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2_0136_a_01L불설성구광명정의경(佛說成具光明定意經)
012_0136_a_01L佛說成具光明定意經


지요(支曜) 한역
홍승균 번역
012_0136_a_02L後漢天竺三藏支曜 譯


이와 같이 들었다.
012_0136_a_03L聞如是
한때 부처님께서 가유라위국(迦維羅衛國)의 정사(精舍)에 머물고 계셨다. 어느 날 새벽에 옷을 갖추어 입으시고는 아난(阿難)을 불러서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여러 명사(明士)들과 제악(除惡)의 무리와 무착(無着)과 이적(履跡) 등을 청하여 오도록 하라. 오늘 필시 이요(異要)를 묻는 일이 있을 것이다.”
그러자 아난이 이 같은 명을 받고는 즉시 부처님의 말씀을 저 네 무리의 사람들에게 두루 알렸다.
012_0136_a_04L一時佛在迦維羅衛國精舍中止晨朝整服呼語阿難汝請諸明除惡衆及無著履迹等來今日當有上問異要於是阿難受勅應時遍宣如來教於四輩人
그때 제악과 무착과 이적의 무리들 5천만 명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을 찾아와서 땅에다 머리를 조아려 예를 차린 다음, 자리를 물러나 머물렀다. 또 현녀(賢女)로서 악을 버린 무리들과 나라 안의 현녀를 따르는 일반 여인[凡女] 14만의 여인들의 무리가 여래께서 계신 곳을 찾아와서 땅에 머리를 조아린 다음에 물러나 앉았다. 또 명사 80억만 2천 사람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을 찾아와서 땅에 머리를 조아린 다음에 공손하고 바른 자세로 머물렀다. 또 문사(文士)로서 재가에 지계자 4만 명이 서로 따라 찾아와서 땅에 머리를 조아린 다음에 물러나 머물렀다.
012_0136_a_08L有除惡無著履迹衆凡五千萬人詣如來所稽首于地畢而避住復有賢女棄惡衆及國中凡女人隨諸賢女人十四萬衆詣如來所稽首于地退座而坐復有明士八十億萬二千人詣如來所首于地儼然恭住復有文士居家修戒者四萬人相隨來至稽首于地各卻住
이에 부처님께서 위신력(威神力)으로써 시방세계의 모든 불국(佛國)을 감동하게 하셨다. 그러자 명사와 여러 천인(天人)들로서 성불할 자와 발원할 자들 무릇 8백억만 명이 모두들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날아와서 땅에 머리를 조아린 다음에 공중에 열을 지어 머물렀다. 그리고 또 열두 천신(天神)의 장군들이 그들 관속(官屬) 40만 명을 데리고 부처님께서 계신 곳을 찾아와서 땅에 머리를 조아린 다음에 각자 부(部)를 나누어서, 부처님을 좌우에서 모시고 섰다.
012_0136_a_16L佛以威神感動十方諸佛國明士及上諸天應當成者及當發者凡八百億萬人皆飛來至佛所稽首于地列住空中復有十二天神將軍將諸官屬四十萬人來詣佛所稽首于地各分部住佛左右立侍
012_0136_b_01L이들은 이날의 집회에서 한 식경(食頃) 동안에 모두들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자 부처님께서 곧 자리에 앉으라고 하시었다. 육체가 있어 아직 4신족(神足)을 얻지 못한 자는 모두들 평상에 앉았으며, 시방에서 온 명사와 여러 천신(天神)들로서 몸이 가벼운 자와 이미 신족(神足)을 얻은 자들은 공중으로 날아올라서 그대로 앉았다. 이들은 각각 변화로 지어낸 꽃 일산을 가지고 있어서 그 행렬(行列)이 기이하고 좋았는데, 그것이 모두 부처님께서 위신력 변화[威變]로 일으키시어 화작(化作)한 것들이었다.
012_0136_a_21L所當是日會時如一食頃悉至佛所佛卽令坐其有肉體未得四神足者應皆就榻十方諸來明士及諸天神身輕或已得神足者皆踊在空中坐自然座各各有化花蓋行列奇好皆佛威變之所興化也
이 회중(會中)에 모인 여러 명사들은 다들 묘행(妙行)을 닦아서 마음이 맑고 입이 깨끗하며 몸으로 뭇 계율(戒律)들을 간직해서 3예(穢)와 6환(患)과 5폐(弊)가 이미 사라지고, 갖가지 번뇌와 열뇌(熱惱)와 온갖 더러움과 의심의 그물[疑網]이 없어지고[閉結], 전도된 견해의 오류와 근본을 알지 못하는 것과 12연기[牽連]를 이미 모두 끊어버려서 깨끗하기가 달빛과 같았는데, 제각기 세간의 습속을 따라서 그 행(行)에 의하여 이름을 지었던 것이다.
012_0136_b_05L諸來明士在會坐者率皆妙行心淸口淨身服衆戒三穢六患五弊已索衆煩熱惱雜垢沃若疑網閉結倒見之謬不知之本十二牽連皆已絕棄淨如月花各隨世習俗行立字
012_0136_c_01L그들 명사들의 이름은 무예왕(無穢王)이며, 광경존(光景尊)이며, 지여산홍(智如山弘)이며, 대화정(大花淨)이며, 전근향(轉根香)이며, 월정요(月精曜)이며, 광지영(光之英)이며, 정불법(整不法)이며, 선중선(善中善)이며, 곤륜광(崑崙光)이며, 일광정(日光精)이며, 사자위(師子威)며, 의잡보(意雜寶)며, 염치묘(炎熾妙)며, 덕보흡(德普洽)이며, 보조민(普調敏)이며, 경단행(敬端行)이며, 자인서(慈仁署)며, 혜작(慧作)이며, 산결(散結)이며, 엄의구족(嚴儀具足)이며, 고원행(高遠行)이며, 광덕왕(光德王)이며, 호세(護世)며, 도세(導世)며, 대력(大力)이며, 정정(正淨)이며, 천사(天師)며, 선관(善觀)이며, 관음(觀音)이니, 그들 대중들의 이름이 각각 달랐다.
012_0136_b_10L有明士名無穢王次復名光景尊次復名智如山弘次復名大花淨次復名轉根香次復名月精曜次復名光之英次復名整不法次復名善中善次復名崑崙光次復名日光精次復名師子威次復名意雜寶次復名炎熾妙次復名德普洽次復名普調敏次復名敬端行次復名慈仁署次復名慧作次復名散結次復名嚴儀具足次復名高遠行次復名光德王次復名護世次復名導世次復名大力次復名正淨次復名天師次復名善觀次復名觀音如是衆名各各別異
그때 어떤 귀한 족성의 자제가 있었는데 그 이름이 선명(善明)이었다. 그와 같은 무리들 5백 명이 각기 시종을 거느리고 있었는데 모두 일산을 받쳐 들고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와서 여래의 발 밑에다 머리를 조아리고는 일어나서 주위를 보니 사람들이 사방에 가득하였고, 공중을 우러러보니 모두 천상의 사람이었다. 존귀한 하늘 사람은 자리에 단엄하게 있었고, 똑바로 서 계셨다. 기쁜 마음으로 생각하였다.
‘오늘 큰 복이 있어 이와 같은 대중들의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으니 음식을 베풀어서 하루를 공양하고자 하나, 내가 가진 것을 생각해 보니 공양을 할 수가 없겠구나. 이들을 모두 평등하게 대접하지 못한다면 보시가 아니니, 이를 장차 어찌 해야 하는가?’
012_0136_c_03L於時有貴姓子名曰善明從同輩五百人人各有侍者執蓋相隨來詣佛所稽首如來足下起住觀衆四面甚盛仰視空中率皆上人天尊在座端嚴直立興心念言今日大福遇此衆會欲設飮食以供一日計身所有不能供施不等接則非施也我將如何
이때에 부처님께서 선명의 마음을 아시고는 그를 위로하여 말씀하셨다.
‘젊은 벗이여! 그런데 법을 권하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012_0136_c_10L佛知善明所念則勞之曰少年善寧聞法勸之說乎
“듣지 못했습니다.”
“마음이 일어날 때는 일으키는 것이 지혜이다. 그 바라는 바의 다소(多少)를 헤아리지 않는 것이 바로 보시이다. 방금 생각한 것은 여래가 여기에 있는데 어찌 못하겠는가? 부처님은 능히 하지 못하는 자로 하여금 할 수 있게 하시고, 일체가 항상 구족하고, 할 것을 항상 잘 처리하시는 분을 바로 여래라고 하느니라.
그러나 여래가 하려고 하는 것은 의복이나 음식 등 욕락(欲樂)의 물건들이 아니고 계율을 갖추어서 6환(患)이나 5폐(弊)와 같은 미혹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니, 집안의 안락과 4식(食)에 대한 생각이 없고, 또한 의복과 용모, 관책(冠幘)으로 꾸밈도 없는 것이다. 항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무상(無常)의 진리를 알고, 미혹하여 즐거운 곳에 있을 때에도 반드시 괴로움이 짝하고[對] 있음을 깨달으며, 탐유(貪有)의 방에서 공무(空無)의 근본을 비추어 보고, 감각작용[受]의 바탕이 육신의 진실이 아님을 분명히 알아서, 나[我]도 없고, 지음도 없고, 반연도 없으며 집착도 없다. 이러한 것이 곧 부처님이 하시는 것이다.
012_0136_c_12L未達也起時則起可謂智矣不計少多有所希望謂施矣向所念者如來在此何患不如來能使不辦者辦不足者足切常足所作常辦是謂如來如來辦者不用衣欲樂之物乃以具戒不聽六患五弊之惑不惟家樂不有四食之想亦無衣容冠幘之飾處計常之而知無常之諦居惑樂之地則覺必苦之對貪有之室照空無之本受有之體明非身之眞無我無作無著斯如來之辦也
012_0137_a_01L“그러자 선명이 천존(天尊)의 말을 듣고는 마음이 기쁘고 맺힌 것이 풀려 몸이 가벼워져서 용약(踊躍)하며 말하였다.
“제가 본래 슬기롭지 못해서 12연기에 속박되어 마음에 취명(就冥)이 일어서 속된 삼류(三流)에 떨어졌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처럼 일찍이 없는 법을 들었으니, 원컨대 천존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이를 몸소 받아 지녀서 그 묘한 법을 즐기고 싶습니다.”
그리고는 찬탄하였다.
012_0136_c_23L於是善明聞天尊說心悅結解身輕踊躍我本無黠連縛十二心起就冥墮俗三流今日所聞未曾有法願身受持如天尊教咸樂妙法因而歎曰

인천[天人]에서 높으신 분
부처님이 제일입니다.
자애(慈愛)로 권하여 구하니
삼계(三界)에 고루 베푸시네.
012_0137_a_04L天人之尊
如來爲上
慈哀勸救
等施三界

열루(劣漏)한 보잘것없는 행(行)을
법재(法財)로 포섭하시니
모든 미혹을 풀어서
의심 없게 하시네.
012_0137_a_06L劣漏貧行
攝以法財
令一切惑
解釋無疑

몸이 높고 귀함을 갖추셨으니
상호(相好)를 견줄 곳 없습니다.
사람을 위하여 뜻을 내어
법을 펴심이 가없으시네.
012_0137_a_07L身尊具貴
相好無雙
出意爲人
演法無窮

슬기와 지혜의 뭇 흐름
산과 바다같이 쏟아져라.
법이 삼계(三界)를 윤택하게 하고
시방세계에 흘러 퍼지네.
012_0137_a_08L睿慧衆流
注如山洋
法澤三界
流衍十方

대인(大人)의 상(相)이 원만하고
보배로운 지혜를 구족하셨네.
모든 곳마다 법을 나타내어
부족한 자 이끌어 주려 하시네.
012_0137_a_10L大人相滿
寶慧具足
在在現法
將導不逮

지혜가 어리석음[愚冥]을 비추고
적정처[淨處]로 이끌어 주시니
원컨대 몸이 스스로 귀의해서
피안(彼岸)에 이르도록 하여 주소서.
012_0137_a_11L慧照愚冥
牽致淨處
願身自歸
得到彼岸

선명이 찬탄하기를 마치고는 다시 앞으로 나와서 무릎 꿇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원컨대 오늘 공양 올리고자[設饌] 하는 본래의 뜻을 이루고자 하오니, 부디 이를 가련하게 여기시고 왕림하시어 참석토록 하여 주소서.”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잠잠히 말씀이 없으신 채 평상시와 같이 태연하시었다. 선명은 대답을 듣지 못하였으므로 공손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012_0137_a_12L於是善明歎畢更前長跪啓天尊曰願卒本意今日設饌唯乞加哀抂屈臨眄天尊默然自如常法善明恭立謂未見聽
그러자 아난이 입을 열어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잠잠히 말씀이 없으신 것은 그대를 위해 허락하신 것입니다.”
012_0137_a_16L於是阿難開語之曰天尊默然爲己相許
이 말을 듣자, 선명은 마음이 기쁘고 즐거워서 머리를 조아리고는 밖으로 나가서 문 밖에서 사람을 들여보내 말하였다.
“지금 가진 것을 계산해 보니 2천 명분의 식사를 대접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부처님께 이 같은 사실을 알려 드려 주십시오.”
그러자 아난이 즉시 부처님께 선명이 말한 대로 알려 드렸다.
012_0137_a_17L善明聞之心則逸豫稽首而出住於門外遣人入白言自計所有可供二千人飯願啓天尊令知如此阿難卽白佛具宣善明所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선명에게 돌아가서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공양을 준비하는 데 정성을 다하라고 하라. 그리고 내가 모든 대중들과 함께 갈 테니 갖추지 못할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라.”
아난이 즉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선명에게 일러 주었다.
012_0137_a_21L佛告阿難汝語善明使還供設汝所有佛當與大衆一切皆往勿嫌不辦阿難卽出具語善明如佛教言
012_0137_b_01L그리고는 아난이 다시 말하였다.
“현자(賢者)께서는 돌아가셔서 다시는 음식이 부족할까 걱정을 마십시오. 부처님 신통[佛神]이 이르는 곳엔 모든 것이 갖춰집니다.”
012_0137_a_23L阿難又曰賢者便還莫起二意畏有不足佛神所至無有不具
선명은 곧 아난에게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서 처자와 집안의 여러 사람들에게 말했다.
“지금 우리가 초청한 분은 천존(天尊)이시니 신묘하여 모든 지혜에 통달하신 분이다. 만약 한 가지 물건이라도 이 분에게 보시를 한다면 그 사람은 대대로 복을 받아 끝이 없을 것이다. 또 능히 사람들을 제도하여 속박에서 해방시켜 줄 것이니 너희들은 엄숙하고 공손한 자세로 깨끗하게 음식을 마련할 일이며, 온갖 음식들을 준비하되 마땅히 최상의 맛이 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그 권속(眷屬)들과 일하는 자들이 모두 그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준비를 하였다. 부처님은 실로 억겁을 통해서도 만나기 어려운 분이므로 뵙는 착한 이들은 청정하게 되리라.
012_0137_b_02L善明卽前禮阿難而還還舍勅其妻子室內大小言今所請者號曰天尊神妙通達爲一切智其以一物施是人者世世受福而無窮極又能度人解於索結汝等恭肅淨施飯食具設衆味當令絕美眷屬從使各盡心極意天尊難億劫時有其所當爲善令淸淨
그때 좌중에 역판중유(力辦衆有)라는 명사(明士)가 있어서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선명을 도와 대중들에게 공양하게 하였다. 그때 12천신(天神)의 왕과 사천왕과 대세용왕(大勢龍王)도 부처님의 말씀을 받들어서 다들 역판중유를 따라가서 그 일을 돕기로 하였다. 선명의 집에 도착해서 선명을 위로하여 말하였다.
“현자께서 근심하시므로 부처님께서 저희들을 보내시어 준비하는 일을 도와드리라고 하셨습니다.”
012_0137_b_09L座中有明士名力辦衆有佛告令共佐善明供此大衆於時十二天神王及四天王大勢龍王承佛告教皆從力辦衆有明士往而佐之到則勞俫語善明曰賢者勤心佛使我等相營助
그러자 선명이 명사와 여러 천왕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공경하여 그들에게 사의를 표하였다.
“상인(上人)들께서 수고가 많으십니다. 지금 2천 명분을 준비했습니다마는 집이 좁을까 걱정이 됩니다. 이를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012_0137_b_15L善明則前禮明士及諸天王敬意辭謝言勞屈上人今已辦二千人具大衆當來懼是小舍其將奈何
012_0137_c_01L그러자 역판중유 명사와 여러 천신의 왕들이 걱정하지 말라고 대답하며 좌우를 돌아보니, 집안이 저절로 넓어지고 높아져서 마치 하늘의 궁전과 같이 되었고, 집안에 갑자기 천억만 개의 자리가 생겼는데 모두 뭇 보배가 땅으로 변한 형상으로 감유리색(紺琉璃色)이었으며 방 안의 좌석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잠깐 사이에 백천 억만의 사람들이 공양하도록 갖춰졌다. 갖가지 이름 있는 향이 사루어지고 온갖 비단들이 내걸렸다.
그리고 길마다 평탄해졌는데 색깔이 마치 수정과 같았으며, 나무들이 늘어서고 저절로 들려오는 음악은 맑은 소리가 서로 화성(和聲)을 이루어서 가락이 매우 슬펐는데 설법을 하는 소리는 제석천과 범천[釋梵]의 여덟 가지 음성[八種]이었다.
012_0137_b_17L於是力辦衆有明士及諸天神王答莫憂因各左右顧視屋室自然長廣高大像天之殿於屋下便有千億萬座皆是衆寶變地之形紺瑠璃色室中牀座亦復如是如彈指頃卽有百千億萬人飯具而皆足畢燒衆名懸諸繒幡其所行道卽便廣平如水精樹木行伍自然音樂雅聲相和甚悲說法之音釋梵八種
그때 역판중유 명사와 여러 천신의 왕들이 부처님 계신 곳으로 돌아갔다.
012_0137_c_03L於時力辦衆有明士諸天神王卽還佛所
선명이 그 대단한 이변을 보고는 놀랍고 기뻐서 뛰어오르며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여쭈었다.
“부처님의 크신 자비에 힘입어서 이미 준비를 마쳤으니, 부디 모든 대중들을 데리고 왕림하여 주소서.”
012_0137_c_04L善明見此大變驚喜踊躍來詣天尊白言佛大慈所設已具唯願擧衆抂屈尊
그러자 부처님께서 즉시 무예왕 명사 등 6백만 명에게 길을 인도하도록 하였는데, 더러는 허공으로 오기도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중앙에 자리하시고 나머지 무리들은 그 뒤를 따랐다. 부처님께서 문을 나서시자 대지가 곧 엄숙한 진동을 일으켰으며, 여러 천인(天人)들이 꽃을 뿌리고 갖가지 좋은 향들을 사르면서 천상의 즐거운 노래를 부르며 뒤를 따라와 자리에 앉았다. 여러 천신의 왕들이 즉시 진지[施飯]를 도왔으며, 부처님께서는 축[呪願]을 송(誦)하셨다.
식사를 마쳤는데 실컷 배불리 먹고도 음식이 다함이 없었으며, 모든 그릇들에 음식이 여전히 가득 담겨 있었다.
012_0137_c_07L佛卽令無穢王明士等六百萬人在於前導或行虛空佛處中央其餘從如來出門地則肅震諸天散花衆名香乃作上樂歌頌而從到皆就諸天神王卽助施飯佛口呪願已飽足飯不消𣩠衆器飯具滿則如
선명이 마음속으로 독백했다.
‘부처님의 위신력의 변화는 이와 같이 넓고 큰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를 한 뒤에 이와 같은 뜻을 여쭈어 봐야 하겠다.’
설거지를 마치고 팔을 펴는 동안 부처님께서는 대중들과 함께 돌아가 정사(精舍)에 정좌하셨다.
012_0137_c_13L善明心獨而言天尊威變弘廣乃食訖行盥當問此意水盥已畢伸臂頃佛與大衆恍惚而還在精舍
그러자 선명이 다시 찬탄하였다.
於是善明因復歎曰

부처님께서는 참으로 신묘하시니
세상 사람들 듣고 보기를 바라네.
변화하심이 높고 기이하니
보는 이 모두 기뻐하지 않음 없네.
012_0137_c_16L天尊實神妙
世所希見聞
變改卓犖異
睹者莫不欣

자세히 보면 매우 기이하고 우아하니
변화를 나타냄 짝하기 어렵네.
하지 않아도 스스로 갖춰지고
힘들지 않게 대중들 배부르게 하시네.
012_0137_c_18L諦觀甚奇雅
現變難等雙
不作而自具
不勞飽滿衆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일을 하고
시키지 않아도 명령[令] 절로 행해지네.
함이 없이[無爲] 그렇게 되니
이 덕이라야 가능하리.
012_0137_c_19L不語自然使
不教令自行
不爲而遇爲
是德以何將

본래 무슨 술법(術法)을 행하였던가.
나면서 이 같은 광영(光榮) 있었네.
어떠한 덕의 근본을 쌓았기에
이같이 아득히 높게 되셨는가.
012_0137_c_20L本行何術法
生而有此榮
積何德之本
致斯巍巍尊

원컨대 저[貧道]를 불쌍히 여겨서
법재(法財)로 넉넉하게 해 주시고
마음의 맺힘[結網] 결택하여
남은 의심 없게 하소서.
012_0137_c_22L願哀貧道者
開饒以法財
決心之結網
放令無餘疑
012_0138_a_01L
선명이 찬탄하기를 마치고는 자리에서 물러나 합장하고 아뢰었다.
“제가 사는 곳은 여기서 멀지 않은 곳으로서 마을을 복안(福安)이라고 하는데 부처님께서 조금 전 불쌍히 여기셨던 그곳입니다. 저는 그곳에서 언제나 묻고 배우기를 좋아하여 세상의 위의(威儀)와 옛 임금의 제도 및 신선과 성인의 법에 대해서도 배웠습니다.
부처님께서 이 나라 가까이에 와 계시다는 말씀을 듣고는 마음이 설레어 꿈과 같았습니다. 부처님의 제자 사리불이 언제나 저희 집에 와서 저를 위하여 법을 설하였는데, 그 법이 매우 심오해서 아직 들은 바가 없던 것이었습니다. 마음이 비록 기쁘고 감격하지만 오히려 아득하기만 하였습니다.
오늘 잠시 찾아와서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고 불법(佛法)을 보니, 본 것은 곧 행하여야 할 지극한 견해[至見]여서 마음이 기쁘기가 어둠 속에서 빛을 보는 것과 같았습니다. 음식을 대접하고는 모르는 것[異]을 여쭈려 생각하였습니다. 가진 것이 변변치 못하여 감히 말씀을 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을 통해서 저의 마음을 받아 주시고는 도력(道力)으로 저를 도우셔서 좌석과 음식 등을 순식간에 마련하여 주셨으며, 식사가 끝난 뒤에도 그릇들이 처음과 같이 가득하도록 하셨습니다. 이것이 대체 어떠한 변화이기에 이처럼 신묘합니까?
012_0137_c_23L善明歎已更避坐叉手啓言我所居去是不遠聚名福安佛向所哀顧處是也我在其聚常好學問學世威儀古王之制及學神仙聖人之法聞天尊近在此國興意想像夢輒髣天尊弟子名舍利弗常到我舍我說法法甚深妙我所希聞心雖欣猶懷瞢瞢今日輕來禮佛天尊觀道法所當則行至見心悅如冥睹意欲設飯因獲異問所有劣少敢發言天尊神通迎知我心道力助我牀座食饌忽然而辦食畢器具滿則如故此何變化神妙乃爾
그리고 부처님의 32가지 상(相)을 뵈오니 그 모습 하나하나가 모두 아름다워서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습니다. 거동은 예의에 맞게 빠르지도 늦지도 않으며, 앉으시면 자리가 앞으로 뒤로도 치우치지 아니하여 알맞게 됩니다. 여덟 가지 목소리가 느리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으며, 말씀은 법과 율을 이루어 태양처럼 분명하게 훈계를 합니다. 그리하여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다 그 은복(恩福)을 받도록 하시니, 본래 어떤 수행을 하셨기에 이렇게 태어나실 수 있습니까?
012_0138_a_13L又觀天尊三十二相相相有好視之無厭行則庠序不遲不疾坐則中坐不前不卻語聲八種不緩不急言成法律明誡如日令一切衆咸受恩福本作何行而有此
또 부처님께서는 발이 땅에 닿지 않으시고 족상[相輪]이 뚜렷하여 단엄하기 그림 같으며, 몸이 공(空)하고 몸체가 가벼워서 곳에 따라 변화해 나투시니, 어떠한 수행을 하셨기에 이 세상에 이와 같습니까? 부디 그 본말(本末)을 알 수 있도록 하여 주소서.”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012_0138_a_18L又見天尊足不履地相輪昞端嚴如畫身空體輕在所變現皆何行於世有是願垂解了令知本末
“참으로 좋은 말이로다. 지금 네가 물은 것을 여래가 자세히 설명하겠다. 너는 마음과 뜻을 모아 모두 받아들여 잊지 않도록 하라.”
012_0138_a_20L於是佛言善哉善哉如爾所問如來當具演之整心整意咸受莫忘
그러자 선명이 대답하였다.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012_0138_a_22L善明則曰受教
012_0138_b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본래 여섯 가지 덕행[六德]을 하여 대대로 그만두지 않았던 것이다. 그 때문에 마침내 깨달음을 얻고 마음대로 변화하여 있는 곳에서 자유자재할 수 있었으며 일체지(一切智)를 이루어 사물에 통달하지 않는 것이 없게 되었다.”
012_0138_a_23L佛言我本先行六德之行世世不廢是以至於得佛恣意變化在所作爲爲一切智無物不達也

“어떤 것을 6덕의 행이라고 합니까?”
012_0138_b_02L何謂六德之行
“광시(廣施)ㆍ광계(廣戒)ㆍ광인(廣忍)ㆍ광정진(廣精進)ㆍ광일심(廣一心)ㆍ광지혜(廣智慧)를 말한다.”
012_0138_b_03L廣施廣戒廣忍精進廣一心廣智慧
선명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것을 광대한 보시[廣施]라고 합니까?”
012_0138_b_04L善明白佛何謂廣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도(道)를 닦는 자는 마땅히 먼저 몸이 항상하고 참된 것이 아니어서 4대(大)로 이루어진 것임을 알아야 한다. 뼈와 살이 모두 깨끗하지 못한 것으로 마땅히 다 버려야 할 것이니 그[骨肉] 근본으로 돌아가 보면 항상한 것이 없다. 몸이라는 것도 내 것이 아니며, 재물 또한 나에게 허락된 것이 아니다. 마음이란 형상이 있지 않아서 확실히 정한 이름이 없으며, 인연들[緣緣行]로 얽힌 것이어서 신행(身行)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몸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몸이란 일정함이 있는 것이 아니니, 당연히 썩어서 공허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은 생각을 한다면 네 가지 믿음[四信]이 확고해져서 내신(內身)과 외신(外身), 천지와 만물이 모두 일정하게 머묾이 없이, 마땅히 허물어지고 쇠퇴하여 흩어지고 사라질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은 믿음이 확고하다면 몸을 보아도 몸이 아니고, 사물을 보아도 사물이 아니어서, 마음대로 보시하여서 남들을 배부르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법을 베풀어 어리석고 미련한 자를 이끌어서 교화하므로 광시(廣施)라고 하는 것이다.”
012_0138_b_05L佛言爲道者先當知身非常眞物四大所成骨肉不淨皆當棄捐還歸其本不得常住身不我有財物非我心無有形了無常名爲緣緣行縛所以有身行身無有常亦當空朽計如此則立四信內身外身天地萬物皆無常住當歸壞敗棄散消融此信已立則觀體非體觀物非物便能恣施飽滿於人又而法施牽化愚曚故曰廣施
“어떤 것을 광대한 계율[廣戒]이라고 합니까?”
何謂廣戒
012_0138_c_01L“광계(廣戒)란 능히 몸의 세 가지 재앙[三殃]을 다스리고, 입의 네 가지 허물[四過]을 지키며, 뜻의 3악(惡)을 거두어들이는 것을 말한다. 몸으로 하는 행[身行]이란 만약 모든 중생들과 벌레나 짐승을 보면 가련하고 불쌍한 생각이 들어 놓아 살려 주며 물을 따라 돌아가 편안케 해 준다. 만약 온갖 진기(珍奇)하고, 유연하며 곱고 매끄럽고 고운 보물을 보고 마음에 들더라도, 비록 자신이 가난하고 괴로워도, 안으로 그 마음을 다스려 탐내어서 취하지 않아야 한다. 색깔이 고운 연지(臙脂)와 백분(白粉) 같은 장식품을 보더라도, 모두 썩고 곪아서 냄새나는 것임을 안으로 관찰하는[內觀] 것이 몸의 세 가지 계율[三戒]인 것이다.
입으로 하는 행[口行]이란 만약 사람들이 4과(過)로써 자신을 헐뜯는다면 그것이 입의 잘못이라는 것을 깨달아 부드럽고 좋은 말로 응대를 하고 지성(至誠)으로 꾸밈없이 대답하여 그를 교화시켜서 반성하여 따르도록 하는 것이니, 이것이 입의 네 가지 계율[四戒]이다.
뜻으로 하는 행[意行]이란 마음이 지혜를 익혀서 생사를 생각하면서 언제나 지혜에 머물러서 미혹하여 비뚤어지고 더러워지지 않는 것이다. 또 도품(道品)의 공무(空無)의 종요(宗要)에 깊이 들어가 참과 거짓을 분별하고 요달해서 아무런 의심이 없으며, 선을 보면 이를 권면(勸勉)하고 그것을 이루면 대신 기뻐하는 것이니, 이것이 뜻의 세 가지 계율[三戒]이다.
그러므로 처음으로 도를 행할 때에 먼저 10계(戒)를 닦아서 스스로 능하게 되면 다시 남들을 교화하는데 부지런하여 게으름 없이 하여 쉬지 않는 것을 광계(廣戒)라고 한다.”
012_0138_b_14L廣戒者謂能攝身之三殃守口之四過撿意之三惡身行者若見一切衆生蚑行蠕動愍而哀傷縱而活之隨其水陸還而安之若見衆寶珍琦柔軟細滑可意之物雖身貧苦內伏其心不令貪及見細色脂粉之飾則內觀朽爛膿血之臭斯身之三戒口行者謂彼若以四過加己則而覺知口之失也以善言和語至誠不飾答而化之使反從己斯口之四戒矣意行者則心習智慧思惟生死常住慧處不惑流又深入道品空無之要別了眞喭而無疑難見善則勸成則代喜斯意之三戒故行道之始先於十戒旣能自又化他人勤而不懈行而不休無懈惓之想故曰廣戒也
“어떤 것을 일러 광대한 인욕[廣忍]이라고 합니까?”
何謂廣忍
“광인(廣忍)이라고 하는 것은 만약 어떤 사람이 나에게 욕을 했을 때, 그 소리가 나와서 오는 것을 아무리 관찰해도 형상이 없으며, 본래 그 소리가 발생하는 근본이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그를 살펴보아도 역시 아무런 형상이 없다. 그 마음이 의지한 바는 4대(大)이고 이 사대가 근본으로 돌아가면, 또한 어떠한 이름도 없다. 또한 그것은 너니 나니, 남자니 여자니, 늙고 젊은 것도 아닌 것이다. 따져 보면 그 주인 되는 것이 없어서 수치스럽다고 하는 것이 아무런 형상이 없이 단지 이름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처럼 양쪽이 없고 그 가운데 또한 형상이 없으니, 이 세 가지를 따져 보면 모두가 비어서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약 지혜로운 자가 그 뜻을 펼쳐 이와 같은 생각을 하면 결코 분노의 마음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공(空)으로써 공을 참으며, 또 온갖 악(惡)에 대해서도 참아서 하지 않는다면 상대하여 일어남이 없게 되어 마음과 뜻을 다스리면 몸도 자연히 그렇게 된다. 그런 후 다시 다른 이를 가르친다면 이를 광인(廣忍)이라고 한다.”
012_0138_c_07L廣忍者若人罵我計從聲出音來到此觀了無形本音所來出於心意于心意亦復無形察心所猗猗於四大四大還本則亦無名亦非彼我亦非男女亦非老少計了無主慚辱所在無形立字於兩無之中又亦無形計此三者空無所有智者散意觀慮如此瞋恚不生以空忍空又於衆惡忍而不對來不起撿心伏意身自能爾又誨他人此謂廣忍也
“어떤 것을 일러 광대한 정진[廣精進]이라고 합니까?”
何謂廣精進
012_0139_a_01L“음식을 많이 먹지 않고 음식 맛을 느끼지 않으며, 잠자는 것을 줄이고 밤과 새벽으로 긴장하여 가다듬으며, 세속을 멀리하고 도를 가까이하여 뭇 계율을 실천하며, 앉고 일어나는 법에서 그 법도를 잃지 않으며, 범(犯)함이 없는 수행을 마땅히 그 마음에 익히며, 37도품(道品)의 강요(綱要)를 쉬지 않고 즐겨 외우고, 낮으로는 힘써 받들고[勤受], 밤으로는 경행(經行)을 하며, 말을 하면 법도에 맞게 하고, 몸과 입과 뜻이 아울러서 법을 기억함에 의해 경문(經文)을 떠나지 않고, 앉아서 자세히 설하더라도 그로 하여 마음이 번거로워지지 않고, 미련하고 어리석은 자에게 가르침을 열되 게을리 하는 일이 없고, 마음과 뜻을 위반하는 것에 스스로 집중함[專精]에 이르도록 해야 하니, 자신이 할 수 있으며 또한 남에게도 가르쳐야 하니, 이를 광정진(廣精進)이라고 한다.”
012_0138_c_17L減於多不味於味除於睡臥驚意晨夜遠俗近道行於衆戒坐起之法不失其儀無犯之行當習於心道品之要汲汲樂誦晝則勤受夜則經行語則應律身口意幷從倚憶法不離經文坐而廣說意不以煩開教愚頑不以懈勞違心反意自逮專精身旣自能又誨他人斯謂廣精進
“어떤 것을 일러 광대한 일심[廣一心]이라고 합니까?”
何謂廣一心
“부모를 효도로 섬기되 한마음으로 하고, 스승과 벗을 높여 공경하되 한마음으로 하고, 갈애(渴愛)를 끊고 세속을 멀리하되 한마음으로 하고, 37도품에 들어가되 한마음으로 하고, 공한(空閒)하고 적막(寂寞)하게 하되 한마음으로 하고, 사람들이 소란한 속에서도 한마음이 되고, 다툼이 많고 짓는 것이 많고 번뇌가 많은 그런 곳에서도 한마음으로 하고, 격려하고 비방하고 이익이 되고 손실이 되고 선하고 악한 일들에 대해서 동요를 하는 일이 없이 한마음으로 하고, 수식관(數息觀)의 선(禪)에 들어서 6경(境)을 버리고 청정하게[捨六就淨] 하되 한마음으로 하여 자신이 능히 행하고 이를 남들에게 가르친다면 이를 일러 광일심이라고 한다.”
012_0139_a_03L孝事父母則一其心尊敬師友而一其心斷愛遠俗而一其心入三十七品一其心空閑寂寞而一其心在衆煩而一其心多欲多諍多作多惱是之處而一其心襃訕利失善惡之於是不搖而一其心數息入禪六就淨而一其心身自能行復教他人此謂廣一心也
“어떤 것을 일러 광대한 지혜[廣智慧]라고 합니까?”
何謂廣智慧
012_0139_b_01L“명사(明士)가 받은 몸을 따라서 세 가지 고통[三痛]과 여섯 가지 환난[六患]과 다섯 가지 폐단[五蔽]의 번뇌가 있고, 예순둘의 음산한[沈吟] 생각이 있으며, 여든여덟의 풀기 어려운 속박[八十八使]이 있고, 1천8백의 창날에 찢기는 고통이 있으니, 이와 같은 일들은 곧 지혜를 가지고 하나하나 깨우쳐 알 수 있다. 그 일어나는 것과 없어지는 것을 관찰을 하며, 그 병을 보고 약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미 그 종요(宗要)를 총괄하여 몸으로 하여금 범계(犯戒)하지 않게 하며, 뜻이 세속에 물들지 않고, 뭇 갈애 가운데서도 마음은 도품(道品)에 갈무리 되어야 한다. 6환(患)의 집에 있어도 마음은 6정(淨)의 당상(堂上)에 있으며, 5폐(蔽)의 방 안에 있어도 마음은 단멸(斷滅)의 방에 있으며, 부실한 집에 있어도 마음[心思]은 방편의 보호를 받으며, 뱀이 우글거리는 곳에 앉아서도 마음은 멀리 벗어날 지름길을 생각하며, 썩은 배를 탄 험한 길에서도 마음은 스스로 건너갈 방도를 강구하며, 불길이 치솟는 숲 속에서도 마음은 물을 부어 꺼버릴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런 것 때문에 명사는 지혜의 방편을 행하여 생사난(生死難)에서 벗어나, 삼계의 생각을 끊고 멸도(滅度)로 나아가니, 자신이 능히 행하고 또 다른 사람들도 가르친다면 이를 광지혜(廣智慧)라고 하며, 이것이 6덕 수행의 뜻이다.
012_0139_a_11L明士隨於受身則有三痛六患五弊之垢六十二沈吟之想八十八難解之縛八百鋒瘡之痛若此之事則以智慧一一開了觀其所起察其所滅視其所病選以何藥旣摠其要令身不毀意不入俗處衆愛之中心在道品之寄六患之舍心在六淨之堂住五弊之室心在斷滅之戶猗不固之屋思方便之護坐蛇蚖之地心念捨遠之徑乘坏舩之嶮心啚自濟之路盛火之林心推灌滅之安是以明士行智慧之便拔出生死之難絕三界之想就滅度之地旣自身行又教他此謂廣智慧六德之行義也
조금 전에 물었던 부처님의 그 신통변화와 상호(相好)의 한량없는 덕은 이 때문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이니, 이와 같은 여섯 가지 법, 모든 정혜(慧定), 37도품과 끝없는 총지[摠持無邊底] 행을 수행하였기 때문에 부처님 이름인 천존(天尊)을 얻어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이다.”
012_0139_b_02L向所問如來神變相好無量之德所以致之此六法及諸慧定三十七品摠持無邊底之行故得佛號天尊無所不能爲也
그러자 선명과 모인 대중들이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것을 듣고 다들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가장 높고 홀로 존귀하신[無上獨尊] 분의 평등한 뜻을 발원하고 싶습니다.”
“오늘 큰 복을 얻었으니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신속히 이와 같은 수행에 이르게 하겠다.”
012_0139_b_06L於是善明及衆會聞天尊說皆擧言願發無上獨尊平等之意今日得大福令一切人疾逮此行
선명은 그때 네 가지 정법(淨法)을 얻었다. 첫째는 눈의 깨끗함[眼淨]이고, 둘째는 몸의 깨끗함[身淨]이며, 셋째는 입의 깨끗함[口淨]이고, 넷째는 마음의 깨끗함[意淨]이었다. 곧 흐뭇하여 머리를 숙이고 가만히 법의 뜻을 생각하였다.
012_0139_b_08L明時則得四淨法一爲眼淨二爲身淨三爲口淨四爲意淨欣然低頭默思法義
012_0139_c_01L이때에 선명이 자리에서 물러나 장궤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널리 제도하심은 끝이 없으며, 금계[法禁]는 미묘하여 의식의 상태를 거두고, 마음을 조복하여 청정함에 나아가 재앙과 번뇌를 소멸합니다. 이것은 듣기만 해도 이미 그 공덕이 큰데 더구나 이를 실천한다면 그 공덕은 칭량(稱量)하기가 어렵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내가 전세(前世)에 이 여섯 가지 일만을 행한 것이 아니라 또 선정의 법과 끝없는 총지와 37도품을 수행해서 드디어 불사(佛事)인 4무소외(無所畏)와 10력(力), 열여덟 가지 신묘하고 특이한 법[十八不共法]을 이루고 갖추었다. 변화자재해서 설법에 어려움이 없었고, 여러 부처님들을 뵙고 시방세계에 날아가 아직 제도 받지 못한 모든 자들을 이끌어 제도했으며, 삿된 미혹[邪惑]을 깨뜨리고 마음이 바르지 않은 자를 인도하였다. 태어난 고통 가운데서도 집착과 끊어버림도 없고 이것을 통해 인연의 행을 지어서 모든 미혹한 자들에게 이와 같은 묘덕(妙德)의 끝없는[無央數] 일들을 가르쳤던 것이다.”
“어떠한 선정[定意] 수행을 해서 그와 같은 것을 이루게 되었나이까? 부디 부처님께서는 현재와 미래 사람들을 위해 그 깊은 뜻을 널리 펴시어 해탈할 수 있도록 하여 주소서.”
012_0139_b_11L於是善明避坐長跪啓如來曰天尊所說廣度無極法禁微妙撿攝意伏心就淨殃垢消滅其聞此者功德已大況乃履行德難稱量天尊又前世非但行此六事而已又行定意之法及摠持無底邊三十七品成具佛事四無所畏十種力十八神妙特異之法變化自在所說無難面見諸佛飛到十方而授一切諸未度者率化度之而壞邪藏將導曲邪而生受苦之中不著不斷以不著作因緣行教諸惑者如此之妙德無央數事行何等定意致得之乎願天尊爲今現在及未來者演其深令獲解脫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묻고자 하는 것을 분별해서 요점을 자세히 설명하겠으니, 마음을 가다듬고 잘 들으라.”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012_0139_c_02L佛言善哉善哉所欲問今爲分別具敷大要整意善聽受教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정법[定意法]이 있으니 성구광명(成具光明)이라고 하는데, 만약 이를 듣는 자가 1일 내지 7일 동안 이를 행한다면 그 공덕과 복은 비유할 수조차 없다. 이 법을 듣는 자로 말하면 그는 이미 선세(先世)에서 백천 억의 부처님들께 공양을 하였으며, 그 자리에서 자세히 듣고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 태어나 다시 성구광명정의의 법을 만나 수행하였으니 잠깐 사이에 3악도(惡道)를 길이 여의고, 공덕이 점차 충만하여 신속히 부처님의 경지에 이를 수가 있으며, 조금 전에 물은 그와 같은 여러 일들을 모두 이룰 수가 있는 것이다.”
012_0139_c_04L佛言有定意法名成具光明其有人聞之者若能履行一日至七其功德福不可譬喩其聞是法者先世已供養百千億佛已於其坐具聞不疑今生乃復値遇是成具光明定意法今得修行行之如彈指頃離三惡道功德漸滿疾逮至佛向所問諸事悉能成具
선명이 말하였다.
“몇 가지나 되는 일을 해야만 그와 같이 높은 정(定)을 얻을 수가 있습니까?”
012_0139_c_11L善明曰當行幾事而得此尊定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135가지 일을 청정하게 해야만 그 정(定)에 들 수가 있다.
012_0139_c_12L佛言當淨行百三十五事乃得入此定耳
012_0140_a_01L그것은 곧 나쁜 행[身行]을 멀리하고, 입으로 짓는 허물[口過]을 여의고, 망념[意念]을 없애고, 3예(穢)를 멸진하고, 6환(患)을 물리치고, 5폐(弊)를 막고, 12인연을 다하여 결속(結束)을 풀어서 62가지 음침한 행[沈吟行]을 밝히는 것이다. 뭇 창병[瘡]을 낫게 하고, 온갖 번뇌를 즐겁게 여기며, 4대[諸大]를 여의고, 골혈(骨血)을 버리며, 친속(親屬)을 피하고, 제습(諸習)을 끊으며, 갈애(渴愛)를 단멸하고, 옳은 것이 없으며, 옳지 않은 것도 없고, 탐구(貪垢)를 잘라 버리며, 욕근(欲根)을 베어 버리고, 미혹함에 빠지지 않으며, 질병을 능히 제어하고, 나라는 것을 계산하지 않으며, 나 아닌 것이 없는 것이다. 4신(信)을 세우고, 4지(止)에 머물며, 4단(斷)에 나아가고, 5근(根)을 꽂으며, 5력(力)을 익히고, 7지(智)를 깨치며, 8정도(正道)를 이행하고, 8념(念)에 들며, 8상근(常勤)을 그만두는 일이 없고, 행할 수 있는 것은 부지런히 하며, 행할 수 없는 것을 여의고, 상지(上智)를 배우며, 스스로 뜻을 높이고, 공고(貢高)하지 않으며, 부드러운 법 비[法雨]를 내리고, 일법(一法)으로 두 계교를 하지 않는 것이다. 3상(想)을 하지 않고, 무익한 생각을 하지 않으며, 제상(除想)이 없고, 공상(空想)을 하지 않으며, 상상(想想)을 하지 않고, 무처(無處)를 생각하되 무처의 상에도 머물지 말고, 오직 부처님만을 섬기며, 부처님의 청정을 알며, 알고는 잘 배우며, 마음이 바르게 머물고, 삿됨으로 되돌아가지 않으며, 선악이 평등하고, 밝음과 어둠[明冥]이 같으며, 밝고 어둠에서 모두 공함을 알고, 법을 의심하지 않으며, 유(有)로써 무를 맑히려 하지 말고, 유무(有無)가 본래 하나임을 관찰하며, 알고는 그 하나도 제거해야 한다.
하나라고 하는 생각을 일으키지 말고, 가르침을 열심히 받아들이며, 수행을 잘 익히고, 이로 인하여 수행하여 버릴 것도 없음(無除)에 들고, 승의(勝意)를 익히며, 마음을 인정하지 않고, 식(識)을 잘 막아서 어지럽게 전도되지[不亂轉] 않으며, 삼계를 왕래하면서도 집착하지 않고, 모든 성품[性]을 관찰하여 뿌리가 없음을 알며, 뿌리가 없어서 충만할 수 없음을 알고, 충만하지 않음을 통해서 스스로를 정돈하는 것이다. 누관법(縷觀法)으로 다 무(無)를 삼고, 언제나 끊음과 생각이 없는 곳[無絶無想]에 머물며, 상(常)이니 무상(無常) 등을 넘어서야 한다. 사람에 염착하지 않고, 세간 일을 돕지 않으며, 물질에 집착하지 않고, 버리거나 구하지 않고, 법에 합치되었다 벗어났다 하는 것이 견해가 없음을 잘 알고, 몸의 생몰(生沒)이 모두 변화로 지은 것[化作]을 말미암으며, 상ㆍ중ㆍ하의 법이 평등함을 알고, 이 세상에서 다음의 세상으로 가는 것이다.
012_0139_c_13L遠身行離口過除意念盡三穢卻六患遏五弊十二因緣已捐盡解結束明六十二沈吟行愈衆瘡悅衆惱捨諸大棄骨血避親屬絕諸習斷於愛無諸可無不可剗貪垢刈欲根不惑流能制疾不我計無不我立四信住四止就四斷插五根習五力曉七智履八正入八念八常勤爲已無勤可行離不可行學上智自尊意不貢高而濡軟雨法雨如一法不兩計不三想不爲無益想無有際想不空想不想想想無處不住無處想善惟佛知佛淨已知淨而善學心正住不邪還等善惡如明冥於明冥知俱空不疑法不以有淨無觀有無本爲一已知一而除一不於一而起想勤受教善習行因習行入無際習勝意不聽心善防識不亂轉往來三而不著察諸性了無根知無根不可滿以不滿而自整縷觀法爲同無常住無絕無想常無常以過上不念人不宥世不著物罷捨求法合離了無見身生歿皆由化上中下知法等於是世往後世
012_0140_b_01L2인(因)이 허공과 같음을 관찰하고, 마음에 욕심이 없어서 언제나 어질고, 청백(淸白)을 행하여 사람들을 잘 권유하고, 사람들이 거꾸로 더러움[反濁] 쪽으로 향함을 알아 반탁(反濁)을 맑히게 하는 것이다.
마음은 갈애(渴愛)의 심줄이 불길에 닿지 않도록 멀리하고, 맑은 불로 뭇 번뇌를 태우고, 번뇌가 다한 뒤에 고요하며, 선도 악도 생각하지 않고, 좋은 것도 추한 것에도 국한하지 않고, 고(苦)도, 낙(樂)도 생각하지 않으며, 비난과 칭찬에 기뻐하거나 분노하지 않고, 마음을 조정(調淨)하여 있는 곳에 들며, 큰 법의 창고[大藏]를 열고, 대법(大法)에 들며, 도법의 계율로 만법(滿法)을 보호하는 것이다. 두타행[苦習]을 살펴서 열심히 받들어 행하고, 도에 진력하는 것을 밝음[光耀]으로 삼으며, 모든 성품과 의식[性識]이 일어남을 보고, 번뇌[結冥]를 흘러 보내며 생각[意思]을 멈추며, 열심히 고요[止]를 구하여 그로써 도에 들고, 3애(愛)를 잘라 버리며, 4실(失)을 제거하고, 4성(城)을 증진하며, 다섯 가지 번뇌[五覆]를 여의고, 여섯 가지 아만[六慢]을 단절하며, 6경(敬)을 닦고, 6법(法)을 갖추어 깨달으며, 7혜(慧)를 행하고, 8력(力)을 강하게 하며, 아홉 가지 번뇌[九結]를 뽑아버리고, 9멸(滅)을 익히며, 10홍정(弘淨)을 능하게 하고, 10력혜(力慧)를 구비하여 족하게 하며, 10직법(直法)을 다시는 배우지 않는 것이다. 혜법(慧法)을 심어서 항상 있고, 삼보(三寶)를 능히 갖추며, 법시(法施)에 끝없이 정성을 다하고, 모든 일을 갖추어 행하며, 무집착에 들고, 비어 게으름이 없으며, 5념(念)을 물리쳐 없애고, 아상(我想)이란 것이 없으며, 인상[人計:人相]이 없고, 수자상[籌算:壽者相]이 없으며, 적정(寂靜)하여 멸도한 것과 같아야 하니, 이것이 그 135가지 일로서 성구광명정의계법(成具光明定意戒法)의 행(行)이다.
012_0140_a_19L觀二因如虛空心無欲而常仁行淸白善誘人知人向爲反濁於反濁而淸澄心遠愛筋入火以淨火燒衆垢已盡垢寂然淨不念善不念惡不惟好不惟醜不念苦不念樂於毀譽無歡怒心調淨所在入開大藏入大法以道律護滿法苦習審勤承行以盡道爲光曜視一切性識起流結冥意思止勤求止以入道翦三愛除四失增四城離五覆絕六慢修六敬具六法證行七慧强八力拔九結習九滅十弘淨爲已能十力慧已備足十直法不復學慧法種而常存於三寶已能備以法施無極盡於諸專能備行入無所著入空無懈卻無吾念無我想無人計無籌筭寂如滅度是爲百三十五事成具光明定意戒法之行
부처님께서 이 「성구광명정의계법품(成具光明定意戒法品)」을 설하실 때에 30만 명의 명사들이 선정의 공덕을 이루어서 제10지(地)에 올랐고, 선명은 생겨나는 바가 없는 법인[無所從生法忍]을 얻었으며, 5백 명의 도반들은 기쁘고 즐거워서 모두들 위없이 존귀한 부처님의 평등한 깨달음[無上獨尊平等覺]의 뜻을 내었다. 40만 명사들은 모두들 아나함과[不還向]의 행(行)에 올라섰으며, 악을 그친 대중[除惡衆] 5만 명은 모두들 무소착(無所着)의 도를 얻었고, 5계(戒)를 지닌 현사(賢士)와 현녀(賢女) 2천 명은 모두들 방편[履跡]의 행(行)을 얻었다.
012_0140_b_17L佛說是成具光明定意戒法品時三十萬明士得是定意功德成立於第十之地善明則得無所從生法忍五百同輩人心欣意悅皆發無上獨尊平等覺意四十萬明士皆立不迴還行除惡衆五萬人皆得無所著道持五戒賢士賢女二千人得履迹之行
012_0140_c_01L여러 천인(天人)들이 허공에서 노래를 불러 찬탄하였다.
“기쁘구나, 세상 사람들이 드디어 상문(上聞)의 종요(宗要)를 얻었구나. 어리석고 미련하여 번뇌로 오염된 자들도 오늘 말끔히 씻어버리기를 마치 깨끗한 물로 목욕을 하듯이 하였구나. 이제 큰 법을 듣고서 마음의 때가 말끔히 사라져버렸으니, 부디 법륜(法輪)을 항상 굴려 모든 자들로 하여금 신속히 미묘한 지혜에 이르도록 하여 주소서. 그리고 저희들이 어디에 태어나든 결코 부처님을 떠나지 않고 계시는 곳에 태어나 이 성구광명정의를 신속히 얻어서 마땅히 법의 은혜를 널리 베풀고 이를 다시 무명 속에 유전하는[流冥] 이에게 비추어 마치 오늘의 대회와 같이 무수한 도의 근본을 일으켜 세우도록 하여 주소서.”
012_0140_c_01L諸天在虛空中而作音歎曰快哉世人乃獲上聞之要在愚曚埃濁者今日㸌然除盡如淨水洗浴垢今聞大法心垢爲消願令法輪常轉使一切疾逮妙慧我等常遇天尊所生不離疾得是成具光明定意當廣宣法恩還照流冥如今日大會興立無數道本
선명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오늘 부처님께서 설하신 이 정의(定意)를 듣고 정심(淨心)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관찰하여 보니, 저의 슬기롭고 지혜롭지 못하던 마음이 도무지 어디로 가버렸는지 알 수 없고 언행과 생각도 모두가 그러합니다.”
012_0140_c_08L善明白佛言聞天尊是定意淨心自思觀我無黠慧心了不知處於外於內俱亦如是
부처님께서 선명에게 고하셨다.
“비유하자면 마치 횃불을 들고 캄캄한 방 안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아서 어두움이 어디로 가버렸는지를 알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 이 선정의 법을 능히 실천하여 도품(道品)을 이루어 갖춘다면 무명[無黠]의 12연기[牽連]가 사라져 버린 곳을 알 수 없을 것이다. 선명이여, 비단 이것만이 그러한 것이 아니다. 시방세계의 생사가 일어나고 사라지는 곳 또한 보지 않으며, 이적(履跡)ㆍ무착(無着)ㆍ성문과 독각 나아가 여래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보이는 것이 없는 것이다. 어떤 생각으로 보는 것은 보는 것이 아니며, 무소상(無所想)ㆍ일체청정상(一切淸淨想)ㆍ지청정상(止淸淨想)과 부지청정상(不止淸淨想)이 곧 공견(空見)이며 무소견(無所見)인 것이다.”
012_0140_c_10L佛告善明譬猶冥室執炬而入則莫知冥之所在是定意法其能履行道品成具則不知無黠十二牽連之所失也善明非但是而已則不見十方生死起滅之處也至履迹無著因緣覺佛乃至如來皆無見有所想見非見也無所想一切淸淨想止淸淨想亦不止淸淨想是爲空見無所見
선명이 천존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청정한 상도 없는 것[不止淸淨想]이 곧 공견이다’라고 하십니까? 그때에는 마음은 어디에 가 있으며, 보는 것은 어떤 것들입니까?”
012_0140_c_18L善明白天尊云何不止淸淨想是爲空見當是時心在何許所見何等
012_0141_a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명이여, 그때에는 마음이 안에도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도(道)에도 속(俗)에도 아니며, 유(有)에도 무(無)에도 아니며, 기(起)에도 멸(滅)에도 아니며, 동요하는 곳에 있는 것도 아니다. 그 마음은 근제(根際)가 없고 음향(音響)이 없어서 본말(本末)을 요달하여 찾을 뿐이다. 마땅히 이와 같이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이 보는 것이야말로 보는 것이며 공(空)이고 멸(滅)이어서 도무지 어떠한 선정의 법도 있지 않은 것이다. 이와 같은 것을 견으로 삼아야 한다. 명사는 마땅히 이와 같은 생각을 하여 지어 망념을 제거하고 청정함에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계념을 짓는 것이 성구광명정의의 교법에 응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법은 무소유법(無所有法)이므로 억지로 그와 같이 이름을 지은 것이다.
명사가 이와 같은 말을 듣고 이상하게 생각하고 의아하게 생각하지 말라. 자세하게 그 법을 사유하여 퇴전하지 않고 게으르지 않는다면 이미 선정의 위신력의 보호를 얻은 것이다.
012_0140_c_20L善明於是時心不在內不處外於道不於俗不於有不於無不於起不於滅不於動搖處也是心無根際無音響本末了索當如是見是見爲見爲空爲滅爲都無所有定意之法此爲見明士當作是計念除念就淨作是計念者爲應成具光明定意之教法也是法無所有法故强爲其名明士聞是莫怪莫疑諦而思惟其法不退不懈斯爲已得定意威神之護力也
선명이여, 그것을 배우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4사(事)를 수행해야 점차 무견처(無見處)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012_0141_a_08L善明其欲學此者當行四事入無見處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입니까?”
何謂四也
“첫째는 몸이 있지 않고[不有身], 둘째는 거주하지 않으며[不有居], 셋째는 세간이 있지 않고[不有世], 넷째는 사물이 있지 않으니[不有物], 능히 이와 같이 하는 자가 곧 4요(要)에 들게 되는 것이다.”
012_0141_a_09L一不有身不有居三不有世四不有物以能如此者則得入四要
“어떤 것을 일러 4요라고 합니까?”
何謂四要
“첫째는 불요(佛要)이고, 둘째는 법요(法要)이며, 셋째는 공요(空要)이고, 넷째는 멸요(滅要)이니, 그것을 일러서 4요라고 한다.”
012_0141_a_11L爲佛要二爲法要三爲空要四爲滅此謂四要也
그리고는 부처님께서 찬탄하셨다.
佛時歎曰

너도 없고 나도 없다고 하는 생각은
이 또한 간교함이 없지 않으니
12인연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성구(成具)를 족하게 하리라.
012_0141_a_13L無彼無我想
亦不無黠計
十二因不著
是應成具足

이 선정법[定法]이 본래 없는 것이니
머물러 있는 곳 없으나
세간을 가련히 여겨 그 이름을 드러내니
공행(空行)이 또한 위의에 합당하네.
012_0141_a_15L是定法本無
非有住立處
哀世現其名
空行亦合儀

사람의 마음과 의(意)와 식(識)
이 세 가지가 법을 일으키니
이 성구의 선정법 행하면
일어남도 멸하는 것도 없네.
012_0141_a_16L人心幷意識
此三爲起法
行是成具足
無起無所滅

공(空)이 성구(成具)의 바탕이 되어서
생사의 고통을 끊어 여의어
모든 것들 남은 자취가 없으니
이것이 선정의 행에 합치하네.
012_0141_a_17L空爲成具地
生死苦斷離
一切無餘迹
是合定意行

세인(世人)들은 더욱 서로 의지하고
사견(邪見)은 명성(名姓)에만 집착하네.
탐욕은 항상 이익만 생각하여
무수한 세간을 얽어서 묶는다네.
012_0141_a_19L世人轉相猗
邪見著名法
貪有利常想
纏縛無數世

선행을 쌓는 데는 항상 걸리고
근심과 번뇌하는 자 마음이 무겁네
사대의 변화[四變] 그림자처럼 따르니
오고 감에 쉬는 일이 없네.
012_0141_a_20L積行常綴㝵
憂惱著意慼
四變如隨影
往來無休息

선정을 수행하면 의지하는 바가 없이
바르게 보고 이름에 집착하지 않아야 하네.
탐욕이 다하고 생각이 단멸하면
속박에서 풀리어 청정하고 편안하리.
012_0141_a_21L行定無所猗
正觀不著名
貪盡想得滅
解縛淸淨安

청정한 수행이 미혹에 걸리지 않아
미혹과 번뇌의 마음 도무지 없네.
나고 늙고 병드는 일이 끊어졌으니
다시는 가고 오는 근심이 없네.
012_0141_a_23L淨行不罣惑
惑惱意了無
生老病已絕
無復往來憂
012_0141_b_01L
혜안(慧眼)의 밝음이 이미 광대하니
지혜란 본래 끝이 없는 것.
총명은 곧 끝없음[無極]에 이르니
선정을 행하면 이같이 이루리라.
012_0141_b_01L慧眼明已大
智本無邊底
黠使度無極
行定乃致此

저 세상의 밝음 별과 달이 으뜸
해가 비치면 곤륜(崑崙)이 빛나고
제석천ㆍ범천의 궁전 밝게 비치지만
이 선정의 밝음은 저보다 낫다.
012_0141_b_02L世火星月明
日曜崑崙光
釋梵殿所照
是定明過上

부처님께서 선명에게 말씀하셨다.
“과거의 무수한 겁을 지나서 존복욕왕(尊伏欲王)이라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그때 부처님의 세수(世壽)가 10만 세였으며 이 남천축(南天竺)에만 머무신 것이 아니라 지금의 북방인 정요천(淨燿天)에까지 계셨으니 귀불(歸佛)이 머무신 곳이 바로 그곳이다.
그 나라는 여기서부터 3억만 개의 불토(佛土)를 지나가야만 도달할 수가 있는 곳으로 존복욕왕 부처님이 계실 때 사람들의 수명이 2만 세였다. 언제나 스스로 따르는 제자가 60만 명이었으며 명사의 무리들은 헤아릴 수가 없었다. 그 나라의 백성들은 대단히 성해서 다들 풍요롭고 편안하였고 모두들 현행(賢行)을 닦아서 그 계덕(戒德)의 모습이 우뚝 솟았으며, 욕탐(欲貪)의 세 가지 허물[三垢]이 엷어서 적었다.
그때 부처님께서 시방세계의 명사들이 모인 집회에 그들에게 널리 받아서 지니게 설한 것이 바로 성구광명정의(成具光明定意)였는데, 곧 불사(佛事)를 이루어서 갖추자 그것이 4서(署)의 한 수(數)에 들어 있었다.
012_0141_b_04L佛告善明乃往昔無數劫時有佛名尊伏欲王佛住世壽十萬歲不在是南天竺止自於今北方淨燿天歸佛所住處是也彼國去是三億萬佛土乃得之尊伏欲王佛時人壽二萬歲常可自從弟子六十萬人明士衆不可國民熾盛豐饒寧靜率皆賢行戒德相嵯欲貪三垢薄而𣩠佛大會十方明士普受持說是成具光明定意便而成具佛事在於四署之一數
그때 민견(敏見)이라는 장자(長者)의 아들이 있었는데, 나이가 5백 세였으나 사람들은 소년이라고 하였다. 민견이 부처님의 대회(大會)에 관한 소식을 듣고 부모님께 여쭈어서 부처님께로 가서 그 하는 일을 보기를 청하였다. 부모님이 이를 허락하자, 즉시 부처님을 찾아가서 땅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마친 다음 바르게 머물렀다. 그리고는 기쁜 마음이 넘쳐서 문득 지니고 있는 진기한 여러 가지 보배와 영락(瓔珞) 등을 벗어서 부처님 위에 뿌리자, 부처님의 위신(威神)으로 즉시 꽃 일산으로 변해 대중들을 가리고 덮었다. 부처님은 사람들마다 모두 다르게 명한 대로 앉게 한 다음, 성구광명정의법을 설하셨다. 민견은 마음이 더욱 기뻐져서 소원을 말하였다.‘제가 태어날 때마다 이 성구광명정의를 만나 신속히 이행하여 계덕(戒德)이 줄어드는 일이 없도록 하여지이다.’
012_0141_b_14L是時有長者子名敏見年五百歲時國人以爲少年敏見聞佛大會則啓二親乞行詣佛觀其所作父母聽行卽往見佛稽首于地禮竟正住喜心興盛便脫身珍琦雜寶瓔珞散于佛上佛神威應時所散化成花蓋到覆大人人各別佛令就坐爲說是成具光明定意法心又增欣則時願言我所生常遇是成具光明定意能履行無虧減於戒德
012_0141_c_01L그때 소년은 그가 지닌 모든 보물들을 내어 주면서 간절한 한 마디의 소원을 말하였다. 그 때문에 그가 태어나는 세계마다 성구광명정의를 얻었던 것이다.
선명이여, 어찌하여 당시의 그 소년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겠는가? 지금의 너 자신이 바로 그 소년인 것이다. 내가 지금 이 세상에 나오고 또 네가 다시 정의를 만났으니, 이제 오래지 않아 지혜를 얻은 다음 2백 겁 만에 반드시 성불하여 세상을 인도하는 왕인 천상천하의 독존(獨尊)이라고 불릴 것이며, 지금의 나와 마찬가지로 어리석고 어두운 자들을 교화하여 인도하게 될 것이다.
012_0141_b_24L是時少年以一切寶施與發一言之至願以是故生世輒得受善明寧知彼時少年不則爾身是也今我出世汝復遇値定意於今以後必得不久得慧之後二百劫當具成佛號導世王天上天下之獨尊當化導愚冥如我今也
선명이여, 부처님께서 지어 주신 이름을 주는 것을 들으면 곧 마음이 맑아지고 몸이 가벼워져서 마치 유리나 수정처럼 안팎이 깨끗하고 청정해서 조금도 더러움이 없게 될 것이며, 이를 두는 곳마다 모두 그 마음을 깨끗하게 할 것이다. 만약 이와 같다면 곧 열 가지 맑은 법[憺然法] 얻게 되리니, 첫째는 담연하여 보는 것에 동요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모든 번잡한 일들에 담연하여 언제나 만족하는 것이며, 셋째는 모든 생각들에 담연해서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고, 넷째는 세속이 즐기는 분주한 일들에 담연하여 싫증이 나 버리는 것이며, 다섯째는 덕(德)과 부덕(不德)에 담연하여 이를 구하려는 생각이 없고, 여섯째는 선법과 악법에 담연하여 집착하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겸자(謙者)와 현자(賢者)에 대하여 담연하여 영예를 바라지 않을 것이고, 여덟째는 경양(敬養)과 사기(捨棄)에 담연하여 기뻐하거나 분노함이 없는 것이며, 아홉째는 모든 여법(如法)과 실법(失法)에 담연하여 그 근본에 합할 것이고, 열째는 청정한 적정(寂靜)에 들든 부정(不淨)함에 처하든 능히 이를 법으로 교화하여 담연해서 차별이 없고 싫어서 버릴 생각이 없는 것으로, 마음이 이와 같이 되는 것이다.”
012_0141_c_06L明聞佛授其封拜之名則心淨體輕譬如琉璃水精中外潔淨一切無穢以所置處處幷後淨其心若斯則時得十憺然法一者憺然不以所見爲二者於諸煩勞之事憺然常足者於衆想憺然不想四者流俗所樂汲汲之事憺然而飽捨五者於德不憺然不念求不念否六者善法法憺然不著七者謙者賢者憺然不望榮八者敬養捨棄憺然無歡怒者一切如法失法憺然同其原十者以入淨寂若處不淨能以法化憺然無著別無厭捨之念心以如此
012_0142_a_01L그러자 민견이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지금 저에게 수기로 봉[封拜]하는 요점을 내리셨으니 마땅히 이를 모든 자들에게 열고 베풀어서 듣지 못한 자는 듣고, 알지 못하는 자는 알게 하며, 제도 받지 못한 자는 제도 받게 하여 은혜를 갚겠습니다.
제가 항상 생사의 유전이 많겠지만, 비록 많고 오래더라도 수고롭다고 여기지 아니할 것입니다. 이미 집착하지 않고, 이미 깨달았으며, 이미 정돈하였고, 이미 미혹하지 않으며, 이미 직접 행해서 인연을 따라 이를 나타내어 보일 것입니다. 제가 이미 생사를 생사로 여기지 않고 부처님의 위신(威神)을 받아서 이를 이미 모두 알았습니다. 저희들이 거느린 5백 명이 있사오니, 부디 부처님께서는 4등(等:자비희사)의 대자(大慈)를 베푸셔서 법을 받아들이도록 격려하고 인도하시어 이 성구광명정의를 신속히 요해(了解)하도록 하여 주소서.”
012_0141_c_19L因白天尊今授封拜之要於我當報恩宣開一切令未聞者聞未知者知度者度之我生死常多雖多雖久不以爲勞已不著已覺已能整已爲不已能入其被服隨因緣而示見之我不已生死爲生死也我受佛威神已悉俱了我有等率五百人願天尊加四等之大慈勉引入法令疾解是成具光明定意
이에 부처님께서 웃으시니, 다들 그 입으로부터 빛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 빛이 오색으로 찬연히 빛나면서 시방세계를 밝게 하자, 고통 받던 자들이 일시에 평안을 얻었다. 그 빛이 다시 정수리로 들어가자 평상시처럼 본래 그렇게[自如] 빛났다. 시자(侍者) 아난이 옷깃을 여미고 자리에서 물러나 합장하고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본래 실없이 기뻐하거나 웃지 않으시니, 지금 그 웃음에는 필시 까닭이 있을 것입니다. 부디 부처님께서는 그 뜻을 펴시어 듣지 못한 자들에게 고루 일러 주십시오.”
그리고서 아난이 찬탄하였다.
012_0142_a_05L於是佛笑皆見光從口出五色煒曄明接十方——其在痛者一時得安——還從頂入自如常輝侍者阿難整服避坐叉手啓曰佛未嘗虛欣笑笑必有故唯願敷演散告未聞於是阿難則而歎曰

면부(面部)는 사람의 장엄한 얼굴[雄顔]이니
눈과 코와 입이 바르고 반듯하시네.
금빛 몸[金體]은 지극히 연하고 고우니
지금의 웃음이 얼마나 크나큰 기쁨인고.
012_0142_a_10L面部人雄顏
眼鼻口正端
金體極軟細
今笑何盛欣

반듯한 입이 하얀 이빨을 머금었고
입술의 빛깔이 불빛처럼 붉으시네.
자태의 아름다움이 여든 가지인데
지금의 웃음이 필연 까닭이 있으리라.
012_0142_a_12L方口含白齒
脣像朱火明
姿美八十種
今笑必有因

거울 같은 치아가 마흔 개이고
넓은 혀와 뺨이 수레처럼 반듯하네.
말을 하면 향기가 풍기니
지금의 웃음이 누구를 위한 것인고.
012_0142_a_13L鏡齒牙四十
廣舌頰車方
語則香氣發
今笑爲誰成

눈썹과 수염은 감청(紺靑)으로 푸르고
눈과 눈꺼풀 두 쌍이 어울리고
횐 눈썹이 하늘로 우뚝 치솟았으니
웃으신 뜻을 부디 들려주소서.
012_0142_a_14L眉髭紺靑色
眼瞼雙部當
白毫天中立
今笑唯願聞

천안(天眼)이 이미 오롯하니 밝고
도안(道眼)을 이미 갖추어서 통하셨습니다.
법안(法眼)과 혜안(慧眼),
이 네 눈을 이미 갖추어서 이루셨습니다.
012_0142_a_16L天眼已了朗
道眼已備通
法眼與慧眼
此四已具成

웃음이 필시 감응(感應)이 있으리니
이루지 못한 자는 계몽해 주소서.
더러 마땅히 봉함의 결정[拜決:수기] 받으니
그래서 금안(金顔)에 웃음을 발하셨네.
012_0142_a_17L笑必有感應
啓化於未成
或當受拜決
故笑發金顏
012_0142_b_01L
그러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는 참으로 부질없이 웃지 않는 법이다. 지금 저 선명을 따라온 5백 명의 현사(賢士)들은 전세(前世)에 이미 2백억의 부처님들께 공양을 하였으며, 이미 그 자리에서 성구광명의 지혜 중 135가지 수행에 대하여 들었다. 처음 듣고부터는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언제나 맹렬히 소선(小善)의 수에 머물러서 마음을 조복해서 청정하고 가장 미묘한 정행(定行)을 받아서 지니지는 못하였다. 그렇지만 너희가 들은 공덕 때문에 태어난 곳이 3악처(惡處)가 아니고 언제나 이 귀한 정(定)의 법을 만날 수가 있었다. 오늘 이 모임에 와서 청정한 마음으로 듣고 받아들여 점차 의문들이 풀리어서 이를 열어 바른 진리[正諦]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으니 후에 자인불(慈仁佛)이 나오게 되면 마땅히 그때에 성구광명정의를 얻게 될 것이며, 그 뒤 36만 억 겁을 지나서 모두 부처님이 되어 반드시 다시 이 법으로 교화를 할 것이다.
그 거느리는 국토들에 각각 호와 이름이 있으니, 당절포요왕(幢節布燿王)이며, 다음은 대광변현(大光遍顯), 다음은 대세복악(大勢伏惡), 다음은 맹성위덕(猛盛威德), 다음은 유수정음(流水淨音), 다음은 고덕보접(高德普接), 다음은 경현제결(景現除結), 다음은 화환자재(化幻自在)이니, 그 이름이 각각 이와 같다.”
012_0142_a_18L佛語阿難佛眞不妄笑也今善明所從五百賢士前世已供養二百億佛已於其坐聞是成具光明慧中百三十五行自從初聞歷世踰多然常剛猛適在小善之數未能伏心受持淸淨最妙定行雖爾以聞之功德所生不在三惡處常遇値是尊定之法日來會淨心聽受稍稍解釋開入正後慈仁佛立當於彼時得是成具光明定意卻後三十六萬億劫皆成爲佛當復以是法教化所領國土各各有號有名幢節布燿王次名大光遍顯次名大勢伏惡次名猛盛威德名流水淨音次名高德普接次名景現除結次名化幻自在名各各如此
이때에 5백 현사들이 그 말씀을 듣고는 뛸 듯이 기뻐하였다. 다섯 가지 뒤바뀜 없는 마음[五無轉心]을 얻었으니, 그 첫째는 마음에 기도는 복을 구하려는 뒤바뀜이 없고, 둘째는 모든 5미(味)의 가부(可否)가 다 이들 중생들의 목숨으로 끝내 생명을 해쳐 입의 뒤바뀜이 없으며, 셋째는 무상독존(無上獨尊)의 수행을 정립(正立)하여 끝내 소도(小道)를 버리거나 이루려는 뒤바뀜이 없는 것이고, 넷째는 이 법의 존귀함이 등급을 나란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아서 열심히 수행하고 비록 다른 법들이 있다고 해도 그것이 잡되고 이질적이며 허망한 것일 뿐이라는 것을 법심(法心)으로 관별(觀別)하여 끝내 뒤바뀌지 않을 것이며, 다섯째는 가령 세상에 부처님이 있거나 없거나, 법이 흥하거나 쇠하거나, 종말이 있거나 없거나 마음은 정의(定意)에 있어서 삼보(三寶)가 없다고 하여 삿된 업[邪業]에 뒤바뀌지 않는 것이 5무전심(無轉心)이다.
012_0142_b_10L於是五百賢士聞所受決欣悅踊躍則得五無轉心一者祠祀求福心不轉爲二者一切五味可否皆是衆生之神命終不轉爲害生可口三者正立於無上獨尊之行終不轉動捨就小道四者知是法尊無有與等者心修行雖有他法雜異之虛而己心觀別終不轉爲五者正使世有佛無佛法興法衰有終有絕心在定意不以無此三寶故轉爲邪業是爲五無轉心
012_0142_c_01L이와 같은 마음의 법의[心法義]를 얻은 다음, 모두 앞으로 나와서 장궤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저희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봉한[封拜] 성불명(成佛名)을 말씀하여 주셨습니다. 저희들이 마땅히 그 은혜를 갚아야 할 것이니, 후일에 만약 폐악(弊惡)한 세상에 태어나더라도 정행(正行)을 열심히 닦고 존법(尊法)을 받들고 베풀어서 아직 모르고 있는 자를 깨우쳐서 교화하고, 단정하지 않은 자를 바로잡고, 게으른 자를 부지런하게 하고, 포기한 자를 격려하고, 위태로운 자를 붙들어 주고, 모자라는 자를 보완하여 주고, 어두운 자를 비추어 주고, 맺힌 자를 풀어 줄 것입니다.
살인자에게는 요절의 재앙을 말하여 주고, 도둑에게는 가난한 사람 구걸의 고통을 말하여 주며, 음행한 자에게는 몸의 화를 말하여 주고, 거짓말하고 간교하고 속이는 자에게는 불성의 종자가 멸하는[滅性] 환란을 말하여 주며, 취하여 어지러운 자에게는 몸이 위태로움에 처하게 되는 변고를 말하여 줄 것입니다.
저희들은 오늘 부처님 앞에서 다섯 가지 원을 맹세하여 세우겠습니다. 명사의 행(行)을 지어, 나아가 성불(成佛)에 이르기까지 수행을 쉬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부처님께 저희들을 불쌍히 여겨 주실 것을 애원하였으니, 저희들이 하는 말을 들어 주소서.
012_0142_b_21L已得是心法義皆前長跪白天尊曰佛哀我等告其封拜成佛之名我等當報恩後若所生弊惡之當勤修正行奉宣尊法開化未知亂者正之懈者勤之卻者勉之傾者扶之缺懼者補完之冥者照之結者解之殺者爲說夭逝之殃盜者爲說貧乞之苦婬者爲說身之禍讒佞欺者爲說滅性之患醉亂者爲說危身之變我等今日幷於佛前誓立五願作明士行乃至成佛行之無休已佛哀於我等聽我等所言
그 첫째의 소원은 저희들이 명사의 행을 지어서 신속히 몸이 변화하여 시방세계를 두루 돌아다니는 것입니다. 세간에 부처님이 없으나 네 무리[四輩: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의 제자로서 법을 아는 자가 있어서 실제로 부처님은 계시지만 멸도(滅度)한 것일 뿐임을 믿으라고 말하면, 속인(俗人)들은 사견(邪見)으로 하여 의심[疑網]이 생겨서 부처님을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법을 알지 못하여 ‘부처님이란 없으며 다만 허망한 것일 뿐이다. 만약 진실로 부처님이 있다면 어째서 그 위신(威神)을 보여 주지 않는가?’라고 말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그들이 서로들 다툰다면 그때에 저희들이 찾아가서 그들을 교화할 것입니다. 저 불신(佛身)의 상호(相好)를 나타내어서 이를 비추고 또 위신(威神)의 조화를 일으켜서 서로 다투는 자들 앞에 나타나서 부처님이 있다는 진리를 알도록 할 것입니다. 그리고는 ‘너희들은 의심을 하지 말라’ 하면 의심을 하던 자들이 마땅히 놀라고 기뻐할 것이니 왜냐하면 법을 설해 가르쳐서 이들을 도탈(度脫)하도록 하고는 이미 변했기 때문이니, 이와 같이 하기를 끝없이 하는 것입니다.
012_0142_c_09L第一之願我作明士行疾令身而變化周流十方若世無佛四輩弟子或有知法者信實有佛但滅度耳俗人邪見疑網生不見佛有不知法便言但虛妄耳若審有佛何不見其威神兩諍如此當於諍時我便當往化佛身相好照明又化威神於是兩諍人前令見知諦有佛幷謂曰汝莫疑是疑人卽當驚喜因爲說法教度脫之已便化去如是無極
012_0143_a_01L두 번째의 소원은 부처님의 크고 미묘하고 지극히 깊고 한량없는 법문의 12부요(部要)가 있으니 부처님께서 멸도(滅度)하신 뒤에 제자들이 각기 하나의 경(經)만 배워 부분에 치우쳐 능히 두루 합하지 못하고 4설(說)의 방편 등을 이해하지 못해서 더욱 서로 비난해서 더러는 허(虛)라 하고 더러는 유(有)라 하며, 이 말이 타당하다고도 혹은 타당하지 않다고도 할 것인데, 참으로 법의 뜻을 아는 자는 그 면모를 말할 것이나, 그 뜻을 알지 못하는 자는 명자(名字)만을 탐하여 그 모양을 꾸며 말하여 모임에 모인 사람들에게 이해해서 두루 통하는 것처럼 하다가 그들이 서로 다투면 흥분하여 선을 버리고 악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이들이 다툴 때에 저희들이 마땅히 가서 그 몸을 바꾸어 나타나 대중들을 숙연(肅然)하게 한 다음에 곧 단호히 이것이 바른 것임을 경(經)을 이끌어서 말하여 다들 기뻐하게 하고는 변해 갈 것이니 이와 같이 끝없이 하는 것입니다.
012_0142_c_19L第二之願者佛有大妙極深無量法門十二部要滅度後弟子各學一經偏見一卷不能遍洽未解四說方便之等便轉相難言虛或言有言是義當爾是不當爾眞知法義者言辭相貌不曉義者貪於名字飾相貌狀如解達便於衆會兩諍興恚捨善就惡當是諍時我當往現身變化有踰於衆令衆肅然便爲斷說是別正者牽經開語令俱歡已便化去如是無極
세 번째의 소원은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속인(俗人)이나 외지(外智)의 인사들이 부처님 제자의 무리에 들어왔을 때, 제자가 법의(法義)를 논설하고 갖가지 도를 언급하여 사(邪)와 정(正)을 분별하고 고하의 차등을 매기면서 말하기를 ‘이들 96종의 도 중에서 부처님의 도가 높으니 4신족(神足)이 있어 날아다니며 변화를 하시므로 하늘 위나 하늘 아래에서 부처님과 같은 지혜를 가진 분이 없노라’ 하면, 저들 속인과 외지의 인사들은 태어난 후 부처님을 본 일이 없고 사견(邪見)에 익숙해 있어서 작은 것을 믿고 큰 것을 헐뜯는 자들이라 부처님의 제자들에게 말하기를 ‘그대들은 부처님이 신족을 갖추어 날아다니면서 변화를 한다는 등의 엉터리 같은 말을 하지 말라. 자고이래로 사람으로 태어나서 그와 같은 자는 없으니 참으로 진실한 말이 아니로다’라고 할 것이므로, 그때에는 저희가 불신상(佛身相)으로 변하여 갖가지 종류의 상호(相好)를 보여 주고 신족을 나타내어 공중을 경행(經行)하며 몸에서 물과 불을 내어서 모든 속인과 외지의 인사들을 숙연케 하고 놀라게 하여 위신력의 변화를 알도록 하는 것입니다. 법을 설해서 이들에게 정계(正戒)를 주면 변해 갈 것이니, 그와 같이 끝없이 하는 것입니다.
012_0143_a_06L第三之願者佛滅度後俗人外智之士入佛弟子大衆中弟子論說法義言及衆道邪別正差品高下便言是道九十六種之中佛爲尊耶有四神足飛行變天上天下無如佛智者俗智之士生不睹佛習於邪見信小毀大便語佛弟子言汝莫妄說云佛神足飛行變化先古以來人之品類無有此誠不實言當此之時我便化作佛身相示諸種好現于神足經行空中身出火水令諸俗人外智之士肅然而驚乃知威神之化以爲說法授以正戒畢乃化去如是無極
012_0143_b_01L네 번째의 소원은 만약에 어떤 자가 불경(佛經)을 읽고 외우면서 홀로 야실(野室)이나 산간에서 지내거나, 대국(大國)의 존성(尊姓) 장자(長者)와 인민들이 기준으로 삼을 법이 없거나, 그 스승이 밝지 못하여 무식한데도 물어 볼 곳이 없어서 마음에 의심[疑網]이 생길 경우 저희가 도인(道人)으로 변해서 몸소 그 곳을 찾아가서 구절마다 해석하여 본말을 명료하게 분별해서 의심스러운 뜻을 밝히는 것입니다. 그들로 하여금 미묘함에 들어가서 아무런 의문이 없게 하고는 변해 갈 것이니, 그와 같이 하기를 끝이 없이 하는 것입니다.
012_0143_a_19L第四之願若人讀誦佛經獨在野室若在山或於大國尊姓長者及與人民有師法或師不明頑無所問心用疑我化作道人被服往到其所句句爲本末分了疑意權開令入微妙而無疑難已便化去如是無極
다섯 번째의 소원은 태어나는 국토마다 항상 부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제자들이 사당을 세우고 도상(圖像)과 부처님 형상[佛形]을 아울러 강당에다 세우고 경법(經法)을 논의할 때, 만약 세속의 사람들이 그가 배운 작은 지혜 때문에 네 가지 전도됨에 속박되어 있어서 부처님의 제자들이 이 세상을 건너는 법[度世法]인 생사의 근본을 설하는 것을 듣고는 논란을 일으키고 배척하며 참되고 바른 것을 믿지 않고 헐뜯고 비난할 뿐만 아니라 이름을 탐하고 이기려고 하여 더러 성질을 부리면서 파괴하려고 능멸하고 헐뜯어서 홀대하며 바른 도리를 막아서 시행이 되지 못하게 할 때에는 저희가 마땅히 불신(佛身)으로 변화해 절묘한 법을 설해서 그들 생사에 따른 재앙과 복의 보응(報應)을 드러내며, 그들을 데리고 천상에 올라가서 복된 곳을 보게 한 다음에 그들을 이끌고 지옥으로 내려와서 죄보(罪報)의 고통을 보게 하는 것입니다. 법의 위신력으로써 그들을 떨게 하고 지력(智力)으로 그들을 조복하게 해서 즉시 항복을 시켜 대도(大道)를 믿고 나아가게 하고는 변화해서 떠나는 것이니, 그와 같이 하기를 끝없이 하는 것입니다.
012_0143_b_02L第五之願者所生國處常遇見佛佛滅度後弟子立廟圖像佛形幷設講堂論議經法若俗之人開學小慧縛在四倒聞佛弟子說度世法生死之要便往難卻不諒眞正謗訕啤呰貪名求勝或加悁恚欲往壞敗陵訾毀蔑卑易弱之弊於正道令不得行當爾之時我便當化現佛身更爲說絕妙之法現其生死殃福之應將詣天上令觀福舍牽到泥犂使視罪報法威以震智力以伏之令卽降伏信就大道已便化去如是無極
저희가 명사로부터 성불함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그와 같은 다섯 가지 원을 행하여 쉬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부디 그 큰 은혜의 복으로써 저희들을 도우시어 뜻하는 바를 얻을 수 있도록 하여 주소서.”
012_0143_b_14L我作明士乃至成佛常當行此五願無有休息願天尊以大恩之福覆祐我等令得所志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좋은 소원이로구나. 모두 명사의 뜻하는 바를 이루어서 지금 이후로는 기필코 이를 잃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하리라. 다만 언제나 그 수행을 지켜 허무는 일이 없이 부지런히 행하여 신속히 너희들의 뜻을 얻도록 하겠노라.”
그리고 부처님께서 찬탄하셨다.
012_0143_b_16L於是佛言善哉願也斯成明士所當志念從今已往必得不失但當常護其行莫令毀漏勤率一切疾獲爾志佛時歎曰

큰 뜻으로 이런 원을 먼저 일으켜
미혹한 이를 이 다섯 가지로 교화해서
마땅히 한량없이 많은 수의
의심하는 자들을 도에 들게 하리라.
012_0143_b_20L意大興願首
化惑以此五
當成無央數
疑者得入道

그 덕이 한량없어
여러 수행의 꽃이 되니
사람들이 만약 이 원을 듣는다면
의심[疑網]이 영구히 제거되리라.
012_0143_b_22L此德無有量
爲衆行之英
若人聞是願
疑網永除亡

다섯 가지 소원이 불지(佛地)가 되어
그 조복이 도(道)로 교화하는 데 맞네.
큰 지혜[大慧]도 이를 능가하지 못하니
이 소원이 사람들 중에서 제일이라네.
012_0143_b_23L五願爲佛地
所伏合道化
大慧無過是
此願人中上
012_0143_c_01L
5백 명의 여러 현사(賢士)들이
소원을 말하니 비견할 자가 적네.
후생이 이를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모든 복과 경사(慶事)를 받게 되리라.
012_0143_c_01L五百諸賢士
啓願少等雙
後生得不失
一切受福慶

부처님께서 여러 현사에게 말씀하셨다.
“좌중의 모든 이들이여, 이 법이 참된 진리이니 마땅히 잘 받들어서 행하되 당연히 성구(成具)로써 근본을 삼아야 할 것이며 허언(虛言)과 기어(綺語)로써 법을 지녀서는 안 될 것이다. 마땅히 참고 악을 행하지 않아야 할 것이며, 만약 조용한 곳[空閒]에 있거나 지위가 높거나 낮은 대중들 속에 있을 때에는 안으로 마음을 제어하여 계법(戒法)과 같이 해야 하되, 한가한 잔치로써 허물을 범하지 않으며, 뭇 모임[會]에서 스스로 자신을 존대(尊大)하지 않으며, 존귀하다고 하여 교만을 떨지 말며, 비루하다고 해서 잘못 따르지[轉隨] 않으며, 선과 악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무익한 일을 펴지 않고, 마음이 정법(正法)과 같아 흔들려 버리지 않아서 증감하는 생각을 짓지 않아야 한다.
그와 같은 명사들은 선근(善根)의 다섯 가지 원으로 필시 그 뜻을 얻어서 신속히 부처님에 이르게 될 것이다.”
012_0143_c_03L佛謂諸賢士一切在坐者是法眞諦宜善奉行當以成具爲本不以虛言綺語爲應法也當忍而不爲惡若在空閑及於大衆尊卑之處內制其心令如戒法不以閑宴而犯漏行不於衆會而自大不用尊顯而驕貴不以卑弱而轉隨不慚善不慚惡不種無益之事心如正法無有搖卻不作增減之念也如此明士善根五願必獲爾志疾成至佛
그때 무예왕(無穢王)명사가 자리에서 물러나 장궤(長跪)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원컨대 부처님이시여, 지금 성구광명정의의 위신(威神)을 나타내셔서 모임에 모인 자들이 보고 기뻐하게 하시고, 그 희락(喜樂)을 모두 마땅히 발의(發意)하게 하여 이 덕의 근본[德本]을 세워서 성불하지 못한 자는 성불하게 하고 제도되지 못한 자는 제도하여 주소서.”
012_0143_c_13L是時無穢王明士避坐長跪啓天尊曰願佛今日現是成具光明定意威神令此衆會見之悅也喜樂皆當發意立此德本未成者未度者度
012_0144_a_01L그때 좌중에 대력보평(大力普平)이라는 명사가 있었는데 부처님께서 대력보평을 찬탄하면서 성구광명정의의 위신을 나타내 보이도록 하셨다. 대력보평이 그 가르침을 받고는 그 자리에서 아무런 움직임[起動]도 없는 채 선정과 지혜[慧定]의 신비한 적정[神靜]의 뜻에 들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소산(小山)ㆍ대산(大山)ㆍ대장산(大障山)과 소장산(小障山)들이 모두 사라져 보이지 않았으며, 모든 것들이 편편해져서 감색유리[紺琉璃]의 빛깔을 띠었다.
그리고 시방세계의 다른 불국토로 하여금 모두들 서로 통하여 보이게 하였는데 그들의 거리가 한 자[尋]나 되었으며, 시방세계 제불(諸佛)의 좌처(坐處)를 보는 것이 마치 하늘의 수많은 별들을 우러러보는 것과 같아서 이루 셀 수가 없었다.
또 오른손으로 시방세계의 부처님들을 들어 올리고 삼천대천의 국토를 한 개의 손가락에 올려놓고 마치 한 개의 먼지처럼 들었다 내렸다 하였는데, 그 가운데 있는 사람들과 꿈틀거리는 것들[蠕動]이 아무도 이와 같은 사정을 아는 자가 없어 다만 놀라워서 두려워하는 마음들이 있었다.
이때에 다시 시방세계 부처님들의 국토를 둘레가 한 자 되는 그릇 안에 넣었는데 그릇이 좁고 옹색하지가 않았으며 그 변화를 나투는 것[現變]이 완전하여 평상시와 같이 찬란하였다.
012_0143_c_17L於時坐中有明士名大力普平佛讚大力普平現是成具光明定意威神卽時受教便於其坐而不起動因入慧定神靜之意如彈指三千大千之國諸小山大山大障小障山悉滅不現一切普平紺琉璃色復令十方他佛國土皆通相見相去如一尋所也觀十方諸佛坐處譬如仰觀星宿不可計算復以右手十方諸佛三千大千國土已著一指上之下之如擧一塵其中人民動之類無有知之者而有驚怖之念於是復以一切十方諸佛之國內方圓一尺之器中而不逼迮現變畢竟㸌如常故
자리에 앉아 있던 자들이 모두 이와 같은 광경을 보고는 너나없이 놀랍고 기뻐서 뛰어오르고 즐거워하면서 대원(大願)을 발하자, 그들의 마음들이 다들 무상독존(無上獨尊)의 지위에 있었다. 8백만 명의 명사들과 모든 천인들이 안락한 혜정(慧定)을 얻었으며, 60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두 훤히 통달하는 법문[通解法門]에 들고, 또 6만 8천 명의 사람들이 이 성구광명정의를 얻었으며, 시방세계에서 온 모든 명사들이 한결같이 기뻐하였다.
012_0144_a_08L其在坐者皆見如斯悉而驚欣踊喜發於大願其心皆在無上獨尊之地八百萬明士及諸尊得安樂慧定復六十萬人悉入通解法門復六萬八千人得是成具光明定意十方諸來明士莫不歡喜
부처님께서 선명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사람들이 이 성구광명정의를 배우지 않는 까닭은 미혹에 머물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有)로써 유(有)를 헤아리는 것은 곧 어둠에 휩싸여 있는 것이니, 그것은 비유하자면 마치 캄캄한 밤중에 또 눈을 감고 길을 가는 것과 같아서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것이다. 아무것도 볼 수 없다는 것은 현세의 몸의 선악이 전생(前生)에 지은 것임을 알려 주는 것이다.
012_0144_a_13L語善明一切人所以不學是成具光明定意者爲住於惑故也計有以有便著染黑冥以在著染譬猶冥夜復閉目行便無所見無所見者謂今所受身善惡目前之所造也
그러나 이를 깨달아서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한탄을 하고 울면서 지금 선한 일을 하여도 도리어 죄악(惡罪)을 받고 혹은 일찍이 악을 행한 경우에도 반대로 선복(善福)을 받는다고 말한다.
이와 같은 일의 근본이 무엇인지를 생각하여 볼 줄은 모르고 의심을 가져 배울 수 있으면서도 배우려고 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으면서도 나아가려고 하지 않으며, 들어갈 수 있으면서도 들어가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 그 정(定)을 망실하여 울고 슬퍼하고 두려워하고 연모하면서 여러 겁 동안을 끝없이 오가며 쉬지 않으므로 고달픈 행(行)이라 하는 것이다.
012_0144_a_18L以不覺見故便吁嗟啼泣謂今爲善反受惡罪或先爲惡反受善福不曉思惟此本便結在疑網已在疑網於可學便不欲學可進不欲進可入不欲入是故忘失是定在於哭悲惶戀累劫無終已來往無休息曰勞苦行也
012_0144_b_01L슬프구나. 선명이여, 그 모양을 가히 상상할 수 있어서 부처가 세상에 나와 우둔하고 미혹한 사람을 바로잡으므로 어떤 사람이 그 바른 정(定)을 배운다면 그가 느끼고 생각해 온 생사의 번거로움을 신속히 제거하고 다시 능히 모든 집착하고 있는 자를 훈도할 수가 있을 것이다.
선명이여, 언제나 마땅히 공한 법[空法]을 사유하여 미혹하거나 그릇된 곳에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다.”
012_0144_b_01L哀哉善明此章可像故佛出世正爲愚迷人故其有人學是正定者彼所感念生死之煩皆疾得復能訓導一切諸著有者善明當思惟空法莫住惑誤處也
선명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만약 어떤 현사(賢士)가 종성(種姓)의 가문에 태어나 통령(統領)과 현관(縣官)의 직위로 국정을 거느리자면 마음에 번뇌가 많아서 전일할 수가 없는데, 그런 자가 이 정(定)을 배우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입니까?”
012_0144_b_05L善明白佛言若有賢士生於種姓之家統領縣官位率國政心多煩亂不得專一欲學是定當奈何乎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현사는 태어나면서 벼슬자리와 인연이 있으니, 혹시 안온하지 못한 곳에 있으면서 이 정을 배우려고 하였으나 마음을 어루만지지 못한 자는 마땅히 이 경권(經卷)을 써서 공양하여야 하며 자리를 펴서 향을 사르며 정중히 예를 표해야 할 것이다. 조정의 관리는 반드시 세 때[三時]를 잊어버리지 말고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되 간절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열다섯 가지 일을 가행(加行)해야 한다. 첫째 살인하지 않고, 둘째 생명을 살리며, 셋째 멋대로 갖지 않고, 넷째 은혜로 보시하며, 다섯째 음란하지 않고, 여섯째 색(色)과 성(聲)을 멀리하며, 일곱째 업신여기거나 조롱하지 않고, 여덟째 충언(忠言)으로 잘 간언하며, 아홉째 술에 취하지 않고, 열째 술을 베풀지[惠施] 않으며, 열한째 약한 자를 옹호하여 어지럽지 않도록 하고, 열두째 갓난것을 어진 마음으로 보호하여 각기 그 자리를 얻도록 하며, 열셋째 넓은 마음으로 모자라는 자를 받아들여 바른 가르침을 보여 주고, 열넷째 자신에게 호소하는 일이 있으면 교화하고 반드시 공평하게 법과 율에 맞게 답하여 억울하고 분노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하며, 열다섯째 윗사람을 선(善)으로 권면하고 백성들에게 보시함에 한결같이 나태함이 없는 것이다.
이 열다섯 가지 계율을 수행하되 그만두는 일이 없다면 이 또한 당연히 정의(定意)에 대응하는 교법(敎法)이니, 반드시 이를 얻어 잃지 않는다면 후에 길이 해탈하게 될 것이다.”
012_0144_b_08L佛言賢士生有縣官之因緣或在不安隱處欲學是定不得巡心者當書是經卷供養設坐閣燒香敬禮朝中人定不失三時面爲禮懇惻至心又當加行十五事一者不殺二者活生三者不妄取者而恩施人五者不婬六者遠色聲者不欺不調八者而忠言善諫九者不醉十者不以酒爲惠施十一者擁護羸劣不令抂撗十二者其所臨生加以仁心各使得所十三者寬弘大包化不肖示以正教十四者其來歸於己有所陳訴必而正平應於法令無枉慍十五者以善勸上施於民終始無懈行是十五戒莫得休廢此亦應定意之教法必得不失後長解脫也
012_0144_c_01L선명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만약에 평범한 사람이 전생에서 지은 죄에 구애되어 안온하지 못한 곳에서 구속과 핍박을 받아 이 성구광명정법(成具光明正法)에 뜻이 있어도 그 마음을 따를 수 없으나 이 존귀한 선정을 배우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입니까?"
012_0144_c_01L善明白佛言若有凡人爲宿罪所牽在不安隱處拘逼制㝵有志於是成具光明定法而不得從心意欲學是尊當奈何乎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명이여, 평범한 사람이 지극한 마음으로 배우고자 한다면 역시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이 경권을 잘 베껴 쓰고 자리를 펴고 향을 사루고 정중히 예배를 하되 세 때를 잊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마땅히 다시 열 가지 일을 가행해야 할 것이다. 첫째 5계(戒)를 수지하여 받들어 범하지 않고, 둘째 한가한 때에는 조금씩이라도 정의(定意)의 법문(法文)을 외워서 수행하는 것이며, 셋째 비록 일을 할 때에도 마음속으로 법문을 외우고 익혀서 잊어버려 그르치지 않도록 하고, 넷째 힘들고 고달픈 처지에서도 마땅히 옛적에 한 것[宿行]을 알아서 성을 내는 일이 없을 것이며, 다섯째 만일 사는 곳에 부처님의 형상이 없고 악인들과 떨어질 수 없더라도 항상 마음은 사방을 향해 예배하기를 부처님을 대면하는 것과 같이 생각하고, 여섯째 삼가고 경계함[謹勅]에 유연하여 마음을 조화해서 모든 것들에 대하여 자신을 낮추는 것이며, 일곱째 행하는 것에 절도를 다해서 허식이 없게 하고, 여덟째는 같은 도반을 배부르게 하고 자신의 힘을 아끼지 않고, 아홉째 만약 늙고 야위거나 병들고 지친 자를 보면 애처로이 여겨서 부축하여 보호하기를 꾸밈이 없이 지극한 마음으로 하고, 열째 마땅히 3존(尊)에 귀명(歸命)하여 이를 게을리 하거나 망각하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열 가지의 일이니, 평범한 사람들이 아무리 고달프고 구애받는 곳에 처해 있다고 하더라도 마땅히 이 열 가지 일을 수행하여 이를 헐뜯거나 게을리 하지 않고 또한 정의(定意)의 교법을 세세(世世)로 잊어버리지 않는다면 나중에 길이 해탈하게 될 것이다.”
012_0144_c_05L佛言善明凡人至心欲學者亦如上說善書是經卷爲設坐燒香敬禮不失三時當復加行十一者修奉五戒無有缺犯二者當以閑睱稍稍誦行定意法文三者雖執事作內心誦習使不忘誤四者在勤勞屈苦之地當知是宿行所爲而無慍恚五者若居地無佛形像無離惡心常存憶向四方作禮如對佛無異六者謹勅柔軟調和心意下於一切者所作盡節而無虛飾八者饒作等不愛筋力九者若見老疾病傷念扶護至心不飾十者常歸命三尊而不怠忘是爲十事凡人雖在勤苦拘㝵之處當行此十事莫毀亦應定意教法世世不失後長解脫
선명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만약 어떤 어진 여인이 종성(種姓)의 가문과 혼인을 하였으나 전생 업의 인연이 있어서 그를 떨쳐버리지 못하지만 성구광명정의를 배우고자 하면 어떻게 하여야 합니까?”
012_0144_c_21L善明白佛言若有賢女人姻種姓之或有居事之業因緣不得捨離學是成具光明定意當奈何乎
012_0145_a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명이여, 여인이 전생의 인연이 있으나 이 바른 정(定)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역시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이 경을 잘 베껴 쓰고, 간단한 시렁[棚閣]을 세우고 꽃을 뿌려 공양 보시하고 향을 태워서 정중히 예배를 하되 머리를 땅에 대고 계명(鷄鳴:아침)과 일중(日中:한낮)과 인정(人定:오후 8시)의 세 때를 놓치는 일 없이 예배하기를 지극한 마음으로 간절하고 지성스럽게 하여야 할 것이며, 언제나 여인의 몸으로부터 떠나기를 원하고 마음에서 애욕을 없애기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012_0144_c_23L佛言善明女人有居事因緣志欲學是正定者亦如上說善書是經設立棚閣供施幡花燒香敬禮頭腦著地鷄鳴日中人定三時爲禮不失至心懇惻常願離於女人身心絕愛欲如是無
012_0145_b_01L또 마땅히 20가지 일을 가행해야 하니, 첫째 상현사(上賢士)의 15계(戒)와 중사(中士)의 10계(戒)를 지녀서 훼손하지 않는 것이고, 둘째 질투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며, 셋째는 가락지나 팔찌 등의 애호를 줄이고, 넷째 연지와 백분 등의 화장을 없애고, 다섯째 방자함이 없고, 여섯째는 의복이 순수하여 화려하고 사치스럽지 않을 것이며, 일곱째 집안사람 양육을 자비로 하며, 여덟째 노비들을 부드럽게 타일러 고통을 주지 않고, 아홉째 독고인(獨孤人)을 옷과 음식으로 섭수하고, 열째 윗분은 효도로 섬기고 아랫사람은 인(仁)으로 다루며, 열한째 말소리를 낮추고 뜻을 낮추어서 자신이 직접 책임을 지고, 열두째 겸손하여 낮추고 경계하고 순응해서 언제나 부끄러움을 알고, 열셋째 해야 할 일을 손수 하고 맑고 깨끗한 향기로움으로 시부모와 부모에게 베풀고 3존(尊)과 사우(師友)들을 공양하고, 열넷째 친소(親疎)와 선악(善惡)에 관계없이 모두 동등하게 사랑하여 그와 같은 네 가지 차별상이 없고, 열다섯째 빈 방에 홀로 있어도 욕망이 일지 않고, 열여섯째 단정하고 겸손하며 마음을 한결같이 법에 두고, 열일곱째 무엇을 하고자 할 경우 높은 분에게 고하고 행하며, 열여덟째 혼자만 하겠다는 생각 없이 언제나 순종하고 낮추어서 자신을 타일러 경계하기를 정법(正法)대로 하고, 열아홉째 결코 남의 담장을 엿보는 등의 비뚤어진 생각이 없고, 스무째 말이나 행동에 장난과 희롱이 없이 항상 법과 율에 응하여 경솔한 실수가 없이 한다.
이것이 바로 어진 여인이 집에 있을 때 행해야 할 정정(正定)의 법이므로 만약 이와 같이 함에 그르치는 일이 없다면 그 공덕이 차츰 충만하여 나중에 길이 해탈하게 될 것이다.”
012_0145_a_06L又當加行二十事一者持上賢士十五戒中士十戒而不毀缺二者捐於妒心三者減於鐶釧之好四者除於脂粉之飾五者無有恣態六者衣服眞純而不奢麗七者育養室內慈心相向八者耎教奴婢不加楚痛九者攝護孤獨衣食平等十者孝事其上仁接下小十一者下聲下意自剋責十二者謙卑誡順常知慚愧十三者所作爲者手執其事淸淨香潔施於公姑父母供養三尊及與師友十四者親疏善惡慈而等之無此四差別之相十五者若在私室空閑無人心不念欲十六者端慇精一常在法十七者所欲施作報於所尊然後乃行十八者無自專之心常以卑順勅誡其身令如正法十九者終不於牆垣闚看有邪僻之念二十者坐起言語終不調戲常應法律而無輕失是爲賢女人居家行正定之如此莫漏功德漸滿後長解脫也

선명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만약에 어떤 소성(小姓)의 평범한 여인의 성품이 어진 행을 좋아하지만 집안이 가난하고 궁색하여 일에 힘써야 하고 의식에 대한 걱정으로 자유롭지 못하여 마음속으로만 범죄를 싫어하고 속히 해탈을 얻고 싶어 이 성구광명존정청정(成具光明尊定淸淨)의 법을 얻어 듣고 행하고 싶어한다면 마땅히 어떻게 하여야 합니까?”
012_0145_b_03L善明白佛言若有小姓凡女人性樂賢行者家貧困厄執事勞苦憂在衣食不得自在內厭殃罪欲疾解脫聞是成具光明尊定淸淨之法至心欲行當云何乎
012_0145_c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명이여, 이와 같은 평범한 여인들이 사는 형편이 가난하면서도 이 정(定)을 배우고자 한다면 비록 계법(戒法)을 갖추어서 행할 수는 없더라도 우선 열 가지 일을 먼저 받들고 닦아서 어긋나고 포기하지 말아야 하니, 첫째 몸소 어진 벗을 따라 5계(戒)를 받아 행하되 훼손하지 말고, 둘째 아무리 춥고 배고파도 살인이나 도적질로 배부르고 따뜻이 하지 말고, 셋째 혼자 있어도 음란한 생각을 않고 자주 마음을 추스르고, 넷째 가난하여도 속이거나 나태하며 재물을 구하지 않고, 다섯째 술판이나 창기(娼妓)들을 보거나 희롱하지 않고, 여섯째는 정법(定法)을 높여 행하는 것을 부처님과 같이 보고, 일곱째 언제나 다섯 가지 착한 마음을 행하는 것인데, 첫째는 염시심(念施心), 둘째는 공경심(恭敬心), 셋째는 예절심(禮節心), 넷째는 모든 것에 대한 하심(下心), 다섯째는 모든 태도를 다스리는 마음이다. 여덟째 일을 하는 중이라도 마음으로는 법문(法文)을 외우면서 나태함이 없도록 하고, 아홉째 6재일(齋日)에 입탑(入塔)하여 3존(尊)에 예배하고, 열째 돈이나 재물이 없어도 언제나 몸소 탑지(塔地)를 쓸고 물 뿌리고 여러 승려들에게 깨끗한 물을 마시게 하고 손을 씻어 주고 목욕을 시키는 것으로 보시를 부지런히 하면서 싫증을 내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곧 평범한 여인들이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행하여야 할 일들이니, 이와 같은 열 가지 일을 행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높고 높아서 태어나는 곳마다 부처님을 만나서 언제나 정법(定法)과 조우하게 될 것이며, 나중에 길이 해탈하게 될 것이다.”
012_0145_b_08L佛言善明如此凡女人輩在於貧困欲學是定雖不能得具行誡法者且當修奉十事莫作違捨一者親就賢友從受五戒行不毀缺二者雖飢雖寒忍不殺盜以自飽煖三者雖獨居處忍不邪婬數諫心意四者雖貧忍不欺怠以求財賄五者於酒食倡伎忍不觀戲六者尊行定法視之如佛七者常行五善心一爲念施心二爲恭敬心三爲禮節心四爲下於一切心五爲制伏衆態心八者雖在事作心誦法文而無懈怠九者六齋入塔禮拜三尊十者雖無錢財以用布施常身自掃灑塔地以淨水漿給與衆僧澡手洗浴以力爲施而不厭是爲凡女人在於貧困而行是十事不有懈怠此則巍巍生則値佛常遇定法後長解脫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명이여, 내가 설한 현녀(賢女)와 범인(凡人), 귀성(貴姓)의 현녀와 범성(凡姓)의 여인들로서 어진 행을 좋아하는 이는 4품(品)의 행(行)의 계법(誡法)을 이와 같이 분명하게 요달해야 한다. 그것을 몸소 실천하여 훼손함이 없는 자가 이로 하여 받게 될 복우(福祐)는 실로 비유할 수가 없는 것이다.
012_0145_c_02L佛言善明我所說賢女凡人貴姓賢女凡姓女人賢行者四品之行誡法了了其身履行無毀漏者是之福祐難譬喩也
선명이여, 만일 어떤 사람이 7보로써 시방세계를 가득 채워 그것이 위로는 28천에까지 이르는데 백천 겁의 세월을 두고 잠시도 쉬지 않고 그것으로 보시를 한다고 하자. 그런데 저 네 무리의 여인들이 행하는 저 성구광명정의의 4품의 공덕은 보물을 보시하여 받게 되는 복에 비하여 거억만(巨億萬) 배나 될 것이다.
어째서 그런가? 무릇 복이라고 하는 것은 다함과 괴로움이 있고, 왕래와 번거로움이 있으며 식음(食飮)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성구광명정의를 행하면 이와 같은 다섯 가지가 없으며, 고요하고 맑아서 다 멸진(滅盡)하므로 이것이 가장 높은 것이기에 뛰어남에다 비유한 것이다.
012_0145_c_05L善明譬人以七寶滿是十方上至二十八天以用布施百千劫不休不息彼四輩人行成具光明定意四品法功德出於彼布施福上巨億萬倍以者何夫福者有盡有苦有往來煩勞有食飮行是成具光明定意無此五也寂然潔淨一切盡滅是曰最尊故喩勝也
선명이여, 마땅히 이 계법(戒法)을 베풀어 모든 자들로 하여금 이를 듣고 받아 지녀 행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명사들이 마땅히 열심히 권면하고 따라야 할 일인 것이다.”
012_0145_c_13L善明當布露是戒一切聞受持行之此明士所當勤勸率也
부처님께서 선명에게 고하셨다.
“내가 멸도한 뒤에 만약 어떤 사람이 이 성구광명정의를 수행하여 경권을 베껴 쓰고 공양하여 예배를 올린다면 마땅히 열둘의 큰 천신(天神)이 이들을 보호하여 어지럽고 잘못됨이 없이 있는 곳을 안온하게 해서 악(惡)으로부터 중상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 줄 것이다.
지금 너희들을 위하여 그 제신(諸神)들의 이름을 일러 줄 테니 수화(水火)나 도적(盜賊)과 병혁(兵革) 등 어떤 위난(危難)이 있더라도 이를 잘 외우고 이 경문대로 수행을 하여야 할 것이며, 어떤 재난이 있다 하여 이를 그만두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면 그 열둘의 천신들이 즉시 찾아가서 보호하여 재앙을 맞는 일이 없도록 하여 줄 것이다.
부처님은 두 말[二言]을 않으신다. 반드시 이를 널리 알려서 모든 이들로 하여금 외우고 익히도록 하라.
012_0145_c_15L佛告善明我滅度後若有人行是成具光明定意及書持經卷供養作禮者當有十二大天神擁護之不抂撗所在安隱不爲惡所中傷爲汝說此諸神名字其在厄難盜賊兵革善誦行是經文不以怨厄故而廢置者是十二天神卽當往護終不使橫殃佛無二言也當廣宣告一切人令誦習之
012_0146_a_01L
천신의 이름을 대호(大護)하며
다음은 복구(福救)
다음은 우중(祐衆)
다음은 불액(不厄)이라 한다네.
012_0145_c_23L有神名大護
復次神名福救
復次神名祐衆
復次神名不厄

다음 천신의 이름은 선장(繕將)이고
다음은 광명(光明)
다음은 도계(道戒)
다음은 발고(拔苦)라 한다네.
012_0146_a_02L復次神名善將
復次神名光明
復次神名道戒
復次神名拔苦

다음의 천신은 대도(大度)라 하고
다음은 도액(度厄)
다음은 안은(安隱)
다음은 보제(普濟)라고 한다네.
012_0146_a_04L復次神名大度
復次神名度厄
復次神名安隱
復次神名普濟

부처님께서 선명에게 말씀하셨다.
“이들 열두 명의 신 또한 부처님께 원(願)이 있으니 법을 지닌 자들을 방호(防護)하는 것이며, 이 성구광명정의의 법계(法誡)를 행하는 곳에 다섯 가지 청정함이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 하나는 경(經)을 둔 고좌(高座)를 청정하게 하고, 둘은 향을 사루고 땅을 쓸어서 청정하게 하고, 셋은 의복을 항상 청정하게 하고, 넷은 신(身)ㆍ구(口)ㆍ의(意)가 항상 청정하고, 다섯은 독경시 먼저 깨끗한 물을 준비해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하여 항상 청정하도록 하는 것으로, 이상이 그 다섯 가지이다.”
012_0146_a_06L佛告善明是十二神又有願於佛防護是持法者行是成具光明定意法誡處當令有五淸淨一者爲經所在高座常令淸淨二者燒香掃地令淸淨三者衣服常淸淨四者心口意常淸淨五者讀是經時先施淸淨水盥手漱口常令淸淨是爲五也
그리고는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에게 이 성구광명정의법을 부촉(咐囑)하니 너는 경문을 잘 베껴 쓰되 신중히 하여 증감이 없도록 할 것이며, 모든 이들에게 가르쳐서 신속히 받아들여서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아난아, 이 경은 만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이는 그 근본이 먼저 6도무극(度無極)을 따라 일어나 바른 정(定)에 들기 때문이다. 그 정(定)은 135행(行)인데 그 가운데 교계(敎誡)가 있고, 겸계(謙誡)가 있으며, 인계(忍誡)가 있고, 예절계(禮節誡)가 있으며, 중선법계(衆善法誡)가 있고, 공법계(空法誡)가 있으니, 멸도처(滅度處)에 이르는 등 갖추지 않은 것이 없다.
불신(佛身)이 지닌 상호(相好)와 혜력(慧力)이 모두 이 법으로부터 나와서 존상(尊上:佛)이 되고, 생사를 단멸하게 되었으니 비할 데 없는 법이다. 거듭 부촉하여 너에게 짐을 지우니, 너는 이를 자세히 받들어 마땅히 분명히 알아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나오시는 것을 언제나 보기는 어려우며, 법계(法誡)가 일어나는 일 또한 만나기가 어려운 것이다. 너는 이를 게을리 말라.”
012_0146_a_13L於是佛告阿難以成具光明定意法囑汝善書經文愼莫增減勤教一切人令受解阿難是經難遇所以者何其要先從六度無極起乃入正定百三十五行此中有教誡有謙誡忍誡有禮節誡有衆善法誡有空法誡乃至滅度處無不具有也佛身所有相好慧力悉從此法出爲尊上爲斷生死所謂無比之法也重囑累諦以授之當以了了佛之出世難可常見法誡之興亦難値遇也汝莫怠
012_0146_b_01L그러자 아난이 아뢰었다.
“천존(天尊)의 가르침을 받들겠습니다.”
阿難言受天尊教
부처님께서 경을 설하시기를 마치자 시방세계에서 온 모든 명사들과 여러 천신들이 부처님께 예배를 올리고는 다들 기뻐하면서 각자 그 본처(本處)로 돌아가고, 인국(忍國)의 여러 명사와 제악중(除惡衆)과 천(天)ㆍ용(龍)과 귀왕(鬼王)과 네 무리의 사람들도 경을 듣고 기뻐서 머리를 땅에 대고 부처님께 예배를 올린 다음 각각 떠나갔다.
012_0146_b_02L佛說經竟十方諸來明士及諸天神禮佛歡喜忽各還本所忍國諸明士除惡衆天龍鬼王及四輩人聞經欣悅各以頭面著禮佛而去
佛說成具光明定意經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