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1_0317_a_01L육도집경 제5권
011_0317_a_01L六度集經卷第五

오 강거국 사문 강승회한역
011_0317_a_02L吳康居國沙門康僧會譯

3. 인욕도무극장(忍辱度無極章)[여기에 13장이 있음]
011_0317_a_03L忍辱度無極章第三 此有十三章

인욕도무극(忍辱度無極)이란 어떠한 것인가?
보살은 깊이 생각하였다.
‘중생의 마음은 어리석어 스스로 막고 큰 체, 높은 체하며 항상 남을 이기려고 하며, 관작(官爵)과 국토와 6정의 좋음을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 만약 남이 가진 것을 보면 곧 어리석게 탐내고 질투한다. 안에는 탐욕과 질투가 들어 있고, 밖에는 성냄과 분노가 나타나서 행동하되 그칠 줄을 모르니, 그것은 미치고 취한 것이어서 오래 눈멀어 어둠에 처하고, 5도(道)에 전전하다가 태산지옥에서 태워지고 지져지며 아귀와 축생계에서 고통을 한량없이 쌓는다.’
보살은 이렇게 보고 곧 깨달아서 탄식하였다.
“중생이 살아서는 나라가 망하고 집이 파괴되고 몸이 위태롭게 되고 친족이 멸하는 이러한 환난이 있고, 죽으면 3도(道)의 허물이 있는 이유는 참는 마음을 품고 인자함을 행하지 않는 까닭에 그렇게 되는 것이다.”
보살은 깨닫고 곧 스스로 맹세하였다.
“내가 차라리 끓는 물이나 타는 불의 형벌과 도마에 난도질되고 소금으로 절여지는 환난을 당할지언정 끝까지 성낸 독기를 중생에게 가하지 않으리라. 대저 참지 못할 것을 참는 것은 만복의 근원이 것이다.”
이렇게 자각한 뒤로 세세에 자비를 행하여서 중생이 자기를 꾸짖고 욕하고, 때리고, 재산과 처자와 국토를 빼앗고, 몸을 위태롭게 하고, 목숨을 해치더라도 보살은 곧 모든 부처님의 참는 힘의 복으로써 독한 성냄을 없애고, 자비로 연민히 여기어 건지고 보호하며, 만약 그가 허물을 면하면 그를 위하여 기뻐하느니라.
011_0317_a_04L忍辱度無極者厥則云何菩薩深惟衆生識神以癡自壅貢高自大常欲勝彼官爵國土六情之好己欲專焉若睹彼有愚卽貪嫉貪嫉處內瞋恚處外施不覺止其爲狂醉長處盲冥展轉五道太山燒煮餓鬼畜生積苦無量菩薩睹之卽覺悵然而歎衆生所以有亡國破家危身滅族生有斯死有三道之辜皆由不能懷忍行使其然矣菩薩覺之卽自誓曰寧就湯火之酷葅醯之患終不恚毒加於衆生也夫忍不可忍者萬福之原矣自覺之後世世行慈衆生加己罵詈捶杖奪其財寶妻子國土危身害命菩薩輒以諸佛忍力之福迮滅毒恚慈悲愍之追而濟護若其免咎爲之歡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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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보살이 세상이 더럽고 흐려 임금과 신하가 무도하며, 참된 것을 등지고 삿된 데로 향하여 인도하고 교화하기 어려움을 보고, 지혜를 숨기고 몸을 감추어 무덤 사이에서 인욕의 수행을 익혔다.
그런데 거기에 송아지가 있었다. 늘 그의 똥오줌을 가져다가 음식을 삼아 연명하고 뜨거운 노천에서 참선을 하니, 얼굴이 추하고 검어져서 사람들이 모두 미워하였다. 나라 사람들이 그를 보고 또 말하였다.
“이 땅에 귀신이 있다.”
그리고는 보는 자마다 침 뱉고 욕하며 흙덩이와 돌로 때리었다. 그러나 보살은 조금도 성냄이 없고 인자한 마음으로 불쌍히 여겨 말하였다.
“불쌍하구나. 이 사람들은 부처님의 경을 보지 않고 이런 나쁜 짓을 하는구나.”
그리고는 맹세하였다.
“내가 여래ㆍ무소착ㆍ정진각도자(正眞覺道者)가 되어서 반드시 이들을 제도하리라.”
보살은 법인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法忍度無極], 인욕(忍辱)을 행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17_a_21L昔者菩薩睹世穢濁君臣無道背眞向邪難以導化故隱明藏影處于塚閒習其忍行塚閒有牛犢常取其屎尿以爲飮食連其軀命暴露精思顏貌醜黑人皆惡焉國人睹更相告曰斯土有鬼見者靡不唾土石撲之菩薩無絲髮之恚慈心愍曰痛夫斯人不睹佛經而爲斯惡誓曰吾爲如來無所著正眞覺道者必度茲焉菩薩法忍度無極行忍辱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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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보살이 이름은 섬(睒)이었다. 항상 큰 자비심을 품어 윤택이 중생에게 미쳤다.
여러 우매한 사람들이 3존을 보지 않음을 슬퍼하고 불쌍히 여기면서 그 부모를 모시고 산택에 살았다. 부모가 나이 연로하매 두 눈이 멀었는데 섬이 매우 슬퍼하였고 그것을 말하면 울었다. 밤에도 늘 세 번씩 일어나서 춥고 더운 것을 살펴 문안하니 지극한 효성의 덕의 향기[德香]가 하늘을 감동시켰고, 지기(地祇)와 해룡(海龍)과 나라 사람들이 모두 알았다.
부처님의 10선(善)을 받들어서 중생을 죽이지 않고, 길에 흘린 것도 줍지 않으며, 동정(童貞)을 지켜 장가들지 않으니, 몸의 화근이 모두 그쳤다. 이간하는 말ㆍ참소ㆍ비방ㆍ사특ㆍ허위 따위 입의 허물을 다 없애고, 마음속의 여러 가지 더러운 질투ㆍ성냄ㆍ탐욕 따위 마음의 때를 모두 가라앉혔으며, 선(善)에는 복이 있고, 악에는 재앙이 있음을 믿으며, 풀과 띠로 지붕을 이고 쑥으로 자리를 삼아서 청정하여 욕심이 없으니, 뜻이 천금(天金)과 같았다. 산에는 흐르는 샘이 있어서 그 속에서 연꽃이 났고, 여러 가지 달고 맛난 과실이 그 둘레에 있었다. 일찍 일어나서 과실을 땄지만 먼저 먹어 본 적이 없었다. 그 어짊이 멀리 비치매 새와 짐승들도 믿고 따랐다.
양친이 목이 마르다 하매 섬이 물을 길러 갔다. 그때 가이국(迦夷國)의 왕이 산에 들어와서 사냥을 하는데 활을 쏘아 사슴을 잡으려다가 잘못하여 섬의 가슴에 화살이 맞았다. 화살의 독이 퍼져 나가니 그 아픔을 말할 수 없었다. 좌우를 돌아보고 울면서 크게 말하였다.
“누가 한 화살을 가지고 세 명의 도사(道士)를 죽이느냐? 우리 부모님이 늙으셨고 또 모두 눈까지 머셨으니, 하루아침에 내가 없어지고 보면 그분들도 따라서 돌아가실 수밖에 없다.”
또한 목소리를 높여 슬프게 말하였다.
“코끼리라면 상아가 있고 물소라면 뿔이 있고 비취새라면 그 털이 있다. 상아도 뿔도 빛나는 털도 없는 나를 무엇 때문에 죽이느냐?”
왕이 슬픈 소리를 듣고 말에서 내려서 물었다.
“너는 깊은 산에서 무엇을 하느냐?”
“나는 양친을 모시고 이 산중에 있으면서 세상의 더러움을 제거하여 도를 배워 나갑니다.”
011_0317_b_09L昔者菩薩厥名曰睒常懷普慈逮衆生悲愍群愚不睹三尊將其二親處于山澤父母年耆兩目失明爲悲楚言之泣涕夜常三興消息寒至孝之行德香熏乾地祇海龍國人竝知奉佛十善不殺衆生道不拾守貞不娶身禍都息兩舌惡罵言綺語譖謗邪僞口過都絕中心衆嫉恚貪餮心垢都寂信善有福惡有殃以草茅爲廬蓬蒿爲席淸淨無欲志若天金山有流泉中生蓮華果甘美周旋其邊夙興採果未嘗先其仁遠照禽獸附恃二親時渴行汲水迦夷國王入山田獵彎弓發矢射山麋鹿誤中睒胸矢毒流行其痛難言左右顧眄涕泣大言誰以一矢殺三道士者乎吾親年耆又俱失明一朝無我普當殞命抗聲哀曰象以其犀以其角翠以其毛吾無牙角光目之毛將以何死乎王聞哀聲下馬問曰爾爲深山乎荅曰吾將二親處斯山中除世衆穢學進道志
왕이 듣고 눈물을 흘리고 매우 슬퍼하면서 말하였다.
“내가 어질지 못하여서 많은 생명을 잔인하게 죽였고, 또 지극한 효자를 죽였구나.”
이에 큰 소리로 슬퍼하였다.
“이를 어찌하면 좋으냐?”
여러 신하들도 모두 목메어 울었다.
왕이 거듭 말하였다.
“내가 한 나라의 힘으로써 그대의 목숨을 구하리라. 어버이의 계신 곳은 어디인가 알려 달라. 내가 자백하여 사과하고자 하노라.”
“저 작은 길로 가면 얼마 안 가서 작은 초막이 있는데 우리 양친이 거기 계십니다. 나를 위하여 어버이께 말씀드려 주십시오. 이제부터 길이 이별이오니 바라옵건대 여년(餘年)을 마치시도록 아예 생각을 마시라고.”
마지막 기운을 내어 슬퍼하고는 문득 숨이 끊어지니, 왕과 군사들이 또 한 번 애통해 하며 가리킨 길을 찾아서 그 어버이의 처소에 이르니, 왕을 따르는 무리가 여럿인지라 초목에 버석버석 소리가 났다. 두 어버이가 듣고 그 이상한 인기척을 의심하여 말하였다.
“거 누구십니까?”
“나는 가이국의 왕입니다.”
“임금님께서 여기를 오시다니 황송하옵니다. 여기 풀자리나마 좀 쉬십시오. 단 과일이 있습니다. 우리 아들이 물을 길러 갔으니, 이제 곧 돌아올 것입니다.”
왕이 그 어버이가 사랑으로써 아들을 기다리는 것을 보고 거듭 목이 메었다.
011_0317_c_07L王聞睒哽噎流淚甚痛悼之吾爲不仁夭物命又殺至孝擧哀云奈此何臣巨細莫不哽咽王重曰吾以一國救子之命願示親所在吾欲首過便向小徑去斯不遠有小蓬廬吾親在爲吾啓親自斯長別幸卒餘年無追戀也勢復擧哀奄忽而絕王逮士衆重復哀慟尋所示路到厥親所王從衆多草木肅肅有聲二親聞之疑其異人行者何人王曰吾是迦夷國王親曰王翔茲甚善斯有草席可以息涼甘果可食吾子汲水今者且王睹其親以慈待子重爲哽噎
011_0318_a_01L왕이 어버이에게 말하였다.
“내가 두 도사께서 사랑으로써 아들을 기다리는 것을 보니, 마음이 한량없이 아픕니다. 도사의 아들 섬을 내가 쏘아 죽였습니다.”
어버이가 놀라서 떨면서 말하였다.
“내 자식을 무슨 죄로 죽였다는 것입니까? 자식은 마음이 어질어서 땅을 밟아도 항상 땅이 아파할까 두려워하는 놈인데, 그 무슨 죄가 있기에 대왕은 죽이셨습니까?”
“지극한 효자요, 실로 높은 현자인 것을 내가 사슴을 쏘다가 잘못 맞춰서 그렇게 된 것일 뿐입니다.”
“자식이 이미 죽었다면 장차 무엇을 믿겠습니까? 나도 이제 죽을 것이니, 원컨대 대왕은 우리 두 늙은이를 끌어다가 자식의 주검 곁에 놓아 주시오. 정말 죽었나를 보고 같이 재가 되고 흙이 되겠습니다.”
왕이 어버이의 말을 듣고 또 한 번 애통해 하면서 손수 그 어버이를 이끌고 주검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아버지는 그의 머리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어머니는 그의 발을 끌어안고 입을 빨고 발을 핥으면서 한 손으로는 상처를 어루만지고 또 한 손으로는 자기 가슴을 치고 뺨을 치면서 머리를 우러르고 부르짖었다.
“천신, 지신과 목신(木神)과 수신(水神)이시여, 내 아들 섬이 부처님을 받들고, 법을 믿고, 성현을 존경하고, 어버이에 효성하며, 한없이 넓은 어짊을 품어서 덕이 초목에 미치는 줄 압니다.
만약 자식이 과연 부처님을 받들고 지극한 효성이 있어서 하늘이 아실진대 마땅히 화살이 뽑히고 중독이 소멸되어서 자식이 살아나 그 지극한 효성을 다하게 하옵소서. 자식의 행실이 그렇지 않다면 제 말도 성실(誠實)한 것이 아니오니 마땅히 죽어서 함께 재와 흙이 되게 하소서.”
천제석과 사천대왕(四天大王)과 지기(地祇)와 해룡(海龍)이 그 어버이의 슬픈 소리를 듣고 그 말들을 믿어서 모두 소동(騷動)하였다.
011_0317_c_20L謂親曰吾睹兩道士以慈待子吾心切悼甚痛無量道士子睒者吾射殺之親驚怛曰吾子何罪而殺之乎子操仁惻蹈地常恐地痛其有何罪而王殺之王曰至孝之子實爲上賢吾射麋鹿誤中之耳子已死將何恃哉吾今死矣惟願大王牽吾二老著子屍處必見窮沒庶同灰土王聞親辭又重哀慟自牽其親將至屍所父以首著膝上母抱其足嗚口吮足各以一手捫其箭瘡椎胸搏頰仰首呼曰天神地神樹神水神吾子睒者奉佛信法尊賢孝親懷無外之弘仁潤逮草木又曰若子審奉佛至孝之誠上聞天者當拔出重毒消滅子獲生存卒其至孝之行子行不然吾言不誠遂當終俱爲灰土天帝釋四天大王地祇海龍聞親哀聲信如其言靡不擾動
제석이 내려와서 그 어버이에게 말하였다.
“이 지극히 효성스러운 아들을 내가 능히 살려 주리라.”
하늘의 신약(神藥)을 섬의 입 속에 흘려 넣으니, 섬은 홀연히 소생하였다. 부모와 본인은 물론 왕과 신하와 따라온 자들이 슬픔과 기쁨이 뒤섞이어 또 한 번 소리내어 울었다.
왕이 말하였다.
“부처님을 받들고 극진한 효도를 한 덕이 이에 이른 것이로다.”
드디어 여러 신하들에게 명하였다.
“이제부터 이후로는 온 나라 인민들이 다 부처님의 10덕의 선을 받들고, 섬과 같은 지극한 효행을 닦으라.”
온 나라가 따랐고, 그런 뒤로는 나라가 풍족하고 백성이 편안하여 드디어 태평세계가 되었다.
011_0318_a_15L帝釋身下謂其親曰斯至孝之子能活之以天神藥灌睒口中忽然得父母及睒王逮臣從悲樂交集復擧哀王曰奉佛至孝之德乃至於遂命群臣自今之後率土人民奉佛十德之善修睒至孝之行一國則然後國豐民康遂致太平
011_0318_b_01L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세세에 모든 부처님을 받들고 지극한 효행을 하였기 때문에 덕이 높아지고 복이 융성하여져서 드디어 하늘 중의 하늘로서 삼계에 독보하게 되었느니라. 그때 섬은 바로 나였으며, 국왕은 아난이었고, 섬의 아버지는 지금 나의 아버지였으며, 어머니는 지금 나의 어머니 사묘였고, 천제석은 미륵이었느니라.”
보살은 법인(法忍)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지계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18_a_22L佛告諸比丘吾世世奉諸佛至孝之行德高福盛遂成天中之天三界獨步時睒吾身是國王者阿難是睒父者吾父是母者吾母舍妙是天帝釋者勒是也菩薩法忍度無極行忍辱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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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보살이 한때 바라문이 되었다. 이름은 찬제화(羼提和)였는데, 산택에 처하여서 나무 밑에서 정밀하게 사유하고, 과실과 샘물로써 음식을 삼았으며, 안으로 번뇌가 다 없어졌고, 비고 고요한 곳에 처하여서 널리 6통을 밝혀 다 알아 얻으니, 슬기로운 이름과 인격의 향기가 팔방 상하에 사무쳤다.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연일각과 응진 성중들이 칭찬하지 않음이 없었고, 제석과 범천왕과 사천왕ㆍ해룡ㆍ지기(地祇)들이 아침저녁으로 경건하게 합장하고 머리를 조아리고 교화의 가르침을 받았으며, 그 나라를 옹호하니, 바람과 비가 순조롭게 때를 맞췄고, 오곡이 풍족하게 익었으며, 독이 사라지고 재앙이 없어졌으며, 군신(君臣)이 번성하였다.
그때 왕의 이름은 가리(迦梨)였다. 산에 들어가서 사냥을 하다가 사슴을 쫓아서 그 발자국을 찾았더니, 보살의 앞으로 지나간지라, 왕이 도사에게 물었다.
“짐승의 발자국이 이리로 지나갔는데 그것이 어디로 갔느냐?”
보살이 속으로 생각하였다.
‘중생이 불안하게 움직이는 것이 오직 몸과 목숨 때문이다. 죽는 것을 무서워하고 살기를 탐하는 것이 나의 마음과 무엇이 다르랴. 내가 만약 왕에게 말하면 학살하여 어질지 않으리니 죄가 왕과 같아지고, 만약 보지 못하였다고 하면 내가 속이는 것이 된다.’
마음속으로 난처해서 머리를 숙이고 말하지 않았다.
011_0318_b_04L昔者菩薩時爲梵志名羼提和處在山澤樹下精思以果泉水而爲飮食內垢消盡處在空寂弘明六通得盡知之智名香熏聞八方上下十方諸緣一覺道應儀聖衆靡不咨嗟梵四王海龍地祇朝夕肅虔叉手稽稟化承風擁護其國風雨順時穀豐熟毒消災滅君臣熾盛其王名迦梨入山畋獵馳逐麋鹿尋其足迹歷菩薩前王問道士獸迹歷茲其爲如行乎菩薩默惟衆生擾擾唯爲身畏死貪生吾心何異哉吾儻語王虐殺不仁罪與王同儻云不見吾爲欺矣中心恧然低首不云
011_0318_c_01L왕이 곧 노하였다.
“죽여서 마땅할 거지야, 내가 현재 제왕으로서 한 나라의 어른이거늘, 묻는데 즉시 대답하지 않고 거짓으로 머리를 숙이고 있느냐?”
그 나라의 체수조(揥手爪)가 말하였다.
“그렇지 않은가?”
보살은 딱하기만 하였다.
“아니거든 왕께 못 보았다고 하라.”
왕이 말하였다.
“짐승의 발자국이 이리로 지나갔는데 못 보았다고 한다는 말이냐? 왕의 세력은 자재(自在)한 것이다. 능히 너를 죽이지 못할 줄 아느냐?”
보살이 말하였다.
“저는 왕의 결정을 따르겠습니다.”
“너는 누구냐?”
“저는 인욕(忍辱)하는 사람입니다.”
왕이 노하여서 칼을 빼어 그의 오른팔을 끊었다.
보살이 생각하였다.
‘내가 높은 도에 뜻을 두고 다투는 일이 없는데도 이 왕은 오히려 내게 칼질을 하니, 하물며 일반 백성들이랴. 원컨대 부처가 되어서 반드시 먼저 제도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그 악을 본받음이 없게 하리라.’
왕이 또 말하였다.
“너는 누구냐?”
“저는 인욕하는 사람입니다.”
왕은 또 그의 왼팔을 끊었다. 이렇게 한 번 묻고 한 번 끊어서 그의 다리를 끊고 귀를 끊고 코를 끊으니, 피가 샘솟듯 하여 흘렀으며, 그 아픔이 한량 없었다.
천지가 진동하고 해가 어두워졌다.
011_0318_b_18L王卽怒曰當死乞人吾現帝王一國之尊問不時對而佯低頭乎其國名揥手爪曰菩薩惆悵揥手爪曰不乎示王以爲不見獸迹歷茲而云不見王勢自在爲不能戮爾乎菩薩曰吾聽王王曰爾爲誰耶吾忍辱人王怒拔劍截其右臂菩薩念曰吾志上道與時無諍斯王尚加吾刃豈況黎庶願吾得佛必先度之無令衆生效其爲惡也王曰若爲誰乎吾忍辱又截其左手一問一截截其腳其耳截其鼻血若流泉其痛無量地爲震動日卽無明
사천대왕이 모두 함께 내려와서 같은 소리로 성내어서 말하였다.
“이 왕의 가혹함이 아무도 이와 같기 어려울 것이다.”
도사에게 말하였다.
“언짢은 마음을 없이 하시라. 우리가 왕과 그의 처자를 베고 아울러서 나라를 멸함으로써 그 악함을 드러내리라.”
도사가 대답하였다.
“그 무슨 말씀입니까? 이 앙화는 내가 전 세상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지 않고 저에게 독해를 가하였기 때문에 악한 짓을 한 앙화가 마치 그림자가 형체에 매인 것처럼 쫓아온 것입니다.
예전에 조금 심은 것을 지금에 많이 거두는 것이니, 내가 만약 천왕의 뜻에 순종한다면 그 앙화가 하늘땅과 같아서 여러 겁 동안 그 죄를 받아도 끝이 없을 것입니다.”
백성들이 천지의 변을 보고 달려와서 머리를 조아리면서 사과하여 말하였다.
“도사께서 여기 계시면서 나라를 도와서 윤택하게 하시고 재앙을 물리치고 병을 없애 주셨는데, 이 지극히 어리석은 임금이 옳고 그름을 알지 못하고, 거취가 밝지 못하여서 성인께 악을 가한 것이오니, 오직 원컨대 성인께서는 우리들에게 상제(上帝:사천대왕)의 보복이 없게 하여 주소서.”
보살이 대답하였다.
“왕이 무고한 악으로써 아픔을 내 몸에 가하였으니, 내가 이를 불쌍히 여기기를 마치 착한 어머니가 그 갓난애기를 불쌍히 여기듯 하였거늘 백성에게 무슨 허물이 있기에 원망하리요. 만일 의심이 되거든 내 끊어진 팔을 가지고 오라.”
백성이 곧 집으니 그 끊어진 팔에서 젖이 흘렀다.
보살이 말하였다.
“내가 자비로운 어머니의 사랑을 지녔기 때문에 이제 그 표신이 여기 나타난 것이다.”
백성들이 그 넓은 믿음을 보고 모두 감화를 받고 기뻐하면서 물러갔다.
011_0318_c_08L四天大王僉然俱臻同聲恚曰斯王酷烈其爲難齊謂道士曰無以污心吾等誅王及其妻子幷滅一國以彰其惡道士答曰斯何言乎此殃由吾前世不奉佛教加毒于彼爲惡禍追猶影之繫形矣昔種之少而今獲多吾若順命禍若天地累劫受咎豈可畢哉黎民睹變馳詣首過齊聲而曰道士處茲景祐潤國禳災滅疫而斯極愚之君不知臧否不明去就惡加元聖惟願聖人無以吾等報上帝也菩薩答曰王以無辜之惡痛加吾身吾心愍之猶慈母之哀其赤子也黎庶何過而怨之乎有疑望爾捉吾斷臂以來民卽捉之湩交流吾有慈母之哀今其信於茲民睹弘信靡不稟化欣懌而退
011_0319_a_01L보살에게 아우가 있었는데 역시 도의 근본을 본 이었다. 다른 산에 있다가 천안통으로써 보니, 천신과 귀신ㆍ용들이 회의를 하는데, 왕의 악함에 분노를 품지 않는 이가 없었다. 형에게 덕을 손상하는 마음이 있을까 두려워하여 신족으로써 형의 처소에 가서 말하였다.
“상한 데가 있습니까?”
“아니다. 네가 나의 믿음을 알고자 하거든 끊어진 팔다리ㆍ귀ㆍ코를 제자리에 붙여 보라. 회복되면 곧 내가 믿은 것이니라.”
아우가 붙이니 곧 회복되었다.
형이 말하였다.
“나의 넓고 인자한 믿음이 이제 나타난 것이로다.”
천신과 지기가 슬퍼하다가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으며, 머리 조아려 선을 칭송하고, 다시 서로 권하고 인도하여 높은 수행에 뜻을 두고 계를 받고 물러갔다.
이런 뒤로는 해와 달이 빛이 없고 5성(星)이 법도를 잃었으며, 요괴(妖怪)가 연달았고, 마르고 가물어서 곡식이 귀하니, 백성들이 살 수 없어서 그 왕을 원망하였다.
011_0319_a_01L菩薩有弟亦睹道元處在異山以天眼徹視睹天神鬼龍會議王惡靡不懷忿懼兄有損德之心以神足之兄有所中傷乎答曰不也爾欲照吾信取斷手足耳鼻著其故處復者卽吾信矣弟續之卽復兄曰吾普慈之信于今著矣天神地祇靡不悲喜稽首稱善更相勸導進志高行受戒而退自斯之後日月無光五星失度妖怪相屬枯旱穀貴民困怨其王也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찬제화는 나였고, 아우는 미륵이었으며, 왕은 나한(羅漢) 구린(拘隣)이었느니라.”
보살은 법인(法忍)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인욕을 행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19_a_11L佛告諸比丘時羼提和者卽吾身是弟者彌勒是王者羅漢拘鄰是菩薩法忍度無極行忍辱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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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보살이 가난한 집에 태어나니 그 집에서 기르지 못하고 속옷으로 싸서 밤에 사람이 없을 때 가만히 네거리에 두고 아울러서 돈 1천도 그 길에 놓아 두었다.
나라 풍속이 그 날을 좋은 날이라 하여 온 나라 사람들이 들에 모여서 군자나 소인이나 각각 그 무리끼리 성찬(盛饌)을 장만하고 즐겼다.
바라문이 노는 것을 보고 모인 자들을 칭찬하여 말하였다.
“아아, 오늘 모인 자의 구별이 마치 뉘가 없는 것과 같아서 그 향기가 대단하구나. 만약 오늘 낳는 아들ㆍ딸이라면 귀하고도 어진 사람이 될 텐데.”
자리에 한 부호가 있었는데 아들이 없었다. 듣고서 속으로 기뻐하면서 사람을 사방에 놓아서 혹 버린 아들이 없는가 찾아보게 하였다.
심부름꾼이 길 가던 사람에게 물었다.
“버려진 아이를 보았는가?”
길 가던 사람이 말하였다.
“어느 홀어머니가 데려갔다.”
사람을 시켜 찾아서 그가 있는 곳을 알고 가서 말하였다.
“나는 4성의 부자로서 아들이 없는데 그대가 아기를 주면 많은 재산을 얻으리라.”
홀어미가 좋다고 하고 돈을 받고 아기만 보내면서 욕심껏 재산을 요구하여 뜻대로 얻어 내었다.
011_0319_a_14L昔者菩薩生於貧家貧家不育以褺裹之夜無人時默置四街幷錢一千送著其道國俗以斯日爲吉祥之日率土野會君子小人各以其類盛饌快樂梵志睹戲讚會者曰嗟于今日會者別有如粳米純白無糅厥香苾若夫今日產生男女貴而且賢中有一理家獨而無嗣聞之默喜人四布索棄子者使問路人曰睹有棄子者乎路人曰有獨母取焉使人尋之得其所在吾四姓富而無嗣爾以兒貢可獲衆寶母曰可留錢送從欲索貨母獲如志
아이를 기른 지 두어 달 만에 아내가 임신을 하니, ‘내가 아들이 없어서 남의 자식을 길렀더니, 이제 하늘이 내게 복을 주시어 자식이 생긴 것이다.’ 하고 속옷으로 싸서 밤에 구덩이 속에 던졌다.
그런데 집에서 기르는 양이 날마다 가서 젖을 먹였다. 양을 기르는 사람이 살피다가 아이를 보고 곧 감탄하였다.
“상제가 어찌하여 아들을 이런 곳에 떨어뜨렸을까?”
그리고는 데려다가 양의 젖으로 길렀다.
4성이 알고 힐난하였다.
“무엇 때문에 젖을 훔치느냐?”
대답하였다.
“제가 하늘이 버린 자식을 얻어서 젖으로 기릅니다.”
4성이 뉘우치고 도로 데려다가 기르는데 두어 달 만에 아내가 드디어 아들을 낳으니, 나쁜 생각이 다시 일어났다.
또 전과 같이 속옷으로 싸서 수레바퀴 자국 가운데에 놓아두었다.
아이의 마음에는 부처님 3보가 있어서 자비로써 그 어버이에 향하였다.
011_0319_b_04L育兒數月婦妊身吾以無嗣故育異姓天授余祚今以子爲以褺裹之夜著汫中家羊日就而乳牧人尋察睹兒卽歎上帝何緣落其子於茲乎取歸育之以羊湩乳四姓覺知誥曰緣竊湩對曰吾獲天之遺子以湩育之姓悵悔還育數月婦遂產男惡念更又復如前以褺裹之著車轍中心存佛三寶慈向其親
새벽에 상인들의 수백 대의 수레가 이 길을 경유하는데 소가 멈추고 나가지 않았다. 상인이 그 까닭을 살피다가 아이를 보고 놀라서 말하였다.
“천제(天帝)의 아들이 어찌하여 여기에 있느냐?”
그리고는 수레 속으로 안아들이니 그제야 소는 흐르듯이 나아갔다. 20리쯤 가서 정자 곁에 소를 쉬게 하는데, 홀어머니가 있다가 보고 상인에게 사정하였다.
“아이를 내게 주어 늙은이의 고독을 면하게 해주시오.”
곧 그에게 아이를 주었다. 그 어머니가 기른 지 얼마 안 되는 동안에 4성이 또 듣고 탄식하여 말하였다.
“나의 어질지 못함이 천덕(天德)을 잔해하였구나.”
또 많은 재물로써 아이를 바꾸어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목메어 울면서 자책하고 똑같이 두 아이를 길러 수 년이 되었다. 그 동안에 아이의 슬기가 뛰어남을 보고 나쁜 생각이 또 났다.
‘이 놈은 지혜가 넘치는 정도인데 우리 아이는 그렇지 못하니, 반드시 이 놈에게 눌리고 말 것이다.’
그리고는 싸 가지고 산에 들어가서 대밭 속에 버리면서 말하였다.
‘먹지 못하면 죽을 것이다.’
아이가 착한 생각을 일으켜서 말하였다.
“내가 뒤에 부처가 되어서 반드시 여러 가지 고통을 건지리라.”
011_0319_b_13L晨有商人數百乘車徑路由茲牛躓不進商人察其所以睹兒驚曰天帝之子何緣在茲乎抱著車中牛進若流前二十里息牛亭側有獨母白商人乞曰以兒相惠濟吾老窮卽惠之矣母育未幾四姓又聞愴然而曰吾之不仁殘天德乎又以衆寶請兒歸家哽噎自責等育一兒數年之閒睹兒之智奇變縱撗惡念又生曰斯明溢度吾兒否必虜之矣褺裹入山棄著竹中絕食必殞兒興慈念曰吾後得佛必濟衆苦矣
011_0319_c_01L산 가까이에 시냇물이 있었다. 아이가 제 힘으로 움직여서 대나무에서 땅으로 떨어져 내려와서 물가에 이르러 20리나 내려가니, 죽은 사람을 떠메고 가는 것 같았다.
나무를 하던 사람이 멀리서 어린아이를 발견하고는 쫓아가서 보고 탄식하였다.
‘이것은 상제가 그 아들을 떨어뜨린 것이냐?’
안고 돌아가서 기르는데, 4성이 또 듣고 그 뉘우침이 전과 같아서 여러 가지 훌륭한 보배를 주고 데려다가 글과 수학과 천문과 지리와 여러 가지 도술을 가르치니, 한 번만 보아도 곧 능하였으며, 성품이 어질고 효성스러워서 말하면 곧 교화가 되니, 나라 사람들이 성인이라 일컫고, 선비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011_0319_c_02L山近谿水兒自力搖從竹墮展轉至其水側去水二十里有擔死人陬陬有人行取樵遙見小兒就視歎曰上帝落其子乎抱歸育焉四姓又厥恨如前以衆名寶請歸悲泣教書數仰觀俯占衆道之術過目卽稟性仁孝言輒導化國人稱聖士雲集
아비가 흉악한 생각을 내니, 그 성질이 더욱 악해졌다. 앞집에 대장장이가 있었다. 성에서 7리쯤 떨어져 있었는데 아이를 죽이려고 도모하고 서신으로 대장장이에게 신칙하였다.
“전부터 이 아이를 길러 왔는데, 이 아이가 내 집에 들어오면서 병이 떠나지 않고 재산이 없어지고 가축이 죽곤 해서 태복(太卜)에게 점을 쳐 보니 아이가 이러한 재앙을 가져온다는 것이었소. 이 글을 가지고 도 착하거든 꼭 붙잡아서 불 속에 던져 주오.”
그리고 거짓으로 아이에게 명령하였다.
“내 나이 이제 서산에 기운 석양인 데다가 중한 병까지 들었구나. 너는 대장장이한테 가서 돈과 보배를 계산하여 오너라. 네 한평생의 재산이다.”
아이가 명령을 받고 가다가 성문 안에서 아우가 동무들과 호도를 차면서 노는 것을 보았다.
아우가 말하였다.
“형이 와서 내가 잘 되었다. 심부름은 내가 갈 테니 나를 위하여 형은 돌아가라.”
형이 말하였다.
“아버지의 명령이다. 내가 가야 한다.”
“괜찮다. 내가 가겠다.”
곧 서신을 빼앗아 가지고 대장장이에게 가니 대장장이가 서신을 보고 아우를 불 속에 던졌다.
한편 아비는 마음이 불안하여 부리는 사람을 시켜 아이를 찾아보게 하였다. 부리는 사람이 형을 보고 물었다.
“아우는 어디에 갔느냐?”
형이 사실대로 대답하고, 돌아가서 또 그대로 말하니, 아비가 역마를 놓아 쫓았지만 아이는 이미 재가 되어 있었다.
011_0319_c_09L父兇念生厥性惡重前家有冶師去城七里欲圖殺兒書勅冶師昔育此兒兒入吾家疾疫相仍耗畜死太卜占云兒致此災書到極投之火中訛命兒曰吾年西夕加有重疾爾到冶師所諦計錢寶是爾終年之財兒受命行於城門內睹弟與輩彈胡桃戲弟曰兄來吾之幸矣爲吾復折兄曰父命當行弟曰吾請行矣奪書之冶師所冶師承書投弟于火父心忪忪而怖遣使索兒使睹兄曰弟如之乎兄如狀對兄歸陳之父驛馬追兒已爲灰矣
011_0320_a_01L아비가 몸뚱이를 내던지고 하늘을 부르다가 기가 맺혀서 속을 막으니 드디어 큰 병이 되었다.
또 독한 생각을 내었다.
‘내가 자식이 없어지고 말았으나 이 자식을 자식으로 할 수는 없다. 반드시 죽이고야 말리라.’
아비에게 별장이 있었는데 나라에서 천 리나 되었다. 이 아이를 보내면서 말하였다.
“저기에는 내 재산이 흩어져 있으니 네가 가서 정리하여라. 지금 별장에 보내는 서신을 주머니에 넣어서 밀로 봉하였으니, 너는 급히 가지고 가라.”
그리고 그 서신에 비밀로 신칙한 내용은 “이 아이가 도착하거든 급히 돌을 허리에 묶어서 깊은 못에 집어넣어라” 하는 것이었다.
아이가 명령을 받고 머리를 조아리고 가볍게 말을 달려서 반쯤 갔다. 거기에 바라문이 있었는데 아버지와 전부터 서로 절친하여 항상 서로 안부를 물어서 서신으로 자주 왕래하였다.
011_0319_c_21L父投躬呼天結氣內塞遂成癈疾又生毒念曰無嗣已不以斯子爲必欲殺之父有邸閣去國千里仍遣斯兒曰彼散吾爾往計挍今與邸閣書囊藏蠟封爾急以行書陰勅曰此兒到急以石縛腰沈之深淵兒受命稽首輕騎進道有梵志與父遙相被服常相問遺書數往來
그 바라문에게 딸이 있었는데 아주 현명하여서 깊이 길흉과 천문을 알고 기후를 점쳤다.
아이가 바라문이 사는 곳에 이르러서
“우리 아버지의 친구이신 바라문이 여기 사신다.”
종자(從者)에게 말하였다.
“이제 지나는 길에 인사를 하고 가는 것이 어떠한가?”
종자가 좋다고 하였다.
곧 들어가서 뵈니 바라문이 기뻐서 “우리 형의 아들이 왔다” 하고, 곧 네 이웃에 알렸다.
학사와 유생과 노덕들이 모여들어서 잔치를 베풀고 즐기면서 아울러 의심나는 것을 묻곤 하니, 모두 기뻐하는 중에 낮이 다하고 밤이 깊었다.
각기 피로하여 자는데, 딸이 남자의 허리띠에 찬 주머니에 봉서(封書)가 들어 있는 것을 보고 가만히 풀어 내어 자세히 그 사연을 읽어 보았다. 그리고는 슬퍼서 탄식하였다.
“아무리 요망하고 악하기로서니 어진 아들을 해하는 데 이렇게까지 할 수가 있느냐?”
그 글을 찢어 버리고 다시 썼다. 그 사연은 이러하였다.
“내 나이 서쪽으로 기울었고 중한 병이 날로 더하오. 저 바라문은 나의 친구이고, 그 딸은 이미 어질고 또 밝아서 고금에 다시없는 우리 아이의 짝이니 보배로 폐백을 극진히 갖추어서 장가들이되, 잘 힘써서 예가 작더라도 정중하게 하도록 할 것이니, 아내를 들이는 날에 이 부탁대로 하여 주기 바라오.”
이렇게 써서 도로 봉하여 넣었다.
011_0320_a_06L梵志有女女旣賢明知吉凶天文占候兒行到梵志所居吾父所親梵志正在斯止謂從者今欲過修禮之可乎從者曰過覲禮梵志喜曰吾兄子來便命四鄰學士儒生耆德雲集娛宴歡樂諮衆疑靡不欣懌終日極夜各疲眠女竊睹男見其腰帶佩囊封之書默解取還省讀其辭悵然而歎曰何妖厲賊害仁子乃至斯乎裂書更其辭曰吾年西垂重疾日困彼梵志吾之親友也厥女旣賢且明古今任爲兒匹極具寶帛娉禮務好小禮大娉納妻之日案斯勅矣爲書畢關復之
011_0320_b_01L다음날 새벽에 길을 떠났다. 바라문과 여러 선비들로서 모두 칭찬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별장지기가 서신을 받아 보고 명령을 받들어서 예를 갖추어 가지고 바라문의 집에 나아갔다.
바라문 부처가 서로 의논하였다.
“대체로 혼인은 궁합을 보고 택일을 하는 데서부터 시작하여 저쪽에서 예를 잘 갖추면 그때에 내가 허락하여야 할 것인데, 이제 남자 측에서 중매도 통하지 않고 빙례(娉禮)를 하자고 왔으니 저쪽에서 어찌 그렇게 거만한가?”
또 물러나와 모여서 말하였다.
“남녀가 짝이 되는 것은 자고로 그런 것인데 남자가 어질고 여자가 정숙함을 진실로 또한 만나기 어렵다.”
드디어 예를 올리고 종친이 모이니 구족이 칭찬하면서 말하였다.
“이 영화가 대대로 전하라.”
아내를 들이는 예를 이루고는 별장지기가 달려가서 알리니 4성이 듣고 맺혀진 병이 더욱 위독하여졌다.
아들이 어버이의 병을 듣고 목이 메어서 말하였다.
“대체로 목숨이란 보전하기 어렵도다. 허깨비와 같아서 참된 것이 아니로다.”
바라문이 좋은 날을 가려서 돌려보내고자 하니, 보살이 마음이 아파서 그대로 따르지 않고 곧 아내를 거느리고 달려 돌아가서 당에 올라서 어버이께 머리를 조아렸다.
아내는 두 번 절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세 걸음을 나아가서 또 절하고는 이름을 일컬으면서 말하였다.
“저는 아들 아무개의 아내이옵니다. 어버이께옵서 저를 며느리라고 불러주옵소서. 마땅히 종사 (宗嗣)를 받들고 키질과 비질을 맡겠나이다. 예절을 다하여 효도를 닦겠사오니, 오직 원컨대 아버님께서는 어서 병이 나으시고 복을 받으셔서 영원히 마침이 없는 수명을 보전하시와 이 뜻을 펴서 효부(孝婦)의 덕을 쌓게 하옵소서.”
4성이 분이 맺혀서 속이 막혀 죽으니 보살이 빈소를 차리고 인자하고 측은한 마음으로 슬퍼하고 사모하여 마지않으니 온 나라가 효자라 일컬었고, 장례를 마치고 행실을 닦으니 인격의 향기가 사방에 퍼졌다.
011_0320_a_20L明晨進路梵志衆儒靡不尋邸閣得書承命具禮詣梵志家志夫妻議曰夫婚姻之儀始之於擇行問咎占兆彼善禮備卽吾許焉現男不媒禮娉便臻彼豈將慢乎退宴息曰男女爲偶自古然矣男賢女貞誠亦難値遂納禮會宗九族歎斯榮傳世納妻禮成邸閣馳啓姓聞之結疾殊篤兒聞親疾哽咽而夫命難保猶幻非眞梵志欲擇良日遣還菩薩內痛不從其云室家馳歸升堂稽首妻尋再拜垂泣而進三步又拜稱名曰妾是子男某妻親召妾爲某當奉宗嗣箕帚之使盡禮修惟願大人疾瘳福臻永保無終之令其展情獲孝婦之德四姓結忿內塞而殞菩薩殯送慈惻哀慕一國稱孝喪畢修行馨熏十方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동자는 나였고, 아내는 구이였으며, 4성은 조달이었느니라.”
보살은 법인(法忍)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인욕을 행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20_b_14L佛告諸比童子者吾身是也妻者俱夷是姓者調達是菩薩法忍度無極行忍辱如是
011_0320_c_01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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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보살이 큰 나라의 왕이 되어서 항상 4무량심[四等]으로써 중생을 길러서 보호하니, 명성이 원근에 떨쳐서 덕을 찬탄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
외삼촌도 또한 왕이 되어서 다른 나라에 있었는데, 성품이 탐욕스럽고 염치가 없으며 흉포함으로써 강건함을 삼았다. 보살들이, 보살이 하늘 땅의 은혜를 품은 것을 모두 찬탄하니, 거짓말로 허물을 만들어서 비방하고 군사를 일으켜서 보살의 나라를 빼앗고자 하였다.
보살의 여러 신하들이 모두 말하였다.
“차라리 하늘처럼 어진 이에게 천하게 여겨질지언정 승냥이와 이리 같은 이에게 귀한 대접을 받지 않겠다.”
백성들이 말하였다.
“차라리 도를 지닌 임금의 가축이 될지언정 무도한 임금의 백성이 되지 않으오리다.”
이에 무사를 선발하여 군대를 조직하였다. 국왕이 대에 올라서 군정(軍情)을 사열하다 몸을 돌려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내 한 몸 때문에 백성들의 목숨을 죽일 것인가. 나라가 망하여도 회복하기 어렵지만 사람의 몸도 얻기가 어렵다. 내가 도망하면 국경이 다 편안할 것이니 누구에게 환난이 있으랴.”
왕이 왕후와 함께 나라를 버리고 떠나갔다.
외삼촌이 들어와 나라에 처하여 탐욕과 잔악으로써 정사를 하며, 충성되고 곧은 이를 죽이고, 아첨하고 고혹하는 무리를 등용하니, 정치가 가혹하고 백성이 살 수 없어서 원망하는 울음이 서로 따랐고, 옛 임금을 생각하는 것이 마치 효자가 인자한 어버이를 생각하듯 하였다.
011_0320_b_17L昔者菩薩爲大國王常以四等育護衆生聲動遐邇靡不歎懿舅亦爲王處在異國性貪無恥以兇爲健開士林歎菩薩懷二儀之仁惠虛誣謗訕爲造訧端興兵欲奪菩薩國菩薩群僚僉曰寧爲天仁賤不爲豺狼貴也寧爲有道之畜不爲無道民矣選武士陳軍振旅國王登臺觀軍情猥流淚涕泣交頸曰以吾一躬毀兆民之命國亡難復人身難獲吾之遁邁國境咸康將誰有患乎王與元后俱委國亡舅入處國以貪殘爲政戮忠進佞蠱政苛民困怨泣相屬思詠舊君猶孝子之存慈親也
왕이 왕후와 함께 산림에서 살았는데 바다에 사특한 용이 있어 왕비의 빛나는 얼굴에 욕심을 품고 바라문으로 화하여 와서 능청스럽게 합장하고 꿇어앉아서 머리를 숙이고 고요히 생각하는 체하니, 도사가 참선을 할 때와 흡사하였다. 왕이 보고 기뻐하여 날마다 과일을 따다가 바쳤다.
용이, 왕이 나간 틈을 타서 왕비를 납치하여 가지고 바다의 제 처소로 돌아가는데, 길이 두 산 사이의 좁은 골짜기를 경유하게 되었다. 거기 큰 새가 있다가 날개를 펴서 길을 막고 용과 한바탕 싸웠다. 용이 천둥과 번개를 일으켜 큰 새의 오른쪽 날개를 쳐서 끊고는 마침내 바다로 돌아갈 수 있었다.
011_0320_c_08L王與元妃處于山林海有邪龍好妃光顏化爲梵志訛叉手箕坐垂首靖思有似道士惟禪定時王睹欣然日採果供養龍伺王行盜挾妃去將還海居路由兩山夾道之徑山有巨鳥張翼塞徑與龍一戰焉龍爲震電擊鳥墮其右遂獲還海
011_0321_a_01L왕이 과일을 따 가지고 돌아오니 그의 아내가 보이지 않았다. 슬퍼서 탄식하였다.
“내가 숙세에 어긋난 행동을 하여서 재앙이 여기까지 온 것인가.”
활과 살을 가지고 모든 산을 헤매면서 왕비를 찾아다녔다.
구비구비 흐르는 작은 계곡물을 보고 그 근원에 도달하니 큰 원숭이가 있어 애통해 하였다. 왕이 더욱 처량해져서 물었다.
“너는 또 무엇 때문에 그리 슬퍼하냐?”
원숭이가 대답하였다.
“나는 외삼촌과 함께 왕이었는데 외삼촌의 힘이 세어서 나의 무리를 빼앗아 갔습니다. 억울해도 호소할 곳이 없다오. 그런데 당신은 무슨 일로 이 험한 산에 오셨나요?”
“듣고 보니 너도 나와 같은 처지로다. 나는 게다가 또 아내까지 잃었는데 간 곳을 알지 못하노라.”
원숭이가 말하였다.
“당신이 나를 도와 싸워서 나의 무리들을 돌아오게 해주면 당신을 위하여서 함께 찾아 드리리다. 마침내 반드시 찾게 될 것입니다.”
왕이 그렇게 하기로 하고 좋다고 하였다.
다음날 원숭이가 외삼촌과 더불어 싸우는데 왕이 활시위에 살을 끼어 겨냥하고 팔과 다리를 벌려 힘을 주니 외삼촌이 멀리서 무서워 어정거리다가 도망하였다.
원숭이 왕이 무리가 돌아오자 무리들에게 명령하였다.
“인간 왕의 왕비가 이 산에서 길을 잃은 모양이다. 너희들은 퍼져서 찾아보라.”
원숭이 무리들이 각기 다니다가 날개를 잃은 새를 보았다. 새가 말하였다.
“그대들은 무엇을 찾느냐?”
“인간의 왕이 그 정비(正妃)를 잃었는데 우리가 찾는 것이다.”
“용이 도적질하여 갔는데 내 힘으로는 어쩔 수 없었다. 지금 바닷속 큰 섬에 있다.”
이 말을 하고 새는 죽었다.
011_0320_c_15L王採果還不見其妃然而曰吾宿行違殃咎鄰臻乎乃執弓持矢經歷諸山尋求元妃睹有滎尋極其原見巨獼猴而致哀慟愴然曰爾復何哀乎獼猴曰吾與舅氏倂肩爲王舅以勢强奪吾衆矣乎無訴子今何緣翔茲山岨乎菩薩答曰吾與爾其憂齊矣吾又亡妃知所之猴曰子助吾戰復吾士衆子尋之終必獲矣王然之曰明日猴與舅戰王乃彎弓擩矢股肱勢張舅遙悚懼播徊逬馳猴王衆反遂命衆曰人王元妃迷在斯山爾等布索猴衆各行見鳥病翼鳥曰爾等奚求人王亡其正妃吾等尋之鳥曰龍盜之矣吾勢無如今在海中大洲之上言畢鳥絕
원숭이의 왕이 무리를 거느리고 좁은 길로 바다에 다다랐으나 건널 수 없는 것이 걱정이었다.
천제석이 곧 원숭이로 화하였는데 몸이 옴병투성이었다. 와서 말하였다.
“이제 군사들이 바다의 모래보다도 많은데 왜 저 섬에 건너가지 못할 것을 걱정합니까? 이제 각각 돌을 져 날라다가 바다를 막으면 높은 산이라도 될 텐데 어찌 다만 섬에 통할 수 있을 뿐이겠습니까?”
원숭이의 왕이 곧 그를 감독으로 삼았다. 무리들이 그 꾀를 따라서 돌을 져 나르니 그 공이 이루어져서 무리들이 건너갈 수 있었다. 섬을 여러 겹으로 포위하니, 용이 독한 안개를 피워서 원숭이들이 모두 아파서 땅에 쓰러지지 않음이 없었다. 두 왕이 걱정하니 감독하던 작은 원숭이가 또 말하였다.
“무리들의 병을 낫게 하오리니 염려하지 마옵소서.”
곧 하늘약을 무리들의 코 속에 넣으니 모두 재채기를 하고 일어나서 힘이 전보다 더해졌다.
용이 바람과 구름을 일으켜서 하늘과 해를 가리니 번개가 바다에 번쩍였고, 뇌성벽력이 천지를 진동하였다. 작은 원숭이가 말하였다.
“사람의 임금님은 활을 잘 쏘시니 저 번쩍이는 번개를 쏘십시오. 그것이 용이오니 화살로 그 흉악한 놈을 제거하면 백성에게 복을 가져올 것이며 여러 성현들도 원망이 없을 것입니다.”
번쩍거리는 번개 빛을 향하여 왕이 살을 쏘니 정통으로 용의 가슴에 맞았다. 용이 살을 맞고 죽으니 원숭이들이 좋다고 하였다. 작은 원숭이가 용의 궁문 자물쇠를 벗기자 왕비가 나오니 하늘도 귀신도 다 기뻐하였다.
두 왕이 함께 본산으로 돌아와서 다시 서로 사례하니 겸손한 빛이 사양으로 높아졌다.
011_0321_a_08L猴王率衆由徑臨海憂無以渡天帝釋卽化爲獼猴身病疥㿅來進曰今士衆之多其踰海沙何憂不達於彼洲乎今各復負石杜可以爲高山何但通洲而已猴王卽封之爲監衆從其謀負石功成得濟度圍洲累沓龍作毒霧猴衆都病無不仆地二王悵愁小猴重曰衆病瘳無勞聖念卽以天藥傅衆鼻衆則奮鼻而興力勢踰前龍卽興風雲以擁天日電耀光海勃怒霹靂震乾動地小猴曰人王妙射夫電耀者卽龍矣發矢除凶爲民招福衆聖無怨矣霆耀電光王乃放箭正破龍龍被射死猴衆稱善小猴拔龍門開門出妃天鬼咸喜二王俱還本更相辭謝謙光崇讓
011_0321_b_01L마침 외삼촌인 왕이 죽었는데 뒤를 이을 아들이 없었다. 신하와 백성들이 옛 임금을 찾아서 분주히 헤매다가 저 산에서 임금과 신하가 서로 만나매 감격하여 울다가 함께 돌아와서 외삼촌의 나라도 아울러 얻으니 백성들이 기뻐서 만세를 불렀다.
크게 사면을 내리고 정치를 너그럽게 하니 백성들의 마음이 모두 기뻐서 웃음을 머금고 다녔다.
왕이 왕비에게 말하였다.
“아내가 남편을 떠나서 하룻밤만 외박을 하여도 남들의 의심을 사거늘 하물며 달포이리요. 그대는 친정으로 돌아가는 일이 옛 도리에 합당할 것이오.”
왕비가 말하였다.
“내가 비록 더러운 벌레의 굴에 있었사오나 마치 연꽃이 진흙탕에 있는 것과 같았습니다. 내 말에 틀림이 없거든 땅이 갈라지옵소서.”
말을 마치자 곧 땅이 갈라지니 말하였다.
“이것으로 내 말의 증거가 나타났나이다.”
왕이 말하였다.
“장하오. 대체로 곧고 결백함은 사문(沙門)의 행인 줄 아오.”
이로부터 나라 안에 장사하는 사람이 이익을 양보하고, 벼슬하는 자가 지위를 사양하며, 귀족이 능히 천한 것을 참고,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능멸하지 않음은 왕의 교화 때문이었고, 음란한 여자가 지조를 지키고 목숨이 위태로워도 정조를 지키고, 사기하던 자가 신의를 숭상하며 교묘히 거짓된 행위를 하는 자가 진실함을 지키게 됨은 왕비의 감화 때문이었다.
011_0321_b_01L會舅王死有嗣子臣民奔馳尋求舊君於彼山阻君臣相見哀泣俱還幷獲舅國民歡喜稱壽萬歲大赦寬政民心欣欣含笑且行王曰婦離所天隻行一宿衆有疑望豈況旬朔乎還于爾宗事合古儀妃曰吾雖在穢虫之窟蓮華居于污泥吾言有信地其坼矣言畢地裂吾信現矣王曰善哉貞潔者沙門之行自斯國內商人讓士者辭位豪能忍賤强不陵弱之化也婬婦改操危命守貞欺者尚巧僞守眞元妃之化也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였다.
“그때 국왕은 나였고, 왕비는 구였으며, 외삼촌은 조달이었고, 천제석은 미륵이었느니라.”
보살은 법인(法忍)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인욕을 행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21_b_13L佛告諸比丘時國王者我身是也妃者俱夷是調達是天帝釋者彌勒是也菩薩法忍度無極行忍辱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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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보살이 몸이 원숭이가 되니, 힘이 무리에서 뛰어났고 밝은 지혜가 사람보다 나았으며, 항상 넓은 자비를 품고 중생을 건지기에 힘썼다. 깊은 산에 처하여서 나무에 올라 과실을 따다가 산골짜기 깊은 구렁에 사람이 빠져서 스스로 나오지 못하고 수일을 애절하게 하느님을 부르면서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것을 보았다.
원숭이가 듣고 불쌍한 생각에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내가 부처가 되기를 서원한 것은 오직 이러한 무리들을 위함이었다. 이제 이 사람을 구출하지 않는다면 그는 반드시 죽을 것이니, 내가 마땅히 언덕을 찾아 골짜기에 내려가서 업고 나오리라.”
드디어 깊은 골로 들어가서 사람을 업고 풀포기를 더위잡고 산으로 올라와서 평지에 놓고 산골의 좁은 길을 가르쳐 주면서 말하였다.
“그대가 가고 싶은 데로 가시고, 헤어져서 간 뒤로는 삼가 나쁜 짓을 하지 마시오.”
그리고는 사람을 끌어내기에 피로가 심하여서 한가한 데 나아가서 누워 쉬는데 사람이 생각하였다.
‘골짜기에서 허기가 졌더니 이제 나와서도 역시 그러하다면 빠졌을 때와 무엇이 다르랴.’
마음속에 마땅히 원숭이를 죽여서 먹음으로써 자기 목숨을 건지는 것이 옳겠다는 생각으로 돌로써 머리를 치니 피가 흘러서 땅이 붉게 물들었다.
원숭이가 놀라서 일어나니 현기가 일어 쓰러지려는 것을 나무에 의지하였다. 그러나 마음에 성내는 뜻이 없고, 사랑하고 가엾어하는 마음으로 그가 악한 생각을 품은 것을 슬퍼하면서 스스로 생각하였다.
‘지금 내 힘으로 건지지 못할 자는 내세에 항상 모든 부처님을 만나서 가르침을 믿고 받아 제도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와 같이 나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없도록 하옵소서.’
011_0321_b_16L昔者菩薩身爲獼猴力幹尟輩明哲踰人常懷普慈拯濟衆生處在深山登樹採果睹山谷中有窮陷人不能自出數日哀號呼天乞活獼猴聞哀愴爲流淚曰吾誓求佛唯爲斯類耳今不出此人其必窮死吾當尋岸下負出之也遂入幽谷使人負己草上山置之平地示其徑路曰在爾所之別去之後愼無爲惡也出人疲就閑臥息人曰處谷飢饉今出亦將何異哉心念當殺獼猴噉之濟吾命不亦可乎以石椎首血流丹猴臥驚起眩倒緣樹心無恚意哀愍傷悲其懷惡自念曰吾勢所不能度者願其來世常逢諸佛信受道教行之得度世世莫有念惡如斯人也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원숭이는 나였고, 골짜기 속의 사람은 조달이었느니라.”
보살은 법인(法忍)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인욕을 행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21_c_09L佛告諸比丘獼猴者吾身是也谷中人者調達是菩薩法忍度無極行忍辱如是
48
예전에 보살이 아난(阿難)과 함께 죄 받음을 마치고 용이 되었었다. 그 한 용이 말하였다.
“내가 그대와 함께 바다 속에 있어서는 못 본 것이 없으니, 이번에 함께 육지에 올라가서 놀면 좋지 않겠는가?”
또 한 용이 대답하였다.
“육지에는 사람이 악독하다는데 비상한 사태라도 만나면 벗어날 수 없다.”
한 용이 거듭 말하였다.
“작은 뱀으로 화하여서 만약 길에 사람이 없거든 큰 길에서 놀다가 사람을 만나거든 숨으면 될 것인데 무엇을 걱정하는가?”
이에 서로 좋다고 합의되어 함께 올라가서 놀기로 하였다.
물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되어 길에서 독을 머금은 살무사[蚖]를 만났다. 이 살무사가 두 뱀을 보더니, 갑자기 흉악한 생각이 나서 가서 해치려고 뜨거운 독거품을 두 뱀에게 토하였다.
두 뱀 중에서 한 뱀이 뜻을 일으켜 위엄과 신력으로써 이 독을 품은 살무사를 죽이려고 하니, 한 뱀이 인자한 마음으로 참으면서 말리며 말하였다.
“대체로 높은 선비는 마땅히 어리석은 무리들을 용서하되 참지 못할 것을 참아야 하나니, 이것이 부처님의 바르고 참된 큰 계율이 아닌가.”
곧 게송을 설하였다.
011_0321_c_12L昔者菩薩與阿難俱畢罪爲龍其一龍曰惟吾與卿共在海中靡所不睹寧可俱上陸地遊戲乎答曰陸地人起逢非常不可出也一龍重曰爲小蛇耳若路無人尋大道戲逢人則隱何所憂乎於是相可俱升遊觀出水未久道逢含毒蚖蚖睹兩蛇厥兇念生志往犯害則吐毒喣沫兩蛇一蛇起意將欲以威神殺斯毒蚖蛇慈心忍而諫止曰夫爲高士當赦衆愚忍不可忍者是乃爲佛正眞之大戒也卽說偈曰
011_0322_a_01L
탐욕으로 미친 사람이 되어
어질고 옳은 마음이 없고
질투하여 거룩함을 해하려 해도
오직 잠잠이 참으면 편안하네.
011_0322_a_01L貪欲爲狂夫
靡有仁義心
嫉妒欲害聖
唯默忍爲安

법이 아니며 상궤(常軌)가 아닌 자가
마음에 측은한 마음이 없고
인색함과 사나움으로 보시를 방해해도
오직 묵묵히 참으면 편안하네.
011_0322_a_03L 非法不軌者
內無惻隱心
慳惡害布施
唯默忍爲安

방일하여 계행 없는 사람이
혹독한 도적의 마음을 품고
도(道)와 덕(德)에 순종하지 않더라도
오직 묵묵히 참으면 편안하네.
011_0322_a_04L 放逸無戒人
酷害懷賊心
不承順道德
唯默忍爲安

은혜를 등져 갚는 일이 없고
허식으로 아첨과 거짓을 행하는
아주 지극히 우치한 자에게도
오직 묵묵히 참으면 편안하네.
011_0322_a_05L背恩無反復
虛飾行諂僞
是爲愚癡極
唯默忍爲安

이렇게 한 뱀이 참는 덕을 칭송하여 게송으로 뜻을 펴니, 한 뱀이 또한 공경하여 받아들이고 드디어 살무사를 해하지 않았다. 한 뱀이 말하였다.
“우리가 바다로 돌아가는 것이 옳겠다.”
서로 그렇다고 하고 함께 가는데 그 위엄과 신력을 떨치니 하늘이 진동하고 땅이 움직였다. 구름을 일으키고 비를 내리면서 변화 속에 용이 빛나니 사람도 귀신도 모두 놀랐다.
살무사는 무서워서 기절하여 정신을 잃고 7일을 먹지 못하였다.
011_0322_a_07L一蛇遂稱頌忍德說偈陳義一蛇敬遂不害蚖一蛇曰吾等還海中相然俱去奮其威神震天動地雲降雨變化龍耀人鬼咸驚蚖乃惶屍視無知七日絕食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살무사를 해하려고 한 용은 아난이었고, 참는 법을 설한 용은 나였으며, 독을 품은 살무사는 조달이었느니라. 보살이 어느 세상에서나 인욕을 행하여서 비록 금수 중에 처하더라도 그 행을 잊지 않느니라.”
보살은 법인(法忍)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인욕을 행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22_a_12L佛告諸比丘爾時欲害蚖龍者阿難是也說忍法龍者吾身是也含毒蚖者調達是也菩薩所在世世行忍雖處禽獸不忘其行也菩薩法忍度無極行忍辱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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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예전에 나라가 있었으니 이름은 마천라(摩天羅)였고, 왕의 이름은 난(難)이었는데, 학문이 신명에 통하여 아무리 깊은 것이라도 보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 세상이 무상함을 깨닫고 말하였다.
“내 이 몸뚱이도 마땅히 썩어서 흙이 될 것이니 어찌 나라를 보전하랴.”
영화와 환락을 버리고 보살[大士]의 법복을 입고 한 발우의 밥으로 만족하면서 사문의 계를 받고 산림에서 살기 30년이었다.
나무 가에 구덩이가 있는데 그 길이가 30길이나 되었다. 그때 어떤 사냥꾼이 사슴을 쫓아서 달리다가 사슴이 구덩이 속에 떨어졌다. 또 까마귀와 뱀이 하나씩 있다가 역시 놀라서 함께 떨어졌는데 몸뚱이가 모두 상하였고 몹시 지쳐 있었다. 하늘을 우러러 슬피 울부짖으니 그 소리가 아주 애절하였다. 도사가 처량한 생각이 나서 불로 비추어 보고 눈물을 흘리면서 구덩이를 향하여 말하였다.
“너희들은 근심하지 말라. 내가 너희들의 어려움을 구하여 주리라.”
곧 긴 밧줄을 만들어서 달아 올리니 세 것이 혹은 물고 혹은 붙들고 하여 매달려 올라와서 모두 목숨을 보전하게 되었다. 함께 머리를 조아리면서 감사하여 말하였다.
“저희들 목숨이 눈깜짝할 동안에 부지되었습니다. 도사님의 인자하신 은혜가 한량없이 넓으셔서 저희들로 하여금 다시 하늘을 보게 하여 주셨습니다. 원컨대 이 몸이 다하도록 여러 가지 부족한 것을 대드려서 작은 것으로나마 중한 은혜의 만분의 일이라도 보답하겠습니다.”
011_0322_a_16L昔者有國名摩天羅王名難學通神靡幽不睹覺世非常吾身當朽爲世糞壤何國之可保捐榮棄樂大士之法服一鉢食爲足稟沙門戒山林爲居積三十年樹邊有坑坑深三十丈有獵者馳騁尋鹿墮于坑有鳥蛇各一亦驚俱隕焉體皆毀傷俱亦困矣仰天悲號有孤窮之道士愴然火照見之涕泣交頸坑告曰汝等無憂吾拔汝重難卽作長繩懸以登之三物或銜或持遂獲全命俱叩頭謝曰吾等命在轉燭士仁惠弘普無量令吾等得睹天日願終斯身給衆所乏以微報重萬不賽一
도사가 말하였다.
“나는 국왕이 되어서 나라도 크고 백성도 많고 궁전ㆍ보배ㆍ채녀 등이 모든 나라보다 많으니, 원하면 곧 메아리처럼 응하거늘 무엇을 구하여서 얻지 못하랴. 그러나 나는 나라를 원망의 소굴로 알고, 빛ㆍ소리ㆍ향기ㆍ맛ㆍ화려한 옷ㆍ삿된 생각을 여섯 개의 칼이나 화살로 알고, 그것이 내 몸을 자르고 내 몸을 쏘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 여섯 가지 삿됨을 말미암아 윤회하면서 고통을 받는다. 3도의 혹독한 고통은 참기 어렵고 견디기 어려우니, 나는 이를 싫어하여 나라를 버리고 사문이 되어서 여래ㆍ무소착ㆍ정진도ㆍ최정각ㆍ도법어ㆍ천인사가 되어 중생들을 교화하여 근본으로 돌아가게 하기를 원하는 것이니, 어찌 너희들 셋뿐이랴. 각기 집으로 돌아가서 너희들 친척을 만나 보고 3보에 귀의하게 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에 어김이 없도록 하여라.”
011_0322_b_08L道士曰吾爲國王國大民多寶婇女諸國爲上願卽響應何求不吾以國爲怨窟以色聲香味華服邪念爲六劍截吾身六箭射吾體斯六邪輪轉受苦三塗酷烈難忍難吾甚厭之捐國爲沙門願獲如來無所著正眞道最正覺道法御天人開化群生令還本元豈但汝等三人而已乎各還舊居見汝所親令三自歸無違佛教矣
사냥꾼이 말하였다.
“세상에 처하기 여러 해에 비록 선비들이 덕을 쌓고 선을 하는 것을 보았으나 어찌 불제자처럼 자기를 견제하고 중생을 건지면서 숨어서 그 이름을 나타내지 않는 자가 있으랴. 만약 도사께서 틈이 있으시면 원컨대 저의 집에 오셔서 작은 공양이나마 받으시오.”
까마귀가 말하였다.
“제 이름은 발(鉢)입니다. 도사께서 어려움이 있으시면 제 이름을 불러 주십시오. 제가 마땅히 달려가겠습니다.”
뱀이 말하였다.
“제 이름은 장(萇)입니다. 만약 도사께서 환난이 있으시면 제 이름을 불러주십시오. 꼭 와서 은혜를 갚겠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각기 물러갔다.
011_0322_b_17L獵者曰處世有年雖睹儒士積德爲善豈有若佛弟子恕己濟衆隱處而不揚名者乎若道士有之願至吾家乞微供養烏曰名鉢道士有難願呼吾名吾當馳詣蛇曰吾名萇若道士有患願呼吾名必來報恩辭畢各退
011_0322_c_01L어느 날 도사가 사냥꾼의 집에 가니 사냥꾼이 멀리서 그가 오는 것을 보고 아내에게 말하였다.
“저기 상서롭지 못한 사람이 오는데, 내가 네게 찬을 장만하라고 하거든 꾸물꾸물 하는 체하여라. 저 사람은 한낮이 지나면 먹지 않는다.”
아내가 도사를 보더니 거짓 반색을 하면서 앉으라고 식사를 차리겠다고 빈말만 하고는 한낮을 넘겼다.
도사가 물러나와 산으로 돌아와서 까마귀를 보고 “발아”하고 불러 보았다.
까마귀가 물었다.
“어디 갔다 오십니까?”
“사냥꾼의 집에 갔다가 온다.”
“식사를 하셨습니까?”
“저기서 준비가 덜 되었는데, 한낮이 지나서 먹을 때가 아니므로 그냥 돌아왔다.”
“흉물스런 귀신은 인자하게 제도하기 어렵습니다. 어짊을 어기고 은혜를 등짐은 흉역(凶逆) 중에 큰 것입니다. 저는 남은 음식이 없어 공양할 수 없사오니 느긋하게 앉아 계십시오. 곧 돌아오겠습니다.”
반차국으로 날아가서 왕의 후궁으로 들어갔다.
왕의 부인이 누웠는데 머리 장식 속에 명월주(明月珠)가 있는 것을 보고 까마귀가 머금고 날아서 도사께 바쳤다.
011_0322_b_23L他日道士之獵者舍獵者遙見其來告妻曰彼不祥之人來吾勅汝爲饌徐徐設之彼過日中卽不食矣妻睹道士勃然作色訛留設食虛談過中道士退矣還山睹烏呼名曰烏問曰自何來耶者所來烏曰已食乎彼設未辦而日過中時不應食故吾退耳烏曰咎之鬼難以慈濟違仁背恩凶逆之大也吾無飮食無以供養留心坐斯吾須臾還飛之般遮國入王後宮王夫人臥首飾之中有明月珠烏銜馳還以奉道士
부인이 자나깨나 찾다가 못 찾고 곧 임금에게 알렸다. 왕이 신민에게 칙명하였다.
“얻어서 바치는 자에게는 상으로 금과 은 각각 천 근씩과 소와 말 각각 천 마리씩 주리라. 얻고도 바치지 않는 자는 죄를 중히 하여 친족을 멸 하리라.”
도사가 사냥꾼에게 주었더니 사냥꾼이 도사를 묶어 가지고 아뢰었다.
왕이 물었다.
“네가 어떻게 이 보배를 얻었느냐?”
도사가 깊이 생각하였다.
‘사실대로 말하면 한 나라의 까마귀가 모두 죽게 될 것이고, 훔쳤다고 말하면 이건 불제자가 아니다.’
말을 하지 않고 고문을 받으니 몽둥이의 고초가 천 수에 달하였으나 왕을 원망하지 않았고 저 사람 사냥꾼도 미워하지 않았다. 그리고 넓은 자비심으로 맹세하였다.
“나로 하여금 부처가 되게 하소서. 중생들의 모든 고통을 건지겠나이다.”
011_0322_c_12L夫人寐寤求之不獲卽以上聞王勅臣民有得之者賞金銀各千斤牛馬各千首得不貢者重滅宗道士惠獵者獵者縛而白之王曰汝從何得斯寶乎道士深惟以狀言之卽一國烏皆死矣云盜得之斯非佛弟子也默然受拷杖楚千數不怨不讎彼弘慈誓曰令吾得佛度衆生諸苦矣
011_0323_a_01L왕이 명령하였다.
“이 도사놈을 끌어다가 묻되 그 머리만 나오게 하여라. 내일 죽이리라.”
도사가 뱀을 불렀다.
“장아, 장아.”
뱀이 듣고 말하였다.
“천하에 내 이름을 아는 자가 없고 오직 도사밖에 모르는데 소리를 높여서 부르니 필시 까닭이 있는 것이다.”
곧 빨리 가서 도사가 이렇게 된 것을 보고는 머리를 조아리면서 물었다.
“어찌하여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까?”
도사가 갖추어 그렇게 된 사유를 말하니, 뱀이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도사의 어짊이 천지와 같은데도 오히려 화를 만나거늘 하물며 무도한 자를 누가 장차 도우랴. 하늘같이 어지신 이여,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왕에게는 태자가 오직 한 사람뿐이고 다른 아들이 없습니다. 제가 궁에 들어가서 태자를 물어 죽일 것이오니, 저의 신약을 전하십시오. 곧 나을 것입니다.”
뱀이 밤에 궁에 들어가서 태자를 물으니 바로 죽었다. 3일 동안 시체를 놓아 두고 영을 내렸다.
“태자를 살리는 자가 있으면 나라를 나눠 주리라.”
결국 시체를 싣고 산에서 화장을 하려고 가다가 도사 앞을 지나가게 되었다.
도사가 말하였다.
“태자가 무슨 병이 있어서 돌아가셨습니까. 아직 장사 지내지 마십시오. 내가 살리오리다.”
종자(從者)가 듣고 달려가서 왕에게 알리니 슬프고 기쁘고 해서 다시금 애통해 하면서 말하였다.
“내가 너를 용서하고 나라를 나눠서 왕으로 삼으리라.”
도사가 약을 태자의 몸에 전하니 태자가 홀연히 일어나서 말하였다.
“내가 어떻게 되어서 여기에 있느냐?”
종자가 이유를 자세히 말하였다.
태자가 궁에 돌아오니 모두 기뻐서 춤을 추었다.
011_0322_c_20L王曰取道士埋之唯出其明日戮焉道士乃呼蛇曰蛇曰天下無知我名者唯有道士耳揚聲相呼必有以也疾邁見道士若茲頭問曰何由致此道士具陳厥所由蛇流淚曰道士仁如天地尚與禍豈況無道誰將祐之乎天仁無怨斯王唯有太子一人無他儲副我將入宮咋殺太子以吾神藥傅之卽愈夜入宮咋之卽絕停屍三日令曰有能活太子者分國而治載之山閒當火葬之行徑歷道士邊道士曰太子何疾而致喪身乎且無葬矣吾能活之從者聞說馳以上聞王心悲喜重更哀慟曰吾赦爾罪分國爲王道士以藥傳身太子忽然興曰吾何緣在斯從者具陳所以太子還宮巨細喜
나라를 나누어 주니 하나도 받는 바가 없었다. 왕이 깨닫고 말하였다.
“나라를 나누어 주어도 받지 않는데 어찌 도적에 해당하랴.”
“그대는 어느 나라 사람인가? 그리고 어찌하여 사문이 되었으며, 어떻게 하여서 구슬을 얻었는가? 행실이 그렇게도 높은데 이러한 환을 당하였으니, 어떻게 된 까닭인가?”
도사가 본말을 진술하니, 왕이 감격하여 눈물이 얼굴로 흘러내렸다. 왕이 사냥꾼에게 말하였다.
“너는 나라에 공훈이 있으니 구친을 다 불러오라. 내가 중히 상주고자 하노라.”
사냥꾼의 친척이 크거나 작거나 간에 다 국문으로 모이니 왕이 말하였다.
“어질지 않고 은혜를 등지는 것은 악의 으뜸이니라.”
곧 모두 처형하여 버렸다.
도사가 산으로 올라가서 도를 배우고 정진을 게을리 하지 않다가 목숨을 마쳐 천상에 태어났다.
011_0323_a_14L分國惠之一無所受王寤曰分國不受豈當盜哉子何國人以何見爲沙門乎何從獲珠行高乃然忽罹斯患將以何由道士本末陳焉王爲愴然泣淚流面王告獵者曰子有功勳於國悉呼九親來吾欲重賜之親無巨細皆詣宮門王曰不仁背恩惡之元首盡殺之矣道士入山學道精進不惓命終生天上
011_0323_b_01L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도사는 나였고, 까마귀는 사리불이었고, 뱀은 아난이었으며, 사냥꾼은 조달이었고, 그 아내는 회반(懷槃) 여자였느니라.”
보살은 법인(法忍)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인욕을 행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23_a_22L佛告諸比丘時道士者吾身是也烏者鶖鷺子是也阿難是獵者調達是其妻者懷槃女子是也菩薩弘仁度無極行忍辱如是

50
예전에 구심(拘深)이라는 나라가 있었는데, 왕의 이름은 억가달(抑迦達)이었다. 그 나라가 광대하고 인민이 번성하였으며, 나라를 다스리되 바름으로써 하여 백성을 괴롭히지 않았다.
왕에게 자식 두 사람이 있었으니 1남 1녀였다. 사내의 이름은 수달(須達)이요, 여자의 이름은 안사난(安闍難)인데, 품행이 단정하고 청정하니 왕이 매우 소중히 여겨 그들을 위하여 금 못을 만들었다.
두 아이가 들어가서 목욕하는데, 못 가운데 거북이 있었다. 거북의 이름은 금(金)이었고, 눈 하나가 멀었었다. 역시 이놈도 물에서 놀다가 두 아이의 몸에 닿았는데 아이들이 놀라서 크게 소리쳤다.
왕이 까닭을 물으니, 못 속에 무엇이 있는데 우리들을 건드려서 무섭게 한다고 대답하였다.
왕이 노하여서 말하였다.
“못은 아이들을 위하여서 만든 것인데 무엇이 들어가서 우리 아이들을 놀라게 하느냐?”
곧 그물을 쳐서 잡아 내라고 하였다. 귀신과 용이 기이하게 여겨 거북을 몰아 잡히게 하니, 그물장이[罟師]가 거북을 잡아 냈다.
왕이 어떻게 죽이는 것이 좋으냐고 하니, 여러 신하가 혹은 머리를 베라고 하였고, 혹은 산 채로 태우라고 하였고, 혹은 썰어서 국을 끓이자고 하였는데, 한 신하가 말하였다.
“그렇게 죽이는 것은 혹독한 것이 아닙니다. 오직 큰 바다에 던져야만 이것이 이른바 혹형입니다.”
거북이 웃으면서 말하였다.
“오직 그것이 혹독하다.”
왕이 시켜 강 가운데 던졌다.
011_0323_b_03L昔者拘深國王名抑迦達其國廣大人民熾盛治國以正不枉兆民王有子二人一男一女男名須達女名安闍難執行淸淨王甚重之爲作金池二兒入池浴池中有龜龜名金瞽一亦於水戲觸二兒身兒驚大呼則問其所以池中有物觸怖我等王怒曰池爲兒設何物處之而恐吾令施罛取之鬼龍奇怪趣使得之師得龜王曰當作何殺之群臣或言斬首或言生燒或言剉之作羹一臣斯殺不酷唯以投大海中斯所謂酷者也龜笑曰唯斯酷矣王使投之江中
거북이 환을 모면하고 기뻐서 용왕에게로 달려가서 자진하여 말하였다.
“인왕 억가달이 딸을 두었는데 단정하고 빛나고 화려하여 천녀에 견줄 만 합니다. 인왕의 마음이 경건하고 정성스러운데, 대왕께서 그 딸로써 사돈을 맺고자 합니다.”
용왕이 말하였다.
“너 그것이 진실이냐?”
“그러하옵니다.”
거북을 위하여 성찬을 갖추어 차리는데 다 보배 그릇으로써 하였다.
거북이 말하였다.
“빨리 어진 신하를 파견하여 상의하십시오. 저희 왕은 이 일을 확정하고자 하십니다.”
용이 어진 신하 열여섯 명을 보내어 거북을 따라서 인왕의 성 아래 해자[塹]에 이르렀다. 거북이 말하였다.
“그대들은 여기 있으라. 내가 가서 왕에게 말하리라.”
거북이 드디어 가더니 도망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011_0323_b_17L龜得免喜馳詣龍王所自陳曰人王抑迦達有女端正光華天女爲人王乃心區區大王欲以女結爲媛親龍曰汝誠乎龜曰唯然爲龜具設盛饌皆以寶器龜曰早遣賢臣相吾王欲得其決龍遣賢臣十六龜至人王城下塹中龜曰汝等止此吾往上聞龜遂遁邁不復來還
011_0323_c_01L열여섯 명의 신하들이 초조하고 답답하여 성에 들어가서 왕을 알현하였다.
왕이 말하였다.
“용들은 어찌 왔느냐?”
용들이 대답하였다.
“천왕께서는 어지신 은혜로 신들을 접견하시는군요. 왕께서 귀하신 따님으로써 저희 왕비를 삼고자 하시므로 용왕께서 신들을 보내셔서 맞이하러 왔나이다.”
왕이 노하였다.
“어찌 사람의 왕의 딸이 사룡(蛇龍)과 베필이 될 수 있겠느냐?”
용이 대답하였다.
“대왕께옵서 일부러 신구(神龜)를 보내셔서 대왕의 뜻을 전달하였기에 그래서 온 것이옵고, 신들이 공연히 온 것이 아니옵니다.”
왕이 허락하지 않았다.
모든 용들이 변화하여 궁중의 여러 가지 물건을 다 용이 되게 하여 왕의 앞뒤로 도니 왕이 무서워서 부르짖었고, 여러 신하들이 놀라 다 정전 아래 이르러서 까닭을 물었다.
왕이 그 사실을 자세히 설명하니 여러 신하들이 말하였다.
“어찌 한 딸 때문에 나라를 망치겠나이까?”
011_0323_c_01L十六臣悁悒俱入城見王王曰龍等來爲對曰天王仁惠接臣等王欲以貴女爲吾王妃故遣臣等來迎王怒曰豈有人王之女與蛇龍爲偶乎龍對曰王故遣神龜宣命臣等不虛來王不許之諸龍變化令宮中衆物皆爲龍耀遶王前後王懼叫呼群臣驚愕詣殿下質問所以王具說其狀衆臣僉曰豈可以一女之故而亡國乎
왕과 여러 신하들이 물에 다다라 딸을 보내니, 드디어 용의 왕비가 되어 남녀 두 사람을 낳았는데, 남자의 이름은 반달(槃達)이었다. 용왕이 죽으니, 아들이 그 위를 이어 왕이 되었으나 세속 영화의 더러움을 버리고 높은 수행을 배우고자 뜻하였다.
그 아내의 수가 만 명인데, 모두 찾아서 따라다녀 도피하여 깊이 숨었으나 그래도 면하지 못하였다.
드디어 육지에 올라가서 사리수(私梨樹) 밑에 몸을 숨기고 뱀의 몸으로 변화하여서 서리고 누웠다. 밤에는 밝은 등불이 출현하여 나무 밑에 수십 개나 있었고, 날마다 몇 가지 꽃이 쏟아져 내리니, 그 빛이 밝고 향기가 아름다워서 세상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011_0323_c_10L及群臣臨水送女遂爲龍妃生男女二人男名槃達龍王死男襲位爲王欲捨世榮之穢學高行之志其妻有萬數皆尋從之逃避幽隱猶不免焉登陸地於私梨樹下隱形變爲蛇身槃屈而臥夜則有燈火之明在彼樹下數十枚矣日日雨若干種華色曜香美非世所睹
011_0324_a_01L나라 사람 중에 용을 다루는 자가 있었는데 이름이 피도(陂圖)였다. 산에 들어가서 용을 구하여 구걸하는 데 쓰고자 하였다.
소 치는 아이를 보고 용이 있는지를 물으니 아이가 말하였다.
“제가 한 뱀이 이 나무 밑에 서리고 누운 것을 보았는데, 밤이면 나무 위에 수십 개의 등불이 빛나고, 꽃이 눈같이 쏟아지는데 밝은 빛과 아름다운 향기를 비유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몸으로 건드려 봐도 또한 해치고자 하는 마음이 없더이다.”
술사(術師)가 말하였다.
“좋다. 내 원대로 되었구나.”
곧 독약으로써 용의 치아에 바르니 치아가 다 빠졌고, 지팡이로써 치니 가죽이 상하고 뼈가 부러졌다.
술사가 머리에서 꼬리까지 손으로 만지니 그 아픔이 한량이 없었으나 용은 역시 원망하는 마음이 없이 스스로 숙세에 행한 것이 없어지지 않고 이러한 화를 가져온 것임을 탓하였다. 그리고 서원하였다.
“내가 부처가 되어 중생들을 제도하되 모두 안온하게 하여서 지금 나와 같은 일이 없도록 하리라.”
011_0323_c_18L國人有能厭龍者名陂入山求龍欲以行乞睹牧牛兒問其有無兒曰吾見一蛇槃屈而臥於斯樹下夜樹上有數十燈火光明耀華下若雪色耀香美其爲難喩以身附之亦無賊害之心術士曰獲吾願矣則以毒藥塗龍牙齒齒皆落以杖捶之皮傷骨折術士自首至尾以手捋之其痛無量亦無怨自咎宿行不杇乃致斯禍誓願曰令吾得佛拯濟群生都使安隱莫如我今也
술사가 용을 잡아 작은 상자 속에 넣어서 지고 다니면서 구걸하는데, 이르는 나라마다 용으로 하여금 춤을 추게 하니, 모든 나라의 신하와 백성들이 그를 무서워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술사가 금은 각각 천 근과 노비 천 사람과 코끼리ㆍ말ㆍ소ㆍ수레와 여러 가지 가축을 각각 천 수로 달라고 하니, 이르는 나라마다 얻는 바가 다 그러하였다.
전전하여 용왕의 외조부의 나라에 들어갔다. 그 어머니와 용의 형제가 다 육지로 올라와서 그를 찾아다니다가 새로 화하여 왕궁에 내려앉았다.
마침 술사가 거기 이르렀다. 용왕이 다섯 머리로 화하여 나와서 춤을 추려고 하다가 그 어머니와 누이를 보고 부끄러워서 위축되어 가지고 다시 나와서 춤을 추지 않으니, 술사가 부르기를 대여섯 번 만에 용이 드디어 꺾이고 엎드렸다.
그 어머니가 다시 사람의 몸을 회복하여 왕과 서로 만나보고 그 본말을 진술하니, 왕과 신민들로서 슬퍼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왕이 술사를 죽이고자 하니 용이 간하였다.
“제가 숙세에 행하여 심은 바를 이제 마땅히 과보로 받는 것이오니, 죽이지 말으시와 뒤에 원수를 더함이 없게 하옵시고, 구하는 대로 베풀어 주옵소서. 넓은 자비가 이러하여야 부처님의 도를 얻을 수 있나이다.”
왕이 곧 다른 나라의 예에 준하여 좋아하는 바를 갖추어 모두 주었다.
011_0324_a_06L術士取龍著小篋中荷負以行乞丐每所至國輒令龍舞諸國群臣兆民靡不懼之術士曰乞金銀各千斤奴婢各千人象馬牛車衆畜事各千數每至諸國所獲皆然轉入龍王祖父之國其母及龍兄弟皆於陸地求之化爲飛鳥依偟王宮術士至龍王化爲五頭適欲出舞而見其母兄妹羞鄙逆縮不復出舞術士呼之五六龍遂頓伏母復爲人形與王相陳其本末王及臣民莫不興哀欲殺術士龍請之曰吾宿行所種當受報無宜殺之以益後怨從其所求以施與之弘慈如斯佛道可得也王卽以異國爲例具其所好悉以賜
011_0324_b_01L술사가 이 중보(重寶)를 얻어 가지고 기뻐하면서 출국하다가 다른 나라에서 도적을 만나 몸은 난도질 당하여 젓 담겨졌고, 재물은 모두 빼앗겼다.
용의 모자가 왕과 결별하면서 말하였다.
“만약 대왕께서 저를 생각하고 이름을 부르시면 곧 오겠으니 상심하지마옵소서.”
왕과 신민이 물가에 다다라 전송하니, 온 나라가 모두 슬퍼하여 가슴을 치고 발을 구르지 않는 이가 없었다.
011_0324_a_21L術士得斯重寶喜以出國於他國界逢賊身見葅醯財物索盡龍母子與王訣別若大王念我呼名吾則來無憔悴矣王逮臣民臨渚送之一國哀慟靡不躄踊者也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반달용왕은 나였고, 억가달 국왕은 아난이었으며, 어머니는 지금 나의 어머니였으며, 남동생은 사리불이었고, 여동생은 청련화 비구니이었으며, 용을 혹사하던 사람은 조달이었느니라.”
보살은 법인(法忍)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인욕을 행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24_b_02L佛告諸比丘達龍王者吾身是也抑迦達國王者阿難是也母者今吾母是也男弟者鶖鷺子是也女妹者靑蓮華除饉女是也酷龍人者調達是也菩薩弘慈度無極行忍辱如是

51
작왕경(雀王經)
011_0324_b_07L雀王經
예전에 보살의 몸이 공작의 왕이 되어서 인자한 마음으로 중생을 건지되 인자한 어머니보다 심하였고, 저들의 괴로움을 불쌍히 여겼으니, 그 마음이 부모와 자식이 헤어진 것과 같았다. 무리가 도를 받는 것을 보면 기뻐하기를 자기가 편안한 것과 같이 하였으며, 중생을 사랑하여 기르기를 자신의 상처를 보호하듯 하였다.
어떤 범이 짐승을 먹다가 뼈가 이빨에 버티어서 병들어 장차 죽게 되었다. 공작이 그렇게 된 것을 보고 마음 아파하면서 말하였다.
“모든 부처님께서 먹는 것이 화가 된다고 하셨다더니 과연 그렇다.”
범의 입에 들어가서 뼈를 쪼았다. 날마다 이렇게 하니, 공작의 입에는 상처가 나고 몸은 파리해졌다.
뼈가 나오니 범은 살아났다. 공작이 날아서 나무에 올라가 부처님의 경을 설하였다.
“죽임은 흉학한 짓이라 그 악이 더 클 수 없다. 만약 저가 나를 죽인다면 어찌 좋겠느냐? 마땅히 자신을 미루어 남을 헤아린다면 생명을 기르는 봄 하늘과 같은 어짊이 있게 될 것이다. 어짊이란 큰 사랑이라 복이 메아리처럼 응하여 오고, 흉악하여 중생을 잔해하면 화가 그림자 따라오듯 찾아오느니라. 너는 부디 내 말을 생각하여라.”
범이 공작의 훈계를 듣고 발끈 성을 내어 말하였다.
“네가 비로소 내 입을 떠나가지고 감히 말이 많으냐?”
공작이 그를 교화할 수 없음을 보고 딱하게 생각하면서 곧 날아가고 말았다.
011_0324_b_08L昔者菩薩身爲雀王慈心濟衆有尚慈母悲彼艱苦情等親離睹衆稟道喜若己寧愛育衆生猶護身瘡有虎食獸骨柱其齒病困將終雀睹其然心爲悲楚曰諸佛以食爲禍其果然入口啄骨日日若茲雀口生瘡爲瘦疵骨出虎蘇雀飛登樹說佛經殺爲兇虐其惡莫大若彼殺己悅之乎當恕己度彼卽有春天之仁仁者普慈祐報響應兇虐殘衆禍尋影追爾思吾言矣虎聞雀誡勃然恚爾始離吾口而敢多言乎雀睹其不可化愴然愍之卽速飛去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공작의 왕은 나였고, 범은 조달이었느니라. 보살이 세세에 인자한 마음으로 중생을 건지는 것을 바쁜 일로 삼아서 마치 자기의 몸을 걱정하듯 하였다.”
보살은 법인(法忍)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인욕을 행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24_b_21L佛告諸比丘雀王者吾身是也虎者調達是開士世世慈心濟衆以爲惶務猶自憂身菩薩法忍度無極行忍辱如是
011_0324_c_01L
52
지라국경(之裸國經)
011_0324_c_01L之裸國經
예전에 보살이 형제 두 사람이 있었다. 각각 나라의 재물을 받아 함께 나체의 나라로 가면서 동생이 말하였다.
“대체로 복이 많은 자는 의식이 자연히 넉넉하지만 복이 엷은 자는 노력을 해야 됩니다. 이제 저 나체의 나라에는 부처님도 안 계시고 법도 없고 사문들도 없으니, 이를테면 사람이 없는 땅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가서 구부리고 우러르고 하면서 그 뜻을 취하자면 어찌 어렵지 않겠습니까? 나라에 들어가면 풍속을 따라서 진퇴를 그대로 하고 부드러운 마음으로 말은 공손히 하면서 밝음을 숨기고 어리석은 체하는 것이 보살의 생각인가 합니다.”
형이 말하였다.
“예절은 생략할 수 없고 덕은 물리칠 수 없거늘 어찌 벗은 몸으로 나의 옛 위의를 헐겠느냐?”
동생이 말하였다.
“옛 성인의 법에 몸은 죽어도 행은 죽지 않아야 계율의 떳떳함이라 하였습니다. 속은 금이 되고 겉은 구리가 되어서 위의를 놓고 시속을 좇으면 처음은 속이는 것이 되지만 뒤에는 감탄할 것이니, 이것은 큰 방편인가 합니다.”
드디어 거기까지 함께 가서 형이 말하였다.
“네가 이제 먼저 들어가서 그 형편을 보고 심부름꾼을 보네어 진실을 고하여라.”
동생이 응낙하였다. 한 열흘 만에 삼부름꾼이 돌아와서 형에게 고하였다.
“꼭 풍속을 따라야 합니다.”
형이 발끈해서 말하였다.
“사람의 도리를 놓고 짐승의 행동을 따르는 짓을 어찌 군자가 하겠느냐? 동생은 하더라도 나는 아니한다.”
011_0324_c_02L昔者菩薩伯叔二人各資國貨俱之裸鄕叔曰夫福厚者衣食自然薄祐者展乎筋力今彼裸鄕無佛無法沙門衆可謂無人之土矣而吾等往俯仰取其意豈不難哉入國隨俗退尋儀柔心言遜匿明揚愚大士之慮也伯曰禮不可虧德不可退豈可裸形毀吾舊儀乎叔曰先聖影則隕身不隕行戒之常也內金表銅釋儀從時初譏後歎㩲道之大矣遂俱之伯曰爾今先入觀其得失遣使告叔曰敬諾旬日之閒使返告伯必從俗儀伯勃然曰釋人從畜豈君子行乎叔爲吾不也
011_0325_a_01L그 나라의 풍속은 매달 그믐과 보름날 밤에는 항상 즐기는데, 마유고(麻油膏)를 머리에 바르고, 백토(白土)로 몸에 그림을 그리고, 여러 가지 뼈로 된 영락을 목에 걸고, 돌멩이 두 개를 서로 치면서 사내와 계집이 손을 잡고 흥청거리면서 노래하고 춤을 추는 것이었다.
보살이 따라서 하니 나라 사람들이 기뻐하였다.
왕이 사랑하고 백성이 존경하여 손님으로 대접하였으며 왕이 물건을 모두 사고 값을 열 배나 주었다.
형이 수레를 타고 나라에 들어와서 엄한 법을 말하여 곧 민심을 어겼다. 왕이 분노하고 백성은 거만하여 재물을 빼앗고 매질을 하는 것을 동생이 사정하여 놓아 주었다. 함께 본국으로 돌아오는데 동생을 전송하는 자는 길을 메웠고, 형을 욕하는 자는 귀가 시끄러웠다.
형이 부끄럽고 노여워서 말하였다.
“저것들이 너와는 어찌하여 친하고 나와는 어찌하여 원수며, 네게는 주는데 내게서는 빼앗으니 어찌 네가 모략한 것이 아니겠느냐?”
동생을 띠로 결박하면서 말하였다.
“이 뒤로는 세세에 혹독하게 하여 끝까지 너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보살이 슬퍼서 눈물을 흘리면서 맹세하였다.
“나로 하여금 세세에 부처님을 만나고 법을 배우고 사문을 받들며, 4은(恩)으로 널리 덮어 윤택하게 중생을 구제하며, 형을 몸과 같이 받들게 하소서. 이 맹세를 어기지 않겠나이다.”
이런 뒤로 형이 동생을 억눌러도 동생은 항상 형을 구제하였다.
011_0324_c_16L其國俗以月晦十五日夜常爲樂以麻油膏膏首土畫身雜骨瓔頸兩石相叩男女攜手逍遙歌舞菩薩隨之國人欣歎王愛民敬賓俟相屬王悉取貨十倍雇之車乘入國言以嚴法輒違民心王忿民慢奪財撾捶叔請乃釋俱還本國送叔者被路罵伯者聒耳伯恥怒曰彼與爾何親與吾何讎爾惠吾奪非讒言乎結叔帶曰自今之後世世相酷終不赦爾菩薩愴然流淚誓曰令吾世世逢佛見法親奉沙門四恩普覆潤濟衆生奉伯若己不違斯誓自此之後伯輒剋叔叔常濟之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동생은 나였고, 형은 조달이었느니라.”
보살은 법인(法忍)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인욕을 행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25_a_06L告諸比丘時叔者吾身是也伯者調達是也菩薩慈柔度無極行忍辱如是

53
육년수기필죄경(六年守飢畢罪經)
011_0325_a_08L六年守飢畢罪經
예전에 보살이 큰 나라의 왕이 되어서 3존께 귀의하고 10선(善)을 갖추어 받드니, 덕이 원근에 미쳐 그 덕화의 바람을 받지 않는 이가 없었다.
군사와 무기를 쓰지 않았고 감옥이 없었으며, 바람과 비가 제때에 오니 나라가 풍족하고 백성들이 부유하였으며, 사방이 편안하여 거리에 원성이 없었다. 화사하고 거짓된 소인의 글은 온 나라가 입에 담지 않았고, 6바라밀의 참된 교화를 사람마다 외우지 않음이 없었다.
그때 어떤 바라문이 지조를 청정하게 지켜 한가롭게 산림에 살면서 세속을 좋아하지 않고 오직 덕을 쌓기에만 힘썼다. 밤에 목이 말라서 가서 마신 것이 잘못하여 나라 사람이 연꽃을 심어 놓은 연못의 물이었다.
마시고 나서 깨닫고 말하였다.
“저 주인이 이 못을 사서 꽃은 부처님 사당에 바치고 물과 과실은 자기가 쓰려고 한 것인데, 내가 그 물을 마시면서 그 주인에게 말하지 않았으니, 이는 곧 도둑질을 한 것이다.
대체로 도둑의 죄는 먼저 태산지옥에 들어갔다가 다음엔 축생이 되어서 도살되어 저자에 팔림으로써 묵은 빚을 갚아야 한다. 그 뒤에 다행히 사람이 되어도 마땅히 노비가 되는 것이니, 내가 일찌감치 지금에 그 죄를 끝내어서 후환을 남기지 않으리라.”
011_0325_a_09L昔者菩薩爲大國王歸命三尊具奉十善德被遐邇靡不承風兵刃不施牢獄無有風雨時節國豐民富四表康休路無怨嗟華僞小書擧國絕口六度眞化靡人不誦時有梵志執操淸淨閑居山林不豫流俗唯德是務夜渴行飮誤得國人所種蓮華池水飮畢意悟曰彼買此池以華奉佛廟水果自供吾飮其水不告其主斯卽盜矣夫盜之爲禍先入太山次爲畜屠賣于市以償宿債若獲爲人爲奴婢吾不如早畢於今無遺後患
011_0325_b_01L대궐에 나아가서 자백하여 말하였다.
“제가 도둑죄를 범하였으니 대왕께옵서 법으로 다스려서 죄를 지금에 마치도록, 그리하여 뒤에 근심이 없도록 하여 주소서.”
왕이 말하였다.
“그것은 자연의 물이라 보배로운 물건이 아니거늘 어찌 죄가 있느냐?”
“대체로 집을 사면 곧 그 우물을 소유하고 밭을 차지하면 그 풀도 아끼는 것이어서 우물을 긷고 꼴을 베는 데는 주인에게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온데, 제가 이제 말하지 않고 마셨으니 어찌 도둑이 아니옵니까? 원컨대 대왕께옵서는 처벌하여 주소서.”
왕이 말하였다.
“국사가 많으니 잠시 정원에 앉아 있으라.”
태자가 정원 속으로 깊이 들어가서 있도록 하였다.
011_0325_a_22L詣闕自告云其犯盜唯願大王以法相罪畢之於今乞後無尤王告曰斯自然之水不寶之物何罪之有乎對曰夫買其宅卽有其井占其田則惜其草汲井刈芻非告不取吾不告而飮豈非盜耶願王處之王曰國事多故且坐苑中太子令之深處苑內
왕이 일이 바빠서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다가 6일 만에야 깨닫고 말하였다.
“바라문이 그대로 있느냐?”
그리고는 빨리 불러오게 하였다.
바라문이 계를 지키면서 6일 동안 굶주리다가 앞에 가서 서는데 몸이 수척하여서 일어나다가 비틀거리니, 왕이 보고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내 허물이 중하도다.”
왕후는 곁에 있다가 웃었다.
왕이 사람을 시켜서 바라문에게 목욕을 시키고 성찬을 갖추어서 몸소 공양하면서 머리를 조아리고 사과하였다.
“내가 임금이 되어서 백성이 굶으면 나도 굶어야 하고, 추우면 곧 홑옷으로 지내야 하거늘 어찌 하물며 도를 품고 덕을 베푸는 선비이리까? 온 나라의 착한 선비의 복은 행이 높은 현자 한 사람의 덕만 못할 것입니다.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편안하며, 사시(四時)가 순조롭고 곡식이 풍성하게 되는 것이 계행의 덕이 아니면 누구의 힘이겠습니까?”
도사에게 말하였다.
“주인에게 말하지 않고 물을 마신 죄도 이와 같거늘 어찌 하물며 참도둑에게 중한 죄가 없겠습니까. 이것으로써 그대를 용서하니 반드시 뒤에는 환이 없을 겁니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대왕의 넓은 덕을 입어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011_0325_b_05L王事摠猥忘之六日忽然悟曰梵志故在乎疾呼之來梵志守戒飢渴六之王前立厥體瘦疵起而蹌地睹流淚曰吾過重矣王后笑之王遣人澡浴梵志具設餚饌自身供養頭悔過曰吾爲人君民飢者吾自飢寒者卽衣單豈況懷道施德之士乎國善士之福不如高行賢者一人之國寧民安四時順穀豐穰非戒之德其誰致之乎謂道士曰飮水不告罪乃若此豈況眞盜不有重咎乎斯赦子必無後患也梵志曰大善王洪潤矣
이런 뒤로 생사에 윤회하여 끝이 없었다. 부처가 됨에 이르러서 6년을 먹지 않음으로써 죄를 마치고 도를 이루었으며, 구이가 스스로 몸을 풀어서 라운(羅云)이 태어났다. 태자가 나라를 버리고 산림에서 근행(勤行)하니 사견(邪見)의 무리들이 모두 미쳤다고 하면서 비방하는 소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태자가 듣고도 이 욕된 비방을 참고 뒤에 자비로써 제도하니, 복이 높아지고 도가 이루어져서 모든 하늘이 구름처럼 모이고 머리를 조아려 교화를 받았으며, 제왕과 신민들이 귀의하지 않음이 없었다.
011_0325_b_18L自斯之後生死輪轉無際至臨得佛不食六年罪畢道成以俱夷自解羅云乃生太子棄國勤于山邪見之徒咸謂狂惑謗聲非一子聞焉忍斯辱謗追以慈濟福隆道諸天雲集稽首承風帝王臣民靡不歸命
011_0325_c_01L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왕은 나였고 부인은 구이였으며, 태자는 라운(羅云)이었느니라. 대체로 악에는 화가 따르고 덕에는 복이 돌아가는 것이니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느냐? 왕이 도사를 잊고 6일을 굶게 하였으므로 6년 동안 죄를 받아서 굶다가 겨우 굶주림을 없앴다. 6일 뒤에 왕이 몸소 공양했기 때문에 6년의 재앙을 마치고 도를 이룬 것이니라. 구이는 웃었으므로 이제 라후라를 배었으나, 6년 동안 중병을 치렀다. 태자는 바라문으로 하여금 깊이 동산 안에 처하게 하였으므로 6년 동안 어둠 속에 있었던 것이니라. 어리석은 자는 거듭 어두워서 나아갈 바를 알지 못하고, 악한 마음으로 부처님과 사문을 대한다. 바라문으로 손이 끊기고 혀가 잘리더라도 이것은 한세상의 고통뿐이지만, 망령되이 손으로 때리고 허황하게 입으로 비방한 죄는 죽어서 태산지옥에 들어가서 지옥의 귀신이 그 혀를 빼어 내어 뜨거운 모래 위에 놓고 소로써 그 위를 갈며 또 불에 달군 못으로 그 오체를 못박는데 죽으려고 하여도 죽지도 못하나니, 앙화가 이러한지라 순리로 행하여 삿됨이 없이 할지니라.”
보살은 법인(法忍)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인욕을 행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25_c_01L佛告諸比丘時王者則吾身是也夫人者俱夷是太子者羅云是夫崇惡禍追施德福歸可不愼哉忘道士令餓六日受罪六年飢饉纔六日之後王身供養故今六年殃畢道成俱夷笑之今懷羅云六年重太子以梵志深著苑內故六年處于幽冥愚夫重闇不明去就以惡心向佛沙門梵志截手拔舌者斯一世之苦妄以手捶虛以口謗死入太山太山之鬼拔出其舌著於熱沙以牛耕上又以然釘釘其五體求死不得殃惡若此順行無邪菩薩法忍度無極行忍辱如是

54
석가필죄경(釋家畢罪經)
011_0325_c_14L釋家畢罪經
011_0326_a_01L예전에 보살이 계율을 지키고 행을 청정히 하여 공을 쌓고 덕을 쌓아서 드디어 여래ㆍ무소착ㆍ정진도ㆍ최정각이 되시어 사위국에 노닐면서 계셨다.
하늘ㆍ용ㆍ귀신ㆍ제왕ㆍ신민들로서 귀의하지 않는 이가 없었고, 고혹의 도[蠱道]와 사특한 술법은 부처님의 밝고 높은 법을 만나니, 마치 밝은 해가 떠오르자 반딧불이 숨어 버리는 것과 같았다. 탐욕과 질투가 일어나면 몸을 망치는 불을 보지 못한다.
사특한 무리들이 모략을 꾸미고 호수(好首)라는 여제자(女弟子)에게 권하여 부처님을 헐뜯게 하니 진실을 자세히 모르는 나라 사람이 심각한 태도로 의심하고 모든 사문들을 의심하였으며, 왕도 또한 괴이하게 여겼으나, 고혹의 도가 탐하고 혼탁하여 재물을 다투고 서로 고소하니 탁한 것이 드러나면서 화가 돌아가서 즉시에 폐해졌고 바르고 참된 것이 밝게 드러나매 천상과 인간에서 선함을 찬탄하였다.
왕이 정사(精舍)에 나아가서 머리를 조아리고 허물을 뉘우쳤다. 이로 말미암아 왕은 부끄러운 마음이 있었는데, 중매를 통하여 말하였다.
“부처님의 누이동생을 맞이하여 혼인의 굳음을 맺음으로써 석씨 가문과의 원한을 끊을까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집을 버리고 사문이 되어서 세속의 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혼인에 대한 것은 부왕께 의논 하십시오.”
이에 사자를 보내어서 경의를 표하고 결친(結親)하자는 말을 하니, 모든 석씨들이 허락하지 않았다.
왕이 말하였다.
“부처님이 그 나라에 처하여 그로 말미암아서 왕래하고 있다. 밝은 자는 원수를 없이 하고 어리석은 자는 원수를 두나니, 딸은 나의 천첩의 자식인 것을 어찌 구태여 원한을 불러오랴.”
왕이 좋다고 허락하였다. 드디어 혼인을 이루었고, 아들을 두었는데, 한 번 외삼촌들을 보고 싶다고 하여 석씨의 나라에 갔었다.
011_0325_c_15L昔者菩薩守戒行淨積功累德遂獲如來無所著正眞道最正覺遊處舍衛國天龍鬼神帝王臣民靡不歸宗蠱道邪術値佛影隆猶日明盛螢火隱退貪嫉之興不睹亡身之火邪黨搆謀勸女弟子名曰好首以毀天尊國人未獲眞諦者有沈吟之疑心疑諸沙門王亦怪焉蠱道貪濁諍財相濁現禍歸卽時見廢貞眞照現人歎善王詣精舍頓首悔過由斯王有慚心因媒啓問求佛女妹結婚姻之固以絕釋家之怨衆祐曰吾去家爲沙門不豫世業嫁娶之事一由父於是遣使者致敬宣結親之辭釋不許王曰佛處其國爾由往來者無怨愚夫有讎女吾賤妾之子足以致恨乎王許曰遂成婚姻男嗣一請見諸舅卽之釋國
011_0326_b_01L그 때는 마침 부처님께서 돌아오셔서 모든 석씨에게 교화를 여는 계제였다. 모든 석씨들이 기뻐서 부처님의 정사를 짓는데, 땅을 석 자를 파고 전단향으로써 채우고 나라의 여러 보배를 거둬서 부처님 정사를 만드니, 빛나고 눈부신 것이 천궁(天宮)과 같았다. 소문이 이웃 나라에 들리니 모두들 뛰어왔다.
부처님께서 아직 앉지도 않으셨는데, 저 서자인 외손이 들어가서 보고 말하였다.
“이 정사의 교묘함과 여러 가지 진귀한 보배의 묘함은 오직 천제의 궁이라야 필적할 만하겠다.”
그리고는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오시기 전에 내가 한 번 앉아 보았으면 죽어도 한이 없겠다.”
서자가 총애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이름은 두가마(頭佉摩)인데, 말하였다.
“하늘이 준 기회를 어찌 또한 잃으랴.”
곧 자리에 올라가 앉으니, 석씨의 큰 선비들이 큰 소리로 꾸짖었다.
“부처님의 높은 자리는 천제도 못 앉는 법인데 어찌 계집종의 자식이 감히 자리에 올라가느냐?”
자리를 찢어 버리고 다시 만드니 서자가 나와서 그 친구에게 말하였다.
“이 욕이 더할 수 없다. 만약 내가 왕만 되어 보라. 너도 이것을 잊지 말아라.”
친구도 말하였다.
“그러자.”
돌아가서 그 어머니에게 태자가 되고 싶다고 졸랐다.
어머니가 요망스럽고 고혹적인 수단으로써 아들의 원대로 청하니 왕이 말하였다.
“자고로 듣지 못한 일이다. 미친 소리를 하여 스스로 부끄러움을 불러오지 말라.”
그러나 요망스럽고 고혹적인 것이 안에 있고 아첨하는 간신이 교묘하게 말하니, 드디어 두 태자를 세워서 백성을 나누어 다스리게 되었다.
011_0326_a_10L佛當還開化諸釋諸釋欣欣興佛精舍土三尺以栴檀香塡之撿國衆寶爲佛精舍焜焜弈弈有若天宮聲聞鄰國靡不躍逸佛未坐之而彼庶子入觀曰斯精舍之巧衆珍之妙唯天帝宮可爲匹矣佛未翔茲吾一坐沒命不恨也庶子嬖友名曰頭佉對曰夫亦何失卽升坐矣釋氏雄壯聲呵曰衆祐尊座天帝不臨婢之子敢升座乎裂坐更興庶子出謂其友曰斯辱無外矣吾若爲王無忘茲友曰俱然旋守其母欲爲太母以妖蠱請如子願王曰古來未無設狂言自招恥也妖蠱處內臣巧辭遂立二嫡分民正治
대왕이 죽으니, 자리는 두 나라로 갈라졌고, 백성들은 기뻐하는 바를 따르니, 인(仁)과 흉(兇)이 무리를 나누어 어진 편은 형을 받들었고, 흉악한 측은 동생에게로 달려갔다.
동생의 나라에서는 친구가 상국이 되어 가지고 방패와 창을 수선하고 여러 가지 군비(軍備)를 단단히 하고 나서 옛 일로써 아뢰니, 왕이 좋다고 하고, 곧 큰 장수와 무사들을 거느리고 진군하여 나가다가 부처님께서 길가에 반은 마른 나무 밑에 앉아 계신 것을 보고, 왕이 나아가서 머리를 조아리고 아뢰었다.
“부처님께옵서 싱싱하게 산 나무 그늘에 앉지 않으시고 반이나 죽은 나무 밑에 앉으셨으니, 무슨 까닭이십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이 나무의 이름은 석(釋)인데 내가 그 이름을 사랑합니다. 어진 도로써 그 어려움을 구제하고 그 마른 것을 적셔서 그를 살리려는 것입니다.”
왕이 송구하고 속으로 부끄러워서 아뢰었다.
“부처님의 인자하심이 넓고 넓어서 혜택이 초목에까지 미치시오니, 어찌 하물며 사람이오리까?”
군사를 돌이켰다.
011_0326_b_02L大王崩位立兩國民隨所悅仁凶分流仁卽奉兄兇馳詣叔友爲相國修治干戈軍用衆備以舊事聞王曰卽寵雄將武士就路睹佛道邊坐乎半枯之王進稽首曰佛不坐純生而處半將有由乎衆祐曰斯樹名釋吾愛其名以仁道濟其難潤其枯惠其生王悵然內恥曰佛仁弘普惠逮草豈況人乎於是旋軍
상국이 천문을 우러러 살펴보니 석씨가 숙세의 복이 다하고 화가 일어난지라, 다시 왕에게 말하여 또 출군하여 석씨의 성 수 리 밖에 이르렀는데, 성 안에서 활과 쇠뇌를 쏘는 소리가 풍우와 같고 이쪽의 기치와 일산대가 부러지고 갑옷이 찢어지고 군사와 말이 어지럽게 뛰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으므로 왕은 또 돌아갔다.
석씨들이 부처님께 이뢰었다.
“도적을 어떻게 막아야 하옵니까?”
“관문을 굳게 하고 참교(塹橋)를 폐하라.”
왕이 또 출군하니 목련이 아뢰었다.
“제가 나한의 위신으로써 화현으로 천망(天網)을 만들어서 성을 덮어 40리에 달한다면 왕이 석씨들을 어떻게 하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죄를 어떻게 할 수 없느니라.”
또 아뢰었다.
“다른 국토로 옮기면 어떠하오리까?”
“죄를 어떻게 할 수 없느니라.”
목련이 아뢰었다.
“제가 능히 형체가 있는 것은 막는다 하더라도 형체가 없는 죄는 어찌할 수 없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악을 심어서 화가 생기는 것을 누가 능히 막겠느냐? 석씨의 한 어린이를 내 발우 밑에 보호하여 두어라. 그 실제를 증험하리라.”
목련이 명하신 대로 하였다.
011_0326_b_11L相國仰察天睹釋氏宿福索禍興復以聞之又出未至釋氏城有數里城中弓弩矢聲猶風雨幢幡傘蓋斷竿截斗鎧斬控士馬震奔靡不失魄王又奔釋人啓佛當那賊何牢關門塹橋王又出軍目連啓言吾欲以羅漢威神化爲天網覆城面四十里奈釋人何衆祐曰無奈罪何又言著他方剎土無奈罪何目連言能攘有形無奈無形罪何衆祐曰惡禍生孰能攘之取釋氏一子置吾鉢下以效其實目連如命
011_0326_c_01L석씨의 모든 나이 많은 이들이 부처님의 가르침과 같이 문을 지키는데 마군[魔]이 노덕(老德)으로 화하여서 모든 석씨들을 꾸짖었다.
“저편 왕이 길을 빌어서 갈 데가 있는 것이다. 그대들이 저를 거절한다면 장차 후환이 더할 터인데, 불제자의 행동이 그럴 수가 있느냐?”
마군이 힘을 떨쳐서 자물쇠를 빼어 문을 미니 군사가 들어오는데, 마치 못 둑이 터져서 물이 용솟음치는 것과 같았다.
석마남(釋摩南)이 대장군이 되었는데 저쪽 왕의 선왕(先王)과 같은 스승 밑에서 배웠고, 생사를 맹세한 친구 사이였다. 저쪽 왕에게 말하였다.
“그대의 사나운 군사들을 한 식경만 멈추어 주면 성 안의 사람들을 내보내어 목숨을 건지도록 하리라.”
왕이 좋다고 하였다.
대장군이 물가에서 부처님 계신 데를 향하여 머리를 조아리고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나의 이 미천한 목숨으로써 저 소인에게 청하였습니다. 원컨대 시방의 여러 중생들로 하여금 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고 자기의 마음을 미루어 중생을 건지며, 덕이 하늘땅에 합하고, 이리와 뱀 같은 독으로 중생을 해치는 이런 무도한 왕과 같은 이가 없게 하소서.”
물에 들어가서 머리털을 나무 뿌리에 감으니 조금 있다가 목숨이 끊어졌다. 왕이 보낸 사자가 와서 보고는 돌아가서 사실대로 말하였다.
군사가 들어가서 땅을 파고 석씨 사람들을 반 토막만 묻고는 재목을 가로로 놓고 코끼리로 끌게 해서 쓸어 파서 죽거나 혹 말이 짓밟거나 혹 군사가 칼로 찌르거나 하였다.
011_0326_b_23L釋諸耆舊承教守門魔化爲舊德呵諸釋曰假塗有所之爾其絕彼將益後尤弟子行可得爾乎魔奮勢拔鑰排門兵入猶塘決水翻釋摩南爲大將軍與王先王同師而學有死友之誓王曰住爾兇士一飡之頃令城中人獲出全命王曰大將軍臨水向佛叩頭流淚而曰以吾微命請彼少人願令十方群生皆奉佛教恕己濟衆潤合二儀無爲狼蚖之毒殘賊衆生若斯無道之王矣入水以髮纏樹根有頃命終王遣使者視之還如事云兵入掘地半埋釋人橫材象牽概殺之矣或馬蹟或兵刃
011_0327_a_01L부처님께서는 그때 머리가 아팠는데, 그 아픈 것이 말할 수 없었다. 범왕ㆍ제석ㆍ사대천왕이 모두 합장하고 모시면서 마음 아파하였다.
석씨 사람들이 스스로 3존께 귀의하는 자, 경을 외우는 자, 자비심을 일으키는 자가 있었다.
석씨에게 세 성(城)이 있었는데, 정벌이 끝이 안 났으나 왕이 석마남이 제 몸을 죽여 여러 목숨을 청한 것을 생각하고 슬퍼하여 회군하면서 사자를 부처님께 보내어서 공손히 아뢰었다.
“군사들이 피로하여 나라로 돌아가서 군사를 쉬겠나이다. 다른 날 예의를 갖추어서 발 아래에 머리를 조아리겠나이다.”
부처님께서 왕에게 몸을 조심하라는 인사를 전하였다.
사자가 물러가는 것을 부처님께서 유심히 보시니 아난이 법복을 정제하고 머리를 조아려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헛되이 보시지 않는데, 그 연유가 반드시 있는가 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석씨의 죄는 끝나고 왕의 죄가 일어나고 있다. 앞으로 7일 후에 태산귀(太山鬼)가 불로써 왕과 왕의 신민을 불태우는데 왕의 죄를 구제하기 어려움이 마치 석씨의 재앙을 막기 어려웠던 것과 같으리라.”
그리고는 아난으로 하여금 발우를 들게 하고 보니, 발우 밑에 보호되었던 사람이 역시 죽어 있었다.
011_0326_c_14L佛時首疾其痛難言梵王帝釋四大天王皆叉手侍爲之痛心釋人有自歸命三尊者經者起慈心者釋有三城征事未畢王憶釋摩南殺身請衆命爲之愴然旋師罷軍遣使者致敬曰士衆疲勞還國息師異日束修稽首足下佛教王自愛使者退佛視之矣阿難整法服稽首曰佛不虛視其必有緣祐曰釋罪畢也王罪興矣卻後七日太山鬼以火燒王及其臣民王罪難救猶釋禍難攘矣佛使阿難擧鉢下人亦終
부처님께서 모든 사문들을 거느리시고 바라문의 강당에 이르시는 길에 모든 석씨들이 죽은 곳을 지나는데 혹은 이미 죽었고, 혹은 팔과 엉덩이와 정강이가 부러져서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혹은 제 뺨을 치면서 신음하여 말하였다.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법에 귀의합니다. 성중(聖衆)께 귀의합니다. 원컨대 시방의 중생들이 모두 길이 편안함을 얻어서 우리들과 같은 이가 없게 되어지이다.”
그때 저절로 상이 땅에서 솟아 나왔는데 그 땅에 빈틈이 없었다. 거기에 사문들이 다 앉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왕의 도리에 어긋난 죄가 넓고 넓으니라.”
또 사문들에게 물으셨다.
“혹 도살하고 사냥하고. 고기잡고 하는 자가 비행황제(飛行皇帝)가 되는 것을 보았느냐?”
“못 보았나이다.”
“훌륭하다. 나도 또한 보지 못하였노라. 이것은 저 뭇 중생들에게 보시하는 4등심(等心)이 없기 때문이다.”
011_0327_a_03L佛將諸沙門至梵志講堂道經諸釋死地或有已死或折臂髀脛者睹佛來或搏頰呻吟云歸命佛歸命法歸命聖衆願十方群生皆獲永康莫如我等也時自然牀從地出其地無閒諸沙門皆坐佛言斯王勃興罪弘廣矣又問沙門若見屠獵魚網者獲爲飛行皇帝乎對曰不見佛言善哉吾亦不見以其無四等心惠彼群生故也
011_0327_b_01L왕이 호숫가에 거닐고 무리들은 물에 들어가 목욕하더니, 신이 화하여 독충이 되어 가지고 그 군사의 무리를 쏘았다. 독이 돌아서 몸이 검어지고 혹은 물 속에서 죽는 자, 혹은 백 보에서 죽거나, 혹은 1리를 나가다가 죽는 자가 속출하였다.
또 반쯤 나라에 들어갔을 때 흉귀(兇鬼)가 구름처럼 궁중에 모여들어 밤중에 사람의 소리가 나고 물건이 우니,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의지하면서 말하였다.
“내일 아침까지 살 것인가?”
해와 달이 어두워지고, 성수(星宿)가 법도를 잃고, 괴이한 일이 잇달아 일어나니 왕을 원망하지 않음이 없었다.
왕이 부처님께서 화변(火變)의 이상을 경계하셨다는 것을 듣고 속이 끓고 타서 사자를 보내어 그 일을 여쭈매 부처님께서 위와 같이 말씀하시니, 사신이 돌아가서 자세히 보고하였다.
나라가 흔들려 기와가 무너지니 왕이 여러 신하들을 모아 의논하였다. 혹은 산을 말하고 혹은 물을 말하다가 드디어 배를 타고 바다로 들어가니, 강하고 부한 자는 따라갈 수 있었고, 가난하고 약한 자는 나라에 남았다.
왕과 내궁인(內宮人)들이 배에 올라 옷을 올리고, 불을 바라보고서 옷을 풀고 양수주(陽燧珠)를 벗겨 옷 위에 놓았다. 그날 구름이 일어 흐리고 음산하더니 풍우가 사나워지면서 닻줄이 끊어지고 배가 표류하니, 신민들이 모두 말하였다.
“이 나쁜 왕이 흉악한 짓을 해서 이런 재앙이 온 것이다.”
한낮이 된 때에 해가 나면서 양수주에 쪼이더니 양수주가 불로 화하여서 왕의 배부터 태웠고, 태산 귀신과 구름이 모이더니 벼락을 치면서 산 채로 온통 태산지옥으로 몰아넣었다. 언덕에 남아 있던 자들만 약간 무섭기는 했으나 온전하였다.
011_0327_a_12L王行湖邊衆入水浴神化爲毒虫螫其士衆毒行身黑於水中死者或百步一里死者且半入兇鬼雲集宮中夜時人聲物鳴居相持須旦爲命日月薄蝕星宿失怪異首尾靡不怨王也王聞佛戒火變之異內如湯灼遣使者參其事佛說如上使返具聞國振瓦崩王會群臣議言或於山或於水遂乘舩入强富得從貧羸留國王內宮人登舩上服望火解衣脫陽燧珠著服上其日雲興壅壅曀曀風雨淩淩笮絕舟漂臣民僉曰弊王行凶乃致兇禍向中之時日出炙陽燧陽燧化爲火始自王舟大山鬼神雲集礕礰率土生入太山地獄留在岸者微怖而全
부처님께서 이날 자심정(慈心定)에 드시니 모든 사문들이 아난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 나오지 않으시는가?”
대답하였다.
“한 나라가 크게 죽으니 부처님께서 자심정에 드셔 아니 나오신다.”
부처님께서 다음날 새벽에 나오시니 모든 사문들이 땅에 머리를 조아리고, 제석ㆍ범천ㆍ사왕[四天王]과 모든 용ㆍ귀신ㆍ제왕ㆍ신민들이 역시 머리를 조아리고 자리에 나아갔다.
아난이 옷을 정제하고 두 나라의 화변의 근원을 묻고 말하였다.
“원컨대 대중의 의심을 풀어 주시와 중생들로 하여금 화와 복의 말미암은 바를 알게 하옵소서.”
011_0327_b_04L佛於是日興慈心定諸沙門問阿難佛不出乎答曰一國大喪佛興慈定故爲不出也佛明晨出諸沙門稽首于地釋梵四王諸龍鬼神帝王臣民稽首就座阿難整服問二國禍變之元願釋衆疑令群生照禍福所由
011_0327_c_01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예전에 세 나라가 있어서 이웃하여 왕이 되었더니라. 그 때는 부처님께서 세상을 떠나신 지 오래여서 경전을 닦지 않았었다. 보살이 처한 나라에 호수와 못이 있어서 고기를 수없이 잡으니, 가까운 나라에서 듣고 기뻐하여 재물을 가지고 와서 사가니, 고기가 다 없어지고 참혹한 일이 돌아왔다. 먼 데 나라는 알지 못하였고, 따라서 살 마음도 없었더니라. 고기를 잡은 나라는 지금 죽은 석씨 3억 인이 이들이고, 또 한 나라, 기뻐서 고기를 사간 나라는 지금 온 성 안 사람들로서 무서워하고 재물을 없앤 이들이며, 먼 나라여서 고기 얻은 것을 듣지 못한 나라는 지금 온 성 안 사람들로서 왕이 온 것을 알지 못한 자들이니라. 내가 그때 고기의 머리를 부수는 것을 보고 ‘좋다’고 실언을 했더니, 이제 이미 부처가 되어 삼계의 어른이로되, 오히려 머리가 아픈 것을 면하지 못하거늘 어찌 하물며 범부 서민이겠느냐.
모든 제자들아, 네 마음을 바르게 하고 덕과 은혜를 일으켜서 중생을 편안하게 하라. 자기를 미루어 남을 제도하여 삼가 살생을 하거나, 남의 재물을 도둑질하거나, 아내가 아닌데 간음하거나, 이간하는 말ㆍ사나운 욕설ㆍ거짓말ㆍ꾸미는 말을 하거나, 질투하거나, 성내고 어리석거나, 3존을 비방하거나 하지 말라. 화의 큰 것이 10악보다 더함이 없고, 복과 영화의 높은 것이 오직 10선에 있느니라. 다른 것을 죽이는 것이 자신을 죽이는 것이요, 다른 것을 살리는 것이 자신을 살리는 것이니라.
마음으로 악을 생각하고 입으로 악을 말하고 몸으로 악을 행함을 채찍하는 것은 힘써 마음으로 도를 생각하고 입으로 도를 말하고 몸으로 도를 행함만 못하느니라.
선을 베풀면 복이 오고, 악을 하면 화가 오는 것이 마치 메아리가 소리에 응하고, 그림자가 형체를 쫓는 것과 같나니, 이러한 변을 본 자는 삼가 봄 하늘과 같은 어짊을 어기고 승냥이와 이리의 사나움을 높이지 말지니라.”
011_0327_b_10L佛告阿昔有三國比鄰而王佛去世久遠經典不修菩薩所處之國致有湖池魚無數近國聞喜資財來買魚盡慘遠國不知亦無買心漁獵國者釋三億人死者是也其一國喜欲買魚者今一城人恐徒亡財者是也國不聞得魚者今一城中人不知王來者是也我時見破魚首失言可之今已得佛爲三界尊尚不免首疾之豈況凡庶乎諸弟子端爾心興德安群生恕己濟彼愼無殺生盜人財物婬彼非妻兩舌惡罵妄言綺語嫉妒恚癡誹謗三尊禍之大莫尚十福榮之尊夫唯十善矣殺物者爲自殺活物者爲自活策心念惡口言身行惡莫若勞心念道口言道行道施善福追爲惡禍尋猶響之應聲影之追形也睹斯變者愼勿違春天之仁而尚豺狼之兇也
부처님께서 경을 설하여 마치시니, 4부 제자와 하늘ㆍ용ㆍ귀신들이 다 크게 환희하여 머리를 조아리고 갔다.
011_0327_c_06L佛說經竟四輩弟子天龍鬼神皆大歡喜稽首而去
辛丑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