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0_1199_c_01L
무극보삼매경 하권
010_1199_c_01L無極寶三昧經卷下


서진 월지 축법호 한역
김혜경 번역
010_1199_c_02L西晉月氏三藏竺法護譯


수보리(須菩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만약 괴로움과 즐거움에 대한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괴로움과 즐거움을 여의지 못할 것이니, 이것은 곧 두 가지 법이 됩니다. 보살이란 그 가운데에서 떠나는 것도 아니고 그 위에서 떠나는 것도 아니며, 떠남을 해탈한 것도 아니고 그 가운데에서 떠나는 바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작용하는 것에서 영원히 작용함이 없는 것이니, 이것은 작용으로 일으키는 것이 허깨비와 같은 것이어서 허깨비로써 허깨비를 벗어나는 것입니다. 허깨비 가운데엔 허깨비도 없고 허깨비 가운데엔 이름도 없습니다. 이와 같아서 또한 법을 좇아 득도(得度)하는 것도 아니고, 법을 떠나서 득도하는 것도 아니며 해탈한 가운데에서 또한 해탈하는 것이니, 이것은 주인도 없고 다만 이름만 있을 뿐입니다. 글자에서 이름을 알지 못하는 것이 곧 법륜(法輪)을 끊은 것입니다.”
010_1199_c_03L須菩提白佛言若有念苦樂者則不離於苦樂是則爲二法菩薩者不中離不上離不脫離不中無所離於所作遠無作是爲作所起如幻以幻脫幻中無幻幻中無名如是亦不從法得亦不離法得度於脫中復脫是爲無有主但有名耳於字無知名者爲法輪斷
사리불이 말하였다.
“법륜은 본래 맑고 깨끗하여 존재하는 것이 없는데 누가 법륜을 단절합니까?”
010_1199_c_11L舍利弗言法輪本淸淨無所有誰有斷輪者
보래(寶來)가 말하였다.
“법륜에 처소가 있음을 모르는 것이 곧 법륜을 끊는 것입니다.”
010_1199_c_12L寶來曰不知輪有處者是卽爲斷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탐욕을 일으켜 법이라고 인정하는 것이 곧 나고 죽는 근본이 되나니, 법을 멸하는 것도 또한 결(結)이 없는 작용이니라. 작용이 없는 작용이 곧 작용을 여의지 못한 것이니, 탐욕을 일으켜 인정하고 있는 모든 법을 여의면 곧 단절하지 못한 것이니라.
010_1199_c_13L佛言貪可法者是爲生死根滅法亦爲無結之作也無作之作是爲不離作離貪諸可卽爲無有斷者
탐욕이 없어서 일으키지 않는 것이 곧 도이고, 가(可)하고 불가(不可)함이 없는 것, 생겨나고 생겨나지 아니함이 없는 것, 인식하고 인식하지 아니함이 없는 것, 죽고 죽지 아니함이 없는 것, 끊고 끊지 아니함이 없는 것, 멀거나 멀지 아니함이 없는 것, 모든 가(可)와 불가(不可)함, 머무는 바에 생각이 없는 것, 생각 없는 데에서 떠나는 것, 기억하는 것과 기억함이 없는 것, 말한 것과 말한 것이 없는 것, 니원(泥洹)엔 멸할 것이 없지만 그 멸할 것이 없는 것까지도 여의는 것, 니원엔 형상이 없지만 그 형상 없는 것까지도 여의는 것, 니원을 멸진(滅盡)이라 말하지만 멸하여 다할 것도 없는 것이 도이니라.
010_1199_c_16L無貪不起是卽道無可不可無生不生無識不識無死不死無斷不斷無遠不遠諸可不可所住無想離於無想所念無念所說無所說洹無滅離於無滅泥洹無形離於無泥曰滅盡無所盡
010_1200_a_02L모든 법이 적연(寂然)한 것이나 적연한 것까지도 여의는 것, 모든 법은 가함도 없고 가하지 않은 것도 없으며 잃어버릴 것도 없는 것, 지혜에 대하여 그 근본을 여의는 것, 이름할 것도 아니고 생각도 없는 것, 밝힐 것이거나 밝힐 것도 없는 것, 밝고 어두움이 서로 간섭함이 없는 것, 어리석음과 지혜로움이 서로 상관함이 없는 것, 도에 대하여 도를 얻을 것이 없는 것, 괴로움과 즐거움이 서로 인식함이 없는 것, 일어나는 것에 생각함이 없는 것, 맑고 깨끗하여 어렵거나 쉬움이 없는 것, 제도할 대상에 주인이 없는 것, 이른 곳에 서로 떠나감이 없는 것, 모든 법은 이름이 없지만 그 이름이 없는 것까지도 다 여읜 것, 제도하는 바가 흐르는 물과 같은 것, 이름에 대하여 마음이 바뀌지 않는 것, 이와 같은 것들이 다 곧 도이니라.
010_1199_c_21L諸法寂然離於寂然諸法無可不可不有所失於慧離本非名無想所明無所明於明冥無相知者癡慧無相入者於道無有得道若苦若樂無相識者所起無所想於淸淨無難易所度無有主所至無相離者諸法非名離於非名所度如流於名無轉者如是者皆卽道也
부처님께서는 삼매로써 사람들의 뜻에 맞게 제도하시고 온갖 물질로 스스로를 웅장하게 꾸미시지만, 다만 그 장엄은 형상이 없나니, 장엄이라 하는 것은 전도된 견해이며, 장엄이라 하는 것은 모든 의왕(意王)에서 생겨나는 것이고, 장엄이라는 것은 상(想)이며 비상(非想)일 뿐이니라.”
010_1200_a_07L以三昧度如人意以萬物自莊嚴莊嚴無形莊嚴倒見莊嚴諸可意王莊嚴是想非想耳
문수사리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모임에 온 여러 천인(天人)들 가운데 몇 사람이 이 삼매를 증득하였습니까?”
010_1200_a_10L文殊師利菩薩白佛言此諸天人來在會者有幾所人得是三昧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 모임에 있는 여러 하늘과 사람들 모두가 다 이 삼매를 증득하였고 이 공덕을 얻었으므로 미래에 모두 부처가 되어 마땅히 존경받을 것이고, 다섯 갈래 세계에 대하여 결단할 것이니라.”
010_1200_a_12L佛語文今是會者諸天及人一切普悉得是三昧逮是功德悉當作佛當受尊決斷於五道
그때 그 모임에 있던 사람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들었는데, 8천억이나 되는 모든 하늘과 사람들이 모두 다 어디부터든 생겨남이 없는 법인[無所從生法忍]을 증득하였고, 곧바로 땅에서 3백 장(丈)쯤 떨어진 허공에 올라가니 그 몸 위에 각각 만억 개의 꽃과 향이 있었다. 곧바로 그것들을 가지고 내려와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대고 예를 올렸다.
010_1200_a_15L爾時會者聞佛所語千億諸天及人悉得無所從生法忍卽昇虛空去地三百丈其身上各有萬億華香卻乃來下稽首佛足
아루(阿樓)보살과 가제(呵提)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모든 상인(上人)들이 날아 올라가서 허공에 있을 때 생겨난 몸 위의 꽃과 향들은 어느 곳에서 나온 것입니까?”
010_1200_a_18L阿樓菩薩呵提菩薩從坐起白佛言是諸上人飛在空中身上華香從何所出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깨끗한 비단은 본래부터 정결(淨潔)한 것인데 선명하고 좋은 다섯 가지 색깔에 물들게 되는 것처럼, 비단도 본래 스스로 깨끗한 것이고 색깔도 본래 깨끗한 것이지만 이 두 가지 물질이 서로 인연이 된 까닭에 맑고 좋게 된 것이지 색깔이 비단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비단이 또한 색깔에 들어간 것도 아니니라. 깨끗한 인연으로써 밝음을 내게 되었느니라. 보살들이 맑고 깨끗하기 때문에 꽃과 향을 초치(招致)한 것이니 그 인연 또한 이와 같으니라.
010_1200_a_20L佛言譬如淨帛本自淨潔在所染之五色鮮好帛本自淨色本亦淨二物因緣故得明好色亦不入帛帛亦不入色以淨因緣而得發明菩薩淸淨故致華香其所因緣亦復如是
010_1200_b_02L보살도 그 꽃과 향에 있었던 것이 아니고 꽃과 향이 또한 보살에게 붙었던 것도 아니니라. 모든 하늘과 사람들이 염상(念想)을 끊을 수 있었기에 혜법(慧法)을 밝히는 데 미쳐서 곧 꽃을 볼 수 있었고 꽃도 깨끗했기 때문에 인연이 일어났을 뿐이니라. 법도 또한 이와 같아서 머무름이 없는 사람은 모든 공덕을 성취하지만 상(想)과 행(行)에 머무는 사람은 나고 죽는 문이 열리게 되느니라.
010_1200_b_02L菩薩亦不在華香中華香亦不著菩薩天及人得斷念想逮明慧法便有華用華淨故因緣興耳法亦如是住者成諸功德住想行者開生死門
아라한과 벽지불은 그런 까닭에 다섯 갈래의 길을 멀리하거니와 그들에게는 다만 열 가지 거꾸로 된 견해가 있느니라.
010_1200_b_06L羅漢辟支佛所以由遠五道者但用十倒見故
첫째는 여러 가지 공덕을 보고 다들 해탈했다고 말하니 이것이 다 전도된 견해이고, 둘째는 다섯 갈래 세계에서 수고롭고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니원을 취하고 싶어하니 이것이 거꾸로 된 견해이며, 셋째는 온갖 물질이 항상함이 없음을 보고 미워하여 떠나고 싶어하니 이것이 거꾸로 된 견해이고, 넷째는 편안한 근본을 구하면서도 스스로는 그 근본은 없는 것이라고 하니 이것이 거꾸로 된 견해이며, 다섯째는 무간지옥에서 벗어나 처소가 없는 세계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벗어나지 못하고 구하기를 멈추지 못하니 이것이 거꾸로 된 견해이니라.
010_1200_b_08L一者見諸功德悉言說者悉爲倒見二者見五道勤是爲倒見三者見萬物無常欲疾離之是爲倒見四者求安本自無本是爲倒見五者知出無閒入無處自無出求之不止是爲倒見
여섯째는 아라한이 니원을 집착할 때 몸속에서 저절로 불이 일어나는데 그 불도 또한 처소가 없다고 하면서 문득 생각을 일으키므로 몸속에서 불이 나와 스스로를 태우느니라. 그런 까닭에 나고 죽음이 끊어지지 않나니 이것이 거꾸로 된 견해가 되고, 일곱째는 본말(本末)은 다함이 없는 것이건만 스스로 다하기를 구하니 이것이 거꾸로 된 견해이며, 여덟째는 니원에 들어 모든 악을 멸하여 다하기를 바라면서도 주인이 없음을 알지 못하고 도리어 멸하려고만 하니 이것이 거꾸로 된 견해이며, 아홉째는 베풀어주긴 하면서도 일체 사람들의 마음을 발심시키지 못하고 다만 법이 끊어지지 않기를 바라니 이것이 거꾸로 된 견해이고, 열째는 괴로움과 즐거움에 대하여 평등하고 깨끗한 실천을 하지 않고 두 가지 법이 있다고 말을 하니 이것이 거꾸로 된 견해이니라.
010_1200_b_13L六者羅漢取泥洹時身中自火出火亦無處便起想出身中火自燒者故知生死不斷是爲倒見七者本末不可盡而自求盡是爲倒見八者欲於泥洹滅盡諸惡不知無主反欲滅之是爲倒九者所施與不發一切人意但欲法不斷是爲倒見十者於苦於樂不等淨行言有二法是爲倒見
보살의 도를 수행하려면 마땅히 이런 일들을 알아서 빨리 여의어야 하느니라.”
010_1200_b_21L行菩薩當知是事而疾離之
010_1200_c_02L부처님께서 아루보살과 마제(摩提)보살 등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여러 하늘들과 이 법회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모두 과거 아가루(阿呵樓)부처님 시대의 사람들이니라. 지금 내 앞에서 기별을 받은 모든 사람들은 숙명(宿命:과거세)에 이미 6만 부처님의 처소에서 이 삼매를 받았기 때문에 이제 여기에서 기별을 받을 뿐이니라.
010_1200_b_22L佛語阿樓菩薩摩提菩薩等今是諸天及在會人皆是往昔阿呵耨佛時人也今於我前悉莂之者宿命已於六萬佛所受是三昧今故於此而莂之耳
이 뒤로 나의 법이 단절되려고 할 때 틀림없이 이들 40만 사람이 마땅히 법을 가지고 머물러 있어서 이 법이 끊어지지 않게 할 것이니라. 그런 뒤에 오랜 세월이 지나가면 악한 사문이 있어서 계율을 지키는 사람을 무너뜨리고 마땅히 내 법을 무너뜨리게 될 것이니라.”
010_1200_c_04L卻後我法欲斷絕時是等當有四十萬人當持法住令不斷絕然後夂夂有惡沙門若壞戒人當壞我法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느 곳에 있는 보살들이 법을 보호하여 그 법이 단절되지 않게 합니까?”
010_1200_c_06L須菩提白佛言何所菩薩護法令不斷絕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이 40만 보살들이 모두 제8지 이하에 머물러 있으면서 법에 대하여 번뇌의 생각이 없으니 이들이 법을 보호하고 가져서 그 법을 단절되지 않게 하리라.”
010_1200_c_08L佛語須菩提是四十萬菩薩悉住第八已下於法煩荷之想是爲護持法令不斷絕也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떤 무리들이 법을 무너뜨립니까? 부디 부처님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010_1200_c_10L須菩提白佛言等爲壞法者願佛說之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아라한이나 벽지불법을 증득한 사람이나 사문과 천인[天], 또는 사람들이 번뇌의 생각을 일으키고 법에서 명예나 구하며 근본 지혜를 무너뜨리거나 혼란시키고 부질없이 법을 늘리고 줄이며, 지액경(枝掖經)을 해설하여 거짓을 가지고 참된 것을 어긋나게 하며, 말로 도를 혼란하게 함으로써 오직 지혜를 공(空)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장엄하게 꾸미는 일에만 힘쓰고, 부처님 법을 듣고 얻어서 그들의 뜻을 초획(超獲)하는 일에만 두어 구화구사라(漚和拘舍羅:善巧方便)를 알지 못하고 덕행을 부지런히 증식시키지 않으면 이들이 곧 법을 해치고 나의 도를 깨뜨리는 자이니라.”
010_1200_c_11L佛告須菩提若有得羅漢辟支佛若沙門及天與起想煩荷於法求名壞亂本慧妄增減法枝掖解說以僞錯眞以辯亂不惟空慧而務嚴飾聞佛可得志存超獲不知漚和拘舍羅而不勤殖德行爲是法賊破我道者也
아수이천(阿須夷天)과 반나제천(潘那提天), 제루니천(提樓尼天), 구속제천(拘屬提天), 시나리천(施那利天)이 다 함께 부처님께 아뢰었다.
“바라옵건대 형상과 수명을 가진 채로 귀의하여 법을 지닌 사람들이 천억만 겁 동안 휴식함이 없을 때 항상 저희들로 하여금 이 삼매를 증득할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010_1200_c_17L阿須夷潘那提天提樓尼天拘屬提天施那利天俱白佛言願持形壽歸持法者千億萬劫無休息時常令我等得是三昧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저 어떤 덕 있는 사람이 삼매를 받들어 실천하는데 법과 같이하여 잃어버리지 않으면 신속히 부처를 증득할 것이니라. 그들이 마음을 내어 이 삼매를 수행하면, 비유컨대 니원천(泥洹天)에 어떤 보물이 있는데 그 보물은 모든 보물 가운데 왕이니라. 천상(天上)이나 천하(天下)의 보물들 가운데 가장 존귀한 것으로서 부처님께서 세간에 계시게 되면 그 보배가 곧 나타날 뿐이니라.
010_1200_c_21L佛言其有德人奉行三昧如法不失則得佛疾其有發意行是三昧者譬如泥洹天上有寶諸寶中天上天下寶中最尊有佛在世寶乃現耳
010_1201_a_02L그 보배의 이름은 정마니주(精摩尼珠)인데, 이 구슬을 얻어서 그릇 안에 담아두거나 또는 손 안에 놓아두고 사면(四面)의 공중을 보면서 며칠 동안 비가 내리기를 바라면 그 진귀한 보배 구슬이 향하는 곳마다 소원대로 되지 않는 것이 없으니, 이 존귀한 보배 구슬을 항상 탐내거나 아까워하지 않으므로 마땅히 삼계에 쏟아져 내려 누구든지 그 보물을 얻을 수 있는 것과 같으니라. 이 삼매의 덕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010_1201_a_02L名曰精摩尼珠有得是珠持著器中若著手中視之四面空中欲得幾日雨珍寶所向莫不如願尊寶珠不當貪惜當雨三界普令獲是三昧者德亦如是也
나열기(羅閱祇)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존귀하시고 세상을 도우시며 큰 인도자이십니다. 항상 큰 사랑으로 시방세계를 구제하시나니 바라옵건대 그 보배 구슬을 우리나라에 쏟아져 내리게 하시어 우리나라 인민들로 하여금 누구든지 복덕과 이익을 얻게 하여 주십시오.”
010_1201_a_06L羅閱祗王白佛言佛者尊祐世之大導常有大慈救濟十方願以寶珠雨我國界令人民普得福利
부처님께서 곧 웃으시니 신비한 광명이 휘황찬란하였다.
010_1201_a_09L佛則時笑神光煒
아난이 옷을 바로잡고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부질없이 웃지 않으십니다. 부디 웃으신 의미를 들려주십시오.”
010_1201_a_10L阿難整服前白佛言佛不妄笑聞其意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왕을 보았느냐, 보지 못했느냐? 이 왕은 니원천상(泥洹天上)으로부터 가장 으뜸가는 보배 구슬을 얻고 싶어하느니라. 그 구슬이 나열기에 비 오듯 쏟아져서 그 백성들로 하여금 모두 부자가 되고 넉넉하게 되기를 바라면서 보래삼매(寶來三昧)에서 이미 그 구슬을 얻은 줄도 모르고 있느니라.”
010_1201_a_11L佛語阿難見是王不欲得泥洹天上寶珠雨羅閱祗使普富饒知寶來三昧已得是寶也
“어찌 보았겠습니까? 인민들이 백 일 동안 음식을 먹지 않고도 두루 안온함을 얻었으니 법으로 맛을 삼았기 때문입니다. 또 모든 여인들이 변화하여 남자가 되었으니 이 법의 이익됨이 또한 크지 않습니까?”
010_1201_a_13L佛語王言寧見人民百日不食普得安隱以法爲味又諸女人化爲男子是法之利不亦大乎
왕은 마음에 기쁨이 생겨 곧바로 보배 구슬들을 떼 내어 부처님과 보살의 위에 뿌리니 그 구슬이 변화하여 꽃 일산이 되어 공중에 벌려 있었는데, 그 사이마다 백천 가지 음악이 퍼져 나왔다.
왕은 배로 더 기뻐하며 펄쩍펄쩍 뛰면서 밥 먹을 생각조차 잊어버린 채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꽃 일산은 어느 곳에서 나온 것입니까?”
010_1201_a_16L王心歡悅卽脫珠寶以散佛上及菩薩上化成華蓋列在空中其閒悉有百千音樂王倍踊躍忘食之想王白佛言是花蓋者從何而出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느 곳으로부터 나온 곳이 없습니다.”
010_1201_a_19L佛言從無處出
“처소가 없다면 어느 곳으로부터 나왔습니까?”
“어느 곳에서도 일어나 온 곳이 없습니다.”
010_1201_a_20L又問無處從何出從無所起來
“일어난 곳이 없다면 어느 곳에서 왔습니까?”
“어느 곳으로부터도 온 곳이 없습니다.”
010_1201_a_21L又問無所起從何所來佛言從無所生來
“생겨난 곳이 없다면 어느 곳에서 왔습니까?”
“부동(不動)을 좇아서 왔습니다.”
010_1201_a_22L又問無所生從何所答曰從不動來
“부동은 어느 곳으로부터 옵니까?”
“지음이 없는 데[無造]로부터 왔습니다.”
010_1201_a_23L又問不動從何所答曰從無造來
“지음이 없는 것은 어느 곳에서 왔습니까?”
“이름이 없는 데에서 왔습니다.”
010_1201_a_24L又問無造從何所從無名來
010_1201_b_02L“이름이 없는 것은 어느 곳으로부터 옵니까?”
“생겨남이 없는 데에서 왔습니다.”
010_1201_b_02L又問無名從何所來從無生來
“생겨남이 없는 것은 어느 곳으로부터 옵니까?”
“아무 소리도 없는 데에서 옵니다.”
010_1201_b_03L又問無生從何所來從無音來
“소리 없는 것은 어느 곳으로부터 옵니까?”
“두 가지 법이 없는 데에서 왔습니다.”
010_1201_b_04L又問無音從何所來無二來
“두 가지 법이 없는 것은 어느 곳에서 왔습니까?”
“아무 형체도 없는 데에서 왔습니다.”
010_1201_b_05L又問無二從何所來從無形來
“형체가 없는 것은 어느 곳에서 왔습니까?”
“자연(自然)에서 왔습니다.”
010_1201_b_06L又問無形從何所來從自然
“자연은 어느 곳으로부터 왔습니까?”
“변화로부터 왔습니다.”
又問自然從何所來從化來
“변화는 어느 곳으로부터 왔습니까?”
“변화를 여읜 곳에서 왔습니다.”
010_1201_b_07L化從何所來離於化來
“변화를 여읜 것은 어느 곳으로부터 왔습니까?”
“변화하지 않은 것을 여의어서 서로 아는 것이 없는 처소에서 왔습니다.”
010_1201_b_08L又問化從何所來離於不化無相知處來
“서로 아는 것이 없는 처소는 어느 곳에서 왔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한 까닭에 모든 법이 됩니다.”
010_1201_b_10L又問無相知處從何所來佛言以是故爲諸法也
왕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배나 더 크게 기뻐하였다. 그리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모든 보살들은 아주 먼 곳에서 왔으니 바라옵건대 모두 초청하고 싶사오니 내일 궁중으로 오셨으면 합니다.”
010_1201_b_11L王聞佛語倍大歡白佛言此諸菩薩從遠方來願悉請之明日到宮
부처님께서 곧 허락하시자 다른 이들도 다 그 부탁을 받아들였다.
佛卽許之皆受其請
왕이 곧 궁중으로 돌아가 공양거리를 장만해 놓고 길 양쪽에 장막과 당기, 번기를 찬란하고 화려하게 베풀어 놓고 궁중에는 모두 귀중한 보배로써 자리를 만들어 놓았다. 부인들과 채녀들은 재계하고 공경을 다하였다.
010_1201_b_13L王卽還宮莊嚴供具俠道施帳粲麗宮中皆以珍寶作座夫人采女齋戒盡敬
다음날 문수와 보래(寶來) 등이 여러 보살들과 함께 왕궁에 나아갔다.
보래보살이 문수보살에게 상석(上席)을 사양하며 말하였다.
“지금 모든 상인(上人)들께서 마땅히 먼저 들어가야 합니다.”
010_1201_b_16L明日文殊及寶來等與諸菩薩俱詣王宮寶來菩薩讓文殊曰今諸上人宜於前入
여러 보살들이 말하였다.
“지혜에는 처소가 없고 뜻에는 형체가 없으며 기억에 생각이 없고 법에 베푸는 바가 없으며 베푸는 바가 도를 떠나지 않습니다. 이미 법륜을 끊었고 법에는 염상(念想)이 없고 다소(多少)도 없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여러 높으신 분께서 권세에 들어가야 합니다.
살운야(薩芸若)에 대하여 서로 아는 것이 없고 이미 법의 갑옷[法鎧]을 입었고 삼매에 대하여 증감이 없어 높으시니, 마땅히 앞에 자리해야 합니다.”
010_1201_b_18L諸菩薩言於慧無處於意無形於念無想於法無所所施不離道已斷於法輪於法無念想無多少如是者故爲尊多入於權於薩芸若無相知者已被法鎧於三昧無增減是則爲尊故宜處前
보래보살이 대답하였다.
“지금 여러 상인은 연세도 많으시고 덕도 높으시어 존귀하시니, 마땅히 앞에 들어가셔야 합니다.”
010_1201_b_23L寶來菩薩答曰今諸上人年耆德高以故爲宜在前入
010_1201_c_02L여러 보살들이 말하였다.
“우리들의 나이는 마치 마른 고목과 같아서 근본이 이미 죽었으므로 꽃도 피지 않고 잎사귀도 나오지 않으니, 그늘이 너무 적어 세상에 별로 이익을 주지 못합니다. 어지신 분께서는 비록 어리시지만 깊고 심오한 지혜의 경지에 들어갔으므로 비유하면 보배 나무가 세상에 크고 많은 이익을 주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까닭에 높으시니, 마땅히 앞에 있으셔야 합니다.”
010_1201_c_02L諸菩薩言我等之年亦如枯樹根本已死無有華葉尟於蔭覆於世爲薄仁者雖幼入慧甚深如寶樹益世弘多以故爲尊故宜在
이미 모두 궁중에 들어가서 자리에 나아가 앉았다. 여러 천인들이 하늘 위에 있으면서 악기로 음악을 연주했고 왕은 부인과 여러 채녀들을 시켜서 이름 있는 숱한 향을 사르고 공양거리를 내놓았다. 밥 먹기를 다 마치고 보래에게 물었다.
“제가 지금 시방에 계신 여러 부처님을 뵙고 싶사온데 마땅히 어떤 법을 행해야 뵈올 수 있겠습니까?”
010_1201_c_06L旣皆入宮就座而坐諸天在上以樂樂之王使夫人及諸采女燒衆名香進奉供具飯食畢訖王問寶來我今欲得見十方佛當行何法而得見之
보래가 대답하였다.
“여러 부처님을 뵙고 싶으면 마땅히 아홉 가지 법을 실천하여야 합니다.
010_1201_c_09L寶來曰欲見諸佛當行九法
첫째는 시방세계 부처님이 이와 더불어 다름이 없다고 보아야 하고, 둘째는 마땅히 도에는 다른 길이 없다고 보아야 하며, 셋째는 모든 사람은 해탈시킬 것이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010_1201_c_10L一者視十方佛與是無異二者當視道無有三者視一切人無有脫者
넷째는 음식을 보되 변화로 만든 것을 보는 것과 같이 해야 하고, 다섯째는 마땅히 5음(陰)엔 식상(識想)이 없음을 알아야 하며, 여섯째는 6정(情)에 대하여 알기를 허깨비와 같다고 보아야 합니다.
010_1201_c_12L四者當視飯食如化所見五者當知五陰無有識想六者當知六情觀之如幻
일곱째는 마땅히 관찰한 바는 다만 거꾸로 된 소견임을 알아야 하고, 여덟째는 법 가운데에서 크게 보시해야 하며, 아홉째는 마땅히 보시한 것도 보시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하니, 이것이 그 아홉 가지입니다.
010_1201_c_14L七者當知所觀但是倒見八者於法中大施與九者當知所施無所施是爲九
그 뜻 따위가 공(空)하여 없음은 보는 바가 모두 피차(彼此)가 없기 때문이니, 뜻이 적연해야 깨끗한 선정을 얻으며 보는 바가 없으면 널리 부처님을 볼 수 있습니다.”
010_1201_c_17L空其意等所視無彼此志寂然淨定無所見則普見佛
그때 보래를 찬탄하여 말씀하셨다.
“시원하고 시원하구나. 관찰한 것이 말한 것과 같도다.”
010_1201_c_18L爾時讚寶來快哉快哉審如所說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說頌曰

항상 마땅히 이 겁이 다하고 나서
태어나는 곳마다 언제나 세존을 만나서
그를 따라 큰 지혜를 받고 나서
늘 애욕의 뿌리를 제거하기 원해야 하네.
010_1201_c_19L常當願是劫
所生常遇尊
從受大智慧
常除愛欲根

탐하지도 않고 또한 질투하지도 않으며
악한 마음을 다시는 내지 않아
마침내 수없이 많은 부처님에게서
이 삼매를 들었다네.
010_1201_c_21L不貪亦不嫉
惡意不復生
乃於無數佛
得聞是三昧

삼천이나 되는 국토에 들어가서
항상 존귀한 삼매를 실천하고
일체의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는
모든 진귀한 보배를 귀하게 여기지 않네.
010_1201_c_22L入於三千剎
常行尊三昧
不於一切人
所有諸珍寶

법은 5음을 따르지 않고
또한 그 처소를 떠나지도 않네.
관(觀)함으로부터 이름[名]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일체가 다 이와 같다네.
010_1201_c_23L法不從五陰
亦不離其處
從觀得脫名
一切皆如是
010_1202_a_02L
관찰함을 따라 환희를 얻고
태어나는 바가 없기를 발의하였네.
그곳이 이미 이와 같으니
그런 까닭에 천중천이 되었네.
010_1202_a_02L從觀得歡喜
發意無所生
其處已如是
故爲天中天

만약 삼계에 있다 해도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네.
니원과 니왈(泥曰)에서도
일체에 이런 것이 없다네.
010_1202_a_03L若在三界中
不生亦不死
泥洹及泥曰
一切無有是

마음에 마땅히 사악한 생각을 하지 않고
법이 아니면 실천하지 않으며
만약 삼계에 있다고 해도
마음을 지켜 일어나지 않게 하네.
010_1202_a_04L意不當邪念
所行作非法
若在三界中
持心令不起

음향이 되돌아와 대답하듯이
안과 밖이 모두 다 서로 호응한다네.
일어남이 없어야 모두가 고요하나니
모든 법이 또한 이와 같다네.
010_1202_a_06L音響有還答
內外悉相應
不起悉寂然
諸法亦如是

삼천세계 모든 부처님 국토의
명자(名字)가 또한 이와 같으니
듣는 것도 없고 또한 보는 것도 없으며
법에 대해 마땅히 의론하는 바 없다네.
010_1202_a_07L三千諸佛剎
名字悉如是
無聞亦無見
非法所當議

삼매는 헤아려 알 수 없는 것으로
많은 복을 지었네.
지혜 있는 사람은 이 말 뜻을 알아서
부처님의 항상함 없는 이치를 얻었네.
010_1202_a_08L三昧不挍計
以數持作多
慧者解是言
得佛無常處

법이란 모두 맑고 깨끗한 것이어서
넓고 크기가 짝할 것이 없다네.
언제나 무변수(無邊水)를 지어
싣고 있는 것으로 삼천세계를 가리네.
010_1202_a_10L法者悉淸淨
曠大無有雙
常作無邊水
所載蔽三千

마음속에 다린니를 원하고
앞 다투어 마음을 내었네.
법이란 이미 이와 같나니
일체 중생들 모두 봉행해야만 하네.
010_1202_a_11L意願陁鄰尼
發意無有前
法者已如是
一切當奉行

내가 기억해 보니 법을 구할 때에
종래 약간 겁이 지나도록
마음엔 언제나 집을 버리려 했고
탐욕스러워 구한 것이 없었네.
010_1202_a_12L我念求法時
從來若干劫
志意常棄家
於欲無所求

항상 선지식만 의지했고
바른 법을 정립하여 머물렀다네.
그때 큰 모임에서
존귀한 삼매법을 얻어 들었네.
010_1202_a_14L常依善知識
得立正法住
是時於大會
得聞尊三昧

마음속에 크게 기뻐하여서
곧바로 허공에 머물렀으니
땅에서부터 140장(丈)이나 떨어졌으며
합장하고 부처님 곁에 있었네.
010_1202_a_15L悉意大歡喜
卽住虛空中
去地百卌丈
叉手在佛邊

지금 이 자리의 모든 보살들
기별 받음도 이와 같나니
그 마음에 기쁨이 늘어나고
모든 삼매를 들을 수가 있었네.
010_1202_a_16L今坐諸菩薩
受莂亦如是
其意增歡喜
得聞諸三昧

문득 한 부처님의 국토에서부터
여러 부처님 앞에 날아서 이르렀네.
움직이지도 않고 흔들리지도 않으니
여러 국토가 진동(震動)하였네.
010_1202_a_18L便從一佛剎
飛到諸佛前
不動亦不搖
震動諸剎中

용왕도 크게 기뻐하여
곧바로 온갖 종류 향을 내리고
변화로 여러 곳에 연못을 만들어
위로 삼천세계까지 이르게 했네.
010_1202_a_19L龍王大歡喜
卽雨萬種香
化爲諸水池
上到三千中

꽃과 향이 저절로 오고
산란한 바람이 저절로 불어왔네.
온갖 종류의 모든 음악이
공중에 흘러 퍼졌네.
010_1202_a_20L華香自然來
亂風自然生
百種諸音樂
悉住於空中

그때 보래보살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지금 저 향과 꽃은 다른 국토에서 이르고 또한 모든 음악이 이 모임 속에 연주되었는데, 그것은 부처님의 위신력입니까? 보살의 힘입니까?”
010_1202_a_22L於是寶來菩薩問文殊師利言今此香花從他剎來及諸音樂來在會中爲佛威神將菩薩力耶
010_1202_b_02L문수가 대답하였다.
“부처님과 보살이 힘을 얻어 신통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보아서 알 수 없는 것이니, 이 음악은 이름 없는 음악임을 알아야만 합니다.
지금 있는 곳에서 생겨난 법음은 명처(名處)가 없으며, 또한 즐거움이 바로 음악의 처소일 뿐 모든 존재는 변화와 같나니, 이것이 곧 음악입니다.
둘이 없는 법이 곧 음악이며, 나한과 벽지불을 제도하고 싶어하는 것이 바로 이 음악이고, 이도(異道)를 보면 그들로 하여금 모두 부처를 증득하게 하는 것이 그 음악입니다.
010_1202_b_02L文殊答曰及菩薩得力神變皆不可見知是樂者無名之樂有所在處法音無名處若樂是樂處所有如化是樂無二法是樂於羅漢辟支佛悉欲度之是樂所見異道悉欲令得佛是樂
제도하지만 거기에는 어떤 주인도 없으니 이것이 음악이고, 일체의 처소에는 처소도 없고 일어나는 것이 없으며 삼매에 대하여 어떤 번뇌도 없는 것이 그 음악이며, 일체처(一切處)에 아무 이름도 없으니 이것이 그 음악이고, 모든 존재하는 물질은 다 변화와 같은 것이니 이것이 음악이며, 소리의 처소도 아니요 생겨나는 처소도 없는 것이 곧 음악이고, 법을 베풀었으나 베푼 바 없는 것이 곧 음악입니다.
대천 국토에 항상한 처소가 없는 것이 바로 음악이고, 모든 사람들에게 신심을 얻게 하였지만 얻은 것이 없는 것이 바로 음악이며, 미래ㆍ과거ㆍ현재의 세 처소가 다해도 다한 것 없는 것이 바로 그 음악이고, 본래의 자리에 돌아가게 하였으나 볼 것 없는 것이 바로 그 음악입니다.
010_1202_b_07L所度無有主是樂一切處無所無所起於三昧無煩荷是樂一切處無有名是樂所有皆如化是樂非音處無所生處是樂法所施無所施是樂大千剎中無常處是卽樂一切人令得信無所得是其樂當來過去現在三處盡無所盡是樂令還本無所見是樂
법륜을 보았지만 이것에도 볼 것이 없으니 이것이 바로 그 음악이고, 삼천세계에 일체가 동등한 것이 바로 그 음악이며, 시방 삼천세계에 법의 창고를 수립한 것이 바로 그 음악이고, 시방세계는 오직 이름만 있는 것이니 이것이 그 음악이며, 색욕(色欲)과 합해지는 것이 바로 그 음악이고, 명자(名字)에 주인 없는 것이 바로 그 음악입니다.
변폭(邊幅)이 따로 없고 일체가 고요하니 이것이 그 음악이고, 일체의 밝음과 어둠은 합해지는 것이니 이것이 그 음악이며, 모든 행동에 계율을 잃지 않는 것이 바로 그 음악이고, 모든 생각하는 바에 삼매를 떠나지 않는 것이 바로 그 음악이며, 허공의 보배 도무극(度無極:波羅蜜)이 바로 그 음악이고, 모든 지혜와 깨달음에 처소가 없는 것이 바로 그 음악이며, 모든 인가할 만한 대상이 바로 그 음악이고, 일체를 결정코 받아들임이 없는 것이 바로 그 음악입니다.
010_1202_b_14L見法輪是爲無所見是樂三千剎中一切等是樂十方三千樹法之藏是樂方剎但有名是樂色欲合是樂於名字無有主是樂無邊幅一切寂是樂一切明與冥合是樂諸所行不失戒是樂諸所念不離三昧是樂虛空寶度無極是樂諸慧覺無有處是樂所可是樂一切決無受者是樂
010_1202_c_02L삼계 가운데 아무것도 동등한 것이 없으니 이것이 그 음악이고, 법에 대하여 탐할 때에는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나니 이것이 그 음악이며, 일체의 밝음을 다시 더 밝게 하나니 이것이 그 음악이고, 보는 존재는 다만 거꾸로 된 견해이니 바른 것을 보는 것이 바로 그 음악이며, 보시를 하고도 바라는 것이 없는 것이 바로 그 음악이고, 뜻이 다함이 없어서 대선사(大船師)가 되는 것이 바로 그 음악입니다.
010_1202_b_22L三界中無與等是樂貪於法不惜命是樂一切明令復明是樂諸所有但倒見見正者是樂布施無所悕望是樂無極作大舩師是樂
변원(邊園)이 없고 무극(無極)까지도 해탈한 것이 바로 그 음악이고, 마음이 적정(寂靖)한 것이 바로 그 음악이며, 결정한 것 없는 것이 바로 그 음악이고, 모든 삼매문(三昧門)은 전도가 없으니 이것이 그 음악이며, 또한 들음도 없고 또한 들리는 것도 없으니 이것이 곧 그 음악이고, 모든 기억하는 바는 정의(政意)가 아니니 이것이 그 음악이며, 모든 사람 해탈함이 없는 것이 바로 그 음악이고, 모든 해탈할 대상은 비유하면 허깨비와 같나니 이것이 그 음악이며, 처음 발의하여 삼매를 갖추니 이것이 곧 그 음악이고, 모든 보살은 어느 곳으로부터도 온 곳이 없으니 이것이 바로 그 음악이며, 모든 보살은 마음만 먹으면 시방 어느 곳이든 이르나니 이것이 바로 그 음악이고, 푸르고ㆍ누렇고ㆍ희고ㆍ검은 것이 아니고 도경(道徑)이 없는 것이 곧 그 음악입니다.
010_1202_c_03L無邊園脫無極是樂意寂靖是樂無所定是樂諸三昧門無倒者是樂亦無聽亦無聞是諸所念非政意是樂一切人無脫者是樂諸所度譬若幻是樂初發意三昧俱是樂諸菩薩所從來無有處是樂諸菩薩在意生到十方是樂靑黃白黑無道徑是樂
이와 같아서 보래여, 부처님과 보살의 위신력과 음악을 알고자 하면 즐겁기가 이와 같습니다.”
010_1202_c_10L如是寶來知佛及菩薩威神音樂所樂如是
보래보살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010_1202_c_11L來菩薩說頌曰

문수사리의 마음에
지혜롭고 존귀함이 이전엔 없었네.
베푼 것이 삼천 세계를 덮으니
그 지혜에 존귀하지 않음이 없네.
010_1202_c_12L文殊師利意
慧尊無有前
所施弊三千
其智莫不尊

위신력으로 보시를 실천한 바
삼천세계를 다 제멸(除滅)하였네.
모든 음악을 탐한 바 없으며
다만 불탈시(不脫施)를 실천했네.
010_1202_c_14L威神所施行
悉除三千中
諸樂無所欲
但爲不脫施

음악의 법이 가장 크며
변화하는 것에는 제도할 게 없네.
베푼 바 음악의 법시(法施)도
또한 공한 것이라 제도할 것이 없네.
010_1202_c_15L法樂爲最大
於化無度者
所施樂法與
若空無度者

법과 음악을 함께 실천하니
그 무엇도 이 보배보다 더한 것이 없다네.
음악에는 주인이 있지 않으니
공과 같아 처소가 없네.
010_1202_c_16L法與樂俱行
無有過是寶
所樂不有主
若空無處所

모든 미묘한 법에 깊이 들어가
일체 사람들을 밝게 깨닫게 하네.
그들로 하여금 큰 법을 얻게 하여
수고롭고 괴로운 뿌리를 끊어 없애게 하네.
010_1202_c_18L深入諸微妙
曉了一切人
使之得大法
斷滅勤苦根

일체 세간의 사람들은
모두 다 마음에 알지 못하네.
법으로써 각의(覺意)를 삼고
지혜로써 일체 중생을 구원한다네.
010_1202_c_19L一切世閒人
悉有意不解
以法爲覺意
以慧救一切

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0_1202_c_20L佛爾時遙爲寶來菩薩說頌曰

여의어 공한 것은 생각 아니고
이 생각도 공한 것이 아니라네.
법에 대해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면
곧 마음을 일으키게 하네.
010_1202_c_21L離空非想
是想非空
於法不起
卽爲是起

항상 마땅히 뜻을 부드럽게 하고
깨끗하여 소유(所有)함이 없네.
색계와 욕계가 함께 합하여
서로 간섭함이 없네.
010_1202_c_23L常當軟意
淨無所有
色欲同合
無相入者

설한 바 형체 없으니
형상 있음을 여의지 않네.
모든 법은 꿈과 같으니
인가하는 바가 끝이 없다네.
010_1202_c_24L所說無形
不離有形
因法如夢
所可無底
010_1203_a_02L
이 적멸과 적멸을 여읜 것
여읨도 없고 조작하지도 않네.
모든 법은 주인이 없어서
인가하는 법이 변화와 같네.
010_1203_a_02L是寂離寂
無離不造
衆法無主
所可如化

전혀 받아들이는 것이 없으니
그 법엔 버릴 것도 없다네.
조작하는 것은 전도된 견해 때문이니
일체가 모두 그러하다네.
010_1203_a_04L都無所受
法無所捨
所作到見
一切皆然

물질도 아니고 물질을 여읜 것도 아니니
이것이 색을 여의는 것이 아니라네.
그 법은 색과 같으며
그 처소 또한 이와 같다네.
010_1203_a_05L非色離色
是色不離
其法如色
其處如是

음성[音]도 아니고 메아리도 아니며
듣는 것도 없고 보지도 않는다네.
듣지도 않고 관찰하지도 않나니
모든 존재는 이와 같다네.
010_1203_a_06L非音是響
無聞不見
不聽不觀
所有如是

변화하는 것에는 이름도 없거늘
스스로 말하기를 이것이라 하네.
법에는 이렇게 헤아림이 없으니
제도할 바도 이와 같다네.
010_1203_a_08L於化無名
自言爲是
法無是計
所度如是

허깨비 같아 볼 것이 없나니
보이는 것에서 봄을 여의네.
탐함과 모든 욕망 여의어야 하니
법은 행동하는 것이 아닐세.
010_1203_a_09L於幻無見
所見離見
離貪諸欲
非法所儀

욕망에 아무런 때가 없느니
집착하지도 않고 여읠 것도 없다네.
이와 같은 진리를 보면
아무것도 볼 것이 없네.
010_1203_a_10L於欲無垢
不著無離
如是諦見
無有見者

깨끗한 것에서 깨끗함을 여의니
시방세계에 조작이 없다네.
인가하는 것이 실상과 같지만
변화로 만든 것에 주인이 없는 것과 같네.
010_1203_a_12L於淨離淨
十方無造
所可若實
如化無主

보래보살이 부처님께서 설하신 뜻을 알고 문득 궁중에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0_1203_a_13L寶來菩薩知佛所說便於宮中說頌曰

근본을 의심하여 알지 못하니
법은 모두 자연이라 말씀하셨네.
근본엔 항상 머무름이 없으니
지혜를 의심함이 이와 같다네.
010_1203_a_14L疑本不解
謂法皆然
本無常住
疑慧如是

생각에 번뇌[勞]가 없으며
식념(識念)에는 괴로움이 없네.
이름을 날리고 글자에 머묾은
법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네.
010_1203_a_16L於想無勞
識念無苦
擧名住字
非求法者

근본은 그렇지 않나니
돌아오지도 않고 옳다고 인정하는 것도 아니네.
가(可)함과 무가(無可)함을
멀리 여의어 인정할 것 없네.
010_1203_a_17L於本不爾
不還不是
所可無可
遠離無可

생(生)을 벗어나면 멸할 것도 없나니
이것이 곧 멸이 된다네.
적멸에는 생각도 없으니
이것이 곧 멸하지 않는 것이 되네.
010_1203_a_18L脫生無滅
是卽爲滅
於滅無想
是爲非滅

모든 법엔 생겨남이 없으며
또한 성취하기를 생각지도 않네.
무슨 까닭인가 하면
모든 법은 다 공한 것이기 때문이라네.
010_1203_a_20L於法無生
亦不想成
所以者何
諸法皆空

또한 말[言]을 구하지도 않고
나는 니원까지도 여읜다네.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근본과 끝이 모두 깨끗하기 때문일세.
010_1203_a_21L亦不求言
我離泥洹
所以者何
本末淨故

다함이 없는 시방세계를
들어서 증명하리라.
이것이 나[我]라고 말들 하나니
이것이 바로 그 증거라네.
010_1203_a_22L不盡十方
擧之爲證
有言是我
是卽爲證

마땅히 영원토록 생각하지 않아야 하나니
시방에 대한 생각을 말함일세.
법에는 두 가지 법이 없나니
곧 거기에는 아무 이름도 없기 때문이네.
010_1203_a_24L不當遠念
念於十方
法無二法
卽得無名
010_1203_b_02L
법에는 고정관념이 없나니
마땅히 깨달아 알아야 하네.
기행(起行)이 이와 같으면
존귀한 법을 보지 못하리.
010_1203_b_02L法非思想
可當逮者
起行如是
不見尊法

마땅히 지혜를 알아야 하니
미묘한 이치엔 두렵지 않네.
심오한 수행에 주인이 없으면
이것을 멸문(滅門)이라 한다네.
010_1203_b_03L要當解慧
於妙不恐
深行不主
可謂慧門

보래보살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지금 이 모임 가운데 서로 마음을 낸 사람에게 다함이 없는 법을 증득하게 하고 싶은데 마땅히 어떤 법으로 성취하게 할 수 있습니까?”
010_1203_b_05L寶來菩薩問文殊師利今在會中新發意者我欲使得無極法當何以致
문수가 대답하였다.
“생각에 대하여 작용이 없으면 곧 다함이 없는 법을 증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文殊答曰於想無作卽得無極法
또 물었다.
“무엇을 생각에 작용이 없다고 말합니까?”
010_1203_b_08L又問何謂無想作者
문수가 대답하였다.
“마땅히 아홉 가지 법의 보배에 이르러야 합니다.
010_1203_b_09L文殊言當逮九法寶
첫째는 뜻에 처소가 없으면 이것이 곧 보배이고, 둘째는 법에는 주인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며, 셋째는 현재와 미래와 과거가 있음을 보지 못하니 이것이 곧 보배이고, 넷째는 법에는 조작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며, 다섯째는 베푸는 것은 오직 경법(經法)만을 베푸나니 이것이 곧 보배이고, 여섯째는 다섯 갈래 세계의 수고로움과 괴로움을 보고 그 가운데에서 마음이 변하지 않나니 이것이 곧 보배이며, 일곱째 깨달은 것은 구화구사라에 멀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이고, 여덟째는 다만 모든 법을 보되 법에 머물지 않나니 이것이 곧 보배며, 아홉째는 니원에 이르러도 역시 변화와 같나니 이것이 곧 보배입니다. 이것이 곧 아홉 가지 보배입니다.”
010_1203_b_10L一者意無處所是卽寶二者觀法無主是卽寶三者不見有當來去是卽寶四者於法無有造作者是卽寶五者所施但施經法是卽寶者見五道勤苦於其中不轉是卽寶七者所覺不遠漚和拘舍羅是卽寶八者直見諸法不處法有二是卽寶九者到於泥洹亦如化是卽寶是爲九法寶
그러자 문수사리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於是文殊師利說偈曰

가(可)에 대하여 바라는 바도 없고
머무는 바에도 항상한 이름이 없다네.
허공과 같아 아무 때도 없나니
부처님의 미소엔 불가(不可)함이 없네.
010_1203_b_18L於可無所欲
所住無常名
若空無有垢
佛笑無不可

웃음도 공한 것이어서 말(末)을 여읠 필요가 없고
본래와 같아 웃을 것도 없네.
이미 여러 가지 법의 이름에 머물렀으니
일체는 모두 미소와 같다네.
010_1203_b_20L笑空不離末
如本無笑者
已住諸法名
一切皆如笑

본말(本末)은 다 자연 그대로여서
가고 오는 것이 없고
웃음에는 돌아오는 보답이 있지만
돌아올 것도 없고 미소도 없네.
010_1203_b_21L本末皆自然
無有往來者
笑者有還報
不還亦不笑

법은 모두가 하나이어서
이미 웃었다면 문득 두 가지 법이 있다네.
그 두 가지엔 명자(名字)가 없나니
그런 까닭에 이것은 존귀하네.
010_1203_b_22L法者皆是一
已笑便有二
於二無名字
是故爲是尊

웃으신 것에 집착할 것도 없고
오직 모든 법을 베푸셨을 뿐
움직이는 것에 움직인 것도 없나니
그런 까닭에 무상존(無上尊)이라네.
010_1203_b_24L所笑無所著
但爲衆法施
所動無所動
是故無上尊
010_1203_c_02L
웃으신 이에게 돌아가는 과보는 없으며
일체 것엔 주인이 없기 때문이네.
그 미소는 근본을 여의지 않았나니
그런 까닭에 천중천(天中天)이라네.
010_1203_c_02L笑者無還報
一切無有主
其笑不離本
是故天中天

웃으신 것엔 일어나는 바가 없으며
다만 거꾸로 된 견해일 뿐
모든 법은 다 고요한 것이지만
고요한 것에도 본래 아무것도 없다네.
010_1203_c_03L笑者無所起
但爲倒見耳
於法悉寂然
寂者本無故

웃으신 것은 변화를 여읜 것이 아니니
변화로써 크게 베푸셨을 뿐이네.
변화에 대하여 거명할 것 없나니
그런 까닭에 그것이 곧 법이 된다네.
010_1203_c_05L笑者不離化
以化大施與
於化無擧名
是故乃爲法

법에는 이것이라 할 것도 없나니
다만 불탈시(不脫施)만을 할 뿐이네.
해탈한 것도 벗어난 것이 아니니
부처님도 이와 같다네.
010_1203_c_06L於法無有是
但爲不脫施
所脫不爲脫
佛者亦如是

그런 까닭에 큰 법회에서
해탈을 의론하지만 해탈도 없는 것이라네.
법만을 베푸실 뿐이기에
비교가 될 사람이 아무도 없다네.
010_1203_c_07L故於大會中
議度無度者
於法作施與
無有與比者

사리불이 보래에게 물었다.
“시방세계에 일체의 학자(學者)들로 하여금 총지인 모든 다린니(陀隣尼)를 얻게 하려면 어떤 법을 수행하여야 마땅히 성취할 수 있습니까?”
010_1203_c_09L舍利弗問寶來曰欲使十方一切學皆得摠持諸陁鄰尼修行何法當得致之
보래가 대답하였다.
“마땅히 서른두 가지 법보(法寶)를 수행하여야만 됩니다.
寶來曰當行三十二法寶
첫째는 아직 마음을 내지 못한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다 마땅히 해탈하게 하여 변화와 같음을 알게 하고 걸림이 없게 하려 함이고, 둘째는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의 마음을 내지 못한 사람이 있으면 그들로 하여금 다 바른 법에 머물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삼천대천세계를 보되 모두 동등하여 다르지 않다고 보는 것이고, 넷째는 만약 한(限)에 머무는 사람이 있으면 그들로 하여금 모든 욕망을 영원히 여의고 지혜의 문에 있게 하여 동요함도 없고 바뀌지도 않으며 니원에 이르게 하는 것입니다.
010_1203_c_12L者欲使一切未發意者皆當度之如化無㝵二者未發無上正眞道意者皆令住正法三者視三千大千剎土等無異四者若住限者令遠離衆欲在於慧門無動無轉得至泥洹
다섯째는 사람들이 ‘하늘이 있다느니 하늘이 없다느니’ 하고 말하면 마음이 동요되어 돌아가지 않게 하는 것이고, 여섯째는 도에 대한 마음이 견고하여 뜻에 겁약하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와서 생(生)을 받지 않는 일체 중생들이 현재ㆍ미래ㆍ과거를 보되 두 가지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여덟째는 모든 삼매 선정은 적연하여 처소가 없다고 관하는 것입니다.
010_1203_c_17L五者人說有天無天志不動還六者志道堅固意不怯弱七者一切無來受生視當來過去無有二八者觀諸三昧禪寂然無處所
010_1204_a_02L아홉째는 모든 제도할 대상에는 주인이 없어서 일체 것은 공(空)을 좇아 공을 이루는 것이고, 열째는 나는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부처님을 다 따라 법을 받는 것이며, 열한째는 다른 지방의 국토에서 감히 와서 경을 듣는 사람이 있으면 그들로 하여금 다 결정을 증득하게 하는 것이고, 열두째는 여러 부처님의 국토에서 꽃이나 향을 가지고 오는 사람이 있어도 또한 기뻐하지 않고 오지 않는다 해도 또한 구하지 않는 것입니다.
010_1203_c_21L九者諸所度無有一切從空致空十者三千大千諸佛我悉從受法十一者他方剎土敢有來聽經者悉令得決十二者諸佛剎土所有花香來者亦不喜不來者亦不求
열셋째는 마음을 낸 모든 사람들에게는 그들로 하여금 법에 머물 수 있게 하는 것이고, 열넷째는 현재ㆍ미래ㆍ과거에 대하여 뜻에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일이 없는 것이니 왜냐하면 근본엔 두 가지 법이 없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며, 열다섯째는 시방세계의 연비연동(蜎飛蠕動)으로 하여금 모두 금계(禁戒)를 받들어 지녀서 마침내 훼범(毁犯)함이 없게 하는 것이고, 열여섯째는 삿된 생각이 없이 시방세계에 있으면서 마음을 바꾸어 근본으로 돌아가면 곧 지혜의 문으로 향하게 하는 것입니다.
010_1204_a_03L十三者諸發意者使得法住十四者當來過去意無增減所以者知本無二故十五者悉欲令十方蜎飛蠕動奉持禁戒終無毀犯十六者無有邪念在於十方轉意還本則向慧門
열일곱째는 인욕하지 못하는 것이 없고 항상 삿된 원한을 품지 않는 것이고, 열여덟째는 관(觀)으로부터 다른 관에 이르기까지 제도함이 없는 것이며, 열아홉째는 본래 머무름이 없는 것처럼 항상 머무는 곳이 없는 것이고, 스무째는 제도할 대상에 주인 없기가 마치 허공과 같아서 아무 염상(念想)이 없는 것입니다.
010_1204_a_08L十七者無所不忍常無邪恨十八者從觀至觀無有度者十九者如本無住無常住處二十者所度無有主如空無念相
스물한째는 지혜 있는 이에게 보시하되 거명함이 없고, 탐욕에 대하여 집착함이 없으면 곧바로 이를 따라 해탈할 수 있게 하는 것이고, 스물두째는 법을 말하면 대상을 여의지 않고 인하여 보시하기 때문에 큰 나라의 대중들 가운데 제도하여 더 이상 해탈할 사람이 없게 하는 것이며, 스물셋째는 무수히 많은 국토에서 또 다른 국토에 날아서 이르러 여러 부처님 앞에 나타나되 걸릴 것이 없는 것이고, 스물넷째는 여러 국토를 보아도 해탈할 사람이 더 이상 없게 하는 것입니다.
010_1204_a_11L二十一者於慧作施與無有擧名者於欲無所著便從是得脫二十二者所說不離對因作施與故於大國衆中度無脫者二十三者於無數剎飛到他剎在諸佛前無所罣㝵二十四者視諸剎等無得脫者
스물다섯째는 깨끗함과 어리석음이 한군데에 합하여 근본이 깨끗한 것처럼 그와 다름이 없는 것이고, 스물여섯째는 대천세계에 머물러서 주로 다리를 놓고 아직 깨닫지 못한 이를 정진하도록 권유하여 어두운 사람으로 하여금 밝음을 보게 하는 것이며, 스물일곱째는 넓은 바다의 큰 선사(船師)가 되어 여러 군생(群生)들을 건네주면서 싫어함이 없는 것이고, 스물여덟째는 끝없는 일산을 만들어 모든 더러움을 막는 것입니다.
010_1204_a_17L二十五者淨癡同合本淨無異二十六者住大千中主作橋梁勸進未覺令冥見明二十七者於大海中作大舩師渡諸群生無有厭極二十八者作無邊蓋閉塞衆垢
010_1204_b_02L스물아홉째는 다함이 없는 은혜를 지어 시방을 떠나지 않는 것이고, 서른째는 큰 자애로움을 지어 일체 중생들을 다 거두어 윤택하게 하고 아직 해탈하지 못한 모든 사람들을 마땅히 모두 제도하는 까닭에 그를 천중천(天中天)이라고 부르는 것이며, 서른한째는 평등심을 항상 행하여 치우침이 없고 구제하되 짝이 될 사람이 없기 때문에 호를 무상존우(無上尊祐)라 하는 것이고, 서른두째는 보살이 말하는 것은 경법(經法)을 떠나지 않고 대천 국토에 두루 소문이 들리지 않음이 없나니, 그런 까닭에 공중에서 저절로 꽃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것이 보살의 서른두 가지 법보가 됩니다.”
010_1204_a_21L二十九者作無極惠不離十方三十者作大慈哀苞潤一切諸未度者悉當度之號之曰天中之天三十一者常行等心無有偏適救濟無雙故號無上尊三十二者菩薩所說不離經法大千剎中莫不等聞是故空中自然生華是爲菩薩三十二法寶
그때 보래보살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010_1204_b_05L於是來菩薩說頌曰

넓고 넓은 시방세계 변화와 같아
일체 것은 모두 항상함이 없다네.
참다운 법과 바른 진리는 고요하다고
연설하여 중생들을 제도하네.
010_1204_b_06L十方普如化
一切皆無常
眞法正諦寂
演說度衆生

고정관념은 생각을 여의지 못하지만
일체는 진실로 본래 공한 것이라네.
꽃은 잎사귀를 베풀지 못하고
그 색깔을 감당할 수도 없네.
010_1204_b_08L有想不離想
一切實本空
若華未施葉
其色不可當

일체의 모든 탐욕을
세우면 의왕(意王)이 된다네.
모든 보배이자 무상존(無上尊)이기에
호(號)를 천중천(天中天)이라 한다네.
010_1204_b_09L一切所衆欲
立之可意王
諸寶無上尊
號爲天中天

그런 까닭에 큰 모임 가운데에서
아직 해탈하지 못한 사람을 제도하려 의론 한다네.
그 근본은 항상 머무름이 없나니
그런 까닭에 십력존(十力尊)이라 한다네.
010_1204_b_10L故於大會中
議度未脫者
其本無常住
故字十力尊

일체의 거꾸로 된 견해를
세간에선 깜깜하다 말하네.
인가하는 것은 변화와 같아
시방세계에서 해탈할 수 있다네.
010_1204_b_12L一切爲倒見
世閒謂之冥
所可若如化
能脫十方中

허공은 항상한 처소가 없나니
부처님의 법장(法藏)이 다 그 가운데 있다네.
해탈함이 없음을 해탈함으로써
시방세계 중생들을 교화한다네.
010_1204_b_13L虛空無常處
佛藏悉在中
以脫無脫者
故教十方人

시방의 여러 부처님 국토를
합하여 한나라로 만드니
저절로 대중들 크게 모여들어
시방세계를 가득 메웠네.
010_1204_b_14L十方諸佛剎
合之爲一國
自然衆大會
悉滿十方中

부처님께선 일체를 깨달으신 분으로
웃으셔도 그 모습을 여의지 않네.
황금 색깔도 여의지 않은 채로
아직까지 해탈하지 못한 사람에게 보여 주셨네.
010_1204_b_16L佛者一切覺
笑不離其容
不離黃金色
以示未脫人

시방세계를 인도하는 사람이 되어
마음에 법왕을 여의지 않네.
보시를 하면서도 보시한다는 생각이 없으니
꽃을 시방세계에 보시하였네.
010_1204_b_17L十方爲作導
意不離法王
所施無所施
華布於十方

금색의 커다란 연꽃이
모든 허공을 두루 가득 채웠네.
생각 일으키고 행동하여도
모든 하늘에 머물지 않네.
010_1204_b_18L金色大蓮華
遍滿諸空中
起想而作行
不住諸天中

문수사리의 마음 넓고 커서 짝할 사람이 없네.
그로 하여금 득도(得道)케 하여
기별(記莂)을 주어
허공에 머물러 있게 하였네.
010_1204_b_20L文殊師利意
曠大無有雙
使得道莂者
住在虛空中

보래보살 지혜의 마음 존귀하여
밝은 빛이 궁중에 두루 비추네.
마음을 낸 여러 천인들
모두 다 법문에 이르게 했네.
010_1204_b_21L寶來慧意尊
光明遍宮中
可意諸天人
悉得到法門

시방세계 여러 보살들
여러 국토에서 감동하였네.
여기 모인 여러 천자들
이 귀중한 경전을 들을 수 있었네.
010_1204_b_22L十方諸菩薩
感動諸剎中
今會諸天子
得聞是尊經

일체에 다 통해 볼 수 있으며
마침내 마음먹은 궁전이면 어디든 갈 수 있네.
변화로 교로좌(交露坐)를 만드니
온갖 하늘의 꽃과 향이 이르네.
010_1204_b_24L徹見諸一切
乃到可意宮
化爲交露坐
萬種天華香
010_1204_c_02L
모든 삼매를 듣고 받아서
대중 가운데 앉아서 보네.
여러 곳에서 온 공덕 높으신 분들
마음 내어 높은 분께 공양하네.
010_1204_c_02L聽受諸三昧
坐觀大衆中
諸來宿功德
發意供養尊

도 있는 사람이 바르게 보지 못하니
존재하는 모든 것이 이와 같다네.
해탈한 모든 사람이 수없이 많아
삼계에 다함이 없네.
010_1204_c_03L道者不直見
所有皆如是
諸脫無有數
三界不可極

문수사리보살이 보래에게 물었다.
“모든 음성은 변화와 같고 지은 법이 생각할 수 없음도 또한 다함이 없기 때문에 자연이라고 한다면 마땅히 무엇으로써 해탈해야 합니까?”
010_1204_c_05L文殊師利菩薩問寶來曰衆音如化所作法無想亦不可盡故有自然以何脫之
보래가 대답하였다.
“아홉 가지 법의 보배가 있습니다.
寶來答曰有九法寶
첫째는 자연이 처소가 없는 것도 또한 변화와 같은 것이고, 둘째는 모든 법이 처소가 없는 것도 변화와 같은 것이며, 셋째는 당래(當來)에 처소가 없는 것도 변화와 같은 것이고, 넷째는 모든 물질세계의 처소도 변화와 같은 것이며, 다섯째는 과거의 처소도 또한 변화와 같다고 보는 것이고, 여섯째는 모든 법을 보되 허깨비와 같다고 볼 뿐이지만 그 또한 처소가 없음도 변화와 같은 것이며, 일곱째는 보는 처소가 없음도 또한 변화와 같은 것이고, 여덟째는 도를 증득하여 벗어날 곳이 없는 것도 변화와 같은 것이며, 아홉째는 본래 머무는 처소가 없는 니원을 증득한 것도 변화와 같은 것입니다. 이것이 아홉 가지 법으로서 해탈의 지혜를 증득할 수 있습니다.”
010_1204_c_08L一者自然無處亦如化二者諸法無處亦如化三者當來無處亦如化四者諸所有世處亦如化五者觀過去處亦如化六者觀見諸法如幻耳亦無有處亦如化七者所見無處亦如化者得道無脫處亦如化九者得於泥洹本無住處亦如化是爲九法可得脫慧
문수가 또 물었다.
“니원에 이른 것도 모두가 자연이라면 무엇이 이 변화의 근본이 되며, 또 무엇이 이 변화의 주인입니까? 변화는 근본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변화가 일어난 처소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도에는 처소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010_1204_c_16L文殊又問過於泥洹皆亦自然誰爲是化本者誰是化主者化爲有本無化有所起處無道爲有處無
보래가 대답하였다.
“아홉 가지 법이 있어서 변화에 처소가 없음을 압니다.
010_1204_c_18L來答曰有九法知化無處
010_1205_a_02L첫째는 도 아닌 것이 처소가 없나니 이것이 곧 변화이고, 둘째는 변화엔 처소도 없고 생각도 없나니 이것이 그 변화며, 셋째는 변화로 된 것은 일어나는 것도 없고 변화한 곳엔 처소도 없나니 이것이 곧 변화이고, 넷째는 항상하는 이름도 아니요 다할 때가 없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변화이며, 다섯째는 변화하는 처소는 처소가 없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변화이고, 여섯째는 도에는 생각이 없나니 이것이 곧 변화이며, 일곱째는 변화가 일어난 것에는 일어남도 없나니 이것이 곧 변화이고, 여덟째는 변화한 것이 모든 욕망에 대하여 아무 처소도 없나니 이것이 곧 변화이며, 아홉째는 변화한 것은 제도한 것에 대하여 처소가 없나니 이것이 곧 변화입니다. 이것이 아홉 가지 법으로서 변화의 근본을 아는 것입니다.”
010_1204_c_19L一者非道無處是則化二者化非處無想是則三者化者無起化處無處是則化四者非常名無有盡時是則化五者化處無處是則化六者於道無想是則化七者化者於起無起是則化者化者於諸欲無有處是則化九者化者於所度無所處是則化是爲九知化本
그때 문수사리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於是文殊師利又說偈答曰

시방엔 변화한 것이 없나니
변화하고 변화함에 아무 형상이 없다네.
일체 것은 항상함이 없는 보배이니
그런 까닭에 변화의 주인이라 한다네.
010_1205_a_04L十方無化者
化化無有形
一切無常寶
是故爲化主

도라는 것은 변화로 증득하는 것이 아니고
또한 그 처소를 여의는 것도 아니라네.
말씀하신 바는 항상 존재하는 형상도 없고
자연(自然) 그 처소에 있는 것이라 하네.
010_1205_a_06L道者不化得
亦不離其處
所說無常形
自然在其處

모든 보배는 변화를 좇아 얻는 것이기에
근본을 여의고 무유(無有)를 따라야 한다네.
그 근본도 똑같은 변화로 생겨나나니
그런 까닭에 인중존(人中尊)이라 부르네.
010_1205_a_07L諸寶從化得
本離從無有
其本同化生
是故人中尊

탐욕은 변화를 따라 일어나지만
법에는 본래 이런 것이 없다네.
변화해서 다섯 갈래 세계에 머물지만
변화에서는 주인을 볼 수 없다네.
010_1205_a_08L欲者從化起
法本無有是
化而住五道
無有見化主

다섯 갈래 세계에서 나고 죽음은
변화와는 서로 상관하지 않네.
세간의 탐욕을 끊지 못하니
그러므로 정각께서 나타나셨네.
010_1205_a_10L生死及五道
與化不相連
以世貪不斷
故現正覺耳

여래와 변화의 주인은
시방세계에 높기가 그지없네.
변화를 가져 세상에 크게 베풀지만
세간에 아는 사람이 없네.
010_1205_a_11L如來及化主
十方尊無極
持化大其世
世閒無知者

법륜은 물질이 없이 구르는 것이고
변화에는 구르는 것마저 없다네.
물질에 얽매이면 고정관념이 생기니
심오한 법은 굴릴 것도 없다네.
010_1205_a_12L法輪無色轉
於化無轉者
繫色有思想
深法無轉者

생각과 물질로 시방세계를 교화하니
그 법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지만
베푸신 큰 지혜는
세간에선 아무도 말하는 사람이 없네.
010_1205_a_14L想色化十方
莫不受法者
所施大智慧
世閒無說者

모두 아라한에 이르고자 하지만
이 보배를 깨닫지 못하네.
그런 까닭에 대중들이 모인 가운데에서
둘도 없는 보배를 자세히 말하였네.
010_1205_a_15L諸欲及羅漢
不逮覺是寶
故於衆會中
廣說無二寶

지혜는 다함이 없으니
광명이 가장 커서 이만한 것이 없네.
시방세계의 다리가 되어
두 가지 법이 없음을 말하였네.
010_1205_a_16L智慧不可極
光明最無有
十方作橋梁
所說無有二

시방의 모든 부처님 국토에 살고 있는
중생들로 하여금 평등하게 하였네.
또한 그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을 내어 다른 마음 있지 않게 하였네.
010_1205_a_18L十方諸佛剎
悉令爲平等
亦不使其人
發意有異心

시방세계 모든 법 동산[法園]에 있는 사람들
일체 법으로 번뇌를 해탈케 했네.
또한 세간법을 따르지 않게 하여
법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네.
010_1205_a_19L十方諸法園
一切法度垢
亦不從世閒
於法無脫者

지혜에서 벗어남이 없게 하고
가고 오는 것도 보지 않게 하네.
고요한 데서 다시 고요함을 보고
밝음 가운데 또한 밝음을 보네.
010_1205_a_20L於惠無有脫
不見往來者
於寂復見寂
明中復見明

법이란 지혜로 증득하는 것이 아니고
자연 그대로여서 본래 아무것도 없다네.
지혜와 어두움이 모두 한군데에 합하니
그런 까닭에 서로 간섭하지 않네.
010_1205_a_22L法者非慧得
自然本無是
慧冥俱同合
故無相識者

어리석음과 지혜는 함께 합할 수 없으니
저 지혜로 많은 어둠을 밝히네.
베푸는 것은 다만 법뿐이니
높은 산에 꽃이 있는 것과 같다네.
010_1205_a_23L癡慧不同合
其惠衆冥明
所施但爲法
如華在高山
010_1205_b_02L
모든 악함이 다함이 없고
색욕(色欲)도 다함이 없네.
니원과 생사도 그렇고
일체가 다 이와 같다네.
010_1205_a_24L諸惡不可極
色欲不可盡
泥洹及生死
一切皆如是

시방의 모든 부처님 지혜를
아는 사람도 없고 깨달은 사람도 없네.
그런 까닭에 깨끗한 법을 보셨나니
그러므로 세무유(世無有)라 말한다네.
010_1205_b_03L十方諸佛慧
無知無覺者
所以見淨法
故言世無有

담마보살이 다시 보래보살에게 물었다.
“변화에 일어남도 없고 여읨도 없다면 어떤 것이 주인이 됩니까? 니원은 나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다섯 갈래 세계를 멀리하지도 않으니, 당래(當來)에 마음을 내어 법륜을 굴리고 머물러서 깨끗하고 모든 때가 없다면 일체 중생들은 누가 제도합니까?”
010_1205_b_04L曇摩菩薩復問寶來菩薩言於化無起離誰爲成主者泥洹不生滅不遠五道當來發意轉住法輪淨無諸垢一切衆生誰爲度者
보래가 대답하였다.
“질문하신 말씀이 훌륭합니다. 일체 생사의 뿌리를 결단하고 싶으면 마침내 이와 같이 해야 합니다. 보살에겐 아홉 가지 법의 보배가 있습니다.
010_1205_b_08L寶來答曰快哉所問欲決一切生死之根乃如是乎菩薩有九法寶
첫째는 변화에는 변화시킨 주인이 없는 것이고, 둘째는 니원과 생사에는 애당초부터 서로 앎이 없는 것이며, 셋째는 생사와 적멸에는 모두 멸함이 없는 것이고, 넷째는 일체 천상으로 하여금 다시 생겨나지 않게 하고 생겨나는 곳이 없게 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마땅히 마음을 일으켰든지 아직 마음이 일어나지 않았든지 간에 여여(如如)한 처소에 머무는 것이고, 여섯째는 삼천대천 부처님의 국토를 관찰하지만 득도(得度)할 대상이 없음을 깨달아 아는 것이며, 일곱째는 기억에 대하여 일어나는 곳이 없는 것입니다.
010_1205_b_10L一者於化化主無主二者於泥洹與生死初無相知者者於生死於滅無滅四者一切天上使不還生無生處五者當起意未起意如處住六者三千大千佛剎觀了無得度者七者於念無起處
여덟째는 삼천대천세계의 부처님 국토로 하여금 다 니원을 취하고도 마음으로 또한 기뻐하지 않게 하고 취하지 않고도 또한 성내지 않게 하는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하면 모든 법은 처소가 없기 때문이며, 아홉째는 소원을 따라 아라한을 취하기를 원하면 나는 그들로 하여금 모두 마음을 말하게 하여 만약 마음을 내어 소원하는 것을 구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들로 하여금 다시는 모든 생(生)에 대한 마음을 일으키지 않게 하고 소원하는 것에 되돌아감이 없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아홉 가지 법입니다.”
010_1205_b_15L八者悉使三千佛剎皆取泥洹意亦不喜取泥洹意亦不瞋所以者何諸法無處故九者隨願取羅漢我悉令發意若有發意求願者不令復還不起諸生無有還願是爲九法
또 게송으로 말하였다.
又說偈言

가(可)에 대하여 불가(不可)함이 없고
욕망에 대하여 욕망할 것도 없네.
제도할 바에 볼 것이 없으며
법륜에도 항상한 처소가 없다네.
010_1205_b_20L於可無不可
於欲無所欲
所度無見者
法轉無常處

지혜로운 사람은 아무것도 말한 바 없고
해탈[度]로 인하여 가는 것도 없다네.
그런 까닭에 크고 바른 법을 보았나니
세간에 제일가는 무유(無有)라네.
010_1205_b_22L慧者無所說
因度無往者
故見大正法
世之最無有

도라는 것엔 항상한 이름이 없나니
그런 까닭에 시방세계의 보배라네.
얻었거나 얻음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나고 죽음에 도가 없다네.
010_1205_b_23L道者無常名
故爲十方寶
以得無得者
生死無有道
010_1205_c_02L
사마(四馬)가 다함이 없나니
뜻에 가한 것도 만족함이 없다네.
세간에서 다 즐거워하는 것을
버리지 않으면 도를 얻지 못하리라.
010_1205_b_24L四馬不可盡
可意無有足
世閒悉樂之
不捨不得道

두려움이 생겨도 해탈하지 않고
두렵지 않아도 해탈함이 없다네.
나고 죽음을 마땅히 거명하여
그것을 세우면 다섯 갈래 세계가 되네.
010_1205_c_03L畏生無有脫
不畏無脫者
生死當擧名
立之爲五道

보(報)는 있고 답(答)은 없는 것을
옳은 법이라고 말할 수 있으리라.
법에는 본래 두 가지가 없으니
존재의 진리 깨달았기 때문일세.
010_1205_c_04L有報無答者
可謂爲是法
法者本無二
所有諦以覺

가장자리도 없고 또한 중앙도 없으며
다함도 없고 헤아려서도 안 되네.
본제(本際)는 그림자나 메아리와 같아서
가고 옴이 없는 것이라네.
010_1205_c_05L無邊亦無幅
無極不可計
本際如影響
無有往來者

일어난 것에도 일어난 것이 없고
법에도 모든 욕망이 없다네.
나고 죽음에 본래 처소가 없으니
생사와 변화 이와 같다네.
010_1205_c_07L於起無所起
法無諸欲者
生死本無處
生死化如是

깨끗한 것에도 깨끗함이 없고
더러운 것에도 더러움이 없다네.
모든 시방세계 사람들을 위하여
다섯 갈래 세계로 모두 끊어 없앴네.
010_1205_c_08L於淨無有淨
於垢無有垢
悉爲十方人
斷絕諸五道

깨끗한 마음은 물과 같아서
일체의 더러운 때가 없으니
푸르고 누런 것과 희고 검은 것
그 형상을 모두 볼 수 있다네.
010_1205_c_09L淨意若如水
一切無瑕垢
靑黃及白黑
悉得見其形

모든 법에는 번뇌가 없으니
곧 무상(無上)의 보배를 얻으리라.
나라는 것과 남이라는 것을
세간에선 얻을 것이 없다네.
010_1205_c_11L諸法不可呵
卽得無上寶
吾我及與人
世閒無得者

머무름 없는 진리에도 머물지 않으니
소유(所有)의 진리가 이와 같다네.
깨달음이라는 것에 볼 것도 없으니
세간의 진리가 이와 같다네.
010_1205_c_12L不住無住諦
所有諦如是
所覺無所見
世閒諦如是

제도할 것도 없고 제도하지 않을 것도 없으면
세시(世時)에 어느 것인들 존재함이 아니리라.
시방에 바른 깨달음을 건립하면
모두가 무상보(無上寶)를 얻으리라.
010_1205_c_13L不度無不度
世時誰不有
十方立正覺
悉得無上寶

담마보살이 보래보살에게 물었다.
“시방세계 여러 하늘의 인민들로 하여금 자연히 그 처소와 같음을 증득하게 하려면 마땅히 어떤 등류의 법을 수행하여야 성취할 수 있겠습니까?”
010_1205_c_15L曇摩菩薩問寶來菩薩言欲使十方諸天人民自然皆令得如其處當行何等法得致之乎
보래가 대답하였다.
“여섯 가지 일이 있어서 이 법을 체득할 수 있으니, 첫째는 이 법회가 있는 때를 듣고 아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고, 둘째는 이 경을 들었으니 이것이 곧 그 보배가 되며, 셋째는 본래의 공덕에 미쳤으니 이것이 곧 그 보배가 되고, 넷째는 이 경법(經法)을 들은 사람은 모두 육만삼매를 증득하나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며, 다섯째는 이미 육만삼매를 얻고서는 시방세계 사람들로 하여금 무상의(無上意)를 내게 하려고 하나니 이것이 곧 그 보배가 되고, 여섯째는 시방세계로 하여금 모두 보리수 아래 모이게 하나니 이것이 곧 그 보배가 됩니다.”
010_1205_c_18L寶來答曰有六事得逮是法一者聞知是會時是卽爲二者得聞是經是卽爲寶三者逮本功德是卽爲寶四者得聞是經法悉得六萬三昧是卽爲寶五者已得六萬三昧欲十方人發無上意卽爲寶六者皆使十方悉得會於佛是卽爲寶
010_1206_a_02L이 경전을 말씀하실 때에 90억 보살들과 60억 여러 하늘의 인민들이 무소종생법(無所從生法)의 처소를 얻었으며, 9억이나 되는 보살이 이 삼매를 얻었고 삼천대천 부처님 국토가 여섯 가지로 반복해서 진동하였다.
모든 하늘이 공중에서 크게 기악(伎樂)을 연주하였고 모든 용과 아수륜(阿須倫)들이 다 이 심오한 삼매를 듣고 보았다.
010_1206_a_02L說是經時九十億菩薩六十七億諸天人民皆得無所從生法處九億菩薩得是三昧三千大千佛剎六反震動諸天於空中大作伎諸龍阿須倫皆得聞見是深三昧
아난이 의복을 바로잡고 꿇어앉아서[長跪]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경의 이름은 무엇이라 하며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합니까?”
010_1206_a_06L阿難正衣服長跪白佛言是名何經云何奉持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을 무극보(無極寶)라 하고서 마땅히 그것을 받들어 지녀야 하느니라.”
010_1206_a_08L佛語阿難是名爲『無極寶』當奉持之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여 마치자 여러 천인과 아수륜과 인비인(人非人)들이 모두 환희하면서 각각 부처님의 앞에서 예를 올리고 떠나갔다.
010_1206_a_09L佛說經已諸天阿須倫非人皆歡喜各前爲佛作禮而去
佛說無極寶三昧經卷下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