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제 이 문수사리육자주(文殊師利六字呪)의 공능에 대해 설하고자 한다. 만약 이 주를 지니고 성취하려는 자라면 젖죽이나 채소 혹은 과일, 혹은 우유를 먹어야 하며 반드시 매일 세 번씩 목욕해야 한다. 이른바 오경(五更) 이후를 초시라 하고 오후 이후를 제이시(第二時)라 하며 황혼 이후부터 초야를 제삼시라 하는데 이 세 시에 각각 한 번씩 목욕하며 그 때마다 깨끗한 옷을 입어야 하므로 깨끗한 옷 세 벌이 필요하다. 주를 육십만 번 외우는데 이로서 처음으로 문수(文殊)를 받들어 공양하는 것이 된다. 또 만약 수지하여 성취하려는 자는 먼저 문수사리상을 그려야 한다. 상을 그리는 법은 질이 좋은 흰 털로 짠 천을 취하되 머리털이 섞인 것은 안 되며 또한 삶은 베로 된 것은 안 된다. 물감은 아교를 섞지 말고 향즙을 섞어 그린다. 그 문수사리상은 연화좌에 앉아 가부좌를 하고 오른손은 설법인(說法印)을 하고 왼손은 가슴에 대고 손바닥을 위를 보게 한다. 몸은 동자의 모양을 한 황금색으로 한다. 흰 색 천의(天衣)로 배꼽 아래를 가리며 나머지 부분은 드러낸다. 머리에는 천관(天冠)을 쓰며 몸에는 영락을 걸치고 팔에는 팔찌 등을 하여 모든 것을 장엄하게 한다. 왼쪽에는 관세음상을 그리는데 몸은 은백색이며 영락과 의복 등의 장엄은 보통으로 한다. 연화 위에 가부좌를 하고 오른손에는 불자(拂子)를 든다. 오른쪽에는 보현보살상을 그리는데 몸은 금색이며 영락 등의 장엄은 보통으로 한다. 역시 연화좌에 앉아 오른손에는 불자를 든다. 문수 위의 공중의 양쪽 가에는 각각 수타회천(首陁會天)1)을 그리고 손에는 꽃다발을 들고 공중의 구름 사이에서 반신을 내어 놓으며 손에 든 꽃다발은 문수상의 오른쪽 아래로 늘어뜨린다. 그림을 그려 주(呪)를 수지하려는 사람은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손으로 향로를 잡는다. 문수사리 등이 앉은 연화 아래에는 못[池]을 그리고 보살상의 양쪽에는 산봉우리를 그려 넣는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처음 그리려고 할 때는 그 날로 팔계(八戒)를 받고 목욕한 다음 깨끗한 옷을 입고서 그린다. 그림을 다 그리고 나서 만약 사리탑이 있으면 여기에 문수상을 모시는데 탑의 서쪽에다 모시며 얼굴이 서쪽을 향하도록 한다. 만약 큰 탑이 없으면 작은 탑을 문수상의 앞에다 놓고 상의 얼굴은 서쪽을 향하도록 한다. 여러 가지 꽃과 여러 가지 음식, 과일 등을 차려 놓고 하루 세 번 공양한다. 도량 안에는 소(酥)를 태워 등을 밝히고 도량은 반드시 조용한 곳에 있어야 하며 오직 한 사람만이 시중을 들게 한다. 도량에서 주를 외우려고 할 때는 반드시 꽃과 향이 있어야 하며 손가락을 퉁길 만큼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소리를 내어서는 안 된다. 침수향(沈水香)을 손가락 두 개 정도의 길이로 자르고 도로파(都盧婆) 향유(香油)소합향(蘇合香) 옅은 것이 이것이다.와 연기가 나지 않는 구다라(佉陁羅)나무 숯을 준비하는데 만약 없으면 자강목(紫橿木)도 된다. 침향을 앞의 향유에 담그고 상(像) 앞에서 구다라나무 숯불에 넣어 밤새 태운다. 상(相)이 나오면 곧 문수사리를 보게 되며 원하는 것은 모두 만족하게 된다. 음욕에 대한 것만은 제외되며 바깥의 것은 모두 구하는 대로 된다. 또 한 법은 상 앞에서 전단(栴檀)을 손가락 두 개의 크기로 잘라 밤낮으로 태우며 공양하는 것이다. 이때 문수사리가 나타나 몸소 설법하는데 모든 병이 다 낫게 되며 보살지의 자재함을 얻게 된다. 또 한 법은 상 앞에서 구마이(瞿摩夷:쇠똥)로 바닥을 바르고 여러 가지 이름 있는 꽃을 뿌리며 행자는 바닥의 안쪽의 한 켠에 앉아 일백팔 번 주(呪)를 외우는 것이다. 한 달이 지나면 총명을 얻어 일체의 경론을 지니게 된다. 또 한 법은 매일 수시로 외우며 항상 잊지 않으면 받아야 할 업보도 소멸되는 것이다. 또 한 법은 매일 일백팔 번을 외우면 명을 마칠 때에 문수사리를 보게 되며 마음에 원하는 대로 생(生)을 받을 수 있다. 이것들은 문수사리가 중생을 이익되게 하기 위하여 여러 공덕 가운데서 몇 가지를 설한 것이다.
송장(宋藏)에는 이 함(函)에 다시 보리류지가 한역한 『육자신주왕경(六字神呪王經)』이 있으나, 거란 대장경[丹藏]에는 없다. 『개원록(開元錄)』에 의하면 이 함 중에 보리류지가 한역한 『육자신주경(六字神呪經)』이 있다는데 『다라니집경』 제6권 「문수사리보살주법(文殊師利菩薩呪法)」 및 『주오수경(呪五首經)』ㆍ『육자다라니』 등과 동본 이역이라 한다. 이 경을 살펴보며 그렇다. 『육자신주왕경』에서 「주십수(呪十首)」를 설하고 있는데, 보리류지가 한역했다는 것은 없다. 지금 그 경을 살펴보면 함에는 한역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며, 지금은 양록(梁錄)에 의거하여 붙여 놓았을 뿐이라고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송장에 그 제목 가운데에 ‘육자신주’라는 이름이 있는데 틀린 것을 따라서 이 함 중에 다시 편집해 넣은 것이므로 이것이 우선 잘못된 것인데, 또한 망령되이 보리류지라는 이름을 어찌 써 넣겠는가? 그러므로 여기서는 그것을 제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