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3_0236_a_01L불설보살본행경 중권
013_0236_a_01L佛說菩薩本行經卷中

역자 미상
013_0236_a_02L失譯人名今附東晉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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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현자(賢者)가 있었는데, 이름은 수달(須達)이었다. 거처하는 집이 가난하여 재산이 없었으나 지극히 도덕을 믿었다.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서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경법(經法)을 설하시는 것을 들었다.
부처님께서 수달에게 물으셨다.
“재가 보살은 마땅히 보시를 해야 하는가, 보시하지 말아야 하는가?”
013_0236_a_03L昔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賢者名曰須達居家貧窮無有財產至信道德往至佛所頭面作禮稽首佛足卻坐一面聽說經法佛問須達在家之士當行布施不布施也
수달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마땅히 보시를 행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많이 보시해야 합니까, 조금 보시해도 됩니까? 마땅히 좋은 뜻으로 보시해야 합니까, 좋지 않은 뜻으로 보시해야 합니까?”
013_0236_a_08L須達白佛當行布施多布施耶小布施也當以好意而布施耶以不好意而布施乎
부처님께서 수달에게 말씀하셨다.
“대체로 보시에 있어서 비록 보시하는 바가 많아도 과보를 얻음이 적을 수도 있고, 보시가 비록 적어도 과보를 얻음이 많은 수도 있으니, 어떠한 것이 많이 베풀고도 적게 과보를 얻는 것인가?
비록 많이 보시하더라도 지극한 마음이 없고, 공경하는 마음이 없으며, 크게 기뻐하지 않고, 스스로 크다고 뽐내며, 보시를 받는 사람이 삿되고 전도된 견해를 믿어 바른 견해를 지니지 않아서 수행자[快士]가 아니면 베푸는 바가 비록 많아도 얻는 과보가 적나니, 마치 농사를 짓되 척박한 땅 가운데에는 씨를 뿌린 것이 비록 많더라도 열매를 거두는 것이 매우 적음과 같다.
어떠한 것이 적게 베풀어도 큰 복을 얻는 것인가?
베푸는 바는 비록 적어도 기쁨으로 주고 정결한 마음으로 주고 공경하면서 주고 보답을 바라지 않고 주며, 보시를 받는 사람이 다시 훌륭한 수행자[快士]여서 부처님, 나아가 벽지불ㆍ사문 4도(道)에서 정견(正見)에 응하는 사람이라면 베푸는 바가 비록 적어도 얻는 과보가 클 것이니, 마치 좋은 밭에 심은 것이 비록 적어도 열매를 거두는 것이 매우 많음과 같다.”
013_0236_a_11L佛告須達夫於布施所施雖多而獲報小布施雖小而獲報多何謂施多而獲報小雖多布施而無至心無恭敬心不大歡喜貢高自大所施之人信邪倒見非是正見不得快士所施雖多而獲報小猶如耕田薄地之中下種雖多收實甚小何謂施小而獲大福所施雖小歡喜與淨潔心恭敬與不望報與所施之人復得快士佛及辟支佛沙門四道應正見所施雖小獲報弘大猶如良田種雖小收實甚多
013_0236_b_01L부처님께서 또 수달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스스로 생각하니, 과거 세상에 이 염부제에 전륜왕이 있었는데, 이름은 파다발녕(波多★寧)이었다. 왕은 천 명의 아들을 두었고 사천하를 주관하였는데, 이 염부제에 8만 4천의 나라가 있었다.
그때 한 바라문이 있었는데 이름은 비람(比藍)이었고, 몸이 금빛이고 단정하여 비할 데 없었으며, 총명하고 지혜로워서 천지가 변하는 운세와 병을 가라앉히는 의술을 알았으며, 위로 천문을 알았고 아래로 지리를 살폈으며, 중간에 있는 사람들의 실정을 알아서 일체 전적(典籍)에 꿰뚫어 통달하지 않음이 없었다.
사람됨이 어질고 자애로워 일체를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니 왕이 매우 사랑하고 공경하였으며, 8만 4천의 모든 왕과 나라의 인민들이 또한 다 받들어 공경하여 스승을 삼았다.
비람 대사가 대왕이고 파다발녕이 대왕이 아니었다. 왜냐 하면 파다발녕왕은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바르게 하는 데 하나하나 물어서 인도하였으며 비람 대사가 교화하였으니, 모든 왕과 신민들이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다.
이때 대왕이 비람으로부터 경전을 인도하여 받고 또한 다시 8만 4천의 모든 작은 나라의 왕과 여러 신하들과 태자와 모든 인민에게 널리 말해서 모두 비람을 따라서 경전을 배우고 지혜를 익히게 하니, 모든 왕과 신민들이 다 비람을 따라서 경전을 인도하여 받고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고, 모두 ‘이것은 범천이 내려와서 우리를 교화하고 좋은 일을 하는 것이요,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였다.
013_0236_a_22L佛告須達吾自憶念過去世時此閻浮提有轉輪王波陁颰寧王有千子主四天下此閻浮提有八萬四千國有一婆羅門名曰比藍身體金色端正無比聰明智慧天地變運醫方鎭壓上知天文下察地理中知人情一切典籍靡不貫達爲人仁愛慈愍一切王甚愛敬八萬四千諸王及國人民亦皆奉敬以爲師主比藍大師爲是大王非是波陁颰寧何以故波陁颰寧王治國正一一諮啓比藍大師爾乃教化民莫不歡喜於時大王而從比藍啓受經典亦復宣告八萬四千諸小國王群臣太子一切人民皆從比藍諮受經典習學智慧諸王民皆從比藍啓受經典莫不歡喜皆言是梵天來化我等爲於好事非是凡
013_0236_c_01L이때 8만 4천의 모든 왕들이 지혜를 배우고 마음과 뜻이 열리고 풀어지자, 모두 크게 기뻐하였다.
8만 4천의 모든 작은 왕들이 금과 은으로 장식한 흰 코끼리 한 마리와 역시 금과 은으로 장식한 준마 한 필과 역시 금과 은으로 장식한 소 한 마리와 단정하기 비할 데 없으며 7보와 영락과 아름다운 옷으로 꾸민 아리따운 여인 한 사람과 금 발우에 은싸라기를 담고, 은 발우에 금싸라기를 담고, 유리(琉璃) 발우에 금싸라기를 담고, 파리(頗梨) 발우에 금싸라기를 담아서 금으로 수레를 만들고 7보(寶)로 장식하여 각각 모두 8만 4천 개를 공물로 비람 대사에게 바쳤다.
013_0236_b_18L於時八萬四千諸王受學智慧意開解皆大歡喜八萬四千諸小王持一白象金銀絞絡駿馬一疋亦金銀絞絡牛一頭亦金銀絞絡妙女一人亦端正無比七寶瓔珞服飾姝金鉢盛銀粟銀鉢盛金粟琉璃鉢盛金粟頗梨鉢盛金粟以金爲車七寶莊飾各各皆爾有八萬四千以用貢上比藍大師
그때 대왕 파다발녕이 모든 작은 왕들이 비람에게 공양하였다는 것을 듣고 크게 기뻐하면서, ‘나도 마땅히 비람 대사에게 재보를 바치리라’ 하고, 즉시 8만 4천의 옥녀들을 7보의 구슬과 아름다운 옷으로 그 몸을 꾸미고, 8만 4천의 흰 코끼리를 순금으로 장식하고, 8만 4천 필의 말을 금과 은으로 장식하고, 8만 4천 마리의 소를 다 금으로 장식하고, 8만 4천 금 발우에 은싸라기를 담고, 8만 4천 은 발우에 금싸라기를 담고, 8만 4천 유리 발우에 금싸라기를 담고, 8만 4천 파리 발우에 금싸라기를 담고, 8만 4천 대의 수레를 다 금으로 장식하여 비람에게 올렸다.
비람이 받은 후에 ‘이 재보와 코끼리ㆍ말ㆍ수레 따위 일체의 소유가 모두 다 항상한 것이 아니어서 견고하지 않은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대왕에게 말하였다.
‘소유한 재산은 모두 다 항상한 것이 아니어서 없어지는 법입니다. 저는 이것을 쓰지 않고 보시하여서 모든 궁핍한 이를 제도하려고 합니다.’
013_0236_c_03L爾時大王波陁颰寧諸小王貢遺比藍大用歡喜我亦當復貢上比藍大師財寶卽時莊嚴八萬四千玉女之等七寶珠璣服飾姝妙瓔珞其身八萬四千白象純金絞絡飾八萬四千疋馬亦金銀絞絡萬四千頭牛盡金莊校八萬四千金鉢盛銀粟八萬四千銀鉢盛金粟萬四千琉璃鉢盛金粟八萬四千頗梨鉢盡盛金粟八萬四千乘車盡金絞飾用上比藍比藍受已念此財寶象馬車乘一切所有皆悉非常而不堅固白大王言財產所有皆悉非常摩滅之法我不用之意欲布施濟諸窮乏
왕이 그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면서 여러 신하들에게 신칙하여 북을 쳐서 염부제 안에 영을 내리기를, ‘가난한 자ㆍ외로운 자ㆍ늙은이ㆍ바라문 범지는 모두 다 모여라. 비람이 곧 큰 보시를 하리라’라고 하였다. 인민들이 영을 듣고 구름처럼 일어나서 모이니, 강한 자와 약한 자가 서로 도와 모두 다 와서 이르렀다.
이때 비람이 바라문의 손을 씻어 주고자 하여 물병을 기울였으나 물이 나오지 않자 크게 근심하기를, ‘지금 나의 큰 보시에 무슨 잘못이 있는가. 뜻이 청정하지 않은가, 보시하는 바가 좋지 않은 것인가? 무엇 때문에 물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하였다.
013_0236_c_17L王聞其言大用歡喜告勅群臣擊鼓宣令閻浮提內貧窮孤老婆羅梵志皆悉來集比藍卽設大檀民聞令雲興而集强弱相扶皆悉來於時比藍欲澡婆羅門手傾於軍持而水不出大用愁憂今我大祠將有何過意不淸淨所施不好以何等故而水不出
013_0237_a_01L그때 하늘 사람이 허공에서 비람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지금 보시하는 것은 대단히 좋아서 비할 데 없고, 그 마음이 정결하여 능히 지나칠 자가 없으니, 그대의 공덕은 천하(天下)에 제일이며 더 높을 수 없다.
다만 보시를 받을 사람들이 다 삿되고 거짓되고 뒤바뀐 견해를 가진 무리들이요, 맑고 고결한 수행자의 무리가 아니어서 그대가 씻어 주는 존경을 받을 만하지 못하기 때문에 물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비람이 하늘 사람의 말을 듣고 뜻이 열리어서 곧 맹세하여 말하였다.
‘지금 내가 보시하는 바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리니, 소원하는 바대로 될 것이라면 내가 붓는 물이 마땅히 내 손 안으로 떨어지게 하소서.’
서원을 마친 후 문득 물병을 기울이니 물이 곧 흘러 나와서 저절로 자신의 손바닥 가운데로 떨어지니, 모든 하늘들이 허공에서 찬탄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그대가 소원한 대로 오래지 않아서 성불하리라.’
013_0237_a_01L卽時天人於虛空中語比藍言汝今布施大好無比其心淨潔無能過者汝之功德天下第一無過上者但所施人盡是邪僞倒見之非是淸高快士之輩而不堪任受汝澡敬以是之故水不出耳於是比藍聞天人語意便開解卽作誓言我所施用成無上正眞之道審如所願者令我瀉水當墮我手中作誓願已訖便傾澡甁水卽來出自墮掌中諸天空中讚言善哉善哉如汝所願成佛不久
그때 비람이 가난한 이에게 의복과 음식과 일체의 필요한 것을 보시하였는데, 12년 동안에 코끼리ㆍ말ㆍ진보(珍寶)ㆍ옥녀(玉女) 등을 다 보시에 써 버려서 저장하여 쌓아 둔 것이 없었다.”
013_0237_a_12L爾時比藍布施貧乏衣被飮食一切所須十二年中象馬珍寶玉女之等盡用布施無所藏積
013_0237_b_01L부처님께서 수달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비람 바라문이 지금의 나였느니라. 그때 내가 보시한 것도 좋았고 그 마음도 좋았으나 받는 자가 좋지 않아서 비록 보시한 것은 많았으나 얻은 과보는 매우 적었다.
그런데 이제는 나의 법이 참되고 미묘하고 청정하며, 제자가 참되고 바른지라, 비록 베푸는 것이 적어도 과보를 얻음이 매우 많다.
이에 비람이 12년 동안 염부제의 모든 인민들에게 보시를 행한 그 공덕을 헤아리건대, 한 명의 수다원에게 보시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 그 복이 훨씬 많아서 그 위를 넘어선다.
설사 백 명의 수다원에게 보시한 것에다가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들에게 베푼 복의 과보를 합치더라도 한 명의 사다함에게 보시한 것만 같지 못하니 이 복이 훨씬 많아서 그 위를 넘어선다.
바로 백 명의 사다함과 백 명의 수다원에게 보시한 것과 나아가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들에게 보시하여 얻은 복의 과보가 한 명의 아나함에게 보시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 그 복이 배나 많아서 그 위를 넘어선다.
013_0237_a_14L佛告須達爾時比藍婆羅門者今我身是而我爾時所施亦好其心亦好受者不好所施雖多獲報甚少而今我法眞妙淸淨弟子眞正所施雖少獲報甚多於是比藍十二年中所作布施及閻浮提一切人民行於布施計其功德不如布施一須陁洹人其福甚多過出其上設施百須陁洹幷前比藍所施閻浮提人所得福報不如施一斯陁含人其福甚多亦過其上使施百斯陁含百須陁洹及前比藍施閻浮提人所得福報不如施一阿那含人其福倍多過出其上
백 명의 아나함과 백 명의 사다함과 백 명의 수다원에게 보시한 데다가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에게 보시하여 얻은 복의 과보가 한 명의 아라한에게 보시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 그 복이 훨씬 많아서 그 위를 넘어선다.
바로 백 명의 아라한과 백 명의 아나함과 백 명의 사다함과 백 명의 수다원에게 보시하고, 거기에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에게 보시하여 얻은 공덕이 한 명의 벽지불에게 보시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 그 복이 훨씬 많아서 그 위를 뛰어넘는다.
바로 백 명의 벽지불과 백 명의 아라한과 백 명의 아나함과 백 명의 사다함과 백 명의 수다원에게 보시하고, 거기에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들에게 보시하여 얻은 공덕을 합치더라도 탑과 승방과 정사(精舍)를 일으키고 의복과 와상(臥床)과 음식으로 공양하며, 과거ㆍ미래ㆍ현재 사방의 여러 승려와 사문과 도사(道士)들에게 그 필요한 바를 공급하여 얻은 공덕을 헤아리면 그것이 앞의 것보다 뛰어나며, 비록 탑과 승방과 정사를 일으키고, 벽지불과 아라한ㆍ아나함ㆍ사다함ㆍ수다원에게 보시하고 아울러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들에게 보시하여 지은 복덕을 겸하더라도 부처님 한 분께 공양한 것만 같지 못하니, 이 공덕은 매우 많아서 가히 헤아릴 수 없다.
013_0237_b_04L施百阿那含人百斯陁含百須陁洹幷前比藍閻浮提人所得福報不如施一阿羅漢其福甚多過出其上正使施百羅漢百阿那含百斯陁含百須陁洹幷前比藍閻浮提人所施功德不如施一辟支佛其福甚多過出其上使布施百辟支佛百阿羅漢百阿那百斯陁含百須陁洹及前比藍施閻浮提人所得功德不如起塔僧房精舍衣被牀臥飯食供養過去當來今現在四方衆僧沙門道士給其所計其功德過前所作功德者上起塔僧房精舍施辟支佛阿羅漢那含斯陁含須陁洹幷前比藍閻浮提人所作布施福德不如施佛一人功德甚多不可復計
013_0237_c_01L비록 부처님께 공양하고 탑과 승방과 정사를 일으키고, 나아가 벽지불ㆍ아라한ㆍ아나함ㆍ사다함ㆍ수다원과 아울러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들에게 보시한 만큼의 공덕을 합해도 어떤 사람이 하루에 세 번 스스로 8관재(關齋)에 들어가는 것만 같지 못하다. 만약 5계(戒)를 지키면 얻은 공덕이 이전에 얻은 보시의 복덕보다 백천만 갑절이나 되어서 가히 비유할 수 없으며, 다시 계를 지킨 복과 이전에 일체를 베푼 것과 부처님의 공덕과 나아가 벽지불과 4도(道)의 무리에 보시한 것을 합하여 모으고,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에게 보시한 복덕을 모두 합하여도 한 식경 동안 좌선을 하고 중생을 자비로 생각하는 공덕만 못하여서 이 공덕이 앞의 것보다 백천만 배도 넘는다.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에게 보시한 것과 나아가 4도와 벽지불에 보시한 것과 탑과 승가람을 일으키고 위로 부처님께 공양하며, 계를 지키고 좌선하고 중생을 자비로 생각하는 모든 덕을 합하여도 법을 듣고 마음에 품으며, 4제(諦), 항상하지 않음, 고통, 공함, 몸이 아닌 법과 니원의 적멸(寂滅)을 생각하는 것만 못하니, 앞에 지은 일체 공덕에 비하여서 이것이 가장 존귀하고 제일이어서, 더 높은 것이 없다.”
013_0237_b_20L雖供養佛起塔僧房精舍及辟支佛阿羅漢阿那含斯陁含須陁洹幷前比藍閻浮提人所施功德不如有人一日之中受三自歸八關齋若持五戒所得功德過於前所施福德百千萬倍不可爲復以持戒之福幷合集前一切施佛功德及辟支佛四道之等合前比藍閻浮提人所施福德不如坐禪慈念衆生經一食之頃所得功德踰過於前百千萬倍踰前比藍閻浮提人所作布施及施四道辟支佛起塔僧伽上至施佛持戒坐禪慈念衆生集其德不如聞法執在心懷思惟四非常苦空非身之法泥洹寂滅前所作一切功德最尊第一無有過
이에 수달이 법을 듣고 한량없이 뛰었고, 몸과 마음이 청정하여 아나함의 도를 얻었다.
오직 다섯 개의 금전(金錢)이 있었는데, 하루에 1전을 가지고 부처님께 공양하고, 1전은 법에 바치고, 1전은 승려에게 베풀고, 1전은 자신이 먹고, 1전은 근본을 삼으니, 날마다 이와 같이 하면 언제나 1전이 남아 있어서 마침내 다함이 없다.
곧 5계를 받고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오늘 욕심이 이미 끊어졌는데, 집에 있으면서 마땅히 어떻게 해야 합니까?”
013_0237_c_13L於是須達聞法踊躍無量身心淸淨得阿那含道唯有五金錢一日持一錢施佛一錢施法一錢施僧一錢自一錢作本日日如是常有一錢終無有盡卽受五戒長跪白佛言今日欲心已斷處在居家當云何也
부처님께서 수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그대가 오늘 마음과 뜻이 청정하여서 다시 애욕이 없다면, 그대는 집으로 돌아가서 모든 부녀들에게 ‘이제 나는 욕심이 이미 없어졌으니 그대들은 각기 즐겨 하는 바를 따르되, 남편이 필요한 자는 마음대로 좋은 바를 따라가고, 만약 여기에 있으려고 한다면 마땅히 옷과 음식을 주리라’라고 하라.”
013_0237_c_18L佛告須達如汝今日心意淸淨無復愛欲汝還歸家問諸婦女今我欲心已滅汝等各從所樂須夫壻者恣從所好若欲在此當給衣食
013_0238_a_01L수달이 가르침을 받고 부처님께 예배하고 집에 돌아가서 모든 부녀들에게 물었다.
“나는 이제 애욕이 아주 없어져서 다시 애욕의 일이 없을 것이니, 그대들은 만약 남편이 필요하거든 각기 좋아하는 바를 따라가고 여기에 있으려고 한다면 옷과 음식을 궁핍하지 않게 공급하리라.”
모든 부녀들이 각각 뜻을 좇아서 그 즐겨 하는 바를 따라서 하였다.
013_0237_c_22L須達受教爲佛作禮便還歸家問諸婦女我今愛欲都已永盡無復欲事汝等若欲須夫壻者各隨所好欲在此者供給衣食令無乏少諸婦女等各各從意隨其所樂
그때 한 부인이 보리를 볶아서 가루를 만드는데 염소가 와서 당겨서 보리를 볶을 수가 없었다. 부지깽이를 가지고 염소를 때렸는데 부지깽이 끝에 있던 불이 염소의 털로 옮겨 붙었다.
염소가 털에 불이 붙어서 뜨겁자 코끼리 우리로 달려가서 문지른 것이 코끼리 우리를 태웠고 아울러 왕의 코끼리가 화상을 입었다.
코끼리의 몸뚱이가 불에 데어서 터지자 문득 원숭이를 죽여서 코끼리의 몸에 붙이는 약으로 썼다.
013_0238_a_04L有一婦人炒穀作麨䍧牴來抴炒麥不可奈何捉%(打-丁+剔)火杖用打䍧牴杖頭有火著羊毛住羊得火熱用揩象廏象廏火然幷燒王象身爛破便殺獼猴用拍象身
하늘이 공중에서 게송을 설하였다.
013_0238_a_08L天於空中而說偈言

성내어 싸우고 다투는 곳
마땅히 그 가운데 머물지 말라.
산양과 염소가 서로 싸울 때
파리와 나비가 거기서 죽고,
013_0238_a_09L瞋恚鬪諍邊
不當於中止
羯羠共相牴
蠅蛾於中死

여종과 암염소가 받고 치는데
애매한 원숭이가 앉아 죽었네.
슬기로운 자는 멀리하나니
어리석은 사람과 함께 있지 말라.
013_0238_a_11L婢共䍧牴鬪
獼猴而坐死
智者遠嫌疑
莫與愚人止

바사닉왕(波斯匿王)이 신하에게 신칙하여 한계를 짓되, ‘지금부터 밤에 불을 피우지 말고, 등촉도 밝히지 말라. 만약 범하는 자가 있으면 금 1천 냥으로 벌하리라’라고 하였다.
그때 수달이 도를 얻고 집에 있으면서 밤낮으로 좌선하는데, 처음 선정[定]에 들 때 등불을 켜고 좌선하다가 밤중에는 쉬고 닭이 울면 다시 등불을 밝히고 좌선하였다. 그러다가 사찰하는 자가 그를 잡아서 등불을 들고서 왕에게 말하였다.
“마땅히 벌금을 내도록 해야 합니다.”
수달이 왕에게 아뢰었다.
“지금 내가 빈궁하여서 백 전도 낼 수 없는데, 무엇으로 임금님께 벌금을 바치겠습니까?”
왕이 성내고 꾸짖어 옥에 가두도록 신칙하니 수달은 곧 옥에 갇혔다.
013_0238_a_12L波斯匿王勅臣作限自今以去夜不得燃火及於燈燭其有犯者罰金千爾時須達得道在家晝夜坐禪人定時燃燈坐禪夜半休息鷄鳴復燃燈坐禪伺捕得之捉燈白王當輸罰負須達白王今我貧窮無百錢產當用何等輸王罰負王瞋勅使閉著獄中卽將須達付獄執守
013_0238_b_01L사천왕(四天王)은 수달이 옥에 갇혀 있는 것을 보고, 초저녁에 내려와서 수달에게 말하였다.
“내가 그대에게 돈을 주어서 왕에게 벌금을 바치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수달이 대답하였다.
“왕이 스스로 기뻐하면서 뜻이 풀려야 하니 돈을 쓰지 않아도 되리라.”
사천왕을 위하여서 경을 설하여 마치니 천왕이 문득 갔다.
한밤중이 되자 천제석이 다시 내려와서 보았다. 수달이 또 그를 위하여 법을 설하여 마치니, 제석이 곧 돌아갔다.
다음으로 새벽녘에 범천이 다시 내려와서 수달을 보자 곧 그를 위하여 설법하였다. 그러자 범천이 또 돌아갔다.
013_0238_a_20L四天王見須達被閉在獄初夜四天王來下語須達言我與汝錢用輸王罰可得來須達答言王自當歡喜意解不須用錢爲四天王而說經竟天王便去到中夜天帝釋復來下就而見之達爲說法竟帝釋便去次到後夜梵天復下見於須達便爲說法梵天復
그때 왕이 밤에 망루[觀] 위에서 감옥을 보니 그 뒤에 불빛이 있었다. 왕은 다음날 곧 사람을 보내어서 수달에게 말하였다.
“좌선하고 불피워서 갇히게 되었거늘 부끄러움이 없이 계속하여 또 불을 피우느냐?”
수달이 대답하였다.
“제가 불을 피운 것이 아닙니다. 만약 불을 피웠다면 당연히 연기와 재의 표식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 수달에게 말하였다.
“초저녁에 네 개의 불이 있었고, 밤중에 불 하나가 먼저 것보다 배나 큰 것이 있었고, 새벽녘에 또 다른 불 하나가 먼저보다 배나 되었는데, 불을 피운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된 것이냐?”
수달이 대답하였다.
“그것은 불이 아니었습니다. 초저녁에는 사천왕이 내려와서 나를 보았고, 밤중에는 제2천제가 와서 나를 보았고, 새벽녘에는 제7 범천이 와서 나를 보았는데, 이는 하늘의 몸에서 나는 광명의 불꽃이요, 불이 아니었습니다.”
013_0238_b_05L王夜於觀上見獄上有火光王明日卽便遣人往語須達坐火被閉而無慚羞續復燃火須達答言不燃火若燃火者當有煙灰表式語須達初夜有四火中夜有一火倍大前火後夜復有一火遂倍於前不燃火爲是何等須達答言此非是火也初夜四天王來下見我中夜第二天帝來下見我後夜第七梵天來下見我是天身上光明之焰非是火
신하가 그 말을 듣고 곧 가서 왕에게 아뢰니 왕이 이와 같음을 듣고 곧 마음이 놀라고 털이 곤두섰다. 왕이 말하였다.
“이 사람의 복덕이 이처럼 수승하여 특별하거늘 내가 이제 어떻게 헐뜯고 욕보이겠는가?”
곧 신하에게 신칙하여 말하였다.
“속히 석방하여 내보내되 지체하지 말라.”
곧 석방하여 가도록 하였다.
013_0238_b_15L使聞其語卽往白王王聞如是心驚毛豎王言此人福德殊特乃爾今云何而毀辱之卽勅吏言促放出勿使稽遲便放令去
수달이 벗어나서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서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물러앉아서 법을 들었다.
바사닉왕의 장엄한 행차가 부처님 처소에 이르렀다. 인민들이 왕을 보고 모두 자리를 피하여 일어나는데, 오직 수달만이 마음이 법미(法味)에 취하여 왕을 보고도 일어나지 않자, 왕이 마음속으로 괘씸하게 생각하였다.
‘이 사람은 나의 백성인데 교만한 마음을 품고 나를 보고도 일어나지 않는구나.’
드디어 노여움을 품었다.
부처님께서 그 뜻을 아시고 법을 설하지 않으셨다.
013_0238_b_18L須達得出往至佛所頭面作禮卻坐聽法波斯匿王卽便嚴駕尋至佛所人民見王皆悉避坐而起唯有須達心存法味王不起王心微恨此是我民懷於輕慢見我不起遂懷慍心佛知其意不說法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디 경법(經法)을 설해 주십시오.”
王白佛言願說經法
013_0238_c_01L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지금은 왕을 위하여 법을 설할 때가 아니니, 어찌하여 때가 아니라고 하는가 하면, 사람이 화냄[瞋恚]ㆍ분노ㆍ번뇌[結]를 일으켜 풀지 않거나 만약 음란함을 탐하여 여색에 빠지거나, 교만하여 스스로 대단하고 귀하다고 여겨 공경심이 없으면 그 마음이 더럽고 흐려져서 묘법(妙法)을 들어도 능히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까닭에 지금은 왕을 위하여 법을 설할 때가 아닙니다.”
013_0238_c_01L佛告王今非是時爲王說法云何非時起瞋恚忿結不解若起貪婬耽荒女憍貴自大無恭敬心其心垢濁於妙法而不能解以是之故今非是爲王說法
왕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속으로 스스로 ‘여기에 앉아 있는 사람 때문에 오늘 내가 두 번이나 위신이 꺾이었고, 또 성을 내서 법을 듣지 못하였다’라고 생각하였다. 부처님께 절하고 물러가다가 밖에 나와서 좌우에게 명령하였다.
“저 사람이 만약 나오거든 곧 그 머리를 베어 오라.”
말을 마치고 나자 그때 4면에서 호랑이ㆍ사자 등의 독하고 해로운 짐승들이 몰려와서 왕을 둘러쌌다.
왕이 이것을 보고 크게 두려워하면서 곧 부처님의 처소로 다시 이르니,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대왕은 어찌하여 돌아오셨습니까?”
013_0238_c_06L王聞佛語意自念言此人故令我今日有二折減又起瞋恚不得聞法爲佛作禮而去出到於外勅語左右此人若出直斫頭取是語已應時四面虎狼師子毒害之獸悉來圍遶於王王見如是卽大恐怖還至佛所佛問大王何以來還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러이러한 일을 보고 두려워서 돌아왔습니다.”
013_0238_c_12L王白佛言見其如是恐怖來還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이 사람을 압니까?”
013_0238_c_13L佛告王曰識此人不
왕이 말했다.
“알지 못합니다.”
王曰不識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사람은 아나함의 도를 얻었습니다. 앉아서 이 사람을 향해 악의를 일으켰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니, 만약 돌아오지 않았다면 왕은 반드시 위해를 당하여 온전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013_0238_c_14L佛言此人以得阿那含道坐起惡意向此人故是使爾耳若不還者王必當危不得全濟
왕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크게 두려워하면서 곧 수달을 향하여 참회하면서 절하고 양피(羊皮) 네 포를 수달 앞에 깔고 말하였다.
“당신이 나의 백성으로서 나를 욕보였으므로 실로 매우 참기 어려웠습니다.”
수달이 다시 말하였다.
“나는 빈궁하여 보시를 행한다는 것이 역시 매우 어려웠습니다.”
013_0238_c_16L王聞佛語卽大恐怖卽向須達懺悔作禮羊皮四布於須達前王言此是我民而向屈辱實爲甚難須達復言而我貧窮行於布施亦復甚難
013_0239_a_01L시라사질(尸羅師質)이 나라를 위하여 평정하다가 도적에게 잡혔는데, 도적이 말하였다.
“나를 보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내가 마땅히 너를 놓아 주리라. 그렇지 않으면 너를 죽이리라.”
시라사질이 스스로 ‘지금 거짓말을 한다면 법이 아닌 일을 하는 것인데, 만약 지옥에 떨어지면 누가 마땅히 나를 놓아 줄 것인가?’라고 생각하였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도적에게 말하였다.
“차라리 내 머리를 바치더라도 마침내 거짓말은 하지 않겠다.”
도적이 문득 그를 놓아 주었다.
위해가 닥쳐도 거짓말을 하지 않고 행실을 삼가고 법을 바르게 함은 실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013_0238_c_20L尸羅師質爲國平正爲賊所捉賊語之曰言不見我我當放汝不者殺汝尸羅師質意自念言今作妄語爲非法事若墮地獄誰當放我作是思惟便語賊言寧斫我頭終不妄語賊便放之危害垂至不犯妄語愼行正法實爲甚難
또 하늘이 있었는데 이름이 시가라(尸迦羅)였다. 스스로 “내가 8관재를 받고 높은 누각 위에 누웠는데 하늘의 옥녀가 와서 내 처소에 이른 것을 금계로 지키면서 받지 않음은 실로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라고 말하였다.
013_0239_a_04L復有天名曰尸迦梨復自說受八關齋於高樓上臥有天玉女來至我所以持禁戒而不受之實爲甚
이에 네 사람이 각각 스스로 이와 같이 말하고 곧 부처님 앞에서 게송을 설하였다.
013_0239_a_07L於是四人各各自說如是卽於佛前而說頌曰

빈궁하여 보시하기 어렵고
호귀(豪貴)하여 인욕하기 어렵네.
위험한 경우에 계 지키기 어렵고
한창 젊을 적에 욕망 버리기 어렵네.
013_0239_a_08L貧窮布施難
豪貴忍辱難
危嶮持戒難
少壯捨欲難

게송을 설하고 나니, 부처님께서 거듭 경법을 설하셨다. 왕과 신민들이 다 크게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절하고 갔다.
013_0239_a_10L佛說偈已重說經法王及臣民皆大歡喜爲佛作禮而去

8
이와 같이 들었다.
013_0239_a_12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라열기(羅閱祇) 비류반가란타니파승가람(比留畔迦蘭陀尼波僧伽藍)에 계셨다. 우련(優蓮)취락에 한 샘물이 있었는데, 그 속에 독룡(毒龍)이 있었으니, 이름은 산타리(酸陀梨)였다. 매우 크고 흉악하여 우박과 서리를 내려서 오곡을 상하여 익지 못하게 하니 인민이 굶주렸다.
그때 바라문이 주문으로 용으로부터 항복받고 우박과 서리를 내리지 못하게 하여 오곡이 제대로 익게 되었다.
몇 해 동안 이렇게 하였는데 이 바라문이 마침내 늙어서 주술을 행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때 어떤 젊은 바라문이 주술을 잘하였는데 소리를 높여서 주문을 외우니 구름이 곧 흩어져서 우박과 서리를 내리지 못하게 되어 오곡이 풍성하게 익으니 인민들이 기뻐하면서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여기 머무른다면 마땅히 모자람이 없도록 공급해 주겠다.”
바라문이 좋다고 하고 거기에 머무르니 인민들이 항상 함께 거두어서 바라문에게 모자라지 않게 공급해 주었다.
013_0239_a_13L一時佛在羅閱祇比留畔迦蘭陁尼波僧迦藍優連聚落有一泉中有毒龍名曰酸陁梨甚大兇惡放於雹霜傷破五穀令不成熟人民飢餓有婆羅門呪龍伏之令不雹五穀熟成經有年載此婆羅門便老耄呪術不行爾時有壯婆羅門呪術流利擧聲誦呪雲便解散令不雹霜五穀豐熟人民歡喜語婆羅門在此住止當共供給令不乏少婆羅門言便住於彼常共合斂輸婆羅門不使有乏
013_0239_b_01L그런데 부처님께서 나라에 들어오시면서부터는 널리 경법을 설하시니, 인민들이 모두 도(道)의 교화를 받아서 도를 얻는 이가 매우 많아졌고, 모든 용과 귀신들도 다 모두 선하게 되어서 나쁜 폐해를 짓지 않으니, 바람과 비가 때에 맞아서 오곡이 풍성해졌으므로 천하게 여길 정도였다.
다시 바라문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하지 않아서 바라문이 다니면서 구걸하였으나 모든 인민들이 도리어 침을 뱉고 욕하면서 주지 않았다.
그때 바라문이 마음에 성냄을 일으켜, ‘내 은혜의 힘을 입어서 배부르고 만족함을 얻었거늘 도리어 나를 욕하는구나. 내가 이 나라의 인민과 국토를 파멸시키고야 말리라’ 하고 사람들에게 물었다.
“마음에 원하는 바를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는가?”
사람들이 말하였다.
“부처님의 네 분 높은 제자께 공양하면 반드시 하고 싶은 대로 소원을 이루리라.”
013_0239_b_01L自佛來入國廣說經法人民大小咸受道化得道甚多諸龍鬼神皆悉爲善不作惡害風雨時節五穀豐賤更不供給婆羅門所須羅門往從索之諸人民輩逆更唾罵而不與之婆羅門心起瞋恚蒙我恩力而得飽滿反更調我欲得破滅人民國土便問人言求心所願云何得之人語之言飯佛四尊弟子必得從願如心所欲
그때 바라문이 곧 음식을 장만하고 대가섭(大迦葉)과 사리불(舍利弗)과 목련(目連)과 아나율(阿那律)을 청하여서 대접하고 이 네 분에게 지극한 마음으로 절하면서 마음속으로 소원을 구하였다.
‘내가 이제 지은 이 복덕으로 부디 나로 하여금 큰 힘을 지닌 독룡(毒龍)이 되게 하여 이 나라를 파멸하게 하여지이다. 반드시 나로 하여금 이 소원을 얻게 하소서.’
013_0239_b_10L婆羅門卽設飯食請大迦葉舍利弗目連阿那律飯是四尊至心作禮求心所願我今持此所作福德願使我作大力毒龍破滅此國必當使我得此所願
그때 사리불이 도안(道眼)으로 그가 어떤 소원을 구하는지를 관찰하여 보고 바라문의 마음속에 원하는 바가 독룡이 되어서 이 나라를 멸망시키고자 하는 것임을 알았다.
그때 사리불이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이러한 서원을 짓지 말아라. 용과 뱀 따위의 해롭고 악한 몸이 될 것이다. 만약 전륜성왕이나 천제석ㆍ마왕ㆍ범왕(梵王)이 되려고 한다면 다 될 것이다. 이렇게 사나운 몸이 되려는 것은 좋은 소원이 아니다.”
013_0239_b_14L舍利弗道眼觀之求何等願知婆羅門心中所念願作毒龍欲滅此國舍利弗語婆羅門莫作此願用作龍蛇害惡身爲若欲求作轉輪聖王若天帝釋梵王盡皆可得用此惡身不好願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오랫동안 이 서원을 구하여 마침 이것을 얻으려 하니 나머지 원은 소용이 없습니다.”
그때 바라문이 손을 드니 다섯 손가락에서 물이 곧 흘러 나왔다. 사리불이 그 뜻이 견고해서 증거로 나타남이 이와 같음을 보고 묵묵히 그만두었다.
013_0239_b_20L婆羅門答舍利弗言久求此願適欲得此不用餘願婆羅門擧手五指水卽流出舍利弗見其意堅證現如此默然而止
013_0239_c_01L그때 바라문과 아내와 그 두 아이들도 함께 용이 되기를 원하니, 죽어서 용의 몸을 받아 큰 신통의 힘이 있었고 아주 독하고 사나웠다.
곧 산타리용을 죽이고 그의 거처를 빼앗아 머물면서 바람과 비를 함부로 내리고 우박과 서리를 크게 퍼부으니 오곡이 절단났고, 오직 풀과 짚만이 남았다.
이로 인하여 그 용을 아파라리(阿波羅利)라 이름하였고, 아내는 비수니(比壽尼)라 이름하였으며, 용에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하나는 이름이 기선니(璣鄯尼)였다.
인민 가운데 굶어 죽는 자가 매우 많았고 게다가 전염병까지 더하여서 죽는 자가 헤아릴 수 없었다.
013_0239_b_23L婆羅門及二兒俱願作龍死受龍身有大神力至爲毒惡便殺酸陁梨龍奪其處便放風雨大墮雹霜傷殺五穀唯有草秸因名其龍阿波羅利婦名比壽尼龍有二子一名璣鄯尼人民飢餓死者甚多加復疫病死者無數
그때 아사세왕(阿闍世王)이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머리를 조아려서 절하고 꿇어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나라에 백성들이 악룡과 역귀(疫鬼)에게 상해를 입어 죽는 자가 헤아릴 수 없으니, 오직 세존께서 대자대비로 일체를 가엾이 여기시어 구호하여 주시고 재해(災害)를 물리쳐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곧 좋다고 하셨다.
013_0239_c_06L闍世王往至佛所頭面作禮長跪白國界人民爲惡龍疫鬼所見傷害死者無數唯願世尊大慈大悲憐愍一切唯見救護禳卻災害佛卽可之
세존께서 다음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에 들어가 음식을 구걸하시어 용이 있는 샘에 가셔서 식사하시고 발우를 씻어서 그 발우를 씻은 물을 샘에 부으셨다.
용이 크게 성내어서 곧 물에서 나와 부처님을 향해서 독기를 토하고 불을 토하자 부처님 몸에서는 물이 나와서 이것을 없앴다. 또 큰 우박을 퍼부으니 그것이 허공에서 변화하여 하늘 꽃이 되었다.
또 큰 돌을 퍼부으니 변화해서 구슬과 장식품이 되었다. 또 칼과 창을 퍼부으니 변화해서 7보가 되었다. 이번에는 용이 나찰(羅刹)로 화현하여 부처님께서 다시 비사문왕(毘沙門王)으로 화현하시니, 나찰이 문득 없어졌다. 용이 다시 큰 코끼리로 변화해서 코로 예리한 칼을 잡으니 부처님께서 곧 큰 사자왕으로 화현하시자 코끼리가 문득 사라졌다. 마침내 용의 모습을 짓자 부처님께서 금시조(金翅鳥)의 왕으로 화현하시니 용이 문득 달아났다.
013_0239_c_10L爾時世尊明日晨朝著衣持鉢入城乞食詣於龍泉食訖洗鉢洗鉢之水澍於泉中龍大瞋恚卽便出水吐於毒氣吐火向佛佛身出水滅之復雨大雹在於虛空化成天花復雨大石化成琦飾復雨刀劍化成七寶化現羅剎佛復化現毘沙門王羅剎便滅龍復化作大象鼻捉利劍佛卽化作大師子王象便滅去適作龍像佛復化作金翅鳥王龍便突走
013_0240_a_01L그 신통력을 다하였으나 능히 부처님을 해칠 수 없어서 샘 속으로 돌입하니 밀적역사(密迹力士)가 금강저(金剛杵)를 들어서 산을 치자 산이 무너져서 반은 샘 속으로 떨어졌다.
용이 달아나려고 나오는데, 부처님께서 그 샘물을 화하여 없애고 큰 불을 만드시자 다급하여 달아나려고 하였다. 이에 세존께서 용의 정수리를 밟으시니, 용이 달아나지 못하여 드디어 항복하고 꿇어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오늘의 괴로움은 가혹합니다.”
부처님께서 용에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악을 품고 중생을 괴롭히느냐?”
용이 머리를 조아려서 부처님 발에 절하고 꿇어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디 놓아 주십시오. 세존께서 신칙하시는 바를 제가 마땅히 받들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용에게 말씀하셨다.
“반드시 5계를 받아서 우바새(優婆塞)가 되어라.”
용과 그 처자가 다 5계를 받아 우바새가 되었으며, 자비로운 마음으로 선을 행하니, 다시 서리와 우박이 오지 않고 바람과 비가 때에 맞춰서 오곡이 풍성하게 익었으며, 모든 염병의 귀신 무리가 모두 달아나서 비사리(毘舍離)로 향하였다.
마갈국(摩竭國)의 인민들은 배가 부르고 온갖 병들이 없어져서 드디어 안락하게 되었다.
013_0239_c_20L盡其神力不能害佛突入泉中密迹力士擧金剛杵打山山壞半墮泉中欲走來出佛化泉水盡成大火急欲突走於是世尊蹈龍頂上龍不得去龍乃降伏長跪白佛言世尊今日特見苦酷告龍曰何以懷惡苦惱衆生龍便頭面作禮稽首佛足長跪白佛言願見放捨世尊所勅我當奉受佛告龍曰當受五戒爲優婆塞龍及妻子盡受五戒爲優婆塞慈心行善不更霜雹風雨時節五穀豐熟諸疫鬼輩盡皆走去向毘舍離摩竭國中人民飽滿衆病除愈遂便安樂
비사리의 인민들은 염병으로 죽는 자가 매우 많았다. 비사리의 왕이, 마갈국에서는 부처님께서 거기에 계시면서 악룡을 항복받고 염병을 소멸시키셨다는 말을 듣고 곧 사신을 부처님 처소로 보내었다.
이에 사신이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꿇어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왕이 일부러 저를 보내어서 와서 머리를 조아려 문안을 여쭈도록 하셨습니다.
여래 대성(大聖)이시여, 저희 나라에는 병으로 죽는 자가 매우 많습니다. 오직 세존께서 큰 자비로 가엾게 여기시어 저희 나라로 오셔서 위광(威光)을 드리우셔서 모두 제도해 주십시오.”
013_0240_a_10L毘舍離人民疫病死者甚多聞摩竭國佛在其中降伏惡龍疫病消滅毘舍離王卽遣使者往至佛所於是使者前至佛所首佛足長跪白佛言王故遣我來首問訊如來大聖我國疫死者甚多唯願世尊大慈憐愍臨覆我國勞屈光威望得全濟
013_0240_b_01L비사리국은 마갈국과 본래 원한과 혐오함이 있었는데, 아사세왕이 비사리국에 염병이 유행한다는 말을 듣고 대단히 기뻐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비사리의 사신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먼저 아사세왕으로부터 90일 동안의 청을 받아서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네가 아사세왕에게 가서 말하여 보아라.”
사신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두 나라 간에는 전부터 원한과 혐오함이 있으니 제가 이제 가면 반드시 죽음을 당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사신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다만 부처님의 사신이 되어라. 마침내 능히 너를 죽일 자가 없으리라.”
부처님께서 거듭 사신에게 말씀하셨다.
“아사세왕에게 아버지를 살해한 악한 반역의 죄를 여래를 향해 고치고 뉘우쳤기 때문에 지옥 속에서 마땅히 받아야 할 세간의 5백 일 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하라.”
013_0240_a_17L毘舍離國與摩竭國素有怨嫌阿闍世王聞毘舍離國疫鬼流行大用歡喜爾時世尊告毘舍離使我以先受阿闍世王九十日請而今未竟汝自往語阿闍世王使白佛言二國素有怨嫌我今往到必當見殺佛告使言汝但爲佛作使終無有能殺汝者也佛重告使言語阿闍世王殺父惡逆之罪用向如來改悔在地獄中當受世閒五百日罪便當得脫
사신이 가르침을 받고 왕궁의 문에 나아가니 왕과 여러 신하들이 비사리의 사신이 문 밖에 와 있다는 것을 듣고 모두 성내어서 의논하였다.
“마땅히 그 머리를 자르고 그 귀와 코를 끊으며, 그 몸뚱이 뼈를 짓이겨서 밀가루 반죽처럼 해야 한다.”
사신이 들어와서 궁전 앞에서 큰 소리로 말하였다.
“세존께서 나를 보내셔서 대왕님 곁에 왔습니다.”
부처님의 사신이라는 것을 듣고는 다 기뻐하였다.
왕이 사신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 너를 보내셔서 왔다면 무엇을 신칙하라고 하시더냐?”
사신이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대왕이 지은 아버지를 살해한 악한 반역의 죄를 여래를 향하여 참회하였기 때문에 지옥에서 마땅히 받아야 할 세간의 5백 일 죄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 오직 마땅히 스스로 꾸짖어 과거를 회개하고 미래를 닦을지언정 근심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 하였다.
“내가 반역죄를 지어서 지옥에 있을 것인데 벗어남을 얻었구나.”
곧 멀리 부처님을 향하여 머리를 조아려 절을 하였다.
013_0240_b_04L使卽受教往詣王門王及群臣聞毘舍離使在於門外咸共瞋恚皆共議言當截其頭刓其耳鼻碎其身骨當使如麪使入到殿前大唱聲世尊遣我到大王邊聞是佛使各歡喜王問使言佛遣汝來何所告勅使便答言佛謝大王所作惡逆殺父之罪用向如來懺悔之故在於地獄當受世閒五百日罪便當得出唯當自責改往修來莫用愁憂王聞是語歡喜踊躍不能自勝我造逆罪在於地獄爲有出期卽遙向佛稽首作禮
013_0240_c_01L왕이 사신에게 말하였다.
“네가 나를 위하여서 이 소식을 가져왔으니 기쁘기 말할 수 없구나. 무슨 소원이든 구하려고 한다면 마땅히 네게 주리라.”
사신이 왕에게 말하였다.
“비사리국에 염병이 유행하는데, 부처님을 청하여서 저희 나라에 광림(光臨)하사 모두 제도시켜 주기를 원하니, 오직 대왕께서는 부처님께서 가실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왕이 곧 좋다고 하고 사신에게 일렀다.
“너의 대왕에게 말하여라. 나는 성문에서 항하 가에 이르도록 길을 닦고 꽃으로 땅에 펴고 깃발을 나열하여 항하수 가에 이르게 하고 온 나라의 군사들을 동원하여 세존을 모시고 항하수 가에까지 갈 것이니, 너희도 마땅히 비사리성으로부터 길을 평탄하게 닦고 꽃과 향을 뿌리고 깃발을 나열하여 항하수 가에 이르게 하고 비사리의 신하와 백성과 군사들이 빠짐없이 항하 가에까지 와서 부처님을 맞이하도록 하여라.
만약 능히 그렇게 한다면 부처님을 모셔 가도록 허락하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가시게 할 수 없다고 하여라.”
013_0240_b_15L王語使言汝能爲我致此消息快不可言欲求何願恣當與汝使白王言毘舍離國疫病流行欲得請佛光臨國界望得全濟唯願大王聽佛使去王卽可之便報使言語汝大王我從城門到恒水邊修治道路以花布地羅列幢到恒水邊擧國兵衆侍送世尊到恒水邊汝亦當從毘舍離城平治道路而散花香羅列幢到恒水邊擧毘舍離臣民兵衆盡來迎佛到恒水邊若能爾者聽佛使去不能爾者不放使去
비사리의 사신이, 왕이 시키는 바를 듣고 기뻐 뛰면서 곧 하직하고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께 절하고 이와 같이 아뢰니, 부처님께서 좋다고 하셨다.
013_0240_c_04L毘舍離使聞王所使歡喜踊躍卽便辭還到於佛所頭面作禮白佛如是佛卽可之
사신이 다시 부처님께 하직하여 절하고 비사리로 돌아가서 왕에게 이와 같이 말하였다. 왕이 말한 바를 듣고 크게 기뻐하면서 “우리 나라에서도 복을 심게 되었다”라고 하고, 곧 영을 내려 길을 닦아서 성문에서부터 항하 가에 이르도록 모두 청정하게 하고, 여러 가지 꽃을 깔고 훌륭한 향을 피우고 모든 깃발을 세웠으며, 비사리 왕이 온 나라의 신하와 백성들을 거느리고 종을 치고 북을 울려서 여러 가지 기악을 지으면서 항하 가에 이르러서 불ㆍ세존을 맞이하는데 5백 개의 보배 일산을 세존께 올리기로 하였다.
013_0240_c_06L使便辭佛作禮而去還毘舍離白王如是王聞所言大用歡喜我曹國中亦須種福卽便宣令平治道路從於城門到恒水邊悉令淸淨布散諸花燒衆名香豎諸幢毘舍離王擧國臣椎鍾鳴鼓作衆伎樂到恒水邊迎佛世尊持五百寶蓋貢上世尊
마갈국 왕도 역시 영을 내리어 길을 닦아서 모두 청정하게 하고 꽃과 향을 펴서 뿌리고 온갖 깃발을 세워 항하 가에까지 이르게 하고, 모든 신하와 백성들과 온 나라의 군사들을 거느리고 종을 치고 북을 울려서 여러 가지 기악을 지으니 천지가 진동하였다. 세존을 항하 가에까지 배웅하고 5백 개의 보배 일산을 세존께 받들어 올리었다.
013_0240_c_13L摩竭國王亦復宣令修治道路悉令淸淨布散花香豎諸幢幡到恒水邊與諸臣民擧國兵衆椎鍾鳴鼓作衆伎樂震動天地持送世尊到恒水邊以五百寶蓋奉上世尊
013_0241_a_01L사천왕과 도리천왕(忉利天王)과 위로 화응성천왕(化應聲天王)에 이르기까지 각각 모두 헤아릴 수 없는 하늘들을 데리고 천상의 이상하고 묘하고 진기한 여러 가지 꽃과 향과 약간의 기악을 갖추고 5백 개의 보배 일산을 가지고 와서 세존께 바쳤다. 제7 범천왕과 위로 수타회천(首陀會天)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천왕들도 각각 헤아릴 수 없는 모든 천자들을 데리고 천상의 여러 가지 묘한 향과 꽃과 약간의 기악을 갖추고 5백 개의 보배 일산을 세존께 바쳤으며, 비마(毘摩)ㆍ비라(毘羅)ㆍ아수륜(阿須倫) 왕도 헤아릴 수 없는 아수륜 백성을 데리고 여러 가지 보배와 꽃과 향과 약간의 기악과 5백 개의 보배 일산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께 바쳤다. 사갈(沙竭)용왕이 헤아릴 수 없는 모든 용의 권속들을 데리고 약간의 향과 온갖 기악과 5백 개의 보배 일산을 가지고 와서 세존께 바치니, 일산이 모두 합하여서 3천이었는데 오직 한 개의 일산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받으셨다. 한 개의 일산을 남긴 것은 뒤에 따르는 모든 제자들을 덮어서 보호하는 데 공양하게 한 것이었다.
013_0240_c_18L四天王忉利天王上至化應聲天王各各皆與無數諸天各齎天上異妙珍琦雜種花香若干伎樂持五百寶蓋來貢上世尊第七梵天王上至首陁會天是諸天王各與無數諸天子等各齎天上雜妙香花若干伎持五百寶蓋貢上世尊毘摩毘羅阿須倫王與無央數阿須倫民持於衆寶雜種花香若干伎樂五百寶蓋來奉上佛娑竭龍王與無數諸龍眷各齎若干種香作衆伎樂五百寶蓋來奉上世尊合三千蓋唯留一蓋餘蓋受之所留一蓋者持用覆護後諸弟子令得供養
그때 모든 하늘과 인민과 용과 아수륜들이 헤아릴 수 없이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렀다.
비사리 왕과 모든 신하와 백성들이 모두 말하였다.
“지금 부처님께서 항하를 건너시는데 우리들이 마땅히 함께 5백 개의 배를 만들어서 부처님께서 물을 건너시도록 하자.”
마갈국 왕과 모든 신하와 백성들이 또 말하였다.
“오늘 부처님께서 물을 건너시는데 우리들이 마땅히 5백 척의 배를 만들어서 부처님께서 물을 건너시도록 하여 드리자.”
모든 하늘들이 또한 각각 5백 척의 보선(寶船)을 만들었고, 모든 아수륜도 함께 5백 척의 보선을 만들었으니, 이때 모든 용들은 함께 몸을 엮어서 5백 개의 다리를 만들어서 세존께서 그 위를 밟고 건너가시게 하려고 하였다.
013_0241_a_08L當于爾時諸天阿須倫不可稱計來至佛所舍離王及諸臣民皆言今佛當渡恒我曹當共作五百舩使佛渡水竭國王及諸臣亦言今日佛當渡我曹亦當作五百舩令佛渡水天亦各作五百寶舩諸阿須倫亦復共作五百寶舩于時諸龍自共編身作五百橋欲令世尊蹈上而渡
013_0241_b_01L그때 세존께서 모든 하늘과 일체 인민과 용과 아수륜이 각각 기뻐하면서 공경심이 있는 것을 보시고 중생들로 하여금 두루 그 복을 얻게 하시려고 곧 몸을 변화하여 모든 배 위에 두루 있게 하니, 모든 하늘과 인민과 용과 아수륜에게 다 각각 여래 세존께서 자신의 배에만 계시고 다른 배에는 안 계신 것처럼 보이게 하셨다.
이에 여래께서 물을 건너기를 마치시니 헤아릴 수 없는 하늘들이 허공에 꽉 차서 여러 가지 유명한 꽃을 뿌리고 기이하고 묘한 향을 사르고 여러 가지 기악을 지었으며, 사람과 용과 아수륜들도 모두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유명한 꽃을 뿌리고 여러 가지 향을 사르고 모든 기악을 지어서 세존을 즐겁게 해 드리니 기쁨이 한량없었다.
013_0241_a_16L爾時世尊見於諸天一切人民阿須倫各各歡喜有恭敬心欲使衆生普得其福卽便化身遍諸舩上諸天人民阿須倫皆各自見如來世尊獨在我舩不在餘舩於是如來渡水已竟無數諸天畟塞虛空散衆名花燒異妙香作諸伎樂人及諸龍幷阿須倫皆亦如是散衆名花燒衆雜香作諸伎樂娛樂世尊歡喜無量
이때 여래께서 삼계의 모든 하늘과 인민들이 마음에 기쁨을 품고 뛰면서 여래께 한량없이 공양함을 보셨다.
세존께서 장차 전세의 본래 보살도(菩薩道)를 수행하시던 일을 말씀하고자 하실 때, 문득 미소지으시니 5색의 광명이 입에서 나오는데 빛이 다섯으로 나뉘어서 낱낱의 빛 끝에서 무수한 밝음이 나왔고, 낱낱의 빛 끝에 보배 연꽃이 있었으며, 낱낱의 꽃 위에 모두 화신불이 있었다.
한 갈래의 광명은 위로 욕계(欲界)ㆍ색계(色界)ㆍ무색계(無色界)를 비추니, 3계(界)의 모든 하늘이 그 광명을 보고, 또 화신불을 보고 다 모두 기뻐서 각각 욕락(欲樂)을 여의고서 화신불의 처소에 나아가서 경법을 설하시는 것을 들었다.
한량없는 모든 하늘들이 경법을 설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뛰었다. 모두 각각 도적(道迹)ㆍ왕래(往來)ㆍ불환(不還)ㆍ무착(無著)의 증득을 얻었으며, 큰 도의 뜻을 발하여 불퇴전에 들어가는 자도 있었다.
013_0241_b_02L于時如來觀於三界諸天人民心懷歡喜踊躍無量供養如來世尊將欲說於前世本所修行菩薩道時卽便微笑五色光明從口中出光有五分一一光頭出無數明一一光頭有寶蓮花一一花上皆有化佛一分光明上照欲界色界無色界三界諸天見其光明睹化佛皆悉歡喜各離欲樂來詣化佛所聽說經法無量諸天聞說經法歡喜踊躍皆各得道迹往來不還著證者發大道意入不退轉者
013_0241_c_01L한 갈래의 광명은 삼천대천세계의 인도(人道)에 있는 자를 두루 비추니, 광명과 화신불이 세계에 가득하였는데 일체의 인민들이 그 광명을 보고 또 그 화신불을 보고 성내는 것이 심했던 자는 분한 뜻이 소멸되고 다 자비로운 마음을 발하였으며, 음욕이 불처럼 치성했던 자는 그 욕심이 없어져서 그 더러움을 보았고, 어리석음과 어둠에서 모두 다 깨어나서 네 가지의 항상하지 않음[非常]을 알았으며, 옥에 매여 갇혔던 것들이 모두 풀려 나왔고, 눈먼 자가 보게 되었고, 귀먹은 자가 듣게 되었고, 벙어리가 능히 말을 하며, 곰배팔이와 앉은뱅이가 손과 발을 얻었고 파리하고 쇠잔한 온갖 병이 모두 다 없어져 나았으니, 일체 인민들이 모두 기뻐하면서 각기 욕락을 떠나서 부처님 처소로 왔다.
그때 모든 화신불이 각각 법을 설하여 마음과 뜻이 열리어서 혹 도적(道迹)ㆍ왕래(往來)ㆍ불환(不還)ㆍ무착(無著)의 과보를 얻기도 하였고,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일으키기도 하였으며, 대승(大乘)에 굳게 머물러서 물러서지 않는 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013_0241_b_13L一分光明遍照三千大千世界在人道者光明化佛彌滿世界一切人民見其光明又睹化佛瞋恚盛者忿意消滅皆發慈心婬火盛者欲心消除觀其瑕穢愚癡盲冥皆悉醒寤解四非常牢獄繫閉悉皆放解盲者得視聾者得聽啞者能語拘躄者得手足癃殘百病皆悉除愈一切人民莫不歡喜各離所樂來詣佛所諸化佛各各說法心意開解或得道迹往來不還無著之果發於無上正眞道意堅住大乘不退轉者不可稱計
한 갈래의 광명은 일체의 아귀의 경계를 비추니, 광명과 화신불이 모두 아귀들의 경계에 두루하여서 모든 아귀들이 부처님과 광명을 보고 저절로 배가 불러서 굶주림과 갈증이 없어지고 몸과 마음이 청정하여서 모든 열뇌(熱惱)가 없었으며, 법을 설함을 듣고 모두 다 기뻐하고 인색함과 번뇌[垢]가 소멸되었으며 목숨이 다한 뒤에는 모두 하늘에 태어났다.
013_0241_c_02L一分光明照於一切餓鬼境界光明化佛悉遍餓鬼境界之處諸餓鬼等見佛光明自然飽滿無有飢渴身心淸淨無諸惱熱聞其說法皆悉歡喜慳垢消滅壽終之後皆得生天
한 갈래의 광명은 대천세계의 축생의 경계를 비추니, 일체의 금수들이 부처님과 광명을 보고 모두 다 기뻐하였고 선한 마음이 저절로 생기면서 호랑이ㆍ사자ㆍ용ㆍ뱀 따위의 악독한 마음이 모두 다 없어졌으며, 자비로운 마음으로 서로 향하여서 서로 상해하지 않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모두 천상에 태어났다.
013_0241_c_07L一分光明照於大千畜生境界一切禽獸見佛光明皆悉歡喜善心自生虎狼師子龍蛇毒惡之心皆悉消滅慈心相向不相傷害壽終之後皆生天上
한 갈래의 광명은 대천세계의 지옥에 두루 비치어서 철위산 사이의 깊고 어두운 곳이 밝게 사무치지 않음이 없었으니, 일체 지옥의 중생들이 그 광명을 보고 또 화신불을 보고 기뻐 뛰었으며, 불은 꺼지고 끓는 물은 식고 고문하여 다스리던 혹독한 것이 다 사라졌으며, 얼어 붙었던 지옥은 저절로 따뜻하여지니, 지옥의 중생들이 이미 휴식을 얻어 기뻐 뛰었다. 모든 화신불이 각각 법을 설하니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렸으며, 목숨을 마치는 즉시 다 하늘에 태어났다.
013_0241_c_11L一分光明遍照大千地獄鐵圍山閒幽冥之處莫不明徹一切地獄衆生之類見其光明又睹化佛歡喜踊躍火滅湯冷拷治酷毒皆得休息冰寒獄中自然熅煖地獄衆生旣得休息歡喜踊躍諸化佛等各爲說法心開意解卽時壽終盡得生天
이때 광명과 화신불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히 차서 이와 같이 5도(道)의 중생들이 다 제도되어 해탈하였다.
013_0241_c_18L當于是時光明化佛彌滿三千大千世界五道衆生皆得度脫
013_0242_a_01L대체로 여래의 광명은 들어가는 곳마다 각각 응하는 바가 있으니, 지옥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발 밑으로 들어가고, 축생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발 위로 들어가고, 아귀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정강이와 복사뼈로 들어가고, 인도(人道)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밥통으로 들어가며, 전륜성왕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배꼽으로 들어가고, 나한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입으로 들어가며, 벽지불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미간(眉間)으로 들어가고, 보살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정수리로 들어가며, 과거의 일을 말하려 하면 광명이 뒤로 들어가고, 미래와 지금 현재의 일을 말하려 하면 광명이 앞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013_0241_c_20L凡於如來光明入處各有所應欲說地獄事光從足下入欲說畜生光從足上入欲說餓鬼事光從脛踝入欲說人道事光從䏶入欲說轉輪聖王事光從臍入欲說羅漢事從口入欲說辟支佛事光從眉閒入欲說菩薩事光從頂入欲說過去事光從後入欲說當來今現在事光從前入
그때 세존께서 큰 변화를 나타내시니 광명이 널리 시방세계에 비치었고, 대천세계에 여러 가지 하늘 꽃이 내렸으며, 한량없는 기악이 치지 않아도 저절로 울리니, 모든 하늘과 일체의 대중들이 기뻐하지 아니함이 없어서 배나 더 뛰었다.
이에 세존께서 신족(神足)을 다시 거두시니 광명이 문득 돌아와서 부처님 주위를 세 번 돌고서 뒤로 들어갔다.
한량없는 모든 하늘과 일체의 대중들이 이구동성으로 여래를 찬탄하였다.
“공덕도 높고 높으시어 헤아릴 수 없고 알 수 없음이 이와 같으실까?”
013_0242_a_05L爾時世尊現大變化光明普照十方世界大千境界雨衆天花無量伎樂不鼓自鳴諸天人民一切大衆莫不歡喜倍加踊躍於是世尊還攝神足光明便還遶佛三帀光從後入無量諸天一切大衆異口同音讚歎如來功德巍巍難量不可思議乃如是乎
이에 아난이 무릎을 꿇고 합장한 채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함부로 웃지 않으시니, 웃으시는 데는 반드시 까닭이 있습니다. 오늘 세존께서 기쁘게 웃으심이 이와 같으시니, 장차 지난 세상의 과거의 수행[宿行]을 말씀하여 주시려 합니까?”
013_0242_a_12L於是阿難長跪叉手前白佛言佛不妄笑笑必有因今日世尊欣笑如是將欲自說先世宿行
013_0242_b_01L부처님께서 아난과 모든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예전에 오랜 과거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세상에 이 염부제에 전륜왕이 있었는데, 이름은 수타리선녕(修陀梨鄯寧)이었다. 사천하를 다스렸는데, 이 염부제의 8만 4천 성에 8만 4천 작은 왕이 예속되었다.
왕에게 일곱 가지 보배가 있었으니, 첫째는 금륜보(金輪寶)인데, 바퀴에 천 폭이 있고 세로와 가로가 40리며, 둘레가 1백20리였다. 왕이 다니고자 할 때는 금륜이 앞에서 인도하는데 엎드리지 않는 자가 있으면 금륜이 자연히 그 머리 위에서 돌았고, 그러면 군사를 쓰지 않아도 저절로 항복하였다.
둘째는 마니주보(摩尼珠寶)인데, 깃대의 머리에 붙여 두면 밤낮으로 항상 1천6백 리를 비추었다.
셋째는 백상보(白象寶)인데, 그 코끼리의 몸이 우수하고 아름다웠으며, 희기가 눈빛 같았다. 왕이 그 위에 타면 자연히 날아다니는데 한 식경이면 사천하를 돌 수 있었다.
013_0242_a_14L佛告阿難及諸大衆乃昔過去久遠無量無數世時此閻浮提有轉輪王名修陁梨鄯寧王四天下此閻浮提八萬四千諸小國王八萬四千城王有七寶金輪寶輪有千輻縱廣四十里周帀百二十里王欲行時輪在前導不賓伏者金輪自然在頭上旋自然降伏不用兵仗二摩尼珠寶著於幢頭晝夜常照千六百里三白象寶其象身體優脩姝好白如雪光王乘其上自然飛行一食之頃周四天下
넷째는 감마보(紺馬寶)인데, 머리와 꼬리가 붉은 빛이었다. 왕이 그 위에 타면 한 식경에 사천하를 두루 돌 수 있었다.
다섯째는 전병신(典兵臣)인데, 왕이 얻고자 하면 백천만의 군사들이 저절로 이르렀다.
여섯째는 전장신(典藏臣)인데, 왕이 마음으로 금ㆍ은ㆍ7보ㆍ의복ㆍ음식이 필요하다고 여겨서 그 두 손을 펴기만 하면 7보의 재산과 일체의 필수품이 뜻대로 요구대로 그 손 가운데서 얼마든지 나왔다.
일곱째는 옥녀보(玉女寶)인데 단정함이 비할 데 없고, 마치 천녀와 같아서 여인으로서 티끌만큼도 더러움이 없으니, 그 몸의 향기롭고 깨끗함이 마치 우발화(優鉢花)와 같았다. 왕이 시원함을 얻고자 할 때에는 몸이 저절로 서늘하게 되었고, 따뜻함을 얻고자 할 때에는 몸이 저절로 따뜻하게 되었으며, 소리는 범천의 소리와 같아서 항상 왕으로 하여금 기뻐서 뛰게 하였으니, 그래서 옥녀보라고 이름하였다.
왕에게 천 명의 아들이 있었으니 용맹이 비할 데 없었다.
013_0242_b_02L四紺馬寶朱色髦尾王乘其上一食之頃遍四天下五典兵臣王意欲得百千萬自然而至六典藏臣王意欲須金七寶衣被飮食披其兩手七寶財產一切所須隨意所欲從手中出而無有盡七玉女寶端正無比猶若天無有女人瑕穢之垢身體香潔如優鉢花王意欲得淸涼之時身自然欲得溫時身自然溫聲如梵聲常能使王歡喜踊躍名曰玉女寶王有千子勇猛無比
013_0242_c_01L왕이 나아가고자 할 때면 7보의 큰 일산이 항상 그 머리 위에 있었고, 7보가 따랐으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여러 신하들이 앞뒤로 따르면서 인도하였고 백천 기악이 그 소리가 조화롭고 청아했으며 높고도 당당함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왕의 천 명의 아들 가운데 가장 어린 자가 왕의 이와 같음을 보고 그 어머니에게 물었다.
‘저분이 어느 나라의 임금이기에 저렇게 훌륭하십니까?’
그 어머니가 대답하였다.
‘저분이 바로 수타리선녕 대전륜왕으로서 사천하를 다스리며, 너의 아버지임을 알지 못하느냐?’
태자가 대답하였다.
‘나는 어느 때에 왕이 될 수 있습니까?’
어머니가 또 대답하였다.
‘왕에게 천 명의 아들이 있는데 네가 제일 어리니 왕이 될 수 없으리라.’
태자가 또 말하였다.
‘만약 왕이 될 수 없다면 어찌 집에 있으면서 속인[白衣]이 되겠습니까?’
곧 꿇어앉아서 그 어머니에게 여쭈었다.
‘부디 출가하여 사문이 되어서 산택(山澤)으로 가서 거기서 선도(仙道)를 배우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어머니가 곧 허락하면서 타일렀다.
‘만약 네가 사유(思惟)하여 지혜를 얻거든 반드시 돌아와서 나에게 말해야 한다.’
아들이 응낙하였다.
013_0242_b_13L王欲出時七寶大蓋常在其頭上七寶隨從群臣無數導從前後百千伎樂其音和雅巍巍堂堂不可稱計王千子中其最小者王如是問其母言此何國王巍巍如其母答言此是修陁梨鄯寧大轉輪主四天下汝之父也不識之耶子報言我當何時應得爲王母復答王有千子汝第一小不應得王子復言若不應得爲王者何用在家作白衣爲卽便長跪白其母言願聽出家作沙門詣山澤中學於仙道卽聽之其母告言若汝思惟所得智必還語我兒卽許之
곧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산택(山澤)으로 가서 좌선하여 정진하고 지혜를 사유해서 안으로 5음(陰)을 알고 밖으로 만물이 모두 다 항상하지 않음을 알았다.
‘모든 몸을 받는 것이 온갖 고통의 그릇이라, 전륜성왕도 호귀한 세상의 임금도 삼계에서 존귀함과 영화로움도 마치 허깨비[幻化]와 같아 공하여 나라는 것이 없는데 인연이 모인즉 있고, 인연이 떠난즉 없어지는 것이다. 모두 어리석음과 애착을 따라서 모든 행(行)이 있고, 모든 행이 있기 때문에 일체의 몸을 받아서 5도(道)로 나뉘면서 여러 가지 고통이 있는 것이니, 만약 어리석음과 애착이 없으면 모든 행이 없고, 모든 행이 없으면 5도가 없고, 5도가 없으면 몸을 받지 않고, 몸이 없으면 여러 가지 고통이 문득 없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유하고는 확연히 마음이 풀리어서 벽지불을 이루어 날아올라서 변화하니, 6신통이 맑게 사무쳐서 걸리는 바가 없었다.
그 본래의 서원과 같이 곧 돌아와서 어머니를 뵙고 그 신족을 나타내었다. 몸이 허공으로 올라가서 지나다니고 앉고 누우며 몸 위에서 물을 내고 몸 밑에서 불을 내는가 하면, 몸 위에서 불을 내고 몸 밑에서 물을 내기도 하며, 한 몸뚱이를 나눠서 백이 되고 천이 되고 만이 되고 헤아릴 수 없이 되었다가 다시 합하여서 하나가 되었다.
013_0242_c_03L卽便剃頭而著袈裟詣於山澤精進坐禪思惟智內解五陰外了萬物皆悉非常切受身衆苦之器飛輪王帝豪儁世主三界尊榮猶若幻化空無吾我會則有緣離則無皆從癡愛因有諸以有諸行受一切身五道之分便有衆苦若無癡愛則無諸行以無諸行則無五道以無五道則不受身以無有身衆苦便滅思惟如是霍然意解成辟支佛飛騰變化六通淸徹無所罣㝵如其本誓便還見母現其神足身昇虛空經行坐臥身上出水身下出火身上出火身下出水分一身作百作千作萬無數還合爲一
013_0243_a_01L그 어머니가 이를 보고 기뻐하며 뛰다가 절을 하고 물었다.
‘어디에서 음식을 얻는가?’
대답하였다.
‘구걸하여서 스스로 살아갑니다.’
어머니가 또 말하였다.
‘다시는 걸식을 하지 말고 마땅히 나의 청을 받으시오. 지금부터는 이 동산에서 살면서 날마다 나의 음식을 받아서 또한 마땅히 나로 하여금 복덕을 얻게 하시오.’
그때 벽지불이 어머니의 청을 받아서 그 동산에 머무르니 어머니가 날마다 스스로 가서 음식을 주었다.
그 동산 가운데에서 수년을 지내다가 ‘몸은 더럽고 부정하며 몸은 고통의 그릇이니, 이것을 무엇에 쓰랴’라고 사유하고서 문득 신명(身命)을 버리고 니원에 들어가서 반니원(般泥洹)하였다.
그 어머니가 곧 화장[耶旬]을 하여 탑을 세우고 꽃과 향으로 공양하였다.
013_0242_c_17L其母見之歡喜踊躍頭面作禮母復問言何所而得飮食答言乞丐自存母復白言莫更乞食當受我請從今以往在此園中住願當日日受我飮食當使我得其福德辟支佛便受母請住於園中其母日日自往飯之彼園中經涉數年思惟身分瑕穢不身爲苦器何用此爲便捨身命入於泥洹而般泥洹其母卽便耶旬起塔花香供養
왕이 다른 때에 이 동산에 이르러서 이 탑을 보고 곧 좌우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이 동산 안에 본래 탑이 없었는데 누가 이 탑을 세웠느냐?’
벽지불의 어머니가 말하였다.
‘이것은 왕의 태자 가운데 제일 어린 자가 왕이 나가실 때에 보고 왕을 저에게 저분은 어느 대왕인데 저렇게 높으시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곧 수타리선녕 전륜선왕으로서 너의 아버지라고 대답하였더니, 또 저에게 자기는 어떤 때에 왕이 될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너는 천 명의 아들 중에 제일 어려서 왕이 될 수 없다고 말했더니, 아들이 만약 왕이 될 수 없다면 어찌 집에 있으면서 속인이 되겠느냐고 말하고서 제게 하직하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겠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허락하고 부탁하기를 만약 도를 얻거든 반드시 돌아와서 나를 보라고 하였습니다.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산택 속으로 들어가서 좌선에 정진하여 벽지불의 도를 이루고 그 맹세한 대로 돌아와서 저를 보았습니다.
제가 청하여서 이 동산에 있게 하고 날마다 음식과 필요한 것을 공양하였는데, 수년이 지나서 반니원하였습니다. 여기 화장하여 탑묘를 세웠는데, 이것이 그 탑입니다.’
013_0243_a_04L王於異時到此園中此塔卽問左右而此園中素無是塔誰起此塔辟支佛母卽便白言是王太子之中第一小者見王出時而問我言(是何大王巍巍如是)我卽答言(修陁梨鄯寧轉輪聖王是卿之父)復問我言(我當何時應得爲王)我語之(汝於千子第一最小不應得王)其子便言(若使不得應作王者何用在家作白衣爲)便辭我出家學道我便聽之我與共要(若得道者必還見我)剃除鬚髮著於袈裟詣山澤中精進坐禪成辟支佛道如其所誓便還見我卽請之在此園中日日供養飮食所須經歷數年便般泥洹在此耶旬起於塔廟是其塔也
013_0243_b_01L왕이 이 말을 듣고 한편으로는 슬퍼하고 한편으로는 기뻐하면서 부인에게 말하였다.
‘어찌하여 나에게 말하지 않았소. 내가 곧 마땅히 전륜왕위를 주었을 것인데, 내가 듣지 못하였기 때문에 크게 잘못됨이 있었구려. 이제 비록 죽었더라도 내가 이 왕위를 주어야겠소.’
곧 천관(天冠)과 7보로 된 불식(拂飾)과 왕의 위복(威服)을 벗어서 탑 위에 놓고 왕이 큰 7보 일산으로 탑 위를 덮고 머리를 조아려 절하였으며, 꽃과 향으로 공양하고 기악으로 즐겁게 하였다.”
013_0243_a_19L王聞此語且悲且喜答夫人言何不語我我卽當以轉輪王位而用與之我不得聞大有折減而今雖死我以王位而用與卽脫天冠七寶拂飾王者威服於塔上王大七寶蓋用覆塔上頭面作禮花香供養伎樂娛樂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그때 수타리선녕 전륜왕이었던 자가 지금 나이다. 내가 그때 벽지불을 이룬 내 아들의 탑에 공양하고 왕위를 주고 큰 7보 일산으로 탑 위를 덮은 공덕으로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 전륜왕이 되어서 사천하를 다스렸고 7보가 따랐으며, 항상 3천의 7보 일산이 저절로 이르렀다.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 혹 천제(天帝)가 되기도 하였고, 혹 범왕이 되기도 하였던 것인데, 오늘에 이르러서도 만약 내가 부처를 취하지 않았다면 3천의 보배 일산이 항상 저절로 이르러서 다함이 없었을 것이다.
한 벽지불의 탑에 공양하여도 그 공덕을 받음이 다함이 없거늘, 어찌 하물며 여래의 색신(色身)에 공양하거나 멸도(滅度)한 뒤에 사리탑을 세우고 부처님의 형상을 만들어서 공양하는 것이랴. 그 공덕을 헤아리자면 저것보다 나음이 백천억 갑절이나 되고, 헤아릴 수 없는 갑절이나 되어서 비유할 수 없느니라.”
013_0243_b_02L佛告阿難乃昔爾時修陁梨鄯寧轉輪王者今我身是而我爾時自我之子成辟支佛供養其塔而以王位而用施之大七寶蓋覆於塔上因是功德無央數劫作轉輪王主四天下寶隨從常有三千七寶之蓋自然而無央數劫或作天帝或作梵王于今日若我不取佛者三千寶蓋常自然至無有窮盡供養一辟支佛塔受其功德不可窮盡何況供養如來色身及滅度後舍利起塔作佛形像供養之者計其功德過踰於彼百千億倍不可計倍無以爲喩
이때 대중이 모두 크게 기뻐하였고 마음이 밝아지고 뜻이 풀려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을 얻는 자, 혹은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일으키는 자, 혹은 불퇴전(不退轉)에 머무르는 자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그때 대중이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둘레를 세 번 돌고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각각 본래 처소로 돌아갔다.
013_0243_b_15L於時大衆皆大歡喜心悅意解應時有得須陁洹者斯陁含者阿那含者阿羅漢者或發無上正眞道意者或住立不退轉者不可稱計爾時大衆皆大歡喜遶佛三帀頭面作禮各還本所
이에 세존께서 비사리성에 이르러서 성 문턱에서 게송을 설하셨다.
013_0243_b_20L於是世尊進至毘舍離城到門閫上而說偈言

땅에 있는 모든 천신들아
허공에 머무르는 모든 하늘들아
여기에 와 있는 모든 것들아
모두 반드시 자비로운 마음을 내어야 한다.
013_0243_b_22L在地諸天神
虛空住諸天
諸來在此者
皆當發慈心
013_0243_c_01L
밤낮으로 기쁨을 품고
마땅히 바른 법을 따르라.
해치려는 생각을 품지 말고
모든 인민들을 괴롭히지 말라.
013_0243_c_01L晝夜懷歡喜
當隨正法言
勿得懷害意
嬈惱諸人民
佛說菩薩本行經卷中
辛丑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