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1_0621_a_01L불설우란분경(佛說盂蘭盆經)


서진(西晉) 축법호(竺法護) 한역
김성구 번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실 때에 대목건련(大目乾連)이 비로소 여섯 가지 신통[六通]을 얻고 나서 부모를 제도하여 젖 먹여 길러 준 은혜를 갚고자 하였다.
곧 도안(道眼)으로 세간을 관찰하니, 그 죽은 어머니는 아귀에 태어나 음식은 보지도 못하고 피골이 상접해 있었다.
목건련이 슬피 울며 발우에 밥을 담아 어머니께 갖다 주니, 어머니는 발우와 밥을 보자 덥석 왼손으로 발우를 잡고 오른손으로 밥을 움켜쥐었다.
그러나 밥이 입에 들어가기도 전에 갑자기 불덩이로 변하여 먹지 못했다. 이것을 보고 목건련이 슬프게 소리쳐 울며 부처님께 달려가 이러한 광경을 자세히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목건련의 말을 들으시고 말씀하셨다.
“너의 어머니는 죄의 뿌리가 깊어서 네가 비록 효순(孝順)하여 이름이 천지를 진동할지라도 너 한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다. 천신(天神)ㆍ지신(地神)ㆍ사마외도(邪魔外道)ㆍ도사(道士)ㆍ사천왕신(四天王神) 들도 어찌하지 못하니, 반드시 시방의 여러 스님들의 위신력을 얻어야 해탈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제 너에게 구제하는 법을 말해 주어 온갖 어려운 이가 모두 근심과 괴로움을 여의고 죄업(罪業)을 소멸하게 하리라.
시방의 여러 스님들이 7월 15일에 자자(自恣)할 때에 7세(世)의 부모나 현재의 부모가 액난에 있게 될 이를 위하여 밥과 온갖 맛있는 것과 다섯 가지 과일과 물 긷는 그릇과 향유(香油)와 초와 평상과 와구(臥具)를 갖추고, 세상에서 제일 맛난 음식을 그릇에 담아 시방의 여러 대덕 스님들께 공양하여야 할 것이다.
이 날에는 모든 성현들이 산간에서 선정을 닦거나, 네 가지 도과(道果)를 얻거나, 혹은 나무 밑에 경행(經行)하거나, 여섯 가지 신통이 자재하여서 성문ㆍ연각을 교화하거나, 10지(地) 보살이 방편[權]으로 비구의 모습을 나타내어 대중 가운데 있으면서 모두 한결같은 마음으로 발우와 밥을 받는다.
그리하여 청정한 계와 성현들의 도가 구족하니, 그 덕이 끝이 없다. 누구라도 이 자자하는 승가에게 공양하는 이는 현재의 부모와 7세의 부모와 6종(種) 친속이 3도(途)의 괴로움을 벗어나서 곧 해탈할 것이며, 의식(衣食)이 저절로 이를 것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부모가 현존한 이는 백 년 동안 복락을 받을 것이며, 만일 이미 돌아가신 7세 부모는 천상에 태어나되 자재하게 화생하여 천화광(天華光)에 들어가 무량한 쾌락을 받을 것이다.”
그때 부처님께서 시방의 여러 스님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두 먼저 시주(施主) 집을 위하여 선정(禪定)에 들어 마음을 안정한 뒤에 공양을 받으라. 처음 그릇을 받았을 때에는 먼저 불탑 앞에 높고 여러 스님들이 축원을 마치면 자기 밥을 받으라.”
그때 목건련 비구와 이 모임의 대보살들이 모두 크게 환희하였으며, 목건련의 슬피 우는 소리도 없어졌으며, 목건련의 어머니는 이 날로부터 1겁 동안 마귀의 고통을 벗어났다.
그때 목건련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를 낳아 준 어머니는 삼보(三寶)의 공덕의 힘과 여러 스님들의 위신력을 입은 때문이지만, 만일 미래 세상의 불제자들이 효순을 행하는 이도 또한 이 우란분(盂蘭盆)을 받들어서 현재의 부모와 7세의 부모를 구제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매우 기특한 물음이다. 내가 바로 말하려는 것을 네가 다시 묻는구나. 선남자야, 만일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優婆塞)ㆍ우바이(優婆夷)ㆍ국왕(國王)ㆍ태자(太子)ㆍ왕자(王子)ㆍ대신(大臣)ㆍ재상(宰相)ㆍ삼공(三公)ㆍ백관(百官)ㆍ만민(萬民)들이 효(孝)와 자애[慈]를 행하는 이는 모두 현재의 부모나 과거의 7세 부모를 위하여, 7월 15일 불환희일(佛歡喜日)1)인 승자자일(僧自恣日)2)에 온갖 맛있는 것을 우란분(盂蘭盆) 안에 담아 시방의 자자(自恣)하는 스님에게 베풀고 발원하되, ‘현재의 부모는 수명이 백 년이고 병이 없으며, 모든 고뇌와 근심이 없게 하고, 7세의 부모는 아귀(餓鬼)의 고통을 떠나서 사람과 하늘에 태어나서 복과 즐거움이 다함이 없게 해 주십시오’라고 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선남자와 선여인에게 말씀하셨다.
“이는 불제자로서 효순을 닦는 이가 생각마다 항상 부모를 생각하고 공양하되 7세의 부모에 이르기까지 하라. 7월 15일은 항상 효순한 마음으로 낳아 주신 부모와 나아가 7세의 부모를 위하여 우란분을 만들어 부처님과 스님에게 이바지하여, 부모가 길러주고 사랑하여 준 은혜를 갚으라. 너희들 일체의 불자는 마땅히 이 법을 받들어 지녀야 한다.”
그때 목건련 비구와 4배(輩)3) 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환희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1_0621_a_01L佛說盂蘭盆經西晉月氏三藏竺法護譯聞如是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大目乾連始得六通欲度父母報乳哺之恩卽以道眼觀視世閒其亡母生餓鬼中不見飮食皮骨連目連悲哀卽鉢盛飯往餉其母得鉢飯便以左手障飯右手摶飯未入口化成火炭遂不得食目連大悲號啼泣馳還白佛具陳如此佛言汝母罪根深結非汝一人力奈何汝雖孝順聲動天地天神地神邪魔外道道士四天王神亦不能奈當須十方諸衆僧威神之力得解脫吾今當爲汝說救濟之法令一切難皆離憂苦罪障消除佛告目連十方衆僧於七月十五日僧自恣時當爲七世父母及現在父母厄難中者具飯百味五果汲灌盆香油錠爥牀敷臥具盡世甘美著盆中供養十方大德衆僧當此之日一切聖衆或在山閒禪定或得四道果或樹下經行或六通自在教化聲聞緣覺十地菩薩大人權現比丘在大衆中皆同一心受鉢和羅具淸淨戒聖衆之道其德汪洋其有供養此等自恣僧者現在父母七世父母六種親屬得出三塗之苦應時解脫衣食自然若復有人父母現在者福樂百年已亡七世父母生天自在化生入天華光受無量快樂佛勅十方衆僧皆先爲施主家呪願七世父母行禪定然後受食初受盆時先安在佛塔衆僧呪願竟便自受食爾時目連比丘及此大會大菩薩衆皆大歡喜而目連悲啼泣聲釋然除是時目連其母卽於是日得脫一劫餓鬼之苦爾時目連復白佛言弟子所生父母得蒙三寶功德之力衆僧威神之力故若未來世一切佛弟子行孝順者亦應奉此盂蘭盆救度現在父母乃至七世父母爲可爾不佛言大善快問我正欲說汝今復問善男子若有比丘比丘尼國王太子王子大臣宰相三公百官萬民庶人行孝慈者皆應爲所生現在父母去七世父母於七月十五日佛歡喜日僧自恣日以百味飮食安盂蘭盆中施十方自恣僧乞願便使現在父壽命百年無病無一切苦惱之患乃至七世父母離餓鬼苦得生天人福樂無極佛告諸善男子善女人是佛弟子修孝順者應念念中常憶父母供養乃至七世父母年年七月十五日以孝順慈憶所生父母乃至七世父爲作盂蘭盆施佛及僧以報父母長養慈愛之恩若一切佛弟子應當奉持是法爾時目連比丘四輩弟子聞佛所說歡喜奉行佛說盂蘭盆經己亥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승가의 안거가 끝나는 7월 15일을 말한다.
  2. 2)승가가 안거를 마치고 마지막 날에 서로 자기의 죄과를 참회하고 고백하며 서로 훈계하는 일을 행하는 날로서, 7월 15일을 말한다.
  3. 3)출가와 재가의 남녀로서,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의 넷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