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박가범(薄伽梵)께서 마라야정(摩羅耶頂) 대산(大山)의 수승한 곳[勝處]으로 원림(園林)이 넓고 무성하며, 연못이 맑고 깨끗이 흐르고, 모든 대지명(大持明)이 노니는 곳이며, 화서(華栖)가 의탁하는 곳이며, 영신(靈神)이 머무는 곳이며, 사람이 밟지 않은 곳이며, 선통(仙通)의 과보를 얻으며, 가장 훌륭하게 성취하는 곳에 대비구들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모두 대성문(大聲聞)으로서 해야 할 일을 이미 다 끝냈으니, 모든 바라(婆羅)와 범부(凡夫) 등의 경지를 초월하여 건넜다.
그 이름은 장로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ㆍ아설시다(阿說視多)ㆍ마하가섭(摩訶迦葉)ㆍ사리불(舍利弗)ㆍ대목건련(大目乾連)이었다. 이와 같은 대성문들이 상수제자(上首第子)가 되어 대보살들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모두 다 궁극의 초월한 자들로서 보살의 삼매(三昧)와 다라니(陀羅尼)를 모두 증득하여 현전(現前)에 자재(自在)하며, 걸림 없이 보살의 모든 지위에 머물렀다.
그 이름은 성자(聖者) 미륵보살(彌勒菩薩)ㆍ대혜(大慧)보살ㆍ승혜(勝慧)보살ㆍ견혜(堅慧)보살ㆍ적혜(寂慧)보살ㆍ무진혜(無盡慧)보살ㆍ무변혜(無邊慧)보살ㆍ해혜(海慧)보살ㆍ안혜(安慧)보살ㆍ무구혜(無垢慧)보살ㆍ지혜(智慧)보살이니, 이와 같은 보살마하살들이 우두머리가 되었으며, 모두 수기(授記)를 얻고, 각기 세계에서 정등각(正等覺)을 이루어 법륜을 굴렸다.
010_0657_b_02L그리고 나머지 모든 대천룡(大天龍)과 야차(夜叉)와 건달바(乾闥婆)와 아수라(阿修羅)와 가루라(迦樓羅)와 긴나라(緊那羅)와 마후라가(摩睺羅伽)와 선통(仙通)과 귀신(鬼神)이 온갖 형상과 의복과 관식(冠飾)을 하고, 온갖 기장(器仗)을 가지고 온갖 당(幢)과 깃발을 가지고 와서 법을 듣기 위해 회중(會中)에 앉아 있었다.
이때 능가대성(楞迦大城)에 비비산(毘毘産)이라고 하는 나찰왕(羅刹王)이 있었는데, 그 성의 성주(城主)였다.
010_0657_b_06L爾時,楞迦大城,有羅剎王名毘毘產,爲其城主。
이때 비비산은 부처님 세존께서 마라야정(摩羅耶頂) 대산승처(大山勝處)의 대원지소(大園池沼)의 선통(仙通)이 다니며, 머무는 곳이나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이나 가장 훌륭하게 성취하는 곳에 대비구들 1,250명과 함께 계시며 아울러 모든 보살과 모든 하늘 등이 크게 모여 에워싼 가운데 묘법(妙法)을 펴서 보이시고, 나아가서 청정한 범행(梵行)을 열어 드러내신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부처님의 말씀은 마치 우담화(優曇華) 같아서 듣기가 어렵다. 하물며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심을 만나 정법(正法)을 듣고 믿는 것이겠는가? 이는 마치 바다의 눈먼 거북이 떠다니는 나무의 구멍을 만나는 것같이 매우 어려운 일이다. 부처님은 만나기 어렵고 정법도 듣기 어렵다. 법을 듣고 도를 알며, 부처님 세존을 만나 대보리(大菩提)를 얻고, 중생을 깨닫게 하는 것은 어렵고 어려우며, 만나 뵙게 되는 것도 드문 일이다.
내가 지금 희유(希有)한 일을 만나게 되었으니, 속히 온갖 진기한 보배와 진주와 영락(瓔珞)과 한량없는 화만(華鬘)과 소향(燒香)과 도향(塗香)과 말향(末香)과 의복과 산개(繖蓋)와 당(幢)과 번(幡)과 휘장[帷障]과 생황과 북 등 많은 음악과 광대[妓人]를 갖추어 가지가지로 공양해야겠다. 아울러 부속(部屬)들을 거느리고 함께 부처님 계신 곳에 가서 부처님께 공양하고 정법을 여쭈어야겠다. 이것은 공연히 생긴 일이 아닐 것이니, 곧 이 몸이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010_0657_c_02L이때 비비산이 권속들에게 두루 고하였다. “너희는 속히 금ㆍ은ㆍ마니(摩尼)ㆍ진주ㆍ유리(琉璃)ㆍ산호(珊瑚)ㆍ마노(馬瑙)ㆍ붉은 진주ㆍ가옥(珂玉)ㆍ주경(珠頸)ㆍ영락(瓔珞) 같은 많은 재보(財寶)와 가장 묘한 화향(華香)과 생황[笙]이나 북 등의 모든 음악과 모든 배우[妓戱], 그 밖의 여러 가지 공양할 것을 준비하여 나와 함께 모두 이것을 가지고, 법의 주인이시며, 삼계의 훌륭하시고 존귀하신 분이시며, 위없는 복취(福聚)이시며, 가장 훌륭한 모습을 갖추셨으며, 모든 것을 아시며, 가장 훌륭한 복전(福田)이시며, 일체지(一切智)이신 여래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친히 공양해야 한다.
마하나가존(摩訶那伽尊)이시며 모든 세간의 도사(導師)이시며 하늘과 사람의 대스승이시니 공양하면 큰 과보를 얻으리라.
010_0657_c_16L摩訶那伽尊, 一切世間導, 天人之大師,
供養獲大果。
이때 비비산이 이 게송을 읊고 나자, 부처님의 신력(神力)으로 구지(俱胝) 나유타(那由他)의 백천 광명이 부처님 계신 곳에서 나와, 빛을 내며 공중으로 올라가 능가대성(楞迦大城)으로 들어가서 비비산과 그 권속들을 비추었다. 비비산 등이 이 광명을 보고 뛸 듯이 기뻐하자, 큰 빛의 그물 속에서 묘한 게송[伽他]으로 매우 깊은 법을 펼쳐 보이셨다.
모든 법은 본래 고요하며 공(空)한 성품이며 무아(無我)이니, 모든 중생이 다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010_0657_c_23L諸法本寂, 空性無我, 一切衆生,
皆不可得。
010_0658_a_02L 처음도 없고 중간도 없으며 또한 마지막 끝도 없고
거짓으로 있으며 실재(實在)하지 않으니 마치 헛것이나 꿈과 같고
010_0658_a_02L無初無中, 亦無終後,
虛假不實, 猶如幻夢。
구름 같고 번개 같으며 아지랑이 같고 뜬 거품 같고 돌고 있는 불바퀴 같으며 물거품 같다.
010_0658_a_03L如雲如電,
陽焰浮泡, 如旋火輪, 如水聚沫。
인연으로 생기는 법이어서 모두 자성(自性)이 없으니, 모든 유위(有爲)는 모두 이 같은 줄 알라.
010_0658_a_04L因緣生法, 皆無自性, 一切有爲,
當知悉爾。
무명(無明)과 갈애(渴愛)는 바로 생사의 근본이니, 자세히 관찰하고 훈수(熏修)하면 무명과 애착이 없으리라.
010_0658_a_06L無明渴愛, 是生死本,
諦觀熏修, 無無明愛。
일체 모든 법은 언설(言說)을 떠나며 가장 진실하고 청정한 성품이니 비유하면 마치 허공과 같다.
010_0658_a_07L一切諸法,
離於言說, 最實淨性, 猶若虛空。
빛의 그물 속에서 소리가 나서 게송[伽他]을 펼쳐 보이시자, 능가대성의 비비산 성주가 곧 무아(無我)의 매우 깊은 법인(法忍)을 얻었고, 그 나머지 권속들은 어떤 이는 인(忍)을 얻고, 어떤 이는 보리심(菩提心)을 내고, 어떤 이는 순인(順忍)을 얻고, 어떤 이는 진리를 보았다.
천(天)과 사람과 아수라(阿修羅)여, 위없는 최승해(最勝解)로다. 범주(梵主)와 모든 천중(天衆)이여, 볼 수 없고 알 수 없도다.
010_0658_a_14L天人阿修羅, 無上最勝解, 梵主諸天衆,
不見不能知。
내가 세상에서 이와 같은 법을 얻으리라. 일체지(一切智) 중의 지(智)이시니, 결코 의심이 없다.
010_0658_a_16L我當於世間, 獲得如是法,
一切智之智, 決定無有疑。
저 세계에서 부처를 이루어 중생을 건지리라. 끝없는 구지수(俱胝數)의 중생에게 부처의 정법(淨法)을 열어 드러내리라.
010_0658_a_17L當於此世界,
成佛度衆生, 無邊俱胝數, 開顯佛淨法。
무루의 8해지(解支)와 훌륭한 진정도(眞正道)와 끝없는 지혜를 갖추어 나타내며 32상(相)을 구비하리라.
010_0658_a_18L無漏八解支, 勝上眞正道, 無邊智備顯,
三十二相具。
부처를 이루고 보리를 증득하여 이것으로 몸을 장엄하고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청정한 업을 닦게 하리라.
010_0658_a_20L成佛證菩提, 以此莊嚴身,
普令諸衆生, 修行淸淨業。
생사의 물결을 초월하여 건너고 많은 두려움을 없애버리며 덕과 지혜의 행을 맡아 지녀서 구제하여 널리 이익을 주리라.
010_0658_a_21L超度生死流,
滅除衆怖畏, 荷持德智行, 拯濟廣饒益。
해와 같은 몸에 달과 같은 입을 열어 번뇌를 없애고 생사를 깨뜨리며 덕을 지니고 부처를 이루어 3유(有) 가운데 드러내 보이리라.
010_0658_a_22L日身開月口, 滅塵破生死, 持德當成佛,
顯示三有中。
010_0658_b_02L 이때 비비산이 이 게송을 읊고 나자,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 다시는 물러서지 않게 되었으며,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한량없이 많고 기묘하고 기이한 물건을 가졌으니, 가지가지의 온갖 화만(華鬘)과 소향(燒香)과 도향(塗香)과 말향(末香)과 의복과 당(幢)과 번(幡)과 일산[繖]과 마니(摩尼)와 여러 보배와 비단 막[繒幕]과 휘장과 진주와 보경(寶頸)과 같은 장엄구가 나타났다.
생황[笙]과 북과 많은 음악과 노래로 부처의 공덕을 찬탄하였으니, 아름다운 음성이 뜻을 기쁘게 하였으며, 허공에 두루 가득하였고, 또한 공양하고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니 색상(色相)이 장엄(莊嚴)하였다. 그 권속을 거느리고 마치 기러기왕[鵝王]처럼 공중에서 내려와 부처님 앞에 이르러, 다 함께 부처님 앞에서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부처님 발에 정례(頂禮)하고 수백 번 절하고 나서, 다시 일어나 오른쪽으로 부처님 주위를 돌고 다시 수천 번을 돌았다.
비비산 성주가 곧 부처님 앞에서 마치 큰 나무가 쓰러지듯 몸을 땅에 던져 엎드려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무(南無) 남마무변(南摩無邊)ㆍ묘덕장엄신존(妙德莊嚴身尊)ㆍ최상장부(最上丈夫)ㆍ장부사자(丈夫師子)ㆍ삼계최승(三界最勝)ㆍ바가바(婆伽婆)께 귀의하며, 석가모니 여래ㆍ아라하(阿羅訶)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께 귀의합니다.” 말을 마치자 다시 일어나 합장하고 일심(一心)으로 부처님의 공덕을 칭송하였다.
지나간 옛적에 선정(禪定)을 닦으시고 적정(寂靜)하시어 마음을 조복시키시며 4선(禪)과 5통(通)과 무색(無色) 등을 모두 달성하셨고
010_0659_a_04L往昔修禪定, 寂靜調伏心,
四禪與五通, 無色等咸達。
정사(正思)와 삼마제(三摩提)와 무루정(無漏定)을 원만히 갖추시고 예전에 반야를 닦으시고 무루지(無漏智)를 만족하셨네.
010_0659_a_05L正思三摩提,
無漏定圓滿, 昔時修般若, 滿足無漏智。
모든 법이 성품이 없어 헛것이며, 거짓이며, 속임이며, 미혹인 줄 확실히 아시고 나[我]도 없으며 중생도 없고 수자(壽者)도 없으며 양육자(養育者)도 없으나
010_0659_a_06L了諸法無性, 幻僞假誑惑, 無我無衆生,
壽者養育者。
살아 있는 존재는 업 때문에 전전(展轉)하므로 번뇌의 그물이 연속하네. 욕계(欲界)는 항상 부정(不淨)하여 4염(染)과 번뇌가 함께하네.
010_0659_a_08L生者因業轉, 煩惱網連續,
欲界常不淨, 四染煩惱俱。
중생계(衆生界)는 청정하나 번뇌의 근본이니 진실이 청정한 줄 체득(逮得)하면 이것이 중생의 시작을 보는 것이네.
010_0659_a_09L衆生界淸淨,
乃知煩惱本, 逮得實淸淨, 斯見衆生始。
보시와 지계와 인욕과 정진과 선정과 반야 등을 뛰어넘으시니 무슨 뜻을 열어 드러내시는가. 방편과 지혜 바라밀[度]이네.
010_0659_a_10L施戒忍進定, 般若等超過, 以何義開顯,
方便及智度。
끝없이 훌륭하신 복취(福聚)이시며 크게 나아가신 정각존(正覺尊)이시여, 부지런히 몸과 입과 뜻의 업을 닦으시어 이제 부처님의 진과(眞果)를 얻으셨네.
010_0659_a_12L無邊勝福聚, 大進正覺尊,
勤身語意業, 今獲佛眞果。
제가 이제 머리 숙여 예배합니다. 세계에서 크게 의지하는 아버지시여, 원하건대 제가 미래세에는 부처님의 정각(正覺)을 얻게 하여 주소서.
010_0659_a_13L我今稽首禮,
世界大依父, 願我於未來, 當得佛正覺。
이때 비비산 성주는 부처님을 게송으로 칭송하고 나서, 한량없는 온갖 묘한 화만(華壬)과 소향(燒香)과 도향(塗香)과 말향(末香)과 의복과 산개(繖蓋)와 당(幢)과 번(幡)과 생황과 북과 많은 여러 음악과 노래로써 칭송하여 찬탄하고, 그 권속과 함께 최상으로 존중하며, 여법(如法)하게 지성(至誠)으로 부처님과 모든 성문과 모든 보살들에게 공양하였다.
010_0659_b_02L부처님께서 능가 성주에게 말씀하셨다. “중생이란 성(性)과 상(想)을 가지고 있는 여러 무리가 화합하여 된 것이다. 이를테면 흙ㆍ물ㆍ불ㆍ바람ㆍ공(空)ㆍ식(識)ㆍ명(名)ㆍ색(色)ㆍ계(界)ㆍ입(入)ㆍ연기(緣起)ㆍ인(因)ㆍ업(業)ㆍ과(果)이니, 서로 모여 기대서 생기는 것[會對而生]이 마치 갈대 묶음 같은 것으로, 이를 집착하여 나[我]라고 하기도 하고, 혹은 중생을 일러 태어나는 존재[生者]나 양육하는 존재[養育者]나 장부로서의 존재[丈夫者]라 하고, 혹은 부가라(富伽羅)라 하고, 혹은 마나바(摩那婆)라 하고, 혹은 아는 존재[知者]라 하고, 혹은 보는 존재[視者]라 하고, 혹은 만드는 존재[作者]라 하고 받는 존재[受者]라 하고, 생각을 일으키는 존재[想者]라고도 한다. 성주여, 이것은 모두 바로 중생상(衆生想)임을 알아야 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여, 업에는 세 가지 종류와 세 가지 모습[相]이 있다. 무엇이 세 가지 종류인가? 몸으로 짓는 업과 말로 짓는 업과 뜻으로 짓는 업이다. 무엇이 세 가지 모습인가? 선한 모습[善相]과 선하지 않은 모습[不善相]과 선하고 선하지 않은 모습[善不善相]이다.”
비비산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중생이 죽고 나서 어떻게 다시 생(生)을 받으며, 어떻게 몸을 버리고 다시 새로운 몸을 취(取)합니까?”
010_0659_b_14L毘毘產言:“世尊!云何衆生死已而更受生?云何捨身更取新身?”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여, 중생의 몸이 죽으면 식(識)이 옮겨져 업풍(業風)을 따라 움직이다가 선하거나 선하지 않거나 선하고 선하지 않는 등의 자기의 업과(業果)를 받아 업이 이끄는 대로 몸이 받는 과보를 취한다. 그리하여 난생(卵生)을 받기도 하고, 혹은 태생(胎生)이나 습생(濕生)이나 화생(化生)을 받으니, 모두 업풍이 움직여 수고하지 않고도 받게 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능가주여, 옛 몸의 후식(後識)이 없어지고 나서 새로운 몸의 초식(初識)이 생기는 것이 아니며, 또한 새로운 몸의 초식이 생기고 나서 옛 몸의 후식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동시에 생기고 없어지므로 먼저도 없고 나중도 없다. 능가성주여, 마치 길미충(吉彌土)이 움직여 갈 때, 머리가 닿는 곳이 있으면 몸 전체가 따라가므로, 한 번 붙으면 걸음을 옮기지 않아도 쉽게 가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먼저 식(識)이 의탁하면 몸과 식이 모두 따라가며, 한번 의탁하면 떠나지 않다가 죽어야 비로소 버리고 옮겨 간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여, 난생(卵生)과 같이 중생이 몸을 버리고 알[卵]에 기탁하면, 업풍(業風)의 힘으로 알 속에 있으면서 엉기어 모르고 있다가[無知], 알이 성숙할 때 식(識)이 비로소 깨닫게 된다. 그 까닭은 무엇인가? 업의 법(法)이 그와 같기 때문이다. 업력(業力) 때문에 알로 태어나는 중생은 성숙할 때가 되지 않으면 각지(覺知)가 없게 된다. 또 전륜왕과 전륜왕의 아들은 복업(福業)이 있으므로 몸을 받을 때는 태(胎)의 더러움에 더럽혀지지 않고, 태의 더러움과 섞이지 않으니, 태의 더러움에 물듦이 없는 까닭에 대부분 화생(化生)이며, 혹은 태로 태어나지만 곧 태란(胎卵)이 있어 태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다가 성숙할 때가 되고 나서 알을 깨고 나온다. 능가주여, 이로써 중음(中陰)을 있다고[表] 하여야 할 것이다.”
010_0660_a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니다. 능가주여, 내가 지금 비유로써 너의 마음을 열어 네가 깨우치도록 해 주겠다.
010_0659_c_24L佛言:“不也。楞迦主!我今以譬開喩汝心,當令汝悟。
만약 네가 너의 궁전 안에서 당(堂)이나 전(殿) 위에 있으면서 채녀(婇女)와 기녀(妓女)와 권속들이 둘러싸고 시봉하며, 상과 좌구[床座]와 와구(臥具)를 깔고 즐거워하며, 온갖 묘하고 좋은 것으로 몸을 장엄하고 있을 때, 무우대원(無憂大園)에는 초목이 무성하고 많은 꽃들이 피어 있으므로 따뜻한 바람이 적당히 불거나, 혹은 맹렬한 바람이 사납게 불어 무우림(無憂林)의 향기가 궁전에 흘러 들어왔다고 하자.
능가주여, 식의 체가 깨끗하고 묘하며 색(色)이 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잡을 만한 대상이 없으나, 객염의 더러움이 나타나는 것도 이와 같다.
010_0660_a_22L楞迦主!識體淨妙無色無量、無所執㝵,客染穢現亦復如是。
010_0660_b_02L왜냐하면 진실된 지혜로 관찰하면 마침내 중생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니, 수명을 갖는 주체도 없고 태어나는 주체도 없으며, 장부(丈夫)도 없고 부가라(富伽羅)도 없으며, 아는 주체도 없고, 보는 주체도 없으며, 생각하는 주체도 없고, 받아들이는 주체도 없으며, 짓는 주체도 없고, 듣는 주체도 없으며, 나아가서 물질[色]ㆍ받아들임[受]ㆍ생각[想]ㆍ행동[行] 등도 없다.
업(業)에 이끌려 전전(展轉)하면 8지도(支道)를 갖추지 못하며 업을 벗어나 무루(無漏)를 얻으면 세상의 큰 이익 된다.
010_0660_b_09L爲業牽轉者, 未具八支, 道脫業獲無漏,
乃爲世上利。
이때 비비산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중생계 중에서 한량없고 끝없는 항하사(恒河沙) 같은 중생이 3유(有)의 넓고 깊은 바다를 건넙니다. 성문승(聲聞乘)으로 건너기도 하고, 혹은 독각승(獨覺乘)으로 건너며, 혹은 위없는 대승으로 깨달아 들어가 등정각(等正覺)을 이루니, 끝이 없고 다함이 없으며 헤아릴 수 없고 셀 수 없습니다. 미래에도 역시 그러하여 3승(乘)으로써 건너 열반을 체득할 것이며, 헤아릴 수 없고 끝이 없는 항하사(恒河沙) 같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생계는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 일을 보니 마치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사람[廢業者]같이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010_0660_b_18L世尊!我見是事,不知所爲,如廢業者。”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여, 업(業)을 물리치지 말라.
010_0660_b_19L佛言:“楞迦主!勿爲廢業。
010_0660_c_02L왜냐하면 중생계는 시작도 없고 끝도 없으니, 허공계(虛空界)와 법계(法界)도 이와 같다. 그러므로 능가주(楞迦主)여, 중생계는 늘어난다고도 말할 수 없고, 줄어든다고도 말할 수 없다. 이 3유(有)의 광대한 생사의 깊은 바다에 있는 중생은 헤아릴 수 없고 끝없이 이미 건넜고, 앞으로 건널 것이지만, 중생계는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다. 마치 허공계가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으며, 처음도 없고 중간도 없고 나중도 없는 것과 같으니, 허공계는 모든 것에 두루 가득하면서도 장애도 없고 수고로움도 없으며, 짓는 것도 없고 분별도 없다.
이와 같이 능가주여, 중생계는 처음이나 중간이나 나중을 모두 얻을 수 없다. 만약 성스러운 법에 증득하여 들어갈 수 있다고 하여도, 중생계는 끝내 다하거나 덜하여짐이 없다. 그러나 건너게 되는 중생은 있다. 왜냐하면 중생계의 법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것이다.”
모든 유위(有爲)의 고통이 은밀히 덮어 중생을 얽매니 자기와 남을 구하여 저 고통의 얽매임을 끊는다.
010_0661_a_04L諸有苦蒙密, 纏縛於衆生, 拯己及他人,
斷彼有苦縛。
출가하여 부처의 가르침 속에 있어 진실한 여래의 아들이 되니, 중생의 정대(貞大)한 내[我]가 수행을 쌓아 부처[世依]를 이룬다.
010_0661_a_06L出家在佛教, 爲眞如來子,
衆生貞大我, 積修成世依。
이때 비비산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어떤 중생이 불법 중에 출가하여 계를 받고, 잘 호지(護持)하지 못하여 금한 계율을 무너뜨리고 깨뜨리거나, 혹은 어떤 중생은 출가하여 범행(梵行)을 닦지 않고, 계율을 많이 무너뜨리고 빠뜨리며, 계를 버리고 세속으로 돌아간다면, 이 어리석은 무리들은 비유하면 무엇과 같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마치 상인이 큰 바다 가운데에서 타고 가던 배가 파손되어 물에 빠져 죽는 것과 같다. 능가주여, 어리석은 사람의 무리가 나의 법 가운데 출가하여 계를 받고서 잘 보호하지 못하고 많이 무너뜨리고 깨뜨려서, 모든 악취(惡趣)에 빠지는 것도 역시 이러한 줄을 알아야 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여, 비유하면 상인이 큰 바다 가운데에서 배가 부서져 물에 빠져 떠다니다가 부서진 판자를 얻거나, 혹은 죽은 시체를 만나거나 혹은 용감하게 헤엄쳐 건너가는 것과 같다. 부서진 판자를 얻은 자는 바람의 힘으로 대륙이나 섬에 닿고, 죽은 시체를 얻은 자는 바다의 법이 시체를 머물게 하지 않으므로 그 덕분에 떠서 벗어나며, 전심(專心)으로 용감하게 힘을 다하여 헤엄쳐 건너는 자는 혹은 해신(海神)이 불쌍히 여기어 희망하는 해안에 데려다 놓는다.
010_0661_b_02L내 법 가운데 출가하였다가 파계하거나, 혹은 파계하고 세속으로 돌아가더라도, 어떤 사람은 부처에 대하여 깨끗한 믿음을 갖고 사무치게 후회하거나, 혹은 곧은 마음이 순박하고 깨끗하거나, 혹은 비록 계를 범하여도 자비심을 버리지 않고 중생이 즐거워하기를 바라거나, 혹은 다시 계를 받고 스스로 새롭게 지켜 보호한다.
능가주여, 보살은 항상 6바라밀과 상응하여 수행하며, 모든 중생에 대하여 마음에 덮고 막는 것이 없다.
010_0661_c_08L楞迦主!菩薩常與六波羅蜜相應修行,於一切衆生心無罣㝵。
능가주여, 보살은 이와 같은 행(行)에서 물러서거나 감(感)하지 않아야 하며, 세속법에 물들지 않아야 하며, 다시 불법(佛法)의 훌륭한 행을 닦아 나아가야 하며, 끝없는 중생을 성숙시켜 불국토를 청정히 해야 하며, 대승[摩訶若那]에 증득해 들어가 불법에 장애가 없어야 한다.”
비비산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어떻게 수행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되겠습니까?”
010_0661_c_13L毘毘產復白佛言:“世尊!我今云何修行,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여, 교만(憍慢)과 과실(過失)을 없애고 시기하지 않고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 네 가지 범행(梵行)을 행하여야 하며, 마음으로 모든 중생에게 이익을 주려는 생각을 해야 하며, 살생(殺生)하지 않아야 하며, 거짓말하지 않아야 하며, 술 마시지 않아야 하며, 사음(邪淫)하지 말아야 하며, 훔치지 않아야 하며, 이간질하지 않아야 하며, 악한 말을 하지 말아야 하며, 도리에 맞지 않는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 오로지 항상 보리심과 6바라밀을 행하려는 마음과 중생을 이롭게 하려는 마음과 적정(寂靜)하며 깨끗한 마음을 수행하여, 모든 유취(有趣)가 두려워함을 관찰하고 3유(有)에서 고뇌하는 중생을 해탈시켜야 한다.
부처라고 말하는 것은 단지 이름[名字]을 붙였을 뿐으로, 다만 임시로 시설(施設)한 것이다.
010_0661_c_22L所言佛者,但以名字假施設耳。
010_0662_a_02L왜냐하면 능가주야, 부처의 본체는 체(體)가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근본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머묾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지극히 깨끗하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티끌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나[我]가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취(取)함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형상[形]이 없기 때문이다. 부처의 본체는 모습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들어감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나아감이 없기 때문이다.
부처의 본체는 수고로움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지분(支分)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집착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물듦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헤아림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반연함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섞임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모든 입(入)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부처의 본체는 모든 분별과 망상과 헤아려 꾀하는 일[計度]을 떠나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알기 어렵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매우 깊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문자가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색(色)이 없기 때문이다.
부처의 본체는 본래 고요하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묘하고 더러움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위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비유할 것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얻을 수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끊을 수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깨뜨릴 수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나눌 수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자성(自性)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처소(處所)가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나타내 보임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걸림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비슷한 것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단절이 없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상(常)이 아니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허공과 같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무등등(無等等)이기 때문이며, 부처의 본체는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능가주여, 부처의 본체는 이와 같으니, 부처를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구함이 없는 것으로써 불과(佛果)를 구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성(性)이라는 생각으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수 없기 때문이며, 나[我]라는 생각이나 중생이라는 생각이나 명자(命者)라는 생각이나 생자(生者)ㆍ양육자(養育者)ㆍ장부자(丈夫者)ㆍ부가라자(富伽羅者)ㆍ작자(作者)ㆍ수자(受者)ㆍ지자(知者)ㆍ시자(視者)ㆍ상자(想者) 등의 생각으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비산주가 모든 삼매와 다라니를 얻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모든 유위법을 깨달아 알았습니다.”
010_0662_b_13L毘毘產主,得諸三昧陁羅尼已,白佛言:“世尊!我今了知諸有爲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주여, 네가 지금 모든 유위법이 어떤 것이라고 깨달아 알았느냐?”
010_0662_b_14L佛言:“楞迦主!汝今云何了知諸有爲法?”
비비산이 아뢰었다. “꿈과 같고, 허깨비와 같고, 메아리와 같고, 산에서 흐르는 폭포와 같고, 물에 비친 달과 같고, 큰 바람에 헛꽃이 날리는 것과 같고, 가을 구름과 같고, 번갯불과 같으며, 연꽃 위의 물방울 같고, 물거품과 같고, 등불과 같고, 건달바성과 같고, 무지개 같으며, 아지랑이 같습니다. 제가 이제 유위의 자성(自性)이 모두 다 이와 같은 줄을 깨달아 알았습니다.”
이때 세존께서 정수리에서 푸른색과 노란색과 붉은색과 흰색과 파리(頗梨)색과 은색과 자색과 같은 구지겁 나유타 백천의 온갖 여러 가지 색[雜色]의 끝없는 광명을 놓으시어, 수없는 모든 불국토에 흩어 비추시고 나서, 다시 광상(光相)을 되돌려 거두시니, 정수리 안으로 들어갔다.
부처님께서 대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이 비비산 능가 성주는 나와 구지 나유타의 백천의 부처에게 공양하고 나서 이 선근(善根)을 가지고 몸을 버리고 연화생(蓮華生)세계에 화생할 것이다. 부처의 명호는 연화적덕치성광자재왕(蓮華積德幟聲光自在王)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이며, 현재 안온하게 설법하여 교화하고 있으며, 세계는 청정하고 부처의 수명은 한량없다.
비비산이 저 불국토에 태어나 곧 보살의 환희지를 얻을 것이며, 나아가 보살의 10지(地)를 얻고 무량겁(無量劫)을 지나면 이 사바세계에서 등정각을 이룰 것이다. 명호는 묘웅맹뢰음후최상장엄금광위청정무구광명당치승보적산공덕장엄정계장엄개부묘생무변광비로자나자재왕(妙雄猛雷音吼最上莊嚴金光威清淨無垢光明幢幟勝寶積繖功德莊嚴頂髻莊嚴開敷妙生無邊光毘盧遮那自在王) 여래ㆍ아라하(阿羅訶)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ㆍ출현어세(出現於世)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다.
010_0663_a_02L세계의 명칭은 전주만(電珠鬘)이며, 그 땅은 고르고 평평하여 높고 낮은 곳과 구릉과 구덩이와 자갈과 더러운 것이 없으며, 또 여인과 모든 악취가 없으며, 국토는 매우 깨끗하고 보살이 많아 무변광여래(無邊光如來)의 세계보다 뛰어나다. 겁의 이름은 조암(照闇)이며, 저 부처의 수명은 한량없고 끝이 없다.
일체 모든 법은 꿈과 같이 거짓된 것으로 자성(自性)은 성품이 없어 깨끗하기 허공과 같다.
010_0663_a_10L一切諸法, 虛假如夢, 自性無性,
淨若虛空。
나[我]라는 주체에는 내가 없고 또한 자성이 없으니 내가 헛것 같은 줄 알며 유전만(流電鬘) 같은 줄 안다.
010_0663_a_12L我者無我, 亦無自性,
我知如幻, 如流電鬘。
유취(有趣)의 생사(生死)와 중생과 수명은 처음과 나중과 중간에 어떤 법체(法體)도 없다.
010_0663_a_13L有趣生死,
衆生命壽, 初後中內, 無少法體。
업과(業果)의 이숙(異熟)으로 중생이 취(趣)가 있으나 만약 보리를 닦으면 정지(淨智)로써 자성이 없는 법을 비로소 깨달으리.
010_0663_a_14L業果異熟, 衆生有趣, 若修菩提,
淨智方了, 無自性法。
이때 비비산이 이 게송을 읊고 나서 공중에서 내려와 부처님을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가르침을 받고 앉았다.
010_0663_a_16L時,毘毘產說此偈已,從空中下,三右繞佛,受教而坐。
이때 바다같이 큰 회중에서 천룡과 아수라 중에 법(法)을 증득하여 들어간 자가 있었으며, 야차와 나찰 중에 보리심을 내는 자가 있었다. 또한 긴나라와 마후라가 가운데 불법에 대해 의심이 없는 믿음을 얻은 자가 있었으며, 가루라와 건달바와 지명선통(持明仙通) 가운데 삼매와 다라니를 얻어 법에 증득하여 들어가 물러서지 않는 자가 있었다.
010_0663_b_02L이때 땅이 크게 진동하고 묘한 빛이 두루 비추어 마침내 이 불세계의 중간에 있는 어두운 곳이 모두 광명을 만났으며, 모든 악도와 모든 고뇌하는 중생이 다 같이 휴식을 얻었다. 공중에서는 천(天)들이 꽃을 내리고 북을 울렸으며, 노래와 외치는 소리가 함께 섞이고, 옷과 물건을 흔들고 끌며 기이한 일을 만난 것을 기뻐하였다.
이때 한량없는 백천의 나찰이 모두 부처님 계신 곳에 와서 몸을 숙여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가 지금 함께 부처님 앞에서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비구 스님들께 귀의하여 보리심을 내고, 대승으로 나아가 대승을 수지(受持)하겠습니다. 미래에 이 사바불토에서 부처님 세존을 이루어 무상죄(無上罪)를 없애고 모든 중생에게 큰 이익을 주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정말 훌륭하다. 너희가 지금 성불을 구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려면 네 가지 법을 닦아야 한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010_0663_b_13L佛言:“善哉,善哉!汝等今爲求成佛故,發菩提心,應修四法。何等爲四?
첫째는 소원(所願)대로 수행하되 이지러지거나 모자람이 없게 하여야 하는 것이고, 둘째는 모든 중생에 대하여 항상 자비심을 일으키는 것이고, 셋째는 날마다 세 때[三時]에 지성으로 삼보(三寶)에 공양드리는 것이고, 넷째는 마음으로 성문이나 독각의 2승(乘)의 과(果)를 구하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너희가 오로지 이 네 가지 법을 부지런히 닦으면, 곧 미혹되어 보리심을 잃는 일이 없을 것이다.”
이때 사갈라(娑竭羅)용왕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며 몸을 숙여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비비산 능가 성주가 옛적에 어떤 선근(善根)을 닦았기에, 지금 이와 같이 광대한 공양을 하여 여래와 성문들과 모든 보살에게 공양하고 보리심을 내며, 곧 수기(授記)를 얻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서지 않게 되는 것입니까?”
010_0663_c_02L부처님께서 사갈라용왕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한량없는 아승기겁에 이 사바세계에 부처가 있었으니, 이름은 대비생지치당(大悲生智幟幢)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출현어세(出現於世)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었으며, 세계의 이름 역시 사바[娑訶]였다. 국토는 다섯 가지로 탁하여 마치 오늘날과 같았다. 저 부처가 3승(乘)의 법으로 중생을 교화하니, 5백 명의 성문 비구가 있었다.
그때 부처님께서 마라야(摩羅耶) 산정(山頂)에서 한량없는 천룡(天龍)과 비인(非人) 등의 무리가 에워싼 가운데 설법하셨다. 이 비비산 능가 성주는 이때 나찰의 소동(小童)이었는데, 또한 이름을 비비산(毘毘産)이라 하였으며, 능가대성(楞伽大城)에 있었다. 난폭하고 날쌔고 씩씩하였으며, 치아가 보기 흉하였고 모습이 두려워할 만하였다. 배는 크고 얼굴은 작았으며 피를 마시고 살을 먹었다.
용왕이여, 이때 나찰(羅刹) 소동은 부처님께서 마라야 산정에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생각하였다. ‘나는 참을 수 없다. 지금 저 사문과 비구들을 쫓아내야겠다. 이 산을 떠나 나의 경계에서 물러가게 해야 한다. 왜냐하면 저 사문이 마라야 산정에 있으면 내가 큰 바다에서 중생을 잡아 죽일 수 없게 되므로 항상 굶주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서 곧 모든 나찰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 중에 힘세고 용감한 자들은 모두 갑옷과 몽둥이와 활과 화살과 낭가라(狼伽羅)와 도마라(都摩羅)와 날카로운 삼지창과 길고 짧은 창과 금강투륜(金剛鬪輪)과 포환(拋丸)과 도끼와 온갖 전쟁 도구를 엄중히 갖추어 속히 나의 처소로 오라. 너희들과 함께 저 사문과 그 무리들을 내쫓아 나의 경계에서 나가게 할 것이며, 엄중히 금하여 우리 영토를 소란스럽게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
010_0664_a_02L이때 비비산 나찰 소동은 갑옷을 입고 무기를 가지고 모든 전쟁 도구를 갖춘 모든 나찰의 무리와 함께 공중을 타고 대비생지치당여래가 계신 곳으로 갔다. 공중에 머물러 나찰의 무리와 함께 저 부처님께 말하였다. ‘어서 가거라. 사문아, 이 산정을 떠나 내 경계에서 멀리 떨어져, 너와 너의 무리들이 밤에 피살되지 않도록 하라.’
이때 대비생지치당여래께서 대신통(大神通)을 나타내셨다. 부처님의 신력으로 모든 나찰이 모두 자기 몸이 다섯 겹으로 묶인 모습을 보았고, 주위에서 철망이 나란히 둘러싸며 죄어오고 있었다. 도망간다고 하여도 다시 머물 곳이 없었으니, 모든 나찰들이 벌벌 떨며 놀라고 두려워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우리가 지금 어느 곳으로 가야 하며, 누구에게 항복하여야 하나? 누가 우리를 구하여 보호해 줄 수 있을까?’
그때 부처님의 회중에 지명선왕(持明仙王)이 있었으니, 묘심정덕적위광(妙深定德積威光)이라고 이름하였는데, 비비산 나찰 소동과는 예전에 친구 사이였다.
010_0664_a_11L爾時,彼佛會中有持明仙王,名妙深定德積威光,與毘毘產羅剎少童先爲親友。
이때 지명선왕이 소동에게 말하였다. ‘천(天)과 사람의 큰 스승이시며, 끝없는 덕과 법을 원만히 갖추시며, 삼계(三界)에서 가장 존귀하시며 중생의 보배이시며, 대비(大悲)로 두루 구제하시는 불(佛)ㆍ박가범(薄伽梵)이시니, 친구여, 너의 무리와 함께 속히 부처님께 귀의하여라. 그리고 법에 귀의하고 아울러 비구승에게 귀의하여, 3귀(歸)를 다 갖추고 보리심을 내면, 묶인 것이 스스로 풀릴 것이다.’
이때 지명선왕이 이 말을 하고 나자, 부처님의 신력으로 나찰 소동과 그 무리들이 합장하고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나무 나마무변묘덕장엄신존무상대비삼먁삼불타(南摩無邊妙德莊嚴身尊無上大悲三藐三佛陀)께 귀의합니다. 저희들이 이제 먼저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비구승께 귀의합니다. 우리가 3귀(歸)에 귀의하고 나서 3귀에 머물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겠습니다.’
010_0664_b_02L이 말을 할 때 나찰 소동과 나찰들의 몸의 결박이 모두 풀어지니, 공중에서 내려와 대비생지치당왕불(大悲生智幟幢王佛)의 처소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가지런히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께 참회하며 사죄하고 나서 모두 본래의 처소로 돌아갔다.
용왕이여, 너는 의심하지 말라. 지금 이 비비산주는 바로 예전의 비비산이라고 이름하는 나찰 소동이며, 비비산주가 거느린 무리들은 바로 예전의 나찰 소동이 거느린 나찰의 무리들이다. 소동의 친구인 묘심정덕적위광(妙深定德積威光) 지명선왕(持明仙王)은 바로 이 해승지심유희지신통(海勝持深遊戲智神通)보살마하살이다.”
이 삼천대천세계에는 미루산(彌樓山)과 수미산(須彌山)과 모든 강과 바다와 성읍(城邑)과 마음과 산천(山川)과 섬과 언덕과 험한 바위와 흑산(黑山)과 바람과 굴(窟)과 원림(園林)과 수택(藪澤)과 연못과 샘과 호수가 없었으며, 모든 높고 낮은 험한 길과 구덩이와 함정과 토석(土石)과 자갈과 벌레와 가시와 진흙과 분(糞)과 모든 더러운 물건들이 모두 다 씻겨서 깨끗하였다.
010_0664_c_02L이 사바의 삼천대천세계를 염부단금(閻浮檀金)의 큰 빛이 두루 비추었고, 철위산 사이와 모든 깊고 어두운 곳이 모두 금빛이 비추어져 어둠이 없어졌고, 금빛으로 인하여 모든 빛이 숨겨 가려졌으며, 해와 달이 나타나지 않았다. 모든 축생과 귀취(鬼趣)들의 고통이 다 그치고, 천(天)과 사람이 안락하여 모든 고통과 근심이 없었다. 배고픈 자는 묘한 음식을 얻었고, 목마른 자는 맛있는 음료를 얻었고, 헐벗은 자는 옷을 얻었고, 가난한 자는 보배더미를 얻었으며, 눈먼 자가 볼 수 있고, 귀먹은 자는 들을 수 있었으며, 말 못하는 자가 말할 수 있었고, 병든 자는 낫게 되었으며, 온전하지 못한 자는 모두 다 갖추게 되었고, 감옥에 갇힌 죄수는 모두 풀려났다.
이때 모든 중생이 안락하고 쾌락을 누렸으며,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핍박과 고통을 당하지 않았으며, 시기도 없고 인색함도 없이 자비심으로 대하여 서로 이익이 되었다. 마치 아버지 같고 어머니 같고 형 같고 아우 같고 언니 같고 동생 같아, 온화하고 순하며 기뻐하여 떠들고 다투며 싸우는 소리가 귀에 들리지 않았으며, 우수(憂愁)와 피로(疲勞)가 모두 그쳤다.
땅은 손바닥같이 평평하고 유리같이 빛났으며, 온갖 아름다운 장식으로 널리 장엄하였다. 모든 7보 연못에는 여덟 갈래의 물이 가득 찼으며, 금모래를 밑에 깔아 맑고 밝고 희고 깨끗하였다. 많은 연꽃이 아름답고 묘하며, 선명하고 윤기 나며 활짝 펴서 크기가 수레바퀴만 하였다. 연못 안에는 하늘의 7보로 된 연꽃이 생겨나니 가지가지 광색(光色)과 향기가 있었고, 그 감촉은 부드럽고 섬세하여 마치 가자린타(迦遮隣陀)와 같았다.
천보련화(天寶蓮華)가 이 사바 불국토에 나타나니, 향기롭고 매끄러우며 가볍고 깨끗하며 연하고 윤이 나며 편안하고 즐거웠다. 부드러운 바람이 스쳐 불어 많은 묘한 꽃이 내렸다. 만다라화(曼陀羅華)와 마하만다라화(摩訶曼陀羅華)와 만수사화(曼殊沙華)와 마하만수사화와 월화(月華)와 대월화(大月華)와 대광명화와 광엄화(光嚴華) 등이 두루 널리 내렸다. 세말향(細末香)이 내려 공중에서 흩어져 떨어졌으며, 침수향(沈水香)과 우두향(牛頭香)과 용정향(龍貞香)과 전단향의 많은 연기가 향기를 내어 이 불국토에 두루 가득하였다.
010_0665_a_02L구지(俱胝) 나유타의 백천만억의 한량없는 아승기의 모든 수량을 초과하는 높고 넓으며 둥글며, 칠보로 덮어 몸체가 이루어진 승묘겁(勝妙劫) 나무가 있었으니, 온갖 진기한 보배와 의물(衣物)과 무늬 있는 비단을 매달았고, 잡색모(雜色旄)와 불자(拂子)와 남파(藍婆)와 방울 그물을 잇달아 꿰어 여러 가지 묘한 것으로 장엄하였다.
모든 금과 은과 마니(摩尼)와 진주와 유리(琉璃)와 말갈(靺鞨)과 파리(玻璃)와 산호(珊瑚)와 마노(瑪瑙)와 붉은 진주와 주경(珠頸)과 영락(瓔珞)과 벽옥(碧玉)과 온갖 7보가 떨어지니, 아름답게 빛나고 환하게 빛나며 어지럽게 내려왔다. 또 온갖 여러 가지 채색한 의물이 떨어지니, 공구사(空俱舍)와 고사(高奢)와 가시가(伽尸伽)와 교시가(嬌尸迦) 등의 하늘의 무늬 있는 비단이었다.
또 염부단금(閻浮檀金)과 온갖 보배 비녀와 묘한 장엄구(莊嚴具)와 관모(冠帽)의 장식과 화계(華髻)와 주인식(珠咽飾)과 반경(半頸)과 전경(全頸)과 반달 모양 귀고리와 비인(臂印)과 반지와 팔찌와 발찌와 예선수(曳繕襦) 등이 떨어졌으니, 모든 겁수(劫樹)의 위와 사방으로 각각 백 유순, 나아가 백천 유순에 이르기까지 두루 널리 떨어졌다.
모든 겁수의 아래에는 각각 많은 묘한 7보로 장엄한 구지(俱胝) 나유타의 백천의 사자좌(師子座)가 있었는데, 그 자리는 각각 높이가 일곱 길[丈]가량이었으며, 모든 자리의 위에는 보살이 앉아 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32상(相)을 원만히 다 갖추고 훌륭하고 좋은 모습으로 장엄하였으며, 광명이 환하게 빛났다.
모든 보살 앞에는 각각 구지 나유타의 7보로 된 바퀴가 있었으며, 모든 바퀴의 위에는 각각 천 명의 하늘 동자가 앉아 모든 하늘 음악을 연주하였다. 5음(音)이 어우러지고, 노래가 섞여 일어나며, 교묘한 말이 중간에 섞여 기쁘고 마음이 화락하였으니, 승묘(勝妙)하고 맑은 음성이 게송을 펼쳐 보였다.
무등등(無等等)하게 평등하며 성품도 없고 아성(我性)도 없으니 모든 덕과 덕성(德性)이 세상에 기특(奇特)하네.
010_0665_a_20L無等等等, 無性我性, 衆德德性,
世間奇特。
계행(戒行) 등을 닦아 극히 깨끗한 법을 얻고 승묘(勝妙)하게 장엄하여 모든 세상을 드러내시네.
010_0665_a_22L修戒行等, 逮極淨法,
勝妙莊嚴, 顯一切世。
지옥 등을 없애고 많은 고통과 악도(惡道)를 없애며 성냄에 물듦을 없애고 어리석음과 질투를 없애니 청정(淸淨)에 이르러 인간세계가 청정하다.
010_0665_a_23L去地獄等,
衆苦惡道, 除滅染恚, 愚癡嫉妒,
以至淸淨, 淸淨人閒。
010_0665_b_02L 국토는 넓고
평탄하며 벼랑이 없고 산과 강과 바다가 없으며 미루산과 수미산이 없네.
010_0665_b_02L國土廣博,
平坦無垠, 無山河海, 彌樓須彌。
그 땅은 손바닥 같고 깨끗하기가 제청(帝靑) 같으며 여러 색의 보배 숲이 가지런하고 곧게 줄지어 섰네.
010_0665_b_03L其地如掌, 淨若帝靑, 衆色寶林,
行列齊直。
모든 보살들이 각기 보좌(寶座)에 앉으니 금광(金光)이 혁혁(赫奕)하여 해와 달을 가리네.
010_0665_b_05L諸菩薩衆, 各坐寶座,
金光赫弈, 掩蔽日月。
수없는 보배 연못 8지수(支水)가 가득하고 바퀴만 한 연꽃이 연못 안에 많이 피었네.
010_0665_b_06L無數寶池,
八支水滿, 寶蓮如輪, 敷榮池內。
천궁보전(天宮寶殿)은 아름답게 빛나고 백억의 하늘 동자가 앉아 묘한 하늘 음악을 연주하네.
010_0665_b_07L天宮寶殿, 煥麗百億, 天童衆坐,
作妙天樂。
그 소리는 어우러져 아름답고 귀를 즐겁게 하고 마음을 화락하게 하니 여래의 신력(神力)으로 음악 소리로 법(法)을 펼쳐 보이네.
010_0665_b_09L其音調美, 悅耳暢心,
如來神力, 樂聲演法。
많은 음악 소리 가운데에서 게송 등의 한량없고 수많은 미묘한 법구(法句)를 연설하였다.
010_0665_b_10L衆樂音中,演伽他等無量無數微妙法句。
이때 부처님의 모임에 있던 모든 천(天)과 사람 중에 대승으로 나아가 대승을 구하는 자는 모두 이러한 공덕과 장엄과 청정한 불국토와 여래의 신통력과 끝없는 광명을 보았고, 그 모든 천과 사람 중에서 성문승(聲聞乘)과 독각승(獨覺乘)은 청정한 불국토와 공덕과 장엄을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였다. 모든 보살들은 여래의 신통과 광명과 엄정(嚴淨)한 불국토를 보고, 곧 한량없는 삼매와 다라니(陀羅尼)와 무애해탈(無礙解脫)을 얻었으며, 모든 대성문(大聲聞)은 깨닫지 못하고 알지 못하며 모두 멸정(滅定)에 들었다.
이때 세존께서 비할 데 없이 다 갖추신 색신(色身)을 나타내셨다. 높이와 너비가 똑같이 백 구지 유순인 사자좌 위에 하늘의 보배 옷을 펼치시고 결가부좌하셨다. 부처님 앞에 7보 연꽃이 있었으니, 높이와 너비가 똑같이 84구지 유순이었고, 또 한량없는 연꽃이 있어 구지 나유타의 백천으로 장엄하였다. 꽃이 피니 부드럽고 묘한 광명이 선명하게 빛났다.
010_0665_c_02L또 한량없고 수없는 산수(算數)를 초월한 나무가 있었고, 빼어나게 미묘한 온갖 보배로 장엄한 깃발과 번기와 비단 일산이 있었다. 또한 한량없는 구슬과 영락과 비단과 많은 보배 방울을 꿴 그물이 공중에서 내려왔다. 이와 같은 여러 여래의 광대한 신통과 공덕과 장엄은 한량없고 셀 수 없어서, 말할 수 없었고 가리켜 보일 수 없었다. 예전에 일찍이 볼 수 없었고, 예전에 일찍이 들을 수 없었던 많은 희유(希有)한 법이 이 불국토에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