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0_0874_b_01L입능가경 제6권
010_0874_b_01L入楞伽經卷第六


원위 천축삼장 보리류지 한역
010_0874_b_02L元魏天竺三藏菩提留支譯


5. 로가야타품(盧迦耶陀品)
010_0874_b_03L盧迦耶陁品第五

그때 거룩하신 대혜 보살은 또한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는 어느 때에 말씀하시기를, 로가야타(盧迦耶陀)1)의 여러 가지 변설(辯說)을 만약 친근하거나 그 사람에게 공양하면 욕식(欲食; 탐욕인 공양, 즉 세간의 財利)을 섭수(攝受)함이요, 법식(法食; 법의 공양, 즉 출세간의 法利)을 섭수함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으로 로가야타의 여러 가지 변설을 친근하거나 공양하면, 욕식을 섭수함이요, 법식을 섭수함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까?”
010_0874_b_04L爾時聖者大慧菩薩復白佛言世尊如來正遍知一時說言盧迦耶陁種種辯說若有親近供養彼人攝受欲食不攝法食世尊何故說言盧迦耶陁種種辯說親近供養攝受欲食不攝法食
부처님께서 대혜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로가야타의 여러 가지 변재와 교묘한 말과 글귀는 세간을 미혹함이요, 진여(眞如)법에 의하여 말함이 아니며, 참다운 뜻[義]에 의하여 말함이 아니요, 다만 세간의 어리석은 범부의 정(情)에 좋아하는 바를 따라서 세속의 일만을 말함이며, 다만 공교로운 말로서, 말과 글귀가 아름답고 교묘할 뿐이요, 정의(正義)를 잃었으니 대혜여, 이를 로가야타의 여러 가지 변재로 말하기를 좋아하는 허물이라 이름한다.
010_0874_b_10L佛告大慧盧迦耶陁種種辯才巧妙辭句迷惑世閒不依如法說不依如義說但隨世閒愚癡凡夫情所樂故說世俗事但有巧辭言章美妙失於正義大慧是名盧迦耶陁種種辯才樂說之過
대혜여, 로가야타의 이와 같은 변재는 다만 세간의 어리석은 범부를 포섭함이요, 여실한 법성(法性)에 들어가서 설법함은 아니다.
그는 일체법을 스스로 깨달아 알지 못했으므로 두 변(邊)인 사견(邪見) 더미 가운데에 떨어져, 자기도 정도(正道)를 잃고, 또한 다른 사람까지 잃게 한다. 그러므로 능히 모든 취(趣)에서 윤회(輪廻)함을 벗어나지 못하니, ‘오직 자심(自心)뿐임’을 보지 못하고, ‘바깥 법의 모양이 있다’는 것에 분별하며 집착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허망하게 분별함을 떠나지 못한다.
010_0874_b_15L大慧盧迦耶陁如是辯才但攝世閒愚癡凡夫非入如實法相說法自不覺知一切法故墮於二邊邪見聚中自失正道亦令他失是故不能離於諸趣以不能見唯是自心分別執著外法有相是故不離虛妄分別
010_0874_c_02L대혜여, 그러므로 나는 ‘로가야타가 비록 여러 가지 교묘한 변재로 모든 법을 말하기 좋아함이 있으나, 바른 이치를 잃었으므로 생(生)ㆍ노(老)ㆍ병(病)ㆍ사(死)와 우(憂)ㆍ비(悲)ㆍ고(苦)ㆍ뇌(惱)의 모든 고(苦)의 더미를 벗어나지 못하고, 여러 가지 명자(名字)와 글귀와 비유와 공교로운 말에 의하여 사람을 미혹하고 속인다’라고 말한다.
010_0874_b_21L大慧是故我說盧迦耶陁雖有種種巧妙辯才樂說諸法失正理故不得出離生老病死憂悲苦惱一切苦聚以依種種名字章句譬喩巧說迷誑人故
대혜여, 석제환인(釋提桓因)이 여러 논(論)을 널리 짓고, 스스로 성론(聲論)을 지었는데, 저 로가야타의 한 제자가 세간의 신통(神通)을 증득하고, 제석천궁에 올라가서 논법(論法)을 내세우면서 말하기를, ‘교시가(憍尸迦)여, 내가 그대와 함께 내기를 하겠으니, 그대와 논의하여 만약 이기지 못하면 굴복하기로 다짐하겠다’라고 하고, 일체 천인(天人)으로 하여금 지켜보게 하여, 곧 함께 다짐하기를, ‘내가 만약 그대를 이기면, 그대의 천 수레바퀴[千輻輪]를 부셔버릴 것이요, 내가 만약 이기지 못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마디마디를 끊어서 그대에게 사과하겠다’라고 하였다.
010_0874_c_04L大慧釋提桓因廣解諸論自造聲論彼盧迦耶陁有一弟子證世閒通詣帝釋天宮建立論法而作是言憍尸迦我共汝賭與汝論義若不如者要受屈伏令諸一切天人知見卽共立要我若勝汝要當打汝千輻輪碎我若不如從頭至足節節分解以謝於汝
로가야타의 제자는 용의 몸을 나타내어 석제환인과 논의하여 그의 논법으로 곧 능히 저 석제환인을 이기고, 그로 하여금 굴복하게 하고서 곧 하늘에서 천 수레바퀴를 부수기를 작은 티끌 같이하고, 즉시 인간에 내려왔다.
010_0874_c_11L作是要已迦耶陁弟子現作龍身共釋提桓因論義以其論法卽能勝彼釋提桓因令其屈伏卽於天中打千輻輪車碎如微塵卽下人閒
대혜여, 로가야타의 바라문은 이와 같이 여러 가지 비유에 맞게 축생(畜生)의 몸까지 나타내고 여러 가지 명자에 의하여 세간의 천인(天人)과 아수라(阿修羅)를 미혹시키며, 세간의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생멸(生滅)법에 집착하게 하는데, 어찌 사람뿐이겠는가?
010_0874_c_15L大慧盧迦耶陁婆羅如是種種譬喩相應乃至現畜生身依種種名字迷惑世閒天人阿修以諸世閒一切衆生執著生滅法何況於人
대혜여, 이러한 뜻으로 마땅히 로가아타의 바라문을 멀리할 것이니, 저 말을 따르면 능히 고(苦)의 더미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로가아타의 바라문을 친근하며 공양하여 물으며 청하지 말 것이다.
010_0874_c_19L大慧以是義故應當遠離盧迦耶陁婆羅門以因彼說能生苦聚故是故不應親近供養恭敬諮請盧迦耶陁婆羅門
010_0875_a_02L대혜여, 로가아타의 바라문이 말한 바 법은 다만 현전(現前)하는 몸의 지혜[身智]의 경계만을 보고서 세속의 명자에 의하여 삿된 법을 말함이다.
대혜여, 로가야타의 바라문이 지은 바 논(論)은 백천 게송이 있는데, 후세 말세에 나누어져서 많은 부(部)가 되어 각각 이름은 다르지만, 그는 자심의 견인(見因)에 의하여 지은 것이다.
010_0874_c_22L大慧盧迦耶陁婆羅門所說之法但見現前身智境依世名字說諸邪法大慧盧迦耶陁婆羅門所造之論有百千偈後世末世分爲多部各各異名依自心見因所造故
대혜여, 로가야타의 바라문에게는 제자로서 그의 논법을 받을 리가 없기 때문에, 후세에 나누어져서 많은 부의 여러 가지 다른 이름이 된 것이다.
대혜여, 외도들의 속마음은 여실한 알음이 있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인(因)과 여러 가지 다른 알음에 의하여 제 마음대로 만들어내어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며, 자재(自在)와 인(因) 등에 집착한다.
010_0875_a_04L大慧盧迦耶陁婆羅門無有弟子能受其論是故後世分爲多部種種異名大慧諸外道等內心無有如實解故依種種因種種異解自心造而爲人說執著自在因等故
대혜여, 일체 외도의 지은 논 가운데는 이러한 법은 없고, 오직 이 모든 로가야타의 여러 가지 인문(因門)에서 백천만 법을 말한 것이지만, 그러나 그는 이 로가야타임을 알지 못한다.”
010_0875_a_08L大慧一切外道所造論中無如是法惟是一切盧迦耶陁種種因門說百千萬法而彼不知是盧迦耶陁
대혜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만약 일체 외도가 오직 로가야타만을 말하여, 세간의 여러 가지 명자와 글귀와 비유에 의하여 모든 인(因)에 집착한다면 세존이시여, 시방(十方) 일체 국토의 중생과 천인과 아수라들이 부처님 계신 곳에 모이면, 여래께서 또한 세간의 여러 가지 명자와 글귀와 비유로서 설법하시고, 자신이 안으로 증득하신 법을 말씀하지 아니하신다면, 또한 일체 외도의 말한 바와 같아서 다르지 않겠습니다.”
010_0875_a_11L大慧菩薩白佛言世尊若一切外道惟說盧迦耶陁依於世閒種種名字章句譬喩執著諸因者世尊十方一切國土衆生天人阿修羅集如來所如來亦以世閒種種名字章句譬喩說法不說自身內智證法若爾亦同一切外道所說不異
부처님께서 대혜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로가야타를 말하지 아니하며, 또한 모든 법이 오지 않고 가지 아니함도 말하지 아니한다.
대혜여, 내가 말한 모든 법이 오지 않고 가지 않는다[不來不去]고 하는 것은 대혜여, 어떤 것을 오는 것이라 이름함인가? 대혜여, 이른바 오는 것이란 생취(生聚)이니, 화합하여 생긴 것이다.
010_0875_a_18L佛告大慧我不說於盧迦耶陁亦不說言諸法不來不去大慧我說諸法不來不去大慧何者名來大慧所言來者名爲生聚以和合生故
대혜여, 어떤 것을 가는 것이라 이름함인가? 대혜여, 이른바 가는 것이란 이름하여 멸(滅)함이라 한다.
대혜여, 내가 말한 ‘가지 않고 오지 않는 것’이란 불생불멸(不生不滅)이라고 이름한다.
010_0875_a_22L大慧何者名去大慧所言去者名之爲滅大慧我說不去不來名爲不生不滅
010_0875_b_02L대혜여, 나의 말함은 저 외도의 법과 같지 않으니, 무슨 까닭인가? 외물(外物)이 있고 없는 것에 집착하지 아니한 까닭이며, 자심의 견(見)임을 내세워 말한 까닭이며, 두 곳[處]에 머무르지 않고, 모든 상(相)과 경계를 분별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능히 공(空)ㆍ무상(無常)ㆍ무원(無願)의 3해탈문에 들어가니, 이를 ‘해탈이 된다’고 이름한다.
010_0875_a_24L大慧我說不同彼外道法以故以不執著外物有無故建立說於自心見故不住二處不行分別諸相境界故以如實知自心見故不生自心分別見故以不分別一切相者而能入空無相無願三解脫門名爲解脫
대혜여, 나는 기억하고 있다. 과거 어느 곳에 있을 적에, 그때 어느 로가야타의 큰 바라문이 있어 나의 처소에 와서 나에게 청하여 말하였다.
‘구담(瞿曇)이여, 모든 것은 짓는 것인가?’
대혜여, 나는 그때 대답하여 말하였다.
‘바라문이여, 모든 것은 짓는 것이라 함은 첫 번째의 로가야타이다.’
010_0875_b_07L大慧我念過去於一處住爾時有一盧迦耶陁大婆羅門來詣我所而請我言瞿曇一切作耶大慧我時答言婆羅門一切作者此是第一盧迦耶陁
바라문은 말하였다.
‘구담이여, 모든 것은 짓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때 대답하여 말하였다.
‘모든 것은 짓는 것이 아니라 함은 두 번째의 로가야타이다.’
010_0875_b_11L婆羅門言瞿曇一切不作耶我時答言婆羅門一切不作者是第二盧迦耶陁
그는 이와 같이 말하였다.
‘모든 것은 항상됨[常]인가? 일체 무상(無常)함인가? 일체 생(生)함인가? 일체 불생(不生)인가?’
나는 그때 대답하여 말하였다.
‘바라문이여, 이는 여섯 번째의 로가야타이다.’
010_0875_b_13L如是一切常一切無常一切生一切不生我時答言婆羅門是第六盧迦耶陁
대혜여, 그 로가야타는 또한 나에게 말하였다.
‘고타마여, 모든 것은 같음인가? 다름인가? 모든 것은 갖추어져 있는가? 모든 것은 갖추어지지 않았는가? 모든 것은 여러 법이 인(因)에 의하여 생기고, 여러 가지 인(因)으로 생김을 보는가?’
대혜여, 나는 그때 대답하여 말하였다.
‘바라문이여, 이는 열한 번째의 로가야타이다.’
010_0875_b_15L大慧盧迦耶陁復問我言瞿曇一切一耶一切異耶切俱耶一切不俱耶一切諸法依於因生見種種因生故大慧我時答言婆羅門是第十一盧迦耶陁
대혜여, 그는 또한 나에게 물었다.
‘구담이여, 모든 것은 무기(無記)인가? 모든 것은 유기(有記)인가? ’내[我]‘가 있는가? 내가 없는가? 이 세상이 있는가? 이 세상이 없는가? 후세가 있는가? 후세가 없는가? 해탈이 있는가? 해탈이 없는가? 모든 것은 공(空)인가? 모든 것은 공이 아닌가? 모든 것은 허공인가? 모든 것은 연멸(緣滅)이 아닌가? 열반인가?
구담이여, 짓는 것인가? 짓는 것이 아닌가? 중음(中陰)이 있는 것인가? 중음이 없는 것인가?
010_0875_b_19L大慧復問我瞿曇一切無記耶一切有記有我耶無我耶有此世耶無此世有後世耶無後世耶有解脫耶無解脫耶一切空耶一切不空耶一切虛空耶非緣滅耶涅槃耶瞿曇作耶非作耶有中陰耶無中陰耶
010_0875_c_02L대혜여, 나는 그때 대답하여 말하였다.
‘바라문이여, 이와 같이 말한 것은 모두 로가야타이며, 내가 말한 바가 아니요, 바로 그대의 설법이다.
바라문이여, 나는 말하기를 끝없는 희론과 허망한 분별과 번뇌로 훈습함을 따르기에 저 3유(有)를 말함이니, 오직 이 자심의 분별로 나타나있는 것임을 깨지 못한 것이다. 바깥 법이 있는 것을 보는 것이 외도법과 같은 것은 아니다.’
010_0875_c_02L大慧時答言婆羅門如是說者一切皆是盧迦耶陁非我所說是汝說法婆羅我說因無始戲論虛妄分別煩惱熏習故說彼三有以不覺知唯是自心分別見有非見外有如外道法
대혜여, 외도는 말하기를, 아(我)와 근(根)과 의의(意義)인 세 가지가 화합하여 능히 알음을 낸다고 하였으나 나는 이와 같지 아니하며, 나는 인(因)을 말하지도 않으며, 또한 인(因)이 없다고 말하지도 아니하고, 오직 자심의 분별로서 가히 취함[可取]과 능히 취하는[能取] 경계의 상(相)이 있는 것을 본 것이라고 말하였으며, 또한 ‘거짓 이름인 인연의 모임으로 모든 법이 생긴다’라고 말하였다.
그는 그때 바라문 및 다른 경계도 아니니, 아견(我見)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010_0875_c_07L外道說言我根意義三種和合能生於知婆羅門我不如是我不說因亦不說無因唯說自心分別見有可取能取境界之相我說假名因緣集故而生諸法非汝婆羅門及餘境界以墮我見故
대혜여, 열반과 허공과 연멸(緣滅)이 3수(數)를 이룬 것이 아니거늘, 하물며 짓는 것과 지음과 지음 아닌 것이 있다고 말하겠는가!
010_0875_c_13L大慧涅槃虛空緣滅不成三數何況言作有作不作
대혜여, 또한 로가야타의 바라문이 있어 나에게 와서 물어 말하였다.
‘고타마여, 세간의 무명(無明)과 애착(愛)과 업(業)의 인(因)으로 3유(有)가 생겼는가? 인(因)이 없는 것인가?’
나는 그때 대답하여 말하였다.
‘바라문이여, 이는 두 법인 로가야타요, 나의 법이 아니다.’
010_0875_c_14L大慧有盧迦耶陁婆羅門來問我言瞿曇此諸世閒無明愛業因故生三有耶無因耶我時答言婆羅門此二法盧迦耶陁非我法耶
바라문이 다시 나에게 물어 말하였다.
‘고타마여, 일체법이 자기 모양과 같은 모양에 떨어진 것인가?’
나는 그때 대답하여 말하였다.
‘바라문이여, 이는 로가야타요, 나의 법이 아니다.
바라문이여, 다만 심(心)과 의(意)와 의식(意識)이 외물(外物)에 집착함이 있으면 모두 이 로가야타요, 나의 법이 아니다.’
010_0875_c_18L婆羅門復問我言瞿曇一切法墮自相耶同相耶我時答言婆羅門此是盧迦耶陁非我法婆羅門但有心意識執著外物皆是盧迦耶陁非我法耶
010_0876_a_02L대혜여, 로가야타인 바라문은 또한 나에게 물어 말하였다.
‘고타마여, 혹 어떤 법이 로가야타 아닌 것이 있는가? 고타마여, 일체 외도가 여러 가지 명자와 글귀와 인(因)과 비유를 건립하여 말한 것은 모두 우리의 법이다.’
010_0875_c_22L大慧盧迦耶陁婆羅門復問我言瞿曇頗有法非盧迦耶陁耶瞿曇一切外道建立種種名字章句因譬喩說者皆是我
나는 그때 대답하여 말하였다.
“바라문이여, 법이 그대의 법 아님이 있으며, 건립하지 않은 것도 아니며, 또한 여러 가지 명자와 글귀를 말하지 않은 것도 아니며, 또한 뜻에 의하고 뜻에 의하여 말하지 아니함도 아니지만, 로가야타가 건립한 법은 아니다.
010_0876_a_03L我時答言婆羅門有法非汝法不建立亦非不說種種名字章句非不依義依義說而非盧迦耶陁建立法
바라문이여, 법에는 로가야타가 아님이 있다.
저 법은 모든 외도나 그대도 요달하여 알지 못할 것이니, 허망하게 바깥 진실 아닌 법과 분별과 희론에 집착하였기 때문이다.
010_0876_a_06L婆羅門有法非盧迦耶陁以彼諸法一切外道乃至於汝不能了知以妄執著外不實法分別戲論故
어떤 것을 분별하는 마음을 멀리 떠난 것이라 하는가? 있음과 없음이란 자심에서 나타난 모양임을 관찰하여 여실히 깨달음이니, 그러므로 일체 분별을 내지 아니하며, 바깥 모든 경계인 법을 취하지 아니하여 분별하는 마음이 쉬고, 스스로 머무를 곳인 고요한 경계에 머무르니, 이를 로가아탸가 아니라고 이름한다. 이는 나의 말하는 법이요, 그대의 말함은 아니다.
010_0876_a_08L者是謂遠離分別心觀察有無自心見相如實覺知是故不生一切分別不取外諸境界法故分別心息住自住處寂靜境界是名非盧迦耶陁我論法非汝論耶
바라문이여, 스스로 머무를 곳에 머무르는 것이란 불생불멸(不生不滅)이니, 불생불멸이란 것은 분별하는 마음을 내지 않는 것이다.
바라문이여, 이를 로가야타가 아니라고 이름한다.
010_0876_a_13L婆羅門住自住處者不生不滅故不生不滅者不生分別心故婆羅門是名非盧迦耶陁
바라문이여, 간략하게 말하건대 어떠한 곳이 식(識)이 행하지 아니하며, 취하지 아니하며, 물러가지 아니하며, 구하지 아니하고 생하지 아니하며, 집착하지 아니하며, 좋아하지 아니하며, 보이지 아니하며, 보지 아니하며, 머무르지 아니하며, 부딪히지 아니함이 머무름이 된다고 함이니, 이름은 다르나 뜻은 같다.
바라문이여, 여러 가지 모양에 집착함, 자아(自我)가 애착인 모든 인(因)에 화합한 것은 이 바라문인 로가야타의 법이요, 나의 법이 아니다.’
010_0876_a_15L婆羅略說言之以何等處識不行不取不退不求不生不執著不樂不見不睹不住不觸是名爲住名異義一羅門執著種種相自我和合愛著諸是婆羅門盧迦耶陁法非我法耶
대혜여, 로가야타의 바라문이 나의 처소에 와서 이러한 법을 묻기에, 나는 그때 그에게 대답하였다.
‘바라문이여, 아까 말한 바와 같다.’
그때 바라문은 말 없이 가면서, 나에게 참다운 법[眞法]을 건립함을 묻지 아니하였다.
010_0876_a_20L大慧盧迦耶陁婆羅門來詣我所問如是法我時答彼婆羅門如向所說
010_0876_b_02L그때 바라문은 마음속으로 이러한 생각을 하기를, ‘이는 사문(沙門)이며 석자(釋子)는 우리 법엔 등졌으니 이는 참으로 불쌍하다. 그는 일체법에 인(因)이 없고, 연(緣)이 없고, 생(生)하는 모양이 없다고 말하면서, 자심의 분별로 나타난 법으로, 만약 능히 자심의 나타난 모양임을 깨달으면, 분별하는 마음이 없어진다’라고 하였다.
010_0876_a_22L時婆羅門默然而去而不問我建立眞法時盧迦耶陁婆羅門心作是念此沙門釋子外於我法是可憐愍一切法無因無緣無有生相惟說自心分別見法若能覺知自心見相分別心滅
대혜여, 그대는 지금 나에게 ‘무슨 까닭으로 로가야타의 여러 가지 변설을 친근ㆍ공양ㆍ공경하면 그 사람은 다만 욕미(欲味)만을 섭수하고 법미(法味)를 섭수함이 아니라고 합니까’라고 묻는가?
010_0876_b_05L大慧汝今問我何故盧迦耶陁種種辯說親近供養恭敬彼人但攝欲味不攝法味
대혜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식구(食句)라 이름하며, 어떤 것을 법구(法句)라 이름합니까?”
부처님께서 대혜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훌륭한 대혜여, 그대는 능히 미래 중생을 위하여 여래에게 이와 같은 두 뜻을 묻는구나.
착하다. 대혜여,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 그대를 위하여 말할 것이다.”
대혜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어지신 세존이시여, 가르치심을 잘 받겠습니다.”
010_0876_b_07L大慧白佛言何者名食句義何者名法句義告大慧善哉善哉善哉大慧汝能爲於未來衆生諮問如來如是二義哉大慧諦聽諦聽我爲汝說大慧白佛言善哉世尊唯然受教
부처님께서 대혜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이 식(食)이 되는가? 식미(食味)와 촉미(觸味)이니, 구할 방편을 좋아하여 공교로움과 아첨으로 맛을 붙여 바깥 경계에 집착함이니, 이와 같은 법들은 이름은 다르나 뜻은 같으니, 능히 둘이 없는 경계인 법문의 뜻[義]에 들어가지 못한 까닭이다.
010_0876_b_12L佛告大慧何者爲食謂食味觸味樂求方便巧諂著味執著外境如是等法名異義以不能入無二境界法門義故
대혜여, 또한 식(食)이라고 이름한 것은 사견(邪見)에 의하여 음(陰)ㆍ유(有)의 갈래가 생겨 생(生)ㆍ노(老)ㆍ병(病)ㆍ사(死)와 우(憂)ㆍ비(悲)ㆍ고(苦)ㆍ뇌(惱)를 떠나지 못하여 애착이 유(有)에서 나니, 이러한 법들을 식(食)이 된다고 이름한다.
그러므로 나와 일체 부처님께서는 저 로가야타의 바라문을 친근ㆍ공양하는 것은 식미만을 얻고, 법미는 얻지 못한다고 말한다.
010_0876_b_15L大慧名爲食者依於邪見生陰有不離生老病死憂悲苦惱愛生於如是等法名之爲食是故我及一切諸佛說彼親近供養盧迦耶陁婆羅門者名得食味不得法味
010_0876_c_02L대혜여, 어떤 것이 법미(法味)가 되는가? 여실히 두 가지 무아(無我)를 알아서 인무아(人無我)와 법무아(法無我)의 모양을 보았기 때문에, 그러므로 분별하는 상(相)을 내지 아니하며, 여실히 모든 지위의 상상(上上) 지혜를 능히 알기 때문에, 그 때는 능히 심(心)ㆍ의(意)ㆍ의식(意識)을 떠나서 여러 부처님의 지혜와 지위를 주시는 땅에 들어가서 모든 구가 다한 곳[無盡句]을 섭취하며, 여실히 일체 부처님의 자재(自在)한 곳을 능히 알 것이니, 법미가 된다고 이름한다. 그는 일체 사견(邪見)과 희론 분별인 두 변(邊)에 떨어지지도 않는다.
010_0876_b_20L大慧者爲法味謂如實能知二種無我見人無我法無我相是故不生分別之相如實能知諸地上上智故爾時能離心意識入諸佛智受位之地攝取一切諸句盡處如實能知一切諸佛自在之處名爲法味不墮一切邪見戲論分別二邊
대혜여, 외도의 설법은 흔히 중생으로 하여금 두 변에 떨어지게 아니할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대혜여, 외도들은 흔히 단(斷)과 상(常)을 말하니, 인(因)이 없기 때문에 상견(常見)에 떨어지며 인(因)이 멸함을 봄으로 단견(斷見)에 떨어진다.
010_0876_c_04L大慧外道說法多令衆生墮於二邊不令智者墮於二邊何以故大慧諸外道等多說斷以無因故墮於常見見因滅故墮於斷見
대혜여, 내가 말한 여실견(如實見)은 생멸(生滅)에 집착하지 않음이니, 그러므로 나는 법미가 된다고 말한다.
대혜여, 이것을 내가 말한 식미와 법미라고 이름함이다.
대혜여, 그대와 여러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이 법을 배울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0_0876_c_08L大慧我說如實見不著生滅是故我說名爲法味大慧是名我說食味法味大慧汝及諸菩薩摩訶薩當學此法爾時世尊重說偈言

나는 중생을 섭취(攝取)하는데
계(戒)로서 모든 악을 항복 받고
지혜로 사견(邪見)을 없애니
3해탈이 증장(增長)하네.
010_0876_c_11L我攝取衆生
依戒降諸惡
智慧滅邪見
三解脫增長

외도의 허망하게 말함은
모두 세속에서 논함이니,
사견의 인과(因果)로서
정견(正見)없이 세운 말이었네.
010_0876_c_13L 外道虛妄說
皆是世俗論
以邪見因果
無正見立論

내가 건립한 법이란
허망한 인연의 견해를 떠나서
제자를 위해 말함이며
세속 법을 떠난 것이네.
010_0876_c_14L 我立建立法
離虛妄因見
爲諸弟子說
離於世俗法

마음 뿐이요, 바깥 법이 없으니
2변(邊)의 마음인
능취(能取)와 가취(可取)가 없는 법으로
단상(斷常)의 견해 떠났다네.
010_0876_c_15L惟心無外法
以無二邊心
能取可取法
離於斷常見

마음이 행하는 곳이란
모두 세속에서 논함이니,
만약 자심(自心)을 관찰하면
모든 허망함을 보지 않으리.
010_0876_c_17L 但心所行處
皆是世俗論
若能觀自心
不見諸虛妄

오는 것은 인(因)의 생함을 본 것이며
가는 것은 과(果)의 멸함을 본 것이니,
여실히 거래(去來)를 알아서
허망을 분별 아니하리.
010_0876_c_18L 來者見因生
去者見果滅
如實知去來
不分別虛妄

상(常)과 무상(無常)과 짓는 것을
피차(彼此)의 물건으로 여기지 말 것이니,
이와 같은 모든 법은
모두 세속론이라네.
010_0876_c_19L常無常及作
不作彼此物
如是等諸法
皆是世俗論

6. 열반품(涅槃品)
010_0876_c_21L入楞伽經涅槃品第六

그때 거룩한 대혜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열반을 말씀하신 바와 같이 열반이란 것은 어떠한 법들로서 열반이라 이름합니까?
외도들도 각각 열반을 허망하게 분별하였습니다.”
010_0876_c_22L爾時聖者大慧菩薩白佛言世尊佛所言涅槃涅槃者以何等法名爲涅槃而諸外道各各虛妄分別涅槃
010_0877_a_02L부처님께서 대혜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대혜여,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말하리라.
모든 외도들은 허망하게 열반의 모양을 분별하니, 저와 같은 외도의 분별하는 바는 이 열반이 아니다.”
대혜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어지신 세존이시여, 가르치심을 잘 받겠습니다.”
010_0877_a_02L佛告大慧菩薩言善哉善哉善哉大諦聽諦聽當爲汝說諸外道等虛妄分別涅槃之相如彼外道所分別者無是涅槃大慧白佛言善哉世尊唯然受教
부처님께서 대혜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외도는 모든 경계를 싫어하며, 음(陰)ㆍ계(界)ㆍ입(入)을 보고 모든 법의 무상(無常)한 것을 없애고, 심(心)과 심수(心數)법이 나지 않으며, 현전(現前)에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즐거운 경계도 생각하지 아니하여 모든 음(陰)이 없어진 곳은 등불이 꺼지고, 여러 가지 바람도 그침과 같아서 모든 상(相)을 취하여 망상(妄想)으로 분별하지 않는 것을 열반이 된다고 이름한다.
010_0877_a_07L佛告大慧有諸外道厭諸境界見陰入滅諸法無常心心數法不生現前以不憶念過去未來現樂境界諸陰盡處如燈火滅種種風止不取諸相妄想分別名爲涅槃
대혜여, 저 외도는 이와 같은 법을 보고 열반이라는 생각을 낸 것이요, 견(見)이 없어지므로 열반이 된다고 이름하는 것은 아니다.
대혜여, 혹 어떤 외도는 방(方)으로부터 방(方)에 이르는 것을 열반이 된다고 이름한다.
010_0877_a_11L大慧而彼外道見如是法生涅槃心非見滅故名爲涅槃大慧或有外道從方至方名爲涅槃
대혜여, 또한 어떤 외도는 모든 경계가 바람과 같다고 분별하니, 그러므로 분별이 열반이 된다고 이름한다.
대혜여, 또한 어떤 외도는 말하기를, 능견(能見)과 소견(所見)인 경계를 보지 아니하여 없어지지 않음[不滅]이 열반이 된다고 이름한다.
010_0877_a_14L大慧復有外道分別諸境如風是故分別名爲涅槃大慧復有外道作如是說不見能見所見境界不滅名爲涅槃
대혜여, 또한 어떤 외도는 이와 같은 말을 하기를, 분별로서 여러 가지 다른 모양을 보기 때문에, 능히 모든 괴로움이 생하고, 자심의 견해로서 허망하게 일체 모든 상(相)을 분별함이라 하여 모든 상을 두려워하고, 모양이 없는 것[無相]을 보고 깊은 마음으로 좋아하여 열반이라는 생각을 낸다.
010_0877_a_17L復次大慧復有外道作如是說不見分別見常無常名爲涅槃復次大慧復有外道作如是言分別見諸種種異相能生諸苦以自心見虛妄分別一切諸相怖畏諸相見於無相深心愛樂生涅槃想
010_0877_b_02L대혜여, 또한 어떤 외도는 일체법의 자기 모양과 같은 모양을 보고, 멸(滅)한다는 생각을 내지 않으며,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법이 있는 것이라고 분별하여 열반이 된다고 이름한다.
대혜여, 또한 어떤 외도는 아(我), 인(人), 중생(衆生), 수명(壽命), 수자(壽者)의 모든 법이 멸하지 아니함을 보고, 허망하게 분별하여 열반이 된다고 이름한다.
010_0877_a_22L復次大慧復有外道見一切法自相同相不生滅想分別過去未來現在諸法是有名爲涅槃復次大慧復有外道見我人衆生壽命壽者諸法不虛妄分別名爲涅槃
대혜여, 또한 다른 외도는 지혜가 없으므로 보는 바 자성(自性)과 사람의 수명(壽命)이 전변(轉變)한다고 분별하고, 전별함을 분별하여 열반이 된다고 이름한다.
대혜여, 어떤 다른 외도는 이와 같은 말을 하기를, 죄(罪)가 다하므로 복덕(福德)도 또한 다하는 것이 열반이 된다고 이름한다.
010_0877_b_04L復次大慧餘外道無智慧故分別所見自性命轉變分別轉變名爲涅槃復次有餘外道說如是言罪盡故福德亦盡名爲涅槃
대혜여, 어떤 다른 외도는 말하기를, 번뇌가 다하여 지혜에 의지하므로 열반이 된다고 이름한다.
대혜여, 다른 외도는 이와 같은 말을 하기를, 중생을 자재천(自在天)이 만들어냄을 보았다고 하여, 허망하게 분별하여 열반이 된다고 이름한다.
010_0877_b_08L復次大慧有餘外道煩惱盡依智故名爲涅槃復次有餘外道說如是言見自在天造作衆生虛妄分別名爲涅槃
대혜여, 어떤 다른 외도는 말하기를, 모든 중생은 번갈아 함께 하는 인[共因]으로 난 것이요, 다른 인(因)으로 지어진 것이 아니라고 하니, 저와 같은 외도는 인(因)에 집착하여,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고, 어리석고 어두워서 허망하게 분별하여 열반이 된다고 이름한다.
010_0877_b_11L復次有餘外道言諸衆生迭共因生非餘因作如彼外道執著於因不知不愚癡闇鈍虛妄分別名爲涅槃
대혜여, 어떤 다른 외도는 말하기를, 진체의 도를 증득하였다고 하여, 허망하게 분별하여 열반이 된다고 이름한다.
대혜여, 어떤 다른 외도는 이와 같은 말을 하기를, 지음[作]과 짓는 바[所作]가 있어서 함께 화합하였다고 하여, 같음과 다름과 갖춤과 갖추지 못함을 보고 허망하게 분별하여 열반이 된다고 이름한다.
010_0877_b_14L大慧有餘外道說證諦道虛妄分名爲涅槃復次大慧有餘外道作如是言有作所作而共和合見一異俱不俱虛妄分別名爲涅槃
대혜여, 어떤 다른 외도는 말하기를, 일체법이 자연히 생기는 것이 요술쟁이가 여러 가지 형상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다고 하여, 여러 가지 보배와 가시[棘] 등인 물건이 자연히 나는 것을 보고 허망하게 분별하여 열반이 된다고 이름한다.
대혜여, 어떤 다른 외도는 말하기를, 만물(萬物)이 때[時]로 짓는 것이라 하여 시절임을 깨달아 알고, 허망하게 분별하여 열반이 된다고 이름한다.
010_0877_b_18L復次有餘外道言一切法自然而生如幻師出種種形像見種種寶棘刺等物自然而生虛妄分別名爲涅槃復次大慧有餘外道言諸萬物皆是時覺知唯時虛妄分別名爲涅槃
대혜여, 어떤 다른 외도는 말하기를, 물건이 있는 것을 보며 물건이 없는 것을 봄으로, 있고 없는 물건을 보는 것이라 하여 이와 같이 분별하여 열반이 된다고 한다.
010_0877_b_23L復次大慧有餘外道言見有物見無物見有無物如是分別名爲涅槃
010_0877_c_02L대혜여, 다른 법과 지혜를 내세우는 이가 말하기를, 여실히 보는 것은 오직 자심이라 하여, 바깥 모든 경계를 취하며 집착하지 아니하고, 네 가지 법[四種法]을 떠나며 일체법이 저[彼]와 저의 법이 같음을 보고 자심의 분별하는 상을 보지 않으며,
010_0877_c_02L復次大慧餘建立法智者說言如實見者唯是自而不取著外諸境界離四種法一切法如彼彼法住不見自心分別之相
2변(邊)에 떨어지지 아니하고 능취(能取)와 가취(可取)의 경계를 보지 아니하며, 세간은 일체 진실이 아님을 내세우며, 여실법(如實法)에 어리석은 것임을 보고, ‘모든 법을 취하지 아니함을 진실이 된다’라고 이름하며,
010_0877_c_06L不墮二邊不見能取可取境界見世閒建立一切不實迷如實法不取諸法名之爲實
자신이 거룩한 지혜를 증득함으로서 여실히 두 가지 무아[二無我]를 알고 두 가지 번뇌의 때[垢]를 떠나서, 2장(障)이 청정하며, 여실히 상상(上上) 지위의 모양을 능히 알고, 여래 지위에 들어가서 여환삼매(如幻三昧)를 얻고, 심(心)ㆍ의(意)ㆍ의식(意識)을 멀리 떠나서 이와 같은 등의 견(見)을 분별하여 열반이 된다고 이름한다.
010_0877_c_08L以自內身證聖智法如實而知二種無我離於二種諸煩惱垢淸淨二障如實能知上上地相入如來地得如幻三昧遠離心意識分別如是等見名爲涅槃
대혜여, 또한 어떤 외도는 사견(邪見)의 각관(覺觀)으로 모든 논(論)을 말하기를, 여실한 정법(正法)으로 더불어 상응(相應)하지 못하니, 지혜 있는 자는 꾸지람이 될 것을 멀리 떠난다고 한다.
대혜여, 이와 같은 외도들은 모두 2변(邊)에 떨어져서 허망하게 분별하므로 진실한 열반이 아니다.
010_0877_c_12L復有諸外道等邪見覺觀而說諸不與如實正法相應而諸智者遠離訶嘖大慧如是等外道皆墮二邊虛妄分別無實涅槃
대혜여, 일체 외도는 이와 같이 열반을 허망하게 분별하기 때문에 세간에 머무르는 사람도 없으며, 열반에 드는 사람도 없으니, 무슨 까닭인가? 일체 외도는 자심(自心)의 논(論)에 의하여 허망하게 분별하므로 여실한 지혜가 없으니, 저와 같은 외도의 제 마음에서 분별함은 이와 같은 법이 없으며, 가고 오며 요동하여 이와 같은 외도의 열반은 없는 것이다.
010_0877_c_16L大慧一切外道如是虛妄分別涅槃無人住世閒無人入涅槃何以故一切外道依自心論虛妄分別無如實智如彼外道自心分別無如是法去來搖動無有如是外道涅槃
대혜여, 그대와 일체 모든 보살들은 마땅히 일체 외도의 허망한 열반을 멀리 떠날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0_0877_c_21L大慧汝及一切諸菩薩應當遠離一切外道虛妄涅槃時世尊重說偈言

외도는 열반이란 견해로
각각 분별을 일으키니,
모두 심상(心相)으로부터 생함이요
해탈 방편은 없는 것이네.
010_0877_c_23L外道涅槃見
各各起分別
皆從心相生
無解脫方便
010_0878_a_02L
능박(能縛)과 소박(所縛)을 떠나지 못하고
모든 방편을 멀리 떠나서
스스로 해탈인양 생각하나
실로 해탈은 없으리라.
010_0878_a_02L 不離縛所縛
遠離諸方便
自生解脫想
而實無解脫

외도의 내세우는 법이란
뭇 지혜로 제각기 달리 취함이니,
그는 모두 해탈이 아니요
어리석은 허망한 분별이네.
010_0878_a_03L 外道建立法
衆智各異取
彼悉無解脫
愚癡妄分別

일체 어리석은 외도는
지음과 짓는 바를 허망하게 보고,
그러므로 해탈이 없으면서
유무(有無)법을 말한다네.
010_0878_a_04L一切癡外道
妄見作所作
是故無解脫
以說有無法

범부는 희론만을 좋아하여
진실한 지혜는 듣지 않고
3계(界)의 근본은 여실한 지혜로
고(苦)를 없앤 것이라고 말하니,
010_0878_a_06L 凡夫樂戲論
不聞眞實慧
言語三界本
如實智滅苦

비유컨대 거울 속의 모양이
비록 보이나 있지 않음과 같아서
훈습의 거울에 마음이 나타나는데
범부는 둘이 있다고 말하네.
010_0878_a_07L 譬如鏡中像
雖見而非有
熏習鏡心見
凡夫言有二

유심(唯心)으로 보여짐을 알지 못하여
그러므로 둘이라 분별하니,
마음뿐임을 여실히 알면
분별은 곧 나지 않으리.
010_0878_a_08L不知唯心見
是故分別二
如實知但心
分別則不生

마음은 갖가지로 이름하나
능견(能見)과 가견(可見)을 떠났으며
보이는 상도 볼 수 없거늘
범부는 허망하게 분별한다네.
010_0878_a_10L 心名爲種種
離能見可見
見相無可見
凡夫妄分別

3유(有)도 오직 망상(妄想)이며
바깥 경계도 실로 없건만,
망상으로 갖가지 보는 것을
범부는 그를 알지 못하네.
010_0878_a_11L 三有惟妄想
外境界實無
妄想見種種
凡夫不能知

경(經) 마다 분별로서
여러 가지 다른 명자(名字)를 말했으나,
그 언어(言語)를 떠난 법이어서
말할 수도 얻을 수도 없는 것이다.
010_0878_a_12L經經說分別
種種異名字
離於言語法
不說不可得

7. 법신품(法身品)
010_0878_a_14L入楞伽經法身品第七

그때 거룩한 대혜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는 당신의 증득하신 바 안으로 깨달아 아시는 법을 말씀하시기 원하옵니다.
어떠한 법을 법신(法身)이라 이름합니까? 저희와 일체 보살이 여래 법신의 모양[法身相]을 잘 알면, 자신과 다른 이까지도 함께 의심이 없는 데에 들어갈 것입니다.”
010_0878_a_15L爾時聖者大慧菩薩白佛言世尊正遍知惟願演說自身所證內覺知法以何等法名爲法身我及一切諸菩薩等善知如來法身之相身及他俱入無疑
부처님께서 대혜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훌륭한 대혜여, 그대의 의심되는 바를 뜻대로 묻거라. 그대를 위하여 분별해 주리라.”
대혜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지신 세존이시여, 가르치심을 잘 받겠습니다.”
010_0878_a_20L佛告大慧菩薩言善哉善哉善哉大慧汝有所疑隨意所問爲汝分別大慧白佛言善哉世唯然受教
010_0878_b_02L또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의 법신(法身)은 짓는 법[作法]입니까? 짓지 않는 법입니까?
인(因)입니까? 과(果)입니까? 능견(能見)입니까? 소견(所見)입니까? 말함입니까? 말할 바입니까?
지혜입니까? 지혜로 깨달을 바입니까?
이와 같은 말과 구절[句]는 여래의 법신과 다른 것입니까? 다르지 않은 것입니까?”
010_0878_a_23L卽白佛言世尊如來正遍知法身者爲作法耶非作法耶爲是因耶爲是果耶爲能見耶爲所見耶爲是說耶爲可說耶爲是智耶智所覺耶如是等辭句如來法身爲異耶爲不異耶
부처님께서 대혜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의 법신 모양이라고 하는 이러한 말과 구절은 짓는 법이 아니며, 짓지 않는 법도 아니며, 인(因)도 아니며, 과(果)도 아니니, 무슨 까닭인가? 2변(邊)은 허물이 있기 때문이다.
010_0878_b_05L佛告大慧如來遍知法身之相如是辭句等非作法非不作法非因非果何以故以二邊有過故
대혜여, 만약 여래를 짓는 법이라 말한다면, 이는 무상(無常)이니, 만약 무상이라면 일체 작법도 마땅히 여래일 것이다. 그러나 불(佛)ㆍ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는 이 작법을 허가하지 아니하신다.
010_0878_b_08L大慧若言如來是作法者是則無常若無常者一切作法應是如而佛如來正遍知不許此法
대혜여, 만약 여래 법신이 짓는 법이 아니라면 이는 몸이 없음이니, 한량없는 공덕과 일체의 행(行)을 수행하였다고 말한 것은 곧 허망한 것이다.
대혜여, 만약 짓는 것이 아니라면, 마땅히 토끼 뿔이나 돌계집과 같아서 짓는 인(因)이 없기에 또한 몸도 없을 것이다.
010_0878_b_10L若如來法身非作法者則是無身言有修行無量功德一切行者則是虛妄大慧若不作者應同兔角石女兒等以無作因亦無身故
대혜여, 만약 법이 인(因)도 아니며, 과(果)도 아니며 있는 것도 아니며, 없는 것도 아니라면, 저 법체(法體)는 네 가지 상(相)을 떠난 것이다.
대혜여, 저 네 가지 법은 세간(世間)의 언설이라 이름한다.
010_0878_b_14L大慧若法非因非果非有非無而彼法體離四種相大慧彼四種法名世閒言說
대혜여, 만약 법이 네 가지 법을 떠난 것이라면, 저 법은 다만 명자만 있는 것이 돌계집과 같다.
대혜여, 돌계집 등은 명자와 글귀의 법일 뿐이니, 말하건대 4법과 같다.
만약 4법에 떨어지는 것이라면 지혜 있는 자는 취하지 않으니, 이와 같이 일체 ‘여래를 묻는 어구’를 지혜 있는 자는 마땅히 알아야 한다.”
010_0878_b_16L若法離於四種法者彼法但有名字如石女兒大慧石女兒等惟是名字章句之法說同四法若墮四法者則智者不取如是一切問如來句者應知
부처님께서 또한 대혜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일체 모든 법이 무아(無我)임을 말하리니, 그대는 무아의 이치를 잘 들어라.
무아는 안 몸[內身]이 무아이니, 그러므로 무아이다.
대혜여, 일체 모든 법에 자기 몸[自身]이 있고, 다른 몸[他身]이 없는 것인가? 그것은 소와 말과 같다.
010_0878_b_21L佛復告大慧我說一切諸法無我汝當諦聽無我之義夫無我者內身無我是故無我大慧一切諸法自身爲有他身爲無如似牛馬
010_0878_c_02L대혜여, 비유컨대 소의 몸은 말의 몸이 아니며, 말은 또한 소가 아니니, 그러므로 있다 없다고 말할 수 없지만, 저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혜여, 일체 모든 법도 또한 이와 같아서 체상(體相)이 있는 것도 아니며, 없는 것도 아니지만, 어리석은 범부는 모든 법의 무아(無我)인 체상을 알지 못하니, 분별하는 마음 때문이요, 분별 아니하는 마음은 아니다.
010_0878_b_24L大慧譬如牛身非是馬身馬亦非牛是故不得言有言無而彼自體非是無耶大慧一切諸法亦復如是非無體相有自體相愚癡凡夫不知諸法無我體相以分別心非不分別心
대혜여, 이와 같아서 일체법이 공했으며, 일체법이 나지 않는 것[不生]이며, 일체법이 체상이 없는 것도 또한 그러하다.
대혜여, 여래 법신도 또한 이와 같아서, 5음(陰)에서 같음도 아니며 다름도 아니다.
010_0878_c_06L大慧是一切法空一切法不生一切法無體相亦爾大慧如來法身亦復如是於五陰中非一非異
대혜여, 여래 법신이 5음과 같다면, 곧 무상(無常)이니, 5음은 짓는 바 법이기 때문이다.
대혜여, 여래 법신이 5음과 다르다면, 곧 두 법이 있어서 체상이 같지 아니함이 소의 두 뿔이 서로 같아서 다르지 아니하나, 별개의 자체가 있어서 길고 짧음이 다른 것과 같을 것이다.
010_0878_c_09L大慧如來法身五陰一者則是無常以五陰是所作法故大慧如來法身五陰異者則有二法不同體相如牛二角相似不異見有別體長短似異
대혜여, 만약 이와 같을진대 일체 모든 법이 마땅히 다른 모양이 없으면서 다른 모양이 있음이 소의 왼쪽 뿔이 오른쪽 뿔과 다르며, 오른쪽 뿔이 왼쪽 뿔과 다른 것과 같다. 이와 같은 길고 짧은 것이 서로 상대하여 각각 다르며, 색(色)의 여러 가지가 서로 차별됨과 같다.
010_0878_c_13L大慧若如是一切諸法應無異相而有異相如牛左角異右角右角異左角如是長短相待各別如色種種彼此差別
대혜여, 이와 같이 여래 법신의 모양은 5음에서 같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며 다르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요, 해탈에서도 같다고 말하지 못하며 다르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요. 열반에서도 같다고 말하지 못하며 다르다고 말할 수 없어서, 이와 같이 해탈에 의하므로 여래 법신의 모양이라고 말한다.
010_0878_c_16L大慧是如來法身之相於五陰中不可說一不可說異於解脫中不可說一不可說異於涅槃中不可說一不可說如是依解脫故說名如來法身之
대혜여, 만약 여래 법신이 해탈과 다르다면, 곧 색상(色相)과 같아서 바로 무상(無常)할 것이요, 만약 여래 법신이 해탈과 다르지 않다면, 곧 능증(能證)과 소증(所證)의 차별이 없을 것이다.
대혜여, 수행하는 자는 곧 능증과 및 소증을 보기 때문에 그러므로 같음[一]이 아니다.
대혜여, 이와 같이 알 수 있는 경계는 같음도 다름도 아님을 알아야 한다.
010_0878_c_21L大慧若如來法身異解脫者則同色相則是無常若如來法身不異解脫者則無能證所證差別大慧而修行者則見能證及於所證是故非一大慧如是知於可知境界非一非異
010_0879_a_02L대혜여, 만약 법이 항상되는 것도 아니며, 항상됨이 없는 것도 아니라면 인(因)도 아니며 과(果)도 아니요, 유위(有爲)도 아니며 무위(無爲)도 아니요, 각(覺)도 아니며 불각(不覺)도 아니요, 능견(能見)도 아니며 가견(可見)도 아니요, 음(陰)ㆍ계(界)ㆍ입(入)을 떠난 것도 아니며, 음ㆍ계ㆍ입에 나아가는 것[卽]도 아니요, 명(名)도 아니며 경계도 아니요, 같음도 아니며 다름도 아니요, 상속(相續)도 아니며 상속 아님도 아니요, 일체 모든 법을 벗어난 것이다.
010_0879_a_02L大慧若法非常非無常非因非果有爲非無爲非覺非不覺非能見非可見非離陰入非卽陰非名非境界非一非異非俱非不俱非相續非不相續過一切諸法
만약 모든 법을 벗어났다면 그 이름만 있을 뿐이요, 만약 다만 그 이름만 있다면, 저 법은 생(生)함이 아닐 것이니, 생함이 아니므로 저 법은 멸함도 아니다.
멸함이 아니므로 저 법은 허공과 같아서 평등하다.
010_0879_a_07L若過諸法但有其名若但有名彼法不生以不生故彼法不滅以不滅故彼法則如虛空平等
대혜여, 허공은 인(因)도 아니며 과(果)도 아니다. 만약 법이 인도 아니며 과도 아니라면 저 법은 가히 관찰할 수 없을 것이요, 가히 관찰할 수 없다면 저 법은 모든 희론을 벗어난 것이요, 만약 일체 희논을 벗어낫다면 여래 법신이라 이름할 것이니, 이를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의 법신의 모양이라 이름할 것이다. 그 일체 모든 근(根)과 경계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0_0879_a_10L大慧虛空非因非果若法非因非果者彼法則爲不可觀察可觀察者彼法過諸一切戲論若過一切諸戲論者名如來法身大慧名如來正遍知法身之相以過一切諸根境界故爾時世尊重說偈言

모든 법과 근(根)을 떠나서
과(果)도 아니며 인(因)도 아니고,
이미 각(覺)ㆍ소각(所覺)을 떠났으며,
능견(能見)과 가견(可見)을 떠났다네.
010_0879_a_15L離諸法及根
非果亦非因
已離覺所覺
離能見可見

모든 인연과 5음(陰)에서
부처님께서 보는 법이 없으니,
만약 보는 법 없다면
어떻게 분별한다고 하겠는가.
010_0879_a_17L 諸緣及五陰
佛無有見法
若無有見法
云何而分別

지음도 지음 아님도 아니며
인(因)도 또한 과(果)도 아니요
음(陰)도 음을 떠남도 아니며,
또한 딴 곳에 있지도 않으니,
010_0879_a_18L 非作非不作
非因亦非果
非陰非離陰
亦不在餘處

어떠한 마음으로 분별하겠는가.
분별로는 능히 보지 못할 것이며,
저 법은 없는 것도 아니어서
모든 법은 법 그대로일 뿐이네.
010_0879_a_19L何等心分別
分別不能見
彼法非是無
諸法法自爾

먼저 있음으로서 없다고 말하고
먼저 없음으로서 있다고 말한 것이니,
그러므로 없다고도 말할 수 없고
또한 있다고도 말하지 못하리.
010_0879_a_21L 先有故言無
先無故言有
是故不說無
亦不得說有

아(我)와 무아(無我)에 어리석어
단지 음성에만 집착하니
그는 2변(邊)에 떨어져서
허망한 말로 세간을 망치네.
010_0879_a_22L 迷於我無我
但著於音聲
彼墮於二邊
妄說壞世閒

일체 모든 허물을 떠나면
나의 법을 곧 볼 것이니,
이는 바른 견해라서
부처님 비방하지 아니하리.
010_0879_a_23L離諸一切過
則能見我法
是名爲正見
不謗於諸佛
010_0879_b_02L
그때 거룩하신 대혜 보살은 또한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원하오니 세존께서는 저희를 위하여 해설해 주십시오.
여래께서는 곳곳에서 말씀하시기를, ‘모든 법이 생(生)하지 않으며, 멸하지 않는다’라고 하셨습니다.
010_0879_b_02L爾時聖者大慧菩薩復白佛言世尊惟願世尊爲我解說惟願善逝爲我解說如來處處說言諸法不生不滅
세존께서는 또한 말씀하시기를, ‘생하지 않으며 멸하지 않는 것이 여래 법신이라고 이름함이니, 그러므로 생하지 않으며 멸하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신 ‘생하지 않으며 멸하지 않는다’는 것은 없는 법이기 때문에 생하지 않으며 멸하지 않는다고 이름한 것입니까? 여래의 딴 이름으로서 생하지 않으며 멸하지 않는 것이라 한 것입니까? 그러나 부처님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모든 법이 생하지 않으며, 멸하지도 아니함은 있음과 없음의 법[有無法]을 건립함을 떠났기 때문이다’라고 하셨습니다.
010_0879_b_05L尊復言不生不滅者名如來法身言不生不滅世尊如來言不生不滅爲是無法故名不生不滅爲是如來異名不生不滅而佛如來常說法不生不滅以離建立有無法故
세존이시여, 만약 일체법이 생함이 아니라면, 이는 일체법이라 말하지 못할 것이니 일체법이 생하지 않는 까닭입니다.
만약 다른 법에 의하여 이러한 이름이 있다면, 세존께서는 마땅히 저희를 위하여 말씀하실 것입니다.”
010_0879_b_10L若一切法不生者此不得言一切以一切法不生故若依餘法有此名者世尊應爲我說
부처님께서 대혜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훌륭한 대혜여,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말하리라.”
대혜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어지신 세존이시여, 가르치심을 잘 받겠습니다.”
010_0879_b_13L佛告大慧菩薩言善哉善哉善哉大諦聽諦聽當爲汝說大慧菩薩白佛言善哉世尊唯然受教
부처님께서 대혜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여래 법신은 없는 물건도 아니며, 또한 인연에 의하여 있다고도 말하지 아니할 것이며, 또한 허망하게 ‘생함도 아니며 멸함도 아니다’라고 말함도 아니다.
010_0879_b_16L佛告大慧如來法身非是無物亦非一切法不生不滅亦不得言依因緣有亦非虛妄說不生不滅
대혜여, 내가 항상 불생불멸(不生不滅)이라 말한 것은 뜻대로 나는 몸[意生身]이라 이름함이다.
여래 법신은 외도와 성문과 벽지불의 경계가 아니며, 또한 7지(地)에 머무르는 보살의 경계도 아니다.
010_0879_b_19L大慧我常說言不生不滅者名意生身如來法身非諸外道聲聞辟支佛境界故住七地菩薩亦非境界
010_0879_c_02L대혜여, 내가 말한 불생불멸은 곧 여래의 다른 이름이다.
대혜여, 비유컨대 석제환인(釋提桓因)과 제석과 왕과 부란타라(不蘭陀羅)2), 손과 손톱과 신체와 땅과 먼지와 허공과 무애(無礙), 이와 같은 여러 가지 명호가 이름은 다르나 뜻은 한 가지이니, 많은 이름에 의하여 ‘많은 자체(自體)의 제석 등이 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010_0879_b_22L大慧我言不生不滅者如來異名大慧譬如釋提桓因帝釋不蘭陁羅手爪身體浮彌虛空無㝵如是等種種名號名異義一依多名言有多體帝釋等耶
대혜여, 나도 또한 이와 같아서, 사바세계에서 3아승지(阿僧祗) 백천(百千)의 명호가 있어, 범부는 비록 말하나 이것이 여래의 다른 이름임을 알지 못한다.
010_0879_c_03L大慧亦如是於娑婆世界中三阿僧祇百千名號凡夫雖說而不知是如來異
대혜여, 혹 어떤 중생은 여래를 아는 자도 있으며, 자재(自在)를 아는 자도 있으며, 일체지(一切智)를 아는 자도 있으며, 세간을 구함[救世間]을 아는 자도 있으며, 도자(導者)가 됨을 아는 자도 있으며, 장자(將者)가 됨을 아는 자도 있으며, 승자(勝者)가 됨을 아는 자도 있으며, 묘자(妙者)가 됨을 아는 자도 있으며, 세존을 아는 자도 있으며, 부처님을 아는 자도 있으며,
010_0879_c_06L大慧或有衆生知如來者有知自在者有知一切智者有知救世閒者有知爲導者有知爲將者有知爲勝有知爲妙者有知世尊者有知佛
우왕(牛王)을 아는 자도 있으며, 스승을 아는 자도 있으며, 선인(仙人)을 아는 자도 있으며, 범(梵)을 아는 자도 있으며, 나라연(那羅延)3)을 아는 자도 있으며, 승자(勝者)를 아는 자도 있으며, 가라라(迦羅羅)4)를 아는 자도 있으며, 구경(究竟)을 아는 자도 있으며, 아리타니미(阿梨陀尼彌)를 아는 자도 있으며,
010_0879_c_10L有知牛王者有知師子者有知仙人者有知梵者有知那羅延者有知勝者有知迦毘羅者有知究竟者知阿利咤尼彌者
달[月]을 아는 자도 있으며, 태양을 아는 자도 있으며, 바루나(婆樓那)5)를 아는 자도 있으며, 비야사(毘耶娑)6)를 아는 자도 있으며, 제석(帝釋)을 아는 자도 있으며, 힘(力)을 아는 자도 있으며, 바다를 아는 자도 있으며, 불생(不生)을 아는 자도 있으며, 불멸(不滅)을 아는 자도 있으며, 공(空)을 아는 자도 있으며, 진여(眞如)를 아는 자도 있으며, 실제(實際)를 아는 자도 있으며, 열반을 아는 자도 있으며,
010_0879_c_13L有知月者有知日有知婆樓那者有知毘耶娑者知帝釋者有知力者有知海者有知不生者有知不滅者有知空者有知眞如者有知實際者有知涅槃者
법계(法界)를 아는 자도 있으며, 법성(法性)을 아는 자도 있으며, 상(常)을 아는 자도 있으며, 평등을 아는 자도 있으며, 불이(不二)를 아는 자도 있으며, 무상(無相)을 아는 자도 있으며, 연(緣)을 아는 자도 있으며, 불체(佛體)를 아는 자도 있으며, 인(因)을 아는 자도 있으며, 해탈을 아는 자도 있으며, 도(道)를 아는 자도 있으며, 실체(實諦)를 아는 자도 있으며, 일체지(一切智)를 아는 자도 있으며, 의생신(意生身)을 아는 자도 있다.
010_0879_c_17L知法界者有知法性者有知常者知平等者有知不二者有知無相者有知緣者有知佛體者有知因者知解脫者有知道者有知實諦者知一切智者有知意生身者
010_0880_a_02L대혜여,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의 사바세계와 다른 세계에서 3아승지인 백천의 명호들은 더하지도 줄지도 아니하는데, 중생은 모두 ‘물 속의 달과 같이 들어가지도 나가지도 않은 것’으로 안다.
010_0879_c_22L大慧是等種種名號如來正遍知於娑婆世界及餘世界中三阿僧祇百千名號不增不減衆生皆知如水中月不入不出
그러나 범부는 깨닫지도 알지도 못하므로 2변(邊)이 상속(相續)하는 법에 떨어진다. 그러나 모두 나를 공경하며 공양한다.
010_0880_a_03L而諸凡夫不覺不知以墮二邊相續法中然悉恭敬供養於我
그리고 명자(名字)와 구의(句義)를 잘 알지 못하므로 차별상을 취하여 능히 스스로 알지 못하고, 명자에 집착하므로 허망하게 불생불멸을 분별하여 ‘없는 법이다’라고 이름하고, 여래의 명호가 차별한 모양이 인타라(因陀羅)7)와 제석과 왕과 부란타라(不蘭陀羅) 등과 같음을 알지 못하니, 능히 이름과 진실을 결정하지 못하고 명자와 음성을 따라 법을 취함도 또한 다시 이와 같다.
010_0880_a_04L而不善解名字句義取差別相不能自知執著名字故虛妄分別不生不滅名爲無法而不知是如來名號差別之相如因陁羅帝釋不蘭陁羅以不能決定名與眞實隨順名字音聲取法亦復如是
대혜여, 미래 세상에 어리석은 범부가 말하기를, ‘이름과 같아서 뜻도 또한 이와 같다. 그런데도 다른 이름에 뜻이 있음을 능히 알지 못하니, 무슨 까닭인가? 뜻은 체상(體相)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하며, 또한 말하기를, ‘명자와 음성에 다르지 않고 뜻이 있으니 명자와 음성이 곧 뜻이다. 무슨 까닭인가? 명자의 체상을 알지 못한 까닭이다’라고 한다.
010_0880_a_10L大慧於未來世愚癡凡夫說如是言如名義亦如是而不能知異名有義何以故以義無體相故復作是言不異名字音聲有名字音聲卽是義何以故不知名字體相故
대혜여, 저 어리석은 사람은 ‘음성이 곧 생이며 곧 멸이요, 뜻은 생멸이 아님’을 알지 못한다.
대혜여, 음성의 성질은 명자에 떨어짐이나 뜻은 한가지로 명자에 떨어지지 않으니, 유(有)ㆍ무(無)를 떠났기 때문이며, 생함이 없고 체(體)가 없기 때문이다.
010_0880_a_15L大慧彼愚癡人不知音聲卽生卽滅義不生滅故大慧音聲之性墮於名字而義不同墮於名字離有無故無生無體故
대혜여, 여래의 설법은 자기 음성에 의하여 말함이요, 모든 명자가 이 유(有)ㆍ무(無)임을 보지 않으므로 명자에 집착하지 않는다.
대혜여, 만약 사람이 명자에 집착하여 말하는 자는 그 사람은 잘 설법한다고 하지 못할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법은 명자가 없기 때문이다.
010_0880_a_18L大慧如來說法依自聲說不見諸字是有無故不著名字大慧若人執著名字說者人不名善說法者何以故法無名字
대혜여, 그러므로 나의 경(經) 가운데서 말하기를, ‘불(佛)ㆍ여래는 끝까지 한 자도 말하지 아니하였으며, 한 이름도 보이지 아니하였다’라고 하니, 무슨 까닭인가? 모든 법은 명자가 없으니 뜻에 의함이요, 말이 없으니 분별에 의하여 말함이다.
010_0880_a_22L大慧是故我經中說諸佛如來乃至不說一字不示一名何以故諸法無字依義無說依分別說故
010_0880_b_02L대혜여, 만약 설법하지 아니한다면 불ㆍ여래의 법륜(法輪)이 단멸(斷滅)할 것이니, 법륜이 단멸하면 또한 성문과 연각과 보살이 없을 것이요, 성문과 연각과 보살이 없다면, 어떠한 사람을 위하여 어떠한 법과 어떠한 일을 말할 것인가?
대혜여,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언설(言說)과 명자에 집착하지 아니할 것이다.
010_0880_a_24L大慧不說法者諸佛如來法輪斷滅法輪滅者亦無聲聞緣覺菩薩無聲聞緣覺菩薩者爲何等人何等法何事說大慧是故菩薩摩訶薩不應著於言說名字
대혜여, 명자와 장구(章句)는 정해진 법[定法]이 아니요, 중생의 마음에 의하여 말함이니, 불ㆍ여래는 중생의 믿음을 따라서 모든 법을 말함은 그들로 하여금 심(心)ㆍ의(意)ㆍ의식(意識)을 멀리 떠나게 함이요, 자신이 안으로 증득하는 거룩한 지혜를 말하여 모든 법을 건립함은 아니다.
010_0880_b_06L大慧名字章句非定法故衆生心說諸佛如來隨衆生信而說諸法爲令遠離心意識故不說自身內證聖智建立諸法
여실히 일체 모든 법의 고요한 모양을 능히 아는 까닭이며, 다만 자심(自心)을 보고 알 바인 법을 깨달아서 두 가지 마음으로 분별하는 상을 떠났기에 이와 같이 말하지 아니한다.
010_0880_b_09L如實能知一切諸法寂靜相故但見自心覺所知離二種心分別之相不如是說
대혜여, 보살마하살은 뜻에 의지하고 말에 의지하지 아니할 것이다.
만약 선남자(善男子), 선여인(善女人)이 문자와 말만을 따르는 자는 사견(邪見)에 떨어져서, 자신도 제일의제(第一義諦)를 잃고 또한 다른 사람까지 망가뜨려서 깨닫지 못하게 한다.
010_0880_b_11L菩薩摩訶薩依義不依語若善男善女人隨文字說者墮在邪見身失壞第一義諦亦壞他人令不覺
대혜여, 모든 외도들은 각각 자기 이론에 의지하여 다른 견해로 말한다.
대혜여, 그대는 마땅히 일체 지위의 모양을 잘 알고, 말하기 좋아하고 변론에 재주가 있는 문사(文辭)와 장구(章句)를 잘 알며, 일체 모든 지위의 모양을 잘 알고서 명구(名句)와 말하기 좋아하고 변론에 재주가 있음에 나아가 취하여 모든 법의 뜻과 상응(相應)하는 모양을 잘 알아야 할 것이다. 그 때엔 자신이 무상(無相)의 법락(法樂)에서 낙수(樂受)를 받을 것이며, 대승에 머물러 중생으로 하여금 알게 할 것이다.
010_0880_b_15L大慧諸外道等各依自論異見言大慧汝應善知一切地相善知樂說辯才文辭章句善知一切諸地相進取名句樂說辯才善知諸法義相應相爾時自身於無相法樂而受樂受住大乘中令衆生知
010_0880_c_02L대혜여, 대승을 취하는 자는 바로 부처님과 성문과 연각과 보살을 섭수(攝受)함이며, 부처님과 성문과 연각과 보살을 섭수함은 바로 수승하고 묘한 법장(法藏)을 섭수함이며, 법장을 섭수함은 바로 불종(佛種)이 끊어지지 않게 함이며, 불종이 끊어지지 않게 함은 일체 수승하고 묘한 나는 곳[生處]을 끊어지지 않게 함이니, 저 수승한 곳의 여러 보살들이 저 곳에 나기를 원하는 까닭이며, 모든 중생을 대승법에 두어서 10자재력(自在力)으로 모든 중생의 형색과 모든 번뇌[諸使]를 따라 능히 나타내어 여실법을 말한다.
010_0880_b_20L大慧取大乘者卽是攝受諸佛聲聞緣覺菩薩攝受諸佛聲聞緣覺及菩薩者卽是攝受一切衆生攝受一切諸衆生者卽是攝受勝妙法藏攝受法藏者不斷佛種不斷佛種者不斷一切勝妙生處以彼勝處諸菩薩等願生彼置諸衆生大乘法中十自在力諸衆生形色諸使而能隨現說如實
대혜여, 어떤 것이 여실법인가? 여실법이란 다름이 아니요[無異], 차별이 아니며, 취(取)함이 아니고, 버림[捨]이 아니며, 모든 희론을 떠났기 때문에 여실법(如實法)이라 이름한다.
대혜여, 선남자ㆍ선여인은 문자와 음성에 집착하지 말 것이니 일체법은 문자가 없기 때문이다.
010_0880_c_06L大慧何者如實法如實法者不異不差不取不捨離諸戲論名如實法大慧善男子善女人不得執著文字音聲以一切法無文字故
대혜여,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사람들을 가리킬 때에 손가락으로 가리키지만, 저 어리석은 사람은 곧 손가락에만 집착하고, 손가락으로 인하여 가리키는 물건을 취하지 아니하는 것과 같다.
대혜여, 어리석은 범부도 또한 이와 같아서 음성을 듣고는 명자인 손가락에 집착하고 목숨이 마칠 때까지도 마침내 능히 문자의 손가락을 버리고 제일의(第一義)를 취하지 못한다.
010_0880_c_09L大慧譬如有人爲示人物以指指示而彼愚人卽執著指不取因指所示之物大慧愚癡凡夫亦復如是聞聲執著名字指故乃至沒命終不能捨文字之指取第一義
대혜여, 비유컨대 곡식은 범부의 먹는 것이지만 방아를 찧지 않고, 밥을 짓지 않으면 먹을 수 없으니, 만약 그 어떤 사람이 밥을 마련하지 못한 것을 먹는다면, 미친 짓이라 이름할 것이니, 모름지기 차례로서 밥을 짓고 익혀야만 바야흐로 먹을 수 있는 것과 같다.
대혜여, 불생불멸도 또한 이와 같아서, 공교로운 지혜와 방편의 행을 닦지 않는다면 법신(法身)을 구족(具足)하여 장엄할 수 없을 것이다.
010_0880_c_14L大慧譬如穀粟名凡夫食不舂不吹不可得食若其有人未作食者名爲顚狂要須次第乃至吹熟方得成食大慧不生不滅亦復如是不修巧智方便行者不得具足莊嚴法身
대혜여, 명자에 집착하고서 뜻을 얻었다고 말하는 자는 저 어리석은 사람이 방아찧음과 밥 지을 줄을 알지 못하고 문자인 곡식을 먹으며, 뜻인 먹음을 얻지 못함과 같으니, 이러한 뜻으로 마땅히 뜻을 배우고 문자에 집착하지 말 것이다.
대혜여, 말한 바 뜻이란 열반을 이름함이다. 명자를 말함은 분별하는 상에 묶이어 세간의 알음을 내는 것이다.
010_0880_c_19L大慧執著名字言得義者如彼癡人不知舂吹噉文字穀不得義食以是義故當學於義莫著文字大慧所言義者名爲涅槃言名字者分別相縛生世閒解
010_0881_a_02L대혜여, 뜻이란 많이 들은[多聞] 사람을 따라서 얻어지는 것이다.
대혜여, 많이 들은 이라고 함은 뜻의 공교한 방편을 말함이요, 음성의 공교한 방편이 아니다.
대혜여, 뜻[義]의 방편이란 일체 외도의 삿된 말을 떠난 것이며, 또한 화합하고 섞임도 아닌 것이니, 이와 같이 말하는 자는 자신이 외도의 삿된 법에 떨어지지 않으며, 또한 다른 이로 하여금 외도의 법에 떨어지지 않게 한다.
대혜여, 이를 많이 들어서 뜻의 방편이 있는 것이라 이름한다.
010_0880_c_23L大慧義者從於多聞人得大慧言多聞者謂義巧方便聲巧方便大慧義方便者離於一切外道邪說亦不和雜如是說者自身不墮外道邪法亦不令他墮外道法大慧是名多聞有義方便
대혜여, 뜻을 얻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다문지자(多聞智者)를 친근하여 공양하고 공경할 것이요, 명자에 집착하는 자를 마땅히 멀리 떠나며, 마땅히 친근하지 아니할 것이다.”
010_0881_a_05L大慧欲得義者應當親近多聞智者供養恭敬著名字者應當遠離不應親近
그때 대혜 보살은 부처님의 힘을 입고,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여래ㆍ세존께서 말씀하신 ‘일체법이 불생불멸(不生不滅)이다’라고 함은 기특(奇特)한 것이 아니니, 무슨 까닭인가? 일체 외도도 또한 모든 인(因)이 불생불멸이라 말하며, 여래께서도 또한 허공과 수(數)가 아닌 연멸(緣滅)과 열반계(涅槃界)가 불생불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010_0881_a_07L爾時大慧菩薩承諸佛力白佛言世尊來世尊說一切法不生不滅非爲奇何以故一切外道亦說諸因不生不滅如來亦說虛空非數緣滅及涅槃界不生不滅
세존이시여, 외도들도 또한 ‘모든 인연에 의하여 모든 중생이 생겼다’라고 말하며, 여래도 또한 ‘무명(無明)과 애착과 업과 분별하는 인연으로 모든 세간이 생겼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그러하다면 여래께서는 또한 ‘인연과 명자가 서로 다르고, 바깥 인연에 의하여 능히 모든 법을 낸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며, 외도도 또한 ‘바깥 인연에 의하여 모든 법을 낸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여래는 외도의 말과 더불어 차별이 있지 않습니다.
010_0881_a_12L世尊諸外道亦說依諸因緣生諸衆生如來亦說無明愛業分別因緣生諸世閒若爾如來亦說因緣名字相異依外因緣能生諸外道亦說依外因緣而生諸法故如來與外道說無有差別
세존이시여, 외도는 ‘인(因)과 작은 티끌(微塵)과 수승함(勝)과 자재천(自在天)과 범천(梵天) 등인 그 아홉 가지 인연으로서 모든 법이 불생불멸한다’라고 말하며, 여래께서는 또한 ‘일체 모든 법이 생하지 않으며, 멸하지 않은 것으로, 유무(有無)를 가히 얻을 수 없으며, 모든 4대(大)가 멸하지 않아 자기 모양[自相]이 불생불멸이다’라고 말씀하시니, 불ㆍ여래의 여러 가지 말씀을 따른다면 외도의 말한 바를 떠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모든 외도들도 또한 ‘모든 대(大)가 대(大)의 체(體)를 떠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010_0881_a_17L世尊道因微塵自在天梵天等共外九種因緣說言諸法不生不滅如來亦一切諸法不生不滅有無不可得以諸四大不滅自相不生不滅隨佛如來種種異說而不離於外道所說而諸外道亦說諸大不離大體
010_0881_b_02L세존이시여, 외도들은 모든 대(大)를 분별하며, 여래도 또한 그리하여 모든 대를 분별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러한 뜻으로 여래께서 말씀하신 바가 외도와 다르지 않습니다.
만약 같지 않다면 여래께서는 마땅히 있는 바 다른 모양을 말씀하실 것이며, 만약 다른 모양이 있다면, 마땅히 외도의 말한 바와 같지 않음을 알겠습니다.
010_0881_a_23L世尊諸外道分別諸大如來亦爾分別諸世尊以是義故如來所說不異外若不同者如來應說所有異相有異相當知不同外道所說
세존이시여, 만약 불ㆍ여래께서 자기 법에서 수승한 모양을 말씀하지 아니하신다면 모든 외도에도 또한 마땅히 부처님이 계시리니, ‘모든 법이 불생불멸이다’라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여래께서 항상 말씀하신 것처럼 한 세계에 많은 부처님께서 계셔서 함께 출세한다는 것은 옳지 못하며, 아까 말한 바와 같이 한 세계에서도 마땅히 많은 부처님께서 계시겠습니다.
010_0881_b_04L世尊佛如來於自法中不說勝相者諸外道中亦應有佛以說諸法不生不滅如來常說一世界中而有多佛俱出世者無有是處如向所說一世界中應有多佛
무슨 까닭인가? 말한 바 유무(有無)의 인(因)이 차별이 없는 까닭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아서 그의 말이 헛되고 그름이 없는데, 어찌하여 세존께서는 당신의 법에서 수승한 모양을 말씀하시지 아니하십니까?”
010_0881_b_09L何以故所說有無因無差如佛所說言無虛謬云何世尊於自法中不說勝相
부처님께서 대혜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대혜여, 내가 설법한 바 ‘불생불멸이다’라고 하는 것은 외도의 불생불멸과 같지 않으며, 또한 저 ‘불생(不生)하는 무상(無常)한 법이다’라고 함과 같지 않으니, 무슨 까닭인가?
010_0881_b_11L佛告大慧言大慧我所說法不生不滅者不同外道不生不滅亦不同彼不生無常法何以
대혜여, 모든 외도는 ‘실로 체성(體性)이 있어서 불생불멸인 모양이 있다’라고 말하지만 나는 이와 같이 ‘있다’, ‘없다’고 하는 붕당(朋黨)더미에 떨어지지 않는다.
대혜여, 내가 말한 ‘유무법을 떠났다’는 것은 생(生)ㆍ주(住)ㆍ멸(滅)의 모양을 떠나서 있는 것도 아니며, 없는 것도 아니어서 일체 여러 가지 색상이 환과 같으며 꿈과 같이 보니, 그러므로 그 ‘있다’, ‘없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다.
010_0881_b_14L大慧諸外道說有實有體性不生不變相我不如是墮於有無朋黨聚大慧我說離有無法離生住滅相非有非無見諸一切種種色像如幻如夢是故不得言其有無
대혜여, 어찌하여 그 ‘없다’고 말하지 못하는가? 형색와 체상은 보고 보지 못함과 취하고 취하지 못함이 있는 까닭이다.
대혜여, 그러므로 나는 ‘일체 모든 법이 있는 것도 아니며 없는 것도 아니다’ 라고 말한다.
010_0881_b_18L大慧云何不得言其是無謂色體相有見不見取不取故大慧是故我說一切諸法非有非無
대혜여, 오직 자심의 분별로 봄을 내는 것임을 깨닫지 못한 것이다. 일체 세간의 모든 법은 본래 생함이 아니며 멸함이 아닌데, 그럼에도 모든 범부는 분별을 내니, 성인(聖人)이 아니기 때문이다.
010_0881_b_21L大慧以不覺知唯是自心分別生見一切世閒諸法本來不生不滅而諸凡夫生於分別非聖人耶
010_0881_c_02L대혜여, 어리석은 마음으로 진실 아닌 의(義)를 분별함은, 비유컨대 범부가 건달바성을 보며 환사(幻師)가 짓는 여러 가지 환상인 사람과 여러 가지 코끼리와 말을 보되, 그것들이 들어가며 나가는 것을 보고 허망하게 분별하여 말하기를, ‘이들이 이와 같이 들어가며, 이와 같이 나간다’라고 하는 것과 같다.
010_0881_b_23L大慧迷心分別不實義者譬如凡夫見乾闥婆城幻師所作種種幻人種種象馬見其入出虛妄分別作如是此如是如是入如是如是出
대혜여, 그러나 그 곳에는 참으로 사람이 출입함도 없고, 오직 자심의 견(見)의 미혹으로 분별함이니, 생(生)과 불생(不生)의 법도 또한 이와 같다.
대혜여, 그러나 그 곳에는 참으로 유위(有爲)와 무위(無爲)인 모든 법이 없는 것이 저 환사가 짓는 환상의 일들과 같다.
그러나 저 환사는 생함도 아니며, 멸함도 아니다.
010_0881_c_04L大慧而彼實處無人出入惟自心見迷惑分別生不生法亦復如是大慧而彼實處無此有爲無爲諸法如彼幻師所作幻事而彼幻師不生不滅
대혜여, 모든 법의 유무(有無)도 또한 하는 바가 있지 않으니, 생멸(生滅)을 떠났기 때문이다.
오직 모든 범부가 전도(顚倒)된 마음에 떨어져서 생멸(生滅)을 분별함이니, 성인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010_0881_c_08L大慧諸法有無亦無所爲以離生滅故諸凡夫墮顚倒心分別生滅非謂聖
대혜여, 전도(顚倒)라는 것은 마음대로 분별하기를, 이 법은 이와 같고 이와 같으며, 저 법은 이와 같고 이와 같지 않음이며, 또한 전도된 분별도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
전도하는 자는 모든 법이 ‘있다’, ‘없다’고 함에 집착하고 고요함을 보는 것이 아니다. 고요함을 보지 못한 자는 허망한 분별을 능히 멀리 떠나지 못하니, 그러므로 대혜여, 고요함을 본 것을 수승한 모양이라 이름할 것이다.
모든 모양을 보지 않음을 수승한 모양이라 이름함이니, 능히 생인(生因)의 상(相)을 끊지 못한 까닭이다.
010_0881_c_11L大慧顚倒者如心分別此法如是如是而彼法不如是如是亦非顚倒分別顚倒者執著諸法是有是無見寂靜故不見寂靜者不能遠離虛妄分別是故大慧見寂靜者名爲勝非見諸相名爲勝相以不能斷生因相故
대혜여, 무상(無相)이라고 말함은 일체 모든 분별하는 마음을 멀리 떠남이니, 생함이 없고 상(相)이 없는 것은 나의 말한 바 열반이 된다고 이름한다.
010_0881_c_17L大慧言無相者遠離一切諸分別心無生無相者是我所說名爲涅槃
대혜여, 열반이라 말한 것은 모든 법의 여실히 머무는 곳을 본 것임을 말함이니, 분별하는 심(心)과 심수(心數)의 법을 멀리 떠나고, 차례로 여실히 수행함에 의하여 스스로 속 몸의 거룩한 지혜로 증득하는 것이다.
나는 이와 같음을 말하여 열반이 된다고 이름한다.”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0_0881_c_19L大慧言涅槃者謂見諸法如實住處遠離分別心心數法依於次第如實修行於自內身聖智所證我說如是名爲涅槃爾時世尊重說偈言

모든 법이 생한다는 견해를 막기 위하여
무생법(無生法)을 건립하였으니,
내가 말한 ‘법은 인(因)이 없다’고 함을
범부는 능히 알지 못하네.
010_0881_c_22L爲遮生諸法
建立無生法
我說法無因
凡夫不能知

내가 말한 법은 인(因)이 없다고 함을
범부는 알지 못함이여.
일체법은 생함이 아니며
또한 없다고도 할 수 없으리.
010_0881_c_24L 我說法無因
而凡夫不知
一切法不生
亦不得言無
010_0882_a_02L
건달바와 환상과 꿈과 같이
모든 법은 원인이 있지 아니하며
모든 법은 공하여 모양이 없으니
어찌 내가 말함이 될 것인가.
010_0882_a_02L 乾闥婆幻夢
諸法無因有
諸法空無相
云何爲我說

화합하는 인연을 떠났기에
지혜로도 능히 보지 못하며,
공(空)이란 본래 생함이 아니니,
그러므로 ‘자체가 없다’고 말한다.
010_0882_a_03L離諸和合緣
智慧不能見
以空本不生
是故說無體

하나하나 인연으로 화합하였기에
보이는 물건이지만 얻을 수 없으니,
외도가 볼 바도 아니요,
화합함도 얻을 수 없으리.
010_0882_a_05L 一一緣和合
見物不可得
非外道所見
和合不可得

꿈과 환상과 털 바퀴와
건달바와 아지랑이를
원인이 없이 허망하게 보지만,
세간 일도 또한 그러하네.
010_0882_a_06L 夢幻及毛輪
乾闥婆陽焰
無因而妄見
世閒事亦爾

무인론(無因論; 無因無緣論)을 항복 받아
능히 무생의(無生義)를 이루니,
무생을 능히 이룬다면
나의 법이 없어지지 않으리.
010_0882_a_07L降伏無因論
能成無生義
能成無生者
我法不滅壞

무인(無因)의 모든 논(論)을 말하면
외도는 놀래며 두려워한다.
어찌하여 어떤 사람은
무슨 까닭으로 어떤 곳에서
010_0882_a_09L 說無因諸論
外道生驚怖
云何何等人
何因於何處

모든 법 ‘인(因)이 없다’라고 하는가.
인도 아니요, 인이 없는 것도 아니니,
지혜 있는 자 그를 능히 보면
생멸의 견해 능히 떠나리.
010_0882_a_10L 生諸法無因
非因非無因
智者若能見
能離生滅見

법에 생(生)과 불생(不生)이 없음은
인연상(因緣相)이 없기 때문이니,
만약 법의 명자(名字)가 되면
뜻이 없음[無義]을 내가 말하네.
010_0882_a_11L無法生不生
爲無因緣相
若爲法名字
無義爲我說

법이 유무(有無)로 생함이 아니며
또한 인연을 기다림도 아니요,
현전(現前)의 법이 이름 있는 것도 아니니,
또한 공(空)이 아닌 말이라 이름하네.
010_0882_a_13L 非法有無生
亦非待因緣
非前法有名
亦名不空說

성문과 벽지불과
외도의 경계도 아니요
7지(地)에 머물러 있는
그 곳만이 무생(無生)인 모양이네.
010_0882_a_14L 聲聞辟支佛
外道非境界
住在於七地
彼處無生相

모든 인연법을 떠났기에
모든 인연을 막기 위하여
‘건립함이 유심(唯心)이다’라고 말하여
나는 말하기를 ‘무생(無生)이다’라고 이름한다.
010_0882_a_15L離諸因緣法
爲遮諸因緣
說建立惟心
我說名無生

모든 법이란 인연이 없으며
능소(能所)의 분별을 떠나서
유무의 붕당을 떠났기에,
나는 말하여 ‘무생’이라 이름하네.
010_0882_a_17L 諸法無因緣
離分別分別
離有無朋黨
我說名無生

마음은 보여진 법도 떠났으며
두 법체도 또한 떠났으니,
몸을 전변한 의정상(依正相)을
나는 말하여 ‘무생’이라 이름하네.
010_0882_a_18L 心離於見法
及離二法體
轉身依正相
我說名無生

외물(外物)도 실(實)과 실 아님이 아니니
또한 마음의 취할 바도 아니요,
환상과 꿈과 털바퀴이며
건달바와 아지랑이라네.
010_0882_a_19L外非實無實
亦非心所取
幻夢及毛輪
乾闥婆陽焰

모든 견해가 멀리 떠난 것을
무생의 모양이라 함이니,
이와 같은 공(空) 등의 법과
여러 문구도 마땅히 알리라.
010_0882_a_21L 遠離於諸見
是名無生相
如是空等法
諸文句應知

생(生)과 공(空)도 아니며
생과 공이 없는 것이지만
모든 인연이 화합하여,
생(生)도 있고 또 멸(滅)도 있으니,
010_0882_a_22L 非生及空空
而無於生空
諸因緣和合
有生及有滅

모든 인연 떠나면
생도 멸도 아니라네.
인연 떠나면 법이 없고
화합 떠나면 얻을 수 없으리.
010_0882_a_23L離於諸因緣
不生亦不滅
離因緣無法
離和合無得
010_0882_b_02L
외도는 허망하게 분별하여
같음과 다름이 있다고 보지만
유무와 생함이 아닌[不生] 법에는
유무(有無)를 얻을 수 없으리.
010_0882_b_02L 外道妄分別
而見有一異
有無不生法
有無不可得

다만 화합한 모든 법으로서
생멸이 있는 것을 본 것이니,
다만 명자만이 있어서
이리 저리 얽매였다네.
010_0882_b_03L 惟和合諸法
而見有生滅
但有於名字
展轉爲鉤鎖

저 인연의 얽매임을 떠나면
생하는 법을 얻을 수 없으리.
생하는 법에 생함을 보지 않으면
모든 외도의 허물을 떠날 것이다.
010_0882_b_04L離彼因緣鎖
生法不可得
生法不見生
離諸外道過

내가 말한 인연의 얽매임을
모든 범부는 알지 못하니,
만약 인연의 얽매임을 떠나면
다시 다른 법은 있지 않으리.
010_0882_b_06L 我說緣鉤鎖
諸凡夫不知
若離緣鉤鎖
更無有別法

이는 인연이 없는 말이며
인연의 얽매임을 파괴한 뜻이니,
등불이 모든 색상을 나타냄과 같아서
얽매임으로 남도 또한 그렇다네.
010_0882_b_07L 是則無因緣
破壞緣鎖義
如燈顯衆像
鉤鎖生亦然

이는 얽매임을 떠난 것이며
별로 또한 법의 생함이 있으니
생하는 법 본래 자체가 없어서
자성(自性)이 허공과 같다네.
010_0882_b_08L是則離鉤鎖
別更有法生
生法本無體
自性如虛空

얽매임을 떠나 법을 구함은
어리석은 사람의 아는 바가 없는 것,
다시 다른 무생(無生)이 있으니
성인의 얻은 바 법이라네.
010_0882_b_10L 離鉤鎖求法
愚人無所知
復有餘無生
聖人所得法

저 생함에 생함 없는 자는
이는 무생인(無生忍)이니,
만약 모든 세간을 보면
곧 이 얽매임을 본 것이리.
010_0882_b_11L 彼生無生者
是則無生忍
若見諸世閒
則是見鉤鎖

일체가 모두 얽매임이니
곧 마음이 정(定)을 얻어야 하며,
무명과 애착과 업 등은
곧 안의 얽매임이라네.
010_0882_b_12L一切皆鉤鎖
是則心得定
無明愛業等
是則內鉤鎖

굴대과 진흙덩이 바퀴와
종자(種子)는 바깥의 큰 얽매임이며,
만약 법이 있다 해도
인연으로부터 나는 것이리.
010_0882_b_14L 攢軸泥團輪
種子大鉤鎖
若更有他法
而從因緣生

얽매임의 뜻[義]를 떠나면
그는 성교(聖敎)에 머무름 아니니,
만약 생하는 법이 없다면
그는 어느 얽매임이 될 것인가.
010_0882_b_15L 離於鉤鎖義
彼不住聖教
若生法是無
彼爲誰鉤鎖

이리 저리 서로 남으로
이를 인연이라 이름함이니,
굳음ㆍ젖음ㆍ뜨거움ㆍ움직임의 법에서
범부는 분별을 낸다.
010_0882_b_16L展轉相生故
是名因緣義
堅濕熱動法
凡夫生分別

얽매임을 떠나면 다른 법이 없으니
그러므로 자체 없다 말함이네.
의사가 여러 병을 치료할 적에
병에 따라 대치함과 같아서,
010_0882_b_18L 離鎖更無法
是故說無體
如醫療衆病
依病出對治

논함은 차별이 없지만,
병이 다르므로 처방이 다르듯이
나는 모든 중생이
번뇌의 허물에 오염됨을 생각하고서
010_0882_b_19L 而論無差別
病殊故方異
我念諸衆生
爲煩惱過染

근기와 힘의 차별을 알고
감당함을 따라 말함이지만,
나의 법은 차별이 없는 것이다.
근기와 병을 따라 달리 말했지만
나에겐 오직 일승법이니
8성도(聖道)가 청정함이었네.
010_0882_b_20L知根力差別
隨堪受爲說
我法無差別
隨根病異說
我唯一乘法
八聖道淸淨
入楞伽經卷第六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범어 loāyata의 음역으로 ‘로가야(路伽耶)’, ‘로가야타(路伽耶陀)’라고도 하고, ‘순세외도(順世外道)’, ‘순세파(順世派)’라고 의역한다. 유물론의 입장에서 ‘지ㆍ수ㆍ화ㆍ풍’의 4대(大)와 그 활동공간인 ‘허공’의 실재만을 인정하여 ‘쾌락론’을 주장하였으며, 윤회, 업, 공양, 보시 등의 의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단멸론자.
  2. 2)범어 puraṃ-dara의 음역으로 인드라신, 범천(梵天)과 함께 불법을 수호하는 신.
  3. 3)범어 nārāyaṇa의 음역으로 힌두교의 비쉬누(viṣṇu)신을 가리킴. 일반적으로 ‘금강역사(金剛力士)’, ‘견고역사(堅固力士)’ 혹은 ‘역사(力士)’라고 의역하며 엄청난 힘을 가진 신을 의미한다.
  4. 4)범어 kalala의 음역으로 ‘태내오위(胎內五位)’의 첫 번째 단계로 태아가 모태에서 발생한지 최초의 7일간을 말함.
  5. 5)varuṇa의 음역으로 바라문교에 있어서 율법신(律法神), 수신(水神).
  6. 6)범어 Vyāsa의 음역으로, 『마하바라타(Mahābhārata)』를 편찬한 자로 알려져 있다.
  7. 7)범어 Indra의 음역으로 인드라신을 가리킴. 제신의 우두머리로서 천계에 군림하고, 많은 악인(樂人)과 미녀를 거느리고 있다. 불교에서는 석제환인(釋帝桓因) 또는 제석천(帝釋天)이라고도 번역되며, 호법(護法)의 선신(善神)으로 받아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