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_0529_b_02L아난아, 그 모든 수목 중에는 한 손가락만한 것과 같은 아주 작은 것에서 나는 화과(花果)의 많고 적은 수가 하나의 항하의 모래와 같고, 저 한 손가락 만큼의 것에서 나는 꽃ㆍ잎ㆍ과일ㆍ열매ㆍ가지들과 같이, 두 손가락만한 초목에서 나는 약간의 화고와 씨와 열매의 많고 적은 수가 두 개의 항하의 모래와 같다.
“저 한 손가락 이상의 것의 화과(花果)와 자실(子實)의 많고 적은 수는 오히려 능히 세어서 아는 사람이 있어도, 저 선남자ㆍ선여인이 남에게 14구의 게송을 가르치고, 남을 위하여 나타내어 보이되 과보를 구하지 않으며, 자애심(慈哀心)과 연민심(憐愍心)을 발하여서 남을 가르쳐서 아라한의 과를 얻게 하느니라.
또 생각하기를, ‘어떠한 방편을 써야 많은 중생으로 하여금, 이 법시(法施)의 인연의 힘으로 수다원의 과보를 얻게 할 것인가, 내지 아라한의 과보를 얻게 할 것인가, 내지 보리심을 발하게 할 것인가’하면서 인자하고 연민하는 마음으로 남에게 내지 14구의 게송만이라도 가르쳐서 남을 위하여서 해석하고 분별하여 보인다면, 이 공덕을 앞에 말한 비유의 수와 비교할 때, 그것은 이 공덕에 백분의 일도 못되고, 천분의 일도 못되고 백천분의 일도 못되고, 억천분의 일도 못되고, 가라수(歌羅數)분의 일도 못되고, 비유분의 일도 못되고, 우바니사타(優婆尼沙陀)분의 일도 못되는 것이어서, 저들의 복덕은 헤아릴 수 없느니라.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부터 마땅히 이와 같이 공경하는 마음을 지어서 세존의 명령과 같이, 거룩하신 가르침을 어기지 않겠나이다.”
011_0529_c_13L世尊!我從今已當作如是恭敬之心,如世尊勅,不違聖教!”
그때 아난이 다시 부처님께 사뢰었다.
011_0529_c_15L爾時,阿難復白佛言:
“세존이시여, 이 뒤 말세에 선남자ㆍ선여인 등이 모든 법에 대하여 목이 마른 듯이 우러러 공경하고 존중하는 심상(心相)이 있으나 오직 입으로 말만 있으며, 의식(衣食)을 위한 이익 때문에 빈천한 가운데에서 머리를 깎고 출가하면서도, 나는 능히 법을 위한다고 말할 것이옵니다.
비록 또 그들이 모든 불법을 구하더라도, 세존이시여, 그러나 저 중생들이 법을 행하는 마음이 없으며 하천(下賤)한 모양을 보일 것이며, 이 사람이 도로 하천한 마음을 일으킬 것이옵니다.
011_0529_c_20L世尊!然彼衆生,無行法心,示下賤相,是人還起下賤之心。
세존이시여, 저는 자신을 위하여 이것을 묻습니다. 저희들이 어떻게 머무르며 어떻게 행하여야 하나이까?”
011_0529_c_22L世尊!我爲自身故,發是問,我等云何應住?云何應行?”
이 말을 마치니, 그때 부처님께서 장로 아난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011_0529_c_23L作是語已,爾時,佛告長老阿難作如是言:
011_0530_a_02L“아난아, 만약 선남자ㆍ선여인이 있어서 법을 좋아하는 자가 독송하고자 한다면 그들 중생이 화상 아사리(阿闍梨)의 처소로 향하고자하고, 거기에 이르러서는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법의 말씀을 묻고, 마음이 좋아하는 바와 말할 만한 곳에 따라서 마땅히 의지(依止) 하겠다고 말할지니라. 혹 10납(臘)이거나, 혹 12납이거나 간에 법을 존중하기 때문에 마땅히 의지할 것을 빌지니라.
아난아, 저 화상ㆍ아사리 등은 그를 위하여 마땅히 이와 같이 의지해야 할 것을 만들 것이니라. ‘앞으로 이렇게 하겠느냐? 내가 너를 받아들이리라. 너는 이로움을 얻겠느냐? 내가 너를 가르치리라. 너는 앞으로 삼가 순종하며 방일하지 않겠느냐? 마땅히 수련(修練)하여 행하겠느냐? 이와 같이 함께 하겠느냐?’
가령 나이 많은 백번의 여름을 난 비구라 하더라도 능히 사문 석종(釋鍾)의 비밀한 일을 알지 못하면, 그는 법을 위하여 마땅히 의지를 청하여야 하느니라. 비록 백번의 여름을 난 상좌 비구라 하더라도 율법(律法)을 알지 못하면 그 들도 또한 마땅히 의지할 이를 청하여야 하느니라.
스승이 묻지 않거든 말하지 말고, 무릇 시키는 것이 있으면 명령을 어기지 말며, 스승의 얼굴을 보지 말고, 스승에게 팔꿈치 3개 정도의 거리쯤 떨어질 것이며, 앉으라고 명하면 곧 앉고 가르침을 어기지 말며, 편안히 앉고 나서는 저 스승에게 마땅히 자심(慈心)을 일으킬지니라.
이때 배우는 자가 이미 법을 받고나면 오른편 무릎을 땅에 붙이고 두 손으로 발을 받들고 일심으로 정례(頂禮)하고, 스승이 머문 곳이 편편하고 바른 지면이면 곧 마땅히 예경을 할 것이며, 만약 땅이 좁거나 험하거든 곧 물러섰다가 스승이 그곳을 지나 편편한 곳에 이르거든 곧 법을 청할지니라.
마땅히 스승에게 마을에 들어갈 것인가 아닌가를 말씀드려서, 만약 스승이 마을에 들어가고자 할 때는 스승의 가사를 마땅히 앞에 받들되 먼저 손을 씻을 것이며, 만약 손을 씻기를 마치었으면 마땅히 자기의 옷으로 자기의 손을 닦고 스승에게 가서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고 머물면서 두 손으로 옷을 받들고 무릎 꿇고서 드릴지니라.
011_0531_a_02L마땅히 때를 알아서 스승을 위하여 밥을 빌고, 스승이 경영하는 일을 마땅히 몸의 힘이 다하여서 도울지니라. 스승의 바리때[應器]를 씻어서 깨끗하게 할 것이며, 만약 스승의 것과 함께 씻을 경우에는 먼저 스승의 그릇을 씻고 나서 자기의 것을 씻을지니라. 만약 씻어야 할 터인데, 혹 주지 않거든 다시 찾지 말 것이니, 왜냐하면 까닭이 있기 때문이니라.
만약 다른 이에게 스승의 허물을 말한다면, 그 사람은 나를 스승으로 삼을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아난아, 그는 공경하는 마음이 없고 부처님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그는 수행이 없는 사람이거늘 하물며 법을 사랑하겠느냐. 저 공경이 없는 사람은 당연히 법도 사랑하지 않느니라.
그는 큰 악인이라 또한 승(僧)도 사랑하지 않고 또한 승의 수에 들지도 않나니, 왜냐하면, 저 우치한 사람은 바른 행을 하지 않느니라.
011_0531_a_18L彼大惡人亦不愛僧,不入僧數。何以故?彼愚癡人不行正行。
아난아, 부처님의 말씀하시는 바는 모두 수행하는 자를 위한 것이니라.”
011_0531_a_20L阿難!佛所言說皆爲行者。”
그때 장로 아난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는 슬피 울어서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닦으면서 이렇게 말씀드렸다.
011_0531_a_21L爾時,長老阿難聞佛說已,悲泣流淚,以手捫拭,作是白言:
011_0531_b_02L“세존이시여, 장래의 세상에 조금이라도 이 행에 머무르는 중생이 있겠나이까?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마땅히 이와 같은 행을 하겠나이다. 저희들은 이제 마땅히 이와 같은 행에 머물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약 어느 비구가 그 스승이나 혹은 화상에게 공경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길고 짧음을 말한다면 장래의 세상에서 어떠한 과보를 얻나이까?”
“만약 장래의 세상에 모든 비구들이 혹은 스승에게나 혹은 화상에게 공경을 일으키지 않고 사승(師僧)의 장단을 말한다면, 그 사람은 수다원이 아니요, 또한 범부도 아니며, 그는 우치한 사람이라. 마땅히 이와 같이 다스릴 지니라. 왜냐하면, 아난아, 스승이 실로 허물이 있다하더라도 오히려 말을 할 수 없거늘, 하물며 없음에랴. 아난아, 만약 어느 비구가 그 스승에게 공경하지 않는다면, 나는 말하노라, 별도로 한 작은 지옥이 있으니 이름은 퇴박(椎撲)이라, 마땅히 이 가운데에 떨어지리라.
저곳에 떨어지고 나면 한 몸에 머리는 넷이 있는 것이 온 몸에 모두 불이 타서 마치 불무더기 같이 맹렬한 불꽃을 내면서 타고 또 타고하여 끊임없이 타느니라. 그리고 저 지옥에는 또 모든 독충이 있는데, 이름은 구자(鉤柴)라고 하며, 그것들이 항상 혀의 뿌리(舌根)를 먹어 들어가느니라.
아난아, 앞으로 오는 세상에 많은 비구들이 이 경을 얻고 나서도 스승과 화상에게 불경스러운 마음을 일으켜서 바른 행실이 없고, 스승과 화상에 대하여 항상 허물을 말한다면 나는 저 어리석은 무리들이 지극히 많은 고통을 받아서 내세에 반드시 악도(惡途)에 떨어질 것이라고 말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