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을 부르시니, 비구들은 모두 대답하고 부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
011_0599_a_05L是時,佛告:“比丘!”比丘便應:“唯然。”比丘從佛聽。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佛便說言:
“비구들아, 내가 본래 불도(佛道)를 이루지 못한 보살로 있을 때 이렇게 생각했었다.
011_0599_a_06L“諸比丘!我本未得佛道爲菩薩時,爲念是:
‘애달프다, 이 세간은 극히 괴로워 나고 늙고 죽음의 까닭 없는 고통만을 받으니, 어느 때에 이르러서야 늙고 죽음에서 긴요함을 얻으랴.’
011_0599_a_07L‘咄!是世閒極劇,爲生老死,爲往受但苦。當何時從老死得要也?’
비구들아, 스스로 사유하여 이러한 뜻을 얻었다.
011_0599_a_09L諸比丘!便自思惟,得是意:
‘무슨 까닭으로 늙음과 죽음이 있으며, 또 무슨 인연으로 다시 늙고 죽는가?’
011_0599_a_10L‘何以故有老死?亦何因緣復老死?’
비구들아, 곧 근본을 생각하여 마땅한 뜻을 얻었다.
比丘!便念本,得應意:
‘생(生)한 까닭에 늙고 죽음이 있고, 또한 생의 인연으로 다시 늙고 죽는다.’
011_0599_a_11L‘生故爲有老死,亦生因緣復老死。’
비구들아, 다시 사유하였다.
011_0599_a_12L比丘!便思惟念:
‘무슨 까닭으로 생이 있으며, 또 무슨 인연으로 다시 생이 있는가?’
‘何以故爲生?亦何因緣復生?’
비구들아, 곧 본래의 생각에 따라 사유하니, 마땅한 뜻을 얻었다.
011_0599_a_13L比丘!便自思惟案本念,便得是應意:
‘유(有) 때문에 생이 있고, 또한 유(有)의 인연으로 다시 생이 있다.’
011_0599_a_14L‘爲有故生,亦因緣有復生。’
비구들아, 다시 사유하여 이러한 뜻을 내었다.
011_0599_a_15L比丘!便思惟,生是意:
‘무슨 까닭에 유가 있으며, 또한 무슨 인연으로 다시 유가 있는가?’
‘何以故爲有有?亦何因緣復有?’
비구들아, 곧 본래의 생각에 따라 사유하매 문득 뜻이 생겼다.
011_0599_a_16L比丘!便思惟案本念,便生應是意:
‘수(受:取)1) 때문에 유가 있고, 또한 수의 인연으로 다시 유가 있다.’
011_0599_a_17L‘爲受故有有,亦受因緣復有。’
비구들아, 다시 사유하였다.
011_0599_a_18L比丘!便思惟:
‘무슨 까닭으로 수가 있으며, 또한 무슨 인연으로 다시 수가 있는가?’
‘是何以故受?有亦何因緣復受?’
비구들아, 곧 본래의 생각에 따라 사유하다가 곧 이러한 마땅한 뜻을 얻었다.
011_0599_a_19L比丘!便案本念,得是應意:
‘애(愛) 때문에 수가 있고 또한 애의 인연으로 다시 수가 있다.’
011_0599_a_20L‘爲愛故受,亦愛因緣復受。’
비구들아, 다시 사유하였다.
比丘!便思惟念:
‘무슨 까닭으로 애가 있으며, 또한 무슨 인연으로 다시 애가 있는가?’
011_0599_a_21L‘何以故爲愛有?亦何因緣復愛?’
비구들아, 곧 본래의 생각에 따라 사유하다가 요긴함을 얻었다.
011_0599_a_22L比丘!便思惟,案本念,得要:
011_0599_b_01L‘통락(痛樂:受)2) 때문에 애가 있고, 또한 통락의 인연으로 애가 있다.’
011_0599_b_01L‘痛樂故愛,亦痛樂因緣復愛。’
비구들아, 다시 사유하였다.
比丘!便思惟念:
‘무슨 까닭으로 통락이 있으며, 또한 무슨 인연으로 다시 통락이 있는가?’
011_0599_b_02L‘何以痛樂有?亦何因緣痛樂復有?’
비구들아, 본래의 생각에 따라 사유하여 이와 같이 마땅한 뜻을 얻었다.
011_0599_b_03L比丘!便思惟,案本念,得是應意:
‘갱(更:觸) 때문에 통락이 있고, 또한 갱의 인연으로 다시 통락이 있다.’
011_0599_b_04L‘更故痛樂有,亦更因緣痛樂復痛樂。’
비구들아, 다시 사유하였다.
比丘!便思惟念:
‘무슨 까닭으로 갱(更)이 있으며, 또한 무슨 인연으로 다시 갱이 있는가?’
011_0599_b_05L‘何以故有更?亦何因緣復更?’
비구들아, 본래의 생각에 따라 사유하다가 문득 마땅한 뜻을 얻었다.
011_0599_b_06L比丘!便思惟,案本念,便生應意:
‘6입(入) 때문에 갱이 있고, 또한 6입의 인연으로 다시 갱이 있다.’
011_0599_b_07L‘六入故有更,亦六入因緣復更。’
비구들아, 다시 사유하였다.
比丘!便思惟念:
‘무슨 까닭에 6입이 있으며, 또한 무슨 인연으로 다시 6입이 있는가?’
011_0599_b_08L‘何以故有六入?亦何因緣復有六入?’
비구들아, 본래의 생각에 따라 사유하여 곧 이와 같이 마땅한 뜻을 얻었다.
011_0599_b_09L比丘!便思惟,案本念,得是應意:
‘명상(名像:名色) 때문에 6입이 있고 또한 명상의 인연으로 다시 6입이 있다.’
011_0599_b_10L‘名像故有六入,亦名像因緣復有六入。’
비구들아, 다시 사유하였다.
011_0599_b_11L比丘!便思惟念:
‘무슨 까닭으로 명상이 있으며, 또한 무슨 인연으로 명상이 있는가?’
011_0599_b_12L‘何以故名像有?亦何因緣復有名像?’
비구들아, 본래의 생각에 따라 사유하여 문득 마땅한 뜻을 얻었다.
比丘!便思惟,案本念,得是應意:
‘식(識) 때문에 명상이 있고, 또한 식의 인연으로 다시 명상이 있다.’
011_0599_b_13L‘識故爲名像有,亦識因緣復有名像。’
비구들아, 다시 사유하였다.
011_0599_b_14L比丘!便思惟念:
‘무슨 까닭으로 식(識)이 있으며, 또한 무슨 인연으로 다시 식이 있는가?’
011_0599_b_15L‘何以故有識?亦何因緣復有識?’
비구들아, 본래의 생각에 따라 사유하여 이와 같은 마땅한 뜻을 얻었다.
011_0599_b_16L比丘!便思惟,案本念,有是應意:
‘명상 때문에 식이 있고, 또한 명상의 인연으로 다시 식이 있다.’
‘名像故爲有識,亦名像因緣復識。’
비구들아, 다시 사유하였다.
011_0599_b_17L比丘!便思惟,生是意:
‘이러한 뜻을 내는 것은 무엇인가? 애달프다. 이 식의 앞에는 다시 있는 것이 없어서 명상(名像)의 인연으로 식이 있고, 식(識)의 인연으로 명상이 있으며, 명상의 인연으로 6입(入)이 있고, 6입의 인연으로 갱(更)이 있고, 갱의 인연으로 통(痛)이 있고, 통의 인연으로 애(愛)가 있고, 애의 인연으로 수(受)가 있고, 수의 인연으로 유(有)가 있고, 유의 인연으로 생(生)이 있고, 생의 인연으로 노(老)ㆍ사(死)ㆍ우(憂)ㆍ곡(哭)ㆍ고(苦)와 뜻에 맞지 않은 근심이 이로부터 생기니, 이렇듯 다만 5음(陰)을 쫓는 일체의 괴로움은 습성으로부터 생기는 것이다.’
011_0600_b_01L그리고는 곧 따랐다. 따른 뒤에 곧 노(老)ㆍ사(死)를 알았고, 또한 노ㆍ사의 원인[習:集]을 알았으며, 노ㆍ노사의 멸함을 알았고, 노ㆍ사의 행의 멸도에 이르게 하는 것을 알았으니, 생(生)도 그러했고, 유(有)도 그러했고, 수(受)도 그러했으며, 애(愛)도 그러했고, 통양(痛痒)도 그러했으며, 갱(更)도 그러했으며, 6입(入)도 그러했으며, 명상(名像)도 그러했으며, 식(識)도 그러했으며, 앙종(殃種)도 그러하였다. 다시 치(痴)를 알았고, 치의 원인과 근본도 알았으며, 또한 치의 다함을 알았으며, 또한 수행(受行)하여 치의 다함에 이르게 하는 것도 알았다.
비구여,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빈 벌판 한가한 곳을 지나다가 문득 옛 길, 옛 사람의 지나던 자취를 보고 곧 따라갔다. 따라가다가 문득 옛 성을 보았으니, 좋고 흡족한 동산과 숲과 못과 강과 좋은 산천과 좋은 참호(塹壕)가 번성하고 넉넉한 동산에 싸여 있었다. 그리하여 사유하기를 ‘내가 지금 왕에게 가서 이 일을 여쭈리라’고 하였다.
‘제가 빈 벌판 한가한 곳을 지나다가 문득 옛 길, 옛 사람이 다니던 곳을 보고 곧 따라갔습니다. 따라가다가 문득 옛 성(城)을 보았는데, 좋고 흡족한 동산과 좋고 흡족한 숲과 못과 강과 좋은 산천과 좋은 참호들이 번성하고 풍부한 동산에 있었습니다. 왕께서 머무시기에 좋을 듯합니다.’
왕이 곧 취하여 머무니, 그로부터 점점 장엄하고 점점 증진하여 번성하고 사람들은 풍부하였다.”
011_0600_b_12L王便取居。卻後稍嚴,稍增熾,多人饒。”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佛告諸比丘:
“나도 그러하여서 옛 길을 얻었으니, 부처님께서 본래 그를 쫓아 행하시던 것이어서 내가 따랐다. 따라가다가 곧 노ㆍ사가 생기는 곳[從所]을 알았으며, 노ㆍ사의 모이는 것[從聚]을 알았으며 노ㆍ사가 어떻게 다하는지 알았으며, 노ㆍ사를 어떻게 행하여 세상을 건널 수 있는지 알았다.
생도 그렇게 알았고, 유도 그렇게 알았으며, 수도 그렇게 알았으며, 애도 그렇게 알았으며, 통양도 그렇게 알았으며, 갱도 그렇게 알았으며, 6입도 그렇게 알았으며, 명상도 그렇게 알았으며, 식도 그렇게 알았으며, 행(行)도 그렇게 알았으며, 치(癡)를 알고 치의 생기는 곳[從所]을 알았으며, 어떻게 하여야 치가 멸하는지도 알았으며, 또한 어떠한 행으로 치를 제거하고 세상을 건너가는 지도 알았다.”3)
011_0600_c_01L“너희들이 비구가 되어서 만일 수행(受行)한 것과 상응함이 있으면 곧 도를 얻고, 도를 잃지 않으며, 능히 도에 공교하리라. 비구니도 그러하며 우바새도 그러하며 우바이도 또한 그러하리라. 만일 바른 행을 정성껏 받으면 곧 도를 따라 도를 얻어서 여여(如如)하고 응당한 법에 능숙할 것이다. 이렇듯 무위(無爲)의 행자(行者)는 도가 증가하고 많아지면 바야흐로 불도에 이를 것이다.”
2)통락은 12연기(緣起) 가운데서 수(受)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보통은 통양(痛痒)으로 쓴다. 이 경의 뒷부분에는 통락 대신 통양을 쓰고 있어, 통락이 오기(誤記)인지 아니면 당시에 그렇게 썼는지 알 수가 없다.
3)이 문장은 고집멸도에 관한 문장이지만, 처음 부분인 “노ㆍ사가 생기는 곳[從所]을 알았으며, 노ㆍ사의 모이는 것[從聚]을 알았으며 노ㆍ사가 어떻게 다하는지 알았으며, 노ㆍ사를 어떻게 행하여 세상을 건널 수 있는지 알았느니라.”의 부분과 끝부분인 “치(痴)를 알고 치의 생기는 곳[從所]을 알았으며, 어떻게 하여야 치가 멸하는지도 알았으며, 또한 어떠한 행으로 치를 제거하고 세상을 건너가는 것도 알았느니라.”의 “[從所]”이 서로 대응하는 부분이 다르다. 뒷부분이 정형에 조금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