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에서 1,250명의 큰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3만억 명의 보살들이 모두 다라니(陀羅尼)를 얻었으니,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의 삼매(三昧)와 무착법문(無着法門)에 머물러 다라니문(陀羅尼門)을 얻었고, 모든 중생이 근(根)을 다 갖추었는지 갖추지 못하였는지를 알았으며, 또 중생의 모든 소행(所行)을 알았다.
이때 세존께서 불경계삼매(佛境界三昧)에 드셨으니, 색(色)이 없어 잡을 것도 없고, 보이는 것이 없어 모양도 없으며, 시설(施設)이 없어 근본(根本)도 없고, 변하는 것이 없어 얻는 것도 없으며, 나[我]가 없어 주재자[主]도 없고, 짓는 것[作]이 없어 짓지 않는 것[不作]도 없으며, 오는 것이 없어 가는 것도 없고, 머무는 것이 없어 반연(攀緣)하는 것도 없으며, 하는 것이 없어[無爲] 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非無爲], 상응(相應)이 아니어서 상응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마음이 없어 마음이 행하는 것도 아니고, 실(實)이 아니어서 부실(不實)도 아니며, 있는 것이 아니어서[非在] 가까운 것도 아니고, 모든 법을 여의는 것도 아니다.
이 삼매에 드셨을 때는 여래의 몸과 그 모습[身相]을 볼 수 없고, 마음과 마음의 모습[心相]도 볼 수 없으며, 옷도 볼 수 없고 앉으시는 것[坐]과 앉는 곳[所坐]도 볼 수 없으며, 움직이시는 것도 볼 수 없다. 이와 같은 삼매는 모든 공덕을 내니, 이것이 부처님의 경계이다.
곧 이 정(定)에서 큰 광명을 내시어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시니 이 세계의 해와 달과 별과 묘한 보배 신주(神珠)의 화광(火光)이 천궁(天宮)과 석궁(釋宮)에서 범궁(梵宮)에 이르기까지 번개같이 비추었으나 모두 나타나지 않았다. 여래의 삼매력으로 인하여 삼천대천세계에서는 온갖 묘한 향을 맡았으나[聞], 그 밖의 다른 하늘에서는 광향(光香)을 맡을 수 없었다.
010_1237_b_02L 모든 세계의 중간에 있는 어두운[幽冥] 곳에도 부처님의 광명이 두루 비추어 매우 밝지 않은 데가 없었으나, 작가라산(斫迦羅山)과 마하작가라산(摩訶斫迦羅山)과 수미산왕(須彌山王)과 모든 명산(名山)에 있는 중생들은 본래의 모습[本相]을 보지 못하였다.
이때 7보의 그물이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덮어 희유(希有)한 모습을 나타내었고, 모든 세계에 기묘한 꽃이 피어났으며,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과 기사굴산(耆闍崛山)이 하나의 자리로 통하여 잠깐 사이에 평탄해지고, 천 개의 잎을 가진 꽃이 피어났으니 크기가 수레바퀴만하고 꽃 위에는 모두 7보로 된 그물이 구름처럼 드리워 아름답게 장식하였다. 마갈제(摩竭提)국의 경계는 모두 부드러워져 마치 가릉가(迦陵伽)의 옷과 같았다.
이때 동방에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세계의 모든 부처님께서 만 아승기(阿僧祇)의 보살들에게 말씀하셨으니, 이들은 모두 일생보처(一生補處)였다. “너희들은 사바세계로 가거라. 그 나라에는 석가모니(釋迦牟尼)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께서 계신데, 여래지인(如來智印)이라는 모든 불경삼매(佛境三昧)에 들어가는 것을 말씀하실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지금 그 정(定)에 드셨느니라. 만일 어떤 보살이 이 삼매를 듣는다면 백천 겁(劫) 동안 6바라밀(波羅蜜)을 행하는 것보다 훌륭할 것이니, 너희는 마땅히 가서 듣도록 하라.”
저 모든 보살들이 각기 신력(神力)으로써 팔을 굽혔다 폈다 하는 사이에 사바세계의 가란타죽원에 도착하여,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부처님 발에 정례(頂禮)하고 부처님 주위를 일곱 바퀴 돌아 연화좌(蓮華座)에 앉았다. 남방과 서방과 북방과 4유(維)와 상하에서도 또한 이와 같이 하였다.
이때 이 삼천대천세계의 성문과 연각과 큰마음을 낸 사람들이 모두 와서 모여 죽원(竹園)에 나아가 함께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렀다. 또 이 세계에 있는 80억 보살들이 한 생각 사이에 함께 와서 모여 사부대중의 차례로 앉았다. 또 30만 명의 성문들이 부처님의 선정을 받들어 모두 다 모임에 있었다.
010_1237_c_02L 이 삼천대천세계의 석제환인(釋提桓因)ㆍ호세사왕(護世四王)ㆍ대자재천(大自在天)과 정거천(淨居天) 등과 모든 용왕ㆍ야차왕(夜叉王)ㆍ건달바왕(乾闥婆王)ㆍ가루라왕(迦樓羅王)ㆍ수화나왕(修和那王)이 각각 무수한 권속들에게 에워싸인 가운데 모임에 와서 모여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차례대로 자리에 앉았다. 이때 이 삼천대천세계에서 위덕이 큰 무리들이 모두 다 구름처럼 모여 위로 범세(梵世)에 이르기까지 빈틈이 없었다.
이때 사리불(舍利佛)ㆍ대목건련(大目犍連)ㆍ마하가섭(摩訶迦葉)ㆍ마하구치라(摩訶俱絺羅)ㆍ마하가전연(摩訶迦旃延)ㆍ수보리(須菩提)ㆍ빈뇩문타니자(邠耨文陀尼子)가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여래께서 지금 어느 곳에 계십니까? 어떤 모습으로 여래를 뵐 수 있습니까? 여래께서 마음을 한 곳에 모으시는[繫念] 모습은 어떻습니까?”
“문수사리여, 이와 같이 여래와 그 마음 두신 곳을 보지 못하였으니 저희가 이제 어떻게 부처님의 몸을 뵐 수 있겠습니까?” 문수가 대답하였다. “우선 잠깐만 기다리시오. 그러면 스스로 부처님을 뵐 수 있을 것입니다.” 이때 세존께서 삼매에서 일어나시니, 삼천세계가 곧 크게 진동하고 부처님 몸에서 특이한 위광(威光)이 비추었다.
사리불아, 불신(佛身)은 진실이어서 몸도 아니고 짓는 것[作]도 아니며, 일어나지도 없어지지도 않느니라. 또한 길러지는 것도 아니며, 변화하는 것도, 믿는 것도 아니어서 적멸(寂滅)하여 무위(無爲)한 것이니라. 자취도 행(行)도 없으며, 이것이다 저것이다 할 것도 없느니라. 본성(本性)은 청정하여 한 법[一法]도 없으며, 받는 것도 원하는 것도 아니며, 태어나는 것도 과보[報]를 받는 것도 아니며, 보는 것[見]도 듣는 것도 아니며, 느끼는 것도 시설(施設)하는 것도 아니니라. 냄새 맡는 것도 맛을 보는 것도 아니며, 닿는 것[觸]도 고뇌하는 것도 아니니라.
헤아리는 것도 짝하는 것도 아니며, 마음[心]도 기억[憶]하는 것도 아니며, 생각하는 것도 생각 아닌 것도 아니니라. 들어가는 것도 오는 것도 가는 것도 아니어서 가고 오는 길이 끊어지며, 그림자도 티끌도 아니며, 끊어지는 것도 물(物)도 아니니라. 실(實)도 짓는 것[作]도 아니며, 만드는 것[造]도 성취하는 것도 아니니라. 취하는 것도 덮는 것도 아니며, 나타나는 것도 의지하는 것도 아니며, 어두운 것도 밝은 것도 아니니라. 적정(寂靜)하되 적정이 아니며, 항상 고요한 선정에 머무나, 깨끗하되 깨끗한 것이 아니니라. 본성(本性)은 청정하여 한 법도 없으므로, 생기는 것도 일어나는 것도 아니며, 적정하게 머무는 것에 애착하는 것도 아니니라. 처하는 것도 움직이는 것도 아니니라.
근심[患]도 말[語]도 아니니라. 법도 법 아닌 것도 아니며, 복전(福田)도 복전 아닌 것도 아니며, 다하는 것도 다함없는 것도 아니니라. 모든 집착을 버리는 것을 공(空)이라 하니, 거스르고 다투는 것이 아니고, 음성이 없으며, 명자(名字)를 여의고 기억된 생각을 버리느니라. 상응(相應)하는 것도 상응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없어지는 것도 없어지지 않는 것도 아니니라. 헤아리는 것도 헤아리지 않는 것도 아니며, 가는 것도 돌아오는 것도 아니니라. 둘도 둘 아닌 것도 아니며, 이 언덕도 저 언덕도 아니며, 그 가운데 흐름도 아니니라. 분별도 분별이 아닌 것도 아니며, 업도 과보도 아니니라.
010_1238_b_02L 듣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아니며, 헤아리는 것도 거스르는 것도 아니니라. 상(相)도 상 아닌 것도 아니며, 문(門)도 여의는 것도 아니며[非離], 집착하는 것도 아니니라[非箚]. 즐겨 모든 법을 행하되 법법(法法)이 같은 모습이니라. 진실한 것으로 중생을 구제한다 하나 실은 구제할 것도 없느니라. 미처 깨닫지 못한 자를 깨닫게 하고 아직 조복되지 못한 자를 조복시키며, 아직 구제하지 못한 자를 구제하기 위하여 보여 줄 것이 없는 법을 보여 주느니라. 평등하지도 평등하지 않은 것도 아니며, 비슷한 것도 비슷하지 않은 것도 아니니라.
비할 데 없는 감로와 같으며, 공과 같고, 처하는 곳이 없는 것과 같으며, 얻을 것이 없는 것과 같느니라. 적멸(寂滅)하여 다 없어져 행처(行處)를 잘 조복시키고, 물러남이 없는 바퀴[不退輪]를 굴리되 결코 의심이 없느니라. 다른 것을 여의는 것도 아니고 두 법[二法]도 아니며, 청정한 본행(本行)을 익히는 것이어서 위의(威儀)와 해탈(解脫)을 구족하느니라. 긴 것도 짧은 것도 아니며, 모난 것도 둥근 것도 아니니라. 신상(身相)도 음상(陰相:蘊相)도 아니며, 입상(入相:處相)도 계상(界相)도 아니니라.
유위(有爲)에서 일어나는 것도 무위(無爲)에서 일어나는 것도 아니며, 무위진실(無爲眞實)도 아니니라. 명(命)도 명 아닌 것도 아니며, 생기는 것도 나타나는 것도 아니어서 보는 사람이 없느니라. 실제로 생기는 것도 아니고, 언설(言說)도 인(忍)도 아니니라. 신상(身相)은 부동(不動)하니, 거꾸러지지도 동요하지도 않느니라. 실(實)도 기억하는 것도 아니며, 화합하는 것도 아니니라. 짓는 것도 짓지 않는 것도 아니며, 밝은 것도 모습도 아니며, 열반도 열반에 드는 것도 아니며, 정(定)도 정 아닌 것도 아니니라.”
진여의 몸은 몸이 아니어서 몸에서 해탈하고 지음도 무너짐도 없으며, 또한 얻음도 없으며 법은 상응도, 상응 않는 것도 아니니 이것은 선서(善逝:부처님)의 몸을 나타내 보이기 위함이니라.
010_1238_b_18L如身非身身解脫, 無作無壞亦無得,
法非相應不相應, 是爲顯示善逝身。
합하는 것도 합하지 않는 것도 아니어서 염착(染着)도 없으며 집착도 버림도 아니며 평등하게 자라는 것도 아니고 만드는 것도 아니고, 처하는 것도 처하지 않는 것도 아니니 이 몸은 드러나는 것이 아니며 하고자 하는 것이 없느니라.
010_1238_b_20L非合不合無染著, 非執非捨非等長,
非造非處非非處, 此身非顯無所欲。
집착도 짓는 것도 소유(所有)도 없으며 색(色)도 마음도 아니니 둘도 하나도 아니며 분별도 없고[無分] 분별 아님도 아니며[非分] 기멸(起滅)도 없으니, 진실로 나[我]가 없으므로 불신(佛身)이 나타난다네.
010_1238_b_22L非執非作無所有, 非色非心非二一,
無分非分無起滅, 眞實無我現佛身。
010_1238_c_02L 강한 것도 약한 것도 아니고 또한 끊는 것도 아니며 침묵도 원하는 것도 아니고 모두 공양하는 것도 아니며
얻는 것도 정(定)도 아니고 의지하는 것도 아니니, 진실된 몸은 물들 것이 없이[無染] 이와 같이 나타난다네.
010_1238_b_24L非强非弱亦非斷, 非默非願非盡供,
非得非定非依止, 實身無染如是現。
보는 것도 듣는 것도 아니고, 냄새 맡는 것도 접촉하는 것도 아니며 시설(施設)에 의지하여 영상(影像)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니, 만일 보는 이가 있으면 마음으로 환희하여 이와 같이 성취하고 법을 연설하리라.
010_1238_c_03L非見非聞非嗅觸, 非依施設現影像,
若有見者心歡喜, 如是成就演說法。
음(陰:蘊)도 아니고 계(界)도 아니며, 허(虛)도 실(實)도 아니고 모든 근(根)은 생기는 것도 아니고, 더러운 것도 깨끗한 것도 아니며 견고한 것도 견고하지 않은 것도 아니어서 물에 달 나타나듯 선서(善逝)의 몸을 보고자 하면 이와 같다네.
010_1238_c_05L非陰非界非虛實, 諸根非生非垢淨,
非固不固水月現, 欲觀善逝身如是。
인연으로부터 생기니 진실한 것이 아니어서 기멸(起滅)도 아니고, 움직이는 것도 가는 것도 아니며 나타나는 것이 아니건만 요술쟁이같이 셋을 나타내네. 이와 같이 부처님은 의지하는 곳이 없음을 관찰할지어다.
010_1238_c_07L從因緣生非眞實, 非起非滅非動去,
非現現三如幻師, 如是觀佛無所依。
적정[寂]한 것도 적정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상응하는 것도 아니며 얽매이는 것도 욕심내는 것도 아니며, 합산(合散)도 아니며 마치 빈주먹 같아 진실로 텅 비었으니 이처럼 부처님을 관(觀)하는 것이 진실한 공양이니라.
010_1238_c_09L非寂不寂非相應, 非繫非欲非合散,
猶如空拳實虛空, 如是觀佛眞供養。
시방세계 천억(千億) 국토에 범세(梵世)에 이르도록 진보(珍寶)를 쌓아 무량겁토록 모든 부처님께 베풀지라도 누군가 경을 베껴 쓴다면 그 복은 더 뛰어나리라.
010_1238_c_11L十方世界千億土, 積聚珍寶至梵世,
無量劫施一切佛, 若有書寫福勝彼。
만일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겁이 지나도록 4등(等:4무량심)을 닦고 익혀 세간에 두루 펴고 청정한 계율 지녀 비할 데 없다 해도 이 경을 신해(信解)하는 복이 가장 뛰어나리라.
010_1238_c_13L若有過於恒沙劫, 修習四等遍世閒,
及持淨戒無能比, 信解此經福最勝。
끝없는 옛적부터 지금 몸에 이르기까지 중생에게 두루 인욕(忍辱)을 행하였다 하여도 만일 지인경(智印經)을 잠시라도 믿는 데 비하면 수미산 속의 개자(芥子)와 같느니라.
010_1238_c_15L無始生死至今身, 普於衆生行忍辱,
若有暫信智印經, 彼如須彌芥子分。
삼계 중생의 가지 수대로 몸이 피로하거나 게으르지 않고 회한(悔恨)이 없이 무량겁토록 정대(頂戴)하여 행하더라도 이 경을 능히 인정하는 복과는 비할 수 없느니라.
010_1238_c_17L三界衆生若干種, 於無量劫頂戴行,
身不疲懈無悔恨, 能忍此經福無比。
백(百) 세계의 모래같이 많은 중생들이 무량겁 동안 선정을 닦는다 하더라도 하루 낮 하룻밤 동안 이 경을 지니면 그 공덕 더 훌륭한지 헤아릴 수 없느니라.
010_1238_c_19L百世界沙衆生數, 於無量劫修禪定,
一日一夜持此經, 功德勝彼不可數。
한량없는 티끌 수만큼의 겁(劫)이 지나도록 지혜로써 두 극단을 버려 중도(中道)를 행하더라도 이 경을 해설하는 데 비하면, 저것은 큰 바다 속의 물방울 같느니라.
010_1238_c_21L智捨二邊行中道, 過於無量塵數劫,
若於此經如說解, 彼如大海一渧分。
색(色)과 색상(色相)으로 관찰하지 말며 어리석은 사람처럼 부처님을 생각하고 살피지 말라. 나의 진실을 본 사람은 수보리(須菩提)이니 삼계의 복밭이 가장 청정하느니라.
010_1238_c_23L不應以色色相觀, 勿如愚人思察佛,
見我實者須菩提, 三界福田最淸淨。
010_1239_a_02L
이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설하시고 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이 여래지인삼매(如來智印三昧)이니, 모두 능히 시방의 모든 세계에 있는 보살의 걸림없는 지혜[無礙智慧]를 만족시키느니라. 사리불아, 만일 속히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을 만나고 싶으면, 밤낮으로 정진하여 이 삼매를 닦도록 하여라. 그러면 모두 볼 수 있을 것이니라.
사리불아, 이 삼매는 바로 보살의 무량문(無量門)이며 모든 행을 두루 행하는 다라니이니라. 능히 법계를 지녀 단절(斷絶)하지 않게 하기에 이 다라니로 모든 법문(法門)을 지니느니라. 만일 이 모습을 성취하면 보살이라고 하니, 능히 32상(相)과 80종호(種好)를 이루며, 상응행(相應行)을 갖추어 업행(業行)이 청정하고, 악마의 경계가 나타나더라도 움직이지 않고 나오지도 않는 등, 부처님의 행을 하느니라. 신(身)ㆍ구(口)ㆍ의(意) 업이 모두 다 청정해지느니라.
여래의 비밀스러운 법을 알고자 하면 마땅히 이와 같은 삼매를 수학(修學)해야 한다. 차례로 설법하고자 하여도 역시 이 삼매를 배울지어다. 모든 법을 두루 알고 싶고 진제(眞諦)와 같이 되고 싶으며, 만억 생사의 작증(作證)을 알고 싶고 12인연을 알고 싶으며, 모든 중생의 마음이 움직이는 바를 알고 싶고, 청정하고 묘한 불국토를 얻고 싶어도 이 삼매를 배울지어다. 묘한 광명을 얻고 싶고 권속을 이루고 싶으며, 중생에게 의지가 되어 주고 싶고 상호(相好)를 성취하고 싶으며, 훌륭한 설법의 변재를 얻고 모든 법을 알고 싶어도 마땅히 이 삼매를 배울지어다.
이때 세존께서 이 법을 자세히 말씀하시니, 30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보살들이 이 삼매를 얻었고, 68억 나유타(那由他)의 보살들이 이미 백천 겁 동안 모든 행을 청정히 닦아 무상도(無上道)에서 물러서지 않고 음성이 다함없는 혜광다라니(慧光陀羅尼)를 얻었다. 또 아직 무상보리심(無上菩提心)을 내지 못한 60만 명의 하늘과 사람들이 이제 모두 마음을 내어 이 삼매를 듣고 모두 따라 기뻐하였으며, 따라 기뻐하는 마음을 낼 때 곧 아비발치(阿毘跋致:불퇴전)를 얻었다.
이때 문수동자(文殊童子)가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단정히 하고 무릎 꿇고 합장하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관찰하니 모든 법은 얻을 수 없으니, 제가 이 무상보리를 옹호하겠습니다. 세존과 같이 무상도(無上道)는 있는 것도 있지 않는 것도 없습니다. 처소가 없어 나타나지 않으므로 잡을 수도 얻을 수도 없으며 잃을 수도 없습니다.”
010_1240_a_02L이때 모임 가운데에서 30억 명의 보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합장하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여래께서 한량없는 아승기 나유타 겁 동안 닦고 익히신, 얻기 어려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阿耨多羅三藐三菩提法)을 수호하고 싶습니다.” 그리고는 각각 입었던 웃옷을 벗어 여래께 봉헌하고 위없는 원[無上願]을 내었다.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30억 명의 보살 가운데 8천 명의 보살이 정법을 수호하여 지닐 것이고, 그 나머지 보살은 스스로를 조복하지 못하고 정법을 수호하지 못할 것이니라. 후 말세에 여래가 아승기겁 동안 닦고 모은, 얻기 어려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정법 가운데서 다툼이 일어나고 업신여기고 헐뜯을 것이므로 설하지 않고, 들을 수 없고 받들 수 없을 것이니, 능히 수호하여 지닐 수 없을 것이니라.
미륵이여, 보리심을 내는 일곱 가지 법이 있으니, 무엇이 일곱 가지인가? 첫째는 부처님이나 보살같이 보리심을 내는 것이고, 둘째는 정법이 멸하려 할 때 보호하고 지키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이며, 셋째는 모든 중생이 많은 고통에 핍박당하는 것을 보고 크게 가엾이 여기는 생각을 일으켜 보리심을 내는 것이고, 넷째는 보살이 나머지 중생을 보리심을 내게 하고, 다섯째는 보시할 때 스스로 보리심을 내는 것이며, 여섯째는 다른 사람이 마음을 내는 것[發意]을 보고 따라 배우며 마음을 내는 것[發心]이고, 일곱째는 여래께서 32상(相)과 80종호(種好)를 모두 갖추시어 장엄하신 것을 보거나 듣고 마음을 내는 것이니라.
010_1240_b_02L미륵이여, 이와 같은 일곱 가지의 인연으로 보리심을 내느니라. 부처님이나 보살과 같이 보리심을 내는 것과, 정법이 멸하려 할 때 보호하고 지키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과, 모든 중생이 많은 고통에 핍박받는 것을 보고 크게 가엾이 여기는 생각을 일으켜 보리심을 내는, 이 세 가지 마음을 내면, 능히 모든 부처님과 보살을 위하여 정법을 보호하고 지킬 수 있고, 또 능히 속히 불퇴전지(不退轉地)를 얻고 불도(佛道)를 이룰 수 있느니라. 나중의 네 가지로 마음을 낸 사람은 강강(剛强)하고 조복시키기 어려워 법을 수호할 수 없느니라.
또 미륵이여, 보살이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마땅히 이것이 아비발치(阿毘跋致)이니,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모든 중생에게 평등한 마음을 내는 것이고, 둘째는 남이 이익을 얻는 것을 보고 질투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법을 수호하는 사람을 보면 목숨을 잃을지언정 그의 허물을 말하지 않는 것이고, 넷째는 모든 이양(利養)을 능히 버릴 수 있는 것이며, 다섯째는 매우 깊은 법을 믿고 세간의 경서(經書)의 문장이나 송(頌)을 믿지 않는 것이니라. 미륵보살이여, 이 다섯 가지 법을 이루면 불퇴전(不退轉)이라고 하느니라.
또 미륵이여, 보살에게 다섯 가지 법이 있으면, 그 마음이 강강(剛强)하여 능히 정법을 무너뜨릴 수 있으니,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좋지 않은 기색을 일으키는 것이고, 둘째는 야비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신용(信用)하는 것이며, 셋째는 이양(利養)에 탐착하는 것이고, 넷째는 단월(檀越:보시)을 아까워하여 시행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아첨하고 왜곡하는 마음으로 진실하지 않은 일을 행하면서 입으로는 공(空)을 말하나 행동은 그것과 맞지 않는 것이니라. 이를 ‘정법을 헐뜯고 멸하는 다섯 가지’라고 하느니라.
또 미륵이여, 보살에게 다섯 가지 법이 있으면 아비발치를 성취하니,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나[我]를 얻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중생을 얻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얻는 것도 없고 말할 것도 없는 법계를 요달(了達)하는 것이고, 넷째는 보리를 얻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색신(色身)으로써 여래를 보지 않는 것이니라. 미륵이여, 보살이 이와 같은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아비발치라고 하느니라.”
010_1241_a_02L 조용히 머물러 정념(靜念)을 닦으니 삼매는 매우 깊고 묘하여 모습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교묘한 방편으로 얻는 것도 아니기에 곧 나라를 버리고 출가하여 법복[舍那服]을 입고 3천 년 동안 마음을 한 곳에 모으며
기대지도, 눕지도 않고 정을 생각[思定]하였느니라.
8만억 나유(那由)의 부처님께서 지니신 정계(淨戒)에 대해서도 모두 위에서처럼 공양하고 이 삼매를 다 갖추었느니라.
010_1241_a_08L八萬億那由,
佛所持淨戒, 悉如上供養, 具足此三昧。
만일 보리를 얻고자 하면 마땅히 부처님처럼 배워야 할 것이니 도(道)가 아닌 논리를 믿지 말고 이 경을 공경히 닦으라.
010_1241_a_09L若欲得菩提, 應當如佛學, 勿信非道論,
敬修此經者。
후세에 도를 행한다고 말하면서 오히려 금계(禁戒)를 헐뜯으며 이익을 위하고 법을 위하지 않으면 비록 독경(讀經)한다 할지라도 공(空)을 깨닫지 못하리라.
010_1241_a_11L後世說行道, 而返毀禁戒,
爲利不爲法, 雖讀不解空。
공(空)을 말하면서도 깨달아 요달하지 못하고 청정하지 못하게 삿된 방법으로 생활하고 공을 논하면서 공에 취착하며 스스로 도를 의심하지 않는다 말하느니라.
010_1241_a_12L說空不解達,
邪命不淸淨, 論空而取空, 自言不疑道。
이때의 혜기왕(慧起王)은 아미타불이고 이때의 천 명의 왕자는 곧 현겁(賢劫)의 천불(千佛)이시다.
010_1241_a_13L爾時慧起王, 阿彌陁佛是, 時王千子者,
則賢劫千佛。
이때 왕과 함께 출가한 권속과 제자들이 지금 내 앞에 있으니 이 모임의 사부대중이니라.
010_1241_a_15L時同王出家, 眷屬弟子等,
於今在我前, 此會四衆是。
억 나유타의 부처님을 생각하며 출가하여 정법을 듣고 나서는 곧 받아 지녀 공(空)을 얻으니 의지하는 곳 없느니라.
010_1241_a_16L念億那由佛,
出家聞正法, 聞卽能受持, 得空無所倚。
한량없이 많은 방편 일으켜 모든 여래께 공양하되, 보리상(菩提相)을 얻지 않으니 모두 진실을 행하기 때문이니라.
010_1241_a_17L起無量方便, 供養諸如來, 不得菩提相,
皆由行眞實。
연등불(然燈佛) 뵙고서 미혹을 끊고 평등 얻으니 이때 곧 수기(授記)하시어 미래에 성불(成佛)하리라 하셨느니라.
010_1241_a_19L得見然燈佛, 斷求獲平等,
爾時卽授記, 未來當成佛。
이때 빈바라왕(頻婆羅王)의 대부인(大夫人)인 현수(賢首)여인1)과 금광구달녀(今光拘達女)라고 하는 부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갔다. 옷자락 속에 모두 7보로 된 꽃을 각각 5백 송이씩 담아 부처님 위에 뿌리고, 아울러 매우 값비싼 부드러운 솜으로 만든 옷[劫貝育衣] 백천 벌을 직접 여래께 바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010_1241_b_02L“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이 정(定)을 신해(信解)하고 받아 지니겠습니다. 그리고 독송하는 사람이 있으면 제가 마땅히 옹호할 것이며, 그가 원하는 대로 필요한 것을 공양하겠습니다. 제가 마하연(摩訶衍:大乘)의 법으로 중생을 교화하겠습니다. 이것이 공(空)이고 이것이 불공(不空)이라고 말하지 않겠으며, 단지 말뿐이 아니라 결정코 받아 지녀 반드시 말한 대로 행하되 신명(身命)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하물며 재물이나 보배이겠습니까? 또한 말씀한 대로 더더욱 서로 가르치겠습니다.”
이같이 시방에서 모인 대중 온갖 의견 각각 같지 않으니 원컨대 여실하게 말씀하셔서 견애(見愛)를 없애게 하시고 그들 나라로 돌아가서 온갖 원(願) 만족케 하소서.
010_1241_c_10L如此十方來會衆, 種種意見各不同,
願如實說滅見愛, 還彼國已滿衆願。
시방에서 각각 1억(億) 대중 보내어 모두 정법 위하여 이곳에 모였으니 웃으시는 까닭 반드시 법비[法雨] 내리시려는 것이리라. 무슨 법 말씀하시어 환희케 하시려는 것일까?
010_1241_c_12L十方各遣一億衆, 皆爲正法來會此,
笑因必爲雨法雨, 演說何法令歡喜?
현수와 금광이 이 게송을 읊기를 마치자,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답하셨다.
010_1241_c_14L賢首、金光說此頌已,爾時世尊以偈。答曰:
내가 과거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겁 생각하니 복광세간해(福光世間解)라는 부처님 계시어 그 수명 76만억 년이셨고 성문들은 그 수가 한량없었느니라.
010_1241_c_16L我念過去恒沙劫, 佛號福光世閒解,
其壽七十六萬億, 聲聞衆數無限量。
혜어(慧御)라는 전륜왕(轉輪王) 있어 월관(月觀) 부인과 염(炎)이라는 둘째 부인 있었으나 집과 사랑하는 모든 것 버리고 떠나 정법 구하여 1억 년간 항상 호지(護持)하였느니라.
010_1241_c_18L有轉輪王名慧御, 夫人月觀次名炎,
捨離家愛求正法, 於一億歲常護持。
60만억 30만 이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정법 수호하고 30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미래 부처님 처소에서도 정법 지키어 끊어지지 않게 하였느니라.
010_1241_c_20L六十萬億三十萬, 於此諸佛護正法,
三十恒沙未來佛, 護持正法不斷絕。
이때 혜어왕이 아촉불(阿閦佛)되리니 그대들도 그곳에 항상 함께 태어나 법을 수호한 인연으로 여자 몸을 버리고 무량 극락국에 태어났었느니라.
010_1241_c_22L時慧御王阿閦佛, 汝等於彼常俱生,
以護法緣捨女身, 當生無量極樂國。
010_1242_a_02L 이 호법(護法) 대중 역시 태어나 그대가 죽으려 할 때 그대를 위하여 머물렀느니라.
반드시 극락의 천엽화(千葉華)에 태어나 상호(相好) 장엄한 불자 되었고 그곳에 태어나서 정각(正覺) 받들어 장엄왕겁(莊嚴王劫) 동안 번뇌와 망상[荊棘] 없었으며 그곳에서 무상도(無上道) 이루어 정법 굳게 잡는 천인(天人)이 되었느니라.
그 불국토에는 마군의 일 없고 악업의 과보도 없고 태생(胎生)도 없으며 날마다 한량없는 보살 모이되 성문과 연각의 이름 없었느니라.
010_1242_a_05L彼佛國土無魔事, 無惡業報無胎生,
日有無量菩薩集, 又無聲聞緣覺名。
신명(身命) 아끼지 않고 불도(佛道) 보호해 명예를 구하여 물러서는 일 없는 것은 무상도(無上道) 속히 성취하기 위함이며 또 모든 나라를 속히 이루려 함이었느니라.
010_1242_a_07L不惜身命護佛道, 不爲名譽而退轉,
爲無上道速成就, 又欲疾成一切國。
그대들 화합하여 부처님 믿고 공경할지니 의지할 데 없는 이를 공경하고 보리를 보호하여 대법(大法) 무너지려 하는 말세에 저들 따라 이양(利養)을 탐하지 말지니라.
010_1242_a_09L汝等和合信敬佛, 恭敬無依護菩提,
大法將壞世末時, 不應從彼貪利養。
내가 억 겁 동안 처자(妻子)로써 보시하고 머리와 눈과 몸을 버려 불도 구하되 법은 이익을 위한 것 아니라 하면서 법의 허물[法過] 말하니 인색한 시주(施主)가 성내고 질투하였느니라.
010_1242_a_11L我於億劫妻子施, 捨頭目體求佛道,
非法爲利說法過, 悋惜施主生瞋嫉。
8만억 사람이 비탄의 눈물 흘리며 보리에 의하여 멸하려는 법 보호하겠다고 하니 삼천세계 진동하고 하늘에서 꽃비 내렸느니라. 이 경 애경하면 수명이 가장 길어지느니라.
010_1242_a_13L八萬億人起悲涕, 當護滅法依菩提,
三千界動天雨華, 愛敬此經壽命最。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이러한 불국토에 무량겁 동안 많은 금(金)을 베푼다 하여도 능히 이 지인경(智印經)을 믿는다면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보배 베푸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느니라.
010_1242_a_15L如此佛土恒沙等, 滿中金施無量劫,
若能信此智印經, 恒沙寶施無與比。
불락도(不樂道) 망령되이 전하지 말라. 부처님의 희유하신 법 듣고 도심(道心)내어 차례대로 이 경전 배워야 할지니 말한 대로 행하면 보리 이루리라.
010_1242_a_17L勿妄授與不樂道, 聞佛希有生道心,
應次第學此經典, 如說而行成菩提。
광야에서 계(戒) 지키고 공경(恭敬)을 닦고 3업(業)으로 대중에게 친척 같은 생각내고 6화경(和敬) 닦아 대중에게 부처님이라는 생각내고 묘법 구하려면 이 경을 배워라.
010_1242_a_19L曠野持戒修恭敬, 三業於衆如親想,
修六和敬生佛想, 欲求妙法學此經。
이 법인(法印) 베껴 쓰고 독송하고 펴 보이고 남을 위해 말해 주면 그 공덕신(功德身) 헤아릴 수 없고 불자로서 극락국에 태어나리라.
010_1242_a_21L若有書寫此法印, 讀誦宣示爲人說,
此功德身不可議, 佛子當生極樂國。
010_1242_b_02L 이때 미륵보살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미래에 얼마나 되는 보살들이 이 삼매를 받아 지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미래세(未來世)에는 믿고 즐거워하는 사람이 적고, 선근(善根)을 허물고 정법(正法)을 끊어 없애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 법을 행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어려울 것이다.”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미래 보살들의 상응하지 않는 행[不相應行]을 말한다면,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미륵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원컨대 말씀하여 주십시오. 원컨대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어 말씀하여 주십시오. 미래세에 혹 진실한 행을 익히고 닦는 사람이 있어 이 경을 듣는다면, 말씀대로 수행하여 무상도(無上道)에 이를 것입니다.”
미륵이여, 또 어떤 보살이 30억 분의 부처님 처소에서 보리심을 내고 모든 선근을 심었다면, 미래세에 보리심을 내고 마하연을 듣고 능히 받아 지니고 베껴 쓰고 독송하고 대인(大忍)은 성취하겠지만, 이 삼매에는 아직 상응하지 못하여 대기설법의 변재[應辯]를 얻지 못할 것이다.
모든 법을 깨달아 보리를 자세히 설명할 수 있을 것이며, 마군이 무너뜨릴 수 없을 것이며, 모든 업장(業障)이 없어질 것이니, 아승기겁 동안 지은 악행(惡行)으로 머리에 열이 나고 마음이 괴로우며, 남들에게 비방과 조롱과 비웃음을 당하던 것이 현세에 곧 없어질 것이다. 그리고 한량없고 수없는 부처님의 처소에서 공경히 공양드리고 끝내 보리심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견고한 뜻을 얻어 마음을 한곳에 매어 흩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보살이 전생의 악업으로 미래세에 악한 색신(色身)을 받게 될 뭇 죄가 곧 없어질 것이니, 혹 병고(病苦)가 많거나, 남에게 미움을 받거나, 천한 집안에 태어나거나,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거나, 변방에 태어나거나, 삿된 견해를 가진 집안에 태어나거나, 나쁜 벗과 서로 만나 뜻이 맞지 않게 되거나, 사람들이 공경하지 않거나, 걱정과 괴로움이 많거나, 왕에게 분노를 사거나, 나라가 황폐해지고 마을이 분산되는 일을 만날 것이다.
친족이 흩어지거나, 지식이 뛰어나도 법회를 만나지 못하거나, 모든 곳에서 원하는 것이 있어도 사람들이 베풀지 않거나, 설사 얻은 것이 있어도 대중이 즐거워하지 않거나, 혹은 작은 베풂을 얻거나, 귀한 사람에게 놀림 받고 가난한 사람은 친근히 공경하거나, 선업을 닦고자 하여도 어긋나고 방해하는 것이 많거나, 아둔하고 산란하여 법차(法次)에 통달하지 못하거나, 부리는 사람을 얻지 못하거나, 누워 잘 때마다 악몽을 꾸거나, 혹은 또 그 밖의 꿈을 꾸거나 하는 죄업(罪業)이 곧 없어질 것이다.
지난 업에 구속되고 악마에게 가리어지면, 허망하게 상(相)을 취하고 마군에게 틈을 주어 모든 법을 알지 못할 것이며, 이양처(利養處)에서 스스로 비열한 생각을 내고, 단정한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모습이 누추하여 사람들이 사랑스럽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이익을 얻는 것을 보면 증오하고 질투하는 마음을 내고, 다시 서로 업신여기며 헐뜯을 것이다. 이와 같이 간략히 말하였다.
010_1243_a_02L 미륵이여, 만일 어떤 보살이 백 분의 부처님 처소에서 함께 공덕을 짓고 잃지 않으려 했다면, 이러한 인연으로 서로 헐뜯어 무너뜨릴 것이니, 하물며 짓지도 않은 자이겠느냐? 이와 같이 미륵이여, 마땅히 굳게 정진하여 바르게 억념(憶念)함으로써 대인력(大忍力)을 일으켜 깊은 법의 묘한 지혜의 방편을 성취하여야 할지니, 미래세에 이 법을 지니고 싶다면 정진하여라.”
욕심 적고 더러움 없고 삿된 아첨 없으며 항상 바르게 억념하고 멀리 행(行)을 여의며 깊은 인(忍) 견고하여 동요 없음은 시방의 보배덩이[珍寶聚]를 보호하기 위함이니라.
010_1243_a_11L少欲無垢無邪諂, 常正憶念遠離行,
深忍堅固無動搖, 爲護十方珍寶聚。
위의가 고요하고 염착(染着) 없으며 구하는 것 없고 욕심 없어 다툼을 여의며 마음은 평등하여 허공 같아 흔적이 없고 행은 진여에 응하여 삼매를 체득하며 견고한 보리 항상 앞에 나타나고 깊고 깊은 이치 환히 깨달아 정각(正覺)이라 이름하며 증오도 사랑도 보지 않고 집착하는 곳 없어야 마침내 이 삼매 획득하게 되리라.
미운 이이거나 친한 이이거나 마음이 평등하고 부처님이거나 선우(善友)이거나 다르다는 생각 없고 6화경(和敬) 수행하고 계율을 청정하게 하면 이런 사람 속히 이 삼매 깨달을 수 있느니라.
010_1243_a_17L於怨親中心平等, 於佛善友無異想,
修六和敬戒淸淨, 是能速解此三昧。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것 명료히 깨닫고 지인법(智印法)의 백억 가지 모습 근기 따라 설하고 지혜의 비춤이 밝아 햇빛에 비유되니 이 가운데서 지혜에 들어가는 문 설하느니라.
010_1243_a_19L明了世閒最殊勝, 應辯印法百億相,
智慧照明喩日光, 於此中說入智門。
해와 달 밤낮으로 허공에 있되 또 설산(雪山)처럼 땅에 있네. 제석과 범왕과 전륜왕이 의사처럼 잘 다스리니, 이 경전 또한 그러하니라.
010_1243_a_21L日月晝夜處虛空, 又如雪山常處地,
帝釋梵王轉輪王, 如醫善治此亦然。
이 경은 마음을 청정히 하고 업보 없애며 이 경은 마군을 항복시키니 감로라 이름하며 이 경은 신족통(神足通), 천안통(天眼通)과 타심통(他心通) 갖춰서 모든 이류(異類)가 약간씩 응하느니라.
010_1243_a_23L此經淨心滅業報, 此經降魔名甘露,
此神足眼知他心, 一切異類若干應。
010_1243_b_02L
이것은 능히 나유겁(那由劫)을 기억하고 이것은 능히 모든 애착 없애며 이것은 부처님께서 찬탄하신 여래인(如來印)이니 이는 도와 상응하기가 손바닥 뒤집는 것 같다[如反掌].
010_1243_b_02L此能憶知那由劫, 此能滅除一切愛,
此佛所讚如來印, 此道相應如觀掌。
이 경은 모든 공(空)의 이치 선택하여 해석했고 이는 고요하여 진실로 머물며 유무(有無)의 두 변(邊)을 희론이라 하고 영원히 버려 집착 없이 정법을 유지하느니라.
010_1243_b_04L此經撰釋諸空義, 此是空寂眞實住,
有無二邊名戲論, 永捨無著持正法。
부처님 열반 후에 어떤 이가 말하기를, 내가 보니 모든 법은 공하여 꿈과 같고 모든 법은 생기지 않아 작자(作者)가 없다 하면서 이 가운데 짓는다는 생각[作想]을 시설하여 머물며 법은 공하여 생김도 없고 작자도 없으며 보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으며 또한 움직임도 없으니 법에 집착하는 모든 것 법적(法賊)이라 하며 스스로 말하기를, 내가 공을 배웠다 하느니라.
만일 그에게서 이름과 법을 듣고서 비통히 눈물 흘려 옷 적시고 털이 곤두서면 또 스스로 칭찬하기를, 불퇴전이라 하고는 후에 다시 뭇 악상(惡相) 말하느니라.
010_1243_b_10L若從彼聞名聞法, 悲涕流淚衣毛豎,
又自稱讚不退轉, 後復說彼衆惡相。
귀하건 천하건 빈궁하건 재물과 보배 잃더라도 내가 만일 법을 깨달으면 많은 이익 얻거니 내가 만일 출가하면 친족이 영광 된다 하면서도 불자들에 대해서는 미워하고 성내느니라.
010_1243_b_12L貴賤貧窮失財寶, 我若得法獲衆利,
我若出家榮親族, 而於佛子生嫉恚。
무상도 얻기 위해 출가하여 보리 행하고자 하여 머물지 않는다면 큰 바다 건너는 것 같아 피안이 멀어지니 이것은 보리에 바른 믿음 없는 것이니라.
010_1243_b_14L爲無上道故出家, 欲行菩提而不住,
如渡大海彼岸遠, 是於菩提無正信。
고요히 산택(山澤)에 머물러 위의 갖추고 사우(師友)는 청정하고 권속은 선하며 이양을 위하여 친구 구하면서 자칭 진실한 출가라 말하느니라.
010_1243_b_16L靜住山澤威儀具, 師友淸淨眷屬善,
爲利養故求親友, 而自稱說眞出家。
출가하여 능히 이 정법(正法)에 응하면 마치 연꽃처럼 물듦 없나니 이 경과 상응하여 차례로 행하면 이것이 진실한 보리이니 항상 수호하라.
010_1243_b_18L出家能應此正法, 猶如蓮華無染著,
此經相應次第行, 是眞菩提常守護。
희왕아, 내가 지금 너를 가르치리니 부디 저 불선(不善)한 가르침을 따르지 말라. 여법하게 수행하여 불덕(佛德) 갖추려면 그대는 마땅히 나의 가르침 따라야 하느니라.
010_1243_b_20L喜王我今教誡汝, 愼莫隨彼不善學,
如法修行具佛德, 汝等應當如我學。
010_1243_c_02L 가령 나유계(那由界) 같은 밭에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종자 심어 하나의 종자가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열매 맺듯 모든 종자 생기는 것 또한 이와 같으며 이같이 전개되어 천만 종자가 가득 우거지고 따로 생겨 번성하면
그 종자 셀 수 없듯이 일체는 더욱이 헤아릴 수 없느니라.
이 교묘한 방편으로 동방이 다하도록 이와 같이 남김없이 심고 모든 곳[諸方] 또한 이같이 하여 이 모든 종자 부처님 수만큼 충만하며 한 분 한 분의 부처님마다 백 개의 머리 있고 한 분 한 분의 부처님 머리마다 백 개의 혀가 있어 이같이 무량겁 동안을 지나면서 모두 함께 찬탄하셔서 이 경에 응하시느니라.
베껴 쓰고 받아 지니며 독송하는 그 공덕 연설하려면 끝이 없으니 수미산 속의 개자(芥子) 같고 허공 가득한 풀 중의 한 잎사귀와 같으며 큰 바닷물 중의 한 방울 물과 같나니 마땅히 이 경에 응하여 유(有)를 여의고 행하라. 듣고 받아 지니고 쓰고 독송하게 하려 함이니 그러므로 내가 이 게송 말하노라.
“예. 세존이시여, 만일 법이 지음도 없고 시설함도 없다면, 무슨 이유로 말이 있습니까?”
010_1243_c_15L“唯然,世尊!若法無作、無施設,何故而有言說?”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법이 지음도 없고 시설함도 없다면, 무소득으로 이와 같이 설한다. 법을 두루 관찰하면, 얻음도 다함도 없다. 초월하지도 감소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만나지도 않는다. 처(處)도 없고 처소(處所)도 없다. 이것도 저것도 없으며, 유위(有爲)도 무위(無爲)도 아니다. 가명(假名)이되 가명이 아니며, 마음이 아니되 마음이 아닌 것도 아니다. 대(對)하는 것도 아니고 대하는 것이 아닌 것도 아니며, 상응하는 것도 상응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평등하되 평등한 것도 아니고, 경계이되 경계인 것도 아니다. 나누어지되 나누어지는 것도 아니고, 가깝되 가까운 것도 아니며, 물드는 것도 아니고 말[言說]도 아니다.”
010_1244_a_02L이때 문수사리법왕자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만일 법이 이 같은 모습이라면, 어떤 것이 법이 멸하는 것이며, 어떤 법을 보호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법상(法相)을 일으키는 것은 모든 법을 희롱하는 것이며, 모든 법을 희롱하면 유무의 두 가지 변(邊)이 일어난다. 두 변이 일어나는 것, 이것이 곧 법이 멸하는 것이다. 제일의(第一義) 중에는 법도 없고 법이 멸함도 없으며, 또한 다툼도 없다.”
혹 어떤 사람 진실을 말하되 무이(無異)라 하고 혹 어떤 이는 달리 무상(無常)이라 말하니 만일 어떤 사람 법 얻는다 하며 두 변을 헤아리면 이를 상응하지 않는 희론이라 이름 하느니라.
010_1244_a_07L或有說實而不異, 或復有異說無常,
若有得法計二邊, 是名戲論不相應。
법은 지음도 없고 무너짐도 없고 본래 자기도 볼 수 없고 남도 볼 수 없으며 또한 상응해서 시설(施設)하는 생각도 없으니 만일 스스로 말하기를, 내가 공을 확실히 알았다고[忍空] 한다면 공에 생각을 매여 상응하지 못하는 것이로다. 이 법은 생김 없건만 망령되이 헤아리니 시설하는 모든 것 모두 마군의 그물이며 마음이 반연 없는 것을 법인(法印)이라 하노라.
만일 헤아리고 생각하면 범부라 하여 본래 없는 모든 법 망령되이 취하고 모든 법 사량[籌量]하며 언성(言聲)을 헤아리니 어리석은 이, 망령되이 유무 두 가지 취하느니라.
010_1244_a_13L若有思計名凡夫, 諸法本無而妄取,
籌量諸法計言聲, 愚人妄取有無二。
지혜로 지혜 구하면 지혜 얻을 수 없으니 지혜는 끝내 지혜에서 생기지 않느니라. 유위(有爲)란 허망한 가짜 모습이라고 연설하니 또한 지혜가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니라.
010_1244_a_15L智求於智不得智, 智慧終不生於智,
演說有爲虛假相, 亦非有智非無智。
만일 법이 실제 조금이라도 있다 하여 허물어 없애면 단멸법(斷滅法) 이루고 만일 어떤 법 있어 실제로 머문다면 모든 법이 곧 상주법(常住法)이니라.
010_1244_a_17L若法少分是實有, 壞敗則成斷滅法,
若使有法實住者, 一切諸法則常住。
어리석은 이는 버리고 다시 얻으므로 음(陰)을 허물고 법상(法相) 없애어 나에 계착하여 실제 나가 있다 하지만 지혜로운 이는 법이란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님을 아느니라.
010_1244_a_19L愚人放捨復還得, 是則壞陰乖法相,
計著於我得我實, 智人知法非有無。
명(明)과 무명(無明)은 법에 둘이 없다 하여 이런 소리 듣고 곧 놀라 의심하면 이는 치우친 견해[邊見]에 매인 모습이니 유위(有爲)가 없어지는 것을 열반이라 하느니라.
010_1244_a_21L明與無明法無二, 若聞演說則驚疑,
此則繫念邊見相, 有爲壞敗說涅槃。
마음은 마음의 실상(實相) 알 수 없고 실상 또한 마음 모르니 모든 법 모두 꿈같건만 혹 진실이라 말하면서 아견(我見)에 집착하느니라.
010_1244_a_23L心不能知心實相, 實相亦復不知心,
一切諸法皆如夢, 或說眞實著我見。
010_1244_b_02L
법이 연(緣) 따라 일어난다 하면 진제(眞諦) 아니고 법이 멸진한다 하여도 또한 진제 아니나 이 같은 방편으로 진실 얻으니 일으킨 법이 진실이라면 부처님께서 응당 일으키신다.
010_1244_b_02L法從緣起非眞諦, 若法滅盡亦非諦,
以是方便得眞實, 起法若實佛應起。
여래의 지혜 얻을 수 없으니 비록 모든 법 말씀하시되 드러내 보이신 일 없으시고 뭇 병 고치시되 해탈 없으시므로 이러한 것을 바르고 적정한 이해[善寂解]라 하느니라.
010_1244_b_04L如來智慧不可得, 雖說諸法無顯示,
雖治衆病無解脫, 如是名爲善寂解。
만일 열반에 어떤 분(分) 있다 하면 모든 부처님과 성문들 그곳 가실지라도 모든 법 가리어 열반 없을 것이니 지자(智者)는 희론을 내지 말라.
010_1244_b_06L若使涅槃有分者, 諸佛聲聞應往彼,
牆壁諸法無涅槃, 智者不應生戲論。
실제 중생을 볼 수 없다면 이는 또한 볼 수 있는 것 없되, 말만 있는 것으로 중생 스스로 볼 수 있는 상(相) 일으키는 것이니 이것이 집착 없는 열반이니라.
010_1244_b_08L莫能見實衆生者, 亦無可示言說有,
衆生自起可見相, 此是涅槃無所著。
혹 음(陰)이 곧 진제(眞諦)라 말하고 혹 애착 없애는 것을 도(道)라 한다 하며 오직 하나인 진제는 생멸(生滅) 없건만 혹 다시 네 가지 진제 연설하느니라.
010_1244_b_10L或有說陰是眞諦, 或說滅愛名爲道,
惟一眞諦不生滅, 或復演說四眞諦。
추구하면 하나의 법의 근본도 얻지 못하리니 하물며 도수(道樹)에 앉아 4제를 보는 것이겠는가. 뭇 잡되고 더러운 마음으로 출가하여 더욱 아법(我法)을 허물고 망령되이 일으키니 사문과(沙門果)와 명예 위해 나쁜 벗 가까이 말고 착한 벗과 친해야 하느니라. 무소처럼 광야에 홀로 있으면 이 삼매의 뜻과 상응하리라.
80억 부처님ㆍ이족존(二足尊)께서 이 경 써서 지니는 자 호념하시고 진리 깨달은 모든 천(天)도 호념하여 밤낮으로 수호하여 버리지 않으며 무량한 광명 다함없이 비추시며 밝으신 지혜로 백법문(百法門)을 이끌어 보이시어 꿈속에서도 깨달아 성취케 하시니 이 삼매를 지니는 일 매우 희유(希有)하느니라.
이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불보리를 성취하고자 하면 이 삼매를 전심(專心)으로 배워라. 그렇게 하면 32상(相)ㆍ80종호(種好)ㆍ10력(力)ㆍ4무소외(無所畏)ㆍ대자대비(大慈大悲)를 성취할 것이며, 불안(佛眼)을 성취하고 스스로 보리를 이루며, 성문중(聲聞衆)을 이루고 보살중(菩薩衆)을 이루며, 불국토(佛國土)를 이루고 대지다라니(大智陀羅尼)를 이루리라.
010_1244_c_02L 모든 중생의 언어를 알고 싶거나, 근기 설법의 변재[應辯]를 얻고 싶거나, 확고한 변재[決定辯]를 얻고 싶거나, 신족(神足)을 얻고 싶거나, 불퇴법(不退法)을 설하고 싶거나, 모든 상응하는 법을 알고 싶거나, 모든 법을 밝게 알고 싶으면, 마땅히 이와 같은 삼매를 닦고 익혀야 한다.
왜냐하면 보살이 이 삼매와 상응하면 위와 같은 공덕을 얻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처라 이름하고, 두루 안다[遍學]고 하며, 주(洲)라 이름하고, 구(救)라 이름하며, 응공(應供)이라 이름하고, 일체지(一切智)라 이름하며, 조복(調伏)이라 이름하고, 세간해(世間解)라 이름하며, 무상사(無上士)라 이름하고, 여래(如來)라 이름하느니라. 말한 대로 행하여 비할 데 없음을 제일론(第一論)이라고 하니, 진실된 논(論)이어서 가장 훌륭하느니라. 왜냐하면 문수사리여, 내가 이 삼매에 머물러 연등불을 보고 곧 보리를 얻었기 때문이니라.”
내가 한량없음을 설하더라도 또한 드러내 보일 수 없으니 만일 보리심을 낸다면 곧 불퇴전을 얻으리라.
010_1245_a_14L我說無限量,
亦不可顯示, 若發菩提心, 卽得不退轉。
조복받으면 나한(羅漢)을 얻으리니 그 수가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을 것이고 백 세계의 중생이 법을 듣고 환희하리라.
010_1245_a_15L調伏得羅漢, 其數如恒沙, 百世界衆生,
聞法逮歡喜。
이때 세존께서 이 법을 말씀하실 때 아승기만큼의 중생들이 모두 무상보리심을 냈고, 80나유타의 하늘과 사람들이 모두 무상도(無上道)에서 물러서지 않게 되었다. 6만 30억의 천인(天人)들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고, 무수히 많은 중생들이 아라한(阿羅漢)과를 얻었으며, 이와 같이 시방에서 와서 모인 보살마하살들이 모두 이 삼매를 얻었다.
010_1245_b_02L부처님께서 경을 말씀하시고 나자, 희왕보살과 문수사리가 상수가 된 60명의 불가사의한 보살들과, 미륵(彌勒)이 상수가 된 현겁(賢劫)의 모든 보살들과, 현수(賢首)와 금광(金光)과, 이와 같이 시방에서 와서 모인 보살과 모든 성문과, 사부대중과 천인(天人)과 건달바(乾闥婆)와 아수라(阿修羅) 등 모든 세간의 중생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 크게 환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