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처님께서 라열기(羅閱祇)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큰 비구와 함께 계셨다. 비구는 1천2백50이요, 보살이 8만이었으니, 일체의 큰 성인의 신통에 이미 통달하였고, 모두 불퇴전(不退轉)하여 모든 법을 다 마쳤다. 이미 총지(總持)를 얻어 변재(辯才)가 미묘하였고, 좋은 방편의 마땅함을 환히 깨달았으며, 무수한 보살의 계율을 잘 배웠다. 깊은 법요(法要)에 들어 12연기(緣起)를 체득하여 알았고, 행(行)은 짓는 바가 없어서, 공(空)ㆍ무상(無想)ㆍ무원(無願)으로 일으키지도 않았고 내지도 않았다. 일체의 법을 하나의 도에 들게 하였고, 모든 지혜의 바다를 통달하여 법장(法藏)을 지녔으며, 그 뜻은 넓고 넓어서 거룩한 깨달음은 끝이 없었다. 여러 가지 이치를 밝게 알아 아름다운 말과 글귀의 뜻을 분별하고, 물으면 곧 대답하여 통달하지 아니함이 없으며, 중생의 뜻을 얻어 모든 결박을 풀어 주었다. 마음은 허공과 같아서 미워함과 사랑함이 없고, 여러 가지 번뇌를 여의어 고요하여 영원히 편안하며 흠이 없음에 달하여 대승(大乘)의 광장을 이루었다.
011_0491_b_02L지혜의 빛을 널리 펴서 외도를 항복받되 마치 해의 밝음이 반딧불 빛과 마니주(摩尼珠)와 반짝하는 번갯불을 스러지게 함과 같았으며, 방일(放逸)을 아주 없앴고 헤아리는 것이 항상하였으며 단멸(斷滅)한다는 전도(顚倒)된 관(觀)을 버렸다. 나[我]라는 것이 없고, 수(壽)라는 것이 없고, 명(命)이라는 것도 없고, 사람[人]이라는 것이 없고, 기른다[養]라는 것이 없는 것을 환히 알았으며, 고요히 모든 일어나는 바를 관찰하였다. 수없이 오랜 겁에 보살의 도를 행하여 바른 덕의 갑옷을 입고, 일체를 일깨워 교화하며, 6바라밀로써 4은(恩)을 닦았고, 좋은 방편을 따라 생사(生死)의 길을 벗어났다. 이로써 헷갈린 중생을 일깨워 인도하였고, 재화와 복을 보이어 고뇌에서 구제하여 다시는 생사를 짓는 뿌리를 심지 않게 하여 모두 나아가서 삼매의 문에 이르게 하였으니, 그 명호는 무수(無憂首)보살ㆍ사자락(師子樂)보살ㆍ광영왕(光英王)보살ㆍ범음향여뢰우(梵音響如雷雨)보살ㆍ무량덕보(無量德寶)보살ㆍ잡화(雜花)보살ㆍ약간영락장엄(若干瓔珞莊嚴)보살ㆍ석마왕(石磨王)보살ㆍ법우(法雨)보살ㆍ연화수장왕(蓮華首藏王)보살ㆍ괴허염의견(壞虛厭意見)보살ㆍ대지광명(大智光明)보살ㆍ변연약간종왕(變演若干種王)보살 등 이와 같은 보살들이 8만이었다.
그때 세존은 무앙수(無央數) 백천의 대중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그들을 위하여 경을 말씀하고 계셨으니, 그 법의 이름은 결총지문(決總持門)이었다.
011_0491_b_09L爾時,世尊與無央數百千之衆眷屬圍繞而爲說經,其法名曰決摠持門。
그 때의 모임 속에 10인의 족성자들이 있었다. 모두 함께 여래께서 널리 말씀하신 결총지문을 듣고, 뛰며 기뻐하여 착한 마음을 내어 수면(睡眠)을 버리고 고요하고 한가로운 곳에 즐거이 머물러 선정과 덕을 닦았으며 오로지 경행하는 데에 뜻을 두어 밤낮으로 정진하여 감히 게으름이 없었고, 방일과 탐욕의 생각을 여의었다. 이렇게 은근히 정진을 폐지하지 않고 7년에 이르렀다. 7년을 마치고는 그 마음이 내달아서 잠시도 한때를 안정되어 쉴 수가 없었거늘 하물며 총지문에 미쳤겠는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자 그 마음에서 절제하는 덕과 한가로이 머무는 것을 싫어하였고 수면을 즐기며 정진을 폐지하고 다시는 경행하지 않고 욕심을 버리는 일과 다시 총지의 문을 닦아 배우지도 않고, 사문의 옷을 벗고 계율을 버려 미천한 데에 나아갔으며, 의지와 성품은 헷갈리어 성스러운 가르침의 단점을 구하였고, 모두 집으로 돌아가 살면서 도로 5업(業)을 익혔다.
011_0491_c_02L그때에 세존께서는 아사세왕(阿闍貰王)을 위하여 허망한 의심을 끊어주고 망설임을 없애어 주고 7일 동안 조용히 거룩한 위력을 널리 펴셨으므로 그로 인하여 그 왕으로 하여금 방일과 마음에 다툼을 품지 않게 하여 왕의 일체의 희롱과 모든 소견의 결박을 풀어 주었다. 아사세왕은 7일이 지나고 나자 곧 7억 인과 부처님에게 나아가 법을 받고자 하였다. 성인의 단점을 구했던 족성자 10인도 왕을 시종하여 대중에 있었다.
이때 그 자리에 무겁행(無劫行)이라는 보살이 총지를 이루어 얻었고, 무수한 겁으로부터 법인(法忍)을 성취하여 어디서부터 남이 없는 데[無生]에 미쳤으며 뒤바뀜이 없었다. 변재는 한량이 없었고 일체지(一切智)에 들어 바른 지혜의 도력으로 분별하였고 도무극(度無極: 波羅蜜)의 행을 수순하였다. 생각하고 말할 수 없는 총지문품을 깨달아 두루 일체 중생의 심지[志]ㆍ성품[性]의 근원과 뜻 가는 바가 교화할 만한 이를 보고는 그를 위하여 설법하여 그 근본을 잃지 않게 하였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合掌)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이 10인의 족성자들은 집을 떠나서 수도하며 밤낮으로 정진하여 7년 동안 게으르지 않으면서 총지를 구하고자 하였사오나, 소원을 이루지 못하자 그 본 뜻을 잃고 사문의 의복을 버리고 집에 돌아가 일하면서 성스러운 가르침의 단점을 살피옵니다. 원하옵노니 세존이시여, 법의 이치를 연설하시어 좋은 방편으로써 마땅한 대로 일깨워 교화하시어 족성자들로 하여금 과거를 고치고 미래를 닦게 하여 스스로 위없는 큰 도에 귀명하게 하옵소서.”
대중의 모임에서는 이 공덕으로 백천 가지 환난도 능히 참나니 부처님 노니시고 거니신 곳은 훌륭한 신통으로 걸림이 없네.
011_0492_a_17L衆會以此德, 能忍百千患, 仁尊所遊步,
勝通便無礙。
행하여야 할 바를 밝게 알게 하고 절제를 알며 망설임이 없게 하시고 3독의 더러움을 없애 주시어 다할 수 없는 곳에 닿게 하소서.
011_0492_a_19L明識所當行, 如節無猶豫,
滅除三垢穢, 所致無能極。
출가하여 행할 일을 분별하시며 5취(趣)를 일깨워 교화하시며 편안히 머물 곳을 말씀하시면 그대로 도를 닦고 행하오리다.
011_0492_a_20L分別出家業,
開化於五趣, 安住惟爲說, 如應當行道。
011_0492_b_02L 부처님께서는 무겁행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 10인의 족성자들은 과거 세상에 모든 부처님을 어기고 범하였으며 경전을 비방하였느니라. 무엇을 일러 모든 부처님의 법을 어기고 범하였다고 하는가? 바로 아주 오랜 옛날 과거 세상에 32겁을 지나서 염기(焰棄) 세계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명호는 광세음(光世音) 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성위(明行成爲)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이시며, 불(佛) 세존(世尊)이니라. 이 10인의 족성자들은 그 세상에서 큰 부호요, 존귀했던 장자의 아들이었느니라. 부처님 멸도 후에 후학으로 있으면서 그 세존을 위하여 공덕을 세우려고 5백의 탑사ㆍ강당ㆍ정사에 여러 가지 공양 거리로써 여러 비구들에게 충족히 공급하였는데, 하나하나의 탑사와 모든 정사(精舍)에는 백천 비구가 그 안에 살았었느니라.
그 때의 세상에 변적(辯積)이라는 한 보살이 있었으니 총지를 얻었었고 좋은 방편을 지니어 진퇴(進退)에 마땅함을 따르고 일체를 일깨워 교화하며,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며 마침내 높은 자리에 있었다. 5백의 모든 부처님은 변재를 가르쳐 주셨고 80억의 천자들은 허공에 있으면서 여러 더러움을 깨끗이 없애고 장엄하게 꾸며서 강당을 변화로 만들고, 모든 당기ㆍ번기를 세우고 법사를 공양하였으며, 일체를 불쌍히 여기어 그들을 위하여 경을 말하였으므로 7만 인의 대중은 불퇴전에 이르렀고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었으며, 또 1만 인은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얻었느니라.
011_0492_c_02L이때 그 세계에 국왕이 있었으니, 이름은 월시(月施)였고, 도법을 좋아하고 경의 이치를 우러러 사모하였으며, 법으로 스스로 즐겼느니라. 그때에 국왕은 법사 변적보살을 공양하기를 그 궁중 귀인과 채녀 5백의 무리와 함께 크게 풍악을 울렸고, 보배로써 꽃을 만들어 그 위에 뿌렸으며, 전단향을 섞은 것으로 그 몸에 바르고 5백 개의 일산으로 그 위를 덮었으며 5백 개의 가늘고 고운 의복으로 공양하였으며 밤낮으로 7일 동안 머물렀으나 감히 앉지 못하였고, 편안히 여기는 바를 받들고 마땅하다고 여기는 바를 따르되 때의 절도를 잃지 않았다. 그가 법사를 공경함이 가장 으뜸이어서 높고도 높은 존귀함과 복이 이보다 지나친 자가 없었다.
이때 매우 부유하고 귀한 장자의 아들이 변적보살 법사를 비방하여 법과 계율을 무너뜨리고 금하는 일을 따르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 죄 때문에 지옥에 떨어져 9만 년을 채웠으며, 인간에 태어나서는 5만 세상 동안을 변두리 땅 오랑캐 속에 떨어져 미혹하고 삿된 소견의 죄의 덮개에 가리어 6백 세상 동안은 늘 장님으로 태어났고, 벙어리로서 혀가 없어 말도 할 수도 없었느니라. 집을 떠나서 도를 닦으며 사문이 된 이래, 7백 세상을 은근히 힘써 닦아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았으나 총지를 얻지 못하였으므로, 지금 다시 내 세상에 태어났으나 마음이 자주자주 어지러워 정(定)에 오로지 할 수 없으니, 이 때문에 전세의 남은 재앙의 죄의 덮개에 가리워진 것이니 그래서 지금에도 이 족성자들은 총지를 얻지 못하였느니라. 그러므로 현자여, 그대들에게 여러 번 부탁하며 정중하게 명하니, 이 경전을 듣고, 법사를 눈앞에서 보면, 사람에게 널리 선전하고 다 함께 공양하며 근심ㆍ걱정과 해치려는 나쁜 마음을 품지 말아야 하리라. 하물며 다시 듣기를 멀리하고 나쁜 마음을 내는 것이겠는가.”
부처님은 이어 말씀하셨다. “족성자여, 가령 어떤 사람이 모든 중생들의 두 눈을 빼냈다고 하면, 이 죄가 매우 무거우나 오히려 견딜 수 있고 겁의 수가 끝날 수 있거니와, 만일 법사를 향하여 해하려는 뜻을 가지면, 죄의 겁 수는 그보다 더 많을 것이니라. 가령 어떤 사람이 싸움 좋아하는 중생을 모두 취하여 따로 떼어 화해 시켜서 널리 편안하게 하더라도, 만일 법사를 보고 한마음으로 앞에 머물러 있다면 이 모든 공덕은 저 화합보다 더 나을 것이요, 중생들의 싸움을 안온하게 하는 공덕이 백 배ㆍ천 배ㆍ만 배ㆍ억 배ㆍ억만 배라도 보살 앞에서 기뻐하는 얼굴로 머물러 있는 것보다 못하리니, 왜냐 하면 그 법사를 비방하는 이는 곧 여래를 비방함이 되기 때문이니라.
011_0493_a_02L여래에게 공양하려고 하면 법사를 받들어야 하며, 여래를 공경하고자 하면 법사에게 수순하여야 하고, 여래에게 예배하고자 하면 법사에게 예배하여야 하느니라. 왜냐 하면 모든 보살들은 모두 법으로부터 나게 되며, 모든 보살로부터 일체지를 이루고 일체지로 인하여 불 세존을 이루기 때문이니라. 보살이 일으키는 바의 인(因)은 도의 마음을 일으키며 탐욕에 머무르지 않으므로 진로(塵勞)에 있으면서 머리를 조아려 예배함을 받느니라. 나는 바가 없음을 말미암아 머무는 바가 없고 맑은 행을 깨끗이 닦기 때문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함을 받는 것이요, 무색(無色)의 삼매(三昧) 정수(正受)로써 무색에 예배하는 것은 아니니라. 남아 있는 재앙으로써 나아가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며, 소원이 자재하여 그 소원으로 인하여 가서 태어나는 것이니라.
이미 일체의 미련한 범부의 행에서 해탈을 얻었는데도 보살로 하여금 남아 있는 재앙이 있게 하려는 것은, 마치 허공으로 하여금 그 색의 형상을 있게 하는 것과 같으니라. 이를테면 족성자여, 아뇩달(阿耨達)용왕이 모든 용이 유희(遊戱)하는 것을 보려고 할 때에, 일체의 용 권속들에게 가르치며 말하기를, ‘모두 용왕에 의지하여 편안함을 얻고, 항상 3통(痛)에서 해탈하여 근심이 없게 될 것이다’라고 하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아서 일체의 안락을 버리고 3처(處)의 죄를 끊으며, 번뇌를 소멸하여 많은 괴로움을 무너뜨리는 것이요, 그렇게 하여 비로소 편안하게 하고 중생을 제도하여 편안하게 하는 것이니라. 비유하건대 교룡(蛟龍)이 물 속에서 노닐 적에 두려운 것이 없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아서 3계(界)에 노닐면서 두려운 것이 없느니라. 비유컨대 교룡이 깊은 물을 갈 때에 거기에 있는 온갖 것을 보고 하고 싶은 것은 마음대로 하되 물의 괴로움이나 해침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아서 어두운 범부들 속에서 노닐되 그 행하는 일에 머무르고 오직 지혜와 이치만을 보아 도의 행에 어긋나지 않으며, 어리석은 사람과 함께 속진(俗塵)에 섞이지 않으며 3처 때문에 빠짐을 받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수행하는 이는 항상 안온하고 미묘한 법을 보호하고 받들어야 하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이 닦을 일이니라.”
수행이 맑고 깨끗하여야 선결구(鮮潔句)가 맑고도 서늘하리라. 주는 바도 없고 또한 지음도 없으며 얻는 바도 없도다. 따라서 빨리 새로 태어남을 취할려거든 정진(精進)을 받들며 행보(行步)를 예(禮)에 맞게 하고 수행을 힘써 행하며 지혜로 깨달아 알며 관찰(觀察)을 주로 할지니, 일으키는 바가 없어 환난을 떠나며 사모하고 편안함[慕便]에 노닐어 거동이 가볍고 편안하고 두루 청정해 깨끗하지 않음이 없도다.
011_0493_c_02L 부처님께서 무겁행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들 10인은 이 총지의 글귀를 외우며 7일 동안 은덕을 닦으면서 퇴내는 바도 없고 안색도 변하지 말며, 성내는 생각도 품지 말고 오랫동안 편안하지 않고 지을 바 없는 데서 노닐 것이며, 흠과 더러움도 없고 마음이 평등하여 온갖 것을 버리며, 5음(陰)을 여의고 깨끗하지 못한 뜻을 풀며, 뜻은 부처님을 생각할 것이니라. 여러 족성자여, 가령 이렇게 도의 가르침을 받들어 따르면 시방세계에 각각 계신 천 부처님이 그 앞에 나타나시어 스스로 보게 할 것이요, 마음을 억누르며 스스로를 책망하고 높고 거룩한 이에게 귀명(歸命)하면 죄와 재앙이 없어지며 도의 지혜를 이루게 되느니라.”
여러 족성자는 이때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이어 법률을 순종하여 곧 집안 일을 버리고 떠나서 사문이 되어 이 총지 글귀를 외우되 성인의 가르친 바와 같이 밤낮으로 7일을 정진하여 받들어 행하였고, 7일을 마치자마자 곧 시방의 각각 계신 천 부처님이 분별하며 그들을 위하여 죄를 없애는 일을 말씀하시는 것을 보았다. 그때에 모두 널리 지혜와 행을 닦는 총지의 문을 얻었으며 36겁의 생사의 환난을 뛰어나서 불퇴전에 이르고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이루었다.
부처님께서는 무겁행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월시(月施) 국왕은 바로 지금의 아미타불(阿彌陀佛)이요, 그 변적은 바로 지금의 아촉(阿閦)여래요, 열 명의 장자의 아들은 바로 지금의 10인의 족성자이니라. 그러므로 무겁행이여, 보살승을 배우려고 뜻하는 이는 은근히 부처님의 가르친 바와 같이 받들어 닦을 것이요, 바른 법에 머물러서 그 무명(無明)을 버릴 것이니, 부디 다른 이의 단점을 엿보거나 구함이 없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이어 무겁행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쫓으며 닦는 이가 불도를 깨끗이 꾸미는 네 가지 일의 행이 있으니, 네 가지 일의 행이란, 첫째 공(空)의 일을 받들어 행하며 항상 인자한 마음을 지니어 중생을 해침이 없어야 하고, 둘째 보살은 같이 배우는 이를 가엾이 여겨 공경하고 업신여기지 않아야 하고, 셋째 남을 위하여 설법하고 경(經)으로써 보시하여 바라는 바가 없게 하여야 하고, 넷째 뜻은 늘 오로지 전일하여 의식의 공양 받을 마음을 품지 않아야 하니, 이것이 네 가지 행이니라.”
부처님께서는 무겁행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다시 부처님 도를 빨리 얻는 네 가지 일이 있으니, 첫째는 경에 밝은 이를 좋아하고 대승을 좋아하며, 둘째는 애욕을 멀리 여의고 방일을 익히지 아니하며, 셋째는 모자라는 것을 공급하여 가난한 이 구제하는 것을 항상 닦으며, 넷째는 법재(法財)를 일으켜 7업(業)을 남에게 보시하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 일이니라.”
가난한 이 가엾이 여기어 여러 위난(危難) 구제하며 늘 7재(財)로 보시하고 불도(佛道)에 게으르지 말라.
011_0494_a_17L愍傷厄貧, 濟諸危難,
常以七財, 施不懈道。
부처님께서는 무겁행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다시 부처님의 도를 빨리 얻는 네 가지 일이 있으니 네 가지 일이란, 첫째 크게 인자함[慈]을 항상 행하여 모든 중생을 가엾이 여기며, 둘째 크게 불쌍히 여김[哀]을 항상 행하여 그들을 위하여 눈물을 흘리며, 셋째 크게 기뻐함[喜]을 항상 행하여 온화한 얼굴빛으로 사람을 기쁘게 하고 중생을 보며, 넷째 크게 보호함[護]을 항상 행하여 3계에 나고 죽는 환난(患難)을 구원하고 제도하는 것이니 이것이 네 가지 일이니라.”
011_0494_b_02L 크게 사랑함을 항상 행하여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며 이루어 주려는 그의 생각은
어머니가 아들 기르는 것 같으니라.
011_0494_a_24L常行於大慈, 愍傷衆生類, 念欲成就之,
如母育其子。
크게 불쌍히 여김에 끝내 노닐어 여러 환난 두려워 말라. 다섯 길은 거품 같나니 가엾이 여기는 눈물 한껏 뿌려라.
011_0494_b_03L大哀遊終始, 不畏諸患難,
五趣如泡沫, 愍之爲雨淚。
온화한 낯으로 중생 살펴서 법으로써 그들을 즐겁게 하며 많은 고통 떠나게 함으로써 길이 고통 없는 안온을 보이라.
011_0494_b_04L和顏察衆生,
以法而樂之, 示以離衆苦, 無痛長安隱。
5취(趣)의 윤회 모두 따르고 방편으로 마땅함 보여 3계의 번뇌 제도해 주며 위없는 도 이루게 하라.
011_0494_b_05L委靡隨五趣, 方便示所宜, 使度三界惱,
獲致無上道。
부처님께서는 무겁행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 총지를 힘써 구하는 이는 한가한 데 살기를 익히고 자주 법회에 나아가며, 평등으로 청정을 행하며 합당한 옷[淨衣]을 입고, 4사(事)를 쫓아 닦으며 위의와 예절을 바르게 하되 뜻은 게으르거나 폐지하지 않으며, 여러 가지 온갖 공양 거리로써 법사를 봉양하며 3보(寶)를 돈독히 믿고, 항상 공경하는 마음을 품고 내 몸을 낮추어 따르고 일찍이 게으르거나 싫어함이 없이 항상 정진을 행하며, 아첨과 삿된 행실의 일이 없고, 마음의 생각은 항상 부처님을 여의지 않아야 하느니라. 뜻에 좇고 닦는 것이 없음을 이해하며, 이미 없으면 생각하는 것도 없을 것이요, 모두 중생의 성품과 행동을 분명히 깨달을 것이니라. 부지런히 스스로 삼가고 일깨워서 마음과 말이 상응하며 모든 부처님께 청하며 묻고 받는 것을 좋아하고 허물을 뉘우치며 절제를 지켜 덕의 근본을 권고하고 도우며 위의와 예절은 도의 가르침에서 어긋나지 않으며, 응(應)하거나 불응(不應)함도 없고, 사람 아닌 것의 소리를 듣고 두려워하지 않으며, 뱀과 독사 같은 동물을 무서워하지도 않느니라. 스승과 어른을 받들어 공경하고 이 경전을 닦아 일찍이 게으름이 없어야 하리라.”
011_0494_c_02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보살이 이 경법을 설하는 것을 들으면, 모두 일체의 공덕과 한량없는 변재를 구족하게 될 것이다. 또 족성자와 족성녀가 보살의 도를 배우며 모두 7보(寶)로써 삼천대천세계를 채워서 항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겁 동안 3보에 받들어 올린다 하더라도 어떤 사람이 이 경전을 들었다면 복과 존귀함은 그보다 클 것이며, 만일 보살이 백천 겁에 5도무극(度無極)을 받들되 큰 지혜가 없고 좋은 방편이 없으면 이 경전의 법요를 들은 것만 못하니 이 복과 존귀함은 그보다 클 것이니라. 그러므로 족성자여, 그대들에게 부촉하노니, 이 경을 서로서로 부촉하고 간절히 권유하며 돕고, 수시로 보호하여 잃어버리지 말며 늘이거나 줄이지도 말고, 이 세상에 길이 보존시키되, 읽고 외워 널리 이치를 분별하여 타인을 위하여 말하라. 가령 재액을 만나 몸과 목숨을 잃는 일이 있더라도 이 경전을 보호하고 삼가서 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잃어버리지 않아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