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0_0831_a_01L입능가경(入楞伽經) 제1권
010_0831_a_01L入楞伽經卷第一


원위(元魏) 천축(天竺)삼장 보리류지(菩提留支) 한역
010_0831_a_02L元魏天竺三藏菩提留支譯


1. 청불품(請佛品)
010_0831_a_03L請佛品第一

큰 지혜의 바다 비로차나(毘盧遮那)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010_0831_a_04L歸命大智海毘盧遮那佛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0_0831_a_05L如是我
한 때 부처님께서 바닷가 마라야산(摩羅耶山)1) 위에 있는 능가성(楞伽城)에 계시었다.
그 마라야산은 여러 가지 보배로 된 것이니, 보배 사이사이로 얽혀 빛나는 광명은 백 천의 태양 빛이 금산(金山)을 비추는 듯 하며, 또 한량없는 꽃동산에 향기로운 나무가 있으니, 다 보배스럽고 향기로운 숲이다.
010_0831_a_06L一時婆伽婆住大海畔摩羅耶山頂上楞伽城中—彼山種種寶性所成諸寶間錯光明赫炎如百千日照曜金山復有無量花園香樹皆寶香林
산들바람이 불어 가지와 잎이 흔들릴 적마다 수많은 묘한 소리가 일제히 들려오며, 선인(仙人)들이 사는 신령스러운 집과 바위 굴집들이 있는데, 수많은 보배로 되어있어 안팎이 환히 트여 일월의 광채도 빛을 잃을 지경이었다. 이곳은 옛적 여러 선인들과 현성(賢聖)들이 진실한 법을 사유하여 도(道)를 얻은 곳이었다.
큰 비구 스님과 큰 보살 대중이 온갖 다른 불국토(佛國土)에서 와서 함께 이곳에 모였다.
010_0831_a_09L微風吹擊搖枝動葉百千妙香一時流布百千妙音一時俱發重巖屈曲處處皆有仙堂靈室龕窟無數衆寶所成內外明徹日月光暉不能復現皆是古昔諸仙賢聖思如實法得道之處—與大比丘僧及大菩薩衆
이들 보살은 한량없이 자재(自在)하는 삼매(三昧)의 신통력을 구족하여, 날쌔고 신속하게 중생을 교화할 수 있고, 5법(法)2)의 자성(自性)과 이무아(二無我)3)의 구경(究竟)에 통달하였다.
010_0831_a_15L皆從種種他方佛土俱來集會是諸菩薩具足無量自在三昧神通之力奮迅遊化五法自性二種無我究竟通達
대혜(大慧) 보살마하살이 상수(上首)가 되니, 여러 부처님께서 손으로 그의 정수리에 물을 부어 부처의 지위[佛位]를 주셨다. 그는 자기 마음을 경계로 삼아 그 뜻을 잘 해득하였다. 여러 중생과 여러 마음의 상태[心色]로 여러 마음과 여러 가지 다른 생각을 따라 한량없는 제도의 문으로 제도 될 바를 따르고, 보게 될 바를 따라서 널리 나타낸 것이다.
010_0831_a_18L大慧菩薩摩訶薩而爲上首一切諸佛手灌其頂而授佛位自心爲境善解其義種種衆生種種心色隨種種心種種異念無量度門隨所應度隨所應見而爲普現
010_0831_b_02L그때 부처님[婆伽婆]께서 바다 용왕의 궁전에서 7일간 설법을 마치시고 남쪽 해안에 이르시니, 한량없는 나유타(那由他)4)의 제석(帝釋)ㆍ범천왕(梵天王)ㆍ용왕들과 수많은 대중들이 모두 따라서 남쪽 해안으로 향하였다.
010_0831_b_02L爾時婆伽婆於大海龍王宮說法滿七日已度至南岸時有無量那由他釋梵天王諸龍王等無邊大衆悉皆隨從向海南岸
그때 부처님께서 멀리 마라야산의 능가성을 바라보시고, 빛나는 얼굴에 기쁨이 넘쳐 금산을 움직이는 듯한 미소를 띄우시면서 말씀하셨다.
“과거의 여러 부처님ㆍ마땅히 공양을 받으실 분[應供]ㆍ바르고 두루 아시는 분[正遍知]께서 저 마라야산 정상의 능가성에서 스스로 증득한 지혜로 체득하신 법을 말씀하셨으니, 이는 모든 사견(邪見)의 각관(覺觀)을 떠난 것으로, 그것은 외도(外道)와 성문(聲聞)과 벽지불(辟支佛)들이 수행할 경계가 아니었다. 나도 또한 저 마라야산 능가성에서 라바나(羅婆那) 야차왕(夜叉王)을 위하여 이 법을 설하겠노라.”
010_0831_b_06L爾時婆伽婆遙望觀察摩羅耶山楞伽城光顏舒悅如動金山熙怡微笑而作是言過去諸佛正遍知於彼摩羅耶山頂上楞伽城中說自內身聖智證法離於一切邪見覺觀非諸外道聲聞辟支佛等修行境界我亦應彼摩羅耶山楞伽城中爲羅婆那夜叉王上首說於此法
그때 라바나 야차왕이 부처님의 신력(神力)으로 여래의 음성을 듣고, 부처님께서 바다 용왕의 궁전을 떠나 바다를 건너, 한량없는 나유타의 제석과 범천왕과 여러 용왕들에게 둘러싸여 공경 받고 계심을 알았다. 그때 여래께서는 중생의 아리야식(阿梨耶識)의 바닷물이 물결을 경계로 삼아 맹렬한 바람에 불리어 전식(轉識)인 파도가 인연을 따라 일어나게 됨을 관찰하셨다.
010_0831_b_13L爾時羅婆那夜叉王以佛神力聞如來聲時婆伽婆離海龍王宮度大海與諸那由他無量釋梵天王諸龍王等圍遶恭敬爾時如來觀察衆生阿梨耶識大海水波爲諸境界猛風吹轉識波浪隨緣而起
그때 라바나 야차왕이 스스로 찬탄하여 말하였다.
“나는 마땅히 부처님을 능가성으로 청하여 모셔 긴 밤 동안 인천(人天)에 있던 나와 여러 사람과 인천으로 하여금 큰 이익과 안락(安樂)을 얻게 하리라.”
010_0831_b_19L爾時羅婆那夜叉王而自歎言我應請如來入楞伽城令我長夜於天人中與諸人天得大利益快得安樂
010_0831_c_02L그때 능가 성주(城主)인 라바나 야차왕이 여러 권속과 함께 꽃 궁전을 타고 여래의 처소에 와서는 여러 권속과 같이 궁전에서 내려 부처님을 세 번 돌면서 부처님께 여러 음악으로 기쁘게 공양하였다. 가지고 온 악기들은 모두 크고 푸른 인드라의 보배[因陀羅寶;청옥(靑玉)을 가리킴]로 만든 것이며, 큰 유리(琉璃)와 마노(瑪瑙) 등 여러 가지 보배로 사이사이를 장식하였고, 값진 색 옷감으로 둘러싼 것으로, 범성(梵聲) 등의 한량없는 소리로 여래의 모든 공덕을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010_0831_b_22L爾時楞伽城主羅婆那夜叉王與諸眷屬乘花宮殿至如來所與諸眷屬從宮殿下遶佛三帀以種種伎樂樂於如來所持樂器皆是大靑因陁羅寶而用造作大毘琉璃馬瑙諸寶以爲間錯無價色衣以用纏裹以梵聲等無量種音歌歎如來一切功德而說偈言

마음은 법장(法藏)을 갖추시고,
무아(無我)와 견해의 더러움[垢]을 떠나셨네.
세존이 말씀하신 모든 행(行)이란
마음으로 아는 법이니.
010_0831_c_06L心具於法藏
離無我見垢
世尊說諸行
內心所知法

깨끗한 법으로 불신(佛身)을 얻으셨고,
몸으로 증득한 법으로
화신(化身)에서 화신을 나타내시며,
때가 되자 능가성에 오셨네.
010_0831_c_08L白法得佛身
內身所證法
化身示化身
時到入楞伽

지금 이 능가성엔
과거의 한량없는 부처님과
또한 많은 불자들의
한량없는 몸을 수용하셨네.
010_0831_c_09L今此楞伽城
過去無量佛
及諸佛子等
無量身受用

세존께서 만약 설법하신다면
한량없는 야차들도
능히 한량없는 몸을 나타내리니,
설법의 소리를 듣고자 합니다.
010_0831_c_10L世尊若說法
無量諸夜叉
能現無量身
欲聞說法聲

그때 라바나 능가왕이 음율[都矺迦]5)과 여러 가지 묘한 음성으로 여래의 모든 공덕을 노래하며 찬탄하고, 또한 다시 묘한 소리로 여래를 노래하고 찬탄하여 게송을 말하였다.
010_0831_c_12L爾時羅婆那楞伽王以都咤迦種種妙聲歌歎如來諸功德已復更以伽他妙聲歌歎如來而說偈言

여래(如來)께서 칠일 동안을
바다의 모진 짐승 가운데 머무시고,
바다 건너 저 언덕에 이르러
거기서 이내 머무셨다.
010_0831_c_15L如來於七日
大海惡獸中
渡海至彼岸
出已卽便住

라바나 야차왕과
그의 처자들이며,
한량없는 권속들과
지혜 있는 대신들,
010_0831_c_17L羅婆那王共
妻子夜叉等
及無量眷屬
大智諸大臣

숙가바라나(叔迦婆羅那)6)
이와 같은 하늘의 대중들은
각각 모두
한량없는 신통을 나타내었고,
010_0831_c_18L叔迦婆羅那
如是等天衆
各各悉皆現
無量諸神通

묘한 꽃 궁전을 타고
부처님 처소에 함께 나아가
꽃 궁전에서 내리고는
부처님께 예배 공양하였네.
010_0831_c_19L乘妙花宮殿
俱來到佛所
到已下花殿
禮拜供養佛

부처님의 힘을 입어
바로 부처님 앞에서
자신의 이름을 말하기를,
저는 십두(十頭) 나찰(羅刹)7)입니다.
010_0831_c_21L依佛住持力
卽於如來前
自說己名字
我十頭羅剎

원하옵나니 저와
성안의 중생을 어여삐 여기시어
이곳 능가성과
마라야 보산(寶山)을 받아 주소서.
010_0831_c_22L願垂哀愍我
及此城衆生
受此楞伽城
摩羅耶寶山

옛적 한량없는 부처님도
이곳 능가성의
여러 가지 보배의 산에서
몸으로 증득한 법을 설하셨습니다.
010_0831_c_23L過去無量佛
於此楞伽城
種種寶山上
說身所證法
010_0832_a_02L
여래 또한 그와 같이 하시어
이곳 보배산에서
옛날 부처님과 같이
또한 이 법을 설하소서.
010_0832_a_02L如來亦應爾
於此寶山中
同諸過去佛
亦說如是法

여러 불자들과 함께
청정한 이 법을 설하소서.
저와 능가성의 대중은
모두 듣고자 합니다.
010_0832_a_03L願共諸佛子
說此淸淨法
我及楞伽衆
咸皆欲聽聞

입능가경(入楞伽經)은
옛날 부처님이 찬탄하신
몸으로 얻은 깊은 지혜의 경계,
설하신 그 이름조차도 떠났네.
010_0832_a_04L入楞伽經典
過去佛讚歎
內身智境界
離所說名字

저는 기억하니 지난 세상의
한량없는 부처님들께서
여러 불자들에게 둘러 모셔진 곳에서
이 경을 설하셨습니다.
010_0832_a_06L我念過去世
無量諸如來
諸佛子圍遶
說此修多羅

부처님이시여, 오늘도
또한 마땅히 우리들과
모든 대중을 위하여
깊은 이 법을 설하소서.
010_0832_a_07L如來於今日
亦應爲我等
及諸一切衆
說此甚深法

미래의 여러 세존과
여러 불자들도
이곳 보배산 위에서
깊은 이 법을 말씀하실 것입니다.
010_0832_a_08L未來諸世尊
及諸佛子等
於此寶山上
亦說此深法

지금 이 능가성은
천궁(天宮)보다 미묘하여
장벽은 흙과 돌이 아니며,
모든 보배 그물로 덮었나이다.
010_0832_a_10L今此楞伽城
微妙過天宮
牆壁非土石
諸寶羅網覆

이곳의 여러 야차들도
이미 옛날 부처님으로부터
닦고 배워 모든 허물이 떠났으며
마침내 대승법(大乘法)에 머무르고,
010_0832_a_11L此諸夜叉等
已於過去佛
修行離諸過
畢竟住大乘

내심(內心)으로 잘 생각하여
여실하게 생각이 상응하였으니,
원컨대 부처님께서 어여삐 여기시어
야차들을 위해 설법하소서.
010_0832_a_12L內心善思惟
如實念相應
願佛憐愍故
爲諸夜叉說

원컨대 부처님 천인사(天人師)께서는
마라야산에 드시옵소서.
야차와 그의 처자들이
대승법을 얻고자 합니다.
010_0832_a_14L願佛天人師
入摩羅耶山
夜叉及妻子
欲得摩訶衍

옹이(甕耳)8)등의 나찰도
이 성에 머물면서
일찍이 과거의 한량없는
여러 부처님께 공양하였습니다.
010_0832_a_15L甕耳等羅剎
亦住此城中
曾供養過去
無量億諸佛

지금 또 다시
현재의 대법왕(大法王)께 공양하기를 원하고,
마음의 행(行)을 들어,
대승법을 얻고자 합니다.
010_0832_a_16L今復願供養
現在大法王
欲聞內心行
欲得摩訶衍

원하오니 부처님은
저와 야차의 무리를 불쌍히 여기시어
여러 불자들과 함께
이곳 능가성에 드시옵소서.
010_0832_a_18L願佛憐愍我
及諸夜叉衆
共諸佛子等
入此楞伽城

저희들이 가진 궁전과
처자와 권속들,
보관(寶冠)과 모든 영락(瓔珞)과
여러 가지 장식물,
010_0832_a_19L我所有宮殿
妻子及眷屬
寶冠諸瓔珞
種種莊嚴具

아서가(阿舒迦) 원림(園林)9)
여러 가지 모든 좋은 것과
타고 다니는 꽃 궁전까지
부처님과 대중에게 보시하겠습니다.
010_0832_a_20L阿舒迦園林
種種皆可樂
及所乘花殿
施佛及大衆

저는 여래가 계신 곳에서
아끼는 물건이 없사오니,
원컨대 부처님[大牟尼尊]이시여
저를 불쌍히 여겨 받아 주소서.
010_0832_a_22L我於如來所
無有不捨物
願大牟尼尊
哀愍我受用

저와 여러 불자들은
부처님 설법을 받겠사오니,
원컨대 부처님께서 어여삐 여기시어
저희들을 위하여 받으시고 설법하소서.
010_0832_a_23L我及諸佛子
受佛所說法
願佛垂哀愍
爲我受用說
010_0832_b_02L
그때 부처님[三界尊]은
야차의 청함을 들으시고,
바로 야차들을 위하여
과거와 미래의 부처님을 말씀하셨다.
010_0832_a_24L爾時三界尊
聞夜叉請已
卽爲夜叉說
過去未來佛

야차여. 과거의 부처님도
이곳 뛰어난 보배 산에서
야차를 어여삐 여기시어
몸으로 증득한 법을 설하셨고,
010_0832_b_03L夜叉過去佛
此勝寶山中
憐愍夜叉故
說內身證法

미래의 부처님도
이곳 보배 산에서
야차들을 위하여
역시 이 깊은 법을 설하시리라.
010_0832_b_04L 未來佛亦爾
於此寶山中
爲諸夜叉等
亦說此深法

야차여. 이곳 보배산에는
참답게 수행하는 사람과
현재 법을 보아 수행하는 사람이
이곳에 머무를 수 있다.10)
010_0832_b_05L夜叉此寶山
如實修行人
現見法行人
乃能住此處

야차여. 지금 그대에게 말하니,
나와 여러 불자들이
그대들을 어여삐 여기기에
그대의 보시와 청함을 받아 설하노라.
010_0832_b_07L夜叉今告汝
我及諸佛子
憐愍汝等故
受汝施請說

여래는 간략하게 답을 마치시고,
말없이 고요히 계시니,
라바나 나찰왕은
꽃 궁전을 부처님께 올렸다.
010_0832_b_08L 如來略答竟
寂靜默然住
羅婆那羅剎
奉佛花宮殿

부처님과 불자들은
꽃 궁전 받아 타셨고,
라바나 야차왕
또한 꽃 궁전을 탔다.
010_0832_b_09L如來及佛子
受已卽皆乘
羅婆那夜叉
亦自乘華殿

여러 채녀(采女)들이 음악을 연주하였고,
부처님은 기쁘게 그 성에 도착하였다.
그 묘한 성에 들어 와서
라바나와
010_0832_b_11L以諸婇女樂
樂佛到彼城
到彼妙城已
羅婆那夜叉

그의 아내,
야차의 남녀들도
또한 좋은 공양구를 지니어,
여러 가지 미묘한 공양을
010_0832_b_12L 及其夜叉妻
夜叉男女等
更持勝供具
種種皆微妙

여래와
불자들에게 올리니,
부처님과 보살들은
모두 그들의 공양을 받으셨다.
010_0832_b_13L供養於如來
及諸佛子等
諸佛及菩薩
皆受彼供養

라바나와 대중들이
설법할 이에게 공양하려고,
부처님의 설법에서
스스로 증득한 법을 관찰하고서,
010_0832_b_15L羅婆那等衆
供養說法者
觀察所說法
內身證境界

대혜(大慧) 보살께 공양을 올리고
여러 번 청하여 말하기를,
보살님은 능히 부처님께
안으로 행하는 경계를 물을 것입니다.
010_0832_b_16L 供養大慧士
數數而請言
大士能問佛
內身行境界

저와 야차 무리들과
또한 여러 불자들,
모든 들으려는 사람들은
보살님이 묻기를 원합니다.
010_0832_b_17L我與夜叉衆
及諸佛子等
一切諸聽者
咸請仁者問

보살님은 설법도 뛰어나시며
수행도 가장 훌륭하시니,
저는 보살님을 존경하기에
부처님께 뛰어난 행(行)을 묻기를 청하옵니다.
010_0832_b_19L大士說法勝
修行亦最勝
我尊重大士
請問佛勝行

그 법은 외도(外道)의 치우침을 떠났으며,
또한 이승(二乘)의 허물도 떠나고
내법(內法)의 청정함을 말함으로,
여래자리[如來地]를 다한 것입니다.
010_0832_b_20L 離諸外道邊
亦離二乘過
說內法淸淨
究竟如來地

그때 부처님의 신력(神力)으로
다시 산성을 변화하여 지으시니,
높다란 여러 가지 모양으로
장엄한 것이 수미산에 비할 듯하고,
010_0832_b_21L爾時佛神力
復化作山城
崔嵬百千相
嚴飾對須彌

한량없는 꽃동산은
모두 여러 가지 보배의 숲이며
향기가 널리 퍼지는데,
꽃다운 향기는 전에 없던 것이다.
010_0832_b_23L無量億花園
皆是衆寶林
香氣廣流布
芬馥未曾聞

하나하나의 보배산에는 모두
부처님의 몸이 보이고
또한 라바나와
야차 무리들이 살고 있었다.
010_0832_b_24L 一一寶山中
皆示現佛身
亦有羅婆那
夜叉衆等住
010_0832_c_02L
시방세계의 불국토(佛國土)와
여러 부처님의 몸과
불자와 야차왕은
그 산에 모두 모여 있었다.
010_0832_c_02L十方佛國土
及於諸佛身
佛子夜叉王
皆來集彼山

이곳 능가성에 있던 대중도
모두 자신의 모습이
변화로 된 능가산에
들어가 있는 것을 보았다.
010_0832_c_04L而此楞伽城
所有諸衆等
皆悉見自身
入化楞伽中

여래의 신비로운 힘으로 지은
그 능가산은 여러 산과 동산 숲,
보배의 장엄함이 또한 같았다.
010_0832_c_05L如來神力作
亦同彼楞伽
諸山及園林
寶莊嚴亦爾

하나 하나의 산에는 각각 부처님께
대혜 보살11)이 묻고 있는데,
부처님은 그를 위하여
스스로 증득한 법을 설함에,
010_0832_c_06L一一山中佛
皆有大智問
如來悉爲說
內身所證法

백천 가지 묘한 음성으로
이 경의 법을 설하여 마치자,
부처님과 불자들은
모두 숨어 보이지 않았다.
010_0832_c_08L出百千妙聲
說此經法已
佛及諸佛子
一切隱不現

라바나 야차왕도
문득 자기의 몸이
본 궁전에 있는 것만 보이며,
다른 것은 보이지 않았다.
010_0832_c_09L羅婆那夜叉
忽然見自身
在己本宮殿
更不見餘物

그리하여 야차왕은 생각하기를
아까 본 것은 어찌 된 것이며
설법한 이는 누구였고,
이 설법은 누가 들었던가?
010_0832_c_10L而作是思惟
向見者誰作
說法者爲誰
是誰而聽聞

내가 본 것은 무슨 법인데
이런 일이 있는가?
그 모든 불국토와
또한 여러 여래의 몸.
010_0832_c_12L我所見何法
而有此等事
彼諸佛國土
及諸如來身

이와 같은 여러 가지 묘한 일은
지금 어느 곳으로 갔는가?
꿈속에 생각한 것이었던가?
환상이 지어낸 것인가?
010_0832_c_13L如此諸妙事
今皆何處去
爲是夢所憶
爲是幻所作

참다운 성읍(城邑)이었는가?
건달바(乾闥婆)의 성이던가?
눈병으로 허망하게 본 것인가?
아지랑이가 일어난 것인가?
010_0832_c_14L爲是實城邑
爲乾闥婆城
爲是翳妄見
爲是陽炎起

꿈에 돌계집[石女]이 애를 낳은 것인가?
빨리 도는 불 바퀴를 본 것인가?
또는 불 바퀴의 연기를 본 것인가?
내가 본 것은 무엇인가?
010_0832_c_16L爲夢石女生
爲我見火輪
爲見火輪煙
我所見云何

다시 깊이 사유하기를,
모든 법의 체(體)는 이와 같아,
오직 내 마음의 경계일 뿐이며
마음으로 능히 알 수 있는 것이다.
010_0832_c_17L復自深思惟
諸法體如是
唯自心境界
內心能證知

그렇건만 모든 범부들은
무명(無明)으로 덮이고 가려져
허망한 마음으로 분별하니
능히 깨닫지 못하는구나.
010_0832_c_18L而諸凡夫等
無明所覆障
虛妄心分別
而不能覺知

보는 것[能見]과 보이는 바[所見]를
모두 얻을 수 없고,
말하는 이와 말할 바가
또한 없구나.
010_0832_c_20L能見及所見
一切不可得
說者及所說
如是等亦無

불법의 진실한 체(體)는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어서,
법의 모양[法相]은 항상 이와 같으니
오직 자기의 마음으로 분별한다.
010_0832_c_21L佛法眞實體
非有亦非無
法相恒如是
唯自心分別

사물을 보고 진실한 척 하면
그 사람은 부처를 볼 수 없고,
분별하는 마음에 머물지 않아도
또한 부처를 보지 못하네.
010_0832_c_22L如見物爲實
彼人不見佛
不住分別心
亦不能見佛

모든 행이 있다고 보지 않으면
이것이야말로 부처일세.
만약 능히 이렇게 본다면
그 사람은 여래를 본 것일세.
010_0832_c_24L不見有諸行
如是名爲佛
若能如是見
彼人見如來
010_0833_a_02L
지혜 있는 사람은 이렇게
모든 경계를 관찰하니,
이 몸이 변해 묘한 몸을 얻으리니,
이것이 곧 부처의 보리(菩提)라네.
010_0833_a_02L智者如是觀
一切諸境界
轉身得妙身
是卽佛菩提

그때 라바나 십두 나찰인 능가왕은 분별하는 마음이 허물임을 보았기에 분별하는 마음에 머무르지 않고, 과거세(過去世) 선근(善根)의 힘으로 여실히 모든 이론을 깨달으며, 여실히 모든 법의 실상(實相)을 깨닫고, 다른 가르침에 따를 것 없이 스스로 잘 생각하여 모든 법을 알았다.
010_0833_a_03L爾時羅婆那十頭羅剎楞伽王見分別心過而不住於分別心中以過去世善根力故如實覺知一切諸論實能見諸法實相不隨他教善自思惟覺知諸法
능히 일체의 사견(邪見)의 각지(覺知)를 떠났으며, 여실한 행법(行法)을 잘 수행하여 자신(自身)에 있어서 능히 여러 가지 색상(色像)을 능히 나타내고 구경(究竟)의 커다란 방편(方便)의 알음[解]을 얻어, 모든 지위에 오르는 체(體)와 모양을 잘 알았다.
010_0833_a_08L能離一切邪見覺知能修行如實行法於自身中能現一切種種色像而得究竟大方便解知一切諸地上上自體相貌
또한 마음[心]ㆍ뜻[意]ㆍ의식(意識)의 자체(自體)를 관찰하기 좋아하여 3계(界)에서 상속하는 몸임을 보았으나, 외도들의 항상 있다고 보는 견해[常見]를 떠났고, 지혜로서 여실히 여래장(如來藏)을 알고서 부처자리[佛地]의 마음의 참다운 지혜에 잘 머물렀다.
010_0833_a_11L樂觀心意識自體見於三界相續身斷諸外道常見因智如實善知如來之善住佛地內心實智
허공과 자기 몸 속에서 묘한 소리가 나면서 이와 같은 말이 들렸다.
“훌륭하다. 훌륭하구나. 능가왕이여, 모든 수행자는 마땅히 그대의 수행과 같아야 한다.”
010_0833_a_14L聞虛空中及自身中出於妙聲而作是言善哉楞伽王諸修行者悉應如汝之所修學
다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훌륭하다. 능가왕이여, 부처님의 여래법 및 비법(非法)도 그대의 보는 바와 같구나. 만약 그대가 보는 것과 다르다면, 이는 단견(斷見)이라 할 것이다.
능가왕이여, 그대는 마땅히 마음ㆍ뜻ㆍ식을 멀리 떠나 모든 법의 실상을 여실히 수행하라.
그대는 이제 마땅히 내법(內法)을 수행하고, 밖에 보이는 것에 집착하지 말지어다.
010_0833_a_17L復作是言善哉楞伽王諸佛如來法及非法如汝所見若不如汝之所見者名爲斷見楞伽王汝應遠離心意識如實修行諸法實相汝今應當修行內法莫著外義邪見之相
010_0833_b_02L능가왕이여, 그대는 성문(聲聞)과 연각(緣覺)과 외도들의 수행하는 것을 닦지 말고, 마땅히 모든 외도들의 다른 삼매(三昧)에도 머무르지 말며, 외도들의 여러 가지 희론(戱論)도 좋아하지 말고, 모든 외도들의 베다[圍陀; veda]12)의 사견에도 머무르지 말 것이며, 마땅히 왕위에서 방일함과 자재한 힘에도 집착하지 말며, 마땅히 선정(禪定)과 신통(神通)의 자재한 힘에도 집착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010_0833_a_21L伽王汝莫修行聲聞緣覺諸外道等修行境界汝不應住一切外道諸餘三昧汝不應樂一切外道種種戲論汝不應住一切外道圍陁邪見汝不應著王位放逸自在力中汝不應著禪定神通自在力中
능가왕이여, 이와 같은 일들은 모두 여실한 수행자의 행함으로, 능히 모든 외도의 삿된 논리를 항복시키고, 능히 모든 허망한 사견을 깨뜨릴[破] 것이며, 능히 일체견(一切見), 아견(我見)의 허물을 굴리고[轉], 능히 일체 미세한 식(識)과 행(行)을 떠나 대승의 행을 닦을 것이다.
010_0833_b_04L楞伽王如此等皆是如實修行者行能降一切外道邪論能破一切虛妄邪見能轉一切見我見過能轉一切微細識行修大乘行
능가왕이여, 그대는 마땅히 안의 몸으로 여래자리에 들어가서 여실한 행을 닦아라. 이렇게 수행하는 자는 최상의 청정한 법을 굴려 얻으리라.
능가왕이여, 그대는 네가 얻은 도를 버리지 말고, 삼매ㆍ삼마발제(三摩跋提;samāpatti)13)를 잘 닦되, 성문과 연각과 외도의 삼매 경계에 집착하여 최상의 즐거움으로 여기지 말라. 또한 어리석은 범부와 외도들의 수행하는 것도 그대는 분별하지 말라.
010_0833_b_08L楞伽王汝應內身入如來地修如實行如是修行者得轉上上淸淨之法楞伽王汝莫捨汝所證之善修三昧三摩跋提莫著聲聞緣覺外道三昧境界以爲勝樂如毛道凡夫外道修行者汝莫分別
능가왕이여, 외도는 나라는 견해[我見]에 집착하여 아상(我相)이 있기 때문에 허망하게 분별하며, 또한 사대(四大)의 모양이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빛ㆍ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ㆍ법[色聲香味觸法]에 집착하여 그것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성문과 연각은 무명(無明)이 행(行)으로 반연함을 보고 그것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여 집착하는 마음을 일으켜 여실한 공[如實空]14)을 떠나서 허망하게 분별하며, 온통 유법(有法)에 집착하여 보는 것[能見]과 보이는 바[所見]의 마음에 떨어진다.
010_0833_b_13L楞伽外道著我見有我相故虛妄分別外道見有四大之相而著色法以爲實有聲聞緣覺見無明緣行以爲實有起執著心離如實空妄分別專著有法而墮能見所見心
능가왕이여, 이 뛰어난 도법(道法)은 능히 중생들로 하여금 몸 속 깊이 각관(覺觀)하게 하며,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뛰어난 대승법을 얻어 3유(有;欲界ㆍ色界ㆍ無色界의 三界의 중생 혹은 생존방식)의 몸을 자유롭게 받아 날 수 있게 한다.
능가왕이여, 이 대승행에 들어감이란 능히 중생의 여러 가지 눈에 낀 백태와 여러 가지 식(識)의 물결을 없애주고, 외도의 모든 견해와 행에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010_0833_b_19L楞伽王此勝道法能令衆生內身覺觀能令衆生得勝大乘能生三有楞伽王此入大乘行能破衆生種種翳瞙種種識波不墮外道諸見行中
010_0833_c_02L능가왕이여, 이는 대승행에 들어가게 함이요, 외도의 행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니, 외도의 행이라는 것은 몸 안에 내[我]가 있다고 보는 행이다. 식(識)과 색(色)의 두 법을 보고, 그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생하고 멸함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훌륭하다. 능가왕이여, 이 뜻을 생각하는구나. 그대의 사유는 바로 부처를 보는 것이니라.”
010_0833_b_22L楞伽王此是入大乘行非入外道行外道行者依於內身有我而行見識色二法以爲實故見有生滅善哉伽王思惟此義如汝思惟卽是見佛
그때 라바나 능가왕이 또한 생각하기를, “내가 마땅히 부처님께 여실한 행과 법을 물어서 모든 외도의 행을 떠나고, 마음속 깊이 수행하여 관찰하는 경계도 마땅히 부처님께서 하시는 바의 마땅한 일을 떠나리니, 그것은 더 뛰어난 법이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여실한 수행자들이 법을 증득할 때 얻어지는 삼매의 최상의 즐거움이니, 만약 그 즐거움을 얻는다면, 이것이야말로 진실한 수행자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마땅히 크게 자비로우신 여래 세존께 물어 보리라.
010_0833_c_03L爾時羅婆那楞伽王復作是念我應問佛如實行法轉於一切諸外道行內心修行所觀境界離於應佛所作應事更有勝法所謂如實修行者證於法時所得三昧究竟之樂若得彼樂是則名爲如實修行者是故我應問大慈悲如來世尊
여래는 능히 번뇌의 섶을 태워 없애셨고, 불자들 또한 태워 없앴다. 여래는 모든 중생의 마음과 번뇌를 잘 아시고, 여래는 두루 일체지의 곳[一切智處]까지 도달하셨으며, 참으로 옳고 그른 모양을 잘 아시었다. 내가 지금 마땅히 묘한 신통력으로 여래를 뵙고, 여래를 뵙고서는 얻지 못한 것은 얻고, 이미 얻은 것은 물러남이 없으며, 분별이 없는 삼매ㆍ삼마발제(三摩跋提)를 얻고, 더욱 여래의 행하신 것[如來行處]15)을 만족하게 얻으리라.”라고 하였다.
010_0833_c_10L如來能燒煩惱薪盡及諸佛子亦能燒盡如來能知一切衆生心使煩惱如來遍至一切智處如來如實善能知解是相非相我今應以妙神通力見於如來見如來已未得者得已得者不退得無分別三昧三摩跋提得增長滿足如來行處
그때 부처님은 능가왕이 무생법인(無生法忍)16)을 얻을 때가 온 것을 참으로 밝게 아시고, 십두 나찰왕을 가엾이 여기시어 숨었던 궁전과 몸을 다시 전과 같이 여러 가지 보배 그물로 장엄한 산성 가운데 나타나게 하시었다.
010_0833_c_17L爾時世尊如實照知楞伽王應證無生法忍時至憐愍十頭羅剎王故隱宮殿還復如本身於種種寶網莊嚴山城中現
그때 십두나찰 능가왕은 모든 궁전이 다시 본래와 같이 보이며, 하나 하나 산중에 곳곳마다 부처님ㆍ세존ㆍ마땅히 공양을 받으실 분[應供]ㆍ바르고 두루 아시는 분[正遍知]이 서른 두 가지 모양으로 묘하게 장엄하신 몸으로 산중에 계시는 것이 보이며, 스스로 자기 몸도 두루 여러 부처님 앞에 있는 것을 보고,
010_0833_c_21L爾時十頭羅剎楞伽王見諸宮殿還復如本一一山中處處皆見有佛正遍知三十二相妙莊嚴身而在山中自見己身遍諸佛前
010_0834_a_02L 또한 모든 불국토와 여러 국왕들이 “몸은 덧없는 것인데, 왕위와 처자, 권속, 오욕(五欲)을 탐하여 속박되었기에 해탈할 수 없다”라고 생각하여, 바로 국토와 궁전과 처첩과 코끼리와 말과 값진 보물을 버려 부처님과 스님에게 보시하여, 산중에 들어가 출가 수도하는 것도 보이며, 또한 어떤 불자는 산 속에서 용맹정진 하다가 지신의 몸을 굶주린 범과 사자, 나찰에게 던져 주어 불도(佛道)를 구하는 것도 보이며,
010_0834_a_02L又見一切諸佛國土及諸國王念身無常貪王位妻子眷屬五欲相縛無解脫便捨國土宮殿妻妾象馬珍寶施佛及僧入於山林出家學道又見佛子在山林中勇猛精進投身餓虎師子羅剎以求佛道
또한 어떤 불자는 나무숲에서 경전을 독송하고, 사람들에게 연설하여 불도를 구하는 것도 보이며, 또한 어떤 보살은 괴로워하는 중생을 생각하여 도량에서 보리수 아래 앉아 불도를 사유하는 것도 보이며, 또한 하나 하나의 부처님 앞에 거룩하신 대혜 보살이 있어 몸 깊이 수행한 경계를 설하는 것도 보이며, 또한 야차 권속들이 둘러 싸여 명자(名字)와 글귀를 설하는 것이 보이었다.
010_0834_a_08L又見佛子在林樹下讀誦經典爲人演說以求佛道見菩薩念苦衆生坐於道場菩提樹下思惟佛道又見一一佛前皆有聖者大慧菩薩說於內身修行境界見一切夜叉眷屬圍遶而說名字章句
그때 부처님은 지혜로써 현재의 여러 대중을 관찰하시니, 그는 육안으로 보신 것이 아니라, 사자와 같이 날쌔고 신속하게 본 것이었다. “하하…”하고 크게 웃으시며, 정수리의 살 상투에서 한량없는 광명을 놓으시며, 어깨와 갈비와 허리와 위장과 가슴의 만(卍)자가 있는 곳과 모든 털구멍에서도 모두 한량없는 광명을 놓으시니, 그 광명은 공중의 무지개와 같고 천 개의 태양 빛과 같으며, 겁(劫)이 다할 때의 큰불이 맹렬하게 타오르는 모양과 같았다.
010_0834_a_13L爾時世尊智慧觀察現在大衆非肉眼觀如師子王奮迅視眄呵呵大笑頂上肉髻放無量光肩脅腰䏶胸卍德處及諸毛孔皆放一切無量光明如空中虹如日千光如劫盡時大火熾然猛炎之相
010_0834_b_02L제석과 범천왕과 사천왕들은 허공에서 여래를 관찰하여, 부처님이 수미산(須彌山)과 비교할 만한 능가산 정상에 앉아 “하하…” 하고 크게 웃으심을 보았다.
그때 보살 대중과 제석과 범천왕과 사천왕들은 생각하기를, ‘무슨 인연으로 여래ㆍ마땅히 공양을 받으실 분ㆍ바르고 두루 아시는 분께서는 모든 법에서 자재(自在)를 얻으셨는데, 전에 없이 이렇게 하하 하고 크게 웃으셨는가? 또한 몸으로부터 한량없는 광명을 내시고서, 묵연히 계시어 깊은 지혜의 경계만을 생각하시지만 뛰어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사자의 보는 것처럼 능가왕을 보시며 여실한 행을 생각하시는가?’라고 하였다.
010_0834_a_19L帝釋梵王四天王等於虛空中觀察如來見佛坐於須彌相對楞伽山頂上呵呵大笑爾時菩薩衆帝釋梵天四天王等作是思惟何因何緣如來正遍知於一切法中而得自在未曾如是呵呵大笑於自身出無量光默然而住專念內身智慧境界不以爲勝如師子視觀楞伽王念如實行
그때 거룩하신 대혜 보살마하살은 이전에 능가 라바나왕의 청함을 받았으므로, 곧 능가왕을 생각하고, 여러 큰 보살 대중의 마음과 행의 법을 알며, 또한 미래의 모든 중생들은 모두 명자(名字)17)의 설법을 좋아하고, 마음이 미혹하여 의심을 내고, 말에 따라 모든 성문과 연각과 외도의 행을 취하고 집착하지만, 부처님은 모든 심식(心識)의 행을 떠나 능히 저와 같이 크게 웃으신 것을 관찰하였다.
010_0834_b_04L爾時聖者大慧菩薩摩訶薩先受楞伽羅婆那王所啓請已念楞伽王諸一切大菩薩衆心行之法觀察未來一切衆生心皆樂於名字說法迷生疑如說而取著於一切聲聞緣覺外道之行諸佛世尊離諸一切心識之行能笑大笑
그리고 대중들의 의심을 풀어주기 위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여래께서는 무슨 인연과 무슨 일로 ‘하하…’ 하고 크게 웃으셨나이까?”
010_0834_b_11L爲彼大衆斷於疑而問佛言如來何因何緣何事呵呵大笑
부처님은 거룩한 대혜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훌륭한 대혜여, 그대는 능히 세간의 망상으로 분별하는 마음은 삿된 견해이며 뒤바뀐 것임을 잘 관찰하였구나.
그대는 참으로 삼세(三世)의 모든 일을 잘 알고 이러한 일들을 묻는구나. 그대의 묻는 것처럼 지혜 있는 사람들도 역시 그와 같이 물으니, 자리(自利)와 이타(利他)를 위한 까닭이니라.
010_0834_b_13L佛告聖者大慧菩薩善哉善哉大慧復善哉大慧汝能觀察世閒妄想分別之心邪見顚倒汝實能知三世之事而問此事如汝所問智者之問亦復如是爲自利利他故
대혜여, 이 능가왕도 옛적 여러 부처님께 이와 같은 두 법을 물었으며, 지금도 또한 나에게 이와 같은 두 법을 묻고자 하나니, 이 두 법은 모든 성문과 연각과 외도는 아무도 이 두 법의 모양을 알지 못하느니라.
대혜여, 이 십두 나찰이 또한 미래의 여러 부처님께 이 두 법을 물을 것이다.”
010_0834_b_17L大慧此楞伽王曾問過去一切諸佛正遍知如是二法今復現在亦欲問我如是二法此二法者一切聲聞緣覺外道未嘗知此二法之相大慧此十頭羅剎亦問未來一切諸佛如此二法
010_0834_c_02L그때 부처님께서는 아시면서 일부러 라바나왕에게 물으셨다.
“능가왕이여, 그대가 나에게 물으려거든 그대의 의심나는 대로 모두 다 물어 보라. 내 모두 잘 답하여 그대의 의심을 없애주고 기쁨을 얻게 하리라.
010_0834_b_23L爾時如來知而故問羅婆那王而作是言楞伽王汝欲問我隨汝疑心今悉可問我悉能答斷汝疑心令得歡喜
능가왕이여, 그대가 허망하게 분별하는 마음을 떠나고, 모든 지위에서 대치(對治)하는 방편(方便)을 관찰하고, 여실한 지혜로 능히 몸의 여실한 모습[如實之相]의 삼매와 즐거운 행[樂行]의 삼매에 들어, 부처님이 곧 그대의 몸을 거두어 주리니,18) 사마타(奢摩他;Śamatha, 止心, 能滅)의 즐거운 경계에 잘 머물러 성문과 연각의 깨끗지 못한 삼매를 벗어나, 부동지(不動地)19)와 선혜지(善彗地)20)와 법운지(法雲地)21)의 보살의 경지에 능히 머물며, 여실한 무아(無我)의 법을 잘 알며, 큰 보배 연꽃자리 위에서 앉아 한량없는 삼매를 얻고 부처님의 직위를 받으리라.
010_0834_c_03L楞伽王汝斷虛妄分別之得地對治方便觀察如實智慧能入內身如實之相三昧樂行三昧卽攝取汝汝身善住奢摩他樂境界過諸聲聞緣覺三昧不淨之垢能住不動善慧法雲等地善知如實無我之法大寶蓮花王座上而坐得無量三昧而受佛職
능가왕이여, 그대는 마땅히 오래지 않아 자신도 또한 이와 같은 연꽃자리 위에 앉아 머물게 됨을 볼 것이며, 한량없는 연꽃과 한량없는 보살이 각각 모두 연꽃자리에 앉아 자기네들끼리 둘러서 서로 볼 것이다. 또한 각각 오래지 않아 모두 헤아릴 수 없는 경지에 머물게 되리니, 이른바 한결 같은 행과 방편(方便)의 행을 일으켜 여러 지위에 머물러서 능히 헤아릴 수 없는 경계를 볼 것이며, 여래자리[如來地]의 한량없고 끝없는 여러 가지 법상(法相)을 볼 것이니, 이는 성문과 연각과 사천왕과 제석과 범천왕들이 전혀 보지도 못한 바이다.”
010_0834_c_10L楞伽王汝當不久自見己身亦在如是蓮花王座上而坐法爾住持無量蓮花王眷屬無量菩薩眷屬各各皆坐蓮花王座而自圍遶迭相瞻視各各不久皆得住彼不可思議境界所謂起一行方便行住諸地中能見不可思議境界見如來地無量無邊種種法相一切聲聞緣四天王帝釋梵王等所未曾見
그때 능가왕은 부처님ㆍ세존께서 자기의 물음을 들어 주신다는 말씀을 듣고, 곧 저 더러움이 없고 한량없이 빛나는 큰 보배연꽃과 뭇 보배로 장엄한 산 위에서 한량없는 천녀(天女)들이 저절로 주위를 둘러 호위하며, 한량없는 여러 가지 이채로운 꽃과 여러 가지 좋은 향, 뿌리는 향, 바르는 향과 보배 깃발과 덮개, 보배 관(冠)과 영락(瓔珞), 장신구 등을 나타내고,
010_0834_c_18L爾時楞伽王聞佛世尊聽已問已於無垢無量光明大寶蓮花衆寶莊嚴山上無量天女而自圍遶現於無量種種異花種種異香散香塗香幢幡蓋寶冠瓔珞莊嚴身具
010_0835_a_02L 또한 세상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여러 가지 훌륭한 장엄구를 나타내며, 또한 한량없는 여러 가지 악기를 나타내는데, 여러 하늘과 용과 야차와 건달바(乾闥婆)와 아수라(阿修羅)와 가루라(迦樓羅)와 긴나라(緊那羅)와 마후라가(摩睺羅迦) 등의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닌[人非人;樂神의 총칭] 그들이 갖고 있는 악기보다 좋은 것이었다.
010_0834_c_23L復現世閒未曾聞見種種勝妙莊嚴之具現無量種種樂器過諸天夜叉闥婆阿修羅迦樓羅緊陁羅摩睺羅伽人非人等所有樂具
또한 3계(界)의 욕계(欲界)ㆍ색계(色界)ㆍ무색계(無色界)에 있는 모든 악기를 모두 변화로 만들어 내고, 다시 시방(十方)의 불국토(佛國土)에 있는 여러 가지 뛰어나고 기묘한 악기를 변화로써 모두 다 만들어냈으며, 다시 변화로써 한량없는 큰 보배 그물을 만들어서 부처님과 보살 대중 위에 두루 덮으며, 또 한량없는 갖가지 보배 깃발을 세웠다.
010_0835_a_04L復隨三界欲色界無色界所有樂具皆悉化作復隨十方諸佛國土所有種種勝妙樂具皆悉化作化作無量大寶羅網遍覆一切諸佛菩薩大衆之上復豎無量種種寶幢
라바나왕은 이와 같이 변화로 하는 일들을 다하고는 몸이 허공에 오르니, 높이가 다라수(多羅樹)22)의 일곱 배였다. 허공에 있으면서 갖가지 음악과 여러 가지 꽃과 여러 가지 향과 여러 가지 의복을 비 내리듯 하여 허공에 가득하니 마치 큰비가 쏟아지는 것 같았다. 그것으로 부처님과 불자들에게 두루 공양하였다. 공양을 마치고 위로부터 내려와서, 곧 제2의 번개 광명의 큰 연꽃과 같은 보배산 위에 앉았다.
010_0835_a_09L羅婆那王作如是等變化事已身昇虛空高七多羅樹虛空中雨種種伎樂雨種種花雨種種香雨種種衣滿虛空中如澍大雨以用供養佛及佛子雨供養已從上而下於虛空中卽坐第二電光明大寶蓮花王種種寶山上
그때 부처님은 능가왕이 앉는 것을 보시고, 미소를 띄우시면서 능가왕이 두 가지 법을 묻는 것을 허락해 주셨다.
010_0835_a_15L爾時如來見其坐已發於微笑聽楞伽王問二種法
이때 능가왕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두 가지 법은 제가 이미 과거의 여러 부처님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께 물었습니다. 그때 부처님ㆍ세존께서는 저를 위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명자(名字)와 글귀에만 의지하므로 또한 부처님께 묻겠사오니, 부처님께서는 저를 위하여 베풀어 말씀하여 주십시오.
010_0835_a_17L時楞伽王白佛言此二種法我已曾問過去諸佛應正遍知彼佛世尊已爲我說世尊今現在依名字章句亦問如來如來畢竟應爲我說
010_0835_b_02L세존이시여, 응화(應化)ㆍ화불(化佛)의 이 두 법을 설하신 것은 본래 여래가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본래 여래는 삼매(三昧) 즐거움의 경계를 닦아 얻으신 분이기 때문에 심식(心識) 밖의 모든 경계는 설하시지 아니 하셨습니다.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일체법에 자재(自在)하시니, 원컨대 세존ㆍ응공ㆍ정변지께서는 이 두 법을 설하옵소서. 모든 불자들과 저희들도 듣기를 원하옵니다.”
010_0835_a_21L世尊應化化佛說此二法非根本如來世尊根本如來修集三昧樂境界者不說心識外諸境善哉世尊如來自身於一切法而得自在惟願世尊正遍知說此二一切佛子及我己身亦願欲聞
그때 세존께서는 그 마음을 아시고 곧 능가왕에게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그대는 이 두 법을 묻도록 하라.”
010_0835_b_03L時世尊知而卽告楞伽王言楞伽王汝問此二法
그때 야차왕은 여러 가지 금관(金冠)과 영락(瓔珞)과 금으로 된 장엄구를 갖추고 이와 같이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법도 오히려 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법 아닌 것[非法]에 있어서 말하겠는가’라고 하셨으니, 세존이시여, 어찌 두 법을 다 버리라고 하십니까? 세존이시여, 무엇이 법이며, 무엇이 법 아닌 것입니까? 세존이시여, 법을 버리는데 어찌 둘이 있어, 분별하는 상(相)에 떨어져서 허망하게 있다 없다하고, 법이 작다 크다고 분별하십니까?
010_0835_b_05L爾時夜叉王更著種種金冠瓔珞金莊嚴具而作是言如來常說法尚應捨何況非法世尊云何言二法捨世尊何者是法何者非法世尊捨法云何有二以墮分別相中虛妄分別是有無法無大有大
세존이시여, 아리야식(阿梨耶識)의 명(名)과 식(識)을 아는 모양[相]이 있으니, 그 체상(體相)은 허공에 털 바퀴[毛輪]가 머물러 있는 것과 같으니, 그것은 깨끗한 지혜와 경계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법성(法性)이 이와 같은데, 어찌 버리라고 하십니까?”
010_0835_b_10L世尊阿梨耶識知名識相所有體相如虛空中有毛輪住不淨盡智所知境界法若如是云何而捨
부처님께서 능가왕에게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그대는 병(甁)들이 무상하게 부서지는 법을 보지 못하였는가. 이는 어리석은 범부[毛道凡夫]들이 경계를 분별하는 차별의 모양이다.
능가왕이여, 무슨 까닭으로 법과 법이 아닌 것의 차별된 모양을 그와 같은 것으로 취하지 않느냐. 그는 어리석은 범부들의 분별하는 마음에 의지한 것이요, 성인의 증득한 지혜로 보는 바가 아니다.
010_0835_b_13L佛告楞伽王楞伽王汝不見甁等無常敗壞之法毛道凡夫分別境界差別之相楞伽何故不如是取有法非法差別之依毛道凡夫分別心有非聖證智以爲可見
능가왕이여, 병 등의 여러 가지 모양은 어리석은 범부의 마음으로 있다고 하는 것이요, 성인은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능가왕이여, 비유컨대 하나의 불이 궁전과 동산 숲과 풀과 나무를 불태우는데, 여러 가지 불빛과 불꽃이 각각 차별이 있음은 여러 가지 풀과 나무의 길고 짧음에 의하여 분별하여 보는 것인데, 이 가운데 어찌하여 이와 같이 법과 법이 아닌 차별의 모양이 있음을 알지 못하는가?
010_0835_b_18L楞伽王且置甁等種種相毛道凡夫心謂爲有非謂聖人以爲有法楞伽王譬如一火炎燒宮殿園林草木見種種火光明色炎各各差別依種種薪草木長短分別見有勝負之相此中何故不如是知有法非法差別之相
010_0835_c_02L능가왕이여, 불꽃뿐만 아니라, 한결같이 상속(相續)되는 몸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모양의 차별이 있음을 보게 된다.
능가왕이여, 하나의 종자도 한결같이 상속하여 움이 트고 줄기와 가지와 잎과 꽃과 열매와 나무숲의 갖가지 다른 모양이 생기는 것처럼, 그와 같이 안팎으로 모든 법이 생한다. 무명(無明)과 행(行)과 5음(陰;蘊)과 18계(界)와 6입(入) 등의 모든 법과 3계(界)에서 태어나는 것도 모두 차별이 있다. 또한 즐거운 형상(形相)을 드러냄과 언어와 가고 옴과 훌륭한 지혜도 모양이 다르다. 한 모양[一相]의 경계인데도 여러 모양을 취하므로 하ㆍ중ㆍ상의 차별인 수승(殊勝)한 모양과 더럽고, 깨끗하고, 좋고, 좋지 않는 모양을 보게 된다.
010_0835_b_24L楞伽王非但火炎依一相續身中見有種種諸相差別伽王如一種子一相續生牙莖枝葉華果樹林種種異相如是內外所生諸法無明及行陰界入等一切諸法三界所生皆有差別現樂形相言語去來勝智異相一相境界而取於相見下中上勝相染淨善不善相
능가왕이여, 여러 가지 법 가운데 차별상을 볼뿐만 아니라, 진실한 도를 깨닫는 이의 안으로 증득하는 행(行)에도 또한 여러 가지의 다른 모양을 볼 수 있으니, 어찌 하물며 법과 법이 아닌 것에 여러 가지 차별상을 분별함이 없겠는가. 능가왕이여, 법과 법 아닌 여러 가지 차별상이 있다.
010_0835_c_08L楞伽非但種種法中見差別相覺如實道者內證行中亦有見於種種異相何況法非法無分別種種差別相伽王有法非法種種差別相
능가왕이여, 무엇을 법이라 하는가. 이른바 일체 외도(外道)와 성문(聲聞)과 연각(緣覺)과 어리석은 범부들이 분별하는 견해에서 원인인 실물(實物)로부터 근본이 되어 여러 가지 법이 생하는 것이니, 이러한 법들을 마땅히 버리고 여의며, 모양을 취하여 분별을 내거나 자심법(自心法)을 보고 진실로 여기지 말라.
010_0835_c_12L楞伽王何者爲法所謂一切外道聲聞緣覺毛道凡夫分別之見從因實物以爲根本生種種法如是等法應捨應離莫取於相而生分別見自心法計以爲實
능가왕이여, 병(甁)이란 진실한 법이 없는 것이지만, 어리석은 범부들은 허망하게 분별한다. 법은 본래 모양이 없는 것[無相]임을 참으로 알고 관찰한다면, 모든 법을 버린 것이라 말할 것이다.
010_0835_c_17L楞伽王無甁實法而毛道凡夫虛妄分別法本無相如實知觀名捨諸法
능가왕이여, 무엇을 법이 아닌 것[非法]이라 하는가? 이른바 몸은 모양이 있는 것이 아니니, 오직 자심(自心)으로 망상분별을 없애야 한다. 모든 범부는 진실한 법[實法]과 진실하지 않은 법[非實法]을 보지만, 보살은 이를 참답게 보아서 이와 같이 법이 아닌 것을 버린다.
010_0835_c_19L楞伽王何等爲非法所謂無有身相唯自心滅妄想分別而諸凡夫見實法非實法菩薩如實見如是捨非法
010_0836_a_02L능가왕이여, 또한 무엇이 법 아닌 것인가. 이른바 토끼, 말, 나귀, 낙타의 뿔과 돌계집의 아이는 몸도 없고 모양도 없는 것인데, 그럼에도 어리석은 범부는 그를 취하여 없다고 하고, 세간의 의리(義理)로 삼아서 이름을 말하니, 그의 모양은 취할 수 없는 것이 저 병 등의 법과 같아서 가히 버려야 한다.
지혜 있는 자는 토끼 뿔 등의 이름을 이와 같이 허망하게 분별하는 것을 취하지 않으니, 그것 또한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법과 법이 아닌 것을 다 버려야 한다.
010_0835_c_22L復次楞伽王何者復爲非法所謂兔馬驢駝角石女兒等無身無相而毛道凡夫取以爲無爲世閒義說於名非取相如彼甁等法可捨智者不取如是虛妄分別兔角等名字法亦是可捨是故捨法及非法
능가왕이여, 그대가 지금 나에게 법과 법이 아닌 것을 어찌 버려야 하는가 라는 물음에 나는 이미 모두 말하였다.
능가왕이여, 그대가 말하기를, ‘제가 과거의 응공ㆍ정변지께 이미 이 법을 물었더니, 저 부처님께서는 이미 저를 위하여 말씀하셨다’라고 하니, 능가왕이여, 그대가 말한 과거는 곧 분별하는 모양[相]이며, 미래와 현재도 역시 분별인 것이다.
010_0836_a_05L楞伽王今問我法及非法云何捨我已說竟楞伽王汝言我於過去應正遍知已問此法彼諸如來已爲我說楞伽王汝言過去者卽分別相未來現在分別亦爾
능가왕이여, 내가 말한 진여(眞如)의 법체(法體)가 여실(如實)하다고 하는 것도 또한 분별인 것이다. 색(色)을 분별하여 실제(實際;眞如)로 삼는 것은 진실한 지혜를 증득하고 모양이 없는 지혜[無相智慧]를 좋아하여 수행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여래는 지혜의 몸[智身]이고 지혜의 체[智體]라고 분별하지 말라. 마음으로도 분별하지 말 것이요, 뜻으로도 나[我]와 남[人]과 수명[命] 등을 취하지 말 것이다.
어찌하여 분별하지 말라고 하는가? 의식(意識)으로 여러 가지 경계를 취함은 색(色)의 형상과 같으니, 이와 같은 것은 취할 수도 없으며 분별할 수 없는 까닭이다.
010_0836_a_10L楞伽王我說眞如法體是如實者亦是分別如分別色爲實際證實智樂修行無相智慧是故莫分別如來爲智身智體心中莫分別中莫取我人命等云何不分別意識中取種種境界如色形相如是莫取莫分別可分別
능가왕이여, 비유컨대 벽 위에 그려진 여러 가지 그림과 같아서 일체 중생도 또한 그와 같다. 능가왕이여, 일체 중생이 풀과 나무와 같아서 업(業)도 없으며 행(行)도 없다.
능가왕이여, 모든 법과 법이 아닌 것도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다.
능가왕이여, 일체 세간의 법은 모두 환상[幻]과 같지만 모든 외도와 범부는 이를 알지 못함이다.
010_0836_a_16L復次楞伽王譬如壁上畫種種相切衆生亦復如是楞伽王一切衆生猶如草木無業無行楞伽王一切法非法無聞無說楞伽王一切世閒法皆如幻而諸外道凡夫不知
능가왕이여, 만약 능히 이와 같이 보고, 이와 같이 참답게 보는 것을 정견(正見)이라 하고, 만약 다르게 본다면 사견(邪見)이라고 말하며, 만약 분별한다면 두 가지를 취하는 것이니라.
010_0836_a_21L楞伽王若能如是見如實見者名爲正見異見者名爲邪見若分別者名爲取
010_0836_b_02L능가왕이여, 비유컨대 거울 속에 모양이 스스로 제 모양을 보는 것 같으며, 또한 물 속에 그림자가 스스로 제 그림자를 보는 것 같고, 달빛과 등불 빛이 방안에 있으면서 그 그림자가 스스로 제 그림자를 보는 것 같으며, 허공에 메아리 소리가 스스로 소리를 내고 그를 제 소리인 것처럼 하는 것과 같아서, 만약 이와 같이 법과 법이 아닌 것을 취한다면, 이는 모두 허망한 망상 분별이다. 그러므로 법과 법이 아닌 것을 알지 못하고, 허망함만을 더욱 더하여 적멸(寂滅)을 얻지 못한다.
적멸은 일심(一心)인 것이요, 일심은 곧 여래장(如來藏)이니, 이는 자기 몸 안으로 지혜의 경계에 드는 것이며, 무생법인(無生法忍) 삼매를 얻는 것이다.”
010_0836_a_24L楞伽王譬如鏡中像自見像譬如水中影自見影如月燈光在屋室中影自見影如空中響聲自出聲取以爲聲若如是取法與非法皆是虛妄妄想分別是故不知法及非法增長虛妄不得寂滅寂滅者名爲一心心者名爲如來藏入自內身智慧境得無生法忍三昧

2. 문답품(問答品)
010_0836_b_08L入楞伽經問答品第二

그때 거룩하신 대혜(大慧) 보살은 다른 대혜 보살과 함께 여러 부처님의 국토에서 노시더니, 부처님의 신력(神力)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고쳐 입고 합장하고 공손히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010_0836_b_09L爾時聖者大慧菩薩與諸一切大慧菩薩俱遊一切諸佛國土承佛神力從坐而起更整衣服合掌恭敬以偈讚佛

부처님의 지혜와 대비(大悲)로서 관(觀)하여,
세간에서 나고 죽음을 떠나기를
마치 허공의 꽃과 같아
있고 없음[有無]를 얻을 수 없으리.
010_0836_b_13L佛慧大悲觀
世閒離生滅
猶如虛空花
有無不可得

부처님의 지혜와 대비로서 관하여,
모든 법을 환(幻)과 같이 보시고,
마음과 뜻과 식별을 멀리 떠났으며
있고 없음을 얻을 수 없으리.
010_0836_b_15L佛慧大悲觀
一切法如幻
遠離心意識
有無不可得

부처님의 지혜와 대비로서 관하여,
세상이 모두 꿈속 같기에
단견(斷見)과 상견(常見) 멀리 떠나시니
있고 없음을 얻을 수 없으리.
010_0836_b_16L佛慧大悲觀
世閒猶如夢
遠離於斷常
有無不可得

부처님께서 지혜와 대비로서 관하여,
번뇌의 장애와 지혜의 장애,
2무아(二無我;인무아와 법무아)가 청정하니,
있고 없는 것 얻을 수 없으리.
010_0836_b_17L佛慧大悲觀
煩惱障智障
二無我淸淨
有無不可得

부처님이 불멸(不滅)에 들지 않으시고,
열반에 또한 머무르지 않으며,
깨달음과 깨달을 법 모두 여의고,
있고 없는 두 가지 모두 떠나셨네.
010_0836_b_19L佛不入不滅
涅槃亦不住
離覺所覺法
有無二俱離

부처를 만일 이같이 관찰하여
고요히 생멸(生滅)을 여읜다면
그 사람은 현재나 또는 후세에
집착의 때[垢]와 나쁜 소견 없으리.
010_0836_b_20L若如是觀佛
寂靜離生滅
彼人今後世
離垢無染取

그때 대혜 보살마하살은 법다운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고서 스스로 성명을 말하였다.
010_0836_b_21L爾時大慧菩薩摩訶薩如法偈讚佛自說姓名

저의 이름은 대혜(大慧)입니다.
대승법에 통달하기 원하여
지금 백 여덟 가지의 물음으로써
무상존(無上尊)께 우러러 여쭈옵니다.
010_0836_b_23L我名爲大慧
願通達大乘
今以百八問
仰諮無上尊
010_0836_c_02L
가장 뛰어나신 세간해(世間解;부처님)께서는
저 대혜 보살의 물음을 들으시고
모든 중생을 관찰하시며
여러 불자에게 말씀하셨다.
010_0836_c_02L最勝世閒解
聞彼大慧問
觀察諸衆生
告諸佛子言

그대들 모든 불자와
대혜 보살이 묻기에
나는 마땅히 그대들을 위하여
스스로 깨달은 경지를 말하리라.
010_0836_c_03L汝等諸佛子
及大慧諮問
我當爲汝說
自覺之境界

그때 거룩하신 대혜 보살마하살은 그 물음을 부처님께서 들어 주시겠다는 말씀을 듣고, 부처님의 발 밑에 이마를 대고 예배하며, 합장하고 공손히 게송으로 여쭈었다.
010_0836_c_04L爾時聖者大慧菩薩摩訶薩聞佛聽頂禮佛足合掌恭敬以偈問曰

어찌하면 모든 느낌[覺]이 깨끗하며,
무슨 원인으로 느낌이 있습니까?
무슨 원인으로 미혹을 보고,
무슨 원인으로 미혹이 있습니까?
010_0836_c_06L云何淨諸覺
何因而有覺
何因見迷惑
何因有迷惑

무슨 원인으로 여러 국토와
변화한 모양과 외도가 있습니까?
어떤 것을 불자(佛子)라 이름하며,
고요한 법의 차례입니까?
010_0836_c_08L何因有國土
化相諸外道
云何名佛子
寂靜及次第

해탈의 경지에 어떻게 이르며,
누가 속박하고, 어떤 원인으로 벗어납니까?
선(禪)은 무슨 법을 관하며,
무엇 때문에 삼승(三乘)이 있습니까?
010_0836_c_09L解脫何所至
誰縛何因脫
禪者觀何法
何因有三乘

무슨 인연으로 법이 생기고,
지음과 짓는 바가 있으며,
무슨 원인으로 다른 말[異說]이 함께 있으며,
어찌하여 없음으로부터 나타납니까?
010_0836_c_10L何因緣生法
何因作所作
何因俱異說
何因無而現

무슨 원인으로 무색정(無色定)과
또한 멸진정(滅盡定)이 있습니까?
무엇이 상멸정(想滅定)이며
어떻게 정(定)으로부터 깨어납니까?
010_0836_c_12L何因無色定
及與滅盡定
何因想滅定
何因從定覺

어찌하여 인과(因果)가 나오며,
무슨 원인으로 몸이 가고 머뭅니까?
무슨 원인으로 소견(所見)을 관(觀)하며,
어찌하여 여러 지위(地位)가 생깁니까?
010_0836_c_13L云何因果生
何因身去住
何因觀所見
何因生諸地

3유(有)를 깨뜨리는 이는 누구이며,
어떤 몸이 어느 곳에 이르고,
어느 곳에서 머무르며,
어떤 불자들입니까?
010_0836_c_14L破三有者誰
何身至何所
云何處而住
云何諸佛子

어떤 원인으로 신통과
자재(自在)의 삼매(三昧)를 얻습니까?
어떤 원인으로 정심(定心)을 얻습니까?
가장 뛰어나신 분께서는 저희들을 위하여 말씀하소서.
010_0836_c_16L何因得神通
及自在三昧
何因得定心
最勝爲我說

어떤 원인으로 장식(藏識)과
뜻[意]과 식별[識]이 되었습니까?
무엇 때문에 모든 법을 보는지,
어떻게 그 소견 끊겠습니까?
010_0836_c_17L何因爲藏識
何因意及識
何因見諸法
何因斷所見

무엇이 성(性)과 비성(非性)이며
무엇을 마음에 법이 없다 하며,
어떤 원인으로 법상(法相)을 말하고,
무엇을 무아(無我)라 하십니까?
010_0836_c_18L云何性非性
云何心無法
何因說法相
云何名無我

무슨 까닭으로 중생이 없으며
무슨 까닭으로 세제(世諦;世俗諦)가 있으며,
무슨 까닭으로 항상됨[常]을 볼 수 없고,
또한 단멸(斷滅)도 볼 수 없습니까?
010_0836_c_20L何因無衆生
何因有世諦
何因不見常
何因不見斷

어찌하여 부처와 외도 두 모양이
서로가 어긋나지 않으며,
무슨 까닭으로 내세(來世)에서
여러 가지 이부(異部)가 있습니까?
010_0836_c_21L云何佛外道
二相不相違
何因當來世
種種諸異

무엇이 공(空)이라고 하며
무슨 까닭으로 생각[念]이 머물지 않습니까?
무슨 원인으로 태장(胎藏)이 있사오며,
어찌하여 세계가 움직이지 않습니까?
010_0836_c_22L云何名爲空
何因念不住
何因有胎藏
何因世不動

어찌하여 환상과 꿈 같으며
건달바(乾闥婆)와 또는 아지랑이와
물 속의 달과 같다 하는지,
세존이시여, 저를 위하여 그를 말씀하소서.
010_0836_c_24L云何如幻夢
說如揵闥婆
陽炎水中月
世尊爲我說
010_0837_a_02L
어떤 것을 각지(覺支)라고 하며
무슨 원인으로 보리(菩提)를 얻습니까?
어찌하여 나라가 어지럽고,
무슨 까닭으로 있다는 견해[有見]가 있습니까?
010_0837_a_02L云何說覺支
何因菩提分
何因國亂動
何因作有見

무슨 원인으로 생멸하지 않으며
무엇 때문에 허공 꽃과 같다 하십니까?
무슨 원인으로 세상일을 알며
무슨 원인으로 문자 없이 말하나이까?
010_0837_a_03L何因不生滅
何因如空花
何因覺世閒
何因無字說

무엇을 분별이 없다고 하며
무슨 원인으로 허공과 같다고 하십니까?
진여(眞如)는 몇 종류가 있으며
바라밀(波羅蜜)의 마음은 몇 가지입니까?
010_0837_a_05L云何無分別
何因如虛空
眞如有幾種
何名心幾岸

어떤 까닭으로 지위의 차례가 있으나
진여는 차례가 없습니까?
무엇이 두 가지 무아(無我)이며
무엇 때문에 경계가 깨끗합니까?
010_0837_a_06L何因地次第
眞如無次第
何因二無我
何因境界淨

지혜와 계(戒)는 모두 몇 종류이며
무엇 때문에 중생이 생합니까?
여러 가지 보배인
금과 마니주(摩尼珠)는 누가 만들었습니까?
010_0837_a_07L幾種智幾戒
何因衆生生
誰作諸寶性
金摩尼珠等

누가 언어를 만들었으며,
중생이 여러 가지로 다른 것과
5명처(明處)의 모든 기술을
누가 능히 이렇게 말했습니까?
010_0837_a_09L誰生於語言
衆生種種異
五明處伎術
誰能如是說

가타(伽陀;gāthā, 偈頌ㆍ偈)는 몇 종류나 있으며
어떤 것이 길고 짧은 구절입니까?
법은 또한 몇 종류가 있으며
뜻을 풀이함에는 또한 몇 종류입니까?
010_0837_a_10L伽陁有幾種
云何長短句
法復有幾種
解義復有幾

무슨 원인으로 음식의 종류가 있으며
어찌하여 애욕이 생깁니까?
무엇을 왕이라 하며
전륜왕(轉輪王)과 소왕(小王)입니까?
010_0837_a_11L何因飮食種
何因生愛欲
云何名爲王
轉輪及小王

무엇이 국토를 보호하는 왕이며
모든 하늘은 몇 종류나 됩니까?
무슨 원인으로 땅이 있으며
해와 달과 별들이 있습니까?
010_0837_a_13L何因護國土
諸天有幾種
何因而有地
何因星日月

해탈은 몇 종류나 있으며
수행하는 자도 몇 가지옵니까?
제자는 몇 종류가 있으며
아사리(阿闍梨)23)는 몇 종류입니까?
010_0837_a_14L解脫有幾種
行者有幾種
弟子有幾種
阿闍梨幾種

여래(如來)는 몇 분이며
본생(本生)은 몇 가지입니까?
마라(魔羅;māra, 魔)는 몇 종류가 있으며
이학(異學)은 몇 가지입니까?
010_0837_a_15L如來有幾種
本生有幾種
摩羅有幾種
異學有幾種

자성(自性)은 몇 가지가 있으며
마음 또한 몇 종류가 있습니까?
무슨 까닭으로 가명(假名)을 시설(施設)하셨는지
세존께서는 저를 위하여 이를 말씀하소서.
010_0837_a_17L自性有幾種
心復有幾種
云何施假名
世尊爲我說

무슨 원인으로 바람과 구름 있으며
어찌하여 슬기로움이 있습니까?
무슨 까닭으로 나무와 숲이 있는지,
세존께서 저를 위하여 이를 말씀하소서.
010_0837_a_19L何因有風雲
何因有黠慧
何因有樹林
世尊爲我說

어찌하여 코끼리와 말과 사슴을
사람들이 그를 잡아먹습니까?
무슨 인연으로 난쟁이가 되는지,
세존께서 저를 위하여 이를 말씀하소서.
010_0837_a_20L何因象馬鹿
何因人捕取
何因爲矬陋
世尊爲我說

무슨 원인으로 여섯 때[六時]가 생겼으며
무엇 때문에 일천제(一闡提;icchntika, 斷善根을 말함)가 되었습니까?
남녀와 또한 사내답지 못한 것은
어찌 된 것인지 말씀하소서.
010_0837_a_21L何因爲六時
何因成闡提
男女及不男
爲我說其生

무슨 까닭으로 수행이 퇴보하며
무슨 까닭으로 수행이 나아갑니까?
어떤 사람에게 수행을 가르치며
그들은 어떤 법에 머물게 합니까?
010_0837_a_23L何因修行退
何因修行進
教何等人修
令住何等法

모든 중생들의 오고 가는 것은
어떤 인연과 어떤 모양들입니까?
무슨 인연으로 부자가 되는지
세존께서 저를 위하여 이를 말씀하소서.
010_0837_a_24L諸衆生去來
何因何像類
何因致財富
世尊爲我說
010_0837_b_02L
무엇을 석가족(釋迦族)이라 하며
어떤 인연으로 석가족이 있습니까?
무슨 인연으로 감자종(甘蔗種)과
장수선(長壽仙)이 있습니까?
010_0837_b_02L云何爲釋種
何因有釋種
何因甘蔗種
何因長壽仙

장수선은 누구와 친하오며
어떻게 그를 가르치셨습니까?
허공같이 넓으신 세존이시여,
저희를 위하여 말씀하소서.
010_0837_b_04L長壽仙何親
云何彼教授
世尊如虛空
爲我分別說

무슨 인연으로 세존께서는
어느 때와 어느 세계에서도
여러 가지 명색(名色)을 드러내시는데
불자들이 둘러 모여듭니까?
010_0837_b_05L何因佛世尊
一切時剎現
種種名色類
佛子衆圍遶

무엇 때문에 고기를 먹지 않게 하고
고기 먹는 것을 끊으라고 하십니까?
고기 먹는 여러 족속들
무슨 까닭으로 고기를 먹습니까?
010_0837_b_06L何因不食肉
云何制斷肉
食肉諸種類
何因故食肉

어찌하여 세계가 일월(日月)의 모양과
수미산(須彌山)과 연꽃 모양이 같으며,
또 사자의 훌륭한 모양과 같은
국토를 저를 위하여 말씀하소서.
010_0837_b_08L何因日月形
須彌及蓮花
師子形勝相
國土爲我說

어지럽게 기울어지고 뒤덮인 세계와
인타라(因陀羅)의 그물과도 같은
모든 보배로운 국토들은
무슨 까닭인지 저를 위하여 말씀하소서.
010_0837_b_09L亂側覆世界
如因陁羅網
一切寶國土
何因爲我說

공후(箜篌)와 비파(琵琶)와
북과 여러 가지 꽃 모양 같은 것으로
해와 달빛도 없는 국토들은
무슨 원인인지 저를 위하여 말씀하소서.
010_0837_b_10L如箜篌琵琶
鼓種種花形
離日月光土
何因爲我說

어떤 것이 화불(化佛)이며,
어떤 것은 보불(報佛)이고,
무엇이 지불(智佛)과 같은지
무슨 까닭인지 저를 위하여 말씀하소서.
010_0837_b_12L何等爲化佛
何等爲報佛
何等如智佛
何因爲我說

어찌하여 욕계(欲界)에서는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지 않으시고,
색구경천(色究竟天)의 욕계를 떠난 곳에서
도를 얻게 되었습니까?
010_0837_b_13L云何於欲界
不成等正覺
云何色究竟
離欲中得道

여래께서 열반에 든 후에는
어떤 사람이 정법(正法)을 수호하며,
세존께서는 세상에 얼마간 계시며
정법은 언제까지 머뭅니까?
010_0837_b_14L如來般涅槃
何人持正法
世尊住夂如
正法幾時住

여래께서 몇 가지 법을 세우시며,
보시는 견해 또한 몇 가지입니까?
비구니와 비구는 어떤 것인지
세존께서는 저희 위하여 말씀하소서.
010_0837_b_16L如來立幾法
各見有幾種
比尼及比丘
世尊爲我說

무슨 까닭으로 여러 가지로 변화하며
어떤 원인으로 온갖 고요함이 오고,
성문(聲聞)과 벽지불(辟支佛)은 어떠한지
세존께서는 저희 위하여 말씀하소서.
010_0837_b_17L何因百變易
何因百寂靜
聲聞辟支佛
世尊爲我說

어떤 원인으로 세간에 통하고
무슨 원인으로 출세간에 통하며,
칠지(七地)의 마음은 어떤지
세존께서는 저희들을 위하여 말씀하소서.
010_0837_b_18L何因世閒通
何因出世通
何因七地心
世尊爲我說

승가(僧伽)는 몇 종류 있으며
어떤 까닭으로 승가를 파하고,
무엇이 의방론(醫方論)인지
세존께서는 저희 위하여 말씀하소서.
010_0837_b_20L僧伽有幾種
何因爲破僧
云何醫方論
世尊爲我說

가섭불(迦葉佛)과 구류손불(拘留孫佛)과
구나함불(拘那含佛)이 모두 나[我]라고 하여,
항상 여러 불자들에게
어찌 이와 같이 말씀하셨습니까?
010_0837_b_21L迦葉拘留孫
拘那含是我
常爲諸佛子
何故如是說

무슨 까닭으로 인아(人我)를 말씀하며,
또한 단(斷)ㆍ상(常)을 말씀하고,
오직 한 마음[一心]이 있음을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010_0837_b_22L何故說人我
何故說斷常
何故不但說
唯有於一心

어찌하여 남녀림(男女林)과
가리아마륵(呵梨阿摩勒)과
계라(鷄羅)와 또한 철위(鐵圍)와
금강(金剛) 등 여러 산이 있습니까?
010_0837_b_24L何因男女林
呵梨阿摩勒
雞羅及鐵圍
金剛等諸山
010_0837_c_02L
또한 다른 한량없는 산에도
여러 가지 보배로 장엄하고
선인(仙人)과 건달바(乾闥婆)들이 가득하니
세존께서는 저희들을 위하여 말씀하소서.
010_0837_c_02L次及無量山
種種寶莊嚴
仙樂人充滿
世尊爲我說

크고 하늘같으신 부처님은
그가 여러 가지 게송에서
대승의 모든 도문(度門; 波羅蜜門)과
여러 부처 마음인 최상법문 들으시고,
010_0837_c_03L大天佛聞彼
所說諸偈句
大乘諸度門
諸佛心第一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이 물음들이여,
대혜, 그대는 잘 들어라.
내가 지금 그 차례대로
그대의 물음에 답하리라.
010_0837_c_05L善哉善哉問
大慧善諦聽
我今當次第
如汝問而說

생(生)과 또한 불생(不生)과
열반(涅槃)과 공(空)과 찰나(刹那)는
유전하여 자체가 없는 것이다.
부처님과 보살들과
010_0837_c_06L生及與不生
涅槃空剎那
趣至無自體
佛波羅蜜子

성문과 벽지불이며
외도와 형색 없는 것들
수미산과 바다와 산과
네 천하의 여러 토지들
010_0837_c_07L聲聞辟支佛
外道無色者
須彌海及山
四天下土地

해와 달과 별들이며
외도천(外道天)과 아수라와
해탈과 자재한 신통과
힘껏 사유한 적정(寂靜)
010_0837_c_09L日月諸星宿
外道天修羅
解脫自在通
力思惟寂定

적멸과 여의족(如意足)과
각지(覺支)와 모든 도품(道品)들과
무량한 모든 선정과
5음(陰)과 가고 오는 것들
010_0837_c_10L滅及如意足
覺支及道品
諸禪定無量
五陰及去來

4공정(空定)과 멸진정(滅盡定)과
마음 내어 설법함과
마음과 뜻과 의식과
무아법이 다섯 있는 것들
010_0837_c_11L四空定滅盡
發起心而說
心意及意識
無我法有五

자성(自性)의 상(相)과 생각하는 것과
소견(所見)과 능견(能見) 두 가지와
어떠한 여러 가지 탈 것들과
금과 마니주(摩尼珠)의 성질들
010_0837_c_13L自性相所想
所見能見二
云何種種乘
金摩尼珠性

일천제(一闡提)와 또한 사대(四大)와
황란(荒亂) 및 한 부처와
지혜로서 얻게 하는 것과
중생들의 있고 없는 것들
010_0837_c_14L一闡提四大
荒亂及一佛
智境界教得
衆生有無有

코끼리와 말과 새와 짐승을
어찌하여 잡아먹는 것과
비유는 원인과 서로 합한 것이고,
힘껏 설법함은 어떠한 것인가?
010_0837_c_15L象馬諸禽獸
云何如捕取
譬如因相應
力說法云何

무슨 까닭으로 인과가 있을까?
숲과 같은 미혹이 참이던가?
마음뿐이고 경계는 없으며,
모든 지위도 차례가 없다.
010_0837_c_17L何因有因果
林迷惑如實
但心無境界
諸地無次第

온갖 변화함과 모양 없는 것과
의방(醫方)과 공교론(工巧論)과
주술(呪術)이 밝히는 곳을
무슨 까닭으로 나에게 묻는가?
010_0837_c_18L百變及無相
醫方工巧論
呪術諸明處
何故而問我

여러 산과 수미산의 땅이
그 모양 크고 작은 것과
바다와 해와 달과 별들을
어찌하여 나에게 묻는가?
010_0837_c_19L諸山須彌地
其形量大小
大海日月星
云何而問我

상ㆍ중ㆍ하인 중생의 몸들이
각각 얼마의 미진(微塵)인가.
주(肘)와 보(步)로부터 10리(里)와
40리 및 20리에 이른다.
010_0837_c_21L上中下衆生
身各幾微塵
肘步至十里
四十及二十

토끼털과 문틈의 티끌은 얼마이며
염소털과 보리알의 티끌은 얼마인가?
한되는 몇 보리알이며
반되는 몇 낱의 숫자인가?
010_0837_c_22L兔毫窗塵幾
羊毛䵃麥塵
一升幾䵃麥
半升幾頭數

한 섬과 또한 열 섬과
백만과 또한 일억이며,
빈바라(頻婆羅; 10兆를 말함)는 얼마의 티끌이고,
겨자씨는 몇 분자인가?
010_0837_c_23L一斛及十斛
百萬及一億
頻婆羅幾塵
芥子幾微塵
010_0838_a_02L
몇 겨자가 풀 씨와 같아지고,
풀 씨 몇이 팥과 같으며,
몇 수(銖;1양의 1/24)가 한 양(兩)을 이루고
몇 양이 한 근을 이루어,
010_0838_a_02L幾芥成草子
幾草子成豆
幾銖成一兩
幾兩成一分

이러한 차례의 수대로
몇 근이 수미산을 이룬 것인가?
불자여, 이제 무슨 까닭으로
나에게 이러한 것은 묻지 않는가?
010_0838_a_03L如是次第數
幾分成須彌
佛子今何故
不如是問我

연각과 또한 성문 등과
모든 부처님과 불자의 몸들은
작은 분자 얼마로 된 것인지
무슨 까닭으로 이를 묻지 않는가?
010_0838_a_04L緣覺聲聞等
諸佛及佛子
身幾微塵成
何故不問此

불꽃은 몇 낱의 분자이며,
바람 또한 몇 분자이고,
몸의 부분마다 몇 분자일 것이며,
털구멍과 눈썹은 몇일까?
010_0838_a_06L火炎有幾塵
風微塵有幾
根根幾塵數
毛孔眉幾塵

어떤 것을 자재왕과
전륜왕이라 하는가?
어떤 왕이 수호왕이며,
해탈법을 간략하게 말함인가?
010_0838_a_07L何因則自在
轉輪聖帝主
何因王守護
解脫廣略說

갖가지 중생의 하고픈 것을
어찌하여 나에게 묻는가?
음식은 어찌 된 것이며,
어째서 남녀림(男女林)이 있는가?
010_0838_a_08L種種衆生欲
云何而問我
何因諸飮食
何因男女林

금강(金剛)의 견고한 산을
나에게 말한들 무엇할 것인가?
어찌하여 환상과 꿈 같고
들 사슴의 갈애(渴愛)로 비유하였는가?
010_0838_a_10L金剛堅固山
爲我說云何
何因如幻夢
野鹿渴愛譬

무슨 원인으로 구름이 있으며,
무슨 원인으로 여섯 때가 있고,
무슨 원인으로 갖가지 맛과
남녀와 남녀 아닌 것이 있는가?
010_0838_a_11L何因而有雲
何因有六時
何因種種味
男女非男女

어떤 원인으로 장엄한 것을
불자여, 이를 어찌 묻는가?
어찌하여 여러 좋은 산에는
선인과 건달바로 장엄하였는가?
010_0838_a_12L何因諸莊嚴
佛子何因問
云何諸妙山
仙樂人莊嚴

해탈하면 어느 곳에 도달하며,
누가 무엇 때문에 속박하였는가?
어떤 것이 선정의 경계며,
또한 열반과 외도인가?
010_0838_a_14L解脫至何所
誰縛云何縛
云何禪境界
涅槃及外道

어찌하여 원인이 없이 되었고,
무엇 때문에 속박을 보는가?
어찌하면 모든 느낌이 깨끗하며,
무슨 까닭으로 모든 느낌이 있는가?
010_0838_a_15L云何無因作
何因可見縛
何因淨諸覺
何因有諸覺

무슨 까닭으로 지은 바를 굴려
나를 위하여 말하기를 바라는가?
어떻게 모든 생각을 끊으며,
어떻게 삼매에서 일어나는가?
010_0838_a_16L何因轉所作
幸願爲我說
何因斷諸想
何因出三昧

3유(有)를 파할 사람은 누구이며,
몸은 어느 곳에서 어찌 될 것인가?
어떤 것을 인아(人我)가 없다고 하며,
어떤 것이 세속에 의한 말인가?
010_0838_a_18L破三有者誰
何因身何處
云何無人我
何因依世說

무슨 까닭으로 아상(我相)과
또한 무아(無我)를 묻는가?
어떤 것을 태장(胎藏)이라 하는데,
그대는 이를 어찌 나에게 묻는가?
010_0838_a_19L何因問我相
云何問無我
云何爲胎藏
汝何因問我

어떤 것이 단상(斷常)의 견해이며,
어떤 것이 마음으로 얻은 정(定)이고,
어떤 것을 말과 지혜와
계성(界性)과 여러 불자라 하는가?
010_0838_a_20L何因斷常見
何因心得定
何因言及智
界性諸佛子

깊이 아는 스승과 제자와
여러 가지 중생이 어떤 것인가?
어떤 것이 음식과 악마와
허공과 총명한 시설인가?
010_0838_a_22L勘解師弟子
種種諸衆生
云何飮食魔
虛空聰明施

어찌하여 나무숲이 있는 것을
불자여, 이를 어이 묻는가?
어떤 것이 여러 가지 나찰이며,
어떤 것이 장수선(長壽仙)인가?
010_0838_a_23L何因有樹林
佛子何因問
云何種種剎
何因長壽仙
010_0838_b_02L
어떤 것이 여러 가지 스승이며,
그대는 이를 어찌 나에게 묻는가?
어찌하여 추하고 남루한 이가 있어
수행하여 이루려고 하지 않는가?
010_0838_a_24L何因種種師
汝何因問我
何因有醜陋
修行不欲成

색구경천(色究竟天)에서 도(道)를
이룬 것을 어찌 나에게 묻는가?
무슨 원인으로 세간에 통하며,
무슨 원인으로 비구가 되는가?
010_0838_b_03L色究竟成道
云何而問我
何因世閒通
何因爲比丘

어떤 것이 화불(化佛)과 보불(報佛)임을
어찌하여 나에게 묻는가?
어떤 것이 진여 지혜의 부처이며,
어떤 것이 여러 스님들인가?
010_0838_b_04L云何化報佛
何因而問我
云何如智佛
云何爲衆僧

북과 공후(箜篌)와 같은 세계들이
어찌하여 광명을 떠나 있으며
어떤 것이 마음자리[心地]인가를
불자여, 나에게 물으라.
010_0838_b_05L箜篌鼓花剎
云何離光明
云何爲心地
佛子而問我

이곳 저곳 모든 중생을
불자여, 이는 마땅히 물어야 한다.
하나 하나 모양 모양이 서로 응하여,
모든 소견의 허물을 멀리 떠났다.
010_0838_b_07L此及餘衆生
佛子所應問
一一相相應
遠離諸見過

모든 외도의 법도 또한 떠났노라.
이와 같이 내 말한 것을 그대들은 잘 들을 지어다.
위에서 말한 백팔의 견해는
여러 부처님의 말씀하신 바이고,
나도 이제 조금 말하니,
불자여, 자세히 잘 들어라.
010_0838_b_08L離諸外道法
我說汝諦聽
此上百八見
如諸佛所說
我今說少分
佛子善諦聽

생긴다는 견해[生見], 생기지 않는다는 견해[不生見], 항상 한다는 견해[常見], 항상하지 않는다는 견해[無常見], 모양이 있는 견해[相見], 모양이 없는 견해[無相見], 머물고 변해 간다는 견해[住異見], 머물고 변해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견해[非住異見], 찰나라는 견해[刹那見], 찰나가 아니라는 견해[非刹那見], 자성을 떠난 견해[離自性見], 자성을 떠난 것이 아니라는 견해[非離自性見], 공이라는 견해[空見], 공이 아니라는 견해[非空見], 단멸의 견해[斷滅見], 단멸이 아니라는 견해[非斷滅見],
010_0838_b_10L生見不生見常見無常見相見無相住異見非住異見剎那見非剎那離自性見非離自性見空見不空斷見非斷見
마음의 견해[心見], 마음이 아니라는 견해[非心見], 치우친 견해[邊見], 치우침이 아니라는 견해[非邊見], 중도의 견해[中見], 중도가 아니라는 견해[非中見], 변한다는 견해[變見], 변하지 않는다는 견해[非變見], 반연의 견해[緣見], 반연이 아니라는 견해[非緣見], 원인의 견해[因見], 원인이 아니라는 견해[非因見], 번뇌의 견해[煩惱見], 번뇌가 아니라는 견해[非煩惱見], 애착의 견해[愛見], 애착이 아니라는 견해[非愛見], 방편의 견해[方便見], 방편이 아니라는 견해[非方便見], 교묘한 견해[巧見], 교묘한 것이 아닌 견해[非巧見], 깨끗한 견해[淨見], 깨끗함이 아니라는 견해[非淨見],
010_0838_b_14L心見非心見邊見非邊見中見非中見變見非變見緣見非緣見因見非因見煩惱見非煩惱愛見非愛見方便見非方便見見非巧見淨見非淨見
서로 합하는 견해[相應見], 서로 합한 것이 아니라는 견해[非相應見], 비유의 견해[譬喩見], 비유가 아니라는 견해[非譬喩見], 제자의 견해[弟子見], 제자가 아니라는 견해[非弟子見], 스승의 견해[師見], 스승 이 아닌 견해[非師見], 성품인 견해[性見], 성품이 아닌 견해[非性見], 법의 견해[棄見], 법이 아닌 견해[非棄見], 적정의 견해[寂靜見], 적정이 아닌 견해[非寂靜見], 원함의 견해[願見], 원 함이 아닌 견해[非願見],
010_0838_b_18L相應見非相應見譬喩見非譬喩見弟子見非弟子見師見非師見性見非性見乘見非乘見寂靜見非寂靜見願見非願
삼륜의 견해[三輪見], 삼륜이 아닌 견해[非三輪見], 상의 견해[相見], 상이 아닌 견해[非相見], 있다 없다고 하는 견해[有無入見], 있다 없다고 아니하는 견해[非有無入見], 둘이 있다는 견해[有二見], 둘이 없는 견해[無二見], 속 몸 거룩한 지혜에 반연하는 견해[緣內身聖見], 속 몸 거룩한 지혜에 반연하지 않는 견해[非緣內身聖見], 법락을 나타낸다는 견해[現法樂見], 법락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견해[非現法樂見], 국토의 견해[國土見], 국토가 아니라는 견해[非國土見],
010_0838_b_22L三輪見非三輪見相見非相見無立見非有無立見有二見無二見緣內身聖見非緣內身聖見現法樂見非現法樂見國土見非國土見
010_0838_c_02L 작은 티끌의 견해[微塵見], 작은 티끌이 아닌 견해[非微塵見], 물의 견해[水見], 물이 아닌 견해[非水見], 활의 견해[弓見], 활이 아닌 견해[非弓見], 사대의 견해[四大見], 사대가 아닌 견해[非四大見], 수의 견해[數見], 수가 아닌 견해[非數見], 신통의 견해[通見], 신통이 아닌 견해[非通見], 허망의 견해[虛妄見], 허망이 아닌 견해[非虛妄見], 구름인 견해[雲見], 구름이 아닌 견해[非雲見], 공교라는 견해[工巧見], 공교가 아닌 견해[非工巧見],
010_0838_c_02L塵見非微塵見水見非水見弓見非弓見四大見非四大見數見非數見通見非通見虛妄見非虛妄見雲見非雲見工巧見非工巧見
명처의 견해[明處見], 명처가 아니라는 견해[非明處見], 바람의 견해[風見], 바람이 아닌 견해[非風見], 땅의 견해[地見], 땅이 아닌 견해[非地見], 마음의 견해[心見], 마음이 아닌 견해[非心見], 가명의 견해[假名見], 가명이 아니라는 견해[非假名見], 자성의 견해[自性見], 자성이 아니라는 견해[非自性見], 가리움의 견해[陰見], 가리움이 아닌 견해[非陰見], 중생의 견해[衆生見], 중생이 아닌 견해[非衆生見],
010_0838_c_06L明處見非明處見風見非風見地見非地見見非心見假名見非假名見自性見非自性見陰見非陰見衆生見非衆生見
지혜의 견해[智見], 지혜가 아닌 견해[非智見], 열반의 견해[涅槃見], 열반이 아닌 견해[非涅槃見], 경계의 견해[境界見], 경계가 아닌 견해[非境界見], 외도의 견해[外道見], 외도가 아닌 견해[非外道見], 어지러운 견해[亂見], 어지러운 것이 아닌 견해[非亂見], 환상의 견해[幻見], 환상이 아닌 견해[非幻見], 꿈인 견해[夢見], 꿈이 아닌 견해[非夢見], 아지랑이의 견해[陽炎見], 아지랑이가 아닌 견해[非陽炎見], 그림자 모양의 견해[像見], 그림자 모양이 아닌 견해[非像見],
010_0838_c_10L智見非智見涅槃見非涅槃見境界見非境界見外道見非外道見亂見非亂見幻見非幻見夢見非夢陽炎見非陽炎見像見非像見
바퀴의 견해[輪見], 바퀴가 아닌 견해[非輪見], 건달바의 견해[乾闥婆見], 건달바가 아닌 견해[非乾闥婆見], 하늘인 견해[天見], 하늘이 아닌 견해[非天見], 음식의 견해[飮食見], 음식이 아닌 견해[非飮食見], 음욕의 견해[淫欲見], 음욕이 아닌 견해[非淫欲見], 보는 견해[見見], 보는 것이 아닌 견해[非見見], 바라밀의 견해[波羅蜜見], 바라밀이 아닌 견해[非波羅蜜見], 계의 견해[戒見], 계가 아닌 견해[非戒見], 해와 달과 별들의 견해[日月星宿見], 해와 달과 별들이 아닌 견해[非日月星宿見], 진리라는 견해[諦見], 진리가 아니라는 견해[非諦見],
010_0838_c_13L見非輪見揵闥婆見非揵闥婆見見非天見飮食見非飮食見婬欲見非婬欲見見非見見波羅蜜見非波羅蜜見戒見非戒見日月星宿見非日月星宿見諦見非諦見
과의 견해[果見], 과가 아닌 견해[非果見], 적멸의 견해[滅見], 적멸이 아닌 견해[非滅見], 멸진정에서 일어난다는 견해[起滅盡定見], 멸진정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견해[非起滅盡定見], 병을 고친다는 견해[治見], 병을 고치는 것이 아닌 견해[非治見], 상의 견해[相見], 상이 아닌 견해[非相見], 갈래 종류의 견해[支見], 갈래 종류가 아닌 견해[非支見], 공교명의 견해[巧明見], 공교명이 아닌 견해[非巧明見], 선(禪)의 견해[禪見], 선이 아닌 견해[非禪見], 미혹의 견해[迷見], 미혹이 아닌 견해[非迷見], 나타난다는 견해[現見], 나타난 것이 아닌 견해[非現見],
010_0838_c_18L果見非果滅見非滅見起滅盡定見非起滅盡定見治見非治見相見非相見見非支見巧明見非巧明見禪見非禪見迷見非迷見現見非現見
010_0839_a_02L 보호함의 견해[護見], 보호하는 것이 아닌 견해[非護見], 종족의 견해[族姓見], 종족이 아닌 견해[非族姓見], 신선의 견해[仙人見], 신선이 아닌 견해[非仙人見], 왕의 견해[王見], 왕이 아닌 견해[非王見], 잡아먹는 견해[捕取見], 잡아먹는 것이 아닌 견해[非捕取見], 진실하다는 견해[實見], 진실이 아니라는 견해[非實見], 기억하는 견해[記見], 기억이 아닌 견해[非記見], 일천제의 견해[一闡提見], 일천제가 아닌 견해[非一闡提見], 남녀인 견해[男女見], 남녀가 아닌 견해[非男女見],
010_0838_c_22L護見非護見族姓見非族姓見仙人見非仙人見王見非王見捕取見非捕取實見非實見記見非記見一闡提見非一闡提見男女見非男女見
맛의 견해[味見], 맛이 아닌 견해[非味見], 짓는 것인 견해[作見], 짓는 것이 아닌 견해[非作見], 몸이라는 견해[身見], 몸이라는 것이 아닌 견해[非身見], 지각의 견해[覺見], 지각이 아닌 견해[非覺見], 움직임의 견해[動見], 움직임이 아닌 견해[非動見], 몸 부분의 견해[根見], 몸 부분이 아닌 견해[非根見], 유위의 견해[有爲見], 유위가 아닌 견해[非有爲見], 인과의 견해[因果見], 인과가 아닌 견해[非因果見], 색구경의 견해[色究竟見], 색구경이 아닌 견해[非色究竟見],
010_0839_a_03L見非味見作見非作見身見非身見覺見非覺見動見非動見根見非根有爲見非有爲見因果見非因果色究竟見非色究竟見
시절의 견해[時見], 시절이 아닌 견해[非時見], 나무숲의 견해[樹林見], 나무 숲이 아닌 견해[非樹林見], 가지가지의 견해[種種見], 가지가지가 아닌 견해[非種種見], 연설의 견해[說見], 연설이 아닌 견해[非說見], 비구의 견해[比丘見], 비구가 아닌 견해[非比丘見], 비구니의 견해[比丘尼見], 비구니가 아닌 견해[非比丘尼見], 주지의 견해[住持見], 주지가 아닌 견해[非住持見], 문자의 견해[文字見], 문자가 아닌 견해[非文字見]들이다.
대혜여, 이 백 팔의 견해는 과거 여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니, 그대와 여러 보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배울 것이다.
010_0839_a_07L時見非時樹林見非樹林見種種見非種種說見非說見比丘見非比丘見丘尼見非比丘尼見住持見非住持字見非字見大慧此百八見過去諸佛所說汝及諸菩薩當如是學
入楞伽經卷第一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지명 Malaya, 혹은 마라야(魔羅耶), 마라연(摩羅延), 마리산(摩梨山)이라고도 한다. 남천축의 마리가라야국(摩利伽羅耶國)의 남방에 위치하고, 그 산에 백전단목(白旃檀木)이 있어 전단향(旃檀香)이 나온다고 한다.
  2. 2)명(名), 상(相), 분별(分別), 정지(正智), 진여(眞如)의 다섯을 칭함. 명은 현상계에서 세우는 가명(假名)을 가리키고, 상은 유위법(有爲法)으로 각각 인연으로 생하여 각종의 차별적인 모습을 가리키며, 분별은 명ㆍ상 2법으로부터 분별심을 일으켜 허망한 염(念)을 생하는 것을 가리키고, 정지는 진여와 계합(契合)하는 지혜, 진여(如如)는 바로 평등여실(平等如實)한 진리를 가리킨다. 앞의 셋은 미법(迷法)이고, 뒤의 둘은 오법(悟法)을 이룬다.
  3. 3)인무아(人無我)와 법무아(法無我)를 가리키며, 또한 인공(人空)과 법공(法空),혹은 아법이공(我法二空)이라고 칭한다.
  4. 4)범어 Nayuta,혹은 나유다(那庾多), 나술(那術), 나술(那述)이라고도 하고, 억(億)을 말함. 당시 억은 십만, 백만, 천만 등의 세 가지를 의미하여 그 수가 서로 다름. 『본행경(本行經)』에서는 “나유타는 수(隋)의 말로 천만을 가리킨다[那由他, 隋言數千萬.]”라고 하고, 『현응음의(玄應音義)』에서는 “나술(那術)은 경전에서 나술(那述)이라고도 한다. …… 혹은 나유타(那由他)라고도 하지만 바르게 말한다면 나유다(那庾多)로서 중국에서는 십만을 가리킨다[那術, 經文作述,……或言那由他, 正言那庾多. 當中國十萬也.]”라고 한다.
  5. 5)범어 toṭaka, 가영(歌詠), 찬탄(贊嘆)할 때 나타나는 일종의 운율(韻律).
  6. 6)숙가(叔迦)는 앵무(鸚鵡)로 의역되고, 바라나는 야차(夜叉)의 다른 명칭.
  7. 7)7권본 『대승입능가경(大乘入楞伽經)』에서는 “十首 羅婆那”로 되어 있다.
  8. 8)범어 kumbhakaraṇa, 라바나(羅婆那) 야차왕(夜叉王)의 형제.
  9. 9)7권본 『대승입능가경(大乘入楞伽經)』에서는 “可愛無憂園”으로 되어 있다.
  10. 10)7권본 『대승입능가경(大乘入楞伽經)』의 이와 상응하는 구절에서는 “이곳은 깊고 깊은 관행(觀行)을 수행하여 법락(法樂)을 얻은 사람이 머무는 곳이다[此是修行甚深觀行現法樂者之所住處]”라고 되어 있다.
  11. 11)고려대장경본에는 “大智”로 되어 있지만, 송(宋)ㆍ원(元)ㆍ명(明)본 대장경과 7권본 『대승입능가경(大乘入楞伽經)』에는 “大慧”로 되어 있음.
  12. 12)베다란 ‘지식’ 또는 ‘종교적 지식’을 의미하는데, 현재 남아 있는 베다 문헌은 『리그 베다:Ṛgveda』 『사마 베다;Smaveda』 『야주르 베다; Yajurveda』 『아타르바 베다;Atharvaveda』의 4종류가 있다. 이 4종류의 구별은 고대 인도의 아리안족이 제식(祭式)을 지낼 때 제관(祭官)의 역할에 따라 구분한 데 유래한다. 『리그 베다』는 제신(諸神)을 제장(祭場)으로 불러들이는 권청(勸請), 『사마 베다』는 제장에서의 가창(歌唱), 『야주르 베다』는 제사의 진행과 관계가 있고, 『아타르바 베다』는 재앙의 제거, 조복(調伏) 등의 주술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BC 1500~BC 1000년경에 이루어졌다.
  13. 13)범어 samāpatti,음역으로 삼마발저(三摩鉢底), 삼마월(三摩越)이라고도 하고, 등지(等至), 정수(正受), 정정현전(正定現前) 등으로 의역한다. 혼침(惛沈), 도거(掉擧) 등을 멀리 떠나 신심(身心)으로 하여금 평등안락(平等安樂)의 경지에 도달하게 하는 것을 가리킴.
  14. 14)‘진여(眞如)’를 공(空)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을 말함. 여실불공(如實不空)의 반대.
  15. 15)7권본 『대승입능가경(大乘入楞伽經)』에는 “여래 지혜의 경지[如來智地]”로 되어 있음.
  16. 16)범어 anutpattika-dharma-kṣānti. 무생(無生)의 법리(法理)를 인증(認證)한다는 의미로서, 일체의 제법이 불생불멸(不生不滅)임을 확신하여 부동심(不動心)에 안주(安住)함을 말함. 『대지도론(大智度論)』50권에 의하면, “생멸이 없는 제법의 실상(實相)에서 신수(信受)하고 통달하여 의심이 없어 물러나지 않음으로 무생법인이라 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대정장(大正藏)』, 25, 417, 下)
  17. 17)7권본 『대승입능가경(大乘入楞伽經)』에는 “언어문자[語言文字]”로 되어 있음.
  18. 18)고려대장경본은 “得地對治方便觀察 如實智慧能入內身如實之相三昧樂行三昧 佛卽攝取汝身”라고 되어 있고, 7권본 『대승입능가경(大乘入楞伽經)』에는 “善知諸地修習對治證眞實義入三昧樂爲諸如來攝受”로 되어 있음. 7권본 참조 번역.
  19. 19)십지(十地) 가운데 제8지. 이 지위에 오른 보살은 수행을 완성하여 흔들림이 없다. ‘부동(不動)’이란 명칭은 바로 여기에서 유래한다. 이곳의 보살은 깊이 있는 실천을 하므로 ‘심행보살(深行菩薩)’이라고도 부른다. 또한 ‘무공용지(無功用地)’라고도 하는데, ‘무공’은 어떤 의도나 목적이 없다는 뜻이다. 또한 지혜가 견고하여 돌아가지 않으므로 ‘부전지(不轉地)’, 큰 덕을 갖추므로 ‘멸덕지(威德地)’, 색욕(色慾)이 끊어진 상태이므로 ‘동진지(童眞地)’, 어디에나 뜻대로 태어날 수 있으므로 ‘자재지(自在地)’, 완성된 단계이므로 ‘성지(成地)’, 궁극적으로 알고 있으므로 ‘구경지(究竟地)’, 항상 큰 서원을 내므로 ‘변화지(變化地)’, 깨뜨릴 수 없으므로 ‘주지지(住持地)’, 선근을 이미 닦았으므로 ‘무공덕력지(無功德力地)’라고도 부른다.
  20. 20)십지 가운데 제9지. 이 지위에 오른 보살은 지혜가 뛰어나 어떤 곳에 있게 되더라도 상황에 맞게 설법한다. 곧 모든 중생들의 마음과 근기, 욕망 등을 잘 살피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불법을 전할 수 있다. 이 지위에 오른 보살은 법에 걸림이 없는 법무애지(法無礙智), 뜻에 걸림이 없는 의무애지(意無礙智), 말에 걸림이 없는 언무애지(言無礙智), 즐거운 설법[樂說]에 걸림이 없는 락설무애지(樂說無礙智) 등의 ‘사무애지(四無碍智)’를 갖추게 된다.
  21. 21)십지의 마지막 단계로서, 보살이 이 계위(階位)를 성취하면 완전한 불도(佛道)를 이루게 된다. 곧 부처와 같은 지위에 오르게 되는 경지이다. ‘법운지’라는 명칭은 하늘의 구름이 단비를 뿌리듯 지혜의 구름이 단비를 내리게 하는 경지라는 뜻이다. 이 계위에 드는 보살은 십바라밀 가운데 ‘지바라밀(智波羅密)’을 원만히 수행하여 무량백천삼매(無量百千三昧)를 얻고, 욕계ㆍ색계ㆍ무색계ㆍ중생계ㆍ허공계ㆍ열반계 등을 모두 알며, ‘불가사의해탈(不可思議解脫)’, ‘무장애해탈(無障碍解脫)’, ‘여래장해탈(如來藏解脫)’, ‘법계장해탈(法界藏解脫)’, ‘통달삼세해탈(通達三世解脫)’ 등의 지혜를 모두 통달한다. 또한 넓고 깊은 바다가 지닌 10가지 덕, 즉 ‘십덕(十德)’을 갖추는데, 십덕은 ① 점점 깊어지는 덕, ② 죽은 것은 받아들이지 않음, ③ 어떤 물도 바다에 들어오면 본래의 이름을 잃어버림, ④ 모두 한가지 맛임, ⑤ 보배가 많음, ⑥ 지극히 깊어 누구나 쉽게 들어갈 수 없음, ⑦ 넓고 크기가 한량없음, ⑧ 몸이 큰 중생이 많음. ⑨ 들어오고 나가는 물이 때를 어기지 않음, ⑩ 비가 아무리 내려도 넘치는 일이 없음을 말한다.
  22. 22)다라수(多羅樹):인도, 말레이시아 등의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나무로서 높이가 약 20여 미터가 되고, 하얀 꽃과 석류 비슷한 붉은 열매를 맺어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고 함.
  23. 23)阿闍梨:팔리어 ācārya의 음역(音譯)으로 일반적으로 스승의 의미를 갖는다. 인도불교에서는 제자의 궤범(軌範)이 되어 교수(敎授)하기 때문에 ‘궤범사(軌範師)’ 또는 ‘정행(正行)’으로 의역(意譯)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