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1_0381_a_01L무자보협경(無字寶篋經)
011_0381_a_01L無字寶篋經


원위(元魏) 천축 보리류지(菩提流支) 한역
송성수 번역
김두재 개역
011_0381_a_02L 元魏天竺三藏菩提流支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1_0381_a_0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婆伽婆]께서 왕사대성(王舍大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에 머물고 계셨다.
011_0381_a_04L一時婆伽婆住王舍大城耆闍崛山中
그때에 한량없이 많은 백천만억 큰 보살 대중이 여래를 빙 둘러싸고 있었다. 이들은 다 큰 지혜와 훌륭한 방편(方便)으로 용맹하게 정진하는 자들이었으며, 글자 없는 법문[無字法門]을 잘 통달하였고, 옳은 것과 그른 것을 청정하게 잘 비추었다.
011_0381_a_05L有無量百千萬億大菩薩衆圍遶如來皆是大智善權方便勇猛精進善能通達無字法門能淸淨是處非處
참괴(慙愧)하여 번뇌의 그물을 거둬내며, 모든 감관[根]을 조복(調伏)시키고 자비의 어금니[慈悲牙]와 참괴의 어금니[慚愧牙]로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며, 큰 삼매(三昧)를 얻음에 지혜로써 우두머리를 삼고 지모(智母:根本智)를 마치 보배 섬[寶洲]의 큰 보배 창고처럼 잘 공경하였다.
011_0381_a_08L慚愧解脫羅網所調伏諸根以慈悲牙以慚愧牙念衆生得大三昧以智爲首善敬智猶如寶洲大寶之藏皆悉善知不善法
그들은 모두가 선(善)과 불선(不善)의 법을 잘 알았으며, 3세(世)의 일을 깨달아 모든 것을 성취하였고, 글자 없는 변재[無字辯才]로 2공(空:我空과 法空)을 잘 통달하여 뛰어나고 미묘한 경지[勝妙地]를 얻었으며, 모든 진리를 잘 배워 실제를 통달하였으며, 그지없이 용맹하고 씩씩하여 집착하는 것도 없고, 자기 성품의 최상(最上)의 법을 죄다 통달하였다. 진실과 진실 아닌 두 가지 법문을 잘 사유(思惟)하였으며, 비록 태(胎)로 인해 태어났으나 생사를 영원히 여의었고, 비밀을 잘 깨달아 모든 형상을 잘 알고 있었다.
011_0381_a_12L覺三世事一切成就無字辯善達二空得勝妙地善學諸諦達實際無邊勇健無所執著悉能通達自性上法能善思惟實以不實二種法門胎藏示生永離生死善覺秘善知諸相
모든 나라를 잘 보호하여 큰 명성[大名稱]을 얻었으며, 다시 훌륭한 이름[勝名]과 훌륭한 창고[勝藏]를 모조리 얻고, 말 없는 창고[無言藏]와 영원히 안온한 잠을 얻었다. 베푸는 것은 전부 착하고 즐거우며, 성명(聲明)은 널리 퍼지되 삼계(三界)를 여의었으며, 삼계에 살고 있는 중생들을 구제하고, 진여(眞如)를 잘 깨달아 온갖 어진 일을 널리 보이며, 그 몸의 온갖 감각기관이 청정함을 널리 보이고, 제 몸과 남의 몸에 대하여 잘 깨달아 통달하였고, 모두 총명하고 영리한 지혜를 이룩한 이들이었다.
011_0381_a_17L應護諸國得大名稱悉復得勝名勝藏得無言藏永安隱諸所施爲皆悉善樂姓名普聞於三界能救三界所住衆生善覺眞普示普賢遍示其身諸根淸淨能覺達自身他身皆得成就明利智
011_0381_b_02L그들은 이른바 승향(勝響)보살ㆍ법향(法響)보살ㆍ승제분(勝諸分)보살ㆍ법안(法眼)보살ㆍ천상(千相)보살ㆍ변취(辯聚)보살ㆍ승사유(勝思惟)보살ㆍ치지(治地)보살ㆍ치지제(治地際)보살ㆍ심입지제향(深入地際響)보살ㆍ지향(地響)보살ㆍ구변(具辯)보살ㆍ상적(上積)보살ㆍ화목(華目)보살ㆍ우발라목(優鉢羅目)보살ㆍ정계(頂髻)보살ㆍ문수향(文殊響)보살 등이었으니, 이와 같은 보살마하살들과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모두는 다 동자(童子)들이었다.
011_0381_b_02L所謂勝響菩薩法響菩薩勝諸分菩薩眼菩薩千相菩薩辯聚菩薩勝思惟菩薩治地菩薩治地際菩薩深入地際響菩薩地響菩薩具辯菩薩上積菩薩華目菩薩優鉢羅目菩薩頂髻菩薩文殊響菩薩如是等菩薩摩訶薩不可筭數皆是童子
이들은 모두 다른 곳인 관찰할 수 없는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로부터 와서 이 자리에 모였으며, 일체가 모두 법왕(法王)의 직(職)과 태자의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011_0381_b_09L皆從他方不可觀察恒河沙等世界來集一切皆住受法王職太子位處
승사유보살은 한량없이 많은 제석(帝釋)과 범왕(梵王)에게 둘러싸여 있었고, 보현(普賢)보살과 허공장(虛空藏) 등은 사대신왕(四大神王)과 한량없이 많은 전륜성왕(轉輪聖王)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011_0381_b_11L勝思惟菩薩無量釋梵之所圍遶普賢菩薩虛空藏等四大神王及有無量轉輪聖王之所圍遶
대세지(大勢至)보살과 관세자재(觀世自在)보살은 한량없이 많은 범중(梵衆)에게 둘러싸여 있었고, 불공견(不空見)보살은 한량없이 많은 비사문(毘沙門)왕에게 둘러싸여 있었으며, 성수왕(星宿王)보살은 한량없이 많은 별들과 다른 호세천(護世天)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011_0381_b_14L得大勢至觀世自在菩薩無量梵衆之所圍遶不空見菩薩有無量毘沙門王之所圍遶星宿王菩薩無量星宿及餘護世之所圍遶
부유파의(復有破疑)보살과 멸일체장(滅一切障)보살은 스스로 여래의 몸을 나타내 보여 한량없이 많은 모든 부처님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사리불(舍利弗)과 대목건련(大目犍連)과 대가섭(大迦葉) 등은 모두 다 큰 아라한이요, 진련(眞練)보살과 승사유보살은 한량없이 많은 하늘 여인에게 둘러싸여 있었고, 약왕(樂王)보살과 약상(樂上)보살은 한량없이 많은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011_0381_b_17L復有破疑菩薩滅一切障菩薩自身示現如來之身無量諸佛之所圍遶及舍利弗大目犍連大迦葉等一切悉是大阿羅漢眞練菩薩勝思惟菩無量天女之所圍遶藥王菩薩上菩薩無量眷屬之所圍遶
그리고 시방세계 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세계 안의 모든 해와 달과, 스스로 위덕(威德)을 믿고 교만한 마음을 내는 이들도 모조리 부처님의 처소를 향하여 왔다.
011_0381_b_23L所有十方恒河沙等世界之中諸有日月恃威德生我慢者一切皆悉來向佛
011_0381_c_02L 부처님에게 온 뒤에는 여래의 앞에서 물러나 한쪽에 머물러 곧 자기 몸을 보니, 광명이 없는 것이 마치 먹덩이[聚墨]가 염부나제(閻浮那提)의 금(金) 곁에 있는 것과 같았으며, 이 모든 해와 달도 여래 앞에 머무르면서 제 자신이 드러나지 못하는 것이 또한 그와 같았으므로, 머무르고 싶은 마음이 없었고 말하고 싶지도 않았으며, 위덕이 없어 나타낼 수도 없었다.
011_0381_c_03L到佛所已於如來前卻住一面見自身無有光明猶如聚墨在於閻浮那提金邊此諸日月住如來前自顯現亦復如是無心欲住亦不欲無有威德不能顯現
나라연(那羅延) 등은 한량없이 많은 여러 하늘에게 둘러싸여 있었고, 대신(大神)ㆍ용신(龍神)ㆍ득차가(得叉迦)ㆍ아나바달다(阿那婆達多) 등 여러 큰 용왕은 한량없이 많은 용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으며, 선음(善音) 건달바왕은 한량없이 많은 건달바 대중에게 둘러싸여 있었고, 무염족(無厭足) 가루라왕(迦樓羅王)도 7억의 가루라 대중들에게 둘러싸여서 부처님의 처소로 왔다.
011_0381_c_07L那羅延等量諸天之所圍遶大神龍神得叉迦阿那婆達多等諸大龍王無量諸龍之所圍遶善音乾闥婆王有無量億乾闥婆衆之所圍遶無厭足迦樓羅亦有七億迦樓羅衆之所圍遶至佛所
그때에 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의 항하 모래알처럼 많은 모든 세계 안에 있는 보살들이 각각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 그곳 부처님에게 간청하였고, 그 부처님께 청하기를 마치고 나서 사부대중에 둘러싸여 이 사바세계(娑婆世界)에 왔다. 세간의 모든 공양 거리를 가지고 부처님에게 와서 부처님께 공양하고는 각각 스스로 연화좌(蓮華坐)에 앉았다.
011_0381_c_13L此三千大千世界恒河沙等諸世界中所有諸菩薩各於彼處啓請其佛旣請佛已四衆圍遶來至娑婆持出世閒諸供養具來至佛所彼諸菩薩供養佛已各各自坐蓮華座上
그때 어떤 보살마하살이 있었으니, 그 보살의 이름은 승사유(勝思惟)였다. 그 보살은 부처님에게 오자마자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만일 저에게 허락하신다면, 제가 감히 여래께 두 글자[二字]를 여쭙겠나이다.”
011_0381_c_18L爾時有菩薩摩訶薩名勝思惟來至佛所卽白佛言世尊世尊若爲聽許我者我乃敢問如來二字
그때에 부처님께서 승사유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의 질문을 들어줄 터이니 그대는 묻고 싶은 대로 물어 보아라. 여래는 한 중생만을 위하여 일부러 이곳에서 도(道)를 이룬 것이 아니니라. 그대들을 위하여 저 큰 용과 코끼리로 내가 여기에 출현한 것이니라.”
011_0381_c_21L爾時佛告勝思惟菩薩言聽汝所問隨汝意問如來不爲一衆生故此處成道乃爲汝等諸大龍象我出於此
011_0382_a_02L그때에 승사유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느 하나의 법을 바로 보살이 없애버린 것이오며, 어느 하나의 법을 바로 여래께서 증득하고 깨달은 것이옵니까?”
011_0381_c_24L爾時勝思惟菩薩白佛言世尊何者一法而是菩薩所除滅者何者一法而是如來所證覺者
그때 부처님께서 승사유보살마하살을 칭찬하며 말씀하셨다.
“좋은 말이다. 참으로 좋은 말이다. 범천이여, 그대는 이미 한량없이 많은 선근(善根)이 모두 원만하여, 모든 부처님의 가지력(加持力)을 입어 이 구절의 이치를 묻는구나. 선남자야, 나는 그대에게 말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기억하라.”
011_0382_a_04L爾時世尊讚勝思惟菩薩摩訶薩言善哉善哉梵天汝已淳熟無量善根諸佛加持問此句義善男子汝今諦善思念之我爲汝說
그때에 승사유보살은 여래의 발에 예를 올리고 귀 기울여 들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011_0382_a_08L爾時勝思惟菩薩禮如來足頂戴而佛言
“선남자야, 보살이 없애야 할 한 가지의 법이 있으니, 이른바 탐내는 법이 그것이니라. 선남자야, 이것이 바로 영원히 없애야 할 하나의 법이니라.
011_0382_a_10L善男子有一種法菩薩應滅所謂貪法善男子此是一法應當永
선남자야, 또 보살이 없애야 할 하나의 법이 있으니, 이른바 성내는 법이 그것이니라. 선남자야, 이것이 바로 영원히 없애야 할 하나의 법이니라.
011_0382_a_12L善男子復有一法菩薩應滅所謂瞋法善男子此是一法應當永滅
선남자야, 또 보살이 없애야 할 하나의 법이 있으니, 이른바 어리석음의 법이 그것이니라. 선남자야, 이것이 바로 영원히 없애야 할 하나의 법이니라.
011_0382_a_13L男子復有一法菩薩應滅所謂癡法善男子此是一法應當永滅
선남자야, 또 보살이 없애야 할 하나의 법이 있으니, 이른바 나[我]라는 소견이 그것이니라. 선남자야, 이것이 바로 영원히 없애야 할 하나의 법이니라.
011_0382_a_15L善男子復有一法菩薩應滅所謂我見善男此是一法應當永滅
선남자야, 또 보살이 없애야 할 하나의 법이 있으니, 이른바 게으름이 그것이니라. 선남자야, 이것이 바로 영원히 없애야 할 하나의 법이니라.
011_0382_a_17L善男子復有一法菩薩應滅所謂懈怠善男子是一法應當永滅
선남자야, 또 보살이 없애야 할 하나의 법이 있으니, 이른바 수면(睡眠)이 그것이니라. 선남자야, 이것이 바로 영원히 없애야 할 하나의 법이니라.
011_0382_a_19L善男子復有一法菩薩應滅所謂睡眠善男子此是一應當永滅
선남자야, 또 보살이 없애야 할 하나의 법이 있으니, 이른바 탐애(貪愛)가 그것이니라. 선남자야, 이것이 바로 영원히 없애야 할 하나의 법이니라.
011_0382_a_21L善男子復有一法菩薩應滅所謂貪愛善男子此是一法當永滅
선남자야, 보살이 또 하나의 법을 없애야 하나니, 이른바 무명(無明)이 그것이니라. 선남자야, 이것이 바로 영원히 없애야 할 하나의 법이니라.”
011_0382_a_23L善男子菩薩復應除滅一法所謂無明善男子此是一法應當永滅
011_0382_b_02L그때에 승사유 범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느 하나의 법이 보살들이 밤낮으로 보호해야 할 법입니까?”
011_0382_a_24L爾時勝思惟梵天白佛言世尊何者是一法而諸菩薩日夜防護
그때에 세존이 승사유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보살은 자기가 싫어하는 것을 남에게 권하지 않느니라. 선남자야, 만일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이 법을 보호하여 지니면, 그 선남자 또는 선여인은 여래의 일체 계율의 경전[如來一切戒藏]을 잘 보호하여 지니는 것이니라.
011_0382_b_03L爾時尊語勝思惟菩薩言善男子所謂菩己所不欲勿勸他人善男子若有善男子善女人護持此法彼善男子善女人護持如來一切戒藏
왜냐하면 선남자야, 제 목숨을 사랑하면 곧 살생하지 않아야 하고, 제 재산을 아끼면 곧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아야 하며, 제 아내를 사랑하면 곧 남의 아내를 범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니라.
011_0382_b_07L何以故善男子愛自命者則不殺生愛自財者不盜他物愛自妻者不侵他妻
선남자야, 만일 이들 중생이 마음을 내어 ‘나는 여래의 바른 가르침을 공경하며 따를 것이다’라고 한다.
011_0382_b_09L男子是等衆生發如是意我敬順如來正教
그 선남자는 항상 마음에 힘써서 이 법을 보호해야 하리라. 왜냐하면 선남자야, 만일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으로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등각대보리(等覺大菩提)를 구하는 사람은, 모두 즐거워하는 까닭에 구하는 것이요 자신이 괴로워지기를 바라는 이는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011_0382_b_11L彼善男子常當勤心防護此法以何義故善男子若有善男子善女人欲求無上正眞等覺大菩提彼人悉是爲樂故求而無有求自身苦者
세간에는 오직 즐거움을 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니, 그 때문에 나는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그대들은 마땅히 알라. 자기가 싫어하는 것은 남에게 권하지 말아야 하니, 선남자야, 이것이 바로 하나의 법으로서 보살이 항상 밤낮으로 지켜야 할 것이니라.
011_0382_b_15L世閒惟有樂受樂者以是義我說此言汝等當知己所不欲勸他人善男子此是一法菩薩常當日夜護之
선남자야, 그대가 질문한 것과 같이, 어느 하나의 법을 여래가 깨달은 것이냐 하면, 선남자야, 하나의 법도 여래는 깨달은 것이 없느니라. 선남자야, 법에 대하여 깨달을 것이 없는 것이 바로 여래가 깨달은 것이니라. 선남자야, 일체의 법은 생겨나는 것이 아님을 여래는 깨달았으며, 일체의 법은 없어지는 것이 아님을 여래는 깨달았느니라.
011_0382_b_18L善男子如汝所問何者一法而是如來所證覺者善男子無有一法如來所覺善男子於法無覺是如來覺男子一切法不生而如來證覺一切法不滅而如來證覺
011_0382_c_02L또 선남자야, 법의 성품은 두 끝을 여읜 것임을 여래는 깨달았고, 일체의 법은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여래는 깨달았느니라. 선남자야, 여래는 업(業)의 인연을 잘 말하며, 여래는 업의 인연을 잘 증명하고, 일체의 법은 인연에 얽매인 것임을 여래는 잘 깨달았느니라.
011_0382_b_23L復次善男子法性離二邊而如來證一切法不實而如來證覺善男子如來善說業因緣如來善證業因緣一切法因緣所縛而如來善覺
선남자야, 그 인연이란 마치 번갯불과 같은 것임을 여래는 깨달아 인연을 여의었으며, 여래가 말한 업보가 없다고 한 말은, 이미 정각(正覺)을 이루고 나서 받은 것이니라. 일체의 법은 넓고 엄숙한 창고[廣博嚴藏]이니, 이것이 여래가 증득한 것이니라.
011_0382_c_04L善男彼因緣者猶如電光而如來所覺離因離緣如來說言無有業報旣成正覺而受之也一切法廣博嚴藏如來所證
선남자야, 무슨 까닭에 넓고 엄숙한 창고라고 말하느냐 하면, 선남자야, 모든 세간지(世間智)와 출세간지(出世間智) 등은 어디로부터 생겨나는 것이냐? 만일 그 지혜를 진실로 관찰하고 바르게 관찰할 때에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은 갈수록 깊어지나니, 그때에 그 법이 창고라고 이름 붙여지느니라.
011_0382_c_08L善男子以何義故說廣博嚴藏善男子所有世閒出世閒智等彼從何生若彼智以眞實觀正觀察般若波羅蜜轉爲甚深彼法爾時得名爲藏
선남자야, 나는 또한 일체의 법이 환(幻)과 같고 불꽃과 같다고 말하나니, 이것을 부처님은 깨달았고, 법의 성품과 모양은 한 맛[一味]으로 해탈하는 법이니, 이것을 부처님은 깨달았으며, 모든 법의 성품과 모양은 한 맛으로 해탈하는 것이니, 이것이 일체법의 넓고 엄숙한 창고이니라.
011_0382_c_12L善男子我亦復說一切諸法如幻如是佛所覺性相一味解脫之法佛所覺所有性相一味解脫是一切法廣博嚴藏
선남자야, 만일 선남자나 선여인이 또 하나의 법이 있는데 부처님께서 그것을 깨달았다고 하면, 선남자야, 모든 법은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으며, 인(因)도 없고 연(緣)도 없으며, 생겨나는 일도 없고 없어지는 일도 없으며, 생각하고 생각하지 않는 것도 없으며, 늘어나는 것도 없고 줄어드는 것도 없느니라.
011_0382_c_16L善男子若善男子善女人復有一法是佛所覺善男子所謂諸法不去不無因無緣無生無滅無思不思增無減
선남자야, 또 법에 있어서 결국 자체의 성품[自性]은 법의 성품[法性]일 뿐이요, 자체의 성품이 아니니라. 또 법은 비유로 말할 수가 없는 것이고, 또 명자(名字)로도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하나의 법으로서 여래가 깨달은 것이니라.
011_0382_c_20L善男子若法畢竟自性法性非是自性若法譬喩所不可說若以名字亦不可說此是一法如來所覺
이 광엄상왕무자보협광엄(廣嚴上王無字寶篋光嚴) 법문을 말씀하실 때에 나아가 10지(地)에 머무르는 보살로서 작은 티끌 수의 눈을 지니고도 볼 수 없는 이인, 이와 같은 대중들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의 마음을 내었다.
011_0382_c_22L說此廣嚴上王無字寶篋光嚴法門乃至得住十地菩薩有微塵數眼不睹者如是等衆皆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011_0383_a_02L이와 같은 중생들이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하였고, 또 이보다 더 많은 수의 중생들이 지옥의 고통을 버리고 천상(天上)에 태어났다. 한량없이 많은 보살들이 백천만의 모든 삼매문(三昧門)을 나타냈거늘 하물며 많은 말씀을 하셨는데 이익이 없었겠느냐.”
011_0383_a_03L如是等衆生證阿羅漢復過此數衆生捨地獄苦生於天無量諸菩薩現百千萬諸三昧門何況多說而無利益
그때에 부처님께서 라후라(羅睺羅)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가 설한 저 바른 법의 이치를 받아 지녔느냐?”
011_0383_a_06L爾時佛告羅睺羅言汝能受持我此所說正法義不
이 말씀을 하실 때에 부처님의 신력(神力)으로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모든 세계 안의 9억 보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011_0383_a_08L說此語時以佛神力恒河沙等諸世界中九億菩薩從坐而起卽白佛言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모두 이 법문을 지녀서, 이 사바세계와 미래 세상의 중생들을 위하여 유통하여 끊어지지 않게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 보살은 바로 지혜의 그릇임[智器]을 알게 하겠나이다.”
011_0383_a_10L世尊我等皆能持此法門令於此閒娑婆世界未來世中爲諸衆生流通不絕知是菩薩是智器者
그때 사대신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여래께서 말씀하신 법의 이치를 받아 지니어 그 보살로 하여금 바라는 것을 만족하게 하겠사옵니다. 만약 이렇게 하는 이라면 그가 바로 지혜의 그릇이옵니다.”
011_0383_a_13L爾時四大神王白佛言世尊我等亦能受持如來所說法義令彼菩薩所求滿足若於是中是智器者
그때 세존께서 일체 대중을 두루 자세히 살피시고는 이렇게 말하셨다.
“선남자야, 나는 다만 하찮은 선근(善根)을 닦아서 정각(正覺)을 이룬 것이 아니니라. 저 여러 중생들이 만일 이 바른 법을 들은 이가 있으면, 그도 하찮은 선근을 닦는 것이 아니리라. 이 ‘광박엄상왕무자보협법문(廣博嚴上王無字寶篋法門)’을 받아 지니거나 들은 이라면, 그 사람은 곧 이미 공경을 받을 것이요 나도 또한 존중하며 찬탄하리라.
011_0383_a_16L爾時世尊周遍觀察一切衆已作如是言善男子我非惟修微少善根而成正覺彼諸衆生若有能聞此正法彼亦非修微少善根若能受持此廣博嚴上王無字寶篋法門若能聞彼人則爲已恭敬我尊重讚嘆
011_0383_b_02L선남자야, 이 선남자나 선여인은 곧 두 어깨에 보리(菩提)의 짐을 짊어지며, 그 사람은 곧 끊어지지 않는 변재(辯才)를 얻으며, 모든 부처님 세계를 잘 평정할 수 있느니라. 그들이 목숨을 마치는 때에는 곧 아미타불이 성문과 보살 대중에게 둘러싸여 그 사람 앞에 나타나 보일 것이며, 이 기사굴산(耆闍崛山) 꼭대기에 있는 나의 몸도 볼 것이요, 이 여러 보살 대중들도 볼 것이니라.
011_0383_a_22L男子是善男子善女人則爲兩肩荷擔菩提彼人則得不斷辯才得善淸淨諸佛世界命終之時則得現見阿彌陁佛聲聞菩薩大衆圍遶住其人亦見我身於此耆闍崛山王頂見此等諸菩薩衆
선남자야, 저 선남자와 선여인은 곧 이미 큰 법의 보배 창고를 얻어서 다할 수 없을 것이며, 숙명(宿命)의 지혜를 얻어 악도(惡道)에 태어나지 않으리라.
011_0383_b_05L善男子彼善男子善女人則爲己得大法庫藏而不可得宿命智不生惡道
선남자야, 나는 지금 이 일체 세간에서는 일찍이 없었던 믿기 어려운 법문을 말하였느니라. 선남자야, 만일 저 선남자와 선여인이 비록 크게 거스르는 죄가 있다 하더라도, 이 훌륭한 법문을 잘 읽고 외우고 받아 지니거나, 스스로 베껴 쓰거나 남에게 쓰기를 권고하거나, 스스로 읽고 외우며 남에게 권고하여 읽고 외우게 하거나, 스스로 지니며 남에게 지니기를 권하니라.
011_0383_b_07L善男子我今說此一切世閒所未曾有難信法門善男子若彼善男子女人設有逆罪以其善能讀誦受持此勝法門若自書寫若勸人書若自讀誦勸人讀誦若能自持若勸人持
선남자야, 나는 그 사람은 악도(惡道)에 태어나지 않으리라고 말하리라. 곧 그를 위하여 일체의 부처님이 수기(授記)할 것이며, 그 보살들은 모조리 5안(眼)을 얻어 모든 감각기관[根]이 완전히 갖추어지며, 모든 부처님의 보호를 받고 모든 보살의 섭수(攝受)를 받아서 한량없는 번뇌의 업장(業障)을 없애어 곧 청정하게 될 것이니라.
011_0383_b_12L善男子我說彼人不見惡道則爲一切諸佛所記彼諸菩薩皆得五眼根具足一切諸佛之所護念一切菩薩之所攝受令滅無量煩惱業障卽得淸淨
선남자야, 내가 말한 법은 최후의 언설(言說)이니 나는 도를 얻어 정각을 이룬 이래로 아직까지 이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느니라.”
011_0383_b_17L善男子我此所說最後言說自我得道成正覺來未說此言
부처님이 이 경전을 말씀하여 마치시니, 승사유 등 여러 큰 보살들과 제석천왕 등의 여러 하늘ㆍ사대왕(四大王)과 사람ㆍ하늘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건달바 등과 일체의 세간이 죄다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였다.
011_0383_b_19L佛說此經已勝思惟等諸大菩薩帝釋王等諸天及四大王阿修羅樓羅緊那羅乾闥婆等一切世閒佛所說皆大歡喜
無字寶篋經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