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2_1298_a_01L불설화수경(佛說華手經) 제1권
012_1298_a_01L佛說華手經卷第一 亦名攝諸善根經


구마라집(鳩摩羅什) 한역
장용서 번역
012_1298_a_02L後秦龜茲國三藏鳩摩羅什奉 詔譯


1. 서품(序品)
012_1298_a_03L序品第一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2_1298_a_04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의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에 계셨다.
그 동산은 한가하고 고요하며 멀리 여읨[遠離]을 닦기에 알맞고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의 선정을 행하는 이에게 적당한 곳이었다.
이때 혜명(慧命) 사리불(舍利弗)은 저녁 무렵에 선정에서 일어나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땅에 엎드려 부처님 발에 절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012_1298_a_05L一時佛在王舍城迦蘭陁竹園其中閑靜宜修遠離行空無相無願定者所應住處爾時慧命舍利於日晡時從禪定起往詣佛所面禮足卻坐一面
대목건련(大目犍連)ㆍ마하가전연(摩訶迦旃延)ㆍ마하구치라(摩訶俱絺羅)ㆍ마하겁빈나(摩訶劫賓那)ㆍ마하균타(摩訶均陀)ㆍ수보리(須菩提)ㆍ마하라사바기사난타(摩訶羅闍婆耆舍難陀)ㆍ난제가발난타(難提伽跋難陀)ㆍ아난(阿難)ㆍ금비라(金毘羅)ㆍ나라타바사타(那羅陀婆私詫)ㆍ마혜라(摩醯羅)ㆍ우바리(優波離) 등 이와 같은 5백 비구들도 저녁 무렵에 모두 선정에서 일어나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땅에 엎드려 부처님 발에 절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다.
012_1298_a_09L大目揵連摩訶迦旃延摩訶俱絺羅摩訶劫賓那摩訶均陁須菩提無訶羅闍婆耆舍難陁難提伽跋難陁阿難金毘羅那羅陁婆私詫無醯羅優波離有如是等五百比丘皆於晡時從禪定起往詣佛頭面禮足卻坐一面
그때 또 명문(名聞) 비구ㆍ호국(護國) 비구ㆍ천경(天敬) 비구ㆍ낙명문(樂名聞) 비구ㆍ낙중(樂衆) 비구ㆍ낙욕(樂欲) 비구 등 5백 비구들도 사위국(舍衛國)에서 여름 안거(安居)를 마치고 왕사성으로 나아가 죽원(竹園)에 이르러 엎드려 부처님 발아래 절하고 한쪽으로 물러나 앉았다.
그때에 미륵보살(彌勒菩薩)도 3만 보살과 함께 첨파국(瞻婆國)에서 여름 안거를 마치고 가란타죽원에 와서 부처님께 절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012_1298_a_15L爾時復有名聞比丘護國比丘天敬比丘樂名聞比丘樂衆比丘樂欲比丘有如是等五百比丘於舍衛國夏安居已趣王舍城詣竹園中頂禮佛足卻坐一面爾時彌勒菩薩與三萬菩薩於瞻婆國夏安居已來詣竹園頂禮佛足卻坐一
012_1298_b_01L발타바라(跋陀婆羅)보살ㆍ보적(寶積)보살ㆍ도사(導師)보살ㆍ성득(星得)보살ㆍ나라달(那羅達)보살ㆍ인타달(因陀達)보살ㆍ수천(水天)보살ㆍ범천(梵天)보살ㆍ선력(善力)보살ㆍ대의(大意)보살ㆍ승의(勝意)보살ㆍ증의(增意)보살ㆍ불허견(不虛見)보살ㆍ선발(善發)보살ㆍ대력(大力)보살ㆍ상정진(常精進)보살ㆍ불휴식(不休息)보살ㆍ일장(日藏)보살ㆍ지세(持世)보살ㆍ지지(持地)보살ㆍ
012_1298_a_22L跋陁婆羅菩薩寶積菩薩導師菩星得菩薩那羅達菩薩因陁達菩水天菩薩梵天菩薩善力菩薩意菩薩勝意菩薩增意菩薩不虛見菩薩善發菩薩大力菩薩常精進菩不休息菩薩日藏菩薩持世菩薩持地菩薩
지감로미(持甘露味)보살ㆍ선주의(善住意)보살ㆍ무량의(無量義)보살ㆍ견의(堅意)보살ㆍ월삼계(越三界)보살ㆍ무변력(無邊力)보살ㆍ무량력(無量力)보살ㆍ금강력(金剛力)보살ㆍ무등력(無等力)보살ㆍ무동력(無動力)보살ㆍ질변(疾辯)보살ㆍ이변(利辯)보살ㆍ심변(深辯)보살ㆍ무변변(無邊辯)보살ㆍ무량변(無量辯)보살ㆍ문수사리법왕자(文殊師利法王子)ㆍ화덕장법왕자(華德藏法王子)ㆍ
012_1298_b_06L持甘露味菩薩善住意菩薩無量意菩薩堅意菩薩越三界菩薩無邊力菩薩無量力菩薩金剛力菩無等力菩薩無動力菩薩疾辯菩利辯菩薩深辯菩薩無邊辯菩薩無量辯菩薩文殊師利法王子華德藏法王子
담무갈(曇無竭)보살ㆍ보수(寶手)보살ㆍ지보(持寶)보살ㆍ전무량겁장엄(轉無量劫莊嚴)보살ㆍ전녀상원(轉女相願)보살ㆍ전남상원(轉男相願)보살ㆍ전중생상원(轉衆生相願)보살ㆍ무변자재(無邊自在)보살ㆍ무량자재(無量自在)보살ㆍ괴자생연자재(壞自生緣自在)보살 등 여러 보살들이 한량없는 행원(行願)에 따라 제도하여 해탈시키고, 각각 그곳에서 여름 안거를 마치고 여러 나라에 노닐다가, 우연히 중로에서 만나 한꺼번에 부처님 계신 데에 나아가 땅에 엎드려 부처님께 절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012_1298_b_12L曇無竭菩薩寶手菩薩寶菩薩轉無量劫莊嚴菩薩轉女相願菩薩轉男相願菩薩轉衆生相願菩薩無邊自在菩薩無量自在菩薩壞自生緣自在菩薩是諸菩薩能隨無量衆生行願而度脫之各於其處夏安居已遊行諸國遇集中路俱詣佛所頭面作禮卻坐一面
012_1298_c_01L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여러 대중이 모두 구름처럼 모인 것을 아시고, 신통력으로써 마가다국(摩伽陀國)에 예전부터 살고 있는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들로 하여금 모두 가란타죽원에 나오게 하여 부처님께 절하고 물러나 앉게 하셨다.
이때에 장로(長老) 마하가섭(摩訶迦葉)은 위제하산(韋提訶山) 제석(帝釋)의 돌집[石室]에서 5백 비구와 함께 살고 있었다. 모두 두타(頭陀)를 행하여 밥을 빌어먹고 옷은 누더기를 걸치고 늘 앉는 법대로 나무 밑에 자리를 깔고, 욕심이 적어 만족한 줄 알고, 멀리 여의는 행(行)을 즐겼다.
012_1298_b_19L爾時世尊知諸大衆皆悉雲集以神通力令摩伽陁國舊住比丘比丘尼優婆塞婆夷皆詣竹園頂禮佛足卻坐一面爾時長老摩訶迦葉在韋提訶山帝釋石室五百比丘俱止其中皆行頭乞食納衣受常坐法隨敷樹下欲知足樂遠離行
이때에 가섭(迦葉)이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그 돌집에서 홀연히 사라져 대숲 동산[竹園]에 나타났다.
부처님께서 멀리서 보시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보아라. 가섭이 지금 저기 오는구나. 이 사람은 아란야(阿蘭若)의 행을 닦아, 밥을 빌고 옷을 기워 입으며 더럽고 해진 세 가지 옷을 입고 변두리에 살고 있다. 욕심이 적어 족한 줄 알고, 멀리 여의는 행을 즐겨하여 온갖 법에서 마음과 함께 합하지 않아, 성문(聲聞)의 덕행을 모두 갖추었다. 내 제자들 중에는 그를 능가할 이가 없으리라.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 두어라. 이 가섭은 여러 천상 사람과 말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데 하물며 인간에 있어서랴.”
012_1298_c_03L時大迦葉以佛神於彼石室忽然不現現於竹園詣佛所世尊遙見告諸比丘汝等且是大迦葉今從彼來是人常修阿蘭若行乞食納衣麤弊三衣邊外遠少欲知足樂遠離行於一切法心不與合聲聞德行皆悉具足我諸弟子於是法中無能及者汝等當知大迦葉尚不樂與諸天言說何況人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멀리서 그를 보시고 말씀하셨다.
“어서 오너라, 가섭아. 오랜만에 만나 보겠구나. 그대는 내 반쪽 자리에 와 앉아라.”
부처님께서 몸을 옮기실 때에, 대천세계(大千世界)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큰 광명이 온 세계를 두루 비추며, 큰 소리가 널리 들리기를 마치 금 쇠북[金鐘]을 치는 것과 같았다.
012_1298_c_12L爾時世尊遙命之曰善來迦葉乃相見汝當就此如來半坐佛移身大千世界六種震動有大光明遍照世界大音普聞如擊金鍾
마하가섭은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큰 스승이시고, 저는 제자입니다. 부처님께서 가지신 옷과 발우와 앉으시는 자리는 법으로 보아 제자가 받아 쓰지 못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부처님의 옷은 온갖 세간의 여러 천상과 인간들이 공양하고 공경하기를 탑묘(塔廟)와 같이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옛적에 부처님에게서 승가리(僧伽梨)를 받았는데, 공경하고 소중히 여겨서 감히 입지 못하였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욕심의 지각[欲覺]ㆍ화내는 지각[瞋覺]ㆍ번뇌의 지각[惱覺]을 내지 않았으며, 욕심의 열[欲熱]ㆍ화내는 열[瞋熱]ㆍ어리석은 열[癡熱]을 내어서 스스로 사르지 않았습니다.
012_1298_c_15L摩訶迦葉偏袒右肩右膝著地長跪合掌世尊曰佛是大師我爲弟子佛之所有衣鉢坐處爲弟子法不應受用以者何如來衣者一切世閒諸天及人供養恭敬如宗塔廟我昔從佛受僧伽梨恭敬尊重未曾敢著我從是來不生欲覺瞋覺惱覺不生欲熱癡熱以自燒惱
012_1299_a_01L부처님이시여, 요점만 말씀드리면, 제가 학지(學地)에서 부처님의 옷을 받아 머리에 이었을 때에 곧 무학(無學)을 이루었나이다. 제가 가르치심을 받기 위해 부처님의 옷을 받아 가지고 좋다 나쁘다 하는 생각을 감히 내지 못하고, 다만 손으로 받아 가질 뿐, 다른 몸에는 대지도 못했습니다. 만일 손을 씻지 않고는 감히 쥐지도 못하였었는데, 어찌 가벼이 여겨 머리 밑에 넣어 베개로 삼겠습니까? 언제든지 몸에서 멀리 떠나게 하지 않았나이다. 저는 이 옷을 지녀 공경하기를 부처님 사리와 같이 하며, 부처님께서 제게 주셨으나 저는 감히 입지 못하나이다. 이 옷을 지녀온 후 다른 정(定)에 든 때를 제외하고는 부처님을 늘 생각하나이다. 다른 정에 든 때에도 땅의 상(相)과 물ㆍ불ㆍ바람의 상이 없으며, 지금 세상과 뒷세상의 상도 또한 없습니다. 여러 가지로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見聞覺知] 중에서도 생각[想]도 없으며 생각없음[無想]도 없습니다.
012_1298_c_23L世尊以要言之於學地受世尊衣以頂戴時卽成無我爲順教受如來衣而實不敢生高下心但手執持不親餘身若未澡手亦不敢捉豈敢輕慢枕於頭下與身俱未曾遠離我持此衣敬如舍佛捨與我我不敢著自持衣來常念佛除入餘定入餘定時無有地風相亦無今世後世之相諸所有見聞覺知心之所行於中無想亦無無想
부처님이시여, 무상행(無想行)과 무상정(無想定)은 여러 상행(想行)을 지나치고 여러 상정(想定)과 여러 상행(想行)을 지나쳐서, 저는 이 중에서 학(學)의 행과 무학(無學)의 행을 보지 않고, 여래와 여래의 법과 여래의 행을 보지 않습니다. 마치 허공의 이름이 갖가지이듯이, 이름 붙여 허공(虛空)이라 하고, 허광(虛誑)하여 머무름이 없음[無住]ㆍ있는 바 없음[無所有]ㆍ취함이 없음[無取]ㆍ버림이 없음[無捨]ㆍ다툼이 없음[無諍]ㆍ받음이 없음[無受]이라 하고, 또 이름 붙여 여실(如實)이라 하고, 또 청정(淸淨)ㆍ빛이 없음[無色]ㆍ형상이 없음[無形]ㆍ얻어 볼 수 없음[不可得見]이라고도 일컫습니다. 비록 여러 가지 허공에 이름을 붙이지만 허공의 모양은 크다거나 작다거나 높다거나 낮다거나 가[邊]가 있다거나 가가 없다거나를 보여 줄 수 없습니다.
012_1299_a_10L世尊諸無想行及無想過諸想行過諸想定及衆想行於是中不見學行若無學行不見如來若如來法及如來行譬如虛空種種名名曰虛空虛誑無住亦無所無取無捨無諍無受又名如實稱淸淨無色無形不可得見雖以是等種種名字名字虛空而虛空相不可得示若大若小若高若下有邊
부처님이시여, 성현의 지혜를 이름하여 ‘온갖 것을 능히 앎[能知一切]’이라 하지만, 성현의 지혜도 또한 허공의 수와 모양과 빛, 이러한 상(相)의 인연은 알지 못하나이다.
부처님이시여, 여래도 또한 그러하시나이다. 혹은 부처라 하고, 혹은 큰 스승이라 말하고, 또는 세존이라 일컫고, 횃불이라 하고, 등불이라 하고, 돌아간다[歸] 하고, 구원한다[救] 하고, 세간의 집[世間舍]이라 하고, 밝게 비치는 이[照明者]라 하고, 앞장서 인도하는 이[將導者]라 하고, 모든 병을 고쳐 주는 이[療衆病者]라 하고, 도를 말하여 보여 주는 이[示說道者]라 하고, 최고의 도를 이룬 이[究竟道者]라 하고, 또는 온갖 지혜를 갖춘 이[一切智者]라고 하나이다.
012_1299_a_19L世尊聖智慧名能知一切而是聖慧亦不能知虛空分數若干形色是相緣世尊如來亦爾或言爲佛言大師又稱世尊爲炬爲燈爲歸爲世閒舍爲照明者爲將導者衆病者示說道者究竟道者一切智
012_1299_b_01L者。비록 이들 세속의 붙인 이름[假名]으로써 부처님을 칭찬하지만, 저는 이 가운데서 법이 있는 것을 보지 못하고 받음도 없고 얻은 것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온갖 여러 법은 본래 스스로 공(空)한 까닭입니다. 이를테면 요술쟁이[幻師]가 요술로써 관정전륜성왕(灌頂轉輪聖王)을 만들어 네 가지 병사[四種兵]가 있고, 7보가 구족하여 사천하(四天下)에 노니는데, 그 여러 민중들은 가지가지 차별의 형상과 약간의 말소리가 있음을 볼 뿐이었나이다.
012_1299_b_02L雖以是等世俗假名稱讚如來於是中不見有法無受無得所以者一切諸法本自空故譬如幻師作灌頂轉輪聖王有四種兵七寶具遊四天下其諸民衆見有種種差別形相若干言音
부처님이시여, 이 전륜왕은 ‘내가 존귀하기 때문에 네 가지 군사를 거느리고 여러 천하에 노닌다’라는 이런 생각을 갖지 않습니다. 이 네 가지 군사도 또한 ‘왕은 우리 임금이요, 우리는 따라다니는 것이다’라는 이러한 생각을 갖지 않습니다. 비록 하는 것이 있는 듯하지만, 마음의 생각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이 여러 법상도 또한 이러하나이다. 여래가 없고, 성문과 학ㆍ무학이 없고, 벽지불(辟支佛)이 없고 범부도 없습니다.
012_1299_b_07L世尊是轉輪王不作是念我爲尊貴統四種兵遊諸天是四種兵亦復不念王是我主爲從者雖有所爲而無心念世尊諸法相亦復如是無有如來亦無聲聞若學無學無辟支佛亦無凡夫
부처님이시여, 이 법상(法相) 가운데에는 여래의 법과 여래의 상은 모두 얻을 수 없는 것으로서 또한 알 수 없고 취할 수도 없습니다. 벽지불의 법, 벽지불의 상, 혹은 성문의 법, 성문의 상, 범부의 심법(心法)과 범부의 상은 모두 얻을 수 없는 것으로서 알 수 없고 취할 수도 없습니다.
이 법상 가운데 색(色)의 상, 색의 법은 모두 얻을 수 없는 것으로서 알 수 없고 취할 수도 없습니다.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의 식의 법, 식의 상도 또한 얻을 수 없는 것으로서 알 수 없고 취할 수도 없습니다.
012_1299_b_12L是法相中若如來法及如來相不可得亦不可知不可得取辟支佛辟支佛相若聲聞法及聲聞相夫心法及凡夫人相皆不可得亦不可知不可得取是法相中色相色法皆不可得無知無取識法識相亦不可得無知無取
부처님이시여, 이 상 가운데 이른바 색은 공(空)한 것으로서 그렇기 때문에 색공(色空)은 모두 얻을 수 없고, 수ㆍ상ㆍ행ㆍ식도 공하기 때문에 식공(識空)도 얻을 수 없습니다.
012_1299_b_19L世尊又是相中所謂色空以是故空是處色空皆不可得識空以是故空處識空亦不可得
012_1299_c_01L부처님이시여, 또 이 상 가운데 여래는 공하고 여래의 법도 공하기 때문에 공과 이곳의 공은 모두 얻을 수 없고, 끝으로 범부에 이르러 범부의 법도 공하기 때문에 공과 이곳의 공도 모두 얻을 수 없는 것이, 마치 요술로 만든 전륜성왕과 네 가지 군사, 이 가운데 사실로는 전륜성왕도 없고 네 가지 군사도 없고 요술에 요술의 일이 없는 것과 같이, 땅에 땅의 씨가 없고, 물ㆍ불ㆍ바람에 물ㆍ불ㆍ바람의 씨가 없고, 허공의 식에 허공의 식의 씨가 없습니다.
012_1299_b_22L世尊又是相中如來空如來法空以是故空及此處皆不可得乃至凡夫凡夫法空是故空及此處空皆不可得猶如幻化轉輪聖王及四種兵是中實無轉輪聖王無四種兵無幻幻事無地無水風種無虛空識種
부처님이시여, 제가 여러 법을 관하오니, 그것 또한 이러하나이다. 제가 본래부터 이 법에 있지 않았습니다. 이 법 가운데서 또한 분별이 없었고, 제가 이 법으로 부처님의 공덕을 생각하는데 이것을 정도(正道)라 이름하나이다.
부처님이시여,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이러한 도(道)에 들어가서 다른 법을 행하고, 다른 스승에게 순종하여 가르침을 따라서 정견(正見)이 있다고 하면 옳지 않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저는 이 법에서 의심하는 것이 없습니다. 저는 이 문에 들어와서 온갖 법은 모두 한 모양[一相]이라고 아나이다. 이른바 상을 여의고는 받는 상도 없나이다.
012_1299_c_06L世尊我觀諸法皆亦如是從本來不在此法於是法中亦無分我以此法念佛功德是名正道若善男子善女人入如是道而行餘法隨順餘師敬從教誨謂有正見則無有處世尊我於此法無有所疑我入此門知一切法皆是一相所謂離相無所受相
제가 제석의 돌집에 있었는데, 부처님의 명령을 받은 까닭에 여기에 와서 부처님의 법에서 의심나는 것을 여쭙고자 하나이다.
그런데 지금 부처님께서 돌아보시고 명령하시어 자리를 나누어 주시니, 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습니다. 제가 생각하건대, 부처님께서는 희유하시어 매우 깊고 청정한 큰 법을 성취하시었고, 자연히 스승 없이 위없는 도를 이루셨으며, 대자대비에 머무르셔서 교만의 당기[幢]를 꺾으셨나이다.
012_1299_c_13L我於帝釋石室中住承世尊命故來到此欲於佛法請質所疑而今如來顧命分坐大千世界六種震動我卽惟曰如來希有成就甚深淸淨大法自然無師成無上道住大慈悲摧憍慢幢
그리고 지금 돌아보시고 명령하시어 제자에게 자리를 나누어 주시니 가난하고 천한 사람이 존경하는 마음으로 전륜왕(轉輪王)을 뵈었는데, 그때에 전륜왕이 이 사람에게 명령하여 같이 앉음과 같나이다. 이 빈천한 사람이 희유한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내가 성왕(聖王)을 뵙는 것만도 오히려 어려운 일인데, 하물며 또 옥좌를 나눠 주어 같이 앉게 함이랴’라고 하였습니다.
012_1299_c_18L今乃顧命弟子分坐如貧賤人以尊敬心見轉輪王時轉輪王命之共坐是貧賤人生希有心我見聖王尚以爲難況復得與分牀共坐
012_1300_a_01L부처님도 이러하시나이다. 온갖 지혜 있는 사람은 큰 위덕(威德)이 있고, 법왕(法王:부처님)은 스승 없이 자연히 깨달았으며, 온갖 성문과 벽지불이 능히 이길 이 없거든, 그 나머지 세간의 온갖 천상ㆍ인간ㆍ아수라의 무리겠는가. 제가 이제 뵙고, 친근히 하여 법을 물어 여쭙는 것도 벌써 큰 이익이 되었는데, 하물며 명령하시어 법좌를 나누시어 같이 앉게 하심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매우 희유하옵니다.
012_1299_c_22L佛亦如是一切智人有大威德法王無師自然逮覺一切聲聞及辟支佛無能勝者況餘世閒一切阿修羅等我今得見親近諮請已爲大利況乃見命分牀共坐甚爲希有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부처님께서는 크게 사랑하심ㆍ크게 가엾이 여김ㆍ크게 기뻐하심ㆍ크게 버리심을 깊이 갖추셨으되, 스스로 자랑하거나 높이거나, 내가 가장 높아서 세간 가운데서 제일이라고 하시지 않으시므로, 부처님의 공덕은 자연히 나타나십니다. 이것은 온갖 성문ㆍ벽지불과는 같지 않으시다.’”
012_1300_a_04L我作是念如來深具大慈大悲大喜大捨不自矜高我爲最尊世閒中上如來功德而自顯現是名不與一切聲聞辟支佛共
그때에 부처님께서 가섭을 칭찬하셨다.
“좋고, 좋구나. 네 말대로 여래는 무량하고, 또한 무량한 큰 법을 성취하였느니라. 가히 헤아리지 못한다고 이르나니, 저의 보시(布施)는 보시 도피안(到彼岸)이요, 저의 지계(持戒)는 지계 도피안이요, 저의 인욕(忍欲)은 인욕 도피안이요, 저의 정진(精進)은 정진 도피안이요, 저의 선정(禪定)은 선정 도피안이요, 저의 반야(般若:지혜)는 반야 도피안이요, 저의 삼매(三昧)는 삼매 도피안이요,
012_1300_a_07L爾時世尊讚迦葉言善哉善哉如汝所言如來無量亦能成就無量大法謂不可量爾所布施施波羅蜜爾所持戒戒波羅蜜爾所忍辱忍波羅蜜爾所精進精進波羅蜜爾所禪定禪定波羅蜜爾所般若般若波羅蜜爾所三昧三昧波羅蜜
저의 공덕(功德)은 공덕 도피안이요, 저의 행원(行願)은 행원 도피안이요, 저의 방편(方便)은 방편 도피안이요, 저의 해탈(解脫)은 해탈 도피안이요, 저의 해탈지견(解脫知見)은 지견 도피안이다. 가섭아, 부처님께서는 네 가지 같을 이 없는 지혜를 성취하시어 대중에게 바르게 사자후(獅子吼)하시니, 그 네 가지란 계품(戒品)이 같을 이 없고, 정품(定品)이 같을 이 없고, 혜품(慧品)이 같을 이 없고, 불법(佛法)이 같을 이 없는 것 등 이것을 부처님의 네 가지 같을 이 없는 지혜라 이름하느니라.”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이 뜻을 거듭 밝히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2_1300_a_14L爾所功德功德波羅蜜爾所行願行願波羅蜜爾所方便方便波羅爾所解脫解脫波羅蜜爾所解脫知見知見波羅蜜迦葉如來成就四無等智能於大衆正師子吼何謂爲戒品無等定品無等慧品無等法無等是名如來四無等智爾時尊欲明此義而說偈言

여러 부처님의 지혜는 같을 이 없어
세상 사람은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것
마음이 깨끗하시기 때문에
사자의 우렁찬 소리 바르게 하시네.
012_1300_a_21L諸佛智無等
世所難思議
心業淸淨故
能正師子吼

사자소리처럼 우렁차게 말씀하시어
여러 외도 두렵게 하시네.
부처님의 깊은 법 듣고 나면
큰 구덩이에 빠지지 않으리.
012_1300_a_23L當作師子吼
怖畏諸外道
聞佛甚深法
當墜於大坑
012_1300_b_01L
만일 어떤 사람이 아상(我相)과
중생상(衆生相)에 주착(住着)하면
나는 이 사람을
불법의 외도(外道)라고 말하리.
012_1300_b_01L若人住我相
及住衆生相
是人於佛法
我說爲外道

어떤 사람이 법의 상에 의지하거나
아(我)ㆍ아소(我所)의 상에 의지하면
나는 이 사람을
불법의 외도라고 말하리.
012_1300_b_02L若人依法相
依我我所相
是人於佛法
我說爲外道

만일 어떤 사람이 계(戒)나
다른 여러 공덕에 탐착하거나
많이 들은 데 집착하여 스스로 높이면
나는 이 사람을 외도라 말하리.
012_1300_b_04L若人貪著戒
及餘諸功德
著多聞自高
我說爲外道

만일 어떤 사람이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 알고 멀리 여의는 행과
더럽고 해진 누더기 옷에 집착하면
나는 이 사람을 외도라 말하리.
012_1300_b_05L若人著小欲
知足遠離行
及麤弊納衣
我說爲外道

공하여 걸림이 없는
티끌에 더럽히지 않음과 같은
사문(沙門)의 법 나는 말하네.
물듦 없음도 또한 그러하네.
012_1300_b_06L如空無觸閡
煙塵所不污
我說沙門法
無染亦如是

만일 어떤 사람이 이름난 꽃
바르는 향과 사르는 향으로
허공에 공양하면
허공은 기뻐하지 않네.
012_1300_b_08L如人以名華
塗香及燒香
供養於虛空
虛空不生喜

가령 더러운 티끌로라도
허공의 본 성품은 물들이지 못하니
이는 본 성품이 청정한 까닭이네.
사문의 법도 또한 그러하네.
012_1300_b_09L若污以埃塵
不染虛空性
以本性淨故
沙門法亦爾

가령 나쁜 말로 헐어 욕하더라도
허공은 화내거나 한탄하지 않으리.
사문의 법도 물드는 일 없으니
그 비유 또한 이러하네.
012_1300_b_10L若以惡口毀
虛空無恚恨
沙門法無染
其喩亦如是

만일 어떤 사람 이 법에서
벌써 배웠거나 장차 배우려는데
그 마음에 염착(染着) 없으면
이를 참 사문이라 이름하리.
012_1300_b_12L若人於是法
已學今當學
其心無染著
是名眞沙門

허공은 걸림 없어
티끌로 더럽힐 수 없네.
사문의 법도 그러하여
본래 청정하매 변하여 달라지지 않네.
012_1300_b_13L如空無障㝵
煙塵不能污
沙門法如是
本淨無變異

달이 공중에 있는 것과 같이
그 광명 가리움 없네.
내 광명이 모조리 비친다고
이런 생각도 내지 않네.
012_1300_b_14L如月在空中
其明無翳閡
亦不生是念
我光能悉照

비구가 남의 집에 들어가더라도
세상의 여덟 가지 법에 물들지 않네.
달이 생각 없는 것과 같이
나는 능히 물드는 바 없으리.
012_1300_b_16L比丘入他家
不染世八法
亦如月無念
我能無所染

비구는 남의 집에 들어가더라도
교만한 마음 품거나
스스로 존대하고 높이는 마음을 먹지 말라.
그런 마음먹으면 모두 멸하리.
012_1300_b_17L比丘入他家
不應懷憍慢
自大自高心
若生皆當滅

사랑하고 어여삐 여기는 마음으로
탐내지 말고 구하는 것 없게 하라.
법문을 말하여 널리 이익케 하며.
행하여 세간을 깨끗이 하라.
012_1300_b_18L當以慈愍心
無欲無所求
說法廣饒益
淨行於世閒

2. 신력품(神力品)
012_1300_b_20L神力品第二
012_1300_c_01L
그때에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의심나는 것이 있거든 물으라. 반드시 너를 위하여 해탈을 얻게 하리라.”
그때에 가섭이 땅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절하고 차례를 따라 앉았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다시 신통력을 나타내시어 여러 나라에 있는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들로 하여금 모두 부처님의 힘을 입어 대숲 동산으로 나와 부처님 발에 절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게 하셨다.
때에 사부대중과 천(天)ㆍ용(龍)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ㆍ사람인 듯 아닌 듯한 무리[人非人]들이 대숲 동산에 들어왔는데, 매우 넓어서 서로 걸림을 보지 못하였다.
012_1300_b_21L爾時世尊告迦葉曰汝且就座請問所疑當爲汝說令得悅解爾時迦葉卽從地起頂禮佛足隨次而坐是時世尊復現神力令諸國土所有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皆承佛力來詣竹園頂禮佛足卻坐一面時四部夜叉乾闥婆阿修羅迦樓羅緊陁羅摩睺羅伽人非人等來入竹皆見廣博不相逼㝵
부처님께서는 또 신통력을 나타내어, 이 삼천대천세계의 여러 사천왕ㆍ제석(帝釋)ㆍ범왕(梵王)ㆍ광음(光音)의 여러 하늘ㆍ변정천(遍淨天)ㆍ광과천(廣果天)ㆍ무광천(無誑天)ㆍ무열천(無熱天)ㆍ희견천(喜見天)ㆍ선견천(善見天)ㆍ아가니타천(阿迦膩吒天)은 모두 부처님의 힘을 받아 왕사성에 이르러 대숲 동산에 나아가 합장하여 부처님께 절하고 한쪽에 물러나 있었다.
012_1300_c_07L爾時世尊又現神力令此三千大千世界諸四天帝釋梵王光音諸天遍淨天廣果無誑天無熱天喜見天善見天迦膩咤天皆承佛力至王舍城行詣竹園合掌禮佛卻住一面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다시 신통력으로써 사가라(娑伽羅)용왕ㆍ아누달(阿耨達)용왕ㆍ흠바라(欠婆羅)용왕ㆍ수다라(修陀羅)용왕ㆍ교타(橋陀)용왕ㆍ난타(難陀)용왕ㆍ발난타(跋難陀)용왕ㆍ마나사(摩那斯)용왕ㆍ덕차가(德叉迦)용왕ㆍ손타라(孫陀羅)용왕ㆍ이라발(伊羅鉢)용왕 등, 이러한 억천 용왕들이 부처님의 신통력을 받들어 대숲 동산에 나아와 부처님 발에 절하고 한쪽에 물러나 있었다.
012_1300_c_12L爾時世尊復以神力令娑伽羅龍王阿耨達龍欠婆羅龍王輸陁羅龍王橋陁龍難陁龍王跋難陁龍王摩那斯龍德叉迦龍王孫陁羅龍王伊羅鉢龍王有如是等億千龍王承佛神力來詣竹園頂禮佛足卻住一面
그때에 삼천대천세계의 천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과 위로 아가니타천에 이르기까지 모두 부처님의 힘을 받들어 대숲 동산에 들어와 있었는데, 먼저 자리에 앉은 여러 보살 대중ㆍ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와 아울러 모두 수용되어 서로 방해되지 않았다.
012_1300_c_18L爾時三千大千世界天夜叉乾闥婆修羅迦樓羅緊陁羅摩睺羅伽等至阿迦尼咤天皆承佛力來入竹園幷先在坐諸菩薩衆比丘比丘尼婆塞優婆夷皆悉容受不相妨閡
012_1301_a_01L그때에 부처님께서 대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여래에게 높은 자리를 펴 놓으라. 나는 이제 중생의 의심을 끊어 주는 경을 설하여, 온갖 중생의 깊은 마음을 알아 모두 기뻐하여 법의 바다에 들게 하리라. 여러 보살마하살의 행과 부처님 나라를 깨끗하게 하며 중생을 교화하는 업을 말하고, 또한 보시바라밀ㆍ지계바라밀ㆍ인욕바라밀ㆍ정진바라밀ㆍ선정바라밀ㆍ지혜바라밀을 성취함을 말하고,
012_1300_c_23L世尊告目連曰汝與如來敷置高吾今當說斷衆生疑經悉知一切衆生深心皆令歡喜得入法海說諸菩薩摩訶薩行及淨佛國化衆生業亦說成就檀波羅蜜尸波羅蜜羼提波羅蜜毘梨耶波羅蜜禪波羅蜜若波羅蜜
또 여러 법문의 행을 성취함을 말하여 온갖 중생의 모든 근(根)과 처(處)와 비처(非處)를 잘 알아서, 여러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천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사람인 듯 아닌 듯한 무리들로 하여금 모두 기쁨을 얻게 하리라. 나는 지나간 세상의 업연(業緣)ㆍ과보(果報)와 마음의 원하는 바에 따라 지혜에 걸림이 없게 하여, 너희들을 위하여 그의 적은 분량을 말하리라.”
012_1301_a_07L亦說成就諸法門行能知一切衆生諸根及處非處令諸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夜叉闥婆阿修羅迦樓羅緊陁羅摩睺羅人非人等皆得歡喜我於過去業緣果報及心所願智無有㝵當爲汝等說其少分
때에 대목건련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절하고 부처님을 위하여 자리를 깔았다. 높이는 범천(梵天)에까지 이르고 또 공중에 경행(經行)할 곳까지 마련하였다.
7보(寶)로 장엄했는데 부드럽고 연하고 가늘고 미끄러움이 가릉가(加陵伽)와 같았다. 길이는 천 세계, 너비는 7백 유순이다. 경행할 좌처(坐處)에는 모두 창ㆍ바라지[窓牖]가 있는데 일곱 겹으로 되었다. 일곱 겹의 보배 굴[寶窟]과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보배 그물이 둘러싸고 있다. 그 자리 좌우에는 보배 나무가 있었는데, 금ㆍ은ㆍ유리ㆍ파리로 되어 있었다. 금 나무에는 은으로 된 잎사귀에 파리로 된 꽃에 유리로 된 열매가 있었으며, 은 나무에는 금으로 된 잎사귀에 유리로 된 꽃에 파리로 된 열매가 있었고,
012_1301_a_13L大目連卽從坐起禮佛足爲佛敷座高至梵天又於空中作經行處七寶莊嚴柔軟細滑加陵伽長千世界廣七百由旬經行坐處皆有窗牖七重行列七重寶窟七重欄楯七重寶網羅列圍遶其座左右寶樹行列金銀琉璃頗梨所成金樹銀葉頗梨爲華琉璃爲果銀樹金葉琉璃爲華頗梨爲果
012_1301_b_01L유리 나무에는 은으로 된 잎사귀에 금으로 된 꽃에 파리로 된 열매가 있었으며, 파리 나무에는 금으로 된 잎사귀에 은으로 된 꽃에 유리로 된 열매가 있었다. 여러 보배 나무 사이에 목욕 못[浴池]이 있는데 여덟 공덕의 물[八功德水]이 그 가운데 가득 찼고, 그 못 네 가장자리에는 네 개의 보배 층계가 있는데 금ㆍ은ㆍ유리ㆍ파리로 만들어졌고, 못 밑에는 금모래가 있는데 푸르고 누르고 빨갛고 흰 여러 가지 빛깔의 연꽃이 물 위에 가득 덮였으며, 원앙새와 여러 새들이 서로 화락하게 울며 7보의 그물이 못 위를 덮었다.
여러 당기와 번기를 세우고 이름난 향을 피웠다. 경행하는 곳에는 꽃 깊이가 일곱 길[仭]이나 되고, 그 여러 꽃 위에는 나타낸 몸의 비구가 있는데 모두 대목건련과 같았다.
012_1301_a_21L琉璃樹者銀葉金華頗梨爲果頗梨樹者金葉銀華琉璃爲果諸寶樹閒皆有浴池八功德水充滿其中其池四邊有四寶階金銀琉璃頗梨所成底有金沙靑黃赤白雜色蓮華彌覆水上鴛鴦衆鳥相和而鳴七寶羅網覆諸池上豎諸幢幡燒衆名香於經行處華深七仞其衆華上有化比丘皆如目連
그때에 대목건련은 신통의 힘으로 자리를 변화하여 만들어 놓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돌아와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제가 벌써 자리를 펴 놓았습니다. 성인만이 때를 아실 것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대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비록 이 자리를 설비해 놓았지만, 부처님께서는 변화해 만든 자리 위에서는 대중을 위하여 설법하지 않으신다.”
012_1301_b_06L爾時目連以神通力化作座訖還詣佛所白世尊曰我已敷座唯聖知時佛告目連雖設此座如來不於變化座上爲衆說法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시무량연보살(示無量緣菩薩)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여래를 위하여 법자리를 펴 놓으라. 나는 이제 곧 앉아서 중생의 의심을 끊어 주는 경을 설하려 하노라.”
시무량연보살이 부처님의 분부를 받들고 나서 법의 자리를 펴고자 할 때에, 삼천대천세계 가운데의 보살들은 각각 웃옷을 쌓아 높은 자리를 만들었다.
012_1301_b_10L爾時佛告示無量緣菩薩汝爲如來敷置法座我今當坐說斷衆生疑經時示無量緣菩薩承佛教已欲敷法座於時三千大千世界其中菩薩各以上衣積爲高座
이때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셨다.
‘나는 이제 곧 신통의 힘을 나타내야겠다. 여러 보살로 하여금 소원을 스스로 알아 발심하여 도를 행하고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하게 하고, 중생을 성취하도록 해야 하며, 성불할 때에 국토가 엄정하여 성문과 보살 대중의 수도 이와 같고, 바른 법을 연설하여 사람을 제도함도 이와 같고, 수명이 길고 짧은 불법(佛法)도 이와 같고, 형상(形相)의 바른 행도 이와 같고, 멸도(滅度)한 뒤에 법의 머무름이 오래고 가까워서 여러 보살로 하여금 각기 옷 속에서 이런 일을 보고 의심을 끊게 하리라.’
012_1301_b_14L時如來而作是念我今當現神通之令諸菩薩自知所願發心行道淨佛國土成就衆生及成佛時國土嚴聲聞菩薩衆數如是演說正法度人如是壽命長短佛法如是形色相好正行如是滅度之後法住久近令諸菩薩各於衣中見如是事得斷所疑
012_1301_c_01L부처님께서 편안히 일어나 높은 자리에 올라가시어 부처님의 삼매에 드시니, 그 삼매의 이름은 시무량연(示無量緣)이었다.
이때에 여러 보살들이 각기 옷 가운데서 얻은 것을 스스로 보고, 국토를 엄정히 하고 위없는 도를 이루었다. 성문ㆍ보살 대중의 수가 이와 같고, 목숨의 장단ㆍ색상(色相)도 이와 같고, 정진(精進)ㆍ정행(正行)의 공덕도 이와 같고, 바른 법을 연설하여 사람을 제도하는 것도 이와 같고, 멸한 뒤에 사리를 유포함도 이와 같고, 법이 머물러 무너지지 않음의 오래고 가까움도 이와 같이, 각각 옷 가운데서 이와 같은 일을 보았다. 때에 여러 보살들은 한꺼번에 소리를 내어 게송으로 말하였다.
012_1301_b_22L爾時世尊安詳而起昇于高坐入佛三昧其三昧名示無量緣時諸菩薩各於衣中自見所得嚴淨國土成無上道聲聞菩薩衆數如是壽命長短色相如是精進正行功德如是演說正法度人如是滅後舍利流布如是法住不壞久近如是各於衣中見如是事時諸菩薩同時發聲而說偈言

깨끗한 행 가장 높으신 분
모든 법 가운데서 자재하시네.
공덕으로 장엄하시고
선정의 힘 걸림이 없으시네.
012_1301_c_07L淨行最高尊
諸法中自在
以功德莊嚴
禪定力無㝵

성주(聖主)는 아첨이 없고
교만과 희롱도 없으시니
성명(聖明)하신 해탈 얻어서
깊은 삼매에 머무신 까닭일세.
012_1301_c_09L聖主無諂曲
無憍慢戲調
得聖明解脫
住深三昧故

부처님, 깊은 삼매에 머무르시어
위없는 성스러운 신통 나타내
걸림 없는 지혜로써
오는 세상일을 나타내 보이셨네.
012_1301_c_10L住佛深三昧
現無上聖通
以無㝵智慧
悉現未來事

우리들이 얻어 보고 나니
마음이 편안하여 움직이지 않네.
곧 도량에 앉아
마군을 항복받고 삼매를 갖추리.
012_1301_c_11L我等得見己
其心安不動
則爲坐道場
降魔具三昧

우리들은 여러 부처님의
위없는 눈을 얻게 되어
이 위없는 눈으로
모든 법이 다 공(空)한 것을 보리.
012_1301_c_13L我等便爲得
諸佛無上眼
以是無上眼
見諸法皆空

눈이라고 이름함 걸림이 없고
봄[見]이라 이름해도 보는 것이 없고
모든 법에 통달하여 걸림 없으니
이 이름이 위없는 눈이라네.
012_1301_c_14L名眼而無閡
名見而無見
達諸法無㝵
是名無上眼

있으나 없으나 마음을 평등하게 가져서
이로 인하여 부처 눈[佛眼] 얻어
삼계(三界) 가운데서
널리 보아 막히고 걸림 없네.
012_1301_c_15L等心於有無
因是得佛眼
能於三界中
普見無障㝵

부처님께서 삼매에 드신 까닭에
우리들에게 이 눈과
여러 총지문(摠持門)을 얻어
온갖 법에 두루 들게 하시네.
012_1301_c_17L佛入三昧故
令我得是眼
及諸摠持門
遍入一切法

우리들은 지금에야 비로소
부처님의 한량없는 지혜를 보니
본래 무량한 청정행을
닦아서 얻으신 것과
012_1301_c_18L我等始於今
見佛無盡智
因本修無量
淸淨行所得

적은 보시ㆍ지계ㆍ지혜로
이런 과보에 미치지 못하네.
그러므로 사자좌에 앉으시어
광명 놓아 시방을 비추시네.
012_1301_c_19L非少施戒慧
能逮是果報
故處師子座
光明照十方

여러 천ㆍ용ㆍ귀신들로 하여금
나의 부처될 것 모두 알게 하고
우리들의 행업인연(行業因緣)도
모두 알게 하시네.
012_1301_c_21L令諸天龍神
皆知我作佛
亦悉知我等
本行業因緣

부처님께서 두려움 없는 자리에 앉으시어
법문 설하여 의심 끊어 주심은
마치 사자의 왕이 숲 속에 들어와
홀로 부르짖음과 같네.
012_1301_c_22L佛處無畏座
說法斷衆疑
猶如師子王
處林而獨吼
012_1302_a_01L
무량한 겁으로부터
이 지혜를 닦아 모아
지금 삼매의 힘으로써
천상ㆍ인간에게 널리 알게 하시네.
012_1301_c_23L本從無量劫
修集是智慧
今以三昧力
普令天人知

본래 이(利)를 구하신 까닭에
무량한 보시와 계행
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를 닦아
중생들을 위해 이것을 행하셨네.
012_1302_a_02L本求兼利故
修無量施戒
忍辱進定慧
行是爲衆生

이것을 행한 인연으로
사자좌에 앉으셨으니
지금 우리는 합장하고
의심 끊어 주시기만 원할 뿐
012_1302_a_03L以是行因緣
故處師子座
我等今合掌
唯願斷所疑

법의 머무름 오래고 가까움에 따라
중생으로 하여금 법의 광명 얻게
여러 의심 모두 끊고
온갖 법에 통달하라.
012_1302_a_04L隨法住久近
令衆得法明
悉斷諸疑網
通達一切法

이때에 대중 가운데 법왕자(法王子)가 있으니, 이름이 화덕장(華德藏)이었다.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향하여 이렇게 여쭈었다
“저는 부처님에게 여러 가지 법문, 금강구의 문[金剛句門], 중(重)구의 문ㆍ부단(不斷)구의 문ㆍ온갖 여러 법을 닦아 모으는[修集一切諸法]구의 문을 여쭙고자 합니다.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이 구(句)의 문을 배우면 온갖 법에서 반드시 막힘없는 눈과 지혜의 방편을 얻습니다. 원하옵건대 부처님께서는 저의 지나간 세상에서 심은 선근과 깊은 마음으로 도(道)를 구하여 큰 장엄을 발한 것을 관(觀)하여 주십시오.”
012_1302_a_06L於時衆中有法王子名華德藏卽從坐起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向佛作是念言我欲從佛問諸法門金剛句門重句門不斷句門修集一切諸法句門若善男子善女人學是句門於一切法門當得無閡眼智方便願如來觀我先世所種善根深心求道發大莊嚴
부처님께서는 이 보살이 처음 발심하면서부터 심은 선근과 깊은 마음으로 도를 구하여 크게 장엄한 것을 관하시고, 모인 대중을 돌아보시고 입에서 묘한 광명을 놓으시니, 마치 이글이글 타는 불꽃과 같아서 한량없고 그지없는 세계를 두루 비추어 산ㆍ숲ㆍ장벽ㆍ땅ㆍ물ㆍ불ㆍ바람과 허공계가 모두 한결같이 금빛이었고, 팔방과 위아래로 흘러 퍼져서 막힘이 없었다.
012_1302_a_14L於時如來觀此菩薩從初發意所種善根深心求道大莊嚴顧視衆會口出妙光明如熾焰照無量無邊世界山林牆壁風及虛空界皆一金色八方上下流演無閡
그때에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중생들이 모두 자기 몸이 순금빛인 것을 보았다. 중생들 가운데 흔히 욕망의 불에 태워진 자는 그 몸에서 음욕의 뜻이 쉬어진 것을 스스로 깨달았고, 흔히 성냄의 불에 태워진 자는 그 몸에서 성냄의 뜻이 쉬어진 것을 스스로 깨달았으며, 흔히 어리석음의 불에 태워진 자는 그 몸에서 어리석음의 뜻이 쉬어진 것을 스스로 깨달았다.
012_1302_a_19L爾時三千大千世界所有衆皆自見身如眞金色衆生多爲欲火所燒自覺其身婬欲意息多爲瞋恚火所燒者自覺其身瞋恚意息爲愚癡火所燒者自覺其身愚癡意
012_1302_b_01L 널리 이 삼천대천세계의 큰 지옥 가운데서 고통 받는 중생들은 부처님의 신통ㆍ본원의 힘으로써 잠시 동안 쉬었다. 그때에 삼천대천세계 안에 있는 중생들은 업장(業障)ㆍ보장(報障)ㆍ번뇌장(煩惱障)에 가렸는데 부처님의 신통력과 화덕장보살의 본원력으로 모두 잠깐 폐함을 얻었다.
012_1302_b_01L普此三千大千世界大地獄中苦惱衆生以佛神通本願力故暫得休爾時三千大千世界其中衆生業報障煩惱障所覆以佛神力及華德藏本願力故皆得暫廢
그때에 부처님께서 몸의 모든 털구멍으로부터 무량한 업보(業報)의 광명을 널리 놓으시어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선근을 높이게 하셨다. 놓으신 광명은 동쪽으로 한량없고 가없는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아승기(阿僧祇) 나라를 지나갔는데, 남쪽ㆍ서쪽ㆍ북쪽과 네 간방[四維]과 위아래도 또한 이러하였다.
부처님께서 광명을 놓으시고 소리를 내어 기침하시니, 그 소리는 모든 세계에 두루 들리었다.
012_1302_b_05L爾時如來身諸毛孔普放無量業報光明皆令衆生增長善根所放光明過于東方無量無邊恒河沙等阿僧祇國西北方四維上下亦復如是佛放光已擧聲謦欬其聲遍聞一切世界

3. 망명품(網明品)
012_1302_b_10L網明品第三

그때에 동쪽으로 한량없고 가없는 아승기 세계를 지나서 나라가 있으니 이름은 일개(一蓋)라 하고, 이 가운데 계신 부처님의 명호를 일보엄(一寶嚴)이라 하는데, 현재 계시어 법을 설하시고 망명(網明)보살마하살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제 이 보살마하살은 이 다음 내 뒤에 반드시 부처가 되리라.”
012_1302_b_11L爾時東方過無量無邊阿僧祇世界國名一蓋是中有佛號一寶嚴現在說法與網明菩薩摩訶薩授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作如是言今是菩薩摩訶薩次於我後當得作佛
그때에 망명은 저 부처님께 여쭈었다.
“지금 이 큰 광명과 큰 음성은 누가 내신 것입니까?”
저 부처님께서는 답하셨다.
“여기서 서쪽으로 가서 무량 아승기 나라를 지나서 세계가 있는데, 이름은 사바(娑婆)요, 부처님의 명호는 석가모니(釋迦牟尼)이시다. 현재 보살을 위하여 섭일체법단중생의령중환희보살장경(攝一切法斷衆生疑令衆歡喜菩薩藏經)을 말씀하시고 계시느니라.
012_1302_b_16L爾時網明白彼佛言今此大光及大音聲誰之所爲彼佛答言西方去此過于無量阿僧祇國有世界名娑婆佛號釋迦牟尼今現在爲菩薩說攝一切法斷衆生疑令衆歡喜菩薩藏經
012_1302_c_01L저기에 보살이 있으니 이름이 화덕장(華德藏)이다. 저 부처님에게 온갖 법을 거두어들여 무량한 공덕을 일으키는 법문을 묻고자 하느니라. 망명아, 알아 두어라. 저 세계 가운데 있는 보살은 큰 원과 무한한 행을 모두 발하여 저 회상에 같이 모인 것인데 다른 여러 세계에는 이런 크게 장엄한 이가 적으니라. 저 보살 대중이 만일 부처님의 이름을 듣기만 하여도 오히려 큰 이익을 얻을 것인데, 하물며 다시 공양하고 친근하고 묻는 일이겠느냐.”
012_1302_b_21L有菩薩名華德藏欲問彼佛攝一切法能起無量功德法門網明當知世界中所有菩薩皆發大願無限之俱集彼會餘諸世界尟有如是大莊嚴者彼菩薩衆若有得見聞其名尚得大利況復供養親近諮問
그때에 망명이 저 부처님께 여쭈었다.
“옳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저 사바세계에 나가서 석가모니부처님께 공양하고 절하고 뵙고자 하며, 저 나라에 구족 장엄한 보살 대중을 보고자 합니다.”
저 부처님께서 답하셨다.
“그대는 스스로 때를 알아 하라. 반드시 한마음으로써 저 나라에 노닐어야 한다. 왜냐하면 저 여러 보살들의 위덕(威德)은 이기기 어렵기 때문이니라.”
012_1302_c_04L網明白彼佛言唯然世尊我欲詣彼娑婆世界供養禮覲釋迦牟尼佛及見彼土具足莊嚴諸菩薩衆彼佛報言汝自知時當以一心遊于彼國所以者何彼諸菩薩威德難勝
일보엄불이 여러 개의 연꽃을 망명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꽃으로 저 부처님께 공양 올리고, 아울러 나의 뜻을 일컬어 공경하고 문안 여쭙기를 ‘고달픔이 적으시고, 병환이 없으시며, 기거가 경쾌하시고, 기력이 편안하신가’라고 하여라.”
망명보살은 저 부처님 발에 절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나서 곧 무수한 보살 대중에게 앞뒤로 에워싸여 장사가 팔을 구부렸다 펴는 것과 같은 짧은 시간에 저 나라에서 홀연히 사라져서 이 세계에 이르러 대숲 동산에 나와서 부처님 발에 절하고 여쭈었다.
“그러하옵니다. 저는 망명입니다.”
012_1302_c_09L一寶嚴佛以衆蓮華與網明言汝以是華供養彼佛幷稱我意致敬問訊少惱少病起居輕利氣力安耶網明菩薩禮彼佛足右遶三帀卽與無數菩薩大衆前後圍遶如大力士屈申臂頃於彼國土忽然不現到此世界行詣竹園頂禮佛足而白佛言唯然世尊我是網明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그대는 평안한가?”
망명보살이 땅에 엎드려 절하고 나서 한쪽에 물러나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일보엄불께서 부처님께 문안하시기를 ‘고달픔이 적으시고 병환이 적으시며 기거하심이 경쾌하시고 기력이 편안하십니까?’라고 하시며, 이 연꽃으로써 부처님께 공양 올리라고 하셨습니다.”
012_1302_c_17L佛言善哉今汝安隱網明菩薩頭面禮已卻住一面白世尊曰寶嚴佛問訊世尊少惱少病起居輕氣力安耶以此蓮華奉上世尊
부처님께서는 곧 받으시어 미륵(彌勒)에게 넘겨주시니, 미륵은 받아 가지고 발타바라 등 5백 보살에게 말하였다.
“여러 선지식들이여, 여래께서 이 여러 개의 꽃을 내게 주시었으므로 지금 그대들에게 주노라.”
012_1302_c_20L卽受之轉與彌勒彌勒受已告跋陁婆羅等五百菩薩言諸善知識如來與我此衆蓮華今與汝等
012_1303_a_01L때에 발타바라보살ㆍ보적(寶積)보살ㆍ도사(導師)보살ㆍ성득(星得)보살ㆍ수천(水天)보살ㆍ선력(善力)보살ㆍ대의(大意)보살ㆍ승의(勝意)보살ㆍ증의(增意)보살ㆍ불허견(不虛見)보살ㆍ주의(住意)보살ㆍ과력(過力)보살ㆍ상정진(常精進)보살ㆍ불휴식(不休息)보살ㆍ일장(日莊)보살ㆍ지세(持世)보살ㆍ지지(持地)보살ㆍ월삼계(越三界)보살ㆍ무량력(無量力)보살ㆍ금강력(金剛力)보살ㆍ
012_1302_c_23L時跋陁婆羅菩薩寶積菩薩導師菩薩星得菩水天菩薩善力菩薩大意菩薩意菩薩增意菩薩不虛見菩薩住意菩薩過力菩薩常精進菩薩不休息菩薩日藏菩薩持世菩薩持地菩薩越三界菩薩無量力菩薩金剛力菩堅意菩薩無邊自在菩薩
견의(堅意)보살ㆍ무변자재(無邊自在)보살 등, 이러한 5백 보살들이 모두 미륵에게서 연꽃을 받아 가지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희들의 본래 서원은 만일 어떤 중생이 저희들의 이름을 듣거나 저희들을 보는 이는 모두 결정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함이었습니다. 부처님이시여, 미륵보살이 저희에게 이 꽃을 주었으므로 저희들은 이제 동쪽의 지나간 세상, 오는 세상, 지금 세상의 여러 부처님에게 흩어 바치겠으며, 또한 남쪽ㆍ서쪽ㆍ북쪽과 네 간방(間方)과 위아래 세계의 지나간 세상ㆍ오는 세상ㆍ지금 세상의 여러 부처님에게 공양을 올리겠습니다.
012_1303_a_07L有如是等五百菩薩皆從彌勒受蓮華已世尊曰我等本願若有衆生得聞我名及見我者皆得必定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世尊彌勒菩薩與我此我等今以散於東方過去未來在諸佛亦以供養南西北方四維過去未來現在諸佛
원하노니 흩은 꽃이 시방 무량세계에 두루 이르러, 그 가운데 있는 중생이 이 꽃을 보거나 이 꽃 향기를 맡는 이는 저희들의 본래 뜻하고 소원하는 깊은 마음의 행한 바에 반드시 따를 것이다. 온갖 중생의 힘을 버리지 않으므로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반드시 얻을 것이다.”
012_1303_a_14L願所散華遍到十方無量世界其中衆生若見此華聞其香者當隨我等本所志願深心所行不捨一切衆生力故皆當必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때에 여러 보살들이 이 연꽃을 시방에 흩으려고 하자, 부처님께서 손으로 만지시니, 낱낱 꽃 속에서 부처님의 몸이 나타났다. 이 여러 나타나신 부처님께서 허공으로 올라가시며 또한 이렇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중생이 모든 법은 공(空)하여 요술과 같고 상(相)이 없고, 연(緣)이 없다고 믿지 않으면 이 중생은 부처님을 스승으로 삼지 않고, 부처님의 제자가 아니다.”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2_1303_a_18L時諸菩薩以此蓮華欲散十方佛以手摩一一華中佛身悉現此諸化佛從空而去亦作是言若有衆生不信諸法空如幻化無相無緣是諸衆生佛不爲師非佛弟子卽說偈言
012_1303_b_01L
모든 법은 공하여 상이 없고
취함도 없고 연도 없네.
온갖 것은 요술로 화한 것 같고
또한 물속의 달과 같네.
012_1303_a_23L諸法空無相
無取無所緣
一切如幻化亦如水中月

공으로 하지 않는 까닭에 공으로서
성품은 본래부터 늘 그러하네.
이것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가장 훌륭하고 미묘한 법.
012_1303_b_02L不以空故空
性本常自爾
是名佛所說
最上微妙法

모든 법은 공하여 상이 없고
또한 나[我]도 없네.
누구든지 이렇게만 알면
탐내는 싸움 없게 되리.
012_1303_b_03L諸法空無相
亦復無有我
若人如是知
則爲無貪諍

만일 어떤 사람 이 법 즐겨하면
부처님께서 곧 그의 스승이리.
저희들이 부처님의 힘으로
시방세계에 반드시 노니리라.
012_1303_b_04L若人樂是法
佛則是其師
我等以佛力
當遊於十方

여러 나타나신 부처님께서 각각 이 게송을 말하고 시방세계에 두루 이르렀다.
망명보살이 부처님에게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이 여러 보살들의 본래 서원은 청정하여 전에 없던 일로서 이 나라의 고통 받는 중생과 나머지 세계의 근심 많은 이로 하여금 그 명자(名字)를 듣고 모두 결정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할 것입니다.
012_1303_b_06L時諸化佛各說此偈遍至十方網明菩薩白佛言世尊此諸菩薩本願淸淨至未曾有能令此土苦惱衆生幷餘世界多惱患者聞其名字皆得必定阿耨多羅三藐三菩提
다만 부처님과 보살들을 위하여 이 나쁜 세계에 나지 않으리니, 왜냐하면 값을 놓을 수 없는 보배 마니주(摩尼珠)가 온갖 중생의 고통을 능히 덜어 주고 편안한 기쁨을 얻게 하는데, 어떤 지혜 있는 사람이 보배의 모양을 잘 알고 이 보배가 큰 공덕이 있다는 것을 듣고서, 마음으로 생각하고 상상하여 두루 다니며 찾다가 깨끗하지 못한 똥구덩이 속에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여러 기술자ㆍ가난뱅이ㆍ하천하고 좋지 않은 사람들이 그 둘레에 살고 있으나, 이 보배의 이름조차 알지 못한다면 어찌 보배가 지닌 공덕을 알겠습니까?
012_1303_b_11L但爲如來及諸菩薩不應生此雜惡世界所以者何譬如無價寶摩尼珠能除一切衆生衰惱得安隱樂若有智人善識寶相聞此寶珠有大功德心念想像周行推覓見在不淨糞穢坑中有諸工巧貧窮下役弊惡之人止住其邊猶尚不識此寶珠名況復能知所有功德
012_1303_c_01L이때에 보배 구하는 사람이 이런 것을 보고 나서 ‘이 구슬은 더러운 데 있을 것이 아닌데’ 하고 말하였습니다. 가난하고 천한 사람들이 이 사람에게 말하였나이다.
‘무엇이 구슬인가. 여기 있다는 것인가?’
보배 구하는 이가 구슬을 가리켜 보이니, 그 사람은 지혜가 없으므로 보배를 알지 못하고 문득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가 아무리 이 보배 구슬을 칭찬하지만, 우리들은 이 구슬의 공덕을 알지 못하니 너의 말은 거짓말이라서 누가 믿겠는가?’
보배 구하는 사람은 즉시 그곳에서 구슬을 꺼내 가지고 왔습니다. 그 뒤에 가난한 사람이 온갖 고통ㆍ질병ㆍ송사 등 여러 가지 고통을 만나 불안하게 지냈습니다.
012_1303_b_19L時求寶者見如是已卽作此言是珠不應在斯穢處時貧賤者語此人言何等是珠今爲所在時求寶者指珠示之其人無智不識寶相便作此言汝雖如是讚此寶珠我等不見是珠功德汝言無實誰當信者時求寶人卽於其處出珠持去其後貧人遭諸衰惱疾病諍訟衆苦不安
부처님이시여, 사바세계도 또한 그러하나이다. 모두 서로 잡아먹으며 가난하고 곤궁하고 하천하여 악한 법만 성취함이 또한 마치 보배 구슬이 있는 곳이 더럽고 악한 것이 가득 찬 것과 같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이 마니구슬은 고통을 없애고 모든 안락을 주나이다. 이 부처님과 이 세계는 여러 보살대중으로 구족 장엄하였습니다마는, 보배 구슬의 사면 변두리는 빈궁하고 하천한 것처럼 마땅히 알아야 하나이다. 이것은 사바세계의 모든 중생인 것입니다.
012_1303_c_03L世尊娑婆世界亦復如是皆相殘食貧窮下賤成就惡法亦如寶珠所住之處穢惡充滿世尊是摩尼珠能滅衰惱與衆安樂當知是佛及此世界具足莊嚴諸菩薩衆寶珠四邊貧窮下賤當知是爲娑婆世界諸惡衆生
그 여러 남녀가 구슬의 공덕을 듣고, 찾으러 다니다가 더러운 곳에 있는 것을 보고, ‘이 구슬은 마땅히 이런 곳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할 것입니다. 저희들이 시방세계의 지금 계신 여러 부처님께서 세존과 이 세계에 구족 장엄한 큰 보살 대중을 칭찬하심을 듣고 일부러 뵈려고 와서 예경하고 문안하였는데, 이 나라 땅에는 여러 고통과 번민이 많고, 흐려서 어지럽고 죄가 많고, 복이 엷은 중생이 그 속에 가득 찬 것을 보았습니다.
012_1303_c_09L其諸男女聞珠功德便行求覓見在穢處作如是言此珠不應在是處者則是我等聞十方國現在諸佛稱揚世尊及此世界具足莊嚴大菩薩衆故來欲見禮敬問訊而見此土多諸苦惱濁亂罪垢薄福衆生充滿其中
부처님이시여, 이런 보배 구슬이 깨끗하지 못한 곳에 있으면 광명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마치 부처님과 크게 장엄하신 보살 대중이 이 국토에 있으면 공덕이 나타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마니구슬은 비록 더러운 곳에 있지만 또한 능히 가난하고 천한 사람을 조금 이롭게 해 주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 세존께서 이 세계에서 다만 큰 광명을 나타냈고 여래의 진실한 광명, 색상(色相)ㆍ공덕ㆍ세력ㆍ자재ㆍ신통과 본래의 원력은 모두 나타나지 않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이 국토의 중생은 선근이 엷으므로 여래께서 나타내시는 광명의 공덕도 오히려 믿지 못하거늘 어찌 여러 큰 보살의 가진 공덕을 능히 믿겠습니까. 그럴 리 없나이다.
012_1303_c_15L世尊如此寶珠在不淨處光明不現猶如如來及大莊嚴諸菩薩衆今在此土功德不現如摩尼珠雖在穢處亦能少利諸貧賤者如今世尊於此世界但現大光如來眞實光明色相功德勢力自在神通及本願力皆悉不現世尊此土衆生善根薄少尚不能信如來所現光明功德何況能信諸大菩薩所有功德則無是處
012_1304_a_01L부처님이시여, 보배를 구하던 이는 깨끗하지 못한 곳에서 이 보배 구슬을 꺼내어 가지고 가버렸나이다. 그 뒤에 가난한 사람은 여러 가지 쇠하는 고뇌ㆍ질병ㆍ송사의 온갖 고통 등을 만나 불안하게 지냈습니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이러한 경을 읽고 외우고 닦아 익힌 이는 나머지 다른 나라에 태어나고, 이 세계 중에는 크게 쇠하는 고통이 있고 끝내는 불법의 명자(名字)까지도 듣지 못하게 되나이다. 왜냐하면 이 여러 중생은 악한 법에 즐겨 처하여 서로 잡아먹으며 가지가지 여러 쇠하는 고뇌에 빠져 깨끗한 행, 복의 행, 지혜의 행이 없어 큰 이익을 잃었나이다.
012_1304_a_01L世尊如求寶者從不淨處出此寶珠持之而去其後貧人遭諸衰惱疾病諍訟衆苦不安佛滅度後讀誦修集如是經者生餘國已此世界中有大衰惱乃至不聞佛法名字所以者何是諸衆生樂處惡法共相殘食沒在種種諸大衰惱無有淨行福行慧行則失大利
부처님이시여, 선남자ㆍ선여인이 좋고 이로운 불도를 이룰 것을 구하려는 이는 으레 이 나라에 태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성문(聲聞)을 구하는 이도 오히려 이 세계에 태어나지 않을 것이거늘 어찌 보살이겠습니까. 왜냐하면 아비(阿鼻)지옥ㆍ등활(等活)지옥ㆍ흑승(黑繩)지옥ㆍ대열(大熱)지옥ㆍ열(熱)지옥 등과 같이 그 가운데 중생은 잠시도 즐거움이 없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저 나라의 부처님과 보살들은 이 사바세계의 중생 보기를 마치 이 여러 지옥 가운데 있으면서 여러 가지 고통을 받는 것과 같이 보나이다. 저 나라 중생은 나면서부터 늘 즐겁게 지내나이다. 내가 만일 말할지라도 일찍이 받은 일이 없으므로 능히 믿는 이가 없나이다.
012_1304_a_08L世尊若善男子及善女人欲求善利成佛道者不應生此求聲聞者猶尚不應生此世界何況菩薩所以者何如阿鼻地獄等活地獄黑繩地獄熱地獄熱地獄等其中衆生無須臾世尊彼土如來及諸菩薩見此娑婆世界衆生猶如在此諸地獄中受衆苦惱彼土衆生生便常樂我若說之未曾受故無能信者
012_1304_b_01L부처님이시여, 저는 법을 듣고 깨끗한 법의 문에 들어가기 위하여 부처님 계신 데에 나왔는데, 저 국토의 안락을 칭찬하여 말씀하심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왜냐하면 온갖 고락은 모두 떳떳함이 없어 결정된 상(相)이 없나이다. 저희들은 괴로움이 없고 즐거움이 없고, 떳떳함과 떳떳하지 않음이 없고, 상(想)의 분별이 없고, 닦음과 닦음 아님이 없고, 함[爲]과 함 없음이 없으며, 말[說]과 말 아님이 없으며, 세간과 출세간이 없으며, 샘[漏]과 새지 않음이 없으며, 실(實)도 없고 허(虛)도 없으며, 보리와 보리분(菩提分)이 없으며, 힘과 힘 아닌 것이 없으며, 어둠이 없고 밝음이 없으며, 도(道)와 도 아님이 없으며, 과(果)와 과 아님이 없으며, 발(發)함도 없고 머무름도 없으며, 이르는 곳이 없음을 듣고자 합니다.
012_1304_a_17L世尊我爲聞法入淨法門來詣佛所何用稱說彼土樂爲所以者何一切苦樂皆悉無無決定相我等欲聞無苦無樂常非常無想分別無修非修非爲無無說非說無有世閒及出世閒漏非漏無實無虛無有菩提及菩提無力非力無闇無明無道非道果非果無發無住無所至處
부처님이시여, 저희들은 이제 이 법을 듣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온갖 즐거운 일은 모두 허망한 복덕의 인연에 따라 세간에 나타납니다. 부처님의 법은 공(空)하여 형상도 없고 모양도 없으며, 10력과 4무소외도 없으며, 여러 가지 신통도 설법(說法)도 없으며, 괴로움도 즐거움도 없으며, 모든 동하는 생각과 마음의 행하는 바를 여의어 이와 같은 모양을 얻으셨으므로 여래라 이름하나이다. 여러 가지 동하는 생각이란 이와 같이 실(實)이고 허이며, 누(漏)와 무루며, 이름이 세간이고 출세간이며, 계와 계 아님[非戒]이며, 힘이고 힘 아님이며, 두려움이고 두려움 없음이며, 성현의 복밭이고 복밭이 아님이니, 이것을 여래라 이름하나이다. 보살들이며 여러 성문이며 벽지불이며 통(通)이며 원(願)이라 하나이다.
012_1304_b_02L唯然我等今者欲聞是法所以者何切樂事皆從虛妄福德因緣現於世如來法空無形無相無有十力無所畏無諸神通亦無說法無苦無離諸動念及心所行得是如相名如來諸動念者是實是虛是漏無是名世閒是出世閒是戒非戒力非力是畏無畏是聖福田是非福是名如來是菩薩衆是諸聲聞辟支佛是通是願
부처님께서는 이 모든 희론(戱論)을 모두 끊으시고 걸림이 없고 두려움이 없는 힘으로써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를 하시어 부처님의 큰 소리를 나타내시나이다.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는 또한 싫어하고 꺼리는 가운데 싫음이 없는 생각을 능히 내시고, 깨끗하여 싫지 않은 가운데 싫고 여의는 생각을 내시며, 또한 일심(一心)을 여의어서 버림[捨]을 행하시매, 이것을 부처님의 행, 성자재행(聖自在行)이라 이름하나니, 성문ㆍ벽지불의 행으로는 같이할 수 없나이다. 부처님이시여, 불공(不共)의 행은 나머지가 능히 미칠 수 없으며 또한 무너뜨리지도 못하나이다. 왜냐하면 나머지 사람의 지혜로는 잘 알 수 없습니다. 부처님들은 이와 같은 여러 행을 약간 수(數)로 나누시나니, 이와 같이 깊고 멀며 이와 같은 인연이며, 이와 같이 적멸(寂滅)하며, 이와 같이 편하고 즐겁나이다.
012_1304_b_12L如來悉斷此諸戲以是無㝵無畏力故能於大衆作師子吼現佛大音世尊如來亦能於厭惡中生無厭想淨不厭中生厭離又能俱離一心行捨是名佛行自在行不共聲聞辟支佛行世尊共行者餘無能及亦不能壞所以者餘人智力不能及知諸佛世尊如是諸行若干分數如是深遠如是因如是寂滅如是安樂
012_1304_c_01L부처님이시여, 부처님의 모든 행은 무행(無行)으로서 중생은 잘 할 수 없나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모든 행은 온갖 성문과 벽지불이 능히 행하지 못하나이다. 행하지 못하므로 행도 아니며 행 아님도 아닙니다. 온갖 성문과 벽지불은 이 법 가운데서 본래부터 행하는 힘이 없나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행하심을 가없는 행이라 이름하나니, 가없는 행이란 부처님들의 본래 뜻하고 즐거워하심이 가없다는 것입니다.
012_1304_b_21L世尊如來諸行無行衆生所不能行是故世尊來諸行一切聲聞及辟支佛非所能非所行者非行非不行一切聲聞及辟支佛於是法中本無行力是故世尊如來所行名無邊行無邊行者諸佛如來本所志樂無有邊際
부처님이시여, 이 법은 문자(文字)로써 설할 수 없나니 문자로 설하면 이 행을 곧 여의게 되나이다. 이 법을 이름 붙여 ‘의취(義趣)의 법문’이라 하나니, 6만 6천의 법문을 능히 열어서 모두 비추어 밝게 하나이다. 부처님이시여, 일보엄불께서는 늘 중생을 위하여 이 법문을 설하시나이다. 이 법문을 설하실 때에 7만 7천의 여러 보살 대중은 걸림 없는 법문을 얻고 부처님의 행에 따라 순종하였나이다. 여러 보살들이 소리를 같이하여 ‘우리들은 이제 위없는 정각(正覺)에 이르렀고 6만의 중생이 모두 위없는 정각의 마음을 발하였으니, 부처님께서는 곧 수기(授記)하실 것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012_1304_c_04L世尊是法不可以文字說以文字說則離此行是法名爲義趣法門能開六萬六千法門皆令照明世尊一寶嚴佛常爲衆生說是法門說是門時七萬七千諸菩薩衆皆逮得是無閡法門便能隨順如來之行此諸菩薩同聲唱言我等今者則爲已逮無上正覺六萬衆生皆發無上正覺之心卽時如來便爲授記
이때 백억만 나유타 무리가 모든 법 가운데서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었으며 법눈[法眼]의 깨끗함을 얻었다. 다시 3만의 비구니들이 모든 법을 받지 않고 누(漏)가 다하고 뜻이 풀렸다.
때에 부처님께서 빙그레 웃으시며 큰 광명을 놓아 세계를 널리 비추시니, 대지가 크게 진동하였다. 아난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인과 어떤 연으로써 빙그레 웃으시며, 큰 광명을 놓으시어 세계를 널리 비추시매 대지가 크게 진동하나이까?”
012_1304_c_13L八百億萬那由他衆於諸法中遠塵離垢得法眼淨復有三萬比丘尼衆不受諸法漏盡意解時佛微笑放大光明普照世界地大震動爾時阿難卽從坐起偏袒右肩右膝著地白世尊曰何因何緣而現微笑放大光明普照世界地大震動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망명보살이 이 법문을 설하니, 7만 7천의 보살 대중이 모두 이 문을 얻었고, 망명보살은 이 세계의 허공분(虛空分) 가운데 8만의 여러 부처님 처소에서 이 법문을 들었느니라. 듣고 나서 걸림 없는 법문에 이르렀고, 이 문에 이르러서는 한량없는 부처님 나라에서 노닐 것이니라.”
012_1304_c_19L佛告阿難網明菩薩說是法門七萬七千諸菩薩衆皆得是門網明菩薩於此世界虛空分中曾從八萬諸如來所聞是法門聞已逮此無閡法門逮此門已常能遊化無量佛國
012_1305_a_01L
4. 여상품(如相品)
012_1305_a_01L如相品第四

그때에 동쪽으로 708만 아승기 나라를 지나 세계가 있으니, 일보취(一寶聚)라 이름하고, 부처님께서 계시니 이름을 무변보력(無邊寶力)이라 하였는데, 한량없는 대중에게 공경히 둘러싸여 법을 설하시고 계셨다. 이 무변보력불은 불허행력(不虛行力)보살마하살을 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기(記)를 맡기면서 이와 같은 말을 하셨다.
“지금 이 보살은 나 다음으로 부처가 될 것이다.”
불허행력보살은 대중 가운데서 큰 광명을 보고 큰 소리를 듣고 그 부처님에게 여쭈었다.
“이 광명과 음성은 어느 부처님께서 내시는 것입니까?”
012_1305_a_02L爾時東方過七百八萬阿僧祇國世界名一寶聚有佛號曰無邊寶力今現在無量大衆恭敬圍遶而爲說是無邊寶力佛與不虛行力菩薩摩訶薩授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作如是言今是菩薩次於我後當得作佛時不虛行力菩薩於彼衆中見大光明聞大音聲白彼佛言是爲何佛光明音聲
그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서쪽으로 708만 아승기 나라를 지나 세계가 있으니 사바(娑婆)라고 이름한다. 그 가운데 부처님께서 계시니 석가모니라고 이름하는데, 지금 대장엄(大莊嚴)보살을 위하여 중생의 의심을 끊고 대중으로 하여금 기쁘게 하는 보살장경(菩薩莊經)을 말씀하시고 계시느니라.”
때에 불허행력보살은 저 부처님에게 여쭈었다.
“우리가 저 사바세계에 나가 석가모니부처님을 공양하고 예경해 받들며, 저 세계에 크게 장엄한 여러 보살 대중을 만나고자 하나이다.”
012_1305_a_11L彼佛報言西方去此過七百八萬阿僧祇國有世界名娑婆彼中有佛號釋迦文今現在爲大莊嚴諸菩薩說斷衆生疑令衆歡喜菩薩藏經時不虛行力菩薩白彼佛言我欲詣彼娑婆世界供養禮覲釋迦文佛及見彼土具大莊嚴諸菩薩衆
저 부처님께서 가르쳐 말씀하셨다.
“그대는 스스로 때를 알아 하라. 마땅히 한마음으로 저 세계에 노닐어야 한다. 왜냐하면 저 여러 보살은 큰 위덕이 있어 이기기 어렵고 따르기 어려우니라. 그대는 내 말로써 저 부처님께 문안 여쭙기를 ‘괴로움이 적고 병환이 적으시어 기거가 경쾌하시고 기력이 편안하십니까?’라고 하고 나서, 이 연꽃으로써 저 부처님께 공양하라.”
012_1305_a_17L彼佛報言汝自知時當以一心遊彼世界所以者何彼諸菩薩有大威德難勝難及汝以我言問訊彼佛少惱少病起居輕利氣力安耶以此蓮華供養彼佛
012_1305_b_01L이때에 불허행력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아래 절하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곧 7만 8천 보살과 함께 저 부처님 국토에서 홀연히 사라져 이 세계에 이르렀다. 이 삼천대천국토의 나무로 하여금 때 아닌 꽃과 열매가 생기게 하며, 온갖 이름난 꽃을 비 내리게 하며, 향기가 널리 풍기게 하며, 훌륭하고 묘한 풍악이 동시에 함께 들리게 하였다.
012_1305_a_22L不虛行力菩薩從坐而頂禮佛足右遶三帀卽與七萬八千菩薩於彼佛土忽然不現到此世令此三千大千國土樹木非時皆生華實雨衆名華香氣普熏上妙伎樂同時俱作
불허행력보살이 대숲 동산에 나아가 땅에 엎드려 절하여 손으로 부처님 발을 세 번 만지고 스스로 일컬어 말하였다.
“저는 불허행력보살이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만 그치고, 그대의 정성스러운 마음을 밝히라.”
불허행력보살이 땅에 엎드려 절하고 나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변보력불께서 부처님께 문안하기를 ‘병환이 적으시고 괴로움이 적으시며, 기거가 경쾌하시어 기력이 튼튼하시나이까?’ 하시면서, 이 연꽃으로써 부처님께 공양 올리라 하였나이다.”
부처님께서 꽃을 받고 나서 물으셨다.
“무변보력불께서는 편안하시고 아무 탈이 없으시어 기력이 편안하신가?”
012_1305_b_04L不虛行力菩薩行詣竹園頭面作禮手摩佛足三自稱言我是不虛行力菩薩佛言且止明汝至心不虛行力菩薩頭面禮已白佛言無邊寶力佛問訊世尊少病少惱起居輕利氣力强耶以此蓮華供養世尊佛受華已而問之曰無邊寶力佛安隱無恙氣力康耶
“부처님이시여, 무변보력불께서는 괴로움도 적고 병환도 적어 편안하시고 아무 일도 없나이다.”
부처님께서 이 꽃을 미륵보살에게 주니, 미륵보살은 연꽃을 받아 들고 이렇게 말하였다.
“이 연꽃은 선근ㆍ복덕ㆍ인연의 힘을 쓰는 까닭에 선남자ㆍ선여인으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므로 불토를 깨끗이 하고 중생을 성취시키나이다.
012_1305_b_11L答言無邊寶力佛少惱少病安隱無爲佛以此華與彌勒菩薩爾時彌勒手執蓮華作如是言以此蓮華善根福德因緣力故令善男子若善女人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得淨佛土成就衆生
무엇때문인가? 만일 모든 중생이 선근을 심지 않으면 교화하기 어렵고, 선근을 갖추지 못하면 교화하기 어렵고, 선근이 적거나 옅으면 교화하기 어렵고, 적은 법을 즐기는 이는 교화하기 어렵나이다. 왜냐하면 이 여러 꽃 속에서 누구든지 시방세계의 여러 부처님을 뵙고자 하면 곧 모두 뵐 수 있사오며, 또한 무변보력불 보취세계의 여러 보살 대중도 능히 만나 볼 수 있으며, 저 국토에서 공해탈(共解脫)ㆍ3명(明)ㆍ6통(通)을 얻은 큰 성문 대중도 볼 수 있나이다.
012_1305_b_17L所以者何若諸衆生不種善根難可教化善根不具難可教善根微淺難可教化樂小法者難可教化所以者何是衆華中若人欲見十方諸佛卽皆得見亦能得見無邊寶力佛寶聚世界諸菩薩衆及見彼土得共解脫三明六通大聲聞衆
012_1305_c_01L부처님이시여, 이 꽃은 깊은 선근 인연의 과보로 나왔나이다. 그러므로 저는 이제 여러 부처님께 공양하여 중생으로 하여금 발심하여 부처님의 도를 구하려는 이에게는 장애가 없게 하며, 발심 못한 이는 또한 발심케 하며, 마치 부처님께서 모든 법에 통달하여 무너지는 모양이 없고 위없는 도를 얻으심과 같나이다. 제가 이러한 마음으로 꽃을 가져 공양하나이다.”
012_1305_b_23L世尊是華從深善根因緣報生是故我今以供諸佛令衆發心求佛道者得無障閡未發心者亦令得發如如來通達諸法無所壞相得無上道以是心持華供養
그때에 부처님께서 발타바라(跋陀婆羅)에게 말씀하셨다.
“무엇을 법이라고 말하는가. 여래는 법으로써 무너지지 않는 데에 통달하여 위없는 도를 얻었느니라.”
발타바라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이 법은 없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법으로써 무너지지 않는 데에 통달하여 부처의 도를 이루었나이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는 이 모든 법의 모양을 얻지 못하시나니, 만일 부처를 얻지 못한다면 이것을 법이라 이름할 수 없고, 법 아니라고 이름할 수도 없나이다. 부처님이시여, 얻은 바 없는 가운데 법이 있다면 곧 여래를 위하여 이 법의 모양을 일으키나이다.
012_1305_c_05L爾時佛告跋陁婆何謂爲法如來以如通達不壞無上道跋陁婆羅白佛言世尊無有是法如來以如通達不壞得成佛道所以者何如來不得是諸法相若佛不得是不名法不名非法世尊無所得中若有法者則爲如來起此法相
무엇 때문인가? 모든 나온바 모양은 모두 6입(入)으로 말미암음인데, 여래는 오히려 스스로 모든 입(入)을 얻지 못하거늘, 하물며 얻음이 없는 가운데서 모양을 얻음이리까. 이와 같은 관(觀)이 있으면 곧 모양이 되나이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온갖 법을 설하시는 데 취함도 없고 버림도 없으며 또한 따라 순종함도 없나이다. 마땅히 행할 만한 것은 이 모양을 얻은 까닭에 여래라 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하고자 하는 법은 모두 여(如) 가운데 있나니, 만일 모든 법을 취하면 곧 여를 무너뜨리게 되나이다. 여에 여래가 없지만 여를 인(因)하므로 여래라 하나이다. 이 여가 모양이 없지만 모양 없음에 인하므로 이름하여 여래라 하나이다. 이 여는 다함이 없나이다. 다함이 없기 때문에 이름하여 여래라 하나이다. 이 여는 또 무너지지 않나이다. 무너지지 않으므로 이름하여 여래라 하나이다. 모든 법은 실(實)과 같나이다. 실과 같으므로 이름하여 여래라 하나이다.
012_1305_c_11L所以者何諸相所生皆因六入如來尚自不得諸入況無得中而得相耶有如是觀卽復爲相是故佛說一切諸法無取無捨亦無隨順如應行者得是相故名爲如來所以者何佛所欲法皆於如中若取諸法則爲壞如如無如來而因如故名爲如來是如無相因無相故名爲如來是如無盡因無盡故名爲如來是如不壞因不壞故名爲如來諸法如實因如實故名爲如來
012_1306_a_01L부처님이시여, 이런 까닭에 온갖 법의 여는 곧 이 여래이시고, 여래는 곧 이 온갖 법의 여이옵니다. 머무는 바 없는 곳이 곧 여래의 뜻이옵니다. 바른 통달에 있어서 또한 머무르지 않는 까닭에 부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법에 있어 취함도 없고 버림도 없고 순종함도 없고 다툼도 없으면, 이것을 이름하여 온갖 세간의 복밭이라 부르나이다.”
012_1305_c_22L是故世尊一切法如卽是如來如來卽是一切法如是故世尊無所住處是如來義於正通達亦不住故是故佛說若人於法無取無捨無順無諍是名一切世閒福田
부처님께서 발타바라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어느 곳에 머물러서 이 말을 하느냐?”
“부처님이시여, 온갖 세간 모든 머무를 바에 머물러서 이와 같이 말하나이다. 부처님이시여, 저는 탐착(貪着)하지 않는 범부와 같은 데에 머물러 있나이다. 왜냐하면 범부가 머물러 있는 곳은 곧 패괴(敗壞)의 상(相)에 탐착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무너지는 상에 집착하면 이 사람은 곧 무너져서 달라지나이다.
012_1306_a_03L佛告跋陁婆羅汝住何處能作是說答言世尊一切世閒諸所住處我住其中作如是說世尊我不貪著如凡夫住所以者何凡夫所住卽是貪著敗壞之相若著壞相是人卽爲敗壞變異
부처님이시여, 실상(實相)은 세간에 머무르는 바와 같지 않나이다. 현성(賢聖)은 이 세간의 상 가운데서 다툼 없고 둘 없음을 세간에 머무른다고 이름하나이다. 범부는 여기에서 행하는 곳이 없나이다. 세간은 불꽃과 같이 모든 입(入)을 지나가는 까닭에 세간은 무상(無常)하고, 인연으로 좇아 나온 까닭에 세간은 깨끗하지 않으며, 악한 업(業)을 일으키는 까닭에 세간의 머무는 곳과 무너지는 상은 모두 머무는 바 없는 가운데 머물러 있나이다. 그러므로 저는 둘 없는 법 가운데 머물러서 이 말을 능히 하나이다.”
012_1306_a_08L世尊實相不如世閒所住賢聖於此世閒相中無諍無二名住世閒凡夫於此無有行處世閒如焰過諸入故世閒無常從緣生故世閒不淨起惡業故是故世閒世閒住處世閒壞相皆悉住於無所住中是故我住無二法中能作是說
그때에 부처님께서 발타바라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그런 법에 머물러서 그렇게 말하느냐?”
“부처님이시여, 부처님의 얻으신 법은 여래 아니시고는 능히 아는 이가 없습니다.”
“발타바라여, 내가 무슨 법을 얻었느냐?”
“그러하나이다,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 도량에 앉으시어 얻으신 법을 법이라거나 법 아니라 한다면 그것은 옳지 않습니다.”
012_1306_a_15L爾時佛告跋陁婆羅汝住此法作是說耶答言世尊佛所得法自捨如來無能知者跋陁婆羅吾得何法唯然世尊佛坐道場所得之法若法非法無有是處
012_1306_b_01L부처님께서 발타바라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네 말과 같이, 여래가 도량에서 얻은 법은 법이 아니며 또한 법 아님도 아니니라. 내가 이 법에 있어서 지혜로 능히 행할 수 없으며 눈으로 보지 못하며 행하는 곳이 없으며, 혜(慧)가 통하지 못하여 밝게 알 수 없으며, 물어도 대답이 없느니라. 이 법 가운데서는 받음도 없고 취함도 없고 때도 없고 깨끗함도 없느니라. 만일 내가 스스로 얻은 법을 상(相)으로써 행한다 말하고 이 법을 행하면 모두 미혹하여 답답해[迷悶] 할 것이다. 발타바라야, 나의 이 법에 있어서는 여러 부처님을 제외하고는 증명할 이가 없느니라. 현신(現身)의 보살과 일생의 보살도 나의 이 법에서 또한 증명하지 못하고, 이러한 법을 듣고 오히려 놀라고 두려움을 품을 것인데, 하물며 능히 증명할 이가 있겠느냐.”
012_1306_a_19L佛告跋陁婆羅善哉善哉如汝所說如來道場所得法者是法非法亦非非法我於此法智不能行目不能見無有行處慧所不通明不能了問無有答於此法中無受無取無垢無淨若我說是自所得法若以相行行是法者則皆迷悶跋陁婆羅我於是法唯除諸佛無證明者現身菩薩一生菩薩於我是法亦不能證聞如是法尚懷驚怖況斯已下能證明者

5. 불신품(不信品)
012_1306_b_06L不信品第五

부처님께서 발타바라에게 말씀하셨다.
“오는 세상에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들이 몸을 닦지 않고 마음을 닦지 않고 계(戒)를 닦지 않고 혜(慧)를 닦지 않고서 이 경을 듣는다면, 여러 부처님의 보리를 얻음도 없고 잃음도 없고 분별함도 없고 때도 없고 밝음도 없으며 여(如)에 수순(隨順)하여 부처님의 부촉하는 데에 놀라, 의심하고 무섭고 두려워하여 깊은 구렁에 떨어져 이런 생각을 하리라.
‘여래는 온갖 지혜를 얻으셨다고 하여 지금 이 경에서 지혜로 행하지 않고 지혜로 통할 수 없으며, 밝게 알 수 없으며 물어도 대답이 없고 알 만한 상(相)이 없다.’
012_1306_b_07L佛告跋陁婆羅來世當有比丘比丘優婆塞優婆夷不修身不修心修戒不修慧聞是經說諸佛菩提無無失無有分別無垢無明隨順於佛所囑累驚疑怖畏墜大深坑是念言如來名爲得一切智而今此經說智不行慧不能通明不能了無有答無可知相
여러 사람들이 이 경을 읽고 외우고 말하는 이를 보고는 도리어 가련하고 불쌍하다는 생각을 더하며, 혹은 화내고 교만을 내며 원수나 도둑의 마음을 일으키느니라.
발타바라야, 네가 말세를 관찰함에 있어 여기에서 뒤바뀌어 나에게 거역하는 이가 있으리니, 이 법 가운데 도둑이 도리어 소중히 여김을 얻고, 여래의 바른 지혜를 능히 말하는 이는 가볍고 천하게 여기어, 절이나 공부하는 곳에 머물러 있을 수 없으리라. 내 이 법은 자연히 스승 없이 대중 가운데서 사자의 부르짖는 소리를 짓는 것이니라. 악한 사람들은 여래와 여래의 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꾸짖어야 할 일 가운데서 칭찬할 생각을 내고, 칭찬해야 할 일 가운데서 꾸짖을 생각을 내느니라.
012_1306_b_15L是諸人等見有讀誦說是經者反加憐愍或生恚慢起怨賊心跋陁婆羅汝觀末世有是顚倒違逆我者是法中賊反得尊貴說如來正智慧者而被輕賤不得住止僧坊精舍我以是法自然無師大衆中作師子吼是諸惡人不識如來及如來法以不識故可呵事中生稱讚想可譽事中生呵責想
012_1306_c_01L무엇을 꾸짖을 만한 것이라 이르느냐. 만일 어떤 사람이 법을 탐하여 취하되 끝내 선한 법에까지 이르면, 이것은 여래께서 꾸짖을 것이라고 이름하나니, 이 사람이 꾸짖음을 받을 일로써 칭찬하는 생각을 내면, 이는 곧 이름하여 사문(沙門) 가운데 도둑이요 사문을 더럽히는 이라 하고, 사문 가운데서 전다라(旃陀羅)가 되고, 승(僧) 가운데 패괴(敗壞)한 무리의 찌꺼기니라. 외도(外道)를 따라서 단상(斷常)을 깊이 계교하며 법에 탐착하는 분별의 마음을 내느니라.
012_1306_b_23L何謂可若人於法有所貪取乃至善法名如來之所呵責是人以此所呵責事而生稱讚是則名爲沙門中賊沙門者於沙門中爲旃陁羅僧中敗壞衆之糟糠隨逐外道深計斷常貪著法分別之心
발타바라야, 여래가 설하신 바는 세간의 바른 견해[正見]이다. 희론할 만한 법은 나고 죽는 이치에 순응하여 중생으로 하여금 업의 과보를 알게 하고자 함이니라. 이 여러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 법 가운데서 제일의 생각을 내느니라. 발타바라야, 결발 범지(結髮梵志)도 또한 세간 죄복의 인연을 설하는데, 이와 같이 아는 것을 보리(菩提)라고 이름할진댄 곧 이 범지도 마땅히 보리를 얻겠구나. 발타바라야, 이와 같이 범지는 내가 멸도한 뒤에 스스로 아는 바에 허물이 있음을 보고 싫어 여읠 마음을 내어 나의 법 가운데서 출가(出家)할 것을 구하리라. 출가하고 나서는 불법을 능히 얻으리라.
012_1306_c_06L跋陁婆羅如來所說世閒正見可戲論法順生死理令衆生知業果報此諸癡人於是法中生第一想跋陁婆羅結髮梵志亦說世閒罪福因緣若如是知名菩提則是梵志應得菩提跋陁婆羅如是梵志我滅度後自於所知見有過失生厭離心於我法中而求出家旣出家已能得佛法
발타바라야, 네가 오는 세상을 관찰하여라. 어리석은 사람들은 오히려 사화 범지(事火梵志)에게 능히 미치지 못하리라. 어리석은 사람들은 마땅히 말가리부란나(末迦梨富蘭那) 등과 같이 내가 말한 세간의 바른 견해, 나고 죽는 이치의 업연에 순응하는 희론할 법으로써 훌륭한 지혜를 삼으리니,
012_1306_c_14L跋陁婆羅汝觀來世是諸癡人尚不能及事火梵志如是癡人當如末迦梨富蘭那等以我所說世閒正見順生死理業緣果報可戲論法爲上智慧
이 사람은 곧 여래와 여래의 법을 훼방함이 되며, 나고 죽는 요소(要所)에서 벗어남을 능히 보아 알 수 없나니, 나는 이 사람에게 도의 그릇을 감당하지 못한다고 말하노라. 왜냐하면 이 사람이 내가 한량없고 가없는 아승기겁 동안에 모은 불법을 작은 인연으로써 헐어 무너뜨리느니라. 이 사람은 곧 여래의 허물을 드러내려고 하는 여래의 도둑이니라.
012_1306_c_18L是人則爲毀謗如來及如來法不能見知出生死要說此人不堪道器所以者何是人於我無量無邊阿僧祇劫所集佛法微因緣而毀壞之是人則爲生如來如來之賊
012_1307_a_01L발타바라야, 어떠한 것들을 이름하여 여래를 칭찬하고 여래의 뜻에 따라 법을 설하는 이라 하는가. 만일 여러 법에서 탐냄도 없고 다툼도 없고 일어남도, 지음도, 상(相)도, 함도 없이 3세에 뛰어나서 법을 연설하면 이 사람은 이름하여 여래를 칭찬하고 뜻을 따라 행하는 이라 하고, 이를 이름하여 부처님의 아들이라 하나니,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나왔고, 법화(法化)로부터 나왔다 하느니라.
012_1306_c_23L跋陁婆羅何等名爲稱讚如來隨如來意而說法者若於諸法無貪無諍無起無作無相無爲過三世而演說法是人名爲稱讚如來隨意行者是名佛子從佛口生法化生
발타바라야, 이 사람은 곧 이와 같은 경을 능히 읽고 외우고 묻고 답하리니, 이것을 곧 이름하여 뜻을 따라 행하는 이요, 법다이 설하는 이요, 법에 따라 행하는 이라 하여 내가 신통력을 더해 주리라. 이 사람은 옛적에 나의 가르침을 벌써 받았으며 내가 권한 바 있어 법의 당기[幢]를 능히 세우고 큰 법소라를 불며 큰 법북을 치며 법의 번기[幡]를 베풀어 여러 부처님께서 아시는 바 되었느니라.
012_1307_a_05L跋陁婆羅是人則能讀誦答如是等經是則名爲隨意行者法說者隨法行者我加神力是人昔曾受我教誨我所勸請能建法幢大法貝擊大法鼓張設法幡爲諸如來之所知識
이 사람은 곧 공덕화만(功德華鬘)을 입고 항상 즐거운 곳에 머물러서 여러 마원(魔怨)을 항복 받고, 세간에서 희유하여 보는 이가 이익을 얻고 위없는 도의 그릇을 능히 맡아서 받아 지니므로 여러 부처님과 보살의 생각하는 바가 되어, 법눈을 깨끗이 하고 온갖 법에서 걸림이 없으며, 부처님의 뜻을 즐겁게 해 드리며,
012_1307_a_10L是人則著功德華鬘常樂處降諸魔怨世閒希有見者獲堪任受持無上道器爲諸菩薩諸佛所念能淨法眼於一切法無所障悅可佛意
부처님께서 이 사람을 가까이하고 예로 섬기는 것을 들으시어 바른 법을 물어보았으며, 여러 공덕으로써 스스로 장엄하여 지혜가 깊고 멀며, 여러 학자(學者)를 위하여 큰 법의 비를 내리며, 불법을 늘고 자라게 하여 각의(覺意)의 꽃을 피게 하고, 해탈의 열매를 이루고, 도량에 앉아 부처님의 보리를 얻어 중생의 길을 보여 주고, 법 보시를 베풀어 중생의 소원을 만족케 하느니라.
012_1307_a_14L佛聽是人親近禮事諮受正法以諸功德而自莊嚴智慧深爲諸學者雨大法雨增長佛法敷覺意華成解脫果爲坐道場得佛菩提示衆生道能演法施滿衆生願
발타바라야, 내가 지금 간략하게 이 사람의 공덕을 말하였거니와, 만일 널리 말할 것 같으면 능히 믿어 받는 이가 적으리라. 이 사람을 이름하여 여래를 칭찬하고 불법을 찬탄하는 이라고 하느니라. 발타바라야, 마치 어떤 사람이 아누달(阿耨達)못을 보기 전에 다른 못을 보고 ‘저 큰 못과 같고 다른 것이 없구나’라고 한다면, 이 사람이 비록 저 못을 찬미하고자 했지만 이는 다시 헐어서 손상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니라.
012_1307_a_18L陁婆羅我今略說是人功德若廣說者少能信受是人名爲稱揚如來讚佛法者跋陁婆羅如人未見阿耨達若見餘池作如是言與彼大池等無有異是人雖欲讚美彼池乃更毀
012_1307_b_01L발타바라야,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 공덕이 없고 이와 같은 법과 이와 같은 지혜가 없이, 여러 세간의 샘이 있는 정견(正見)으로써 나고 죽는 데 물들고 애착하여서, 나를 칭찬하여 이런 말을 하리라.
‘여래의 지혜는 이 법 가운데서 장애됨이 없다.’
비록 나를 칭찬하려고 하였지만 실상을 헐고 욕보인 것이니라. 또 어리석은 사람이 금빛이 노랗다는 말을 듣고 나서, 그 뒤에 사람에게서 염부단금(閻浮檀金)의 훌륭한 모양의 얘기를 듣고도 믿으려 하지 않으며, 그 사람에게 말하기를 ‘그대는 말하지 말고 가만히 있거라. 진금의 빛은 노래서 너의 말과 같지 않다’고 하리라. 어리석은 사람들도 이와 같아서 눈이 없이 어둡고 캄캄하여,
012_1307_b_01L跋陁婆羅此諸癡人無是功德如是法如是智慧以諸世閒有漏正生死染著而稱讚我作如是言來智慧於此法中無有障閡雖欲讚我而實毀辱又如愚人聞金色黃聞人說閻浮檀金殊勝相貌不肯信語其人曰汝止勿言眞金色黃如汝說此諸癡人亦復如是無目盲
어떤 사람에게서 부처님의 이름, 법의 이름을 듣거나, 또 여래께서 32상(相) 80종호(種好)로서 왕의 집에 태어나서 권속이 구족하고 출가하여 도를 배워 계정(戒定)이 구족함을 듣더라도 진실한 부처님의 법신의 모양과 참 법의 모양은 듣지 않고, 다만 이 법으로써 온갖 지혜[一切智]라 이름 붙여 여래라 이름하느니라. 또한 여래가 어떤 모양을 쓰므로 모든 법과 법 아님을 연설하심을 듣지 않느니라. 이 사람이 어떤 때에 이러한 경전은 부처님의 참몸 여실의 법상(法相)을 설함을 듣고서 곧 괴상한 의심을 내어, 이 법이 있느냐, 이와 같으냐, 같지 않느냐 하리라. 마치 저 소경이 금빛이 노랗다는 말을 듣고 그 뒤에 사람에게서 염부단금 얘기를 들었지만 믿지 않고 이와 같으냐, 같지 않으냐 하고 의심을 내는 것과 같으니라.
012_1307_b_09L若聞人說佛名法名又聞如來三十二相八十種好生在王家眷屬具出家學道戒定具足不聞眞實佛法身相及眞法相但以是法名一切名爲如來又亦不聞如來演說何相故諸法非法是人或時聞是等經說佛眞身如實法相則生疑怪是法耶爲如是不如彼盲人聞金色後聞人說閻浮檀金生疑不信如是不
또 어리석은 사람은 큰 바다의 너비가 3만 유순, 깊이가 8만 4천 유순이고, 한량없는 보배가 있으며 그 물은 한맛[一味]이고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는, 이 사람은 믿지 않고 하는 말이 ‘여러 갈래 물줄기가 다 들어가거늘 어째서 넘치지 않으며 깊이와 너비가 이렇다는데, 비록 아름다운 보배가 있기로서니 누가 능히 꺼낼 이 있으랴. 큰 바다는 이와 같은 공덕이 없다’고 이르는 것과 같으니, 어리석은 사람은 부처님 이름과 법의 이름을 말하는 것만 듣고, 깊은 공덕과 지혜와 진실한 법상을 듣지 않느니라.
012_1307_b_18L又如愚人聞說大海其量彌廣三萬由旬淵深八萬四千由旬無量寶其水一味不增不減是人不作是念言衆流皆注云何不溢廣如是雖有珍寶誰能得者便謂大海無如是德癡人亦爾但聞人說佛名法名不聞甚深功德智慧眞實法
012_1307_c_01L 혹은 사람에게서 이와 같은 경전은 구경열반의 한량없는 법보로서 큰 해탈을 얻고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걸림 없는 눈을 얻게 하며, 온갖 법에서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으며, 온갖 지혜는 가없고 사이[際]가 없으며, 공덕이 매우 깊어 밑바닥을 얻기 어려워 온갖 중생은 능히 헤아릴 수 없고 또한 무너뜨릴 이도 없다. 비유하면 큰 바다는 송장을 재우지 않는 것과 같이, 불법도 또한 그러하여 사견(邪見)의 악한 사람, 혜명(慧命)을 잃게 한 이는 머물러 있지 못한다. 또한 큰 바다가 똑같은 짠 맛인 것과 같이, 불법도 또한 이러하여 함께 열반에 나아가는 한 해탈의 맛이라는 말을 들었다. 어리석은 사람은 이것을 듣고 능히 믿어 이해하지 못하고, ‘이런 일이 없어, 진실한 법이 아니다’라고 말하느니라.
012_1307_c_02L或聞人說如是等經究竟涅槃無量法寶得大解脫令衆生得佛無㝵於一切法無增無減一切智慧無邊無際功德甚深難得崖底一切餘衆無能測量亦無壞者譬如大海不宿死屍佛法亦爾邪見惡人失慧命者不得止住又如大海同一鹹味法亦爾同趣涅槃一解脫味癡人聞是不能信解謂無斯事非眞實法
발타바라야, 이 어리석은 사람을 보아라. 오히려 스스로 태어날 적에 어떤 곳으로부터 왔으며 죽어서 어느 곳에 이르는지를 알지 못한다. 지난 세상에 어떤 행을 행하였으며 업연도 알지 못하고 과보도 알지 못한다. 오는 세상에서 장차 무슨 법을 행하여 어떤 과보를 얻을는지 모른다. 그것은 지혜의 도를 행하기 위함이며 식(識)의 도를 행하기 위함이니라. 만일 어리석은 사람이 이 법 가운데서 비법(非法)의 생각을 내면 내가 꾸짖은 법에 진실한 생각을 냄이니, 내가 멸도한 뒤에 이와 같은 경전을 능히 의지할 수 없으리라.
012_1307_c_10L陁婆羅觀是癡人尚不自知生從何死至何所於過去世爲行何行知業緣不知果報於將來世當行何得何果報爲行智道爲行識道是癡人於是法中生非法想我所呵法生眞實想於我滅後不能依止如是等經
발타바라야, 내가 경 가운데에 말하리라. 여래가 멸도한 뒤에 만일 어떤 사람이 부처님ㆍ법ㆍ스님들을 훼방하는 이가 있더라도 너희들은 화내고 원망하거나, 근심하고 괴로워하지 말고 마땅히 이러한 생각을 가져라.
‘우리들이 화내고 원망하는 마음을 내면 곧 사문이 아니고 사문의 법이 아니고 도에 따라 순종함이 아니다. 만일 사문이 되어 법에 따르지 않으면, 마침내 믿고 이해함을 얻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법을 능히 통달하지 못하느니라.’”
012_1307_c_17L跋陁婆羅我經中說如來滅後若人毀謗佛法僧者汝等不應瞋恨憂惱應作是念我等若生瞋恨心則非沙門非沙門法不隨順道爲沙門而不隨法終不能得信解通達阿耨多羅三藐三菩提法
佛說華手經卷第一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