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의 기사굴산 중에 있는 보월강당(寶月講堂)에 계셨다. 성불하신 지 10년으로 큰 비구의 무리 백천 인(人)과 함께였으며, 보살마하살은 60항하사만큼 있었다. 모두가 남김없이 큰 정진(精進)의 힘을 성취하였다. 일찍이 백천억 나유타의 모든 부처님에게 공양을 해 마쳤으며, 모두는 남김없이 능히 물러나지 않는 법륜(法輪)을 굴렸다. 만약 중생이 있어 그 이름을 들으면 위없는 도에서 끝내 퇴전하지 않는다.
012_0118_b_01L그 이름은 법혜(法慧)보살ㆍ사자혜(師子慧)보살ㆍ금강혜(金剛慧)보살ㆍ조혜(調慧)보살ㆍ묘혜(妙慧)보살ㆍ월광(月光)보살ㆍ보월(寶月)보살ㆍ만월(滿月)보살ㆍ용맹(勇猛)보살ㆍ무량용(無量勇)보살ㆍ무변용(無邊勇)보살ㆍ초삼계(超三界)보살ㆍ관세음(觀世音)보살ㆍ대세지(大勢至)보살ㆍ향상(香象)보살ㆍ향상(香上)보살ㆍ향상수(香上首)보살ㆍ수장(首藏)보살ㆍ일장(日藏)보살ㆍ당상(幢相)보살ㆍ대당상(大幢相)보살ㆍ이구당(離垢幢)보살ㆍ무변광(無邊光)보살ㆍ방광(放光)보살ㆍ이구광(離垢光)보살ㆍ희왕(喜王)보살ㆍ상희(常喜)보살ㆍ보수(寶手)보살ㆍ허공장(虛空藏)보살ㆍ이교만(離憍慢)보살ㆍ수미산(須彌山)보살ㆍ광덕왕(光德王)보살ㆍ총지자재왕(總持自在王)보살ㆍ총지(總持)보살ㆍ멸중병(滅衆病)보살ㆍ요일체중생병(療一切衆生病)보살ㆍ환희염(歡喜念)보살ㆍ염의(饜意)보살ㆍ상염(常饜)보살ㆍ보조(普照)보살ㆍ월명(月明)보살ㆍ보혜(寶慧)보살ㆍ전여신(轉女身)보살ㆍ대뢰음(大雷音)보살ㆍ도사(導師)보살ㆍ불허견(不虛見)보살ㆍ일체법자재(一切法自在)보살ㆍ미륵(彌勒)보살ㆍ문수사리(文殊師利)보살이라고 한다.
이때 세존께서는 전단중각(栴檀重閣)에서 삼매에 바르게 앉아 신통변화를 나타내셨다. 천 개의 잎이 있는 연꽃이 있는데 크기는 수레바퀴만 하고 그 수는 무량하여 색과 향을 구족하였다. 아직 활짝 피지 않은 모든 꽃 안에는 모두 화불(化佛)이 있는데 허공에 올라 세계를 널리 덮는 것이 마치 보배의 포장과 같았다.
하나하나의 연꽃으로부터 무량한 빛을 내고 일체의 연꽃은 동시에 피고, 부처님의 신통력(神通力)으로 잠깐 동안에 모두가 남김없이 시들었다. 그 모든 꽃 중의 화불(化佛)은 결가부좌하고 각각 무수한 백천의 광명을 놓았다. 이때 나라의 장엄은 특수하여 일체의 대중이 환희하고 용약하며, 미증유함을 이상하게 여기고 모두가 의심하는 생각이 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부처가 만든 무수한 연꽃이 홀연히 시들고 무량한 화불(化佛)이 연꽃 안에 머물고, 상호를 장엄하고 결가부좌(結跏趺坐)하고 큰 광명을 놓은 희유함을 대중이 보고 공경하지 아니할 수 없음과 같이 이와 같이 선남자야, 내가 부처의 눈으로 일체 중생을 보니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여러 번뇌 가운데 여래의 지혜와 여래의 눈과 여래의 몸이 있어 결가부좌하고 엄연하고 움직이지 않는다. 선남자야, 일체의 중생은 여러 세계의 번뇌의 몸 가운데 있다 하여도 여래장이 있어 항상 오염(汚染)됨이 없고 덕상을 갖추어서 나와 같으며 다름이 없다.
012_0119_a_01L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천안(天眼)의 사람이 덜 핀 꽃을 보면 여러 꽃 안에 여래의 몸이 결가부좌하고 있다. 시들은 꽃을 제거하면 곧 나타나는 것을 보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선남자야, 부처는 중생의 여래장을 보기를 마치고 열어 펴게 하고자 바라기 때문에 경법(經法)을 설하며, 번뇌를 없애어 불성을 나타나게 한다.
선남자야, 모든 부처의 법은 이러하다. 혹은 부처가 출세(出世)하여도, 혹은 출세하지 않아도 일체 중생의 여래장은 항상 머물러 있으며 변하지 않는다. 다만 저 중생이 번뇌로 덮여 있는 까닭에 여래는 세간에 나와 중생을 위하여 널리 법을 설하고 진로(塵勞)를 없애고 일체지를 밝힌다. 선남자야, 만약 보살이 있어 이 법을 믿고 원하고 전심(專心)으로 닦고 배우면 곧 해탈을 얻고 등정각을 이루며 널리 세간을 위하여 불사를 배운다.”
012_0119_b_01L 이와 같이 선남자야, 일체 중생에게 여래장이 있는 것은 저 순수한 꿀이 벼랑의 나무에 있는 것과 같다. 여러 번뇌 때문에 덮이고 가려진 것은 또 저 벌의 무리가 지키는 것과 같다. 나, 부처의 눈으로 여실하게 이를 관하고 좋은 방편으로 마땅히 좋은 방편을 따라 법을 설하여 번뇌를 제거하고 없애어 부처의 지견(知見)를 열고 널리 세간을 위하여 불사를 베풀어 짓는다.”
걸림이 없는 변재를 구족하여 감로의 법을 연설해서 널리 정각(正覺)을 이루게 하고자 대비(大悲)로써 중생의 무리를 제도한다.
012_0119_b_07L具足無㝵辯, 演說甘露法, 普令成正覺,
大悲濟群生。
“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멥쌀의 껍질과 겨를 아직 벗기지 않음과 같다. 가난과 어리석음을 가벼이 여기고 천하게 여기며 버려야 한다고 말하지만 없애고 찧어서 이미 정미(情味)하면 항상 쓸 수가 있다. 이와 같이 선남자야, 내가 부처의 눈으로 여러 중생을 관함에 번뇌인 멥쌀의 겨가 여래의 무량한 지견을 덮고 가리었다. 까닭에 방편으로써 마땅히 방편과 같이 법을 설하여 번뇌를 제거하고 일체지를 밝히며 모든 세간에서 최정각을 이루게 한다.”
비유컨대 모든 멥쌀의 양식 껍질과 겨를 아직 없애지 않으면 가난한 자는 더욱 이를 천히 여기고 버려야 할 물건이라고 말함과 같다.
012_0119_b_16L譬一切粳糧, 皮糩未除蕩, 貧者猶賤之,
謂爲可棄物。
밖은 소용이 없는 것과 비슷하다 하여도 안은 실로 헐지 않고 무너지지 않아 껍질과 겨를 제거하면 곧 왕자의 진지[膳]가 된다.
012_0119_b_18L外雖似無用, 內實不毀壞,
除去皮糩已, 乃爲王者膳。
내가 중생의 종류를 봄에 번뇌가 있어서 불장(佛藏)을 감춘다. 때문에 제거하고 없애는 법을 설하며 일체지를 얻게 한다.
012_0119_b_19L我見衆生類,
煩惱隱佛藏, 爲說除滅法, 令得一切智。
나의 여래성(如來性)과 같이 중생도 또한 같다. 개화(開化)하여 청정하면 빨리 무상도(無上道)를 이룬다.
012_0119_b_20L如我如來性, 衆生亦復然, 開化令淸淨,
速成無上道。
012_0119_c_01L “또 선남자야, 순금이 깨끗하지 않은 곳에 떨어짐과 같다. 빠져 감추어져서 나타나지 않고, 해가 쌓이고 세월이 지나도 순금은 무너지지 않음에도 능히 아는 자가 없다. 천안을 가진 자가 있어 뭇 사람에게 말하기를 ‘이 깨끗하지 않은 곳 안에 순금의 보배가 있다. 너희들은 이것을 찾아내어 뜻에 따라서 수용하라’고 한다.
012_0120_a_01L이와 같이 선남자야, 나는 부처의 눈으로 모든 중생에게 여래장이 있음을 보는 까닭에 모든 보살을 위하여 법을 설한다.”
012_0119_c_23L如是善男子!我以佛眼觀諸衆生有如來藏,故爲諸菩薩而說此法。”
이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以偈頌曰:
비유컨대 가난한 사람의 집에 진귀한 보배의 창고가 있음과 같다 주인은 아직 보지 못하고 알지도 못하고 보배는 또 말하지를 못한다.
012_0120_a_02L譬如貧人家, 內有珍寶藏, 主旣不知見,
寶又不能言。
해가 다하도록 어리석음을 알아 가리켜 말해 주는 자가 없다. 보배가 있어도 알지 못하며 때문에 항상 가난과 괴로움을 당한다.
012_0120_a_04L窮年抱愚冥, 無有示語者,
有寶而不知, 故常致貧苦。
부처의 눈으로 중생을 봄에 5도(道)1)에 유전(流轉)한다 하여도 큰 보배가 몸 안에 있어 항상 있으며 변하지 않는다.
012_0120_a_05L佛眼觀衆生,
雖流轉五道, 大寶在身內, 常在不變易。
이와 같이 관찰함을 마치고 중생을 위하여 설해서 지혜의 보배 창고를 얻어 큰 부자가 되게 하고, 겸하여 널리 이롭게 한다.
012_0120_a_06L如是觀察已, 而爲衆生說, 令得智寶藏,
大富兼廣利。
만약 내가 설하는 바인 일체 중생에게 보배의 창고가 있음을 믿고 부지런히 방편을 행하면 빨리 무상도(無上道)를 이룬다.
012_0120_a_08L若信我所說, 一切有寶藏,
信勤方便行, 疾成無上道。
“또 다음으로, 선남자야, 암라(庵羅:복숭아와 비슷한 열매)의 열매는 그 속 열매가 무너지지 않아 이를 땅에 심으면 나무의 대왕이 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선남자야, 내가 부처의 눈으로 여러 중생을 봄에 여래의 보배 창고가 무명의 껍질에 싸여 있음이 마치 과일의 씨 안에 있음과 같다.
선남자야, 그 여래장은 청량하고 열이 없어 큰 지혜의 모임이며, 묘적(妙寂)의 니원(泥洹:열반)이므로 이름하여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이라고 한다. 선남자야, 여래는 이와 같이 중생을 관찰하기를 마치고 보살마하살의 부처의 지혜를 깨끗하게 하기 위한 까닭에 이 뜻을 나타내는 것이다.”
비유컨대 암라의 열매와 같아 속 열매는 무너지지 않고 이것을 대지(大地)에 심으면 반드시 나무의 대왕을 이룬다.
012_0120_a_17L譬如菴羅果, 內實不毀壞, 種之於大地,
必成大樹王。
여래는 무루의 눈으로 일체 중생을 봄에 몸 안에 여래장이 있는 것이 꽃의 열매 안에 열매가 있음과 같다.
012_0120_a_19L如來無漏眼, 觀一切衆生,
身內如來藏, 如花果中實。
무명이 불장(佛藏)을 덮어도 너희들은 마땅히 삼매와 지혜가 구족하여 일체가 능히 무너짐이 없음을 믿고 알아야 한다.
012_0120_a_20L無明覆佛藏,
汝等應信知, 三昧智具足, 一切無能壞。
이 까닭에 나는 법을 설하여 저 여래장을 연다. 빨리 무상도(無上道)를 이루는 것이 열매가 나무의 왕을 이루는 것과 같다.
012_0120_a_21L是故我說法, 開彼如來藏, 疾成無上道,
如果成樹王。
012_0120_b_01L “또 다음으로 선남자야, 비유컨대 사람이 있어 진금(眞金)의 상(像)을 지니고 남의 나라에 가는 것과 같다. 험한 길을 거쳐서 겁탈 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여 싸기를 낡은 물건으로 싸서 아는 자가 없게 한다. 그런데 이 사람은 길에서 갑자기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이에 금의 상은 광야에 버려지고, 지나는 사람들은 밟고 지나면서 모두가 부정하다고 말한다. 천안을 얻은 자는 낡은 물건 가운데 진금의 상이 있음을 보고 곧 이것을 꺼내어 일체의 예경을 한다.
이와 같이 선남자야, 내가 중생을 봄에 여러 가지 번뇌에 의하여 긴 밤을 유전하여 생사가 무량하여도 여래의 묘장(妙藏)이 그 몸 안에 있어 엄연하고 청정하기가 나와 같아서 다름이 없다. 이 까닭에 부처는 중생을 위하여 법을 설하여 번뇌를 끊어 없애고 여래의 지혜를 맑혀 굴려서 다시 일체의 세간을 교화하게 한다.”
비유컨대 사람이 금상(金像)을 가지고 남의 나라에 가는데 싸기를 더럽고 낡은 물건으로 하였고 이를 버려 광야(曠野)에 있음과 같다.
012_0120_b_11L譬人持金像, 行詣於他國, 裹以弊穢物,
棄之在曠野。
천안을 가진 자가 이를 보고 곧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서 더러운 것을 없애고 진실한 모양을 나타내어 일체가 크게 환희한다.
012_0120_b_13L天眼者見之, 卽以告衆人,
去穢現眞像, 一切大歡喜。
나의 천안도 또한 이와 같으니 저 중생의 무리가 악업과 번뇌에 묶이어 생사의 괴로움을 갖춘 것을 본다.
012_0120_b_14L我天眼亦然,
觀彼衆生類, 惡業煩惱纏, 生死備衆苦。
또 저 중생의 무명과 티끌과 때[垢] 속에 여래의 성품이 부동함이 있어 능히 허물고 깨뜨리는 자가 없음을 본다.
012_0120_b_15L又見彼衆生, 無明塵垢中, 如來性不動,
無能毀壞者。
부처는 이미 이와 같음을 보고서 모든 보살을 위하여 설한다. 번뇌와 악업은 가장 뛰어난 몸을 덮어 가린다.
012_0120_b_17L佛旣見如是, 爲諸菩薩說,
煩惱衆惡業, 覆弊最勝身。
마땅히 부지런히 맑히고 끊어 없애어 여래의 지혜를 나타내어야 한다. 하늘과 사람과 용과 귀신 그 일체가 귀의하고 흠앙한다고
012_0120_b_18L當勤淨除斷,
顯出如來智, 天人龍鬼神, 一切所歸仰。
“또 다음으로, 선남자야, 비유컨대 여인이 가난하고 비천하고 추하고 더러우나 사람에게 은혜를 입어 귀한 한 아들을 잉태하는 것과 같다. 마땅히 성왕(聖王)으로서 사천하(四天下)의 왕임에도 이 사람은 알지 못한 채 세월을 지나면서 항상 열등하다는 생각을 지어 천한 아들이라고 생각한다.
012_0120_c_01L 이와 같이 선남자야, 여래가 일체의 중생을 관찰함에 생사에 유전하여 여러 가지 괴로움의 독(毒)을 받아, 그 몸에 모두 여래장이 있음에도 저 여인과 같아 깨달아 알지를 못한다. 이 까닭에 여래는 널리 위하여 법을 설하여 말하기를 ‘선남자야, 스스로 가벼이 여기고 낮추지 말라. 너희들 자신에게 모두 불성(佛性)이 있다. 만약 부지런히 정진하여 과오를 없애면 곧 보살과 세존의 호(號)를 받고 무량한 중생을 교화하고 제도한다’고 한다.”
비유컨대 가난한 여인과 같다. 빛깔과 용모가 매우 용렬하고 더러워도 귀한 상(相)을 한 아들을 잉태하여 마땅히 전륜왕(轉輪王)이 되고
012_0120_c_06L譬如貧女人, 色貌甚庸陋, 而懷貴相子,
當爲轉輪王。
7보(寶)가 있고 덕을 갖추어 왕으로서 사천하를 가졌으나 그는 알지 못하고서 항상 열등한 생각을 한다.
012_0120_c_08L七寶備衆德, 王有四天下,
而彼不能知, 常作下劣想。
나 이 중생을 봄에 괴로움에 걸린 것이 이와 같아 몸에 여래장을 품었음에도 스스로 깨달아 알지 못한다.
012_0120_c_09L我觀諸衆生,
嬰苦亦如是, 身懷如來藏, 而不自覺知。
이 까닭에 보살에게 알린다. 근신하여 스스로 가벼이 여기고 낮다 하지 말라. 네 몸의 여래장은 항상 세간을 제도할 밝음이며
012_0120_c_10L是故告菩薩, 愼勿自輕鄙, 汝身如來藏,
常有濟世明。
만약 부지런히 정진하여 닦으면 오래지 않아서 도량에 앉아 최정각(最正覺)의 도를 이루어 무량한 중생을 제도하리라.
012_0120_c_12L若勤修精進, 不久坐道場,
成最正覺道, 度脫無量衆。
“또 다음으로, 선남자야, 비유컨대 대장장이가 진금의 상을 만드는데, 이미 짓기를 마치고서 땅에 넘어뜨려 놓은 것과 같다. 밖이 그을리고 검다 하여도 안의 상은 변하지 아니하여 모형을 열고 상을 꺼내면 금색이 휘황하게 빛난다. 이와 같이 선남자야, 여래는 일체 중생에게 부처를 갈무리한 몸이 있어 상(相)을 구족한 것을 관찰하고, 이와 같이 보기를 마치고 널리 위하여 나타내고 설해서 저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쉼과 청량함을 얻게 하고 금강(金剛)의 지혜의 철퇴(鐵槌)로써 번뇌를 깨뜨리게 하여 청정한 부처의 몸을 여는 것이 금상(金像)을 내는 것과 같다.”
금강혜야, 만약 보살이 있어서 불도(佛道)를 위하는 까닭에 부지런히 정진을 행하여 신통을 닦아 익히고, 여러 삼매에 들어 덕의 근본을 심고자 원하여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이 많은 과거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고, 항하의 모래 수보다 많은 7보로 높이가 10유순이며, 깊이와 넓이가 정사각으로 각각 1유순인 누각을 짓고 7보의 평상을 설치하고 하늘 비단을 펴서 한 분 한 분의 부처님을 위하여 매일같이 항하의 모래 수보다 많은 7보의 누각을 세워 이로써 한 분 한 분의 여래와 모든 보살과 성문의 대중에게 바친다.
이와 같은 일을 가져 널리 일체의 항하의 모래 수보다 많은 현재의 모든 부처님을 위하고, 이와 같이 차례로 하여, 나아가 50항하사(恒河沙)보다 많은 현재의 모든 부처님과 모든 보살과 성문의 대중을 공양하고, 나아가 무량한 백천만 겁이어도 금강혜야, 사람이 있어 보리(菩提)를 즐기고 기뻐하며 여래장의 경을 받아 지니고 독송하고 서사하고 공양하면, 나아가 비유할 자가 하나도 같지 않다.
012_0121_b_01L 금강혜야, 이 선남자는 모든 부처님이 있는 곳에서 여러 선근(善根)을 심어 복이 무량하다고 하여도 선남자와 선여인이 얻는 공덕에 비하면 백으로 나누어 그 하나에도 미치지 못하며, 천으로 나누어 그 하나에도 미치지 못하며, 나아가 산수와 비유로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사람이 보리를 구하여 이 경을 듣고 지니고 나아가 하나의 게송이라도 서사(書寫)하고 공양하며
012_0121_b_02L若人求菩提, 聞持此經者, 書寫而供養,
乃至於一偈。
미묘한 여래장을 한 순간이라도 기쁜 마음을 내어 마땅히 이 바른 가르침을 들으면 공덕이 무량하리라.
012_0121_b_04L如來微妙藏, 須臾發隨喜,
當聽此正教, 功德無有量。
만약 사람이 공덕을 구하여 큰 신통력에 머물고 시방의 부처님과 보살과 성문의 무리에게 공양하기를 원하여
012_0121_b_05L若人求菩提,
住大神通力, 欲供十方佛, 菩薩聲聞衆。
그 수가 항하의 모래 수보다 많아 싣는 복이 억을 넘어 부사의(不思議)하다. 한 분 한 분의 모든 부처님을 위하여 오묘한 보배의 누대를 세우고
012_0121_b_06L其數過恒沙, 億載不思議, 爲一一諸佛,
造立妙寶臺。
누대의 높이는 10유순이며 깊이와 넓이는 40리인데 그 안에 7보의 자리를 만들고 장엄하여 온갖 오묘함을 갖추고
012_0121_b_08L臺高十由旬, 縱廣四十里,
中施七寶座, 嚴飾備衆妙。
하늘 비단의 요를 펴고 자리에 따라 각각 특수하고 다르다. 무량한 항하의 모래 수보다 많은 부처님과 대중에게 이를 바치고
012_0121_b_09L敷以天繒褥,
隨座各殊異, 無量過恒沙, 獻佛及大衆。
남김없이 이로써 봉헌(奉獻)하여 낮과 밤으로 쉬지 않고 백천만 겁을 채워서 얻은 바 복이 이와 같다 하여도
012_0121_b_10L悉以此奉獻, 日夜不休息, 滿百千萬劫,
所獲福如是。
지혜로운 자가 이 경을 듣고 능히 큰 비유를 가져 사람을 위하여 해설하면 그 복이 그를 지나침이
012_0121_b_12L慧者聞此經, 能持一譬喩,
而爲人解說, 其福過於彼。
나아가 산수와 비유로도 미치지 못한다. 중생이 의지하는 바로서 속히 무상도(無上道)를 성취하게 한다. 보살은 분명하게
012_0121_b_13L乃至於筭數,
譬喩所不及, 衆生之所依, 速成無上道。
깊고 깊은 여래장을 사유(思惟)하여 중생에게 남김없이 있음을 알면 속히 무상도를 이루게 한다.
012_0121_b_14L菩薩諦思惟, 甚深如來藏, 知衆生悉有,
疾成無上道。
이때 세존께서는 다시 금강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012_0121_b_16L爾時,世尊復告金剛慧菩薩言:
“구원한 과거의 무량하고 무변하고 불가사의한 아승기겁의 다시 이 수를 지나서 그때 부처가 있었으니, 명호는 상방광명왕(常放光明王)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었다.
012_0121_c_01L금강혜야, 무슨 까닭에 이름하여 상방광명왕(常放光明王)이라고 말하는가. 그 부처는 본래 보살도를 행할 때, 모태에 강신(降神)2)하여 항상 광명을 놓아 시방의 천 부처의 무수한 세계들을 꿰뚫어 비추었다. 만약 중생이 있어 이 광명을 보면 일체가 환희하고 번뇌가 남김없이 없어져 색신과 힘을 구족하여 염지(念智)를 성취하고 걸림없는 변재를 얻는다.
만약 지옥ㆍ아귀ㆍ축생ㆍ염라왕ㆍ아수라 등으로 광명을 본 자는 모두가 악도를 떠나 하늘과 사람 가운데 난다. 만약 여러 하늘과 사람으로 광명을 보는 자는 위없는 도에 있어서 물러서지 않음을 얻고 다섯 가지 신통을 갖춘다. 만약 물러서지 않는 자는 모두가 무생법인(無生法忍)과 50의 공덕과 선다라니(旋陀羅尼)3)를 얻는다.
금강혜야, 저 광명이 비추는 국토는 모두가 남김없이 장엄하고 깨끗하여 하늘의 유리와 같고, 황금을 새끼로 해서 8도(道)의 경계를 했다. 여러 가지 보배 나무는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향기는 흐트러져 있다. 미풍이 불어 움직이니 미묘한 소리를 내어 삼보(三寶)와 보살의 공덕인 근(根)과 힘과 깨달음과 도와 선정과 해탈을 폈다. 중생으로 듣는 자는 모두가 법의 기쁨을 얻고, 믿음과 원(願)이 견고하여 길이 악도를 떠났다.
금강혜야, 저 시방 국토의 일체 중생은 광명을 이은 까닭에 낮과 밤 여섯 시간을 합장하고 공경한다. 금강혜야, 저 보살은 태(胎)에 있을 때와 출생해서부터, 나아가 성불하고 남음이 없는 열반[無餘涅槃]까지 항상 광명을 놓고, 반열반한 뒤의 사리탑(舍利塔)에서도 역시 광명을 놓았다. 이 인연으로 모든 하늘과 세간의 사람이 부르기를 ‘상방광명왕(常放光明王)’이라고 말한다.
금강혜야, 상방광명왕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이 처음으로 성불하였을 때, 그 법 가운데 한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하기를 ‘무변광(無邊光)’이라 한다. 20억의 보살을 권속으로 하고 있었다. 무변광보살마하살은 그 부처가 있는 곳에서 여래장을 묻고 부처를 위하여 변설하였는데, 한 자리에 있기를 50대겁(大劫)을 지났다. 일체의 모든 보살을 지키고자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012_0122_a_01L 그 소리는 널리 열 부처의 아주 작은 티끌 세계 등 백천의 부처님 국토에 알리고 모든 보살을 위하여 무수한 인연과 백천의 비유로써 여래장의 대승경전(大乘經典)을 설하였다. 모든 보살들은 이 경을 설하는 것을 듣고 받아 지니고 독송하여 설함과 같이 수행하여 네 보살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이미 성불하였다.
금강혜야, 너는 달리 보지 말아라. 저 무변광보살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곧 나 자신이다. 저 아직 성불하지 못한 네 보살은 문수사리(文殊師利)와 관세음(觀世音)과 대세지(大勢至)와 너 금강혜이다. 금강혜야, 여래장의 경은 능히 크게 풍요하고 이로우며 만약 듣는 일이 있으면 모두가 불도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