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1_0543_a_01L전세삼전경(前世三轉經)
011_0543_a_01L前世三轉經
서진(西晉) 사문(沙門) 법거(法炬) 한역
011_0543_a_02L西晉沙門法炬譯
이와 같이 들었다.
011_0543_a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祗樹給孤獨園)에서 큰 비구의 무리 5백 사람과 함께 계셨다.
모두가 아라한(阿羅漢)이니 일체가 큰 성인이요, 모두가 상존(上尊)이어서 모두가 다른 사람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를 알았는데 아난만은 그렇게 하지 못하였다.
011_0543_a_04L一時佛遊於舍衛國祇樹給孤獨園與大比丘衆五百人皆阿羅漢也一切大聖皆其上尊悉知他人心所念獨阿難未也
이 때 부처님께서는 정사(精舍)에서 나오셔서 허공에 앉으시니 무앙수(無央數)의 백천 대중이 모여 에워쌌다. 그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시니 7만 보살이 모두 총지(總持)를 얻었다.
그 때 부처님의 얼굴빛의 광명이 보통 때보다 뛰어나 광명이 얼굴로부터 나와서 두루 모든 세계를 비췄다.
그 때 부처님께서 갑자기 웃으시니 5색 광명이 입으로부터 나와서 위로 범천(梵天)에 이르렀다.
011_0543_a_07L爾時佛出精舍坐於虛空爲無央數百千衆會圍繞而爲說法及七萬菩薩皆得諸摠持彼時佛面色光明勝常時光明從面出往照遍諸世界時佛便笑五色光從口上至梵天
모든 부처님 천중천(天中天)께서 모든 제자에게 결(決:수기)을 줄 때에 광명이 4천왕(天王)에 가서 비추다가 다시 돌아가 부처님을 세 겹을 비추고 발 가운데로 들어가며, 모든 부처님 천중천께서 벽지불(辟支佛)도의 수기를 줄 때에 광명이 입 가운데로부터 나와서 파라니밀천(波羅尼密天)에 가서 비추다가 돌아와 부처님을 세 겹을 두르고 배꼽으로 들어가며, 모든 부처님 천중천께서 부처님 도의 수기를 줄 때에 광명이 범천에 가서 비췄다가 돌아와 부처님을 세 겹을 두르고 정수리로 들어가는데, 이 때 지신(地神)이 모두 동시에 소리를 내어 ‘이와 같이 부처님께서 세 가지 일을 보이시니, 과거와 미래[當來]와 현재의 가지가지 수기를 설하신다’하였다.
011_0543_a_12L諸佛天中天授諸弟子決時光往照四天王光還照佛三帀從足心入諸佛天中天授辟支佛道決時光從口中出往照波羅尼蜜天還繞佛三帀從臍入諸佛天中天授佛道決時光往照梵天還繞佛三帀從頂入是時地神皆同時擧聲如是佛見三事若過去當來今現在說種種
허공신(虛空神)과 하늘과 4천왕(天王)과 도리천(忉利天)과 위로 범천(梵天)에 이르기까지 모두 소리를 내어 이와 같이 세 가지 일인 가지가지 수기를 설하시나니, 과거와 미래와 현재에 제자의 자리의 수기를 주기 위함과 벽지불(辟支佛) 자리의 수기를 주기 위함과 부처님 자리의 수기를 주기 위해서였다.
011_0543_a_20L虛空神天四天王忉利天上至梵皆擧作聲如是說三事種種決當來今現在爲授弟子地決爲授辟支佛地決爲授佛地決
011_0543_b_02L그 때 범천이 모두 내려오며 위로 삼십삼천의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두 내려왔다.
그 때 무앙수 백천 사람이 모였으니 비구와 비구니와 우바새(優婆塞)와 우바이(優婆夷)었는데, 현자(賢者) 아난(阿難)은 그 때 7법의 일[七法事]을 알았다.
011_0543_b_02L梵天皆來下上至三十三天人皆來下爾時無央數百千人會比丘比丘尼優婆優婆夷賢者阿難時知七法事
어떤 것이 일곱 가지 일인가 하면 첫째는 뜻을 아는 것이요, 둘째는 법을 아는 것이요, 셋째는 때를 깨닫는 것이요, 넷째는 절후를 아는 것이요, 다섯째는 대중을 밝게 아는 것이요, 여섯째는 자신의 일을 아는 것이요, 일곱째는 다른 사람의 일을 아는 것이었다.
현자 아난이 자리로부터 일어나서 의복을 바로 정돈하고 꿇어앉아 손을 깍지끼고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011_0543_b_05L等爲七一者知義二者解法三者曉時四者了節五者明衆六者知身事知他人事賢者阿難從座起整衣被長跪叉手以偈讚佛言
청정한 지혜를 얻어 눈이 밝고 좋으며
거룩한 근기가 적정하여 제도함이 다함이 없으며
광명이 멀리 비쳐 금빛이니
신통히 비추니 누가 얻었는지 말하여 주시길 원합니다.
011_0543_b_09L得淸淨智眼明好
尊根寂定度無極
光明遠照而金色
神照誰得願說之
누가 이제 뜻을 불도에 발하였으며
누가 나무 밑에 앉아 마군을 항복시켰으며
누가 이제 부처님 으뜸 도의 이익을 취하였는지
원하건대 무슨 까닭으로 달 낯으로 웃으셨는지 말씀하여 주십시오.
011_0543_b_11L誰今發意於佛道
誰坐樹下降伏魔
誰今取佛上道利
月面願說何故笑
만일 부처님 세존께서 웃으실 때면
얼굴에서 광명이 나와 미소가 남보다 뛰어나십니다.
때를 따라 백천 인민이 모였사오니
부처님께서는 인연을 마땅히 말씀하소서.
011_0543_b_13L若佛世尊笑之時
面出光笑勝於人
應時百千人民會
今佛以緣當說之
아난은 부처님께 물었다.
“천중천이시여, 모든 음란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이가 있어서 빛과 소리와 향기와 맛과 세활 법(細滑法)으로 쓰는 까닭에 웃으십니까? 천중천께서는 음란하고 성내고 어리석음을 끊으셨는데 무슨 까닭으로 웃으십니까?
011_0543_b_15L阿難問佛天中天諸有婬怒癡者以色細滑法故笑天中天斷婬怒癡用何故笑
천중천이시여, 이 사리불(舍利弗)이 물은 바도 아니요, 또한 마하목건련(摩訶目犍連)이나 마하가섭(摩訶迦葉)이나 우위(優爲) 가섭이나 가익(迦翼) 가섭이나 나익(那翼) 가섭이나 시라비리가사(施羅比利迦私)가 물은 것도 아닙니다.
011_0543_b_18L天中天不是舍利弗所問亦不是摩訶目犍連摩訶迦優爲迦葉迦翼迦葉那翼迦葉羅比利迦私所問
011_0543_c_02L모든 부처님 천중천께서는 함께 하지 않는 6법(法)이 있으시나니, 어떤 것이 여섯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모든 부처님 천중천께서는 과거를 아는 막힘 없는 지혜요, 둘째는 모든 부처님 천중천께서는 미래에 막힘 없는 지혜가 있는 것이요, 셋째는 모든 부처님 천중천께서는 현재에 또한 막힘 없는 지혜가 있는 것이요, 넷째는 모든 부처님 천중천께서 몸소 행하는 바의 지혜요, 다섯째는 모든 부처님 천중천께서 입으로 설하시는 바의 지혜요, 여섯째는 모든 부처님 천중천께서 마음으로 생각하시는 지혜인 것이니, 이것이 여섯이 되는 것이다.
모든 부처님 천중천께서는 보고 듣지 않는 것이 없으며 모든 부처님께서는 불도를 설하는 지혜가 아닌 것이 없습니다.”
011_0543_b_21L諸佛天中天有六法不共何等爲六一者諸佛天中天知過去無所罣碍慧二者諸佛天中天有當來無所罣碍慧三者諸佛天中天今現在亦有無所罣碍慧四者諸佛天中天身所行智慧五者諸佛天中天口所說智慧六者諸佛天中天心念智慧是爲六諸佛天中天無有不見聞諸佛說佛道慧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세상 때 나라가 있었는데 이름이 우바라월(優波羅越)이었다. 그 나라가 부락(富樂)하고 치성(熾盛)하여 5곡이 풍숙(豊熟)하며 인민이 안온하고 대중이 많아 헤아릴 수 없었다.”
011_0543_c_06L佛告阿難過世時有國名優波羅越其國富樂熾盛五穀豐人民安隱衆多不可得計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우바라월 나라에 왕이 있었으니 이름이 바라선(波羅先)이었는데, 시행(施行)하고 가르치고 명령하여 사람을 부렸으며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려 매와 몽둥이를 행하지 않아 모든 나라 가운데 유독 높았다.
011_0543_c_08L佛語阿爾時優波羅越國中有王名波羅於諸國中獨尊所施行敎勅使人正法治國鞭杖不行
그 때 인민의 긴 수명은 2만 세였는데 그 왕은 수명이 그보다 길었다. 그 나라 가운데 음란한 여인이 있었는데 빛깔이 최상이며 얼굴이 단정하고 예쁘고 좋았다. 그 여인이 가다가 다른 사람의 집에 이르렀는데 그 주인이 아들을 낳아서 곧 손으로 아들의 어깨를 끌어당겼다.
011_0543_c_11L爾時人民長壽二萬歲時其王命過其國中有一婬妷女爲上色面貌端正姝好其女人往至他人舍其主人生男便以手牽子臂
음란한 여인이 곧 물었다.
‘아이를 끌어다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주인이 대답하였다.
‘내가 굶주려 배가 고파서 잡아먹으려고 한다.’
음녀가 물었다.
‘먹을 만한 것이 없는가?’
주인이 대답하였다.
‘먹을 것이 없다.’
음녀가 말하였다.
‘잠시 기다리면 내가 너를 위하여 먹을 것을 가지고 오겠다.’
주인이 대답하였다.
‘그대가 문을 나서지도 못할 동안에 나는 당장 주려 죽을 것인데 어떻게 그대가 밥을 가지고 오기를 기다릴 수 있겠는가?’
011_0543_c_15L婬女便問之牽兒欲作何等我飢餓欲噉之問言無有飯可食之耶報言無有也婬女人報言且待須我爲汝持食來答曰卿未出門頃我當餓死那能須卿持飯來耶
음란한 여인은 생각하였다.
‘만일 내가 아이를 데리고 간다 해도 그 어머니는 곧 굶주려 죽을 것이요, 만일 놓고 간다면 곧 아이를 취하여 먹을 것이니 장차 어떻게 하여야 어머니와 아들로 하여금 안온함을 얻게 할 것인가?’
음란한 여인은 곧 날카로운 칼을 취하여 스스로 두 젖가슴을 베어 주었다. 그 어머니는 곧 먹었다. 음란한 여인은 물었다.
‘그대는 배가 부르냐?’
주인이 대답하였다.
‘이미 배가 부르다.’
음란한 여인은 두 젖가슴에 피를 흘리면서 곧 그 집으로 돌아왔다.
011_0543_c_19L婬女人念言若我持兒去其母便當餓死若置去者便當取兒噉之將當奈何令母子各得安隱婬女人卽取利刀自割兩乳與之其母便食之婬女人問言卿爲飽未報言已飽矣婬女人兩乳血出流離便還其家
011_0544_a_02L이 때 한 남자가 있어서 그 음란한 여인의 집에 이르러 더불어 그른 법을 짓고자 하다가 보고서 곧 말하였다.
‘누가 이 가장 어여쁜 여인의 젖가슴을 취하여 이와 같이 베었느냐?’
하고 곧 슬피 여겨서 누이 동생이라는 마음으로 대우하고 다시 욕심을 일으키지 않으며 남자는 곧 물었다.
‘누이여, 누가 그대를 취하여 이와 같이 하였소?’
011_0544_a_02L有一男子至其婬女人舍欲與共作非法見之便言誰取此上色女乳割如是便有悲意以姊弟心侍之不復起欲心男子卽問言誰取卿如是耶
음녀가 대답하였다.
‘나를 예뻐하는 이가 없어서 내가 스스로 남의 집에 갔는데, 그 주인이 마침 해산하여 곧 그 아들을 끌고 가기에, 내가 묻기를 무엇을 하려고 하느냐고 하였더니 나에게 대답하기를 내가 주려서 배가 고프므로 아들의 고기를 취하여 먹고자 하노라고 하기에 내가 묻기를 그대가 먹을 만한 것이 없느냐고 하였더니 나에게 대답하기를 없노라고 하였다.
나는 말하기를 좀 기다리면 내가 너를 위하여 밥을 가지고 오겠노라고 하였더니 나에게 대답하기를 그대가 가서 미처 문에도 나가지 못할 동안에 나는 곧 주려 죽겠다고 하기에 내가 마음으로 생각하니 정히 아이를 가지고 가면 어머니가 곧 죽을 것이요, 만일 놓고 간다면 마땅히 아이를 취하여 잡아먹을 것이므로 내가 곧 젖가슴을 베어 주어서 먹게 하였노라.’
011_0544_a_06L報言無有嬈我者也我自至他舍主人適產生便牽其子我問言≺欲作何≻報我言≺我飢餓欲取子肉噉之≻我≺卿無有飯可食耶≻報我言≺無有也我言≺且待須我爲汝持飯來≻報我言≺卿去未及出門頃我便餓死≻我心念≺適持兒去母便當死若捨去者則當取兒噉≻我便割乳便與噉之
그 남자는 말을 듣고 곧 땅에 넘어져 갑자기 까무러쳤다. 음란한 여인은 곧 물을 취하여 그 위에 뿌렸더니 오래되어서야 숨을 돌이켜 쉬었다.
남자는 물었다.
‘누이여, 마땅히 나를 위하여 지성(至誠)을 나타내십시오.’
음녀는 말하였다.
‘그러하겠노라.’
남자는 말하였다.
‘내가 처음부터 이런 어려움을 보지 못하였나니 진실로 지성이 너의 말과 같이 허망하지 않다면 누이의 젖가슴은 마땅히 평복(平復)되어 예와 같을 것이오.’
때를 응하여 그 여인의 젖은 평복되어 예와 같았으며 또한 흉터도 없었다.
011_0544_a_14L其男子聞之言卽躄地奄絕婬女便取水灑其上其久乃得蘇息男子問言姊當爲我現至誠婬女言男子言我初不見此難實至誠如汝言不虛者乳當平復如故應時其女人乳平復如故亦無瘢也
011_0544_b_02L석제환인(釋提桓因)은 천안(天眼)으로 음녀를 보고 말하였다.
‘이 가장 살빛이 좋은 음란한 여인이 보시하여 복이 됨이 이와 같으니 와서 나의 자리를 빼앗을까 두렵다.’
하고 곧 바라문으로 변화하여 보배 가지와 조두병(澡豆甁)을 갖고 금(金) 석장(錫杖)을 집고 다니면서 구걸하다가 이 음녀의 집에 이르러 말하였다.
‘내가 분위(分衛)를 빕니다.’
그 여인은 곧 금 발우에 밥을 담아 가지고 나와 바라문을 주었다. 바라문은 곧 물리치며 받지 아니하였다.
011_0544_a_20L釋提桓因以天眼見婬妷女此上色婬女人布施爲福乃如是恐來奪我座則化作婆羅門持寶枝澡豆甁著金錫杖行乞丐至此婬女家乞我分衛其女人便以金鉢盛飯出與婆羅門婆羅門卽卻行不肯受
가장 살빛 좋은 여인은 도인에게 물었다.
‘어째서 물리치며 받아먹지 않습니까?’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나는 먹을 것을 구하지 않습니다. 내가 들으니 그대가 젖가슴을 보시하였다고 하는데 진실한 것입니까?’
음녀가 대답하였다.
‘진실로 그와 같습니다.’
바라문은 게송으로 물었다.
011_0544_b_04L上色女問道人何爲卻行不肯受食報言我不用食我聞汝布施乳爲審爾不乎報言實如是婆羅門以偈問之曰
그대는 무슨 원을 구합니까?
석(釋)과 범(梵)을 위하며
많은 보배 왕을 구한다면
원하는 바가 이와 같기는 어렵습니다.
011_0544_b_07L汝爲索何願
云何釋爲梵
爲求多寶王
所願難如是
최상 빛깔을 가진 여인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11_0544_b_09L上色女以偈報之言
바라문이여, 함이 없는 것이니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이 없으며
근심 없는 청정한 곳을
바라문이여, 나는 구하는 것입니다.
011_0544_b_10L婆羅門無爲者
無生老及病死
無愁憂淸淨處
婆羅門我求彼
바라문은 물었다.
‘그대가 젖가슴을 가지고 보시할 때 뜻이 편하고, 변하여 달라지지는 않았습니까?’
여인은 대답하였다.
‘바라문이여, 내가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지성을 나타내겠습니다.’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나타내보십시오.’
여인은 대답하였다.
‘만일 나의 지성으로 젖가슴을 가지고 보시하고도 뜻이 달라짐이 없었다면 나로 하여금 여자 몸이 변하여 남자가 되게 할 것입니다.’
말을 마치자 곧 변하여 남자가 되었다.
011_0544_b_12L婆羅門言問汝持乳布施時意寧轉異不女人報言婆羅門我當爲汝現至誠報言現之女人言若使我至誠持乳布施意無異者令我轉女人身得作男子所言適竟卽轉成男子
그 때 우바라월에 왕이 나라를 다스리다가 5천 세 뒤에 죽으니 모시고 있던 신하와 좌우(左右)가 음란한 여인이 몸을 변하여 남자가 되었다는 것을 듣고 생각하였다.
‘마땅히 그를 세워 국왕을 삼을 것이니 왕이 된다면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릴 것이다.’
011_0544_b_17L優波羅越王治國五千歲已後終亡傍臣左右聞婬女人轉身作男子正當立此作國王爲王者當以正法治國
011_0544_c_02L곧 함께 세워 왕을 삼았다. 채찍과 몽둥이를 쓰지 않고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렸으며 보시를 좋아하여 금과 은과 보배를 4성문 밖과 모든 거리에 놓고 음식과 미음과 의복과 꽃과 향과 방(房)과 집과 좌석(座席)과 금과 은과 보배와 명월주와 옥과 유리와 수정(水精)과 산호(珊瑚)와 마노(馬瑙)를 얻고자 하면 그 원하는 만큼 주었으며 한결같이 천하 사람을 가르쳐 8관제(關齊)를 갖게 하였다.
011_0544_b_21L便共立作王鞭杖不行以正法治國好布施金銀珍寶著四城門外及諸街里欲得飯食漿水衣被房室座席舍宅金銀珍寶明月珠玉琉璃水精珊瑚馬瑙隨其欲與之敎一天下人持八關齋
이와 같이 나라를 5백 세 동안 다스렸는데, 씨를 갈고 심지 아니하여도 저절로 벼와 쌀이 청결하고 향기롭고 맛이 있어 추악한 것이 없었으며, 오늘 베면 내일 아침에 이어서 저절로 났으므로 곧 그 쌀을 취하면 줄기가 때를 응하여 죽어서 나타나지 않았다.
011_0544_c_03L如是治國五百歲不耕種自然稻米淸潔香美有麤獷今日截旦日續自然生卽取其米莖應時沒不現
취하여 함께 먹어 맛을 보았는데, 일체의 맛이었으며 맛이 이를 먹은 뒤에는 이가 빠지지 않았고 늙지도 않았으며 병들지도 않고 몸이 구부러지지도 않았으며 얼굴빛이 달라짐도 없었고 길고 짧음이 알맞고 균등하였으며 녹상(祿相)도 평등하였다.
울단월(鬱單越) 천하(天下)의 국왕은 스스로 생각하였다.
‘내가 사람에게 보시하는 것은 무엇이 이상할 것이 있겠는가만 새와 짐승에게 보시하는 것은 어렵구나.’
011_0544_c_06L取共食味一切味食是已後齒不落亦不老亦不病亦不傴顏色無異長短適等祿相亦譬如鬱單越天下國王自念言布施與人有何可怪我布施與禽獸爾乃爲難
이 때 왕은 소향(蘇香)으로 스스로 몸에 바르고 곧 산의 비고 한적한 곳에 들어가서 바윗돌 위에 누웠다.
온갖 새가 모두 와서 살아있는 그 몸을 쪼아먹었으므로 문득 목숨이 떠나서 바라문의 집에 태어났다. 그 집은 크게 부자여서 금과 은과 보배가 헤아릴 수 없었는데 열 달이 다 차서 곧 아이를 낳았는데 단정하고 좋음이 비할 이가 없었다.
011_0544_c_11L王蘇香自塗身便入山空閑處臥巖石上諸百鳥皆來生噉其身便命過生於婆羅門家--其家大富金銀珍寶無央數--十月已滿便端正好無比
낳자마자 네 시녀(侍女)가 함께 기르게 하였으니, 첫째 여자는 그 몸을 깨끗이 닦게 하고, 둘째 여자는 목욕을 시키게 하고, 셋째 여자는 젖을 먹이게 하고, 넷째 여자는 안아주게 하였다.
아이가 장대(長大)하여서는 네 사람이 함께 모시고 호위하여 보는 사람이 없게 하였으며 5백 채녀(綵女)가 함께 모시고 서로 즐겼다.
장성한 아이가 몰래 나가서 시장을 향해 가다가 장사하는 이와 빈궁한 이와 거지를 보고 불쌍한 뜻이 있어서 말하였다.
‘이 인민을 재물이 많고 넉넉하게 한다면 다시는 사고 팔지 않을 것이다.’
이 때 스스로 게송으로 설하였다.
011_0544_c_15L適生四侍女共養育第一女主拭其身第二女主沐浴三女主乳哺第四女主抱之兒卽長四人共侍議不得使有見者五百綵女共侍相娛樂便竊出過向市見販賣貧窮乞丐者有悲哀之意言此人民若使富樂者不復賈作販賣爾時自說偈言
나의 몸과 마음이 어떠하냐?
매우 견고하여 부서지지 않노라.
나는 자재로 안락한 데서 살다가
근고(勤苦)한 많은 인민을 보았노라.
011_0544_c_22L我之身心云何
甚堅而不破碎
吾自在安樂處
見勤苦諸人民
011_0545_a_02L달려서 돌아가 부모에게 여쭈었다.
‘제가 수염과 털을 깎고 산의 빈곳에 들어가서 나무 아래 살고자 하나이다.’
부모는 허락하지 않았다.
‘무슨 까닭이냐? 다만 너 한 아들을 두어 매우 중히 여기고 사랑하며, 내가 산천(山川)과 해와 달과 모든 하늘에 기도하여 겨우 너 한 아들을 얻었을 뿐이니 내가 너를 보지 못하면 곧 근심하여 죽을 것이니 가는 것을 허락하지 못하겠노라.’
아들은 곧 몸져누워 1일, 2일, 5일에 이르도록 먹고 마시지 않았다.
011_0544_c_24L馳還白父母我欲除鬚髮行入山空處樹下父母不聽所以者何適有汝一子甚重愛之我禱祠山川日月諸天適得汝一子耳我不見汝者便愁憂死不肯聽使去子便委臥地二日至五日不食飮
모든 친하고 잘 아는 이가, 이 아이가 도를 배우려고 수염과 털을 깎고자 하는데 부모가 허락하지 않아 빈 땅에 몸져누워 5일을 먹고 마시지 않는다는 것을 듣고, 모든 친하고 잘 아는 이가 모두 함께 그 처소에 이르러 간하고 깨우쳐 말하였다.
‘동자여, 어찌 일어나서 목욕하고 음식을 먹고 장엄하지 아니하고, 수염과 털을 깎고 나무 사이에 있으면서 도를 즐기려 하느냐?’
011_0545_a_07L諸親厚知識聞此兒欲學道除鬚髮父母不聽臥空地不食飮五日諸親厚知識皆共到其所諫曉言童子何以不起沐飮食莊嚴用除鬚髮在樹閒樂道
동자는 역시 대답하지 않았다. 이와 같이 말하기를 3일을 하고서 모든 친한 이는 함께 부모의 처소에 이르러 말하였다.
‘가서 도를 배우라고 허락하여, 만일 즐겁거든 자주 오고 가며 서로 보고 즐겁지 않거든 바로 마땅히 돌아오게 하십시오.’
부모는 말하였다.
‘그렇게 하라.’
011_0545_a_11L童子亦不應如是言者三日諸親厚共到父母所聽使去學道若樂者可數來往相見不樂者便當來歸母言
허락함을 알고 아들은 곧 스스로 공양할 것을 보살펴 6, 7일 되어서 부모를 세 바퀴 돌고 예배하고 곧 비고 한적한 데 들어가 앉아서 도를 행한 뒤에 곧 가서 다른 큰 떨기나무 사이에 이르렀다.
그 가운데 5신통(神通)을 얻은 두 도인이 앉아 있었는데 정성(精誠)으로 도를 구하여 음란한 욕심을 떠났다.
011_0545_a_15L見聽已子便自養視六七日繞父母三帀爲作禮便入空閑坐行道已後則往至餘大叢樹閒中有兩道人坐得五神通精誠求道離婬欲
동자는 곧 그 처소에 이르러 물었다.
‘이 사이에서 무엇을 하십니까?’
두 도인이 대답하였다.
‘나는 이 사이 한데 앉아서[露坐] 좌선(禪)을 하며 도를 생각하나니 인민을 쓰는 까닭에 부지런히 고행을 합니다.’
동자는 말하였다.
‘나도 또한 마땅히 인민을 쓰는 까닭으로 한데 앉아서 좌선하며 도를 생각하겠습니다.’
두 도인은 말하였다.
‘착한 동자여, 큰 떨기나무 밑에 나아가 앉아서 좌선하십시오.’
그 가운데에서 인민을 쓰는 까닭으로 부지런히 고행하고 도를 행하여 곧 5신통을 얻었다.
011_0545_a_18L童子便至其所問此閒作何等報言我在此閒露坐禪念道用人民故勤苦行童子言我亦當用人民故坐禪念道二道人言童子卽於大叢樹下坐禪於中用人民故勤苦行卽得五神通
011_0545_b_02L정진함이 두 도인보다 뛰어나서 그 사람이 대성상존(大聖上尊)이었다. 그 나무 사이에 범이 있었는데 새끼를 배었다. 모든 도인법(道人法)에는 나무에서 과실이 저절로 떨어지게 하여서 여기서 취하여 먹었고 나무로부터 따서 취하지는 않았다.
도인들은 함께 다니면서 과실과 여러 열매를 구하다가 문득 새끼를 밴 범을 보았다.
011_0545_a_24L精進踰於二道人人大聖上尊其樹閒有虎妊娠諸道人法樹果自墮落者乃取食之不從樹摘取也諸道人共行求果蓏便見妊娠虎
동자 도인은 두 도인에게 말하였다.
‘이 범이 오래지 않아 마땅히 해산하겠는데, 굶주려서 날을 지내면 그 새끼를 먹을까 두려운데 누가 능히 몸을 가지고 범을 먹이겠습니까?’
미륵(彌勒)보살이 말하였다.
‘내가 마땅히 몸을 가지고 먹이겠습니다.’
보살이 과실을 따다가 돌아보니 이미 범이 젖으로 굶주려 그 새끼를 취하여 먹으려 하는 것을 보았다.
그 도인은 두 도인에게 말하였다.
‘범이 이미 젖으로 굶주려 도로 그 새끼를 먹으려 하니 누가 능히 몸을 가지고 먹이겠습니까?’
011_0545_b_05L童子道人語兩道人言此虎今不久當產飢餓經日恐自噉其子誰能持身食之者彌勒菩薩言我當持身食之採果還已見虎乳飢餓取其子噉之其道人語兩道人言已乳飢餓欲還噉其子誰能持身食
곧 함께 모두 주린 범의 처소에 이르렀다. 범은 눈을 뜨고 입을 벌리며 도인들을 향하였다.
두 도인은 모두 두려워서 곧 허공 가운데로 날아 올라갔다. 그 한 사람은 말하였다.
‘도인이여, 그대의 지성이 이와 같은가? 방금 말하기를 마땅히 몸을 가지고 주린 범에게 먹이겠노라고 하고는 이제 무슨 까닭으로 허공으로 날아 오르느냐?’
동자 도인은 범을 불쌍히 여겨 눈물을 흘리면서 좌우를 돌아보아도 가진 것이 없었다.
동자 도인은 날카로운 칼을 취하여 오른쪽 팔을 찔러 피를 흐르게 하였다. 이와 같이 일곱 곳을 스스로 찔러서 피를 범의 입 가운데로 들어가게 하고 마시게 하였으며 곧 다시 스스로 몸을 던져서 주린 범을 먹였다.”
011_0545_b_11L便共俱至餓虎所虎開目張口向之兩道人俱畏懼便飛上虛空中其一人道人卿之至誠如是也屬者言≺當持身食餓虎≻今者何故飛上虛空也其一道人哀之淚出左右顧視無所童子道人取利刀刺右臂流血是七處自刺血入虎口中因飮之便復自投身食餓虎則死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빛깔이 가장 잘생긴 음녀를 알고자 하느냐? 바로 내 몸이요, 그 때 세워 왕이 된 이도 또한 내 몸이요, 그 때 바라문의 아들이 몸을 던져 주린 범을 먹인 이도 또한 내 몸이요, 두 도인은 가섭(迦葉)과 미륵보살이니라.”
011_0545_b_18L佛語阿難知爾時上色婬女人者不正是我身時立爲王者亦是我身時婆羅門子自投身餧餓虎者亦是我身兩道人是迦葉彌勒菩薩
011_0545_c_02L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정진하여 도를 행한 까닭에 9겁을 초월(超越)하여 미륵의 앞에 나갔느니라. 이와 같이 아난아, 근고하게 도를 60겁을 행하여 손과 발과 코와 귀와 머리와 눈과 살과 아내와 아들과 남자와 여자와 좋은 의복과 음식을 보시한 까닭에 60억 마군을 항복 받고 34억 부처님의 도를 얻었느니라.”
011_0545_b_22L佛告阿難我精進行道故超越九劫出彌勒前如是阿難勤苦行道六十劫布施手肌肉好衣被飮食降伏六十億魔三十四億得佛道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일체 사람으로 하여금 보시의 복이 내가 아는 바와 같이 알게 한다면, 입에 풀칠을 할 만큼 궁핍하여 밥 한 톨을 얻어서 스스로 먹어 목숨을 잇는데, 만일 이것을 먹지 않으면 곧 죽을지라도 마땅히 스스로 먹지 않고 착한 사람을 주어 받게 할 것이다.
아난아, 내가 지난 세상에 보시한 바를 생각건대 이렇게 베푼 까닭에 얼굴 빛이 밝고 좋으며 빛나고, 웃음의 광명이 입으로부터 나와서 삼천대천세계를 고루 미친 것이다.”
011_0545_c_03L佛語阿難若使一切人知布施之福如我所知者窮乏餬口得一食自飯繼命若不食此便死者則當不自食與善人令受阿難我念昔世時所布用是故面色明好照曜笑光從口出遍三千大千世界
부처님께서 경을 설하실 때에 4천2백 비구가 남음 없는 뜻을 일으켜 해탈을 얻었으며, 80나술(那術) 모든 하늘 사람이 위없는 정진도(正眞道)의 뜻을 발하였으며, 7만 보살이 무소종생법인(無所從生法忍)을 얻었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것을 설하시니 아난과 일체 대중이 모인 모든 하늘과 용과 귀신과 세간 사람이 모두 기뻐하여 앞으로 나와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갔다.
011_0545_c_09L佛說是經時四千二百比丘起無餘意得解脫八十那術諸天人發無上正眞道意七萬菩薩得無所從生法忍佛說如是賢者阿及一切衆會諸天龍鬼神世閒人皆歡喜前爲佛作禮而去
前世三轉經
癸卯歲高麗國分司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