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실 때에 대목건련(大目乾連)이 비로소 여섯 가지 신통[六通]을 얻고 나서 부모를 제도하여 젖 먹여 길러 준 은혜를 갚고자 하였다. 곧 도안(道眼)으로 세간을 관찰하니, 그 죽은 어머니는 아귀에 태어나 음식은 보지도 못하고 피골이 상접해 있었다. 목건련이 슬피 울며 발우에 밥을 담아 어머니께 갖다 주니, 어머니는 발우와 밥을 보자 덥석 왼손으로 발우를 잡고 오른손으로 밥을 움켜쥐었다. 그러나 밥이 입에 들어가기도 전에 갑자기 불덩이로 변하여 먹지 못했다. 이것을 보고 목건련이 슬프게 소리쳐 울며 부처님께 달려가 이러한 광경을 자세히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목건련의 말을 들으시고 말씀하셨다. “너의 어머니는 죄의 뿌리가 깊어서 네가 비록 효순(孝順)하여 이름이 천지를 진동할지라도 너 한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다. 천신(天神)ㆍ지신(地神)ㆍ사마외도(邪魔外道)ㆍ도사(道士)ㆍ사천왕신(四天王神) 들도 어찌하지 못하니, 반드시 시방의 여러 스님들의 위신력을 얻어야 해탈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제 너에게 구제하는 법을 말해 주어 온갖 어려운 이가 모두 근심과 괴로움을 여의고 죄업(罪業)을 소멸하게 하리라. 시방의 여러 스님들이 7월 15일에 자자(自恣)할 때에 7세(世)의 부모나 현재의 부모가 액난에 있게 될 이를 위하여 밥과 온갖 맛있는 것과 다섯 가지 과일과 물 긷는 그릇과 향유(香油)와 초와 평상과 와구(臥具)를 갖추고, 세상에서 제일 맛난 음식을 그릇에 담아 시방의 여러 대덕 스님들께 공양하여야 할 것이다. 이 날에는 모든 성현들이 산간에서 선정을 닦거나, 네 가지 도과(道果)를 얻거나, 혹은 나무 밑에 경행(經行)하거나, 여섯 가지 신통이 자재하여서 성문ㆍ연각을 교화하거나, 10지(地) 보살이 방편[權]으로 비구의 모습을 나타내어 대중 가운데 있으면서 모두 한결같은 마음으로 발우와 밥을 받는다. 그리하여 청정한 계와 성현들의 도가 구족하니, 그 덕이 끝이 없다. 누구라도 이 자자하는 승가에게 공양하는 이는 현재의 부모와 7세의 부모와 6종(種) 친속이 3도(途)의 괴로움을 벗어나서 곧 해탈할 것이며, 의식(衣食)이 저절로 이를 것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부모가 현존한 이는 백 년 동안 복락을 받을 것이며, 만일 이미 돌아가신 7세 부모는 천상에 태어나되 자재하게 화생하여 천화광(天華光)에 들어가 무량한 쾌락을 받을 것이다.” 그때 부처님께서 시방의 여러 스님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두 먼저 시주(施主) 집을 위하여 선정(禪定)에 들어 마음을 안정한 뒤에 공양을 받으라. 처음 그릇을 받았을 때에는 먼저 불탑 앞에 높고 여러 스님들이 축원을 마치면 자기 밥을 받으라.” 그때 목건련 비구와 이 모임의 대보살들이 모두 크게 환희하였으며, 목건련의 슬피 우는 소리도 없어졌으며, 목건련의 어머니는 이 날로부터 1겁 동안 마귀의 고통을 벗어났다. 그때 목건련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를 낳아 준 어머니는 삼보(三寶)의 공덕의 힘과 여러 스님들의 위신력을 입은 때문이지만, 만일 미래 세상의 불제자들이 효순을 행하는 이도 또한 이 우란분(盂蘭盆)을 받들어서 현재의 부모와 7세의 부모를 구제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매우 기특한 물음이다. 내가 바로 말하려는 것을 네가 다시 묻는구나. 선남자야, 만일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優婆塞)ㆍ우바이(優婆夷)ㆍ국왕(國王)ㆍ태자(太子)ㆍ왕자(王子)ㆍ대신(大臣)ㆍ재상(宰相)ㆍ삼공(三公)ㆍ백관(百官)ㆍ만민(萬民)들이 효(孝)와 자애[慈]를 행하는 이는 모두 현재의 부모나 과거의 7세 부모를 위하여, 7월 15일 불환희일(佛歡喜日)1)인 승자자일(僧自恣日)2)에 온갖 맛있는 것을 우란분(盂蘭盆) 안에 담아 시방의 자자(自恣)하는 스님에게 베풀고 발원하되, ‘현재의 부모는 수명이 백 년이고 병이 없으며, 모든 고뇌와 근심이 없게 하고, 7세의 부모는 아귀(餓鬼)의 고통을 떠나서 사람과 하늘에 태어나서 복과 즐거움이 다함이 없게 해 주십시오’라고 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선남자와 선여인에게 말씀하셨다. “이는 불제자로서 효순을 닦는 이가 생각마다 항상 부모를 생각하고 공양하되 7세의 부모에 이르기까지 하라. 7월 15일은 항상 효순한 마음으로 낳아 주신 부모와 나아가 7세의 부모를 위하여 우란분을 만들어 부처님과 스님에게 이바지하여, 부모가 길러주고 사랑하여 준 은혜를 갚으라. 너희들 일체의 불자는 마땅히 이 법을 받들어 지녀야 한다.” 그때 목건련 비구와 4배(輩)3) 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환희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