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2_0127_a_01L불설수뢰경(佛說須賴經)
012_0127_a_01L佛說須賴經


지시륜(支施崙) 한역
변각성 번역
012_0127_a_02L前涼月氏國優婆塞支施崙譯



이와 같이 들었다.
012_0127_a_03L聞如是
어느 때에 세존께서 사위성 기수급 고독원에서 대비구중 1,250명과 보살 5천 명과 함께 계셨다. 이때 세존께서 사위대성 근처에서 노니셨는데, 국왕․대신․범지․장자와 백성들이 세존께서 얻어야 할 것을 공양하였다. 이때 성에 수뢰라는 극빈자가 있었다. 그는 불(佛)ㆍ법(法)ㆍ중(衆:僧)을 믿고 5계를 받들어 지니고 10선(善)을 수행하였으며, 자심(慈心)을 받들어 행하여 끝내 다른 마음을 일으키지 않았다. 일체 중생에 대해서 비심(悲心)을 행하여 뜻이 끝내 피로하지 않았고, 희심(喜心)을 행하여 항상 정법을 좋아하였고, 보호하는 마음[護心]을 행하여 고락에 움직이지 않았으며, 견고한 무상정진도심(無上精進道心)으로 방편을 써서 사람들을 잘 제도하고자 하였기 때문에 사위성에 살면서 극빈자의 모습을 시현하였다.
012_0127_a_04L一時世尊遊於舍衛祇樹給孤獨園與大比丘衆俱千二百五十菩薩五千人爾時世尊遊近舍衛大城爲國王大臣梵志長者及諸細供養世尊給所當得爾時城中有極貧者名曰須賴信佛法衆奉持五修行十善奉行慈心終不起心一切衆生行於悲心志不疲極行於喜心常樂正法行於護心苦樂不動堅固無上正眞道心以方便善欲度人故居舍衛城示現極貧
이때 석제환인이 천안으로 인간세계를 맑게 꿰뚫어 보다가 사위성에 있는 극빈자 수뢰를 보았다. 그는 견고한 덕을 지니고 있고 선행을 순수하게 갖추어 마음에 성냄이 없었으며, 뜻을 견고하고 강하게 가져서 흠이 없었고, 앉고 일어나고 경행함에 위의를 잃지 않았다. 출입하고 행동함에 항상 평등하게 행할 것을 생각하였고, 음식을 먹고 앉고 누움에 항상 평등한 마음을 품었으며, 좌우에서 잠을 잘 때 이미 모든 것을 다 제거하였으며, 욕심을 줄이고 만족함을 알아서 죽음을 쉽게 여기고 가(可)함을 쉽게 여겼으며, 이익을 구하다가 손해를 보는 것과 이익과 쇠함과 헐뜯음과 칭찬함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012_0127_a_14L於是釋提桓因以天眼淨徹視於人見舍衛城中極貧須賴執堅固德善行純備心無恚怒執志堅强無有瑕坐起經行不失威儀出入周旋常懷等行飮食坐臥常懷等心左右睡寐已皆除盡少欲知足易充易可於利求利衰毀譽心不傾動
012_0127_b_01L지극한 마음이 견고하여 교만함을 떠났고 겸손하고 따르는 마음을 지녀 마음이 안정되어 있고 순수하고 맑았으며, 질박하고 정직하고 선한 말을 하여 말과 믿음이 화려하지 않았다. 팔관재를 받들어 봉행하고 절도를 알고 적게 먹어서 온 성에서 공경을 받았다. 만족하지 않음이 없었으므로 나아가서 만나보는 사람들이 그와 함께 일에 관해서 이야기해 보고는 환희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음식은 절도 있게 먹었고 의복은 추하였으므로 더욱 공양을 받았는데 양보해서 받지 않았고, 나뭇잎으로 그릇을 만들었으며 풀싹으로 자리를 만들었다.
012_0127_a_21L至心堅固離於貢高攝持謙順心靖純淑直善說言信不華奉八關齋知節少普城所敬無有厭足諸造見者與之說事莫不歡喜食節衣麤又致供者讓而不受樹葉爲器茅草爲席
옷과 음식이 남으면 곧바로 보시하여 간직해서 쌓아두는 것이 없었다. 청정하고 결백하여 생업을 구하는 것을 떠났으며, 일체 생업에 뜻을 두어 원하지 않았고 항상 밤낮으로 각각 세 번씩 부처님을 찾아뵈었는데 여래께서 항상 문을 열어 놓고 그가 찾아오는 것을 허용하였다. 예배하고 공양을 올리고 법의 말씀을 자문하여 받아들였다. 수뢰가 부처님을 찾아뵙고자 할 때에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항상 그와 함께 했고, 수뢰가 노닐고 거처하고 다니고 머물고 앉고 눕고 하는 곳에는 그 땅의 경계에 텅 비어서 한가로운 곳이 없고 사람의 무리들이 에워싸고 있었다.
012_0127_b_04L食之餘輒以轉施無所藏積淸淨潔白離於求業於一切生無所志願常以晝夜各三詣佛如來常開閈瑕容其禮拜供養諮受法言若其須賴欲詣佛時若干百人常從與俱若其須賴所遊居處若行若住若坐若臥其地界分無有空閑人衆圍繞
이때에 석제환인이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이와 같이 이 족성자가 청정한 계가 맑고 깨끗하며 선행과 위의를 갖추었으니, 저 사람이 나의 지위를 빼앗을까 두렵구나. 장차 내려가서 그가 어떤 도를 구하려고 하는지 알아보아야 되겠다.’
이때에 석제환인이 여러 사람을 변화로 만들어[化作] 수뢰 앞에 있으면서 수뢰의 말이 이치에 따르지 않는다고 하면서 꾸짖게 하고, 또 기와․돌․칼․막대기로 해를 가하게 하였다. 이때에 수뢰가 인욕의 힘으로 오로지 자심을 행하면서 진심도 일으키지 않고 성냄도 일으키지 않았다.
012_0127_b_11L於是釋提桓因取心念言如是族姓淨戒淳淑善行威儀恐子將奪我當下試知審求何道於是釋化作數人住須賴前罵詈須賴言不順理又以瓦石刀杖加害於是須賴以其忍專行慈心不瞋不恚
이때에 석제환인이 다시 사람을 화작하여 수뢰 앞에 있으면서 말하게 하였다.
“예, 그렇습니다. 수뢰여, 이와 같은 사람들이 한없이 꾸짖고 말도 이치에 맞지 않으며 또 기와․돌․칼․막대기로 당신을 때리니, 만약 다른 사람들이 보고 들으면 당신을 위해서 죽이려 할 것입니다. ”
012_0127_b_17L於是釋提桓因復化作人住須賴前謂須賴言須賴如是人等罵詈無限言不順又以瓦石刀杖加汝若仁見聽汝殺之
012_0127_c_01L수뢰가 대답하였다.
“이와 같은 말을 하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착하지 못하여 다른 사람의 비방을 받는 것은 살생의 과보입니다. 설사 저 사람들이 나의 몸을 칼로 베고 부수어 나무를 뽑아서 꺾어 버리는 것처럼 하여도 존중하면서 저 사람들을 해치려는 악한 뜻을 일으켜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모든 법의 과보에는 두 가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선업을 심은 사람은 선도에 태어나고 악업을 심은 사람은 악도에 태어납니다. 이 때문에 나는 저 사람들에게 감히 한을 품지 않습니다. 하물며 저 사람들의 목숨을 끊고자 하겠습니까?”
이때에 수뢰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012_0127_b_21L須賴答言莫說是語所以者不善讒人者殺生之報正使彼等刀割我身䂙如跋跙樹尊尚不發惡意加於彼等所以者何一切諸法報應有二種善者生善道種惡者墮惡以是故我不敢恨彼況欲斷彼命於是須賴說是偈言

고(苦)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은
태어나서 반드시 고의 과보를 얻고
낙(樂:恬)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은
태어나서 반드시 낙의 과보를 얻는다네.
012_0127_c_04L其種於苦者
必生獲苦果
其有種恬者
必生得恬果

이와 같은 응보가 있으니
이를 통해 현재 일어나는 일을 알 수가 있으니
악한 자의 응보는 괴롭고,
선한 자의 응보는 즐겁다네.
012_0127_c_06L 如此報應者
是知爲現事
惡者報應苦
善者報應樂

그러므로 세 가지는 행해서는 안 되니
몸[身]과 입[口]과 마음[心]으로 짓는 악업이라네
그러므로 지혜가 있는 사람은
이것을 다른 사람에게 권하지 않네.
012_0127_c_07L 是故不當三
爲惡身口心
是故有智者
不當以勸人

마땅히 세 가지 선을 항상 행해야 하니
몸과 마음과 입으로 짓는 선업이라네.
항상 이것으로 저 사람들에게 권해야 하니
이 사람은 선업을 즐거워하는 사람이라네.
012_0127_c_08L當常行三善
於是身心口
常以此勸彼
若人樂善者

이때에 석제환인이 화작한 사람들은 수뢰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다. 이에 버리고 떠나갔다.
이때 석제환인이 수뢰 앞에 7보와 금보를 화작하여 수뢰 앞에 나타나게 하고, 또 다시 여러 사람을 화작하여 수뢰 앞에 있으면서 수뢰에게 말하도록 하였다.
“이 금보를 취하면 보시할 수도 있고, 복을 지을 수도 있고, 옷과 잠자는 도구를 만들 수도 있고, 좋은 옷을 입을 수도 있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가난한 행을 고수하고 있습니까?”
012_0127_c_10L於是釋所化人不能動須賴於是捨於是釋提桓因於須賴前化作七寶金寶現須賴前復化作衆人住須賴前謂須賴言取是金寶可用布施亦可作福可以作服飾臥具亦可好亦可美食云何守是貧行
수뢰가 답하였다.
“전에 지은 악행 때문입니다. 여러 인자들이여, 이와 같은 나의 과보가 나를 지금처럼 가난하고 비루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가난한 행을 지키지 않으면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죄를 범하게 될 것입니다.”
“수뢰여, 즐겁고 쾌활하게 살다가 목숨을 마치십시오. 무엇 때문에 멀리 있는 후세의 과보를 걱정하여 말씀하십니까?”
012_0127_c_16L須賴報前之惡行諸仁者我之此報令我如今貧鄙然不能守是貧當犯不與取也惟須賴宜可樂活盡壽何爲乃遠慮後世之報以爲言說
012_0128_a_01L수뢰가 답하였다.
“여러 인자들이여, 이것은 어리석은 법입니다. 법을 본 사람은 무거운 과보를 걱정합니다. 무거운 과보를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밝게 통달한 사람입니다. 밝지 못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에 탐심을 내어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죄를 범합니다. 인색하고 탐하는 마음을 떠날 수 있으면 밝은 지혜를 가진 사람입니다. 지혜롭지 못한 사람은 얻는 것을 탐하고 많이 쌓아서 신명을 보호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보호하려는 생각이 없으면 밝게 통달한 사람입니다.
012_0127_c_20L須賴報言諸仁者是爲愚法夫見法者慮是重能慮重報者是則爲明達不明之慳貪他有犯不與取能離慳貪則爲明智夫不智者貪得多積以護身無所護慮則爲明達
무상(無常)을 상(常)이라 생각하고, 고(苦)를 낙(樂)이라 생각하고, 무아(無我)인데 아(我)가 있다고 생각하고, 부정(不淨)한 것을 깨끗하다[淨]고 생각하는 이와 같은 사람들은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죄를 범합니다. 무상이라고 관하고, 고라 생각하고, 공이라 생각하고, 부정하다고 생각하는 이것이 밝은 지혜를 가진 것입니다. 아(我)를 내가 의지해서 거처할 집이라고 생각하면 이 사람은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죄를 범합니다. 아(我)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범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사람들은 밝은 지혜를 가진 사람입니다.
012_0128_a_02L於無常有常於苦有樂想無我有我想不淨有淨想如是者犯不與取觀無常計苦計空計不淨者是則爲明智計吾我猗居家是者犯不與取不計我不犯如是輩則明智
배부름이 없고 만족할 줄 알지 못하는 이와 같은 사람들은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죄를 범합니다. 배부르고 만족할 줄 아는 이것이 밝은 지혜를 가진 것입니다. 정계를 지니지 않은 사람은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죄를 범합니다. 정계를 지닌 이 사람이 밝은 지혜를 가진 것입니다. 응보를 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죄를 범합니다. 응보를 볼 줄 아는 이 사람이 밝은 지혜를 가진 것입니다. 음식을 탐내는 사람은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죄를 범합니다. 음식을 탐내지 않으면 밝은 지혜를 가진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을 가지려 하고 공고한 마음으로 들떠서 흔들리는 사람은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죄를 범합니다. 일체 가지고 있는 것을 양보하면 밝은 지혜를 가진 것입니다.”
이때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012_0128_a_07L無先飽不知足是輩犯不與取先飽知足是則明智不淨戒者犯不與取其淨戒者是則明智不見報應愚癡之士犯不與取見報應者是則明智夫饕餮者犯不與取不饕餮者則爲明智圖他所有貢高躁擾犯不與取讓一切有則爲明智當於是時則說偈言

은밀하게 감추어 놓은 것이 천억에 이르러도
그는 사심(捨心)의 가르침을 듣지 못한 사람이니
이와 같은 세상의 가난한 사람은
밝은 지혜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네.
012_0128_a_14L伏藏至千億
彼不聞捨心
如是世之貧
是則非明智

집안에 먹을 것을 쌓아 놓은 것이 하나 없어도
집착을 버리고 보시하는 마음이 있으면
이와 같은 사람은 큰 부자여서
밝은 지혜를 갖춘 사람에게 칭찬을 받는다네.
012_0128_a_16L 家無一食儲
而有捨施心
如是爲大富
明智者所歎

성현은 두루 나타내어 드러내므로
악을 지을 수가 없고
어리석은 사람은 장엄과 장식을 더하여
악을 지어도 드러나지 않는다네.
012_0128_a_17L 聖賢善顯現
而能不爲惡
愚歎加嚴飾
爲惡則不顯

바라건대 지혜로운 사람에게 꾸짖음을 받고
어리석은 사람에게 칭찬받지 않고자 하나니
어리석은 이는 악을 찬탄하고
지혜가 밝은 사람은 선을 찬탄한다네.
012_0128_a_18L願爲智所罵
不爲愚所歎
愚者歎於惡
明者歎於善

하늘이 화작한 모든 사람들이 수뢰로 하여금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죄를 범하게 하지 못하였다. 이에 석제환인이 장자의 모습으로 변화하여 값이 백천금이나 되는 이름난 최상의 보배를 가지고 수뢰 앞으로 가서 수뢰에게 말하였다.
“제가 바사닉왕 앞에서 쟁송을 이끌어 낼테니 인자께서 한 번 증언해 주시면 이 보배를 드리겠습니다. 바라건대 인자께서는 저를 위해 증언해 주십시오.”
012_0128_a_20L天所化諸士不能令須賴犯不與取於是釋化已爲長者形持名上寶價直百千住須賴前謂須賴言我於王波斯匿前有所諍訟引仁爲一證以寶相願仁爲我證
012_0128_b_01L수뢰가 말하였다.
“인자께서는 이와 같은 말을 하지 마십시오. 저는 알지 못하는 것을 가지고 거짓말을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거짓말하는 사람은 자신을 속이고 다른 사람을 속이고 모든 성현들을 속이기 때문입니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사람의 몸에서 냄새가 나게 하고, 마음과 말에 믿음이 없게 하며, 그 마음을 괴롭게 합니다.
012_0128_b_01L須賴謂言仁者莫作是說我不能以不知故而作妄言何以妄言人者爲自欺身亦欺他人欺諸聖賢妄言人者令人身臭心口無信令其心惱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입에서 냄새가 나게 하며, 몸에서 빛이 없어지게 하며, 천신에게 버림받게 합니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모든 선의 근본을 잃어버려서 자신에 대해 어리석어 어둡게 되고 미혹하여 선한 길을 잃게 됩니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모든 악의 근본이고 선행을 끊어서 한가하게 지내도록 하는 근본입니다.”
이때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012_0128_b_05L夫妄言人者令其口臭令身失色天神所棄夫妄言人亡失一切諸善本於己愚冥迷失善路夫妄言人者一切惡本斷絕善行閑居之本於是時說此偈言

입에서 더러운 냄새가 나는 것은
거짓말하는 사람이 말을 할 때이니
청정하고 깨끗한 법을 잊어버리고
의지가 잘못됨이 많다네.
012_0128_b_09L夫口臭穢者
妄言者語時
忘失淸白法
意志多妄誤

자신을 지켜주는 모든 신과
성현을 속이나니
저 사람은 항상 하열하고 피로하며
그 사람은 거짓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네.
012_0128_b_11L 爲護己諸神
聖賢所欺誤
彼士常羸疲
夫喜妄言者

모든 악의 근본 뿌리는
선의 뿌리를 끊어버리네
반드시 악도로 나아가는 사람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라네.
012_0128_b_12L 諸惡之根本
斷善本於彼
必當趣惡道
夫妄言人者

가령 온 천하를
금과 진주를 가득 채워 준다 하여도
저 법을 지키는 사람은
그렇게 해달라고 말하지 않는다네.
012_0128_b_13L若以滿天下
金眞珠相與
夫守持法者
不爲之發言

석제환인은 수뢰로 하여금 거짓말을 하게 하지 못하자 곧바로 버리고 떠나갔다. 이에 석제환인은 아수륜녀(阿須倫女)와 수야일행왕녀(首耶日行王女)와 식건집락(識乾執樂)의 제1부인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나라의 가난한 사람인 수뢰를 찾아가서 한가하게 거처하는 것을 흔들어 욕심을 떠났는지, 옷에 대한 욕심을 부리고 있는지를 시험 삼아 자세히 알아보지 않겠느냐?”
012_0128_b_15L釋提桓因不能使須賴妄言便捨去於是釋提桓因謂阿須倫女首耶日行王女識乾執樂第一夫人法汝等詣國貧須賴動其閑居試知爲審離欲爲故服欲不耶
012_0128_c_01L아수륜녀와 수야일행왕녀와 식건집락의 제1부인이 이에 어두운 밤 고요한 때에 수뢰가 살고 있는 곳에 찾아가서 따뜻하고 감미로운 말로 수뢰에게 말하였다.
“인자여, 일어나십시오. 저희들이 일부러 찾아와서 모시고 뵙고자 합니다. 수뢰여, 저희들의 용모가 뛰어난데 전단향을 바르고 영락이 달린 옷을 입어 선명하고 적당하고 왕성한 때이니 저희들을 보십시오. 수뢰여, 당신이 복이 있기 때문에 저희들이 모시는 일을 얻은 것입니다.”
012_0128_b_20L於是首耶阿須倫女日行王女識乾執樂第一夫人冥夜靜時於須賴所止地之分界詣於彼說溫暖甜辭與須賴言我等故來相事且觀須賴我等形容之嚴好塗栴檀香瓔珞被服鮮明適在盛時視此須賴以汝之福故我等執事
수뢰가 보고 나서 곧바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그대들이 행하는 일은 모두 지옥․아귀․축생이 행하는 것이고 천인들이 모시는 것이 아니다. 또 그대들의 몸을 관해 보니 허깨비가 저절로 그러한 것과 같고, 그대들의 모습을 관해 보니 물거품과 물방울이 모여 있는 모습과 같으며, 전단향을 바른 것도 나는 마찬가지로 관한다. 모여 있는 요소를 자세히 살펴보니 깨끗하지 못해서 피가 발라져 있는 것이며, 옷이 장엄하고 좋은 것도 이와 같이 허깨비로 만든 것이라고 관한다.
012_0128_c_04L須賴視已便作是說等盡是地獄餓鬼畜生行事非天人之執事又觀汝等身如幻化之自然觀汝等之形聚沫泡之相栴檀香之塗我觀其如是審諦法聚會不淨向所嬈服嚴淨見如是幻化所作
그것은 마음의 병이 모인 것이니, 나는 무상해서 흩어지는 법을 관하고 그것을 나의 복으로 여겨 그대들이 행하는 것을 관해 보니 지옥으로 가는 것들이다. 그 때문에 뜻을 잃어버리고 자신의 뜻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다. 밝지 못하고 깨끗하지 못한 것, 이것은 욕심을 탐하는 것이다. 냄새나는 곳을 따르는 것, 이것은 욕심을 탐하는 것이다. 더러운 것을 따르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012_0128_c_09L心之躁疾合會愚所觀無常散滅法以己福觀汝等行趣地獄類所以失志六不護己志欲何不明不淨者是則貪於附臭處者是則貪於欲附穢惡者是則依於欲
순전히 모든 고통을 짊어지는 것, 이것은 욕심을 탐하는 것이다. 즐거움이 탐욕을 부리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지옥에 들어가고자 하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축생에 들어가고자 하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아귀에 들어가고자 하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악인을 가까이하고자 하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탐냄을 성취하고자 하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012_0128_c_14L純荷諸苦者是則貪於謂貪欲樂者是則附於欲欲入地獄者是則附於欲欲入畜生者彼則附於欲欲入餓鬼者是則附於欲欲親惡人者是則附於欲不成就貪者是則附於欲
012_0129_a_01L원수와 싸우고 다투어 쟁송의 모임을 만들고자 하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얽매어 갇힘을 당하고자 하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전도에서 생긴 것에 대해 애착과 결박을 더하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미치광이처럼 어그러뜨리고 미혹에 취해서 어지럽고 깜깜한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선하지 않은 곳을 가까이하고 선한 곳을 버려서 선하지 않은 모든 곳에 얽혀서 묶임을 당하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미혹해서 지름길을 잃어버리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012_0128_c_19L鬪諍怨訟會者是則附於欲欲被繫閉者是則附於欲顚倒之所生增益愛結者是則附於欲悖迷惑者是則附於欲醉亂闇冥者是則附於欲不善之所近善之所捨一切諸不善之所纏縛者是則附於迷失徑路者是則附於欲修行不善者是則附於欲
선하지 않은 법을 수행하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나약하고 하열한 사람의 힘을 뺏고자 하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무명의) 구름에 덮이고자 하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귀매(鬼魅)를 가까이하고자 하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반족귀(返足鬼)를 가까이하고자 하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012_0129_a_03L羸劣奪人力者則附於欲雲之所覆者是則附於欲近鬼魅者是則附於欲欲近返足鬼者是則附於欲欲
소․나귀․개․돼지․낙타․코끼리․암양․양․승냥이를 가까이하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비인(非人)을 가까이하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계와 보시에 관해 들음을 떠나고자 하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집에서 한가하게 거처하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오로지 미혹하고 오로지 어둡고 오로지 번뇌의 티끌을 더하고 오로지 위없는 도를 손감시키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다.”
이때에 곧바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2_0129_a_06L近牛驢狗豬駝象羖羊豺者是則附於欲欲近非人是則附於欲欲離戒聞施者是則附於欲放捨閑居者是則附於欲惑專冥專益勞塵專損減於無上道是則附於欲當於是時便說偈言

더러운 냄새가 나는 것은 깨끗하지 못하니
욕심을 따르는 것도 이와 같다네.
오로지 괴롭기만 하고 즐거움은 따르지 않아
지옥․아귀․축생에 태어난다네.
012_0129_a_11L臭穢不淨者
欲腐亦如是
專苦不附樂
獄鬼畜生處

불초한 사람들과 만나는 것과 같아서
욕심의 추악함도 이와 같다네.
법답지 않은 곳에 태어나서
쟁송을 일으키고 원수 맺고 악업을 짓는다네.
012_0129_a_13L 與不消者會
欲醜亦如是
處非法之處
諍訟與怨惡

얽어매는 속박은
전도에서 생겨나는 것이니
애욕을 늘어나게 하는 것이
이것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이라네.
012_0129_a_14L 繫縛之縛者
顚倒之所生
愛欲所增益
從是所生者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고
미혹에 혹함을 당하는 것이니
뒤섞이고 티끌과 함께 하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라네.
012_0129_a_15L是則附於欲
迷惑之所惑
和恊與同塵
是則附於欲

태우고 도살하는 뜨거운 열이
합해져서 온갖 악을 이루나니
온갖 선을 훼손해서 없애는 것은
모든 악의 근원이라네.
012_0129_a_17L 燒然之景熱
合會成衆惡
毀滅於衆善
諸惡之根元

구름이 덮어 버리는 것처럼
욕심을 따름도 이와 같아서
귀매와 함께 살게 되나니
반족귀와 사는 것도 마찬가지라네.
012_0129_a_18L 如雲之所蓋
附欲亦如是
鬼魅之同處
反足亦如是

형색에 미혹을 당하는 것처럼
보고자 하는 욕심도 이와 같나니
소․양․개․돼지와
낙타․코끼리․암양․승냥이를 가까이하는 것도 마찬가지라네.
012_0129_a_19L形色之所惑
視欲亦如是
牛羊狗犬豬
駝象羖羊豺

욕심을 따르는 것을 가까이하면
모든 법을 떠나게 되니
보시하는 단정한 법을 들어도
영락하여 욕심을 따른다네.
012_0129_a_21L 附欲之所親
離於一切法
或聞施鬪靖
零落附於欲

오로지 미혹당하고 번뇌의 티끌을 더하여
무상의 도를 손감시키는 것
이것은 욕심을 따르는 것이니
욕심을 벗어난 사람은 형색을 떠난다네.
012_0129_a_22L 專惑增勞塵
損減無上道
是則附於欲
欲脫者離色

그대들처럼 천하에 가득한
아름다운 용모가 뛰어난 그대들이라 할지라도
나의 뜻을 오염시킬 수는 없으니
모든 공덕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네.
012_0129_a_23L如汝滿天下
妙容勝汝等
不能污吾意
諸功德備悉
012_0129_b_01L
수야아수륜녀(首耶阿須倫女)와 일행왕녀(日行王女)와 식건(識乾)의 부인이 수뢰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지 못하고 석제환인을 찾아가서 말하였다.
“천제여, 그는 이미 진리를 보아서 더 이상 여색에 마음이 없고, 그는 이미 탐욕을 떠나서 두루 세간에 집착이 없습니다.”
이에 석제환인은 더욱 놀라고 두려워져서 옷과 털이 곤두서서 ‘저 족성자는 틀림없이 나로부터 생겨났으니 의심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이에 석제환인이 스스로 수뢰를 찾아가 수뢰 앞에 머물면서 차수하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012_0129_b_01L首耶阿須倫女日行王女識乾之夫不能動須賴皆捨而去詣釋提桓詣彼已勿疑也天帝彼已見諦復女色彼已離於欲普於世無著是釋提桓因益增驚恐衣毛爲豎疑也族姓子必從於我生於是釋提桓因自往詣須賴已住須賴前叉手說偈言

인자께서는 어떤 원을 일으키셨길래
그대는 이와 같은 법을 행하여
한가하게 머물면서 청정하고 깨끗한 계를 지키는가
일월석범제입니다.
012_0129_b_09L發何願仁者
汝行如是法
閑居淸白戒
日月釋梵帝

이에 수뢰가 게송으로 답하였다.
012_0129_b_11L於是須賴說偈答言

일월석범제여
삼계의 최상의 업은
이 모두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 없어서
마치 허깨비가 나타난 것과 같으니
012_0129_b_12L日月釋梵帝
三界之上業
此皆無常存
如幻之示現

어찌 밝은 지혜를 가진 사람이
삼계에 집착하겠소.
태어나 자라는 것도 없고
또한 늙거나 병들거나 죽는 것도 없소
012_0129_b_14L 云何明智者
當著三界耶
所可無生長
亦無老病死

또한 미워할 것도 없고 사랑할 것도 없어서
있는 곳에서 저울처럼 평형을 이루어
원컨대 일체를 두루 편안하게 하여
성불하여 아직 깨치지 못한 이를 깨치게 하고자 하오.
012_0129_b_15L 亦無有憎愛
所處平如秤
願普安一切
成佛覺未覺

이에 석제환인이 환희용약하면서 착한 마음이 일어나 자비로운 마음으로 두루 인(仁)을 권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마땅히 이와 같이 위없는 원을 성취하여 속히 여러 마군을 항복시키고 감로법을 내려 주십시오. 중생을 위하기 때문에 반드시 세상을 두루 불쌍히 여기게 될 것입니다.”
012_0129_b_16L於是釋提桓因卽歡喜踊躍善心生勸仁普慈心如是之言說善哉當成就如是無上願速降伏衆魔雨於甘露法爲行衆生故必成世普愍
012_0129_c_01L이에 나라의 가난한 자[國貧]인 수뢰가 다른 때에 사위대성 가운데를 지나가다가 곧바로 성안에서 옛날 사람이 상서롭게 감응한 천금의 구슬을 얻었는데, 가치가 세상의 모든 보배와 맞먹는 것이었다. 이에 국빈인 수뢰가 구슬을 잡고 사위성에 있는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말하였다.
“사위성의 여러분들, 이 성에 만약 지극히 가난한 사람이 있다면 마땅히 세상의 모든 보배와 맞먹는 가치를 지니고 있는 이 구슬을 베풀어 주겠다.”
이때에 옛날의 장자와 가난한 집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달려왔다.
“우리가 지극히 가난하니, 그 보배로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012_0129_b_20L國貧須賴彼於異時行於舍衛大城之中便於城中得先時人瑞應天金之珠價直普世寶於是國貧須賴提持珠已便擧聲令於舍衛諸仁者於是城若有極貧者當以是直普世之寶而惠與之彼時有舊長者居家貧者皆走馳詣我等極貧以寶見惠
또 그 나머지 수백 명의 대중들도 또한 자기들이 지극히 가난하다고 하면서 보배를 구걸하였다. 수뢰가 답하였다.
“그대들은 가난하지 않다. 왜냐하면 이 사위대성 안에 한 사람의 지극히 가난한 사람이 있으니, 마땅히 이 금구슬의 보배를 그에게 주어야 한다.”
여러 사람들이 말하였다.
“이 성안에서 누가 가장 가난한 사람입니까?
답하였다.
“바사닉왕이 지극히 가난한 사람이니, 마땅히 이 보배를 그에게 주어야 한다.”
012_0129_c_04L又復餘人數百之衆亦從乞寶我極貧須賴答汝等不貧所以者何是舍衛大城之中有一極貧者當以是金珠寶而惠與之
여러 사람들이 말하였다.
“그만두시오, 그만두시오. 수뢰여, 이와 같은 말을 하지 마시오. 왜냐하면 바사닉왕은 풍부하고 큰 재물을 가지고 있으며, 그의 사업이 번창하여 창고에 쌓아둔 것이 가득 차서 넘치고 있소.”
이에 국빈 수뢰가 대중 앞에서 곧바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2_0129_c_08L諸人答言於是城中有誰極貧答言王波斯匿是極貧者當以是寶而惠與之諸人答言須賴莫說是語所以者何王波斯匿者豐富大財其業周普倉藏盈於是國貧須賴於大衆前便說偈言

재물과 사업이 비록 풍부하고 넓지만
충족하고 배부름을 알지 못하나니
대해는 오히려 가득 채울 수 있지만
이 가난은 끝내 충족시킬 수 없다네.
012_0129_c_13L財業雖豐廣
而不知充飽
大海尚可滿
是貧終不足

만약 탐욕을 내어 구하는 것을 증익시켜
점점 더하여 휴식함이 없으면
현세와 후세에
이와 같이 가난하여 지혜가 없으리라.
012_0129_c_15L 若增益貪求
展轉無休息
現世及後世
如是貧無智
012_0130_a_01L
이때에 국빈 수뢰가 이 금구슬을 가지고 모든 대중들에게 에워싸여서 바사닉왕을 찾아갔다. 이때에 바사닉왕은 족성자인 5백 장자들에게서 재물과 보배를 거두어들이기 위해 그들에게 죄를 주어 그들이 재물에 대해 품고 있는 뜻이 엷어지게 하고자 하고 있었다. 이때에 국빈 수뢰가 금구슬을 가지고 바사닉왕을 찾아갔다. 찾아뵙고 나서 곧바로 왕에게 말하였다.
“제가 사위대성 가운데를 지나다가 옛날 고인들이 상서롭게 감응한 온 세상과 맞먹는 값을 지닌 금구슬을 얻었습니다. 대왕이여, 저는 곧 ‘이 보배를 가장 가난한 사람에게 주리라’ 하는 생각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므로 대왕이여, 제가 생각하기로는 이 성 가운데에서 왕만이 지극히 가난한 사람입니다. 훌륭하신 대왕이여, 이 보배를 받아 주십시오.”
012_0129_c_16L於是國貧須賴持是金珠已與諸大衆圍繞周帀詣王波斯匿當於爾時王波斯匿以財寶故收上族姓子五百長者爲之設罪欲薄其財義於是國貧須賴持是金珠詣王波斯匿便謂王言我行舍衛大城之中得往古人瑞應金珠價直普世大王我便生意欲以是寶與極貧者以是故如我所憶念是城中惟王極貧哉大王唯受是寶
이에 바사닉왕이 문득 부끄러운 얼굴을 하고 국빈 수뢰에게 말하였다.
“내가 너보다 가난하단 말이냐?”
이에 국빈 수뢰가 대중 앞에서 바사닉왕을 위하여 곧바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2_0130_a_03L於是王波斯匿便有慚顏謂國貧須賴言我貧於汝耶於是國貧須賴於大衆前爲王波斯匿便說偈言

탐욕으로 얽어매는 사람은
업을 더하면서 만족하지 않아
왕이 하는 일을 소모시키고
자신도 번뇌의 열에 타고 남도 타게 한다네.
012_0130_a_06L夫以貪縛者
增業而不飽
爲王造損耗
熱己亦熱彼

후세를 돌아보지 않고
덕이 없어 죽음을 헤아리지 못하네.
이와 같이 탐욕을 부리지 않으면
법답기 때문에 밝은 사람이라네.
012_0130_a_08L 不顧於後世
無德不計死
如是不貪耶
以法故明者

선을 확립하여 대자(大慈)를 이루고
번뇌의 티끌을 자라나지 못하게 하여
만족을 알아 욕심부리지 않으면
저 탐욕이 다시는 생기지 않는다네.
012_0130_a_09L 善立成大慈
不成長塵勞
知足無所欲
彼貪不復生

만약 중생을 보고
곧바로 대비심을 일으키면
이것은 원한과 싫어함이 없는 것이니
이와 같은 부자는 큰 재물을 얻는다네.
012_0130_a_10L若見於衆生
卽生大悲心
以是無怨嫌
如是富大財

훌륭한 곳에 한가롭게 거처하는 사람과
부귀를 탐하는 사람이
만약 법을 얻지 못하면
하열하여 가난한 중생이 된다네.
012_0130_a_12L 善處閑居士
貪富貴之士
如不獲於法
於下貧衆生

모든 것이 온갖 삿됨을 따라
여색의 즐거움을 좋아하여
미래의 세상을 헤아리지 못하니
왕이여, 이와 같은 가난한 사람은
012_0130_a_13L 一切從衆邪
好於女色樂
不顧當來世
王如是貧者

이미 여인에게 속한 것이라오.
그 믿음이 청정하고 혼탁하지 않아서
금계를 청정하게 지켜 흠이 없으면
성품이 조화를 이루어 참괴심을 품는다네.
012_0130_a_14L已屬於女人
其信淸不濁
戒禁淨無瑕
性和懷慚愧

버리고 터놓아서 항상 안주하고
법을 들어 성현을 따르면
왕왕 지혜로움이 마음에 들어가
후세에 나쁜 갈래[惡趣]를 버린다네.
012_0130_a_16L 捨決常安住
聞法從聖賢
往往慧入心
後世捨惡趣

이와 같이 가난하지 않은 사람은
법으로써 스스로를 바로잡아
손에서 끝내 보시를 버리지 않으니
신수(身壽)의 업이 필요하지 않다네.
012_0130_a_17L 如是不貧士
以法自挍飾
手終不捨施
身壽業不要

도를 따르지 않고 필요한 곳으로 나아가
수명을 누려 혹 세상에 행한다 하더라도
마치 취한 코끼리와 같으니
이와 같은 사람은 가난한 사람이라네.
012_0130_a_18L不從道趣要
壽或於世行
或猶如醉象
如是之貧士

뜻을 둔 성품이 없기 때문이니
만약 불보와 법보를 믿고
성중을 공경하면
신명(身命)의 업이 필요하지 않다네.
012_0130_a_20L 無有志性故
若有信佛寶
法寶敬聖衆
身命業不要

필요하지 않은 것을 필요한 것으로 바꾸면
성내지도 않고 어리석지도 않으니
뜻을 세워 미혹하지 않음을 즐거워하면
이와 같은 사람은 가난하지 않아서
012_0130_a_21L 不要易取要
不恚亦不愚
立志樂不惑
如是士不貧

밝은 지혜를 가진 사람에게 공경을 받지만
불같은 성질을 가진 사람은 만족함이 없어서
태워져도 한 걸음도 버리지 않고
온갖 흐름도 충족시킬 수 없으며
012_0130_a_22L明智者所敬
必性無飽足
夢燒不捨步
衆流無充足
012_0130_b_01L
밤낮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가고
해와 달이라 해도 충족시키지 못하여
사방을 두루 돌아다녀도
왕의 탐욕은 끝내 만족함이 없다네.
012_0130_b_01L 晝夜流入海
日月無充飽
周行於四域
王貪無終飽

재물을 쌓아도 끝내 만족함이 없으니
대왕은 불같은 성질을 가진 사람이로다
풀과 나무의 뿌리가 불타도 끄려 하지 않으니
이것은 항상한 이치라네.
012_0130_b_02L 積財不飽終
大王火性者
不求燒草木
此是其常數

이와 마찬가지로 대왕도
세 가지에 불타지 않네.
대왕이여, 부귀는 무상한 것이어서
비유하면 풀끝에 맺힌 이슬과 같은 것이니
누가 장차 왕을 구원하려 하리오.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을 들으시라.
012_0130_b_03L亦如是大王
於三無所燒
王富貴無常
其喩如草露
誰當願求王
聞如是說者

이에 바사닉왕이 국빈 수뢰에게 말하였다.
“내가 그대보다 가난하다는 것을 누가 증명할 수 있겠느냐?”
“대왕이여, 듣지 못했습니까? 여래무소착등정각께서는 일체를 알고 일체를 본 분이어서 알고 계신 것이 진실로 믿을 만하고 증명할 수 있습니다. 그분은 일체 세간의 사람들과 아수륜을 알고 계시는데, 이 사위대성 가운데서 유행하고 계십니다.”
012_0130_b_05L 於是王波斯匿謂國貧須賴言我貧於卿誰當證是大王不聞耶如來所著等正覺一切知一切現所知審誠信立所證審於一切諸世人阿須遊於是舍衛大城
“수뢰여, 나도 또한 이 분에 관한 말을 듣고 보았었다.”
“대왕이여, 여래께서 저를 위해 왕께서 저보다 더 가난하다는 것을 증명해주실 것입니다.”
이 때문에 수뢰가 여래를 찾아뵙고 여래의 판결에 따라 마땅히 받들어 모시기로 하였다.
이에 국빈 수뢰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012_0130_b_10L須賴我亦曾聞見是者大王如來爲我證王貧甚於以是故須賴當往問如來如彼所決便當奉持於是國貧須賴說偈言

우리의 스승께서 멀리 가지 않으셨으니
내가 지금 이렇게 생각하면
그분께서 아시고 허공을 타고 오시리라.
금세와 후세의
마음과 마음을 모두 아시어
그분에겐 모르는 것이 없다네.
012_0130_b_13L我師行不違
我今於是念
彼知乘空來
於彼無不知
今世及後世
心心俱知已

대유(大儒)께서 이곳에 이르시리니
그분은 또한 공고함이 없으셔서
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겨
멀리 있어도 반드시 오시리라.
012_0130_b_15L大儒當至此
彼亦無貢高
愍一切衆生
雖遠必當來

중생의 마음이 지극하기 때문이니
바라옵건대 대왕이여,
반드시 믿어 생각을 피로하게 하지 마시고
지극하고 진실한 서원을 세우소서.
012_0130_b_17L 衆生至心故
我唯願大王
必信意莫疲
當立至誠誓

세존께서 반드시 오시어
화만과 여러 가지 향과
당번과 기악을 베풀어 주시리니
대유께서는 이와 같이 오시리다.
012_0130_b_18L 世尊必當來
華鬘及衆香
幢幡及伎樂
大儒如是來

수뢰가 차수하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012_0130_b_19L須賴叉手右膝著地說偈言

만약 부처님께서
나의 고요하고 지극한 마음을 아신다면
이 지극한 정성 때문에
두루 아시고 내 앞에 나타나시리.
012_0130_b_20L若佛審諦知
我定至心者
以是至誠故
若知立我前
012_0130_c_01L
이 말을 마치자마자 땅이 진동하면서 여래가 홀연히 땅속으로부터 나오셨다. 5백 제자와 보살 1천2백 명과 석범(釋梵)과 호세(護世)들과 모든 하늘[諸天] 수백만이 함께 왔는데, 부처님께서 신묘함을 나타내시는 것을 보고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고 찬탄하였다.
왕과 대신과 모든 권속들이 다 무릎을 꿇고 뛰어난 발에 예를 올렸으며, 수 천 명의 중생들이 세존께 공양을 올리고 모두 도를 닦을 뜻을 일으켰다.
012_0130_b_22L說是言已於是地動如來忽然化從地出五百弟子菩薩千二百釋梵護世者諸天數百萬見佛現神歎未曾王及大臣一切眷屬皆跪禮勝足數千衆生供養世尊皆發道意
이에 국빈 수뢰가 차수하고 세존께 말씀드렸다.
“제가 이 사위대성을 다니다가 옛날의 고인이 상서롭게 감응한 온 세상과 맞먹는 값을 지닌 금구슬을 얻었습니다. 이 때문에 세존이시여, 이 성 가운데에서 만약 가난한 사람이 있으면 주고자 합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성가운데에서 바사닉왕이 바로 가장 가난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침탈하여 만족할 줄 알지 못하고 재물과 보배를 탐하여 진실한 것을 알지 못하며 하천하고 가난한 사람을 괴롭히고 부유한 사람의 것을 덜어내고자 하여 왕의 세력을 전횡하면서 색욕에 애착하기 때문입니다.
012_0130_c_04L於是國貧須賴叉手白世尊言我行是舍衛大城中得往古人瑞應金珠價直普世以是故世尊於是城中若有貧者當以與之世尊我謂是舍衛城中王波斯匿卽是極貧何以故侵剋他有不知厭足貪於財寶不諦於誠實嬈惱下貧減損富有者專於王勢愛著色欲
이 때문에 금구슬을 왕에게 주고자 하는데, 왕이 받으려 하지 않고 나에게 묻기를 ‘자신이 가난하고 제가 부유하다는 것을 증명해 달라’고 말합니다. 바라옵건대, 여래․무소착․등정각께서는 일체지이고 일체혜이셔서 알고 계신 것이 믿을 만하고 저울처럼 평등하고 분별력이 있으시니, 저를 위해 한 번 증명해 주십시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일체 중생에게 평등한 마음을 지니시어 공고함을 멀리 떠나고 치우쳐서 무리지음이 없으시니, 원하옵건대 이 뜻을 설해 주십시오.”
012_0130_c_12L以是金珠與之王不肯受以證我貧仁富唯願如來無所著等正覺以一切智一切慧所知審信審爲稱審別爲一證善哉世尊心於一切去離貢高無所偏黨願說是
이때에 세존께서 바사닉왕에게 고하셨다.
“사실을 살펴보니 대왕이여, 수뢰의 말과 같아서 진실로 그와 같습니다.”
세존께서 이때에 편안하게 머무셨다. 이에 세존께서 수뢰의 의심을 해결해 주기 위하여 바사닉왕에게 고하셨다.
“대왕이 수뢰보다 부자인 이유가 있고, 또 수뢰가 대왕보다 부자인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어떠한 등등의 이유이겠습니까? 이른바 왕업의 존귀한 이익과 금․은․주옥․수정․유리․진주․산호를 관리하고 코끼리수레․말수레를 타고 창고에 온갖 보배를 간직해 놓았으니, 이러한 인연으로 대왕은 수뢰보다 부유합니다.
012_0130_c_17L於是世尊告王波斯匿審實大王如須賴言審爾世尊審爾安住於是世尊欲決須賴疑告王波斯匿言緣大王富於須賴復有緣理須賴富於大王彼何等爲緣所謂王業尊貴之利營從金銀珠玉水精琉璃眞珠珊瑚象馬車乘倉藏儲珍以是因緣大王富於須賴
012_0131_a_01L그런데 대왕이여, 계(戒)를 베풀어 주는 것을 듣고 마음이 평등하여 한가롭게 거처하는 덕에 집착함이 없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선정의 해탈과 삼매를 보호하고 불․법․승을 믿는 견고한 뜻으로 올곧게 믿음을 행하며 부끄러워하는 행이 있으니 이러한 인연으로 대왕이여, 수뢰가 왕보다 부유합니다. 가령 대왕께서 거느리고 있는 인민들의 재물과 보배가 모두 대왕이 가진 것과 같다 하더라도 이것으로써 이 족성자 수뢰가 일곱 걸음을 걸어가는 중간에 계를 듣고 지혜를 베푸는 것에 비하면 백 배도 미치지 못하고, 천 배도 미치지 못하고, 억만 배도 미치지 못하여 여기에 비길 수가 없습니다.”
012_0131_a_01L若復大王施與戒聞捨無著閑居之德慈悲喜護禪定解脫三昧正受信佛法衆堅固之志直信慚愧有行以是因緣大王須賴富於王假令大王所部人民財寶富有皆如大王以比此族姓須賴行七步中聞戒聞施智百倍不及千倍不巨億萬倍不得爲比
이에 바사닉왕이 공고함을 거두어들이고 세존께 말씀드렸다.
“제가 다스리는 경계 안에 이와 같은 대사(大士)가 편안하게 머물고 있는 훌륭한 이익을 크게 얻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습니다, 대왕이여. 그렇습니다, 대왕이여. 왕이 다스리는 경계 안에 이와 같은 대사가 있고, 또 대왕이여, 왕이 다스리는 나라의 경계 안에 수뢰와 같은 다른 대사들도 많이 있습니다.”
바사닉왕이 수뢰 앞에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2_0131_a_08L於是王波斯匿攝除貢高白世尊言甚得善利安而我界內有是大士世尊言如是大王如是大王王之界內有是大士又復大王又復多有餘大士在王國界如須賴者王波斯匿於須賴前說偈言

그대도 나의 스승이고
부처님도 나의 스승입니다.
그대 덕택에 교만함을 없앴으니
지금 국상(國相)으로 삼고자 합니다.
012_0131_a_14L仁是我之師
佛亦我之師
緣仁除貢高
今以國相上

원하옵건대 제가 거느리는 무리들과 함께
그대의 제자가 되고자 합니다.
교만함에 속임을 당하여
이 기나긴 밤[長夜]에 부림을 받았고
012_0131_a_16L 願與營從俱
爲仁之弟子
爲貢高所欺
使於斯長夜

왕의 지위에 미혹되어
도법을 행하지 않다가
지금 수뢰의 말씀을 듣고
그대 덕택에 법을 행하게 되었습니다.
012_0131_a_17L 爲王位所惑
不行於道法
今聞須賴言
蒙仁當行法

지금 이 5백 사람을
제가 탐욕 때문에 얽어매었으나
지금 모두 자유롭게 놓아 주어
그대를 모시게 하고자 합니다.
012_0131_a_18L今是五百人
吾以貪故繫
今悉放捨之
願屬仁侍使

이 5백 사람이 듣고 나서 해탈을 얻고 수뢰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하여 생각을 소멸시켜 업을 돌아보지 않았고, 더 이상 돌아보거나 미련을 갖지 않았으며 자기 스스로 서원을 세워 일체지의 마음을 확립했다.
012_0131_a_20L此五百人聞得解脫已欲報須賴恩滅意不顧業無所復顧應以誓自誓立一切智心
012_0131_b_01L이에 바사닉왕이 수뢰에게 말하였다.
“제가 가난하고 당신은 가난하지 않습니다. 수뢰여, 당신의 말씀이 통쾌하고 훌륭합니다. 수뢰 당신을 가난하다고 부르는 것은 왕의 법을 범하는 것이니, 지금 수뢰라고 하는 것은 단지 수뢰라는 이름에 해당할 뿐 더 이상 가난한 사람을 부르는 호칭이 될 수는 없습니다.”
012_0131_a_23L於是王波斯匿謂須賴我貧仁不貧須仁所言是爲快善其稱須賴貧謫以犯王法是須賴者但當名須賴不得復稱貧
이에 족성자 수뢰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차수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여기에 모인 대중들이 여래를 뵙고자 합니다. 훌륭하신 세존이시여, 이 대중들을 위해서 이와 같이 법을 설하시어, 대중들로 하여금 부처님을 보고자 하는 생각을 잊어버리지 않게 해 주십시오.”
012_0131_b_03L於是族姓子須賴卽從坐起更整衣服右膝著叉手白佛言是諸大衆普會欲見如來善哉世尊爲是大衆如是說法令是大衆不忘見佛
부처님께서 수뢰에게 말씀하셨다.
“족성자야, 갖추어서 수지해야 하는 네 가지 법이 있다. 가령 족성자와 족성녀로서 여래를 보는 자는 분명히 보고 잘 보아야 하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지극한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과 기뻐하는 마음과 공경하는 마음이 네 가지이니라. 또 네 가지가 있으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수뢰여, 족성자와 족성녀로서 여래의 색상과 성취를 본 자들은 곧바로 무상정진도의 뜻을 일으켜 지극한 마음으로 생각을 일으켜 여래의 뜻을 어기지 않고, 중생을 사랑하고 호념하여 영원히 제도해서 해탈시키기 위해서이고, 법을 받들도록 하기 위해서이고, 3보의 종자가 끊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012_0131_b_07L佛告須賴言姓子有四法具足受持若族姓子姓女見如來者審見善見何謂四法至心愛心悅心敬心是爲四復有四何謂四是須賴族姓子族姓女見如來色像成就便發無上正眞道意心發意不違如來意愛念衆生欲永度脫故欲使奉法故欲使三寶不斷
이 네 가지 법 때문에 수뢰여, 족성자와 족성녀로서 여래를 뵙는 것을 갖추려는 이는 분명하게 보고 잘 보아야 하느니라. 또 족성자와 족성녀로서 여래를 보아 분명하게 보고 잘 보는 네 가지 법이 있으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색(色)․ 통(痛:受)․상(想)․행(行)․식(識)을 행함에 보는 것이 없는 것과, 4대(大) 등이 공하다고 관하는 것과, 모든 망정이 실체가 없는 것이 모여 있다고 관하는 것과, 나라는 생각[我想]을 지각(知覺)해서 아는 것이다. 족성자와 족성녀는 이 네 가지로 분명하게 보고 잘 보는 것을 이룬다.
012_0131_b_15L以是四法故須賴族姓子族姓女具足見如來成其審見善見復有四族姓子族姓女見於如來成其審見善見何謂四色痛想行識行無所視觀四大等空諸情如空聚我想覺以是四事族姓子族姓女成其審見善見
012_0131_c_01L또 네 가지 법이 있으니, 족성자와 족성녀가 부처님을 매우 청정하게 보는 네 가지 법이 있다. 아(我)를 청정하게 해서 아를 떠나는 것과, 중생을 청정하게 해서 중생을 떠나는 것과, 수명을 청정하게 해서 수명을 떠나는 것과, 목숨을 청정하게 해서 목숨을 떠나는 것이니,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을 갖추어야 족성자와 족성녀가 여래를 매우 청정하게 볼 수 있느니라.
012_0131_b_21L復有四法族姓子族姓女見佛甚潔淨淨於我離我故淨於衆生離衆生故淨於壽離壽故淨於命離命以是四法具足族姓子族姓女見如來甚潔淨
또 네 가지가 있으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천안으로 작위하지 않는 것과 혜안으로 집착을 행하지 않는 것과 불안으로 분명하게 지각해서 깨닫는 것과 법안으로 나타나는 것을 그대로 아는 것이니, 이것이 네 가지 법이니라. 또 족성자와 족성녀가 여래를 매우 청정하게 보는 네 가지 법이 있으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계품(戒品)을 청정하게 하여 연속해서 집착함이 없는 것과, 정품(定品)을 청정하게 하여 모든 법을 고요하게 하는 것과, 혜품(慧品)을 청정하게 하여 세간의 지혜 등을 건너가는 것과, 해혜도지견품(解慧度智見品)을 청정하게 하여 해탈에서 훌륭하게 해탈하여 건너갈 것이 없어지는 것이니, 이 네 가지 법을 갖추어야 여래를 매우 청정하게 볼 수 있느니라.”
012_0131_c_02L復有四何謂四天眼無所作慧眼無所著行佛眼如審覺寤眼如知所現是爲四法復有四法族姓族姓女見如來甚潔淨何謂四於戒品無所連著淨於定品以諸法定故淨於慧品以度世智等故淨於解慧度智見品善解脫解脫無所度以是四法具足故見如來甚潔淨
이 네 가지 일을 차례로 설하여 법으로 교화할 때에 7백 제자가 뜻을 일으켜 제자승(弟子乘:성문승)으로 해탈을 얻었고, 천 명에 이르는 중생들이 무상정진도의 뜻을 일으켰다.
이에 세존께서 바사닉왕과 여러 대중들을 위하여 이 법의 가르침을 설하여 모두 환희용약하게 하고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보살과 여러 대제자들과 함께 신족통의 힘으로 마치 기러기왕처럼 허공을 타고 다시 기수급고독원에 이르렀다.
012_0131_c_09L當其說是四事次第法化時七百弟子發意以弟子乘而得解脫具滿千衆生發無上正眞道意於是世尊爲王波斯匿及諸大衆說是法教訓令歡喜踊躍便從坐起與菩薩及諸大弟子以神足力乘於虛空猶如鴈還到祇樹給孤獨園
이에 바사닉왕이 족성자 수뢰에게 말하였다.
“인자께서 여래를 찾아뵐 때 저도 가서 뵙고 따르면서 모시고자 하는데 될 수 있는지 여쭤봐 주십시오.”
이때에 왕이 함께 가고자 원하니 대왕과 후궁과 채녀와 모든 대신들의 대중이 에워싸고 함께 가서 부처님을 뵙고자 하였다.
이에 사위대성에서는 안목이 되는 제도를 만들어 부처님을 찾아뵙지 않는 사람들은 귀양을 가도록 하였다.1)
012_0131_c_16L於是王波斯匿謂族姓子須賴言若如仁者詣如來時願見告勅己欲侍從可爾時王亦願大王後宮婇女及諸大臣大衆圍繞俱往見佛於是舍衛大城之中立普施限不詣佛者使有過謫
012_0132_a_01L(수뢰가 말하였다.)
“무엇 때문이겠습니까? 또 대왕이여, 보살이 수행을 확립하는 것은 홀로 자기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보살이 수행을 확립하는 것은 일체 중생을 편안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또 대왕이여, 보살은 한 사람이나 두 사람 때문에 도의 뜻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크게 모인 대중들이 장차 따르고자 하여 이에 훌륭한 모습을 나타냅니다. ”
012_0131_c_21L所以者何又復大王菩薩立行不獨爲己菩薩立行欲安一切衆生故又復大王菩薩不以一人二人故而發道大聚大衆以爲將從於是顯好
또 묻노니 어떤 것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겠습니까. 일체가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제도해서 해탈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도의 뜻을 일으키는 것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소승을 따르지 않고 점점 나아가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견고한 것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일체의 아첨하는 중생을 거두어들여 항복시키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없는 마음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차이가 나는 수행을 하여 점점 나아가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012_0132_a_02L何謂菩薩之將從一切則是菩薩將從欲濟度脫之故發道意者是菩薩之將從不獨小乘而轉進故心堅固者是菩薩之將從欲攝伏一切諛諂衆生之故無懷之心是菩薩之將從欲著異之行轉進之故
머뭇거림 없는 마음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멈추지 않고 평등하게 구르기 때문입니다. 보시하는 마음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질투하는 마음을 품고 있는 중생을 거두어들이기 때문입니다. 계를 지키는 마음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악한 계를 지키는 중생을 거두어들이기 때문입니다. 인욕의 마음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들떠서 흔들리는 중생을 거두어들이기 때문입니다.
012_0132_a_08L無猶豫之心是菩薩之將從不亭等轉故布施之心是菩薩之將從攝懷嫉衆生故戒之心是菩薩之將從攝惡戒衆生忍辱之心是菩薩之將從攝持躁擾衆生之故
정진하는 마음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게을러서 중도에 그만두는 중생을 거두어들이기 때문입니다. 선정의 마음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생각이 산란한 중생을 거두어들이기 때문입니다. 지혜의 마음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악한 지혜를 가지고 있는 중생을 거두어들이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자심(慈心)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마음에 중생을 버리지 않고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심(悲心)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생사에 들어가도 걱정하거나 싫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012_0132_a_13L精進之心是菩薩之將攝持懈廢衆生故禪定之心是菩薩之將從攝持亂意衆生之故智慧之心是菩薩之將從攝持一切惡智衆生之故慈心大王是菩薩之將從心存不捨衆生故悲心是菩薩之將入於生死不患厭故
희심(喜心)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법락으로 중생을 즐겁게 하기 때문입니다. 보호하는 마음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미움과 애착을 모두 소멸시켜 평등하게 행하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네 가지 은혜가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모든 법에 집을 짓지 않고 평등하게 행하기 때문입니다. 갖가지 선의 근본에 보답하는 것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상호와 지혜를 가득 채워서 구족하기 때문입니다.
012_0132_a_19L喜心是菩薩之將從以法樂樂於衆生故護心是菩薩之將從憎愛俱滅等行之故四恩大王是菩薩之將從諸法無家而等行故種種善本報應是菩薩之將相好智慧充滿具足故
012_0132_b_01L서원이 깨끗하고 청정한 것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불국토를 청정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3해탈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감로의 문에 머물러 평등하게 행하기 때문입니다. 불양설(不兩舌)․불악구(不惡口)․불망언(不妄言)․불기어(不綺語)를 진실하게 믿는 것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말을 어김이 없어 평등하게 행하기 때문입니다. 부드럽고 즐거운 말을 하는 것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다른 사람의 말에 응해 대답하여 평등하게 행하기 때문입니다.
012_0132_b_01L誓願潔淨是菩薩之將從淨佛國土故三脫是菩薩之將從止宿甘露門之等行故誠信不兩舌惡口妄言綺語是菩薩之將從無違逆辭之等行故柔軟甘辭是菩薩之將從應辯報答等行之
어지럽게 함이 없는 것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일체 중생에 대해서 추악한 얼굴을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문을 갖추고도 평등한 마음으로 더욱더 받아들이는 것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생각에 허망함이 없어 평등하게 행하기 때문입니다. 스승과 어른을 존경하는 것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아직 듣지 못한 법을 다른 사람이 듣고 알아서 정법을 받아 지녀 평등하게 행하기 때문입니다. 집에 대해 평등한 마음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지은 것에 대해 손감시키려는 마음이 없어 평등하게 행하기 때문입니다.
012_0132_b_07L無所嬈亂是菩薩之將從於一切衆生無醜貌故多聞具足捨以轉受是菩薩之將從志念無忘等之故敬師長是菩薩之將從未聞之法令人聞知受持正法等行之故捨家之心是菩薩之將從如所作無有損減等行之故
한가롭게 거처하는 마음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재가의 법과 승가의 법을 견고하게 지켜 보호하기 때문입니다. 위의를 지키는 마음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다른 사람이 받은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깨끗한 덕을 지녀 물들지 않는 것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선의 근본을 평등하게 행하기 때문입니다. 깨끗하고 청정한 마음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믿음이 없는 중생이 그의 믿음을 확립하여 평등하게 행하기 때문입니다. 방자한 마음이 없는 것이 보살이 장차 따르고자 하는 것이니, 모든 부처님의 도품과 법을 구족하고 가득 채워 평등하게 행하기 때문입니다.”
012_0132_b_13L閑居之心是菩薩之將從白黑之法堅守護之故威儀之心是菩薩之將從不望於他有所受故德無染是菩薩之將從以甘善本等行之故潔淨之心是菩薩之將從信衆生以立其信等行之故無放恣心是菩薩之將從一切佛道品法具足充滿等行之故
이에 바사닉왕이 이 말을 듣고 나서 환희용약하면서 착한 마음이 생겨 갖가지 채색이 되어 있는 백천금이나 값이 나가는 좋고 이름난 옷을 수뢰에게 받들어 올리면서 공양법으로 올리는 것이니 법답게 받아달라고 하였다.
012_0132_b_20L於是王波斯匿聞是說已歡喜踊躍善心生焉以好名衣上服若干色綵其價百千奉上須賴供養法故以法故受
012_0132_c_01L그는 받으려고 하지 않으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멈추시오, 멈추시오. 대왕이여, 이것은 왕이 입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떨어진 옷과 납의를 기운 옷이 있기 때문입니다. 때때로 대왕이여, 나는 이 떨어진 옷을 나무에 걸어 두고 하루 낮 혹은 일곱 밤을 지내어도 가져가는 사람도 없고 탐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나는 일어나서 유행하면서 돌아보지도 않고 아끼려는 생각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대왕이여, 모든 의복은 단지 몸을 가리는 것일 뿐이니, 자기 자신으로 하여금 집착도 없게 해야 하고 그것에 대해 탐심을 내게 해서도 안 됩니다.”
012_0132_b_23L彼不肯受而說是言大王是王所服所以者何我自有弊服補納之衣有時大王之此弊衣挂樹一日或至七夜有取者亦無貪者我起遊行無顧惜以是故大王凡衣服者但以蓋形使已無著意又令彼不貪
바사닉왕이 족성자 수뢰에게 말하였다.
“그대 수뢰가 이 옷을 받지 않고자 한다면 원컨대 발로 밟아서 나로 하여금 장야(長夜)에 복을 얻어 편안하게 해 주시오.”
이에 족성자 수뢰가 이 이름난 백천금이나 값이 나가는 옷을 밟았다. 바사닉왕에게 자비를 베풀어 불쌍히 여겼기 때문이다.
이에 바사닉왕이 족성자 수뢰에게 말하였다.
“이 이름난 옷을 인자께서는 어찌하여 발로 밟고 버리십니까?”
012_0132_c_06L王波斯匿謂族姓子須賴言如汝須賴不受是衣者願以足履令我長夜得福安隱於是族姓子須賴使足蹈是名服百千價衣慈愍於王波斯匿故於是王波斯匿謂族姓子須賴言是之名服仁以足蹈何置之
대답하였다.
“대왕이여 이 이름난 옷을 사위성에 있는 모든 빈궁하고 고독한 사람들에게 줍시다.”
이에 바사닉왕이 좌우에 있는 신하들에게 칙명을 내려 옷을 가지고 사위성으로 가서 모든 빈궁하고 고독하고 파리하고 늙은 사람들에게 곧바로 주도록 하였다.
(수뢰가 말하였다)
“잘하였습니다. 대왕이여.”
012_0132_c_12L對曰大王是之名舍衛城中有諸貧窮孤獨可以與於是王波斯匿勅其左右卿等持往於是舍衛城中有諸貧窮孤獨羸老便以與之唯然大王
나라에 있는 많은 사람들과 모든 빈궁한 사람들이 바사닉왕이 백천금이나 값이 나가는 갖가지 채색으로 되어 있는 옷을 수뢰에게 주어 성안과 성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널리 준다는 소식을 듣고 두루 찾아와서 모여들었다. 사위성에 있는 백천억의 중생들은 모두 알맞은 옷을 얻었으며, 백천금이나 값이 나가는 옷을 모두 입었다. 알맞은 옷을 입고 나서 착한 마음이 생겨 ‘우리는 무엇으로 수뢰에게 보답하고 부처님의 위신력과 수뢰가 건립한 것을 받들어 공양해야 하는가?’라고 생각하였다.
012_0132_c_16L國中若干衆人及諸貧窮者聞王波斯匿以百千價衣若干種色與須賴已而以惠城內城外普來集聚於舍衛城千億衆生皆適得是百千價服已服著之適服著已善心生焉我當以何等報是須賴而爲供養承佛威神又須賴所建立
012_0133_a_01L그러자 곧바로 공중에서 소리가 나면서 말하였다.
“향화와 도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맛있는 고기와 밥으로 하는 것도 아니니, 수뢰에게 보답하는 것은 도의 생각을 일으키는 것 이상이 없다. 수뢰는 의식을 위해서 한 것도 아니고 공양하는 것이나 이름난 덕을 찬탄하고 칭찬하지도 않고 단지 중생을 제도하여 도의 생각을 일으키게 하고자 할 뿐이니 그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들은 마땅히 도의 지혜를 행해야 하리라.”
012_0132_c_23L便於空中而現聲言不以香花及塗香不以甘餚膳而可以報須賴無過發道意須賴不以衣食故亦不利供養歎譽名德故但以度衆生及發道意故順從彼教者當行道之智
이에 족성자 수뢰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바사닉왕과 후궁과 채녀와 신하와 관리들과 앞뒤에서 에워싸고 있는 큰 무리의 사람들과 함께 사위성을 나와 기수급고독원으로 찾아갔다. 사위대성 가운데 있는 10억의 사람들과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이 족성자 수뢰가 여래를 만나보러 간다는 소식을 듣고 수뢰의 은혜를 생각하여 모두 따라갔다.
012_0133_a_05L於是族姓子須賴便從坐與王波斯匿俱后宮婇女臣吏人衆圍遶前後出舍衛城行詣祇樹給孤獨園舍衛大城之中人衆十億國中貧人聞族姓子須賴往見如念須賴恩悉皆從行
부처님의 위신력을 힘입어 석제환인이 사위성으로부터 기수급고독원에 이르는 중간중간에 마당을 변화로 만들어 도리천에 있는 것과 같은 온갖 채색이 되어 있는 미묘하고 좋은 것을 두루 베풀고 갖가지로 장식되어 있는 궁전을 만들고 또 갖가지 보배나무를 변화로 만들고 또 나무 아래에다 사자좌를 변화로 만들었는데 높고 미묘하고 견고하며 높이가 천주나 되었는데 갖가지 백천 가지나 되는 하늘의 비단을 그 위에 깔고 수를 놓아 갖가지로 채색한 것이었다.
012_0133_a_10L以佛威神提桓因從舍衛城至給孤獨園於其中閒化作場地廣普雜綵妙好如忉利天晝度之宮若干挍飾又化若干種寶樹於樹下化作師子座高妙堅固高千肘以若干百千天繒敷其上文繡雜綵
아수륜녀와 수야의 부인인 만옥녀가 함께 모시고 있었는데 모두 하늘 꽃과 하늘 향과 북과 악기를 지니고 노래를 부르면서 여래의 사자좌에 공양을 올렸다. 공양을 하고 나자 이에 세존이 여러 사람들이 이미 모인 것을 알고 모든 보살들과 대제자와 함께 기수급고독원에서 나와 장엄하고 청정한 사자좌에 나아가서 결가부좌를 하고 앉았다.
012_0133_a_16L阿須倫女首耶之后萬玉女俱而侍衛皆持天華天香鼓樂供養如來師子之座已爲供養世尊知衆人已會與諸菩薩及大弟子出於祇樹行詣於嚴淨師子座詣已於師子座結跏趺坐
012_0133_b_01L여래께서 사자좌에 앉자 이에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면서 18가지 상서를 나타내고 진동하고 다시 진동하고 또 다시 크게 진동하였다. 이에 석제환인의 아들인 구혹(瞿或)이 대중 가운데 앉아 있었는데 구혹 천자가 6만 개의 자리를 변화로 만들었는데 천인이 만든 것이었다. 모든 보살들에게 각각 자리에 나아가 앉도록 청하고 곧바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2_0133_a_21L如來適坐於師子之座於是三千大千世界六種震動現十八瑞動而復動而復大於是釋提桓因子瞿或在會中坐於是瞿或天子化作六萬座天之所化已請諸菩薩使各詣坐便說偈言

여러 청정한 보살들께서는
여기에 앉으십시오.
이 자리는 선(善)의 근본이어서
빠르게 부처님의 자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012_0133_b_03L唯坐諸淨
士於是坐
座是善本
疾得佛座

여러 보살들은 구혹 천자를 불쌍히 여겼기 때문에 곧바로 그 자리에 앉았다. 이에 반야식건집락 왕자가 일행 왕녀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이 5백의 천인과 함께 악기를 갖추고 가서 똑같은 소리로 부처님의 덕을 노래로 찬탄하고 세존의 사자좌에 공양을 올려 수뢰의 미래의 즈음까지 다하도록 하여라. 왜냐하면 족성자 수뢰는 공덕이 높고 높아 모시고 따르는 사람이 많아서 여래를 보게 되는 사람은 그대들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니라.”
012_0133_b_05L諸菩薩愍瞿或天子故便坐其座是般若識乾執樂王子謂日行王女汝往與是五百天樂俱同音歌歎佛德俱供養世尊師子之座須賴未來之頃所以者何族姓子須賴功德巍巍將從衆多當見如來者則不審汝等
이에 일행 왕녀와 반야식건집락 왕자의 후비가 5백 가지 음악을 연주하면서 가서 여래를 찾아뵙고 모두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손으로 악기를 잡아 다함께 똑같은 소리로 세존의 덕을 찬탄하면서 가송(歌頌)으로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지나간 백 겁의 세월에 한가롭게 거처하는 행을 닦으셨습니다. 세존께서는 중생을 두루 조복시켜 음악을 보시하게 하고 세존의 몸과 입과 마음이 청정한 계율을 즐겁게 지니고 계시니 수미산과 같은 몸에 예를 올리고자 합니다. 세존께서는 인욕과 자비심을 실로 수고롭게 여기지 않으시고, 세존께서는 정진력의 견고한 힘이 나무와 같으시며, 세존의 신묘한 지혜의 광명이 짓지 못하는 것이 없으시니 삼계에서 번뇌의 때[垢]가 없는 분께 예를 올리고자 합니다.
012_0133_b_12L於是日行王女般若識乾執樂王子之后作五百樂往詣如來已稽首佛足手執樂器皆同一音歎世尊德而歌頌曰世尊往古百劫修閑居行世尊普調衆生使樂布施世尊身口及心樂持淨戒願禮體如須彌世尊忍慈固不勞世尊精進堅力如樹世尊神慧之光無所不作願禮三垢無垢
012_0133_c_01L세존께서는 이미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때를 이기셨고, 세존께서는 할 일을 이미 마치셨으니 삼계에서 마땅히 공양해야 하는 분께 예를 올리고자 합니다. 이 모든 때에 오염된 마녀들이 여래를 뵙고 나서부터 때가 없는 눈과 마음으로 안온함을 얻어 부처님의 생각을 성취하고 욕심을 버리고 떠나서 다시는 욕심을 가까이 접촉하지 않았으며, 즐거이 여래에게 마음의 때를 제거하는 법을 물어서 수고로우면서 때가 있는 자들로 하여금 중생의 뜻을 기뻐하는 일이 없도록 하였으니, 저
012_0133_b_20L世尊已勝貪婬瞋恚愚癡之垢世尊所作已辦願禮三界所應供養此諸垢污魔女自如來見已無垢目心得安隱成就佛念捨離於不復觸近於欲樂問於如來除心之垢莫使有勞垢意者歡悅衆生意
충분하게 훈련받은 세상의 2백 가지 뛰어난 모습에 예를 올리고자 합니다. 영락으로 꾸며진 백 가지 복과 공덕이 가득 찼으며 중생이 가는 곳마다 청정해질 수 있도록 훌륭한 음성을 들려주시니, 비교할 바 없이 신묘해서 미치기 어려운 신묘한 하늘과 금으로 된 부드러운 다리에 예를 올리고자 합니다. 행보는 사자가 구름 위를 걷는 것과 같으며 가서 교화를 행한 인으로 석가족의 태에서 태어나셨으며 지금 찬탄을 받는 덕에 백 가지 복이 가득 차 있으니, 중생의 마음으로 하여금 두루 기뻐하면서 피로해하거나 게을러짐이 없기를 원하고 찬탄을 받는 뛰어난 덕으로 인해 빨리 찬탄을 얻기를 원합니다.”
012_0133_c_02L願禮彼足訓世二百相勝瓔珞百福功德滿善音於衆生所往淨願禮無比神難及神天金軟足行步師子之與所往行化因釋胎生今所歎德百福滿願使衆生心普悅無疲惓歎勝之德願令疾得歎是者
이에 족성자 수뢰가 바사닉왕과 왕의 후궁과 여러 대중 권속들에게 에워싸여 백천이나 되는 모든 하늘들에게 노래로 찬탄을 받으며 세존을 찾아뵙고 세존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으로 물러나 앉았다.
이에 바사닉왕이 인좌(仁座)를 수뢰에게 양보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족성자여, 불쌍히 여기고 애민하게 여기는 은혜를 베푸시어 이 인좌에 앉으십시오.”
012_0133_c_08L於是姓子須賴與王波斯匿及王後宮諸大衆眷屬圍繞諸天百千之所歌行詣世尊已稽首世尊足於一面王波斯匿稽首如來足各繞三帀於一面住於是王波斯匿以其仁座而讓須賴而說此言唯族姓子垂恩矜愍坐此仁座須賴便坐於彼仁座
수뢰가 곧 저 인좌에 앉았다. 이때 대중 가운데에서 수뢰를 아직 만나지 못했던 모든 천자들이 이 가난한 사람을 보고 ‘무슨 공덕이 있어서 왕에게 공경을 받는 것이 이와 같은 것일까?’ 하고 생각하였다.
이에 석제환인이 모든 천자들의 생각을 알고 모든 천자들에게 말하였다.
“이 인자에 대해서 교만한 생각을 일으켜 모든 어진 공덕을 손감시켜 장야에 편안하지 못하게 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 왜냐하면 내가 이 족성자를 자세히 살펴보니 대공덕과 선법을 가득 채웠느니라. 또 모든 천자들이 잠깐이라도 모시고 있으면 그가 공덕과 선법을 갖추고 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012_0133_c_15L於是衆中有諸天子未見須賴者是貧人有何功德爲王見敬乃如是於是釋提桓因知諸天子意謂諸天子言莫起慢意於是仁者而令諸仁功德損減長夜不安所以者何其審諦是族姓子大功德善法充滿又諸天子且待須臾觀其功德善法具足
012_0134_a_01L이에 족성자 수뢰가 모든 천자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자 하여 곧바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예,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지금 보살 대사들이 중생을 제도하는 장엄한 아름다움과 지혜의 장엄한 아름다움과 시연하시는 장엄한 아름다움을 설하시어 빠짐없이 구족하고 가득 차게 하여 빨리 무상정진의 도를 얻을 수 있게 하십시오.”
012_0133_c_23L於是族姓子須賴欲悅諸天子便白佛言唯然世尊現說菩薩大士濟度衆生之嚴好智之嚴好示現嚴好具足充滿疾成無上正眞之道
이때에 세존께서 이와 같은 형상의 몸에서 나오는 광명을 내어 수뢰의 몸을 비추니 이 광명이 몸에 닿자마자 족성자 수뢰가 부처님의 광명을 받았다. 이때에 수뢰의 몸이 석제환인보다 수천만 배나 뛰어나게 되었으니, 수뢰의 몸의 아름다움이 이와 같았다. 이에 모든 천자들이 수뢰의 몸의 아름다움이 이와 같은 것을 보고 매우 크게 기뻐하면서 곧바로 수뢰에게 예를 올리고 하늘 꽃을 그 위에 뿌려 공경하였다.
012_0134_a_03L是時世尊以如是像放身光明照須賴身適觸身已族姓子須賴蒙佛光是時須賴身逾釋提桓因數千萬須賴之身姝好如是於是諸天子見須賴身姝好如是甚大歡喜便禮須賴而以天華散敬其上
이에 세존께서 족성자 수뢰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귀한 자리에 있으면서 비천한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사람들을 제도하기 위해서이니, 이것을 지혜의 장엄한 청정이라고 하느니라. 또 위의로써 중생들을 기뻐하게 하는데 중생들을 기뻐하게 하고 곧바로 그 행을 나타내어 신통을 오랫동안 나타내는 것이 지혜의 장엄한 청정이니라. 또 족성자야, 보살 대사가 생각으로 자재함을 얻고도 매우 가난한 모습을 나타내면 모든 범지들과 모든 사람들에게 공경을 받게 되니 이것이 장엄한 청정이니라.
012_0134_a_09L於是世尊告族姓子須賴言菩薩處貴而現卑賤欲度人故是則名曰智之嚴淨而以威儀悅可衆生可衆生已便現其行久現神通是智嚴淨族姓子菩薩大士意得自在示現極貧爲諸梵志諸人所敬是爲嚴淨
또 족성자야, 만약 보살이 하천하고 가난함을 나타내어 외학(外學)을 감동시켜서 매진하게 하고 그 가난한 생각을 제거하여 그 자리에서 대업을 나타내고, 또 집을 버리는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중생들에게 집을 싫어하는 모습을 나타내어 인도해 주기 위함이니 이것이 장엄한 청정이니라. 수뢰여, 이것이 보살이 중생을 청정하게 하여 지혜의 장엄한 청정과 정진의 장엄한 청정을 구족하는 것이니, 빨리 무상정진의 도를 얻을 수 있느니라.”
012_0134_a_15L族姓子若其菩薩示現下貧感厲外學除其貪意現處大業又現捨家欲以導示厭家衆生故是爲嚴淨是爲須賴是菩薩淨於衆生智慧嚴淨精進嚴淨之具足也疾成無上正眞之道
012_0134_b_01L이에 아난이 세존께 여쭈었다.
“이 족성자는 발심하여 수행한 것이 오래되었는데 무엇 때문에 여래께서 광명으로 장식해 주는 것이 이와 같습니까?”
이에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 족성자는 과거 세상에 수억백천이나 되는 모든 부처님에게 공양하는 것을 구족하였고, 모든 도무극(度無極:바라밀)의 행을 행하였으며, 신통의 작용으로 즐거움을 삼아서 이미 3인(忍)을 얻었고, 이미 응변(應辯)을 얻어 방편으로 중생을 잘 제도하기 위해서 매우 가난한 모습을 나타내 보인 것이니라.”
012_0134_a_20L於是阿難白世尊言是族姓子發行已來久遠云何而爲如來所光飾乃如是乎世尊告阿難言是族姓子阿難世具足多供養諸佛數億百千行諸度無極所行之行而以神通用爲娛已得三忍已得應辯以方便善度衆生故示現極貧
이에 아난이 세존께 여쭈었다.
“족성자 수뢰가 가난한 행을 나타내 보여 중생을 제도한 횟수가 몇 번이나 됩니까?”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욕천(欲天)에서 7천 번 나타냈고 색천(色天)에서 만 2천 번을 나타내어 모두 무상정진도의 뜻을 일으키게 하여 세상 사람을 제도하였으니, 도의 뜻을 일으킨 사람과 착한 곳에 태어난 이의 수를 헤아릴 수 없느니라.”
012_0134_b_04L於是阿難白世尊族姓子須賴示現貧行以度衆生其數幾如世尊告曰阿難欲天七千色天萬二千皆發無上正眞道意世人無數發道意者及生善處
또 물었다.
“무상정진의 도를 이루려는 마음을 일으킨 것이 얼마나 되었으며, 도를 얻었을 때 명호를 무엇이라 하며, 그 부처님 세계의 장엄한 청정은 무엇과 같습니까?”
이에 세존이 족성자 수뢰와 국토의 장엄한 청정을 찬탄하기 위하여 곧바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2_0134_b_08L又問久如當成無上正眞之道得道之時名號云何其佛世界嚴淨何類於是世尊欲歎族姓子須賴國土嚴淨便說偈言

아난이 나의 칭호를 듣고자 하니
모든 세상을 장차 인도하기 위해서라네.
중생을 완성시키려 하니
높고 넓게 두루 칭호를 말하리라.
012_0134_b_12L阿難聽我稱
諸世之將導
以成衆生故
高廣弘普稱

대승행을 일으킨 것
그 겁이 무한수이니
처음에 발심한 때로부터
선행을 행한 이래로
012_0134_b_14L發於行大乘
其劫無限數
從始初發意
行善行以來

모든 부처님을 받들어 모시고
그분들을 공양하여
모든 법의 우두머리를 위했으니
항상 옹호하기 위해서라네.
012_0134_b_15L奉事於諸佛
及其所供養
爲諸法之長
常擁護之故

지혜로 머물고 다니면서
모든 도무극(度無極)에서
신통을 얻어 스스로 즐기고
장야(長夜)에 네 가지 평등[四等]을 행하였네.
012_0134_b_16L智所往往行
於諸度無極
神通自娛樂
長夜行四等

방편의 훌륭함을 잘 배워
생사의 더러움을 보고
불법을 분명하게 살펴서
순숙시킴을 잘 배웠네.
012_0134_b_18L善學方便善
其見生死穢
明審於佛法
善學相純淑

중생의 근본을 알고
근본을 따라 제도해서 해탈시키고
뜻과 지혜로 행하여
매우 청정한 경지에 머물렀네.
012_0134_b_19L知衆生之本
隨本度脫之
以意智所行
住於甚淸淨

이미 임기응변의 변재를 얻어
모든 총지(摠持)에 머무르며
마군의 갈고리를 이미 건너갔으니
모든 부처님의 위의(威儀) 덕택이라네.
012_0134_b_20L已得應機辯
住於諸摠持
已度於魔鉤
諸佛之威儀

견고하게 머물러서 움직이지 않고
집착에 오염을 당하지 않아
세상을 제도하는 8가지 법
이익과 쇠함에서 총지를 나타내네.
012_0134_b_22L堅住而不動
無所污染著
度世之八法
利衰現摠持

모든 법에 있어서
멀리하는 것도 없고 가까이하는 것도 없으니
비유하면 허공의 성품과 같아서
그 마음에 집착함이 없다네.
012_0134_b_23L無所於諸法
不遠亦不近
喩如虛空性
其心無所著
012_0134_c_01L
피로해하거나 싫어하는 생각이 없어
항상 대비심을 행하여
견고하게 총지에 머무르니
자비로운 덕의 갑옷을 입었네.
012_0134_c_01L無有疲厭意
常行大悲心
堅固住摠持
以被慈德鎧

자신에게 자비롭게 하는 것처럼
중생에게도 그러하여
끝내 싫어함과 원한을 품지 않고
범한 사람에게도 바로 잡는 질문을 하지 않았네.
012_0134_c_03L如於己之慈
於衆生所然
終不懷嫌恨
犯者不挍問

마땅히 받아야 하는 것에 걸맞게
맞이하여 피하지 않고
말과 행동이 어긋나지 않았으며
모든 법을 두루 배웠네.
012_0134_c_04L如其所應受
迎待而不避
口言行無違
諸法普學法

해탈한 모습에 걸맞게
두 가지 법에서 모두 해탈하였고
3인(忍)을 빠짐없이 얻어
행함에 번뇌를 일으키는 일이 없었네.
012_0134_c_05L如其解脫相
二法俱解脫
三忍具足得
於行無所起

모든 부처님이 행하시는
위의를 잘 건립하였고
모든 국토에서 행하고 또 행하여
중생에게 많은 이익을 주었네.
012_0134_c_07L諸佛之所行
威儀善建立
於諸土行行
多饒益衆生

그 장소는 일정하지 않으니
여래가 없는 곳에서는
수뢰가 행하는 것에 대해
세존께 공양하듯 하였네.
012_0134_c_08L彼方則不定
而無有如來
須賴所行處
如供養世尊

공경함도 마땅히 이와 같이 해야 하니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이여
내가 멸도한 후
후세에 법이 다할 때에
012_0134_c_09L敬亦當如是
諸天及世人
我滅度之後
後世法盡時

수뢰가 그곳에서 행하리니
동방에 있는 세계이고
그 국토의 이름은 묘락(妙樂)이며
여래의 이름은 무노(無怒)라 하리라.
012_0134_c_11L須賴於行彼
東方之世界
其土名妙樂
如來名無怒

장차 그곳에서 돌아오는 것은
나머지 3아승기겁 후이리니
그 수에서 줄어들지 않고
이렇게 한 이후에
012_0134_c_12L當從彼來還
餘三阿僧祇
於其數不減
於是已之後

부지런히 계속해서 도를 행하여
장차 국토를 장엄 청정하게 하고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
이와 같은 겁 이후에
012_0134_c_13L續當勤行道
當嚴淨國土
欲度衆生故
彼於是劫後

장차 뛰어난 도를 이루어
명호를 광세음왕(光世音王)이라 할 것이며
국토는 아촉불의 국토와 같으리니
여래의 세계로다.
012_0134_c_15L當成其勝道
號光世音王
土如阿閦佛
如來之世界

세계의 이름은 선화(善化)라 하리니
모든 덕을 빠짐없이 갖추어
수(壽) 만 년을 안주하여
세상에 거처하며 교화하리니
012_0134_c_16L世界名善化
衆德悉備具
安住壽萬歲
處於世教化

승가의 수는 비유가 무한하고
소승의 뜻을 일으키는 자는 적으며
대승을 구하는 자는 무한하여
신통력을 두루 알게 되리라.
012_0134_c_17L僧數喩無限
少發小乘者
求大乘無限
普知神通力

범부는 어리석은 어두움의 때[垢]에 가려져 있는데
선화세계는 두루 청정하니
그는 장차 두루 명칭을 부르게 하여
하나의 법으로 교화해서 가르치리.
012_0134_c_19L凡夫愚闇垢
善化普淸淨
彼當普令稱
一法化教誨

그는 마군이 이끄는 것을 피하지 않고
두루 평등하고 청정한 지혜로
세상을 인도하고 멸도한 후에
정법이 세상에 머물게 되어
8만 4천 년 동안
법의 지혜가 숨거나 묻히지 않으리라.
012_0134_c_20L彼無魔牽連
普等淸淨智
導世滅度後
正法住於世
八萬四千歲
法慧不隱藏

수뢰가 교화한 중생들은
받들어 모시는 도를 높이 행하여
모두가 장차 그곳에 태어나리니
번뇌[漏]가 다한 사람은 제외되느니라.
012_0134_c_22L 須賴所化衆
承奉道高行
一切當生彼
除置漏盡者
012_0135_a_01L
족성자 수뢰를 위해서 해설해서 해결해 줄 때에 일체의 대중들이 각각 옷으로 수뢰 위를 덮어 주었고 권해서 도와주는 소리를 삼천대천세계에서 두루 알지 못함이 없었다.
그 권해서 도와주는 소리에 한량없고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모든 하늘[諸天]․용(龍)․귀신[鬼]․건답화(乾畓和:건달바)․아수륜(阿須倫:아수라)․가류라(迦留羅:가루라)․진타라(眞陀羅:긴나라)․마휴륵(摩休勒:마후라가)․인비인(人非人)들이 소리에 응하여 모두 이르러 와서 무리를 지어 앉아 족성자 수뢰에게 공양을 올렸다.
세존께서도 이들을 위하여 법화의 인연으로 갖가지 설법을 하여 모두 삼승의 행을 체득해서 알게 하셨다.
012_0134_c_23L當爲族姓子須賴解說決時一切衆會各各以衣覆須賴上勸助之聲三千大千世界莫不普知以其勸助之無量無數諸天乾沓和阿須迦留羅眞陁羅摩休勒人及非人應聲皆至聚會而坐供養族姓子須世尊亦爲是等以是法化因緣種種說法皆令諦解於三乘行
이에 바사닉왕이 세존 앞에 있으면서 차수하고 세존께 말씀드렸다.
“제가 왕위에 미치고 취했으며, 재물과 업에 미치고 취했으며, 영광과 부귀에 미치고 취했으며, 창고에 있는 금은과 창고의 곡식에 미치고 취하여 아끼고 탐하면서 만족할 줄 모르고 중생들을 핍박하여 국가의 재물로 만들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로 세존께서 세세생생에 이와 같은 상(像)의 위(位)에 처하시어 시행하신 법의 교화를 모두 족성자 수뢰에게서 듣고 지극히 가난한 수뢰 덕택에 해결을 했습니다.
012_0135_a_08L於是波斯匿住世尊前叉手白世尊我狂醉王位狂醉財業狂醉榮貴狂醉庫藏金銀倉穀慳貪無厭逼迫衆生以爲國財如我世尊世世以如是像處位施行之法化皆從族姓子須賴聞已我爲極貧須賴所決
지금 세존 앞에서 나라를 버리고 유리 태자를 왕자로 세워 계(戒)를 받들고 몸을 허여하여 세존과 모든 중승(衆僧)을 지키고 그들에게 베풀어 가지고 있는 재물과 보배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첫째 부분은 부처님 앞에서 중승에게 받들어 올리고, 두 번째 부분은 모든 빈궁하고 고독한 이들에게 주고, 세 번째 부분은 왕의 일을 돕는 데에 쓰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누구이든 이와 같은 상법(像法)의 위(位)에 처하여 교화하심을 듣고도 재물과 업에 집착하는 뜻이 있다면 이것은 어리석음과 나쁜 벗에게 포섭되었기 때문에 집착하는 뜻이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지은 선의 근본을 중생에게 베풀어 무상정진도의 뜻을 일으키기를 원하옵니다. ”
012_0135_a_14L今於世尊前捨置於國以琉璃太子立爲王子當奉戒當許身爲世尊及諸衆僧守園給使所有財寶當爲三分一分於佛前奉上衆僧二分與諸貧窮孤獨三分以爲王事之儲誰復世尊聞如是像法處位教化當有意著於財業者也爲愚癡惡友所攝持者乃有著意以是所作善本惠施衆生願發無上正眞道意
012_0135_b_01L이에 모임 가운데[會中] 있던 5백 장자와 5백 거사와 5백 범지와 5백 신하들은 바사닉왕이 이와 같은 상(像)의 사자후를 하는 것을 듣고 모두 무상정진도의 뜻을 일으켜 집안의 재물과 업을 버리고 세존의 교화를 받아 집을 버리고 도에 들어가고자 하였으며, 회중에 있던 3백여 명의 사람과 그 나머지들도 모두 그 자리에서 비구승이 되었다. 이미 비구승이 되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었다.
012_0135_a_23L於是會中五百長者五百居士五百梵志五百臣吏聞王波斯匿作如是像師子之吼皆發無上正眞道意捨家財業欲於世尊之化捨家入道置中三百人其餘皆現爲比丘僧已除鬚髮服著袈裟
이에 족성자 수뢰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의복을 정돈하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세존을 향하여 차수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원하옵건대 세존과 시방에 현재 계시는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 집을 버리겠습니다.”
012_0135_b_05L於是族姓子須賴卽從坐起更整衣服右膝著向世尊叉手白佛言願從世尊及十方現在諸佛受捨於家
이에 족성자 수뢰가 시방의 모든 부처님 세존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발원하면서 말하였다.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도에 들어가고자 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이에 모든 부처님이 각각 오른손을 펴서 수뢰의 머리를 만지셨는데 그 머리에 닿자 수염과 머리카락이 모두 떨어지고 법의가 몸에 입혀져서 위의가 편안하게 되었다.
012_0135_b_08L於是族姓子須賴稽首十方諸佛世尊而發願諸佛世尊聽許入道於是諸佛各申右掌摩須賴頭適觸其頭鬚髮皆墮法衣著身威儀安庠
이에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을 하고 대광명을 내어 시방을 두루 비추었고 하늘 꽃을 비처럼 내렸는데, 이 모든 부처님의 팔들이 서로를 장애하지 않았다.
석가문(釋迦文) 세존께서 금색의 팔을 펴서 수뢰의 머리를 어루만지시자, 저 도의 뜻을 일으킨 모든 사람들이 이것이 현화(現化)임을 보았다.
이 무리들은 모두 모든 부처님으로부터 수계를 받게 되었다. 이 법을 설할 때에 5백의 비구들이 제자승(弟子乘)을 일으켜 모두 무착(無着)의 경지를 얻었고, 만(滿) 1천의 보살들이 모두 불기법인(不起法忍:무생법인)을 얻었다.
012_0135_b_12L於是三千大千世界六反震動放大光明普照十方雨於天花是諸佛臂皆不相障尊釋迦文伸金色臂摩須賴頭彼諸發道意者見是現化是輩皆當爲諸佛之所授決當說是法時五百比丘發弟子乘皆得無著滿千菩薩皆得不起法忍
012_0135_c_01L이때에 세존께서 장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법의 교화를 받아서 받들어 지니고 외우고 설법하여 광대한 중생들에게 두루 널리 부연 해설하도록 하여라. 무엇 때문인가? 이 5탁의 세계인 중생탁(衆生濁)․노구탁(勞垢濁)․수명탁(壽命濁)․사견탁(邪見濁)․시겁탁(時劫濁)의 때에는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실 때가 아니므로 이와 같은 등등의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 수뢰로 하여금 극빈자의 모습을 나타내게 하였느니라. 왜냐하면 나는 이와 같은 인계(忍界)의 위의[儀]로 나타내어 사람을 제도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아난아, 마땅히 이와 같은 법을 중생에게 나타내야 하느니라. 이 중생들은 마땅히 이와 같은 법을 믿어서 해탈해야 하며, 마땅히 이와 같은 등등의 법으로 여래의 교화를 받아야 하느니라.”
012_0135_b_19L爾時世尊告長老阿難言受是法化奉持誦說周滿敷演廣大衆生所以者何是五濁世衆生濁垢濁壽命濁邪見濁時劫濁佛興世非是其時欲度此等故使須賴示現極貧所以者何我不以如此忍界之儀而示現一人不度也以是故阿難現是法布示衆生此衆生等當信是法當從解脫當如是等爲如來所化
부처님께서 여러 제자들에게 착한 생각으로 받들어 지니라고 말씀하시자, 족성자 수뢰와 바사닉왕과 석제환인과 장로 아난과 모든 하늘․용․귀신․아수륜과 세간의 사람들이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것을 듣고 모두 환희하면서 머리를 조아리고 떠나갔다.
012_0135_c_04L佛告諸弟子善念奉持族姓子須賴及王波斯匿釋提桓因長老阿難及阿須倫及世閒人聞佛所莫不歡喜稽首而去
佛說須賴經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이 부분 앞뒤로 원문 자체에 빠져 있는 부분이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