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薄伽梵]께서 실라벌(室羅筏:śrāvastī)성의 서다림(誓多林:jetavana) 급고독원(給孤獨園)에서 큰 비구 1,250인과 보살마하살 1만 2천 인과 함께 계셨다. 이때에 33천(天)1) 선법당(善法堂) 모임에 선주(善住)라고 하는 한 천자(天子)가 있었는데, 대천(大天)들과 천녀(天女)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기쁘게 노닐면서 뛰어나게 존귀한 대접을 받았으며, 갖가지 하늘의 음악으로 기쁘게 노닐고 함께 즐기며 모든 쾌락을 누렸다. 이때 선주 천자는 밤에 문득 이런 소리를 들었다. “선주 천자야, 7일 후면 목숨이 다할 것이며, 명을 마치면 남섬부주(南贍部洲)2)에 태어나 일곱 번 축생의 몸을 받았다가 지옥에 떨어져 고통을 받게 되리라. 지옥에서 나와서 사람의 몸 받기를 바라면, 비천한 집에 태어날 것이며, 태속에서부터 두 눈이 없으리라.” 이 소리를 들은 선주 천자는 큰 두려움이 생겨 몸의 털이 곤두섰고, 근심과 걱정으로 즐거운 마음이 없어졌으며, 당황스럽고 두려워 어찌할 바를 몰랐다. 곧 제석천이 계신 곳으로 급히 달려가 슬피 울면서 천제(天帝) 이족존(二足尊)3)께 예배드린 후 제석천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바라건대 천존(天尊)이시여, 저의 말씀을 들어 주십시오. 저는 천녀들에 둘러싸여 모든 쾌락을 누리다가 ‘선주 천자야, 앞으로 7일 후면 목숨이 다할 것이며, 명을 마치면 남섬부주에 태어나 일곱 번 축생의 몸을 받았다가, 다음에 지옥에 떨어지리라. 지옥에서 나온 뒤에 사람 몸 받기를 바라면, 비천한 집에 태어날 것이며, 태속에서부터 두 눈이 없으리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저는 이 말을 듣고 나니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하여야 저의 이런 고통을 면할 수 있겠습니까?” 이때에 제석천은 선주 천자의 말을 듣고 매우 놀라, 이 선주 천자는 어째서 일곱 번이나 악취(惡趣)의 몸을 받을까 하고 생각하였다. 잠시 선정에 들어 관(觀)하자, 선주가 일곱 번 악취의 몸을 받아 돼지ㆍ개ㆍ여우ㆍ원숭이ㆍ뱀ㆍ까마귀ㆍ솔개 등의 몸으로 더러운 것을 먹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때 제석천은 선주 천자가 일곱 번 악취에 떨어지는 것을 살펴보고 나서, 불쌍히 여기는 마음에 매우 가슴 아파하며 근심하고 고뇌하여 몸과 마음이 고통스러웠다. 곰곰이 어떤 계책이 있고 어디에 귀의하며 누가 보호할 수 있으며 그 고통을 면하게 해줄 수 있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해보니, 오직 대자비하신 어버이이신 여래ㆍ응(應)ㆍ정등각(正等覺)만이 선주로 하여금 그 고통을 면하게 해주실 수 있었다. 제석천은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그날 밤 초저녁에 여러 가지 꽃과 미묘한 하늘의 옷으로 장엄하고, 꽃과 향을 지니고서 서다림의 부처님 처소로 나아가 공경하며 공양하였다. 부처님의 두 발에 엎드려 절하고, 일곱 번 돌고 장궤(長跪)4) 합장하고는,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선주 천자는 ‘7일 후면 목숨이 다할 것이며, 일곱 번 축생 악취의 몸을 받으리라’는 소리를 듣고, 지극히 근심하여 마음속으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대자비로 가엾이 여기시어 그를 도와주소서. 어떻게 하면 그가 이 고통을 받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때 세존께서는 이 말을 듣고 나서, 미소를 지으시며 정수리 위로 온갖 광명을 내시니,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돌아왔다. 불세존께서 과거의 일을 말씀하시면 등으로부터 빛이 들어오고, 미래의 일을 말씀하시면 빛이 가슴으로 들어왔으며, 지옥의 일을 말씀하시면 발밑으로부터 빛이 들어오고, 축생의 일을 말씀하시면 발뒤꿈치로부터 빛이 들어왔으며, 아귀의 일을 말씀하시면 빛이 발가락으로 들어오고, 사람의 일을 말씀하시면 무릎으로 빛이 들어오며, 역륜왕(力輪王)의 일을 말씀하시면 왼손바닥으로 빛이 들어오며, 전륜왕의 일을 말씀하시면 오른손바닥으로 빛이 들어오며, 천계(天界)의 일을 말씀하시면 배꼽으로 빛이 들어오며, 성문(聲聞)의 일을 말씀하시면 빛이 입으로 들어오며, 독각(獨覺)의 일을 말씀하시면 빛이 미간으로 들어오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말씀하시면 빛이 정수리로 들어왔다. 이때에 광명이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의 주위를 세 번 돌다가 부처님의 입으로 들어가니, 부처님께서 제석천에게 말씀하셨다. “천제여, 여래불정존승(如來佛頂尊勝)이라 불리는 다라니가 있는데, 모든 악취와 생사의 고뇌를 없애며, 또한 모든 지옥과 염마왕5)세계와 축생의 고통을 면하게 하며, 또 온갖 지옥에 떨어질 업을 깨뜨려 좋은 세계에 태어나게 하느니라. 천제여, 이 불정존승다라니는 불가사의하며 큰 신력이 있으니, 어떤 사람이 이것을 들어 한번이라도 귓전에 스치면, 전생에 지은 온갖 지옥에 떨어질 만한 악업이 죄다 소멸되고 청정한 몸을 얻게 되리라. 그리고 태어나는 데마다 기억하여 잊지 않아서, 한 불국토에서 한 불국토에 이르고 한 천계에서 다른 천계에 이르며 33천(天)을 두루 지나도록 태어나는 데마다 기억하여 잊지 않으리라. 또한 천제여, 어떤 사람이 수명을 마치려 할 때에 잠시라도 이 다라니를 생각하면, 수명이 다시 늘어나고, 몸과 말과 뜻이 청정해져서 고통이 없게 되며, 그 복과 이익을 따라서 모두 안온할 것이다. 또한 모든 부처님께서 보살펴주시고 온갖 천신들이 항상 지켜줄 것이며, 사람들에게 공경을 받을 것이다. 나쁜 업장이 소멸되고 모든 보살들이 같은 마음으로 다시 보호할 것이니라. 또 어떤 남자와 여인이 잠시라도 이 다라니를 독송하여 지니면, 이 사람에게는 3악도의 고통이 파괴되고 소멸되어 남지 않는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라. 그리하여 모든 불국토와 모든 천계의 궁전과 모든 보살들의 깊고 깊은 행원(行願)에 뜻대로 들어가며 걸림이 없으리라.” 이때 제석은 한마음으로 잘 들었다. 부처님께서는 제석천의 생각을 관찰하시고 대자비심으로 이 다라니법을 말씀하셨는데, 그 주(呪)는 다음과 같았다.
나모바가바데다래루기야바라디비싣-따 야몯다 야바가바뎨다냐타옴비 南謨薄伽伐帝咥哩盧枳也鉢喇底毘失瑟吒引也勃陀引也薄伽伐帝怛咥他唵毘 슈다 야사마삼만다아바바 사사바라나가뎨가하나쇄바 바비슏 뎨 輸馱唐左也颯麽三曼多阿婆婆引娑颯撥囉拏揭底㖸喝娜琑婆引婆毘戌上聿下同睇 아비신자도맘 소가다바라바자나아미리다비새계아 하라아하라아유 阿毘詵者覩漫引蘇揭多跋囉跋者那阿蜜栗多鞞師計痾引下同喝囉痾喝囉痾愈 산다 라니슈다야슈다야가가나비슏뎨옷-니사비자야슏뎨사하사라라자 珊陀引喇儞輸馱也輸馱也伽伽那毘戌睇鄔瑟膩沙毘逝也戌睇索訶薩囉曷喇 스미산쥬디뎨살바 다타가다아딛-따 나아딛-띠다 모냐라바아 濕弭珊珠地帝薩婆上怛他揭多阿地瑟侘引娜阿地瑟恥䫂丁可反下同沒姪囇跋折 라 가야싱하다나슏뎨살바아바라나비슏뎨바라디니바다야아유슏뎨삼마 囉引迦也僧喝旦那戌睇薩婆痾伐刺拏毘戌睇鉢喇底儞跋戴也阿愈戌睇三麽 야아딛-디뎨마니마니마마니다다다보다구디바리슏뎨비스보타몯디슏뎨 耶阿地瑟恥帝末儞末儞麽末儞呾闥多步多孤㨖鉢唎戌睇鼻窣怖吒勃地戌睇 자야자야비자야삼마라삼마라살바몯다아딛-띠다슏뎨바아라바아라 알 逝也逝也鼻逝也三末囉三末囉薩婆勃陀阿地瑟恥多戌睇跋折囇跋切囉引揭 볘 바자람바바도마마아모카샤 살바사타난 자가야비슏뎨살바아 鞞引跋切藍婆跋覩麽麽阿目羯寫自稱名我某甲薩婆薩埵難引者迦也毘戌睇薩婆揭 디바리슏뎨살바다타아다삼마슈바사아딛-띠뎨몯다몯다 보다야보다 底鉢唎戌睇薩婆怛他揭哆三摩戌和娑阿地瑟恥帝勃陀勃陀停也反菩馱也菩馱 야삼만다바리슏뎨살바다타아다아딛-따 나아딛-따뎨사바하6) 也三曼䫂鉢唎戌睇薩婆怛他揭䫂阿地瑟侘引娜阿地瑟恥帝莎 訶 이 다라니는 여러 번 번역되어 전해지고 독송되는 것이 많지만, 소리나 글자가 완전하지 않기에 다시 범본을 참고하여 하나하나 자세하게 교정한 것이다.
이때 세존께서 이 다라니를 외우시고 나서 제석에게 말씀하셨다. “이 다라니의 이름은 일체 악취를 깨끗이 없애는 불정존승다라니법[淨除一切惡趣佛頂尊勝陀羅尼法]이니, 모든 죄업 등의 장애를 제거하고 온갖 더러운 악도의 고통을 덜어 주리라. 천제여, 이 다라니는 88구지(俱胝) 갠지스 강의 모래알[殑伽沙]처럼 많은 백천의 모든 부처님들께서 다 같이 말씀하시고 기쁘게 받아 지녔으며, 대일여래의 지인(智印)으로 이를 인가하셨으니, 일체 유정을 3악취(惡趣)에 잡아두는 그물을 깨뜨리기 위해서이며, 모든 지옥ㆍ축생ㆍ염라왕세계에 있는 유정들을 해탈케 하기 위해서이며, 온갖 고난에 핍박되며 생사의 바다에서 헤매는 유정들을 해탈케 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명이 짧고 복이 엷어 구호할 수 없는 중생과 악업을 지어 물들기 좋아하는 유정들을 요익(饒益)하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이 다라니는 남섬부주에 주지(住持)하는 힘이니, 삿된 견해를 가지고 선과 악을 믿지 않고 3악취 중에서 갖가지로 생사고뇌에 유전하는 복이 없는 유정으로서 바른 길을 잃고 헤매는 이와 같은 이익을 얻지 못하는 부류들을 온갖 고통에서 모두 해탈케 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다시 천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 다라니를 외워 그대에게 부촉하노니, 그대는 선주 천자에게 수여하여 받아 지니며 독송하게 하여, 늘 생각하고 좋아하며 공양하길 마음에 새겨 잊지 않게 하라. 또한 남섬부주 모든 유정들에게 이 다라니를 널리 펴서 한없이 이롭게 하며, 또한 모든 천자들을 위해서 이 대다라니인(大陀羅尼印)을 말하도록 그대에게 부촉하노니, 천제여, 그대는 마땅히 잘 지니고 지켜서 잊지 않도록 하라. 천제여, 어떤 사람이 잠깐이라도 이 다라니를 들으면, 천겁(千劫)을 두고 쌓인 무거운 장애와 악업의 죄로 인해서 받을 온갖 생사의 흐름에 빠지지 않고, 지옥ㆍ아귀ㆍ축생ㆍ염마왕세계ㆍ아수라 몸ㆍ야차ㆍ귀신ㆍ포단나(布單那)7)ㆍ갈타포단나(羯吒布單那)ㆍ아파사마라(阿波娑摩囉)8)ㆍ모기ㆍ등에ㆍ거북ㆍ개ㆍ뱀이나 모든 날짐승이나 맹수 혹은 일체의 유정 내지는 개미의 몸을 다시 받아서 태어나지 않게 되느니라. 모든 부처님 세존과 일생보처(一生補處菩薩) 보살9)과 같은 회상에 태어나거나 이름난 바라문 집안이나 찰제리(刹帝利), 혹은 부귀하고 훌륭한 집안에 태어날 것이다. 천제여, 이러한 사람의 몸 등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귀한 곳에 태어난 사람은 모두 이 다라니를 들은 인연으로 태어나는 데마다 청정한 몸을 얻는 것이니라. 천제여, 이와 같은 과보를 받는 것에서부터 보리도량의 가장 수승한 곳에 이르게 되는 것도 모두 이 다라니를 찬탄한 뛰어난 공덕 때문이니라. 천제여, 이 다라니는 또한 길상(吉祥)이라고도 부른다. 왜냐하면 일체 3악도를 깨끗하게 하기 때문이니라. 이 불정존승다라니는 일장마니(日藏摩尼)의 보배와 같아서 깨끗하여 티가 없고 청정하기가 허공과 같으며, 광명이 두루 비추어 닿지 않는 곳이 없으니, 만일 중생들이 청정한 마음으로 이 다라니를 지니면 역시 이와 같게 되리라. 마치 좋은 금이 밝고 깨끗하고 부드러워, 사람들이 즐겨 보고 더러운 것에 물들지 않는 것과 같다. 또한 연꽃에 먼지가 날려도 물들지 않는 것처럼, 천제여, 이 다라니를 지니는 자도 그와 같아서 그 깨끗한 업을 따라 반드시 좋은 곳에 태어나느니라. 천제여, 이 다라니가 있는 곳에서 쓰고 베끼거나 받아 지니며, 잘 듣고 찬송하며, 공경하고 공양할 수 있는 사람은 모든 악취가 다 청정해지며, 온갖 지옥의 고뇌가 빨리 소멸되느니라. 천제여, 어떤 남자나 여자가 이 다라니를 베껴 써서 높은 당기[幢] 위에 두거나 높은 산에 두거나, 혹은 누각 위에 두거나 나아가 탑 속에 안치하거나, 또는 천제여, 어떤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와 일반 남녀들이 당기 등의 앞에서 위를 보거나, 혹은 가까이 다가가서 그 그림자가 몸에 비추거나, 혹은 바람이 불어 당기 등의 위에 있는 다라니에서 먼지가 날아와 몸에 붙기만 하여도, 천제여, 저 중생들의 지은 죄업으로 응당 악취에 떨어져 지옥ㆍ아귀ㆍ축생ㆍ염마왕세계ㆍ아수라 몸 등 악취의 고통을 받아야 할 터인데, 모두 다 받지 않고 또한 죄의 때에 물들지 않게 되느니라. 천제여, 이런 유정들은 다 모든 부처님에게서 수기를 받고,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될 것이니, 더구나 갖가지 꽃다발과 도향ㆍ말향ㆍ당번ㆍ일산ㆍ의복ㆍ영락 등과 온갖 기악(妓樂)으로 장엄하여 네거리에 탑을 세워 다라니를 안치하고, 합장 공경하며 탑돌이 하며, 귀의하고 예배한다면, 그 공덕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이다. 천제여, 그 사람이 이와 같이 공양하면 마하살타[摩訶薩埵]라 하느니라. 그는 참된 불자(佛子)이며, 법을 지탱하는 대들보이며, 또한 그는 여래의 전신(全身) 사리탑이니라.” 그때에 염마법왕(琰魔法王)이 초저녁에 부처님 처소에 찾아와 갖가지 묘한 옷과 여러 가지 꽃과 도향ㆍ말향ㆍ전단향ㆍ침수향으로 공경스럽게 공양하고, 부처님을 일곱 번 돌고 두 발에 정례한 뒤에 이렇게 말씀드렸다. “저는 여래께서 매우 뛰어난 능력을 지닌 다라니법[大力陀羅尼法]을 찬탄하고 지니는 공덕이 불가사의하다고 연설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세존께서는 큰 자비로 죄업의 고통에 빠진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이롭게 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언제나 다라니를 수행하는 자를 따라 다니면서 수호하여 지옥에 떨어지지 않게 할 것이며, 그로 말미암아 부처님의 가르침을 잘 따르며 이를 호념(護念)하겠습니다.” 그때 세간을 보호하는 4대천왕(大天王)10)이 부처님을 세 번 돌고, 한쪽에 서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여래께서는 거듭 저희들을 위하여 다라니법을 자세히 말씀해 주소서.” 이때 부처님께서는 4대천왕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잘 들어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이 다라니를 받아 지니는 법을 자세히 말하며, 또한 명이 짧은 모든 유정들을 위해 말해 주리라. 만약 수지하고자 하면 반드시 깨끗하게 몸을 씻고 깨끗한 새 옷으로 갈아입으며, 초하루부터 보름날까지 재계(齋戒)하고 일심으로 다라니를 염송하되 천 번을 채우면, 명이 짧은 중생의 수명이 늘어나게 되고 영원히 병의 고난으로부터 벗어나게 되며, 모든 업장과 일체 지옥의 고통이 죄다 소멸되리라. 온갖 새나 짐승에서부터 목숨이 있는 모든 종류들에 이르기까지 귀로 이 다라니를 한 번이라도 들으면, 그 금생의 몸이 끝난 뒤에는 다시 온갖 고통을 받지 않으리라.”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그리고 만약 어떤 사람이 아주 몹쓸 병을 얻어 온갖 고통에 핍박될지라도 이 다라니를 들으면 곧 모든 몹쓸 병과 온갖 고통이 소멸될 것이며, 악도에 떨어진다 하더라도 해탈하게 되어 묘희세계(妙喜世界)11)에 왕생하리라. 이 몸이 다한 뒤로 다시는 포태(胞胎)의 몸을 받지 않고 연꽃에 화생하여, 태어나는 곳마다 언제나 지난 세상의 일을 기억하여 잊지 않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일찍이 온갖 극히 무거운 악업을 짓고 목숨을 마치면, 그 악업을 따라서 지옥에 떨어지거나 축생이나 염마왕세계 혹은 아귀의 세계나 나락가(奈落迦)12)에 떨어지며, 혹은 물속에 나거나 짐승이나 갖가지의 몸을 받게 될 터인데, 그 죽은 자의 몸에서 뼈 조각을 취하고 깨끗한 한줌의 흙에 이 다라니를 스물한 번 염송하여 가지한 뒤 뼈 위에 흩어 뿌리면, 죽은 자가 천상에 태어나게 되리라.”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또 어떤 사람이 날마다 이 다라니를 스물한 번씩 염송하면, 일체 세간의 뛰어난 공양을 쓰게 되며, 몸을 버린 뒤에는 극락세계에 왕생하리라. 만약 항상 염송하면, 수명이 늘어나고 온갖 즐거움을 누릴 것이며, 이 몸을 마치면 곧 갖가지 미묘한 온갖 불국토에 왕생하여 항상 모든 부처님과 더불어 한곳에 모여, 부처님들께서 미묘한 법을 말씀해 주시고, 모든 부처님들께서 보리의 수기를 주어 몸의 광명이 모든 불국토에 비추게 되며, 마침내는 위없는 열반을 얻게 되리라. 만약 이 다라니를 염송하는 법을 수행하려면, 먼저 부처님 앞에 깨끗한 흙을 가지고 단을 만들되 크거나 작거나 정사각형으로 만들고, 온갖 풀과 꽃을 단 위에 뿌리며, 여러 가지 좋은 향을 사른다. 양 무릎을 땅에 대거나 때로는 준거(蹲踞)13)하고, 마음으로 항상 부처님을 생각하며, 다라니인(陀羅尼印)을 맺는다. 먼저 집게손가락을 구부리고 엄지손가락으로 누른 뒤 심장 위에 합장하고, 다라니를 백여덟 번 외우고 나면, 그 단에서 구름이 비를 뿌리듯 꽃을 뿌려 88구지(俱胝) 갠지스 강의 모래알처럼 많은 나유타(那由他)14) 백천의 모든 부처님들께 두루 공양하게 되니, 저 부처님들께서 다 같이 칭찬하여 말씀하시기를 ‘훌륭하도다, 훌륭하도다. 그대는 참으로 드문 진실한 불자(佛子)로다. 장애 없는 지혜삼매와 보리심의 장엄삼매를 얻으리라’고 하실 것이다. 이 다라니를 지니는 법은 이러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을 계속하셨다. “천제여, 내가 이 선교방편으로써 일체 중생이 지옥에 떨어질 것을 해탈하게 하여 모든 악도가 청정하게 소멸되어 남김이 없게 될 것이며, 또한 다라니를 수행하는 자로 하여금 더욱 수명이 늘게 하리라. 천제여, 그대는 지금 내가 말한 다라니를 가지고 가서 선주 동자에게 주어 7일 동안을 지송하게 한 뒤, 그대는 선주와 함께 나에게 찾아와라.” 이때 천제석은 세존 앞에서 직접 이 다라니법을 수여받고, 받들어 지니며 억념(憶念)하고는, 본래의 천계로 돌아가 선주 천자에게 주었다. 이때 선주 천자는 이 다라니법을 받아 6일 밤낮 동안 법에 맞게 받아 지니니, 모든 원이 이루어져서 응당 받아야 할 온갖 악취의 고통에서 바로 해탈되었고, 보리분(菩提分)에 머물러 수명이 늘어나며 한량없는 복업이 구름처럼 모이고 기쁨이 한량없게 되었다. 큰 소리로 말하였다. “희유합니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이 묘법은 희유하고 뚜렷한 증험이 있으며, 매우 커서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크게 자비하신 세존께서 저희들과 모든 유정들을 위하여 이 신주(神呪)를 말씀해 주시어 저를 악취의 고통에서 해탈케 하였습니다.” 7일이 되자, 이때에 천제석이 선주 천자와 여러 천신의 대중들을 거느리고 꽃다발로 장엄하고서, 묘한 향과 당번ㆍ일산ㆍ하늘의 의복ㆍ영락 등 미묘한 장엄구를 가지고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가 공양을 베풀고 나서, 미묘한 하늘의 옷과 모든 영락을 세존께 바치고 세존을 백천 번 돈 뒤 기뻐 뛰다가 한쪽에 앉아서 존귀하신 모습을 쳐다보며 눈을 떼지 않았다. 이때에 부처님께서는 금빛 팔을 펼치셨으니, 백 가지 복으로 장엄하고 온갖 상호를 구족한 두려움 없는 오른손으로 선주 천자의 정수리를 만지고 나서, 설법하시며 보리(菩提)의 수기를 주셨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선주 천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다라니인의 이름은 모든 악취를 청정히 하는 불정존승다라니이니, 너희들은 잘 받아 지녀라.” 이때 선주 천자와 천제석과 모든 천신의 대중과 모든 큰 모임의 대중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모두가 크게 기뻐하면서 믿고 받아 받들어 행하였다.
1)욕계(欲界) 6천의 제2천인 도리천(忉利天)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남섬부주의 위에 8만 유순 되는 수미산 꼭대기에 있다. 중앙에 선견성(善見城)이 있는데, 사면이 8만 유순씩 되는 큰 성이다. 여기에 제석천이 있고, 사방에 각기 8성이 있어서 하늘 사람들이 살고 있다. 사방 8성이므로 모두 32성인데 제석천의 선견성을 더하여 33천이 된다. 이 하늘의 하루 낮과 밤은 인간세계의 백 년이며, 수명은 1천 세이고, 이 하늘사람들의 키는 1유순이나 된다.
2)수미산의 사방에 있는 네 개의 대주(大洲) 가운데 하나이다. 즉 남섬부주(南贍部洲), 동승신주(東勝身洲), 서우화주(西牛貨洲), 북구로주(北瞿盧洲)이다.
3)복덕과 지혜를 원만 구족하게 갖추게 되는 것을 양족(兩足)이라고 말하며, 또는 두발을 가진 중생 중에서 가장 높은 이라는 뜻이다.
4)두 무릎을 바닥에 대고 허벅지와 상체를 곧게 일으켜 세우는 자세이다. 호궤(胡跪)라고도 한다.
5)저승세계의 왕으로 흔히 염라대왕이라 함은 이 왕을 일컫는다. 귀신세계의 왕으로서, 죽은 뒤의 저승세계를 지배하는 왕이다. 본래는 인도 베다시대의 yama신으로서, 불교 중에 섞여 들어와 발달된 것인데,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상계(上界)의 광명세계(光明世界) 곧 수야마천이라 부르고, 다른 하나는 하계(下界) 암흑세계의 염마왕이다.
9)내용적으로는 불타의 깨달음과 동등하고, 실제로는 불타보다 한 단계 뒤에 있는 자이다. 보살수행의 계위인 52위(位) 가운데의 제51위이다. 현재의 한 생애 뒤에는 불타가 될 분이므로 보처불(補處佛)이라고도 한다.
10)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외호신(外護神)이다. 원래 사천왕은 고대인도 종교에서 숭상했던 귀신들의 왕이었으나, 불교에 귀의하여 부처님과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 되었다. 그들은 수미산(須彌山)의 중턱 지점에서 각각 그들의 권속들과 살면서 동서남북의 네 방위를 지키며 불법수호와 사부대중의 보호를 맡는다. 동쪽이 지국천왕(持國天王), 서쪽은 광목천왕(廣目天王), 남쪽은 증장천왕(增長天王), 북쪽은 다문천왕(多聞天王)이다. 동쪽의 지국천왕은 안민(安民)의 신으로서, 수미산 동쪽 중턱의 황금타(黃金埵)에 있는 천궁(天宮)에서 살고 있으며, 선한 자에게 상을 내리고 악한 자에게 벌을 주어 항상 인간을 고루 보살피며 국토를 수호한다. 서쪽의 광목천왕은 수미산 중턱 백은타(白銀埵)에 살고 있다. 광목천의 근본서원은 죄인에게 벌을 내려 매우 심한 고통을 느끼게 하는 가운데 도심(道心)을 일으키도록 하는 것이다. 남방을 지키는 증장천은 수미산 남쪽의 유리타(琉璃埵)에 살고 있다. 그는 자신의 위덕을 증가시켜 만물이 태어날 수 있는 덕을 베풀겠다는 서원을 세웠다. 북쪽을 지키는 다문천은 비사문천(毘沙門天)이라고도 하는데, 항상 부처님의 도량을 지키면서 부처님의 설법을 듣는다 하여 다문이라고 한다. 그가 맡은 역할은 암흑계의 사물을 관리하는 것인데, 수미산의 북쪽 수정타(水精埵)에 살며, 그의 권속으로 야차와 나찰을 거느리고 있다.
11)동방 아촉불이 머무는 정토이다. 이 정토는 동방으로 천(千) 세계를 지난 곳에 있는 즐거움의 땅 아비라티(Abhirati 妙喜ㆍ善快ㆍ妙樂의 뜻)라 하며, 부동불(不動佛) 즉 아촉불이 이곳의 교주이다. 아비라티에 처음에는 대목여래(大目如來)라는 부처님이 출현하셔서 많은 보살을 위해 6바라밀의 행을 설할 때에 한 비구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큰 서원을 세우기를 ‘저희가 지금부터 대보리심을 일으켜 원을 발하오니 번뇌를 끊고 음욕을 끊어 정각을 성취하오리다’라고 발원하였다. 그리하여 영겁동안 계속해서 보살행을 권하고 공덕을 쌓아 드디어 원을 성취해 성불하여 아촉불이라는 부처님이 되셨다. 이 부처님은 동방에 출현해서 아비라티에서 설법하고 계신다. 이 부처님은 옛적 보살수행 시에 무진에(無瞋恚)의 원을 세웠으므로, 그 이름을 아촉(Akṣobhya, 無動 無瞋恚의 뜻)이라 하였다.
12)범어로 naraka이니, 나락(奈落)ㆍ나락가(那落迦)라고도 한다. 지옥을 말하니, 악업을 쌓은 사람이 죽은 뒤 태어나 고통을 받는 곳이다.
13)무릎을 땅에 대고 앉는 것이다.
14)범어 nayuta의 음사이다. 인도에서 아주 많은 수를 나타내는 단위이다. 천만 혹은 천억에 해당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