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왕보살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거룩합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가엾이 여기셔서 이 현겁 동안에 출현하는 천 부처님들에 대한 처음과 끝을 말씀해 주십시오. 옛날 비로소 보살이 되었을 때에 어느 부처님이 계신 곳에서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생각을 내었으며, 얼마나 많은 공덕을 쌓았기에 태어날 때마다 모든 부처님을 정성껏 공양하여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고 모든 중생을 제도하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구류손(拘留孫)부처님은 그 전생 때에 월의(月意)여래를 뵈옵고 마음속으로 매우 기뻐하였는데 마치 어둠속에서 광명을 본 것 같았다. 그 위없는 도가 삼계(三界)에 가장 높은 것임을 알고는 곧 보배 일산[寶蓋]을 구하여 그 부처님께 바치고, 처음으로 도의 뜻을 내어 정진함으로써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고 모든 중생을 제도하셨느니라.
가섭(迦葉)부처님은 그 전생에 범지(梵志)의 집에 태어나 어린 동자로 있으면서 사이최(思夷最)여래를 보고 마음속으로 기뻐하여 입고 있던 보배 띠[寶帶]를 풀어 그 부처님께 바치고는,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생각을 내어 부지런히 보살법을 행함으로써,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고 모든 사람들을 제도하셨느니라.”
012_0781_b_01L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이제 내가 성불한 명호는 석가문(釋迦文)이라. 나는 전생에 훌륭한 의사(醫師)가 되어 주로 사람들 병을 치료한 그 공덕으로 보물과 옷감[衣具]을 얻어 옛 부처님을 보았다. 그 부처님의 명호가 마침 나와 같고 자(字)도 나와 같은 능인(能仁)여래인지라, 그 부처님을 지존(至尊)으로 알고 곧 보물과 옷감을 그 부처님께 바치고는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생각을 내었다. 네 가지 평등한 마음과 네 가지 은혜와 여섯 가지 바라밀과 공ㆍ무상ㆍ무원 해탈문을 행하되 거기에 빠지거나 집착하지 않고 생사 없는 법의 지혜를 얻으며, 또 정광(定光)여래로부터 보여주시는 수기를 받고서 모든 삼계의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고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그리고 현재 현겁 동안에 출현할 부처님들을 말하자면 자씨(慈氏)여래는 그 전생에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체무극(逮無極)부처님을 뵈옵고 곧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내었다. 여러 부처님과 성인의 무리를 초청하여서 맛난 음식으로 공양하는 동시에 빛나는 보물을 바치는 등 온갖 것을 보시하며, 인자한 마음으로 중생을 가엾이 여겨 항하 모래처럼 그 많은 겁수에 걸쳐 생사에 주선(周旋)하되 괴롭게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불도를 이룩하여 모든 것을 도탈하고 사람들의 생명이 8만 4천 세에 이르는, 장수하는 때를 만나게 되었느니라.
광염(光炎)여래는 그 전생에 일찍이 장사꾼이 되어 바다에 들어가 온갖 보물을 얻고는, 무량광(無量光)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발심하는 동시에 그 부처님을 뵈옵는 때로부터 마음속으로 기뻐하여 명월주(明月珠)를 그 부처님께 바쳤다. 그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으로 인해 보살의 법을 행함으로써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성불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012_0781_c_01L모니(牟尼)여래는 그 전생에 열의(悅意)여래를 따라 처음 발심하는데, 그때 그는 범인(凡人)으로서 한량없는 재부(財富)를 이룩하고 부처님을 뵈옵고 마음이 열리고 보배 구슬과 일산으로 그 부처님께 바쳤다. 그 도의 마음으로 인해 보살의 법을 행하면서 마음속으로 원하기 말하였다. ‘나는 이 공덕을 유포하여 시방을 다 덮어 옹호하리라.’ 그 인연으로 정진하여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성취함과 동시에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선목(善目)여래는 그 전생에 기묘(琦妙)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부처님을 뵈옵고 마음속으로 기뻐하여 꽃과 향를 바쳤다. 그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으로 인해 보살의 법을 행하고 네 가지 평등한 마음과 네 가지 은혜와 네 가지 변재[辯]와 여섯 가지 도무극을 받들어 시방을 가엾이 여김으로써, 그 인연에 따라 가장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고 중생의 위액(危厄)을 구제하여 널리 편안하게 하였느니라.
선수(善宿)여래는 그 전생에 안열(安悅)여래를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는데, 그때 그는 장자(長者)의 몸으로써 부처님을 뵈옵고 기쁨에 넘쳐 값진 영락(瓔珞)과 훌륭한 누각을 그 부처님께 바쳐 공양하였다. 그 도의 마음으로 인하여 보살의 법을 행하면서 시방을 제도하려 함으로써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성불하여 모든 사람들을 제도하였느니라.
화씨(華氏)여래는 그 전생에 도어(導御)부처님을 뵈옵고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매우 빈곤하였으나 그 발심으로 인해 삼계의 공함을 알고는, 죽은 사람의 옷을 벗겨 그 부처님께 바치고, 보살의 법을 받들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일곱 가지 재보(財寶)로 부자가 되어 모든 중생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고, 시방을 덮어 옹호함으로써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성불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같은 명호의 두 번째 화씨여래 지진(至眞) 등정각(等正覺)은 그 전생에 초월수(超越首)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입 안을 가셔내는 버들가지 하나를 그 부처님께 바치고, 그 도의 마음으로 인해 보살의 법을 행하면서 중생을 제도함으로써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중생의 위액(危厄)과 삼계의 고난을 구제하였느니라.
012_0782_a_01L도사(導師)여래는 그 전생 때에 지성(至誠)부처님을 뵈옵고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범부로서 자신이 지닌 좋은 평상 좌구(坐具)와 붉은 전단(栴檀)을 그 부처님께 바치고, 그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으로 인해 보살의 법을 행하면서 시방을 제도하고자 하여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성불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대다(大多)여래는 그 전생 때에 홍칭(洪稱)부처님을 따라 처음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성(城)에 들어가려다가 성에서 나오시는 부처님을 뵈옵고 곧 머리를 조아려 귀명(歸命) 공양하면서, 지심으로 좋은 대[竹]를 그 부처님께 바치고는 마음속으로 말하였다.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이 대나무와 같이 수행이 정직하여 삿된 생각을 지니지 않게 하소서.’ 그 인연으로 항상 3보를 만나게 되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시방을 구제하였느니라.
대력(大力)여래는 그 전생에 사의(師意)부처님을 따라 처음 도의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향을 만드는 집에 태어난 아들이 되어 좋은 향을 팔기 위해 성(城)에 들어가다가 부처님을 뵈옵고, 마음속으로 매우 기뻐하여 나무로 만든 물동이를 그 부처님께 바치고, 손에는 아름다운 향을 잡아 온갖 향기를 풍기면서 모시는 동시에 서원하였다. ‘이 모든 중생을 모두 도문(道門)에 들어가게 하소서.’ 그 인연으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게 되어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성수왕(星宿王)여래는 그 전생에 시의(施意) 부처님을 따라 처음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가난하여 아무 것도 없으므로 어떤 사람의 손님이 되어 소먹이[牧牛]의 심부름을 하다가 부처님을 뵙고 기뻐한 나머지 곧 그 계절에 피는 꽃을 그 부처님께 바치고, 보살도를 행하되 정진하여 게으르지 않음으로써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수약(修藥)여래는 그 전생 때에 미묘향(微妙香)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임금의 스승이 되어 부처님을 뵈옵고 위없는 큰 성인으로 모시어 공양하는 동시에 가장 겸손한 마음으로 부처님께 대답함으로써 그 인연으로 삼계의 고난을 벗어나 스스로 성불하여 모든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었느니라.
012_0782_b_01L명칭영(名稱英)여래는 그 전생 때에 등전(燈電)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곧 그 부처님께 당번(幢幡)을 바치고는 밤에 등불을 켜고 밤낮없이 부지런히 닦음으로써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성불하여 삼계의 고난과 다섯 갈래의 걱정을 벗어나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행복과 경사[福慶]를 믿고 모두 안락하게 하였느니라.
영묘(英妙)여래는 그 전생에 연화(蓮華)부처님을 따라 처음 도의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마침 밭을 갈고 씨를 뿌리다가 부처님을 뵈옵고 기쁨에 넘쳐 밭 갈던 소를 버리고는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리고 해탈 꽃을 그 부처님께 바치면서 서원하였다. ‘이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도덕의 밭을 갈아 성불하게 하소서.’ 그 인연에 따라 네 가지 평등한 마음과 네 가지 은혜와 세 가지 해탈과 여섯 가지 도무극을 삼가 실천하고 곧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대광(大光)여래는 그 전생에 대정광(大錠光)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매우 빈곤하여 그 국토의 어떤 벌판에 들어가다가 부처님과 승단을 보고 돈을 그 부처님께 바쳐 공양하면서 그 벌판 가운데 향을 사르고 등불을 켜서 서원하였다. ‘이 삼계의 중생으로 하여금 그 깨끗하고 넓은 마음이 허공 같고 벌판 같아서 3세가 두루 밝아 3독(毒)의 어둠을 없애 주소서.’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성불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해음(解陰)여래는 그 전생 때에 범음(梵音)부처님을 따라 처음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신발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가장 묘하고도 아름다운 신발을 만들어 그 부처님께 바치고 서원하였다. ‘이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신을 신고 수레를 타고, 모두 다섯 가지 신통을 얻어 빨리 달리게 하소서.’ 그 공덕을 말미암아 스스로 성불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조명(照明)여래는 그 전생에 이만의(離慢意)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전륜성왕(前輪聖王)이 되어 그 부처님을 위해서 8만 4천 그루의 나무를 보시하고 정사(精舍)를 만들어 그 정사에서 수행 정진하게 함으로써 그 인연으로 성불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012_0782_c_01L월씨(月氏)여래는 그 전생 때에 명칭엽(名稱葉)1)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금사(金師)의 집 아들로서 좋은 보배 지팡이를 그 부처님께 바치고 공양함으로써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광요(光耀)여래는 그 전생 때에 무량명(無量明)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는 그 나라의 가장 가난한 집에 태어나 풀[草]을 등에 지고 저자에 팔려고 다니다가 그 부처님을 보고 기뻐하기는 했으나 아무 것도 바칠 것이 없어서 팔려고 하던 풀을 그 부처님께 바치고 서원하였다. ‘이 공덕을 시방에 널리 유포하여 주옵소서.’ 그 인연으로 성불하여 모든 것을 제도하였느니라.
선조(善照)여래는 그 전생 때에 열의성(悅意成)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원감(園監)으로 있으면서 그 부처님을 보고 기뻐하여 사이화(思夷華)꽃을 바치고 보살의 법을 행하는 동시에 마음으로 염하여 말하였다.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마음을 이 꽃처럼 부드럽게 하여 주옵소서.’ 따라서 부지런히 정진함으로써 그 인연으로 성불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무우(無憂)여래는 그 전생 때에 이의칭(離意稱)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 존자(尊者)의 집에 태어나 한 장자의 아들로서 가장 훌륭한 꽃을 갖고 그 부처님의 머리 위에 뿌려 공양하는 동시에 큰 도를 사모하여 위없는 정진(正眞)을 구함으로써 그 인연에 따라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위신(威神)여래는 그 전생 때에 덕개(德鎧)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장자의 아들로서 명월주(明月珠)와 홍련화(紅蓮華)를 그 부처님께 바치고 부지런히 정진함으로써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삼계와 다섯 갈래의 고난에서 벗어났느니라.
012_0783_a_01L염광(焰光)여래는 그 전생 때에 선견(善見)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장사꾼이 되어 자주 큰 바다에 들어가서 붉은 전단(栴檀)과 좋은 평상, 침구 따위를 그 부처님께 바치고 이내 보살의 도를 행함으로써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성불하여 3세 생사의 고액을 모두 벗어났느니라.
집화(執華)여래는 그 전생 때에 열의위(悅意威)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장자의 아들로서 자기 몸의 좋은 옷을 젖으로 씻고 향을 사르고서 그 부처님께 바치는 동시에 서원하였다. ‘이 공덕을 시방에 널리 유포하여 모두 제도를 받게 하려 하옵니다.’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훈광불(勳光佛)여래는 그 전생 때에 불장위(不藏威)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범부로서 부처님을 뵙고 기뻐하여 머리를 조아려 귀명하고는 곧 밝은 거울과 뭇 값진 보배를 그 부처님께 바치고 보살의 법을 행함으로써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현의(現義)여래는 그 전생 때에 무량음(無量音)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는 과거세에 전륜성왕(前輪聖王)으로서 부처님을 뵙고 지존(至尊)으로 모시는 동시에 위없는 큰 도를 구하고 약간의 영락(瓔珞)과 좋은 절을 세워 그 부처님께 바치고 서원하였다. ‘이 모든 중생의 공덕을 저 허공처럼 하여 주옵소서.’ 그 인연에 따라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정요(錠曜)여래는 그 전생에 명오락(明娛樂)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향 만드는 집의 아들로서 뭇 꽃과 향을 그 부처님께 바치는 동시에 마음을 조복하고 뜻을 억제하여 그의 집안 권속 60억과 더불어 그 부처님께 공양하면서 도법(道法)을 묻고 보살의 법을 행하였다. 그리고 그 인연에 따라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광위(光威)여래는 그 전생 때에 보칭(普稱)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선인(仙人)이 되어 어떤 산중에 있으면서 좋은 흰 모직천[白氈]을 그 부처님이 다니는 곳에 깔고는 그 부처님을 지존(至尊)으로 모셨다. 동시에 보살의 법을 행함으로써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012_0783_b_01L의씨(醫氏)여래는 그 전생 때에 이종(離種)2) 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의사(醫師)의 아들이 되어 환약(丸藥)과 뭇 향, 꽃을 그 부처님께 바치고서 서원하였다. ‘이 모든 중생의 세 가지 독한 병을 없애 주소서.’ 그 인연으로 발심하여 보살의 법을 행한 끝에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선락(善樂)여래는 그 전생 때에 심유순(甚柔順)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기름을 파는 집의 아들이 되어 기름으로 등불을 켜서 그 부처님께 바치고 서원하였다. ‘시방으로 하여금 이 등불의 힘으로 모두 도의 광명을 입게 하소서.’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것을 구제하였느니라.
흥성(興盛)여래는 그 전생에 광보칭(廣普稱)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좋은 흰 모직천[白氈]을 그 부처님께 바치는 동시에 부처님의 다니는 곳에 그 모직천을 깔고 공덕으로 보시할 것을 권조(勸助)하였다. 그리고 곧 발심하여 보살행을 받들고 중생을 가엾이 생각함으로써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의소(醫所)여래는 그 전생 때에 이구(離垢)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의가(醫家)에 태어나 의술 배우는 제자로서 부처님을 뵙고 기뻐하여 그 부처님께 약간의 환약(丸藥)을 바쳤다. 그 인연에 따라 보살의 도를 행해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것을 도탈하였느니라.
정계시(頂髻施)여래는 그 전생에 보현(普現)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영락(瓔珞)을 장식하는 집에 태어난 아들로서 그 부처님께 보배 영락을 바쳐 공양하는 동시에 보살의 법을 행하여 부지런히 정진하였다.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견고(堅固)여래는 그 전생 때에 막능승(莫能勝)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부처님을 뵙고 8만 4천의 7보 상석(牀席)과 좌구(坐具), 궤연(机筵)을 그 부처님께 바치고 이내 도를 구하겠다는 뜻을 일으켜 보살법을 행하였다.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012_0783_c_01L수위(首威)여래는 그 전생 때에 위왕광(威王光)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는 일찍이 장삿꾼이 되어 큰 바다에 들어가서 명월주(明月珠)를 구해 그 부처님께 바치매 그 광명이 40리를 비추었다.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바른 깨달음의 위없는 큰 도를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난승(難勝)여래는 그 전생 때에 견보월(堅步越)부처님을 따라 처음의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목재(木材)를 맡아 보관하는 사람으로서 부처님을 뵙고 기뻐하여 버들가지를 그 부처님께 바쳐 입과 이[齒]를 닦게 하였다. 그 인연에 따라 청정한 행으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도탈하였느니라.
덕당(德幢)여래는 그 전생 때에 유칭(柔稱)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큰 가마[釜]와 물그릇[水器]을 그 부처님께 바쳐 몸의 때와 땀을 씻어 청정하게 하고 광명을 일으켜 널리 공덕을 베풀게 하였다.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한정(閑靜)여래는 그 전생 때에 무상(無上)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는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보배 영락 만드는 집 아들로서 장엄한 영락을 그 부처님께 바치는 동시에 붉은 금 빛깔의 신발[履]ㆍ평상ㆍ향 따위를 함께 보시하고 서원하였다. ‘모든 중생이 다 선정의 뜻을 얻게 하소서.’ 그 인연 때문에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견중(堅重)여래는 그 전생 때에 대청열(大淸悅)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그 부처님을 공양함에 있어서 깨끗하고 고운 모직천[氈]을 바치는 동시에 목욕물을 데워서 여러 부처님을 목욕하게 하고 또 갖가지 향을 받들었다. 그 인연 때문에 도를 구하겠다는 뜻을 일으켜 보살의 도를 행하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시방을 구제하였느니라.
012_0784_a_01L범음(梵音)여래는 그 전생 때에 유음(柔音)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국왕의 명령으로 염소 먹이는 목장을 감독하다가 처음으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려고 야택(野澤) 가운데 있으면서, 마침 그 부처님을 뵙고 마음껏 기뻐하여 자기의 먹는 미숫가루[麨]를 나눠 반을 그 부처님께 바쳤다. 그리고 보살의 위없는 큰 도를 행하되 부지런히 정진함으로써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극상흔(極上忻)3)여래는 그 전생 때에 무량청정(無量淸淨)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사갈국(沙竭國)의 오락왕(娛樂王) 태자로서 그 부처님이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광명을 떨치자 그 광명이 널리 시방에 비춤을 보고는 그 인연에 따라 보살의 도를 행함으로써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흥광(興光)여래는 그 전생 때에 위수광(威首光)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좋은 의복과 값진 보배를 그 부처님께 바치고 모든 것을 복되게 보시[福施]하였다. 그 인연으로 위없는 큰 도의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대명산(大明山)여래는 그 전생 때에 주도(住道)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는 무우화(無憂華)꽃을 그 부처님께 바치고 많은 공덕을 쌓아 태어날 때마다 정진하는 동시에 큰 자비로 모든 중생을 가엾이 생각하였다.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012_0784_b_01L억식(憶識)여래는 그 전생 때에 애해탈(愛解脫)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는 붉은 금과 보배 구슬과 영락으로 그 부처님께 바쳐 공양하고 이내 도의 뜻을 내었다.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무외(無畏)여래는 그 전생 때에 불공(不恐)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는 성품이 자비하면서도 희소(戱笑)를 좋아하여 풍악을 일으키고 북을 치고 노래와 찬탄으로 부처님을 즐겁게 공양하였다.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연화목(蓮華目)여래는 그 전생 때에 보관(普觀)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이 마음을 냈다. 그는 자신이 지닌 보배 띠, 평상, 침구 따위를 그 부처님께 바치고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공덕을 입게 하려 했다. 그 인연에 따라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화광(華光)여래는 그 전생 때에 일체위(一切威)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금사(金師)가 되어 금으로 장식한 보배 꽃을 그 부처님께 바쳤다. 그 인연을 따라 보살의 행을 갖추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012_0784_c_01L범씨(梵氏)여래는 그 전생 때에 반선존(頒宣尊)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대관(大官)이 되어 석밀(石蜜)과 감자엿을 그 부처님께 바쳤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용시(龍施)여래는 그 전생 때에 사자빈신(師子頻申)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화만사(華鬘師)의 집 아들이 되어 꽃으로 만든 보배 그릇을 그 부처님께 바쳤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견보(堅步)여래는 그 전생 때에 이의승(離意勝)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주사(珠師)의 집 아들로서 보배구슬ㆍ영락ㆍ평상ㆍ침구 따위를 그 부처님께 바쳤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불허견(不虛見)여래는 그 전생 때에 선견(善見)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의사(醫師)가 되어 병을 치료하기에 애쓰던 바 갖가지 좋은 약을 그 부처님께 바쳐 성중(聖衆)들의 뭇 병을 치료하게 하였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정진시(精進施)여래는 그 전생 때에 도무량(度無量)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많은 절을 세우고 누각 방실을 여러 백천 간 마련하는 동시에 붉은 전단(栴檀)으로 만든 평상에 좋은 방석을 깔아 그 부처님을 받들었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012_0785_a_01L현력(賢力)여래는 그 전생에 명문광(名聞光)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범부로 있으면서도 갖가지 맛난 공양을 그 부처님과 성중(聖衆)들에게 바치고 또 항상 10해(★) 제자의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흔락(忻樂)여래는 그 전생 때에 홍칭(弘稱)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는 그때에 호귀(豪貴)한 장자 범지(梵志)의 아들이 되어 진주로 만든 묘하고도 좋은 병과 값진 부채를 그 부처님께 바쳤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사자당(師子幢)여래는 그 전생 때에 청화음(淸和音)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범부로서 밭을 갈다가 아마륵(阿摩勒) 과일 한 개를 그 부처님께 바쳤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012_0785_b_01L묘어(妙御)여래는 그 전생 때에 신족위(神足威)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어린 아이가 되어 세 가지 과일을 그 부처님께 바쳤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다훈(多勳)여래는 그 전생 때에 대력(大力)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온 나라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이면서도 한 길 여섯 자 가량의 경행(經行)할 곳을 부처님께 바쳤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중향수(衆香手)여래는 그 전생 때에 요묘정(曜妙淨)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향(香) 매매하는 집 아들이 되어 향수(香水)를 그 부처님의 경행하는 곳에 뿌렸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순관(順觀)여래는 그 전생 때에 무가애(無罣礙)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어떤 산중에 있으면서 좋은 비단과 모직천으로 일산을 만들어 그 부처님께 바쳤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012_0785_c_01L선사(善思)여래는 그 전생 때에 보관(普觀)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꽃 기르는 집 아들이 되어 연꽃 한 송이를 그 부처님께 바쳤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명문(名聞)여래는 그 전생 때에 염색하는 집 아들로 태어났는데, 선재상(善哉像)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의 마음을 내어서 아혜륵(阿醯勒) 꽃을 손에 가득히 갖고 그 부처님의 머리 위에 뿌려 공양하였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대칭(大稱)여래는 그 전생 때에 의칭(意稱)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온 나라에서 가장 가난한 처지에 있으면서도 곱고 미묘한 구수마(拘須摩) 꽃을 그 부처님께 바쳤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견강(堅强)여래는 그 전생 때에 치성광(熾盛光)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천상 신묘천(神妙天)의 아들이 되어 천상의 가장 좋은 부채를 그 부처님께 바쳤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012_0786_a_01L사자보(師子步)여래는 그 전생 때에 도초월(度超越)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일찍이 개사(蓋師)가 되어 태양이 쪼이는 한 더위 때에 일산과 신을 그 부처님께 바쳤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신수(神樹)여래는 그 전생 때에 보정(寶淨)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염소 먹이는 사람이 되어 들에서 염소를 먹이다가 길에서 부처님을 뵙고 기뻐한 나머지 곧 나무 껍질을 가져다 그 부처님께 바쳤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첩승(輒勝)4)여래는 그 전생 때에 결료각(決了覺)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일찍이 염소 먹이는 사람이 되어 젖[乳]이 가득한 좋은 발우를 그 부처님께 바침으로써,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지적(智積)여래는 그 전생 때에 혜영(慧英)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범부로 있으면서도 그 부처님을 위해 법좌(法座)를 베풀고 부처님과 여러 비구 대중을 하루동안 공양하였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선주(善住)여래는 그 전생 때에 동각(動覺)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일찍이 가죽[皮] 다루는 집 아들이 되어 한 아름[抱] 가득한 털을 그 부처님께 바쳤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허공(虛空)여래는 그 전생 때에 행의(行意)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나그네 손님이 되어 있으면서도 맛난 수장(水漿)을 그 부처님께 바치고 온갖 용무를 끊는 동시에 자기의 음식거리를 다 부처님을 위해 공양하였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성혜(聖慧)여래는 그 전생 때에 선주(善住)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비구가 되어 한적한 곳에 있으면서 그 부처님의 경행(徑行)하는 처소를 깨끗이 소제함으로써,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길상(吉祥)여래는 그 전생 때에 한칭(閑稱)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땔나무를 지고 가는 길에 비바람을 만나 절에 들어가서 불제자를 보고 수승한 꽃을 그 부처님께 바쳤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성영(誠英)여래는 그 전생 때에 훈화(勳華)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마침 목욕하고 나서 자기의 발심으로 그 부처님께 좋은 향을 받들어 손수 보시함으로써,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012_0786_c_01L청련화(靑蓮華)여래는 그 전생 때에 묘화광(妙華光)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존자의 집에 태어난 아들로서 총명하고 용맹하고 슬기로워 그 부처님께 붉은 연꽃을 바침으로써,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구소(鉤鏁)여래는 그 전생 때에 난승(難勝)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저자에서 향 판매하는 모든 일을 맡아 붉은 전단(栴檀)을 그 부처님의 경행(經行)하는 곳에 발랐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안씨(安氏)여래는 그 전생 때에 연향(軟響)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때 그는 국왕의 사자(使者)가 되어 세 가지 법의(法衣)와 여러 권속을 그 부처님께 바쳤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혜업(慧業)여래는 그 전생 때에 선견(善見)부처님을 따라 처음으로 도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냈다. 그는 대중과 함께 화합한 마음으로 뜻을 같이 하여 큰 당기[幢]와 일산을 그 부처님께 바쳤다. 그 인연으로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게 되었느니라.”
012_0787_a_01L
허공 경계와 중생의 경계 모든 슬기로운 마음 내어서 부처님 공덕에 보시한다면 이 끝없는 네 가지 법 갖게 되리라. 오직 부처님 지혜 한량없음이 마치 40리에 두루한 큰 광 같으므로 어떤 빈궁하고 허약한 자라도 만약 기뻐하여 도의 마음 낸다면 그의 얻는 복덕 다 그러하리니,
그때에 부처님께서 다시 희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지금으로부터 오랜 과거 세간에 어떤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명호는 무량정진(無量精進)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성위(明行成爲)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시라.
012_0787_c_01L‘이 깊고 중요한 선정은 참으로 분별하기 어렵고 더구나 이치의 높고 거룩한 곳이 매우 많아 얻거나 깨달을 수 없으니, 비록 그대로 행하지는 못할지라도 마땅히 이해하는 동시에 입으로 서원(誓願)하고 마음으로 생각하여 이 선정을 권유할지니라. 부처님의 말씀은 아주 쾌활하고 한량이 없으므로 모두 마음을 같이 하여 권조(勸助)할 것이며, 또 부처님의 설법은 너무나 거룩하므로 이것을 권조한다면 80겁(劫) 생사의 고난을 벗어날 수 있고 속가에 있더라도 다라니를 얻음으로써 모든 사업에 거리낌이 없으리니,
다 함께 부처님의 말씀대로 돈독히 믿는다면 그 공덕으로 3해(★)의 여러 부처님을 만나보게 됨은 물론 그 부처님들을 따라 이 삼매를 얻어 나쁜 갈래와 고통스러운 길에 떨어지지 않고 여덟 가지 고난과 무간지옥의 화액을 당하지도 않으며, 나아가서는 이 행업(行業)으로 인해 위없는 정진(正眞)의 도를 얻어 가장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고 곧 불도를 성취함으로써 시방을 도탈하여 다 구제를 받게 하리라.’
그들은 이 선정을 권조한 공덕만으로도 신족(神足)과 위덕(威德)이 그렇게 훌륭하였거늘 하물며 앞서 말한 바와 같은 법교(法敎)를 읽어 외우고 받들어 행하고 익혀 지니는 사람이겠느냐?”
012_0787_c_11L勸助斯定神足威德巍巍如是,何況諷誦奉行習持如上法教?”
부처님께서 다시 희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지금으로부터 과거 한량없는 겁 이전에 낙무량시(樂無量施)라는 부처님이 계셔서 그의 권속 10해(★) 대중에게 둘러싸여 설법하시는데, 붉은 금 빛깔이 곳곳마다 비춤에 따라 그 광명이 붉은 전단(栴檀)에 들어가 나무에서 풍기는 아름다운 향기가 널리 퍼져 시방에 두루하였으니, 이는 다 그의 정근(精勤)으로 모든 것을 자비롭게 생각하고 청백한 수행을 말미암아 이루어진 공덕의 과보이었느니라.
그때에 택명(擇明)이란 전륜왕(轉輪王)이 있어서 불상을 모시고 공양 거리[供具]를 갖추어 모든 성중(聖衆)를 두루 평등하게 받들었다. 동시에 그 절마다 모두 급사(給使)를 주어 그들도 함께 이 삼매의 뜻을 듣고 곧 이 업을 행함으로써 부처님께서 선포하는 모든 바른 법을 두루 알게 하며, 자신도 함께 전일한 마음으로 선정의 깊은 이치를 자수(資受)하였느니라.
012_0788_a_01L그런데 때마침 그 부처님 시자(侍者)에 무손지(無損智)라는 이가 있었다. 그는 학문이 가장 뛰어나 부처님의 뜻을 잃어버리지 않았고, 또 필요한 시기를 잘 맞추어 조금도 규칙을 어기지 않았으므로 그 부처님께서 어느 때 시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부처님만이 이 삼매의 선정을 분명히 아시나니, 만약 내가 이 삼매의 법을 배우던 것처럼 네가 배우려면 속가에 있어서는 이 심원한 이치를 분별하여 통달할 수 없으리라.’
이때에 전륜왕이 이 사실을 듣고 마음속으로 염언(念言)하였다. ‘이 더럽고 흐린 국토를 벗어나야만 곧 청정하게 되리니, 그렇다면 차라리 국토를 버리고 수염과 머리털을 깎고 살던 집과 하던 사업까지도 다 버리고 가사 입고 사문이 됨으로써 더러운 세간을 벗어나 청정한 곳에 나아가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으리라.’
그리고는 과연 계획한 그대로 국토와 도읍을 버리고 4방에 아무 것도 탐내지 않은 채 수염과 그의 권속 1천 아들과 8만 대신과 8만 4천의 왕후와 채녀들과 더불어 집을 떠나 사문이 되어서, 함께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땅에 엎드려 예배하고 길이 꿇어앉아 합장한 뒤에 이 삼매의 이치를 세존께 물었다.
이때에 부처님은 그들의 심정을 아시고 1만 이레 동안에 걸쳐 이 삼매를 널리 해설하시자, 그들이 듣고 서로 번갈아 말하였다. ‘과연 이 삼매의 법은 보고 듣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거늘, 우리들이 어찌 이 삼매의 선정을 베껴 써서 자신이 먼저 읽어 외우고 배워 지니어서 다른 사람을 위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겠느냐.’
그리하여 함께 베껴 쓰고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며, 제각기 경전의 책을 갖고 조금이라도 읽어 외울 줄 앎으로써 그들이 죽은 뒤에는 다 같이 화동(和同)하여 60해 부처님을 보고 또 각각 그 부처님으로부터 이 삼매를 들을 수 있었으니, 이는 다 그들이 집을 버리고 나와 사문이 되어서 널리 이 선정을 얻은 그 공덕으로 본래의 서원과 같이 부처가 될 수 있었느니라.”
그러나 65겁 동안엔 한 부처님도 없었다가 다음 대명칭(大名稱)이란 겁에 와서 다 같이 가장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며, 그 세간에서는 8만 대신이 다시 도를 배우므로 이 대명칭겁으로부터 80겁 동안엔 도무지 출흥(出興)하는 부처님이 없다가 다음 성수겁(星宿劫)에 와서 그 8만 대신이 가장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며,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희왕아, 이 삼매의 과보는 끝이 없어 그와 같이 거룩하니라. 그러므로 희왕아, 이제 내가 모든 보살에게 여러 번 부탁하노니, 만약 어떤 보살이 인화(仁和)한 뜻을 지니어 그 마음에 아무 것도 사모하는 것이 없고 자기의 신명까지 탐내지 않고서 오직 이 삼매의 선정 구할 것만을 생각하거나, 또 어떤 보살이 지극한 마음으로 위없는 정진(正眞)의 도를 구하여 빨리 가장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려고 한다면 마땅히 이 삼매의 선정 이치를 부지런히 배워서 받아 지니고 읽어 외워 마음껏 받들어 행할지니라. 나아가서는 다른 사람을 위해 그 이치를 널리 해설해야 하느니라.”
만약에 도의(道義)를 구하여 부처님의 바른 깨달음을 얻으려면 마땅히 이 천중천(天中天)의 높은 업을 힘써 배워야 하리니,
012_0788_b_19L欲志求道義, 逮得佛正覺, 當慕勤學此,
天中天尊業。
그 나머지 다른 모든 학업은 이같은 이익이 없기 때문에 오직 이 바른 도에 머물러서 정성껏 닦아 바로 행해야 하며,
012_0788_b_21L其餘諸學業, 無有如斯利,
唯當立正住, 修正誠道行。
만약에 이 공덕을 믿어 즐거워한다면 태어나는 곳마다 변하지 않고 이러한 서원을 다 성취하여서 그 복덕의 보응을 얻으리니,
012_0788_b_22L若信樂此德,
所生處不變, 所誓願若斯, 得其福報應。
012_0788_c_01L 그러므로 항상 인화한 마음 지녀 그릇되고 아첨하는 생각 버리고 경전 중에 말씀한 가르침대로
부지런히 닦아 힘써 행해야 하리라.
012_0788_b_23L是故奉和心, 不懷諛諂意, 勤修專精行,
如中所言教。
이 모든 수승한 일은 부처님의 칭찬함이니 만약 이 신성(神聖)들을 보려거나 교법을 널리 유포하려면 항상 이 교법 그대로 수행할지니라.
012_0788_c_02L佛所咨嗟斯諸勝, 若有欲睹此神聖,
廣欲布教法之訓, 當習斯教如前行。
만약 구족한 공덕을 권조하거나 이 경전을 읽고 외우기만 하여도 중생들의 얻는 과보 끝이 없겠거늘 하물며 듣고 받들어 행하는 사람이리오.
012_0788_c_04L若能勸助德具足, 若復執持諷誦讀,
衆生不能盡思際, 何況聞之能奉行。
그러므로 남에게 분별 해설하려면 그 수행을 빛내고 도에 뜻 두어 상호(相好)와 불법을 이룩해야만 곧 이 삼매를 얻게 되리니,
012_0788_c_06L有分別說化他意, 御行晃曜所志道,
逮致相好諸佛法, 則當逮得是三昧。
온갖 죄 허물의 마군을 항복받고 삿된 소견과 애욕을 불태워서 청정한 여러 불토를 즐거워한다면 이 삼매를 성취함도 어렵지 않으리라.
012_0788_c_08L消除罪舋因降魔, 消滅諸見愛盡然,
娛樂淸淨諸佛土, 行斯三昧不難致。
해탈로 원만한 광명 이룩하여 모든 하는 업을 바로 잡으면 그 소원대로 바른 깨달음 얻어 다 이 선정에 머물 수 있으리니,
012_0788_c_10L輒獲解脫成具光, 摠持一切所治業,
則成所願逮正覺, 住斯定意皆報辦。
부처님 탄식하여 이 교법을 말씀하시니 너희들 함부로 다른 법을 행하여 오는 세상 태어날 때 후회하며 나 온갖 지혜 어기고 잃었다고 말하지 말라.
012_0788_c_12L佛已歎此說其教, 汝等造行是餘法,
來世之時勿懷恨, 言我違失一切智。
이제 찬탄하는 이 도무극에 따라 누구든 혜인(慧印)의 도를 구한다면 비록 이 이치를 행하지는 못하여도 몸에 집착 없어 현명하게 되리니,
012_0788_c_14L今所咨嗟度無極, 若有慕求慧印道,
若遇不能行斯義, 倚著身者無聖明。
장래 말세에 도의를 헐뜯는 사람들 모든 법 없애고 나쁜 법 자라날 것이므로 크게 지혜로운 이 이것을 근심하여 언제나 그 수행을 방일하지 않느니라.
012_0788_c_16L將來末俗返義人, 消滅諸法長惡趣,
大智之士以用憂, 常畏衆塵無放逸。
부처님께서 다시 희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보살이 천 겁 동안에 여섯 도무극을 받들어 훌륭한 방편을 행한다 하더라도 그 공덕으로서는 한 때 이 삼매의 이치를 듣고 권조한 것만 같지 못하다. 오랜 옛적부터 어떠한 복과 경사를 세웠더라도 이 경전에 세운 공덕에 비하면 백 배ㆍ천 배ㆍ만 배ㆍ억만 배도 비유할 수 없나니, 왜냐 하면 이 경전이야말로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012_0789_a_01L 과거ㆍ미래ㆍ현재 부처님들이 모두 이 경전에 따르시고 대목(大目), 아미타(阿彌陀)와 아촉(阿閦)여래를 비롯하여 현겁의 천 부처님과 3세 한량없는 부처님들이 다 이 선정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성불하게 되므로, 이는 마치 허공이 만종(萬種)과 시방 삼세의 유형무형한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이 선정도 그러하여, 위없는 정진(正眞)은 큰 도를 포용하기 때문에 중생을 개화하여 다 법신에 들게 하느니라.”
80억의 하늘과 인민들은 번뇌를 멀리 벗어나 법의 눈[法眼]이 생기는 동시에 부처님의 설법을 들음으로부터 다시 착한 마음이 자라나고 도의 뜻이 밝아와서 삼천대천세계에 꽃을 두루 뿌렸다. 그 꽃이 부처님의 머리 위를 엎어 이 삼천대천세계에 여섯 가지 소리를 진동하게 하며 허공에 머무는 하늘들은 백천 가지 기악을 두드려 부처님과 모든 대중을 즐겁게 하고 희왕보살을 비롯한 30억 사람들은 모두 한꺼번에 이 삼매를 얻었다.
이때에 제석천이 앞에 나아와 부처님께 여쭈었다. “거룩하옵니다. 법화(法化)의 그 이치는 매우 깊고 미묘하여 따르기 어렵기에 옛날부터 이제까지 이러한 참된 이치는 보지도 듣지도 못하였나이다. 그리고 모든 도무극은 갖가지 품(品)에 따라 다르면서 그 요지를 다 나타내고 안팎과 겉, 속으로 교법을 열어 보임으로써 세 가지 독[三毒], 다섯 가지 쌓임[五陰], 열두 가지 인연과 네 가지 원소[四大], 여섯 가지 감관[六衰]의 모든 번뇌를 곧 제거한다.
012_0789_b_01L 또 네 가지 마군을 굴복시키고 참된 도법(道法)으로 약을 삼아 삼계의 병을 치료하며 3세에 통달하는 배[船]로 시방을 제도하고, 과거 미래 현재 부처님들의 태어나는 길을 틔우며, 과거 한량없는 부처님들이 처음 발심할 때부터 참된 수행을 쌓아 스스로 성불하게 됨을 찬탄한다. 미래 보살들의 수행할 일을 교화하며, 나아가서는 1천 부처님들이 발심 성불하는 사실의 처음과 끝 그의 국토ㆍ부모ㆍ아들ㆍ시자ㆍ좌우 우두머리 대중들까지 저희들 제자에게 가르쳐 주셨나이다.
저희들이 부처님 말씀을 듣자 마치 어두운 곳에서 광명을 보는 듯 하옵니다. 만약 이 현겁 삼매 경전의 이치를 배우는 이가 있으면 저희들이 관속을 데리고 가서 옹호함은 물론 그들의 마음을 안정시켜 잊어버리지 않게끔 좌우에서 호위하여 뭇 삿된 귀신이 저절로 물러가게 하고 모든 배우는 이로 하여금 마음대로 정근 수행하여 길이 안온하게 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착하다, 제석이여. 너를 대신하여 나 먼저 기뻐하노라. 위없는 큰 도를 돕고자 하는 그것이 바로 과거 미래 현재 부처님들의 성불하는 길을 돕는 것이므로 권도 방편과 여섯 가지 도무극과 서른 일곱 가지 품[三十七品]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법도 여기에 따를 수 없나니, 그러기에 이 법을 배우는 자는 생사를 초월하여 빨리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게 되느니라.”
그때에 4천왕이 또 부처님 앞에 나아가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천상의 자연스러운 즐거움을 다 버리고 법사께 나아가 옹호하되, 1백 유순(由旬) 바깥까지 어떤 누구도 방해할 기회를 얻지 못하겠끔 법사를 옹호하여 도화(道化)를 널리 유포하게 하며, 옛 성인의 교법을 오래 보존하고 현겁 동안의 1천 부처님 본말(本末)을 시방에 널리 알림으로써 미래에 배우는 이로 하여금 듣고 사모하여 빨리 성취하게 하며, 이 삼매를 끊지 않고 3보를 일으켜 모든 중생으로 제도의 은혜를 받게 하겠나이다.”
012_0789_c_01L 그때에 세존께서 현자 아난(阿難)에게 말씀하셨다. “고금의 여러 부처님이 다 이 근본법을 받아 태어났으니,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기 어렵고 경전의 도를 듣기 어렵고 부처님 세상을 만나기 더욱 어려우니라. 그러므로 어려운 줄을 알아라. 1천 분의 부처님이 지나고 나면 65겁 동안엔 세간에 부처님이 없으리라. 그리고 그 다음 중간을 거쳐 대칭겁(大稱劫)을 지나 80겁 동안에도 부처님이 없으며, 성수겁(星宿劫)을 거쳐 3백 겁을 지나서도 부처님이 다시 출현하지 않다가 정광겁(淨光劫)에 이르러 비로소 부처님이 계시게 되리니, 그러므로 알아 두라. 부처님 세상을 만나기 어려워 세간 사람들이 불쌍하니라.
이 세간 사람들은 눈 먼 어두운 곳에 처박혀 가르침을 알지 못하고 생사에 떨어져 끝없이 헤매며, 지옥에 있어서는 불사르고 지지는 독한 고통을 받고 다시 헤아릴 수 없는 억년 동안 아귀로 태어나 기갈과 빈곤에 시달려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고뇌에 허덕이면서 언제나 벗어날 시기 없다. 날짐승 길짐승에게 차례로 뜯어 먹혀 이러한 해독 받기를 여러 겁수 거치며, 어둠을 따라 어둠에, 괴로움을 따라 괴로움에, 지옥에서 벗어나 다시 아귀로, 아귀에서 벗어나 다시 축생으로, 이같이 굴러다녀 땅벌레ㆍ똥벌레ㆍ풀벌레ㆍ나방벌레에 이르기까지 그 낱낱 태어남이 끝없는지라, 고통을 이루 형언할 수 없고 매우 가엾을 뿐이니라.
그러므로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심은 다 이러한 중생을 위해 깨우쳐 주기 때문이거늘 중생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즐거이 믿고 듣지 않고 함부로 마음을 방일하여 마치 소경이 어두운 곳에 뛰어들고 미치광이가 물에 빠지고 바보가 구덩이에 떨어지는 것과 같은지라. 그럼에도 부처님은 큰 자애로 큰 도를 드러내시어 8만 4천의 모든 법도를 선포하고, 한량없는 법으로 중생들 8만 4천의 뭇 번뇌를 교화하며, 네 가지 마군을 굴복시키고 나(我)를 계교함이 없이 위없는 바른 도의 뜻을 내어 보살의 법을 행하게 함으로써 생사의 고통을 구제하고 세 가지 나쁜 갈래를 떠나 스스로 저 삼계의 환난을 다스리게 하느니라.
012_0790_a_01L부처님은 그러하시거늘 오는 세상에 배우는 네 무리[四輩]들은, 보살의 법을 들을 때 유쾌한 줄만 알고 마음에 간하도록 읽어 외우지 못하면서 오히려 다른 잡된 학설 지식을 좋아하고, 이 깊고 미묘한 공법(空法)의 이치를 구하지 않는다. 아주 끝없는 깊은 지혜를 듣고도 다시 자기의 학습한 것을 좋아하여 제일이라 생각한다.
큰 도를 듣고도 들을 것이 없다 하여 알기 쉬운 것만을 얻으려고 그 죄복을 말하여, 반연에 따라 세속 일과 신선 이야기와 세간의 서적 등 잡된 말을 칭찬하여 그것을 가장 묘한 것으로 생각하고는, 함께 배우고 들으면서 한량없이 기뻐하고 경사롭게 여긴다. 전생의 공덕을 입어 깊은 설법을 듣기는 하되 그 이치를 되풀이해 보고는 복잡하여 알 수 없다고 빙자하고서 싫증을 내어 잠자거나 혹은 누워서 듣지도 않나니, 바른 법이 다 사라짐이 이러한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내가 과거 무수한 겁 때에 잡된 학문을 좋아하여 망상을 피웠기 때문에 여섯 도무극을 제대로 통달하여 큰 도를 이룩하지 못하였다. 정광(定光)부처님 때에 이르러 비로소 깨닫고는 뭇 망상을 버리고 마음에 집착이 없음으로써 곧 생사 없는 법의 지혜를 얻는 동시에 정광부처님으로부터 수기(授記)를 받았다.
3세의 공함을 알고 걸림 없는 법으로 다섯 가지 혼탁한 지금의 세상을 보건대, 이치에 거슬리는 일은 많고 순조로운 일이 적어 그 죄를 헤아릴 수 없다. 그러므로 내가 말세에 있어서 불신(佛身)을 나타내어 혼탁한 세속을 제도함으로써 도법을 행하게 하고 삼계의 고난을 구제하여 모두 길이 편안하게 하리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모든 부처님의 학업을 이어 받은 미래 현재의 도무극은 그 수가 처음 8,400인 것이 마침내 8만 4천으로 변하고, 급기야 현겁 동안에 출현하는 1천 분 부처님의 사실에 있어서도 그 전생 때의 소행이나 처음 발심할 때부터 성불할 때까지의 국토ㆍ수명ㆍ부모ㆍ처자ㆍ우두머리 제자와 제도 받는 사람의 수효 등 그 여러 가지 개화(開化)할 것을 말하자면,
012_0790_b_01L 마치 나무를 심기 위해 묻은 씨가 흙 속에 있어서 보아도 알 수 없고 사람들이 볼 수도 없으며 또 그 씨가 점점 자라나 큰 나무가 되어 아주 높아 질 때에는 그 주위를 모두 덮고 가지ㆍ잎ㆍ꽃ㆍ열매가, 멀고 가까운 뭇 사람을 많이 이익 되게 하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이 처음 발심할 때부터 조그마한 복을 심어 많은 공덕을 쌓음으로써 곧 한량없는 도무극을 얻고 스스로 불도를 이룩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게 되느니라.
현자 아난아, 너는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 읽어 외워서 다른 사람을 위해 설법하여라. 그렇게 함으로써 장래의 보살들이 다 받들어 행하리라. 설령 1천 겁 동안에 여섯 도무극을 행한다 할지라도, 훌륭한 권도의 방편이 없다면 이 중요한 경전을 듣는 복이 저 도무극을 행하는 복보다 많겠거늘, 하물며 지심으로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 읽어 외워서 동학의 네 무리들에게 널리 알려 마음껏 받들어 행하게 한다면 그 복이야 어찌 비교할 수 있으랴. 그러므로 정성을 기울여 베껴 쓰되 한 글자도 빠짐 없게 할지니, 왜냐 하면 과거 미래 현재의 부처님들이 다 이 경전으로 말미암아 성불하여 동학들에게 널리 알리고 시방에 유포함으로써 일체 중생이 은혜를 입는 동시에 부처님 은혜를 갚기 때문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