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0_1395_a_01L불설방발경(佛說放鉢經)
010_1395_a_01L佛說放鉢經


실역인명(失譯人名)
최윤옥 번역
010_1395_a_02L安公云元闕譯人今附西晉錄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원정사에 계셨다. 이때 모든 보살과 무수히 많은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와 모든 천왕(天王)과 제석천ㆍ범천ㆍ아수륜(阿須倫)ㆍ귀신(鬼神)ㆍ용(龍)과 모든 사람과 사람 아닌 것 등 무수히 많은 중생들이 모두 모여 앉아 있었다.
010_1395_a_03L佛在舍衛祇洹精舍與諸菩薩央數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天王釋梵及阿須倫鬼神諸人無央數悉會坐
부처님께서 보살법(菩薩法)을 말씀하시니, 무수히 많은 겁(劫) 동안 지옥[泥犁]에서 고통 받는 중생과 금수(禽獸)와 벽려(薜荔) 같은 모든 근심하고 힘들어하는 중생들을 위하여 시방에 금은진보(金銀珍寶)와 거마(車馬)ㆍ노비(奴婢)ㆍ처자(妻子)와 머리와 눈ㆍ피부ㆍ살을 보시하셨다. 모두 아끼지 않으시고 시방사람들에게 보시하신 까닭은 그들이 힘들고 괴로워하기 때문이었다.
010_1395_a_07L佛說菩薩法無央劫勤苦泥犂禽獸薜荔一切憂勞方布施金銀珍寶車馬奴婢及妻子頭目肌肉皆不愛惜用施十方人苦故
이때 도리천(忉利天) 위에 있는 2백 명의 천자들이 전생[前世]에 보살도를 실천하긴 하였지만 아직 견고하지 않았으므로, 도(道)를 구하는 것이 힘들다는 말씀을 부처님께 듣고는 모두 도는 매우 힘든 것이어서 얻기 어렵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문득 마음을 돌려 나한(羅漢)과 벽지불(辟支佛)의 도를 구하기로 생각하였다. 부처님께서 이 모든 천자들이 마음을 바꾸려는 사실을 아시고 문득 비할 데 없이 단정한 한 사람을 화작(化作)하셨다.
010_1395_a_11L忉利天上二百天子前世作菩薩道未堅在佛所聞求道勤苦念道劇難得心便轉求羅漢辟支佛佛知是諸天子意欲轉便化作一人端正無比
그가 온갖 맛있는 음식을 가지고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무릎을 꿇고 차수(叉手:두 손을 모음)하고 예를 올려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저를 위하여 이 음식을 받아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곧 받으셨다.
010_1395_a_15L令持百味飯至佛所前長跪叉手作禮白佛言願佛哀我受此佛便受之
좌중(坐中)에서 부처님 앞에 앉아 있던 문수사리(文殊師利)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마땅히 옛 은혜를 생각하십시오.”
010_1395_a_17L坐中有菩薩在佛前坐字文殊師利白佛言當念故恩
좌중의 모든 보살들이 모두 듣고 서로에게 물었다.
“문수사리가 전생에 무슨 은혜가 있기에 부처님께 드린 부처님의 음식을 다시 달라고 할까?”
010_1395_a_18L坐中諸菩薩悉聞展轉相問文殊師利世有何等恩施於佛而復欲得佛飯
010_1395_b_02L부처님께서 곧 발우를 땅에 버리시니, 곧 땅 속으로 들어가 뇌비라야(賴毘羅耶)부처님의 국토에 이르렀다. 국토의 이름은 바타사(波陀沙)였다. 발우가 공중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나타나니, 그 국토에 있는 모든 보살이 보고 일어나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매달린 발우는 어느 곳에서 온 것이며, 또한 어찌하여 땅에 떨어지지도 않습니까?”
그곳의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잠깐 기다려라. 보살이 위신(威神)으로 변화하는 것을 보게 되리라.”
010_1395_a_20L佛卽捨鉢于地便下入地中乃至賴毘羅耶佛剎剎名波陁沙鉢懸止空中現彼剎中諸菩薩見之起前長跪白佛是懸鉢從何所來亦不墮地佛言且待須臾當見菩薩威神變化
이때 석가모니부처님[釋迦文佛]께서 마하목건련(摩訶目揵連)에게 가서 발우를 찾으라고 말씀하셨다. 마하목건련이 곧 8천 가지 삼매(三昧)에 들어 8천 개의 불국토에 두루 들어가 찾아보았지만 보지 못하고 곧 돌아와 부처님께 아뢰었다.
“발우를 찾아보았지만 어디에 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다시 가서 찾아보아라.”
010_1395_b_04L爾時釋迦文佛告摩訶目揵連行求索鉢摩訶目揵連卽入八千三昧入八千佛剎視不見卽還白佛言索鉢了不知處佛告舍利弗汝復行求索
사리불이 만 가지 삼매에 들어 아래로 만 개의 불국토를 지나면서 발우를 찾았지만 얻지 못하고 곧 돌아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아래로 만 개의 불국토를 지나면서 발우를 찾아보았지만 끝내 보지 못하였습니다.”
010_1395_b_09L舍利弗入萬三昧下行過萬佛剎求鉢不得卽還白佛言我下行過萬佛剎求鉢了不見
부처님께서 다시 마하가섭(摩訶迦葉)에게 가서 발우를 찾아보도록 하셨다. 마하가섭이 곧 1만 2천 가지의 삼매에 들어 다시 아래로 1만 2천 개의 불국토를 지나면서 발우를 찾았지만 얻지 못하고 돌아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발우를 찾아보았지만 끝내 보지 못하였습니다.”
010_1395_b_11L佛復令摩訶迦葉求索鉢摩訶迦葉便入萬二千三昧復下過萬二千佛剎求索鉢不得白佛言我求索鉢了不見
사리불이 미륵보살(彌勒菩薩)에게 말하였다.
“인자(仁者)여, 재주가 높고 공덕이 이미 가득하며 지혜를 충분히 갖추어 다음에 미래의 부처님이 되실 것이니 발우가 있는 곳을 아실 것입니다.”
010_1395_b_14L舍利弗白彌勒菩薩言仁者高才功德已滿智慧備足次當來佛當知鉢處
미륵보살이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내가 비록 미래의 부처님이 될 공덕을 다 이루고 그 행(行)을 다 갖추었지만 문수사리보살보다는 못합니다. 비유하자면 마치 시방의 항하사 같은 불국토에 가득 찬 만물(萬物)과 초목(草木)과, 그곳에 있는 보살과 같아서, 부처님께서 한 발자국 걸으실 때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알 수 없습니다. 문수사리보살이 깊은 삼매를 아니, 오직 문수사리보살만이 부처님의 발우가 있는 곳을 알 것입니다.”
010_1395_b_16L彌勒菩薩語舍利弗言我雖次當來佛功德成滿其行具足不如文殊師利菩薩譬如十方恒邊沙佛剎滿中萬物草及爾所菩薩不能知佛一步之中所念何等文殊師利菩薩知深三昧獨文殊師利菩薩能知佛鉢處
그러자 사리불이 곧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 계신 곳에 가서 무릎을 꿇고 합장하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문수사리보살에게 가서 발우를 찾아보도록 하소서.”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가서 발우를 찾아오너라.”
010_1395_b_22L舍利弗卽起前至佛所長跪叉手白佛令文殊師利菩薩行求索鉢佛語文殊師利汝行求鉢來
010_1395_c_02L문수가 스스로 ‘사리불이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에 발우를 가져오리라.’고 생각하고는 곧 삼매에 드니 마치 해가 떠 광명이 비치지 않는 곳이 없는 것과 같았다. 보살이 삼매에 들면, 시방에 이르지 못하는 곳이 없다.
010_1395_c_02L文殊自念舍利當不起於坐而致鉢來卽入三昧譬如日出光明無所不照菩薩入三昧者十方無所不至
문수가 가사(袈裟) 속에서 가만히 손을 뻗어 아래로 열 개의 불국토를 지나면서 찾았다. 손가락의 모든 마디마다 천만 개의 광명이 나오고, 한 광명의 끝에는 각각 연꽃이 한 송이씩 있었으며, 연꽃 위에는 보살이 한 명씩 앉았으니 모두 문수와 같고, 그 아래 국토에는 부처님께서 계셨다. 연꽃 위에 있는 보살들은 모두 석가모니부처님의 목소리로 모든 부처님께 인사하고, 다시 문수의 목소리를 내어 멀리서 모든 부처님께 예를 올렸다.
010_1395_c_05L文殊內手從袈裟裏下探過十佛剎手指諸節其一放千萬光明出一光明端各有一蓮花蓮花上有一菩薩坐皆如文殊其下剎有佛蓮花上菩薩者皆持釋迦文佛聲謝諸佛復持文殊聲遙爲諸佛作禮
문수의 손이 뇌비라야부처님의 국토에 이르자 국토 안에 있는 모든 보살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손은 누구의 손이기에 그 끝[邊]도 볼 수 없고, 또 경계[際]도 볼 수 없습니까?”
010_1395_c_11L如文殊手逮至賴毘羅耶佛剎剎中諸菩薩白佛言是手何等亦不見邊亦不見際
뇌비라야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무수(無數)한 불토(佛土) 위에 사하루타(沙訶樓陀)라고 하는 국토가 있는데, 그곳에 계신 부처님의 이름은 석가모니이시며, 그 앞에 앉아 있는 보살의 이름은 문수이니라. 가장 존귀한 광명과 지혜를 당할 사람이 없으니, 그가 이와 같이 변화한 것이니라.”
010_1395_c_13L賴毘羅耶佛語諸菩薩言上無數佛剎剎名沙訶樓陁佛字釋迦文前有坐菩薩字文殊尊光明智慧難可當作變化如是
모든 보살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저희들은 석가모니부처님과 문수를 함께 뵙고자 합니다.”
010_1395_c_16L菩薩白佛言今我等欲共得見釋迦文佛及文殊
뇌비라야부처님께서 곧 이마 위로 천억 개의 광명을 내시어 중앙에 있는 무수한 불국토를 비추시니 그 중 하나가 석가의 국토에 이르렀다. 모든 보살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지금 커다란 불빛이 자욱하게 퍼지고 잠깐 사이에 문득 불이 솟으니 이 불은 지옥불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이것은 지옥의 불이 아니라 사하루타라고 하는 석가의 국토 안에서 일어난 불이니라.”
010_1395_c_18L賴毘羅耶佛卽放額上千億光明出照中央無數佛剎一至釋迦剎諸菩薩問佛今有是大火光煙須臾頃便火出是火泥犂火耶莫作是語是非泥犂火釋迦剎名沙訶樓陁是中火也
010_1396_a_02L모든 보살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사하루타 국토는 무슨 까닭에 사하루타라고 이름하며, 무슨 까닭에 이러한 불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사하루타 국토는 악한 삼독(三毒)인 음욕과 성냄, 어리석음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니라.”
010_1395_c_23L諸菩薩問佛言是沙訶樓陁剎者何因名沙訶樓陁有是火佛語諸菩薩沙訶樓陁剎者雜惡三毒婬妷瞋怒愚癡
모든 보살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사하루타 국토 안에 있는 모든 보살들은 인욕(忍辱)하여 성내지 않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옳습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석가의 국토 안에 있는 사람들이 보살을 꾸짖고 욕하며, 보살을 업신여겨 때린다 하더라도, 보살은 인욕하여 끝내 성내지 않으며 시방 사람들에게 자애(慈哀)를 베풀어 그들을 도탈(度脫)시키고자 하느니라. 모두 보살의 위신(威神)을 받은 것이며, 보살의 인욕의 은혜이니라. 그러므로 사하루타라고 이름하느니라.”
010_1396_a_03L諸菩薩白佛言沙訶樓陁剎中諸菩薩忍辱不瞋怒者作是爲可佛語諸菩薩釋迦剎中人罵詈菩薩輕是撾捶者菩薩忍辱終不加瞋怒慈哀十方人欲令度脫皆是菩薩威神所加菩薩忍辱之恩故名沙訶樓陁
모든 보살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이 그 말씀을 들으니 매우 기쁩니다. 폐인(弊人)들이 사는 석가의 국토에 태어나지 않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뇌비라야부처님께서 모든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옳지 않느니라. 사하루타 국토 안에도 모든 보살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니라.”
010_1396_a_09L諸菩薩白佛言我等聞是大歡喜得不生釋迦剎弊人之處賴毘羅耶佛告諸菩薩莫說是語不可沙訶樓陁剎中諸菩薩意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를 위하여 말하겠다. 동방에 두의(頭意)라는 부처님께서 계신데, 그 국토의 이름은 하바리마지타야(訶波離摩坻陀惹)라고 하느니라. 두의부처님의 국토 중에 있는 보살이 6도(度)를 다 갖추어 실천한다 할지라도, 사하루타 국토에 있는 보살이 하루 낮과 하룻밤 동안 6도를 실천하면서 시방의 힘들고 괴로운 중생들을 다 도탈시키려고 생각하느니만 못하느니라.
010_1396_a_12L我爲汝曹說東方佛字頭意剎名訶波離摩坻陁惹頭意佛剎中菩薩行六度悉具足不如沙訶樓陁剎中菩薩行六度一日一夜念十方勤苦皆使度脫
왜냐 하면 사하루타 국토에서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기 때문이니라. 비유하자면 마치 하나의 불국토가 무너져 내려 불이 그 국토를 태울 때 어떤 사람이 새 옷을 입고 동방에서 와서 그 불 속으로 들어가 시방으로 나오더라도 그 몸이 타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이 일이 어렵겠느냐?”
010_1396_a_17L何以故沙訶樓陁剎中行勤苦譬如一佛剎壞敗時火燒其有人著新衣從東方來入火中火中至西方其身出不燒是難不
모든 보살들이 아뢰었다.
“매우 어렵습니다. 천중천(天中天)이시여.”
010_1396_a_20L菩薩言甚難天中天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하루타 국토 안에 있는 보살이 하루 낮과 하룻밤 동안 실천한 것을 사람들이 욕하고 헐뜯고 업신여겨도 보살은 인욕하여 끝내 성내지 않으니, 비유하자면 마치 이 사람이 불 속을 지나면서 몸이 타지 않는 것만큼 어려우며, 오히려 이 보살이 백 배, 천 배, 만 배, 억 배나 더 어려우니라.”
010_1396_a_21L佛言沙訶樓陁剎中菩薩一日一夜所行罵詈輕易菩薩忍辱終不瞋怒譬如是人行火中身不燒之難尚不及是菩薩百倍千倍萬倍億倍
010_1396_b_02L모든 보살 등 2만 명이 부처님께 나아가 아뢰었다.
“위의 사하루타 국토에 가서 석가모니부처님과 문수사리보살 등에게 공양하고 싶습니다.”
010_1396_b_02L諸菩薩等二萬人前白佛願欲上至沙訶樓陁剎養釋迦文佛及文殊師利菩薩等
뇌비라야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사하루타 국토에 가고자 하면 우선 너의 마음부터 다스려라. 비유하자면 마치 땅이 향기 나는 꽃과 좋은 물건을 받아도 기뻐하지 않고, 똥과 오줌ㆍ침ㆍ고름이나 오로(惡露)를 받아도 또한 노여워하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010_1396_b_04L毘羅耶佛語諸菩薩若欲至沙訶樓陁剎者先治汝意譬如地得香花物不喜得屎尿涕唾膿血惡露亦不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내가 무슨 까닭으로 너희에게 이 말을 하는가 하면, 석가모니부처님의 국토에 있는 보살들은 선세(先世)에 모든 부처님께 많은 공양을 한 사람들이건만, 성미가 급한 사람은 착하게 마음먹은 일을 다만 입으로만 급히 말할 뿐이기 때문이니, 금세(今世)의 악(惡) 때문이니라.”
010_1396_b_08L佛言我何因爲若曹說是語釋迦文佛剎中有菩薩先世多供養諸佛人有急性者意善之事但口教急今世惡故
모든 보살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사하루타 국토의 모든 보살들이 선세에 모든 부처님께 공양을 많이 하여 도를 구한 지가 매우 오래되었을 터인데, 어떤 인연으로 폐악(弊惡)한 사람들이 있는 사하루타에 태어났습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가지 인연이 있어 금세에 사하루타 국토에 태어났느니라. 본래 전세(前世)에 석가모니부처님과 함께 부처님들을 두루 찾아다녔기 때문에 세세토록 서로 따라다니는 것이고, 또 어떤 보살은 전생에 지은 악이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 악한 세상에 태어난 것이니라.”
010_1396_b_11L諸菩薩白佛言沙訶樓陁剎諸菩薩先世多供養諸佛求道大久何緣生沙訶樓陁弊惡人處告諸菩薩有二因緣今世生沙訶樓陁剎本前世與釋迦文佛俱行索佛故世世相隨復有菩薩宿命有惡不盡故生彼惡世
모든 보살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지금 사하루타 국토에 태어난 모든 보살들은 어떤 인연으로 전생에서 지은 악을 없앨 수 있겠습니까?”
010_1396_b_17L諸菩薩白佛今是諸菩薩生沙訶樓陁剎何因緣得除宿命之惡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와 선여인이 사하루타 국토에 태어나더라도 보살도(菩薩道)를 찾아 가난한 집에 태어나면 이러한 까닭으로 전생에 지은 악이 사라지느니라. 또 병이 많은 자도 전생의 악이 사라지며, 또한 부모나 형제나 처자가 병들어 죽게 되는 일을 당하여 근심하고 슬퍼하며 고통 받는 사람도 이러한 까닭으로 인하여 전생에 지은 앙화[殃]가 사라지느니라. 또 관리에게 붙잡힐까 두려워 부모와 가족과 재산을 버리고 도망가 근심하면 이러한 까닭으로 전생에 지은 재앙과 죄악[殃惡]이 사라지느니라.
010_1396_b_19L佛言善男子善女人生沙訶樓陁剎索菩薩道生貧家舍用是故除宿命惡又多病者復除宿命之惡又遭遇父母兄弟妻子病瘦死亡愁感傷用是故復除宿命之殃又遭逢縣官恐怖棄捐父母家室財產逃憂愁用是故復除宿命之殃惡
010_1396_c_02L만일 하루아침에 재산과 직업을 잃고 궁핍해지면 이러한 까닭으로 전생에서 지은 재앙와 죄악이 사라지며, 악한 나라에 태어나 다른 나라의 공격을 받아 패망하여 도망가서 근심하며 시름에 젖고 의지할 데가 없으면, 이러한 까닭에 전생에 지은 재앙과 죄악이 사라지느니라.
010_1396_c_02L有一旦失財業窮厄用是故復除宿命之殃惡若在惡國中生本爲他國所攻敗壞奔走愁憂無聊用是故復除宿命之殃惡
만일 폐악한 사람에게서 태어난 가난하고 천하며 얼굴이 추하게 생기고 꼽추나 장님이나 벙어리가 되어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부모나 형제나 처자, 종친(宗親)들이 모두 함께 그를 증오하여 이 사람이 시름에 젖어 근심하면, 이러한 까닭에 전생에 지은 재앙과 죄악이 사라지느니라.
010_1396_c_06L若生弊惡人中貧賤面目醜陋形癃盲聾不屬逮人父母兄弟妻子宗親皆共憎之是人愁憂用是故復除宿命之殃惡
만일 선도(善道)가 있다는 사실을 듣고 환희하며 사리에 밝은 스승을 찾아 경도(經道)의 가르침을 받아 마음을 열고 따르고 싶어하지만 사리에 밝은 스승을 얻지 못하여 시름에 젖어 근심하면, 이러한 까닭으로 전생에 지은 재앙과 죄악이 사라지느니라.
010_1396_c_09L若聞有善道歡喜欲索明師教告經道開心從受不得明師便愁憂用是故復除宿命之殃惡
또 멀리서 먼 곳에 고명(高明)하고 지혜가 통달한 스승이 있다는 말을 듣고, 가서 경학(經學)을 배우고자 하나 몸에 병이 들고 손발이 굽어 움직일 수 없고 돈이 모자라며, 또한 함께 가줄 사람이 없어 갈 수 없으므로 이러한 처지를 생각하며 시름에 젖어 근심하면, 이러한 까닭에 전생에 지은 재앙과 죄악이 사라지느니라.
010_1396_c_12L若復遙聞遠方有師明智慧通達欲往從受經學身體病手足拘攣不可動搖錢用乏少無伴侶便不可行念之憂愁用是故復除宿命之殃惡
만일 어떤 사람이 훌륭한 스승을 구하여 경(經)을 받아 배우고자 하는데, 도사(道師)는 매우 명달(明達)하여 도(道)의 요체를 모두 알지만 제자가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 마음으로 이해하지 못하겠기에 스스로 시름에 젖어 근심하면, 이러한 까닭에 전생에 지은 재앙과 죄악이 사라지느니라.
010_1396_c_16L若有人行求善師欲從學受經道師大明達皆知道要弟子愚癡無慧意不開解便自愁憂用是故復除宿命之殃惡
만일 어떤 훌륭한 스승이 제자에게 세간의 일을 가르치고 경의 이치를 말해주고자 하는데, 제자가 어리석고 능히 인욕할 수 없어 곧 스승을 버리고 떠났다가 나중에 돌아와서 스승의 법(法)과 계(戒)를 생각하고 크게 환희하되 후회하며 시름에 젖어 근심하면, 이러한 까닭에 전생에 지은 재앙과 죄악이 사라지느니라.
010_1396_c_19L若有善師欲教弟子世閒之事開語經道弟子愚癡不能忍辱便棄捐師去後歸念師法戒大歡喜意悔愁憂用是故復除宿命之殃惡
만일 보살도를 구하는 사람이 자다가 원수가 칼을 가지고 무섭게 쫓아오는 꿈을 꾸고 꿈속에서 급히 쫓기면서 두려워하면, 전생에 지은 재앙과 죄악이 사라지느니라.
010_1396_c_23L若有求菩薩道者出夢中見怨家持刀兵追逐怖恐中恐懅復除宿命之惡
010_1397_a_02L 보살도를 실천하는 집의 선남자와 선여인이 전생에 지은 재앙과 죄악이 아직 다하지 않아서, 죽어서 장차 지옥에 들어가 일 겁 동안 괴로움을 받게 되었을 때, 훌륭한 스승을 만나 가르침을 받고 하룻밤과 하루 낮 동안 잘못을 참회하면, 두통(頭痛)이나 신열(身熱) 같은 모든 병이 다 없어지고 다시는 지옥에 들어가지 않게 되느니라.”
010_1397_a_02L若有菩薩道家善男子善女人宿命殃惡未盡當入泥犂中勤苦一劫得善師教過一日一夜者頭痛身熱諸病悉除不復入泥犂中
뇌비라야부처님의 말씀이 끝나자마자 문수사리가 손을 아래로 뻗어 발우를 찾으니, 뇌비라야 불국토와 중앙에 있는 무수한 불국토와 위로 석가모니 불국토까지 모두 크게 진동하여 사람들을 모두 놀라게 하였다.
010_1397_a_06L賴毘羅耶佛語適文殊師利下手探鉢賴毘羅耶佛剎及中央無央數佛剎上至釋迦文佛剎皆大震動一切人皆令驚怖
사리불이 일어나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합장한 채 부처님께 여쭈었다.
“지금 무슨 인연으로 모두가 놀라고 두려워하도록 이와 같이 진동합니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 땅이 진동하는 것은 문수사리가 발우를 찾기 때문에 진동하는 것이니라.”
010_1397_a_09L利弗起前長跪叉手白佛言今以何因震動如是莫不驚恐者佛語舍利弗今是地震動者文殊師利探鉢是故震動
사리불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발우가 어디에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발우는 바로 아래에 있느니라. 무수히 많은 불국토를 지나면 뇌비라야라고 하는 부처님께서 계시는 바타사(波陀沙)라는 국토가 있는데, 발우는 그 속에 있느니라.”
010_1397_a_13L舍利弗問佛言鉢在何所止鉢乃在下過無數佛剎有佛字賴毘羅耶其剎名波陁沙鉢止是中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모든 보살과 아라한과, 모든 천(天)과 사람과 아수륜(阿須倫)과 귀신과 용들이 하방(下方)의 뇌비라야 불국토와 중앙에 있는 모든 불국토를 보고 싶어하고, 문수사리가 변화를 일으켜 발우를 갖는 모습을 보고 싶어합니다.”
010_1397_a_15L利弗白佛言今諸菩薩阿羅漢及諸阿須倫鬼神欲見下方賴毘羅耶佛剎及中央諸佛剎欲見文殊師利變化取鉢
이때 부처님께서 곧 발 아래로 백억(百億)의 광명을 놓으시니, 모두 시방의 무수히 많은 모든 불국토를 비추었다. 이와 같이 모두 두루 뇌비라야 불국토의 모든 보살을 보고, 문수사리가 변화를 일으켜 발우를 갖는 모습을 보았다.
010_1397_a_19L佛便放足下百億光明悉照十方無數諸佛剎土如是悉遍見賴毘羅耶佛剎諸菩薩見文殊師利變化取鉢
010_1397_b_02L이때 모든 보살과 하늘ㆍ사람ㆍ아수륜ㆍ귀신ㆍ용들이 모두 크게 환희하였고, 모든 아라한들은 크게 수심에 잠겨 괴로워하며 눈물을 흘리고 각자 말하였다.
“보살도 오히려 능히 변화를 일으켜 이와 같이 하거늘, 하물며 부처님의 위신(威神)과 광명(光明)만큼 당해내기 어려운 것이 있겠는가? 우리가 백 겁 동안 지옥에 있다 할지라도 나중에 나와서 보살법을 듣고 곧 받들어 실천한다면, 어찌 우리의 원을 이루지 못하여 근심하겠는가?”
010_1397_a_22L諸菩薩須倫鬼神皆大歡喜諸阿羅漢皆大愁毒淚出各自言菩薩尚能變化在所作爲乃爾何況佛威神光明難可當我等寧入泥犂中百劫後出聞菩薩法便奉行何憂不得我願
뇌비라야 불국토의 모든 보살들과 중앙에 있는 모든 불국토의 무수히 많은 보살들이 모두 위로 올라와 석가모니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렀다. 모든 보살들이 각자 생각하였다.
‘석가모니부처님 계신 곳에 왔으니 공양해야겠다.’
010_1397_b_04L賴毘羅耶佛剎中諸菩薩及中央諸佛剎土菩薩無央數皆來上至釋迦文佛諸菩薩各自念言到釋迦文佛所供養
어떤 보살은 꽃을 흩어 뿌려 한 불국토를 덮고, 어떤 보살은 향(香)을 흩어 뿌리며, 어떤 보살은 천의(天衣)를 흩어 뿌리고, 어떤 보살은 금은진보를 흩어 뿌리며, 어떤 보살은 음악소리를 내었다. 한 불국토 안에서 이와 같은 모든 보살들이 다 앞으로 나와 얼굴을 땅에 대고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물러나 앉았다. 그러자 문수사리보살이 발우를 찾아와 좌중(坐中)에 내어 놓으니, 모든 보살과 아라한과 모든 하늘ㆍ사람ㆍ아수륜ㆍ귀신ㆍ용들이 환희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010_1397_b_08L中有菩薩散花覆一佛剎有菩薩散香有菩薩散天衣有菩薩散金珍寶有菩薩作音樂聲一佛剎中如是諸菩薩皆前持頭面著地爲佛作禮已卻坐文殊師利菩薩探鉢來出坐中諸菩薩阿羅漢諸天阿須鬼神龍莫不歡喜
사리불이 일어나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합장한 채 부처님께 여쭈었다.
“문수사리가 무슨 은혜를 부처님께 베풀어 드렸습니까? 지금 무슨 까닭으로 옛날의 은혜를 생각하시라고 말씀드린 것입니까?”
010_1397_b_14L舍利弗起前長跪叉手白佛言文殊師利有何等恩施與佛今何因緣言當念故恩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전세(前世)의 무수겁(無數劫) 전에 나타나기(羅陀那祇)라고 하는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6만 명의 비구와 아라한이 있었으며, 7억 2천만 명의 보살이 있었느니라. 그 중 야나라야(惹那羅耶)라고 하는 한 보살이 아침에 일어나 성에 들어가 분위(分衛:걸식)하여 발우 가득 얻어 가지고 돌아오면서 길을 따라 위로 걸어가는데, 어떤 유모(乳母) 한 명이 유마라바휴(惟摩羅波休)라고 하는 장자(長者)의 아들을 안고 있었느니라.
010_1397_b_16L佛語舍利弗乃前世無數劫時有佛字羅陁那祇有六萬比丘阿羅漢七億二千萬人諸菩薩中有一菩薩字惹那羅耶朝起入城分衛得滿鉢來還從街上行有一乳母抱長者子字惟摩羅波休
사문이 발우를 밑에 내려놓고 쉬고 있다가 유모가 아이를 안고 사문이 있는 곳으로 가자 사문이 석밀(石蜜)과 떡을 어린아이에게 주었느니라. 어린아이가 매우 맛있게 먹고 곧 사문을 따라가니 유모가 이를 쫓아가 말리자 다 먹은 어린아이는 돌아가려 하였느니라.
010_1397_b_22L息沙門持鉢便下乳母抱趣沙門所沙門以石蜜餠授與小兒兒噉之大美便隨沙門去乳母逐護小兒噉盡盡便還故意欲還去
010_1397_c_02L 그러자 사문이 또 떡을 주자 어린아이는 떡을 먹으면서 사문의 뒤를 따라가다가 성을 나가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렀느니라. 그리하여 32상(相)과 80종호(種好)를 갖추신 부처님의 단정하신 몸을 보고 싫어하지 않았으며, 모든 보살과 비구를 보고 크게 환희하였느니라.
010_1397_c_02L門復取餠授之兒噉餠逐隨沙門城到佛所見佛端正身有三十二相八十種好視之無厭見諸菩薩比丘大歡喜
사문이 문득 어린아이에게 손을 씻고 양치질하라고 가르치고 곧 발우와 떡을 집어 어린아이에게 주고는 부처님께 공양하게 하면서 ‘네가 지금 안온함을 얻으면 나중에 그 복을 받을 것이다.’라고 하였느니라. 어린아이가 받은 떡과 발우를 가지고 부처님 앞에 이르러 손으로 떡을 집어 부처님의 발우에 넣었느니라.
010_1397_c_06L沙門便教小兒澡手漱口便持鉢餠與小兒令飯佛汝今得安隱後得其福小兒取授鉢餠持至佛前以手接餠著佛鉢中
그리고 다시 모든 보살과 비구승들을 지나면서 모두 배부르게 공양하였는데도 발우에 들은 떡은 전과 같았느니라. 이와 같이 이레 동안 부처님과 보살과 비구승들을 공양하였느니라. 어린아이가 크게 환희하여 스스로 말하기를 ‘내가 날마다 떡 한 개로 부처님과 보살과 비구승께 공양하는데, 이레 동안 배부르게 공양드리면 내가 반드시 복을 얻으리라.’라고 하였으니, 이러한 한 가지 공덕으로 인하여 부처가 되었느니라.”
010_1397_c_09L復過與諸菩薩比丘僧皆悉滿足食飽餠鉢如故是飯佛菩薩及比丘僧七日小兒大歡喜自說我日持一餠飯佛菩薩及比丘僧七日飯滿我必得福因是一功德得佛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과 아라한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이 바로 본시(本時)의 은혜이니라. 야나라야보살은 지금의 문수이고, 그때의 유마라바휴라는 어린아이는 바로 나이니라. 지금 내가 부처가 되어 32상과 80종호를 갖추고 존귀한 위신(威神)으로 시방의 모든 중생들을 도탈(度脫)시키는 것은 다 문수사리의 은혜이니라.
010_1397_c_14L佛語諸菩薩阿羅漢言是本時恩也惹那羅耶菩薩今文殊是也時小兒維摩羅波休者我身是也今我得佛有三十二相八十種好威神尊貴度脫十方一切衆生者皆文殊師利之恩
그는 본래 바로 나의 스승이고 과거의 무수히 많은 모든 부처님이 바로 문수사리의 제자이며, 앞으로 올 부처님들도 다 그의 위신과 은혜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니라. 비유하자면 마치 세간의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있는 것처럼, 문수는 불도(佛道)의 부모이니라.”
010_1397_c_19L本是我師前過去無央數諸佛皆是文殊師利弟子當來者是其威神恩力所致譬如世閒小兒有父母文殊者佛道中父母也
010_1398_a_02L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실 때 도리천(忉利天) 위에 있는 2백 명의 보살들이 스스로 생각하였다.
‘부처님께서 본래 문수의 교화를 받으시고 공덕을 지어 성불(成佛)하시게 되었다면, 문수는 어찌하여 부처님 앞에 있으면서 성불하지 못하는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는 중생을 널리 교화하고자 하는 선권(善權) 방편에 깊이 들어가 있으므로 도를 얻지 않은 것이니라.”
010_1397_c_22L佛說是經時忉利天上二百菩薩自念本文殊所教化令作功德成佛文殊何以故在佛前不成佛耶佛言文殊深入善權廣化衆生故未取道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과 비구와 사중(四衆)과, 앞에서 말한 2백 명의 천인(天人)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2승(乘)을 취하고자 했던 것을 후회한다면 문수의 변화를 보아라. 내가 은혜에 보답할 것이니, 지금 모두 다시 무상심(無上心)을 내어 보살도(菩薩道)를 닦고 후세에 모두 부처가 되리라.”
010_1398_a_03L佛告諸菩薩及比丘四衆前二百天欲悔取二乘者見文殊變化吾應報恩今皆更發無上心修菩薩道世皆當作佛
부처님께서 경을 말씀하시고 나자, 모든 보살과 비구승과 모든 천인(天人)과 아수륜과 귀신과 용들이 다 크게 환희하며 일어나 부처님께 예를 올렸다.
010_1398_a_07L佛說經已諸菩薩比丘諸天阿須倫鬼神龍皆大歡喜爲佛作禮
佛說放鉢經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