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정존승다라니경(佛頂尊勝陀羅尼經)』이란 바라문(婆羅門) 승려인 불타파리(佛陀波利)1)가 의봉(儀鳳:唐의 연호) 원년(元年, 676년)에 전파한 경전이다. 그는 인도에서 중국 땅으로 와서 오대산(五臺山)에 이르러 산을 향하여 오체투지(五體投地)하고서 말했다. “여래께서 열반에 드신 뒤로 모든 성인이 은거하고 있을 때 오직 문수사리(文殊師利) 대사가 계셔서 이 산속에서 분주하게 창생(蒼生)을 이끌고 모든 보살을 가르치셨습니다. 불타파리가 한스럽게 여기는 것은 태어나서 8난(難)2)을 만나 성인을 못 뵌 것입니다. 멀리서 건너와 공경하며 아룁니다. 엎드려 비오니, 대자대비로 두루 감싸셔서 존의(尊儀)를 뵈올 수 있게 하소서.” 그리고는 머리를 들어 보니, 홀연히 한 노인이 산속에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는 바라문의 언어로 불타파리에게 말하였다. “법사(法師)는 도를 따르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 성인의 자취를 따라 힘들고 애쓰는 수고를 꺼리지 않고 성인께서 남긴 자취를 찾아 멀리서 오셨군요. 그러나 중국 땅의 중생들은 많은 죄업을 지었으며, 출가한 대중조차도 계율을 많이 범하고 있으니, 오직 『불정존승다라니경(佛頂尊勝陀羅尼經)』만이 중생들의 온갖 악업을 멸할 수 있습니다. 법사께서는 어찌 이 경을 가져오지 않았습니까?” 불타파리가 답하였다. “소승[貧道]은 곧장 와서 성인께 예를 갖추어 뵙기 위해 왔기 때문에 경(經)을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노인이 말하였다. “이 경을 가져오지 않는다면, 어찌 이익이 있겠으며, 또한 문수 대사를 뵙는다 해도 어떻게 알아보겠습니까? 법사께서는 물러나 다시 인도로 돌아가서 이 경을 얻어가지고 중국 땅에 전파하여, 두루 모든 성중(聖衆)을 받들고 수많은 중생들을 널리 이롭게 하며, 깊은 어둠에서 구제하여 모든 부처님의 은혜를 갚아야 할 것입니다. 법사께서 이 경을 얻어서 여기에 이르면, 제[弟子]가 법사께 문수사리보살이 계신 곳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불타파리가 이 말을 듣고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마침내 슬피 울며 지극한 마음으로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하였다. 머리를 들어 보니, 문득 노인이 보이지 않았다. 불타파리는 몹시 놀랐으나, 더욱 더 경건한 마음으로 계속 정성을 드린 뒤 인도로 돌아갔다. 『불정존승다라니경』을 얻어 영순(永淳) 2년에 서경(西京)에 도착하였는데, 진(秦)나라의 대제(大帝)에게 앞의 사실을 아뢰니, 대제가 그 책을 가져오게 하였다. 일조(日照) 삼장법사(三藏法師)를 청하고 사빈사(司賓寺)의 전객(典客)3)에게 칙서를 내려 두행의(杜行顗) 등으로 하여금 이 경을 함께 번역하도록 하였다. 불타파리에게는 명주 30필을 보시하였으며, 그 경본은 안에 두어서 가지고 나가지 못하게 하였다. 불타파리가 슬피 울면서 진나라 왕에게 아뢰었다. “소승이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이 경을 멀리서 구해왔습니다. 널리 군생(群生)들을 구제하고자 하는 바람으로 재보(財寶)에 마음을 두지 않고 명예나 이익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청컨대 경본을 돌려주시어 널리 퍼지게 하여 여러 중생들이 함께 이익을 얻게 해주십시오.” 왕은 마침내 경의 번역본만을 남겨두고, 범본(梵本)은 불타파리에게 돌려주었다. 불타파리는 범본을 가지고 서명사(西明寺)로 가서 범어(梵語)를 잘 알고 있는 중국 승려 순정(順貞)을 방문하여 만났다. 왕에게 그와 함께 번역할 것을 아뢰자, 왕이 그의 청을 수락하였다. 불타파리는 드디어 여러 대덕(大德)들을 모시고 순정과 함께 경을 번역하였다. 번역을 마치고 불타파리는 범본을 가지고 오대산으로 가서 산에 들어가 지금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지금 앞뒤로 번역한 두 가지 번역본이 함께 널리 유행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몇몇 동일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다행히 현격하게 다르지는 않다. 수공(垂拱) 3년에 이르러 정각사(定覺寺)의 주지 스님인 지정(志靜)이 신도(神都:洛陽)에 머물게 되어 위국동사(魏國東寺)에서 일조(日照) 삼장을 친히 뵙고서 경을 번역한 경위를 물었는데,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지정은 드디어 삼장법사에게 나아가 신주(神呪)를 말하여 주기를 요청하였다. 법사는 이에 입으로 범음(梵音)을 외워 14일에 걸쳐 구절구절을 자세히 전수해 주었는데, 범음이 모두 갖추어져서 하나도 잘못되거나 빠진 것이 없었다. 이에 다시 옛 번역본과 범본을 입수하여 자세히 교정하여 빠지거나 순서가 잘못된 곳을 모두 바로잡았으니, 그 주(呪)의 첫 주석에 “최후에 달리 번역한 것[最後別翻]”이라고 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그 주의 구절[呪句]이 두령(杜令:杜行顗)이 번역한 것과 약간 다른 점은, 그 새로운 주는 개정(改定)을 통해 잘못된 것을 바로 잡고, 그 음에 주석을 첨가한 점이다. 뒤에 공부하는 사람은 이를 자세하게 보기 바란다. 영창(永昌) 원년 8월에 이르러 대경애사(大敬愛寺)에서 서명사(西明寺)의 상좌(上座)인 징법사(澄法師)를 뵙고 그 경위를 여쭤보았는데, 앞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그 역경승인 순정도 서명사에 머물러 계신 것을 보았다. 이 경이 저승과 이승을 구제함은 정말 불가사의하다. 배우는 자가 알지 못할까봐 기록을 자세히 갖추어 아직 깨닫지는 못한 이에게 전한다.
불정존승다라니경(佛頂尊勝陀羅尼經)
불타파리(佛陀波利) 한역 김영덕 번역 김영덕 개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薄伽梵]께서 실라벌(室羅筏, Śrāvastī)성의 서다림(誓多林, Jetavana) 급고독원(給孤獨園)에서 큰 비구 1,250인과 큰 보살승 1만 2천 인과 함께 계셨다. 이때 삼십삼천(三十三天)1) 선법당(善法堂) 모임에 선주(善住)라고 불리는 한 천자(天子)가 있었는데, 대천(大天)들과 함께 동산에서 유희하였고, 그들로부터 존귀한 대접을 받았으며, 천녀(天女)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기쁘게 노닐면서 갖가지 음악으로 서로 즐기며 모든 쾌락을 누렸다. 어느 날 밤 선주 천자는 문득 이런 소리를 들었다. “선주 천자야, 7일 후면 목숨이 다할 것이며, 명을 마치면 남섬부주[贍部洲]에 태어나 일곱 번 축생의 몸을 받았다가 지옥에 떨어져 고통을 받게 되리라. 지옥에서 나온 뒤로는 사람 몸을 받더라도, 비천한 집에 태어날 것이며, 태속에서부터 두 눈이 없으리라.” 이 소리를 들은 선주 천자는 깜짝 놀라 몸의 털이 곤두서고 근심스러워 즐겁지 않았다. 곧 제석천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슬피 울고 두려워 떨면서 제석천 이족존(二足尊)2)께 예배드린 후 제석천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제 말을 들어 주십시오. 저는 천녀들과 어울려 모든 쾌락을 누리다가 문득 이런 소리를 들었습니다. ‘선주 천자야, 7일 후면 목숨이 다할 것이며, 명을 마치면 남섬부주에 태어나 일곱 번 축생의 몸을 받았다가 지옥에 떨어지리라. 지옥에서 나온 뒤에는 사람 몸을 받지만, 비천한 집에 태어날 것이며, 두 눈이 없으리라’고 하였습니다. 천제(天帝)여, 어떻게 하여야 저의 이런 고통을 면할 수 있겠습니까?” 이때 제석천은 선주 천자의 말을 듣고 매우 놀라 ‘이 선주 천자는 어째서 일곱 번이나 악도(惡道)의 몸을 받을까’ 하고 생각하였다. 잠시 선정에 들어 관(觀)하자, 선주가 일곱 번 악도의 몸을 받게 되어, 돼지ㆍ개ㆍ여우ㆍ원숭이ㆍ뱀ㆍ까마귀ㆍ솔개 등의 몸으로 더러운 것을 먹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때 제석천은 선주 천자가 일곱 번 악도에 떨어져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게 될 것을 살펴보고 마음이 괴로웠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선주가 그와 같은 고통을 면하려면, 오직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 귀의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제석천은 그날 밤 초저녁에 미묘한 하늘의 옷으로 장엄하고, 갖가지 화만(華鬘)3)과 바르는 향ㆍ가루향을 가지고서 서다림 급고독원으로 갔다.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엎드려 절하고, 바른쪽으로 일곱 번 돌고 부처님께 광대한 공양을 베푼 뒤, 부처님 앞에 꿇어 앉아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선주 천자는 어떻게 하면 일곱 번 축생 악도의 몸을 받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는 앞서 있었던 일을 말씀드렸다. 그때 부처님의 정수리 위에서는 온갖 광명이 나와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고, 그 빛이 돌아와 부처님을 세 겹으로 에워싸고 부처님 입으로 들어가니, 부처님께서 빙그레 웃으시며 제석천에게 말씀하셨다. “천제여, 다라니가 있으니, 그 이름을 여래불정존승(如來佛頂尊勝)이라 하는데, 모든 악도를 깨끗하게 하고, 온갖 생사의 고뇌를 없애며, 또한 모든 지옥과 염라왕세계와 축생의 고통을 면하게 하며, 또 일체의 지옥을 깨뜨려 선도(善道)로 나아가게 하느니라. 천제여, 이 불정존승다라니를 어떤 사람이 들어 한 번이라도 귓전에 스치면, 전생에 지은 온갖 지옥에 갈 악업이 죄다 소멸되고 청정한 몸을 얻게 되리라. 그래서 태어나는 데마다 기억하여 잊지 않으며 한 불국토에서 다른 불국토에 이르고 한 천계에서 다른 천계에 이르며, 삼십삼천(三十三天)을 두루 지나서 태어나는 데마다 기억하여 잊지 않으리라. 천제여, 어떤 사람이 명을 마치려 할 때에 잠시라도 이 다라니를 생각하면, 수명이 도로 늘어나고, 몸과 말과 뜻이 청정해져서 몸에는 고통이 없게 되며, 그 복과 이익을 따라서 가는 데마다 안온할 것이다. 모든 부처님이 보살펴주고 천신들이 항상 지켜줄 것이며, 사람들에게 공경을 받아 나쁜 업장이 소멸되고, 모든 보살들이 같은 마음으로 다시 보호할 것이니라. 천제여, 또 어떤 사람이 잠시라도 이 다라니를 독송하면, 이 사람에게는 일체 지옥ㆍ축생ㆍ염라왕의 세계와 아귀의 고통이 파괴되고 소멸되어 남지 않게 될 것이니라. 그리하여 모든 불국토와 모든 천상의 궁전과 일체 보살들이 사는 문에 걸림이 없이 마음대로 들어가리라.” 그때 제석천이 부처님께 아뢰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오직 바라오니 여래께서는 중생을 위하여 수명을 늘리는 법을 말씀해 주소서.” 이때 부처님께서는 제석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이 다라니법을 기꺼이 듣고자 한다는 것을 아시고 곧 주(呪)를 외우셨다.
나모 바가바뎨 다래 로기야 바라디 미싣-따 야 몯다야 바가 曩謨一婆誐嚩帝二怛喇二合路枳也三二合鉢囉底四尾始瑟吒二合野五沒馱野六婆誐
바뎨 다냐- 타 옴 미슈다야 사마사마삼만다 바바사 사바 라 縛帝七怛儞野二合他八唵九尾戌馱野十娑麽娑麽三滿哆十一嚩婆娑十二娑頗二合囉 나 아뎨가하나 사바 바바미슏뎨 아비신자도맘 소아다 바라 拏十三蘖帝誐賀曩十四娑嚩二合婆嚩尾秫弟十五阿鼻詵左覩𤚥十六素蘖哆十七嚩囉 바자나 아미리 다 비새계 마하만다라 바내 아하라아하라 嚩左曩十八阿蜜㗚二合哆十九鼻矖罽二十摩賀曼怛囉二合橎乃二十一阿賀囉阿賀囉二 아유산다라니 슈다야슈다야 가가나미슏뎨 오스니사 十二阿庾散馱囉柅二十三戌馱野戌馱野二十四誐誐曩尾秫弟二十五鄔瑟膩灑二十六 미자야미슏뎨 사하사라 라사명 산조니뎨 살바다타가 尾惹野尾秫弟二十七娑賀娑囉二十八二合囉濕銘二十九二合散▼(口+祖)儞帝三十薩嚩怛他蘖 다 바로가니 살바 라미다 바리보라니 살바다타 가다 哆三十一嚩路迦𩕳三十二殺橎引囉弭哆三十三跛哩布囉柅三十四薩嚩怛他引蘖哆三十五 하리 나야 딛-따 나 딛-띠 다 마하모나리 바아 紇哩二合娜野三十六地瑟姹二合曩三十七地瑟耻二合跢三十八摩賀母捺哩三十九二合嚩日 라 가야 싱하다나미슏뎨 살바바라나 바야놀아디 바리미슏 囉二合迦野四十僧賀跢曩尾秫弟四十一薩嚩嚩囉拏四十二跛野訥蘖帝四十三跛哩尾秫 뎨 바라 디 니말다야 아요슏뎨 삼마야 딛-띠 뎨 弟四十四鉢囉二合底四十五𩕳韄跢野四十六阿欲秫弟四十七三摩野四十八地瑟耻二合帝四十 마니마니 마하마니 다단다 보다구치 바리슏뎨 미스보 九麽柅麽柅五十摩賀麽柅五十一怛闥哆五十二部跢句致五十三跛哩秫弟五十四尾窣普二 타 몯디슏뎨 자야자야 미자야미자야 사마라 살바몯다 合吒五十五沒地秫弟五十六惹野惹野五十七尾惹野尾惹野五十八娑麽囉五十九薩嚩沒馱 딛-띠 다슏뎨 바아리 바아라 아볘 바아람 바바도 六十地瑟耻二合哆秫弟六十一嚩日哩二合嚩日囉二合蘖陛六十二嚩日囕六十三二合婆嚩覩 마마 샤리람 살바사다바 난 자가야 미슏뎨 살바 麽麽六十四稱名舍哩囕六十五薩嚩薩怛嚩六十六二合難上左迦野六十七尾秫弟六十八薩嚩 가디 바리슏뎨 살바다타가다 삼마새바 사연도 살바다타가 誐帝六十九跛哩秫弟七十薩嚩怛他蘖哆七十一三麽濕嚩二合娑演覩七十二薩嚩怛他蘖 다 삼마새바 사 딛-띠 뎨 몯디야몯디야 미몯디야 哆七十三三麽濕嚩二合娑七十四地瑟耻二合帝七十五沒地野沒地野七十六尾沒地野七十七 모다야모다야 미모다야미모다야 삼만다 바리슏뎨 살바다타가 冒馱野冒馱野七十八尾冒馱野尾冒馱野七十九三滿哆八十跛哩秫弟八十一薩嚩怛他蘖
다 하리 나야 딛-따 나 딛-띠 다 마하모나례 哆八十二紇哩二合娜野八十三地瑟姹二合曩八十四地瑟耻二合哆八十五摩賀母捺㘑二合 사바 하 娑嚩二合賀4)
부처님께서 제석천에게 말씀하셨다. “이 주(呪)의 이름은 일체 악도를 깨끗이 없애는 불정존승다라니[淨除一切惡道佛頂尊勝陀羅尼]이니, 모든 죄업 등의 장애를 제거하고 온갖 더러운 악도의 고통을 덜어 주리라. 천제여, 88구지(俱胝) 갠지스 강의 모래알[殑伽沙]처럼 많은 백천의 모든 부처님들께서 다 같이 말씀하시고 기쁘게 받아 지니셨으며, 여래의 지인(智印)으로 이를 인가하셨으니, 일체 중생의 더러운 악도를 깨뜨리기 위해서이며, 모든 지옥ㆍ축생ㆍ염라왕세계의 중생들을 해탈케 하기 위해서이며, 위급한 고난을 만나 생사의 바다에 떨어진 중생을 해탈케 하기 위해서이며, 명이 짧고 복이 엷어 구호할 수 없는 중생과 악업에 섞여 물들기 좋아하는 중생들을 요익(饒益)하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또 이 다라니는 남섬부주에 주지(住持)하는 힘이기 때문이며, 지옥 악도 중생과 갖가지로 생사에 유전하는 복이 없는 중생과 선업ㆍ악업을 믿지 않고 바른 길을 잃은 중생들을 해탈케 하는 이치이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는 다시 천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 다라니를 말하여 그대에게 부촉하노니, 그대는 선주 천자에게 수여하여라. 그리고 받아 지니며 독송하여 생각하고 좋아하며 마음에 새기고 공양하게 하라. 남섬부주의 모든 중생들에게 이 다라니를 널리 펴며, 또한 모든 천자를 위해서 이 다라니인(陀羅尼印)을 말해 주도록 그대에게 부촉하노니, 그대는 마땅히 잘 지니고 지켜서 잊지 않도록 하라. 천제여, 어떤 사람이 잠깐이라도 이 다라니를 들으면, 천겁 동안 쌓은 악업과 무거운 장애로 인해서 받을 온갖 끝없는 생사의 흐름에 빠지지 않게 되고, 지옥ㆍ아귀ㆍ축생ㆍ염라왕세계ㆍ아수라의 몸ㆍ야차ㆍ나찰ㆍ귀신ㆍ모기ㆍ등에ㆍ거북ㆍ개ㆍ뱀이나 모든 날짐승이나 맹수 혹은 꿈틀거리는 생물, 나아가 개미의 몸을 다시는 받지 않느니라. 모든 부처님과 일생보처(一生補處) 보살과 같은 회상에 태어나거나, 바라문 집안이나 찰제리 혹은 부귀하고 훌륭한 집안에 태어날 것이다. 천제여,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귀한 곳에 태어난 사람은 모두 이 다라니를 들은 인연으로 나는 데마다 청정하게 되는 것이니라. 천제여, 보리도량의 가장 수승한 곳에 이르게 되는 것도 모두 이 다라니를 찬미한 까닭이니, 그 공덕은 이와 같으니라. 천제여, 이 다라니는 또한 이름이 길상(吉祥)이니 일체 악도를 깨끗하게 하며, 이 불정존승다라니는 일장마니(日藏摩尼)의 보배가 깨끗하여 티가 없고 청정하기 허공과 같으며 광명이 두루 비추어 닿지 않는 곳이 없는 것과 같으니, 중생들이 이 다라니를 가짐도 그와 같으니라. 또한 염부단금(閻浮檀金)5)이 밝고 깨끗하고 부드러워 사람들이 기쁘게 보고 더러운 것에 물들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천제여, 어떤 중생이 이 다라니를 지님도 그와 같아서 그 착하고 깨끗한 업을 따라 선도(善道)에 태어나느니라. 천제여, 이 다라니가 있는 곳에서 능히 쓰고 베껴서 유통하거나 받아 지니고 독송하며 듣고 공양하는 사람은 모든 악도가 다 청정해지며, 온갖 지옥의 고뇌가 다 소멸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천제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사람이 이 다라니를 써서 높은 당기[幢] 위에 두거나 높은 산에 두거나, 혹은 누각 위에 두거나 내지 탑 속에 안치하며, 또는 천제여, 어떤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와 일반 남녀들이 당기 등의 위를 보거나, 혹은 가까이 다가가서 그 그림자가 몸에 비추거나, 혹은 바람이 불어 산이나 당기 등의 위에 있는 다라니에서 먼지가 날아와 몸에 붙기만 하여도, 천제여, 저 중생들의 지은 죄업으로 응당 악도에 떨어져 지옥ㆍ축생ㆍ염라왕세계ㆍ아귀세계ㆍ아수라의 몸 등 악도의 고통을 받아야 함에도 결코 받지 않게 되며, 또한 죄의 때에 물들거나 더러워지지 않느니라. 천제여, 이런 중생들은 다 모든 부처님에게서 수기를 받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가지 않게 되리니, 천제여, 하물며 많은 공양구와 화만과 도향ㆍ말향ㆍ당번ㆍ일산ㆍ의복ㆍ영락 등으로 장엄하여 네거리에 탑을 세워 다라니를 안치하고서 합장 공경하고 탑돌이 하며 귀의하고 예배함에랴. 천제여, 그 사람이 이와 같이 공양하면 마하살[摩訶薩埵]이라 하느니라. 그는 참된 불자(佛子)이며, 법을 지탱하는 대들보이며, 또한 그는 여래의 전신(全身) 사리탑이니라.” 그때 염마라법왕(閻魔羅法王)이 밤중에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갖가지 하늘 옷과 아름다운 꽃과 도향의 장엄구로 부처님께 공양하고 나서, 부처님을 일곱 번 돌고 부처님의 발에 정례한 뒤에 이렇게 말씀드렸다. “저는 여래께서 매우 큰 힘을 지닌 다라니를 연설하시고 찬탄하심을 들었으므로 앞으로 이를 배울 것이며, 또한 이 다라니를 받아 지니고 독송하는 사람은 제가 항상 따라다니면서 수호하여 다라니를 수행하는 자를 지옥에 떨어지지 않게 할 것이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호념(護念)하겠나이다.” 그때 세간을 보호하는 4천대왕(天大王)6)이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부처님께 아뢰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여래께서는 저를 위해 다라니를 지니는 법을 자세히 말씀해 주소서.” 이때 부처님께서는 사천왕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이제 잘 들어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이 다라니를 받아 지니는 법을 자세히 말하며, 또한 명이 짧은 모든 유정들을 위해 말해 주리라. 마땅히 먼저 몸을 씻고 깨끗한 새 옷으로 갈아입으며 달이 둥근 보름날 재계(齋戒)하고 이 다라니를 염송해야 한다. 천 번을 채우면, 명이 짧은 중생의 수명이 늘어나게 되고, 영원히 병의 고난을 떠나게 되며, 모든 업장이 모두 소멸되어 일체 지옥의 온갖 고통에서 또한 벗어나게 되리라. 날아다니는 새와 온갖 축생들과 살아있는 종류들도 귀로 이 다라니를 한번이라도 들으면, 그 몸이 다한 뒤에는 다시 그런 몸을 받지 않으리라.”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그리고 만약 어떤 사람이 아주 몹쓸 병을 얻었을지라도 이 다라니를 들으면 곧 모든 병이 소멸될 것이며, 악도에 떨어질 일도 끊어져 적정(寂靜)의 세계에 왕생하리라. 이 몸이 다한 뒤로는 다시 포태(胞胎)의 몸을 받지 않고 연꽃에 화생(化生)7)하여, 모든 태어난 곳을 잊지 않고 항상 지난 세상일을 알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일찍이 온갖 극히 무거운 악업을 짓고 목숨을 마치면 그 악업을 따라서 지옥에 떨어지거나 축생이나 염라왕세계 혹은 아귀나 대아비지옥(大阿鼻地獄)에 떨어지며, 혹은 물속에 나거나 짐승이나 다른 종류의 몸을 받게 될 터인데, 그 죽은 자의 몸에서 뼈 조각을 취하고 깨끗한 한줌의 흙에 이 다라니를 스물한 번 염송하여 가지한 뒤 뼈 위에 흩어 뿌리면, 죽은 자가 천상에 태어나게 되리라.”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또 어떤 사람이 날마다 이 다라니를 스물한 번씩 염송하면, 일체 세간의 뛰어난 공양을 쓰게 되며, 몸을 버린 뒤에는 극락세계에 왕생하리라. 만약 항상 염송하면, 큰 열반을 얻고 수명이 늘어나고 수승한 즐거움을 누릴 것이며, 이 몸을 마치면 곧 갖가지 미묘한 온갖 불국토에 왕생하여 항상 모든 부처님과 더불어 한곳에 모여, 부처님들께서 깊은 뜻을 말씀해 주시고 부처님들께서 수기를 주어 몸의 광명이 모든 불국토에 비추게 되느니라.”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만약 이 다라니를 염송하는 법을 수행하려면, 먼저 부처님 앞에 깨끗한 흙을 가지고 단을 만들되 크거나 작거나 사각형으로 만들고, 온갖 풀과 꽃으로 단상을 꾸미며, 여러 가지 좋은 향을 사르라.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어 호궤(胡跪)8)하고 마음으로 항상 부처님을 생각하라. 다라니인(陀羅尼印)을 맺어야 하니, 먼저 집게손가락을 구부리고 엄지손가락으로 누른 뒤 심장 위에 합장하고, 다라니를 백여덟 번 외우고 나면, 그 단에서 구름이 비를 뿌리듯 꽃을 뿌려 88구지(俱胝) 갠지스 강의 모래알처럼 많은 나유타(那由他)9) 백천의 모든 부처님들께 두루 공양하게 되니, 저 부처님들께서 다 같이 칭찬하시기를 ‘훌륭하고, 희유하도다. 그대는 참된 불자로다. 곧 막힘없는 지혜삼매를 얻고 큰 보리심의 장엄삼매를 얻으리라’고 하실 것이다. 이 다라니를 가지는 법이 이와 같으니라.” 부처님께서 천제에게 말씀하셨다. “천제여, 내가 이 방편으로써 일체 중생이 지옥에 떨어질 것을 해탈케 하여 모든 악도가 청정하게 될 것이며, 또한 다라니를 지닌 자로 하여금 더욱 수명이 늘게 하리라. 천제여, 그대는 내가 말한 다라니를 가지고 가서 선주 동자에게 주어 7일 동안 수행하게 한 뒤 선주를 데리고 나를 찾아와라.” 이때 천제는 세존이 계신 곳에서 이 다라니법을 받아 가지고 받들어 지니고서 본래의 하늘로 돌아가 선주 천자에게 주었다. 이때 선주 천자는 이 다라니를 받아 6일 동안 밤낮으로 법에 맞게 받아 지니니 모든 원이 이루어져서, 응당 받아야 할 온갖 악도의 고통에서 해탈되고, 보리도에 머물러 수명이 한량없이 늘어나, 크게 환희하여 큰 소리로 찬탄하였다. “희유합니다, 여래이시여. 희유한 묘법이며, 희유하고 밝은 증험입니다. 심히 어려운 것에서 저를 해탈케 하였나이다.” 7일이 되자, 이때 제석천은 선주 천자와 함께 여러 하늘의 대중들을 거느리고, 화만과 도향과 말향과 당기ㆍ번기ㆍ일산ㆍ하늘의 옷ㆍ영락 등으로 미묘하게 장엄하고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가 큰 공양을 베풀며, 미묘한 하늘의 옷과 모든 영락으로 세존께 공양하였다. 그리고 백천 번 돈 뒤 부처님 앞에 서서 기뻐 뛰다가 앉아서 법을 들었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금빛 팔을 펴서 선주 천자의 정수리를 어루만지시고 나서, 설법하시어 보리(菩提)의 수기(授記)를 주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경은 이름이 모든 악도를 깨끗이 하는 불정존승다라니이니, 너희들은 잘 받아 지녀라.” 이때 대중들은 법을 듣고 기뻐하면서 믿고 받아 받들어 행하였다.
1)각호(覺護)라고도 한다. 북인도에 있던 계빈국(罽賓國, Kapiśa) 출신의 승려이다.
2)불법(佛法)을 듣지 못하는 여덟 곳으로서, 지옥ㆍ아귀ㆍ축생ㆍ변지(邊地:즐거움이 지나쳐서 법을 들으려고 않음)ㆍ장수천(長壽天:오래 살고 안온하기 때문에 구도심이 일어나지 않음)ㆍ세지변총(世智辯聰:세속지만 있어서 바른 도리에 따르지 않음)ㆍ맹롱음아(盲聾音我:감각기관에 결함이 있어 법을 듣지 못함)ㆍ불전불후(佛前佛後:부처님이 안 계시는 세상)를 말한다.
3)진나라의 벼슬 이름이다. 9경(卿)의 하나로, 제후(諸侯) 및 인근 외국에 관한 일을 맡아보았다.
1)욕계(欲界) 6천의 제2천인 도리천(忉利天)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남섬부주의 위에 8만 유순 되는 수미산 꼭대기에 있다. 중앙에 선견성(善見城)이 있는데, 사면이 8만 유순씩 되는 큰 성이다. 여기에 제석천이 있고, 사방에 각기 8성이 있어서 하늘 사람들이 살고 있다. 사방 8성이므로 모두 32성인데 제석천의 선견성을 더하여 삼십삼천이 된다. 이 하늘의 하루 낮과 밤은 인간세계의 백 년이며, 수명은 1천 세이고, 이 하늘사람들의 키는 1유순이나 된다.
2)복덕과 지혜를 원만 구족하게 갖추게 되는 것을 양족(兩足)이라고 말하며, 또는 두 발을 가진 중생 중 가장 높은 이라는 뜻이다.
3)범어로는 kusumamālā이다. 생화를 실로 묶고, 혹은 한 줄로 이어서 만든 꽃다발을 말한다.
5)범어로 jambū-nada이다. 염부수(閻浮樹)의 사이를 흐르는 강에서 나오는 사금(砂金)이다. 또는 염부수의 밑에 있다는 금괴 덩어리를 가리키기도 한다.
6)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외호신(外護神)이다. 원래 사천왕은 고대인도 종교에서 숭상했던 귀신들의 왕이었으나, 불교에 귀의하여 부처님과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 되었다. 그들은 수미산(須彌山)의 중턱 지점에서 각각 그들의 권속들과 살면서 동서남북의 네 방위를 지키며 불법수호와 사부대중의 보호를 맡는다. 동쪽이 지국천왕(持國天王), 서쪽은 광목천왕(廣目天王), 남쪽은 증장천왕(增長天王), 북쪽은 다문천왕(多聞天王)이다. 동쪽의 지국천왕은 안민(安民)의 신으로서, 수미산 동쪽 중턱의 황금타(黃金埵)에 있는 천궁(天宮)에서 살고 있으며, 선한 자에게 상을 내리고 악한 자에게 벌을 주어 항상 인간을 고루 보살피며 국토를 수호한다. 서쪽의 광목천왕은 수미산 중턱 백은타(白銀埵)에 살고 있다. 광목천의 근본서원은 죄인에게 벌을 내려 매우 심한 고통을 느끼게 하는 가운데 도심(道心)을 일으키도록 하는 것이다. 남방을 지키는 증장천은 수미산 남쪽의 유리타(琉璃埵)에 살고 있다. 그는 자신의 위덕을 증가시켜 만물이 태어날 수 있는 덕을 베풀겠다는 서원을 세웠다. 북쪽을 지키는 다문천은 비사문천(毘沙門天)이라고도 하는데, 항상 부처님의 도량을 지키면서 부처님의 설법을 듣는다 하여 다문이라고 한다. 그가 맡은 역할은 암흑계의 사물을 관리하는 것인데, 수미산의 북쪽 수정타(水精埵)에 살며, 그의 권속으로 야차와 나찰을 거느리고 있다.
7)극락에 왕생하는 것에는 태생과 화생 두 가지가 있다. 부처님의 지혜를 믿는 사람은 9품의 행업에 따라서 아미타불의 정토에 있는 칠보연화 속에 나서 지혜와 광명과 몸이 모두 보살과 같이 되는 것을 화생(化生)이라 한다.
8)두 무릎을 바닥에 대고 허벅지와 상체를 곧게 일으켜 세우는 자세이다. 무릎 꿇고 앉는 자세에서 허벅지를 세운 것이다. 장궤(長跪)라고도 한다.
9)범어 nayuta의 음사이다. 인도에서 아주 많은 수를 나타내는 단위이다. 천만 혹은 천억에 해당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