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2_0454_c_01L최승문보살십주제구단결경 제10권
012_0454_c_01L十住斷結經卷第十


요진 축불념 한역
송성수 번역
012_0454_c_02L 姚秦涼州沙門竺佛念譯

26. 몽중성도품(夢中成道品)
012_0454_c_03L夢中成道品第二十六

그때에 치지(治地) 보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차수(叉手)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매우 기이하고도 특별하나이다. 이제 유수(濡首)보살이 얻은 것과 최승(最勝)이 논한 형상이 없는 법과 도(道)에 언교가 없는 것을 들었사온데 아직 일찍이 듣지 못했던 바요 아직 일찍이 보지 못했던 바이옵니다. 곧 부처님 종자[佛種]를 잇고 끊이지 않게 했으며 또 불사(佛事)의 불가사의한 법을 행한 것이옵니다.”
012_0454_c_04L爾時治地菩薩卽從座起右膝著地叉手白佛言世尊甚奇甚特今聞濡首菩薩得與最勝論無形法道無言未曾所聞未曾所見便爲紹繼佛種不斷又行佛事不思議法
부처님께서 치지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느니라, 그러하느니라. 너의 말과 같으니라. 억백천 겁으로부터 공을 쌓고 덕을 포개며 불사를 일으키고 드러내었으나 일찍이 닳아 없어진 일이 없었으며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면서 법은 이에 유포된 것이니라.”
012_0454_c_09L佛告治如是如是如汝所言從億百千劫積功累德興顯佛事未曾耗減有佛出世法乃流布
이때에 유수가 나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모든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시고서야 법이 비로소 유포한다면 모든 법에는 어떤 모양[相貌]이 있어 유포한다고 하시옵니까?”
대답하셨다.
“없느니라.”
012_0454_c_12L是時濡首前白佛言諸佛出世法乃流布諸法有相貌耶言流布乎對曰無也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래께서 출현하시면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멸도를 취하게 하시옵니다. 이제 듣건대 여래께서는 중생에 한계를 정하려 하시온데 중생에 한계를 정하신다면 곧 멸도가 없게 되나이다.”
012_0454_c_14L又白佛言如來出現使無量衆生皆取滅度今聞如來欲齊限衆生齊限衆生者則無滅
부처님께서 유수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말하는 중생이 없다는 것이 중생이 있다는 말로 들리느냐?”
대답하였다.
“아니옵니다.”
012_0454_c_17L佛告濡首頗聞吾說無衆生言有衆生耶對曰不也
“있는 중생으로 하여금 중생이 없다고 하려느냐?”
대답하였다.
“아니옵니다.”
012_0454_c_18L欲使有衆生無衆生耶對曰不也
“여래로 하여금 생기거나 소멸하거나 소굴이 있게 하려 하느냐?”
대답하였다.
“아니옵니다.”
012_0454_c_19L欲使如來起滅有窠窟耶對曰不也
012_0455_a_01L“만일 여래로 하여금 소굴이 없게 하려 한다면 어떻게 여래가 중생을 제도하여 모두 멸도하게 하겠느냐?”
유수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제 저는 4구(句)의 분별로 설명된 모든 법의 총지를 다 얻어 그 본성품[本性]을 찾아보면 생기는 것도 없고 소멸하는 것도 없으며 생사도 보지 않고 또 열반도 없다는 것을 아옵니다. 이 때문에 한이 없는 중생이 멸도를 취해야 하나이다.”
012_0454_c_20L若使如來無窠窟者云何如來度衆生皆使滅度濡首白今我所說分別四句解知諸法皆得摠持尋其本性無生無滅不見生死又無泥洹以是之故無限衆生當取滅度
부처님께서 유수에게 말씀하셨다.
“다하고 다함이 없는 데서 법계는 본래부터 청정하고 이치를 깨달아 알기 때문에 집착이 없다고 일컬으며, 문자를 앎으로써 뜻도 없고 생각도 없고 또한 식의 집착[識着]도 없거늘 어찌 식의 생각[識想]으로 말미암아 모든 지혜를 분별하겠느냐? 중생이 청정한 줄 깨달아 알면 사람의 본성품은 다할 수 없는 것이니, 나는 이제 너에게 이치를 분별해 주겠노라.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서 잘 생각할지니라. 보살의 대승은 불가사의하나니, 이는 아라한이나 벽지불로서는 미칠 바가 아니니라.”
유수가 가르침을 받잡고 즐거이 듣고자 하였다.
012_0455_a_03L佛告濡首於盡無盡法界本曉了義理故稱無著以知文字無意無想亦無識著豈由識想分別諸慧乎曉衆生淨人之本性不可究盡吾今與汝分別義趣諦聽諦聽善思念之菩薩大乘不可思議非是羅漢辟支所及濡首受教願樂欲聞
부처님께서 유수에게 말씀하셨다.
“형상이 없는 식[無形之識]과 깨달아 앎이 없는 식[無覺知識]과 생각과 기억이 없는 식[無想念識]과 꿈ㆍ요술ㆍ허깨비의 식[夢幻化識], 그것으로써도 한량없는 중생을 구제하고 섭수하게 되며 혹은 어떤 부처님 국토에서는 문자로써 교화하되 문자는 성품이 공(空)하고 고요한 것인 줄 아느니라. 여기서 상방(上方)으로 7만 6억 아승기의 국토를 지나서 거기에 부처님 국토가 있는데 이름은 안적(安寂)이며, 부처님 명호는 묘식(妙識) 여래ㆍ지진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이시며 10호를 완전히 갖추셨느니라.
012_0455_a_09L佛告濡首無形之識無覺知識無想念識夢幻化識以用救攝無量衆生或有佛土文字教化解知文字性空寂寞上方去此七萬六億阿僧祇剎土有佛土名曰安寂佛名妙識如來等正覺明行成爲善逝十號具足
그 국토의 중생은 모든 근(根)이 두루 갖추어지고 본원(本願)을 익히기 좋아하여 누실(漏失)한 바가 없으며 중생이 교화를 받을 적에는 잠을 자게 되어야 깨칠 수 있느니라. 오직 여래만은 고요한 정의(定意)에 들어가서 중생의 근기를 따라 방편을 나타내어 잠을 주무신 것같이 할 뿐이니 가령 설법을 하시려 하면 곧 스스로 오른 겨드랑을 땅에 대고 다리를 서로 포개시는데 중생들이 그것을 보고는 모두가 여래를 본받아 오른 겨드랑을 땅에 대고 다리를 서로 포개면서 모두 다 잠을 자느니라.
012_0455_a_15L彼土衆生諸根具足玩習本願無所漏失衆生受化睡乃得寤唯有如來入寂定意隨衆生根權現如睡設欲說法便自右脅著地腳腳相累衆生見之皆效如來右脅著地腳腳相累悉各睡眠
012_0455_b_01L이때에 그 부처님은 잠을 자는 가운데서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신식(神識)으로 설법하시게 되는데 혹 보시를 말씀하여 세 가지 생각[想]을 제거시키기도 하고, 혹 지계를 연설하여 덕향(德香)이 멀리 퍼지게 하기도 하며, 혹 인욕을 말씀하여 뜻을 항복받아 일어나지 않게 하기도 하고, 혹 정진을 연설하여 게으름을 제거시키기도 하며, 선정을 연설하여 식(識)이 내닫지 않게 하고, 지혜를 널리 펴서 어리석음을 닫아 막기도 하며, 선권(善權)을 수행하여 종류에 따라 집착이 없고, 네 가지 법문(法門)을 궁구하고 드날리되 걸림이 없기도 하시나니 식의 높고 낮음에 따라 그 교법을 연설하고 대소(大小)를 따라 연설하여 정법을 가르쳐 주시느니라.
012_0455_a_21L是時彼佛於睡眠中與諸衆生神識說法或說布施蠲除三想或說持戒德香遠布或說忍辱降意不起或說精進除去懈怠演說禪定識不流馳宣暢智慧閉塞愚闇修行善㩲隨類無著於四法門究暢無㝵隨識高下而演其教隨說大小以授正法
때에 그 여래는 다시 4비상(非常)의 지혜와 고(苦)ㆍ공(空)ㆍ비신(非身)ㆍ무아(無我)의 법을 연설함으로써 점차로 그들을 위하여 37도품(道品)의 가르침인 4의지ㆍ4의단ㆍ4신족ㆍ5근ㆍ5력ㆍ7각의ㆍ8현성도를 연설하며, 정의(定意)와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을 충분히 드날리느니라.
012_0455_b_05L彼如來復以演說四非常慧苦空非身無我之法以漸漸與說三十七道品之教四意止四意斷四神足五根五力七覺意八賢聖道究暢定意空無相願
그때에 꿈속에서 교화를 받는 식(識)이 도의 자취를 이루려면 곧 그 꿈속에서 식이 도를 받아 이루어야 하며, 빈래(頻來)와 불환(不還)과 무착(無着)의 도(道)에 이르기까지 역시 그와 같이 하며, 각기 부처님의 취증(取證)에서도 역시 또 꿈에서 식이 들판에 있으면서 스승 없이 스스로 깨치고 잠을 자는 가운데서 몸이 황금빛이 되고 온갖 상호가 스스로 장엄되며 발우가 허공을 날고 18변(變)을 짓느니라.
012_0455_b_09L爾時夢中受化之識應成道迹便於夢中識受成道頻來還至無著道亦復如是各佛取證復於夢識在曠野無師自寤於睡眠中身黃金色衆相自嚴飛鉢虛空作十八變
또 꿈속에서 몸 위로는 불을 뿜고 몸 아래로는 물을 내며 허공에서 앉고 눕되 걸림이 없으며, 무위(無爲) 열반의 경지에 들고자 하면 역시 꿈속에서 결가부좌하여 무여열반에서 반열반하기 때문에 몸은 돌과 같아 깨달아 아는 바가 없게 되고 중생들은 도로 깨어난 뒤에 저마다 언설이 없이 곧 꿈에서 식의 집착[識着]으로 사리를 취하여 사유(耶維:闍維)하게 되느니라.
보살의 수결(受決)과 이에 성불하기까지 모두가 꿈속에서 수왕(樹王) 아래 앉고 땅은 황금빛이 되며 악마를 항복받고 한량없는 복이 갖추어지며 몸에는 32상(相)과 80종호(種好)가 있고 자마금(紫磨金) 빛의 광명이 멀리 비추느니라.
012_0455_b_14L又於夢中身上出火身下出水坐臥虛空無所罣㝵欲入無爲泥洹之境亦於夢中結加趺坐於無餘泥洹而般泥洹故身如石無所覺知生之類還覺寤已各無言說尋夢識便取舍利而耶維之菩薩受決乃至成佛皆於夢中坐樹王下地黃金降伏魔怨無量福具身有三十二八十種好紫磨金色光明遠照
012_0455_c_01L꿈속이 이와 같으면 깨어서도 곧 몸은 황금빛이요 온갖 상호가 완전히 갖추어지며, 신족 변화도 걸리는 바가 없고 언교나 음향이나 왕래가 없으며, 제도하는 바가 있으려 하면 모두 다 꿈속에서 바깥의 형상을 빌리지도 않고 제도하는 바가 있느니라.
012_0455_b_22L中如是寤卽身黃金色衆相具足足變化無所觸㝵無有言教音響往欲有所度悉於夢中不假外形而有所濟
유수야, 알아야 하느니라. 중생의 근원은 깨침을 받아들이는 것이 동일하지 않으나 모든 부처님의 권화(權化)와 그 지혜는 방소가 없느니라. 혹 어떤 부처님 국토에 지대(地大)가 이루어지면 지계(地界)의 중생들이 헤아릴 수 없고 여래는 그것에 들어가서 그들을 교화하여 모두 중생으로 하여금 무여열반의 경계에서 반열반하게 하며, 혹 어떤 부처님 국토에 수대(水大)가 이루어지면 수계(水界)의 중생들은 헤아릴 수 없고 여래는 그 곳에 들어가서 그들을 교화하여 모두 중생으로 하여금 무여열반의 경계에서 반열반하게 하느니라.
012_0455_c_03L濡首當知衆生根原受寤不諸佛權化其慧無方或有佛土地大成者地界衆生不可稱計如來入彼而教化之皆使衆生於無餘泥洹界而般泥洹或有佛土水大成者界衆生不可稱計如來入彼而教化皆使衆生於無餘泥洹界而般泥
혹 어떤 부처님 국토에 화대(火大)가 이루어지면 화계(火界)의 중생들이 헤아릴 수 없고 여래는 그 곳에 들어가서 그들을 교화하여 모두 중생으로 하여금 무여열반의 경계에서 반열반하게 하며, 혹 어떤 부처님 국토에 풍대(風大)가 이루어지면 풍계(風界)의 중생들이 헤아릴 수 없고 여래는 그 곳에 들어가서 그들을 교화하여 모두 중생으로 하여금 무여열반의 경계에서 반열반하게 하느니라.
012_0455_c_10L或有佛土火大成者火界衆生不可稱計如來入彼而教化之皆使衆生於無餘泥洹而般泥洹或有佛土風大成者風界衆生不可稱計如來入彼而教化之皆使衆生於無餘泥洹而般泥洹
혹 어떤 부처님 국토에 공대(空大)가 이루어지면 공계(空界)의 중생들이 헤아릴 수 없고 여래는 그 곳에 들어가서 그들을 교화하여 모두 중생으로 하여금 무여열반의 경계에서 반열반하게 하며, 혹 어떤 부처님 국토에 식대(識大)가 이루어지나니 이른바 안적(安寂) 불국토의 묘식(妙識)여래는 식신(識神)이 통달하여 꿈속에서 가르침을 받아 멸도를 취하게 되느니라.”
012_0455_c_15L或有佛土空大成者界衆生不可稱計如來入彼而教化皆使衆生於無餘泥洹而般泥洹或有佛土識大成者所謂安寂佛土妙識如來識神通達夢中受教而取滅度
부처님께서 다시 유수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서 북방(北方)으로 70억 항하의 모래 수만큼 많은 부처님 국토를 지나가면 거기에 부처님 국토가 있나니 이름은 심요(深要)이고, 부처님 명호는 범혜(梵慧) 여래ㆍ지진ㆍ등정각으로서 10호를 완전히 갖추셨으며, 그 나라의 중생들은 모두가 서원을 세워서 그 국토에 나는데 모두 동일한 이름이어서 접식(接識)이라 하느니라.
012_0455_c_20L佛復告濡首北方去此七十億恒沙佛土彼有佛土名曰深要佛名梵慧如來至眞等正覺十號具足國衆生皆發誓願乃生彼土盡同一號名曰接識
012_0456_a_01L유수야, 알아야 하느니라. 그 국토의 중생은 모두 다 신통이 있고 마음으로 생각하면 그 형상이 따라오되 걸림이 없느니라. 이른바 접식이란 큰 서원을 세워서 모든 신식(神識)이 나는 문[生門]에 나아가 포태의 형상을 받아야 할 때는 반드시 신족으로써 허공을 왕래하고 신식에 접(接)하여 머물러야 하며, 변화로 멸도하지만 4대를 받지 않나니 바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발타화(颰陀和) 등의 여덟 보살이 그들이니라.
012_0456_a_01L濡首當知彼土衆生悉皆神通心念形隨無所罣㝵所謂接識者發弘誓心諸有神識應趣生門受胞胎形要以神足遊空往來接識留住化而滅度不受四大今此座上颰陁和等八菩薩是
여기서 동남방(東南方)으로 140항하의 모래 수만큼 많은 국토를 지나가 부처님 국토가 있으니 이름은 범음(梵音)이요, 부처님의 명호는 태진(胎眞) 여래ㆍ지진ㆍ등정각으로서 10호를 완전히 갖추셨으며, 그 국토의 중생은 여섯 가지 신통이 맑게 사무쳤고 동일한 색상(色相)인데 이들은 서원으로 말미암아 그 국토에 난 것이니라.
012_0456_a_06L東南去此百四十恒沙國土有佛土名曰梵音佛名胎眞如來至眞等正覺十號具足土衆生六通淸徹同一色相斯由誓願乃生彼土
이른바 태진(胎眞)이란 큰 서원의 마음을 일으켜 모든 신식이 어머니의 태(胎) 안에 있을 적에 신족으로써 태에 들어가 교화하기를 원하면 그 어머니로 하여금 나[我]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곧 태 안에서 무위(無爲)에 건너가 열반에 이르나니, 바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보적동진(寶寂童眞)과 치지(治地) 보살이 그들이니라.
012_0456_a_10L所謂胎眞者發弘誓心諸有識神以處母胎願以神足入胎教化令彼母人不知我之所在卽於胎中拔濟無爲得至泥洹今此座上寶迹童眞治地菩薩是
여래의 권화(權化)는 신통변화가 견줄 데 없어 억백천의 부처님 국토를 손바닥 안에 다 안전하게 두었다가 다시 본래 있던 데로 돌아가게 해도 깨달아 아는 이는 없나니, 허공 법계는 불가사의하느니라. 유수야, 이것이 바로 보살마하살이 행해야 할 자취이니 이는 아라한이나 벽지불로서는 미칠 바가 아니니라. 미세한 식[微識]을 분별하여 모든 중생을 교화하여 저마다 제도될 수 있게 하고, 혹 텅 비어 없고[虛無] 공하여 없는[空無] 법과 내가 없고[無我] 남도 없으며[無人] 오래 사는 것도 없고[無壽] 목숨도 없다[無命]는 것과 생기거나 소멸하지도 않는 법[不起滅法]을 연설하느니라.
012_0456_a_14L如來權化神變無方以億百千佛土安處掌中還如故無覺知者虛空法界不可思是謂濡首菩薩摩訶薩所應行迹非是羅漢辟支所能及也分別微識化諸衆生各使得度或說虛無空無之法無我無人無壽無命不起滅法
유수야, 만일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크게 서원하는 마음을 일으켜 시방 세계의 벽지불과 아라한이 그 안에 가득 차게 하고서 저마다 도(道)를 이루어 마음이 퇴전(退轉)하지 않게 한다면 그 복이 과연 많겠느냐?”
012_0456_a_20L云何濡首若有善男子善女人發弘誓心令十方世界辟支羅漢充滿其各使成道心不退轉其福寧多不
유수가 대답하였다.
“매우 많고 매우 많겠나이다. 천중천(天中天)이시여.”
濡首答曰甚多甚多天中天
012_0456_b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어떤 보살이 형상이 없는 법으로써 식을 위하여 연설하거나 혹 무상ㆍ고ㆍ공ㆍ비신(非身)과 공ㆍ무상ㆍ무원을 연설하거나 낱낱이 형상도 없고 모양도 없고 지니고 다닐 수 없음을 분별하면 이야말로 식을 교화한[化識] 것으로 그 복은 한량없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유위의 4대는 차가월라(遮迦越羅)가 겪고 지낼 바이거니와 무위의 4대는 영원히 고요하여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니, 이것이 바로 모든 부처님께서 연설한 법이며 이런 방편으로써 미세한 식은 적막하고 법성은 가르침이 없어 헤아릴 수 없느니라.
012_0456_b_01L佛言其有菩薩以無形法與識演說或說無常苦空非身空無相無願一一分別無形無相不可攜持是則化識其福無量所以者何有爲四大遮迦越羅之所逕歷無爲四大永寂不起爲諸佛之所演法以是方便微識寂法性無教而不可量
유위는 모양[相]이 있거니와 무위는 모양이 없나니 그 까닭이 무엇인가? 유위를 여의지도 않고 무위를 여의지도 않으며, 또한 다시 이것을 익히고 이것을 버린다고 말하지 않기 때문이니 형상이 없는 가르침에는 이런 가르침도 없느니라. 이것은 바로 범부의 법이요 이것은 바로 현성의 법이며, 이것은 바로 학의 법[學法]이요 이것은 바로 무학의 법[無學法]이며, 이것은 바로 성문의 법이요 이것은 바로 연각의 법이며, 이것은 바로 보살의 법이요 이것은 바로 부처님의 법이니라.”
012_0456_b_08L有爲有相無爲無相所以者何不離有爲不離無亦復不言習是捨是無形之教無有此教是凡夫法是賢聖法斯爲學斯無學法是聲聞法是緣覺法是菩薩法是佛法
부처님께서 다시 유수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가 강설한 바 식(識)을 위한 설법에는 모든 법을 보지도 못하고 또한 법이라는 생각[法想]도 없으며 텅 비고 공하여 형상도 없고 또한 볼 수도 없거니와 어리석고 미혹된 범부가 여러 가지 채색으로써 허공에다 천ㆍ용ㆍ귀신과 팔부(八部)의 형상을 그리고자 한다면 이 사람이 하려는 일은 과연 할 수 있는 것이냐?”
유수가 대답하였다.
“매우 하기 어렵고 매우 하기 어렵나이다. 천중천이시여, 일찍이 없었던 일이옵니다.”
012_0456_b_13L佛復告濡首如來所講與識說法不見諸法亦無法想虛空無形亦不可見愚惑凡夫以諸綵色畫於虛空欲作天龍鬼神八部之形是人所施寧能不乎濡首答曰甚難甚難天中天未曾有也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느니라, 그러하느니라. 네가 말한 바와 같으니라. 모든 법은 작용[數]이 없고 여래가 교화하는 바도 역시 작용이 없으며, 모든 법은 형상이 없는지라 곧 둘이 없느니라.
유수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형상이 없는 법에 처소가 있겠느냐?”
대답하였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012_0456_b_18L佛言是如是如仁所言諸法無數如來所化亦復無數諸法無形則無有二濡首意云何無形之法有處所乎不也世尊
부처님께서 유수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알아야 하느니라. 부처님 법은 수효도 없고 말도 없고 가르침도 없어서 모두 다 있는 바가 없느니라.”
012_0456_b_22L佛告濡首以故當知佛法無數無言無教悉無所有
012_0456_c_01L그때에 유수가 나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까 듣자오니 세존께서는 모든 법은 모양도 없고 또한 형질도 없다고 하시면서도 여래는 만물을 크게 가엾이 여기면서 살펴 주지 않으심이 없사온데 어찌하여 다시 ‘중생을 깨우쳐 교화하면서 부처님 국토를 청정하게 합니까? 이 법은 유루요 이 법은 무루이며 이 법은 현재요 이 법은 과거이며 미래이다’라고 말씀하나이까?
또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이것은 세간을 제도하는 법이요 이것은 세간을 제도하는 법이 아니며, 집착이 있는 것이요 집착이 없는 것이며, 명칭이 있는 것이요 명칭이 없는 것이며, 수효가 있는 것이요 수효가 없는 것이며, 이것은 생사의 법이요 이것은 열반이다’라고 하시옵니까?
어찌하여 세존이시여, ‘모든 법은 모양이 없고 또한 형질이 없다’라고 말씀하나이까?”
012_0456_b_23L爾時首前白佛言向聞世尊諸法無相亦無形質如來大哀物無不察云何復說開化衆生淨佛國土是法有漏是法無漏是法現在是法過去未來佛說言是度世法是非度世有著無著有稱無稱有數無數此生死法此爲泥洹云何世尊說諸法無相亦無形質乎
부처님께서 유수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느니라, 그러하느니라. 네가 묻는 바와 같으니라. 삼승의 모든 법과 삼세와 6도와 세간의 생사를 제도하는 것과 유위ㆍ무위와 유위도 없고 무위도 없는 것과 집착이 있는 것, 집착이 없는 것과 명칭이 있는 것, 명칭이 없는 것과 수효가 있는 것, 수효가 없는 것과 유루와 무루와 37품과 공ㆍ무상ㆍ무원과 유위의 법으로부터 이에 무위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이것은 세속의 수[俗數]요 제일의(第一義)는 아니니라. 형상이 없는 법[無形法]이란 형용도 없고 음향도 없어서 볼 수도 없으며,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일심ㆍ지혜ㆍ선권(善權)도 모두 이것은 세속의 일이요 제일의는 아니며 멸하여 다한 열반만은 영원히 고요하고 쾌락이 있느니라.”
012_0456_c_08L佛告濡首如是如是如汝所三乘諸法三世六度度世生死有爲無爲無有爲無無爲有著無著有稱無稱有數無數有漏無漏三十七品空無相願從有爲法乃至無爲皆是俗數非是第一之義無形法者無形無響而不可見布施持戒忍辱精進一心智慧善權皆是俗事非第一義滅盡泥洹永寂快樂
부처님께서 유수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마땅히 그의 본성품을 찾아 다시 연설해야 하는 데에도 보응이 있느냐? 8난이란 음성을 제거하여 음향이 없다고 말하는 데도 보응이 있느냐? 중생을 빠짐없이 다하고 그 근원을 미루어 찾는데도 보응이 있느냐? 경전을 좇고 따르면서 결사(結使)를 제거하는 데에도 보응이 있느냐? 바로 여래께는 삼세에 염착하지 않고 바른 법으로 교화하되 일찍이 헛되이 버려지지 않는 데에도 보응이 있느냐?
012_0456_c_16L佛告濡首菩薩應尋其本性而復演說有報應耶除八難音聲無響有報應耶究盡衆生推尋根原有報應耶順從經典蠲除結使有報應耶正使如來不染三正法開化未曾唐捐有報應耶
012_0457_a_01L바로 모든 법으로 하여금 보응의 결과가 있게 할 적에도 다시 다할 수 있느냐? 심식(心識)이 두루 돌아다니며 들고 나고 하되 막힘이 없을 적에도 다시 다할 수 있느냐? 혹 권혜(權慧)를 이행하되 애욕(愛欲)을 좇고 따를 적에도 다시 다할 수 있느냐? 위의와 예절을 따르면서 범하지 않을 적에도 다시 다할 수 있느냐? 삼승의 교화로 모두 충만하게 할 적에도 다시 다할 수 있느냐?
012_0456_c_21L使諸法有報應果復可盡乎心識周旋入出無㝵復可盡乎或履權慧順從愛欲復可盡耶威儀禮節順而不犯復可盡耶三乘教化皆令充滿復可盡耶
법의 근본을 사유하면서 총지를 버리지 않을 적에도 다시 다할 수 있느냐? 모든 법의 장구(章句)가 청정한 줄 환히 알고 미묘한 법의 장구가 분명한 줄 깊이 알며 4의지(意止)와 모든 부처님의 정의(定意)를 관할 적에도 다시 다할 수 있느냐? 의단(意斷)을 분별하되 버리거나 여읜 일이 없고 법을 끝없이 연설하면서 어렵게 여의지 않을 적에도 다시 다할 수 있느냐?
012_0457_a_03L思惟法本不捨摠持復可盡耶解了諸法章句淸淨深了妙法章句分明觀四意止諸佛定意復可盡耶分別意斷未曾捨離演法無窮不以爲難復可盡耶
신족이 걸림이 없어서 산이나 하천이나 석벽(石壁)을 통달하되 막힘이 없을 적에도 다시 다할 수 있느냐? 5근(根)을 낱낱이 분별하면 성전(聖典)이 아니고 이것은 외도인가? 막고 무너뜨릴 수 있으면 다시 다할 수 있느냐? 여래의 거룩한 힘[神力]으로 말과 바른 법을 자세히 살피면서 의심이나 옳다 그르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7각의(覺意)의 꽃으로써 스스로 영락(瓔珞)하고 대중에 처해 있을 때는 겁내거나 나약하지 않으며, 37현성의 도[賢聖之道]를 논설하여 영원히 외도의 삿됨을 여읠 적에도 다시 다할 수 있느냐?
012_0457_a_07L神足無㝵山河石壁通達無㝵復可盡耶一一分別五根聖典非是外耶所能沮壞復可盡耶如來神力審言正法不起狐疑是非之想七覺意華以自瓔珞處在大衆不懷怯弱論說三十七賢聖之永離外耶復可盡耶
역순으로 정수삼매를 강설하고, 혹 또 명(名)ㆍ신(身)ㆍ구(句)의 뜻을 분별할 적에도 다시 다할 수 있느냐? 고(苦)ㆍ습(習)ㆍ진(盡)ㆍ도(道)와 지극한 도의 인봉[至道印封]과 32상이 서로서로 과보를 받을 적에도 다시 다할 수 있느냐?”
012_0457_a_13L講說逆順正受三昧或復分別名身句義復可盡苦習盡道至道印封三十二相相受報復可盡耶
유수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형상이 없는 가르침이라 다할 수 없사오며 모든 유위의 법은 모두 이것은 손모(損耗)되고 줄거니와 무위의 열반은 다할 수 없나이다.”
012_0457_a_16L濡首白佛言世尊無形法教而不可盡諸有爲法皆是耗減無爲泥洹而不可盡
그때에 최승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열반[泥洹], 열반, 하시는데 어떤 것이 열반이옵니까?”
부처님께서 최승에게 말씀하셨다.
“이른바 열반이란 쉰다[息]는 것이니라.”
012_0457_a_18L爾時最勝復白佛言泥洹泥洹者云何爲泥洹佛告最勝所謂泥洹息也
또 여쭈었다.
“어떤 것을 쉰다고 하나이까?”
대답하셨다.
“함이 없고[無爲] 한적하고 고요한[閑靜] 것이니라.”
012_0457_a_20L復問云何爲息答曰無爲閑靜
또 여쭈었다.
“어떤 것을 함이 없다 하오며 어떤 것을 한적하고 고요하다 하나이까?”
대답하셨다.
“생각이 소멸하면[想滅] 한적하고 고요한 것이요 식이 정지하면[識停] 함이 없는 것이니라.”
012_0457_a_21L又問云何無爲云何閑靜答曰想滅者閑靜識停者無爲
또 여쭈었다.
“공(空)한 것이 아니옵니까?”
대답하셨다.
“공한 것이 아니나 공한 것이니라.”
又問非空乎答曰非空空
또 여쭈었다.
“공한 것이 아니나 공하거늘 어떻게 식이 정지하나이까?”
대답하셨다.
“공한 것이 아니나 공한 것이니라.”
012_0457_a_23L又問非空空云何識停耶答曰非空空
012_0457_b_01L그때에 최승보살은 갑절 더 의심을 내고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아까는 두 가지 일[事]을 물었사온데 그렇게 대답을 똑같이 하시옵니까?”
부처님께서 최승에게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족성자야. 여래의 대답에서 공(空)의 성품이 똑같다고 말하지 말라. 다만 족성자가 그 뜻을 이해하지 못했을 뿐이니라.
나는 이제 너에게 공이 아닌 공[非空空]의 뜻과 식(識)이 맑고 고요한 것을 묻겠으니 너의 변재에 따라 낱낱이 대답하여라. 족성자야, 어떤 것이 공이 아닌[非空] 뜻이냐?”
012_0457_b_01L最勝菩薩倍生狐疑卽白佛言向問二事然同答乎佛告最勝族姓子勿謂如來答性空同但族姓子意未解耳吾今問汝非空空義及識澄靜隨汝辯才一一詶吾云何族姓子非空義乎
아뢰었다.
“모든 법에는 작용[數]이 없고 작용이 있지 않은 것도 아니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니니라. 족성자야.”
012_0457_b_07L對曰諸法無數非不有數佛言非也族姓子
부처님께서 다시 물으셨다.
“어떻게 식(識)이 정지하고 맑고 고요하냐?”
최승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모두 다 일어나지 않는[不起] 데로 돌아가되 일어남이 있지 않는 것도 아니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니니라. 족성자야.”
012_0457_b_08L佛復問何識停澄靜最勝白佛言悉歸不起非不有起佛言非也族姓子
그때에 최승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온몸을 땅에 던져 발에 대고 예배하고는 잠깐 동안 물러났다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스스로 자세히 살피건대 여래께서 말씀하신 바에 지나침이 있사옵니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미치지 못함[不及]을 가엾이 여기시고 용서하시어 알기 쉽게 연설하셔서 영원히 어리석음과 미혹함을 제거하여 주소서.”
012_0457_b_10L爾時最勝卽從坐起五體投地接足而禮須臾退卻復白佛言自審有過於如來所願世尊愍恕不及願垂敷演永除愚惑
부처님께서 최승에게 말씀하셨다.
“법에는 약간의 것도 없나니 오직 그 근본만을 이해할 뿐이니라. 향산(香山)에 가지 하나가 만 길[萬尋]이 되는 나무가 있는데 거꾸로 구부러져서 땅으로 들어가야 열매가 비로소 익게 되는 것이 있느니라. 열매란 마땅히 위에 있어야 하는 것이나 반대로 땅으로 들어가 있으니, 너의 지금 소견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나는 너에게 공(空)을 물었는데 이에 유(有)로써 대답하고 있으니, 그 과일나무와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 내가 너를 위하여 낱낱이 분별하리니 잘 생각해야 하느니라.”
012_0457_b_14L佛告最勝法無若干唯解爲本香山有樹一枝萬尋倒屈入地果實乃熟果應在上反更入地汝今所見亦復如是吾問汝空乃以有報與彼果樹有何異哉吾當與汝一一分別善思念之
대답하였다.
“그러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對曰如是世尊
012_0457_c_01L부처님께서 최승에게 말씀하셨다.
“아니라[非] 하면 공도 아니니라. 모든 법은 다 아니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니, 아니라 하면 모든 법의 이름이니라. 이름이 있으면 곧 공이 아닌 것이니 아닌 것을 알면 공한 데로 돌아가기 때문에 공이 아니라[非空]고 하느니라.
이른바 식(識)이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니라. 어찌하여 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냐? 세간에 물들지 않으면 이것은 있는 것이 아니라 말하고, 공에 있되 맑고 고요하면 이것은 없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느니라. 식은 이것을 버리고 저것에 나아가는지라 이것은 있는 것이 아니라 하고, 생사의 언덕에 쭈그리고 앉아 중생을 돌보면서 가엾이 여기니 이것은 없는 것도 아니라[非無]고 하느니라.
012_0457_b_19L佛告最勝非者非空一切諸法皆號爲非非者諸法之名有名者則非空也解非歸空故曰非空也所謂識者非有非無云何識非有非無不染於世是謂非在空澄靜是謂非無識者捨此適彼是謂非有踞生死岸顧愍衆生是謂非無
변화로 된 몸[化身]으로써 시방 세계에 가득 채우되 변화와 교화[化化]는 공하고 고요한지라 이것은 있지 않은 것이라 하며, 하나의 식[一識]이 감화(感化)되고 변화로 모두 설법하나니 이것은 바로 없는 것이 아니라고 하느니라.
여래는 정(定)에 들어가서 몸과 마음이 고요하여 억천 나술(那術) 항하의 모래 수만큼 많은 수(數)의 겁을 지나면서도 일어나고 없어졌다는 생각[起滅想]이 없는지라 이것은 바로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고, 다시 정으로부터 일어나 중생을 접하고 제도하여 무위(無爲)에 이르게 하는지라 이것은 바로 없는 것이 아니라고 하느니라.
어떠하느냐? 최승아, 나는 이제 너를 위하여 낱낱이 있는 것이 아닌 것과 없는 것도 아닌 것을 분별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진공(眞空)이요 열반의 뜻이겠느냐?”
012_0457_c_03L能以化身滿十方界化化空寂是謂非有一識感化化皆說法是謂非無如來入定身心寂靜逕億千那術恒沙劫數無起滅想是謂非有從定起接度衆生令至無爲是謂非云何最勝吾今與汝一一分別非有非無爲是眞空泥洹義乎
최승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공(空)하고 진실[實]한 것이라 공한 열반이요 진실한 열반이옵니다.”
012_0457_c_09L最勝白空實空泥洹實泥洹
부처님께서 최승에게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족성자야, 이것은 공도 아니요 또한 열반도 아니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모두가 세속으로 말미암아 임시로 붙인 이름이요 권도로 속인[權詐] 문자로써 서로 전(傳)해진 것이니, 때문에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라고 말하느니라. 법성의 경계는 모두 단서가 없고 이름의 법조차 없거늘 어찌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것이 있겠느냐? 높거나 낮은 것을 덜어 버리면 옳다 그르다는 마음이 없으며, 욕심과 성내는 마음이 없고 무명(無明)을 알면서 무명의 마음이 없으면 5개(蓋)의 모든 속박이 하나[一]임을 분명히 알게 되고 또한 하나인 것도 보지 않나니, 이것을 바로 공이라 하고 이것을 바로 열반이라 하느니라.”
012_0457_c_10L佛告最勝族姓子此非空亦非泥洹所以者皆由世俗假號權詐文字相傳謂非有非無法性境界盡無端緖無名字法豈當有非有非無耶蠲除高下無是非心知欲怒無欲怒心解知無明無無明心五蓋諸縛了之爲一亦不見一是謂爲空是謂爲泥洹
그때에 최승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훌륭하시고 훌륭하시옵니다. 세존이시여, 공한 성품의 법과 열반의 경계는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라 함을 말씀하셨사온데 실로 짝할 이가 없사옵니다.”
012_0457_c_17L最勝前白佛言善哉善哉世尊空性法及泥洹界非有非無實無等
이 법을 연설하실 때에 6만의 비구는 본래의 원이던 성문(聲聞)에서 뜻을 대승으로 돌려 모두 불퇴전을 얻었고, 11나술(那術)의 모든 하늘과 세간 사람들이 다 믿음을 다한 행[盡信行]을 얻었으며, 다시 다른 지방의 8십천 보살은 모두 다 불기법인(不起法忍)을 얻었다.
012_0457_c_20L爾時說此法時六萬比丘本願聲聞迴意大乘皆得不退轉十一那術諸天世人皆得盡信之行復有異方八十千菩薩悉獲不起法忍
012_0458_a_01L부처님께서 다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공한 성품[空性]을 알고 열 가지 일[事]의 행이 있으면 멸도에 이르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첫째 모든 부처님 세존은 항시 법계에 머무르면서 도지(道智)를 버리지 않고, 둘째 모든 부처님 세존은 온갖 것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대비를 버리지 않으며, 셋째 행한 바가 서원과 같고 그 중간에 어긋남이 없으며, 넷째 모든 중생을 제도하되 모든 근(根)이 순숙(純淑)하며, 다섯째 모든 부처님 세존은 모든 법은 공하여 아무 것도 없다고 관하여 알며, 여섯째 모든 부처님 세존은 지혜로 3독 등의 부분은 역시 있는 바가 없다고 분별하며, 일곱째 모든 부처님 세존은 모든 법계에 더함과 덜함을 일으키지 않고, 여덟째 마음을 내어 배움을 일으키되 평등하여 둘이 없으며, 아홉째 여법(如法)한 성품을 알고 본제(本際)를 버리지 않고, 열째 모든 부처님 세존은 모든 도법(道法)은 한 모양[一相]이요 모양이 없음[無相]을 행하느니라. 이것이 바로 족성자야, 보살마하살이 공한 법성을 아는 것으로 이 열 가지 법을 닦으면 열반에 이르게 되느니라.
012_0457_c_23L佛復告族姓子菩薩摩訶薩解空性法有十事行得至滅度云何爲十一者諸佛世尊恒住法界不捨道智二者諸佛世尊慈愍一切不捨大悲三者所行如願中無差違四者度諸衆生諸根純淑五者諸佛世尊觀了諸法空無所有六者諸佛世尊分別智慧三毒等分亦無所有七者諸佛世尊於諸法界不起增減八者發心起學平等無九者解如法性不捨本際十者諸佛世尊行諸道法一相無相是謂族姓子菩薩摩訶薩解空法性修此十法得至泥洹
012_0458_b_01L또 보살마하살은 여섯 가지 신통을 수행하여 공한 법계에 이르는 열 가지 일의 행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첫째 과거를 다 관하되 지혜의 광명[慧明]을 잃지 않고, 둘째 미래를 다 관하되 지혜의 광명을 잃지 않으며, 셋째 현재를 다 관하되 지혜의 광명을 잃지 않고, 넷째 5취(趣)의 중생을 관하여 모두 그 근원을 관하여 지혜의 광명을 잃지 않으며, 다섯째 온갖 세간의 나는 것[生者]과 멸하는 것[滅者]을 관하여 지혜의 광명을 잃지 않고, 여섯째 온갖 중생의 유(有)로부터 생기고 유로부터 멸하는 것을 관하여 지혜의 광명을 잃지 않으며, 일곱째 온갖 중생이 무(無)로부터 생기고 무로부터 멸하는 것을 관하여 지혜의 광명을 잃지 않고, 여덟째 도의 마음[道心]이 견고하여 중생을 버리지 않아 지혜의 광명을 잃지 않으며, 아홉째 이것은 제도할 수 있다, 이것은 제도할 수 없다고 분별하는 마음이 없어야 지혜의 광명을 잃지 않고, 열째 법계의 근문(根門)은 이지러지지 않음을 이해해야 지혜의 광명을 잃지 않는 것이니라. 족성자야, 이것이 바로 보살마하살이 여섯 가지 신통을 닦아서 공한 법계에 이르는 것이니라.”
012_0458_a_13L復次菩薩摩訶薩行六神通至空法界有十事行云何爲十一者盡觀過去不失慧明二者盡觀未來不失慧明三者盡觀現在不失慧明四者觀五趣衆生盡知根原不失慧明五者一切世閒生者滅者不失慧明六者觀一切衆生從有而生從有而滅不失慧明七者觀一切衆生從無而生從無而滅不失慧明者道心堅固不捨衆生不失慧明者無選擇心是可度是不可度不失慧明十者解知法界根門不缺不失慧明是謂族姓子菩薩摩訶薩修六神通至空法界
부처님께서 다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공한 법계에 이르려면 마땅히 열 가지 지혜[慧]를 닦아야 하느니라.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첫째 모든 중생의 여러 가지 마음과 여러 가지 행을 관하여 모두 다 아나니, 이것이 바로 보살의 지혜이니라. 둘째 모든 중생의 여러가지 마음과 여러 가지 과보[報]를 다 알며, 셋째 고요하여 말이 없는 것이 마치 무백 태자(務魄太子)와 같고 중생들이 마음과 뜻으로 아는 바를 다 알며, 넷째 모든 중생들의 다른 마음[異心]과 다른 행[異行]을 알아 부처님의 지혜로써 그들을 가르쳐 주며, 다섯째 오랜 옛적부터 법성을 닦되 연심(衍心)을 버리지 않고, 여섯째 중생을 안온하게 살도록 하고 부처님께서 머무시는 데 머물게 하며, 일곱째 부처님의 거룩한 지혜로써 5취(趣)의 마음ㆍ뜻ㆍ식의 생각을 다 알고, 여덟째 말로 설명할 일이 있을 때는 대승을 버리지 않으며, 아홉째 부처님의 심식(心識)을 얻어 정의(定意)가 어지럽지 않고, 열째 제도하는 마음이 한량없으며 해탈에 처하지 않고 또한 다시 중생이 제도되는 것도 보지 않는 것이니라. 족성자야, 이것이 바로 보살마하살이 공한 법계에 이르는 데 닦는 열 가지 지혜이니라.”
012_0458_b_03L佛復告族姓子菩薩摩訶薩至空法界當修十慧云何爲一者觀諸衆生若干種心若干種行悉知是謂菩薩慧二者觀一切衆若干種心若干種報悉知三者寂寞無言如務魄太子盡知衆生心意所念四者知諸衆生異心異行以佛聖慧而教授之五者從久遠已來修於法性不捨衍心六者安處衆生住佛所住七者以佛聖慧盡知五趣心意識念八者言有所說不捨大乘九者得佛心識定意不亂十者度心無量不處解脫亦復不見衆生度者是謂族姓子菩薩摩訶薩至空法界修若干十慧

27. 보살증품(菩薩證品)
012_0458_b_17L菩薩證品第二十七

부처님께서 다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여섯 가지 신통을 타고 시방의 수없는 부처님 국토에 가서 모든 부처님 세존을 받들어 섬기며 공양올리고 한 부처님 국토로부터 한 부처님 국토에 이르러 중생들을 교화하되 겁내거나 나약하지 않으며, 부처님의 공훈과 덕행과 업을 찬탄하며 널리 시방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음향을 듣게 하느니라.
012_0458_b_18L佛復告族姓子菩薩摩訶薩乘六神通遊至十方無數佛土承事供飬諸佛世尊從一佛國至一佛國教化衆生不懷怯弱歎佛功勳德行之業使十方聞佛音響
012_0458_c_01L최승아, 행하는 바는 제도하지 않는 것이 없나니, 혹 신족으로써 혹 교계(敎誡)로써 하여 복전이 청정하고 3악취(惡趣)가 없으며, 영원히 삿된 부류를 버리고 아직 제도되지 못한 이를 가엾이 여기며, 이미 모든 도량(度量)을 초월하여 부처님의 도량[佛量]에 머무르고 사람들을 위하여 행복되게 하고 무위(無爲)에 편안히 있게 하나니, 백천 겁 동안 범행(梵行)을 청정하게 닦는다 하여도 5탁(濁)에서 한 번 행하는 인자한 마음[慈心]만은 못하느니라.
012_0458_b_23L最勝所行無不濟或以神足或以教誡福田淸淨無三惡趣永捨邪部悲念未度已過諸量住於佛量爲人福祐安處無爲百千劫淨修梵行不如五濁一行慈
인자한 마음이란 그 복은 헤아리기조차 어려운 것인데도 세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세 가지 나쁜 업[三惡業]을 행하고 있나니, 몸의 세 가지[身三]와 입의 네 가지[口四]와 뜻의 세 가지[意三]인 그 법의 근본은 마땅히 3악도를 향해야 하고 당연히 그 과보를 받아야 되거니와 가령 모두 뜻을 한 군데로 쓰면서 이 경전을 읊고 외우면 현재의 법 가운데서 그 고통의 근원을 다하게 되느니라. 혹 어떤 보살이 생사에 염증을 내다가 이 경전을 만나 끝내 물러나지 않으면 다시는 생을 받아 어머니의 태 안에 있지 않게 되고 신식(神識)이 밝디밝아서 일찍이 착오되는 일이 없느니라.
012_0458_c_05L夫慈心者福難稱量世多有人行三惡業身三口四意三法本應向三惡當受其報設能專意諷誦此典現法中盡其苦原或有菩薩疲厭生遭遇此典終不退還更不受生在母胞胎神識了朗未嘗錯謬
대저 속박에서 풀리고 모든 결사(結使)를 청정하게 하려면 마땅히 부처님 법을 보호하고 지혜의 광명을 일으켜 드러내야 하느니라. 설령 다른 지방에서 백천만 겁 동안 바른 법을 받들어 행하고 그의 뜻을 널리 편다 하여도 이 국토에서 손가락을 튀기는 잠깐 동안에 한 게송을 읊고 기억하고 그 의취를 분별한 것보다는 못하나니, 이것이 가장 으뜸가고 훌륭한 것이니라.
012_0458_c_10L夫欲解縛淨諸結使當護佛法興顯慧明於他方百千萬劫奉行正法演暢其不如此土彈指之頃諷念一偈分別義趣此最爲勝
나는 묘락(妙樂)한 안명(安明) 부처님의 국토를 보았고 또한 영적(永寂)한 무량(無量) 부처님의 국토도 보았는데, 거기에는 근심 걱정이나 번뇌의 재난도 없고 또한 다시 복짓는 일도 하지 않느니라. 만일 여기에서 모든 결박(結縛)을 다하게 되면 곧 기특함이 그 나라에 난 것보다 더 수승하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5탁(濁)의 세간에는 온갖 고뇌가 만단(萬端)이요, 억천만 겁이 지난 때라야 부처님이 계시게 되며 중생들은 악행을 하고 성현은 뵙기가 어려우니라.
혹은 변두리 땅의 8불한처(不閑處)에 나기도 하고 혹은 부처님이 계시지 않을 때에 있어 바른 법을 듣지 못하기도 하며 설령 부처님이 계신다 하여도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나 능히 그 가운데서 부처님 법을 일으켜 드러내면 이것은 바로 기특한 일로써 비교할 데가 없느니라.
012_0458_c_14L吾見妙樂安明佛亦見永寂無量佛國彼無憂苦煩惱之難亦復不得行福業事若能於此盡諸結縛此則爲奇勝生彼國以者何於五濁世衆惱萬端億千萬劫時乃有佛衆生行惡希睹賢聖生邊地八不閑處或在佛後不聞正正使有佛不聞不見能於其中興顯佛法是爲奇特無與等倫
012_0459_a_01L내가 지금 비록 삼계의 지존(至尊)이 되었으나 오히려 원(願)과 행(行)과 복(福)을 만족해 하지 않고 자(慈)ㆍ비(悲)ㆍ희(喜)ㆍ호(護)로 그 고통의 근원을 뽑나니, 고치기 어려운 중생들은 사(邪)에 물들어 온 지가 오래라, 갑자기 바른 가르침을 듣는다 해도 갑절 더 의심을 품을 뿐이니라. 오늘의 여래 요집(要集)을 만난 보살 대사들은 헤아릴 수 없이 법을 듣는다 해도 만족해 함이 없음은 마치 바다가 온갖 물의 흐름을 다 삼켜 버리듯 하므로 마땅히 그들을 위해서는 바르고 참된 부처님 도를 연설해야 되느니라.
012_0458_c_22L吾今雖爲三界至尊猶願行福不以爲厭悲喜護拔其苦原難革衆生染邪來卒聞正教倍懷狐疑會値今日如來要集菩薩大士不可稱數聞法無厭如海吞流應與演說正眞佛道
제석ㆍ범왕ㆍ사천왕과 천ㆍ용ㆍ귀신ㆍ아수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인비인 등이며 악마와 악마 하늘[魔天]들이 시방에서 구름처럼 모여 와서 이제 법을 얻어듣고 환히 크게 깨치는 것은 모두가 전세(前世)에 지은 복업의 소치이니라. 설령 내가 백천만 겁 동안 한 구(句)의 깊고 묘한 뜻을 널리 편다 하여도 이 지혜 법의 근본은 다할 수 없느니라.
012_0459_a_04L梵四王鬼神阿須倫旃陁羅休勒人與非人魔若魔天十方雲集今得聞法霍然大悟皆由前世福業所致正使吾於百千萬劫演暢一句深妙之義不能究盡此慧法本
그러므로 최승아, 보살 대사는 고행이 수없다 하여도 어렵게 여기지 않으며 설령 삼천대천세계가 동시에 겁소(劫燒) 때문에 타서 불이 범천(梵天)까지 이르렀을 적에 범부 중생으로서 아직 도적(道迹)을 밟지 못한 이가 이 바른 경전을 다른 부처님 국토에 있으면서 듣고는 자기 몸을 던지며 그 화재(火災)에 들어간다 하여도 안온하게 제도될 것이요 손상되지 않을 것이니라.
012_0459_a_09L是故最勝菩薩大士苦行無數不以爲難若使三千大千剎土同時劫燒火至梵天凡夫衆生未履道迹聞此正典在他佛國投身自歸入彼火災安隱得度無所傷損
어느 때에 삼천대천세계에 불이 꺼지고 큰 홍수가 나서 그 물이 범천까지 이르면 다시 그 몸을 스스로 던져 수재(水災)에 들어간다 하여도 안온하게 제도되고 끝내 빠져 죽지 않을 것이니라.
최승아, 알아야 하느니라. 어느 때에 삼천대천세계에 물이 바짝 마르고 바람이 크게 불어 이에 범천까지 이르면 다시 스스로 그 몸을 던져 그 풍재(風災)에 들어간다 하여도 안온하게 제도되고 나부껴 떠돌지 않게 되나니 그 까닭이 무엇인가? 모든 부처님께서 위신력으로 옹호하시기 때문이니라.
012_0459_a_14L有時三千大千世界滅水盛乃至梵天復自投身入彼水安隱得度終不沒溺最勝當知時三千大千世界水涸風盛乃至梵復自投身入彼風災安隱得度不被飄浪所以者何諸佛威神之所擁
만일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가 이 경전을 지니어 읊고 외우는 이면 현재의 세상에서 복을 얻고 고뇌를 만나지도 않으며 만일 업(業)에 나아가 범행(梵行)을 청정하게 닦으면 곧 현재의 세상에서 무위의 증득[無爲證]을 받게 되나니, 바로 지금 이자리의 신통 지닌 대사(大士)와 억백천 해(姟) 나술(那術)의 중생들은 이 경전을 널리 닦아야 이에 과증(果證)을 받을 것이니라.
012_0459_a_20L若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持諷誦此經典者現世獲祐不逢苦若能進業淨修梵行卽於現世受無爲證今此座上神通大士億百千姟那術衆生普修此典乃受果證
012_0459_b_01L나는 이제 은근히 경전을 알기 쉽게 연설하노니 듣는 이는 제도되어서 악취(惡趣)에 이르지 않고 앞의 지조(志操)에 따라 알맞게 지혜를 알 것이니라.
불승(佛乘)을 향한 이는 뜻이 광대하고 끝이 없어 항상 중생을 가엾이 여기면서 자기 자신을 위하지 않고 이에 부처님을 이루기까지 끝내 줄어들지 않을 것이요, 연각(緣覺)으로 향한 이면 끝까지 그 원한 바의 인연(因緣)으로 도(道)를 이루어 발우를 허공에 날리며 변화가 자유자재할 것이며, 성문(聲聞)을 원하는 이는 스승에게 묻고 받아 걸리는 바가 없고 모든 결박(結縛)을 끊으면서 번뇌를 다하며 도를 이룰 것이니라.
012_0459_b_01L吾今慇懃敷演經典聞者得度不至惡趣隨前志操應適解慧向佛乘者意廣無崖恒愍衆生不自爲己乃至成佛終不耗減趣緣覺者畢其所願因緣成道飛鉢虛空變化自由願聲聞者求師諮受無所罣㝵斷諸結縛盡漏成道
또 중생들은 마음과 뜻이 나아가는 바를 관찰하며, 혹 어떤 이가 뜻을 일으켜 도적(道迹)을 이루어야 될 적에 보살은 권혜(權慧)로써 다른 도에 나가도록 권유하며 점차로 인도하여 곧 아라한을 이룰 것이요, 혹 어떤 중생은 빈래(頻來)의 도를 이루어 다시 권혜로써 차례로 지도하여 곧 아라한이 되게 하며, 혹 어떤 중생은 불환(不還)을 이루어 다시 권혜로써 깨우쳐 교화하고 진취하게 하여 아라한을 이루게 하느니라.
012_0459_b_08L復觀衆生心意所趣或有發意應成道迹菩薩權慧誘進異道漸漸將導卽成羅漢或有衆生應頻來道復以權慧以次指導便得羅漢或有衆生應成不還復以權慧開化進趣使成羅漢
혹 어떤 중생이 차례를 뛰어넘어 3도(道)를 이루지 못하면 보살은 권혜로써 배우는 이의 작은 절개[小節]와 진실하지 않음을 곧 유도하고 진취하게 하여 수다원을 이루도록 하고, 혹 어떤 중생은 이미 2도(道)를 이루고 다시 권혜로써 그 사람을 가까이 끌어들여 사다함을 이루게 하며, 혹 어떤 중생이 차례를 초월하여 취증(取證)하고 응진(應眞)을 받은 이면 보살은 권혜로써 그 사람이 이미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을 얻은 것을 관찰하고 다시 진취하도록 권유하여 연각의 도를 이루게 하느니라.”
012_0459_b_13L或有衆生不越次第以成三道菩薩權慧欲令學者小節不眞卽便誘進成須陁洹或有衆生已成二道復以權慧接引前人成斯陁含或有衆生越次取證受應眞者菩薩權慧觀察前人已得須陁洹陁含阿那含阿羅漢復以誘進成緣覺道
012_0459_c_01L그때에 여래께서 4부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중생들이 있는 약간의 부처님 국토는 동일하지 않거니와 이를테면 연각이 되어 여래에게 국토[刹土]가 없다 하겠느냐? 그렇게는 관하지 말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전륜성왕은 10선(善)이 이미 갖추어진지라 차츰차츰 계승하여도 왕의 이름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니, 연각으로써 스스로 깨친 이도 역시 그와 같아서 부처님이 세상을 떠난 후에 부처님 법이 사라지고 다하여 혹은 한 겁(劫)이 지나고 백천 겁이 되기까지도 연각인 응진(應眞)이 불사를 행하였으면 부처님과 부처님이 서로 계승하게 된 것이라 모든 불사는 마침내 줄어들지 않은 것이니라.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은 항상 권혜로써 중생을 깨우치고 인도하되 복이 서로 잇게 하여야 하며 중생을 돕고 인도하여 삼세의 우환을 여의고 영원히 고요한 데에 편안히 처하게 하여야 하느니라.”
012_0459_b_20L爾時如來告四部衆諸來會者衆生若干佛土不同謂爲緣覺如來無剎土乎莫造斯觀所以者何轉輪聖王十善已具展轉紹繼王名不滅緣覺自寤亦復如是佛去世後佛法滅盡或經一劫至百千劫緣覺應眞爲行佛事佛佛相繼於諸佛事終不耗減是故菩薩摩訶薩恒以權慧開導衆生福應相次將導衆生離三世患安處永寂
그때에 최승보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매우 기이하고 매우 특별하옵니다. 이것은 바로 이승이 미칠 바가 아니옵니다. 원컨대 도(道)를 이루게 하신 증험을 듣고 싶습니다.”
012_0459_c_06L爾時最勝菩薩卽從座起前白佛言甚奇甚特非是二乘之所及也願樂欲聞成道證驗乎
부처님께서 최승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듣고 싶어하면 이제 너를 위하여 연설하겠노라.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생각하여라. 나는 옛날 도를 구한 것이 헤아릴 수 없었나니 처음 뜻을 일으켜서부터 공덕을 지어 지금 부처를 이루기까지 그 중간에 버린 몸[遺形]이 널리 퍼진 것을 헤아릴 수 있겠느냐?
나의 옛날 증험은 큰 서원을 세우고 그 어떤 중생이라도 도근(道根)을 향하여 나아가게 했으며, 혹 다시 몸을 던져 3존(尊)에게 귀명하면 반드시 신통으로써 증험을 나타내어 그 사람에게 알려 주었으니 비단 내 몸만이 전생에 이런 원(願)이 있었던 것이 아니요 모든 부처님 세존의 서원은 모두가 동일하였느니라.
012_0459_c_08L佛告最勝若樂聞者今當與汝說之諦聽諦聽善思念之吾昔求道不可稱計從初發意施作功德至今成佛於其中閒遺形流布有可計哉吾昔證驗發弘誓心其有衆生趣向道根或復投身歸命三尊要以神通現證告人不但我身宿有此願諸佛世尊誓願皆同
만일 중생에게 4향(向)과 4과(果)가 있으면 나도 역시 보고는 그 진실한 바를 밝혔고, 설령 그 앞 사람이 연각을 성취했으면 나도 또한 인연을 증험하여 스스로 깨달았으며, 만일 어떤 중생이 수왕(樹王) 아래 앉아 있으면 트인 방소의 50유순(兪旬) 안의 그 중간에는 악마나 악마 하늘들이 그의 끝을 보지 못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내가 증험한 바이니라.”
012_0459_c_16L若有衆生四向四果吾亦睹見明其所實正使前人成緣覺者吾亦證驗因緣自寤若有衆生坐樹王下開方五十兪旬里內於其中閒魔若魔天不睹其際此者我之所證
012_0460_a_01L부처님께서 다시 족성자(族姓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아, 나는 오늘과 같이 몸을 나타내어 증험을 받고 널리 중생을 제도하지만 나[吾我]를 보지도 않고 심식(心識)이 환히 밝아 향할 바를 분별하며 불사를 시행할 것이요, 억백천의 수없는 부처님 국토를 두루 돌아다니고 왔다갔다하여 도(道)를 궁구하고 다한 이를 찾아서 항시 그 앞에 있되 경계의 진실함을 증명하느니라.
012_0459_c_20L佛復告族姓子菩薩摩訶薩如我今日身受驗曠濟衆生不見吾我心識了分別所趣施行佛事尋憶百千無數佛土周旋往反究盡道者恒在前立證明界實
나는 옛날 무외불(無畏佛)의 세계에 노닐 때 거기의 대사(大士)들은 헤아릴 수 없었느니라. 혹 어떤 이는 뜻이 소승의 아라한[羅漢]을 향한 이도 있었고, 혹 어떤 이는 중도에 멈추어서 연각의 자리에 있기도 하였으며, 혹 어떤 이는 초월하여 뜻을 부처님 도에 둔 이도 있었느니라. 때에 나는 오로지 마음을 한 곳으로 써서 정삼매(定三昧)에 들어가 널리 중생들을 위하여 감히 증험을 삼았었느니라.
012_0460_a_02L吾昔遊於無畏佛剎彼大士不可稱計或有志趣小乘羅或有中止在緣覺地或有超越志存佛道吾專心入定三昧普爲衆生敢以爲證
또 보살마하살아, 만일 어떤 이가 이미 수다원을 향하여 수다원을 얻었고 사다함을 향하여 사다함을 얻었으며 아나함을 향하여 아나함을 얻었고 아라한을 향하여 아라한을 얻었으면 나는 언제나 그 중간에서 과보를 이룬 것을 증험하면서 일찍이 법성의 근본을 잃지 않았었느니라.”
012_0460_a_06L復次菩薩摩訶薩若有已向須陁洹得須陁洹向斯陁含斯陁含向阿那含得阿那含向阿羅得阿羅漢吾常於中證成果報曾失於法性之本
부처님께서 다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삼천대천세계에 가 노니는데 믿음이 있거나 믿음이 없거나 받음이 있거나 받음이 없거나, 혹 어떤 중생은 믿음을 다한 자리에 머물러 있고 다시 법을 받든 자리에 머물러 있으며, 혹 어떤 중생은 8해(解)의 동진행(童眞行)을 닦는 이가 있으면 나는 항상 그들에게로 가서 증험을 나타내어 그들로 하여금 도를 얻게 하였느니라.”
012_0460_a_10L佛復告族姓子薩摩訶薩遊至三千大千世界有信無信有受無受或有衆生住盡信之復有衆生住奉法地者或有衆生修於八解童眞行者我恒往現證使彼得道
부처님께서 다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신식(身識)이 청정한지라 더럽힐 수 있는 이가 없나니, 모든 중생으로서 삿된 업[邪業]을 품고 있는 이면 나는 역시 가서 이것은 사술(邪術)이라 오래도록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을 증험하였으며, 혹 또 땅이나 물이나 불이나 바람에 제사하면 나는 역시 그들에게로 가서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 알게 했으며, 또 여러 사도[郡邪]들이 범천(梵天)에 가서 나기를 외치면 다시 그들에게 가서 복이 다하면 본래 있는 데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권유하였느니라.
012_0460_a_15L佛復告族姓子菩薩摩訶薩身識淸淨無能染污諸有衆生懷邪業者吾亦往證此爲邪術不得久立或復祭祀地水火風吾亦往說知不眞實復見群邪唱生梵天復往勸進福盡還本
012_0460_b_01L혹 어떤 이가 무색천(無色天)에 가 나서 한 겁 동안 수명을 누리고 마음을 언제나 오직 하나에만 쓰고 중도에 끊어짐이 없고자 하면 나는 때에 정(定)에 들어가 바르게 아는 정의[正識定意]로써 다시 그에게 ‘색(色)은 색이 있지도 않고 색은 스스로 있지도 않으며, 나의 색[我色]과 그 색[彼色]은 그것과 나는 형상이 없으며, 색에는 곧 색이 없거늘 어찌 나[我]가 있겠는가? 식(識)은 나의 식[我識]이 아니거늘 어찌 내가 있겠는가? 통(痛)ㆍ상(想)ㆍ행(行)의 법도 역시 그와 같다’라고 연설하느니라.”
012_0460_a_20L或有欲生無色天上住壽一劫心常專一中無斷絕吾時入定正識定意復與彼說色不有色色不自有我色彼色彼我無形色則無色豈有我也識非我識豈有我也痛想行法亦復如是
그때에 최승보살이 나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훌륭하시고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신 바 증험을 나타내는 법의 가르침은 불가사의하여 이것은 아라한이나 벽지불로서는 미칠 바가 아닙니다.”
012_0460_b_02L爾時最勝菩薩前白佛言善哉善哉世尊如來所說現證法教不可思議非是羅漢辟支所及
이때에 최승은 거듭하여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까 부처님 말씀을 받았사오나 무엇을 ‘색이 없다[無色]’ 하오며, 무엇을 무색이 된다 하십니까?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가엾이 여기셔서 알기 쉽게 연설하시어 영원히 중생들로 하여금 의심을 품지 않게 하소서.”
012_0460_b_04L是時最勝重白佛言向承佛言云何無色云何爲無色乎唯願世尊垂愍敷演永使黎庶不懷狐疑
부처님께서 최승에게 말씀하셨다.
“장하다. 족성자야,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나는 너희를 위하여 무색정(無色定)을 설명하겠노라. 이른바 무색(無色)이라 함은 색(色)이 있지 않는 것이니라. 4대로 만든 물질[色]이 곧 색인데 거기에는 이런 물질이 없으므로 이에 무색이라 하느니라.
색에는 다섯 가지가 있어야 비로소 4대가 이루어지고 오직 형색(形色)이 없을 뿐이기 때문에 무색이라고 말하느니라. 통의 색[痛色]과 상의 색[想色]과 행의 색[行色]과 식의 색[識色]은 바로 범부가 지닌 5통(通)으로서는 볼 바가 아니며 오직 여래 아유안(阿維顔)보살만이 비로소 그 색을 볼 뿐이니라.”
012_0460_b_07L佛告最勝善哉族姓子諦聽善思念之吾當與汝說無色定所謂無色者非有色也四大造色乃謂爲色彼無此色乃謂無色夫色有五乃成四大唯無形色故謂無色痛色想色行色識色非是凡夫五通所睹唯有如來阿維顏菩薩乃見彼色
부처님께서 다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불퇴전 보살은 권방편을 가지고 적정(寂靜)정의삼매정수에 들어가 유상무상천(有想無想天) 위로 가서 거기의 미세한 식[微識]을 위하여 미묘한 법인 공ㆍ무상ㆍ무원과 6신(身)으로 법을 받되 생기거나 소멸이 없는 행을 연설하며, 점차로 그들을 위하여 나는 법[生法]과 늙는 법[老法]과 병든 법[病法]과 죽는 법[死法]을 연설하느니라.
이른바 난다[生]고 하는 것은 어머니의 태, 즉 생장(生藏) 아래 숙장(熟藏) 위에 있다가 4대가 이미 갖추어지면 곧 떠나야 하나니 전생에 선행이 있으면 마치 목욕하는 못[浴池]에서 노닐고 후원(後園)에서 구경하는 것과도 같거니와 전생에 악행을 쌓은 이면 마치 험한 골짜기를 오르고 가시나무 위에 누운 것과 같으니라.
012_0460_b_14L佛復告族姓子不退轉菩薩執權方便入寂靜定意三昧正往遊有想無想天上與彼微識說微妙法空無相願六身受法無起滅漸漸與說生法老法病法死法所謂生者在母胞胎生藏下熟藏上四大已具便當別離宿有善行如遊浴池後園觀看宿積惡者如登嶮谷荊棘上臥
012_0460_c_01L또 식신(識身)이 나아갈 바와 아(我)ㆍ인(人)ㆍ수명(壽命)은 오래도록 보존할 수 없다는 것을 연설하여 그 가운데서 식신을 구제하여 깨칠 수 있게 하며, 오직 아란가란(阿蘭迦蘭)과 이와 같은 무리만 헤아릴 수 없이 많으므로 억천 나술(那術)의 모든 부처님이 그들 앞에 계시면서 각각 특수하고 매우 깊은 법을 나타내나 본식(本識)이 어리석고 미혹하여 마치 그릇이 뚫어져서 새는 것 같은지라 정법(正法)과 도품(道品)의 가르침을 받지도 못하고 1겁 또는 감(減) 1겁 동안 불에 타듯 바짝 말라 있으며, 이와 같이 억백천 나술 수의 겁 동안 불에 타듯 말라 있느니라. 혹 한 겁에 한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거나, 혹 한 겁에 두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거나, 혹은 한 겁 동안에 백천의 부처님, 억백천의 부처님이 출현하게 되셔야 이와 같은 무리들은 그러한 뒤에야 비로소 바른 가르침을 받느니라.
012_0460_b_22L復與演說識神所趣我人壽命不可久保於中拔濟識神得寤唯有阿蘭迦蘭如此之比不可稱數億千那術諸佛在前各現殊特甚深之法識愚惑如器穿漏不受正法道品之一劫若減一劫乾燒如是經歷億百千那術之數劫數乾燒或有一劫一佛出世或有一劫二佛出世或於一劫百佛千佛億百千佛如是之比然後乃受正教
또 늙어 쇠모(衰耗)하는 법을 연설하느니라. 이른바 늙는다[老]고 하는 것은 모든 감관이 성숙하여져서 살갗이 축 늘어지고 얼굴이 쭈그러져 슬퍼하고 근심하고 신음하면서 4대를 싫어하게 되며, 다시는 한창 젊은 때의 영화로운 마음도 없게 되나니 이 법은 쇠모하여 오래 보존할 수 없느니라.
012_0460_c_08L復與演說老耗之所謂老者諸根純熟皮緩面皺愁呻吟厭患四大無復少壯榮華之此法衰耗不可久保
또 4대의 들쑥날쑥하는 지ㆍ수ㆍ화ㆍ풍을 연설하나니, 지가 수의 성품보다 뛰어나거나 수가 화의 성품보다 뛰어나거나 화가 풍의 성품보다 뛰어나거나 하여 서로서로 늘거나 줄거나 하면 곧 질병이 생기며, 혹 상처가 생기고 만 가지 병이 핍박하며 피고름이 흘러 넘쳐 볼 수조차 없느니라.
012_0460_c_11L次復與說四大參差地水火風地勝水性水勝火火勝風性互有增減便成其疾生瘡痍萬病所逼膿血流溢不可瞻
다음에는 무상(無常)하여 변하고 바뀌는 것을 연설하나니 마치 물 위의 거품이 한 번 생겼다가 한 번 사라지며 생기는 것도 저절로 생기고 사라지는 것도 저절로 사라지는 것과 같으며 생겨도 저절로 생기지 않고 사라져도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 무상의 신식[無想神識]은 곧 거기에서 그의 나아가는 바에 따라 저마다 과증(果證)을 얻고 무여열반의 경계에서 반열반하느니라.”
012_0460_c_15L以次與說無常變易如水上泡一生一滅生者自生滅者自滅生不自生滅不自滅無想神識卽於彼處其所趣各獲果證於無餘泥洹界而般泥洹
012_0461_a_01L최승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아까 들었사온데 여래께서는 4대는 들쑥날쑥하여 신식이 사는 데서 지(地)가 불어나고 수(水)가 줄어들면 곧 질병이 생기고 수가 불어나고 화(火)가 줄어들면 곧 질병이 생기며, 화가 불어나고 풍(風)이 줄어들면 곧 질병이 생긴다고 하였나이다. 또 다시 들었사온데 부처님께서는 ‘풍이 불어나면 화가 줄어들고 화가 불어나면 수가 줄어들며 수가 불어나면 지가 줄어든다는 것과 식(識)은 4대가 아니요 4대는 식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나이다.
이제는 부처님께서 ‘한 대[一大]가 불어나면 세 대[三大]가 병이 나고 세 대가 불어나면 한 대가 병이 나며 4대가 완전히 갖추어지면 신식이 편안하게 되거니와 쇠퇴는 4대로 말미암아서요 식으로 생기는 바가 아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사옵니다. 어찌하여 세존이시여, 병은 4대를 말미암아서거늘 식에서 생기게 되나이까?”
012_0460_c_19L最勝菩薩白佛言世尊向聞如來四大參差神識所居地增水減則生其疾水增火減則生其疾火增風減則生其疾又復聞佛說風增火火增水減水增地減識非四大四大非識今聞佛說一大增三大病三大增一大病四大具足神識得寧衰由四大非識所生云何世尊病由四大爲識所生
부처님께서 최승에게 말씀하셨다.
“식은 4대가 아니요 4대도 식이 아니로되 식이 4대를 여의지 않고 4대도 식을 여의지 않느니라. 이 때문에 한 대[一大]가 불어나면 모든 대(大)에 병이 생기고 모든 대가 불어나면 한 대에 병이 생기는 것이니 식이 쇠퇴하여 줄어듦을 따르느니라.”
012_0461_a_04L佛告最勝識非四大四大非識識不離四大四大不離識是故一大增諸大病識大增一大病識隨衰耗
또 여쭈었다.
“4대에 병이 나면 신식에도 병이 생깁니까?”
대답하셨다.
“식(識)은 대(大)를 말미암아 병이 생기고 대는 식을 말미암아 병이 생기느니라.”
012_0461_a_07L又問爲四大病爲識神病耶識由大病大由識病
또 여쭈었다.
“식은 4대를 말미암아 비로소 작용하는 것입니다. 몸을 버리고 형상을 받으면 4대는 저마다 돌아가버리는데 그 근본되는 신식이 어찌 줄어들지 않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장하고 장하도다. 여래 앞에서 그런 질문을 하는구나. 나는 너를 위하여 낱낱이 분별하겠노라. 식은 형상이 없어서 볼 수도 없고 식이라지만 식이 있는 것도 아니거니와 대(大)로 인하여 식이 되는지라 4대가 모두 불어나면 곧 식에도 병이 있게 되나니 병은 4대가 아니요 식을 말미암아 생기니 온갖 병이 더하고 덜하는 것은 모두가 식을 말미암아 생기느니라. 처음 뜻을 일으켜서부터 이에 부처님을 이루기까지 신식에 때[垢]가 없으면 4대를 말미암지 않느니라.”
012_0461_a_08L又問識由四大乃自役用捨身受形四大各歸本識神何不減乎佛告族姓子善哉善哉於如來前乃發斯問吾當與汝一一分別識者無形而不可見識非有識因大爲識四大盡增則識有病病非四大由識而生萬病增減皆由識生從初發意乃至成佛神識無垢不由四大

28. 해혜품(解慧品)
012_0461_a_16L解慧品第二十八

그때에 최승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면 보살마하살이 뜻을 지님이 견고하여 무너뜨릴 수 없사오며, 어떻게 하면 보살이 뜻을 지님이 참되고 성실하여 끝내 허망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하면 보살은 한결같이 부처님 도를 향하고 이승에 나아가지 않게 되오며, 어떻게 하면 보살은 위의를 지니고 예절을 잃지 않나이까? 어떻게 하면 보살은 뜻으로 지켜 선정을 닦아 정수(正受)를 버리지 않으며 어떻게 하면 보살은 모든 부처님 법에 머물러 물러나지 않으며 어떻게 하면 보살은 교화에 머물러 가르쳐 주어 부처님 종자[佛種]를 끊지 않게 되옵니까?”
012_0461_a_17L爾時最勝菩薩白佛言世尊云何菩薩摩訶薩執意堅固不可沮壞云何菩薩執意眞誠終不虛妄云何菩薩一向佛道不趣二乘云何菩薩執持威儀不失禮節云何菩薩守意禪定不捨正受云何菩薩住諸佛法而不退轉云何菩薩留化教授不斷佛種
012_0461_b_01L그때에 세존께서 최승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여래 앞에서 그런 뜻을 묻는구나. 나는 이제 너를 위하여 알기 쉽게 분별하겠다. 잘 생각하여라.”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즐거이 듣고자 하나이다.”
012_0461_b_01L爾時世尊告最勝曰善哉善哉於如來前而問此義吾今與汝敷演分別善思念之唯然世尊願樂欲聞
부처님께서 최승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네 가지 법을 수행하면 의지(意志)가 견고하여 무너뜨릴 수 없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 중생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김이 마치 어머니가 아들을 사랑하듯이 하고, 둘째 부지런히 정진을 더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셋째 모든 중생을 제도하되 요술과 같고 허깨비와 같으며, 넷째 모든 부처님의 협장(篋藏)을 궁구하고 연마하지 않음이 없나니라. 이것이 바로 보살마하살이 이 네 가지 법을 수행하고 나아가 부처님 도를 이루되 일찍이 물러나는 일이 없는 것이니라.
012_0461_b_04L佛告最勝菩薩摩訶薩修行四法意志堅固不可沮壞云何爲四法一者慈愍衆生如母愛子二者勤加精進而不懈怠三者度諸衆生如幻如化四者諸佛篋藏無不究練是謂菩薩摩訶薩行此四法進成佛道未曾退轉
보살은 다시 네 가지 법을 수행하여 곧 정(定)에 들어가고 현성의 잠잠함[賢聖黙然]을 얻어야 하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중생이나 중생이란 생각[衆生想]은 없는 줄 이해하고, 둘째 모든 세간을 관하되 좋아할 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셋째 대승을 찬탄하고 칭찬하되 영원히 두 가지 도[道]를 여의고, 넷째 모든 고락(苦樂)에 대하여 우러러 바라는 바가 없는 것이니라.
012_0461_b_10L薩復當修行四法便得入定賢聖默云何爲四一者解知衆生無衆生二者觀諸世閒不可樂想三者歎譽大乘永離二道四者於諸苦樂無所榮冀
또 네 가지 법이 있나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계율[戒]이요, 둘째 들음[聞]이며, 셋째 보시[施]요, 넷째 벗어남[出要]이니라.
012_0461_b_15L復有四法云何爲四一者戒二者聞三者施四者出要
또 네 가지 법이 있나니 부처님의 도에 이르기까지 의심이 없고 위의를 잃지 않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이익이 없고, 둘째 손해가 없으며, 셋째 비방함이 없고, 넷째 칭찬함이 없는 것이니라.
012_0461_b_16L復有四法至成佛道無有狐疑不失威儀云何爲四一者無利二者無衰三者無毀四者無譽
또 네 가지 법이 있나니 선근을 더욱 늘리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중생을 가르쳐서 믿음의 자리[信地]에 머무르게 하고, 둘째 사람들에게 베풀되 그 보답을 바라지 않으며, 셋째 법을 말하되 법이라는 생각이 없으며, 넷째 보살의 명호는 헤아리거나 기억할 수조차 없는 것이니라.
012_0461_b_19L復有四法增益善根云何爲四一者教訓衆生住於信地二者惠施於人不望其報三者說法無法四者菩薩名號不可稱記
012_0461_c_01L또 네 가지 법이 있나니 보살이 수행할 것은 1지(地)에서 10지에 이르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선근을 일으켜 드러내는 것이요, 둘째 어리석음을 제거하여 삿된 부류에 처하지 않으며, 셋째 선권(善權)으로 알맞게 교화하여 인도하되 견줄 데가 없는 것이요, 넷째 마음가짐이 용맹스러워 정진이 날로 더해지는 것이니라.
012_0461_b_22L復有四法菩薩所行從一地乃至十地云何爲四一者興顯善根二者除去愚闇不處邪部三者善權適化導以無方四者執心勇猛精進日增
또 네 가지 법이 있나니 선권방편으로 부처님 도에 이르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더욱 권유하여 삿된 부류에서 바른 도에 편안히 처하게 하고, 둘째 아직 깨치지 못한 이들을 교화하여 선취(善趣)로 향하게 하며, 셋째 설법에는 둘이 없되 받는 이는 높고 낮음이 있고, 넷째 부처님의 거룩한 지혜로써 아직 제도되지 못한 이를 제도하는 것이니라.
012_0461_c_03L復有四法善權方便得至佛道云何爲四一者勸進邪部安處正道二者化諸未寤令向善趣三者說法無二受有高下四者以佛聖慧度未度者
또 네 가지 법이 있나니 위의가 성취되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3유(有)에 물들지 않고 그것이 고(苦)임을 알며, 둘째 나와 그 사람의 고락(苦樂)은 다 함께 나눈다고 여기며, 셋째 항상 인욕을 행하여 나쁜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넷째 위에 있을 때는 오만함이 없고 아래에 있을 때는 부끄러이 여기지 않는 것이니라.
012_0461_c_07L復有四法威儀成就云何爲四一者不染三有知之爲苦二者我與彼人苦樂俱然三者恒行忍辱不興惡心四者在上無慢居下不恥
또 네 가지 법이 있나니 도의 마음[道心]을 버리지 않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부처님을 염하는[念佛] 것은 공덕의 근본이고 둘째 중생을 편안히 처하게 하여 도의 마음이 견고하며, 셋째 선지식을 친근하여 사견(邪見)에 물들지 않고, 넷째 위로 대승에 이르러 허망한 소견[妄見]을 닦지 않는 것이니라.
012_0461_c_11L復有四法不捨道心云何爲四一者念佛功德之本二者安處衆生道心堅固三者親善知識不染邪見四者上及大乘不修妄見
또 네 가지 법이 있나니 한적한 데에 있기 좋아하여 심란하고 시끄러운 데에 처하지 않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소승을 향한 이는 대승에 이르게 하고, 둘째 연각(緣覺)을 이루어야 할 이는 정진하여 부처님 도를 이루게 하며, 셋째 법을 듣되 싫증을 내지 않고 도의 마음이 끊어지지 않으며, 넷째 들은 바대로 법에 인색함이 없는 것이니라.
012_0461_c_14L復有四法樂在閑靜不處憒鬧云何爲四一者向小乘者令至大乘二者應成緣覺進成佛道三者聞法不厭道心不斷四者如所聞法不有悋惜
또 보살이 행해야 할 네 가지 법이 있나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불기법인(不起法忍)으로 모두 다 생멸이 없는 줄 아는 것이요, 둘째 무진법인(無盡法忍)으로 역시 양(量)에 지나침이 없는 것이며, 셋째 인연법인(因緣法忍)으로 연각의 마음을 제거하는 것이요, 넷째 무주법인(無住法忍)으로 중생을 모두 알고 마음에 의착(猗着)이 없는 것이니라.
012_0461_c_18L復有四法菩薩所行云何爲四一者不起法忍悉知無生二者無盡法忍亦無過量三者因緣法忍除緣覺心四者無住法忍悉知衆生心無猗著
012_0462_a_01L또 네 가지 법이 있어서 결사(結使)를 제거하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오로지 한곳으로 마음을 쓰면서 오로(惡露)를 사유하고, 둘째 과거의 것은 영원히 소멸시키고 다시는 새로 짓지 않으며, 셋째 모든 법이 아주 분명하여 어두움에 처하지 않고, 넷째 마음은 백천(百千) 삼매에 유희하는 것이니라.
012_0461_c_22L復有四法除去結使云何爲四一者專精一意思惟惡露二者去者永滅更不造新三者諸法明白不處闇冥四者心常遊戲百千三昧
또 네 가지 법이 있나니 4부 대중에 노니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항상 스스로 법을 위하되 나[吾我]를 헤아리지 않는 것이요, 둘째 존중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키되 마음이 허망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 모든 선의 근본[善本]에서 한층 더 그의 덕(德)을 불리는 것이요, 넷째 소승을 버리고 여의도록 대도(大道)로써 인도하는 것이니라.
012_0462_a_03L復有四法遊行四部衆云何爲四一者恒自爲法不計吾我二者興致重敬心無放三者於諸善本轉增其德四者去離小乘導以大道
또 네 가지 법이 있나니 법시(法施)와 재시(財施)로 무위(無爲)에 이르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받되 잘못되지 않는 것이요, 둘째 다른 이의 마음을 좇지 않는 것이며, 셋째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는 것이요, 넷째 뜻에 물러남이 없는 것이니라.
012_0462_a_07L復有四法法施財施得至無爲云何爲四一者受法不誤二者不從他心三者不惜身命四者意無退轉
또 네 가지 법이 있나니 보시하여도 보답을 생각하지 않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저와 나[彼我]에는 형상이 없고 다 공(空)인 줄 분명히 아는 것이요, 둘째 행(行)은 바르고 참되게 위없는 도를 닦아야 하는 것이며, 셋째 내가 없음[無我]을 보고 치(癡)를 말미암아 애(愛)가 생김을 아는 것이요, 넷째 도의 성품[道性]은 가장 자리[際]가 없고 행은 진제(眞際)에 합치하는 것이니라.
012_0462_a_10L復有四法施無想報云何爲四一者彼我無形了之悉空二者行應正眞修無上道三者解見無我由癡愛生四者道性無際行合眞際
또 네 가지 법이 있나니 사람을 제도하되 한량없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은 생기거나 소멸하는 것이 없는 줄 아는 것이요, 둘째 자비를 행하여 널리 구제하되 성내는 것을 보지 않는 것이며, 셋째 모든 법을 불태워 버리는 것이요, 넷째 비록 5탁에 있으나 도의 마음을 버리지 않는 것이니라.
012_0462_a_14L復有四法度人無量云何爲四一者解婬怒癡無有起滅二者行慈廣濟不見恚怒三者燃熾諸法四者雖在五濁不捨道心
또 네 가지 법이 있나니 도의 근본[道根]을 이루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항상 보시하는 것으로서 으뜸을 삼는 것이요, 둘째 다른 사람에게 정진하기를 권하되 간탐(慳貪)을 제거하는 것이며, 셋째 행(行)은 곧 공(空)에 합치하고 법에는 나[吾我]가 없는 것이요, 넷째 매우 깊은 법에 대하여 의심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니라.
012_0462_a_17L復有四法得成道根云何爲四一者恒以惠施以爲元首二者勸進他人除去慳貪三者行輒合空法無吾我四者於甚深法不起狐疑
또 네 가지 법이 있나니 선정(禪定)에서 이지러지지 않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중생에는 수(數)가 있다거나 수가 없다는 것을 헤아리지 않는 것이요, 둘째 부처님 국토에는 청정함이 있다거나 청정함이 없다는 것을 보지 않는 것이며, 셋째 자(慈)ㆍ비(悲)ㆍ희(喜)ㆍ호(護)가 세계에 두루 차게 하는 것이요, 넷째 부처님의 지혜가 두루 갖추어져서 본래 서원을 버리지 않는 것이니라.
012_0462_a_21L復有四法禪定不戲云何爲四一者不計衆生有數無數二者不見佛土有淨無淨三者慈悲喜護遍滿世界四者佛慧具足不捨本誓
012_0462_b_01L또 네 가지 법이 있나니 부처님의 도량에 노니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먼저 말하고는 뒤에 웃어도 사람들의 뜻을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요, 둘째 말한 법대로 행하되 의당 바르고 참된 것이며, 세째 도(道)나 도가 없는 것을 알고 또한 소굴도 없는 것이요, 넷째 희망[望]이 있고 희망이 없는 것은 다 공(空)으로 돌아간 줄 아는 것이니라. 이것이 바로 보살마하살의 행은 공에 합치되어야 하고 모든 부처님의 법에서 위없는 도를 닦는 것이라 하느니라.”
012_0462_b_01L復有四法遊佛道場云何爲四一者先言後笑不傷人意二者如所說法行應正眞三者解道無道亦無窠窟四者有望無望悉知歸空是謂菩薩摩訶薩行應合空於諸佛法修無上
이 사사(四四)의 법을 연설하실 때에 2만 2천의 하늘 사람과 세간 사람들이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일으켰고, 다시 1만 2천의 사람이 곧 그 자리에서 불기법인(不起法忍)을 체득하였으며, 다시 수없는 시방의 천자(天子)들이 꽃을 뿌리고 공양올린 것이 무릎까지 찼다.
012_0462_b_07L說此四四法時二萬二千天及世人皆發無上正眞道意復有萬二千卽於座上逮不起法忍復有無數十方天子散華供飬乃至于膝

29. 삼독품(三毒品)
012_0462_b_10L三毒品第二十九

그때에 유수동진(濡首童眞)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여래께서 말씀하신 네 법문의 지혜를 들었사온대 매우 깊고 미묘하여 근(根)을 세우고 힘[力]을 얻었나이다. 보살이 행하는 것은 아라한이나 벽지불로서는 미칠 바가 아니옵니다. 이제 여래께 여쭙겠나이다. 미래와 중간과 초선(初禪)에서 사유하는 오로(惡露)의 부정관(不淨觀)은 자기 몸의 부정(不淨)한 것을 관하나이까? 다른 사람 몸의 부정한 것을 관하나이까?”
012_0462_b_11L爾時濡首童眞白佛言世尊今聞如來說四法門慧甚深微妙立根得力菩薩所行非是羅漢辟支所及今問如來未來中閒初禪思惟惡露不淨之觀爲觀自身不淨觀他身不淨耶
부처님께서 유수동진에게 말씀하셨다.
“혹 어떤 보살이 아직 보살의 지위에 오르지 못했으면 곧 자기 몸에서 오로의 부정한 것을 관하여 근을 세우고 힘을 얻는 것이며, 혹은 자기 몸을 관하고 다른 사람의 몸도 관하며, 다시 권혜(權慧)로써 몸의 더러운 악취와 피고름이 흘러넘치는 것을 나타내고 그 가운데서 수없는 중생을 깨우치고, 청정하다는 마음을 버리고 여의어 모두가 진실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하느니라.
012_0462_b_16L佛告濡首童眞或有菩薩未上菩薩便自觀身惡露不淨立根得力自觀身觀他人身復以權慧現身臭穢膿血流溢於中開寤無數衆生離淨心皆知不眞
012_0462_c_01L또 유수야, 혹 어떤 보살은 미래지(未來地)에 있어 위로 중간을 닦되 아직 초선에 밝지 못한 이도 있고, 또 어떤 보살은 이미 미래를 여의고 중간에 머물러 있되 다시 권혜(權慧)로써 위로 초선을 닦으며, 혹 어떤 보살은 이미 미래와 중간의 정지(淨地)를 지나고 차례로 다시 초선을 닦아 익혀 5행(行)의 근본을 생각하고 지니되 드디어 다시 위로 2선(禪)의 법에 미치느니라.
혹 어떤 보살은 위의 4선(禪)과 미래와 중간을 버리고 초선과 제2선을 차례로 우러러 닦되 3선(禪)의 근본으로 기쁨과 평안을 스스로 지키느니라. 또 어떤 보살은 이미 3선을 여의고 다시 4행(行)을 버리며 제4선을 닦고, 다시 4선에서 오로의 부정관을 사유하느니라. 다시 어떤 보살은 7정(定)을 경유하지 않고 곧장 멸진정의(滅盡定意)를 체득하기도 하느니라.
012_0462_b_21L復次濡首或有菩薩在未來地上修中閒未明初禪有菩薩已離未來住在中閒復以權慧上修初禪或有菩薩已過未來中閒淨地次復修習初禪念持五行之遂復上及二禪之法或有菩薩捨上四禪未來中閒初禪第二以次仰三禪根本喜安自守復有菩薩已離三禪復捨四行修第四禪復於四禪思惟惡露不淨之觀復有菩薩由七定徑逮滅盡定意
혹 어떤 보살은 이미 영적삼매(永寂三昧)에 들어가서 세계에는 중생ㆍ아(我)ㆍ인(人)ㆍ수명(壽命)이 없고 생하는 것과 멸하는 것은 모두 있는 바가 없다고 두루 관하기도 하느니라.
혹 어떤 보살은 1지주(地住)에 있어 보살의 지위를 받고 3독의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분별하며, 권혜로써 알맞게 교화하되 중생의 마음에는 무명의 마음[無明心]이 있고 무명의 마음이 없다는 것과 애욕의 마음[愛欲心]이 있고 애욕의 마음이 없다는 것과 성냄의 마음[瞋恚心]이 있고 성냄의 마음이 없다는 것을 관하여 보살은 다 아느니라.
최승아, 알아야 하느니라. 보살은 모든 법을 두루 관하여 생기는 것도 보지 않고 소멸하는 것도 보지 않으며, 다시 모든 법에 마지막[畢竟]을 보지도 않고 마지막이 되지 않은 것도 보지 않나니 이와 같이 하면 모든 물음[問]에서 청정할 것이니라.
012_0462_c_08L或有菩薩已入永寂三昧普觀世界無有衆生我人壽命生者滅者悉無所有或有菩薩在一地住受菩薩位分別三毒婬怒癡法權慧適化觀衆生心有無明心無無明心有愛欲心無愛欲心瞋恚心無瞋恚心菩薩悉知最勝當菩薩摩訶薩遍觀諸法不見生者不見滅者復於諸法不見畢竟不見不畢竟如是諸問爲淸淨
012_0463_a_01L또 최승아, 보살마하살은 모든 속박과 집착[縛着]을 관하되 그 가운데에서 청정하기를 구하므로 마땅히 물어야 할 데서는 물어야 하느니라.
이 법은 영원히 고요하고 안온하여 변하거나 바뀜이 없는 법이라 생사가 청정하여 더럽거나 흐린 것을 보지 않나니 이것을 말하여 보살마하살의 남이 없는 이론[無生之論]이라 하고, 생사를 건너가도 건너감[度]이 있는 것을 보지 않나니 이것을 말하여 남이 없는 이론이라 하며, 열반은 형상이 없고 고요하고 함이 없나니 이것을 말하여 남이 없는 이론과 상응한다 하느니라.
만일 최승으로 하여금 모든 속박과 집착에서 모두 공(空)에 돌아간다는 것을 알게 하면 생사에서 취증(取證)이 있는 것도 보지 않고 출생(出生)하고 기멸(起滅)하는 곳도 보지 않으며 또한 벗어나는[出] 것도 보지 않고 또한 열반도 보지 않나니, 이것을 말하여 보살의 남이 없는 이론이라 하느니라.
012_0462_c_17L復次最勝薩摩訶薩觀諸縛著於中求淨應問當問此法永寂安隱無變易法生死淸淨不見穢濁是謂菩薩摩訶薩無生之論越度生死不見有度是謂無生之論泥洹無形寂然無爲是謂乃應無生之論若使最勝於諸縛著悉知歸空不見生死有取證者不見出生起滅之處亦不見出亦不見泥洹是謂菩薩無生之論
또 최승아, 인연이 모이거나 흩어지는 오로(惡露)는 깨끗하지 못한 것이니 이것을 말하여 보살의 남이 없는 이론이라 하며, 친근하여 증득을 이루어 과(果)에서 물러나지 않고 번뇌를 끊는 지혜[斷智]가 걸림이 없으며 모두 생기지 않는[不生] 것을 아나니 이것을 말하여 보살의 남이 없는 이론이라 하느니라.
012_0463_a_03L復次最勝因緣聚散惡露不淨是謂菩薩無生之論親近成證不退轉果斷智無㝵知盡不生是謂菩薩無生之論
또 최승아, 보살마하살은 인연으로 합하여 흩어지는 것과 증득하여 물러나지 않는 것과 번뇌를 끊는 지혜가 걸림이 없는 것으로 영원히 3유를 여의나니, 이것을 말하여 보살의 남이 없는 이론이라 하느니라.
이에 모든 법의 선근이 끊어지지 않고 선(善)과 불선(不善)을 알며 이것이 세간의 법이요 이것이 세간을 제도하는 법이며, 이것이 장애되는 법이요 이것이 장애되지 않는 법이며, 이것이 유위의 법이요 이것이 무위의 법이며, 이것이 유루의 법이요 이것이 무루의 법이라 하나니, 이것을 말하여 보살마하살의 남이 없는 이론이라 하느니라.
012_0463_a_06L復次最勝菩薩摩訶薩因緣合散證不退還知無㝵永離三有是謂菩薩無生之論乃名諸法善根不斷知善不善此是世法是度世法此是㝵法此不㝵法有爲法此無爲法此有漏法此無漏是謂菩薩摩訶薩無生之論
또 최승아, 부처님의 상[佛像]은 형상이 없음을 사유하여 분별하고 또한 다시 법성의 여러 가지를 분별하며, 성중(聖衆)의 공덕은 헤아리기 어렵다고 사유하며, 차례로 중생은 하나가 아니라고 사유하고, 다시 세계는 동일하지도 않고 마음이 향하여 나아가는 바는 다 궁구하기 어렵다고 분별해야 하나니, 이것을 말하여 보살의 남이 없는 이론이라 하느니라.
또 최승아, 모든 법은 다 청정하며 모든 법은 다 청정하지 않나니, 이것을 말하여 보살의 남이 없는 이론이라 하느니라.”
012_0463_a_12L復次最勝思惟分別佛像無形亦復分別法性若干思惟聖衆功德難量以次思惟衆生非一復當分別剎土不同心所趣向難可究盡是謂菩薩摩訶薩無生之論復次最勝一切諸法皆悉淸淨一切諸法皆不淸淨是謂菩薩無生之論
최승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찌하여 모든 법이 다 청정한 것이 바로 남이 없는 이론이며, 모든 법이 다 청정하지 않은 것이 바로 남이 없는 이론입니까?”
012_0463_a_19L最勝白佛言云何一切諸法是無生之論一切諸法皆不淸淨是無生之論
012_0463_b_01L부처님께서 최승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법에는 식(識)이 없고 또한 행의 과보[行報]도 없으며, 모든 식이 있다는 생각은 법과 상응하나니 이것을 말하여 청정하다거나 청정함이 없다고 하느니라.
모든 법은 여러 가지 모양이요, 혹 모든 법은 아직 염지(念持)를 여의지 않은 것도 있나니, 곧 방편을 구하여 그 덕(德)을 더욱 늘리고 이미 그 덕이 늘어나면 모든 선(善)이 널리 갖추어지며 모든 선이 이미 갖추어지면 곧 들숨ㆍ날숨[出入息]을 세고 숨을 세는[數息] 것이 이미 안정되면[定] 이것이 바로 청정한 것과 청정하지 않은 것이니라.”
012_0463_a_21L佛告最勝諸法無識亦無行報諸有識想與法相應是謂淨無淨也一切諸法若干種相或有諸法未離念持便求方便增益其德已益其德諸善普備諸善已備則數出入息數息已定是謂淨不淨
최승이 또 여쭈었다.
“어떻게 모든 법이 안정하고[定] 안정하지 않은[不定] 것을 관찰하나이까?”
대답하셨다.
“스스로 경계에서 영원히 떠나 욕심이 없으면 억만의 법에서 안정하고 안정하지 않은 뜻을 다 아느니라.”
012_0463_b_03L最勝又問云何觀察諸法定不定耶答曰自於境界永離無欲於億萬法悉知定不定義
또 여쭈었다.
“안정하다고 함은 청정한 것이 아니고 청정함이 있지 않은 것도 아니거니와 안정하지 않다고 함은 청정한 것이 아니니, 곧 안정하고 안정하지 않는 것을 말씀하십니까?”
대답하셨다.
“조금이라도 밝은[明] 것이 있으면 안정하고 안정하지 않은 뜻을 능히 이해하느니라.”
012_0463_b_06L又問定者非淨非不有淨不定非淨可謂定不定乎報曰少有明者能解定不定義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면 영원히 떠나되 욕심이 없고 억만의 법에서 안정하고 안정하지 않은 것을 아나이까? 안정하다 함은 이것은 바로 도(道)요 안정하지 않다 함은 도가 아니옵니다.”
012_0463_b_08L云何世尊永離無欲於億萬法知定不定定者是道定非道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느니라, 그러하느니라. 너의 말과 같으니라. 만일 어떤 족성자나 족성녀가 모든 법의 경계에서 이미 안정하였고 지금 안정하며 아직 안정하지 못한 것을 알지 못하면 곧 모든 법에서 이미 해탈한 것과 아직 해탈하지 못한 것을 이해하지 못하나니, 왜냐하면 마치 『향락경(香樂經)』에서 말한 바 ‘모든 법이 이미 안정하여 들으면서도 의심하지 않으면 곧 능히 위로 나아가면서 물러나지 않는다’라고 한 것과 같기 때문이니, 들은 바 법 그대로 즐거이 익히면서 버리지 않으면 이것을 바로 안정하고 안정하지 않은 뜻이라 하느니라.
만일 어떤 중생이 안정하고 안정하지 않은 데에 의심을 내면 곧 한 지[一地]로부터 한 지에 이를 수 없으며, 차례로 건지(乾地)를 뛰어넘지 못하면 생사를 여의고 열반의 법에 머무르지도 못하나니, 왜냐하면 모든 부처님 세존은 생사의 근본을 궁구하지도 않고 열반에 이르지도 않기 때문이니라.”
012_0463_b_10L佛言如是如是如汝所言有族姓子族姓女於諸法界不知已定當定未定則於諸法未解已解當何以故如『香樂經』所說諸法已定聞不狐疑則能進上而不退轉如所聞法玩習不捨是謂定不定義若有衆生於定不定生狐疑者則不能從一地復至一地以不超次乾地則不離生死住泥洹法何以故諸佛世尊不究生死根本不至泥洹
부처님께서 최승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항상 생사를 초월하여 열반에 편안히 계신다는 것을 연설하지 않았느냐?”
대답하였다.
“그러하나이다.”
012_0463_b_19L佛告最勝諸佛世尊恒不演說越度生死安處泥洹耶答曰如是
또 물으셨다.
“세존이 모든 법에서 ‘이것이 바로 생사요, 이것이 바로 열반이다’라고 연설한 것을 들었느냐?”
대답하였다.
“아니옵니다.”
012_0463_b_21L又問頗聞世尊演說諸法斯是生死斯是泥洹答曰
012_0463_c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족성자야, 모든 부처님 세존은 ‘생사는 하열한 것’이라고도 설명하지 않고 ‘열반은 뛰어난 것’이라고도 설명하지 않았느니라. 다만 족성자를 위해서일 뿐이니 생사와 열반이라고 말하면 곧 두 가지 식[識]이 있어 생사를 여의거나 열반의 언덕에 이르지 못하느니라.”
012_0463_b_23L佛言是故族姓子諸佛世尊不說生死以爲下劣不說泥洹以爲增上但爲族姓子言生死泥洹者便有二則不能離生死至泥洹之岸
부처님께서 다시 최승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공(空)에서 왕래하며 중생과 중생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도 않고 열반과 열반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도 않느니라. 왜냐하면 돌아다니며 생사에 처해 있는 것을 보지 않고 열반에서도 멸도를 얻는 것이 있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니라.”
012_0463_c_03L佛復告最勝菩薩摩訶薩從空往來不見衆生有衆生想不見泥洹有泥洹想何以故不見周旋處在生死不見泥洹有得滅度
그때에 최승보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팔을 드러내고 무릎 꿇고 차수(叉手)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훌륭하시고 훌륭하시옵니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바 ‘중생과 열반의 모양이 없다’고 하셨사오니 법설(法說)이나 의설(義說)이 바로 적연(寂然)한 데에 상응하여 생사와 열반을 보지 않사옵니다.”
012_0463_c_07L爾時最勝菩薩卽從座偏露右臂長跪叉手白佛言世尊善哉善哉如來所說說無衆生泥洹之相法說義說正應寂然不見生死及與泥洹
그때에 자리에 있던 2,700비구들은 유루(有漏)의 마음에서 해탈하여 불기법인(不起法忍)을 얻었다. 왜냐하면 생사를 분명하게 알면 생사가 없고 열반을 분명하게 알면 열반이 없으며, 또한 다시 제도할 중생이 있다고 말하지도 않고 또한 열반은 영원히 고요하다고도 말하지 않으며, 공한 성품[空性]의 법을 알면 생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열반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었다.
012_0463_c_11L爾時座上二千七百比丘有漏心解脫得不起法忍何以故了生死則無生死解了泥洹則無泥亦復不言有度衆生亦不說泥洹永寂解空性法非有生死非有泥洹
그때에 자리 위에 있던 7백의 비구들이 은밀히 자리에서 일어나 옷과 발우를 거두어 가지고 아무런 이유도 없이 떠나가며 저마다 머리를 숙이고는 서로 두런거렸다.
“우리들은 무엇 때문에 이 마음에 흡족하지 않은 고통을 겪으며 밤낮으로 힘쓰며 범행(梵行)을 닦는단 말이냐?”
혹 어떤 이는 말하기를 “열반이 있되 열반에는 멸도를 취하는 것이 없다”라고 하였고, 또한 “도(道)조차 있지 않거든 하물며 도를 이루는 이가 있겠느냐?”라고도 하였다.
012_0463_c_15L爾時坐上七百比丘密從座起收攝衣鉢無何而去各各低頭自相謂言我等何爲涉此慊苦日夜精勤修於梵行或言有泥洹泥洹無取滅度者亦無有道況當有成道者

30. 문니원품(問泥洹品)
012_0463_c_20L問泥洹品第三十
012_0464_a_01L
그때에 최승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중생이 모든 법으로 하여금 나오게 하려 한다면 곧 도(道)와 등정각을 이루는 것조차 없거든 하물며 열반에서 도를 이루려는 것이옵니까? 이것은 옳지 못합니다. 열반은 성씨도 없고 또한 이름도 없거늘 어떻게 공(空) 가운데서 공을 구하겠나이까? 열반에는 하나조차 없거든 하물며 모든 법의 수효를 구하려고 하는 것이오리까?
012_0463_c_21L爾時最勝菩薩白佛言世尊若有衆生欲使諸法出生則無有道成等正何況於泥洹欲成道乎此則不然泥洹無姓亦無名號云何欲於空中求空泥洹無一況當欲求諸法之數
세존이시여, 이 7백의 비구들은 여래에게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를 입고 손에는 발우[應器]를 가지고 범행을 청정하게 닦았사온데 방편으로 물러나 범부의 자리에 있으면서 열반의 보금자리와 처소를 구하려 합니다. 마치 참기름이 제(醍)ㆍ호(醐)ㆍ낙(酪)ㆍ소(酥)에 두루 번지면 소가 곧 엉기게 되는 것처럼 생사와 열반도 역시 그와 같아서 궁극의 열반에 이른다 해도 모든 법의 모양은 없고, 열반의 큰 도[大道]에도 역시 끝이나 밑이 없는 것인데도 여러 미혹된 사람들은 헷갈려 온 지가 오래인지라 도리어 ‘열반에는 나고 없어지고 집착하고 끊는 것이 있다’고 하나이다. 오직 수행이 있는 사람으로서 정견(正見)을 지니고 행하는 이만이 모든 법에서 일어남이 있고 소멸함이 있는 것을 보지도 않고 모든 법에서 받는 것이 있고 버리는 것이 있다고도 보지 않사옵니다.”
012_0464_a_03L世尊此七百比丘於如來所剃除鬚髮服三法衣手執應器淨修梵行便退轉在凡夫地欲求泥洹窠窟處猶如麻油醍醐酪酥油則遍周酥則凝住生死泥洹亦復如是至竟泥洹無諸法相泥洹大道亦無崖底惑之人執迷來久卻謂泥洹有生滅著斷唯有修行之人執行正見不見諸法有起有滅不見諸法有受有捨
그때에 최승보살은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7백의 비구들은 곧 법의 가르침을 듣고는 저마다 버리고 흩어져 갔사온데 장차 또 얼마의 세월을 지내야 제도되고 해탈하여 영원히 생사를 버리고 사견에 있지 않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최승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들을 알고 싶느냐?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나는 너를 위하여 의심을 없애 주겠느니라.”
대답하였다.
“그러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012_0464_a_12L爾時最勝菩薩前白佛言世尊此七百比丘卽聞法教各捨馳散當復經歷幾時乃得度脫永離生死不在邪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항하의 모래 수만큼 많은 겁[恒沙劫]을 지내야 한 부처님이 출현하시는데 이와 같이 하여 72억의 항하의 모래 수만큼 많은 겁수를 지내도 오히려 제도될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억천만 겁이 되어야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시니 부처님을 만나기도 매우 어렵고 경(經)을 얻어 듣기도 어렵기 때문이니라.
012_0464_a_16L佛告最勝汝欲知者諦聽諦聽善思念之吾當與汝蠲除狐疑對曰世尊
012_0464_b_01L오늘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은 대중 가운데 있어 도의 가르침을 알기 쉽게 연설하되 생멸과 열반이 없다는 법을 말하고 있는데 그 정법 가운데서 삿된 소견의 마음을 내었으니 태어나는 곳마다 항시 삿된 소견에 있고 바른 도에 있지 못하느니라. 마치 장부가 용맹스럽고 힘이 세며 견줄 데 없는 재주를 익숙하게 단련하지 않음이 없어서 6예(藝)를 빠짐없이 갖추고 천문(天文)ㆍ지리(地理)ㆍ성수(星宿)ㆍ재괴(災怪)를 모두 다 환히 통달하였으나 이 역사(力士)는 항시 허공을 무서워하여 몰래 스스로 꾀를 내어 사방으로 도망쳐서 허공이 없는 지경에 가 보려 하였는데 가는 곳마다 항시 허공을 보게 된 것과 같으니라.
012_0464_a_18L佛言恒沙劫過乃一佛出是經歷七十二億恒沙劫數猶不得何以故億千萬劫佛乃出世値佛甚難經難得聞
이 여러 비구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설령 백천만 겁을 지나며 공(空) 가운데서 열반이란 이름을 붙이려 해도 이 일은 그렇게 되지 않느니라. 이르는 처소마다 공의 성품을 알지 못하면 도(道)를 원하고 구하여도 마침내 이루게 될 수 없느니라.
마치 또 어떤 사람이 허공을 구하려 하면 그가 있는 곳마다 허공은 항시 눈앞에 있는 것과 같으며, 또한 이 허공이나 저 허공에는 약간의 모양이 있다고도 연설하지 않고 허공에서 오고 가고 하되 이룩한 바가 있다고도 보지 않으면 그제야 비로소 열반의 요의(要義)를 알 것이니라.
012_0464_a_21L今日如來至眞等正在大衆中敷演道教說無生滅泥洹之法於正法中生邪見心所生之恒在邪見不在正道猶如士夫勇猛多力無方伎術無不貫練六藝備天文地理星宿災怪皆悉開通此力士恒畏虛空竊自設計馳趣四方投無空界在在處處恒見虛空
그 여러 비구들은 전세(前世)에 삿된 일을 익혔는지라 지금까지도 깨치지 못하여 열반의 무위대도(無爲大道)를 구하려 하나 오히려 그 이름과 성조차 알지 못하거늘 어찌 열반의 도를 분별할 수 있겠느냐? 종일토록 돌아다니며 멸도를 구해도 그 공(功)만 헛되고 얻게 되지 못하느니라. 왜냐하면 열반은 임시로 붙인 이름이라 마치 요술과 같고 허깨비와 같아서 공하여 아무것도 없으며, 거짓 붙인 이름이라 텅 비어 있고 임시로 부른 이름이라 거짓이기 때문이니 어리석은 사람이나 전(傳)하는 바요 현성의 법과 율에서 칭찬할 바는 아니니라.”
012_0464_b_05L諸比丘亦復如是正使經歷百千萬欲於空中立泥洹名此事不然至到處不了空性願求於道終不可如復有人欲求於空在在處處空恒在前亦不演說此空彼空有若干不見從空往來有所成辦斯乃解知泥洹之要
012_0464_c_01L그때에 다시 행이 선[立行] 비구 7백여 명은 곧 그 자리에서 모든 티끌과 때[塵垢]가 다하여 법안(法眼)이 청정하게 되고, 3달(達)과 6통(通)에 막힌 바가 없어져서 ‘부처님은 나심[生]도 없고 또한 일어나거나 없어지지도 않으며, 과거의 모든 법으로써 열반을 구하지도 않고 수없는 항하의 모래 수만큼 많은 모든 부처님께서 과거에 말씀하신 교계(敎誡)와 지혜와 변재도 모두 약간의 것도 없으며, 범부로부터 일어나 이에 무학(無學)에 이르기까지 연설하는 도의 가르침에도 어기는 것이 없고, 중생이 생사에 유랑(流浪)하는 것도 보지 않으며 열반에 일어나고 없어짐이 있다는 것도 보지 않는다’고 함을 분명히 알았다. 왜냐하면 모든 법은 다 공하여 허공과 같고 모든 부처님께서 나오시는 소굴조차도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012_0464_b_12L彼諸比丘前世習邪至今不寤欲求泥洹無爲大道猶尚不識名號姓字豈能分別泥洹道乎日周旋求於滅度唐勞其功而不可何以故泥洹假號如幻如化空無所有假名爲空假號虛詐愚人所傳非賢聖法律之所讚歎
그때에 자리에서 6백의 우바새와 3백의 우바이가 모두 믿음을 다한 행을 얻었으며, 수없는 하늘과 세간 사람들이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내었다.
012_0464_b_18L爾時復有立行比丘七百餘人卽於座上諸塵垢盡得法眼淨三達六通無所罣㝵佛無生亦不起滅不以過去諸法求於泥洹無數恒沙諸佛過去所說教誡智慧辯才悉無若干從凡夫起乃至無學演說道教無有差違不見衆生流浪生死不見泥洹當有起滅以故一切諸法悉空如空不見諸佛所出窠窟
그때에 장로(長老) 사리불(舍利弗)이 5백의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 여러 사람은 저마다 통혜(通慧)를 얻으셨는데 필경 본원(本願)으로 그리 되셨습니까?”
모든 비구들이 말하였다.
“존자 사리불이여, 옛날의 소원을 오늘에야 이루게 되었으며 할 일을 다 마쳤으므로 다시는 유(有)를 받지 않을 것입니다.”
012_0464_c_04L爾時座上六百優婆塞三百優婆夷皆得盡信之行無數天與世人皆發無上正眞道意
사리불이 말하였다.
“질문한 것의 뜻을 잘 알았습니까?”
모든 비구들이 말하였다.
“모든 결박(結縛)을 다한지라 다시는 유(有)에 물들지 않고 생사를 좋아하지 않으며 열반에도 집착하지 않습니다. 열반 무위(無爲)는 행(行)이 공한 성품에 합치하고 결박 없이 다하거니와 또한 그 다하는 것도 보지 못하나니 이것을 바로 열반이라 합니다.”
012_0464_c_06L爾時長老舍利弗告五百比丘曰汝等諸人各獲通慧必本願耶諸比丘言尊者舍利曩昔所願今日已獲所作已辦更不受有
그때에 사리불은 그 비구들을 칭찬하였다.
“장하고 장하십니다. 참으로 공한 성품의 매우 깊은 뜻을 이해하셨구료. 이제는 얼마의 어진 이들이 있어 복지(福地)에 머무르겠습니까?”
모든 비구들이 말하였다.
“존자 사리불이여, 곧 이것이 복전으로 여래께서 칭찬하신 것이며 불사(佛事)를 시행하는 데도 일찍이 헛되이 버려지지 않습니다. 저희들 여러 사람은 16분(分)에서 그 하나도 아직 얻지 못하였습니다.”
012_0464_c_10L舍利弗言善所問者知所趣諸比丘言盡諸結縛更不染有愛生死不著泥洹泥洹無爲行合空無結縛盡亦不見盡是謂泥洹
사리불이 말하였다.
“그대들 5백 사람은 피차(彼此) 모두가 다 해탈한 보살들이며 또한 바로 복전이십니다.”
모든 비구들이 말하였다.
“여래의 성스러운 지혜는 성품이 스스로 청정하며 모든 법계에서 물들거나 집착함이 없습니다.”
012_0464_c_13L舍利弗讚彼比丘曰善哉善哉姓子眞解空性甚深之義今有幾賢住於福地諸比丘曰尊者舍利弗是福田如來所稱施行佛事未曾唐我等諸人於十六分未獲其一
이때에 최승보살이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간에는 얼마의 어진 이가 있어 반드시 시주의 은혜[施恩]를 갚겠나이까?”
부처님께서 최승에게 말씀하셨다.
“세간의 법에 집착하지 않으면 시주의 은혜를 능히 갚느니라.”
012_0464_c_18L利弗言汝五百人悉是彼此解脫之亦是福田諸比丘曰如來聖慧性自淸淨於諸法界無所染著
012_0465_a_01L다시 아뢰었다.
“다시 얼마의 어진 이가 보시에서 청정할 수 있겠나이까?”
대답하셨다.
“모든 법을 받아들이지 않아야 비로소 청정하다 하느니라.”
012_0464_c_21L是時勝菩薩前白佛言世有幾賢必報施佛告最勝不著世法能報施恩
다시 아뢰었다.
“어느 것이 바로 보시의 복전입니까?”
대답하셨다.
“부처님의 도법(道法)을 잊어버려야 이에 복전이라 하느니라.”
012_0464_c_23L復有幾賢於施淸淨答曰不受諸法乃謂淸淨
다시 아뢰었다.
“다시 얼마의 어진 이가 있으면서 중생류에 대하여 선지식이 되어서 선악(善惡)을 지시하여 주나이까?”
대답하셨다.
“온갖 중생의 무리를 버리지 않는 이를 바로 선지식이라 하느니라.”
012_0465_a_02L又問何者是施福田忘佛道法乃謂福田
다시 아뢰었다.
“세간에는 얼마의 어진 이가 있어야 부처님의 은혜를 능히 갚겠나이까?”
대답하셨다.
“네 가지 무외(無畏)를 얻어 부처님 종자[佛種]를 끊지 않는 것이니라.”
012_0465_a_03L又問復有幾賢於衆生種爲善知識指授善惡不捨一切衆生之類是謂善知識
다시 아뢰었다.
“세간에는 얼마의 어진 이가 있어야 여래께 능히 공양을 올리겠나이까?”
대답하셨다.
“억만 겁(劫)의 행, 그 가운데서 미혹되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공양이니라.”
012_0465_a_05L又問世有幾賢能報佛恩答曰獲四無畏不斷佛種
다시 아뢰었다.
“세간에는 얼마의 어진 이가 있어야 불장(佛藏)을 능히 보호하겠나이까?”
대답하셨다.
“그 몸과 목숨이 다하기까지 부처님 계율을 깨뜨리지 않는 이들이니라.”
012_0465_a_07L又問世有幾賢能供養如來答曰億萬劫行於中不惑謂供養
다시 아뢰었다.
“다시 얼마의 어진 이가 있어야 공경을 능히 일으키겠나이까?”
대답하셨다.
“모든 감관[根]을 수호하고 6정(情)을 능히 닫는 이들이니라.”
012_0465_a_09L又問世有幾賢能護佛藏盡其形壽不毀佛戒
다시 아뢰었다.
“어떤 것을 세간에서 가장 값진 보배라 하나이까?”
대답하셨다.
“7보를 성취한 것이니라.”
012_0465_a_10L又問復有幾賢能興恭敬答曰守護諸根能閉六
다시 아뢰었다.
“어떤 것이 만족할 줄 아는 행이옵니까?”
대답하셨다.
“제일의 위없는 지혜[第一無上慧]를 닦는 것이니라.”
012_0465_a_12L又問何者世閒名大珍寶答曰成就七寶者
다시 아뢰었다.
“어떤 것이 세간에서 욕심이 적은[少欲] 것이옵니까?”
대답하셨다.
“세간을 원하고 구하지 않는 것이니라.”
012_0465_a_13L又問云何解知足行答曰於第一無上慧義
다시 아뢰었다.
“어떻게 세간을 알면서 집착이 없는 것이옵니까?”
대답하셨다.
“모든 결박(結縛)을 끊고 다시는 5개(蓋)가 없는 것이니라.”
012_0465_a_14L又曰云何於世少答曰不願求於世
다시 아뢰었다.
“세간에서 무엇이 쾌락이며 다시는 온갖 괴로움이 없는 것이옵니까?”
대답하셨다.
“매인 바가 없으면 본디 즐겁다 하느니라.”
012_0465_a_15L又問云何解世無著答曰斷諸結縛無復五蓋
다시 아뢰었다.
“어떻게 하면 매인 바가 없게 되나이까?”
대답하셨다.
“5음과 18본지(本持)가 공하고 고요하여 함이 없는[無爲] 줄 아는 것이니라.”
012_0465_a_16L又問世誰快樂無復衆苦答曰無所係屬故謂爲樂
다시 아뢰었다.
“누구에게 이런 어려움[難]이 있나이까?”
대답하셨다.
“밖으로는 6진(塵)을 버리고 안으로는 6정(情)을 버릴지니라.”
012_0465_a_18L又問云何無所係屬答曰解知五陰十八本持空寂無爲
다시 아뢰었다.
“누가 이 언덕을 건너서 저 언덕[彼岸]에 이르게 되나이까?”
대답하셨다.
“근(根)을 세우고 힘[力]을 얻으며 도(道)를 이루는 이이니라.”
012_0465_a_19L又問誰有此難答曰外捨六塵內捨六情
다시 아뢰었다.
“어떻게 하면 보살은 보시할 마음이 끊어지지 않나이까?”
대답하셨다.
“세 가지 생각[三想]을 녹여 없애고 진로(塵勞)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니라.”
012_0465_a_20L又問誰度此岸得至彼岸答曰立根得力成道者也
012_0465_b_01L다시 아뢰었다.
“어떻게 하면 계율을 지니되 깨뜨리지 않나이까?”
대답하셨다.
“도의 마음[道心]이 견고하여 큰 서원을 버리지 않는 것이니라.”
012_0465_a_22L又問云何菩薩施心不斷答曰消除三想不興塵勞
“어떻게 하면 인욕을 행하며 적수[對]를 만나도 두려워하지 않나이까?”
대답하셨다.
“마음이 공하고 고요한 줄 알고 성냄의 근본[恚本]을 일으키지 않느니라.”
012_0465_a_23L又問云何持戒而不缺漏答曰道心堅固不捨弘誓
“어떻게 보살은 정진을 닦는 것이옵니까?”
대답하셨다.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에 단서(端緖)가 없느니라.”
012_0465_b_02L云何行忍遭對不懼答曰解心空寂不起恚本
다시 아뢰었다.
“어떻게 하면 선정으로 뜻이 훼손되지 않나이까?”
대답하셨다.
“마음이 안정되고 영원히 고요하면 바깥 티끌[外塵]을 받지 않느니라.”
012_0465_b_03L云何菩薩修於精進答曰心之所念無有端緖
“어떻게 지혜의 업[慧業]으로 모든 법을 널리 설명하며 펴나이까?”
대답하셨다.
“의취(義趣)를 분별하여 도의 마음을 버리지 않느니라.”
012_0465_b_04L又問云何禪定意不戲損答曰心定永寂不受外塵
다시 아뢰었다.
“어떻게 보살은 인자한 마음[慈心]을 수행하여 도의 근본[道根]을 버리지 않나이까?”
대답하셨다.
“중생을 버리지 않고 제도할 이가 있는 것을 보느니라.”
012_0465_b_06L云何慧業演暢諸法答曰分別義趣不捨道心
다시 아뢰었다.
“어떻게 보살은 가엾이 여기는 마음[悲心]을 수행하나이까?”
대답하셨다.
“모든 법을 사유하여 물러나지 않느니라.”
012_0465_b_07L又問云何菩薩修行慈心不捨道根答曰不捨衆生見有度者
다시 아뢰었다.
“어떻게 하면 보살은 기쁘게 하는 뜻[喜意]이 끊어지지 않고 멸도에 이를 수 있나이까?”
대답하셨다.
“나라는 생각[我想]을 일으켜 내가 있다고 헤아리지 않느니라.”
012_0465_b_09L又問云何菩薩行於悲心答曰思惟諸法而不退轉
다시 아뢰었다.
“어떻게 하면 보살은 보호하는 마음[護心]이 끊어지지 않나이까?”
대답하셨다.
“도의 근본을 수호하여 마지막에 부처님을 이루기까지 그 중간에는 딴 생각을 일으키지 않느니라.”
012_0465_b_10L又問云何菩薩喜意不斷得至滅度答曰不興我想計有吾我
다시 아뢰었다.
“어떻게 보살은 신근(信根)을 세우나이까?”
대답하셨다.
“외도의 법[外法]을 초월하여 사악(邪惡)과 함께하지 않느니라.”
012_0465_b_12L又問云何菩薩護心不斷答曰守護道根畢至成佛於其中閒不興餘想
다시 아뢰었다.
“어떻게 하면 공한 줄 알고 망설임이 없나이까?”
대답하셨다.
“도(道)와 도가 아닌 것과 도에는 근원이 없는 줄 알 것이니, 이것이 바로 보살마하살이 마땅히 행해야 할 업(業)이니라.”
012_0465_b_14L又問云何菩薩立於信根答曰超越外法不與邪俱

31. 사범당품(四梵堂品)
012_0465_b_15L又問云何解空而無猶豫答曰解道非道道無根源是謂菩薩摩訶薩所應行業

그때에 유수동진(濡首童眞)이 마음속으로 ‘어떻게 보살마하살은 몸과 입과 뜻으로 범행(梵行)을 청정하게 닦고 사방의 국경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중생을 제도하며 한 부처님 국토로부터 다른 한 부처님 국토에 이르러 일찍이 중생을 버리거나 여읜 일이 없을까? 어떻게 보살은 나아가 부처님의 업[佛業]을 이루고 보살이 행할 정(定)을 잃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였다.
012_0465_b_18L四梵堂品第三十一
012_0465_c_01L부처님께서 그의 뜻을 아시고 곧 그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느니라, 그러하느니라. 너의 생각과 같으니라. 보살행의 근본은 그 종류가 동일하지 않나니, 나는 이제 너를 위하여 그 뜻을 알기 쉽게 연설하리라.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서 잘 생각할지니라.”
대답하였다.
“그러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012_0465_b_19L爾時濡首童眞內心自念云何菩薩摩訶薩於身口意淨修梵行周遍四荒往度衆生從一佛國至一佛國曾捨離衆生云何菩薩進成佛業失菩薩所行之定
부처님께서 유수에게 말씀하셨다.
“몸의 행[身行]이 청정하여 온갖 악(惡)을 짓지 않고, 입의 행[口行]이 지성스러워 법의 성품[法性]을 잃지 않으며, 마음은 정의(定意)를 생각하여 두려움에 동요되지 않나니, 이것이 바로 보살의 통혜(通慧)의 근본이니라.
중생을 인자하게 생각하여도 애욕에 집착하지 않고, 항시 부정(不淨)한 오로의 관[惡露觀]을 닦아 그 마음을 지킴이 견고하며, 어리석은 어둔 데에 처하지 않나니, 이것이 바로 보살의 통혜의 근본이니라.
012_0465_c_01L佛知其意卽告之如是如是如汝所言菩薩行本其類不同吾今與汝敷演其義諦聽諦善思念之對曰如是世尊
대중에 있되 들[野]과 같이 여기나 위의를 잃지 않고, 나아가고 그치고 가고 오고 함에 의용(儀容)이 정돈되어 아직 일찍이 여래의 금계를 어긴 일이 없나니, 이것이 바로 보살의 통혜의 근본이니라.
모든 부처님의 법에서 다 해탈하고 욕심이 없고 함이 없고 불가사의하며 성중(聖衆)은 닦아 익히되 영원히 삼승이 없나니, 이것이 바로 보살의 통혜의 근본이니라.
012_0465_c_04L佛告濡身行淸淨不爲衆惡口行至誠不失法性心念定意恐畏不動是謂菩薩通慧之本慈念衆生不著愛欲修不淨惡露之觀守固其心不處愚是謂菩薩通慧之本
탐욕에서 해탈하면 형상이 없음을 깨달아 알며, 성냄에서 해탈하고 어리석음과 게으른 데서도 역시 그러하며 9차제(次第)를 닦아 선각(禪覺)에 동요하지 않나니, 이것이 바로 보살의 통혜의 근본이니라.
욕계에 집착하여 전륜성왕을 구하지도 않고, 색계에 처하여 복을 이루기를 희망하지 않으며, 다시 무색계의 도(道)도 사유하지 않나니, 이것이 바로 보살의 통혜의 근본이니라.
012_0465_c_09L在衆如野不失威儀進止行來儀容齊整未曾違失如來禁戒是謂菩薩通慧之本諸佛法悉皆解脫無欲無爲不可思聖衆修習永無三乘是謂菩薩通慧之本
다시 공무(空無)와 무원(無願)과 무상(無相)에서 유루(有漏)의 행을 다하지 않음이 없고 모든 법은 마치 요술과 같고 허깨비와 같은 줄 분명히 아나니, 이것이 바로 보살의 통혜의 근본이니라.
혹 어떤 중생은 끝내 뜻을 잃지 않고 주(住)로부터 주에 이르러 사랑과 미움[愛憎]의 뜻이 평등하나니, 이것이 바로 보살의 통혜의 근본이니라.
과거 모든 법의 근본을 어기지 않고 미래ㆍ현재에서도 역시 그와 같으며 물들 데서도 물들지 않고 물들거나 집착함을 보지도 않나니, 이것이 바로 보살의 통혜의 근본이니라.”
012_0465_c_14L於欲解脫曉了無形瞋恚解脫癡懈亦然修九次第不動禪覺謂菩薩通慧之本不著欲界求轉輪不處色界悕望成福復不思惟無色界道是謂菩薩通慧之本
012_0466_a_01L
32. 범천청품(梵天請品)
012_0465_c_18L復於空無無願無相無不盡有漏之行解了諸法如幻如化是謂菩薩通慧之本或有衆生終不失意從住至住愛憎意是謂菩薩通慧之本不違過去諸法之本未來現在亦復如是於染無染不見染著是謂菩薩通慧之本

그때에 최승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몸의 행이 청정하여 악업을 짓지 않고, 언교를 연설하되 끝내 허망하지 않으며, 마음의 생각이 청정하여 도근(道根)을 초월하셨나이다.
세존께서는 지금 논하신 바 4가지 평등한 범당[四等梵堂]인 자(慈)ㆍ비(悲)ㆍ희(喜)ㆍ호(護)로써 중생을 제도하되 한 사람이라도 제도되지 않으면 끝내 잊거나 버리지 않으시어 자(慈)로써는 탐욕을 버리고 부정(不淨)으로써는 깨끗하다[淨]고 함을 버리며 모양[相]에는 형상이 없음을 관하게 하시오니, 이것이 바로 보살의 통혜의 근본이옵니다.
012_0466_a_01L梵天請品第三十二
모든 법의 근본에서 다 해탈을 얻고 세 가지 법의 보배[法寶]에서 모두 해탈하게 되며 유위ㆍ무위와 유루ㆍ무루가 바로 보살의 통혜의 근본이옵니다.
이미 욕심이 없는 것인 줄 알고 그것이 생기지 않을 줄 알며, 성냄에도 근본이 없어서 모두 공인 줄 아나니, 이것이 바로 보살의 통혜의 근본이옵니다.
자비를 행하되 끊어지지 않게 하고 욕계ㆍ색계ㆍ무색계를 집착하지 않으며, 모든 4선(禪)에서도 생각[想]을 일으키지 않나니, 이것이 바로 보살의 통혜의 근본이옵니다.
012_0466_a_02L爾時最勝菩薩摩訶薩白佛言世尊身行淸淨不行惡業演說言教終不虛妄心念淸淨超越道根尊今所論四等梵堂慈悲喜護濟度衆生一人不度終不忘捨以慈去婬以不淨去觀相無形是謂菩薩通慧之本
보살마하살은 항시 공ㆍ무상ㆍ무원에 들고 또한 모든 법의 모양을 구하지 않으며, 혹 어떤 보살은 ‘가령 제가 성불하면 나라 안의 중생에게는 삼승의 도라는 이름조차 없으며, 그리고 저는 오늘 지극한 정성으로 서원하건대 부처가 되어 등정각을 이루면 중생을 널리 교화하되 싫증냄이 없겠나이다’라고 큰 서원을 세우나이다.”
012_0466_a_08L於諸法本悉得解脫於三法寶悉得解脫爲無爲有漏無漏是謂菩薩通慧之已知無欲知之不生瞋恚無本皆知爲空是謂菩薩通慧之本行慈不斷不著欲界色無色界於諸四禪盡不起想是謂菩薩通慧之本
그때에 8천의 천인(天人)들은 신지(信地)에 섰고 마왕(魔王)과 그 수종들은 곧 본래 있던 데로 돌아갔다.
012_0466_a_14L菩薩摩訶恒入空無想願亦不求索諸法之或有菩薩發弘誓心設我成佛國界衆生無三乘道名然我今日至誠作佛成等正覺廣化衆生不以爲厭

33. 범천촉루품(梵天囑累品)
012_0466_a_18L爾時八千天人立於信地魔王營從卽還本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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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무외범천(無畏梵天)과 모든 대중과 모든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수없는 아승기겁으로부터 공덕을 쌓아서 스스로 성불하기에 이르도록 세간의 여덟 가지 법(法)의 누(累)에 물들지 않았느니라. 온갖 중생인 기고 날고 꿈틀거리는 형상 있는 무리들은 5음에 물들고 집착하여 버리지 않고 있나니, 그러므로 현성(賢聖)들은 여덟 가지 법에 물들지 않고, 5음과 18본지는 공하여 있는 바가 없는 줄 알며, 세간의 여덟 가지 일[事]인 이(利)ㆍ쇠(衰)ㆍ훼(毁)ㆍ예(譽)와 칭(稱)ㆍ기(譏)ㆍ고(苦)ㆍ낙(樂)을 여읠지니라.”
012_0466_a_20L梵天囑累品第三十三佛告無畏梵天及諸大衆諸菩薩等吾從無數阿僧祇劫積功累德自致成佛不染於世八法之累一切衆生蜎飛蠕動有形之類染著五陰翫而不捨是以賢聖不染八法解知五陰十八本持空無所有離世八事利衰毀譽稱譏苦樂
부처님께서 다시 범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경전을 읊고 외고 받아 지니면 악마나 악마 하늘[魔天]이 무너뜨릴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모든 부처님께서 위신력으로 보호하시기 때문이니라.
만일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위없는 바르고 참된 등정각을 구한다면 모두 경전으로 말미암아 과증(果證)을 취하게 되느니라.”
012_0466_b_05L佛復告梵天若有善男子善女人諷誦受持此經典者若魔天不能沮壞何以故諸佛世尊威神所護若有善男子善女人求於無上正眞等正覺皆由此典而取果
부처님께서 다시 범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의 겁(劫)으로부터 백천 겁에 이르도록 그 안에 가득 찬 중생들과 모두 함께 이 경전을 찬탄한다 하여도 오히려 다할 수 없나니, 왜냐하면 이 경의 이름이 『무진지장경(無盡之藏經)』이기 때문이니라. 이 경은 아라한이나 벽지불로서는 미칠 바가 아니며, 또 일명 『최승보살소문경(最勝菩薩所問經)』이라 하기도 하느니라.
012_0466_b_10L佛復告梵天吾今從劫至百千劫滿中衆生皆共稱歎此經典者不能究盡何以故此經名曰『無盡之藏』是羅漢辟支所及一名『最勝菩薩所問』
나는 이제 이 경을 부촉(付囑)하면서 한 글자도 빠진 자가 없게 하고 미신(味身)ㆍ구신(句身)이 모두 완전히 갖추어지게 하느니라. 마치 내가 오늘날 부처의 도를 이루고서 32가지 상호[相]와 80가지 모습[好]을 갖추고 있으며, 몸은 황금빛이요 원광(圓光)은 7척(尺)인데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가득 차 있는 것과 같으니라.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지극한 정성으로 부처님 도를 구하여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 공양한다 하여도 손가락을 튀기는 잠깐 동안에 이 경전을 외운 것보다는 못하느니라. 왜냐하면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은 모두 이 경전을 말미암아 부처님의 도를 이루기 때문이며,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ㆍ벽지불도 모두 이 경전으로 말미암아 성취되기 때문이니라.”
012_0466_b_14L吾今囑累此經無令缺漏一字身句身皆令具足如我今日成於佛相有三十二好有八十種身黃金色圓光七尺遍滿三千大千世界一善男子善女人至誠求佛道供飬如來至眞等正覺不如彈指之頃誦此經典何以故如來至眞等正覺由此經而成佛道須陁洹斯陁含那含阿羅漢辟支佛皆由此典而得成就
012_0466_c_01L그때에 무외범천이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지극한 정성으로 부처님을 구하여 이 경전을 읊고 외며 생각을 거두어 잊지 않으면 저희들은 이 선남자ㆍ선여인을 옹호하여 백 유순(由旬) 안에서는 악마나 악마 하늘이 그 짬[便]을 얻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012_0466_b_23L爾時無畏梵天前白佛言世尊若有善男子善女人至誠求佛諷誦此經典戢念不忘我等當擁護此善男子善女人百由旬內魔若魔天不得其便
부처님께서 범천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느니라, 그러하느니라. 너의 말과 같으니라.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모든 부처님은 모두가 이 경전을 독송하여 반드시 견고하기에 이르렀고 끝내 물러나지 않으셨느니라.
만일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4의지(意止)ㆍ4의단(意斷)ㆍ4신족(神足)ㆍ5근(根)ㆍ5력(力)ㆍ7각의(覺意)ㆍ8현성도(賢聖道)와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을 닦아 익히는 데도 모두가 이 경전을 말미암아 성취하게 되며, 세간에는 곧 4성(性)인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가 있게 되는 것이니라.”
012_0466_c_04L佛告梵天如是如是如汝所過去當來現在諸佛皆誦此典至堅固終不退轉若有善男子善女修習四意止四意斷四神足五根五力七覺意八賢聖道空無想無願皆由此典成就世閒便有四性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
그때에 유수동진과 최승보살과 존자 사리불과 천ㆍ용ㆍ귀신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이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예배하고 떠나갔다.
012_0466_c_10L爾時濡首童最勝菩薩尊者舍利弗鬼神乾沓和阿須倫迦留羅栴陁羅摩休聞佛所說作禮而去
十住斷結經卷第十
庚子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