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2_0147_a_01L불설연도속업경(佛說演道俗業經)
012_0147_a_01L佛說演道俗業經


걸복진(乞伏秦) 석성견(釋聖堅) 한역
송성수 번역
012_0147_a_02L乞伏秦沙門釋聖堅譯


이와 같이 들었다.
012_0147_a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보살은 수도 없었으며, 사부대중과 하늘ㆍ용ㆍ귀신ㆍ아수륜(阿須倫:阿修羅)도 모였다.
012_0147_a_04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菩薩無數四輩之衆鬼神阿須倫會
그때 급고독씨(給孤獨氏)는 5백 명의 거사와 더불어 사위성을 나와서 부처님께 찾아가 발아래 머리를 조아렸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합장하고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012_0147_a_06L給孤獨氏與五百居士出舍衛城行詣佛所稽首足下卻坐一面叉手問佛
“집에 있으면서 집안 재산을 경영하는 자들에겐 몇 가지 부류가 있으며, 출가하여 도를 닦는 것과 행이 다릅니까? 어떤 법을 받들어야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빨리 이루며, 다시 무엇으로 중생을 교화해야 합니까?”
012_0147_a_09L居處治家財有幾輩出家修道行異同乎當奉何法疾成無上正眞之復以何宜化衆生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한 질문이구나. 어리석은 이를 깨우치고 장차 보시를 배우려 하는구나.”
012_0147_a_11L佛言善哉開發曈曚將來學施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재산에는 세 갈래가 있으니, 첫째는 하재(下財)이며, 둘째는 중재(中財)이며, 셋째는 상재(上財)이다.
012_0147_a_12L佛言財有三一曰下財二曰中財三曰上財
무엇을 하재(下財)라고 하는가? 어떤 사람은 살림살이를 경영해 돈과 재물을 긁어모으면서 입거나 먹지도 않으려 하고, 경과 계율도 닦지 않으며, 효순하지도 못해 양친을 공양하지도 않으며, 때맞춰 처자를 넉넉하게 부양하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으며, 자신의 편안함을 위해 충분히 배불리 먹고 넉넉히 소비하면서 종과 손님과 심부름꾼들은 떨어진 옷으로 겨우 몸을 가리고 입과 배에 칠이나 할 만큼만 음식을 주며, 미련하게 지키고 아끼기를 벌이 꿀 사랑하듯이 한다.
012_0147_a_13L謂下財有人治產積聚錢財不敢衣不修經戒不能孝順供養二親樂隨時給足妻子欲其消息充饒飽賜奴客徒使衣裁蔽形食係口腹抱愚守惜如蜂愛蜜
옛 성인을 믿지 않고 높은 선비와 사문과 도인을 받들지 않으며, 보시하여 복을 심고 덕을 행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마음으로 자신은 영원하다고 헤아려 다가올 일에 대처할 생각을 하지 않지만, 모인 것은 반드시 흩어지고 화와 복은 스스로 뒤따르는 법이다. 몸과 땅을 탐내고 사모해 괴로움과 원한을 깨닫지 못하지만 불쌍하게도 죽으면 지옥의 문으로 들어간다.
012_0147_a_18L不信先聖不奉高士沙門道人不好布施種福爲德心自計常不慮對至——合者必散禍福自追——貪慕身地不覺惱恨咄嗟沒過入泥黎門
012_0147_b_01L 그 몸은 음식을 인연해 4사대가 왕성한 것이고, 정신이 그것에 의탁해 거짓으로 이름을 부르지만 파리하고 연약한 것이 허깨비와 같고 위태롭고 허약하며 견고하지 못하다. 무상한 줄 모르고 세상의 영화에 의지하며, 마음에 만 가지의 근심을 품고서도 또 오래 살리라고 말하며, 마음에 나라는 생각을 두고서 모두가 공인 줄 통달하지 못한다.
012_0147_a_21L其身緣食四大虺盛神寄其中假號爲名羸弱猶化危脆不固不解非常倚世之榮心懷萬憂謂亦長生心存吾我不達悉空
삼계도 오히려 빈 것인데 하물며 사람이겠는가? 허둥지둥 금방 미혹해지고 탐내고 음탕하며 질투하는 이와 같이 행하는 자들이다.
012_0147_b_03L三界尚虛況人物乎汲汲迭惑貪嫉妒如斯行者
부모를 봉양하기를 편안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하며, 나갈 때 말씀드리고 돌아와 보고하며, 얼굴빛을 변하지 않고 아침에는 고요히 하고 저녁에는 반성하며 조심스런 마음으로 공경하고 삼간다. 어버이의 은혜가 끝없는 줄 생각하며, 아내와 자식들에게 때맞춰 옷과 음식을 공급하며, 온정이 넘쳐흘러 함께 기뻐한다. 처자에게 이같이 하며 끝끝내 삿된 일을 하는 법이 없으며, 종ㆍ손님ㆍ권속과 심부름꾼을 살펴 주리거나 모자라게 하지 않는다.
012_0147_b_04L奉養父母安和至心出辭還返不失顏色晨定暮省小心翼翼念二親恩而無窮極給足妻子應時衣食恩情歸流與共同歡妻子如是也終無私行視奴客眷屬徒使不令飢乏
그러나 죽은 뒤에 다시 태어난다는 것을 믿지 않고 ‘죽으면 없어져서 형상이 없는 것으로 돌아간다’고 말한다. 부모를 효도로 받들며 젖으로 기른 은혜를 생각하고, 처자를 부양하며 사랑하고 정을 주고, 종과 일꾼들을 보살펴 그 힘을 얻으려고 하나 사문과 도인을 받들어 공경하지 못하며, 선을 행하고 은덕을 보시하면 뒷날 복을 얻어 남들보다 두드러진다는 것을 수긍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중재(中財)이다.”
012_0147_b_09L不信死後當復更生謂死滅盡歸於無形孝所生念乳養恩給足妻子戀恩愛瞻視僕使欲得其力不能奉敬沙道人不肯行善布恩施德後當得福與衆殊特是謂中財
부처님께서 이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於是頌曰

젖 먹여 기르신 은혜 늘 잊지 않고
효도하고 순종하며 양친을 받들고
그 아내와 자식에게 넉넉히 공급하며
때를 따라 시절을 잃지 않는다.
012_0147_b_14L常能念乳養
孝順供二親
給足其妻子
隨時不失節

종과 손님 심부름꾼들을
위로하며 나쁘게 하지 않기에
아랫사람 모두가 순종하여
일을 시키면 어기지 않네.
012_0147_b_16L奴客及徒使
慰勞不加惡
下侍皆順從
遣行不違教

다음 세상에 태어나는 것 믿지 않아
들으면 놀라고 기뻐하지 않으며
스스로 생각하네, 그 몸이 영원해
오래 살며 죽지 않으리라고.
012_0147_b_17L不信後世生
聞之驚不喜
自計身有常
長存不終亡

삼계는 허깨비와 같나니
이 글귀를 알아야 하네.
자기가 지은 죄와 복
과거에 지은 것 따라 그것을 받으리라.
012_0147_b_18L三界如幻化
當識此辭章
己所爲罪福
從本而受之

부처님께서 다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012_0147_b_20L佛復告長者
“상재(上財)의 업이란, 이를테면 그 사람이 만일 재보(財寶)가 있으면 스스로 입고 먹으며, 부모에게 효순하여 시절을 잃지 않고 항상 얼굴빛을 살펴 근심을 품지 않게 한다. 나가서는 계율을 범하지 않고 들어와서는 예절에 어긋나지 않으며, 하는 일은 맑고 깨끗해 더럽히거나 물들지 않는다.
012_0147_b_21L上財業者謂其人若有財寶能自衣食孝順父母不失時節恒瞻顏色不令懷慼出不犯禁入不違禮造行淸白不使污染
012_0147_c_01L 어른을 공경하고 지혜로운 자에게 겸손하며, 많이 아는 이들에게 묻고 받아들여 평등한 마음으로 삿되지 않으며, 못나고 가난한 자들 모두에게 의지처가 되어주며, 처자를 돌보아 언제나 풍족히 갖추게 하고, 모든 삿된 생각을 없애버리고 바른 다스림을 닦으며, 종과 하인을 편안하게 하고 궁핍하지 않게 하며, 함부로 매질하지 않고 더욱더 그들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긴다.
012_0147_c_01L恭敬尊長謙遜智者啓受博聞等心不邪下劣貧厄咸蒙仗荷給贍妻子常令備豐除諸邪念修以正治消息奴使不令窮不妄撾罵加之慈愍
옛 성인과 지순한 학자와 바른 선비와 출가하여 법을 따르는 사문과 현명한 이들을 받들어 공경하되 이른 아침부터 밤늦도록 예를 행하며 그 뜻을 잃지 않고, 부족한 것들을 보시해 도덕을 이루어 맘대로 경전을 강설하고 어리석은 이들을 교화하며, 좋은 방편으로 그 시기를 잃지 않는다.
012_0147_c_05L奉敬先聖正士出家順法沙門賢明夙夜行禮不失其意布施所乏使成道德講經典幷化癡冥以善方便不失其
스스로도 편안하면서 저 일체 중생을 보호하는 것이 마치 암소가 꼴을 먹고는 젖을 내고, 젖에서 낙(酪)이 나오고, 낙에서 소(酥)가 나오고, 소에서 제호(醍醐)가 나오면 제호는 가장 부드럽고 특히 오묘한 것과 같다. 그 스스로 몸을 편안하게 하고 시방을 가엾이 여겨 사랑스럽게 생각하는 바가 많고, 안온하게 하는 바가 많아서 모든 하늘과 인민들이 모두 제도를 입게 된다. 이런 사람은 가장 높고 위없고 견줄 자가 없으며, 맞설 자 없는 자가 되고 세상의 대장부가 되어 짝할 자 없이 뛰어나다.”
012_0147_c_09L自安護彼一切衆生猶如牸牛食芻出乳乳出酪酪出酥酥出醍醐醐最柔特妙其自安身愍哀十方所慈念多所安隱諸天人民皆得蒙是人最尊無上無比爲無儔疋世大雄獨步無侶
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於是頌曰

만일에 여러 재물 있게 되면
자신의 좋은 옷과 음식을
부모님에게 공양하여 효도하며
언제나 그 얼굴 빛 잃지를 않네.
012_0147_c_14L若有衆財業
以自好衣食
供養孝父母
不失其顏色

나가서는 계율을 범하지 않고
들어와서는 예의를 어기지 않으며
하는 행동 언제나 맑고 깨끗해
법을 따르며 거칠거나 미혹하는 일 없네.
012_0147_c_16L出遊不犯禁
還返不違禮
造行常淸白
順法不荒迷

어른을 공경하며 받들어 모시고
지혜로운 사람 앞에선 겸손하며
많이 아는 선비에겐 묻고 배우며
평등한 마음으로 삿됨을 사모하지 않네.
012_0147_c_17L供敬奉尊長
謙遜明智者
啓受博聞士
等心不慕邪

때맞춰 처자를 부양하여
저마다 원하는 것 얻게 하며
종과 일꾼에게 자비롭게 베풀어
옷과 음식 항상 풍족케 하네.
012_0147_c_18L隨時給妻子
各令得其所
慈賜奴僕使
衣食常豐足

사문과 학자들 높여 받들며
보시하고 공양을 바치며
그로부터 깊고 묘한 법을 받아들여
어리석음과 몽매함 없애 버리네.
012_0147_c_20L奉沙門學士
布施授供養
從受深妙法
棄捐癡聾盲

시방의 인간들을 가엾이 여겨
제 몸만을 위해 행하지 않고
언제나 스스로가 편안한 뒤엔
일체의 재앙 역시 해결해 주네.
012_0147_c_21L愍傷十方人
不獨爲身行
常自安其已
亦解一切厄

비유컨대 소(酥)와 제호가
본래 꼴[芻草]에서 나오는 것처럼
이미 자신을 편안케 할 수 있으면
그 몸은 평화로워 질병이 없네.
012_0147_c_22L譬如酥醍醐
本從芻草出
旣可用安身
身和無疾疹
012_0148_a_01L
중생들을 두루두루 가엾이 여기고
그 마음 언제나 한결같나니
이 네 가지 평등한 행으로
빨리 부처님을 이루게 되리라.
012_0148_a_01L普哀衆生類
其心常平一
以是四等行
速逮成至佛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012_0148_a_02L佛告長者
“출가하여 도를 닦는 배움[學]에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성문(聲聞)이며, 둘째는 연각(緣覺)이며, 셋째는 대승(大乘)이다. 어떤 자들을 성문이라 하는가?
012_0148_a_03L出家修道學有三品一曰聲聞二曰緣覺三曰大乘何謂聲聞
고통을 두려워하고 몸을 싫어하는 자들이다. 헤아릴 수 없는 생사의 고난에 돌고 도는 환난을 사유하고, 몸뚱이를 원수처럼 보아 4대(大)는 마치 독사와 같고 5음의 처소를 도적으로 여긴다. 좌선하며 내쉬는 숨과 들이쉬는 숨을 세어 뜻을 지키며, 몸뚱이의 오로(惡露)와 깨끗하지 못한 모습을 관하여 욕심의 근본인 색(色)과 통(痛: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을 두려워한다.
012_0148_a_04L畏苦厭身思無央數生死之難周旋之患視身如怨四大猶虺五陰處賊坐禪數息安般守意觀身惡露不淨之形畏色欲本——痛想行識——
지옥의 고통과 아귀의 재앙과 축생들의 고뇌의 결박과 인간의 고난과 천상의 이별을 두려워하며, 헤아릴 수도 없는 세월동안 윤회하며 쉴 새 없는 것이 옥중의 죄수와 같은 것을 두려워한다. 그리하여 태어나고 죽는 고단한 죄를 끊으려 하고, 무위의 즐거움과 니원(泥洹:열반)의 편안함을 구하되 자기만을 위하고 중생은 생각지 않으며, 항상 조그마한 자비에만 집착하고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은 일으키지 않으며, 음성1)에만 의지하여 공혜(空慧)를 알지 못하며, 삼계는 허깨비와 같은데도 스스로 자신만 건지는데 치중하고 은혜로운 자비는 원하지 않으니, 이것이 성문학(聲聞學)이다.”
012_0148_a_08L怖地獄苦餓鬼之厄畜生惱結人中之難天上別離不可稱計輪轉無休如獄中囚欲斷生死勤勞之罪求無爲樂泥洹之安但自爲己不念衆生常執小慈不興大哀倚于音聲不解空慧三界猶幻趣自濟己不顧恩慈是爲聲聞
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於是頌曰

한량없는 생사를 두려워하고
돌고 도는 환난을 두려워하며
마음에 두려움을 품고 나서는
오직 자신의 안락만 구하려 하네.
012_0148_a_15L畏無量生死
周旋之艱難
心已懷恐懼
唯欲求自安

좌선하면서 호흡을 헤아리고
들고 나는 호흡에만 오로지 뜻을 두며
몸의 오로를 관하고
여러 가지 부정한 것들 관하네.
012_0148_a_17L坐禪而數息
專精志安般
觀身中惡露
不淨有若干

삼계의 색을 없애버리고
욕심을 끊어 자신은 편안하지만
큰 자비는 닦을 수 없고
오직 열반에만 뜻을 두어 좋아하네.
012_0148_a_18L棄捐三界色
斷欲得自安
不能修大慈
唯志樂泥洹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012_0148_a_19L佛告長者
“연각이란 본래 큰 뜻을 내어 보살의 업인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일심(一心:선정)ㆍ지혜를 행하던 자들이다. 바라는 생각을 내어 높고 뛰어나기를 구하니, 천상천하 모두를 스스로 귀의하게 하고 32상 80종호로 위엄과 신력과 공덕이 중하여 높고 뛰어나며 당당하여 미칠 수 있는 자가 없게 되기를 구한다.
012_0148_a_20L緣覺者本發大意爲菩薩業——布施持戒忍辱精進一心智慧——以用望想求爲尊豪天上天下咸令自三十二相八十種好威神德重巍巍堂堂無能及者
012_0148_b_01L 그러나 여래의 색신이 나타내는 것을 모르고, 세상의 어리석은 이들로 인해 큰 도를 모르며, 생사의 흐름은 끊었지만 근원으로 돌아가 생사의 근본은 다할 수는 없다. 따라서 상호가 엄숙한 몸을 나타내고 글과 말로 어리석은 이들을 교화하며 크게 현명을 드러내 보이고 또 상호에 집착하면서 색의 형상이 참으로 있다고 말한다.
012_0148_b_01L不解如來色身所現——因世愚人不識大道斷生死流不能反原盡生死本故爲現身相好嚴文辭言教以化愚冥顯示大明——及著相好謂審有色像
비록 4등(等:무량심)ㆍ4은(恩)ㆍ6도무극(度無極:바라밀)ㆍ37품(品)을 행하고, 12인연을 관하여 그 근원을 뽑으려고 하지만 본래 없는 것인 줄 모르고 큰 도를 희망하는 것이니, 설령 덕을 허공계처럼 쌓더라도 부처에는 도달하지 못하리라. 왜냐하면 통달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왜 통달하지 못했다고 하는가?
012_0148_b_05L雖行四等四恩六度無極三十七品觀十二緣欲拔其原不解本無悕望大道正使積德如虛空界不得至佛所以者何用不達故何謂不達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일심ㆍ지혜와 4등ㆍ4은으로 희망하는 것이 있고, 5취(趣)에서 태어나고 죽는 일체를 구원하려고 생각하며, 공(空)ㆍ무상(無想:無相)ㆍ불원(不願:無願)의 모든 법을 알고, 일체의 법은 허깨비ㆍ꿈ㆍ아지랑이ㆍ그림자ㆍ메아리ㆍ파초ㆍ물거품과 같아서 모두 존재하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지만 도의 지혜[道慧]는 형상이 없어서 허공처럼 평등하고 늘리거나 파괴하는 것 없이 두루 중생을 제도하는 것이다.”
012_0148_b_09L布施持戒忍辱精進一心智慧四等四恩有所悕望念救一切五趣生死解空無想不願諸法曉一切法如幻野馬影響芭蕉泡沫皆無所有道慧無形等如虛空無所增壞普度衆生
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於是頌曰

과거에 보살의 뜻을 일으켜
대승의 업에 뜻을 두고 사모했으나
그저 부처님 몸에만 집착했기에
좋아하고 싫어할 것 없음을 알지 못했네.
012_0148_b_14L本發菩薩意
志慕大乘業
但欲著佛身
不了無適莫

보시와 지계와 인욕
정진과 선식(禪息)과 지혜
4등과 4은과 6도무극으로
오로지 자신만 무위(無爲)를 즐기네.
012_0148_b_16L布施戒忍辱
精進禪息智
四等恩六度
惟己樂無爲

사모하네, 서른두 가지 모습
높고 뛰어난 여든 가지 모습
천상과 천하에서 가장 높고
5음과 6쇠(衰:入)를 벗어난 것을.
012_0148_b_17L慕三十二相
八十好巍巍
天上天下尊
脫五陰六衰

그저 그 대강의 일만 살피고
깊고 미묘함은 관할 수 없나니
시방을 제도하려고 한다지만
마음과 말이 서로 어긋나네.
012_0148_b_18L但察其麤事
不能觀深微
雖欲度十方
心口自相違

알지 못하네, 허깨비와 같음을
물거품과 아지랑이
파초와 꿈, 그림자와 같다는 걸
망령된 생각만 많고 많구나.
012_0148_b_20L不了如幻化
水沫泡野馬
芭蕉如夢影
妄想甚衆多

설령 공덕 짓기를
강가의 모래처럼 하고
마음에 참된 이치 품는다 해도
여러 악마 없애는 법 알지 못하네.
012_0148_b_21L正使作功德
猶如江河沙
心懷無上眞
不解除衆魔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012_0148_b_22L佛告長者
012_0148_c_01L“그 대승학(大乘學)은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내어 대자(大慈)를 행하며 허공처럼 평등하고, 대비(大悲)를 닦으며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이 없으며, 자신의 몸은 근심하지 않고 5취의 일체 중생만을 생각해 두루 편안하게 하려고 한다.
012_0148_b_23L其大乘學發無上正眞道行于大慈等如虛空而修大悲無所適莫不自憂身但念五趣一切衆生普欲使安
4등심인 자(慈)ㆍ비(悲)ㆍ희(喜)ㆍ호(護)를 받들어 인자한 사랑과 이로운 이치 등의 이익을 은혜롭게 베풀어 시방을 구제하며,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일심ㆍ지혜의 6도무극으로 희망하는 바 없이 일체 중생에게 베풀며, 삼계를 오가고 도는 헤아릴 수 없는 고단함과 괴로움을 관하여 그들 생각하기를 아버지처럼 어머니처럼 아들처럼 제 몸처럼 하여 평등해 전혀 다름이 없으며, 그들을 위해 눈물을 비 오듯 흘리며 재앙을 제도해 큰 도에 이르게 하려고 한다.”
012_0148_c_03L奉四等心慈悲喜護惠施仁愛益義等利救濟十方布施持戒忍辱精進一心智慧六度無極無所悕望以施一切衆生之類觀于三界往返周旋勤苦艱難不可稱計念之如父如母如子如身等而無異爲之雨欲令度厄至于大道
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於是頌曰

위없는 큰 뜻을 내어
자(慈)ㆍ비(悲)ㆍ희(喜)ㆍ호(護)를 행하며
허공과 같은 큰 연민으로
평등을 행하며 좋고 싫음 없네.
012_0148_c_09L發無上大意
行慈悲喜護
大哀如虛空
行等無適莫

자신을 위해 공덕을 세우지 않고
오직 시방의 중생 위해 베풀며
모든 중생 제도하여 해탈케 하며
큰 도의 지혜에 이르게 하네.
012_0148_c_11L立德不爲己
唯爲十方施
度脫諸群生
使至大道智

“또 대승에 이르는 네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보시하여 모든 가난한 이들에게 주는 것이며, 둘째는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을 가려 업신여기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보시한 것에 바라는 바가 없으며 도로 갚기를 구하지 않는 것이며, 넷째는 그 공덕을 중생에게 베푸는 것이다.”
012_0148_c_12L又有四事得至大乘一曰布施給諸窮乏二曰不擇豪劣行輕重心三曰所可施與無所悕望不求還報四曰以此功德施於衆生
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於是頌曰

보시하여 가난한 이 거두어 주고
업신여기거나 존중하는 마음 가지지 않으며
지혜에만 뜻을 두고 희망하지 않으며
뒷날에 보상받길 구하지 않네.
012_0148_c_16L布施攝貧窮
不行輕重心
志慧無悕望
不求還得報

가엾이 여기네, 모든 중생들
오고 가며 두루 다니는 자들
이 공덕을 베풀어
모두 큰 도에 이르게 하네.
012_0148_c_18L愍念於群黎
往來周旋者
以此功德施
悉令至大道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계율을 받들어 대승을 빨리 이루는 네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입을 지키고 몸을 보호하며 마음으로 그릇된 것을 생각지 않는 것이며, 둘째는 출입과 행보에 예절을 잃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하늘과 전륜성왕과 제석ㆍ범왕의 지위에 태어나기를 원하지 않는 것이며, 넷째는 이 금계를 중생들에게 베푸는 것이다.”
012_0148_c_19L佛告長者奉戒有四事疾成大乘曰守口護身心不念非二曰出入步不失禮節三曰不願生天轉輪聖梵之位四曰以是禁戒惠施衆
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於是頌曰
012_0149_a_01L
언제나 몸과 입과 뜻을 보호하며
마음은 견고하기 태산과 같네.
만일 출입하거나 행보할 적엔
한 번도 예절에 어긋난 적 없었네.
012_0149_a_01L常護身口意
心堅如太山
若出入行步
未曾失禮節

원하지 않네, 천상에 태어나길
제석천과 범천 전륜왕으로도
곧 이런 바른 행으로
일체의 인간들에게 베푼다네.
012_0149_a_03L不願生天上
釋梵轉輪王
則以此正行
用惠一切人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012_0149_a_04L佛告長者
“인욕으로 대승을 빨리 이루는 네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만일 꾸짖거나 욕하는 자가 있으면 음성을 헤아리지 않는 것이며, 둘째는 만일 몽둥이로 때리는 자가 있으면 형상이 없는 것처럼 헤아리는 것이며, 셋째는 만일 헐뜯는 자가 있으면 바람이 부는 것처럼 여기는 것이며, 넷째는 해치는 자가 있어도 항상 큰 연민을 품는 것이다.”
012_0149_a_05L忍辱有四事疾成大乘曰若罵詈者不計音聲二曰若撾捶者計如無形三曰若毀辱者謂如風四曰有加害者常懷大哀
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2_0149_a_08L佛於是頌曰

때리고 욕하더라도 잠자코 있고
본래 형상 없음 스스로 헤아리며
설령 원한의 마음 일어나더라도
마음을 곧 되돌려 스스로 그쳐라.
012_0149_a_09L撾罵令默然
自計本無形
設有恨意起
心輒還自止

온화한 마음에 기쁜 얼굴빛
여러 사람 모두가 공경하리니
이로써 부처님을 이루고
32상 뚜렷하게 나타나리라.
012_0149_a_11L和心顏色悅
衆人咸恭敬
用是得成佛
三十二相明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012_0149_a_12L佛告長者
“정진에 네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법을 받들며 한 번도 게으름을 부리지 않는 것이며, 둘째는 차라리 몸과 목숨을 잃을지언정 도의 가르침을 어기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부지런히 깊은 경전을 외우며 나태하게 하지 않는 것이며, 넷째는 위험과 재앙에 처한 모든 이들을 널리 구제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이다.”
012_0149_a_13L精進有四事一曰夙夜奉法未曾懈廢二曰寧失身命不違道三曰勤諷深典不以懈惓四曰廣欲救濟諸危厄者——是爲四
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於是頌曰

아침부터 밤까지 큰 법 받들어
잠시라도 잊는 일 한 번도 없고
차라리 몸과 목숨 잃을지언정
도의 가르침 절대로 어기지 않네.
012_0149_a_16L夙夜奉大法
未曾有忽忘
寧自失身命
不敢違道教

심오한 경전 외우고 익히기를
게으름을 피우며 하지 않고
온갖 위험과 재앙 구제하며
마음에 원망을 품게 하지 않네.
012_0149_a_18L誦習深經典
不以爲懈惓
救濟衆危厄
不使心懷怨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012_0149_a_19L佛告長者
“선사(禪思:禪定)에 네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정밀한 수행을 익히기 좋아하며 한가한 곳에서 홀로 지내는 것이며, 둘째는 몸과 입과 마음을 고요히 하여 어지럽지 않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비록 온갖 소란스러움 속에 있더라도 항상 자신을 안정시킬 수 있는 것이며, 넷째는 그 마음이 텅 비어 집착하는 바가 없는 것이다.”
012_0149_a_20L禪思有四事一曰樂習精修閑居獨處二曰靜身口心令不憒三曰雖在衆鬧常能定己四曰其心曠然而無所著
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於是頌曰
012_0149_b_01L
언제나 정밀한 수행을 좋아하여
한가한 곳에서 홀로 지내려 하며
그 몸과 입과 뜻을 고요히 하여
어지럽고 시끄러움 생각한 적 없네.
012_0149_a_23L恒好於精修
志閑居獨處
靜其身口意
未曾念憒鬧

온갖 소란스러움 속에 자주 있게 되더라도
마음이 안정되어 갑자기 변하는 일 없으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시방을 두고
도의 지혜로 신족(神足)을 일으키네.
012_0149_b_02L數處衆亂中
心定無忽變
一心見十方
道慧起神足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012_0149_b_03L佛告長者
“지혜에는 네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몸이 공(空)함을 아는 것이니, 4대가 합해 이루어진 것으로서 뿔뿔이 흩어지면 본래 주인도 이름도 없다는 것이며, 둘째는 그 삼계에 나는 것은 모두가 마음으로 하는 일인 것이나 마음은 허깨비와 같아서 여러 형상에 의지하여 수립되는 것이며, 셋째는 5음은 본래 처소가 없으나 그 집착하는 바에 따라 그로 인해 그 정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아는 것이며, 넷째는 12인연은 본래 근원이 없으나 상대로 인하여 상대가 나타난 것임을 깨닫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이다.”
012_0149_b_04L智慧有四事一曰解於身四大合成散壞本無主名二曰其生三界皆心所爲心如幻化倚立衆三曰了知五陰本無處所隨其所著因有斯情四曰曉十二緣本無根因對而對現——是爲四
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於是頌曰

그 몸의 공함을 모두 아나니
4대가 합하여 이루어지고
뿔뿔이 흩어지면 처소가 없나니
마음을 따라서 생긴 것이라네.
012_0149_b_09L悉解其身空
四大而合成
散滅無處所
從心而得生

5음은 본래 근원이 없나니
집착하는 것에 이름을 붙인 것
12인연 본래 시초가 없나니
이를 깨달으면 큰 평안에 이르리라.
012_0149_b_11L五陰本無根
所著以爲名
十二緣無端
了此至大安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012_0149_b_12L佛告長者
“지혜에 다시 여섯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색(色)이 거품덩어리와 같다는 것을 아는 것이며, 둘째는 통양(痛痒:受)이 물거품과 같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며, 셋째는 사상(想想:想)이 아지랑이와 같다는 것이며, 넷째는 생사(生死:行)가 파초와 같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며, 다섯째는 식(識)이 허깨비와 같다는 것을 살피는 것이며, 여섯째는 심신(心神)은 그림자나 메아리 같아서 모두 본래 공이며 어디에도 처소가 없다는 것을 헤아리는 것이다.”
012_0149_b_13L智慧復有六事一曰解色如聚沫二曰了痛痒如水泡三曰思想如野馬四曰曉生死如芭蕉五曰察識如幻六曰心神如影響計本悉空皆無處所
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於是頌曰

안다네, 색은 거품덩어리 같고
통양은 물거품과 같고
사상은 아지랑이와 같고
생사는 파초와 같음을.
012_0149_b_17L解色如聚沫
痛痒如水泡
思想猶野馬
生死若芭蕉

식은 허깨비처럼 거짓되다는 것 깨달아
삼계에 어느 하나 좋을 것 없나니
모조리 공이고 없다는 것 분별하여
그러고서 큰 도에 이르느니라.
012_0149_b_19L了識假譬幻
三界無一好
分別悉空無
爾乃至大道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012_0149_b_20L佛告長者
“자(慈)에 네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시방을 자비롭게 생각하는 것이며, 둘째는 어머니가 자식 기르듯 하는 것이며, 셋째는 아주 불쌍하게 생각하는 것이며, 넷째는 자신과 다름이 없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 일이다.”
012_0149_b_21L慈有四事一曰慈念十方二曰如母育子三曰極愍念之四曰如身無異——是爲四
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於是頌曰
012_0149_c_01L
시방을 자비롭게 생각하며
어머니가 갓난아기를 기르듯이
언제나 가엾은 생각 품나니
제 몸과 같아 다름없다네.
012_0149_b_23L慈念於十方
如母育赤子
常懷極愍念
如身等無異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012_0149_c_02L佛告長者
“연민[哀:悲]에 네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그들을 불쌍히 여기는 것이며, 둘째는 그들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것이며, 셋째는 자신이 대신 죄를 받으려하는 것이며, 넷째는 목숨을 바쳐 그들을 건지는 것이다.
012_0149_c_03L哀有四事一曰愍之二曰爲之雨淚三曰身欲代罪四曰以命濟之
기뻐함[喜]에 네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온화한 얼굴이며, 둘째는 좋은 말이며, 셋째는 경을 설하는 것이며, 넷째는 이치를 이해하는 것이다.
012_0149_c_05L喜有四事一曰和顏二曰善言三曰說經四曰解義
보호함[護:捨]에 네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악을 버리고 선으로 나아가도록 가르치는 것이며, 둘째는 삼보에 귀명하도록 항상 가르치는 것이며, 셋째는 도의 뜻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며, 넷째는 중생을 깨우쳐 교화하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 일이다.”
012_0149_c_06L護有四事一曰教去惡就善二曰常訓誨歸命三寶三曰使發道意四曰開化衆生——是爲
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於是頌曰

가엾이 생각해 눈물을 흘리고
자신이 그의 죄를 대신하려 하며
목숨을 버려 그들을 건지면서
그로 인해 원한을 품지 않네.
012_0149_c_09L愍念爲雨淚
身欲代其罪
捨命而濟之
不以爲懷恨

온화한 얼굴로 좋은 말을 하고
법을 강설하고 이치를 분별하며
나쁜 것 버리고 선으로 향하도록 가르치고
삼보에 귀명하도록 가르친다네.
012_0149_c_11L和顏演善言
講法分別義
教去惡就善
誨歸命三寶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012_0149_c_12L佛告長者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빨리 이루는 네 가지 법이 있다. 첫째는 공(空)을 이해하여 구하는 바 없음을 배우는 것이며, 둘째는 무상(無想:無相)으로 희망하는 바가 없는 것이며, 셋째는 무원(無願)으로 태어날 곳을 사모하지 않는 것이며, 넷째는 3승(乘)의 업에 항상 평등하여 과거ㆍ미래ㆍ현재가 없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 법이다.”
012_0149_c_13L有四法疾成無上正眞之一曰解空學無所求二曰無想所悕望三曰無願不慕所生四曰常等三乘之業無去來今——是爲四
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2_0149_c_16L佛於是頌曰

공을 알아 구하는 바 없고
보답을 희망하는 생각도 없고
태어날 곳을 사모하지도 않으며
항상 평등하게 3세에 행하느니라.
012_0149_c_17L解空無所求
無想悕望報
不慕願所生
常等三世行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012_0149_c_19L佛告長者
“부처님의 도를 빨리 이루는 네 가지 법이 있다. 첫째는 일체가 다 본래 청정하다는 것이며, 둘째는 만물은 두루 허깨비와 같음을 아는 것이며, 셋째는 태어나고 죽으며 끊어져 없어지는 것은 모두 인연의 상대함이라는 것이며, 넷째는 그 인연의 상대함을 헤아려 보면 본래 또한 형상이 없다는 것이다.”
012_0149_c_20L有四事法疾成佛道一曰一切皆悉本淨二曰而解萬物普如幻化三曰生死斷滅皆從緣對四曰計其緣對本亦無形
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於是頌曰
012_0150_a_01L
일체는 모두 본래 청정하고
만물은 허깨비와 같음을 아네.
생사는 인연이 상대함에서 생긴 것
근본을 살펴보면 역시 형상이 없네.
012_0149_c_23L一切悉本淨
解物如幻化
生死從緣對
計本亦無形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012_0150_a_02L佛告長者
“빨리 정각을 이루는 여섯 가지 법이 있다. 첫째는 몸으로 항상 자비를 행하며 원한도 없고 맺힘도 없는 것이며, 둘째는 입으로 항상 자비롭게 말하며 깊은 지혜의 이치를 펴는 것이고, 셋째는 마음을 자비롭고 어질며 조화롭게 하여 남몰래 시방을 가엾이 생각하는 것이며, 넷째는 계율을 보호하며 망상을 짓지 않고 대승의 업을 구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바로 관찰하여 시방의 공함과 도와 세속이 둘이 아님을 보는 것이며, 여섯째는 가난한 자들에게 충분히 음식을 주고 몸의 업을 구해주어 위험과 재앙으로부터 구제하는 것이다. 이것이 여섯 가지 법이다.”
012_0150_a_03L有六法疾成正覺一曰身常行慈無怨無結二曰口常行慈深慧義三者心慈仁和調隱哀念十四曰護戒不造想求大乘之業五曰正觀見十方空道俗不二六曰供足乏食救身之業以濟危厄——是爲六
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2_0150_a_08L於是頌曰

몸으로 항상 자비스런 마음 행하고
매질로 원한 맺는 일 한 번도 없으며
입으로 걱정해 주는 말 항상 닦고
깊고 지혜로운 이치 연설한다네.
012_0150_a_09L身常行慈心
未曾捶怨結
口恒修言愍
演深慧之誼

인자하고 조화로운 마음으로
모든 시방을 가엾이 생각하며
계를 지켜 망상을 일으키지 않고
시방의 공함을 바로 관찰하네.
012_0150_a_11L心和仁調隱
哀念諸十方
護戒不起想
正觀十方空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012_0150_a_12L佛告長者
“부처님의 도를 빨리 이루는 네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정진의 업을 받들면서 어느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것이며, 둘째는 중생을 교화하며 도의 마음을 끊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생사에 노닐면서 싫증내지 않는 것이며, 넷째는 대자(大慈)와 대애(大哀:大悲)로 방편의 지혜[權慧]를 버리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 일이다.”
012_0150_a_13L有四事疾成佛道一曰奉精進業悉無所著二曰教化衆生道心不斷三曰遊于生死不以患厭曰大慈大哀不捨㩲慧——是爲四
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2_0150_a_16L佛於是頌曰

정진하며 집착하는 것 없고
교화를 끊는 일 없으며
생사를 미워하거나 싫증내지 않고
방편의 지혜를 버리지 않네.
012_0150_a_17L精進無所著
教化未曾斷
不患厭生死
不廢捨㩲慧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012_0150_a_19L佛告長者
“중생을 깨우쳐 교화하는 네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생사를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곧 일을 드러내 화와 복으로 그것을 비유하는 것이며, 둘째는 삼보를 믿지 않으면 큰 도를 나타내 보이는 것이며, 셋째는 삿된 길에서 헛갈려 있으면 3승(乘)과 부처님 도는 홀로 존귀하여 짝할 자가 없다는 것을 지적해 말하는 것이며, 넷째는 삼계에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 허깨비와 같아 참된 이치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 일이다.”
012_0150_a_20L開化衆生有四事一曰不信生死者則以現事禍福喩之二曰不信三寶顯示大道三曰迷惑邪徑指語三乘佛道獨尊而無有侶四曰三界所有悉如幻化無一眞諦——是爲
012_0150_b_01L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於是頌曰

생과 사를 믿지 않으면 화와 복을 보이고
삿된 소견 떨어진 자에겐 큰 도를 나타내며
부처님 도는 홀로 높아 짝할 자가 없고
삼계는 모두 공해 허깨비와 같다네.
012_0150_b_02L不信生死禍福示
墮邪見者顯大道
佛道獨尊而無侶
三界悉空如幻化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012_0150_b_04L佛告長者
“깨우쳐 교화하는 데에 또 일곱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욕심내는 자들을 가르쳐 보시하게 하는 것이며, 둘째는 악을 범하는 자들을 가르쳐 계율을 받들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성을 내는 자들을 권고하여 욕됨을 참게 하는 것이며, 넷째는 나태한 자들을 교화하여 정진하게 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마음이 산란한 자들을 가르쳐 정의(定意)를 닦게 하는 것이며, 여섯째는 미련한 자들을 가르쳐 지도무극(智度無極:지혜바라밀)을 끝까지 배우게 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모르는 자들에게 때맞춰 권방편(權方便)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것이 일곱 가지이다.”
012_0150_b_05L開化復有七事一曰慳貪者教令布施二曰犯惡者誨令奉戒三曰瞋恚者勸令忍辱四曰懈怠者化令精進五曰心亂者誨令定意曰愚冥者教令至學智度無極七曰不知隨時顯㩲方便——是爲七
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2_0150_b_10L佛於是頌曰

인색한 자들에게 보시를 가르치고
나쁜 짓을 하면 계율을 받들게 하며
성내는 자들에겐 인욕을 권하고
나태한 자들에겐 정진을 권하네.
012_0150_b_11L慳者教布施
犯惡令奉戒
瞋恚勸忍辱
懈怠勸精進

산란한 자들 그 마음 안정시키고
미련한 자들 가르쳐 배우게 하니
지혜의 도무극을 배우게 하며
때맞춰 선권방편 일으킨다네.
012_0150_b_13L亂者使定意
愚冥教令學
智慧度無極
隨時發善權

때맞춰 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012_0150_b_14L隨時菩薩問佛
“배우는 자들에게 상ㆍ중ㆍ하가 있어서 모두가 두루 평등하게 대승에 이르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012_0150_b_15L何故學者有上中下不悉普等至大乘乎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배우는 자들의 그 마음에 견해의 멀고 가까움이 있고 이해의 깊고 얕음이 있으며 뜻의 잘나고 못남이 있으므로 3승을 보이지만 근본을 헤아리면 3승이란 없다. 임시로 인용하여 비유를 들리라.
012_0150_b_16L佛言學者其心見有遠近解有深淺志有優劣故示三乘計本無三假引爲喩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나라를 다스리는 대신이 되었는데, 총명하고 지혜로워 왕이 소중히 여기며 국사에 참여시켜 모든 것을 위탁하고 의심을 품지 않았다. 또 이 대신에게 친한 벗이 세 사람 있었으니 한 사람은 태자이며, 둘째는 존자이며, 셋째는 서민이었다.
012_0150_b_18L譬如有人爲國大臣聰明智慧王之所重參誼國事一以委託不懷疑慮又斯大臣有三親友一曰太子二曰尊者三曰凡
012_0150_c_01L 대신이 온 나라를 다스리다가 실수하는 일이 생기자 여러 사람이 몰래 들어가 임금에게 ‘반역을 꾀한다’고 말하였다. 왕은 그 말을 듣고서 의심을 품고 어떻게 그를 벌주어야 할지 물었다. 여러 신하는 기회를 얻었다 싶어 저마다 무거운 죄를 씌웠으니, 어떤 자는 목을 베라고 말하고, 어떤 자는 손을 자르고 발을 끊으라고 말하고, 어떤 자는 귀와 코를 베고 눈을 뽑고 혀를 자르라고 말하였다. 왕은 여러 신하들이 논의하는 것이 너무 지나침을 살피고 말하였다.
012_0150_b_22L大臣擧治國之政頗有漏失衆人潛入白之於王謂圖逆辟王聞懷疑問諸臣曰當何罪之諸臣得便各重罪之或言斫頭或言截手斷足或言割耳及鼻挑眼去舌王察衆臣所議甚重告曰
‘그렇지 않다. 그 사람은 현명하고 통탈한 자이다. 우연히 조금의 실수가 있다하여 그렇게까지 하는 것은 마땅치 않으니, 옥에 잡아 가두어라.’
012_0150_c_04L不然此人明達偶有小失不宜乃爾當捉閉著獄
여러 신하들이 복종할 뿐 감히 다시 말하지 못하자 곁에 있던 신하에게 말하였다.
012_0150_c_05L諸臣唯從不敢復言告邊臣曰
‘빨리 문서를 내려 칙명을 받은 신하를 감옥에 가두라.’
012_0150_c_06L速下文書令收勅臣閉在刑獄
이때 서민인 벗이 그 소식을 듣고 비통하게 생각해 출옥시키려 하였지만 힘이 부족해 감당할 수 없었고, 오직 부족한 의복과 음식만 날마다 그에게 공급할 뿐이었다. 또한 고문을 당하지 않게 할 수도 없었다.
012_0150_c_07L凡親友聞之悲念使出獄力劣不任唯以衣被飮食所日日供之亦不能令不見考治
존자 역시 그 소식을 듣고는 마음이 괴롭고 쓰라려 그곳으로 찾아가 옥의 관리를 이해시키고 타일러 때리지 않게 하였다. 그리하여 고통은 쉬었지만 출옥시킬 수는 없었다.
012_0150_c_09L者又聞心用辛酸往至其所解喩獄吏不令搒笞痛苦休息不堪出獄
태자는 이 소식을 듣고 망연하여 ‘그는 나의 절친한 벗이다. 중한 죄도 없는데 여러 신하들이 그를 미워해 왕에게 참소한 것이니, 그렇게 취급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 하고, 왕에게 찾아가 본말을 자세히 진술하고 반역이 없었음을 말하였다.
012_0150_c_11L至太子聞以爲罔然是吾親親無有重罪衆臣憎之讒之於王不宜取爾往詣王所具陳本末謂無逆肆
‘저 때문이라도 그 벌을 용서해 주십시오.’
012_0150_c_14L當用我故願赦其殃
왕은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곧 용서하여 출옥케 하고 왕과 함께 서로 만나서 예전처럼 일하게 하였다.
012_0150_c_15L王用愛子卽赦使出獄王相見令業如故
그 국왕이란 여래이며, 그 태자란 지혜도무극이란 선권방편이다. 보살이 무소종생법인(無所從生法忍:無生法忍)과 권혜(權慧)의 편의를 얻으면 삼계의 감옥을 벗어날 수 있으며, 부처를 이루어 널리 중생을 구제할 수 있다.
012_0150_c_16L其國王者謂如來其太子者智慧度無極善權方便菩逮得無所從生法忍權慧之宜能得出於三界獄得成爲佛廣濟衆
존자라는 벗은 청정한 계율을 행하여 3악취(惡趣)는 면하였으나 삼계는 면하지 못하며, 천상과 인간의 복은 받을 만하나 도에 이를 수는 없는 것을 말한다. 서민이란 벗은 보시하는 업을 말하니, 이것으로 아귀의 세계는 충분히 벗어날 수 있지만 지옥과 축생의 재앙은 면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왜냐하면 그 심은 대로 각각 그 종류를 얻기 때문이다.
012_0150_c_20L尊者親友謂行淨戒免三惡趣不助三界可受天上人閒福不得至道凡知友者謂布施業此適能脫餓鬼之界不免地獄畜生之厄所以者何如其所種各得其類
012_0151_a_01L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내어 대자(大慈)와 끝없는 대애(大哀)를 받들며 일체를 깨우치고 교화하기 때문에 부처님의 도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근본이 되는 전적의 큰 도에서 깊은 법을 통달하지 못하고, 나아가고 물러날 줄 몰라 중도에서 스스로 그만두기 때문에 연각이 되는 것이다. 생사의 환난과 오가며 돌아다니는 것을 두려워하여 자신의 구제만을 바라고 고통 받는 사람들을 생각지 않기 때문에 성문에 떨어지는 것이니, 저마다 과거의 행을 따라 얻고 이르게 되는 것이다.
012_0151_a_01L發無上正眞道奉於大慈無極大哀開化一切故得至佛道本典大道不達深法不解進退中止自廢故爲緣覺畏生死難往返周旋但欲自濟不念苦人故聲聞各隨本行而獲致之
이 경을 말씀하셨을 때 거사 급고독씨(給孤獨氏)와 5백의 장자는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내었고, 수천 명이 먼지와 때를 멀리 벗어나 모든 법안(法眼)이 생겼다. 공후라는 악기가 연주하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울렸으며, 날짐승 길짐승이 서로 화답하며 슬피 울었다. 그때 환희하며 스스로 부처님께 귀의하지 않는 자들이 없었다.
012_0151_a_06L說是經時給孤獨氏居士五百長者皆發無上正眞道意有數千人遠塵離垢諸法眼生箜篌樂器不鼓自鳴飛鳥獸相和悲聲當是之時莫不歡喜自歸佛者
거사가 다시 여쭈었다.
“처음 도를 배우는 이들은 먼저 어떤 뜻을 가져야 합니까?”
012_0151_a_11L居士復問初學道者始以何志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佛言
“먼저 5계를 익히고 세 가지에 스스로 귀의하라. 5계란, 첫째는 자비로운 마음으로 어질고 은혜롭게 산목숨을 죽이지 말 것이며, 둘째는 청렴하고 절약해 사용하며 훔치지 말 것이며, 셋째는 곧고 어질며 산뜻하고 물들지 말 것이며, 넷째는 독실하게 믿고 성품을 온화하게 하며 속이지 말 것이며, 다섯째는 반드시 통달하고 밝음에 뜻을 두어 산란하지 말아야 한다.
012_0151_a_12L先習五戒自歸於三何謂五戒一曰慈心恩仁不殺二曰淸廉節用不盜三者貞良鮮潔不染四曰篤信性和不欺五曰要達志明不亂
세 가지에 스스로 귀의한다는 것은, 첫째는 위없이 바르고 참된 부처님께 귀의하는 것이며, 둘째는 법에 귀의하여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며, 셋째는 대중에게 귀하는 것이다. 성스러운 대중 가운데에서는 받는 것이 넓고 크니, 마치 큰 바다가 포용하지 않는 것이 없는 것과 같다.
012_0151_a_16L何謂三自一曰歸佛無上正眞二曰歸法以自御心三曰歸衆聖衆之中所受廣大如大海靡所不包
또 네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도의 자취[道跡:수다원]요, 둘째는 갔다가 돌아옴[往還:사다함]이요, 셋째는 돌아오지 아니함[不還:아나함]이요, 넷째는 집착이 없음[無著:아라한]이다. 연각은 부처님의 위없는 큰 도에 이르러 하늘과 인간의 몸을 얻으니, 그 모두가 이를 말미암아 태어나는 것이다. 다음에 4등(等:무량심)ㆍ4은(恩)ㆍ4변(辯)ㆍ6도무극ㆍ대자(大慈)ㆍ대애(大哀)를 행하면 큰 도를 얻게 될 것이다. 앞에서 안 것도 무궁(無窮)하고 다시 무극(無極)을 보아 시방을 가르치니 무슨 지혜인들 얻지 못하겠느냐.”
012_0151_a_19L復有四法一曰道迹二曰往還三曰不還四曰無著緣覺至佛無上大道得天人身皆由之生次行四等四恩四辯六度無極大慈大哀成大道前知無窮卻睹無極教訓十方何智不逮
012_0151_b_01L아난이 여쭈었다.
“이 경의 이름은 무엇이며, 어떻게 받들어 행해야 합니까?”
012_0151_b_01L阿難問曰此經何名何奉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름은 ‘해속가업삼품지재출가수도무상정진경(解俗家業三品之財出家道無上正眞經)’이며, 그것을 요약한 이름은 『연도속업경(演道俗業經)』이다.”
012_0151_b_02L佛言名曰『解俗家業三品之財出家修道無上正眞』其要號曰『演道俗業』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현자 아난과 급고독 거사와 5백의 청신사가 모두 기뻐하였다.
012_0151_b_04L佛說如是賢者阿難給孤獨居士五百淸信士莫不歡喜
佛說演道俗業經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부처님의 직접적인 교설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