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비사리(毗舍離)의 대림정사(大林精舍) 중각강당(重閣講堂)에서 대비구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부처님께서 조용히 스스로 생각하시기를 ‘교화의 인연이 다하였으니 목숨을 버려 석 달 뒤에는 열반에 들리라’고 하였다. 곧 여래께서는 바로 그 자리에서 장로(長老)인 대목건련(大目乾連)에게 당부하셨다. “그대는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비구들에게 두루 알려 일시에 모이도록 하라.” 이에 목련(目連)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목련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찰나지간에 수미산(須弥山) 꼭대기에 올라가서 큰 음성으로 말을 하니 널리 대천세계까지 들렸다. 바로 그때 40백천의 비구들이 홀연히 대림정사의 중각강당에 모였다. 이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을 친견하고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한 다음, 한쪽으로 물러가 머물렀을 때 사리불(舍利弗)이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나도 지금 신통력(神通力)으로써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비구승이 살고 있는 곳에 가서 일체의 성문승(聲聞乘)과 벽지불승(辟支佛乘) 그리고 대승(大乘)을 배우는 이들에게 두루 알려 모두 대림정사의 중각강당에 모이게 하리라.’ 곧 사리불은 신통력으로써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비구승이 살고 있는 처소로 가서 일체의 성문승과 벽지불승 그리고 대승을 배우는 이들에게 두루 알려 대림정사의 중각강당에 모이도록 하였다. 때에 모든 대중들이 그 말대로 다 와서 머리를 조아려 절한 다음 한쪽으로 물러나 머물렀다.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도 즉시 다 모이도록 하라.” 그때 불공견(不空見)보살ㆍ문수사리(文殊師利)보살ㆍ불사악취(不捨惡趣)보살ㆍ단일체우혼(斷一切憂惛)보살ㆍ시일체(施一切)보살ㆍ제일체애(除一切㝵)보살ㆍ관세음(觀世音)보살ㆍ향상(香象)보살ㆍ최고변(最高辯)보살ㆍ미륵보살마하살(弥勒菩薩摩訶薩) 등이 동시에 함께 여래의 처소에 왔다. 그때 부처님께서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선남자여, 그대들도 지금 시방 항하(恒河)의 모래알처럼 수많은 불국토에 가서 뭇 보살마하살 등에게 알리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는 이와 불퇴전지(不退轉地)에 머무는 뭇 보살들과 더 나아가서는 계위(階位)가 일생보처(一生補處)에 이르는 모든 대보살(大菩薩)들을 다 모이도록 하라.” 그때 모든 보살들이 거룩한 뜻을 받들어 시방의 모든 불국토에 두루 가서 모든 보살들을 불렀다. 그 모든 보살들은 이 말을 듣고는 찬탄한 다음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공경히 받아들였다. 그때 9만억 백천 나유타(那由他)의 모든 보살들이 이미 무생법인을 얻었고, 다시 3억 백천 나유타의 보살들이 불퇴전지에 머물렀으며, 또 억백천의 모든 대보살들이 제각기 일생보처에 머물렀다. 이와 같은 모든 보살들이 신통력으로써 한 생각 사이에 모두 대림정사의 중각강당에 모였다. 그때 대중들은 부처님을 친견한 다음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나 머물렀다. 바로 그때 사리불은 이미 시방의 모든 보살들이 다 모인 것을 보고 문득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께 이러한 모습을 여쭈어 이로써 모든 보살들이 의혹을 끊고, 깊은 지혜의 변재[智辯]를 얻고, 또한 항하의 모래알처럼 수많은 부처님께 들은 묘법(妙法)을 일찍이 한 순간이라도 그만두거나 잊어버리지 않게 하고 더 나아가서는 아직 위없는 보리(菩提)를 얻지 못한 모든 보살들로 하여금 모두 네 가지 청정한 묘행을 반드시 닦게 하리라.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중생이 청정함이요, 둘째는 법(法)이 청정함이며, 셋째는 변재(辯才)가 청정함이요, 넷째는 불국토가 청정함이다. 또 보살로 하여금 네 가지 정념(正念)을 내게 하나니 무엇이 네 가지인가? 몸을 바르게 생각함이요, 입을 바르게 생각함이며, 마음을 바르게 생각함이요, 삶을 바르게 생각함이다. 또 네 가지 법(法)이 있으니 다라니문(陁羅尼門)에 점차 깊이 들어감을 얻는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다함이 없는 선설(宣說)을 얻어 다라니문에 잘 들어감이요, 둘째는 중생의 모든 감관과 선교방편을 알아서 다라니문을 체득하여 들어감이며, 셋째는 유위(有爲)의 업보와 선교방편을 알아서 다라니문에 들어감이요, 넷째는 깊은 무생법인을 얻어 속히 다라니문에 잘 들어감이다.’ 그때 사리불이 생각한 대로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모든 보살에게 청정한 행을 닦게 하고자 함이니 오직 원컨대 부처님께서 가엾게 여기시어 모두를 위해 연설하시어 수행하게 하시옵소서.”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수행자는 크나큰 마음을 내야 하느니라. 만약 보살법(菩薩法)을 수행하고자 하는 이나 또한 법에 대하여 마음으로 집착하는 바가 없고 취함도 버림도 없고자 하는 이러한 모든 행자(行者)라면 반드시 다음과 같은 다라니주신묘장구(陁羅尼呪神妙章句)를 받아 지녀 염송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송한 다라니주(陁羅尼呪)를 모든 보살들과 행자들이 모두 수지하고 독송하면 모든 일에 자재할 수 있으니, 유위(有爲)도 무위(無爲)도 취하지 말고 모든 법에 있어 물들지 말며, 집착하지 말고, 비방하여 싫어하는 마음과 여의려는 마음도 내지 말며, 섭수(攝受)하려는 마음과 부지런히 구하려는 마음과 닦아 익히려는 마음도 갖지 말라. 혹시라도 유위나 무위의 모든 법을 취한 것이 있다면 속히 멀리 여의어 집착하지 말라. 그리고 법은 합하는 것이라고도 보지 말고 법은 흩어지는 것이라고도 보지 말며, 법은 생기는 것이라고도 보지 말고 법은 없어지는 것이라고도 보지 말며, 법은 과거ㆍ미래ㆍ현재가 있는 것이라고도 보지 말고, 법은 늘어나는 것이라고도 보지 말며 법은 줄어드는 것이라고도 보지 말고, 12인연법(因緣法)이 일어난다라고도 보지 말며, 12인연법이 없어진다라고도 보지 말고, 법은 선설(宣說)할 수 있는 것이라고도 하지 말며, 선설할 수 없는 것이라고도 하지 말라. 그리고 보살은 항상 바로 생각하되, ‘모든 부처님은 색(色)이 아니고 무색(無色)도 아니며, 상(相)도 아니고 무상(無相)도 아니며, 의(義)도 아니고 의가 아닌 것도 아니며, 계(戒)도 아니고 계가 아닌 것도 아니며, 정(定)도 아니고 정이 아닌 것도 아니며, 혜(慧)도 아니고 혜가 아닌 것도 아니며, 해탈(解脫)도 아니고 해탈이 아닌 것도 아니며, 해탈지견(解脫知見)도 아니고 해탈지견이 아닌 것도 아니며, 족성(族姓)도 아니고 족성이 아닌 것도 아니며, 권속(眷屬)도 아니고 권속이 아닌 것도 아니며, 행(行)도 아니고 행이 아닌 것도 아니며, 도달함[到]도 아니고 도달함이 아닌 것도 아니며, 때[時]도 아니고 때가 아닌 것도 아니며, 5음(陰)ㆍ12입(入)ㆍ18계(界)도 아니고 5음ㆍ12입ㆍ18계가 아닌 것도 아니며, 지(智)도 아니고 지가 아닌 것도 아니며, 설법(說法)도 아니고 설법이 아닌 것도 아니며, 내가 청정한 것도 아니고 남이 청정한 것도 아니며, 중생이 청정한 것도 아니고, 중생이 청정하지 않은 것도 아니며, 자의(自義)도 아니고 타의(他義)도 아니며, 법(法)도 아니고 율(律)도 아니며, 몸과 입이 청정한 것도 아니고 뜻이 청정한 것도 아니며, 또 과거ㆍ미래ㆍ현재의 행이 청정한 것도 아니고, 자신을 위한 것도 아니고 다른 이를 위한 것도 아니다’라고 해야 하느니라.”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것을 바로 ‘보살이 부처를 염하여 일체제법을 모두 다 섭입함’이라고 이름하며, 또 ‘제법의 평등에 끝까지 도달하여 미묘한 총지(摠持)를 모음’이라고 이름하며, 또 ‘제일의변(第一義辯)의 가장 뛰어나고 걸림 없는 다라니문’이라고 이름하며, 또 ‘일체의 모든 원을 만족케하는 다라니문’이라고 이름하며, 또 ‘반드시 보리의 한 부분을 얻는 모든 깊은 삼매다라니문’이라고 이름하며, 또 ‘다른 모든 선근을 섭수하는 다라니문’이라고 이름하며, ‘법장성상묘의(法藏性相妙義)의 진실한 행의 다라니문’이라고 이름하며, ‘유위방편으로 모든 마군을 초과하여 항복시키는 다라니문’이라고 이름하느니라. 사리불아, 이 다라니는 ‘무량법문(無量法門)을 말하는 것’이라고도 이름하니 모든 수행자가 매우 오묘한 의리(義利)를 얻어 속히 위없는 보리(菩提)의 도(道)를 얻느니라. 왜냐하면 이 다라니는 ‘모든 부처님들의 분명한 대승일체공덕심심법장(大乘一切功德甚深法藏)’이라고 이름하며, 바로 그 자리에서 ‘모든 중생들의 생사(生死)의 행을 깨뜨리고 법계(法戒)에 물들지 않는 다라니문’이라고 이름하기 때문이니라.” 그때 부처님께서 다음의 게송을 읊으셨다.
공(空)의 법을 구하려고 하지 않고 보리(菩提)를 희론(戱論)하지도 않으며 법계성(法界性)을 수순하면 속히 다라니를 얻느니라.
이 경을 부지런히 듣고 익혔다면 다함없는 다라니, 바로 여기에서 일체지(一切智)와 밝은 혜(慧)를 성취하느니라.
보리를 구하려는 이라면 이 다라니를 지녀야 하니 이로써 수행자는 닦아 총지(摠持)를 얻기 때문이니라. 그러면 곧 시방의 부처님으로부터 모든 법계(法界) 널리 설하심을 듣게 되고 일체의 법을 듣고 나서는 제일의(第一義)를 깊이 알게 되느니라.
태양의 광명이 비추는 것처럼 분명히 아는 것이 그와 같다면 가장 수승하며 미묘한 다라니를 닦아 얻을 수 있느니라.
이 경을 수지(受持)하기 때문에 항상 모든 부처님 뵈오니 설령 모든 중생들이 1겁(劫) 동안에 걸쳐서
어려운 질문을 하더라도 수행자는 모두 대답하니 보리의 변제(辯才)가 이와 같아 끝 간 데를 가히 알 수 없느니라.
이러한 모든 행을 하는 자는 그가 바로 법왕자(法王子)이니 이미 가장 수승하고 위없는 보살도에 가까왔느니라.
이 경을 듣고자 하면 법사(法師)를 친근히 하여야 하니라. 모든 부처님들께서는 단지 수행자만 생각하시는 것이 아니라 모든 중생들을 가엾게 여기시되 자애로운 어머니가 자식을 아끼듯이 하시니 이러한 사람은 세간에 다니면서 다라니를 지니는 자이니라.
이때 곧 친견할 수 있나니 1억의 모든 부처님이시니라. 어떤 사람이 억천 겁(劫) 과거세에 뭇 죄를 지었더라도
이 경(經)을 한 달만이라도 지닌다면 그 죄업이 모두 없어지고 모든 부처님들께서 모두 손으로 어루만져 주시느니라.
가령 모든 보살들로 하여금 1억 겁 동안 공덕을 쌓게 하여도 능히 한 달을 지닌 이 다라니와 공덕이 같아서
공덕의 과보를 얻는 것은 그 복이 저것보다 나으니 삼계의 모든 중생들이 설령 모두 마군(魔軍)이라 하여도
이 다라니를 지닌 자를 파괴할 수 없느니라. 만약 수행자가 최상의 다라니를 억념(憶念)하거나 항상 독송하여 지니면 이에 보리를 얻나니 이 다라니를 일컬어 결정지(決定持)라 하느니라.
일체의 중생들은 곧 이 장소에서 무상의 보리도(菩提道)가 다 현전(現前)함을 얻느니라.
이 다라니를 듣는 것은 등명불(燈明佛)께서 말씀하신 것이니 곧 잠깐 사이에 항하(恒河)강 모래알처럼 수많은 부처님을 친견하느니라.
만약 모든 부처님을 좋아해서 그 계신 곳을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이 경을 닦아야 모두 다 뜻대로 알 수 있으리라.
청정하고 가장 미묘한 불국토를 얻고자 하면 광명의 모습, 매우 밝게 비쳐 성문(聲聞) 대중이 구족하느니라.
이 다라니를 지니면 일체를 반드시 다 얻으리니 수행자는 반드시 7일 낮밤으로 정진해야 하느니라. 다라니를 사유(思惟)하여 80억 부처님을 친견하면 악한 생각을 짓지 않고 다른 생각도 없느니라.
이와 같은 경을 오로지 생각하여 속히 다라니를 얻나니 마치 큰 바다에 들어가 여의보를 얻으면 다시는 다른 보배를 구하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이 다라니를 얻으면 끝내 다른 즐거움을 바라지 않나니 이 경(經)을 닦으면 깊은 보리에 이르러 반드시 위없는 도를 얻고 적멸한 곳에 도달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행(菩薩行)을 하는 이가 네 가지 법을 구족하면 다라니를 얻나니 무엇이 네 가지인가? 더러운 욕심에 집착하지 않음이요, 모든 중생들에게 질투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음이요, 보시한 재물에 대해서 후회하거나 아까워하는 마음이 없음이요, 밤낮으로 항상 즐겁게 선법(善法)을 닦아 익힘이니라. 사리불아, 보살이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을 구족하면 다라니를 얻느니라.” 그때 부처님께서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더러운 욕심을 버리고 비천한 마행(魔行)을 버리도록 하여라. 이러한 욕심의 인연은 지옥에 태어나는 근원이니라.
명예와 이익을 가까이 하여서 질투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자비스런 눈빛으로 중생을 보살피면 큰 위엄과 미묘한 형상을 얻느니라.
중생들의 다툼과 분쟁은 모두 이 몸에서 일어나니 애착하는 마음을 버리면 반드시 다라니를 체득하느니라.
밤낮으로 항상 법을 구해 일심으로 보리를 즐기면 수행자는 곧 능히 이와 같은 다라니를 얻느니라. 항상 현재 바로 그 자리에서 닦되,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이어야 하느니라.
그때 여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을 항상 닦아서 배워라, 또한 사리불아,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어 수행자가 이를 구족하면 다라니를 얻나니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항상 아란야행(阿蘭若行)을 정근(淸勤)하여 수습(修習)하는 것이고, 둘째는 깊은 법인(法忍)에 대해서 감내하고 받들어 지니는 것이며, 넷째는 이익을 탐내고 명예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고, 넷째는 모든 애착과 집착을 기꺼이 버리고 더 나아가서는 몸과 목숨까지도 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그 밖의 다른 재물이겠는가. 사리불아, 보살이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을 구족하면 다라니를 얻느니라.” 그때 부처님께서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항상 아란야행을 닦되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히 깊은 법인을 수행하되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 할지어다.
이 수행은 가장 수승하여 모든 부처님께서 찬탄하시니 다른 이의 권속과 명예와 이익을 탐하지 않으며
그리고 갖가지 재물에 대해 탐애(貪愛)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욕심이 적어 만족함을 알되 음식을 쌓아두지 않는 새처럼 하라.
이미 사람의 몸을 얻어 항상 많은 선법(善法)을 닦으니 거룩하구나. 불법(佛法)을 얻음이여, 출가하여 괴로움의 근본을 여의었느니라.
교만과 모든 번뇌가 모두 이미 청정해지면 불법승(佛法僧)을 존중하는 것처럼 마땅히 공경 받게 되느니라.
이익을 탐내면 염지(念智)를 잃어버리고 계법(戒法)을 믿는 마음을 상실하며 보리(菩提)를 여의게 되니 반드시 탐욕을 버려야 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수행자가 다시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다라니를 얻나니 무엇이 네 가지인가? 8자의(字義)가 있으니 어떤 것이 8자의인가? 이를테면 아(阿:a)자는 제일의(第一義)이니 일체의 법이 무아(無我)의 이치에 들어감이요, 라(攞:ra)자는 상호(相好)이니 이 상호는 여래 법신의 이치에 들어감이요, 바(婆:ba)자는 영아(嬰兒)이니 영아는 결정코 총혜(聰慧)의 이치에 들어감이요, 자(闍:ja)자는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근심이니 이 생로병사 등이 생멸이 없는 데 들어감이요, 가(迦:ka)자는 작업(作業)이니 업보가 없는 데 들어감이요, 타(陁:da)자는 총지(摠持)다라니법이니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으로 법계(法界)에 들어감이요, 사(奢:śa)자는 사마타(舍摩他)ㆍ비바사나(毗婆舍那)이니 사마타 등으로 모든 법에 들어감이요, 차(叉:kṣa)자는 모든 법은 머무름도 없고 다함도 없으며 파괴도 없고 앞뒤도 없음이니 이러한 모든 법으로 열반에 들어감이니라. 이와 같이 8자는 다 이러한 이치에 들어가니 보살은 반드시 수순하여 들어가야 한다. 이것을 처음의 제1법이라 하고, 이와 같은 총지다라니전(摠持陁羅尼典)을 베껴 써서 부지런히 정진하여 받아 지니는 것을 수행자가 들어가는 ‘제2법’이라고 하고, 반 달[月]마다 이와 같은 총지다라니법을 독송하고 생각하는 것을 수행자가 들어가는 ‘제3법’이라고 하며, 수행자가 항상 이와 같은 총지다라니법을 오로지 마음으로 생각하며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기쁘게 하고 그 뜻을 인도하여 속히 힘써 정진하도록 하는 것을 수행자가 들어가는 ‘제4법’이라고 하느니라. 사리불아, 수행자가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을 구족하면 이 다라니를 성취하느니라. “그때에 부처님께서 다음의 게송을 읊으셨다.
다라니를 베껴 써서 지니고 8자(字)를 사유하며 반 달마다 오로지 부지런히 항상 독송하면
중생들이 그 자리에서 닦아 익히며 항상 생각을 지속하느니라. 광대한 보리와 깊은 지혜를 친근하고
결정코 능히 시방의 모든 부처님을 눈앞에서 보나니 그러므로 이 법을 반드시 부지런히 닦아 배워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에게는 네 가지 법의 이익이 있으니 항상 오로지 익혀라.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시방의 모든 부처님을 바로 생각함이요, 둘째는 필경에는 모든 마군(魔軍)의 일이 없음이며, 셋째는 이 사람이 속히 업장(業障)을 떠남이요, 넷째는 빨리 단절됨이 없는 미묘하고 매우 깊은 변재(辯才)를 얻음이니라. 또 사리불아,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은 수행자가 지성껏 이 다라니를 닦아 익히면 반드시 법의 이익을 얻느니라.” 그때 부처님께서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모든 부처님을 바로 생각하면 뭇 마군이 알아채지 못하며 모든 업장을 속히 멀리 여의고 한량없는 억(億)의 변재다라니(辯才陁羅尼)를 얻느니라.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지난 옛적 과거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阿僧祇劫) 이전에 명호(名號)가 ‘보승화취광명(寶勝火聚光明)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신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느니라. 사리불아, 보승화취광명여래께서 열반에 들어가실 적에 성지(星持)라는 전륜왕이 있었으니 7보(寶)를 구족하여 사천하를 다스렸다. 그 전륜왕에게는 ‘부사의공덕최승(不思議功德最勝)’이라고 이름하는 왕자가 있었는데, 이 왕자가 1,600살이 되었을 때에 보승화취광명불의 처소에서 맨 처음 이 다라니법을 듣고는 곧바로 깨달아 알았다. 오로지 정진하여 닦아 익히되 7만 년 동안 밤낮으로 게을리 한 적이 없었으며 일찍이 피곤하여 게을리 한 적도 없었고 잠시라도 눈을 붙인 적도 없었느니라. 왕자는 다시 7만 년 동안 몸과 목숨과 재물과 왕위를 버렸으며, 또 7만 년 동안 홀로 조용한 곳에서 부지런히 경행(經行)하되, 옆구리를 바닥에 붙이지 않았느니라. 또 9억백천 나유타(那由他)의 모든 여래의 처소에서 설법을 듣고 다 수지독송(受持讀誦)하였으며 모두 통달하여 자재하였느니라. 또한 왕자는 곧바로 출가하여 9만 년 동안 이것을 수지하였으니 이와 같은 무량다라니문(无量陁羅尼門)을 성취하였느니라. 그때 비구 왕자는 이것을 성취하고 널리 중생들을 위해서 이 이치를 선설(宣說)하여 보였느니라. 또한 일생동안 80억 나유타 백천 중생들을 교화하여 모두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안주(安注)하게 하였고, 불퇴전지(不退轉地)를 증득하게 하였느니라. 또한 사리불아, 그때에 대중 가운데에는 장자(長者)의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을 월당(月幢)이라고 하였다. 장자의 아들은 저 비구 법사(法師)의 처소에서 이와 같은 무량다라니문을 듣고 곧 따라 기뻐하며 정수리로 수지(受持)하였느니라. 이 선근공덕(善根功德)의 인연으로 90억 모든 부처님을 만나 뵈었으며 공경하는 마음으로 공양한 다음 최상의 다라니법을 얻었으니 모든 언론(言論) 가운데 가장 수승하였다. 또 제일의 단절됨이 없는 변재(辯才)를 얻었느니라. 또한 3겁 동안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여 위없는 도(道)를 얻었느니라. 사리불아, 의혹을 내지 말지니, 그때의 왕자 비구가 지금의 무량수여래(無量壽如來)이고 그때의 월당은 정광불(定光佛)이니라.”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나도 현겁(賢劫)의 모든 보살들과 함께 이 다라니법을 듣고 따라 기뻐하였으니, 이 선근공덕의 인연으로 40백천 겁 동안 항상 부지런히 생사의 법을 등지고 버렸으며, 90억 모든 여래의 처소에서 다라니를 얻는 데 제일이었으니, 언론을 뛰어넘은 수승한 변재였느니라. 또한 사리불아, 이러한 연유로 수행자가 만약 속히 위없는 도를 얻고자 한다면 반드시 이 다라니법을 수지(受持)해야 할 것이다. 만약 베껴 써서 수지 독송할 수 없는 이라면 단지 따라 기뻐하기만이라도 해야 할 것이다. 왜냐 하면 이 선근(善根)의 인연으로 수행자는 반드시 불퇴전지를 획득하고 더 나아가서는 위없는 도를 성취하거늘 하물며 베껴 써서 수지 독송하고 널리 다른 이를 위해서 연설하는 자이겠는가. 그 얻는 공덕은 오직 여래를 제외하고는 그 어떤 중생이라도 능히 헤아릴 자가 없으니, 하물며 사유하고 널리 남을 위해서 설명해 주는 자이겠는가.” 그때 부처님께서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이 다라니는 무량문(無量門)이라 이름하니 모든 부처님께서 항상 호념(護念)하시어 마(魔)가 그 짬을 얻을 수 없으며 업장(業障)과 뭇 번뇌 없어져 속히 청정해지느니라.
이 묘전(妙典)을 듣고 따라 기뻐하며 베껴 써서 수지 독송하되 널리 남을 위해서 연설해 주면 모든 중생들이 그 공덕을 헤아릴 수 없느니라.
수행자는 태어난 곳에서 항상 모든 부처님을 친견하며 부사의(不思議)한 믿음을 얻고 깊은 경전의 이치를 잘 알아 속히 최상의 보리도(菩提道)를 얻으니, 삼매와 삼통(三通)과 다함없는 다라니도 그러하느니라.
형색(形色)을 구족하고 복덕의 과보는 지속되니 부처님을 뵙고 범문을 들어 잠시라도 쉬지 않았으나 아직 보리를 못 얻었더라도 이 공덕을 영원히 보장받느니라.
내가 과거세를 생각하건대 이 총지(摠持)를 듣고 항하강 모래알처럼 수많은 부처님을 친견하여 위없는 보리를 얻었느니라.
비유하건대 먼 옛날 월당(月幢)이 정광불(定光佛)이 된 것처럼 과거의 공덕이 수승했던 법사(法師) 비구가 지금 보니 무량광(無量光) 아미타불이시니라.
나는 현겁(賢劫) 가운데 한량없는 보살들과 함께 이 경전을 듣고 마음 속 깊이 따라 기뻐했느니라.
위없는 보리도를 친근히 하기를 즐겨하고 속히 마(魔)를 항복받아 백 가지 복으로 장엄하는 것을 즐기며
반드시 부지런히 총지하여야만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느니라. 어떤 사람이 항하의 모래알처럼 수많은 세계에 가득한
진귀한 보배로 모두에게 보시하여 모두 다 풍족하게 해준다 하더라도 단지 이 경(經)을 베껴 쓰는 한 복덕만 못하느니라.
이렇기에 고요히 듣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산란심 없이 베껴 쓰고 받아 지녀 잘 사유할지니라.
이러한 깊은 묘전(妙典)이라 할지라도 지혜로운 보살은 속히 보리를 얻나니 어렵다고 여기지 않느니라.
또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수행자가 오로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이 다라니를 계속 생각하면 설산(雪山)에 살고 있는 8야차(夜叉)가 밤낮으로 옹호하여 쇠약해지는 병환을 제거하고 힘을 보태주나니 무엇이 8야차인가? 첫째의 이름은 수라(首羅)송(宋)나라말로 용건(勇健)이다.요, 둘째 이름은 치율타(緻栗駄)요견고(堅固), 셋째 이름은 파갈부다(簸臈復多)요중다(衆多), 넷째 이름은 나라연바라(那羅延婆邏)요대역사(大力士)이다., 다섯째 이름은 나례인다라(那隸因駄羅)요인주(人主), 여섯째 이름은 돌타리사(突陁利沙)요오능비방(五能誹謗), 일곱째 이름은 가라라(迦羅邏)요애시(嘊柴), 여덟째 이름은 수바후(修婆睺)호비(好臂) 등이니라.”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수행자는 반드시 좋은 비단에 이와 같은 8귀신상(鬼神象)을 그리되 선명한 채색으로 그려서 깨끗하게 하고 세속의 아교[膠]를 섞어 사용하지 말지어다. 수행자가 이 경을 독송하고자 할 때는 먼저 목욕한 다음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오로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기도하여 이 8귀신을 청하되 갖가지 향과 정갈한 음식을 차리고 뭇 미묘한 잡향(雜香)ㆍ산화(散華)ㆍ화만(華鬘)과 깨끗한 유등(油燈)으로 공양해야 하느니라. 그리고 수행자는 다시 바닥에 채색을 하되, 원륜좌(圓輪座)와 같은 것을 그 위에 자재하게 그린 다음 오른쪽 무릎을 바닥에 대고 손은 향로를 든다. 자비심으로 무량한 중생들을 생각하며, 일곱 번 은밀하게 다라니주(陁羅尼呪)를 송하면 곧바로 8귀신이 그 몸을 나타내느니라. 욕계천(欲界天)에는 보살이 있으니, 이 8대사(大士)는 수행자가 공경하는 마음으로 다라니를 송하면 바로 그때에 나타나 항상 호념하여 그 힘을 보태 주느니라. 무엇이 8보살인가? 중광(衆光)보살ㆍ지광(智光)보살ㆍ일광(日光)보살ㆍ문난(問難)보살ㆍ일체원만(一切願滿)보살ㆍ대력(大力)보살ㆍ성왕(星王)보살ㆍ묘의(妙意)보살 등이니라. 이 8보살과 8귀신은 수행자로 하여금 일심으로 오로지 닦아서 다라니법의 이익과 세력을 얻게 하고,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사랑하여 옹호케 하며, 모든 필요로 하는 것을 마음에 따라 모자람이 없게 하고, 100유순(由旬) 안에 모든 쇠퇴함과 환난이 없게 하느니라. 이와 같이 수행하는 이는 다라니를 닦되, 진실한 원을 내고 억념(憶念)하여 부지런히 정진하며 모든 선법(善法)을 애요(愛樂)하여 나누고, 보시와 지계를 평등한 마음으로 행하여 널리 은혜를 베풀되, 저 많고 적음에 따라서 아깝게 여기는 마음이 없어야 하느니라. 그리고 수행자는 이 다라니를 수지(受持)하되 반드시 불ㆍ법ㆍ승을 존중하고 3보에 대해서 항상 경외하는 마음을 내며 일심으로 오로지 깊은 법인(法忍)을 닦아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다라니를 연설하실 적에 3천 항하의 모래알처럼 수많은 백천억 나유타의 모든 보살들이 모두 이 다라니문(陁羅尼門)을 얻었으니 무량(無量)이라고 하느니라. 또한 불퇴전지(不退轉地)를 증득했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 그리고 60빈바라(頻婆羅)의 모든 천(天)ㆍ인(人)들과 아직 위없는 보리심을 내지 못한 이들이 곧 모두 위없는 도의 뜻을 내었다. 그때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이 경(經)의 이름을 무엇이라고 해야 하며,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합니까?”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은 ‘위무량문총지(爲無量門摠持)다라니’이니 이와 같이 수지하고, 또 ‘최파일체중마(摧破-切衆魔)총지다라니’라고 이름하며 이와 같이 수지하며, 또 ‘보살일분초의(菩薩一分超意)총지다라니’라고 이름하니 이와 같이 수지하고, 또 ‘일분득일체지(一分得一切智)총지다라니’라고 이름하니 이와 같이 수지할지니라.” 때에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사리불 등 모든 대성문(大聲聞)과 보살ㆍ사람ㆍ천신ㆍ아수라[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건달바(乾闥婆)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와 모든 세간들이 뛸 듯이 기뻐하며 머리 위로 받아 지닌 채 절하고 물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