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1_0169_a_01L도일체제불경계지엄경(度一切諸佛境界智嚴經)
011_0169_a_01L度一切諸佛境界智嚴經


양부남(梁扶南) 승가바라(僧伽婆羅) 한역
최윤옥 번역
011_0169_a_02L梁扶南三藏僧伽婆羅等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1_0169_a_0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영취산) 꼭대기에 있는 법계궁전(法界宮殿) 위에서 2만 5오천 명의 큰 비구(比丘)들과 함께 계셨다. 모두 아라한(阿羅漢)으로서 모든 번뇌[漏]를 이미 다하여 다시는 번뇌가 없으며, 마음을 잘 해탈하고 지혜를 잘 해탈하여 모든 감관[根]을 조복시킨 깨달은 이[摩訶那伽]로서 하여야 할 일을 다하였고 할 수 있는 일을 다하였다. 무거운 짐을 모두 벗고 이미 깨달음을 얻었으며, 생사윤회를 일으키는 온갖 번뇌를 끊어 마음이 자재(自在)하였다. 그들은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 등과 여덟 명의 대성문(大聲聞)이었다.
011_0169_a_04L一時佛住王舍城耆闍崛山頂法界宮殿上與大比丘衆二萬五千人皆是阿羅漢諸漏已盡無復煩惱心善解脫慧善解脫調伏諸根摩訶那伽所作已辦可作已辦捨於重擔已得自事義有結已盡心得自其名曰阿若憍陳如等及八大聲
또 72억 나유타(那由他)의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이 있었다. 그 이름은 문수사리보살(文殊師利菩薩)ㆍ행길(行吉)보살ㆍ불길(佛吉)보살ㆍ약왕(藥王)보살ㆍ상기(常起)보살마하살 등이었다. 능히 물러섬이 없는 법륜(法輪)을 펴며 비할 데 없는 보정수다라(寶頂修多羅) 등을 잘 듣고 법운지(法雲地)에 머무르며 지혜가 수미산(須彌山)과 같았다. 항상 공(空)ㆍ무상(無相)ㆍ무작(無作)ㆍ무생(無生)ㆍ무체(無體)의 깊은 법을 닦아 광명과 공덕이 원만하고 위의(威儀)를 구족하였다. 수없이 많은 나유타의 세계에 계신 여래께서 보내셨으며 큰 신통(神通)으로 무성상(無性相)에 머물렀다.
011_0169_a_11L復有七十二億那由他菩薩摩訶其名曰文殊師利菩薩行吉菩薩佛吉菩薩藥王菩薩常起菩薩摩訶薩等能轉不退法輪善問無比寶頂修多羅等住法雲地智慧如須彌山常修行空無相無作無生無體深法光明功德圓滿威儀具足無數那由他世界如來所遣有大神通住無性相
011_0169_b_01L이때 세존께서 ‘이 모든 보살마하살이 항하사같이 많은 세계로부터 이곳에 있으니, 내가 그들을 위하여 법을 말해주어 큰 힘을 얻도록 하여야겠다. 모든 보살들이 나에게 묻도록 하기 위해서 신통스러운 모습을 나타내어 큰 광명(光明)을 놓으리라.’고 생각하시고, 곧 대광명을 놓아 시방의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삼천대천의 티끌과 같은 세계를 두루 비추셨다.
011_0169_a_18L爾時世尊作是思惟是諸菩薩摩訶從恒河沙等世界而來至此我當爲其說法令得大力當現神通相大光明以諸菩薩當問我故爾時世尊放大光明普照十方無量不可思議三千大千微塵世界
그러자 시방의 낱낱 방면으로 열 군데 부처님 세계에 있는 말할 수 없이 많은 천만억 나유타의 티끌과 같이 많은 보살들이 각각 본래 있던 세계에서 불가사의하고 한량없는 신통으로 이곳에 와서 모였다. 그리고 다시 불가사의한 공양물로써 여래께 공양하였다. 뜻에 따라 만든 연화좌(蓮華座)로서 부처님 앞에 앉아 세존을 우러러보되 눈을 잠시도 떼지 못했다.
011_0169_b_02L爾時十方一一方面十佛世界有不可說千萬億那由他微塵等諸菩薩各從本界乘不可思議無量神通而來集復以不可思議供具供養如來意所造蓮華座於佛前坐瞻仰世尊目不暫捨
이때 법계궁전(法界宮殿) 위에서 대보련화사자장좌(大寶蓮華師子藏座)가 솟아올랐으니, 너비와 길이가 무량억(無量億) 유순(由旬)이었다. 무량광명마니주(無量光明摩尼珠)로 이루어지되, 전등(電燈)마니주가 섞여 있고 불가사의력(不可思議力)마니주를 기둥으로 하며, 무비유(無譬喩)마니주를 권속으로 하였으니 모든 비유(譬喩)마니주로 장엄한 것보다 훌륭하였다. 자재왕(自在王)마니주가 지붕이 되고, 여러 가지 마니보(摩尼寶)로 옆을 둘렀으며, 온갖 색의 깃발[幢]을 매달았다. 저 대마니주(大摩尼珠)가 빙 둘러싸 열 가지 무량억 나유타의 광명을 내어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었다.
011_0169_b_08L是時於法界宮殿上起大寶蓮華師子藏座縱廣無量億由旬無量光明摩尼珠所成電燈摩尼珠爲交絡不可思議力摩尼珠爲竿無譬喩摩尼珠爲眷屬過諸譬喩摩尼珠所莊嚴以自在王摩尼珠爲蓋以雜摩尼寶廁塡懸種種色幡彼大摩尼珠圍遶出十種無量億那由他光明遍照十方世界
이때 말할 수 없이 많은 백천만억 나유타의 티끌과 같은 수의 천(天)ㆍ용(龍)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ㆍ석(釋)ㆍ범(梵)ㆍ사천왕(四天王)이 시방의 열 군데 부처님 세계로부터 이곳에 와서 모였다.
011_0169_b_16L爾時不可說百千萬億那由他微塵等數夜叉乾闥婆阿修羅迦樓羅緊那羅摩睺羅伽釋梵四天王從十方十佛世界來集於此
어떤 여러 하늘은 보정궁전(寶頂宮殿)을 타고 오고, 수없이 많은 불가사의한 천녀(天女)는 백천만억 나유타의 음악을 연주하며 이곳으로 와서 모였다.
011_0169_b_20L復有諸天乘寶頂宮殿數不可思議天女作百千萬億那由他妓樂亦來集此
011_0169_c_01L또 어떤 여러 하늘은 보화궁전(寶華宮殿)ㆍ용보전단신주(龍寶栴檀神珠)궁전ㆍ진주(眞珠)궁전ㆍ보의(寶衣)궁전ㆍ금광명마니주(金光明摩尼珠)궁전ㆍ염주제금(閻浮提金)궁전ㆍ무량광명마니주(無量光明摩尼珠)궁전ㆍ자재왕마니주(自在王摩尼珠)궁전ㆍ여의마니주(如意摩尼珠)궁전ㆍ복제석마니주(覆帝釋摩尼珠)궁전ㆍ대해취청정보장엄(大海聚淸淨寶莊嚴)ㆍ보광명대마니주의정(寶光明大摩尼珠意頂)궁전을 타고 수없이 많은 불가사의한 천만억 나유타의 천녀와 함께 갖가지 음악을 연주하면서 이곳으로 와서 모였다.
011_0169_b_22L復有諸天乘寶華宮殿龍寶栴檀神珠宮殿眞珠宮殿寶衣宮殿金光明摩尼珠宮殿閻浮提金宮殿無量光明摩尼珠宮殿在王摩尼珠宮殿如意摩尼珠宮殿覆帝釋摩尼珠宮殿大海聚淸淨寶莊嚴普光明大摩尼珠意頂宮殿無數不可思議千萬億那由他天女作諸妓樂而來集此
그리고 모두 불가사의하고 무수히 많은 공양물로써 부처님께 공양하였으며, 부처님께 공양하고 나서 각기 앉고 싶은 곳에 앉아 세존을 우러러보되 눈을 잠시도 떼지 못했다.
011_0169_c_07L咸以無數不可思議供具供養於佛供養佛已各隨意坐瞻仰世尊目不蹔捨
이때 삼천대천세계가 모두 염부제금색(閻浮提金色)을 띠었다. 그리고 온갖 마니주가 나무로 바뀌어 천화수(天華樹)ㆍ보의수(寶衣樹)ㆍ용보전단수(龍寶栴檀樹)로 장엄하였다. 해와 달과 번개의 등(燈) 등에 마니주가 얽히었고, 온갖 깃발이 드리워져 세계를 두루 덮었으며, 수없이 많은 천만억 나유타의 천녀들은 갖가지 영락(瓔珞)과 보화(寶華)를 지니고 있었다.
011_0169_c_09L是時三千大千世界皆作閻浮提金色以種種摩尼珠爲樹天華樹寶衣樹龍寶栴檀樹所莊嚴日月電燈等摩尼珠爲交絡遍覆世界懸種種幡無數千萬億那由他天女持種種瓔珞種種寶華
이때 대보련화사자좌에서 다음과 같은 게송[伽陀]이 흘러나왔다.
011_0169_c_14L爾時從大寶蓮華師子座出此伽陁

그대들은 이제 편안히 앉으시오.
내가 진실을 말하겠소.
인왕(人王)의 사자좌는
여래의 공덕으로 만들어진 것이라오.
011_0169_c_15L汝等今安坐
我當說眞實
人王師子座
如來功德造

내가 오늘 원(願)이 가득 차
양족존(兩足尊)께 공양하리니
세존께서 오늘
칠보연화좌(七寶蓮華座)에 앉으시리이다.
011_0169_c_17L我今日願滿
供養兩足尊
世尊今當坐
七寶蓮華座

큰 광명을 놓으시어
나와 모두를 비추시고
위없는 묘한 법을 말씀하시어
모든 천(天)과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실 것이오.
011_0169_c_18L當放大光明
照我及一切
說無上妙法
利益諸天人

중생이 법을 들으려 하매
사자좌에 앉으시리니
이 같은 큰 광명은
여래의 몸에서 나오는 것이오.
011_0169_c_19L衆生聞法者
當坐師子座
如是大光明
從如來身出

무량세계 비추시어
모두 환희케 하시리니
도사(導師)이신 천중천(天中天)께서
이제 나를 섭수(攝受)하실 것이오.
011_0169_c_21L照無量世界
令一切歡喜
導師天中天
今當攝受我

내가 옛날 이곳에서
이미 8억 부처님 뵈었으니
오직 이제 세존께서
불쌍히 여기시어 꼭 거두어 주시기 바란다오.
011_0169_c_22L我昔於此處
已値八億佛
唯願今世尊
必哀愍攝受
011_0170_a_01L
이때 세존께서 광명좌(光明座)에서 일어나시어 보련화장사좌(寶蓮華藏師座)에 결가부좌하시고 앉으셨다. 그리고 보살들이 모두 다 모인 것을 보시고는 보살들의 깨달음에 대한 마음을 일으키려고 공법(空法)을 말씀하시고자 하셨다. 이때 모든 보살들이, ‘문수사리동자(文殊師利童子)보살이 여래께 불생불멸(不生不滅)을 여쭈어 봐야 하리라. 우리는 오랜 옛날부터 이 법을 듣지 못하였다’라고 생각하였다.
011_0169_c_23L爾時世尊從光明座起坐寶蓮華藏師子座結加趺坐觀諸菩薩衆皆悉已集爲發起諸菩薩故當說空法諸菩薩作是思惟此文殊師利童子菩薩當問如來不生不滅我等從久遠來不聞此法
이때 문수사리는 여래께서 법상(法相)을 말씀하시려 하는 것과 모든 보살들이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이미 알고서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생김도 없고 멸함도 없는 법은 그 모습[相]이 어떻습니까?”
문수사리가 이것을 게송[祇夜]으로 아뢰었다.
011_0170_a_06L是時文殊已知如來欲說法相及諸菩薩心所思惟白佛言世尊無生無滅法者其相云文殊師利說此祇夜

생김도 없고 멸함도 없는 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대모니존(大牟尼尊)이시여,
비유로써 말씀하여 주소서.
011_0170_a_09L無生無滅
云何可知
大牟尼尊
當說譬喩

이 모든 대중이
그 이치를 듣고 싶어
모두 와서 모였습니다.
부처님이시여, 해설하여 주소서.
011_0170_a_11L此諸大衆
皆已來集
樂聞此義
願佛解說

여러 부처님께서 보내신
모든 보살들도
지금 모두 미묘한 법상(法相)을
듣고 싶어합니다.
011_0170_a_12L今諸菩薩
諸佛所遣
亦皆樂聞
微妙法相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장하다, 장하다. 네가 지금 묻는 것은 능히 모든 세상에 큰 이익을 줄 수 있고, 모든 보살로 하여금 불사(佛事)를 짓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너는 자세히 듣고 놀라거나 의심하지 말라. 문수사리여, 생기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면 그것이 곧 여래이다.
011_0170_a_13L佛告文殊師利善哉善哉汝今所問能大利益一切世閒令諸菩薩得作佛事文殊師利汝當諦聽勿起驚疑文殊師利不生不滅卽是如來
문수사리여, 비유하면 마치 대지가 유리(瑠璃)로 되어 있어 제석(帝釋)의 비사연궁전(毘闍延宮殿)과 공양물 등이 그 가운데 비추어 나타나는 것과 같다. 염부제(閻浮提) 사람들이 유리로 된 땅에 궁전의 그림자가 비치는 것을 보고 합장하고 공양하며 향을 사르고 꽃을 뿌리며 ‘이와 같은 궁전에 태어나 제석 등처럼 유희(遊戱)하게 해 주소서.’라고 원한다. 저 중생들은 이 땅이 곧 궁전의 그림자인 줄 모르고 보시(布施)ㆍ지계(持戒)와 같은 온갖 공덕을 닦아 이러한 궁전의 과보를 얻으려 한다.
011_0170_a_17L文殊師利譬如大地琉璃所成帝釋毘闍延宮殿供具等影現其中閻浮提人見琉璃地諸宮殿影合掌供養燒香散華願我得生如是宮殿我當遊戲如帝釋等彼諸衆生不知此地是宮殿影乃布施持戒修諸功德爲得如此宮殿果報
011_0170_b_01L문수사리여, 이와 같은 궁전은 사실 생멸(生滅)이 없다. 땅이 청정하므로 그 가운데에 그림자가 나타나는 것이기에 그 궁전의 그림자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며 생기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다.
011_0170_b_01L文殊師利如此宮殿無生滅以地淨故影現其中彼宮殿亦有亦無不生不滅
문수사리여, 중생이 부처님을 보는 것도 이와 같으니, 그 마음이 청정한 까닭에 불신(佛身)을 보는 것이므로 불신은 무위(無爲)하여 생기지도 않고[不生] 일어나지도 않으며[不起] 다하지도 않고[不盡] 없어지지도 않는다[不滅]. 색(色)도 아니고 색 아닌 것도 아니며, 볼 수도 없고 볼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세간도 아니고 세간 아닌 것도 아니며, 마음[心]도 아니고 마음 아닌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중생의 마음이 청정하면 여래의 몸을 보게 된다. 그리하여 꽃을 뿌리고 향을 사르며 온갖 공양을 하면서, ‘내가 이와 같은 색신(色身)을 얻게 하여 주소서’ 하고 원하며, 여래의 미묘한 몸을 얻으려고 보시하고 지계하며 모든 공덕을 쌓는다.
011_0170_b_03L文殊師利生見佛亦復如是以其心淨故見佛佛身無爲不生不起不盡不滅色非非色不可見非不可見非世閒非非世閒非心非非心以衆生心淨見如來身散華燒香種種供養願我當得如是色身布施持戒作諸功德爲得如來微妙身故
문수사리여, 여래가 신력(神力)을 세간에 나타내는 것은,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큰 이익을 얻게 하려는 것이니, 마치 그림자가 형상을 따르듯이 중생견(衆生見)에 따른다.
011_0170_b_10L如是文殊師利如來神力出現世閒令諸衆生得大利益如影如像隨衆生見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1_0170_b_12L爾時世尊說此祇夜

여래는 상주(常住)하여
생기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마음이 아니고 색(色)도 아니며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
011_0170_b_13L如來常住
不生不滅
非心非色
非有非無

유리로 된 땅에서
궁전의 그림자를 보는 것 같으니
이 그림자는 있는 것도 아니고
또한 없는 것도 아니다.
011_0170_b_15L如琉璃地
見宮殿影
此影非有
亦復非無

중생의 마음이 청정하면
여래의 몸을 보되,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것이
또한 이와 같다.
011_0170_b_16L衆生心淨
見如來身
非有非無
亦復如是

“문수사리여, 마치 해가 처음 떠서 먼저 높은 산을 비추고 다음에 중간 산을 비추고 나중에 낮은 땅을 비추는 것처럼 여래 또한 이러하다.
011_0170_b_17L文殊師利如日初出先照高山次及中山後照下地如來亦爾
마음[心]도 뜻[意]도 식(識)도 없고 모습[相]이 없어 모습을 여의어 모든 모습을 끊는다. 저곳에도 집착하지 않고 이곳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이 언덕에도 머물지 않고 저 언덕에도 머물지 않으며 중간 흐름에도 머물지 않아 불가사의(不可思議)하니 생각하여 미칠 수 있는 바가 아니다.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으며, 속박도 없고 해탈도 없으며, 지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지혜가 없는 것도 아니며, 번뇌도 아니고 번뇌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진실도 아니고 허망도 아니며, 지(智)도 아니고 지 아닌 것[非智]도 아니다.
011_0170_b_19L無心意識無相離相斷一切相不著彼不著此不住此岸不住彼岸不住中流不可思議非思惟所及不高不下無繫縛無解脫非有智非無智非煩惱非不煩不眞實不虛妄非智非非智
011_0170_c_01L 생각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생각할 수 없는 것도 아니며, 행하는 것도 아니고 행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염(念)하는 것도 아니고 염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마음도 아니고 마음 아닌 것도 아니다. 뜻하는 것도 아니고 뜻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이름붙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름붙일 수 없는 것도 아니며, 색(色)도 아니고 무색(無色)도 아니며, 취하는 것도 없고 취하지 않는 것도 없다. 말하는 것도 아니고 말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볼 수 없는 것도 아니며, 도사(導師)도 아니고 도사 아닌 것도 아니며, 과(果)를 얻는 것도 아니고 과를 얻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011_0170_c_01L不可思議非不可思議非行非不行非念非不念非心非不心非意非不意名非不名非色非無色無取無不取非說非不說非可說非不可說非可見非不可見非導師非非導師非得非不得果
문수사리여, 이와 같이 여래의 지혜로운 광명이 삼계를 비출 때 마치 태양이 높은 산을 비추듯이 먼저 보살을 비추고, 다음에 연각과 성문이 되려 하는 사람을 비추고, 나중에 선근(善根)을 좋아하는 사람과 내지 깨달음이 없는 중생을 비춘다. 이는 선법(善法)을 증장시키기 위해서이며 미래의 인연을 일으키기 위해서이다.
011_0170_c_07L如是文殊師利如來慧日光明照於三界先照菩薩如照高次照樂緣覺聲聞人後照樂善根乃至邪定衆生爲增長善法爲起未來因緣
문수사리여, 여래는 평등하여 상ㆍ중ㆍ하가 없고 항상 차별 없는 마음을 행한다.
011_0170_c_11L文殊師利如來平等無上中下常行捨心
문수사리여, 여래는 ‘이러한 중생에게는 수승한 법을 말해줄 것이며, 이러한 중생에게는 수승하지 않은 법을 말해주리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또한 ‘이 중생은 뜻이 크고 이 중생은 뜻이 중간쯤이고 이 중생은 뜻이 작다. 이 사람은 선법(善法)을 좋아하고 저 사람은 악법(惡法)을 좋아한다. 이 사람은 정정취[正定]이고 저 사람은 사정취[邪定]이다’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여래의 지혜 광명에는 이와 같은 분별이 없으니, 이미 모든 분별상(分別想)을 끊었기 때문이며, 중생에게 온갖 선근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래의 지혜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011_0170_c_12L文殊師利如來不作是思惟如是衆生我爲說勝法如是衆生說不勝法亦不思惟此衆生大此衆生中意此衆生小意此樂善此樂惡法此人正定此人邪定來智光明無如是分別已斷一切分別想故以衆生有種種善根故如來智慧故有種種
문수사리여, 큰 바다 속에 만일체중생소원(滿一切衆生所願)이라는 마니주가 있어 깃대 위에 안치하면 중생이 원하는 대로 되지만 그 마니주에는 마음과 뜻과 식이 없는 것과 같다.
011_0170_c_19L文殊師利如大海中有摩尼珠名滿一切衆生所願安置幢上隨衆生所須彼摩尼珠無心意
011_0171_a_01L 여래도 또한 이와 같이 마음과 뜻과 식이 없고 측량할 수도 없으며, 이를[到] 수도 없고 얻을 수도 없으며, 설명할 수도 없으나 잘못을 없애고 무명(無明)을 없앤다. 진실하지도 않고 허망하지도 않으며, 항상하는 것도 아니고 항상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밝게 비추는 것도 아니고 밝게 비추지 않는 것도 아니며, 세간도 아니고 세간 아닌 것도 아니다. 깨달음도 없고 보는 것[觀]도 없으며, 생기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생각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마음도 없고 몸도 없으며, 움직이지도 않고 행하지도 않으며, 한량없고 끝없다. 말할 수도 없고 언어도 없으며, 기뻐하는 것도 없고 기뻐하지 않는 것도 없다.
011_0170_c_22L如來無心意識亦復如是不可測不可到不可得不可說除過患無明不實不虛非常非不常非光明非不光明非世閒非非世閒無覺無不生不滅不可思議無心無體動不行無量無邊不可說無言語喜無不喜
수(數)가 없어 수를 여의며,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다. 행하는 곳이 없어 모두 취(趣)를 끊으며, 볼 수도 없고 잡을 수도 없으며 헤아림도 없다. 빈 것[空]도 아니고 비지 않은 것[不空]도 아니며, 화합하는 것도 아니고 화합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생각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깨달아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더러운 것도 아니고 깨끗한 것도 아니며, 이름[名]도 아니고 색[色]도 아니다. 업(業)도 아니고 과(果)도 아니며,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며 현재도 아니다. 소유(所有)도 없고 소리도 없고 모습[相]이 없어 모든 모습을 여의며,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니며 또한 중간도 아니다.
011_0171_a_05L無數離數無去無來無行處斷諸趣不可見不可執無挍計空非不空非和合非不和合不可思議不可覺知非穢非淨非名非色業非果非過去非未來非現在無所無聲無相離一切相非內非外非中閒
문수사리여, 이와 같이 여래는 청정하게 큰 자비의 깃대에 머물러 중생이 좋아하는 바에 따라 온갖 몸을 나타내어 온갖 법을 말한다. 문수사리여, 마치 소리 따라 메아리가 생기되,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니고 또한 중간도 아니며, 생기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끊어지지도 않고 항상하지도 않은 것처럼 문수사리여, 여래도 그러하니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니고 또한 중간도 아니며, 생기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이름도 없고 모습도 없되, 모든 중생에 따라 온갖 모습으로 나타내 보인다.
011_0171_a_11L如是文殊師利如來淸淨住大慈悲幢隨衆生所樂現種種身種種法文殊師利如因聲生響非內非外亦非中閒不生不滅不斷不常文殊師利如來亦爾非內非外亦非中閒不生不滅無名無相隨諸衆生種種示現
문수사리여, 모든 초목이 땅에 의지하여 자라나지만 땅은 평등하여 모든 분별을 여의는 것처럼 모든 중생의 선근도 여래에 의하여 자라난다. 성문승(聲聞乘)ㆍ연각승(緣覺乘)ㆍ보살승(菩薩乘) 내지 나형(裸形)의 니건자(尼乾子) 등에 이르는 모든 외도(外道)의 선근(善根)도 여래에 의지하여 자라나지만, 여래는 평등하여 분별이 없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011_0171_a_17L文殊師利如諸草木依地增長彼地平等離諸分別如是一切衆生善根依如來增長聲聞乘緣覺菩薩乘乃至裸形尼乾子等一切外道善根亦依如來增長如來平等無有分別亦復如是
011_0171_b_01L문수사리여, 허공이 평등하여 상ㆍ중ㆍ하가 없는 것처럼 여래도 평등하지만, 중생이 스스로 상ㆍ중ㆍ하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여래는 ‘이 중생은 뜻이 열등하니 낮은 신분으로 나타내야겠다. 이 중생은 중상(中上)의 뜻을 가지고 있으니 중상의 몸으로 나타내야겠다. 이 중생은 뜻이 열등하니 하승(下乘)을 말해주어야겠다. 이 중생은 뜻이 중간쯤이니 연각승과 성문승을 말해주어야겠다. 이 중생은 뜻이 높으니 대승(大乘)을 말해주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011_0171_a_22L文殊師利如虛平等無下中上如來平等亦復如衆生自見有下中上文殊師利來不作是念此衆生下意當現下身此中上意現中上身此衆生下意當說下乘此衆生中意說緣覺聲聞乘此衆生上意爲說大乘
문수사리여, 여래는 ‘이 중생이 보시를 좋아하니 내가 보시에 대하여 말해주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계(戒)ㆍ인(忍)ㆍ정진(精進)ㆍ정(定)ㆍ혜(慧)도 역시 이와 같다. 왜냐하면 여래의 법신은 평등하여 마음과 뜻과 식을 여의어 분별이 없기 때문이다.
011_0171_b_05L文殊師利來無如是意此衆生樂施我當說施戒忍精進定慧亦如是何以故如來法身平等離心意識無分別故
문수사리여, 모든 법이 다 평등하며, 평등하므로 머묾[住]이 없고 머묾이 없으므로 움직임[動]이 없다. 움직임이 없으므로 의지하는 것[依]이 없고 의지함이 없으므로 처하는 곳[處]이 없다. 처하는 곳이 없으므로 생기지 않고[不生] 생기지 않으므로 없어지지도 않는다[不滅].
011_0171_b_08L文殊師利一切諸法悉皆平等平等故無無住故無動無動故無依無依故無處無處故不生不生故不滅
만일 능히 이와 같이 볼 수 있다면, 마음이 전도(顚倒)되지 않을 것이며, 전도되지 않으므로 여실(如實)하고 여실하므로 행하는 것이 없을 것이다. 행하는 것이 없으므로 오는 것이 없고, 오는 것이 없으므로 가는 것이 없으며, 가는 것이 없으므로 여여(如如)하고, 여여하므로 법성(法性)을 따르며, 법성을 따르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만일 법성을 따르기에 움직이지 않는다면 법성을 얻을 것이며, 만일 법성을 얻는다면 구하는 마음이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도(道)를 얻었기 때문이다. 만일 도를 얻었다면 모든 법에 머물지 않을 것이며, 모든 법에 머물지 않으므로 생기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고 이름도 없고 모습도 없을 것이다.
011_0171_b_11L若能如是見者心不顚倒不顚倒故如實如實故無所行無所行故無來無來故無去無去故如如如如故隨法隨法性故不動若隨法性不動則得法性若得法性則無悕望何以故已得道故若得道則不住一切諸法不住一切諸法故不生不滅無名無
문수사리여, 만일 중생이 모든 법에 집착한다면 번뇌를 일으킬 것이며, 번뇌를 일으키므로 보리를 얻지 못할 것이다.”
011_0171_b_19L文殊師利若衆生著一切法則起煩惱起煩惱故不得菩提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보리를 얻습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근(根)이 없고 처소가 없으면 이것이 여래이니 보리를 얻는다.”
011_0171_b_20L文殊師利白佛言世尊云何得菩提佛告文殊師利無根無處是如來得菩提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엇이 근(根)이 되며 무엇이 처소가 됩니까?”
011_0171_b_22L文殊師利白佛言云何爲根云何爲處
011_0171_c_01L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나라고 하는 실체가 있다는 견해가 근이 되고, 진실하지 않은 생각이 처소가 된다. 문수사리여, 여래의 지혜는 보리와 평등하고 모든 법과 평등하다. 그러므로 근(根)이 없고 처소가 없어 보리를 얻는다.
011_0171_b_23L告文殊師利身見爲根不眞實思惟爲處文殊師利如來智慧與菩提等與一切諸法等是故無根無處是得菩提
문수사리여, 보리란 적정(寂靜)이다. 무엇이 적정인가? 안이 적정하고 밖이 적정한 것이다. 왜냐하면 눈이 곧 공(空)이어서 나[我]가 아니고 나의 것[我所]도 아니며, 귀ㆍ코ㆍ혀ㆍ몸ㆍ뜻도 공하여 나도 아니고 나의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눈이 공한 줄 아는 까닭에 색에 작용하지 않으면 이를 적정이라 하며, 이와 같이 귀가 공한 줄 아는 까닭에 소리에 작용하지 않으면 이를 적정이라 한다. 코 내지 뜻에 이르기까지 공한 줄 아는 것도 역시 이와 같다.
011_0171_c_04L文殊師利菩提者寂靜云何寂內寂靜外寂靜何以故眼卽是空非我非我所耳鼻舌身意空非我非我所以知眼空於色不行是謂寂靜如是以知耳空於聲不行是謂寂靜知鼻乃至意空亦如是
문수사리여, 보리란 움직이지도 않고 행하지도 않는다.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모든 법을 취하지 않는 것이고, 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모든 법을 버리지 않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여래는 움직이지 않으므로 곧 여실(如實)함과 같다. 여실함과 같다는 것은 이 언덕도 보지 않고 저 언덕도 보지 않는 것이고, 이곳도 저곳도 보지 않으므로 모든 법을 보며, 모든 법을 보므로 여래라고 칭한다.
011_0171_c_09L文殊師利提者不動不行不動者不取一切諸不行者不捨一切諸法文殊師利如來不動則如如實如如實者不見此岸不見彼岸不見此彼故則見一切法以見一切法故稱爲如來
문수사리여, 보리란 상(相)도 없고 연(緣)도 없다. 무엇이 상이 없는 것이고, 무엇이 연이 없는 것인가? 안식(眼識)을 얻지 않으면 이것이 상이 없는 것이고, 색(色)을 보지 않으면 이것이 연(緣)이 없는 것이다. 이식(耳識)을 얻지 않으면 이것이 상이 없는 것이고, 소리를 듣지 않으면 이것이 연이 없는 것이다. 내지 의법(意法)에 이르기까지 또한 이와 같다.
011_0171_c_14L文殊師利菩提者無相無緣云何無相何無緣不得眼識是無相不見色是無緣不得耳識是無相不聞聲是無乃至意法亦如是
011_0172_a_01L문수사리여, 보리란 과거ㆍ미래ㆍ현재의 3세(世) 등이 아니니, 3세의 유전(流轉)을 끊는다. 문수사리여, 어찌하여 유전을 끊는가? 과거의 마음이 일어나지 않고, 미래의 식(識)이 행해지지 않고, 현재의 의(意)가 움직이지도 않고 머물지도 않고 사유하지도 않고 깨닫지도 않고 분별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보리란 형상(形相)도 없고 하는 일도 없다[無爲]. 어찌하여 형상이 없는가? 6식(識)으로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어찌하여 하는 일이 없는가? 생기는 것도 머무는 것도 없어지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이를 3세의 유전을 끊는다고 한다.
011_0171_c_18L文殊師利菩提非過去未來現在三世等斷三世流轉文殊師利云何斷流轉以於過去心不起未來識不行現在意不動不住不思惟不覺不分別故文殊師菩提者無形相無爲云何無形相不可以六識識故云何無爲無生住滅故是謂斷三世流轉
문수사리여, 보리란 깨뜨릴 수 없는 구(句)이다. 무엇이 깨뜨릴 수 없는 것이며, 무엇이 구인가? 무상(無相)이 깨뜨릴 수 없는 것이고, 여실(如實)하다는 것이 구이다. 머무는 곳이 없음[無住處]이 깨뜨릴 수 없는 것이고, 법계(法界)가 구이다. 움직이지 않음[不動]이 깨뜨릴 수 없는 것이고 공성(空性)이 구이다. 얻지 않음[不得]이 깨뜨릴 수 없는 것이고 무상이 구이다. 깨달을 수 없음[不覺]이 깨뜨릴 수 없는 것이고 짓지 않음[不作]이 구이다. 희망하지 않음이 깨뜨릴 수 없는 것이고 무자성(無自性)이 구이다. 중생에게 자성이 없음이 깨뜨릴 수 없는 것이고 허공이 구이다. 얻을 수 없음[不可得]이 깨뜨릴 수 없는 것이고 생기지 않음[不生]이 구이다. 없어지지 않음[不滅]이 깨뜨릴 수 없는 것이고 무위(無爲)가 구이다. 행하지 않음[不行]이 깨뜨릴 수 없는 것이고 보리(菩提)가 구이다. 적정(寂靜)이 깨뜨릴 수 없는 것이고 열반(涅槃)이 구이다. 다시 태어나지 않음[不更生]이 깨뜨릴 수 없는 것이고 태어나지 않음[不生]이 구이다.
011_0172_a_02L文殊師利提者是不破句云何不破云何句相是不破如實是句無住處是不破法界是句不動是不破空性是句得是不破無相是句不覺是不破作是句不悕望是不破無自性是句衆生無自性是不破虛空是句不可得是不破不生是句不滅是不破爲是句不行是不破菩提是句寂靜是不破涅槃是句不更生是不破生是句
문수사리여, 보리란 몸으로 깨달을 수 없으며 마음으로도 깨달을 수 없다. 왜냐하면 몸이란 아는 것[知]이 없어 초목과 같고 마음이란 허광(虛誑)하여 진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011_0172_a_12L文殊師利菩提者不可以身不可以心覺何以故身是無知草木故心者虛誑不眞實故
문수사리여, 만일 보리를 몸과 마음으로 깨닫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는 가명(假名)에 의한 것이니, 진실한 이치가 아니다. 왜냐하면 보리는 몸도 아니고 마음도 아니며 허망하지도 않고 진실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011_0172_a_14L文殊師若謂菩提身心所覺是依假名眞實義何以故菩提不身不心不虛不實故
문수사리여, 보리란 언어로써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허공과 같아 처소가 없으며 생기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이름[名字]도 없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진실이라고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모든 법은 진실이 아니니, 언어도 없고 생기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기 때문이다.
011_0172_a_17L文殊師利菩提者非語言可何以故如虛空無處所不生不滅無名字故文殊師利一切法眞實不可說何以故一切法非眞實無語言不生不滅故
문수사리여, 보리란 취할 수 없으므로 처소가 없다. 어찌하여 취할 수 없으며, 처소가 없는가? 안식(眼識)을 취할 수 없어 색(色)을 볼 수 없으므로 처소가 없으며, 이식(耳識)을 취할 수 없어 소리를 들을 수 없으므로 처소가 없으며, 코 내지 의법(意法)에 이르기까지도 이와 같다.
011_0172_a_21L文殊師利菩提者不可取無處云何不可取無處眼識不可不得色爲無處耳識不可取不得聲爲無處鼻乃至意法亦如是
011_0172_b_01L보리란 깨달을 수 없다. 눈이 취하지 않으므로 색(色)을 볼 수 없고, 색을 볼 수 없으므로 식(識)이 머무는 곳이 없다. 귀가 취하지 않으므로 소리를 들을 수 없고, 소리를 들을 수 없으므로 식이 머무는 곳이 없다. 내지 의법에 이르기까지도 이와 같다.
011_0172_b_01L菩提不可覺以眼不取故不得色不得色故識無住處耳不取故不得聲得聲故識無住處乃至意法亦如是
문수사리여, 보리란 공(空)을 말한다. 모든 법이 공하므로 공은 곧 여래가 아는 것이며, 공은 곧 여래가 깨달은 것이다. 문수사리여, 공(空)과 유(有)를 따르지 말라. 공은 여래가 깨달은 것이니, 왜냐하면 상(相)이 없기 때문이다.
011_0172_b_04L文殊師利菩提者是說空以空一切諸法故空是如來所知空是如來所文殊師利不從空有空爲如來所何以故以無相故
또 문수사리여, 보리의 인지(因智)도 역시 이 공성(空性)이니, 왜냐하면 상(相)이 없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공(空)과 보리는 모두 소유(所有)가 없으며, 둘도 없고 수(數)도 없으며 이름[名]도 없고 모습[相]도 없다. 마음[心]과 뜻[意]과 식(識)을 여의어 생기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행(行)도 없고 처소[處]도 없으며, 소리도 아니고 말도 아니다. 문수사리여, 단지 명자(名字)로써 말하는 것뿐으로, 실은 말할 수 없다.
011_0172_b_08L復次文殊師利菩提因智亦是空性何以故以無相文殊師利空及菩提悉無所有二無數無名無相離心意識不生不無行無處非聲非說文殊師利以名字說實不可說
문수사리여, 여래는 모든 법이 본래부터 생기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으며 다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이름도 없고 모습도 없어 마음과 뜻과 식을 여읜다는 사실을 안다. 이와 같이 아는 까닭에 이와 같이 해설하되, 또한 속박되지도 않고 해탈하지도 않는다.
011_0172_b_13L文殊師利如來悉知一切諸法從本以來不生不起不盡不滅無名無相離心意識如是知故如是解脫亦不繫縛亦不解脫
문수사리여, 보리란 허공과 같다. 허공이란 평등하지도 않고 평등하지 않은 것도 아니며, 보리도 또한 평등하지도 않고 평등하지 않은 것도 아니니, 이와 같은 법상(法相)은 여래가 깨달은 것이다.
011_0172_b_16L文殊師利菩提者與虛空等虛空者不平等非不平等菩提者亦不平等非不平等如是法相如來所覺
문수사리여, 가장 미세한 물질과 티끌이 평등하지도 않고 평등하지 않은 것도 아닌 것처럼 모든 법도 역시 이와 같으니, 진실지(眞實智)로써 능히 알 수 있다. 문수사리여, 어찌하여 진실지로써 모든 법을 알 수 있는가? 아직 생기지 않은 것이 생기며, 생기고 나면 곧 없어지므로 저 모든 법이 생기는 것도 없고 거두어지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011_0172_b_19L文殊師利如阿㝹微塵不等非不等一切諸法亦如是以眞實智能如是知殊師利云何眞實智知諸法未生者生已卽滅彼一切諸法無生無所攝故
011_0172_c_01L문수사리여, 보리란 여실한 구(句)이다. 여실한 구란 보리의 모습과 같아 여실(如實)을 여의지 않는 것이다. 색(色)ㆍ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이 여실(如實)을 여의지 않아 보리의 모습과 같다. 지계(地界)가 여실을 여의지 않으며, 수계(水界)ㆍ화계(火界)ㆍ풍계(風界)도 여실을 여의지 않아 보리의 모습과 같다. 안계(眼界)ㆍ색계(色界)ㆍ안식계(眼識界)가 여실을 여의지 않으며, 내지 의계(意界)ㆍ법계(法界)ㆍ의식계(意識界)에 이르기까지 역시 여실을 여의지 않는다. 이것을 여실구(如實句)라고 한다.
011_0172_c_01L文殊師利菩提者如實句如實句者如菩提相不離如實色受想行識不離如實如菩提相地界不離如水火風界不離如實如菩提相眼界色界眼識界不離如實乃至意界法界意識界亦不離如實此謂如實
문수사리여, 보리란 행(行)으로써 행이 없는 데[無行]에 들어간다. 문수사리여, 무엇이 행이며 무엇이 행이 없는 것인가? 행이란 모든 선법(善法)에 연결되는 것이고, 행이 없다는 것은 모든 선법을 얻지 않는 것이다. 행이 있으면 마음이 머물지 않고, 행이 없으면 상(相)이 없어 해탈한다. 행이 있으면 헤아릴 수 있고 행이 없으면 헤아릴 수 없다. 어찌하여 헤아릴 수 없는가? 알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011_0172_c_07L文殊師利菩提者以行入無行殊師利云何行云何無行行者緣一切善法無行者不得一切善法行者心不住無行者無相解脫行者可稱無行者不可量云何不可量無可識故
문수사리여, 보리는 흘러나오는 것[漏]도 없고 취하는 것도 없다. 흘러나오는 것이 없다는 것은 네 가지 흐름을 없앴기 때문이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욕심의 흐름[欲流]과 유의 흐름[有流]과 견해의 흐름[見流]과 무명의 흐름[無明流]이다. 이 네 가지 흐름에 집착하지 않으므로 네 가지 흐름을 없앴다고 한다. 취하는 것이 없다는 것은 네 가지의 취하는 것을 없앴기 때문이다. 무엇이 네 가지 취하는 것인가? 욕심을 취하는 것[欲取]과 견해를 취하는 것[見取]과 계를 취하는 것[戒取]과 나의 말을 취하는 것[我語取]이다. 이것이 네 가지의 취하는 것이다. 이 취하는 모든 것은 무명(無明)에 덮이고 갈애(渴愛)에게 속아 연속하여 서로 생기는 것이므로 문수사리여, 여실지(如實智)로써 취하는 근[取根]을 끊으면, 취하는 근을 끊었으므로 몸이 청정하게 된다. 몸이 청정하다는 것은 바로 생멸[生滅]이 없는 것이다.
011_0172_c_12L文殊師利菩提者無漏無取漏者滅四流故云何爲四欲流有流見流無明流不著此四流是謂滅四無取者滅四種取云何四取欲取見取戒取我語取此謂四取此一切無明所闇渴愛所欺以展轉相生文殊師利以如實智斷我語取根取根斷故身得淸淨身淸淨者是無生滅
011_0173_a_01L문수사리여, 생멸이 없다는 것은 마음과 뜻과 식이 일어나지 않아 사유하지 않고 분별하지 않는 것이다. 만일 분별이 있으면 무명(無明)을 이룰 것이니, 이 무명이 일어나지 않으면 12인연이 없으며, 12인연이 없는 것이 곧 생기지 않는 것이고[不生], 생기지 않는 것이 바로 도(道)이다. 도는 요의(了義)이며, 요의는 제일의(第一義)이고, 제일의는 무아의 이치[無我義]이다. 무아의 이치는 곧 말할 수 없는 이치이고, 말할 수 없는 이치는 바로 12인연의 이치이며, 12인연의 이치는 곧 법의 이치[法義]이고, 법의 이치는 바로 여래의 이치이다. 그러므로 내가 말한다. 만일 12인연을 본다면 곧 법을 보는 것이고, 법을 보면 곧 부처님을 보는 것이다. 이와 같이 보면 보는 것이 없다.
011_0172_c_20L文殊師利無生滅者不起心意不思惟分別若有分別則成無明不起此無明則無十二因緣無十二因緣卽是不生不生卽是道道是了了義是第一義第一義是無我義無我義是不可說義不可說義是十二因緣義十二因緣義是法義法義是如來義是故我說若見十二因緣卽是見法見法卽是見佛如是見無所見
문수사리여, 보리는 청정하여 더러움도 없고 번뇌도 없다. 문수사리여, 공(空)하면 곧 청정한 것이고, 모습이 없으면 곧 더러움이 없는 것이며, 짓는 것이 없으면[無作] 곧 번뇌가 없는 것이다.
011_0173_a_06L文殊師利菩提者淸淨無垢無煩惱文殊師利空是淸淨無相是無無作是無煩惱
또 생기지 않으면 곧 청정한 것이고, 하는 일이 없으면[無爲] 곧 더러움이 없는 것이며, 없어지지 않으면 곧 번뇌가 없는 것이다. 또 자성(自性)이 곧 청정(淸淨)이며, 청정이 곧 더러움이 없는 것이고, 더러움이 없는 것이 곧 번뇌가 없는 것이다. 또 분별이 없는 것이 곧 청정한 것이고, 분별하지 않는 것이 곧 더러움이 없는 것이며, 분별을 없애는 것이 곧 번뇌가 없는 것이다. 여실(如實)한 것이 곧 청정한 것이고, 법계가 곧 더러움이 없는 것이며, 진실관(眞實觀)이 곧 번뇌가 없는 것이다.
011_0173_a_08L復次不生是淸淨無爲是無垢不滅是無煩惱復次性是淸淨淸淨是無垢無垢是無煩復次無分別是淸淨不分別是無滅分別是無煩惱如實是淸淨界是無垢眞實觀是無煩惱
허공이 곧 청정한 것이고, 허공이 곧 더러움이 없는 것이며, 허공이 곧 번뇌가 없는 것이다. 내신지(內身智)가 곧 청정한 것이고, 내행(內行)이 곧 더러움이 없는 것이며, 내외(內外)를 얻지 않는 것이 곧 번뇌가 없는 것이다. 음을 아는 것[知陰]이 곧 청정한 것이고, 계자성(界自性)이 곧 더러움이 없는 것이며, 모든 입(入)을 버리지 않는 것이 곧 번뇌가 없는 것이다. 과거에 대한 지(智)를 다한 것이 곧 청정한 것이고, 미래에 대한 지(智)가 생기지 않는 것이 곧 더러움이 없는 것[無垢]이며, 현재의 법계지(法界智)가 곧 번뇌가 없는 것이다.
011_0173_a_13L虛空是淸淨虛空是無垢虛空是無煩惱身智是淸淨內行是無垢不得內外是無煩惱知陰是淸淨界自性是無不捨諸入是無煩惱於過去盡智是淸淨於未來不生智是無垢現在法界智是無煩惱
문수사리여, 이것을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번뇌가 없다고 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적정(寂靜)이다. 적정이란 내외(內外)가 적정한 것이다. 내외가 적정한 것이 곧 대적정이며, 대적정인 까닭에 모니(牟尼)라고 이름한다.
011_0173_a_19L文殊師利此謂淸無垢無煩惱此卽寂靜寂靜者外寂靜內外寂靜者是大寂靜大寂靜故說名牟尼
011_0173_b_01L문수사리여, 허공과 같은 것이 곧 보리이고, 보리와 같은 것이 곧 모든 법이며, 모든 법과 같은 것이 곧 모든 중생이고, 모든 중생과 같은 것이 곧 경계이며, 경계와 같은 것이 곧 니원(泥洹)이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니원 등과 같다. 최상(最上)이고 끝이 없으므로[無邊] 대치할 것이 없으며, 대치할 것이 없으므로 본래 청정하고 본래 더러움이 없으며 본래 번뇌가 없다.
011_0173_a_22L文殊師利如虛空是菩提如菩提是諸法如諸法是一切衆生如一切衆生是境界如境界是泥洹文殊師利一切諸法與泥洹等最上無邊故無有對治無對治故來淸淨本來無垢本無煩惱
문수사리여, 이와 같이 여래가 모든 법을 깨닫고 나서 온갖 중생을 보고 대자비(大慈悲)를 일으켜 중생들이 청정하며 더러움이 없고 번뇌가 없는 곳에서 유희(遊戱)하도록 하고자 하였다.
011_0173_b_04L文殊師如是如來覺一切諸法已觀諸衆生起大慈悲令衆生遊戲淸淨無垢無煩惱處
문수사리여, 어떻게 모든 보살이 보살행(菩薩行)을 행하느냐? 문수사리여, 보살은 사유(思惟)하지 않고 없애지 않고 생기게 하지 않는다. 이것이 보살행을 행하는 것이다.
또 문수사리여, 보살은 과거의 마음은 이미 없어져 행하지 않고, 미래의 마음은 아직 도달하지 않아 행하지 않고, 현재의 마음이 비록 있으나 역시 행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과거ㆍ미래ㆍ현재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이를 보살이 보살행을 행한다고 한다.
011_0173_b_07L文殊師利云何諸菩薩行菩薩行文殊師利菩薩不思惟不爲滅不爲生是爲行菩薩行復次文殊師利菩薩過去心已滅不行未來心未到不行現在心雖有亦不行何以不著過去未來現在故文殊師利是名菩薩行菩薩行
문수사리여, 보시(布施)와 여래가 두 모습이 없으면 곧 보살이 행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계(戒)ㆍ인(忍)ㆍ정진(精進)ㆍ정(定)ㆍ혜(慧)도 여래와 두 모습이 없이 하는 것이 곧 보살이 행하는 것이다.
011_0173_b_13L文殊師利布施及如來無有二相是菩薩所行如是戒忍精進定慧及如來無二是菩薩所行
문수사리여, 만일 보살이 색(色)이 공함을 행하지 않으면 곧 보살행이고, 색이 공하지 않음을 행하지 않아도 곧 보살행이다. 왜냐하면 색의 자성이 공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보살이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이 공(空)함이나 공하지 않음을 행하지 않으면 곧 보살행이다. 왜냐하면 마음과 뜻과 식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모든 무소유법(無所有法)을 닦아야 하고 증득해야 할 것이니, 만일 증득한다면 번뇌가 일어나는 일도 없고 번뇌가 없어지는 일도 없을 것이다.
011_0173_b_16L文殊師利若菩薩不行色空菩薩行不行色不空是菩薩行何以以色自性空故如是菩薩不行想行識空不空是菩薩行何以故意識不可得故文殊師利一切無所有法當修當作證若證則無煩惱生無煩惱滅
011_0173_c_01L문수사리여, 생멸(生滅)이란 가짜 이름으로 말한 것이니, 실상(實相) 가운데는 일어나는 것이 없고 없어지는 것도 없다. 문수사리여, 가령 6취(趣) 4생(生) 중생이 만일 색(色)이 있거나 색이 없거나 생각[想]이 있거나 생각이 없거나 다리가 둘이거나 다리가 넷이거나 다리가 많거나 다리가 없거나 모두 사람 몸을 얻고, 사람 몸을 얻었으므로 보리심을 내고, 보리심을 내고 나서는 낱낱이 보살이 되어 항하사(恒河沙) 같은 모든 부처님ㆍ보살ㆍ연각ㆍ성문에게 음식과 의복과 와구(臥具)와 의약과 온갖 악기를 공양하기를 항하사 겁만큼 하고, 내지 열반에 드신 후에는 칠보탑을 만들되 높이가 백 유순이 되게 하고, 보개(寶蓋)로 위를 덮고 마니보주(摩尼寶珠)를 매달아 장엄하고, 온갖 번개(幡蓋)를 달되 자재왕마니주(自在王摩尼珠)로 교착시킨다고 하자.
011_0173_b_22L文殊師利生滅者是假名字說於實相中無起無滅文殊師利假使六趣四生衆生若有色無色有想無想二足四足多足無足悉得人得人身故發菩提心發菩提心已一一菩薩供養恒河沙等諸佛及諸菩薩緣覺聲聞飮食衣服臥具醫藥一切樂具經恒河沙劫乃至入涅槃起七寶塔高百由旬寶蓋覆上摩尼寶珠以爲莊校懸種種幡蓋在王摩尼珠以爲交絡
어떤 보살이 청정한 마음으로 이 『도일체제불경계지엄경(度一切諸佛境界智嚴經)』을 듣고, 듣고 나서 환희하며 수지하고 믿고 이해하며 내지 남에게 한 게송 한 구절이라고 말해준다면, 앞의 공덕보다 훌륭할 것이니, 백분(百分)이나 천분이나 만분이나 억분이나 산수(算數) 비유로써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 경은 불가사의하고 청정하고 모습이 없는 미묘한 법신(法身)을 자세히 설했기 때문이다.
011_0173_c_09L若有菩薩以淸淨心聞此度一切諸佛境界智嚴聞已歡喜受持信解乃至爲他說一偈一句勝前功德百分千分萬分億分乃至筭數譬喩所不能及何以此經廣說不可思議淸淨無相微妙法身故
문수사리여, 만일 항하사같이 무수한 모든 보살이 항하사같이 무수한 모든 불세계를 모두 염부금(閻浮金)으로 만들고, 내지 나무와 꽃과 과일도 모두 염부금으로 만들어 천의(天衣)로써 그 나무를 장엄하고, 모든 광명마니주(光明摩尼珠) 그물로 그 위를 덮고, 자재왕마니주(自在王摩尼珠)로 궁전을 만들고, 전광마니주(電光摩尼珠)로 계단을 만들고, 많은 보배 깃발을 매달아 날마다 이렇게 항하사같이 무수한 모든 부처님께 무수겁이 지나도록 공양한다고 하자.
011_0173_c_15L文殊師利若恒河沙等無數諸菩薩若恒河沙無數諸佛世界悉閻浮金所造乃至樹木華果皆閻浮金及以天衣莊嚴其樹一切光明摩尼珠網以覆其上自在王摩尼珠以爲宮殿電光摩尼珠以爲基陛衆寶幡日日以此供養恒河沙等無數諸佛如是經無數劫
011_0174_a_01L 만일 어떤 보살이 이 경을 정념(正念)하고 혹 한 구절이라도 선설(宣說)한다면, 앞에서 보살이 보시한 공덕은 이 공덕과 비교하면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백천만억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니, 산수로 비유할 수 없다. 이와 같이 그 밖의 모든 공덕은 이 경의 공덕과 비교하여 미칠 수 있는 것이 없다.”
011_0173_c_22L若有菩薩正念此經或宣說一句以前菩薩布施功德比此功德百分不及一百千萬億分乃至筭數譬喩所不能及如是其餘一切功德比此經功德無有及
이때 세존께서 다음과 같은 게송[祇夜]을 말씀하셨다.
爾時世尊說此祇夜

만일 이 미묘한
법신경(法身經)을 수지한다면
얻는 공덕과 이익은
헤아릴 수 없도다.
011_0174_a_04L若有受㭙此
微妙法身經
所得功德利
不可得稱量

가령 온갖 중생이
모두 사람으로 태어나
모두 보리심을 내고
일체지(一切智)를 구한다고 하자.
011_0174_a_06L假使諸衆生
皆悉生人道
竝發菩提心
爲求一切智

이러한 모든 보살이
모두 크게 시주(施主)하여
온갖 공양물로써
무수한 부처님과
모든 보살과
연각과 성문에게 공양한다고 하자.
011_0174_a_07L如是諸菩薩
皆作大施主
以種種供具
供養無數佛
幷及諸菩薩
緣覺與聲聞

나아가 멸도하신 후에는
높이가 백 유순이고
온갖 보배로 장식한
칠보탑을 각기 세운다고 하자.
011_0174_a_09L乃至入滅度
各起七寶塔
高至百由旬
種種寶嚴飾

만일 어떤 사람이 이 경을 지니고
혹 한 구(句)나 게(偈)만이라도 말한다면
그 공덕보다 훌륭하기가
한량없고 끝이 없으리라.
011_0174_a_10L若人持此經
或說一句偈
出過此功德
無量無有邊

이 경에서 말한 것은
무상법신(無相法身)이니
지혜 있는 사람은
응당 수지하고
독송하고 베껴 쓸 것을 염(念)하고,
꽃과 향으로 공양하라.
011_0174_a_12L以此經所說
無相法身故
是故有智者
應當念受持
讀誦及書寫
以華香供養

얻는 공덕과(功德果)는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으리니
오래지 않아 도량에 나아가
악마를 항복시켜 정각을 이루리라.
011_0174_a_14L所得功德果
不可得思議
不久詣道場
降魔成正覺

이와 같은 경[修妬路]은
모든 부처님께서 칭양하신 것이니,
모습도 없고 언어로도 말할 수 없는
묘법신(妙法身)이로다.
그러므로 수지하는 사람은
공덕이 헤아릴 수 없으리라.
011_0174_a_15L如是修妒路
諸佛所稱揚
卽是妙法身
無相無言語
是故受持者
功德不可量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문수사리 등 모든 보살과 한량없이 많은 연각ㆍ성문ㆍ천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인비인 등의 모든 중생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환희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1_0174_a_17L佛說此經已文殊師利等一切菩薩無量緣覺及聲聞衆夜叉乾闥阿修羅迦樓羅緊那羅摩睺羅伽人非人等一切大衆聞佛所說歡喜奉行
度一切諸佛境界智嚴經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