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1_0241_a_01L제일의법승경번역지기(第一義法勝經翻譯之記)
011_0241_a_01L第一義法勝經翻譯之記



대체로 생각해보면, 불법[法]을 사랑하는 사람은 반드시 선근(善根)1)을 두텁게 하는 일에 힘쓰는 것이니, 이 때문에 『열반경(涅槃經)』에서, “부처님을 공양한 두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재가신도들[二恒]2)”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북위[魏] 상서령(尚書令) 의동(儀同)인 고공(高公)은 불법[法]의 마음을 이루는 데 힘쓰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재물보다 낫게 여기는 생각을 일으켜서 널리 범문(梵文)을 찾고, 이를 번역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기고 크게 힘썼다.
011_0241_a_02L夫愛法者必深善根『涅槃經』云供佛二恒魏尚書令儀同高公重法心成生上財想博採梵文廣崇翻譯
또한 『제일의법승경(第一義法勝經)』은 모든 불법의 가르침[法門]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다. 공(公)의 뜻이 너무나 정성스러워서 이에 감화를 받아 표제를 쓴다.
011_0241_a_05L且『第一義法勝經』者諸法門中此其髓也意殷誠感之題額
사문(沙門) 담림(曇林)과 구담류지(瞿曇流支)가 흥화(興和) 4년, 세차(歲次)로는 임술(壬戌, 542)년 9월 1일 갑자(甲子) 일에 번역을 시작하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네 번의 공[四功]을 들였고, 그 뜻을 꼼꼼히 살펴보고 나서 번역문을 확정하였으니, 모두 5,576자(字)이다.
011_0241_a_07L沙門曇林瞿曇流興和四年歲次壬戌九月一日甲子換文始末四功質義乃定五千五百七十六字


제일의법승경(第一義法勝經)
011_0241_a_10L第一義法勝經


원위(元魏) 바라문 구담 반야류지(般若流支) 한역
송성수 번역
김두재 개역
011_0241_a_11L元魏婆羅門瞿曇般若流支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1_0241_a_12L如是我聞
어느 때 바가바(婆伽婆:世尊)3)께서 도를 이루신 지 오래지 않아 가야성(伽倻城)에서 훌륭한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여러 비구 대중들과 함께 계셨는데, 99억 보살들과 또 28억 여러 하늘들과 8만 6천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 그리고 6만의 역사(力士)들도 함께 있었다.
011_0241_a_13L一時婆伽婆住伽耶城道未久與勝中勝諸比丘俱九十九億諸菩薩衆復有二十八億諸天萬六千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六萬力士
12억 니건타(尼乾陀)4)들과 8만 4천의 5통선인(通仙人)이 있었는데, 다섯 가지 열(熱)로 몸을 지져 파리하고 여위어 살은 다 빠졌고, 오직 가죽과 뼈만이 앙상하게 남아 뱃가죽은 등마루에 들러붙고, 머리카락은 담요처럼 드리워졌으며, 곱사등이가 되어 몸을 구부리고, 사슴 갖옷을 입었으며, 그 밖에 나무껍질의 옷을 걸쳤고, 손에 물 긷는 그릇을 가지고, 모두 부처님에게 와서 말다툼을 하려고 하였다.
011_0241_a_17L有十二億尼乾陁衆八萬四千五通仙人——五熱炙身羸瘦肉盡唯有皮骨腹皮著脊頭髮成氈傴身曲體著鹿皮衣若樹皮衣手執澡罐——俱至佛所爲欲諍鬪
011_0241_b_01L그때 세존께서 수승(殊勝)한 광명을 내셨는데, 그 모습이 단아하고 엄숙하여 특별났으며 모든 신선들보다 훨씬 뛰어났다. 비유하면 마치 흑산(黑山) 중에 수미산(須彌山)과 같았고, 양 떼 속에 여섯 어금니를 가진 코끼리 왕[六牙象王]과 같았으며, 반딧불에 해와 달이 나타난 것과 같았고, 향기 좋은 꽃 가운데 만다라(曼陀羅)꽃과 같았으며, 날짐승 가운데 가루라왕(迦樓羅王)과 같이, 갑절이나 무게가 있고 단정하며 엄숙한 것처럼 부처님이 여러 신선들에 대해서도 또한 그와 같았다.
011_0241_a_21L爾時世尊光明勝出端嚴殊特超過諸仙如黑山中須彌山王如羊群中六牙象王如螢火虫顯於日月如芳華中曼陁羅華如鳥群中伽樓羅王兩重端嚴佛於諸仙亦復如是
그때 세존께서 사보삼매(捨寶三昧)에 드시어,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신통을 나타내 보이셨다. 좌우에서 모두 한량없는 광명을 놓으시어 무량(無量) 억이나 되는 여래의 몸으로 나타내 보이셨고, 무량 억쯤 되는 보살의 몸으로 나타내 보이셨으며, 무량 억이나 되는 제석천왕(帝釋天王)과 대범천왕(大梵天王)과 세계의 높은 임금의 몸으로 나타내 보이셨고, 또 무량 백천 아라한의 몸으로 나타내 보이셨으며,
011_0241_b_04L爾時世尊入捨寶三昧示現無量無數神左右皆放無量光明出無量億如來之身出無量億菩薩之身出無量億帝釋天王大梵天王世界尊主出無量百千羅漢
또 한량없이 많은 여러 천(千) 비구ㆍ비구니, 그리고 우바새ㆍ우바이의 몸으로 나타내 보이셨고, 다시 한량없이 많은 전륜성왕(轉輪聖王)5)ㆍ대전륜성왕ㆍ소전륜왕ㆍ한불린나(漢不隣那)ㆍ다비라(陀毘羅)ㆍ남국의 토인(土人)ㆍ주술을 얻은 사람[得呪仙人]ㆍ변방에 사는 사람[邊地處人]ㆍ찰리(刹利:刹帝利)ㆍ큰 성바지[大姓]ㆍ바라문ㆍ장자(長者)ㆍ거사ㆍ사람이면서 사람 아닌 것 등 갖가지 기이한 종류와 여러 빛깔로 장엄한 모습으로 나타내 보이셨다. 이와 같이 일체의 명자(名字)와 나아가서는 하늘들의 온갖 것까지 모두 여래의 몸으로부터 나왔다.
011_0241_b_09L復出無量多千比諸比丘尼諸優婆塞諸優婆夷出無量轉輪聖王力轉輪王小轉輪漢不鄰那及陁毘羅南國土人呪仙人邊地處人剎利大姓及婆羅長者居士人非人等種種異異諸色莊嚴如是一切有名字者乃至天一切皆從如來身出
그때 대중들은 모두 의심을 내며, ‘어떻게 저렇게 서로 번갈아가며 내보이시는가?’라고 하였으나, 그 대중들 중에 일체 보살들은 모두 기뻐하는 마음을 내어 갖가지 보배를 비 내리듯 내렸고, 나아가서는 더 널리 내려 일체를 장엄하였다.
011_0241_b_16L爾時大衆皆生疑心云何迭相瞻視彼大衆中一切菩薩皆生歡喜雨種種寶乃至普雨一切莊嚴
그때 세존께서 사보(捨寶)삼매로부터 일어나시길 사자처럼 맹렬한 기세로 일어나시어[奮迅] 시방(十方)을 관찰하셨다. 그렇게 자세히 살피실 때에 온 시방과 나아가 부처님의 눈으로 보시는 바의 경계는 물론, 일체 시방의 모든 부처님 세계의 불세존(佛世尊)을 골고루 살피셨다.
011_0241_b_19L爾時世尊起捨寶三昧師子奮迅觀察十方卽觀察時周遍十方乃至佛眼所見境界一切十方諸佛世界諸佛世尊
011_0241_c_01L 그런데 저 다른 세계 일체의 부처님도 사바세계 관찰하시기를 손바닥 보시듯 하셨으며, 그 일체의 부처님들도 모두 신통을 나타내셨다. 이와 같이 저 세존 석가모니께서 나타내신 것과 똑같아 다름이 없었고, 그 모든 여래의 몸으로 변화하여 내시는 것도 일체가 모조리 그와 같았다. 세존 석가모니께서 여신 대회(大會)에 오셔서는 모두 세존의 대중 모임 속으로 들어가셨다.
011_0241_b_23L彼一切佛觀察娑婆如觀手彼一切佛皆現神通如此世尊釋迦牟尼所現無異彼諸如來身所化出乃至一切皆悉如是來到世尊釋迦牟尼衆會之所旣到此已皆入世尊大衆會中
그때 이 모임에는 한량없이 많은 보살들과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여러 비구ㆍ비구니와 모든 우바새ㆍ우바이들이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온갖 공양거리로 세존께 공양하였으며, 이미 공양을 마치고 나서 여래 가까이에 머물렀다.
011_0241_c_05L爾時此會無量菩薩與恒河沙多諸比丘諸比丘尼諸優婆塞優婆夷以不可說諸供養具供養世尊旣供養已近如來住
그리고 그와 더불어 하늘과 용, 모든 야차(夜叉)와 모든 건달바(乾闥婆), 모든 아수라(阿修羅)와 모든 가루라(迦樓羅), 모든 긴나라(緊那羅)와 마후라가(摩睺羅伽), 그리고 사람과 사람 아닌 것 등이 이미 세존의 신통한 일을 보고 나서는 다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렀다.
011_0241_c_09L如是龍及諸夜叉諸乾闥婆諸阿修羅諸迦樓羅諸緊那羅摩睺羅伽人非人等旣見世尊神通事已皆至佛所
그때 시방에서 온 여러 보살들은 위없는 공양거리로 세존께 공양하였다. 이미 공양을 올리고 나서 6바라밀(波羅蜜)을 성취한 그 자리에 앉았다. 이와 같이 나아가서는 사람과 사람 아닌 것 등까지도 자기 지위에 걸맞게 자리를 찾아 앉았다.
011_0241_c_13L爾時十方諸來菩薩無上供養供養世尊旣供養已六波羅蜜究竟所作座上而坐如是乃至人非人等隨自相似座上而坐
세존께서 변화한 것은 위로는 아가니타(阿迦尼吒)6)의 여러 하늘 궁전에까지 가서 이르렀고, 아래로는 아비지옥(阿鼻地獄)7)에 이르렀다. 또 아비지옥에 이르고 나서는 저 시방 부처님의 몸에서 변화하여 나왔던 것들은 죄다 석가모니 터럭의 뿌리[毛根]로 다 들어갔고, 이곳 세존 석가모니의 몸에서 변화하여 나온 것들은 일체가 시방 부처님의 몸으로 모두 들어갔다.
011_0241_c_17L世尊所化上去乃至阿迦尼咤諸天宮殿下去乃至阿鼻地獄到阿鼻地獄處已彼十方佛身所化出一切皆入釋迦牟尼一切毛根此處世尊釋迦牟尼身所化出一切皆入十方佛身
011_0242_a_01L그때 모임 안에 어떤 보살마하살이 있었는데, 그 보살의 이름은 승음(勝陰)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고 한쪽에서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한 채 부처님을 향하여 게송으로 찬탄하면서 말하였다.
011_0241_c_23L爾時會中有一菩薩摩訶薩名曰勝從座而起整服一廂右膝著地掌向佛以偈讚言

인주(人主)시여, 매우 드문 일이옵니다.
온 세간에 그렇게 빨리 보이시다니
본래 이런 일은 전에 없었던 일이오며
마군(魔軍)들은 숨어서 나타나지 않습니다.
011_0242_a_03L人主甚希有
速示諸世閒
本未曾有此
魔軍隱不現

서로서로 쳐다보며 말하기를
이 일은 참으로 드문 일이라 하며
내가 무슨 인연으로 여기에 왔는가 하니
우리들로 하여금 (번뇌를) 파괴하기 위함일세.
011_0242_a_05L迭相瞻說言
此事甚希有
我何因來此
爲令破壞故

우리 신선은 이제 신선이 아니니
야윈 몸엔 오직 가죽만 남았다네.
늙은 니건타에게는 즐거움도 없으며
이런 신통 또한 얻지 못하리라.
011_0242_a_06L我仙今非仙
身瘦唯有皮
老乾無有樂
不得此神通

신통을 나타내시며 말씀 없으시나
불법(佛法)을 가린 가시덤불 없애버리시니
불제자들 뵈옵고 기뻐 날뛰며
부처님은 불법의 주인 되셨네.
011_0242_a_07L現神通不說
除佛法棘刺
佛弟子朝喜
尊作佛法主

중생들은 희유(稀有)하단 생각 내어서
마음은 청정해지고 기쁨 생기며
하늘들은 모두 말하기를
사람 주인인 부처되기 서원한다 하네.
011_0242_a_09L衆生希有想
心淸淨歡喜
諸天衆皆言
願得佛人主

이 대중들 모임에 머무는 것
문수사리보살이 그 첫째이며
한량없는 부처님의 모든 제자는
서로 따라 이 모임에 왔사옵니다.
011_0242_a_10L此衆會中住
文殊師利嚮
無量佛弟子
相隨在此會

여기 문수사리보살이야말로
이미 부처님께 많은 공양 하였나이다.
부처님은 여기 모인 이 대중에게
갖가지의 신통을 나타내셨습니다.
011_0242_a_11L此文殊師利
已多佛供養
佛於此大衆
現種種神通

이는 바로 무슨 법의 모양이오며
세존께선 무엇을 하려 하십니까?
여기 모인 대중들 의심 있사오니
원컨대 중생 위해 말씀해 주소서.
011_0242_a_13L此是何法相
牟尼欲何爲
此衆有疑心
願愍衆生說

그때 여래께서는 위엄과 신통력으로 대중들 사이에 있던 광명거(光明炬)라고 하는 한 큰 선인(仙人)을 시켜 저 승음(勝陰) 대보살(大菩薩)에게 말하게 하였다.
011_0242_a_14L爾時如來以威神力令衆會中一大仙人——名光明炬——語彼勝陰大菩薩言
“동자(童子)여, 잠자코 있으시오. 동자여, 잠자코 있으시오. (앞에서 부처님께서 보이신 신통은 그다지 기이하고 뛰어난 것이 아니니) 내가 이제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를 물을 것인데, 만일 이에 대해 풀고 대답하길 약간의 의문 없이 깨끗이 하면, 이는 일체지(一切智)와 같아서 이에 상응할 만한 이름을 얻을 것입니다. 나라연(那羅延)8)과 마혜수라(摩醯首羅)9)는 다비라주(陀毘羅呪)의 힘을 빌려 요술을 부리는데, 그와 같은 짓을 하는 것은 그리 뛰어난 일이 아닙니다. 그와 같은 요술은 범부도 다 할 수 있는 것이니, 반드시 부처님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011_0242_a_16L童子默然童子默然我今難問若能解釋自淸淨者如一切智相應得名若那羅延摩醯首羅所作幻化陁毘羅呪如是作者此非奇特如是幻化凡人能成不必是佛
그때 세존께서 기뻐서 미소를 지으시면서 신선들을 두루 관찰해 보시고는 곧 큰 선인 광명거에게 말씀하셨다.
“혜명(慧命)10) 큰 선인이여, 그대는 이제 묻고 싶은 것을 물어보라. 그대가 이해할 수 있는 데까지 깨끗이 풀어서 설명해 주리라.”
011_0242_a_21L爾時世尊怡然微笑觀仙衆已卽告大仙光明炬言慧命大仙汝當難問隨汝力分我能淸淨
011_0242_b_01L그때 큰 선인 광명거가 말하였다.
“제가 구담(瞿曇)께 묻겠습니다. 구담께서는 저를 위하여 하나하나 해설해 주십시오. 일체 중생은 어느 곳으로부터 났으며, 어떤 것이 중생이고, 무슨 인연 때문에 겁(劫)이 다하면 불이 일어나서 다 태워버리며, 중생은 과거 어느 곳에서 어울려 살다가[和合] 인간세계에 태어났습니까?
011_0242_b_01L爾時大仙光明炬言我問瞿曇瞿曇爲我一一解說一切衆生從何處生何者衆生何因緣故劫盡燒燃衆生過去何處和合而生人中
또 무슨 모습[相]을 가지고 중생들의 몸속에 아주 작고 섬세한 안[內]까지 알 수 있습니까? 제가 1주(肘)쯤 되는 분량입니까, 2주(肘)쯤 되는 분량입니까? 두 손가락[指]쯤 되는 분량입니까, 한 손가락쯤 되는 분량입니까? 보리만한 크기입니까, 밀알만한 크기입니까? 콩알만한 크기입니까, 깨알만한 크기입니까? 겨자씨만한 크기입니까?”
그때 세존께서 광명거 큰 선인을 칭찬하며 말씀하셨다.
“좋은 말이로구나. 큰 선인이여, 좋은 말이로구나. 참으로 좋은 말이로구나. 그대 큰 선인은 60겁 수명을 지나는 동안 항상 수행을 하였기 때문에 지금 이와 같은 모습으로 따져 질문하는구나.”
011_0242_b_05L何相得知衆生身中微細內我爲一肘量爲二肘量爲二指量爲一指量爲如大麥爲如小麥爲當如豆爲如胡麻爲如芥子
여러 신선들 중에는 또 다른 큰 선인(仙人)이 있었는데, 그 선인도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나는 항상 숲에서 수행하였으나, 이 광명거 큰 선인의 수명이 얼마나 되는지 깨닫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였으며, 아직까지 남들이 말하는 것도 없었거늘, 사문 구담께서는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011_0242_b_09L爾時世尊讚光明炬大仙人言善哉大仙善哉善哉汝大仙人六十劫壽恒常修行今者如是相以問難
그때 세존께서 광명거 큰 선인에게 말씀하셨다.
“큰 선인이여,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기억하라. 지금 그대를 위하여 말해 주리라. 그대가 물은 것처럼 일체 중생들은 어느 곳으로부터 생겨났느냐 하면, 그와 같은 진리는 글자도 없고 언설도 없느니라. 무명(無明)의 인연으로 하여 차례로 나고 늙고 죽고 하면서 중생을 태어나게 하느니라.
011_0242_b_12L諸仙衆中復有大仙如是思惟我常林行不覺不知此光明炬大仙命量未有人說沙門瞿曇云何得知
또 큰 선인이여, 인연을 따라 중생들이 생겨나는 것이니, 이른바 부모의 인연으로 태어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니라. 또 큰 선인이여, 부모가 화합하는 것이 바로 중생의 인연이니, 겁(劫)을 지나면서 일어나는 업(業)의 바람에 불리어 여인의 음문 속에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그것이 바로 인연이니라.
011_0242_b_15L爾時世尊告光明炬大仙人言大仙諦聽善思念之今爲汝說如汝所問一切衆生何處生者如是之義無字無說無明因緣次第乃至生死等而生衆生
011_0242_c_01L또 큰 선인이여, 이른바 괴로움의 진리[苦聖諦]ㆍ괴로움의 모임[苦集]ㆍ괴로움의 사라짐[苦滅]과 괴로움을 사라지게 하는 방법의 진리[苦滅道聖諦]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중생이라고 하느니라. 또 5취음(取陰)과 18계(界) 등을 중생이라 하나니, 큰 선인이여, 마땅히 알아야만 할 것이다. 저 제(諦)ㆍ음(陰)ㆍ계(界)가 곧 중생이며, 업과 다르지 않나니, 이와 같은 업은 중생과 다르지 않은 것이니라.
큰 선인이여, 중생은 줄어지지도 않고, 중생은 늘어나지도 않는다는 것을 꼭 알아야만 하느니라.”
011_0242_b_20L又復大仙從於因緣而生衆生所謂父母因緣而生又復大仙父母和合是衆生因謂逕劫起業風所吹墮女根中此是因緣
그때 큰 선인이 물었다.
“구담이시여, 만일 모든 중생들이 줄어들지도 않고 늘어나지도 않는다면, 중생은 무엇 때문에 인간과 천상을 두루 거치고 난 다음, 뒷세상에 개[狗]가 되었다가 다시 사람과 하늘이 되어 골고루 돌아다니는 것입니까?”
011_0242_b_23L又復大仙謂苦聖諦苦集苦滅及苦滅道聖諦所攝名爲衆生五取陰十八界等名爲衆生大仙當知彼諦界卽是衆生不異於業如是業者不異衆生大仙當知衆生不減衆生不增
부처님께서 큰 선인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말한 것과 같아서 그 이치는 그런 것이 아니니라. 만일 자재(自在)함이 있으면, 다른 곳에 소속되지 않기 때문이니라. 그와 같나니 큰 선인이여, 만일 몸이 자재하다면 어째서 뒤에 자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인가?
011_0242_c_05L時大仙人問言瞿曇若諸衆生不減不增衆生何故人天自在後時作狗復作人天得自在耶
큰 선인이여, 반드시 알아야만 하느니라. 비유하면 마치 저 개똥벌레가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의 이 광명이야말로 염부제(閻浮提)를 골고루 어느 곳이나 다 비출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개똥벌레가 지니고 있는 빛으로는 염부제를 어느 곳이나 다 골고루 비출 수 없느니라. 그와 같이 일체에 대하여 마음을 다스려 제어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실은 자재(自在)한 것이 아니니라.
011_0242_c_08L佛言大仙如汝所言是義不然若有自在則不屬他如是大仙若身自在云何後時得不自在
또 큰 선인이여, 만일 자재하다고 하는데 번뇌가 감퇴되어 구애됨이 적어지기도 하며, 번뇌와 걸림이 많아지기도 하면, 그러한 자재는 곧 자재가 아니니라. 또한 자재하다고 하더라도 그 자재 역시 자재한 것이 아니니, 만일 걸림에 자재하면 번뇌가 평등해지리니, 그러므로 중생은 줄어들지도 않고 늘어나지도 않느니라.”
011_0242_c_11L大仙當知如螢火虫起如是意我此光明能悉普遍照閻浮提彼螢火虫所有光明無有因緣能悉普遍照閻浮提如是一切不調御心無實自在
큰 선인이 말하였다.
“구담께서는 왜 번뇌를 끊지 않으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큰 선인이여, 번뇌는 명료하지 않나니, 나는 번뇌를 분명하게 알지만 그 번뇌를 끊지는 않느니라.”
011_0242_c_15L又復大仙若自在者煩惱減少狗煩惱多狗則自在則不自在亦爲自在是則自在亦不自在若狗自在煩惱平等是則衆生不減不增
큰 선인이 아뢰었다.
“만일 그와 같다면 당신은 곧 자재하신 분이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큰 선인이여, 그러하니라. 그와 같으니라. (번뇌가) 실제로 있다고 여기지 않기 때문에 나는 곧 자재하니라.”
011_0242_c_18L大仙人言瞿曇豈不斷煩惱耶佛言大仙煩惱不了我了煩惱非斷煩惱
011_0243_a_01L큰 선인이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그 말씀은 잠깐 중지하시고, 잠깐 미루어 두십시오. 만일 구담께서 지난번에 말씀하신, ‘부모가 화합하여 중생을 태어나게 한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중생이 많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서로 어울리는 일도 많아야 할 것이며, 욕락(欲樂)도 많이 받을 터인데 중생들은 적게 생겨나니 그 이치는 왜 그러합니까?”
011_0242_c_20L大仙人言若如是者汝則自在佛言大仙如是如是以不實故我則自在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큰 선인이여, 내가 이제 비유를 들어 그대에게 물으리라. 종자가 하나이면 하나의 나무가 나는 것과 같다. 그러나 그 한 종자로부터 자라난 하나의 나무에서는 한량없이 많은 열매가 열리지만, 그 한량없이 많은 열매는 종자를 배는 것도 있고 종자를 배지 못하는 것도 있나니, 그것은 또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011_0242_c_22L大仙人言瞿曇此言且止且住若瞿曇子向者說言父母和合生衆生者多有衆生多相和合多受欲樂少生衆生是義云何
선인이 대답하였다.
“구담이시여, 바람의 힘으로 인하여 나무 열매가 흔들려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011_0243_a_03L佛言大仙我今當以譬喩問汝如一種子則生一樹一子一樹生無量果彼無量果有任種子有不任者此復云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중생들의 결과도 그와 같은 것이어서 업(業)의 바람에 흩어지는 것이니라. 큰 선인이여, 꼭 알아야 할 것이다. 감추어진 속에 있으면서도 벌레에게 잡혀 먹히는 것처럼 조작이 있는 업의 바람에 의해 흩어져 없어지는 것이니라. 큰 선인이여, 나무 따위는 장애가 적고 중생은 장애가 많은 것임을 마땅히 알아야만 할 것이다.
011_0243_a_06L答言瞿曇風勢因緣散失樹子
또 큰 선인이여, 모든 중생들의 경계는 (망령된) 분별로부터 일어나느니라. 큰 선인이여, 모든 중생 세계의 마음과 마음으로 헤아리는 법은 곳곳마다 굴러다니는 것이 모두가 반연으로 인해 생긴 것임을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그 이치는 이미 설명하였거니와, 이와 같아서 큰 선인이여, 모든 중생들의 경계는 분별로부터 일어나는 것이니라.”
011_0243_a_07L佛言大仙諸衆生果亦復如是業風所散大仙當知有在藏中爲虫齧食有爲業風之所散壞
큰 선인은 그 말을 듣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그와 같습니다. 그와 같습니다. 구담께서는 저 한 가지 답하기 어려운 질문에 대해 이미 속 시원하게 깨끗이 설명하셨습니다. 또 구담이시여, 겁소(劫燒)11)의 이치에 대하여 무슨 뜻인지 다시 한 번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011_0243_a_09L大仙當知樹等少障衆生多㝵又復大仙諸衆生界從分別起大仙當知諸衆生界心心數法處處轉行皆有攀緣此義已說如是大仙諸衆生界從分別起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큰 선인이여, 그것은 무상(無常)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니라. 나는 이와 같이 법계의 겁소에 대하여 설명하리라. 큰 선인이여, 마땅히 알아야만 할 것이다. 만일 이 세계에 큰불이 일어나 다 타는 겁을 당하면 법계는 곧 둘이 될 것이니, 저와 같이 영원한 것이 있고, 또한 덧없는 것이 있다고 한다면, 일체의 여래가 진실한 말씀으로 해설한 것이 아니리라. 또 큰 선인이여, 만일 일체의 법은 모조리 덧없는 것이어서 변하고 달라지며 머무르지 않는다고 한다면 여래는 일체지의 사람이라는 이름할 것이니라.”
011_0243_a_14L大仙聞已作如是言如是如是瞿曇已淨此一難問又復瞿曇應當更說何義劫燒
큰 선인이 그 말을 듣고 나서 마나바(摩那婆)12)에게 이와 같이 말하였다.
“이런 분이야말로 여실하게 일체지(一切智)에 상응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011_0243_a_17L佛言大仙以無常故我如是說法界劫燒大仙當知若地劫燒法界則二如是有常亦有無常若如是者一切如來不實語說又復大仙若一切法皆悉無常變異不住如來得名一切智人
011_0243_b_01L부처님께서 큰 선인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여래로 하여금 겁소(劫燒)가 생기게 하지 않는다면, 일체 중생들은 시절(時節)을 알지 못할 것이며, 겁의 이름도 알지 못해서 혼란한 때를 알지 못하고, 좋은 때도 알지 못할 것이다. 큰 선인이여, 마땅히 알아야만 할 것이다. 만일 여래로 하여금 겁소가 있도록 하지 않는다면, 착하고 착하지 않은 업의 과보가 다른 줄을 아무도 아는 이가 없을 것이니라.
011_0243_a_22L大仙聞已爲摩那婆如是說言此名乃是如實相應一切智名
또 큰 선인이여, 이것이 바로 여래가 방편으로 불에 타서 다 없어지게 되는 겁[劫盡燒]이 있도록 방치해 두는 이유라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큰 선인이여, 모든 중생 등이 불에 다 타서 없어지는 겁이 있음을 믿고, 불에 타는 때를 당하게 될까 두려워하기 때문에 모든 중생들을 거두어서 복덕을 짓게 하고, 여래를 믿게 하는 것임을 마땅히 알아야만 하느니라.
011_0243_b_01L佛言大仙若使如來不放劫燒一切衆生不知時節不識劫名不識鬪時不識善時大仙當知若使如來不放劫燒若善不善業果報異皆無知者又復大仙應知此是如來方便放劫盡燒大仙當知諸衆生等信劫盡燒畏當燒故皆攝福德信於如來
또 큰 선인이여, 비유하면 마치 연호(涎呼)라고 하는 큰 구렁이가 있는데, 저 연호라는 구렁이는 눈으로도 부르고 귀로도 부르고, 코로도 부르고 입으로도 부를 수 있다. 그와 같이 큰 선인이여, 여래도 그와 같아서 보시(布施)로써 거두어들이며, 애어(愛語)ㆍ이익(利益)ㆍ동사(同事) 등으로 거두어들이느니라.
011_0243_b_08L又復大仙譬如有蟒名曰涎呼彼涎呼蟒眼亦能呼耳亦能呼鼻亦能呼口亦能呼如是大仙如來亦爾以布施攝愛語利益同事等攝
또 큰 선인이여,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불 속에 금을 던져 넣는 것은 금을 못 쓰게 하기 위하여 불 속에 넣어두는 것이 아니라, 잘 단련하여서 보배로 만들기 위한 것이니, 만일 그렇게 해서 보배로 만들면 귀한 값이 나가기 때문이니라. 큰 선인이여, 이런 이유 때문에 두드리고 달구어서 빛나고 깨끗하게 하는 것임을 마땅히 알아야만 하리라. 그와 같아서 큰 선인이여, 모든 불여래(佛如來)께서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불에 다 타버리는 겁을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니, 그렇다고 해서 어느 한 중생도 저 겁화에 타는 이도 없느니라.”
011_0243_b_12L又復大仙譬如有人置金火中非瞋金故置之在火爲令善熟寶相應故若寶相應則爲貴價大仙當知以是因緣打熟明淨如是大仙諸佛如來非無因緣放劫盡燒非有衆生劫火所燒
그때 큰 선인 광명거가 아뢰었다.
“희유한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불에 다 타서 없어지는 겁을 있게 하셨어도, 어느 한 중생도 겁화에 타는 이가 없습니까?”
011_0243_b_18L爾時大仙光明炬言希有世尊放劫燒火無一衆生劫火所燒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큰 선인이여, 한 중생도 여래 때문에 타는 이는 없느니라. 또 큰 선인이여, 비유하면 마치 시방에 내리는 가랑비와 같아서 여래의 숫자는 다시 그 보다도 더 많으니라. 10지(地) 보살도 그와 같이 위에 머물러 있나니, 이같이 머물러 있으면서 모두 몸소 중생들을 구제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해탈하게 하느니라.
011_0243_b_20L佛言大仙無一衆生爲如來燒又復大仙譬如十方雨微細雨如來之數復多於是十地菩薩亦復如是在上而住如是住已皆以自手救諸衆生令使解脫
011_0243_c_01L큰 선인이여, 마땅히 알아야만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중생들은 모든 여래와 모든 보살의 몸빛[身色]이 단정하고 엄숙한 모습을 보고 난 다음에 또 겁이 다함을 본다. 큰불이 나서 다 탄 다음에도 스스로 해탈하는 것을 보고는 크게 기뻐하는 마음을 내고 청정한 마음이 생겨서 이렇게 서원하여 말한다.
011_0243_c_01L大仙當知如是衆生見諸如來及諸菩薩身色端嚴如是見已復見劫盡大火燒已見自脫已心生歡喜淸淨心生如是願言
‘나도 저와 같이 중생들을 제도할 것이오며, 나도 저와 같은 몸빛이 단정하고 엄숙하게 될 것이요, 나도 저와 같이 몸에 금빛을 띄우게 할 것이라.’
011_0243_c_05L我亦如是度諸衆生我亦如是身色端嚴我亦如是身作金色
중생이 이미 이와 같은 마음을 낸 뒤에는 마음이 해탈하여 곧 아라한을 증득하는 이도 있을 것이니, 겁화를 보고 싫어해서 떠나야겠다는 마음을 내어 혹은 수다원(須陀洹)을 증득하는 이도 있을 것이며, 혹은 사다함(斯陀含)을 증득하는 이도 있을 것이요, 혹은 아나함(阿那含)을 증득하는 이도 있을 것이며, 혹은 아라한(阿羅漢)을 증득하는 이도 있을 것이요, 혹은 연각(緣覺)의 도를 증득하는 이도 있을 것이니라.
011_0243_c_07L衆生旣起如是心已有心解脫卽時證得阿羅漢者有見劫火心生厭離或有證得須陁洹者或有證得斯陁含者或有證得阿那含者或有證得阿羅漢者或有證得緣覺道者
혹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득하는 이도 있고, 혹은 맨 꼭대기 자리인 불퇴지(不退地)를 얻는 이도 있으며, 혹은 사천왕(四天王)의 처소에 태어나는 이도 있고, 혹은 33천(天)에 태어나는 이도 있으며, 혹은 야마천(夜摩天)에 태어나는 이도 있고, 혹은 도솔타천(兜率陁天)에 태어나는 이도 있으리라.
011_0243_c_11L或有證得無生法忍或有得上不退地者或有得生四天王處或有得生三十三天或有得生夜摩天者或有得生兜率陁天者
혹은 화락천(化樂天)에 태어나는 이도 있고,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 태어나는 이도 있으며, 범천(梵天)ㆍ범보천(梵輔天)ㆍ범중천(梵衆天)에 태어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차례로 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에 태어나는 이도 있고, 이와 같이 전륜성왕(轉輪聖王)ㆍ역전륜왕(力轉輪王)이나 천축(天竺)의 소왕(小王)이 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와 같이 큰 선인이여, 나아가서는 찰제리(刹帝利)나 바라문(婆羅門)이나 장자(長者) 등도 되느니라.
011_0243_c_15L或有得生化樂天者有生他化自在天者有生梵天梵輔梵衆如是次第乃至有生阿迦尼咤如是有得轉輪聖王力轉輪王天竺小王如是大仙乃至剎利若婆羅門若長者等
011_0244_a_01L큰 선인이여, 마땅히 알아야만 할 것이다. 이러한 방편 때문에 저들로 하여금 여래 색신(色身)의 모습을 보게 하면, 스스로 제 몸을 돌아보고는 크게 두려운 마음을 내어 해탈하게 될 것이요, 해탈하고 나서는 여래의 은혜를 알아서 여래의 은혜를 갚고, 여래를 친근히 하여 바른 법을 들을 것이니라. 이미 법을 듣고 나서는 법대로 닦고 배워서 방일(放逸)한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은 방편 때문에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나쁜 길에 들지 않게 하느니라.
011_0243_c_20L大仙當知以此方便令見如來色身相已自見己身生大怖畏得解脫已知如來恩報如來恩親近如來聽聞正法旣聞法已如法修學不放逸行以此方便令諸衆生不入惡道
또 큰 선인이여, 나아가 얼마쯤의 10지(地) 보살은 저 눈의 경계와 지니고 있는 땅의 경계가 또한 이 모든 중생들의 경계보다는 뛰어날 것이니, 저 중생들은 나고 죽음의 허물을 보고 일체 무여열반(無餘涅槃)의 경계에 들어갈 것이다. 큰 선인이여, 이 인연 때문에 불로 다 태워버려 모두 사라지게 하는 겁이 있도록 한 것임을 마땅히 알아야만 할 것이니라.”
011_0244_a_02L又復大仙乃至幾許十地菩薩彼眼境界所有地界復過於此諸衆生界彼諸衆生見生死過一切無餘涅槃界入大仙當知以此因緣放劫盡燒
그때에 큰 선인 광명거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석가(釋迦)는 6바라밀(波羅蜜)을 완전하게 갖춘 제일 거룩한 사람이다. 나의 이름을 부르지도 않고, 큰 선인이라고 말씀하시는구나. 나는 직접 이 분이 일체지(一切智)인지 일체지가 아닌지를 시험해 보았는데, 나는 이제 진실로 이 분이 일체지임을 알았으니, 나는 이제 그 진실한 이름을 불러야겠구나.’
011_0244_a_06L爾時大仙名光明炬心卽思惟此釋迦子——六波羅蜜具足大人第一勝人——不喚我字稱言大仙我自試看是一切智非一切智我今實知是一切智我今應當稱其實名
그때 큰 선인 광명거는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곧 부처님께 여쭈었다.
“큰 공덕 덩어리[大功德聚]요, 한량없는 지혜[無量智]를 가지신 분이며, 일체지를 지니신 분이시여, 다시 저를 위하여 말씀해 주옵소서. 저 중생들은 어느 곳에 화합합니까?”
011_0244_a_11L爾時大仙名光明炬旣思惟已卽白佛言大功德聚無量智者一切智者更爲我說彼諸衆生何處和合
부처님께서 큰 선인에게 말씀하셨다.
“중생들은 어느 곳에서도 화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하며, 중생은 평등과 화합한다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만 하리니, 바로 이것을 화합이라고 말하느니라. 중생은 1승(乘)과 화합하는 것임을 꼭 알아야만 하리니, 이것을 화합이라고 하느니라. 일체가 다 보살과 화합하나니, 무여열반의 경계에 있는 것을 이르는 말이니라. 큰 선인이여,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그와 같이 중생들은 화합하는 곳이 없느니라.
011_0244_a_14L佛言大仙當知衆生無處和合當知衆生平等和合是名和合當知衆生一乘和合是名和合一切皆是菩薩和合謂在無餘涅槃界處大仙當知衆生如是無處和合
큰 선인이여, 비유하면 갖가지 작은 하천과 큰 하천이 넓은 바다에 들어가고 난 뒤에는 모두 동일한 맛이 되는 것처럼, 그와 같이 큰 선인이여, 모든 중생의 경계도 온갖 번뇌가 다 없어지고 난 뒤에는 모두 해탈의 맛이며, 일체가 평등하여 보살과 화합하느니라.
011_0244_a_19L大仙當知譬如種種小河大河入大海已皆同一味如是大仙諸衆生界諸漏盡已皆解脫味一切平等菩薩和合
011_0244_b_01L또 큰 선인이여, 만일 모든 중생들이 생사의 바다에서 화합하면, 나는 그 합(合)은 바로 화합이 아니라고 말할 것이니라. 또 큰 선인이여, 비유하면 불나비가 바람이 불면 화합하고 바람을 여의면 곧 흩어지는 것처럼, 그와 같이 큰 선인이여, 모든 중생의 경계는 서로서로 업에 얽매어서 지옥으로 갈 업을 지으면 지옥에 태어나서 지옥과 화합하는 것이니라.
011_0244_a_23L又復大仙若諸衆生生死海中而和合者我說彼合非是和合又復大仙譬如飛蛾風吹和合離風則散如是大仙諸衆生界迭互業縛行地獄行生地獄中地獄和合
큰 선인이여, 중생은 이와 같이 서로서로 업에 얽매어서 아귀로 갈 업을 지으면 아귀에 태어나서 아귀와 화합하는 것이요, 축생으로 갈 업을 지으면 축생에 태어나서 축생과 화합하는 것이며, 인간과 하늘로 갈 업을 지으면 인간과 천상에 태어나서 인간이나 하늘과 화합하는 것임을 꼭 알아야만 하느니라.”
011_0244_b_05L大仙當知衆生如是迭互業縛行餓鬼行生餓鬼中餓鬼和合行畜生行生畜生中畜生和合行人天行生人天中人天和合
큰 선인이 다시 여쭈었다.
“일체에 자재하시고 일체지를 지닌 분이시며, 세간의 공양을 받을 만하신 분이시여, 다시 한 번 저를 위하여 말씀해 주옵소서. 이 인간에 태어난 아무개 중생은 어느 곳에서 어울려 살다가 여기에 와서 태어난 줄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011_0244_b_08L大仙復言一切自在一切智者世閒應供更爲我說云何得知此人中生某甲衆生何處和合而來生此
부처님께서 큰 선인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중생이 지옥에서 어울려 살다가 인간세계에 와서 태어난 이라면 서로 보기만 하여도 곧 악한 마음이 생기며, 피차(彼此)가 서로 미워하여 서로 보고는 혹은 두통을 앓거나 혹은 대변을 싸거나, 혹은 소변을 지리기도 하느니라. 큰 선인이여,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니, 이는 바로 지옥에서 어울려 살았던 중생으로서 인간세계에 태어난 모습이다. 인간세계에서 만일 그와 같은 모습이 있으면, 지옥에서 어울려 살다가 온 것이니, 마땅히 그와 같이 알아야 하느니라.”
011_0244_b_11L佛言大仙若有衆生於地獄中和合而來生人中者迭互相見則生惡心彼此相憎迭互相見或有頭痛或放大便或失小便大仙當知此是地獄和合衆生人中生相人中若有如是相者於地獄中和合而來應如是知
큰 선인이 다시 여쭈었다.
“세계의 광명이시며, 일체지를 지니신 분이시여, 다시 한 번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어떻게 축생세계에서 어울려 살다가 인간세계에 와서 태어난 줄을 알 수 있으며, 또 어떠한 모습이 있습니까?”
011_0244_b_17L大仙復言世界光明一切智者更爲我說云何得知於畜生中彼此和合來生人中復有何相
011_0244_c_01L부처님께서 큰 선인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의 전신(前身)이 축생세계에서 어울려 살다가 인간세계에 와서 태어났다면, 서로 보기만 하여도 곧 성내는 마음이 생기며, 다시 허물과 단점을 찾아서 항상 서로 틈만 엿보면서 괴롭히고 어지럽히려고 하나니, 큰 선인이여, 이것이 바로 축생세계에서 어울려 살았던 중생으로서 인간세계에 와서 태어난 모습이라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하느니라. 인간세계에 만일 그와 같은 모습이 있으면, 축생세계에서 어울려 살다가 온 것이니, 그와 같이 꼭 알아야 하느니라.
011_0244_b_20L佛言大仙若人前身於畜生中和合而來生人中者迭互相見則生瞋心更求過短常相伺便欲爲惱亂大仙當知此是畜生和合衆生人中生相人中若有如是相者於畜生中和合而來應如是知
또 큰 선인이여, 만일 사람의 전신이 아귀(餓鬼)세계에서 서로 어울려 살다가 인간세계에 와서 태어나면, 악취가 나는 것을 좋아하고 음식을 매우 탐하며, 아까워하고 인색하여 보시를 잘 하지 않느니라. 아귀의 세계에서 함께 살다가 왔으면 다른 이가 부유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서, 곧 시샘을 내고 남의 물건을 탐하느니라.
011_0244_c_02L又復大仙若人前身於餓鬼中和合而來生人中者愛樂臭氣性貪飮食慳惜不施於餓鬼中同處來者見其富樂則生嫉心悕望他物
큰 선인이여, 이것이 바로 아귀세계에서 어울려 살았던 중생으로서 인간세계에 태어난 모습임을 꼭 알아야 할 것이다. 인간세계에서 만일 이와 같은 모습이 있으면, 아귀의 세계에서 어울려 살다가 온 것이니, 마땅히 그와 같이 알아야 하느니라.
011_0244_c_06L大仙當知此是餓鬼和合衆生人中生相人中若有如是相者於餓鬼中和合而來應如是知
또 큰 선인이여, 만일 사람의 전신(前身)이 다른 인간세계에서 어울려 살다가 다시 인간이 되면, 그 사람끼리 서로 보기만 하여도 곧 음탕하고 애착하는 마음을 내나니, 인간세계에서 만일 그와 같은 모습이 있으면 본래 인간세계에서 어울려 살다가 온 것이다. 마땅히 그와 같이 알아야 하느니라.”
011_0244_c_09L又復大仙若人前身於人道中異處和合復爲人者彼人相見則生染心人中若有如是相者本於人中和合而來應如是知
저 큰 선인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천상에서 어울려 살다가 물러나 인간세계에 태어났다면, 어떠한 형상이 있으며, 또 무엇으로 그것을 알 수 있습니까?”
011_0244_c_13L彼大仙人問言世尊若天和合退生人中彼有何相復云何知
부처님께서 큰 선인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사람의 전신(前身)이 천상에서 어울려 살다가 물러나 인간세계에 와서 태어나면, 서로 보고는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서 헤어지지 못한다. 인간세계에 만일 그와 같은 모습이 있으면 본래 천상에서 어울려 살다가 온 것이니, 응당 그와 같이 알아야 하느니라.
큰 선인이여, 중생은 이와 같이 어울려 살다가 태어나는 원인과 모습이 있음을 꼭 알아야 하느니라.”
011_0244_c_15L佛言大仙若人前身天中和合來生人者迭互相見樂看不捨人中若有如是相者本於天中和合而來應如是知大仙當知衆生如是和合因相
그때 큰 선인 광명거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마음에 기쁨이 생겨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일체지를 구하지 않는 이가 있으면 그와 같은 중생은 온갖 하는 일이 아무 보람도 없고 부질없는 일이라서 얻을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까?”
011_0244_c_19L爾時大仙名光明炬聞佛說已心生歡喜而白佛言世尊若有不求一切智者如是衆生一切所作空無所獲
011_0245_a_01L그때 세존께서 광명거 큰 선인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질문한 것과 같아서 중생의 몸 안에 미세(微細)한 나[我]라는 것이 있다. 큰 선인이여, 이제 내 말을 잘 들어라. 만일 그것을 분별하여 중생이 된 이라면 그는 곧 중생의 미세한 나[我]를 분별할 수 있을 것이다.
011_0244_c_22L爾時世尊告光明炬大仙人言如汝所問衆生身內微細我者大仙當聽若有分別得衆生者彼則分別衆生細我
큰 선인이여, 마땅히 알아야만 할 것이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장님이라서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데, 다른 어떤 사람이 그에게 묻기를 ‘어떤 것이 흰색이냐?’ 하고 묻는다면,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장님은 일찍이 빛깔을 보지 못했을 터인데, 한 가지의 빛깔이라도 그것에 대하여 대답할 수 있겠느냐?”
011_0245_a_03L大仙當知譬如有人生盲無眼有人問言何者白色於意云何彼生盲人不曾見色能說如是一種色不
큰 선인이 대답하였다.
“대답할 수 없을 것입니다.”
011_0245_a_05L大仙答言不能說也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와 같고, 그와 같으니라. 큰 선인이여, 저 장님은 눈으로 일찍이 아무것도 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말할 수 없느니라. 나도 그와 같아서 중생의 미세한 나[我]를 보지 못하였느니라. 그런 까닭에 설명하지 못하느니라.
011_0245_a_06L佛言如是如是大仙彼生盲人眼不曾見故不能說我亦如是不見衆生微細內我是故不說
또 큰 선인이여, 눈[眼]은 미세한 나[我]가 아니기에 중생이니라. 이와 같아서 귀도 아니며, 코도 아니요, 혀도 아니며, 몸도 아니요, 뜻도 아니기 때문에 중생이라는 이름을 얻느니라.
011_0245_a_09L又復大仙眼非衆生如是非耳非鼻非舌非身非意得衆生名
또 큰 선인이여, 5취음(取陰)도 아니므로 중생이란 이름을 얻었으며, 18계(界)가 아니요, 12분(分)과 12인연(因緣)도 아니므로 중생이라는 이름을 얻느니라. 또 큰 선인이여, 또한 안이 공한 것[內空]도 아니므로 중생이란 이름을 얻었고, 또한 밖이 공한 것[外空]도 아니요, 안팎이 다 공한 것[內外空]도 아니므로 중생이란 이름을 얻었느니라.
011_0245_a_11L又復大仙非五取陰得衆生名非十八界非十二分十二因緣得衆生名又復大仙亦非內空得衆生名亦非外空非內外空得衆生名
큰 선인이여, 마땅히 알아야만 할 것이다. 눈은 한 생각 동안도 머무르지 아니하며 변화하여 움직여 멈추지 않는다. 그와 같이 귀ㆍ코ㆍ혀ㆍ몸ㆍ뜻 등도 모두 한 생각 동안도 머무르지 아니하며 변화하여 달라지고 멈추지 않느니라. 이와 같으니라.
011_0245_a_15L大仙當知眼念不住變異不停如是意等皆念不住變異不停如是
큰 선인이여, 5음도 역시 그러해서 한 생각 동안도 머무르지 아니하며, 변화하여 달라지고 멈추지 않느니라. 그와 같이 큰 선인이여, 서른여섯 가지 부정(不淨)한 물건도 다 한 생각 동안도 머무르지 아니하며 변화하여 달라지고 멈추지 않는 것이니, 이런 것들 속에는 중생이란 이름이 없느니라.
011_0245_a_18L大仙五陰亦爾一念不住變異不停如是大仙三十六種不淨之物皆念不住變異不停如是等中無衆生名
또 큰 선인이여, 색물(色物)이 화합한 수를 중생이라고 말하나니, 만일 사람이 생각하고 낱낱이 분별하여 관찰하면, 목숨[命]도 얻을 수 없고, 부특가야(部特伽耶:補特伽羅)를 양육할 수도 없으며, 또한 사람과 마나바(摩那婆) 등도 얻지 못할 것이다.
011_0245_a_21L又復大仙色物和合數名衆生若人思量分分觀察彼不得命不得養育富特伽耶亦不得人摩那婆等
011_0245_b_01L큰 선인이여, 만일 중생이 있으면 여래는 네 가지 거룩한 진리의 법[四聖諦法]을 말하지 않았을 것이며, 만일 중생이 없으면 그것이 곧 여래요, 만일 법을 모르면 화합하는 것처럼 집취(集取)하고, 마음처럼 취득(取得)할 것이니라.”
011_0245_b_01L大仙當知若有衆生如來不說四聖諦法若無衆生則是如來若不知法如和集取如心取得
그때 큰 선인 광명거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광명거는 오늘부터는 일체지(一切智)를 구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1대겁(大劫)을 하루 밤으로 삼고, 이와 같은 날수를 헤아려서 30일로 한 달을 삼고, 이와 같은 달수를 헤아려 열두 달을 한 해로 삼고, 이와 같은 햇수를 헤아려 1겁을 이루면,
011_0245_b_04L爾時大仙光明炬言世尊我光明炬自從今日求一切智世尊若一大劫爲一日夜數如是日三十爲月數如是月十二爲歲數如是歲以成一劫
세존이시여, 저는 차라리 이와 같은 끝없이 많은 겁 동안 불구덩이에 항상 살겠으며, 높고 큰 수미산은 물론, 나아가 아가니타(阿迦尼吒:色究竟天)에 이르기까지 저는 차라리 이와 같이 끝없는 겁 동안 그 산 위에 있으면서 생각 생각마다 스스로 몸을 던져 땅에 떨어질 것입니다. 겁화의 불에 타는 것처럼 5처(處)에서 불길이 활활 타오를 적에 저는 차라리 이와 같은 끝없는 겁 동안 항상 그와 같은 다섯 가지 불길로 스스로의 몸을 달구겠나이다.
011_0245_b_08L世尊我寧如是無邊劫中常住火坑須彌樓山高大乃至阿迦尼咤我寧如是無邊劫中在彼山上念念自墮投身在地如劫火燒五處熾然我寧如是無邊劫中常以如是五火自炙
세존이시여, 저는 차라리 그와 같은 고통을 받으면서 견뎌낼지언정, 끝내 일체지를 버리지 않을 것이오며, 일체지의 인연을 구하여 정진하되 저는 잠시도 쉬지 않겠나이다.”
011_0245_b_13L世尊我寧忍受如是等苦而終不能捨一切智求一切智因緣精進我不休息
그때 5통(通)의 여러 선인들은 모두 세존 가까이 와서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아뢰었다.
“저희는 오늘부터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구하겠으며, 힘닿는 데까지 부지런히 정진하겠나이다.”
011_0245_b_16L爾時五通諸仙人等皆近世尊復從座起白世尊言我從今日求阿耨多羅三藐三菩提如力所堪發勤精進
그때 세존께서는 선인들이 그와 같은 말을 하고 나자, 눈썹 사이에서 광명을 놓으셨다. 그 광명의 이름은 비니바제(毘尼婆帝)라 하였는데, 그 광명이 나와서는 시방을 두루 비추었고, 저 시방 처소에 계시는 일체 부처님의 눈썹 사이에서도 그와 같은 광명을 놓으셨다.
011_0245_b_19L爾時世尊卽於仙人如是語已眉閒放光——其光名曰毘尼婆帝此光出已普照十方彼十方處一切諸佛眉閒亦放如是光明
011_0245_c_01L비나바제 광명의 세력은 이 대지로 하여금 여섯 가지로 진동하게 하였으니,13) 우르르함[震]ㆍ두루 평등하게 우르르함[平等震]ㆍ흔들거림[動]ㆍ두루 평등하게 흔들거림[平等動]ㆍ들썩임[起]ㆍ두루 평등하게 들썩임[平等起] 하는 것이 그것이요, 서쪽이 높아지면 동쪽이 내려앉고, 남쪽이 높아지면 북쪽이 내려앉았으며, 시방 일체의 모든 불여래는 위에 계시면서 이 부처님 모임에 꽃을 뿌렸다. 하늘 북[天鼓]의 미묘한 소리는 매우 즐거워할 만하였고, 건달바왕은 5분악(分樂)을 지어서 여래를 공양하고 세존을 찬탄하였으며, 바람은 하늘 향을 날려서 여래에게 풍기게 하였다.
011_0245_b_23L毘尼婆帝光明勢力令此大地六種震動謂震等震等動平等起西高東下南高北下方一切諸佛如來在上雨華散此佛天鼓妙聲甚可愛樂乾闥婆王作五分樂供養如來讚歎世尊風吹天香以熏如來
보살들은 기뻐하면서 모든 영락(瓔珞)을 공중에 던져 여래의 위에 떠있게 하였으며, 화향(華香)ㆍ사르는 향[燒香]ㆍ묘만(妙鬘)ㆍ바르는 향[塗香] 등 여러 가지 향을 뿌렸고, 갖가지 아름다운 옷과 당기(幢旗)ㆍ일산(日傘)ㆍ비단으로 만든 번기(幡旗)를 여래께 공양하였다. 그리고 여러 하늘들은 기뻐하면서 허공에서 만다라(曼陀羅)와 대만다라를 뿌렸으며, 일체 대중들은 기쁜 마음을 발하여, 제 몸에 걸치고 있던 아름답고 고운 의복을 여래께 받들어 올렸다.
011_0245_c_06L菩薩歡喜以諸瓔珞擲置空中在如來上華香燒香妙鬘散種種香種種妙衣幢蓋繒幡供養如來諸天歡喜於虛空中雨曼陁大曼陁羅一切大衆心生歡喜己所著妙好衣服用奉如來
그때 이곳 석가여래로부터 나온 비니바제 광명은 위로 올라가서 마침내는 아가니타천의 모든 하늘 궁전까지 두루 이르렀고, 아래로는 아비지옥까지 이르렀다. 이와 같이 두루 비추고는 시방의 모든 불세존(佛世尊)을 둘러싼 뒤에 도로 돌아와서 세존의 정수리로 들어갔다. 그때 혜명(慧命) 수보리(須菩提)가 미묘한 게송으로 여래에게 간청하였다.
011_0245_c_11L爾時此處釋迦如來毘尼婆帝光明——上去乃至遍到阿迦尼咤諸天宮殿下去乃至阿鼻地獄——如是照已圍繞十方諸佛世尊然後還來入世尊頂爾時慧命須菩提以妙伽陁請如來曰

아침 해와 같으신 석가자(釋迦子)께서
광명 놓아 시방세계를 비췄나이다.
이것은 인연이 없지 않으리니
원컨대 저희 위해 말씀해 주소서.
011_0245_c_17L朝日釋迦子
放光照十方
此非無因緣
唯願爲我說

인주(人主)의 분신(奮迅)을 뵈옵고
여기 모인 대중들 모조리 의심하오며
또한 크게 기쁜 마음도 지닌 채
청정한 마음으로 바라나이다.
011_0245_c_19L見人主奮迅
此衆皆生疑
亦有歡喜意
淸淨心悕望

어떤 이는 두 손 모아 합장하옵고
혹은 훌륭하다 하는 이도 있사옵니다.
원컨대 여래께선 말씀해 주시어
이 중생들의 의심을 없애 주소서.
011_0245_c_20L或有人合掌
或有言善哉
唯願如來說
除斷衆生疑

공중에는 제석천왕과
세주(世主)인 대범천왕이
모두 기쁜 마음을 내어
진실한 여래의 공덕을 찬탄합니다.
011_0245_c_21L空中帝釋王
梵王世界主
心皆生歡喜
讚歎實功德

여러 하늘들은 허공에서
갖가지 미묘한 꽃을 뿌리며
모든 음악은 연주 없이도
저절로 울려 퍼지나이다.
011_0245_c_23L諸天虛空中
雨種種妙華
多有諸音樂
不擊自然鳴
011_0246_a_01L
그때 세존께서 곧 혜명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너 수보리야, 광명거 큰 선인을 보았느냐? 수보리야, 이 사람은 미래 세상의 월광(月光)세계에서 장차 부처님이 될 것이며, 명호는 비바시(毘婆尸) 여래ㆍ응공ㆍ정변지라 하리라. 이 현겁 중에 1천 여래의 맨 마지막 여래와 같은 때에 세상에 출현하리라.
011_0246_a_01L爾時世尊卽告慧命須菩提言汝須菩提見光明炬大仙人不須菩提人未來月光世界當得成佛號毘婆尸如來正遍知此賢劫中一千如來最後如來同時出世
수보리야, 만일 어떤 중생이 비바시여래의 이름을 들으면, 모두 위력을 입어 여의주(如意珠)와 같이 구하는 것을 모두 얻게 되리라. 수보리야, 8만 4천 큰 선인들이 이 법문을 듣고 불퇴지(不退地)의 자리를 얻었느니라.
011_0246_a_06L須菩提若有衆生聞毘婆尸如來名者皆蒙威力——如如意珠須者皆得須菩提八萬四千諸大仙人聞此法門得不退地
수보리야, 이들 일체는 미륵(彌勒)세존의 불법 안에서 10지(地)를 얻을 것이며, 다시 3백 겁을 지나면 자등명(自燈明)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부처님의 세계에 태어날 것이니라.
011_0246_a_09L菩提是等一切彌勒世尊佛法之中當得十地復三百劫生自燈明如來正遍知佛之世界
수보리야, 한량없이 많은 보살들이 이 법문을 듣고, 즉시에 수능엄(首楞嚴)삼매ㆍ음성지(音聲智)삼매ㆍ수승위(受勝位)삼매ㆍ여환(如幻)삼매ㆍ계승(界勝)삼매ㆍ혜왕(慧王)삼매ㆍ해장(海藏)삼매ㆍ지장(地藏)삼매ㆍ허공장(虛空藏)삼매ㆍ득광명(得光明)삼매를 얻으리라.
011_0246_a_12L須菩提無量菩薩聞此法門卽時皆得首楞嚴三昧音聲智三昧受勝位三昧如幻三昧界勝三昧慧王三昧海藏三昧地藏三昧虛空藏三昧光明三昧
수보리야, 또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억수의 여러 하늘 일체가 모두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을 것이며, 한량없이 많은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가 아라한을 증득하리라.
011_0246_a_17L須菩提有恒河沙億數諸一切皆得無生法忍無量比丘丘尼優婆塞優婆夷證阿羅漢
수보리야,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수의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사람과 사람 아닌 것 등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리라.
수보리야, 여래는 이 일을 보고서, 이 비니바제 광명을 놓아서 두루 비추었느니라.”
011_0246_a_19L須菩恒河沙數天夜叉乾闥婆阿修迦樓羅緊那羅摩睺羅伽人非人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須菩見是因緣如來放此毘尼婆帝光明普照
011_0246_b_01L그때 세존께서는 기쁜 마음으로 미소를 지으시면서 스스로 혀를 내시어 얼굴을 두루 덮으시니, 그 혀 안에서 한량없이 많은 빛깔을 내셨고, 또한 갖가지 빛깔을 내셨다. 이른바 청ㆍ황ㆍ적ㆍ백 등의 빛깔과 자색ㆍ파리색(頗梨色)이 그것이었으니, 그 빛은 한량없고 그지없이 많은 세계에 두루 이르고, 그런 연후에 도로 돌아와서 세존의 발로 들어갔다.
011_0246_b_01L爾時世尊怡然微笑出自舌根遍覆己面彼舌根中出無量色出種種色——所謂靑白等色紫頗梨色——遍至無量無邊世界然後還來入世尊足
그때 무진의(無盡意)보살은 자리에서 일어나 한 어깨의 의복을 정돈하고, 땅에 오른 무릎을 꿇고 합장하며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아무 인연이 없이는 웃지 않으시옵니다. 지금 세존께서는 무슨 인연으로 웃으셨나이까?”
011_0246_b_05L爾時無盡意菩薩從座而起整服一右膝著地合掌向佛白言世尊無因緣如來不笑今者世尊何因緣
그때 세존께서 무진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나는 믿지 않는 중생들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혀를 내어 웃은 것이니,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이와 같은 혀를 지니지 못하느니라.”
011_0246_b_09L爾時世尊告無盡意菩薩言善男我爲饒益不信衆生出舌而笑妄語人有如是舌
그때에 무진의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선남자와 선여인이 이 법문 가운데서 다른 이를 위하여 한 게송만이라도 연설하면 얼마만큼의 복을 얻겠습니까?”
011_0246_b_11L爾時無盡意菩薩白佛言世尊若善男子若善女人此法門中能爲他人演說一偈得幾許福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시방세계의 부처님이 볼 수 있는 경지를 다하여 부처님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경계의 부처님을 일체 다 공양하고, 온갖 음악으로 모두 공양하며, 나아가서는 모든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보배 탑을 만드는 공덕을 지었다 하자. 그런데 만일 또 남을 위하여 이 진실한 이치가 담겨져 있는 구절과 이 법의 한 게송만이라도 해설한다면, 그 복덕은 더욱 많아서 앞에 말한 복덕보다도 훨씬 뛰어날 것이다.
011_0246_b_14L佛言善男子方世界盡佛所見佛眼境界所有諸佛一切供養一切樂具皆以供養至諸佛入涅槃已爲作寶塔所有功若復有能爲他說此說實義句法門一偈得福甚多勝前福德
선남자야, 만일 이 훌륭한 법문을 연설하는 이에게 청정한 마음을 내어 ‘훌륭하십니다’ 하고 칭찬하면, 이와 같은 사람은 곧 일체의 부처님을 찬탄한 것이 되며, 만일 다시 그를 공양하는 이가 있으면 우리들(부처님)을 공양하는 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느니라.”
011_0246_b_19L善男子若於說此勝法門者生淸淨讚言善哉如是之人則爲讚歎一切諸佛若復有能供養之者與供養我等無有異
011_0246_c_01L그때에 세존께서 일체 대중들이 모여 있는 곳을 두루두루 자세히 살피셨다. 자세히 살피시고 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진실을 말하리라. 선남자여, 장차 어떤 처소가 있어서 어느 곳을 따라서든지 이 법문이 있는 그 처소에 머무르면, 일체 부처님께서 자세히 보살피시는 곳이 되리라.
011_0246_b_23L爾時世尊普遍觀察一切衆會旣觀察已說如是言我今實語善男子有地處隨於何處有此法門住彼地處爲一切佛之所觀察
선남자여, 이 법문은 장차 오는 세상에 염부제 안에서 중생들에게는 약(藥)과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만일 이와 같은 법문을 읽거나 외우거나 남에게 해설하는 세 가지를 닦고 실천하면, 그 사람은 곧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때에 법륜(法輪)을 청하여 굴리는 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으리라.
011_0246_c_04L善男子此法門者於當來世閻浮提中衆生如藥若有能於如是法門三種修行——若讀若誦若爲他說——彼人則與佛在世時請轉法輪無有差別
선남자야, 만일 이와 같은 법문을 베껴 쓰면, 그 사람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어려움 없이 쉽게 얻을 것이요, 일체 불장(佛藏)도 다 지닐 수 있으리라. 선남자야, 나쁜 길을 가는 이는 이와 같은 법문을 그 귓가에 스치지도 못할 것이니라.
011_0246_c_08L善男子若能書寫如是法門彼人易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則爲不難一切佛藏皆能住持
선남자야, 만일 어떤 중생이 이와 같은 법문을 한 번 귀에 스치기만 해도 사람의 몸을 버린 뒤에는 곧 청정한 부처님의 세계에 태어나리라. 선남자야, 만일 1천의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여 온갖 선근(善根)을 심은 것이 있으면, 이와 같은 법문이 비로소 그의 귓가를 스쳐 가리라.
011_0246_c_11L善男子行惡道如是法門不逕其耳善男子若有衆生如是法門一逕耳者捨人身已則生淸淨佛之世界善男子若有供養一千諸佛種諸善根如是法門乃逕其耳
선남자야, 선남자와 선여인이 이 법문을 듣고, 들은 다음에 믿음을 내어서, 받아 지녀 읽고 외우며 남을 위하여 해설하면, 나는 그 사람은 보리가 손에 쥐여져 있다고 말할 것이며, 나는 그 사람은 반드시 5안(眼)을 얻으리라고 말할 것이요, 이로부터 이후는 모든 감각기관이 하열(下劣)하지 않을 것이며, 목숨을 마치는 때에도 바른 생각을 잃지 않아서,
011_0246_c_16L善男子若善男子若善女人聞此法門聞已生信受持讀誦能爲他說我說彼人菩提在手我說彼人必得五眼自是已後諸根不劣臨命盡時不失正念
011_0247_a_01L 그 사람은 일체 부처님의 화집(和集)삼매ㆍ비로자나분신(毘盧遮那奮迅)삼매ㆍ다라니장(陀羅尼藏)삼매ㆍ주인계(珠印髻)삼매ㆍ수기(授記)삼매ㆍ관세인(觀世印)삼매ㆍ무자협(無字篋)삼매를 얻을 것이며, 일체법승(一切法勝)다라니와 단의(斷疑)다라니를 얻을 것이며, 제일의결정(第一義決定)다라니를 얻을 것이다. 이와 같은 등의 한량없는 백천 다라니문을 얻고 5통(通)을 얻어 마음을 따라 생각하고 물러나면 자재천(自在天)에 태어날 것이니라.”
011_0246_c_20L彼人當得一切諸佛和集三昧毘盧遮那奮迅三昧陁羅尼藏三昧珠印髻三昧授記三昧世印三昧無字篋三昧得一切法勝陁羅尼斷疑陁羅尼得第一義決定陁羅尼得如是等無量百千陁羅尼當得五通隨心憶念退生自在
그때 세존께서 문수사리법왕자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그대는 이미 많은 불세존을 공양하였으므로 곧 이와 같은 법문을 호념(護念)하고, 다시 곳곳에서 다른 이를 위하여 두루 해설할 수 있었느니라. 문수사리여, 어떠한가? 그대가 공경으로 공양하고 모셨던 부처님은 얼마이며, 존중하고 찬탄한 선근은 얼마인지 그 한계를 숫자로 헤아릴 수 있겠느냐?”
011_0247_a_03L爾時世尊告文殊師利法王子言殊師利汝已供養多佛世尊則能護念如是法門復能處處廣爲他說殊師利汝所供養恭敬給侍幾許諸尊重讚歎所有善根文殊師利意云何如是善根爲有邊際爲無邊可數量不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헤아릴 수 없을 것입니다.”
011_0247_a_10L文殊師利答言世尊可數量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만일 이 사바세계의 5탁(濁)으로 인하여 어지러운 때에 남을 위하여 이와 같은 법문을 자세히 해설하면, 그 복이야말로 앞에서 말한 것보다 훨씬 뛰어나리라.
011_0247_a_11L佛言文殊師利若能於此娑婆世界五濁亂時爲他廣說如是法其福過彼
문수사리여, 만일 그대가 다만 의복ㆍ음식ㆍ침상과 침구ㆍ탕약만으로 그러한 모든 불여래를 공양하고, 남을 위하여 이와 같은 법문을 해설하지 않았다고 하면, 그대는 부처님에게 곧 죄를 얻었을 것이니라.
011_0247_a_13L文殊師利若汝唯以衣飮食牀敷臥具病藥所須供養爾許諸佛如來不爲他說如是法門於彼佛則爲得罪
문수사리여, 만일 그대가 아직까지 한 분의 부처님을 공양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남을 위하여 이와 같은 법문을 자세히 해설하였다고 하면, 그대는 곧 일체의 여래를 공양한 것이나 다름이 없으리라.”
011_0247_a_16L文殊師利若汝不曾供養一佛爲他廣說如是法門則供養一切如來
세존께서 말씀하여 마치시자, 문수사리법왕자와 광명거 등 여러 큰 선인들, 일체의 대중들과 여러 하늘ㆍ인간ㆍ아수라ㆍ건달바 등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찬탄하였다.
011_0247_a_18L世尊說已文殊師利法王之子光明炬等諸大仙人切衆會幷諸天及阿修羅乾闥婆聞佛所說歡喜讚歎
第一義法勝經
己亥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좋은 과보(果報)를 가져올 만한 선한 행위를 의미한다.
  2. 2)『열반경涅槃經』에는 이항(二恒)이 ‘두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우바새[二恒河沙諸優婆塞]’라고 되어 있다. 우바새는 재가신도를 말한다.
  3. 3)박가범(薄伽梵)이라고도 쓰며, 세존(世尊), 중우(衆祐), 파정지(破淨地)라 번역한다. 『대지도론』 제3권에는 네 가지 뜻을 들어 설명하였다. ①바가(婆伽)는 덕을 말하고, 바(婆)는 유(有)를 말한 것으로 이는 덕이 있다는 뜻이다. ②바가는 분별, 바는 교(巧)라 이름하니, 이는 공교하게 모든 법의 총상(總相)과 별상(別相)을 잘 분별한다는 뜻이다. ③바가는 명성(名聲), 바는 유(有)를 말한 것으로, 명성을 얻은 것이 부처님과 같은 이가 없다는 뜻이다. ④바가는 파(破), 바는 능(能)이란 말로 능히 음(婬)ㆍ노(怒)ㆍ치(癡)를 없애버렸다는 뜻이다. 보통 바가범의 6의(義)라고 하니, 『불지론』 제1권에 있다. ①자재(自在), ②치성(熾盛), ③단엄(端嚴), ④명칭(名稱), ⑤길상(吉祥), ⑥존귀(尊貴)이다.
  4. 4)니건자(尼犍子ㆍ尼乾子), 니건타자(尼乾陀子), 니건타불달라(尼犍陀弗怛羅)라고도 하며, 번역하여 이계자(離繫子)ㆍ불계자(不繫子)ㆍ무결자(無結子)라 한다. 인도에 있는 외도의 1파. 늑사바(勒沙婆, abha)를 개조(開祖)로 하고, 고행(苦行)으로써 열반에 드는 것을 필수 조건으로 하므로, 항상 몸에 털을 뽑고, 옷을 입지 않고, 나체로 걸식하면서도 부끄러워할 줄을 모르므로 무참외도(無慚外道)라 한다. 또는 고행외도(苦行外道), 나형외도(裸形外道), 노형외도(露形外道)라고도 한다.
  5. 5)윤보(輪寶)를 굴리는 왕의 뜻으로, 전륜성제(轉輪聖帝), 줄여서 전륜왕, 윤왕(輪王)이라고도 한다. 수미(須彌) 4주(洲)의 세계를 통치하는 대왕이니, 몸에 32상(相)을 갖추었으며, 임금이 되면 하늘에서 보배바퀴[輪寶]가 생겨져서, 이 바퀴를 굴리며 사방을 위엄으로 정복한다고 한다.
  6. 6)아가니사탁(阿迦尼沙託), 아가니사타(阿迦尼師吒), 아가니슬체(阿迦抳瑟搋), 아가니타(阿迦膩吒), 아가니체(阿迦抳搋)라 음역하며, 줄여서 니사타(尼師吒), 니타(尼吒), 이타(二吒)라고 한다. 색구경천(色究竟天)이라 번역하며, 색계 18천(天)의 가장 위에 있는 하늘이다.
  7. 7)팔열지옥(八熱地獄) 중 가장 밑에 있는 대지옥(大地獄)을 말한다.
  8. 8)범어 Nārāyaṇa. 또는 나라연나(那羅延那), 나라야나(那羅野拏)라고도 하며, 번역하여 견고(堅固), 구쇄역사(鉤鎖力士), 인생본(人生本)이라 한다. 천상의 역사(力士)로서 그 힘의 세기가 코끼리의 백만 배나 된다고 한다.
  9. 9)대자재천(大自在天), 자재천(自在天), 위령제(慰靈祭)라고 번역한다. 색계의 정상에 있는 천신(天神)의 이름이다. 이 하늘을 예배하는 외도를 마혜수라 논사(論師)라고 한다.
  10. 10)불법(佛法)의 명맥을 이어 가는 비구를 높여 이르는 말이다. 들은 바가 많고 식견이 있는 비구에게는 지혜가 생명이라는 뜻이다.
  11. 11)겁화(劫火) 또는 겁진화(劫盡火)라고도 한다. 대(大) 3재(災)의 하나로서 세계가 괴멸하는 괴겁(壞劫) 때에 일어나는 큰 화재를 말한다. 이때에 일곱 개의 해가 하늘 위에 나타나 초선천(初禪天)까지는 모두 이 화재로 불태워진다고 한다.
  12. 12)또는 마납(摩納), 마납박가(摩衲縛迦), 마나바(摩那婆)라 하기도 하며, 번역하여 유동(儒童), 선혜(善慧), 연소정행(年少淨行)이라 한다. 석존이 연등불 처소에서 보살이던 때의 이름이다.
  13. 13)세간에 상서(祥瑞)가 있을 때에 대지(大地)가 진동하는 여섯 가지 모양. 첫째는 구역 『화엄경(華嚴經)』에 있는 말로서, ①동(動)은 흔들려서 불안한 것, ②기(起)는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가는 것, ③용(涌)은 솟아오르고 꺼져 내려가고 하여 출몰(出沒)하는 것, ④진(震)은 은은히 소리 나는 것, ⑤후(吼)는 꽝 하고 소리를 내는 것, ⑥각(覺)은 물건을 깨닫게 하는 것을 말한다. 앞의 세 가지는 모양이 변하는 것이고, 뒤의 세 가지는 소리가 변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반야경(大般若經)』에서는 동(動)ㆍ용(涌)ㆍ진(震)ㆍ격(擊)ㆍ후(吼)ㆍ폭(爆)이라 되어 있다. 둘째는 『대품반야경(大品般若經)』ㆍ『중음경(中陰經)』 등에서 말한 것으로서, 동용서몰(東涌西沒)ㆍ서용동몰ㆍ남용북몰ㆍ북용남몰ㆍ변용중몰(邊涌中沒)ㆍ중용변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