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보리(須菩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만약 괴로움과 즐거움에 대한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괴로움과 즐거움을 여의지 못할 것이니, 이것은 곧 두 가지 법이 됩니다. 보살이란 그 가운데에서 떠나는 것도 아니고 그 위에서 떠나는 것도 아니며, 떠남을 해탈한 것도 아니고 그 가운데에서 떠나는 바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작용하는 것에서 영원히 작용함이 없는 것이니, 이것은 작용으로 일으키는 것이 허깨비와 같은 것이어서 허깨비로써 허깨비를 벗어나는 것입니다. 허깨비 가운데엔 허깨비도 없고 허깨비 가운데엔 이름도 없습니다. 이와 같아서 또한 법을 좇아 득도(得度)하는 것도 아니고, 법을 떠나서 득도하는 것도 아니며 해탈한 가운데에서 또한 해탈하는 것이니, 이것은 주인도 없고 다만 이름만 있을 뿐입니다. 글자에서 이름을 알지 못하는 것이 곧 법륜(法輪)을 끊은 것입니다.”
사리불이 말하였다. “법륜은 본래 맑고 깨끗하여 존재하는 것이 없는데 누가 법륜을 단절합니까?”
010_1199_c_11L舍利弗言:“法輪本淸淨無所有,誰有斷輪者?”
보래(寶來)가 말하였다. “법륜에 처소가 있음을 모르는 것이 곧 법륜을 끊는 것입니다.”
010_1199_c_12L寶來曰:“不知輪有處者是卽爲斷。”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탐욕을 일으켜 법이라고 인정하는 것이 곧 나고 죽는 근본이 되나니, 법을 멸하는 것도 또한 결(結)이 없는 작용이니라. 작용이 없는 작용이 곧 작용을 여의지 못한 것이니, 탐욕을 일으켜 인정하고 있는 모든 법을 여의면 곧 단절하지 못한 것이니라.
탐욕이 없어서 일으키지 않는 것이 곧 도이고, 가(可)하고 불가(不可)함이 없는 것, 생겨나고 생겨나지 아니함이 없는 것, 인식하고 인식하지 아니함이 없는 것, 죽고 죽지 아니함이 없는 것, 끊고 끊지 아니함이 없는 것, 멀거나 멀지 아니함이 없는 것, 모든 가(可)와 불가(不可)함, 머무는 바에 생각이 없는 것, 생각 없는 데에서 떠나는 것, 기억하는 것과 기억함이 없는 것, 말한 것과 말한 것이 없는 것, 니원(泥洹)엔 멸할 것이 없지만 그 멸할 것이 없는 것까지도 여의는 것, 니원엔 형상이 없지만 그 형상 없는 것까지도 여의는 것, 니원을 멸진(滅盡)이라 말하지만 멸하여 다할 것도 없는 것이 도이니라.
010_1200_a_02L모든 법이 적연(寂然)한 것이나 적연한 것까지도 여의는 것, 모든 법은 가함도 없고 가하지 않은 것도 없으며 잃어버릴 것도 없는 것, 지혜에 대하여 그 근본을 여의는 것, 이름할 것도 아니고 생각도 없는 것, 밝힐 것이거나 밝힐 것도 없는 것, 밝고 어두움이 서로 간섭함이 없는 것, 어리석음과 지혜로움이 서로 상관함이 없는 것, 도에 대하여 도를 얻을 것이 없는 것, 괴로움과 즐거움이 서로 인식함이 없는 것, 일어나는 것에 생각함이 없는 것, 맑고 깨끗하여 어렵거나 쉬움이 없는 것, 제도할 대상에 주인이 없는 것, 이른 곳에 서로 떠나감이 없는 것, 모든 법은 이름이 없지만 그 이름이 없는 것까지도 다 여읜 것, 제도하는 바가 흐르는 물과 같은 것, 이름에 대하여 마음이 바뀌지 않는 것, 이와 같은 것들이 다 곧 도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삼매로써 사람들의 뜻에 맞게 제도하시고 온갖 물질로 스스로를 웅장하게 꾸미시지만, 다만 그 장엄은 형상이 없나니, 장엄이라 하는 것은 전도된 견해이며, 장엄이라 하는 것은 모든 의왕(意王)에서 생겨나는 것이고, 장엄이라는 것은 상(想)이며 비상(非想)일 뿐이니라.”
그때 그 모임에 있던 사람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들었는데, 8천억이나 되는 모든 하늘과 사람들이 모두 다 어디부터든 생겨남이 없는 법인[無所從生法忍]을 증득하였고, 곧바로 땅에서 3백 장(丈)쯤 떨어진 허공에 올라가니 그 몸 위에 각각 만억 개의 꽃과 향이 있었다. 곧바로 그것들을 가지고 내려와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대고 예를 올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깨끗한 비단은 본래부터 정결(淨潔)한 것인데 선명하고 좋은 다섯 가지 색깔에 물들게 되는 것처럼, 비단도 본래 스스로 깨끗한 것이고 색깔도 본래 깨끗한 것이지만 이 두 가지 물질이 서로 인연이 된 까닭에 맑고 좋게 된 것이지 색깔이 비단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비단이 또한 색깔에 들어간 것도 아니니라. 깨끗한 인연으로써 밝음을 내게 되었느니라. 보살들이 맑고 깨끗하기 때문에 꽃과 향을 초치(招致)한 것이니 그 인연 또한 이와 같으니라.
010_1200_b_02L보살도 그 꽃과 향에 있었던 것이 아니고 꽃과 향이 또한 보살에게 붙었던 것도 아니니라. 모든 하늘과 사람들이 염상(念想)을 끊을 수 있었기에 혜법(慧法)을 밝히는 데 미쳐서 곧 꽃을 볼 수 있었고 꽃도 깨끗했기 때문에 인연이 일어났을 뿐이니라. 법도 또한 이와 같아서 머무름이 없는 사람은 모든 공덕을 성취하지만 상(想)과 행(行)에 머무는 사람은 나고 죽는 문이 열리게 되느니라.
아라한과 벽지불은 그런 까닭에 다섯 갈래의 길을 멀리하거니와 그들에게는 다만 열 가지 거꾸로 된 견해가 있느니라.
010_1200_b_06L羅漢、辟支佛所以由遠五道者,但用十倒見故。
첫째는 여러 가지 공덕을 보고 다들 해탈했다고 말하니 이것이 다 전도된 견해이고, 둘째는 다섯 갈래 세계에서 수고롭고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니원을 취하고 싶어하니 이것이 거꾸로 된 견해이며, 셋째는 온갖 물질이 항상함이 없음을 보고 미워하여 떠나고 싶어하니 이것이 거꾸로 된 견해이고, 넷째는 편안한 근본을 구하면서도 스스로는 그 근본은 없는 것이라고 하니 이것이 거꾸로 된 견해이며, 다섯째는 무간지옥에서 벗어나 처소가 없는 세계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벗어나지 못하고 구하기를 멈추지 못하니 이것이 거꾸로 된 견해이니라.
여섯째는 아라한이 니원을 집착할 때 몸속에서 저절로 불이 일어나는데 그 불도 또한 처소가 없다고 하면서 문득 생각을 일으키므로 몸속에서 불이 나와 스스로를 태우느니라. 그런 까닭에 나고 죽음이 끊어지지 않나니 이것이 거꾸로 된 견해가 되고, 일곱째는 본말(本末)은 다함이 없는 것이건만 스스로 다하기를 구하니 이것이 거꾸로 된 견해이며, 여덟째는 니원에 들어 모든 악을 멸하여 다하기를 바라면서도 주인이 없음을 알지 못하고 도리어 멸하려고만 하니 이것이 거꾸로 된 견해이며, 아홉째는 베풀어주긴 하면서도 일체 사람들의 마음을 발심시키지 못하고 다만 법이 끊어지지 않기를 바라니 이것이 거꾸로 된 견해이고, 열째는 괴로움과 즐거움에 대하여 평등하고 깨끗한 실천을 하지 않고 두 가지 법이 있다고 말을 하니 이것이 거꾸로 된 견해이니라.
010_1200_c_02L부처님께서 아루보살과 마제(摩提)보살 등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여러 하늘들과 이 법회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모두 과거 아가루(阿呵樓)부처님 시대의 사람들이니라. 지금 내 앞에서 기별을 받은 모든 사람들은 숙명(宿命:과거세)에 이미 6만 부처님의 처소에서 이 삼매를 받았기 때문에 이제 여기에서 기별을 받을 뿐이니라.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아라한이나 벽지불법을 증득한 사람이나 사문과 천인[天], 또는 사람들이 번뇌의 생각을 일으키고 법에서 명예나 구하며 근본 지혜를 무너뜨리거나 혼란시키고 부질없이 법을 늘리고 줄이며, 지액경(枝掖經)을 해설하여 거짓을 가지고 참된 것을 어긋나게 하며, 말로 도를 혼란하게 함으로써 오직 지혜를 공(空)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장엄하게 꾸미는 일에만 힘쓰고, 부처님 법을 듣고 얻어서 그들의 뜻을 초획(超獲)하는 일에만 두어 구화구사라(漚和拘舍羅:善巧方便)를 알지 못하고 덕행을 부지런히 증식시키지 않으면 이들이 곧 법을 해치고 나의 도를 깨뜨리는 자이니라.”
아수이천(阿須夷天)과 반나제천(潘那提天), 제루니천(提樓尼天), 구속제천(拘屬提天), 시나리천(施那利天)이 다 함께 부처님께 아뢰었다. “바라옵건대 형상과 수명을 가진 채로 귀의하여 법을 지닌 사람들이 천억만 겁 동안 휴식함이 없을 때 항상 저희들로 하여금 이 삼매를 증득할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저 어떤 덕 있는 사람이 삼매를 받들어 실천하는데 법과 같이하여 잃어버리지 않으면 신속히 부처를 증득할 것이니라. 그들이 마음을 내어 이 삼매를 수행하면, 비유컨대 니원천(泥洹天)에 어떤 보물이 있는데 그 보물은 모든 보물 가운데 왕이니라. 천상(天上)이나 천하(天下)의 보물들 가운데 가장 존귀한 것으로서 부처님께서 세간에 계시게 되면 그 보배가 곧 나타날 뿐이니라.
010_1201_a_02L그 보배의 이름은 정마니주(精摩尼珠)인데, 이 구슬을 얻어서 그릇 안에 담아두거나 또는 손 안에 놓아두고 사면(四面)의 공중을 보면서 며칠 동안 비가 내리기를 바라면 그 진귀한 보배 구슬이 향하는 곳마다 소원대로 되지 않는 것이 없으니, 이 존귀한 보배 구슬을 항상 탐내거나 아까워하지 않으므로 마땅히 삼계에 쏟아져 내려 누구든지 그 보물을 얻을 수 있는 것과 같으니라. 이 삼매의 덕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나열기(羅閱祇)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존귀하시고 세상을 도우시며 큰 인도자이십니다. 항상 큰 사랑으로 시방세계를 구제하시나니 바라옵건대 그 보배 구슬을 우리나라에 쏟아져 내리게 하시어 우리나라 인민들로 하여금 누구든지 복덕과 이익을 얻게 하여 주십시오.”
아난이 옷을 바로잡고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부질없이 웃지 않으십니다. 부디 웃으신 의미를 들려주십시오.”
010_1201_a_10L阿難整服前白佛言:“佛不妄笑,願聞其意。”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왕을 보았느냐, 보지 못했느냐? 이 왕은 니원천상(泥洹天上)으로부터 가장 으뜸가는 보배 구슬을 얻고 싶어하느니라. 그 구슬이 나열기에 비 오듯 쏟아져서 그 백성들로 하여금 모두 부자가 되고 넉넉하게 되기를 바라면서 보래삼매(寶來三昧)에서 이미 그 구슬을 얻은 줄도 모르고 있느니라.”
왕은 마음에 기쁨이 생겨 곧바로 보배 구슬들을 떼 내어 부처님과 보살의 위에 뿌리니 그 구슬이 변화하여 꽃 일산이 되어 공중에 벌려 있었는데, 그 사이마다 백천 가지 음악이 퍼져 나왔다. 왕은 배로 더 기뻐하며 펄쩍펄쩍 뛰면서 밥 먹을 생각조차 잊어버린 채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꽃 일산은 어느 곳에서 나온 것입니까?”
여러 보살들이 말하였다. “지혜에는 처소가 없고 뜻에는 형체가 없으며 기억에 생각이 없고 법에 베푸는 바가 없으며 베푸는 바가 도를 떠나지 않습니다. 이미 법륜을 끊었고 법에는 염상(念想)이 없고 다소(多少)도 없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여러 높으신 분께서 권세에 들어가야 합니다. 살운야(薩芸若)에 대하여 서로 아는 것이 없고 이미 법의 갑옷[法鎧]을 입었고 삼매에 대하여 증감이 없어 높으시니, 마땅히 앞에 자리해야 합니다.”
보래보살이 대답하였다. “지금 여러 상인은 연세도 많으시고 덕도 높으시어 존귀하시니, 마땅히 앞에 들어가셔야 합니다.”
010_1201_b_23L寶來菩薩答曰:“今諸上人年耆德高,以故爲尊,宜在前入。”
010_1201_c_02L여러 보살들이 말하였다. “우리들의 나이는 마치 마른 고목과 같아서 근본이 이미 죽었으므로 꽃도 피지 않고 잎사귀도 나오지 않으니, 그늘이 너무 적어 세상에 별로 이익을 주지 못합니다. 어지신 분께서는 비록 어리시지만 깊고 심오한 지혜의 경지에 들어갔으므로 비유하면 보배 나무가 세상에 크고 많은 이익을 주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까닭에 높으시니, 마땅히 앞에 있으셔야 합니다.”
이미 모두 궁중에 들어가서 자리에 나아가 앉았다. 여러 천인들이 하늘 위에 있으면서 악기로 음악을 연주했고 왕은 부인과 여러 채녀들을 시켜서 이름 있는 숱한 향을 사르고 공양거리를 내놓았다. 밥 먹기를 다 마치고 보래에게 물었다. “제가 지금 시방에 계신 여러 부처님을 뵙고 싶사온데 마땅히 어떤 법을 행해야 뵈올 수 있겠습니까?”
010_1202_b_02L문수가 대답하였다. “부처님과 보살이 힘을 얻어 신통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보아서 알 수 없는 것이니, 이 음악은 이름 없는 음악임을 알아야만 합니다. 지금 있는 곳에서 생겨난 법음은 명처(名處)가 없으며, 또한 즐거움이 바로 음악의 처소일 뿐 모든 존재는 변화와 같나니, 이것이 곧 음악입니다. 둘이 없는 법이 곧 음악이며, 나한과 벽지불을 제도하고 싶어하는 것이 바로 이 음악이고, 이도(異道)를 보면 그들로 하여금 모두 부처를 증득하게 하는 것이 그 음악입니다.
제도하지만 거기에는 어떤 주인도 없으니 이것이 음악이고, 일체의 처소에는 처소도 없고 일어나는 것이 없으며 삼매에 대하여 어떤 번뇌도 없는 것이 그 음악이며, 일체처(一切處)에 아무 이름도 없으니 이것이 그 음악이고, 모든 존재하는 물질은 다 변화와 같은 것이니 이것이 음악이며, 소리의 처소도 아니요 생겨나는 처소도 없는 것이 곧 음악이고, 법을 베풀었으나 베푼 바 없는 것이 곧 음악입니다. 대천 국토에 항상한 처소가 없는 것이 바로 음악이고, 모든 사람들에게 신심을 얻게 하였지만 얻은 것이 없는 것이 바로 음악이며, 미래ㆍ과거ㆍ현재의 세 처소가 다해도 다한 것 없는 것이 바로 그 음악이고, 본래의 자리에 돌아가게 하였으나 볼 것 없는 것이 바로 그 음악입니다.
법륜을 보았지만 이것에도 볼 것이 없으니 이것이 바로 그 음악이고, 삼천세계에 일체가 동등한 것이 바로 그 음악이며, 시방 삼천세계에 법의 창고를 수립한 것이 바로 그 음악이고, 시방세계는 오직 이름만 있는 것이니 이것이 그 음악이며, 색욕(色欲)과 합해지는 것이 바로 그 음악이고, 명자(名字)에 주인 없는 것이 바로 그 음악입니다. 변폭(邊幅)이 따로 없고 일체가 고요하니 이것이 그 음악이고, 일체의 밝음과 어둠은 합해지는 것이니 이것이 그 음악이며, 모든 행동에 계율을 잃지 않는 것이 바로 그 음악이고, 모든 생각하는 바에 삼매를 떠나지 않는 것이 바로 그 음악이며, 허공의 보배 도무극(度無極:波羅蜜)이 바로 그 음악이고, 모든 지혜와 깨달음에 처소가 없는 것이 바로 그 음악이며, 모든 인가할 만한 대상이 바로 그 음악이고, 일체를 결정코 받아들임이 없는 것이 바로 그 음악입니다.
010_1202_c_02L삼계 가운데 아무것도 동등한 것이 없으니 이것이 그 음악이고, 법에 대하여 탐할 때에는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나니 이것이 그 음악이며, 일체의 밝음을 다시 더 밝게 하나니 이것이 그 음악이고, 보는 존재는 다만 거꾸로 된 견해이니 바른 것을 보는 것이 바로 그 음악이며, 보시를 하고도 바라는 것이 없는 것이 바로 그 음악이고, 뜻이 다함이 없어서 대선사(大船師)가 되는 것이 바로 그 음악입니다.
변원(邊園)이 없고 무극(無極)까지도 해탈한 것이 바로 그 음악이고, 마음이 적정(寂靖)한 것이 바로 그 음악이며, 결정한 것 없는 것이 바로 그 음악이고, 모든 삼매문(三昧門)은 전도가 없으니 이것이 그 음악이며, 또한 들음도 없고 또한 들리는 것도 없으니 이것이 곧 그 음악이고, 모든 기억하는 바는 정의(政意)가 아니니 이것이 그 음악이며, 모든 사람 해탈함이 없는 것이 바로 그 음악이고, 모든 해탈할 대상은 비유하면 허깨비와 같나니 이것이 그 음악이며, 처음 발의하여 삼매를 갖추니 이것이 곧 그 음악이고, 모든 보살은 어느 곳으로부터도 온 곳이 없으니 이것이 바로 그 음악이며, 모든 보살은 마음만 먹으면 시방 어느 곳이든 이르나니 이것이 바로 그 음악이고, 푸르고ㆍ누렇고ㆍ희고ㆍ검은 것이 아니고 도경(道徑)이 없는 것이 곧 그 음악입니다.
이와 같아서 보래여, 부처님과 보살의 위신력과 음악을 알고자 하면 즐겁기가 이와 같습니다.”
010_1202_c_10L如是寶來!欲知佛及菩薩威神音樂所樂如是。”
보래보살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010_1202_c_11L寶來菩薩說頌曰:
문수사리의 마음에 지혜롭고 존귀함이 이전엔 없었네. 베푼 것이 삼천 세계를 덮으니 그 지혜에 존귀하지 않음이 없네.
010_1202_c_12L文殊師利意, 慧尊無有前, 所施弊三千,
其智莫不尊。
위신력으로 보시를 실천한 바 삼천세계를 다 제멸(除滅)하였네. 모든 음악을 탐한 바 없으며 다만 불탈시(不脫施)를 실천했네.
010_1202_c_14L威神所施行, 悉除三千中,
諸樂無所欲, 但爲不脫施。
음악의 법이 가장 크며 변화하는 것에는 제도할 게 없네. 베푼 바 음악의 법시(法施)도 또한 공한 것이라 제도할 것이 없네.
010_1202_c_15L法樂爲最大,
於化無度者, 所施樂法與, 若空無度者。
법과 음악을 함께 실천하니 그 무엇도 이 보배보다 더한 것이 없다네. 음악에는 주인이 있지 않으니 공과 같아 처소가 없네.
010_1202_c_16L法與樂俱行, 無有過是寶, 所樂不有主,
若空無處所。
모든 미묘한 법에 깊이 들어가 일체 사람들을 밝게 깨닫게 하네. 그들로 하여금 큰 법을 얻게 하여 수고롭고 괴로운 뿌리를 끊어 없애게 하네.
010_1202_c_18L深入諸微妙, 曉了一切人,
使之得大法, 斷滅勤苦根。
일체 세간의 사람들은 모두 다 마음에 알지 못하네. 법으로써 각의(覺意)를 삼고 지혜로써 일체 중생을 구원한다네.
010_1202_c_19L一切世閒人,
悉有意不解, 以法爲覺意, 以慧救一切。
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0_1202_c_20L佛爾時遙爲寶來菩薩說頌曰:
여의어 공한 것은 생각 아니고 이 생각도 공한 것이 아니라네. 법에 대해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면 곧 마음을 일으키게 하네.
010_1202_c_21L離空非想, 是想非空, 於法不起,
卽爲是起。
항상 마땅히 뜻을 부드럽게 하고 깨끗하여 소유(所有)함이 없네. 색계와 욕계가 함께 합하여 서로 간섭함이 없네.
010_1202_c_23L常當軟意, 淨無所有,
色欲同合, 無相入者。
설한 바 형체 없으니 형상 있음을 여의지 않네. 모든 법은 꿈과 같으니 인가하는 바가 끝이 없다네.
010_1202_c_24L所說無形,
不離有形, 因法如夢, 所可無底。
010_1203_a_02L
이 적멸과 적멸을 여읜 것 여읨도 없고 조작하지도 않네. 모든 법은 주인이 없어서 인가하는 법이 변화와 같네.
010_1203_a_02L是寂離寂, 無離不造, 衆法無主,
所可如化。
전혀 받아들이는 것이 없으니 그 법엔 버릴 것도 없다네. 조작하는 것은 전도된 견해 때문이니 일체가 모두 그러하다네.
010_1203_a_04L都無所受, 法無所捨,
所作到見, 一切皆然。
물질도 아니고 물질을 여읜 것도 아니니 이것이 색을 여의는 것이 아니라네. 그 법은 색과 같으며 그 처소 또한 이와 같다네.
010_1203_a_05L非色離色,
是色不離, 其法如色, 其處如是。
음성[音]도 아니고 메아리도 아니며 듣는 것도 없고 보지도 않는다네. 듣지도 않고 관찰하지도 않나니 모든 존재는 이와 같다네.
010_1203_a_06L非音是響, 無聞不見, 不聽不觀,
所有如是。
변화하는 것에는 이름도 없거늘 스스로 말하기를 이것이라 하네. 법에는 이렇게 헤아림이 없으니 제도할 바도 이와 같다네.
010_1203_a_08L於化無名, 自言爲是,
法無是計, 所度如是。
허깨비 같아 볼 것이 없나니 보이는 것에서 봄을 여의네. 탐함과 모든 욕망 여의어야 하니 법은 행동하는 것이 아닐세.
010_1203_a_09L於幻無見,
所見離見, 離貪諸欲, 非法所儀。
욕망에 아무런 때가 없느니 집착하지도 않고 여읠 것도 없다네. 이와 같은 진리를 보면 아무것도 볼 것이 없네.
010_1203_a_10L於欲無垢, 不著無離, 如是諦見,
無有見者。
깨끗한 것에서 깨끗함을 여의니 시방세계에 조작이 없다네. 인가하는 것이 실상과 같지만 변화로 만든 것에 주인이 없는 것과 같네.
010_1203_a_12L於淨離淨, 十方無造,
所可若實, 如化無主。
보래보살이 부처님께서 설하신 뜻을 알고 문득 궁중에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0_1203_a_13L寶來菩薩知佛所說,便於宮中說頌曰:
근본을 의심하여 알지 못하니 법은 모두 자연이라 말씀하셨네. 근본엔 항상 머무름이 없으니 지혜를 의심함이 이와 같다네.
010_1203_a_14L疑本不解, 謂法皆然, 本無常住,
疑慧如是。
생각에 번뇌[勞]가 없으며 식념(識念)에는 괴로움이 없네. 이름을 날리고 글자에 머묾은 법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네.
010_1203_a_16L於想無勞, 識念無苦,
擧名住字, 非求法者。
근본은 그렇지 않나니 돌아오지도 않고 옳다고 인정하는 것도 아니네. 가(可)함과 무가(無可)함을 멀리 여의어 인정할 것 없네.
010_1203_a_17L於本不爾,
不還不是, 所可無可, 遠離無可。
생(生)을 벗어나면 멸할 것도 없나니 이것이 곧 멸이 된다네. 적멸에는 생각도 없으니 이것이 곧 멸하지 않는 것이 되네.
010_1203_a_18L脫生無滅, 是卽爲滅, 於滅無想,
是爲非滅。
모든 법엔 생겨남이 없으며 또한 성취하기를 생각지도 않네. 무슨 까닭인가 하면 모든 법은 다 공한 것이기 때문이라네.
010_1203_a_20L於法無生, 亦不想成,
所以者何? 諸法皆空。
또한 말[言]을 구하지도 않고 나는 니원까지도 여읜다네.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근본과 끝이 모두 깨끗하기 때문일세.
010_1203_a_21L亦不求言,
我離泥洹, 所以者何, 本末淨故。
다함이 없는 시방세계를 들어서 증명하리라. 이것이 나[我]라고 말들 하나니 이것이 바로 그 증거라네.
010_1203_a_22L不盡十方, 擧之爲證? 有言是我,
是卽爲證。
마땅히 영원토록 생각하지 않아야 하나니 시방에 대한 생각을 말함일세. 법에는 두 가지 법이 없나니 곧 거기에는 아무 이름도 없기 때문이네.
010_1203_a_24L不當遠念, 念於十方,
法無二法, 卽得無名。
010_1203_b_02L 법에는 고정관념이 없나니
마땅히 깨달아 알아야 하네. 기행(起行)이 이와 같으면 존귀한 법을 보지 못하리.
010_1203_b_02L法非思想,
可當逮者, 起行如是, 不見尊法。
마땅히 지혜를 알아야 하니 미묘한 이치엔 두렵지 않네. 심오한 수행에 주인이 없으면 이것을 멸문(滅門)이라 한다네.
010_1203_b_03L要當解慧, 於妙不恐, 深行不主,
可謂慧門。
보래보살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지금 이 모임 가운데 서로 마음을 낸 사람에게 다함이 없는 법을 증득하게 하고 싶은데 마땅히 어떤 법으로 성취하게 할 수 있습니까?”
010_1203_b_05L寶來菩薩問文殊師利:“今在會中新發意者,我欲使得無極法,當何以致之?”
문수가 대답하였다. “생각에 대하여 작용이 없으면 곧 다함이 없는 법을 증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文殊答曰:“於想無作,卽得無極法。”
또 물었다. “무엇을 생각에 작용이 없다고 말합니까?”
010_1203_b_08L又問:“何謂無想作者?”
문수가 대답하였다. “마땅히 아홉 가지 법의 보배에 이르러야 합니다.
010_1203_b_09L文殊言:“當逮九法寶。
첫째는 뜻에 처소가 없으면 이것이 곧 보배이고, 둘째는 법에는 주인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며, 셋째는 현재와 미래와 과거가 있음을 보지 못하니 이것이 곧 보배이고, 넷째는 법에는 조작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며, 다섯째는 베푸는 것은 오직 경법(經法)만을 베푸나니 이것이 곧 보배이고, 여섯째는 다섯 갈래 세계의 수고로움과 괴로움을 보고 그 가운데에서 마음이 변하지 않나니 이것이 곧 보배이며, 일곱째 깨달은 것은 구화구사라에 멀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이고, 여덟째는 다만 모든 법을 보되 법에 머물지 않나니 이것이 곧 보배며, 아홉째는 니원에 이르러도 역시 변화와 같나니 이것이 곧 보배입니다. 이것이 곧 아홉 가지 보배입니다.”
첫째는 아직 마음을 내지 못한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다 마땅히 해탈하게 하여 변화와 같음을 알게 하고 걸림이 없게 하려 함이고, 둘째는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의 마음을 내지 못한 사람이 있으면 그들로 하여금 다 바른 법에 머물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삼천대천세계를 보되 모두 동등하여 다르지 않다고 보는 것이고, 넷째는 만약 한(限)에 머무는 사람이 있으면 그들로 하여금 모든 욕망을 영원히 여의고 지혜의 문에 있게 하여 동요함도 없고 바뀌지도 않으며 니원에 이르게 하는 것입니다.
다섯째는 사람들이 ‘하늘이 있다느니 하늘이 없다느니’ 하고 말하면 마음이 동요되어 돌아가지 않게 하는 것이고, 여섯째는 도에 대한 마음이 견고하여 뜻에 겁약하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와서 생(生)을 받지 않는 일체 중생들이 현재ㆍ미래ㆍ과거를 보되 두 가지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여덟째는 모든 삼매 선정은 적연하여 처소가 없다고 관하는 것입니다.
010_1204_a_02L아홉째는 모든 제도할 대상에는 주인이 없어서 일체 것은 공(空)을 좇아 공을 이루는 것이고, 열째는 나는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부처님을 다 따라 법을 받는 것이며, 열한째는 다른 지방의 국토에서 감히 와서 경을 듣는 사람이 있으면 그들로 하여금 다 결정을 증득하게 하는 것이고, 열두째는 여러 부처님의 국토에서 꽃이나 향을 가지고 오는 사람이 있어도 또한 기뻐하지 않고 오지 않는다 해도 또한 구하지 않는 것입니다.
열셋째는 마음을 낸 모든 사람들에게는 그들로 하여금 법에 머물 수 있게 하는 것이고, 열넷째는 현재ㆍ미래ㆍ과거에 대하여 뜻에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일이 없는 것이니 왜냐하면 근본엔 두 가지 법이 없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며, 열다섯째는 시방세계의 연비연동(蜎飛蠕動)으로 하여금 모두 금계(禁戒)를 받들어 지녀서 마침내 훼범(毁犯)함이 없게 하는 것이고, 열여섯째는 삿된 생각이 없이 시방세계에 있으면서 마음을 바꾸어 근본으로 돌아가면 곧 지혜의 문으로 향하게 하는 것입니다.
열일곱째는 인욕하지 못하는 것이 없고 항상 삿된 원한을 품지 않는 것이고, 열여덟째는 관(觀)으로부터 다른 관에 이르기까지 제도함이 없는 것이며, 열아홉째는 본래 머무름이 없는 것처럼 항상 머무는 곳이 없는 것이고, 스무째는 제도할 대상에 주인 없기가 마치 허공과 같아서 아무 염상(念想)이 없는 것입니다.
스물한째는 지혜 있는 이에게 보시하되 거명함이 없고, 탐욕에 대하여 집착함이 없으면 곧바로 이를 따라 해탈할 수 있게 하는 것이고, 스물두째는 법을 말하면 대상을 여의지 않고 인하여 보시하기 때문에 큰 나라의 대중들 가운데 제도하여 더 이상 해탈할 사람이 없게 하는 것이며, 스물셋째는 무수히 많은 국토에서 또 다른 국토에 날아서 이르러 여러 부처님 앞에 나타나되 걸릴 것이 없는 것이고, 스물넷째는 여러 국토를 보아도 해탈할 사람이 더 이상 없게 하는 것입니다.
스물다섯째는 깨끗함과 어리석음이 한군데에 합하여 근본이 깨끗한 것처럼 그와 다름이 없는 것이고, 스물여섯째는 대천세계에 머물러서 주로 다리를 놓고 아직 깨닫지 못한 이를 정진하도록 권유하여 어두운 사람으로 하여금 밝음을 보게 하는 것이며, 스물일곱째는 넓은 바다의 큰 선사(船師)가 되어 여러 군생(群生)들을 건네주면서 싫어함이 없는 것이고, 스물여덟째는 끝없는 일산을 만들어 모든 더러움을 막는 것입니다.
010_1204_b_02L스물아홉째는 다함이 없는 은혜를 지어 시방을 떠나지 않는 것이고, 서른째는 큰 자애로움을 지어 일체 중생들을 다 거두어 윤택하게 하고 아직 해탈하지 못한 모든 사람들을 마땅히 모두 제도하는 까닭에 그를 천중천(天中天)이라고 부르는 것이며, 서른한째는 평등심을 항상 행하여 치우침이 없고 구제하되 짝이 될 사람이 없기 때문에 호를 무상존우(無上尊祐)라 하는 것이고, 서른두째는 보살이 말하는 것은 경법(經法)을 떠나지 않고 대천 국토에 두루 소문이 들리지 않음이 없나니, 그런 까닭에 공중에서 저절로 꽃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것이 보살의 서른두 가지 법보가 됩니다.”
첫째는 자연이 처소가 없는 것도 또한 변화와 같은 것이고, 둘째는 모든 법이 처소가 없는 것도 변화와 같은 것이며, 셋째는 당래(當來)에 처소가 없는 것도 변화와 같은 것이고, 넷째는 모든 물질세계의 처소도 변화와 같은 것이며, 다섯째는 과거의 처소도 또한 변화와 같다고 보는 것이고, 여섯째는 모든 법을 보되 허깨비와 같다고 볼 뿐이지만 그 또한 처소가 없음도 변화와 같은 것이며, 일곱째는 보는 처소가 없음도 또한 변화와 같은 것이고, 여덟째는 도를 증득하여 벗어날 곳이 없는 것도 변화와 같은 것이며, 아홉째는 본래 머무는 처소가 없는 니원을 증득한 것도 변화와 같은 것입니다. 이것이 아홉 가지 법으로서 해탈의 지혜를 증득할 수 있습니다.”
010_1205_a_02L첫째는 도 아닌 것이 처소가 없나니 이것이 곧 변화이고, 둘째는 변화엔 처소도 없고 생각도 없나니 이것이 그 변화며, 셋째는 변화로 된 것은 일어나는 것도 없고 변화한 곳엔 처소도 없나니 이것이 곧 변화이고, 넷째는 항상하는 이름도 아니요 다할 때가 없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변화이며, 다섯째는 변화하는 처소는 처소가 없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변화이고, 여섯째는 도에는 생각이 없나니 이것이 곧 변화이며, 일곱째는 변화가 일어난 것에는 일어남도 없나니 이것이 곧 변화이고, 여덟째는 변화한 것이 모든 욕망에 대하여 아무 처소도 없나니 이것이 곧 변화이며, 아홉째는 변화한 것은 제도한 것에 대하여 처소가 없나니 이것이 곧 변화입니다. 이것이 아홉 가지 법으로서 변화의 근본을 아는 것입니다.”
시방엔 변화한 것이 없나니 변화하고 변화함에 아무 형상이 없다네. 일체 것은 항상함이 없는 보배이니 그런 까닭에 변화의 주인이라 한다네.
010_1205_a_04L十方無化者, 化化無有形, 一切無常寶,
是故爲化主。
도라는 것은 변화로 증득하는 것이 아니고 또한 그 처소를 여의는 것도 아니라네. 말씀하신 바는 항상 존재하는 형상도 없고 자연(自然) 그 처소에 있는 것이라 하네.
010_1205_a_06L道者不化得, 亦不離其處,
所說無常形, 自然在其處。
모든 보배는 변화를 좇아 얻는 것이기에 근본을 여의고 무유(無有)를 따라야 한다네. 그 근본도 똑같은 변화로 생겨나나니 그런 까닭에 인중존(人中尊)이라 부르네.
010_1205_a_07L諸寶從化得,
本離從無有, 其本同化生, 是故人中尊。
탐욕은 변화를 따라 일어나지만 법에는 본래 이런 것이 없다네. 변화해서 다섯 갈래 세계에 머물지만 변화에서는 주인을 볼 수 없다네.
010_1205_a_08L欲者從化起, 法本無有是, 化而住五道,
無有見化主。
다섯 갈래 세계에서 나고 죽음은 변화와는 서로 상관하지 않네. 세간의 탐욕을 끊지 못하니 그러므로 정각께서 나타나셨네.
010_1205_a_10L生死及五道, 與化不相連,
以世貪不斷, 故現正覺耳。
여래와 변화의 주인은 시방세계에 높기가 그지없네. 변화를 가져 세상에 크게 베풀지만 세간에 아는 사람이 없네.
010_1205_a_11L如來及化主,
十方尊無極, 持化大其世, 世閒無知者。
법륜은 물질이 없이 구르는 것이고 변화에는 구르는 것마저 없다네. 물질에 얽매이면 고정관념이 생기니 심오한 법은 굴릴 것도 없다네.
010_1205_a_12L法輪無色轉, 於化無轉者, 繫色有思想,
深法無轉者。
생각과 물질로 시방세계를 교화하니 그 법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지만 베푸신 큰 지혜는 세간에선 아무도 말하는 사람이 없네.
010_1205_a_14L想色化十方, 莫不受法者,
所施大智慧, 世閒無說者。
모두 아라한에 이르고자 하지만 이 보배를 깨닫지 못하네. 그런 까닭에 대중들이 모인 가운데에서 둘도 없는 보배를 자세히 말하였네.
010_1205_a_15L諸欲及羅漢,
不逮覺是寶, 故於衆會中, 廣說無二寶。
지혜는 다함이 없으니 광명이 가장 커서 이만한 것이 없네. 시방세계의 다리가 되어 두 가지 법이 없음을 말하였네.
010_1205_a_16L智慧不可極, 光明最無有, 十方作橋梁,
所說無有二。
시방의 모든 부처님 국토에 살고 있는 중생들로 하여금 평등하게 하였네. 또한 그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을 내어 다른 마음 있지 않게 하였네.
010_1205_a_18L十方諸佛剎, 悉令爲平等,
亦不使其人, 發意有異心。
시방세계 모든 법 동산[法園]에 있는 사람들 일체 법으로 번뇌를 해탈케 했네. 또한 세간법을 따르지 않게 하여 법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네.
010_1205_a_19L十方諸法園,
一切法度垢, 亦不從世閒, 於法無脫者。
지혜에서 벗어남이 없게 하고 가고 오는 것도 보지 않게 하네. 고요한 데서 다시 고요함을 보고 밝음 가운데 또한 밝음을 보네.
010_1205_a_20L於惠無有脫, 不見往來者, 於寂復見寂,
明中復見明。
법이란 지혜로 증득하는 것이 아니고 자연 그대로여서 본래 아무것도 없다네. 지혜와 어두움이 모두 한군데에 합하니 그런 까닭에 서로 간섭하지 않네.
010_1205_a_22L法者非慧得, 自然本無是,
慧冥俱同合, 故無相識者。
어리석음과 지혜는 함께 합할 수 없으니 저 지혜로 많은 어둠을 밝히네. 베푸는 것은 다만 법뿐이니 높은 산에 꽃이 있는 것과 같다네.
010_1205_a_23L癡慧不同合,
其惠衆冥明, 所施但爲法, 如華在高山。
010_1205_b_02L 모든 악함이 다함이 없고 색욕(色欲)도 다함이 없네. 니원과 생사도 그렇고
일체가 다 이와 같다네.
010_1205_a_24L諸惡不可極, 色欲不可盡, 泥洹及生死,
一切皆如是。
시방의 모든 부처님 지혜를 아는 사람도 없고 깨달은 사람도 없네. 그런 까닭에 깨끗한 법을 보셨나니 그러므로 세무유(世無有)라 말한다네.
010_1205_b_03L十方諸佛慧, 無知無覺者,
所以見淨法, 故言世無有。
담마보살이 다시 보래보살에게 물었다. “변화에 일어남도 없고 여읨도 없다면 어떤 것이 주인이 됩니까? 니원은 나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다섯 갈래 세계를 멀리하지도 않으니, 당래(當來)에 마음을 내어 법륜을 굴리고 머물러서 깨끗하고 모든 때가 없다면 일체 중생들은 누가 제도합니까?”
보래가 대답하였다. “질문하신 말씀이 훌륭합니다. 일체 생사의 뿌리를 결단하고 싶으면 마침내 이와 같이 해야 합니다. 보살에겐 아홉 가지 법의 보배가 있습니다.
010_1205_b_08L寶來答曰:“快哉,所問!欲決一切生死之根,乃如是乎?菩薩有九法寶。
첫째는 변화에는 변화시킨 주인이 없는 것이고, 둘째는 니원과 생사에는 애당초부터 서로 앎이 없는 것이며, 셋째는 생사와 적멸에는 모두 멸함이 없는 것이고, 넷째는 일체 천상으로 하여금 다시 생겨나지 않게 하고 생겨나는 곳이 없게 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마땅히 마음을 일으켰든지 아직 마음이 일어나지 않았든지 간에 여여(如如)한 처소에 머무는 것이고, 여섯째는 삼천대천 부처님의 국토를 관찰하지만 득도(得度)할 대상이 없음을 깨달아 아는 것이며, 일곱째는 기억에 대하여 일어나는 곳이 없는 것입니다.
여덟째는 삼천대천세계의 부처님 국토로 하여금 다 니원을 취하고도 마음으로 또한 기뻐하지 않게 하고 취하지 않고도 또한 성내지 않게 하는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하면 모든 법은 처소가 없기 때문이며, 아홉째는 소원을 따라 아라한을 취하기를 원하면 나는 그들로 하여금 모두 마음을 말하게 하여 만약 마음을 내어 소원하는 것을 구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들로 하여금 다시는 모든 생(生)에 대한 마음을 일으키지 않게 하고 소원하는 것에 되돌아감이 없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아홉 가지 법입니다.”
보래가 대답하였다. “여섯 가지 일이 있어서 이 법을 체득할 수 있으니, 첫째는 이 법회가 있는 때를 듣고 아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고, 둘째는 이 경을 들었으니 이것이 곧 그 보배가 되며, 셋째는 본래의 공덕에 미쳤으니 이것이 곧 그 보배가 되고, 넷째는 이 경법(經法)을 들은 사람은 모두 육만삼매를 증득하나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며, 다섯째는 이미 육만삼매를 얻고서는 시방세계 사람들로 하여금 무상의(無上意)를 내게 하려고 하나니 이것이 곧 그 보배가 되고, 여섯째는 시방세계로 하여금 모두 보리수 아래 모이게 하나니 이것이 곧 그 보배가 됩니다.”
010_1206_a_02L이 경전을 말씀하실 때에 90억 보살들과 60억 여러 하늘의 인민들이 무소종생법(無所從生法)의 처소를 얻었으며, 9억이나 되는 보살이 이 삼매를 얻었고 삼천대천 부처님 국토가 여섯 가지로 반복해서 진동하였다. 모든 하늘이 공중에서 크게 기악(伎樂)을 연주하였고 모든 용과 아수륜(阿須倫)들이 다 이 심오한 삼매를 듣고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