畢竟滅相中求涅槃者則於其人佛不出世世尊我等今者非凡夫非學非無學不在生死不在涅槃所以者佛出世故名爲遠離一切動念戲論
이때 장로(長老) 사리불(舍利弗)이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지금 바른 지혜를 얻었으니, 자기에게 이로움이 되는가?”
010_0430_b_13L爾時長老舍利弗謂諸比丘汝今得正智爲己利耶
5백의 비구들이 말하였다.
“장로 사리불이여, 저희들은 지금 모든 번뇌를 얻어서 지을 수 없는 것을 짓고 있습니다.”
010_0430_b_15L五百比丘言長老舍利弗我等今者得諸煩惱不可作而
사리불이 말하였다.
“무슨 까닭으로 이런 말을 하는가?”
舍利弗言何故說此
모든 비구들이 말하였다.
“모든 번뇌의 실상(實相)을 알았기 때문에 모든 번뇌를 얻었다고 말한 것이며, 열반은 곧 지음이 없음을 본성으로 하는데, 저희들이 이미 증득했기 때문에 지을 수 없는 것을 짓는다고 말했습니다.”
010_0430_b_17L諸比丘言諸煩惱實相故言得諸煩惱涅槃是無作性我等已證故說不可作而作
사리불이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훌륭하구나. 그대들은 이제 복전(福田)에 머물면서 능히 공양을 소화할 수 있겠구나.”
010_0430_b_19L舍利弗言善哉善哉汝等今者住於福田能消供養
여러 비구들이 말했다.
“위대한 스승이신 세존께서도 오히려 모든 공양을 소화하지 못하시는데 어찌 하물며 저희들이겠습니까?”
010_0430_b_21L諸比丘言大師世尊尚不能消諸供養何況我等
사리불이 말하였다.
“무슨 까닭으로 이런 말을 하는가?”
010_0430_b_22L舍利弗何故說此
여러 비구들이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법성(法性)을 보시고 법성은 항상 청정하다는 것을 아시기 때문입니다.”
010_0430_b_23L諸比丘言世尊知見法性常淨故
이에 사익범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누가 마땅히 공양을 받을 수 있습니까?”
010_0430_b_24L於是思益梵天白佛言世尊誰應受供養
010_0430_c_02L부처님께서 범천에게 말씀하셨다.
“세간의 법[世法]에 끌리는 바가 되지 않는 자이다.”
010_0430_c_02L佛告梵天不爲世法之所牽者
“세존이시여, 누가 응당 공양을 소화할 수 있습니까?”
世尊誰能消供養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법에서 취하는 것이 없는 자이다.”
010_0430_c_03L佛言於法無所取者
“세존이시여, 누가 세간의 복전(福田)이 됩니까?”
世尊誰爲世閒福田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리(菩提)의 성품을 무너뜨리지 않는 자이다.”
010_0430_c_04L佛言不壞菩提性者
“세존이시여, 누가 중생의 선지식이 됩니까?”
010_0430_c_05L世尊誰爲衆生善知識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일체의 중생들에게 자심(慈心)을 버리지 않는 자이다.”
010_0430_c_06L佛言於一切衆生不捨慈心
“세존이시여, 누가 부처님의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자입니까?”
世尊誰知報佛恩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처의 종자(種子)를 끊지 않는 자이다.”
010_0430_c_07L佛言不斷佛種
“세존이시여, 누가 부처님을 공양할 수 있습니까?”
世尊誰能供養佛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히 무생의 경지[無生際]를 통달한 자이다.”
010_0430_c_08L佛言能通達無生際者
“세존이시여, 누가 부처님을 친근(親近)히 할 수 있습니까?”
世尊誰能親近佛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목숨을 잃는 인연에 이르더라도 금계(禁戒)를 무너뜨리지 않는 자이다.”
010_0430_c_09L佛言乃至失命因緣不毀禁者
“세존이시여, 누가 부처님을 공경할 수 있습니까?”
010_0430_c_10L世尊誰能恭敬於佛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6근(根)을 잘 덮어버리는 자이다.”
佛言善覆六根者
“세존이시여, 누구를 재물이 있는 부자라고 합니까?”
010_0430_c_11L世尊誰名財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일곱 가지 재물을 성취한 자이다.”
佛言成就七財者
“세존이시여, 누구를 만족함을 안다고 합니까?”
世尊誰名知足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출세간(出世間)의 지혜를 얻은 자이다.”
010_0430_c_12L佛言得出世閒智慧者
“세존이시여, 누가 멀리 여읜 자입니까?”
010_0430_c_13L世尊誰爲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3계 가운데서 원하는 바가 없는 자이다.”
佛言於三界中無所願者
“세존이시여, 누가 구족(具足)한 자입니까?”
010_0430_c_14L世尊爲具足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히 일체의 번뇌[結使]를 끊은 자이다.”
佛言能斷一切諸結使者
“세존이시여, 누가 즐거운 사람[樂人] 입니까?”
010_0430_c_15L誰爲樂人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탐욕과 집착이 없는 자이다.”
佛言無貪著者
“세존이시여, 누가 탐욕이 없는 자입니까?”
010_0430_c_16L世尊無貪著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5음(陰)을 알고 보는 자이다.”
佛言知見五陰者
“세존이시여, 누가 탐욕의 강을 건넜습니까?”
010_0430_c_17L世尊誰度欲河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히 6입(入)을 버린 자이다.”
佛言能捨六入者
“세존이시여, 누가 피안(彼岸)에 머뭅니까?”
010_0430_c_18L世尊誰住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히 모든 도(道)는 평등하다는 것을 아는 자이다.”
佛言能知諸道平等者
“세존이시여, 무엇을 일러 보살이 시주(施主)가 될 수 있다고 합니까?”
010_0430_c_19L世尊何謂菩薩能爲施主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은 중생에게 일체의 지혜로운 마음[智心]을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010_0430_c_20L佛言菩薩能教衆生一切智心
“세존이시여, 무엇을 일러 보살이 금계(禁戒)를 봉행할 수 있다고 합니까?”
世尊何謂菩薩能奉禁戒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항상 보리의 마음을 버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010_0430_c_21L佛言常能不捨菩提之心
“세존이시여, 무엇을 일러 보살이 인욕(忍辱)을 행할 수 있다고 합니까?”
010_0430_c_22L世尊何謂菩薩能行忍辱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심상(心相)이 생각마다 멸함을 보기 때문이다.”
佛言見心相念念滅
“세존이시여, 무엇을 일러 보살이 정진(精進)을 행할 수 있다고 합니까?”
010_0430_c_23L世尊何謂菩薩能行精進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음은 구해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010_0430_c_24L佛言求心不可得
“세존이시여, 무엇을 일러 보살이 선정(禪定)을 행할 수 있다고 합니까?”
世尊何謂菩薩能行禪定
010_0431_a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히 몸과 마음의 거친 상[麤相]을 없애기 때문이다.”
010_0431_a_02L佛言除身心麤相
“세존이시여, 무엇을 일러 보살이 지혜를 행할 수 있다고 합니까?”
010_0431_a_03L世尊何謂菩薩能行智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일체의 법에 대하여 희론이 없기 때문이다.”
佛言於一切法無有戲論
“세존이시여, 무엇을 일러 보살이 자심(慈心)을 행할 수 있다고 합니까?”
010_0431_a_04L世尊謂菩薩能行慈心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중생이라는 생각[衆生想]을 내지 않기 때문이다.”
佛言不生衆生想
“세존이시여, 무엇을 일러 보살이 비심(悲心)을 행할 수 있다고 합니까?
010_0431_a_05L世尊何謂菩薩能行悲心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법(法)이라는 생각을 내지 않기 때문이다.”
010_0431_a_06L佛言不生法想
“세존이시여, 무엇을 일러 보살이 희심(喜心)을 행할 수 있다고 합니까?”
世尊何謂菩薩能行喜心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我]라는 생각을 내지 않기 때문이다.”
010_0431_a_07L佛言生我想
“세존이시여, 무엇을 일러 보살이 마음을 버림을 행할 수 있다고 합니까?”
世尊何謂菩薩能行捨心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남’이라거나 ‘나’라는 생각을 내지 않기 때문이다.”
010_0431_a_08L不生彼我想
“세존이시여, 무엇을 일러 보살이 믿음에 안주(安住)한다고 합니까?”
010_0431_a_09L世尊何謂菩薩安住於信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더러움이 없는 법을 믿고 이해하기 때문이다.”
佛言信解無濁法
“세존이시여, 무엇을 일러 보살이 공(空)에 안주한다고 합니까?”
010_0431_a_10L世尊何謂菩薩安住於空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일체의 언어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다.”
佛言不著一切語言
“세존이시여, 무엇을 일러 보살이 부끄러워함[慙]이 있다고 합니까?”
010_0431_a_11L何謂菩薩名爲有慚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불법[內法]을 보고 알기 때문이다.”
010_0431_a_12L佛言知見內
“세존이시여, 무엇을 일러 보살이 수치스러워함[愧]이 있다고 합니까?”
世尊何謂菩薩名爲有愧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외도들의 법[外法]을 버렸기 때문이다.”
010_0431_a_13L佛言捨於外法
“세존이시여, 무엇을 일러 보살이 두루 행한다고 합니까?”
世尊何謂名爲菩薩遍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히 몸ㆍ입ㆍ뜻의 업을 깨끗이 하기 때문이다.”
010_0431_a_14L佛言能淨身口意業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而說偈言

만약 몸이 깨끗하여 악함이 없고
입이 깨끗하여 항상 진실한 말을 하며
마음이 깨끗하여 항상 자비를 행한다면
이것이 바로 보살의 두루 행함이다.
010_0431_a_15L若身淨無惡
口淨常實語
心淨常行慈
是菩薩遍行

자비를 행하여 탐내거나 집착함이 없고
부정(不淨)을 관(觀)하여 성냄이 없으며
버림을 행하여 어리석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보살의 두루 행함이다.
010_0431_a_17L行慈無貪著
觀不淨無恚
行捨而不癡
是菩薩遍行

만약 마을이나 빈 들판이나
또는 대중들과 함께 할 때에
위의(威儀)가 끝내 바뀌지 않는다면
이것이 바로 보살의 두루 행함이다.
010_0431_a_18L若聚若空野
及與處大衆
威儀終不缺
是菩薩遍行

법을 알면 부처라 이름하고
떠남[離]을 알면 법이라 이름하며
없음[無]을 알면 승(僧)이라 이름하니
이것이 바로 보살의 두루 행함이다.
010_0431_a_19L知法名爲佛
知離名爲法
知無名爲僧
是菩薩遍行

많은 욕심[多欲]으로 행한 일을 알고
성냄과 어리석음으로 행한 일을 알아서
이런 행을 바꿀 줄 잘 안다면
이것이 바로 보살의 두루 행함이다.
010_0431_a_21L知多欲所行
知恚癡所行
善知轉此行
是菩薩遍行

욕계에도 의지하지 않으며
색계와 무색계에도 머물지 않고
이와 같이 선정(禪定)을 행한다면
이것이 바로 보살의 두루 행함이다.
010_0431_a_22L不依止欲界
不住色無色
行如是禪定
是菩薩遍行

모든 법은 공(空)하며
상(相)도 없고 지음도 없음을 믿고 알아서
모든 번뇌를 다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바로 보살의 두루 행함이다.
010_0431_a_23L信解諸法空
及無相無作
而不盡諸漏
是菩薩遍行
010_0431_b_02L
성문승(聲聞乘)과
벽지불승(辟支佛乘)을 잘 알아서
불승(佛乘)에 통달한다면
이것이 바로 보살의 두루 행함이다.
010_0431_b_02L善知聲聞乘
及辟支佛乘
通達於佛乘
是菩薩遍行

모든 법을 밝게 알아서
도(道)와 도 아닌 것을 의심하지 않으며
증오와 사랑하는 마음에 다름이 없다면
이것이 바로 보살의 두루 행함이다.
010_0431_b_03L明解於諸法
不疑道非道
憎愛心無異
是菩薩遍行

과거나 미래나
현재의 세상에 있어서
일체의 분별이 없다면
이것이 바로 보살의 두루 행함이다.
010_0431_b_04L於過去未來
及與現在世
一切無分別
是菩薩遍行
이 아래는 거란본에 「보살출과세간품(菩薩出過世間品)」 제4로 되어 있다.
此下丹本爲菩薩出過世間品第四

이때 사익범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엇을 일러 보살이 세간법(世間法)을 지나 세간법에 통달하고, 세간법에 통달하고 나서 중생들을 제도하며, 세간법에서 세간을 행하지만 세간을 무너뜨리지 않는다고 합니까?”
010_0431_b_06L爾時思益梵天白佛言世尊何謂菩薩過世閒法通達世閒法通達世閒法已度衆生於世閒法行於世閒不壞世閒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爾時世尊以偈答言

이 세간을 5음(陰)이라 말하니
세간에서 의지하는 바를
이 5음에서 의지한다면
세간법을 벗어나지 못하네.
010_0431_b_10L說五陰是世
世閒所依止
依止於五陰
不脫世閒法

보살은 지혜가 있으므로
세간의 참다운 모습[實相]이
이른바 5음과 같음을 알아서
세간법에 물들지 않으며
010_0431_b_12L菩薩有智慧
知世閒實相
所謂五陰如
世閒法不染

이익과 손해, 비난과 명예
칭찬과 비방, 괴로움과 즐거움
이러한 여덟 가지 법을
항상 세간에서 견제(牽制)하네.
010_0431_b_13L利衰及毀譽
稱譏與苦樂
如此之八法
常牽於世閒

큰 지혜의 보살은
세간법이 흩어져 소멸되고
세간이 파괴되고 허물어지는 상(相)을 보더라도
그곳에 처하여 동요함이 없으며
010_0431_b_14L大智慧菩薩
散滅世閒法
見世壞敗相
處之而不動

이익을 얻어도 마음이 높아지지 않고
이익을 잃어도 마음이 낮아지지 않아서
그 마음 견고하여 움직이지 않음이
마치 수미산과 같으니
010_0431_b_16L得利心不高
失利心不下
其心堅不動
譬如須彌山

이익과 손해, 비난과 명예
칭찬과 비방, 괴로움과 즐거움
이러한 여덟 가지 법에
그 마음이 항상 평등하네.
010_0431_b_17L利衰及毀譽
稱譏與苦樂
於此世八法
其心常平等

세간은 허망하여
모두 뒤바뀜[顚倒]으로부터 일어난 것임을 안다면
이와 같은 사람들은
세간의 도를 행하지 않네.
010_0431_b_18L知世閒虛妄
皆從顚倒起
如是之人等
不行世閒道

세간에 있는 도를
보살은 모두 알고 있으니
그러므로 능히 세간에서
중생의 고뇌를 제도하네.
010_0431_b_20L世閒所有道
菩薩皆識知
故能於世閒
度衆生苦惱

비록 세간법을 행한다 해도
연꽃과 같이 물들지 않고
또한 세간을 무너뜨리지 않으니
법성(法性)을 통달했기 때문이네.
010_0431_b_21L雖行於世閒
如蓮華不染
亦不壞世閒
通達法性故

세간에서 세간법을 행해도
이 세간을 모르지만
보살이 세간법을 행하는 것은
세간상(世間相)을 밝게 깨달아서라네.
010_0431_b_22L世閒行世閒
不知是世閒
菩薩行世閒
明了世閒相

세간은 허공상(虛空相)이고
허공 또한 모양이 없으니
보살은 이와 같음을 알기에
세간에 물들지 않는다네.
010_0431_b_24L世閒虛空相
虛空亦無相
菩薩知如是
不染於世閒
010_0431_c_02L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세간에서
아는 것에 따라 연설하니
세간의 성품을 알기 때문에
또한 세간을 무너뜨리지 않네.
010_0431_c_02L如所知世閒
隨知而演說
知世閒性故
亦不壞世閒

5음은 자성(自性)이 없으며
이것이 곧 세간의 성품이니
만약 사람이 이런 이치 모른다면
항상 세간에 머무를 것이며
010_0431_c_03L五陰無自性
是卽世閒性
若人不知是
常住於世閒

만약 5음이라는 것이
생(生)도 없고 멸(滅)도 없음을 안다면
이런 사람은 세간에서 행하되
세간에 의지하지 않으리라.
010_0431_c_05L若見知五陰
無生亦無滅
是人現行世
而不依世閒

범부는 법을 알지 못하므로
세간에서 쟁송(諍訟)을 일으키고는
이것은 진실이며 이것은 진실이 아니라고 하여
이 두 가지 상(相)에 머무르네.
010_0431_c_06L凡夫不知法
於世起諍訟
是實是不實
住是二相中

나는 항상 세간과 더불어
쟁송의 일을 일으키지 않으니
세간의 참다운 모습을
모두 이미 분명하게 알았기 때문이네.
010_0431_c_07L我常不與世
起於諍訟事
世間之實相
悉已了知故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에는
모두 다 쟁송할 것이 없으니
세간은 평등하기 때문에
실함도 아니며 허망함도 아님을 안다네.
010_0431_c_09L諸佛所說法
皆悉無諍訟
知世平等故
非實非虛妄

만약 불법에 반드시
실함이 있고 허망함이 있다고 한다면
이는 곧 탐하여 집착하는 것이니
외도와 다름이 없네.
010_0431_c_10L若佛法決定
有實有虛妄
是卽爲貪著
與外道無異

그러므로 이제 실재의 뜻에는
실함도 없고 허망함도 없으며
이 때문에 나는 항상
세간을 초월한 법에는 둘이 없다고 말했으니
010_0431_c_11L而今實義中
無實無虛妄
是故我常說
出世法無二

만약 사람이 세간의
이 같은 실재의 성품을 안다면
실함이나 허망함에 대하여
이 잘못된 견해[惡見]를 취하지 않으리라.
010_0431_c_13L若人知世閒
如是之實性
於實於虛妄
不取此惡見

이와 같이 세간이
청정하여 허공과 같음을 안다면
이는 큰 명칭을 가진 사람으로
세간을 해와 같이 비출 것이며
010_0431_c_14L如是知世閒
淸淨如虛空
是大名稱人
照世閒如日

만약 사람이 세간을 보되
내가 본 것처럼 한다면
이런 사람들은
능히 시방의 부처를 볼 것이며
010_0431_c_15L若人見世閒
如我之所見
如斯之人等
能見十方佛

모든 법은 인연을 따라 생겨나서
스스로 정해진 성품이 없으니
만약 이런 인연을 안다면
곧 법의 참다운 성품을 통달하리라.
010_0431_c_17L諸法從緣生
自無有定性
若知此因緣
則達法實相

만약 법의 실상(實相)을 안다면
이는 곧 공상(空相)을 아는 것이니
만약 능히 공상을 안다면
곧 도사(導師)를 보게 되리라.
010_0431_c_18L若知法實相
是則知空相
若能知空相
則爲見導師

만약 어떤 사람이
이와 같은 세간의 모습을 들을 수 있다면
비록 세간에서 행하더라도
세간에 머물지 않으리라.
010_0431_c_19L若有人得聞
如是世閒相
雖行於世閒
而不住世閒

여러 식견 있는 사람에게 의지하여
이런 일에 능히 미치지 못한다면
어떻게 세간에서 행하면서
세간을 의지하지 않겠는가?
010_0431_c_21L依止諸見人
不能及此事
云何行世閒
而不依世閒

만약 부처님이 열반하신 뒤에
이 법을 좋아하는 자가 있다면
부처님은 곧 그 사람에게
항상 법신(法身)을 나타내리라.
010_0431_c_22L若佛滅度後
有樂是法者
佛則於其人
常現於法身
010_0431_c_24L
만약 사람이 이것을 이해하고 통달하여
나의 법을 수호한다면
또한 나를 공양하는 것이고
또한 세간의 도사이다.
010_0431_c_23L若人解達此
則守護我法
亦爲供養我
亦是世導師

만약 사람이 잠깐 동안이라도
세간의 성품이 이러함을 들었다면
이 사람에게는 끝내
악마도 어쩌지 못하리라.
010_0432_a_02L若人須臾聞
世閒性如此
是人終不爲
惡魔所得便

만약 능히 이런 뜻을 통달한다면
큰 지혜를 지녀
법의 재보[法財]를 베푸는 주인이 되고
또한 금계(禁戒)를 구족하리라.
010_0432_a_03L若能達此義
則爲大智慧
法財之施主
亦是具禁戒

만약 세간이 이와 같음을 알아서
인욕(忍辱)의 힘이 용맹하고 건강하다면
모든 선정(禪定)을 구족(具足)하여
지혜에 통달하리라.
010_0432_a_04L若知世如此
忍辱力勇健
具足諸禪定
通達於智慧

있는 곳에서 이 법을 들으면
그 쪽에 곧 부처님이 계시리니
이와 같이 모든 보살들은
오래 도량에 앉아 있지 않으리라.
010_0432_a_06L所在聞是法
其方則有佛
如是諸菩薩
不久坐道場

만약 깊이 이와 같은 세간법을
사랑하고 즐거워한다면
능히 뭇 마군을 항복시키고
속히 위없는 도를 얻으리라.
010_0432_a_07L若有深愛樂
如是世閒法
則能降衆魔
疾得無上道

4. 해제법품(解諸法品) ①[이 품의 명칭은 거란본에는 없고 아 래 24폭(幅)의 ‘이시(爾時)’ 아래부터 「탄공품(歎功品)」 제5로 되어 있음]
010_0432_a_08L解諸法品第四此品名丹本無下二十四幅爾時下方爲歎功德品第五

부처님께서 다시 사익범천에게 말씀하셨다.
“여래는 세간을 초월하였으나 또한 세간의 괴로움[苦]과 세간의 쌓임[集]과 세간의 소멸[滅]과 세간이 소멸하는 도[滅道]를 말하였다.
범천이여, 5음(陰)을 세간의 괴로움이라 하고, 5음을 탐하고 집착하는 것을 세간의 쌓임이라 하며, 5음이 다한 것을 세간의 소멸이라 하고, 둘이 아닌 법으로 5음을 구하는 것을 세간이 소멸하는 도라고 한다.
또한 범천이여, 말한바 5음은 단지 말일 뿐이니, 그 가운데서 상(相)을 취하고 분별하여 견해를 내므로 이를 세간의 괴로움이라 하고, 이 견해를 버리지 않으므로 세간의 쌓임이라 하며, 이 견해는 자신의 모습[自相]이므로 세간의 소멸이라 하고, 어떤 도(道)를 따르든 이 견해를 취하지 않는 것을 세간이 소멸하는 도라고 한다.
범천이여, 이러한 인연 때문에 나는 외도선인(外道仙人)을 위해 말하였으니, 선인(仙人)은 너의 몸 안에서 곧 세간의 괴로움ㆍ세간의 쌓임ㆍ세간의 소멸ㆍ세간이 소멸하는 도를 말했다.”
010_0432_a_09L佛復告思益梵天如來出過世閒說世閒苦世閒集世閒滅世閒滅道五陰名爲世閒苦貪著五陰名爲世閒集五陰盡名爲世閒滅以無二法求五陰名爲世閒滅道梵天所言五陰但有言說於中取相分別生見說是名世閒苦不捨是見是名世閒集是見自相是名世閒滅隨以何道不取是見是名世閒滅道梵天以是因緣故我爲外道仙人說言仙人於汝身中卽說世閒苦世閒集世閒滅世閒滅道
이때 사익범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말씀하신 4성제(聖諦)에서 어떤 것이 진짜 성제입니까?”
010_0432_a_21L爾時思益梵天白佛言世尊所說四聖諦何等是眞聖諦
010_0432_b_02L“범천이여, 괴로움[苦]을 성제라고 하지 않고, 괴로움의 쌓임[苦集]을 성제라고 하지 않으며, 괴로움의 소멸[苦滅]을 성제라고 하지 않고, 괴로움이 소멸하는 도[苦滅道]를 성제라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만약 괴로움이 곧 성제라고 한다면 모든 소나 당나귀 같은 축생(畜生) 등도 모두 응당 고성제(苦聖諦)가 있을 것이다.
만약 쌓임이 곧 성제라고 한다면 모든 곳에서 태어나는 중생은 모두 마땅히 집성제(集聖諦)가 있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쌓임을 연고로 해서 6취(趣) 가운데 태어나기 때문이다.
만약 괴로움의 소멸이 곧 성제라고 한다면 소멸을 관찰하는 자나 단멸(斷滅)을 말하는 자는 모두 마땅히 멸성제(滅聖諦)가 있어야 할 것이다.
만약 도(道)를 곧 성제라고 한다면 일체 유위(有爲)의 도를 인연하는 것들은 모두 마땅히 도성제(道聖諦)가 있어야 할 것이다.
범천이여, 이러한 인연 때문에 마땅히 성제는 괴로움도 아니고 쌓임도 아니고 소멸함도 아니고 도(道)도 아님을 알아야 한다. 성제라는 것은, 괴로움이 생겨남이 없음을 아는 것을 바로 고성제라고 하며, 쌓임에 화합함이 없음을 아는 것을 바로 집성제라고 하며, 필경에는 소멸하는 법[滅法] 가운데 태어남도 없고 소멸함도 없음을 아는 것을 바로 멸성제라고 하며, 일체의 법은 평등하므로 둘이 아닌 법[不二法]으로 도를 얻는 것을 바로 도성제라고 한다.
010_0432_a_22L梵天苦不名爲聖諦苦集不名爲聖諦苦滅不名爲聖諦苦滅道不名爲聖諦所以者若苦是聖諦者一切牛驢畜生等皆應有苦聖諦若集是聖諦者一切在所生處衆生皆應有集聖諦所以者以集故生諸趣中若苦滅是聖諦觀滅者說斷滅者皆應有滅聖諦若道是聖諦者緣一切有爲道者皆應有道聖諦梵天以是因緣故當知聖諦非苦非集非滅非道聖諦者苦無生是名苦聖諦知集無和合是名集聖諦於畢竟滅法中知無生無滅是名滅聖諦於一切法平等以不二法得道是名道聖諦
010_0432_c_02L범천이여, 진짜 성제(聖諦)는 허망함이 없다.
허망이라는 것은, 말하자면 나[我]에 집착하고, 중생에 집착하고, 사람에 집착하고, 수명(壽命)에 집착하고, 양육(養育)에 집착하고, 유(有)에 집착하고, 무(無)에 집착하고, 생(生)에 집착하고, 멸(滅)에 집착하고, 생사(生死)에 집착하고, 열반에 집착하는 것이다. 범천이여, 만약 수행자가 말하기를 ‘나는 고(苦)를 보아 안다’고 한다면 이것이 바로 허망함이고, ‘나는 집(集)을 끊었다’고 한다면 이것이 바로 허망함이며, ‘나는 멸(滅)을 증득했다’고 한다면 이것이 바로 허망함이고, ‘나는 도를 닦았다’고 한다면 이것이 바로 허망함이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부처님이 호념(護念)하는 바를 어기고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허망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무엇이 부처님이 호념하는 바인가?
말하자면 일체의 모든 법을 기억하여 마음에 담지 않는 것이니, 만약 수행자가 이러한 생각에 머문다면 곧 일체의 상(相)에 머물지 않을 것이며, 만약 일체의 상에 머물지 않는다면 곧 실제(實際:眞如의 理體)에 머무는 것이며, 만약 실제에 머문다면 이를 마음에 머물지 않는다[不住心]고 한다. 만약 마음에 머물지 않는다면 이런 사람은 참다운 말[實語]만 하고 헛된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한다.
범천이여,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만약 실함도 아니고 허망함도 아니라면 이를 이름하여 성제(聖諦)라고 한다.
범천이여, 실함[實]은 끝내 실하지 않음[不實]을 짓지 않으니, 부처님이 계시거나 계시지 않거나 간에 법성(法性)은 항상 머무르며, 이른바 생사의 성품[性]이나 열반의 성품은 항상 실하다.
왜냐하면 생사를 떠나지 않고 열반을 얻는 것을 성제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사람이 이와 같이 4제(諦)를 증득한다면 그를 ‘세간에서 실함을 말하는 자’라고 한다.
010_0432_b_13L梵天眞聖諦者無有虛妄虛妄者所謂著我著衆著人著壽命者著養育者著有著著生著滅著生死著涅槃梵天行者言我知見苦是虛妄我斷集虛妄我證滅是虛妄我修道是虛妄所以者何是人違失佛所護念是故說爲虛妄何等是佛所護念謂不憶念一切諸法若行者住是念中則不住一切相若不住一切相則住實際若住實際是名不住心若不住心人名爲實語者非妄語者梵天是故當若非實非虛妄者是名聖諦梵天實者終不作不實若有佛若無佛性常住所謂生死性涅槃性常實以者何非離生死得涅槃名爲聖諦若人證如是四諦是名世閒實語者
범천이여, 미래에 어떤 비구가 몸도 닦지 않고, 계(戒)도 닦지 않고, 마음도 닦지 않고, 지혜도 닦지 않으면서 이 사람이 말하기를 ‘생사의 모습이 바로 고제(苦諦)이고, 여러 인연이 화합한 것이 바로 집제(集諦)이며, 멸법(滅法)이 바로 멸제(滅諦)이며, 둘인 법으로 상(相)을 구하는 것이 바로 도제(道諦)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고 한다면, 나는 ‘이 어리석은 사람은 외도의 무리로서 나는 그 사람의 스승이 아니며, 그는 나의 제자가 아니다’라고 말할 것이니, 이 사람은 삿된 도에 떨어져서 법을 부수고 잃었기 때문에 진리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범천이여, 또 나는 도량에 앉아서 관찰할 때에 한 법도 이것은 실하고 이것은 허망하다는 것을 얻지 않았다. 만약 내가 법을 얻음이 없다면, 이 법을 어찌 대중 가운데서 말함이 있고, 논의함이 있고, 교화함이 있을 수 있겠느냐?”
010_0432_c_06L梵天當來有比丘不修身不修戒修心不修慧是人說生死相是苦諦緣和合是集諦滅法故是滅諦以二法求相是道諦佛言我說此愚人是外道徒黨我非彼人師彼非我弟子是人墮於邪道破失法故說言有諦梵天汝且觀我坐道場時不得一法實是虛妄若我不得法是法寧可於衆中有言說有論議有教化耶
범천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010_0432_c_15L梵天不也世尊
“범천이여, 모든 법은 얻을 바가 없기 때문이고, 모든 법은 자성(自性)을 여의었기 때문이니, 나는 보리에 이런 탐애상(貪愛相)이 없다.”
010_0432_c_16L梵天以諸法無所得故諸法離自性故我菩提是無貪愛相
이때 사익범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여래께서 모든 법에 얻은 바가 없으시다면 무슨 이로움이 있습니까? 여래께서 보리를 얻음을 부처라고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010_0432_c_17L爾時思益梵天白佛言世尊若如來於法無所得者有何利益說如來得菩提名爲佛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이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내가 말한 법이 만약 유위(有爲)이거나 만약 무위(無爲)라면 이 법은 실한 것이냐, 허망한 것이냐?”
010_0432_c_20L佛言梵天於汝意云何我所說法若有爲若無爲是法爲爲虛妄耶
범천이 말하였다.
“이 법은 허망하여 실한 것이 아닙니다.”
梵天言是法虛妄非實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만약 법이 허망하여 실하지 않다면 이 법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010_0432_c_22L於汝意云何若法虛妄非實是法爲爲無
범천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만약 법이 허망하다면 이 법은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010_0432_c_24L梵天言世尊若法虛妄是法不應說有不應說無
010_0433_a_02L“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만약 법이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다면 이 법은 얻을 것이 있겠느냐?”
010_0433_a_02L於汝意云何法非有非無是法有得者不
범천이 말하였다.
“얻을 것이 없습니다.”
010_0433_a_03L梵天言無有得者
“범천이여, 여래가 도량에 앉아 있을 때, 오직 허망하고 전도(顚倒)되어 일어나는 번뇌는 필경에는 공한 성품임을 얻었다. 얻을 것이 없기 때문에 얻었고, 알 것이 없기 때문에 알았다. 왜냐하면 내가 얻은 법은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고 깨달을 수도 없고 알 수도 없고 취할 수도 없고 집착할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고 어려운 것도 아니며, 일체의 법상(法相)을 초월하므로 말[語]도 없고 설함[說]도 없고 문자(文字)도 없고 도(道)를 말함도 없기 때문이다.
범천이여, 이 법은 이와 같아서 마치 허공과 같다. 그대는 이러한 법 가운데서 이익을 얻고자 하느냐?”
010_0433_a_04L梵天如來坐道場時惟得虛妄顚倒所起煩惱畢竟空性以無所得故得以無所知故知所以者何我所得法不可見不可聞不可覺不可識不可取不可著不可說不可難出過一切法相無語無說無有文字無言說道梵天此法如是猶如虛空汝欲於如是法中得利益耶
010_0433_b_02L범천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부처님ㆍ여래께서는 매우 희유하셔서 일찍이 없던 법[未曾有法]을 성취하시고, 깊이 대자대비에 들어가셔서 이와 같은 적멸상(寂滅相)의 법을 얻으셨기 때문에 문자와 말로써 남을 가르쳐 그들로 하여금 적멸상을 얻게 하십니다.
세존이시여, 들음이 있어서 이를 능히 믿고 안다면 마땅히 이 사람은 조그마한 공덕을 따라서 오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만 합니다.
세존이시여, 이 법은 일체 세간에서는 믿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세간에서는 실[實]에 탐착하나 이 법은 실함도 없고 허망함도 없으며, 세간에서는 법에 탐착하나 이 법은 법도 없고 법 아님도 없으며, 세간에서는 열반에 탐착하나 이 법은 생사도 없고 열반도 없기 때문입니다. 세간에서는 선법(善法)에 탐착하나 이 법은 선도 없고 선 아님도 없으며, 세간에서는 즐거움에 탐착하나 이 법은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으며, 세간에서는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는 것에 탐착하나 이 법은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심도 없고 또한 열반도 없기 때문입니다. 비록 법을 설함이 있으나 이 법은 설할만한 상(相)이 아니며, 비록 승(僧)을 칭찬하여 설하나 승은 곧 무위(無爲)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법은 일체 세간에서 믿기 어렵습니다.
비유하자면 물 가운데서 불이 솟아나고, 불 가운데서 물이 솟아나는 것과 같아서, 가히 믿음을 얻기가 어렵습니다.
이와 같이 번뇌 가운데 보리가 있고 보리 가운데 번뇌가 있으니, 이 역시 믿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는 이 허망한 번뇌의 성품을 얻으셨으나 법이 없음을 얻은 것도 아니며, 말씀하신 법 역시 형상이 없기 때문이니, 비록 아는 바가 있어도 분별함이 없으며, 비록 열반을 증득했으나 또한 멸함이 없습니다.
010_0433_a_11L梵天言不也世尊諸佛如來甚爲希有成就未曾有法深入大慈大悲得如是寂滅相法而以文字言說教人令得其有聞是能信解者當知是人不從小功德來世尊是法一切世閒之所難信所以者何世閒貪著實而是法無實無虛妄世閒貪著法而是法無法無非法世閒貪著涅槃而是法無生死無涅槃世閒貪著善法而是法無善無非善世閒貪著樂而是法無苦無樂世閒貪著佛出世而是法無佛出世亦無涅槃雖有說法而是法非可說相雖讚說僧而僧卽是無爲是故此法一切世閒之所難信譬如水中出火火中出水難可得信如是煩惱中有菩提菩提中有煩惱是亦難信所以者何如來得是虛妄煩惱之性而無法不得有所說法亦無有形雖有所知亦無分別雖證涅槃亦無滅者
세존이시여,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능히 이와 같은 법의 뜻을 믿고 이해한다면 마땅히 이 사람은 모든 견해에서 벗어났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이미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을 친근히 했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이미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께 공양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마땅히 이 사람은 선지식이 보호함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뜻과 마음이 광대함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선근(善根)이 깊고 두터움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모든 부처님의 법장(法藏)을 수호함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잘 생각하고 헤아려서 선업(善業)을 일으킴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010_0433_b_08L世尊若有善男子善女人能信解如是法義者當知是人得脫諸當知是人已親近無量諸佛當知是人已供養無量諸佛當知是人爲善知識所護當知是人志意曠大當知是人善根深厚當知是人守護諸佛法藏當知是人能善思量起於善業
마땅히 이 사람은 종성(種姓)이 존귀하여 여래의 집에 태어남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크게 버림을 행하여 모든 번뇌를 버림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지계(持戒)의 힘을 얻어서 번뇌의 힘이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인욕의 힘을 얻어서 화냄[瞋恚]의 힘이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정진의 힘을 얻어서 피로하거나 게으름이 없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마땅히 이 사람은 선정(禪定)의 힘을 얻어서 모든 나쁜 마음을 소멸함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지혜의 힘을 얻어서 악하고 삿된 견해를 여읨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일체의 악마가 마음대로 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일체의 원수나 적이 부수지 못함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세간을 속이지 않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010_0433_b_14L當知是人種姓尊貴生如來家當知是人能行大捨捨諸煩惱當知是人得持戒力非煩惱力當知是人得忍辱力非瞋恚力當知是人得精進力無有疲懈當知是人得禪定力滅諸惡心當知是人得智慧力離惡邪見當知是人一切惡魔不能得便當知是人一切怨賊所不能破當知是人不誑世閒
010_0433_c_02L마땅히 이 사람이 바로 참됨을 말하는 이임을 알아야 할 것이니 법의 모습[法相]을 잘 말하기 때문이며, 마땅히 이 사람이 바로 실함을 말하는 이임을 알아야 할 것이니 제일의(第一義)를 말하기 때문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모든 부처님께서 잘 호념(護念)하심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부드럽고 온화하여 함께 안락함에 머무름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을 큰 부자라고 함을 알아야 할 것이니 성스러운 재보[聖財]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이 항상 만족함을 아는 것은 성자가 되고자 하는 닦음[聖種]을 행하기 때문임을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며, 이 사람이 쉽게 만족하고 공양을 달게 받는 것은 탐착을 여의었기 때문임을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며, 이 사람이 편안[安隱]한 마음을 얻은 것은 피안에 이르렀기 때문임을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이 제도되지 못한 자를 제도함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아직 이해하지 못한 자를 이해시킴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010_0433_b_23L當知是人是眞語者善說法相故當知是人是實語者說第一義故當知是人善爲諸佛之所護念當知是人柔和軟善同止安樂當知是人名爲大富有聖財故當知是人常能知足行聖種故當知是人易滿易養離貪著故當知是人得安隱心到彼岸故當知是人度未度者當知是人解未解者
마땅히 이 사람은 아직 안락하지 못한 자를 안락하게 함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아직 번뇌를 소멸하지 못한 자를 소멸하게 함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정도(正道)를 보임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해탈을 말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대의왕(大醫王)이 되어 모든 약을 잘 앎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좋은 약과 같아서 뭇 병을 잘 치료함을 알아야 할 것이다.
마땅히 이 사람은 지혜가 용맹하고 건강함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큰 힘이 있어서 구경(究竟)을 향한 발원이 견고함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정진력(精進力)이 있어서 다른 사람의 말에 따라가지 않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마치 사자와 같아서 공포와 두려움이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코끼리왕과 같아서 그 마음을 잘 조복(調伏)하여 부드러움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늙은 코끼리와 같아서 그 마음이 잘 따름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소의 왕[牛王]과 같아서 능히 대중을 인도함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010_0433_c_08L當知是人安未安者當知是人滅未滅者當知是人能示正道當知是人能說解脫當知是人爲大醫王善知諸藥當知是人猶如良藥善療衆病當知是人智慧勇健當知是人爲有大力堅固究竟當知是人有精進力不隨他語當知是人爲如師子無所怖畏當知是人爲如象王其心調柔當知是人爲如老象其心隨順當知是人爲如牛王能導大衆
마땅히 이 사람은 크게 용맹하고 건장하여 능히 악마와 원수를 부수어 버림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대장부라서 대중들 가운데 있어도 두려움이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이 어려운 것을 피하는 일이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니 무외법(無畏法)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마땅히 이 사람이 어려운 것을 두려워함이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니 진제법(眞諦法)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마땅히 이 사람은 깨끗하게 결백 청정한 법[白法]을 갖추어 마치 둥근 달과 같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의 지혜의 광명이 마치 해와 달과 같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모든 어둠을 제거한 것이 마치 횃불을 든 것과 같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즐거이 마음을 버리는 일을 행하여 모든 증오와 애욕을 여의었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중생들을 길러줌이 마치 땅과 같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010_0433_c_18L當知是人爲大勇健能破魔怨當知是人爲大丈夫處衆無畏當知是人無所忌難得無畏法故當知是人無所畏難說眞諦法故當知是人具淸白法如月盛滿當知是人智慧光照猶如日明當知是人除諸闇冥猶如執炬當知是人樂行捨心離諸憎愛當知是人載育衆生猶如地
010_0434_a_02L마땅히 이 사람은 모든 티끌과 때를 씻어냄이 마치 물과 같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모든 흔들리는 생각을 태워버림이 마치 불과 같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법에 장애가 없음이 마치 바람과 같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그 마음이 흔들리지 않음이 마치 수미산과 같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그 마음이 견고하기가 마치 금강산(金剛山)과 같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마땅히 이 사람은 일체의 외도나 승론자(勝論者)와 겨루더라도 쓰러뜨릴 수가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성문(聲聞)이나 벽지불(辟支佛)로서는 헤아릴 수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법보(法寶)가 많고 풍요로움이 마치 큰 바다와 같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번뇌가 나타나지 않음이 파다라(波陀羅)와 같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010_0434_a_02L知是人洗諸塵垢猶如水當知是人燒諸動念猶如火當知是人於法無猶如風當知是人其心不動如須當知是人其心堅固如金剛山知是人一切外道競勝論者所不能當知是人一切聲聞辟支佛所不能測當知是人多饒法寶猶如大海當知是人煩惱不現如波陁羅
마땅히 이 사람은 법을 구하는 데에 싫증냄이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지혜로써 만족함을 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법륜(法輪)을 굴림이 마치 전륜왕(轉輪王)과 같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의 몸의 색[身色]이 뛰어나고 묘한 것이 마치 천제석(天帝釋)과 같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마음에 자재(自在)함을 얻음이 범왕천(梵王天)과 같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마땅히 이 사람은 법을 설하는 음성이 마치 우레와 같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감로법(甘露法)을 내리는 것이 마치 때맞춰 오는 비와 같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무루근(無漏根)의 힘으로 깨달음을 늘어나 자라게 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이미 생사의 진흙탕을 건넜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부처님의 지혜에 들어갔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010_0434_a_10L當知是人求法無厭當知是人以智慧知當知是人能轉法輪如轉輪王知是人身色殊妙如天帝釋當知是人心得自在如梵天王當知是人說法音聲猶如雷震當知是人降法甘猶如時雨當知是人能增長無漏覺分當知是人已度生死污泥當知是人入佛智慧
010_0434_b_02L마땅히 이 사람은 부처님의 보리를 가까이 했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학문이 뛰어나 견줄 이가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헤아릴 수 없어서 이미 헤아림을 초월했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의 지혜와 변재(辯才)는 막히거나 걸림이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기억하고 생각함이 견고하여 다라니(陀羅尼)를 얻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마땅히 이 사람은 모든 중생의 깊은 마음과 행하는 바를 알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지혜의 힘을 얻어 모든 법을 바르게 관찰하여 그 의취(義趣)를 이해하고 통달했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부지런히 정진을 행하여 세간을 이롭고 편안하게 함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세상을 초월했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더러움에 물들지 않음이 마치 연꽃과 같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010_0434_a_18L當知是人近佛菩提當知是人能多學問無與等者當知是人無有量已過量當知是人智慧辯才無有障㝵當知是人得憶念堅固得陁羅尼當知是人知諸衆生深心所行當知是人得智慧力正觀諸法解達義趣當知是人勤行精進利安世閒當知是人超出於世當知是人不可污染猶如蓮華
마땅히 이 사람은 세간법[世法]에 가려지지 않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근기가 예리한 자에게 사랑받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다문(多聞)한 자에게 존경받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지혜로운 자가 생각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인간과 하늘이 공양함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마땅히 이 사람은 좌선하는 자의 예경[敬禮]을 받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선인(善人)이 귀하게 여김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성문과 벽지불이 사모함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작은 행위[小行]를 탐하지 않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죄를 숨기거나 감추지 않고 공덕은 드러내지 않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010_0434_b_03L當知是人不爲世法所覆當知是人利根者所當知是人多聞者所敬當知是人智者所念當知是人人天供養當知是人爲坐禪者之所敬禮當知是人善人所貴當知是人聲聞辟支佛之所貪當知是人不貪小行當知是人不覆藏罪不顯功德
마땅히 이 사람은 위의(威儀)를 잘 갖추고 있어서 남에게 깨끗한 마음을 내게 함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신색(身色)이 단정하여 보는 자가 즐거워하고 기뻐함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큰 위엄과 덕이 있어서 무리들이 우러러 받듦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32상(相)으로 그 몸을 장엄함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부처님의 종자를 이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마땅히 이 사람은 법보(法寶)를 수호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승가에 공양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모든 부처님께서 보고 계심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법안(法眼)을 얻었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부처님의 지혜로써 수기(受記)를 받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마땅히 이 사람은 세 가지 인(忍)을 구족했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도량에 안주(安住)함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마군을 부수고 무너뜨림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얻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법륜을 잘 굴림을 알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이 사람은 한량없는 불사(佛事)를 지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010_0434_b_10L當知是人威儀備生他淨心當知是人身色端正者悅樂當知是人有大威德衆所宗當知是人以三十二相莊嚴其身當知是人能繼佛種當知是人能護法寶當知是人能供養僧當知是人諸佛所見當知是人爲得法眼當知是人以佛智慧而得受記當知是人具足三忍當知是人安住道場當知是人破壞魔軍當知是人得一切種當知是人轉於法輪當知是人作無量佛事
010_0434_c_02L만약 사람이 이와 같은 법의(法義)를 믿고 알아서 의심하거나 두려워하며 놀라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공덕을 얻을 것이니, 이런 사람은 모든 부처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가 매우 이해하기 어렵고 알기 어렵고 믿기 어렵고 들어가기 어렵지만, 능히 믿고 받아서 독송(讀誦)하며, 널리 이롭게 하여 받들어 지녀서 사람들을 위해 널리 설하며 설한대로 수행하고, 또한 다른 사람에게 설한대로 수행할 것을 가르칠 것입니다.
이런 사람은 제가 1겁(劫)을 가지고 그 일 겁이 다하도록 그 공덕을 말하여도 오히려 다할 수가 없습니다.”
010_0434_b_21L若人信解如是法義不驚疑怖畏者得如是功德--是人於諸佛阿耨多羅三藐三菩提甚深難解難信難入而能信受讀誦通利爲人廣說如說修行亦教他人如說修行如是之人我以一劫若減一說其功德猶不能盡
思益梵天所問經卷第一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계(戒)ㆍ정(定)ㆍ혜(慧)의 3학(學)과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의 6바라밀 등의 선근(善根) 공덕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