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衹樹給孤獨園)에서 큰 비구 1,250명과 함께 계셨다. 또 1만 2천 명의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도 함께하였는데, 모두 일생보처(一生補處) 보살1)로서 여타의 세계에서 회상(會上)에 모인 이들이었다. 이 보살들은 다라니(陁羅尼)를 얻었고, 다함이 없는 변재를 갖추었고, 염혜(念慧)를 성취하였고, 참괴심(慚愧心)을 갖추었으며, 모든 불법(佛法)에 대해서 장애가 없고 모든 중생들을 위해서 청(請)하지 않는 벗이 되어 친근히 교화하여 선법(善法)을 성취하게 하며, 모든 불국토(佛國土)에 걸림없이 왕래하고 중생들의 마음에 맞추어 뭇 선법(善法)으로 교화하며, 모든 마업(魔業)의 경계(境界)를 떠나고 모든 번뇌의 원적(怨賊)을 없애며, 모든 법계(法界)에 널리 잘 들어가고 모든 부처님께 잘 공양 올리며, 모든 선해탈삼매(禪解脫三昧)에 잘 안주(安住)하여 마음대로 들어가고 나감을 자재하게 하는 이들이었다. 그들의 이름은 감로고(甘露鼓)보살마하살ㆍ감로칭(甘露稱)보살마하살ㆍ감로광(甘露光)보살마하살ㆍ감로명(甘露名)보살마하살ㆍ감로향(甘露響)보살마하살ㆍ사라수왕(娑羅樹王)보살마하살ㆍ일체묘음(一切妙音)보살마하살ㆍ일체지상(一切智相)보살마하살ㆍ칭상(稱相)보살마하살ㆍ감로입(甘露入)보살마하살ㆍ보혜(普慧)보살마하살ㆍ보증상(普增上)보살마하살ㆍ보광(普光)보살마하살ㆍ보칭(普稱)보살마하살ㆍ보상(普相)보살마하살ㆍ보왕(普王)보살마하살ㆍ보덕상자재왕(普德相自在王)보살마하살ㆍ미묘성(微妙聲)보살마하살ㆍ승상(勝相)보살마하살ㆍ무능승(無能勝)보살마하살ㆍ보안(普眼)보살마하살ㆍ보견덕(普見德)보살마하살ㆍ현무과악(現無過惡)보살마하살ㆍ이과(離過)보살마하살ㆍ무과악(無過惡)보살마하살ㆍ일체중생불청지우(-切衆生不請之友)보살마하살ㆍ불사일체중생(不捨一切衆生)보살마하살ㆍ상락집일체공덕(常樂集一切功德)보살마하살ㆍ선상승(善上乘)보살마하살ㆍ제일공덕명칭(第一功德名稱)보살마하살 등으로서 이와 같은 상수(上首) 보살마하살 1만 2천 명이 함께하였다. 또 염마천자(焰摩天子) 등 8만 천자가 함께하였고, 80억 도솔타천자(兜率陁天子), 9천2백 나유타 화락천자(化樂天子), 1만 5천 나유타 타화자재천자(他化自在天子)와 타화자재천에서부터 나아가 색계천(色界天)에 이르기까지 한량없는 모든 하늘들이 다 회상(會上)에 와서 함께하였다. 그때 동쪽으로 아흔두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와 같은 불국토(佛國士)를 지나가서 무승(無勝)이라고 하는 세계가 있었다. 그 세계에 부처님이 계셨는데, 명호(名號)는 선승력(善勝力)여래이었다. 또 보살마하살이 있었는데, 명호가 존승(尊勝)이었다. 이 존승보살이 다른 보살대중들과 함께 앞뒤로 둘러싸인 채 한 찰나 사이에 그 세계에서 모습을 감추고 이 사바세계에 홀연히 나타나서 허공 가운데 머물렀다. 저 날낱 보살들이 유리(琉璃) 구름을 쏟아내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를 두루 덮었고, 염부단금화(閻浮檀金華)를 비처럼 내리고 낱낱 보살들이 제각기 한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공양거리를 비처럼 내렸으며, 날낱 보살들이 제각기 한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모든 물과 뭍에서 피는 한량없는 잡화(雜華)를 비처럼 내렸고, 낱낱 보살들이 제각기 한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미묘한 잡향(雜香)을 비처럼 내렸으며, 낱낱 보살들이 제각기 한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전단(栴檀)ㆍ침수흑견(沈水黑堅)ㆍ침수운우(沈水雲雨)ㆍ잡향(雜香)을 비처럼 내렸다. 또한 낱낱 보살들이 제각기 한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칠보잡만(七寶雜鬘)2)을 비처럼 내렸고, 낱낱 보살들마다 제각기 한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전단향을 비처럼 내렸고, 낱낱 보살들마다 제각기 한 부처님 세계의 미진수와 같은 갖가지 최상으로 미묘한 하늘 사람 옷을 비처럼 내렸고, 낱낱 보살들이 제각기 한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갖가지 잡보(雜寶)로 장엄된 당기[幢]와 번기[幡]를 비처럼 내렸고, 낱낱 보살들이 제각기 한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게송으로 찬탄하였으니, 모두 아직까지 이처럼 여래를 찬탄한 적이 없었다. 그때 이 사바세계에서는 지옥에서 고뇌(苦惱) 받던 중생들이 모두 안락(安樂)을 얻었고, 모든 중생들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 대하였고, 모든 아귀(餓鬼)들은 다 배가 불렀고, 모든 중생들은 탐심(貪心)ㆍ진심(瞋心)ㆍ치심(癡心)을 여의어서 춥지 않고 덥지 않으며 생각에 욕심이 없어서 배고프지 않고 목마르지 않았다. 그리고 날씨가 맑고 온화하여 티끌과 안개가 없었으며, 모든 중생들이 색(色)ㆍ성(聲)ㆍ향(香)ㆍ미(味)ㆍ촉(觸)에 대해서 뜻에 맞지 않아 방일(放逸)하는 일이 없었고, 모든 하늘들도 적정(寂靜)을 얻었다. 그때 존승보살마하살이 곧바로 아가니타천(阿迦膩吒天)3)으로 올라가 공중에 머문 채 모든 공양거리를 비처럼 내려 여래께 공양(供養) 올리되 모든 화만(華鬘)ㆍ잡향(雜香)ㆍ바르는 향ㆍ가루 향ㆍ옷ㆍ일산ㆍ당기[幢]ㆍ번기[幡]ㆍ갖가지 보배ㆍ미묘한 장엄거리 등을 비처럼 내렸다. 모든 천궁(天宮)ㆍ용궁(龍宮)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 등 모든 궁전(宮殿) 위와 사천왕궁(四天王宮) 더 나아가 삼천대천세계에 비처럼 내려 모두 다 가득하였다. 그때 존승보살마하살이 위로부터 아래로 내려와 세존 앞으로 나아가 세존의 발에 정례(頂禮)하고 한량없이 돌고서 하늘의 청정한 유리(琉璃)ㆍ금강(金剛)ㆍ마니주로 장엄된 그물[珠網]을 가지고 여래의 위쪽 허공을 덮고 한쪽으로 물러나 앉았다. 그때 존승보살이 불세존(佛世尊)께서 일진제법(一眞諦法 : 出世間法)에 들어가신 것을 보았다. 이 일진제법에 들어갔을 적에는 능히 일체 3세(世)의 모든 부처님들께서 말씀하신 법문(法門)에 들어가고, 능히 모든 부처님들의 한량없는 상응변(相應辯)ㆍ해탈변(解脫辯)ㆍ무애변(無礙辯)ㆍ무착변(無着辯)ㆍ무진변(無盡辯)ㆍ일체처변(一切處辯)ㆍ보편변(普遍辯)ㆍ모든 법을 여실하게 방편으로 말하는 변재[一切法如實方便所說辯]ㆍ공과 무상과 무원의 해탈문 변재[空無相無願解脫門辯]ㆍ모든 선해탈삼매에서 여실하게 방편으로 분별하고 염처(念處)를 명료하게 말하는 변재ㆍ정근기멸설변(正勤起滅說辯)ㆍ신족왕래설변(神足往來說辯)ㆍ근력지변(根力智辯)ㆍ역무승변(力無勝辯)ㆍ보리각여실변(菩提覺如實辯)ㆍ분별법계변(分別法界辯)ㆍ견여실변(見如實辯)ㆍ요술[幻化]로 만든 것과 물거품과 아지랑이와 물속의 달과 부르짖는 소리와 메아리와 모든 법을 여실하게 말하는 변재ㆍ무생무멸여실변(無生無滅如實辯)ㆍ미세변(微細辯)ㆍ종종변(種種辯)ㆍ미묘변(美妙辯)ㆍ중생들의 마음이 착한가 착하지 않은가를 알아서 여실하게 말하는 변재ㆍ모든 대중 가운데서 한 음성으로 말하는 변재ㆍ일체법변(一切法辯)을 안다. 그때 존승보살이 이와 같은 일을 보고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은 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약간의 시간을 내어 주셔서 제가 여래(如來)ㆍ정각(正覺)께 여쭙는 것을 허락하시옵소서.” 그때 세존께서 존승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늘 중생들에게 시간을 개방하느니라. 그대는 마음대로 질문하여라. 여래ㆍ정각은 마땅히 그대의 의심을 끊어 주어서 그대의 마음을 기쁘게 하겠노라.” 그때 존승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일체법무량여실소설법문(一切法無量如實所說法門)이라고 하는 다라니가 있사온데, 만약 보살로서 이 다라니상응법문(陁羅尼相應法門)을 얻은 이가 있다면, 그 보살은 능히 무단변(無斷辯)ㆍ무우변(無愚辯)ㆍ일체법작무작변(一切法作無作辯)ㆍ다라니를 아는 무애변[知陁羅尼無礙辯]ㆍ미세변(微細辯)을 얻어 능히 모든 부처님들께서 말씀하신 바를 받아 지니고 능히 한량없이 말씀하신 바를 압니다. 그리고 다시 능히 다라니취지(陁羅尼聚智)에 들어가고, 능히 계지(界智)와 근지(根智)에 들어가고, 진제지(眞諦智)에 들어가고, 일체중생지(一切衆生智)에 들어가며, 비중생지(非衆生智)에 들어가고, 유지(有智)에 들어가며, 비유지(非有智)에 들어가고, 착지(着智)에 들어가며, 무착지(無着智)에 들어가고, 공지(空智)에 들어가며, 비공지(非空智)에 들어가고, 유상지(有想智)에 들어가며, 무상지(無想智)에 들어가고, 유원지(有願智)에 들어가며, 무원지(無願智)에 들어가고, 유의지(有依智)에 들어가며, 무의지(無依智)에 들어가고, 유위지(有爲智)에 들어가며, 무위지(無爲智)에 들어가고, 한 곳에서 무애변을 얻는 지[一處得無礙辯智]에 들어갑니다. 그러므로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들을 가엾게 여기셔서 이 다라니문(陁羅尼門)을 말씀해 주시옵소서.” 그때 세존께서 존승보살을 찬탄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존승아, 그대가 이러한 일로 여래ㆍ정각에게 질문하는구나. 존승아, 그대는 이제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마땅히 그대를 위해서 말하겠노라.” 그때 존승보살이 가르침을 받고 자세히 들었고, 부처님께서는 존승에게 말씀하셨다. “무엇이 『일체제법입무량문다라니경(一切諸法入無量門陁羅尼經)』인가?” 그때 세존께서 곧 이 다라니를 말씀하셨다.
“이와 같으니라. 존승아, 이것이 바로 일체제법입무량문다라니(一切諸法入無量門陁羅尼)이니라. 만약 보살이 이 다라니를 얻으면 능히 모든 부처님들께서 말씀하신 것을 자기 것으로 하고, 모든 불세계(佛世界)에 노닐며, 모든 성문(聲聞)ㆍ연각(緣覺)이 말한 것도 자기 것으로 하고, 모든 세간의 경서(經書)ㆍ의술[醫方]ㆍ주술(呪術)ㆍ위타경전(圍陁經典)4) 등을 자기 것으로 하며, 모든 중생들의 언어에 능통하고, 모든 중생들의 마음을 잘 알며, 모든 언어(言語)의 소리를 잘 알고, 그 말소리가 나는 곳에 곧바로 도착하느니라. 그리고 이러한 모든 길 가운데서 능히 진실한 법과 진실하지 못한 법을 잘 알며, 증득한 생각이 견고하여 모든 보살들이 마땅히 공양 올리느니라. 그리고 능히 한 손가락으로 모든 불세계를 움직이고, 저 중생들로 하여금 놀라거나 두려운 생각이 없게 하며, 한 생각으로써 3세3를 다 알며, 모든 중생들이 의심하거나 후회하는 마음을 끊어 주며, 중생들로 하여금 결정행(決定行)5)을 닦아 다시는 의혹하거나 막히는 일이 없게 하며, 항상 좋은 생각을 하되 끝내 여러 하늘들을 의지하여 섬기지 않게 하며, 한량없는 모든 삼매문(三昧門)을 얻고, 숙명지(宿命智)를 얻으며, 항상 화생(化生)6)으로 나고 태생(胎生)으로 태어나지 않으며, 항상 연꽃 위에 앉아 있고, 끝내 나쁜 세계[惡趣]에 태어나지 않으며, 몸을 받거나 몸을 받은 처소나 몸속에 독충(毒蟲)이 없으며, 태어나는 모든 처소에서 항상 이 다라니를 얻으며, 영원히 부처님께서 계시지 않은 국토에 태어나지 않으며, 항상 다함이 없는 보배 손[無盡寶手]을 얻으며, 장엄된 불국토(佛國土)를 얻으며, 여실한 방편을 얻어 중생을 교화하되 중생들이 행하는 모든 것을 알며, 중생들의 착한 마음과 착하지 않은 마음을 알되 모든 외도(外道)들의 수행하는 법을 알며, 요설방편(樂說方便)을 얻고 무진장다라니(無盡藏陁羅尼)를 얻으며, 선희(善喜)다라니를 얻고 바수밀(波修蜜)다라니를 얻으며, 무량칭(無量稱)다라니를 얻고 일체문지(一切聞持)다라니를 얻고 무외(無畏)다라니를 얻느니라. 또 존승보살아, 요점을 들어서 말하건대 이 사람은 능히 모든 불국토와 허공 같은 법계의 티끌처럼 수없이 많은 불망다라니(不忘陁羅尼)를 얻으며, 법계ㆍ허공계와 모든 세계, 수계(水界)의 물방울처럼 수없이 많은 이와 같은 불망다라니를 얻으며, 법계ㆍ허공계ㆍ미래제(未來際)가 다할 때까지의 모든 불국토에 가득한 큰 불과 모든 불꽃이 수없이 생기고 꺼지는 등의 수와 같은이러한 불망다라니를 얻느니라. 다시 이러한 법계ㆍ허공계ㆍ미래제가 다할 때까지의 모든 불국토와 대지(大地)와 초목(草木)을 부수어 티끌을 만든 수와 같은 불망다라니를 얻느니라. 다시 법계ㆍ허공계ㆍ미래제가 다할 때까지 모든 불국토의 항하강 모래알 수와 티끌 수와 같이 수없이 많은 불망다라니를 얻으며, 모든 부처님께서 현재 마음으로 생각하시는 다라니를 얻음도 이와 같으니라. 존승아, 이와 같이 다라니를 얻은 보살은 능히 이러한 등의 불가사의(不可思議)한 백천 다라니, 더 나아가 불가사의하고 한량이 없는 백천 삼매문(三昧門)을 얻느니라. 존승아, 만약 어떤 사람이 이 다라니를 마음속에 잘 외워 간직한다면 이 사람은 비인(非人)의 두려움, 나찰의 두려움, 비사차(比舍遮)의 두려움이 없으며, 만약 아련야처(阿練若處)에 있으면 비리다(卑利多)의 두려움과 사자ㆍ호랑이ㆍ이리ㆍ사나운 짐승ㆍ독충(毒蟲)ㆍ도적(盜賊)ㆍ악인(惡人)에 의해 털이 곤두서는 등의 두려움이 없느니라. 만약 이 다라니를 외워 지니는 이라면 모든 나쁜 귀신들이 붙어서 생긴 질병에서 벗어나며, 만약 이 다라니를 외운다면 모든 나쁜 독(毒)이 몸속에 있건 몸 바깥에 있건 걱정거리가 되지 않으며, 만약 이 다라니를 외우는 처소가 있다면, 가령 촌락ㆍ성읍(城邑)과 대중 속과 승방(僧房)과 경행처(經行處)에는 끝내 모든 방도(方道)7)와 기시(起屍)8) 등의 귀신이 침범하는 일이 없으며, 또 왕난(王難)ㆍ도적ㆍ물ㆍ불ㆍ칼ㆍ독(毒)ㆍ악귀(惡鬼)ㆍ인비인(人非人) 등과 독룡(毒龍) 등의 두려움이 없느니라. 또 존승아, 만약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재가자(在家者)ㆍ출가자(出家者) 등이 청정한 행을 수행하고 깨끗한 옷을 입고 좋은 향과 꽃으로써 모든 불보살들에게 공양하고 마음속으로 모든 불보살을 생각하면서 이 다라니를 외운다면, 병든 사람, 즉 두통(頭痛)ㆍ학질(瘧疾)ㆍ풍병(風病)ㆍ열병(熱病)ㆍ냉병(冷病)과 뭇 고통스러운 병 등이 하루ㆍ이틀ㆍ사흘ㆍ나흘 만에 없어지며, 만약 고질병ㆍ눈의 통증ㆍ치아의 통증ㆍ복통ㆍ잔등의 통증[背痛]ㆍ악풍(惡風)ㆍ기억력 감퇴ㆍ귀신이 붙는 등 이러한 병을 앓는 이가 있다면, 이 사람을 위해서 이 다라니를 외우면서 손으로 안마해 주고 문질러 주면 병이 완치되느니라. 존승아, 만약 이 다라니를 백아흔여덟 번이나 외운다면, 모든 병과 모든 두려움이 제거되지 않는 경우는 있을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과거세의 모든 부처님들께서도 이 다라니로 중생을 옹호하셨고, 미래의 모든 부처님들께서도 이 다라니로 중생을 옹호하실 것이며, 현재의 모든 부처님들께서도 이 다라니로 중생을 옹호하시기 때문이니라. 존승아, 이 다라니는 큰 공덕과 큰 세력이 있는데, 대부분 중생을 위해서 큰 이익을 일으키느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이 다라니를 잘 외워서 마음속에 간직한다면, 80억 야차가 이 사람을 옹호할 것이니라.” 그때 회중(會中)에 사랍사(奢臘娑)라고 이름하는 야차왕(夜柔王)이 1천 명의 권속들을 데리고 있다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 권속은 항상 이 다라니를 외우는 이를 옹호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큰 설산(雪山)에 좋은 약초가 있는데 익정기(益精氣)9)라고 이름하나이다. 그리고 이 약의 덕력(德力)은 능히 모든 염부제에 있는 약초로 하여금 세력을 증장하도록 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항상 이 묘약을 이 사람들에게 물 뿌리듯이 흩뿌려 그 기력(氣力)을 북돋아 주고, 이 다라니를 외우는 사람으로 하여금 영원히 병고를 없애고, 몸과 마음이 편안하여 아픈 곳이 있을 수 없고, 누워서 잠잘 적에도 나쁜 꿈을 꾸는 일이 없도록 하겠나이다.” 그때 세존께서 다시 존승에게 말씀하셨다. “저 사대천왕(四大天王)이 성불(成佛)할 틈도 없이 항상 이 다라니를 외우는 이를 옹호하여 끝내 놓아 버리지 않으며, 더 나아가 삼십삼천ㆍ염마천(炎摩天)ㆍ도솔천(兜率天)ㆍ화락천(化樂天)ㆍ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의 모든 천자 등도 성불(成佛)할 틀도 없이 항상 이 사람들을 옹호하느니라. 존승아, 이 다라니를 지니는 이는 5음(陰)ㆍ18계(界)에 들어가는 것을 얻지 않으니, 만약 5음ㆍ18계에 들어가는 것을 얻지 않는다면 모든 법을 얻지 않는 것이며, 만약 모든 법을 얻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곧바로 이 다라니를 속히 성취하게 되느니라. 또 존승아, 모든 법의 실체는 얻을 수 없는 것이지만 단지 언어(言語)의 법을 쓰기 때문에 5음ㆍ18계에 들어간다고 이름하고, 5음ㆍ18계에 들어가기 때문에 취집(聚集)10)이라고 이름하니, 모든 법은 실제로 취집하는 일이 없느니라. 왜냐하면 색성(色性)은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예컨대 지대(地大)는 지대의 자성(自性)을 성취하고, 수대(水大)는 수대의 자성을 성취하며, 화대(火大)는 화대의 자성을 성취하고, 풍대(風大)는 풍대의 자성을 성취하기 때문이니라. 이와 같이 모든 요소[諸大]가 자성을 성취하므로 늘어나는 일도 없고 줄어드는 일도 없으며 취합(聚合)하는 일도 없어서 그 실체를 얻을 수 없고 처소도 없거늘 어떻게 색(色)을 색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지ㆍ수ㆍ화ㆍ풍 4대도 이와 같아서 과거세에 만든 이가 없었고, 미래세에 만들 이도 없을 것이며, 현재에 만드는 이도 없느니라. 왜냐하면 모든 법은 형상이 없고 색깔이 없으며 생겨남이 없고 없어짐이 없기 때문이니라. 법이 생겨남이 없으면 없어짐이 없으며, 생겨남과 없어짐이 없으면 작위(作爲)가 없느니라. 다시 색(色)이 있다고 말하므로 과거ㆍ현재ㆍ미래가 있으나 그 색의 실체는 얻을 수 없으며, 색의 실체를 얻을 수 없다면 과거ㆍ미래ㆍ현재도 없음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이러한 까닭으로 이 색(色)ㆍ통(痛 : 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도 이와 같으니라. 이러한 까닭으로 능히 들어가는 이는 이 다라니에 들어가며, 이 다라니에 들어간 이를 이 5음에 들어간 이라고 이름하며, 이 5음에 들어가면 다라니를 얻었다고 이름하며, 이 다라니는 지닌다[持]고 이름하지만, 이것은 무엇을 지니더라도 그 지님은 얻는 바가 없으므로 지닌다고 이름하느니라. 또 얻었다고 말하는 것도 언어의 법을 쓰기 때문에 명자(名字)와 음성(音聲)이 임시로 화합한 것으로 그 실체는 얻을 것이 없고 임시로 작위(作爲)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그 실체는 5음이랄 것도 없고 들어간다고 할 것도 없으며, 실로 지닐 법도 없느니라. 왜냐하면 이는 무작법(無作法)을 임시로 색(色)이라고 이름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무작법을 어떻게 취집(聚集)할 수 있겠는가? 만약 취집할 수 있는 것을 임시로 5음이라고 한다면 취집할 수 없을 경우에는 어떻게 5음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또 존승아, 모든 법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을 집[舍]이라고 하고 성(城)이라고도 하는 것과 같으니, 흙ㆍ담장ㆍ들보[梁]ㆍ기둥[柱]ㆍ서까래ㆍ출입문ㆍ창문 등으로 된 것은 집이라고 하고, 집이 많이 모여 있고, 길거리ㆍ누각ㆍ성가퀴ㆍ망루ㆍ동산ㆍ숲ㆍ연못ㆍ해자[池塹]로 이루어진 것을 성(城)이라고 한다. 만약 이 여러 가지 물건들이 흩어진다면 성이라고 할 수 없느니라. 이러하고 이러하느니라. 존승아, 못 인연이 임시로 화합된 것을 색음(色陰)이라고 하니, 이 실상(實相)을 구하려 해도 그 실체는 얻을 수 없느니라. 만약 그 실체를 얻을 수 없다면 어찌 취집(聚集)이 있을 수 있으며, 만약 취집이 없다면 어느 곳에서 색(色)을 색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통(痛 : 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도 이와 같으니라. 또 존승아, 만약 이 5음에 들어가는 것을 곧 다라니문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이름하느니라. 존승아, 이 다라니 역시 얻을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예컨대 눈[眼]이 눈을 얻지 못하며, 계(界)가 계를 얻지 못하는 것과 같으며, 귀ㆍ코ㆍ혀ㆍ몸ㆍ뜻도 이와 같으니라. 왜냐하면 이 가운데는 실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만약 실체를 얻을 수 없다면 이것을 물질이 없는 것이라고 이름하며, 만약 물질이 없으면 성취할 것이 없고, 만약 성취할 것이 없으면 생겨나는 것이 없으며, 만약 생겨나는 것이 없으면 없어지는 것이 없고, 만약 생겨나는 것과 없어지는 것이 없으면 과거ㆍ미래ㆍ현재라고 할 것도 없으며, 다만 세법(世法)은 명자(名字)와 언어만 있을 뿐이니, 이 명자와 언어의 실체는 있을 수 없느니라. 그러므로 중생이라는 말도 없고 세법도 집착할 것이 없으며, 집착할 것이 없으면 곧 소유할 수 없다는 말이니, 이 모든 법의 실체는 얻을 수 없느니라. 그리고 실체라는 물질이 없나니, 만약 실체라는 물질이 없으면 성취할 것이 없으며, 만약 성취할 것이 없으면 생겨날 것이 없으며, 만약 생겨날 것이 없으면 없어질 것이 없으며, 생겨날 것과 없어질 것이 없으면 3세가 없으며, 만약 3세가 없으면 명자가 없고 상모(相貌)가 없으며, 만약 상모가 없으면 말이 없고 취집이 없고 물듦이 없고 감[去]이 없고 옴[來]이 없고 증(證)함이 없고 얻음이 없으며, 범부의 지위(地位)도 아니고, 성문의 지위도 아니고 연각의 지위도 아니며, 보살의 지위도 아니고 불지(佛地)도 아니고, 지위도 아니며 지위 아닌 것도 아니므로 이름하여 여(如)라고 하며, 여(如)도 아니고 여 아닌 것도 아니며, 적멸(寂滅)하여 모양이 없는데 또 언어의 법을 빌려서 여래라고 이름하느니라. 왜냐하면 제일의(第一義)11)이기 때문이니라. 이 제일의는 바로 있을 수 없고 그 실체를 얻을 수 없으니, 이 얻을 수 없는 것을 여래라고 이름하느니라. 또 존승아, 안계(眼界)ㆍ색계(色界)ㆍ안식계(眼識界) 더 나아가 18계도 언어의 법을 쓰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하며, 지계(地界)도 중생의 언어의 법을 쓰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이름을 짓느니라. 이러하고 이러하니라. 존승아, 이 언어의 법을 법계(法界)라고 이름하니, 만약 이 법계에 들어가는 것을 이 다라니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 속에 들어간다고 말하는 것은 어느 것을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하는가? 들어가는 것이라고 하는 것도 들어가되 들어간 곳이 없느니라. 왜냐하면 모든 법은 실체라고 할 만한 물질이 없기 때문이니라. 만약 실체라고 할 물질이 없으면 성취할 것이 없으며, 만약 성취할 것이 없으면 생겨날 것이 없으며, 만약 생겨날 것이 없으면 없어질 것이 없으며, 만약 생겨날 것과 없어질 것이 없으면 3세가 없으니, 단지 모든 법은 임시로 명자를 세웠을 뿐이니라. 그러나 이 모든 법과 말과 명자의 실체는 공(空)ㆍ무상(無相)의 법이니라. 만약 무상이라면 곧 이것은 무원(無願)이며, 만약 이것이 무원이라면 곧 감과 옴이 없는데 이리저리 희론(戱論)을 하겠는가? 선남자야, 모든 법의 실성(實性)이 이와 같아서 속일 수 없느니라. 존승아, 후세에 만약 선남자나 선여인 중에 쓰고 베끼거나 독송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 이 다라니를 연설해 주는 이가 있다면, 이 사람이 얻는 공덕은 불세존을 제외하고는 이 사람의 공덕을 능히 말할 이가 없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경을 연설하여 마치시자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 형태로 진동하고 모든 하늘들은 하늘의 음악을 연주하고 하늘의 꽃을 비처럼 내리고, 8만 4천 명의 사람들이 청정한 법안(法眼)을 얻고, 1천 명의 사람들이 무상도심(無上道心)을 일으키고, 9천3백의 모든 하늘들이 동시에 보리심(菩提心)을 일으켰다. 그때 존승보살과 타방(他方)에서 모인 모든 보살마하살들과 사바차 야차왕(闍婆遮夜叉王)과 모든 대중들과 모든 하늘과 세간 사람들과 건달바ㆍ아수라 등이 부처님께서 연설하신 말씀을 듣고서 환희하는 마음으로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