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0_0657_a_01L증계대승경(證契大乘經) 상권
입일체불경지배로자나장경(入一切佛境智陪盧遮那藏經)
010_0657_a_01L證契大乘經卷上
亦名入一切佛境智陪盧遮那藏經


당(唐) 천축삼장 지바하라(地婆訶羅) 한역
최윤옥 번역
010_0657_a_02L唐天竺三藏地婆訶羅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0_0657_a_03L如是我聞
어느 때 박가범(薄伽梵)께서 마라야정(摩羅耶頂) 대산(大山)의 수승한 곳[勝處]으로 원림(園林)이 넓고 무성하며, 연못이 맑고 깨끗이 흐르고, 모든 대지명(大持明)이 노니는 곳이며, 화서(華栖)가 의탁하는 곳이며, 영신(靈神)이 머무는 곳이며, 사람이 밟지 않은 곳이며, 선통(仙通)의 과보를 얻으며, 가장 훌륭하게 성취하는 곳에 대비구들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모두 대성문(大聲聞)으로서 해야 할 일을 이미 다 끝냈으니, 모든 바라(婆羅)와 범부(凡夫) 등의 경지를 초월하여 건넜다.
010_0657_a_04L一時薄伽梵在摩羅耶頂大山勝處園林廣茂池流皎潔諸大持明遊華棲託靈神所居非人所履獲果仙通上成就域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皆大聲聞所作已辦所謂超度一切婆羅凡夫等地
그 이름은 장로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ㆍ아설시다(阿說視多)ㆍ마하가섭(摩訶迦葉)ㆍ사리불(舍利弗)ㆍ대목건련(大目乾連)이었다. 이와 같은 대성문들이 상수제자(上首第子)가 되어 대보살들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모두 다 궁극의 초월한 자들로서 보살의 삼매(三昧)와 다라니(陀羅尼)를 모두 증득하여 현전(現前)에 자재(自在)하며, 걸림 없이 보살의 모든 지위에 머물렀다.
010_0657_a_09L其名長老阿若憍陳如阿說視多摩訶迦葉舍利弗大目乾連如是等而爲上首復與大菩薩衆一切皆是極超越者一切菩薩三昧陁羅尼咸證現前自在無㝵住於一切菩薩之地
그 이름은 성자(聖者) 미륵보살(彌勒菩薩)ㆍ대혜(大慧)보살ㆍ승혜(勝慧)보살ㆍ견혜(堅慧)보살ㆍ적혜(寂慧)보살ㆍ무진혜(無盡慧)보살ㆍ무변혜(無邊慧)보살ㆍ해혜(海慧)보살ㆍ안혜(安慧)보살ㆍ무구혜(無垢慧)보살ㆍ지혜(智慧)보살이니, 이와 같은 보살마하살들이 우두머리가 되었으며, 모두 수기(授記)를 얻고, 각기 세계에서 정등각(正等覺)을 이루어 법륜을 굴렸다.
010_0657_a_14L名曰聖者彌勒菩薩大慧菩薩勝慧菩薩堅慧菩薩寂慧菩薩無盡慧菩無邊慧菩薩海慧菩薩安慧菩薩無垢慧菩薩智慧菩薩如是等菩薩摩訶薩而爲上首皆獲授記各於世界成正等覺而轉法輪
010_0657_b_02L그리고 나머지 모든 대천룡(大天龍)과 야차(夜叉)와 건달바(乾闥婆)와 아수라(阿修羅)와 가루라(迦樓羅)와 긴나라(緊那羅)와 마후라가(摩睺羅伽)와 선통(仙通)과 귀신(鬼神)이 온갖 형상과 의복과 관식(冠飾)을 하고, 온갖 기장(器仗)을 가지고 온갖 당(幢)과 깃발을 가지고 와서 법을 듣기 위해 회중(會中)에 앉아 있었다.
010_0657_a_20L及餘諸大天夜叉乾闥婆阿修羅迦樓羅緊那摩睺羅伽仙通鬼神種種形貌種衣服種種冠飾持種種仗種種幢俱來聽法咸在會坐
이때 세존께서 대중이 바다와 같이 에워싸고 우러러 뵙고 공경하고 공양하자 묘법(妙法)을 펴서 보이시니, 처음도 훌륭하고 중간도 훌륭하고 나중도 훌륭하였다. 훌륭한 뜻이 잘 드러났으니, 오직 하나의 원만함을 다 갖추시고, 청정한 범행(梵行)을 열어 말씀하셨다.
010_0657_b_03L爾時世尊大衆如海圍繞瞻仰恭敬供養敷演妙法初善中善後善善義善顯惟一圓滿具足開說白淨梵行
이때 능가대성(楞迦大城)에 비비산(毘毘産)이라고 하는 나찰왕(羅刹王)이 있었는데, 그 성의 성주(城主)였다.
010_0657_b_06L爾時楞迦大城有羅剎王名毘毘產爲其城主
이때 비비산은 부처님 세존께서 마라야정(摩羅耶頂) 대산승처(大山勝處)의 대원지소(大園池沼)의 선통(仙通)이 다니며, 머무는 곳이나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이나 가장 훌륭하게 성취하는 곳에 대비구들 1,250명과 함께 계시며 아울러 모든 보살과 모든 하늘 등이 크게 모여 에워싼 가운데 묘법(妙法)을 펴서 보이시고, 나아가서 청정한 범행(梵行)을 열어 드러내신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010_0657_b_08L毘毘產聞佛世尊在摩羅耶頂大山勝處大園池沼仙通遊非人所行上成就域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幷諸菩薩及諸天大會圍繞敷演妙法乃至開顯白淨梵行於是毘毘產主作如是念
‘부처님의 말씀은 마치 우담화(優曇華) 같아서 듣기가 어렵다. 하물며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심을 만나 정법(正法)을 듣고 믿는 것이겠는가? 이는 마치 바다의 눈먼 거북이 떠다니는 나무의 구멍을 만나는 것같이 매우 어려운 일이다. 부처님은 만나기 어렵고 정법도 듣기 어렵다. 법을 듣고 도를 알며, 부처님 세존을 만나 대보리(大菩提)를 얻고, 중생을 깨닫게 하는 것은 어렵고 어려우며, 만나 뵙게 되는 것도 드문 일이다.
010_0657_b_13L聲難聞如優曇花況逢佛出聽受正如海盲龜遇浮木孔斯爲甚難極難遇正法難聞聞法見道見佛世獲大菩提覺悟衆生甚難甚難得逢遇
내가 지금 희유(希有)한 일을 만나게 되었으니, 속히 온갖 진기한 보배와 진주와 영락(瓔珞)과 한량없는 화만(華鬘)과 소향(燒香)과 도향(塗香)과 말향(末香)과 의복과 산개(繖蓋)와 당(幢)과 번(幡)과 휘장[帷障]과 생황과 북 등 많은 음악과 광대[妓人]를 갖추어 가지가지로 공양해야겠다. 아울러 부속(部屬)들을 거느리고 함께 부처님 계신 곳에 가서 부처님께 공양하고 정법을 여쭈어야겠다. 이것은 공연히 생긴 일이 아닐 것이니, 곧 이 몸이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010_0657_b_18L我於今者難遇得遇應速嚴齎種種珍寶眞珠瓔珞無量花鬘末香衣服繖蓋幢幡帷障及笙鼓衆樂妓人種種供養幷率部屬詣佛所供養於佛請問正法是不虛便於此身獲大利益
010_0657_c_02L이때 비비산이 권속들에게 두루 고하였다.
“너희는 속히 금ㆍ은ㆍ마니(摩尼)ㆍ진주ㆍ유리(琉璃)ㆍ산호(珊瑚)ㆍ마노(馬瑙)ㆍ붉은 진주ㆍ가옥(珂玉)ㆍ주경(珠頸)ㆍ영락(瓔珞) 같은 많은 재보(財寶)와 가장 묘한 화향(華香)과 생황[笙]이나 북 등의 모든 음악과 모든 배우[妓戱], 그 밖의 여러 가지 공양할 것을 준비하여 나와 함께 모두 이것을 가지고, 법의 주인이시며, 삼계의 훌륭하시고 존귀하신 분이시며, 위없는 복취(福聚)이시며, 가장 훌륭한 모습을 갖추셨으며, 모든 것을 아시며, 가장 훌륭한 복전(福田)이시며, 일체지(一切智)이신 여래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친히 공양해야 한다.
010_0657_b_23L爾時毘毘產普告部屬汝等宜速多齎財寶金銀摩尼眞珠琉璃珊瑚赤珠珂玉珠頸瓔珞上妙花香乃至笙鼓諸音樂等及諸妓戲衆雜供咸速嚴持與我同詣如來法主界勝尊無上福聚具最勝相一切知最勝福田一切智所親修供養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출현하시는 일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혹 어느 때 한 번 나타나시어 복을 주시지만 그때를 만나는 것이 찰나와 같아서 만나기가 어렵다. 삼보(三寶)의 소리는 세상에서 듣기 어려우니, 이때를 놓치면 안 된다.”
010_0657_c_07L以者何佛出甚難時或一現與福時剎那希遇三寶之聲世間難聞不可失
비비산 성주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毘毘產主以偈告曰

어느 때 혹 부처님께서 출세하시지만
찰나 같아 만나기 매우 어렵다.
백천 구지 겁 동안
만나기란 매우 드문 일이다.
010_0657_c_10L時或佛出世
剎那會極難
百千俱胝劫
希有逢遇者

훌륭한 스승[導師]은 우담화(優曇華)같이
만나 뵙기 어려우니
끝없는 중생계에서
6취(趣)를 타고 돌면
010_0657_c_12L導師難値遇
猶如優曇花
無邊衆生界
輪轉乘六趣

지옥에서 고통받고
축생이나 귀도(鬼道)나
8난(難) 중에 태어나서
모든 여래를 떠나버린다.
010_0657_c_13L地獄受苦毒
畜生及鬼道
生於八難中
棄捨諸如來

성스러운 광명이 세상에 나타나
모든 중생에게 이익을 주니
대지혜(大智慧)의 태양이
무명의 어둠을 비추어 없앤다.
이제 모두 그곳에 가서
함께 대공양(大供養)을 행하리라.
010_0657_c_14L聖光出於世
普利諸衆生
以大智慧日
照滅無明闇
今當俱詣彼
同修大供養

마하나가존(摩訶那伽尊)이시며
모든 세간의 도사(導師)이시며
하늘과 사람의 대스승이시니
공양하면 큰 과보를 얻으리라.
010_0657_c_16L摩訶那伽尊
一切世間導
天人之大師
供養獲大果

이때 비비산이 이 게송을 읊고 나자, 부처님의 신력(神力)으로 구지(俱胝) 나유타(那由他)의 백천 광명이 부처님 계신 곳에서 나와, 빛을 내며 공중으로 올라가 능가대성(楞迦大城)으로 들어가서 비비산과 그 권속들을 비추었다. 비비산 등이 이 광명을 보고 뛸 듯이 기뻐하자, 큰 빛의 그물 속에서 묘한 게송[伽他]으로 매우 깊은 법을 펼쳐 보이셨다.
010_0657_c_18L毘毘產說此偈已佛神力故俱胝那由他百千光明從佛所出騰輝空中入楞迦大城照毘毘產及其部屬毘毘產等遇此光明踊躍歡喜大光網中出妙伽他演甚深法

모든 법은 본래 고요하며
공(空)한 성품이며 무아(無我)이니,
모든 중생이
다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010_0657_c_23L諸法本寂
空性無我
一切衆生
皆不可得
010_0658_a_02L
처음도 없고 중간도 없으며
또한 마지막 끝도 없고
거짓으로 있으며 실재(實在)하지 않으니
마치 헛것이나 꿈과 같고
010_0658_a_02L無初無中
亦無終後
虛假不實
猶如幻夢

구름 같고 번개 같으며
아지랑이 같고 뜬 거품 같고
돌고 있는 불바퀴 같으며
물거품 같다.
010_0658_a_03L如雲如電
陽焰浮泡
如旋火輪
如水聚沫

인연으로 생기는 법이어서
모두 자성(自性)이 없으니,
모든 유위(有爲)는
모두 이 같은 줄 알라.
010_0658_a_04L因緣生法
皆無自性
一切有爲
當知悉爾

무명(無明)과 갈애(渴愛)는
바로 생사의 근본이니,
자세히 관찰하고 훈수(熏修)하면
무명과 애착이 없으리라.
010_0658_a_06L無明渴愛
是生死本
諦觀熏修
無無明愛

일체 모든 법은
언설(言說)을 떠나며
가장 진실하고 청정한 성품이니
비유하면 마치 허공과 같다.
010_0658_a_07L一切諸法
離於言說
最實淨性
猶若虛空

빛의 그물 속에서 소리가 나서 게송[伽他]을 펼쳐 보이시자, 능가대성의 비비산 성주가 곧 무아(無我)의 매우 깊은 법인(法忍)을 얻었고, 그 나머지 권속들은 어떤 이는 인(忍)을 얻고, 어떤 이는 보리심(菩提心)을 내고, 어떤 이는 순인(順忍)을 얻고, 어떤 이는 진리를 보았다.
010_0658_a_08L光網聲中演伽他已楞迦大城毘毘產主卽得無我甚深法忍其餘部屬有得忍者或有發菩提心者有得順忍者有見諦者
비비산 성주는 부처님과 법(法)과 승(僧)에 대해서 의심이 없는 믿음을 얻고 나서, ‘나는 견고한 믿음의 갑옷을 입고 반드시 불과(佛果)를 얻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010_0658_a_12L毘毘產主於佛獲無疑信作如是念我當著堅信甲以取佛果卽說偈言

천(天)과 사람과 아수라(阿修羅)여,
위없는 최승해(最勝解)로다.
범주(梵主)와 모든 천중(天衆)이여,
볼 수 없고 알 수 없도다.
010_0658_a_14L天人阿修羅
無上最勝解
梵主諸天衆
不見不能知

내가 세상에서
이와 같은 법을 얻으리라.
일체지(一切智) 중의 지(智)이시니,
결코 의심이 없다.
010_0658_a_16L我當於世間
獲得如是法
一切智之智
決定無有疑

저 세계에서
부처를 이루어 중생을 건지리라.
끝없는 구지수(俱胝數)의 중생에게
부처의 정법(淨法)을 열어 드러내리라.
010_0658_a_17L當於此世界
成佛度衆生
無邊俱胝數
開顯佛淨法

무루의 8해지(解支)와
훌륭한 진정도(眞正道)와
끝없는 지혜를 갖추어 나타내며
32상(相)을 구비하리라.
010_0658_a_18L無漏八解支
勝上眞正道
無邊智備顯
三十二相具

부처를 이루고 보리를 증득하여
이것으로 몸을 장엄하고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청정한 업을 닦게 하리라.
010_0658_a_20L成佛證菩提
以此莊嚴身
普令諸衆生
修行淸淨業

생사의 물결을 초월하여 건너고
많은 두려움을 없애버리며
덕과 지혜의 행을 맡아 지녀서
구제하여 널리 이익을 주리라.
010_0658_a_21L超度生死流
滅除衆怖畏
荷持德智行
拯濟廣饒益

해와 같은 몸에 달과 같은 입을 열어
번뇌를 없애고 생사를 깨뜨리며
덕을 지니고 부처를 이루어
3유(有) 가운데 드러내 보이리라.
010_0658_a_22L日身開月口
滅塵破生死
持德當成佛
顯示三有中
010_0658_b_02L
이때 비비산이 이 게송을 읊고 나자,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 다시는 물러서지 않게 되었으며,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한량없이 많고 기묘하고 기이한 물건을 가졌으니, 가지가지의 온갖 화만(華鬘)과 소향(燒香)과 도향(塗香)과 말향(末香)과 의복과 당(幢)과 번(幡)과 일산[繖]과 마니(摩尼)와 여러 보배와 비단 막[繒幕]과 휘장과 진주와 보경(寶頸)과 같은 장엄구가 나타났다.
010_0658_a_24L毘毘產說此偈已卽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得不退轉齎持無量如心所欲奇妙異物種種顯現種種花燒香塗香末香繖摩尼衆繒幕帷障眞珠寶頸諸莊嚴具
생황[笙]과 북과 많은 음악과 노래로 부처의 공덕을 찬탄하였으니, 아름다운 음성이 뜻을 기쁘게 하였으며, 허공에 두루 가득하였고, 또한 공양하고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니 색상(色相)이 장엄(莊嚴)하였다. 그 권속을 거느리고 마치 기러기왕[鵝王]처럼 공중에서 내려와 부처님 앞에 이르러, 다 함께 부처님 앞에서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부처님 발에 정례(頂禮)하고 수백 번 절하고 나서, 다시 일어나 오른쪽으로 부처님 주위를 돌고 다시 수천 번을 돌았다.
010_0658_b_06L鼓衆音歌唱唄讚美聲悅意遍滿虛而來供養歎佛功德色相莊嚴其部屬從空中下猶如鵝王前詣佛同於佛前右膝著地頂禮佛足百拜已起右繞佛復數千帀
비비산 성주가 곧 부처님 앞에서 마치 큰 나무가 쓰러지듯 몸을 땅에 던져 엎드려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무(南無) 남마무변(南摩無邊)ㆍ묘덕장엄신존(妙德莊嚴身尊)ㆍ최상장부(最上丈夫)ㆍ장부사자(丈夫師子)ㆍ삼계최승(三界最勝)ㆍ바가바(婆伽婆)께 귀의하며, 석가모니 여래ㆍ아라하(阿羅訶)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께 귀의합니다.”
말을 마치자 다시 일어나 합장하고 일심(一心)으로 부처님의 공덕을 칭송하였다.
010_0658_b_11L毘毘產主便於佛前投身布地如大樹倒如是言南無南摩無邊妙德莊嚴身最上丈夫丈夫師子三界最勝婆伽婆低釋迦牟尼如來阿羅訶三藐三佛陁言已而起合掌一心頌佛功德

한량없는 구지(俱咀) 겁 동안 태어나시어
청정한 행을 닦아 쌓으시고
행 가운데 난행(難行)을 행하시니
보리인(菩提因)을 얻기 어렵네.
010_0658_b_16L無量俱胝生
積修淸淨行
行於難行行
難得菩提因

음식과 옷과 말과 수레와
구슬 목걸이와 금과 7보(寶)를
모두 갈구하는 자에게 주시니
한량없는 백천억(百千億)이네.
010_0658_b_18L飮食衣騎乘
珠瓔金七寶
施諸求乞者
無量百千億

나라와 성읍(城邑)과
친족과 권속을 버리고 떠나셨으나,
복(福)이 부유한 왕도(王都)보다 더하시니
풍요롭고 즐거운 재보(財寶)가 쌓였네.
010_0658_b_19L棄捨國城邑
親愛及部屬
福勝富王都
豐樂財寶積

뜻이 용맹하며 좁고 용렬함이 없으며
구제함이 헤아릴 수 없으니,
백천만억 겁 동안
항상 난행(難行)을 행하시고 버리고 베푸셨네.
010_0658_b_20L志勇無狹劣
拯濟不思議
百千萬億劫
常行難捨施

예전에 왕자이셨으니
이름은 수달나(須達拏)였으며
고행(苦行)의 숲에 머무시고
아내와 권속을 버리셨네.
010_0658_b_22L往昔爲王子
名曰須達拏
止於苦行林
捨妻及男女

예전에 새끼를 밴 굶주린 호랑이를 보시고
자비스런 마음으로 몸의 살을 주셨으며
비둘기의 목숨을 구하시려고
아끼지 않고 자신을 베어내셨네.
010_0658_b_23L昔見飢乳虎
慈悲捨身肉
又爲救鴿命
不悋自屠割
010_0658_c_02L
눈먼 바라문을 보셨을 때
눈을 구걸하자 곧 뽑아주셨으나
고뇌(苦惱)하신 적이 없으시며
또한 후회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없으셨네.
010_0658_b_24L見盲婆羅門
乞眼便挑與
未曾生苦惱
亦無悔恨心

구걸하러 온 자를 보시면
크게 기뻐하시고 공경히 베푸시니
보리인(菩提因) 닦기 위하여
머리[頭]를 버려 비는 자[乞者]에게 바치셨네.
010_0658_c_03L見來求乞者
大喜恭敬施
爲修菩提因
捨頭奉乞者

오랫동안 계취(戒聚)를 보호하시니
탁(濁)하지도 않으시고 모자라지도 않으시네.
순일(純一)하고 깨끗하며 성스럽게 행하시니
여러 악과 섞이지 않으시네.
010_0658_c_04L長夜護戒聚
不濁不虧缺
純一淨聖行
不與衆惡雜

중생의 생명을 해치지 않으시고
남의 재물을 훔치지 않으시며
범행(梵行)이 항상 청정하시니
인색함과 애착에 물들지 않으시네.
010_0658_c_05L不害衆生命
不盜他財物
梵行常淸淨
不染悋戀著

입으로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고
술과 술 종류를 금하시며
모든 중생을 평등하게 보시어
자신과 하나같이 구별이 없으시네.
010_0658_c_07L口不出妄語
禁酒酒類飮
等觀諸衆生
與己一無別

끝내 이간하는 말을 하지 않으시니
모함[讒構]은 남을 파괴하기 때문이며
포악한[凶暴] 말을 하지 않으시고
말씀은 뜻 없이 꾸미지 않으시네.
010_0658_c_08L終不行閒說
讒搆破於他
不出兇暴言
語不綺無義

항상 선(善)하고 이익되는 행을 하시며
모든 손해(損害)를 금하여 없애시고
모든 중생에게
잠시도 혐오나 노여움을 일으키지 않으시네.
010_0658_c_09L常行善利行
禁除諸損害
不於諸衆生
而暫起嫌怒

항상 모든 사견(邪見)을 끊으시고
바르고 선한 덕(德)만 오로지 지니시며
불(佛)ㆍ법(法)ㆍ승(僧)의 처소에
철저하고 성실히 공양하셨네.
010_0658_c_11L常斷諸邪見
專持正善德
佛法僧之所
徹誠修供養

예전에 5욕(欲)을 모두 버리셨고,
출가하여 애염(愛染)을 멀리하셨으며
부처님의 청청한 계율을 받드시니,
바라제목차(婆羅堤木叉)였네.
010_0658_c_12L昔捨諸五欲
出家遠愛染
奉佛淸淨戒
波羅提木叉

예전에 인덕(忍德)을 행하시어
많은 고통 편안히 받으셨네.
능멸하고 때리고 성내고 욕하여도
혹독한 고통 모두 참으셨네.
010_0658_c_13L昔行於忍德
安受衆苦痛
陵打瞋罵詈
嚴毒苦皆忍

일찍이 후회나 원망하는 마음 없으셨고
마음에 잠시도 악한 마음 없으시며
많은 중생들 처소에서
해치고 싫어하며 성내는 마음 없으셨네.
010_0658_c_15L曾無恨悔心
心不暫生惡
於諸衆生所
無害無嫌忿

자비스런 눈으로 중생을 보시니
두루 자식 보듯 하시어
커다란 괴로움 벗어나게 하시길
헤아릴 수 없는 백천억이셨네.
010_0658_c_16L慈眼觀衆生
普視猶如子
令脫大苦毒
無量百千億
11
세세생생 중에
항상 큰 인욕행[忍行]을 닦으셨는데
예전에 인욕선(忍辱仙)이 되시어
도를 닦으시고 백법(白法)을 펼쳐 보이시니
010_0658_c_17L生生世世中
常修大忍行
昔爲忍辱仙
修道演白法

왕비나 궁녀 등이
기뻐하며 와서 듣고 믿었네.
왕이 노하여 대인(大忍)을 해쳤으나
대인은 마음이 편안하고 기쁘셨네.
010_0658_c_19L王妃宮妓等
歡喜來聽受
王瞋害大忍
大忍心安悅

성존(聖尊)께서 대진(大進)을 건립하시니
헤아릴 수 없는 구지 겁이네.
좁고 열등하고 삿되고 태만한 마음을
항상 금하여 일어나지 않게 하시고
010_0658_c_20L聖尊建大進
不思俱胝劫
狹劣邪怠心
常禁不令起

큰 뜻으로 넓게 정진하시니
불보리를 개오(開悟)하시고
부처님의 대보리(大菩提)로
일체를 깨달아 비추셨네.
010_0658_c_21L大志廣精進
開悟佛菩提
以佛大菩提
覺照於一切

예전에 난행(難行)을 행하시어
근책(勤策)하시고 태만하지 않으셨네.
모든 존중(尊重)께 공양하시고
한량없는 여래께 공양하셨네.
010_0658_c_23L昔行難行行
勤策不懈怠
供養諸尊重
及無量如來

중생을 위하시어
생사에 처하시니
수순(隨順)하시어 종[僮僕]이 되시며
갖가지 방편으로 인도하시네.
010_0658_c_24L乃至爲衆生
而處於生死
隨順作僮僕
種種方便導
010_0659_a_02L
한량없는 백천의 생(生)에서
부지런히 고행하시고
부처님의 진법(眞法)을 닦아 쌓으셨으며
무상과(無上果)를 기원(祈願)하셨네.
010_0659_a_02L無量百千生
爲大勤苦行
積修佛眞法
以祈無上果

지나간 옛적에 선정(禪定)을 닦으시고
적정(寂靜)하시어 마음을 조복시키시며
4선(禪)과 5통(通)과
무색(無色) 등을 모두 달성하셨고
010_0659_a_04L往昔修禪定
寂靜調伏心
四禪與五通
無色等咸達

정사(正思)와 삼마제(三摩提)와
무루정(無漏定)을 원만히 갖추시고
예전에 반야를 닦으시고
무루지(無漏智)를 만족하셨네.
010_0659_a_05L正思三摩提
無漏定圓滿
昔時修般若
滿足無漏智

모든 법이 성품이 없어
헛것이며, 거짓이며, 속임이며, 미혹인 줄 확실히 아시고
나[我]도 없으며 중생도 없고
수자(壽者)도 없으며 양육자(養育者)도 없으나
010_0659_a_06L了諸法無性
幻僞假誑惑
無我無衆生
壽者養育者

살아 있는 존재는 업 때문에 전전(展轉)하므로
번뇌의 그물이 연속하네.
욕계(欲界)는 항상 부정(不淨)하여
4염(染)과 번뇌가 함께하네.
010_0659_a_08L生者因業轉
煩惱網連續
欲界常不淨
四染煩惱俱

중생계(衆生界)는 청정하나
번뇌의 근본이니
진실이 청정한 줄 체득(逮得)하면
이것이 중생의 시작을 보는 것이네.
010_0659_a_09L衆生界淸淨
乃知煩惱本
逮得實淸淨
斯見衆生始

보시와 지계와 인욕과 정진과 선정과
반야 등을 뛰어넘으시니
무슨 뜻을 열어 드러내시는가.
방편과 지혜 바라밀[度]이네.
010_0659_a_10L施戒忍進定
般若等超過
以何義開顯
方便及智度

끝없이 훌륭하신 복취(福聚)이시며
크게 나아가신 정각존(正覺尊)이시여,
부지런히 몸과 입과 뜻의 업을 닦으시어
이제 부처님의 진과(眞果)를 얻으셨네.
010_0659_a_12L無邊勝福聚
大進正覺尊
勤身語意業
今獲佛眞果

제가 이제 머리 숙여 예배합니다.
세계에서 크게 의지하는 아버지시여,
원하건대 제가 미래세에는
부처님의 정각(正覺)을 얻게 하여 주소서.
010_0659_a_13L我今稽首禮
世界大依父
願我於未來
當得佛正覺

이때 비비산 성주는 부처님을 게송으로 칭송하고 나서, 한량없는 온갖 묘한 화만(華壬)과 소향(燒香)과 도향(塗香)과 말향(末香)과 의복과 산개(繖蓋)와 당(幢)과 번(幡)과 생황과 북과 많은 여러 음악과 노래로써 칭송하여 찬탄하고, 그 권속과 함께 최상으로 존중하며, 여법(如法)하게 지성(至誠)으로 부처님과 모든 성문과 모든 보살들에게 공양하였다.
010_0659_a_14L毘毘產主偈頌佛已以無量種種上妙花鬘燒香塗香末香衣服繖蓋幢幡笙鼓衆雜音樂歌唱頌讚與其部屬最上尊重如法至誠同供養佛及諸聲聞諸菩薩衆
이때 비비산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 여쭈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허락하여 주십시오.”
010_0659_a_19L毘毘產白佛世尊欲少請問如來正等覺垂聽許
부처님께서 비비산에게 말씀하셨다.
“네 마음대로 물어라. 너의 마음처럼 너를 위하여 해설하리라.”
010_0659_a_21L佛告毘毘產恣汝所問當如汝心爲汝解說
비비산 성주가 부처님의 허락을 받고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중생범음은 살타(薩埵)이며 구역에서는 중생이라 하고 혹은 유정(有情)이라고도 한다이란 무슨 뜻입니까?”
010_0659_a_22L毘毘產主蒙佛聽許卽白佛言世尊衆生梵音薩埵舊譯爲衆生或爲有情衆生者是何義
010_0659_b_02L부처님께서 능가 성주에게 말씀하셨다.
“중생이란 성(性)과 상(想)을 가지고 있는 여러 무리가 화합하여 된 것이다. 이를테면 흙ㆍ물ㆍ불ㆍ바람ㆍ공(空)ㆍ식(識)ㆍ명(名)ㆍ색(色)ㆍ계(界)ㆍ입(入)ㆍ연기(緣起)ㆍ인(因)ㆍ업(業)ㆍ과(果)이니, 서로 모여 기대서 생기는 것[會對而生]이 마치 갈대 묶음 같은 것으로, 이를 집착하여 나[我]라고 하기도 하고, 혹은 중생을 일러 태어나는 존재[生者]나 양육하는 존재[養育者]나 장부로서의 존재[丈夫者]라 하고, 혹은 부가라(富伽羅)라 하고, 혹은 마나바(摩那婆)라 하고, 혹은 아는 존재[知者]라 하고, 혹은 보는 존재[視者]라 하고, 혹은 만드는 존재[作者]라 하고 받는 존재[受者]라 하고, 생각을 일으키는 존재[想者]라고도 한다.
성주여, 이것은 모두 바로 중생상(衆生想)임을 알아야 한다.”
010_0659_a_24L佛告楞迦主言衆生者是有性想衆和合故所謂地空識名色緣起及因業果對而生猶如蘆束或執爲我或曰衆生者養育者丈夫者或稱富伽羅或稱摩那婆或稱知者或稱視者稱作者受者想者楞迦主當知此皆是衆生想
비비산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모든 중생은 무엇으로 근본을 삼으며, 어디에 머물며, 또 어디로 흘러갑니까?”
010_0659_b_08L毘毘產復白佛言世尊諸衆生以何爲根何所止住復何流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중생은 무명(無明)으로 근본을 삼으며, 애착에 머물고, 업을 따라 흘러간다.”
010_0659_b_10L佛言一切衆生無明爲根止住於隨業流運
비비산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업에는 몇 가지가 있습니까?”
010_0659_b_11L毘毘產言世尊業有幾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여, 업에는 세 가지 종류와 세 가지 모습[相]이 있다. 무엇이 세 가지 종류인가? 몸으로 짓는 업과 말로 짓는 업과 뜻으로 짓는 업이다. 무엇이 세 가지 모습인가? 선한 모습[善相]과 선하지 않은 모습[不善相]과 선하고 선하지 않은 모습[善不善相]이다.”
010_0659_b_12L佛言楞迦主業有三種三相云何三種謂身業語業意業云何三相善相不善相善不善相
비비산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중생이 죽고 나서 어떻게 다시 생(生)을 받으며, 어떻게 몸을 버리고 다시 새로운 몸을 취(取)합니까?”
010_0659_b_14L毘毘產言云何衆生死已而更受生云何捨身更取新身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여, 중생의 몸이 죽으면 식(識)이 옮겨져 업풍(業風)을 따라 움직이다가 선하거나 선하지 않거나 선하고 선하지 않는 등의 자기의 업과(業果)를 받아 업이 이끄는 대로 몸이 받는 과보를 취한다. 그리하여 난생(卵生)을 받기도 하고, 혹은 태생(胎生)이나 습생(濕生)이나 화생(化生)을 받으니, 모두 업풍이 움직여 수고하지 않고도 받게 된다.”
010_0659_b_16L佛言楞迦主衆生身死識遷隨業風運受已業果善及不善善不善等如業所引以取身報或受卵生或受胎生濕生化生皆業風運不勞而至
비비산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중생이 죽고 나서 중음신(中陰身)을 받으면, 새로운 몸을 받기 전에 어떻게 머뭅니까?”
010_0659_b_20L毘毘產言世尊衆生死已受中陰身新身未受云何而住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여, 네 생각은 어떠하냐? 씨앗에서 싹이 틀 때 먼저 씨앗이 없어진 후에 싹이 생기느냐, 먼저 싹이 생긴 후에 씨앗이 없어지느냐, 씨앗이 없어지고 한참 지나고 나서 싹이 비로소 생기느냐?”
010_0659_b_21L佛言楞迦主於意云何如種生牙爲先種滅而後牙生爲先牙生而後種滅種滅經久而牙乃生
010_0659_c_02L비비산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씨앗이 없어지고 나서 그 후에 싹이 생기는 것이 아니며, 싹이 생기고 나서 그 후에 씨앗이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동시에 생기고 없어지므로 먼저도 없고 나중도 없습니다.”
010_0659_b_24L毘毘產言世尊非種滅已而後牙生非牙生已而後種滅生滅同時無先無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능가주여, 옛 몸의 후식(後識)이 없어지고 나서 새로운 몸의 초식(初識)이 생기는 것이 아니며, 또한 새로운 몸의 초식이 생기고 나서 옛 몸의 후식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동시에 생기고 없어지므로 먼저도 없고 나중도 없다.
능가성주여, 마치 길미충(吉彌土)이 움직여 갈 때, 머리가 닿는 곳이 있으면 몸 전체가 따라가므로, 한 번 붙으면 걸음을 옮기지 않아도 쉽게 가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먼저 식(識)이 의탁하면 몸과 식이 모두 따라가며, 한번 의탁하면 떠나지 않다가 죽어야 비로소 버리고 옮겨 간다.”
010_0659_c_03L佛言如是楞迦主非舊身後識滅已而新身初識生亦非新身初識生已而舊身後識生滅同時無先無後楞迦主如吉彌虫行頭有所至身摠隨之一著不移步易乃去如是先識託身識摠隨一託不離死方遷捨
비비산이 아뢰었다.
“만약 그와 같다면 중음(中陰)이 있는 것입니까?”
010_0659_c_09L毘毘產言如是者有中陰不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여, 난생(卵生)과 같이 중생이 몸을 버리고 알[卵]에 기탁하면, 업풍(業風)의 힘으로 알 속에 있으면서 엉기어 모르고 있다가[無知], 알이 성숙할 때 식(識)이 비로소 깨닫게 된다. 그 까닭은 무엇인가? 업의 법(法)이 그와 같기 때문이다. 업력(業力) 때문에 알로 태어나는 중생은 성숙할 때가 되지 않으면 각지(覺知)가 없게 된다. 또 전륜왕과 전륜왕의 아들은 복업(福業)이 있으므로 몸을 받을 때는 태(胎)의 더러움에 더럽혀지지 않고, 태의 더러움과 섞이지 않으니, 태의 더러움에 물듦이 없는 까닭에 대부분 화생(化生)이며, 혹은 태로 태어나지만 곧 태란(胎卵)이 있어 태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다가 성숙할 때가 되고 나서 알을 깨고 나온다.
능가주여, 이로써 중음(中陰)을 있다고[表] 하여야 할 것이다.”
010_0659_c_10L佛言楞迦主如卵生衆生棄身託卵以業風力在於卵中凝沍無知至卵熟時識方有覺以者何業法如是以業力故卵生衆熟時未至無所覺知又轉輪王及轉輪王子以福業故受身之時不爲胎穢所污不與胎穢和雜無胎穢染多化生如或胎生便有胎卵不染胎穢熟時至已剖卵而出楞迦主當以是而表中陰
비비산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식은 어떻게 헤아리며 어떤 형상[形]과 색(色)을 짓습니까?”
010_0659_c_19L毘毘產言世尊量如何作何形色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여, 식은 한량없고 색도 없고 형상도 없으니, 현현(顯現)할 수가 없다. 장애도 없고 비슷한 것도 없으며 머묾도 없고 표시도 없다.”
010_0659_c_20L佛言楞迦主識無限量無色無形不可顯現無㝵無似無住無表
비비산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식의 체(體)가 만약 한량없고 색도 없고 형상도 없어 현현할 수 없으며, 장애도 없고 비슷한 것도 없고 머묾도 없고 표시도 없다면, 어찌 이것이 단절된 모습[斷相]이 아니겠습니까?”
010_0659_c_22L毘毘產言世尊識體若無限量無色無形不可顯現無㝵無似無住無表豈非是斷相耶
010_0660_a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니다. 능가주여, 내가 지금 비유로써 너의 마음을 열어 네가 깨우치도록 해 주겠다.
010_0659_c_24L佛言不也楞迦主我今以譬開喩汝心當令汝
만약 네가 너의 궁전 안에서 당(堂)이나 전(殿) 위에 있으면서 채녀(婇女)와 기녀(妓女)와 권속들이 둘러싸고 시봉하며, 상과 좌구[床座]와 와구(臥具)를 깔고 즐거워하며, 온갖 묘하고 좋은 것으로 몸을 장엄하고 있을 때, 무우대원(無憂大園)에는 초목이 무성하고 많은 꽃들이 피어 있으므로 따뜻한 바람이 적당히 불거나, 혹은 맹렬한 바람이 사납게 불어 무우림(無憂林)의 향기가 궁전에 흘러 들어왔다고 하자.
010_0660_a_03L如汝在己宮中處堂殿上婇妓部屬侍奉圍繞牀座臥具敷施適樂種妙好以莊嚴身是時無憂大園木敷榮衆花舒發或和風調吹或猛風暴激無憂林香流入宮殿
능가 성주여,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바람에 날려 온 향기를 맡고 알 수 있겠느냐?”
010_0660_a_07L楞迦主於意云何其風之香可嗅知不
비비산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향기를 맡아 알 수 있습니다.”
010_0660_a_08L毘毘產言世尊香可嗅知
“능가 성주여, 또 어떤 꽃의 향기인지 구별해서 알 수 있겠느냐?”
010_0660_a_09L楞迦主亦可別知某花香不
비비산이 아뢰었다.
“구별해서 알 수 있습니다.”
毘毘產言可分別知
“능가주여, 냄새로 알 수 있다면, 곧 향기의 체(體)와 한량(限量)과 형상과 색(色) 등을 볼 수 있느냐?”
010_0660_a_10L迦主以嗅可知而便能見香體限量形色等不
비비산이 아뢰었다.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향기의 체를 나타낼 만한 색이 없으며, 잡을 수도 없고, 같거나 비슷한 것도 없으며, 표시도 없고 머묾도 없기 때문입니다. 어찌 그 양(量)이나 색 등을 볼 수 있겠습니까?”
010_0660_a_12L毘毘產言不也世尊何以香體無色可顯不可執持無有同無表無住寧得見其量色等也
“능가주여,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네가 향기의 체와 양과 색을 볼 수 없다고 해서, 곧 이 향기가 단절된 모습이라고 하겠느냐?”
010_0660_a_14L迦主於意云何豈以汝不能見香體量色卽是斷相
비비산이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이것이 단절된 모습이라면 어찌 냄새를 맡아서 알 수 있겠습니까?”
010_0660_a_16L毘毘產言不也世尊若是斷相豈可嗅知
“바로 그와 같다. 능가주여, 식(識)의 체(體)가 만약 끊어진다면 곧 생사를 요별(了別)할 수 있는 모습이 없을 것이다.
010_0660_a_17L如是如是楞迦識體若斷卽無生死了別之相
능가주여, 식의 체는 지극히 묘하고 청정하지만 객염(客染)에 물들어 더럽혀진 줄을 알아야 한다. 이를테면 무명(無明)ㆍ갈애(渴愛)ㆍ훈습(熏習)ㆍ업(業) 등이다. 마치 허공계가 지극히 묘하고 청정하지만, 연기와 구름과 먼지와 안개의 네 가지 더러움에 물드는 것과 같다.
010_0660_a_18L迦主當知識體至妙淸淨而爲客染之所染污所謂無明渴愛熏習業等如虛空界至妙淸淨而爲煙四染所染
능가주여, 식의 체가 깨끗하고 묘하며 색(色)이 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잡을 만한 대상이 없으나, 객염의 더러움이 나타나는 것도 이와 같다.
010_0660_a_22L楞迦主識體淨妙無色無無所執㝵客染穢現亦復如是
010_0660_b_02L왜냐하면 진실된 지혜로 관찰하면 마침내 중생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니, 수명을 갖는 주체도 없고 태어나는 주체도 없으며, 장부(丈夫)도 없고 부가라(富伽羅)도 없으며, 아는 주체도 없고, 보는 주체도 없으며, 생각하는 주체도 없고, 받아들이는 주체도 없으며, 짓는 주체도 없고, 듣는 주체도 없으며, 나아가서 물질[色]ㆍ받아들임[受]ㆍ생각[想]ㆍ행동[行] 등도 없다.
010_0660_a_23L以故實智觀察畢竟無有衆生可得無命者無生者無丈夫無富伽羅知者無視者無想者受者作者聞者乃至無色行等
능가주여, 진실된 지혜로 자세히 보면 모두 얻을 수 없으니, 모든 법의 자성(自性)은 다 화합(和合)으로 이루어졌으므로 다른 성품[異性]이 없다.
010_0660_b_04L楞迦主實智諦觀皆不可得諸法自性皆和合生有異性
능가주여, 마땅히 이와 같이 중생이란 정실(貞實)하고 미묘한 것인 줄 배우고 닦아서, 텅 빈 생사의 광야로 나아가지 말아야 한다. 무엇을 중생이 정실하다고 하는가? 대승[摩訶若那]에 깨달아 들어감을 체득하는 것을 말한다.”
010_0660_b_06L楞迦主應當如是修學衆生貞實微妙勿趣空曠生死有野云何衆生貞實所謂逮得證契摩訶若那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0_0660_b_08L爾時世尊而說偈言

업(業)에 이끌려 전전(展轉)하면
8지도(支道)를 갖추지 못하며
업을 벗어나 무루(無漏)를 얻으면
세상의 큰 이익 된다.
010_0660_b_09L爲業牽轉者
未具八支
道脫業獲無漏
乃爲世上利

이때 비비산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중생계 중에서 한량없고 끝없는 항하사(恒河沙) 같은 중생이 3유(有)의 넓고 깊은 바다를 건넙니다. 성문승(聲聞乘)으로 건너기도 하고, 혹은 독각승(獨覺乘)으로 건너며, 혹은 위없는 대승으로 깨달아 들어가 등정각(等正覺)을 이루니, 끝이 없고 다함이 없으며 헤아릴 수 없고 셀 수 없습니다. 미래에도 역시 그러하여 3승(乘)으로써 건너 열반을 체득할 것이며, 헤아릴 수 없고 끝이 없는 항하사(恒河沙) 같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생계는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습니다.
010_0660_b_11L毘毘產復白佛言世尊衆生界中無量無邊如恒河沙得渡三有廣大深海或以聲聞乘渡或以獨覺乘渡或有證契無上摩訶若那成等正覺無際無窮無量無數當來亦爾以三乘渡逮得涅槃無量無邊如恒河沙而衆生界不增不減
세존이시여, 제가 이 일을 보니 마치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사람[廢業者]같이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010_0660_b_18L世尊我見是事不知所爲如廢業者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여, 업(業)을 물리치지 말라.
010_0660_b_19L佛言楞迦主爲廢業
010_0660_c_02L왜냐하면 중생계는 시작도 없고 끝도 없으니, 허공계(虛空界)와 법계(法界)도 이와 같다. 그러므로 능가주(楞迦主)여, 중생계는 늘어난다고도 말할 수 없고, 줄어든다고도 말할 수 없다. 이 3유(有)의 광대한 생사의 깊은 바다에 있는 중생은 헤아릴 수 없고 끝없이 이미 건넜고, 앞으로 건널 것이지만, 중생계는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다. 마치 허공계가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으며, 처음도 없고 중간도 없고 나중도 없는 것과 같으니, 허공계는 모든 것에 두루 가득하면서도 장애도 없고 수고로움도 없으며, 짓는 것도 없고 분별도 없다.
010_0660_b_20L何以故衆生界無始無終空界法界亦復如是是故楞迦主知衆生界不可說增不可說減此三有廣大生死深海衆生已渡當渡無量無邊而衆生界無增無減如虛空界無增無減無初中後而虛空界普遍一切無障無勞無作無分別
이와 같이 능가주여, 중생계는 처음이나 중간이나 나중을 모두 얻을 수 없다. 만약 성스러운 법에 증득하여 들어갈 수 있다고 하여도, 중생계는 끝내 다하거나 덜하여짐이 없다. 그러나 건너게 되는 중생은 있다. 왜냐하면 중생계의 법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것이다.”
010_0660_c_03L如是楞迦主衆生界若初若中若後皆不可得若得證契聖法則衆生界終而無盡減然有得渡所以者何衆生界法爾如是無始無終
비비산이 아뢰었다.
“무엇이 생사유해(生死有海)입니까?”
010_0660_c_07L毘毘產言世尊云何生死有海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여, 생사유해는 큰 바다와 같다.”
010_0660_c_08L佛言楞迦主生死有猶如大海
비비산이 아뢰었다.
“무엇이 큰 스승이신 부처님의 가르침입니까?”
010_0660_c_09L毘毘產言云何佛大師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가 가르치는 법은 선박과 같은 줄을 알아야 한다.”
佛言諸佛教法當知如舩
또 여쭈었다.
“무엇이 출가하여 법을 갖춘 비구입니까?”
010_0660_c_10L又問何出家具法比丘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법을 갖춘 비구는 상인이 배를 탄 것과 같다.”
010_0660_c_11L佛言具法比丘如商人乘舩
또 여쭈었다.
“무엇이 큰 스승이 가르친 계율을 받들어 지녀서 빠짐이 없는 것입니까?”
010_0660_c_12L又問云何大師教戒奉持無缺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법을 사랑하고 법을 받들며 만족할 줄 알고 계율을 지키며, 큰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 삼가 지켜 빠짐이 없는 것이다. 마치 선박을 수리하여 빗장을 단단히 걸고 집기를 충분히 갖추어 상인이 이 선박을 타고 큰 바다를 건너려 하는 것과 같다.”
010_0660_c_13L佛言愛法奉法知足護戒遵大師教愼守無缺如修理舩關綴牢固什物備足商者乘之欲渡大海
또 여쭈었다.
“무엇이 선지식(善知識)입니까?”
010_0660_c_15L又問云何善知識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지식이란 저 항해사가 배를 움직이려 하는 것과 같다.”
010_0660_c_16L佛言善知識者如彼舩師將運於舩
또 여쭈었다.
“무엇이 8정지력(正支力)입니까”
又問云何八正支力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8성정지(聖正支)는 마치 바른 믿음의 바람이 배를 빨리 달리게 하는 것과 같다.”
010_0660_c_17L八聖正支如正信風持舩速進
또 여쭈었다.
“무엇이 선통삼매삼마발저(禪通三昧三摩鉢底)입니까?”
010_0660_c_18L云何禪通三昧三摩鉢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통삼매삼마발저는 마치 보주(寶洲)와 같다.”
010_0660_c_19L佛言通三昧三摩鉢底猶如寶洲
또 여쭈었다.
“무엇이 7보리분(菩提分)입니까?”
010_0660_c_20L又問何七菩提分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7보리분은 7성보(姓寶)와 같다”
010_0660_c_21L佛言七菩提分如七姓
또 여쭈었다.
“7보리분을 얻고 대승[摩訶衍]에 증득하여 들어가는 것은 또 무엇과 같습니까?”
010_0660_c_22L又問得七菩提分證契摩訶衍者此復如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마치 상인이 7성보를 취하여 마음에 만족하며, 큰 부자가 되는 것과 같다.
010_0660_c_23L佛言譬如商人取七姓寶恣意滿足成大豪富
010_0661_a_02L능가주여, 7보리분을 얻고 대승에 증득하여 들어가서 위없는 수행을 하여 안온(安隱)하게 성불하는 것도 역시 그러한 줄을 알아야 한다. 훌륭하다. 출가하여 여래의 가르침 속에 있구나.”
010_0660_c_24L楞迦主得七菩提分證契摩訶衍無上修行安隱成當知亦爾善哉出家在如來教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0_0661_a_03L世尊而說偈言

모든 유위(有爲)의 고통이 은밀히 덮어
중생을 얽매니
자기와 남을 구하여
저 고통의 얽매임을 끊는다.
010_0661_a_04L諸有苦蒙密
纏縛於衆生
拯己及他人
斷彼有苦縛

출가하여 부처의 가르침 속에 있어
진실한 여래의 아들이 되니,
중생의 정대(貞大)한 내[我]가
수행을 쌓아 부처[世依]를 이룬다.
010_0661_a_06L出家在佛教
爲眞如來子
衆生貞大我
積修成世依

이때 비비산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어떤 중생이 불법 중에 출가하여 계를 받고, 잘 호지(護持)하지 못하여 금한 계율을 무너뜨리고 깨뜨리거나, 혹은 어떤 중생은 출가하여 범행(梵行)을 닦지 않고, 계율을 많이 무너뜨리고 빠뜨리며, 계를 버리고 세속으로 돌아간다면, 이 어리석은 무리들은 비유하면 무엇과 같습니까?”
010_0661_a_07L毘毘產復白佛言世尊若有衆生於佛法中出家受戒不善護持毀破制禁或有出家不修梵行戒多虧缺捨戒歸俗此愚人輩其譬如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마치 상인이 큰 바다 가운데에서 타고 가던 배가 파손되어 물에 빠져 죽는 것과 같다.
능가주여, 어리석은 사람의 무리가 나의 법 가운데 출가하여 계를 받고서 잘 보호하지 못하고 많이 무너뜨리고 깨뜨려서, 모든 악취(惡趣)에 빠지는 것도 역시 이러한 줄을 알아야 한다.”
010_0661_a_11L佛言譬如商者於大海中所乘舩破溺水而死楞迦主愚癡人輩於我法中出家受戒不能善護多有毀破淪諸惡當知亦爾
“세존이시여, 어떤 이는 파계(破戒)하고 범행(梵行)을 닦지 않으면서 청정한 범행의 겉모양[容儀]만 짓거나, 혹은 파계하고 나서 계를 버리고 세속으로 돌아가는데도 이러한 무리가 몸을 버리고 선취(善趣)에 태어나는 것은, 비유하면 무엇과 같습니까?”
010_0661_a_15L世尊其有破戒不修梵而作淸淨梵行容儀或破戒已戒歸俗此輩捨身有生善趣其譬如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여, 비유하면 상인이 큰 바다 가운데에서 배가 부서져 물에 빠져 떠다니다가 부서진 판자를 얻거나, 혹은 죽은 시체를 만나거나 혹은 용감하게 헤엄쳐 건너가는 것과 같다. 부서진 판자를 얻은 자는 바람의 힘으로 대륙이나 섬에 닿고, 죽은 시체를 얻은 자는 바다의 법이 시체를 머물게 하지 않으므로 그 덕분에 떠서 벗어나며, 전심(專心)으로 용감하게 힘을 다하여 헤엄쳐 건너는 자는 혹은 해신(海神)이 불쌍히 여기어 희망하는 해안에 데려다 놓는다.
010_0661_a_18L佛言楞迦主譬如商人在大海中舩破漂溺遇得破板或遇死屍或勇進浮渡得破板者假於風力而至洲得死屍者海中法不停屍憑以漂其專心勇進力浮渡者或爲海神哀愍接置岸上如所希望
010_0661_b_02L내 법 가운데 출가하였다가 파계하거나, 혹은 파계하고 세속으로 돌아가더라도, 어떤 사람은 부처에 대하여 깨끗한 믿음을 갖고 사무치게 후회하거나, 혹은 곧은 마음이 순박하고 깨끗하거나, 혹은 비록 계를 범하여도 자비심을 버리지 않고 중생이 즐거워하기를 바라거나, 혹은 다시 계를 받고 스스로 새롭게 지켜 보호한다.
010_0661_a_23L於我法中出家破戒或破戒歸俗有於佛所淨信徹悔或直心淳淨或雖犯戒然不捨慈心願衆生樂或更受戒自新護
능가주여, 이러한 인연으로 내 법 가운데 출가하여 파계하거나, 계를 버리고 세속으로 돌아가도 역시 선취(善趣)로 태어나게 된다.”
010_0661_b_04L楞迦主以是因緣於我法中出家破戒或捨戒歸俗而亦得有生善趣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而說偈言

백천 구지(俱胝)의 생에
많은 죄업(罪業)을 지어 쌓았어도
사무치게 후회하고 스스로 새롭게 받으면
죄가 깨끗해져 다시 증가하지 않는다.
010_0661_b_06L百千俱胝生
積造衆罪業
徹悔自新受
罪淨不復增

비비산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리를 돕는 법에는 몇 가지가 있습니까?”
010_0661_b_08L毘毘產復白佛言世尊有幾助菩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여, 보리를 돕는 법에는 서른일곱 가지가 있으니, 4념처(念處)ㆍ4정근(正勤)ㆍ4신족(神足)ㆍ5근(根)ㆍ5력(力)ㆍ7각분(覺分)ㆍ8성도(聖道)이다. 이를 37품의 보리를 돕는 법이라고 이름한다.”
010_0661_b_10L佛言楞迦主助菩提法有三十七謂四念處四正勤四神足五根五力七覺分八聖道是名三十七品助菩提法
비비산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해탈문(解脫門)에는 몇 가지가 있습니까?”
毘毘產言世尊解脫門有幾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해탈문에는 세 가지가 있으니,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이다.”
010_0661_b_13L解脫門有三謂空無相無願
비비산이 아뢰었다.
“수행이 이루어지는 것은 어떻습니까?”
010_0661_b_14L毘毘產言云何修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행이 이루어지는 것은 세 가지가 있으니, 이염수(離染修)ㆍ멸수(滅修)ㆍ열반도수(涅槃度修)이다.”
010_0661_b_15L佛言修成有三謂離染修滅修涅槃度修
비비산이 아뢰었다.
“고치는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습니까?”
010_0661_b_16L毘毘產言療法有幾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고치는 법에는 대략 세 가지가 있다. 탐욕이 많은 자는 부정관(不淨觀)으로 치료하고, 성냄이 많은 자는 자관(慈觀)으로 치료하고, 어리석은 자는 연기관(緣起觀)으로 치료한다.”
010_0661_b_17L佛言療法略說有三多欲者以不淨觀療多瞋者以慈觀療愚癡者以緣起觀療
비비산이 아뢰었다.
“잘 수행하는 것에는 몇 가지가 있습니까?”
毘毘產言善修有幾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잘 수행하는 데에는 네 가지가 있으니, 5온(蘊)을 잘 닦고, 18계(界)를 잘 닦고, 12처(處)를 잘 닦고, 방편을 잘 닦는 것을 말한다.”
010_0661_b_19L善修有四謂善陰修善界修善入善方便修
비비산이 아뢰었다.
“어떻게 관찰합니까?”
毘毘產言云何觀察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여, 연기와 4제(諦)와 인과를 깊이 관찰하여야 한다.”
010_0661_b_21L楞迦主當深觀緣起及四諦因果
이때 비비산이 오른쪽으로 세 번 부처님 주위를 돌고, 일찍이 얻지 못한 것을 얻어서 환희하고 기뻐하며 게송으로 여쭈었다.
010_0661_b_22L毘毘產三右繞佛以七寶雜花而散佛上右膝著地合掌向佛得未曾歡喜踊躍以偈問曰
010_0661_c_02L
보살이 어떤 행을 해야
용맹스럽게 세상을 이롭게 하며
보시와 지계와 선정과 인욕과 정진을
내어 상보리(上菩提)로 나아가며,
010_0661_c_02L菩薩行何行
勇猛利世間
施戒定忍進
發趣上菩提

무루정지(無漏正智)를 구하여
모든 중생을 가르쳐 인도하며
최승전(最勝田)인 부처를 이루어
무구(無垢)의 보배로 장엄합니까?
010_0661_c_04L求無漏正智
化導諸衆生
成佛最勝田
無垢寶莊嚴

이 게송을 읊고 나자, 부처님께서 비비산에게 말씀하셨다.
“정말 훌륭하구나. 능가주여, 네가 여래에게 이러한 뜻을 묻는구나. 자세히 들어라.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너를 위하여 말하여 주겠다.
010_0661_c_05L說此偈已佛告毘毘產言善哉善哉楞迦主汝問如來此義諦聽諦聽思念之當爲汝說
능가주여, 보살은 항상 6바라밀과 상응하여 수행하며, 모든 중생에 대하여 마음에 덮고 막는 것이 없다.
010_0661_c_08L楞迦主菩薩常與六波羅蜜相應修行於一切衆生心無罣㝵
능가주여, 보살은 이와 같은 행(行)에서 물러서거나 감(感)하지 않아야 하며, 세속법에 물들지 않아야 하며, 다시 불법(佛法)의 훌륭한 행을 닦아 나아가야 하며, 끝없는 중생을 성숙시켜 불국토를 청정히 해야 하며, 대승[摩訶若那]에 증득해 들어가 불법에 장애가 없어야 한다.”
010_0661_c_10L楞迦主菩薩如是之行勿令退減勿染世法當更進修佛法勝行成熟無邊衆生淨佛國土證契摩訶若那無佛法障
비비산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어떻게 수행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되겠습니까?”
010_0661_c_13L毘毘產復白佛言我今云何修行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여, 교만(憍慢)과 과실(過失)을 없애고 시기하지 않고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 네 가지 범행(梵行)을 행하여야 하며, 마음으로 모든 중생에게 이익을 주려는 생각을 해야 하며, 살생(殺生)하지 않아야 하며, 거짓말하지 않아야 하며, 술 마시지 않아야 하며, 사음(邪淫)하지 말아야 하며, 훔치지 않아야 하며, 이간질하지 않아야 하며, 악한 말을 하지 말아야 하며, 도리에 맞지 않는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
오로지 항상 보리심과 6바라밀을 행하려는 마음과 중생을 이롭게 하려는 마음과 적정(寂靜)하며 깨끗한 마음을 수행하여, 모든 유취(有趣)가 두려워함을 관찰하고 3유(有)에서 고뇌하는 중생을 해탈시켜야 한다.
010_0661_c_15L佛言楞迦主當去憍慢過不嫉不悋行四梵行心念饒益一切衆生不殺生不妄語不飮酒不婬不盜不兩舌不惡口不非宜語常專修行菩提之心六波羅蜜心利衆生寂靜淨心觀諸有趣衆多怖畏脫三有苦惱衆生
능가주여, 네가 지금 불과(佛果)를 구하려 한다면, 이와 같이 알아야 한다.
010_0661_c_21L楞迦主汝今欲求佛果當如是知
부처라고 말하는 것은 단지 이름[名字]을 붙였을 뿐으로, 다만 임시로 시설(施設)한 것이다.
010_0661_c_22L所言佛者但以名字假施設耳
010_0662_a_02L왜냐하면 능가주야, 부처의 본체는 체(體)가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근본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머묾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지극히 깨끗하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티끌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나[我]가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취(取)함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형상[形]이 없기 때문이다. 부처의 본체는 모습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들어감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나아감이 없기 때문이다.
010_0661_c_23L何以故楞迦主佛體無體佛體無根故佛體無住故佛體至淨故佛體無塵故佛體無我故佛體無取故佛體無形故佛體無相故體無入故佛體無出故
부처의 본체는 수고로움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지분(支分)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집착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물듦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헤아림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반연함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섞임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모든 입(入)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부처의 본체는 모든 분별과 망상과 헤아려 꾀하는 일[計度]을 떠나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알기 어렵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매우 깊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문자가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색(色)이 없기 때문이다.
010_0662_a_04L佛體無勞故佛體無支分故佛體無著故佛體無染故佛體無量故佛體無所緣故體無雜故佛體超一切入故佛體離一切分別妄想計度故佛體超一切有趣故佛體難入故佛體難知故體甚深故佛體無字故佛體無色故
부처의 본체는 본래 고요하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묘하고 더러움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위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비유할 것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얻을 수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끊을 수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깨뜨릴 수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나눌 수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자성(自性)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처소(處所)가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나타내 보임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걸림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비슷한 것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단절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상(常)이 아니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허공과 같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무등등(無等等)이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010_0662_a_10L佛體本寂故佛體妙無垢故佛體無上故佛體無譬故佛體不可得故體不可斷故佛體不可破故佛體不可別故佛體不可思故佛體無自性故佛體無處所故佛體無示現故佛體無㝵故佛體無似故佛體非斷故佛體非常故佛體等虛空故佛體無等等故佛體不可說故
능가주여, 부처의 본체는 이와 같으니, 부처를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구함이 없는 것으로써 불과(佛果)를 구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성(性)이라는 생각으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수 없기 때문이며, 나[我]라는 생각이나 중생이라는 생각이나 명자(命者)라는 생각이나 생자(生者)ㆍ양육자(養育者)ㆍ장부자(丈夫者)ㆍ부가라자(富伽羅者)ㆍ작자(作者)ㆍ수자(受者)ㆍ지자(知者)ㆍ시자(視者)ㆍ상자(想者) 등의 생각으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010_0662_a_18L楞迦主佛體如是欲求佛者當以無求而求佛果何以故不可以性想而證阿耨多羅三藐三菩提不可以我想衆生想者想生者養育者丈夫者富伽羅者作者受者知者視者想者等想而證阿耨多羅三藐三菩提
010_0662_b_02L유위(有爲)라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법에 대한 집착을 일으키지 않으며, 음(陰)이나 계(界)에 대한 집착을 일으키지 않고 나아가서 부처에 대한 집착까지도 일으키지 않으며, 이 보살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수 있게 된다.
010_0662_a_24L不起有爲想不起法執不起陰界等執乃至不起佛執此菩薩能證阿耨多羅三藐三菩提
왜냐하면 능가주여, 보리란 의지할 수 없으며, 성(性)이라고 집착할 수 없으며, 상(常)이나 단(斷)이라고 집착해서 증득하여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010_0662_b_04L所以者何楞迦主菩提者不可不可以性執非常斷執而能證了
왜냐하면 능가주여, 일체 모든 법은 반드시 무너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010_0662_b_05L何以故楞迦主一切諸法必歸壞故
비비산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해야만 모든 유위법(有爲法)을 알 수 있습니까?”
010_0662_b_06L毘毘產言世尊當云何知諸有爲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여, 허깨비 같고, 꿈같고, 아지랑이 같고, 물에 비치는 달 같으며, 건달바성 같으니, 모든 유위법이 이와 같은 줄 알고, 이와 같이 깨달아야 한다.”
010_0662_b_07L佛言楞迦主如幻如夢如陽焰如水中月如乾闥婆城諸有爲法應如是如是覺悟
이 법을 말씀하실 때 비비산주가 곧 무등등법(無等等法)과 거지광당보살삼매(炬智光幢菩薩三昧)와 선일체어언다라니(善一切語言陀羅尼) 등의 한량없는 삼매와 다라니를 얻었다.
010_0662_b_10L說是法時毘毘產主便獲無等等法炬智光幢菩薩三昧一切語言陁羅尼等無量三昧陁羅
비비산주가 모든 삼매와 다라니를 얻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모든 유위법을 깨달아 알았습니다.”
010_0662_b_13L毘毘產主得諸三昧陁羅尼已佛言世尊我今了知諸有爲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여, 네가 지금 모든 유위법이 어떤 것이라고 깨달아 알았느냐?”
010_0662_b_14L佛言楞迦主汝今云何了知諸有爲法
비비산이 아뢰었다.
“꿈과 같고, 허깨비와 같고, 메아리와 같고, 산에서 흐르는 폭포와 같고, 물에 비친 달과 같고, 큰 바람에 헛꽃이 날리는 것과 같고, 가을 구름과 같고, 번갯불과 같으며, 연꽃 위의 물방울 같고, 물거품과 같고, 등불과 같고, 건달바성과 같고, 무지개 같으며, 아지랑이 같습니다. 제가 이제 유위의 자성(自性)이 모두 다 이와 같은 줄을 깨달아 알았습니다.”
010_0662_b_15L毘產言如夢如幻如響如山瀑流水中月如大力風而吹空花如秋雲電光荷上水滴如泡如燈乾闥婆城虹蜺陽焰我今了知有爲自性皆悉如是
이때 세존께서 정수리에서 푸른색과 노란색과 붉은색과 흰색과 파리(頗梨)색과 은색과 자색과 같은 구지겁 나유타 백천의 온갖 여러 가지 색[雜色]의 끝없는 광명을 놓으시어, 수없는 모든 불국토에 흩어 비추시고 나서, 다시 광상(光相)을 되돌려 거두시니, 정수리 안으로 들어갔다.
010_0662_b_20L爾時世尊頂放靑白頗黎俱胝那由他百千種種雜色無邊光散照無數諸佛土已還攝光相於頂中
010_0662_c_02L이때 장로 대목건련(大目乾連)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여 몸을 굽혀 절하고서 게송으로 여쭈었다.
010_0662_b_24L長老大目乾連從坐而起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曲躬以偈問曰

수승한 덕을 갖추신 세존께서는 인(因)에 의거하지 않음이 없으신데
끝없고 깨끗한 빛의 그물을 열어 나타내시니
누가 승혜(勝慧)를 깨달아 부처님의 수기를 얻었기에
모니(牟尼)께서 백광(白光)의 그물을 두루 비추십니까?
010_0662_c_03L勝德世依非無因
開顯無邊淨光網
誰悟勝慧獲佛記
牟尼百光網普照

부처님께서 대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 앞에 합장하고 있는 비비산이라고 하는 능가 성주가 대공양(大供養)으로 나와 모든 성문과 모든 보살들에게 공양하고, 이러한 선근(善根)으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는 것을 보았느냐?”
010_0662_c_05L佛告大目揵連汝見楞迦城主名毘毘產在於我前合掌而住以大供養供養於我及諸聲聞諸菩薩衆以此善根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
대목건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보았습니다. 선서(善逝)시여.”
010_0662_c_10L大目揵連白佛言我見世尊我見善逝
부처님께서 대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이 비비산 능가 성주는 나와 구지 나유타의 백천의 부처에게 공양하고 나서 이 선근(善根)을 가지고 몸을 버리고 연화생(蓮華生)세계에 화생할 것이다. 부처의 명호는 연화적덕치성광자재왕(蓮華積德幟聲光自在王)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이며, 현재 안온하게 설법하여 교화하고 있으며, 세계는 청정하고 부처의 수명은 한량없다.
010_0662_c_11L佛告大目揵連此毘毘產楞迦城主供養我等俱胝那由他百千佛持此善根捨身化生蓮華生世界佛號蓮華積德幟聲光自在王如來正等覺以立持安說法教化世界淸淨佛壽無量
비비산이 저 불국토에 태어나 곧 보살의 환희지를 얻을 것이며, 나아가 보살의 10지(地)를 얻고 무량겁(無量劫)을 지나면 이 사바세계에서 등정각을 이룰 것이다. 명호는 묘웅맹뢰음후최상장엄금광위청정무구광명당치승보적산공덕장엄정계장엄개부묘생무변광비로자나자재왕(妙雄猛雷音吼最上莊嚴金光威清淨無垢光明幢幟勝寶積繖功德莊嚴頂髻莊嚴開敷妙生無邊光毘盧遮那自在王) 여래ㆍ아라하(阿羅訶)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ㆍ출현어세(出現於世)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다.
010_0662_c_16L毘毘產生彼佛土得菩薩歡喜地乃至得菩薩十地數量劫當於此娑訶世界成等正覺號妙雄猛雷音吼最上莊嚴金光威淸淨無垢光明幢幟勝寶積繖功德莊嚴頂髻莊嚴開敷妙生無邊光毘盧遮那自在王如來阿羅訶三藐三佛陁出現於世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佛世尊
010_0663_a_02L세계의 명칭은 전주만(電珠鬘)이며, 그 땅은 고르고 평평하여 높고 낮은 곳과 구릉과 구덩이와 자갈과 더러운 것이 없으며, 또 여인과 모든 악취가 없으며, 국토는 매우 깨끗하고 보살이 많아 무변광여래(無邊光如來)의 세계보다 뛰어나다. 겁의 이름은 조암(照闇)이며, 저 부처의 수명은 한량없고 끝이 없다.
010_0662_c_24L界名電珠鬘其地平正無有高下坑坎礫石穢惡亦無女人及諸惡國土嚴淨菩薩衆多過無邊光如來世界劫名照闇彼佛壽命無量無
대목건련아, 이러한 인연으로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이 기뻐 미소를 지으며 정수리에서 빛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다.”
010_0663_a_06L大目揵連此因緣故如來正等覺熙怡微笑現頂光相
이때 비비산이 부처님께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記]를 받고는 뛸 듯이 기뻐하여 온몸을 떨며 법락(法樂)이 충만하여 허공 위로 7다라수(多羅樹)만큼 올라가 허공 중에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0_0663_a_07L毘毘產蒙佛授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歡喜踊躍擧身震肅法樂充遍上昇虛空高七多羅樹於虛空中而說偈言

일체 모든 법은
꿈과 같이 거짓된 것으로
자성(自性)은 성품이 없어
깨끗하기 허공과 같다.
010_0663_a_10L一切諸法
虛假如夢
自性無性
淨若虛空

나[我]라는 주체에는 내가 없고
또한 자성이 없으니
내가 헛것 같은 줄 알며
유전만(流電鬘) 같은 줄 안다.
010_0663_a_12L我者無我
亦無自性
我知如幻
如流電鬘

유취(有趣)의 생사(生死)와
중생과 수명은
처음과 나중과 중간에
어떤 법체(法體)도 없다.
010_0663_a_13L有趣生死
衆生命壽
初後中內
無少法體

업과(業果)의 이숙(異熟)으로
중생이 취(趣)가 있으나
만약 보리를 닦으면
정지(淨智)로써 자성이 없는 법을
비로소 깨달으리.
010_0663_a_14L業果異熟
衆生有趣
若修菩提
淨智方了
無自性法

이때 비비산이 이 게송을 읊고 나서 공중에서 내려와 부처님을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가르침을 받고 앉았다.
010_0663_a_16L毘毘產說此偈已從空中下三右繞佛受教而坐
이때 바다같이 큰 회중에서 천룡과 아수라 중에 법(法)을 증득하여 들어간 자가 있었으며, 야차와 나찰 중에 보리심을 내는 자가 있었다. 또한 긴나라와 마후라가 가운데 불법에 대해 의심이 없는 믿음을 얻은 자가 있었으며, 가루라와 건달바와 지명선통(持明仙通) 가운데 삼매와 다라니를 얻어 법에 증득하여 들어가 물러서지 않는 자가 있었다.
010_0663_a_18L是時如海大會阿脩羅有得證契法者夜叉羅剎有發菩提心者緊那羅摩睺羅伽有於佛法得無疑信者迦樓羅乾闥婆明仙通有得三昧陁羅尼證契法退轉者
010_0663_b_02L이때 땅이 크게 진동하고 묘한 빛이 두루 비추어 마침내 이 불세계의 중간에 있는 어두운 곳이 모두 광명을 만났으며, 모든 악도와 모든 고뇌하는 중생이 다 같이 휴식을 얻었다. 공중에서는 천(天)들이 꽃을 내리고 북을 울렸으며, 노래와 외치는 소리가 함께 섞이고, 옷과 물건을 흔들고 끌며 기이한 일을 만난 것을 기뻐하였다.
010_0663_a_23L於是地大震動妙光普照至此佛世界中閒闇處皆遇光明切惡道及諸苦惱咸得休息空中諸天雨花擊鼓歌叫交雜掉曳衣物遇奇特
이때 비비산 나찰주(羅刹主)가 자기 권속들을 돌아보고 두루 말하였다.
“너희들 모두 함께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와서 존중하며 공양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어야 한다.”
010_0663_b_04L爾時毘毘產羅剎主顧己部屬普告之曰汝等咸可同來佛所尊重供養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이때 한량없는 백천의 나찰이 모두 부처님 계신 곳에 와서 몸을 숙여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가 지금 함께 부처님 앞에서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비구 스님들께 귀의하여 보리심을 내고, 대승으로 나아가 대승을 수지(受持)하겠습니다. 미래에 이 사바불토에서 부처님 세존을 이루어 무상죄(無上罪)를 없애고 모든 중생에게 큰 이익을 주겠습니다.”
010_0663_b_07L爾時量百千羅剎俱詣佛所合掌曲躬佛言我等今者同於佛前歸依佛依法歸依比丘僧發菩提心發趣大受持大乘願於未來在此娑訶佛成佛世尊滅無上罪與一切衆生作大利益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정말 훌륭하다. 너희가 지금 성불을 구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려면 네 가지 법을 닦아야 한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010_0663_b_13L佛言善哉善哉汝等今爲求成佛故發菩提心應修四法何等爲四
첫째는 소원(所願)대로 수행하되 이지러지거나 모자람이 없게 하여야 하는 것이고, 둘째는 모든 중생에 대하여 항상 자비심을 일으키는 것이고, 셋째는 날마다 세 때[三時]에 지성으로 삼보(三寶)에 공양드리는 것이고, 넷째는 마음으로 성문이나 독각의 2승(乘)의 과(果)를 구하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너희가 오로지 이 네 가지 법을 부지런히 닦으면, 곧 미혹되어 보리심을 잃는 일이 없을 것이다.”
010_0663_b_15L一者所願修行勿令虧缺二者於諸衆生常起慈心三者日日三時至誠供養供給三寶四者心不樂求聲聞獨覺二乘之果汝等專勤修此四法卽不迷惑失菩提心
이때 사갈라(娑竭羅)용왕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며 몸을 숙여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비비산 능가 성주가 옛적에 어떤 선근(善根)을 닦았기에, 지금 이와 같이 광대한 공양을 하여 여래와 성문들과 모든 보살에게 공양하고 보리심을 내며, 곧 수기(授記)를 얻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서지 않게 되는 것입니까?”
010_0663_b_19L爾時娑竭羅龍王從坐而起偏袒右右膝著地曲躬合掌而白佛言此毘毘產楞迦城主往昔修何善今作如是廣大供養供給如來及聲聞衆幷諸菩薩發菩提心便獲授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得不退
010_0663_c_02L부처님께서 사갈라용왕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한량없는 아승기겁에 이 사바세계에 부처가 있었으니, 이름은 대비생지치당(大悲生智幟幢)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출현어세(出現於世)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었으며, 세계의 이름 역시 사바[娑訶]였다. 국토는 다섯 가지로 탁하여 마치 오늘날과 같았다. 저 부처가 3승(乘)의 법으로 중생을 교화하니, 5백 명의 성문 비구가 있었다.
010_0663_c_03L佛告娑竭羅龍王過去無量阿僧祇劫此娑訶世界有佛名大悲生智幟幢如來應供正遍知出現於世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佛世尊世界亦名娑訶國土五濁猶如今日彼佛以三乘法教化衆生有五百聲聞比丘
그때 부처님께서 마라야(摩羅耶) 산정(山頂)에서 한량없는 천룡(天龍)과 비인(非人) 등의 무리가 에워싼 가운데 설법하셨다. 이 비비산 능가 성주는 이때 나찰의 소동(小童)이었는데, 또한 이름을 비비산(毘毘産)이라 하였으며, 능가대성(楞伽大城)에 있었다. 난폭하고 날쌔고 씩씩하였으며, 치아가 보기 흉하였고 모습이 두려워할 만하였다. 배는 크고 얼굴은 작았으며 피를 마시고 살을 먹었다.
010_0663_c_09L其時佛在摩羅耶山頂無量天龍乃至非人等衆圍繞說法此毘毘產楞迦城主時爲羅剎少童亦名毘毘產在楞迦大城暴烈勇壯牙齒弊惡形容可畏寬腹小面飮血食肉龍王
용왕이여, 이때 나찰(羅刹) 소동은 부처님께서 마라야 산정에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생각하였다.
‘나는 참을 수 없다. 지금 저 사문과 비구들을 쫓아내야겠다. 이 산을 떠나 나의 경계에서 물러가게 해야 한다. 왜냐하면 저 사문이 마라야 산정에 있으면 내가 큰 바다에서 중생을 잡아 죽일 수 없게 되므로 항상 굶주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010_0663_c_14L羅剎少童聞佛在摩羅耶山頂作如是念我不能今當逐彼沙門及比丘衆令離此去我境界何以故若此沙門在摩羅耶山頂令我不得於大海中捕殺衆生恒受飢餓
그러고 나서 곧 모든 나찰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 중에 힘세고 용감한 자들은 모두 갑옷과 몽둥이와 활과 화살과 낭가라(狼伽羅)와 도마라(都摩羅)와 날카로운 삼지창과 길고 짧은 창과 금강투륜(金剛鬪輪)과 포환(拋丸)과 도끼와 온갖 전쟁 도구를 엄중히 갖추어 속히 나의 처소로 오라. 너희들과 함께 저 사문과 그 무리들을 내쫓아 나의 경계에서 나가게 할 것이며, 엄중히 금하여 우리 영토를 소란스럽게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
010_0663_c_19L便告諸羅剎衆汝等有大力勇健者宜悉嚴備甲弓箭伽羅都摩羅三鋒利戟長短矛槊金剛鬪輪拋丸鉞斧種種戰具速至我所當共汝等逐彼沙門及其徒衆令出我境禁絕不使重擾疆域
010_0664_a_02L이때 비비산 나찰 소동은 갑옷을 입고 무기를 가지고 모든 전쟁 도구를 갖춘 모든 나찰의 무리와 함께 공중을 타고 대비생지치당여래가 계신 곳으로 갔다. 공중에 머물러 나찰의 무리와 함께 저 부처님께 말하였다.
‘어서 가거라. 사문아, 이 산정을 떠나 내 경계에서 멀리 떨어져, 너와 너의 무리들이 밤에 피살되지 않도록 하라.’
010_0663_c_24L於是毘毘產羅剎少童被甲持仗與羅剎衆將諸戰具乘空而往大悲生智幟幢如來之所於空中住與羅剎衆語彼佛言去去沙門離此山頂遠我境汝及徒衆勿夜被殺
이때 대비생지치당여래께서 대신통(大神通)을 나타내셨다. 부처님의 신력으로 모든 나찰이 모두 자기 몸이 다섯 겹으로 묶인 모습을 보았고, 주위에서 철망이 나란히 둘러싸며 죄어오고 있었다. 도망간다고 하여도 다시 머물 곳이 없었으니, 모든 나찰들이 벌벌 떨며 놀라고 두려워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우리가 지금 어느 곳으로 가야 하며, 누구에게 항복하여야 하나? 누가 우리를 구하여 보호해 줄 수 있을까?’
010_0664_a_06L大悲生智幟幢如來現大神通佛神力故令諸羅剎皆見己身被五繫縛十面鐵網齊來擁逼逃竄無所復不得住諸羅剎衆戰慄驚怖作如是念我等今者當於何去歸投於誰誰能救護
그때 부처님의 회중에 지명선왕(持明仙王)이 있었으니, 묘심정덕적위광(妙深定德積威光)이라고 이름하였는데, 비비산 나찰 소동과는 예전에 친구 사이였다.
010_0664_a_11L爾時彼佛會中有持明仙王名妙深定德積威光與毘毘產羅剎少童先爲親
이때 지명선왕이 소동에게 말하였다.
‘천(天)과 사람의 큰 스승이시며, 끝없는 덕과 법을 원만히 갖추시며, 삼계(三界)에서 가장 존귀하시며 중생의 보배이시며, 대비(大悲)로 두루 구제하시는 불(佛)ㆍ박가범(薄伽梵)이시니, 친구여, 너의 무리와 함께 속히 부처님께 귀의하여라. 그리고 법에 귀의하고 아울러 비구승에게 귀의하여, 3귀(歸)를 다 갖추고 보리심을 내면, 묶인 것이 스스로 풀릴 것이다.’
010_0664_a_14L持明仙謂少童曰天人大師無邊德法具足圓滿三界最尊衆生之大悲普救薄伽梵知友可與部衆速歸依佛及歸依法幷比丘僧足三歸發菩提心諸縛自解
이때 지명선왕이 이 말을 하고 나자, 부처님의 신력으로 나찰 소동과 그 무리들이 합장하고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나무 나마무변묘덕장엄신존무상대비삼먁삼불타(南摩無邊妙德莊嚴身尊無上大悲三藐三佛陀)께 귀의합니다. 저희들이 이제 먼저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비구승께 귀의합니다. 우리가 3귀(歸)에 귀의하고 나서 3귀에 머물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겠습니다.’
010_0664_a_18L持明仙作是語已佛神力故羅剎少童與其部衆合掌同聲唱如是言南無南摩無邊妙德莊嚴身尊無上大悲三藐三佛陁我等今者先歸依佛歸依歸依比丘僧我等歸三歸已住於三歸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010_0664_b_02L이 말을 할 때 나찰 소동과 나찰들의 몸의 결박이 모두 풀어지니, 공중에서 내려와 대비생지치당왕불(大悲生智幟幢王佛)의 처소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가지런히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께 참회하며 사죄하고 나서 모두 본래의 처소로 돌아갔다.
010_0664_a_24L是語時羅剎少童及羅剎衆身諸繫咸得解散從空中下至大悲生智幟幢王佛所右繞三帀齊禮佛足謝佛已俱還本處
용왕이여, 너는 의심하지 말라. 지금 이 비비산주는 바로 예전의 비비산이라고 이름하는 나찰 소동이며, 비비산주가 거느린 무리들은 바로 예전의 나찰 소동이 거느린 나찰의 무리들이다. 소동의 친구인 묘심정덕적위광(妙深定德積威光) 지명선왕(持明仙王)은 바로 이 해승지심유희지신통(海勝持深遊戲智神通)보살마하살이다.”
010_0664_b_05L龍王汝勿懷疑此毘毘產主卽是往昔羅剎少童毘毘產者毘毘產主所將部屬卽是往昔羅剎少童羅剎之衆少童親友妙深定德積威光持明仙王卽是海勝持深遊戲智神通菩薩摩訶薩也
이 말씀을 하실 때 삼천대천세계가 모두 진동하고 흔들려 바다에 뜬 배처럼 불안정하였으나, 이때 모든 중생이 두려워하거나 손해를 입는 일이 없이 모두 안락하였으며, 모두 10선(善)을 닦았다.
010_0664_b_10L說是語時三千大千世界咸大震動搖蕩不定如舟在海諸衆生無有驚怖損害一切安樂皆修十善
이 삼천대천세계에는 미루산(彌樓山)과 수미산(須彌山)과 모든 강과 바다와 성읍(城邑)과 마음과 산천(山川)과 섬과 언덕과 험한 바위와 흑산(黑山)과 바람과 굴(窟)과 원림(園林)과 수택(藪澤)과 연못과 샘과 호수가 없었으며, 모든 높고 낮은 험한 길과 구덩이와 함정과 토석(土石)과 자갈과 벌레와 가시와 진흙과 분(糞)과 모든 더러운 물건들이 모두 다 씻겨서 깨끗하였다.
010_0664_b_13L此三千大千世界無彌樓須彌及諸河海城邑聚落山川洲島堆阜巖險黑山風窟園林藪澤河池泉湖所有高下崎嶇坑穽土石沙礫蟲刺泥糞諸穢惡物咸悉滌淨
010_0664_c_02L이 사바의 삼천대천세계를 염부단금(閻浮檀金)의 큰 빛이 두루 비추었고, 철위산 사이와 모든 깊고 어두운 곳이 모두 금빛이 비추어져 어둠이 없어졌고, 금빛으로 인하여 모든 빛이 숨겨 가려졌으며, 해와 달이 나타나지 않았다. 모든 축생과 귀취(鬼趣)들의 고통이 다 그치고, 천(天)과 사람이 안락하여 모든 고통과 근심이 없었다. 배고픈 자는 묘한 음식을 얻었고, 목마른 자는 맛있는 음료를 얻었고, 헐벗은 자는 옷을 얻었고, 가난한 자는 보배더미를 얻었으며, 눈먼 자가 볼 수 있고, 귀먹은 자는 들을 수 있었으며, 말 못하는 자가 말할 수 있었고, 병든 자는 낫게 되었으며, 온전하지 못한 자는 모두 다 갖추게 되었고, 감옥에 갇힌 죄수는 모두 풀려났다.
010_0664_b_18L此娑訶三千大千世閻浮檀金大光普照乃至鐵圍山閒及諸幽冥皆遇金光照除黑闇金光故諸光隱蔽日月不現一切畜生及諸鬼趣苦痛咸息人安樂無諸苦患飢得妙膳渴得美飮裸者得貧得寶聚盲者能視聾者能聽者能言病者得愈不完具者皆得具拘繫囚禁皆得解脫
이때 모든 중생이 안락하고 쾌락을 누렸으며,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핍박과 고통을 당하지 않았으며, 시기도 없고 인색함도 없이 자비심으로 대하여 서로 이익이 되었다. 마치 아버지 같고 어머니 같고 형 같고 아우 같고 언니 같고 동생 같아, 온화하고 순하며 기뻐하여 떠들고 다투며 싸우는 소리가 귀에 들리지 않았으며, 우수(憂愁)와 피로(疲勞)가 모두 그쳤다.
010_0664_c_03L諸衆生安寧快樂不爲貪愚癡之所逼惱嫉無悋慈心相向互爲利益如父如如兄如弟如姊如妹和順喜悅囂諍競聲不霑耳憂愁疲勞一切休
땅은 손바닥같이 평평하고 유리같이 빛났으며, 온갖 아름다운 장식으로 널리 장엄하였다. 모든 7보 연못에는 여덟 갈래의 물이 가득 찼으며, 금모래를 밑에 깔아 맑고 밝고 희고 깨끗하였다.
많은 연꽃이 아름답고 묘하며, 선명하고 윤기 나며 활짝 펴서 크기가 수레바퀴만 하였다. 연못 안에는 하늘의 7보로 된 연꽃이 생겨나니 가지가지 광색(光色)과 향기가 있었고, 그 감촉은 부드럽고 섬세하여 마치 가자린타(迦遮隣陀)와 같았다.
010_0664_c_08L地平如掌瑩若琉璃種種麗飾博莊嚴諸七寶池八支水滿金沙布澄明皎潔衆蓮美妙鮮潤開敷大如車輪生於池內天七寶蓮種種光種種香馥其觸細軟如迦遮鄰陁
가장 묘한 즐거움이 억 년 동안 계속되며, 백천 개가 곳곳에 퍼져 늘어섰다. 그 보배 연꽃은, 혹 어떤 것은 크기가 1유순이고 어떤 것은 2유순이며 혹은 3ㆍ4ㆍ5에서 10유순에 이르며, 20ㆍ30ㆍ40ㆍ50에서 백 유순과 천 유순에 이른다.
010_0664_c_12L上妙適樂億載百千處處布列其寶蓮華或有大一由旬或二由旬或三五至十由旬二十三十四十五十乃至大百由旬大千由旬
천보련화(天寶蓮華)가 이 사바 불국토에 나타나니, 향기롭고 매끄러우며 가볍고 깨끗하며 연하고 윤이 나며 편안하고 즐거웠다. 부드러운 바람이 스쳐 불어 많은 묘한 꽃이 내렸다. 만다라화(曼陀羅華)와 마하만다라화(摩訶曼陀羅華)와 만수사화(曼殊沙華)와 마하만수사화와 월화(月華)와 대월화(大月華)와 대광명화와 광엄화(光嚴華) 등이 두루 널리 내렸다. 세말향(細末香)이 내려 공중에서 흩어져 떨어졌으며, 침수향(沈水香)과 우두향(牛頭香)과 용정향(龍貞香)과 전단향의 많은 연기가 향기를 내어 이 불국토에 두루 가득하였다.
010_0664_c_16L天寶蓮華現此娑訶佛土香澤輕灑軟潤安適和風吹拂雨衆妙花曼陁羅花摩訶曼陁羅花曼殊沙花摩訶曼殊沙花月花大月花光明花大光明花廣嚴花等周遍而下細末香雨空中散墜沈水多伽黑沈牛頭龍貞栴檀衆煙流馥遍此佛剎
010_0665_a_02L구지(俱胝) 나유타의 백천만억의 한량없는 아승기의 모든 수량을 초과하는 높고 넓으며 둥글며, 칠보로 덮어 몸체가 이루어진 승묘겁(勝妙劫) 나무가 있었으니, 온갖 진기한 보배와 의물(衣物)과 무늬 있는 비단을 매달았고, 잡색모(雜色旄)와 불자(拂子)와 남파(藍婆)와 방울 그물을 잇달아 꿰어 여러 가지 묘한 것으로 장엄하였다.
010_0664_c_23L俱胝那由他百千萬億無量阿僧祇過諸數量高廣圓覆七寶體成勝妙劫樹垂懸種種珍寶衣物繒綺連貫雜色旄拂藍婆鈴網衆妙莊嚴
모든 금과 은과 마니(摩尼)와 진주와 유리(琉璃)와 말갈(靺鞨)과 파리(玻璃)와 산호(珊瑚)와 마노(瑪瑙)와 붉은 진주와 주경(珠頸)과 영락(瓔珞)과 벽옥(碧玉)과 온갖 7보가 떨어지니, 아름답게 빛나고 환하게 빛나며 어지럽게 내려왔다. 또 온갖 여러 가지 채색한 의물이 떨어지니, 공구사(空俱舍)와 고사(高奢)와 가시가(伽尸伽)와 교시가(嬌尸迦) 등의 하늘의 무늬 있는 비단이었다.
010_0665_a_04L雨諸金摩尼眞珠琉璃靺羯頗梨珊瑚馬瑙赤珠珠頸瓔珞璧玉種種七寶炫麗暉煥繽紛而下復雨種種雜綵衣空俱舍高奢伽伽嬌尸迦等諸天繒綺
또 염부단금(閻浮檀金)과 온갖 보배 비녀와 묘한 장엄구(莊嚴具)와 관모(冠帽)의 장식과 화계(華髻)와 주인식(珠咽飾)과 반경(半頸)과 전경(全頸)과 반달 모양 귀고리와 비인(臂印)과 반지와 팔찌와 발찌와 예선수(曳繕襦) 등이 떨어졌으니, 모든 겁수(劫樹)의 위와 사방으로 각각 백 유순, 나아가 백천 유순에 이르기까지 두루 널리 떨어졌다.
010_0665_a_08L復雨閻浮檀金種種寶鈿妙莊嚴具冠帽飾花髻珠咽飾半頸全頸半月耳璫臂印指環及手足釧曳繕襦等雨諸劫樹上及四方面各百由旬乃至百千由旬周遍而墜
모든 겁수의 아래에는 각각 많은 묘한 7보로 장엄한 구지(俱胝) 나유타의 백천의 사자좌(師子座)가 있었는데, 그 자리는 각각 높이가 일곱 길[丈]가량이었으며, 모든 자리의 위에는 보살이 앉아 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32상(相)을 원만히 다 갖추고 훌륭하고 좋은 모습으로 장엄하였으며, 광명이 환하게 빛났다.
010_0665_a_13L諸劫樹下各有衆妙七寶俱胝那由他百千師子之座其座各高七丈夫量諸座之上現菩薩坐十二相圓滿具足勝好莊嚴光明照
모든 보살 앞에는 각각 구지 나유타의 7보로 된 바퀴가 있었으며, 모든 바퀴의 위에는 각각 천 명의 하늘 동자가 앉아 모든 하늘 음악을 연주하였다. 5음(音)이 어우러지고, 노래가 섞여 일어나며, 교묘한 말이 중간에 섞여 기쁘고 마음이 화락하였으니, 승묘(勝妙)하고 맑은 음성이 게송을 펼쳐 보였다.
010_0665_a_17L諸菩薩前各有俱胝那由他七寶之輪諸輪之上各有千天童坐作諸天樂五音諧會歌唱雜擧巧說閒喜悅暢心淸音勝妙演伽他曰

무등등(無等等)하게 평등하며
성품도 없고 아성(我性)도 없으니
모든 덕과 덕성(德性)이
세상에 기특(奇特)하네.
010_0665_a_20L無等等等
無性我性
衆德德性
世間奇特

계행(戒行) 등을 닦아
극히 깨끗한 법을 얻고
승묘(勝妙)하게 장엄하여
모든 세상을 드러내시네.
010_0665_a_22L修戒行等
逮極淨法
勝妙莊嚴
顯一切世

지옥 등을 없애고
많은 고통과 악도(惡道)를 없애며
성냄에 물듦을 없애고
어리석음과 질투를 없애니
청정(淸淨)에 이르러
인간세계가 청정하다.
010_0665_a_23L去地獄等
衆苦惡道
除滅染恚
愚癡嫉妒
以至淸淨
淸淨人閒
010_0665_b_02L
국토는 넓고
평탄하며 벼랑이 없고
산과 강과 바다가 없으며
미루산과 수미산이 없네.
010_0665_b_02L國土廣博
平坦無垠
無山河海
彌樓須彌

그 땅은 손바닥 같고
깨끗하기가 제청(帝靑) 같으며
여러 색의 보배 숲이
가지런하고 곧게 줄지어 섰네.
010_0665_b_03L其地如掌
淨若帝靑
衆色寶林
行列齊直

모든 보살들이
각기 보좌(寶座)에 앉으니
금광(金光)이 혁혁(赫奕)하여
해와 달을 가리네.
010_0665_b_05L諸菩薩衆
各坐寶座
金光赫弈
掩蔽日月

수없는 보배 연못
8지수(支水)가 가득하고
바퀴만 한 연꽃이
연못 안에 많이 피었네.
010_0665_b_06L無數寶池
八支水滿
寶蓮如輪
敷榮池內

천궁보전(天宮寶殿)은
아름답게 빛나고
백억의 하늘 동자가 앉아
묘한 하늘 음악을 연주하네.
010_0665_b_07L天宮寶殿
煥麗百億
天童衆坐
作妙天樂

그 소리는 어우러져 아름답고
귀를 즐겁게 하고 마음을 화락하게 하니
여래의 신력(神力)으로
음악 소리로 법(法)을 펼쳐 보이네.
010_0665_b_09L其音調美
悅耳暢心
如來神力
樂聲演法

많은 음악 소리 가운데에서 게송 등의 한량없고 수많은 미묘한 법구(法句)를 연설하였다.
010_0665_b_10L衆樂音中演伽他等無量無數微妙法句
이때 부처님의 모임에 있던 모든 천(天)과 사람 중에 대승으로 나아가 대승을 구하는 자는 모두 이러한 공덕과 장엄과 청정한 불국토와 여래의 신통력과 끝없는 광명을 보았고, 그 모든 천과 사람 중에서 성문승(聲聞乘)과 독각승(獨覺乘)은 청정한 불국토와 공덕과 장엄을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였다.
모든 보살들은 여래의 신통과 광명과 엄정(嚴淨)한 불국토를 보고, 곧 한량없는 삼매와 다라니(陀羅尼)와 무애해탈(無礙解脫)을 얻었으며, 모든 대성문(大聲聞)은 깨닫지 못하고 알지 못하며 모두 멸정(滅定)에 들었다.
010_0665_b_12L諸天人在佛會中發趣大乘求大乘者皆見如是功德莊嚴淸淨佛剎如來神通無邊光明其諸天行聲聞獨覺乘者不見不知佛剎淸淨功德莊嚴諸菩薩衆睹見如來神通光明嚴淨佛剎便得無量三昧陁羅尼無㝵解脫諸大聲聞不覺不知皆入滅定
이때 세존께서 비할 데 없이 다 갖추신 색신(色身)을 나타내셨다. 높이와 너비가 똑같이 백 구지 유순인 사자좌 위에 하늘의 보배 옷을 펼치시고 결가부좌하셨다. 부처님 앞에 7보 연꽃이 있었으니, 높이와 너비가 똑같이 84구지 유순이었고, 또 한량없는 연꽃이 있어 구지 나유타의 백천으로 장엄하였다. 꽃이 피니 부드럽고 묘한 광명이 선명하게 빛났다.
010_0665_b_19L爾時世尊現無比具足色於高廣正等百俱胝由旬師子座敷天寶衣結加趺坐當於佛前有七寶蓮華高廣正等八十四俱胝由復有無量蓮華俱胝那由他百千莊嚴開敷柔妙光明顯發
010_0665_c_02L또 한량없고 수없는 산수(算數)를 초월한 나무가 있었고, 빼어나게 미묘한 온갖 보배로 장엄한 깃발과 번기와 비단 일산이 있었다. 또한 한량없는 구슬과 영락과 비단과 많은 보배 방울을 꿴 그물이 공중에서 내려왔다. 이와 같은 여러 여래의 광대한 신통과 공덕과 장엄은 한량없고 셀 수 없어서, 말할 수 없었고 가리켜 보일 수 없었다. 예전에 일찍이 볼 수 없었고, 예전에 일찍이 들을 수 없었던 많은 희유(希有)한 법이 이 불국토에 나타났다.
010_0665_b_24L復樹無量無數超筭數量種種殊妙衆寶莊嚴幢幡繖蓋復有無量珠瓔繒貫衆寶鈴網空中垂下如是等如來廣大神通功德莊嚴無量無數不可言說可指示昔未曾見昔未曾聞衆希有法現此佛土
證契大乘經卷上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