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0_0773_a_01L
대당삼장성교서(大唐三藏聖教序)1)
010_0773_a_01L分別緣起初勝法門經卷上
大唐三藏聖教序

태종문황제제太宗文皇帝製
御製



대개 내가 듣건대, 하늘과 땅[二儀]은 형상[像]이 있어, 만물을 덮고 실음으로 모든 생명을 품고 있음이 드러나고, 네 계절[四時]은 형태[形]가 없어, 추위와 더위가 번갈아 가며 만물을 기르는 것이 감춰져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하늘과 땅을 자세히 살펴봄으로, 평범하고 어리석은 사람도 모두 하늘과 땅이 운행하는 이치의 실마리를 알게 되지만, 하늘과 땅의 이치인 음(陰)과 양(陽)을 명확히 꿰뚫어 보는 데에는,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그 변화의 모든 수를 다 아는 것은 매우 드물다.
010_0773_a_03L蓋聞二儀有像顯覆載以含生四時 無形潛寒暑以化物是以窺天鑑地庸愚皆識其端明陰洞陽賢哲罕窮其數
그러나 하늘과 땅이 음양의 원리를 담고 있음에도, 음양의 이치를 쉽게 아는 것은 하늘과 땅이 형상이 있기 때문이요, 음양의 이치가 하늘과 땅에 담겨있을지라도 그 이치를 온전히 다 알기 어려운 것은, 음양의 변화는 형태가 없기 때문인 것이다.
010_0773_a_07L然而天地苞乎陰陽而易識者以其有像也陰陽處乎天地而難窮者以其無形也
그러므로 하늘과 땅의 형상이 겉으로 드러나 그것을 파악할 수 있으면, 비록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미혹되어 이해하지 못할 것이 없고, 음양이 변화하는 모습이 감춰져 그것을 엿볼 수 없으면,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오히려 미혹되어 도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010_0773_a_09L故知像顯可徵雖愚不形潛莫睹在智猶迷
하물며 불도(佛道)는 형상이 없이 텅 빈 가르침을 숭상하고, 깊고 현묘한 진리에 오르고 완전한 고요 속의 깨달음을 이끌어서, 모든 중생을 널리 구제하고 온 세상을 맡아 다스리며, 신령한 위엄을 일으키면 위로 그 한계가 없고, 그 신묘한 힘을 억누르면 아래로 그 끝이 없으며, 그 가르침을 거시의 세계로 확장하면 우주에까지 미치고 미시의 세계로 축소하면 터럭까지도 주관하니, 소멸하는 것도 없고 생겨나는 것도 없어서 천겁(千劫)이 흘렀어도 낡지 않고, 감춰진 듯 드러난 듯 온갖 복[百福]을 주관하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졌도다.
010_0773_a_10L況乎佛道崇乘幽控寂弘濟萬品典御十方威靈而無上抑神力而無下大之則彌於宇宙細之則攝於毫釐無滅無歷千劫而不古若隱若顯運百福而長今
현묘한 도는 그윽하고도 그윽하여서 그것을 아무리 좇아가더라도 그 끝을 알 수가 없고, 부처님의 법이 흘러 그 적멸의 경지에 깊이 잠기니 그 법을 아무리 퍼내어도 그 근원을 헤아리기 어렵다. 그러므로 어리석고 평범한 사람들과 초라하며 못난 사람들이, 불법의 뜻에 자신을 던지면 이 세상의 어떤 의혹도 없앨 수 있음을 어찌 알 수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불교가 일어난 것은 서토(西土)를 기반으로 하였으나, 이제는 우리 당나라[漢庭]에 전해져 우리에게 희망의 환한 꿈을 꾸게 하는 것이요, 우리 중국에 부처님의 빛을 비추어 부처님의 자비가 흐르도록 한 것이다.
010_0773_a_15L妙道凝玄遵之莫知其際流湛寂挹之莫測其源故知蠢蠢凡區區庸鄙投其旨趣能無疑惑者然則大教之興基乎西土騰漢庭而皎夢照東域而流慈
옛날 온 세상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에는 가르침이 아직 전해지지 않아도 교화가 이루어졌으나, 현 시대에는 백성이 부처님의 덕행을 우러러보고서야 따를 줄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어둠 속에 있던 사람들이 진리의 빛으로 돌아서서 법도가 바뀌고 시대가 변화함에 이르러, 이전에는 부처님 얼굴[金容]의 찬란한 빛이 가려져서 삼천대천세계[三千]를 비추지 못하다가, 지금은 부처님의 아름다운 형상이 펼쳐지게 되어 단정하신 부처님의 32상[四八之相]을 보게 되었다.
010_0773_a_19L昔者分形分迹之時言未馳而成化當常現常之民仰德而知遵及乎晦影歸眞儀越世金容掩色不鏡三千之光象開圖空端四八之相
010_0773_b_02L 이에 부처님의 정미한 말씀이 널리 전해져서 중생을 삼도(三途)2)에서 구제하였고, 선각자들이 남긴 가르침이 널리 전파되어 중생을 십지(十地)3)로 인도하였다. 그러나 참된 가르침은 사람들이 받들어 따르기 어렵고 그 가르침의 뜻을 하나로 모을 수도 없으나, 세상에 아첨하는 가르침은 사람들이 따르기가 쉬워서 이에 참과 거짓이 얽히고설키게 되었다.
010_0773_b_02L於是微言廣拯含類於三途遺訓遐宣導群生於十地然而眞教難仰莫能一其旨曲學易遵邪正於焉紛糾
이 때문에 만물의 실체가 없다는 공론[空]과 모든 현상의 본체가 있다는 유론[有]이 더러는 옛 습속을 따라 시비(是非)를 일으킨 것이고, 대승과 소승이 때때로 세월의 흐름에 따라 번갈아 흥하고 망하게 된 것이다.
010_0773_b_05L所以空有之論或習俗而是非大小之乘沿時而隆替
현장(玄奘) 법사라는 분이 있는데, 법문(法門)의 제일가는 스승이다. 그는 어려서 마음이 바르고 배우는 데 민첩하여 일찍 삼공(三空)4)의 마음을 깨달았고, 커서는 그 정신과 뜻이 불교의 가르침에 부합하여 먼저 사인(四忍)5)의 수행을 감당하였다.
010_0773_b_07L有玄奘法師者法門之領袖也幼懷貞敏早悟三空之心長契神情先苞四忍之行
소나무 숲에 부는 맑은 바람[松風]과 호수에 비친 아름다운 달[水月]도 그의 맑고 아름다움 성품에는 견줄 수 없었으니, 신선이 먹는 이슬[仙露]과 찬란한 구슬[明珠]을 어찌 그의 환하고 넉넉한 모습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그의 지혜는 모든 것을 통달하여 얽매임이 없고, 그의 정신도 모든 것을 헤아리며 막힘이 없어서, 이미 육진(六塵)6)을 초월하고 멀리 벗어나니, 아득한7) 옛날부터 지금까지 그와 상대할 자가 없을 것이다.
010_0773_b_09L松風水月未足比其淸華仙露明珠詎能方其朗故以智通無累神測未形超六塵而迥出隻千古而無對
그는 자신의 내면을 닦는 데 모든 마음을 쏟으며, 불교의 정법(正法)이 업신여겨지고 쇠퇴함을 슬퍼하였고, 불문[玄門]을 깊이 고찰하여 불법의 심오한 경문이 잘못 전해짐을 안타깝게 여겨서, 불교 경문을 조리에 따라 이치에 맞게 분석하여 전에 들은 것들을 확장하고, 잘못된 것들은 끊어내고 참된 것들을 잇게 하여, 후학들에게 올바른 길을 열어주고자 하였다.
010_0773_b_12L凝心內境正法之陵遲拪慮玄門慨深文之訛思欲分條扸理廣彼前聞截僞續開茲後學
이 때문에 그의 마음은 부처님이 계신 곳[淨土]으로 향하게 되어 멀리 서역(西域)으로 떠나게 되었다. 위험을 무릅쓰고 멀리 떠나 지팡이 하나에 의지하여 홀로 여행을 하니, 쌓인 눈이 새벽에 이리저리 날리는데 길에서 갈 곳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모래 바람이 저녁에 갑자기 일어남에 텅 빈 밖에서 갈 방향을 잃기도 하였다.
010_0773_b_15L是以翹心淨土往遊西乘危遠邁杖策孤征積雪晨飛閒失地驚砂夕起空外迷天
만리(萬里)를 가며 만난 산과 강을 지날 때에도 자욱한 안개와 노을을 헤치고 자신의 그림자만 보고 용감히 나아갔고, 온갖 추위와 더위 속에서도 서리를 밟고 비를 맞으며 묵묵히 앞으로 발을 디뎠다. 부처님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중히 여기고 자신의 수고는 가볍게 여기며, 자신의 깊은 바람이 이루어지기를 간곡히 구하여, 서역을 17년 동안 두루 다녔다. 그동안 불도가 전해진 지역을 모두 다니며, 정교(正教)을 묻고 구하였다.
010_0773_b_17L萬里山撥煙霞而進影百重寒暑躡霜雨而前蹤誠重勞輕求深願達周遊西十有七年窮歷道邦詢求正教
010_0773_c_02L 그는 쌍림(雙林)을 지나고 팔수(八水)에 이르러, 부처님의 도를 맛보고 불도의 유풍[風]을 느낄 수 있었으며, 녹야원[鹿苑]에 가고 영취봉[鷲峯]에 올라 부처님의 신비하고 기이한 유적들을 우러러볼 수 있었다. 그가 앞선 성인들의 지극한 가르침을 받들고 현인들의 참된 가르침을 이어받으며, 오묘한 법문을 깊이 탐구하고 심오한 가르침을 정밀하게 궁구하니, 일승(一乘)과 오율(五律)의 도(道)가 마음 밭에서 치달리며 뛰놀게 되었고, 팔장(八藏)과 삼협(三篋)의 문장[文]이 그의 입안에서 파도의 물결처럼 끊임없이 나오게 되었다. 이에 그는 자신이 지났던 나라들로부터 삼장(三藏)의 핵심 경문을 모두 모아 가지고 왔으니, 모두 657부(部)이다. 그리고 번역된 경문은 중국에 널리 배포되어, 그의 빼어난 공덕이 온 세상에 널리 전해지게 되었다.
010_0773_b_20L八水味道飡風鹿苑鷲峯瞻奇仰承至言於先聖受眞教於上賢賾妙門精窮奧業一乘五律之道驟於心田八藏三篋之文波濤於口爰自所歷之國摠將三藏要文六百五十七部譯布中夏宣揚勝業
그가 서역에서 부처님의 자비로운 구름을 이끌고 와서 중국에 불법의 비를 내리게 하니, 결함이 있었던 불교가 다시 온전해지고, 죄 가운데 고통 받던 중생이 다시 복(福)을 받게 되었다. 이것은 불난 집[火宅]의 활활 타는 불꽃에 물을 뿌려서 다시는 미혹된 길로 가지 않게 한 것이고, 애욕의 캄캄한 파도에 빛을 비춰 피안(彼岸)의 세계로 인도한 것이다. 이것으로 사람들은 악(惡)을 행하면 그것으로 인해 업(業)이 생겨 지옥으로 떨어지고, 선(善)을 행하면 그것으로 인해 극락에 오르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극락에 오르고 지옥에 떨어지는 실마리는 오직 사람이 행한 것에 근거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010_0773_c_03L引慈雲於西極注法雨於東垂聖教缺而復全蒼生罪而還福濕火宅之乾焰共拔迷途朗愛水之昏波同臻彼岸是知惡因業墜善以緣昇昇墜之端惟人所託
비유컨대 계수나무는 높은 산봉우리에서 자라므로 구름이 내리는 깨끗한 이슬만이 그 꽃을 적실 수 있고, 연꽃은 맑은 물결 속에서 꽃을 피우므로 날리는 티끌이 그 잎을 더럽힐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연꽃의 본성이 본래 깨끗하거나 계수나무의 바탕이 본래 바르기 때문이 아니라, 계수나무가 자라는 곳이 높기 때문에 탁한 것이 더럽힐 수 없는 것이요, 연꽃이 의지한 곳이 맑은 물속이기 때문에 지저분한 것이 더럽힐 수 없는 것이다. 무릇 풀과 나무가 지각이 없을지라도 오히려 좋은 조건에 의지하여 선(善)을 이루는데, 하물며 사람은 지각이 있어 복된 조건을 가지고 복을 이룰 수 없겠는가. 지금 이 경(經)이 널리 전해져서 해와 달처럼 다함없이 이어지고, 이 복(福)이 멀리 펼쳐져서 하늘과 땅과 함께 영원하고 광대하기를 바라노라.
010_0773_c_08L譬夫桂生高嶺雲露方得泫其華蓮出淥波飛塵不能污其葉非蓮性自潔而桂質本貞良由所附者高則微物不能累所憑者淨則濁類不能沾夫以卉木無知猶資善而成善況乎人倫有識不緣慶而求慶方冀茲經流施將日月而無窮斯福遐敷與乾坤而永大



황태자신술성기(皇太子臣述聖記)8)
010_0773_c_15L皇太子臣述 聖記


무릇 부처님의 올바른 가르침을 세상에 드러내어 널리 전함에, 지혜로운 사람이 아니면 그 가르침[文]을 널리 퍼뜨리지 못하는 것이요, 불법의 심오한 가르침을 받들어 분명히 밝히는 것도, 현명한 사람이 아니면 그 뜻[旨]을 정확히 확정할 수 없는 것이다. 대개 진여(眞如)의 성스러운 가르침은 모든 불법의 궁극적 근원이요, 모든 불경이 따라야 할 본보기이다. 그 담긴 내용은 너무나 넓고 크며 그 오묘한 뜻은 너무나 아득하고 깊어서, 공(空)과 유(有)의 정밀하고 미묘한 이치도 완전히 꿰뚫게 하고, 삶과 죽음의 가장 핵심적인 진리도 체득하게 한다. 그러나 그 말씀은 너무 많고 복잡하며 그 도리는 너무 다양하고 넓어서, 불법을 찾는 자가 그 근원을 다 탐구하기 어렵고, 그 경문은 세상에 드러났어도 그 의미는 깊이 감추어져 있어, 불법을 실행하려는 자가 불법의 극의를 분명히 헤아리기 어려운 것이다.
010_0773_c_16L夫顯揚正教非智無以廣其文崇闡微言非賢莫能定其旨蓋眞如聖教諸法之玄宗衆經之軌躅也綜括宏遠奧旨遐深極空有之精微體生滅之機要詞茂道曠尋之者不究其文顯義幽履之者莫測其際
010_0774_a_02L 그러므로 부처님의 성스런 자비가 덧입혀져야 모든 중생의 업(業)이 선(善)으로 나아가고, 부처님의 신묘한 교화가 펼쳐져야 모든 세상의 인연[緣]에서 악(惡)이 끊어짐을 알게 되어, 불법의 그물[法網]이 넓게 펼쳐지고 육바라밀[六度]의 올바른 가르침이 널리 베풀어져, 모든 중생이 도탄(塗炭)에서 구원받고, 삼장(三藏)의 비밀스런 빗장[秘扃]이 열리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부처님의 이름은 날개가 없어도 오래도록 세상에 전해졌고, 부처님의 도(道)는 뿌리가 없어도 영원히 견고하게 박혔으며, 부처님의 도와 이름으로 세상에 전해진 축복은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함이 없고, 세상에 내려와 중생을 감동시킨 부처님의 모습은 헤아릴 수 없는 겁이 흘러도 손상되지 않은 것이다.
010_0773_c_22L故知聖慈所被業無善而不臻妙化所敷緣無惡而不翦開法網之綱紀弘六度之正教拯群有之塗炭啓三藏之秘扃是以名無翼而長飛道無根而永固道名流慶歷遂古而鎭常赴感應身經塵劫而不朽
새벽의 종소리[鍾]와 저녁의 게송 소리[梵], 이 두 가지 소리가 영취봉[鷲峯]에서 어우러지고, 부처님의 지혜의 빛[慧日]과 불법의 맑은 물[法流]이 두 개의 수레바퀴처럼 끊임없이 돌아가 녹야원[鹿苑]에서 전해졌으니, 공중으로 치솟은 보개(寶蓋)9)는 떠도는 구름[翔雲]과 함께 나는 듯하였고, 들판의 무성한 봄 숲[春林]은 천화(天花)10)와 더불어 아름다운 광채를 발하였다.
010_0774_a_05L晨鍾夕梵交二音於鷲峯慧日法流轉雙輪於鹿苑排空寶蓋接翔雲而共飛莊野春林與天花而合彩
엎드려 생각건대, 황제폐하께서는 불교의 깊은 이치를 숭상함으로 복(福)을 받아, 옷을 늘어뜨리고 손을 꽂은 채로 있어도 온 세상이 다스려졌고, 그 덕(德)이 온 백성에게 입혀져, 공손히 옷깃을 여미고만 있어도 모든 나라가 고개를 숙이고 조공을 바쳤으며, 그 은혜가 죽은 자에까지 이르러 무덤에도 불교경전이 들어가게 되었고, 그 은택이 곤충에까지 미치어 금궤에도 불교의 게송이 담기게 되었다. 그리하여 드디어 아뇩달수(阿耨達水)11)가 중국의 중심12)에 흐르는 팔천(八川)13)과 통하게 되었고, 기사굴산(耆闍崛山:영취산)이 숭산과 화산[嵩華]의 푸른 봉우리와 맞닿게 되었다.
010_0774_a_08L伏惟皇帝陛下上玄資福垂拱而治八荒德被黔黎斂衽而朝萬國恩加朽骨石室歸貝葉之文澤及昆蟲金匱流梵說之偈遂使阿耨達水通神甸之八川耆闍崛山接嵩華之翠嶺
가만히 생각해보면, 불법의 본성은 움직이지 않고 고요하여, 온전히 불법에 귀의하는 마음이 없으면 불법을 깨닫지 못하고, 지혜의 대지는 깊고 그윽하여 간절하고 지극한 정성에만 감응하여 그 모습을 드러내니, 어찌 칠흑 같은 혼돈의 밤을 비추는 지혜의 등불이요, 화마가 휩쓰는 아침에 내리는 불법의 은택이라 하지 않겠는가. 이에 모든 하천은 다르게 흘러도 모두 함께 바다로 모이고, 모든 만물의 이치는 나누어졌어도 결국 모두 만물의 실재를 이루니, 어찌 탕왕[湯]과 무왕[武]의 우열을 비교하며, 요임금[堯]과 순임금[舜]의 성덕을 서로 견주겠는가.
010_0774_a_13L竊以法性凝寂靡歸心而不通智地玄奧感懇誠而遂顯豈謂重昏之夜燭慧炬之光火宅之朝降法雨之澤於是百川異流同會於海萬區分義摠成乎實豈與湯武挍其優劣舜比其聖德者哉
현장(玄奘) 법사는 어려서부터 총명하였고 담백하고 소박한 삶에 뜻을 두었으며, 정신은 어린 나이에도 한없이 맑았고, 신체도 세상 사람들보다 빼어났다. 선방[定室]에서 모든 정신을 집중하고, 깊은 바위산[幽巖]에 자취를 숨겼으며, 삼선(三禪)14)의 세계에 오르고, 십지(十地)의 수행을 차례로 수행하였으며, 육진(六塵)15)의 경계를 초월하여 홀로 부처님의 땅[迦維:인도)을 밟고, 일승(一乘)의 뜻[旨]을 깨달아 그 근기에 따라 중생을 교화하였다.
010_0774_a_19L玄奘法師者夙懷聰令志夷簡神淸齠齔之年體拔浮華之凝情定室匿迹幽巖拪息三禪遊十地超六塵之境獨步迦維會一乘之旨隨機化物
010_0774_b_02L 현장은 중국에는 의거할 진경[眞文]이 없어 인도의 불경을 찾아서, 멀리 항하(恒河:갠지스 강)를 건너 불경을 가져오길 늘 바랐고, 이에 여러 차례 설산[雪嶺]을 넘어가 불경을 가져왔다. 도(道)를 물으며 인도에서 돌아오기까지 17년 세월 동안 불교 경전을 다 깨달아서, 만물을 이롭게 하는 데에만 마음을 두게 되었다. 때문에 정관(貞觀) 19년 2월 6일 홍복사(弘福寺)에서 조칙[勅]을 받들어, 성교(聖教)의 중요한 문장을 번역하니, 모두 657부(部)이다.
010_0774_a_23L以中華之無質印度之眞文遠涉恒河終期滿字登雪嶺更獲半珠問道往還十有七備通釋典利物爲心以貞觀十九年二月六日奉勅於弘福寺翻譯聖教要文凡六百五十七部
이는 대해(大海)의 법류(法流)를 끌어다가 세속의 노고를 씻어서 마르지 않게 한 것이요, 지혜의 등불[智燈]을 전하여 세속의 어둠을 비춰 항상 밝게 한 것이니, 스스로 오랜 동안 좋은 인연을 심은 것이 아니라면, 어찌 불법의 뜻을 이렇게 드날릴 수 있었겠는가. 이것은 법상(法相)16)이 항상 존재하는 것이 해ㆍ달ㆍ별[三光]의 광명처럼 분명하고, 우리 황제폐하의 복덕이 이 세상에 오는 것이 하늘ㆍ땅[二儀]의 견고함처럼 확실함을 말한 것이다.
010_0774_b_05L引大海之法流洗塵勞而不竭傳智燈之長焰皎幽闇而恒明自非久植勝緣何以顯楊斯旨所謂法相常住齊三光之我皇福臻同二儀之固
엎드려 황제폐하께서 지으신 여러 경론의 서문을 보니, 옛일을 비추어 현재를 뛰어넘게 한 것으로, 그 이치는 금석(金石)과 같이 웅장한 소리를 담고 있고, 그 문장은 풍운(風雲)이 뿌리는 은택을 간직하고 있다. 나(治:고종의 이름)는 이에 가벼운 티끌을 거대한 산악에 덧붙이듯, 이슬을 떨어뜨려 강물에 첨가하듯 내 글을 폐하의 서문에 덧붙임으로, 간략하게 그 대강(大綱)을 들어서 이 기문을 짓는다.
010_0774_b_09L伏見御製衆經論序照古騰今理含金石之聲文抱風雲之潤治輒以輕塵足墜露添流略擧大綱以爲斯記


분별연기초승법문경(分別緣起初勝法門經) 상권
010_0774_b_12L分別緣起初勝法門經卷上


대당(大唐) 현장(玄奘) 한역
김성구 번역
010_0774_b_13L大唐三藏法師玄奘奉 詔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0_0774_b_14L如是我聞
어느 때 박가범께서 실라벌(室羅筏) 서다림급고독원(誓多林給孤獨園)에 머무셨다.
그때 많은 비구[苾芻]들이 안적당(安適堂)에 모여 앉아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의논하였다.
010_0774_b_15L一時薄伽梵在室羅筏住誓多林給孤獨園時有衆多大苾芻在安適堂同集會坐作如是類復談論言
“여러 대덕들이여, 세존께서는 일찍이 무량한 법문으로 12분(分)의 매우 깊은 연기(緣起)를 말씀하셨습니다. 최초에 무명(無明)을 말씀하셔서 연기의 성품[緣性]으로 삼으셨는데, 무슨 인연(因緣)으로 일체의 번뇌와 모든 행(行)의 연(緣)에서 오직 무명만을 연기의 성품이라 하셨을까? 이 무명에서 어떠한 특별함을 보셨을까?”
010_0774_b_18L諸大德世尊曾以無量異說十二分甚深緣起於彼最初說無明以爲緣性何因緣故一切煩諸行緣中唯說無明以爲緣性此無明見何殊勝
이 때문에 곧 시비(是非)가 일어났다. 그때 세존께서 하늘에 머물러 노니시다가, 사람을 뛰어넘는 청정한 하늘 귀[天耳]로 이 일을 들으셨다.
010_0774_b_22L由是因緣便興諍于時世尊遊於天住以超過人淸淨天耳聞如是事
010_0774_c_02L 해가 저물 무렵에 선정에서 나와 안적당에 나아가셔서 대중 앞에 평상시와 같이 자리를 펴고 가부좌를 맺고 앉으시어 맑고 아름다운 음성으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무슨 까닭에 이 법당에 모여서 시비를 일으키는가? 너희들은 지금 무엇을 의논하려고 이 법당에 모였는가?”
010_0774_b_24L於日晩時從宴坐詣安適堂在大衆前敷如常座加趺坐以淸美音告諸大衆汝等何集此堂中而興諍論汝等今者何所論於此集會
그때 대중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여기에 모여서 이와 같은 내용을 의논하였습니다.
010_0774_c_05L時諸大衆白言我等集此作如是類往復談論言
‘세존께서 일찍이 무량한 법문으로 12분의 매우 깊은 연기를 말씀하시기를, 그 최초에 무명을 말씀하셔서 연기의 성품으로 삼으셨는데, 무슨 인연으로 일체 번뇌와 모든 행의 연에서 무명만을 말씀하여 연기의 성품이라 하셨을까? 이 무명에서 어떠한 특별함을 보셨을까?’
010_0774_c_06L諸大德世尊曾以無量異門說十二分甚深緣起於彼最初宣說無明爲緣性何因緣故一切煩惱諸行緣唯說無明以爲緣性於此無明何殊勝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런 까닭에 갑자기 시비(是非)를 일으켰으며, 저희들은 이것을 토론하기 위하여 여기에 모였습니다.”
010_0774_c_11L世尊我等由是因緣便興諍我等今者爲論是事於此集會是語已
그때 세존께서 그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에게 다음과 같은 분별연기초승법문(分別緣起初勝法門)이 있으니,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지극히 잘 생각하여라. 너희들에게 말하리라. 어떤 것이 분별연기초승법문인가? 이른바 열한 가지의 특별한 일 때문에 연기의 처음에 무명을 선설하여 인연의 성품을 삼는다. 어떤 것이 열한 가지인가?
010_0774_c_13L爾時世尊告彼大衆我有如是分別緣起初勝法門汝應諦聽極善作意當爲汝說云何名爲分別緣起初勝法門謂十一種殊勝事故於緣起初宣說無明以爲緣性何等十一
이른바 소연이 특별한 점[所緣殊勝]과 행상이 특별한 점[行相殊勝]과 인연이 특별한 점[因緣殊勝]과 등기가 특별한 점[等起殊勝]과 전이가 특별한 점[轉異殊勝]과 사행이 특별한 점[邪行殊勝]과 상상이 특별한 점[相狀殊勝]과 작업이 특별한 점[作業殊勝]과 장애가 특별한 점[障礙殊勝]과 수박이 특별한 점[隨縛殊勝]과 대치가 특별한 점[對治殊勝]이다.”
010_0774_c_18L謂所緣殊勝行相殊勝因緣殊勝等起殊轉異殊勝邪行殊勝相狀殊勝業殊勝障㝵殊勝隨縛殊勝對治殊勝
그때 대중 가운데서 한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벗고 합장하여 부처님께 예배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무명의 소연이 특별한 점입니까?”
010_0774_c_21L爾時衆中有一苾芻從座而起偏袒右肩合掌禮佛白言世尊云何無明所緣殊勝
010_0775_a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무명의 연하는 바인 소연(所緣)은 곧 일체 세간의 인(因)이거나 과(果)로서, 여러 가지 허물과 모든 잡염(雜染)의 품류가 있고, 또 일체 인이거나 과로써 여러 가지 공덕(功德)과 모든 청정(淸淨)의 품류가 있다. 이것이 무명의 소연이 특별한 점이다.”
010_0774_c_24L世尊告曰無明所緣卽是一切若因若果有衆過患諸雜染品及以一切若因若果有衆功德諸淸淨品是名無明所緣殊勝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무명의 행상(行相)이 특별한 점입니까?”
010_0775_a_04L復言世尊云何無明行相殊勝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무명은 진실을 숨기고 허망을 드러내는 것으로 행상(行相)을 삼으니, 이것이 무명의 행상이 특별한 점이다.”
010_0775_a_05L世尊告曰如是無明隱覆眞實顯現虛妄以爲行相是名無明行相殊勝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무명의 인연이 특별한 점입니까?”
010_0775_a_07L復言世尊云何無明因緣殊勝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무명은 널리 일체의 번뇌의 잡염[煩惱雜染]과 모든 업의 잡염과 모든 생(生)의 잡염에 대하여 능히 인연의 근본 의지처(依支處)가 된다.
010_0775_a_08L世尊告曰如是無明普於一切煩惱雜染諸業雜染諸生雜染能作因緣根本依處
어떤 것이 일체 번뇌의 잡염인가? 이른바 대략 세 가지 번뇌의 품류가 있어서 널리 일체 번뇌의 잡염을 포섭하니, 이른바 무지(無知)의 번뇌와 의심[猶豫]의 번뇌와 뒤바뀜[顚倒]의 번뇌이다.
010_0775_a_11L云何一切煩惱雜染謂略有三煩惱品類普攝一切煩惱雜染謂無知煩惱猶預煩惱顚倒煩惱
어떤 것이 일체의 업의 잡염인가? 간략하게 말하여 세 가지의 자체상(自體相)이 차별된 신업ㆍ어업ㆍ의업과 세 가지의 장애를 대치하는 차별이 있으니, 곧 복(福)과 비복(非福)과 부동업(不動業)으로서, 널리 일체 업들의 잡염을 포섭한다.
010_0775_a_13L云何一切諸業雜染謂略有三自相差別意業及三障㝵對治差別謂福福及不動業普攝一切諸業雜染
어떤 것이 일체의 생의 잡염인가? 이른바 간략히 세 가지의 의지와 세 가지의 수(受)가 있다. 즐거움과 괴로움과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것이며, 이것이 일으킨 세 가지의 괴로움, 곧 괴고(壞苦)ㆍ고고(苦苦)ㆍ행고(行苦)가 널리 일체의 생의 잡염을 포섭한다.
010_0775_a_16L何一切諸生雜染謂略有三依止三謂樂及苦不苦不樂所起三苦苦苦及以行苦普攝一切諸生雜
어떤 것이 무명이 널리 일체의 번뇌의 잡염과 모든 업의 잡염과 모든 생의 잡염에 대하여 능히 인연의 근본 의지가 된다고 하는 것인가? 이른바 모든 제법에 두 가지의 어리석음이 있어서 능히 일체 번뇌의 잡염으로 하여금 생기지 않은 것은 생기게 하고, 생긴 것은 더욱 넓어지게 하며, 일체 업의 잡염으로 하여금 생기지 않은 것은 생기게 하고, 생긴 것은 쌓이게 하며, 또한 일체의 생의 잡염으로 하여금 생기지 않은 것은 생기게 하고, 생긴 것은 물러나지 않게 한다.
010_0775_a_20L云何無明普於一切煩惱雜染業雜染諸生雜染能作因緣根本依謂於諸諦有二種愚能令一切煩惱雜染未生而生生已增廣及令一切諸業雜染未生而生生已積集令一切諸生雜染未生而生生已不
010_0775_b_02L 그러므로 나는 ‘이 무명이 두루 일체 번뇌의 잡염과 모든 업의 잡염과 모든 생의 잡염에 능히 인연의 근본적인 의지가 된다’고 말한다. 이것이 무명의 인연이 특별한 점이다.”
010_0775_b_03L是故我說如是無明普於一切煩惱雜染諸業雜染諸生雜染能作因緣根本依處是名無明因緣殊勝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무명의 등기가 특별한 점입니까?”
010_0775_b_05L復言世尊云何無明等起殊勝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무명은 혹 오는 세상의 고제(苦諦)에 포섭되는 뒷몸[後有] 자체에 어리석거나, 혹은 현재의 고제에 포섭되어 이미 얻은 자체에 어리석으니, 이러한 어리석음에는 혹 능인(能引)과 소인(所引)의 연기가 있고, 혹 능생(能生)과 소생(所生)의 연기가 있다. 이 두 가지의 연기는 현재와 오는 세상의 자체를 어리석게 하는 까닭에 무명이 등기의 연을 삼는다.”
010_0775_b_06L世尊告曰謂此無明或愚當來苦諦所攝後有自體或愚現法苦諦所攝已得自體如是愚者或有能引所引緣起或有能生所生緣起此二緣起卽以愚於當來現法自體無明作等起緣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능인과 소인의 연기입니까?”
010_0775_b_11L復言世尊云何能引所引緣起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제1의 무명(無明)이 연이 되어 행(行)이 있고, 행이 연이 되어 식(識)이 있고, 식이 연이 되어 명색(名色)이 있고, 명색이 연이 되어 6처(處)가 있고, 6처가 연이 되어 촉(觸)이 있고, 촉이 연이 되어 수(受)가 있으니, 이것을 능인과 소인의 연기라고 한다.”
010_0775_b_12L世尊告曰第一無明緣行行緣識識緣名名色緣六處六處緣觸觸緣受名能引所引緣起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능생ㆍ소생의 연기입니까?”
010_0775_b_15L復言世尊云何能生所生緣起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제2의 무명이 연이 되어 수(受)가 있고, 수가 연이 되어 애(愛)가 있고, 애가 연이 되어 취(取)가 있고, 취가 연이 되어 유(有)가 있고, 유가 연이 되어 생(生)이 있고, 생이 연이 되어 노사(老死)가 있으니, 이것을 능생ㆍ소생의 연기라고 한다.”
010_0775_b_16L世尊告曰第二無明緣受受緣愛愛緣取取緣有有緣生生緣老死是名能生所生緣起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제1의 무명이 능인ㆍ소인의 연기와 더불어 등기의 인연이 된다 하십니까?”。
010_0775_b_19L復言世尊云何名爲第一無明與其能引所引緣起作等起緣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이들은 오는 세상[當來]의 뒷몸[後有]17) 자체에 어리석어서 곧 뒷몸을 바라는 생각을 내니, 어리석음을 말미암아 뒷몸을 바라는 생각을 내는 것이다. 뒷몸을 바라는 생각이란 곧 뒷몸에 특별한 공덕을 보는 것이다.
010_0775_b_21L世尊告曰謂有一類愚於當來後有自體卽便發起後有希求由愚所生後有希求便於後有見勝功德
010_0775_c_02L 만약 현재의 법에 사랑스럽고 사랑스럽지 못한 경계에 집착하면 삿된 분별 때문에 비복행(非福行)을 짓는다. 그가 살림살이[資具]에 대하여 탐착하는 까닭에, 혹은 원수지고 미운 이에게 진에(瞋恚)를 내는 까닭에, 그리고 상응할 때에 공덕과 허물을 능히 결정하지 못하는 어리석음 때문에, 이러한 악행을 짓되 뒷몸에 있을 과실은 능히 생각하지 못하며 알지 못하니, 무명의 행상은 능히 이러한 비복행의 연이 된다.
010_0775_b_24L若於現法執著可愛不可愛境邪分別故造非福行彼於資具生貪著故或於怨憎生瞋恚故及彼相應不能決了功德過患放逸愚故造斯惡行卽於後世所有過失不能思惟不能解了行相無明能作如是非福行緣
만약 뒷몸에 특별한 공덕을 보거나 벗어나는 것을 보면 곧 복행(福行)을 짓거나 혹 부동행(不動行)을 지을 것이니, 그가 가르침에 따르거나 뉘우치는 업에 따라 잘 헤아려 생각하고 닦는 까닭에 능히 이러한 행을 짓는다.
010_0775_c_07L若於後有見勝功德或見出離便造福行或不動行彼依教法或依誨法發起思擇及修習故能造斯行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이와 같이 잘 헤아려 생각하고 닦으면, 비록 착한 마음[善心]이 있더라도, 이치에 맞지 않게 뜻을 내어 사유한 까닭에18) 뒷몸의 어리석음에 이끌린다. 이른바 뒷몸에 대하여 특별한 공덕을 보는 것도 어리석어 덮고 감추기[癡覆藏] 때문이며, 벗어남을 보는 것도 어리석어 덮고 감추기 때문이다.
010_0775_c_10L應知如是思擇修習雖在善心然不如理作意思惟故是後有愚癡所引謂於後有見勝功德癡覆藏故及見出離癡覆藏故
이와 같은 비복ㆍ복ㆍ부동행의 장애와 대치는 6식신(識身)과 함께 생기고 함께 멸하면서, 능히 현재에 이미 얻은 생멸의 이숙식(異熟識) 안에 모든 행상의 세 가지의 습기(習氣:熏習)를 안치(安置)한다. 이러한 방편에 의하여 뒷몸의 새로 생길 종자를 포섭해 지닌다.
010_0775_c_13L如是非福不動行障㝵對治與六識身俱生俱滅能於現在已得生滅異熟識中安置諸行三種習氣由此方便攝受後有新生種子
뒷몸의 새로 생길 종자를 포섭해 지니는 까닭에 오는 생[當生] 가운데에 뒷몸이 일어날 것이니, 포섭된 명색ㆍ6처ㆍ촉ㆍ수가 차례로 난다. 이 명색들은 현재에 이미 얻은 이숙식 안에서 다만 원인의 성품만 일으키고 결과의 성품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니, 그러므로 다만 소인의 연기라고 한다. 이것을 제1의 무명이 능인ㆍ소인의 연기에게 등기의 인연이 된다고 한다.”
010_0775_c_17L攝受後有新種子故於當生中所起後有所攝名色六處受次第而生此名色等於現已得異熟識中但起因性未有果性是故但名所引緣起如是名爲第一無明與其能引所引緣起作等起緣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제2의 무명이 능생ㆍ소생의 연기에게 등기의 연이 되는 것입니까?”
010_0775_c_22L復言世尊云何名爲第二無明與其能生所生緣起作等起緣
010_0776_a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이들은 현재에 이미 얻은 스스로의 몸[自體]에 어리석어서 6촉처(觸處)를 연해서 수(受)가 생기는데, 이내 그에 맛들이고 탐착한다. 맛들이고 탐착하는 까닭에 다음 생을 바라고 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들은 수를 바라고 구하는 까닭에 취를 낸다. 낙수(樂受)에서 일어난 애(愛)를 연하는 까닭에 욕취(欲取)가 발생한다.
010_0775_c_24L世尊告曰謂有一類愚於現在已得自體於六觸處爲緣生受便起味著由味著故希求當來如是類受由希求故於追求時便起於取樂受所起愛爲緣故發生欲取
욕취라는 것은 모든 욕구를 망령되이 분별하고 탐착하는 것이니, 이것이 우두머리가 된다. 이를 앞잡이로 하여 욕계(欲界)의 모든 번뇌가 있는 것이다.
010_0776_a_06L言欲取者謂於諸欲妄分別貪此爲上首此爲前行便有欲界一切煩惱
만약 또 고수(苦受)를 연하면 무유애(無有愛)가 생기니, 함께 싫어하여 멀리 여의려는 행을 한다. 이는 싫어하여 멀리 여의려는 것과 상응하지만 이치에 맞지 않는다. 그가 애(愛)에 의지하여 그릇된 방편으로 구하기를 때가 없이 하면, 출리악견(出離惡見)ㆍ정기악견(定期惡見)과 그리고 이 두 가지의 의지가 되는 악견(惡見)을 낸다.
010_0776_a_08L若復以其苦受爲緣生無有愛厭離俱行非理所引厭離相應依止此愛不正方便求無有時卽便發起出離惡見定期惡見及此二種所依惡見
이러한 뜻으로 해서 애가 연이 되어 취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만약 이 취로써 의지를 삼아 욕탐(欲貪)을 여의지 못하고 목숨을 마치면 이로 말미암아 모든 소견과 욕계(欲界)의 모든 번뇌가 있게 되니, 욕계의 애(愛)가 연이 되어 취(取)가 있다고 한다.
010_0776_a_12L由此義故名愛緣取若卽以此取爲所依不離欲貪而命終者由此諸見及與欲界一切煩惱名有欲界愛爲緣取
만약 욕탐을 여의거나 혹은 색탐(色貪)을 여의면 색계(色界)의 애(愛)와 무색계(無色界)의 애가 생처(生處)를 얻게 된다. 그가 색계 혹은 무색계에서 번뇌를 일으킬 때에 색계와 무색계의 취를 일으킨다. 이들 모든 색계나 무색계의 번뇌와 그리고 모든 소견을 말미암아, 색계의 애가 연이 되어 취가 있고, 무색계의 애가 연이 되어 취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010_0776_a_15L若離欲貪或離色貪彼色界愛或無色愛便得生處彼於色界或無色界煩惱轉時發起色界無色界取由此諸色無色煩惱及彼諸見名有色界愛爲緣取及無色界愛爲緣取
그는 이러한 애(愛)가 연이 되어 취가 있음으로 말미암아 먼저 갖가지 행소(行所)를 얻어 이숙과식(異熟果識)을 훈습하는 것을 취가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취가 섭수하는 것을 말미암아 먼저부터 쌓아 모았던 행들의 종자이거나, 혹은 이곳저곳에서 애가 아직 끊어지지 않았으면, 이곳저곳의 공능이 현재에 나타나서 뒷몸을 내니, 그들의 행 따위로 말미암아 존재[有]가 마땅히 난다.
010_0776_a_20L彼由如是愛爲緣取先得種種行所熏習異熟果識名爲有取彼由如是取所攝受先所積集行等種子若彼彼處諸愛未斷卽彼彼處功能現前能生後有由彼行等能有當生
010_0776_b_02L 능히 존재를 내게끔 하여 장차 현재에로 들게 하는 까닭에 유(有)라 한다. 취의 힘에 의하여 행(行) 따위가 유를 성취시키니, 이것을 연함으로써 여기에서 목숨을 마치고 먼저부터 인발(引發)한 것이 생겨난다.
010_0776_b_02L能令生有將入現在故說名有由彼取力行等成有以是爲緣從此命終先所引發漸次生起
이러한 뜻으로 하여 유는 생을 연한다 하는 것이다. 생이 이미 이루어지면 먼저 시간의 변이를 일으키니 노(老)라 하고, 최후로 목숨이 다하는 것을 사(死)라고 한다. 이러한 까닭에 생이 노사를 연한다 하니, 이러한 것을 제2의 무명이 능생ㆍ소생의 연기에게 등기연(等起緣)이 된다고 한다.”
010_0776_b_04L由此義故名有緣生生旣生已先起時分變異名老於最後邊命盡名死由是故名生緣老死如是名爲第二無明與其能生所生緣起爲等起緣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무슨 까닭에 애(愛)와 취(取)의 두 가지 능생연기(能生緣起)는 행(行)에게 연이 된다고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010_0776_b_08L復言世尊緣不說愛取二種能生緣起與行爲緣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애(愛)와 취(取)의 두 가지는 자기의 경계에 시행하는 분제가 있는 까닭이니 무슨 뜻인가? 욕계의 애와 취는 색계 혹은 무색계의 모든 부동행에게 등기연이 될 수 없으니, 경계가 아닌 까닭이다. 욕계의 애와 취, 두 가지를 말함에 부동행에 의한다 함과 같다.
010_0776_b_09L世尊告曰愛取二種自界所行有分齊故所以者何欲界愛取與彼色界或無色界諸不動行爲等起緣不應道理非境界故如說欲界愛取二種於不動行
이와 같이하여 욕계의 애와 취 두 가지가 무색계의 모든 부동행에 대해서, 무색계의 애와 취 두 가지가 욕계의 행, 혹은 색계의 행에 대해서, 그리고 색계의 애와 취 두 가지가 욕계의 행에 대해서도 그러한 줄을 알아야 한다.”
010_0776_b_14L如是色界愛取二種於無色界諸不動行若無色界愛取二種於欲界行或色界行及以色界愛二種於欲界行當知亦爾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으로 애와 취의 두 가지는 비복행(非福行)에 대하여 연이 되는 것을 말씀하지 않으십니까?”
010_0776_b_17L復言世尊何緣欲界愛取二種不與非福福行爲緣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현전의 모든 유(有)인 애(愛)와 비애(非愛)의 경계는 증상(增上)한 힘인 까닭에 욕애(欲愛)를 내고, 착하지 못한 근을 일으켜 비복행을 지으니, 일체가 모두 인과 과에 의한다. 비복행의 안에는 허물을 모르거나 그 즐거워하는 마음[意樂]에 과실이 있는 까닭이다.
010_0776_b_19L世尊告曰諸有現前愛非愛境增上力故發生欲愛起不善根造非福行一切皆由於因於果非福行中不知過患彼由意樂有過失故
혹은 가행(加行)에 과실이 있는 까닭에 비복행을 짓는다. 이와 같은 의락가행(意樂加行)의 과실은 오직 무명만으로써 특별한 연을 삼는 것이며, 애(愛)와 착하지 못한 근으로 경계를 삼는 것이 아니다.
010_0776_b_23L或由加行有過失故起非福行如是意樂加行過失唯用無明以爲緣非境界愛及不善根
010_0776_c_02L만약 욕애에 의하여 모든 복행을 지으면 그는 신(信)으로써 의지를 삼아 이러한 행을 짓는다. 사(死)와 생(生)에서 결정된 신심을 일으킨 까닭에 먼젓번의 애(愛)와 취(取)는 신심에 의하여 섭복(攝伏)되고, 아시설(我施設)은 유부무기(有覆無記)가 된다.
010_0776_c_02L若由欲愛造諸福行彼信爲依乃造斯行於死於生起定信故此愛及取由信攝伏我施設爲有覆無記
만약 법이 욕계의 유부무기라면 모든 행을 발생하는 데 공능(功能)이 없을 것이다. 인과와 복행에서 벗어날 줄을 알지 못하니, 사랑스러운 생을 구하여야 이러한 복행을 짓는 까닭이다. 이 복행도 오직 무명으로써 특별한 연을 삼는다.”
010_0776_c_05L若法欲界有覆無記於發諸行無勝功能以於因果及福行中不知出離求可愛生造斯福行故此福行亦唯無明以爲勝緣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에 색계의 애와 취 두 가지는 색계의 부동행에 연이 되지 않는다고 하십니까?”
010_0776_c_08L復言世尊何緣色界愛取二種不作色界不動行緣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유(有)가 아직 욕계의 탐을 여의지 않으면 색계의 애(愛) 등은 아직 생처(生處)를 얻지 못할 것이며, 만약 생처를 얻지 못하면 견딜 능력이 없으리라. 그러므로 색계의 부동행에는 연하지 않는다.
010_0776_c_10L世尊告曰諸有未離欲界貪者色界愛等未得生處若無生處則無堪能故非色界不動行緣
색계의 애와 취 두 가지를 말할 때에 색계의 모든 부동행에서 함과 같다. 이와 같이 하여 무색계의 애와 취 두 가지를 무색계의 모든 부동행에서 하는 것도 그러한 줄을 알아야 한다.
010_0776_c_12L如說色界愛取二種於其色界諸不動行如是無色愛取二種於無色界諸不動行應知亦爾
그가 색계 혹은 무색계의 허물 있는 몸[有過患身]에 유의 공덕을 일으키는 데 작의(作意)하거나 생각하거나 본다. 혹은 교법에 의하거나 혹은 모든 법에 의하여 이러한 이치가 아닌[非理] 작의를 일으켜, 능히 그들의 계에 부동행의 연이 된다.
010_0776_c_15L彼於色界或無色界有過患身起有功德作意想見或依教法或依誨法發起如是非理作意能爲彼界不動行緣
이렇게 일으켜진 이치가 아닌 작의는 무명에게 끄달리는 것이다. 이러한 무명은 이렇게 일으켜진 이치가 아닌 작의에 의한다. 그리고 과(果)를 짝으로 삼고 능히 저들의 계에 부동행의 연이 된다. 그러므로 그 부동행도 오직 무명으로써 특별한 연을 삼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010_0776_c_18L如是所起非理作意無明所引如是無明由此所起非理作意及果爲伴能爲彼界不動行緣是故應知彼不動行亦唯無明以爲勝緣
또 어떠한 무리는 무유애(無有愛)에 의하여 모든 복행과 부동행을 짓는다. 그는 이러한 무유애를 말미암은 까닭에 모든 유에 대하여 많은 허물을 본다. 어찌 다시 오는 세상[當來]의 모든 유를 희구(希求)하는 것이랴.
010_0776_c_22L復有一類依無有愛造諸福行或不動行彼由如是無有愛故旣於諸有見多過患豈更悕求當來諸有
010_0777_a_02L 그러나 무유(無有)에 대하여는 여실하지 못하고, 무지로 말미암는 까닭에 모든 유를 참으로 대치하는 도리를 얻지 못한다. 또 무지인 까닭에 대치가 아닌 것에 대하여 대치라는 생각을 일으키며, 모든 복행, 혹은 부동행을 지을 때도 이러한 도리에 말미암는다. 이와 같이 모든 행은 오직 무명으로써 연을 삼고, 애와 취는 모든 행의 연이 되지 않는다.”
010_0777_a_02L然於無有不如實知由無知故不得諸有眞對治道又無知故於非對治起對治想造諸福行或不動行由是道理如是諸行應知唯用無明爲緣非愛及取爲諸行緣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행은 여섯 가지의 식신(識身)과 상응하여 함께 있으면서 같이 생하고 같이 멸합니다. 무슨 까닭에 행(行)이 식의 연이라 말씀하십니까?”
010_0777_a_06L復言世尊諸所有行與六識身相應俱有同生同滅何緣故說行是識緣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여섯 가지의 식신과 복ㆍ비복, 그리고 부동행과 상응하여 함께 있으면서 같이 생기고 같이 멸하는 것으로서 이숙식(異熟識) 안에 모든 행을 안치하고, 종자를 훈습하여 다른 생의 새로운 이숙식이 인발되게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도리를 말미암으니, 이 까닭에 행이 연이 된다고 한다.”
010_0777_a_08L世尊告曰以六識身與福非福及不動行相應俱有同生同滅異熟識中安置諸行熏習種子引發餘生新異熟識由此道理是故宣說行是識緣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에 명색(名色)ㆍ6처(處)ㆍ촉(觸)ㆍ수(受)의 모든 분의 종자는 이숙식 안에 동시에 인발되건만 다시 앞뒤의 차례가 있다 하십니까?”
010_0777_a_12L復言世尊何緣名色六處受諸分種子異熟識中同時引發而復說有先後次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가 오는 세상[當來]엔 앞뒤의 차례로 생기는 까닭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010_0777_a_15L世尊告曰彼於當來先後次第而生起故如是而說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에 명색ㆍ6처ㆍ촉ㆍ수를 일러서 오는 세상에 생길 몸의 모습이라 하십니까?”
010_0777_a_16L復言世尊何緣名色六處說爲當來生身之相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저것과 이것이 인(因)을 말미암아 수용(受用)하여 의지(依止)하는 것이며, 또 이것과 그것이 인하여 수용하는 체(體)인 까닭이다.”
010_0777_a_18L世尊告曰由彼是因受用依止及是其因受用體故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명(名)만 생기고 도무지 색(色)이 없으면 어떠한 허물이 있습니까?”
010_0777_a_19L復言世尊若唯名生都無其色斯有何過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일생 동안 오직 명뿐이며, 색성(色性)에 의지하지 않으면 상속하여 생겨날 도리가 없다.”
010_0777_a_21L世尊告曰若一生中唯有其名不依色住相續生起不應道理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색만 생기고 명이 도무지 없다면 어떠한 허물이 있습니까?”
010_0777_a_22L復言世尊若唯色生都無其名斯有何過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색뿐이며 명이 없으면 집수(執受)는 부서지고 자라나지 못하리라.”
010_0777_a_24L世尊告曰若唯有色無名執受卽應散壞不得增長
010_0777_b_02L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식은 6처에만 연이 된다고 말하면 어떠한 허물이 있습니까?”
010_0777_b_02L復言世尊若但說言識緣六處斯有何過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처음으로 생(生)을 받을 때는 6처가 아직 원만치 못하고 다만 신근과 의근(意根)만이 움직이니, 그러므로 이 양근(兩根)을 말미암아 본체를 삼지 않을 수 없다. 명색(名色)이 최초에 있는 까닭에 차례차례 자라나서 후에 원만한 6처에게 연이 된다. 그러므로 명색이 6처의 연이 된다고 한다.”
010_0777_b_04L世尊告曰初受生時六處未滿有身根及意根轉應不可得由此兩根爲體名色最初有故次第增長後圓滿六處爲緣故說名色是六處緣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6처가 원만하면 태어난 몸[生身]은 구경(究竟)한데, 무슨 까닭에 다시 촉(觸)과 수(受)를 말씀하십니까?”
010_0777_b_07L復言世尊若六處滿生身究竟何緣復說觸受二種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태어난 몸이 6처가 이미 원만하면 수용하여 의지할 것[所依]은 구경하지만, 수용이 구경하다고 말하지는 못하리라. 인함[因]과 받아들임[受]을 말미암아 비로소 수용이 구경하다 하리라. 그러므로 반드시 수용하여 의지할 것[所依]이 구경한 것과 수용의 인체(因體)가 구경하여야 바야흐로 태어난 몸이 구경하다고 한다.”
010_0777_b_09L世尊告曰若於生身六處已滿雖是受用所依究竟而未得名受用究竟由因及受方得說名受用究竟是故應知要須受用所依究竟及與受用因體究竟方得說名生身究竟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명이 연이 되어 애(愛)가 난다 하시고, 또 말씀하시기를 수가 애의 연이 된다고도 하셨습니다. 만약 무명만이 그 애(愛)의 연이 되고, 수를 연하지 않으면 어떠한 허물이 있습니까?”
010_0777_b_14L復言世尊如說無明爲緣生愛又復說言受是愛緣若唯無明是其愛緣不緣於受斯有何過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애(愛)에 세 가지가 있다. 마땅히 일시에 세 가지가 함께 일어날 것이니, 애가 다른 것에 의존하는 것[觀待]을 말미암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가 연이 되는 까닭에 일시에 일어나지 않으니, 이러한 도리에 의하여 무명만이 애(愛)에게 연이 되는 것은 아니다.”
010_0777_b_17L世尊告曰愛有三種應於一時三種俱起由愛觀受爲緣故非一時起由此道理非唯無明與愛爲緣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이 애가 수만이 연이 된다 하면 어떠한 허물이 있습니까?”
010_0777_b_20L復言世尊若爾此愛唯受爲緣斯有何過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반드시 일체의 수는 모두 애의 연이 되지만, 다시 수가 애의 연이 되지 않는 것도 있으니, 그것은 모든 애를 단멸하게 하는 연이 된다.”
010_0777_b_22L世尊告曰應一切受皆是愛緣然復有受非是愛緣彼能爲緣斷滅諸愛是故非唯受爲愛緣
010_0777_c_02L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애가 유에게만 연이 되고 취에게 연이 되지 않는다 하면 어떠한 허물이 있습니까?”
010_0777_b_24L復言世尊若唯說愛與有作緣不緣於取斯有何過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바라고 구하는 것[希求]을 애라 하니, 험한 악취(惡趣)를 바라고 구하는 이는 없지만, 지은 비복행을 말미암는 까닭에 선취(善趣)를 구하나, 어긋나는 결과를 낸다. 그 결과가 생길 때에 어찌 애를 연하겠는가? 응당 취(取)만으로 그의 연을 삼는다.
010_0777_c_03L世尊告曰悕求名愛於嶮惡趣無有悕求然由所作非福行故雖求善趣相違果生彼果生時豈緣於愛唯應用彼取爲其緣
또 말한 바와 같이 애(愛)가 없으면 바라고 구하는 것이 없고, 바라고 구하는 것이 없을 때에는 복행과 부동행을 짓는 까닭에 어긋나는 결과를 낸다. 이러한 결과를 낼 때에 어찌 애를 연하겠는가? 다만 취(取)만이 그의 연이 된다고 말한다. 이 도리에 의하여 다만 애는 유의 연이 되지 않는다 말할 뿐이다.”
010_0777_c_06L又如所說無有愛者悕求無有求無有時由造福行不動行故相違果生此果生時豈緣於愛唯應說彼取爲其緣由此道理非唯用愛與有爲緣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취(取)가 연이 되어 유(有)가 있고, 유가 연이 되어 생(生)이 있다면, 무슨 까닭으로 취와 유로써 집제(集諦)를 삼는다 말하지 않습니까?”
010_0777_c_10L復言世尊若取緣有有緣生者何緣不說取之與有以爲集諦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애(愛)가 능히 네 가지의 업을 짓는 까닭이다. 첫째는 이 애(愛)가 자기 몸[自體]의 경계인 수(受) 안에서 능히 맛에 탐착하고 얽매이는 업을 짓는 까닭이며, 둘째는 이 애가 능히 모든 취(取)를 일어나게 하는[發起] 업을 짓는 까닭이다.
010_0777_c_12L世尊告曰愛能造作四種業故一者此愛於其自體境界受中能作貪味繫縛業故二者此愛能作發起諸取業故
셋째는 이 애는 능히 먼저부터 이끌려진[所引] 행들로 하여금 유의 업을 성취하게 하는 까닭이며, 넷째는 이 애가 능히 죽은 뒤에 계속하여 생기는 업을 짓는 까닭이다. 이러한 까닭에 이 애(愛)만을 집제라 말한다.”
010_0777_c_15L三者此愛能作令先所引行等成有業故四者此愛能作死後續生業故由是因緣唯說此愛以爲集諦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생과 노와 사가 있다면, 명색ㆍ6처ㆍ촉ㆍ수의 형상이 이러한 태어난 몸[生身]에서 무슨 까닭에 생과 노와 사의 이름을 나타냅니까?”
010_0777_c_18L復言世尊若生老死名色六處爲相於此生身何緣顯示生老死名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러한 태어난 몸[生身]의 모습에 세 가지의 괴로움이 있으니, 괴로움의 성품을 이루었음을 나타내기 위한 까닭이다.”
010_0777_c_20L世尊告曰爲顯如是生身之相有三種苦成苦性故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생(生)이란 어떠한 괴로움을 나타냅니까?”
010_0777_c_22L復言世尊生顯何苦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생은 행고(行苦)를 나타낸다.”
010_0777_c_23L世尊告曰生顯行苦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노(老)는 어떠한 괴로움을 나타냅니까?”
復言世尊老顯何苦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노는 괴고(壞苦)를 나타낸다.”
010_0777_c_24L世尊告曰老顯壞苦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사(死)는 어떠한 괴로움을 나타냅니까?”
復言世尊死顯何苦
010_0778_a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사(死)는 고고(苦苦)를 나타낸다.”
010_0778_a_02L世尊告曰死顯苦苦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러한 네 가지의 태어난 몸의 모습은 생ㆍ노ㆍ사를 말미암아 어떠한 차별이 있습니까?”
010_0778_a_03L復言世尊如是四種生身之相由生老死有何差別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네 가지의 중생 몸의 모습은 혹 차례로 생기며, 혹 그에게 속하여 생긴다. 만약 이렇게 생기면 이를 중생 몸이 생기는 모습이라 함을 알아야 한다.”
010_0778_a_04L世尊告曰卽此四種生身之相若次第生若屬彼生若如是生應知是名生身生相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차례로 생기는 몸의 모습입니까?”
復言世尊云何次第生身生相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처음에 종자를 내림이 있어 생이 있으니, 이로부터 쉼 없이 자라나서 생하고, 이로부터 쉼 없이 태(胎)에서 나와 생하고, 이로부터 쉼 없이 자라나 생한다. 이미 성장한 뒤에는 말[言說]을 수용하여 능히 등생(等生)하니, 이러한 종류를 차례차례 생긴다고 한다.”
010_0778_a_07L世尊告曰於其最初有下種生從此無閒有漸增生從此無閒有出胎生從此無閒有漸長生旣成長已受用言說能得等生如是品類名次第生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는 어디에 속하여 생깁니까?”
010_0778_a_11L復言世尊此屬誰生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온(蘊)ㆍ처(處)ㆍ계(界)에서 생기지만, 도무지 나[我]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무슨 까닭인가? 모든 온 따위가 차츰차츰 자라나는 까닭에 그 성품이 무상(無常)하니, 곧 무상한 법에서 이것이 생기는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010_0778_a_12L世尊告曰處生都無有我所以者何以諸蘊等漸增長故其性無常卽無常法有此生相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여 생합니까?”
復言世尊云何而生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명근(命根)의 힘에 의하여 잠시 머무르니, 분한법(分限法)인 까닭에 그의 성품은 무상(無常)하며, 무상한 법에서 이렇게 생긴다. 곧 이러한 네 가지 태어난 몸[生身]의 모습은 시분(時分)에 따라 변하고 달라져서 다섯 가지의 쇠손(衰損)을 지으니. 이것을 늙는다[老]고 함을 알아야 한다.”
010_0778_a_15L世尊告曰由命根力有暫時住分限法故其性無常卽無常法如是而生卽此四種生身之相時分變異應知能作五種衰損說名爲老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의 쇠손입니까?”
010_0778_a_19L復言世尊云何名爲五種衰損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첫째는 수발(鬚髮)이 쇠손함이니 그 수발의 빛깔이 쇠하고 부서지는 것이다. 둘째는 몸의 모양이 쇠손함이니 형색(形色)과 피부와 힘이 모두 쇠손하는 것이다.
010_0778_a_20L世尊告曰一者鬚髮衰損彼鬚髮色衰壞故二者身相衰損色膚力皆衰損故
010_0778_b_02L 셋째는 작업(作業)이 쇠손함이니 말을 하려면 상기가 되고, 숨을 쉬기가 더욱 급해지는 것은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까닭이며, 섰으면 곧 꾸부러지는 것은 허리와 등에 모두 힘이 없는 까닭이며, 앉았으면 곧 수그러지는 것은 몸이 약한 까닭이며, 다닐 적에 반드시 지팡이를 요구하는 것은 몸이 허약한 까닭이며, 무릇 생각할 때에 정신이 우둔한 것은 생각이 어두워지고 어지러운 까닭이다.
010_0778_a_22L三者作業衰損言氣上喘息逾急身戰掉故住便僂以其腰脊皆無力故坐卽低屈羸弱故行必按杖身虛劣故凡所思惟智識愚鈍念惛亂故
넷째는 수용의 쇠손함이니 현재의 살림살이에 수용이 줄어드는 까닭이며, 즐기는 기구에 대하여 일체를 현전에 수용하지 못하는 까닭에 모든 색근(色根)으로 시행할 경계에 대하여 빠르고 분명하고 영리하게 시행하지 못하거나 혹은 시행하지 못하는 것이다.
010_0778_b_03L四者受用衰於現資具受用劣故於戲樂具切不能現受用故於諸色根所行境不能速疾明利而行或不行故
다섯째는 명근(命根)의 쇠손이니 수명이 곧 다하려 하여 죽음이 가까웠거나, 어떠한 죽을 연을 만나면 견디지 못하는 까닭이다.
010_0778_b_06L者命根衰損壽量將盡鄰近死故少死緣不堪忍故
곧 이 네 가지의 태어난 몸의 모습에 다시 여섯 가지의 죽는 모습이 차별되어 있으니, 첫째는 구경사(究竟死)이며, 둘째는 불구경사(不究竟死)이며, 셋째는 자상사(自相死)이며, 넷째는 불구경사분차별상(不究竟死分差別相)이며, 다섯째는 구경사분차별상(究竟死分差別相)이며, 여섯째는 시비시사(時非時死)임을 알아야 한다.
010_0778_b_08L卽於此四生身相復有六種死差別相一者究竟死二者不究竟死三者自相死四者不究竟死分差別相五者究竟死分差別相六者時非時死
이 가운데서 자상사(自相死)라는 것은 식이 몸을 떠나서 색상(色相)19)이 멸하여 없어지는 것이다. 차별된 모습이 이러한 것을 태어난 몸[生身] 가운데의 명색 따위의 모습은 생ㆍ노ㆍ사에 의하여 차별이 있다고 한다.”
010_0778_b_12L應知此中自相死者謂識離身色相滅沒差別之相如是名爲生身相中名色等相由生老死而有差別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연기의 안에서 세 가지의 애(愛)를 말씀하셔서 모두가 태어난 몸의 연(緣)이라 하셨으나, 무슨 까닭에 곳곳에서 다분히 욕계에 태어난 몸만을 말씀하십니까?”
010_0778_b_15L復言世尊於緣起中說三種愛一切皆是生身之緣何緣處處多分唯說欲界生身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욕계에 태어난 몸[生身]의 모습이 가장 추한 까닭이며, 나타내기 쉬운 까닭이며, 영원히 해탈한 것이 아니어서 도에서 물러나 돌아오기 때문이다.”
010_0778_b_17L世尊告曰欲界生身相最麤故易顯了故非永解脫退還道故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먼저부터 말씀하신 바와 같이 모든 인의 연기(引緣起)와 모든 생의 연기[生緣起]에 12분(分)이 있다 하셨습니다. 모든 분(分) 가운데 얼마를 능인(能引)이라 하고, 얼마를 소인(所引)이라 하며, 얼마를 능생(能生)이라 하고 얼마를 능소(能所)라 합니까?”
010_0778_b_19L復言世尊如先所說諸引緣起諸生緣起有十二分於諸分中幾是能引幾是所引幾是能生幾是所生
010_0778_c_02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알라. 이 12분 가운데 무명과 행과 식이 1분이 되어 능인이라 하고, 식과 명색ㆍ6처ㆍ촉ㆍ수가 1분이 되어 소인이라 한다. 다시 수와 애ㆍ취ㆍ유가 1분이 되어 능생이라 하며, 생과 노사를 소생이라 한다. 마땅히 알라. 1분은 명색ㆍ6처와 더불어 촉ㆍ수이니, 또한 소생이라고 한다.”
010_0778_b_22L世尊告曰應知於此十二分中無明與行及識一分名爲能引復有一分識及名色六處名爲所引復有一分受名爲能生生及老死名爲所生應知一分名色六處及與觸亦名所生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러한 모든 분은 인(引)이거나 생(生)이거나 일시에 일어나는 것입니까, 차례로 일어나는 것입니까?”
010_0778_c_04L復言世尊如是諸分若引若生爲一時起爲次第起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일시에 일어나는 것을 차례로 말하는 것이다.”
世尊告曰一時而起次第宣說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러한 모든 분(分)이 일시에 일어난다면, 무슨 까닭으로 먼저 인(引)을 말하고, 뒤에 생(生)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010_0778_c_06L復言世尊如是諸分若一時起何因緣故先說其引後說其生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반드시 인(引)이 있음으로써 생(生)이 있으니, 인이 없는 것이 아닌 까닭이다.”
010_0778_c_08L世尊告曰要由有引後有方生非無引故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명도 또한 이치에 맞지 않는 작의(作意)를 연한 것인데, 무슨 까닭에 다만 무명만 연이 된다고 하십니까?”
010_0778_c_09L復言世尊無明亦緣非理作意何故唯說無明爲緣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무명도 또한 이치에 맞지 않는 작의(作意)를 이끌어 행(行)에게 연이 되고, 또 무명에서 생긴 촉과 수가 연이 되어 애가 있으니, 이러한 까닭에 치우쳐 말하는 것이다.”
010_0778_c_11L世尊告曰無明亦引非理作意與行爲緣又從無明所生受爲緣生愛是故偏說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간략히 몇 가지의 모습에 의하여 연기의 모습을 알겠습니까?”
010_0778_c_13L復言世尊略由幾相應知緣起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간략히 세 가지의 모습에 의하여 연기를 알 수 있으니, 첫째는 동작이 없음을 말미암아 연기의 모습을 알고, 둘째는 성품이 무상함을 말미암아 연기의 모습을 알고, 셋째는 감당하는 공능(功能)을 말미암아 연기의 모습을 안다.”
010_0778_c_14L世尊告曰略由三相應知緣起一者由無動作知緣起相二者由性無常知緣起相三者由有堪能知緣起相
分別緣起初勝法門經卷上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대당삼장성교서(大唐三藏聖敎序):당(唐)의 현장 법사가 새로운 불경 번역을 완성하자, 이를 기념하여 태종과 고종이 서문과 기문을 작성하였는데, 태종이 작성한 서문이 바로 대당삼장성교서(大唐三藏聖敎序)이다.
  2. 2)죄를 지은 결과 태어나서 고통을 받는 세 가지 길로, 곧 지옥(地獄)・아귀(餓鬼)・축생(畜生)을 말한다.
  3. 3)성문ㆍ연각ㆍ보살의 삼승이 공통으로 닦는 열 가지 수행 단계를 말한다.
  4. 4)삼해탈(三解脫), 또는 삼삼매(三三昧)라고도 한다. 아공(我空), 법공(法空), 아법구공(我法俱空)을 가리키기도 하고 삼공해탈(三空解脫), 무상해탈(無相解脫), 무원해탈(無愿解脫)을 가리키기도 한다.
  5. 5)여기서 인(忍)은 인가(忍可)ㆍ안인(安忍)의 뜻으로, 보살이 도리에 안주(安住)하여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사인에는 무생법인(無生法忍)ㆍ무멸인(無滅忍)ㆍ인연인(因緣忍)ㆍ무주인(無住忍)이 있다.
  6. 6)인간의 심성을 더럽히는 여섯 가지 경계로, 색(色)ㆍ성(聲)ㆍ향(香)ㆍ미(味)ㆍ촉(觸)ㆍ법(法)의 육경(六境)을 말한다.
  7. 7)원문에는 ‘척(隻)’으로 되어 있으나 문맥에 맞지 않아 ‘형(夐)’으로 교정하여 번역하였다.
  8. 8)당(唐)의 현장 법사가 새로 불경 번역을 완성하자, 이것을 기념하여 태종과 고종이 서문과 기문을 작성하였다. 황제술성기는 바로 고종이 기문을 썼다는 의미이다.
  9. 9)『유마경(維摩經)』「불국품(佛國品)」에 나오는 보옥(寶玉)으로 꾸며놓은 화려한 일산(日傘)에서 유래한 것으로, 불상이나 탑의 상부를 장엄하게 꾸미는 데 사용된 덮개를 말한다, 본래는 천으로 만들었으나 후대에 내려오면서 금속이나 목재로 조각하여 만들기도 하였다.
  10. 10)고승이 불경을 강론할 때 하늘이 감동하여 하늘에서 꽃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11. 11)향취산(香醉山)의 남쪽, 대설산(大雪山)의 북쪽에 있다는 상상의 연못에서 흘러나오는 물이다. 이 연못은 둘레가 8백 리이며, 여기에 용왕이 산다고 한다. 그리고 이 물이 흘러내려 섬부주(贍部州)를 비옥하게 한다고 전해진다.
  12. 12)경기지역을 가리키는 말이다. 경기는 천자가 직접 다스리는 지역으로 왕성을 중심으로 사방 500리 지역을 말한다. 즉 나라의 중심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다.
  13. 13)중국 고대 관중지방에 흐르는 8개의 하천을 말한다. 당나라 수도인 장안이 바로 이 관중지방에 있다.
  14. 14)색계의 네 가지 단계 중 세 번째에 해당하는 세계로, 물질세계는 존재하나 감각의 욕망에서는 벗어난 청정(淸淨)한 세계를 말한다.
  15. 15)마음을 더럽히는 색(色)ㆍ성(聲)ㆍ향(香)ㆍ미(味)ㆍ촉(觸)ㆍ법(法)의 여섯 가지를 말한다.
  16. 16)모든 현상의 있는 그대로의 참모습이나 상태를 말한다.
  17. 17)이역본인 『연생초승분법본경(緣生初勝分法本經)』에는 이 부분의 ‘뒷몸[後有]’만이 ‘갱생신(更生身)’으로 되어 있고, 이하 나머지 뒷몸은 갱생(更生)으로 되어 있다. 갱생이란 후생(後生)이다.
  18. 18)다음 생에 태어나는 것을 바탕으로 한 생각이므로 이치에 맞지 않는 사유라고 한 것이다.
  19. 19)대정신수대장경에 의거하면, 원본(元本)과 명본(明本)에는 색상(色相)이 색근(色根)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이 경의 이역본인 『연생초승분법본경(緣生初勝分法本經)』에도 색근(色根)으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