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예전에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현자(賢者)가 있었는데, 이름은 수달(須達)이었다. 거처하는 집이 가난하여 재산이 없었으나 지극히 도덕을 믿었다.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서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경법(經法)을 설하시는 것을 들었다. 부처님께서 수달에게 물으셨다. “재가 보살은 마땅히 보시를 해야 하는가, 보시하지 말아야 하는가?”
부처님께서 수달에게 말씀하셨다. “대체로 보시에 있어서 비록 보시하는 바가 많아도 과보를 얻음이 적을 수도 있고, 보시가 비록 적어도 과보를 얻음이 많은 수도 있으니, 어떠한 것이 많이 베풀고도 적게 과보를 얻는 것인가? 비록 많이 보시하더라도 지극한 마음이 없고, 공경하는 마음이 없으며, 크게 기뻐하지 않고, 스스로 크다고 뽐내며, 보시를 받는 사람이 삿되고 전도된 견해를 믿어 바른 견해를 지니지 않아서 수행자[快士]가 아니면 베푸는 바가 비록 많아도 얻는 과보가 적나니, 마치 농사를 짓되 척박한 땅 가운데에는 씨를 뿌린 것이 비록 많더라도 열매를 거두는 것이 매우 적음과 같다. 어떠한 것이 적게 베풀어도 큰 복을 얻는 것인가? 베푸는 바는 비록 적어도 기쁨으로 주고 정결한 마음으로 주고 공경하면서 주고 보답을 바라지 않고 주며, 보시를 받는 사람이 다시 훌륭한 수행자[快士]여서 부처님, 나아가 벽지불ㆍ사문 4도(道)에서 정견(正見)에 응하는 사람이라면 베푸는 바가 비록 적어도 얻는 과보가 클 것이니, 마치 좋은 밭에 심은 것이 비록 적어도 열매를 거두는 것이 매우 많음과 같다.”
013_0236_b_01L부처님께서 또 수달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스스로 생각하니, 과거 세상에 이 염부제에 전륜왕이 있었는데, 이름은 파다발녕(波多★寧)이었다. 왕은 천 명의 아들을 두었고 사천하를 주관하였는데, 이 염부제에 8만 4천의 나라가 있었다. 그때 한 바라문이 있었는데 이름은 비람(比藍)이었고, 몸이 금빛이고 단정하여 비할 데 없었으며, 총명하고 지혜로워서 천지가 변하는 운세와 병을 가라앉히는 의술을 알았으며, 위로 천문을 알았고 아래로 지리를 살폈으며, 중간에 있는 사람들의 실정을 알아서 일체 전적(典籍)에 꿰뚫어 통달하지 않음이 없었다. 사람됨이 어질고 자애로워 일체를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니 왕이 매우 사랑하고 공경하였으며, 8만 4천의 모든 왕과 나라의 인민들이 또한 다 받들어 공경하여 스승을 삼았다. 비람 대사가 대왕이고 파다발녕이 대왕이 아니었다. 왜냐 하면 파다발녕왕은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바르게 하는 데 하나하나 물어서 인도하였으며 비람 대사가 교화하였으니, 모든 왕과 신민들이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다. 이때 대왕이 비람으로부터 경전을 인도하여 받고 또한 다시 8만 4천의 모든 작은 나라의 왕과 여러 신하들과 태자와 모든 인민에게 널리 말해서 모두 비람을 따라서 경전을 배우고 지혜를 익히게 하니, 모든 왕과 신민들이 다 비람을 따라서 경전을 인도하여 받고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고, 모두 ‘이것은 범천이 내려와서 우리를 교화하고 좋은 일을 하는 것이요,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였다.
013_0236_c_01L이때 8만 4천의 모든 왕들이 지혜를 배우고 마음과 뜻이 열리고 풀어지자, 모두 크게 기뻐하였다. 8만 4천의 모든 작은 왕들이 금과 은으로 장식한 흰 코끼리 한 마리와 역시 금과 은으로 장식한 준마 한 필과 역시 금과 은으로 장식한 소 한 마리와 단정하기 비할 데 없으며 7보와 영락과 아름다운 옷으로 꾸민 아리따운 여인 한 사람과 금 발우에 은싸라기를 담고, 은 발우에 금싸라기를 담고, 유리(琉璃) 발우에 금싸라기를 담고, 파리(頗梨) 발우에 금싸라기를 담아서 금으로 수레를 만들고 7보(寶)로 장식하여 각각 모두 8만 4천 개를 공물로 비람 대사에게 바쳤다.
그때 대왕 파다발녕이 모든 작은 왕들이 비람에게 공양하였다는 것을 듣고 크게 기뻐하면서, ‘나도 마땅히 비람 대사에게 재보를 바치리라’ 하고, 즉시 8만 4천의 옥녀들을 7보의 구슬과 아름다운 옷으로 그 몸을 꾸미고, 8만 4천의 흰 코끼리를 순금으로 장식하고, 8만 4천 필의 말을 금과 은으로 장식하고, 8만 4천 마리의 소를 다 금으로 장식하고, 8만 4천 금 발우에 은싸라기를 담고, 8만 4천 은 발우에 금싸라기를 담고, 8만 4천 유리 발우에 금싸라기를 담고, 8만 4천 파리 발우에 금싸라기를 담고, 8만 4천 대의 수레를 다 금으로 장식하여 비람에게 올렸다. 비람이 받은 후에 ‘이 재보와 코끼리ㆍ말ㆍ수레 따위 일체의 소유가 모두 다 항상한 것이 아니어서 견고하지 않은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대왕에게 말하였다. ‘소유한 재산은 모두 다 항상한 것이 아니어서 없어지는 법입니다. 저는 이것을 쓰지 않고 보시하여서 모든 궁핍한 이를 제도하려고 합니다.’
왕이 그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면서 여러 신하들에게 신칙하여 북을 쳐서 염부제 안에 영을 내리기를, ‘가난한 자ㆍ외로운 자ㆍ늙은이ㆍ바라문 범지는 모두 다 모여라. 비람이 곧 큰 보시를 하리라’라고 하였다. 인민들이 영을 듣고 구름처럼 일어나서 모이니, 강한 자와 약한 자가 서로 도와 모두 다 와서 이르렀다. 이때 비람이 바라문의 손을 씻어 주고자 하여 물병을 기울였으나 물이 나오지 않자 크게 근심하기를, ‘지금 나의 큰 보시에 무슨 잘못이 있는가. 뜻이 청정하지 않은가, 보시하는 바가 좋지 않은 것인가? 무엇 때문에 물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하였다.
013_0237_a_01L그때 하늘 사람이 허공에서 비람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지금 보시하는 것은 대단히 좋아서 비할 데 없고, 그 마음이 정결하여 능히 지나칠 자가 없으니, 그대의 공덕은 천하(天下)에 제일이며 더 높을 수 없다. 다만 보시를 받을 사람들이 다 삿되고 거짓되고 뒤바뀐 견해를 가진 무리들이요, 맑고 고결한 수행자의 무리가 아니어서 그대가 씻어 주는 존경을 받을 만하지 못하기 때문에 물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비람이 하늘 사람의 말을 듣고 뜻이 열리어서 곧 맹세하여 말하였다. ‘지금 내가 보시하는 바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리니, 소원하는 바대로 될 것이라면 내가 붓는 물이 마땅히 내 손 안으로 떨어지게 하소서.’ 서원을 마친 후 문득 물병을 기울이니 물이 곧 흘러 나와서 저절로 자신의 손바닥 가운데로 떨어지니, 모든 하늘들이 허공에서 찬탄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그대가 소원한 대로 오래지 않아서 성불하리라.’
013_0237_b_01L부처님께서 수달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비람 바라문이 지금의 나였느니라. 그때 내가 보시한 것도 좋았고 그 마음도 좋았으나 받는 자가 좋지 않아서 비록 보시한 것은 많았으나 얻은 과보는 매우 적었다. 그런데 이제는 나의 법이 참되고 미묘하고 청정하며, 제자가 참되고 바른지라, 비록 베푸는 것이 적어도 과보를 얻음이 매우 많다. 이에 비람이 12년 동안 염부제의 모든 인민들에게 보시를 행한 그 공덕을 헤아리건대, 한 명의 수다원에게 보시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 그 복이 훨씬 많아서 그 위를 넘어선다. 설사 백 명의 수다원에게 보시한 것에다가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들에게 베푼 복의 과보를 합치더라도 한 명의 사다함에게 보시한 것만 같지 못하니 이 복이 훨씬 많아서 그 위를 넘어선다. 바로 백 명의 사다함과 백 명의 수다원에게 보시한 것과 나아가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들에게 보시하여 얻은 복의 과보가 한 명의 아나함에게 보시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 그 복이 배나 많아서 그 위를 넘어선다.
백 명의 아나함과 백 명의 사다함과 백 명의 수다원에게 보시한 데다가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에게 보시하여 얻은 복의 과보가 한 명의 아라한에게 보시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 그 복이 훨씬 많아서 그 위를 넘어선다. 바로 백 명의 아라한과 백 명의 아나함과 백 명의 사다함과 백 명의 수다원에게 보시하고, 거기에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에게 보시하여 얻은 공덕이 한 명의 벽지불에게 보시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 그 복이 훨씬 많아서 그 위를 뛰어넘는다. 바로 백 명의 벽지불과 백 명의 아라한과 백 명의 아나함과 백 명의 사다함과 백 명의 수다원에게 보시하고, 거기에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들에게 보시하여 얻은 공덕을 합치더라도 탑과 승방과 정사(精舍)를 일으키고 의복과 와상(臥床)과 음식으로 공양하며, 과거ㆍ미래ㆍ현재 사방의 여러 승려와 사문과 도사(道士)들에게 그 필요한 바를 공급하여 얻은 공덕을 헤아리면 그것이 앞의 것보다 뛰어나며, 비록 탑과 승방과 정사를 일으키고, 벽지불과 아라한ㆍ아나함ㆍ사다함ㆍ수다원에게 보시하고 아울러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들에게 보시하여 지은 복덕을 겸하더라도 부처님 한 분께 공양한 것만 같지 못하니, 이 공덕은 매우 많아서 가히 헤아릴 수 없다.
013_0237_c_01L비록 부처님께 공양하고 탑과 승방과 정사를 일으키고, 나아가 벽지불ㆍ아라한ㆍ아나함ㆍ사다함ㆍ수다원과 아울러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들에게 보시한 만큼의 공덕을 합해도 어떤 사람이 하루에 세 번 스스로 8관재(關齋)에 들어가는 것만 같지 못하다. 만약 5계(戒)를 지키면 얻은 공덕이 이전에 얻은 보시의 복덕보다 백천만 갑절이나 되어서 가히 비유할 수 없으며, 다시 계를 지킨 복과 이전에 일체를 베푼 것과 부처님의 공덕과 나아가 벽지불과 4도(道)의 무리에 보시한 것을 합하여 모으고,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에게 보시한 복덕을 모두 합하여도 한 식경 동안 좌선을 하고 중생을 자비로 생각하는 공덕만 못하여서 이 공덕이 앞의 것보다 백천만 배도 넘는다.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에게 보시한 것과 나아가 4도와 벽지불에 보시한 것과 탑과 승가람을 일으키고 위로 부처님께 공양하며, 계를 지키고 좌선하고 중생을 자비로 생각하는 모든 덕을 합하여도 법을 듣고 마음에 품으며, 4제(諦), 항상하지 않음, 고통, 공함, 몸이 아닌 법과 니원의 적멸(寂滅)을 생각하는 것만 못하니, 앞에 지은 일체 공덕에 비하여서 이것이 가장 존귀하고 제일이어서, 더 높은 것이 없다.”
이에 수달이 법을 듣고 한량없이 뛰었고, 몸과 마음이 청정하여 아나함의 도를 얻었다. 오직 다섯 개의 금전(金錢)이 있었는데, 하루에 1전을 가지고 부처님께 공양하고, 1전은 법에 바치고, 1전은 승려에게 베풀고, 1전은 자신이 먹고, 1전은 근본을 삼으니, 날마다 이와 같이 하면 언제나 1전이 남아 있어서 마침내 다함이 없다. 곧 5계를 받고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오늘 욕심이 이미 끊어졌는데, 집에 있으면서 마땅히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수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그대가 오늘 마음과 뜻이 청정하여서 다시 애욕이 없다면, 그대는 집으로 돌아가서 모든 부녀들에게 ‘이제 나는 욕심이 이미 없어졌으니 그대들은 각기 즐겨 하는 바를 따르되, 남편이 필요한 자는 마음대로 좋은 바를 따라가고, 만약 여기에 있으려고 한다면 마땅히 옷과 음식을 주리라’라고 하라.”
013_0238_a_01L수달이 가르침을 받고 부처님께 예배하고 집에 돌아가서 모든 부녀들에게 물었다. “나는 이제 애욕이 아주 없어져서 다시 애욕의 일이 없을 것이니, 그대들은 만약 남편이 필요하거든 각기 좋아하는 바를 따라가고 여기에 있으려고 한다면 옷과 음식을 궁핍하지 않게 공급하리라.” 모든 부녀들이 각각 뜻을 좇아서 그 즐겨 하는 바를 따라서 하였다.
그때 한 부인이 보리를 볶아서 가루를 만드는데 염소가 와서 당겨서 보리를 볶을 수가 없었다. 부지깽이를 가지고 염소를 때렸는데 부지깽이 끝에 있던 불이 염소의 털로 옮겨 붙었다. 염소가 털에 불이 붙어서 뜨겁자 코끼리 우리로 달려가서 문지른 것이 코끼리 우리를 태웠고 아울러 왕의 코끼리가 화상을 입었다. 코끼리의 몸뚱이가 불에 데어서 터지자 문득 원숭이를 죽여서 코끼리의 몸에 붙이는 약으로 썼다.
성내어 싸우고 다투는 곳 마땅히 그 가운데 머물지 말라. 산양과 염소가 서로 싸울 때 파리와 나비가 거기서 죽고,
013_0238_a_09L瞋恚鬪諍邊, 不當於中止, 羯羠共相牴,
蠅蛾於中死。
여종과 암염소가 받고 치는데 애매한 원숭이가 앉아 죽었네. 슬기로운 자는 멀리하나니 어리석은 사람과 함께 있지 말라.
013_0238_a_11L婢共䍧牴鬪, 獼猴而坐死,
智者遠嫌疑, 莫與愚人止。
바사닉왕(波斯匿王)이 신하에게 신칙하여 한계를 짓되, ‘지금부터 밤에 불을 피우지 말고, 등촉도 밝히지 말라. 만약 범하는 자가 있으면 금 1천 냥으로 벌하리라’라고 하였다. 그때 수달이 도를 얻고 집에 있으면서 밤낮으로 좌선하는데, 처음 선정[定]에 들 때 등불을 켜고 좌선하다가 밤중에는 쉬고 닭이 울면 다시 등불을 밝히고 좌선하였다. 그러다가 사찰하는 자가 그를 잡아서 등불을 들고서 왕에게 말하였다. “마땅히 벌금을 내도록 해야 합니다.” 수달이 왕에게 아뢰었다. “지금 내가 빈궁하여서 백 전도 낼 수 없는데, 무엇으로 임금님께 벌금을 바치겠습니까?” 왕이 성내고 꾸짖어 옥에 가두도록 신칙하니 수달은 곧 옥에 갇혔다.
013_0238_b_01L사천왕(四天王)은 수달이 옥에 갇혀 있는 것을 보고, 초저녁에 내려와서 수달에게 말하였다. “내가 그대에게 돈을 주어서 왕에게 벌금을 바치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수달이 대답하였다. “왕이 스스로 기뻐하면서 뜻이 풀려야 하니 돈을 쓰지 않아도 되리라.” 사천왕을 위하여서 경을 설하여 마치니 천왕이 문득 갔다.
한밤중이 되자 천제석이 다시 내려와서 보았다. 수달이 또 그를 위하여 법을 설하여 마치니, 제석이 곧 돌아갔다. 다음으로 새벽녘에 범천이 다시 내려와서 수달을 보자 곧 그를 위하여 설법하였다. 그러자 범천이 또 돌아갔다.
그때 왕이 밤에 망루[觀] 위에서 감옥을 보니 그 뒤에 불빛이 있었다. 왕은 다음날 곧 사람을 보내어서 수달에게 말하였다. “좌선하고 불피워서 갇히게 되었거늘 부끄러움이 없이 계속하여 또 불을 피우느냐?” 수달이 대답하였다. “제가 불을 피운 것이 아닙니다. 만약 불을 피웠다면 당연히 연기와 재의 표식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 수달에게 말하였다. “초저녁에 네 개의 불이 있었고, 밤중에 불 하나가 먼저 것보다 배나 큰 것이 있었고, 새벽녘에 또 다른 불 하나가 먼저보다 배나 되었는데, 불을 피운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된 것이냐?” 수달이 대답하였다. “그것은 불이 아니었습니다. 초저녁에는 사천왕이 내려와서 나를 보았고, 밤중에는 제2천제가 와서 나를 보았고, 새벽녘에는 제7 범천이 와서 나를 보았는데, 이는 하늘의 몸에서 나는 광명의 불꽃이요, 불이 아니었습니다.”
신하가 그 말을 듣고 곧 가서 왕에게 아뢰니 왕이 이와 같음을 듣고 곧 마음이 놀라고 털이 곤두섰다. 왕이 말하였다. “이 사람의 복덕이 이처럼 수승하여 특별하거늘 내가 이제 어떻게 헐뜯고 욕보이겠는가?” 곧 신하에게 신칙하여 말하였다. “속히 석방하여 내보내되 지체하지 말라.” 곧 석방하여 가도록 하였다.
수달이 벗어나서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서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물러앉아서 법을 들었다. 바사닉왕의 장엄한 행차가 부처님 처소에 이르렀다. 인민들이 왕을 보고 모두 자리를 피하여 일어나는데, 오직 수달만이 마음이 법미(法味)에 취하여 왕을 보고도 일어나지 않자, 왕이 마음속으로 괘씸하게 생각하였다. ‘이 사람은 나의 백성인데 교만한 마음을 품고 나를 보고도 일어나지 않는구나.’ 드디어 노여움을 품었다. 부처님께서 그 뜻을 아시고 법을 설하지 않으셨다.
013_0238_c_01L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지금은 왕을 위하여 법을 설할 때가 아니니, 어찌하여 때가 아니라고 하는가 하면, 사람이 화냄[瞋恚]ㆍ분노ㆍ번뇌[結]를 일으켜 풀지 않거나 만약 음란함을 탐하여 여색에 빠지거나, 교만하여 스스로 대단하고 귀하다고 여겨 공경심이 없으면 그 마음이 더럽고 흐려져서 묘법(妙法)을 들어도 능히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까닭에 지금은 왕을 위하여 법을 설할 때가 아닙니다.”
왕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속으로 스스로 ‘여기에 앉아 있는 사람 때문에 오늘 내가 두 번이나 위신이 꺾이었고, 또 성을 내서 법을 듣지 못하였다’라고 생각하였다. 부처님께 절하고 물러가다가 밖에 나와서 좌우에게 명령하였다. “저 사람이 만약 나오거든 곧 그 머리를 베어 오라.” 말을 마치고 나자 그때 4면에서 호랑이ㆍ사자 등의 독하고 해로운 짐승들이 몰려와서 왕을 둘러쌌다. 왕이 이것을 보고 크게 두려워하면서 곧 부처님의 처소로 다시 이르니,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대왕은 어찌하여 돌아오셨습니까?”
왕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크게 두려워하면서 곧 수달을 향하여 참회하면서 절하고 양피(羊皮) 네 포를 수달 앞에 깔고 말하였다. “당신이 나의 백성으로서 나를 욕보였으므로 실로 매우 참기 어려웠습니다.” 수달이 다시 말하였다. “나는 빈궁하여 보시를 행한다는 것이 역시 매우 어려웠습니다.”
013_0239_a_01L시라사질(尸羅師質)이 나라를 위하여 평정하다가 도적에게 잡혔는데, 도적이 말하였다. “나를 보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내가 마땅히 너를 놓아 주리라. 그렇지 않으면 너를 죽이리라.” 시라사질이 스스로 ‘지금 거짓말을 한다면 법이 아닌 일을 하는 것인데, 만약 지옥에 떨어지면 누가 마땅히 나를 놓아 줄 것인가?’라고 생각하였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도적에게 말하였다. “차라리 내 머리를 바치더라도 마침내 거짓말은 하지 않겠다.” 도적이 문득 그를 놓아 주었다. 위해가 닥쳐도 거짓말을 하지 않고 행실을 삼가고 법을 바르게 함은 실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빈궁하여 보시하기 어렵고 호귀(豪貴)하여 인욕하기 어렵네. 위험한 경우에 계 지키기 어렵고 한창 젊을 적에 욕망 버리기 어렵네.
013_0239_a_08L貧窮布施難, 豪貴忍辱難, 危嶮持戒難,
少壯捨欲難。
게송을 설하고 나니, 부처님께서 거듭 경법을 설하셨다. 왕과 신민들이 다 크게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절하고 갔다.
013_0239_a_10L佛說偈已重說經法,王及臣、民皆大歡喜,爲佛作禮而去。
8 이와 같이 들었다.
013_0239_a_12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라열기(羅閱祇) 비류반가란타니파승가람(比留畔迦蘭陀尼波僧伽藍)에 계셨다. 우련(優蓮)취락에 한 샘물이 있었는데, 그 속에 독룡(毒龍)이 있었으니, 이름은 산타리(酸陀梨)였다. 매우 크고 흉악하여 우박과 서리를 내려서 오곡을 상하여 익지 못하게 하니 인민이 굶주렸다. 그때 바라문이 주문으로 용으로부터 항복받고 우박과 서리를 내리지 못하게 하여 오곡이 제대로 익게 되었다. 몇 해 동안 이렇게 하였는데 이 바라문이 마침내 늙어서 주술을 행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때 어떤 젊은 바라문이 주술을 잘하였는데 소리를 높여서 주문을 외우니 구름이 곧 흩어져서 우박과 서리를 내리지 못하게 되어 오곡이 풍성하게 익으니 인민들이 기뻐하면서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여기 머무른다면 마땅히 모자람이 없도록 공급해 주겠다.” 바라문이 좋다고 하고 거기에 머무르니 인민들이 항상 함께 거두어서 바라문에게 모자라지 않게 공급해 주었다.
013_0239_b_01L그런데 부처님께서 나라에 들어오시면서부터는 널리 경법을 설하시니, 인민들이 모두 도(道)의 교화를 받아서 도를 얻는 이가 매우 많아졌고, 모든 용과 귀신들도 다 모두 선하게 되어서 나쁜 폐해를 짓지 않으니, 바람과 비가 때에 맞아서 오곡이 풍성해졌으므로 천하게 여길 정도였다. 다시 바라문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하지 않아서 바라문이 다니면서 구걸하였으나 모든 인민들이 도리어 침을 뱉고 욕하면서 주지 않았다. 그때 바라문이 마음에 성냄을 일으켜, ‘내 은혜의 힘을 입어서 배부르고 만족함을 얻었거늘 도리어 나를 욕하는구나. 내가 이 나라의 인민과 국토를 파멸시키고야 말리라’ 하고 사람들에게 물었다. “마음에 원하는 바를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는가?” 사람들이 말하였다. “부처님의 네 분 높은 제자께 공양하면 반드시 하고 싶은 대로 소원을 이루리라.”
그때 바라문이 곧 음식을 장만하고 대가섭(大迦葉)과 사리불(舍利弗)과 목련(目連)과 아나율(阿那律)을 청하여서 대접하고 이 네 분에게 지극한 마음으로 절하면서 마음속으로 소원을 구하였다. ‘내가 이제 지은 이 복덕으로 부디 나로 하여금 큰 힘을 지닌 독룡(毒龍)이 되게 하여 이 나라를 파멸하게 하여지이다. 반드시 나로 하여금 이 소원을 얻게 하소서.’
그때 사리불이 도안(道眼)으로 그가 어떤 소원을 구하는지를 관찰하여 보고 바라문의 마음속에 원하는 바가 독룡이 되어서 이 나라를 멸망시키고자 하는 것임을 알았다. 그때 사리불이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이러한 서원을 짓지 말아라. 용과 뱀 따위의 해롭고 악한 몸이 될 것이다. 만약 전륜성왕이나 천제석ㆍ마왕ㆍ범왕(梵王)이 되려고 한다면 다 될 것이다. 이렇게 사나운 몸이 되려는 것은 좋은 소원이 아니다.”
013_0239_c_01L그때 바라문과 아내와 그 두 아이들도 함께 용이 되기를 원하니, 죽어서 용의 몸을 받아 큰 신통의 힘이 있었고 아주 독하고 사나웠다. 곧 산타리용을 죽이고 그의 거처를 빼앗아 머물면서 바람과 비를 함부로 내리고 우박과 서리를 크게 퍼부으니 오곡이 절단났고, 오직 풀과 짚만이 남았다. 이로 인하여 그 용을 아파라리(阿波羅利)라 이름하였고, 아내는 비수니(比壽尼)라 이름하였으며, 용에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하나는 이름이 기선니(璣鄯尼)였다. 인민 가운데 굶어 죽는 자가 매우 많았고 게다가 전염병까지 더하여서 죽는 자가 헤아릴 수 없었다.
그때 아사세왕(阿闍世王)이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머리를 조아려서 절하고 꿇어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나라에 백성들이 악룡과 역귀(疫鬼)에게 상해를 입어 죽는 자가 헤아릴 수 없으니, 오직 세존께서 대자대비로 일체를 가엾이 여기시어 구호하여 주시고 재해(災害)를 물리쳐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곧 좋다고 하셨다.
세존께서 다음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에 들어가 음식을 구걸하시어 용이 있는 샘에 가셔서 식사하시고 발우를 씻어서 그 발우를 씻은 물을 샘에 부으셨다. 용이 크게 성내어서 곧 물에서 나와 부처님을 향해서 독기를 토하고 불을 토하자 부처님 몸에서는 물이 나와서 이것을 없앴다. 또 큰 우박을 퍼부으니 그것이 허공에서 변화하여 하늘 꽃이 되었다. 또 큰 돌을 퍼부으니 변화해서 구슬과 장식품이 되었다. 또 칼과 창을 퍼부으니 변화해서 7보가 되었다. 이번에는 용이 나찰(羅刹)로 화현하여 부처님께서 다시 비사문왕(毘沙門王)으로 화현하시니, 나찰이 문득 없어졌다. 용이 다시 큰 코끼리로 변화해서 코로 예리한 칼을 잡으니 부처님께서 곧 큰 사자왕으로 화현하시자 코끼리가 문득 사라졌다. 마침내 용의 모습을 짓자 부처님께서 금시조(金翅鳥)의 왕으로 화현하시니 용이 문득 달아났다.
013_0240_a_01L그 신통력을 다하였으나 능히 부처님을 해칠 수 없어서 샘 속으로 돌입하니 밀적역사(密迹力士)가 금강저(金剛杵)를 들어서 산을 치자 산이 무너져서 반은 샘 속으로 떨어졌다. 용이 달아나려고 나오는데, 부처님께서 그 샘물을 화하여 없애고 큰 불을 만드시자 다급하여 달아나려고 하였다. 이에 세존께서 용의 정수리를 밟으시니, 용이 달아나지 못하여 드디어 항복하고 꿇어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오늘의 괴로움은 가혹합니다.” 부처님께서 용에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악을 품고 중생을 괴롭히느냐?” 용이 머리를 조아려서 부처님 발에 절하고 꿇어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디 놓아 주십시오. 세존께서 신칙하시는 바를 제가 마땅히 받들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용에게 말씀하셨다. “반드시 5계를 받아서 우바새(優婆塞)가 되어라.” 용과 그 처자가 다 5계를 받아 우바새가 되었으며, 자비로운 마음으로 선을 행하니, 다시 서리와 우박이 오지 않고 바람과 비가 때에 맞춰서 오곡이 풍성하게 익었으며, 모든 염병의 귀신 무리가 모두 달아나서 비사리(毘舍離)로 향하였다. 마갈국(摩竭國)의 인민들은 배가 부르고 온갖 병들이 없어져서 드디어 안락하게 되었다.
비사리의 인민들은 염병으로 죽는 자가 매우 많았다. 비사리의 왕이, 마갈국에서는 부처님께서 거기에 계시면서 악룡을 항복받고 염병을 소멸시키셨다는 말을 듣고 곧 사신을 부처님 처소로 보내었다. 이에 사신이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꿇어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왕이 일부러 저를 보내어서 와서 머리를 조아려 문안을 여쭈도록 하셨습니다. 여래 대성(大聖)이시여, 저희 나라에는 병으로 죽는 자가 매우 많습니다. 오직 세존께서 큰 자비로 가엾게 여기시어 저희 나라로 오셔서 위광(威光)을 드리우셔서 모두 제도해 주십시오.”
013_0240_b_01L비사리국은 마갈국과 본래 원한과 혐오함이 있었는데, 아사세왕이 비사리국에 염병이 유행한다는 말을 듣고 대단히 기뻐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비사리의 사신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먼저 아사세왕으로부터 90일 동안의 청을 받아서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네가 아사세왕에게 가서 말하여 보아라.” 사신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두 나라 간에는 전부터 원한과 혐오함이 있으니 제가 이제 가면 반드시 죽음을 당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사신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다만 부처님의 사신이 되어라. 마침내 능히 너를 죽일 자가 없으리라.” 부처님께서 거듭 사신에게 말씀하셨다. “아사세왕에게 아버지를 살해한 악한 반역의 죄를 여래를 향해 고치고 뉘우쳤기 때문에 지옥 속에서 마땅히 받아야 할 세간의 5백 일 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하라.”
사신이 가르침을 받고 왕궁의 문에 나아가니 왕과 여러 신하들이 비사리의 사신이 문 밖에 와 있다는 것을 듣고 모두 성내어서 의논하였다. “마땅히 그 머리를 자르고 그 귀와 코를 끊으며, 그 몸뚱이 뼈를 짓이겨서 밀가루 반죽처럼 해야 한다.” 사신이 들어와서 궁전 앞에서 큰 소리로 말하였다. “세존께서 나를 보내셔서 대왕님 곁에 왔습니다.” 부처님의 사신이라는 것을 듣고는 다 기뻐하였다. 왕이 사신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 너를 보내셔서 왔다면 무엇을 신칙하라고 하시더냐?” 사신이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대왕이 지은 아버지를 살해한 악한 반역의 죄를 여래를 향하여 참회하였기 때문에 지옥에서 마땅히 받아야 할 세간의 5백 일 죄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 오직 마땅히 스스로 꾸짖어 과거를 회개하고 미래를 닦을지언정 근심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 하였다. “내가 반역죄를 지어서 지옥에 있을 것인데 벗어남을 얻었구나.” 곧 멀리 부처님을 향하여 머리를 조아려 절을 하였다.
013_0240_c_01L왕이 사신에게 말하였다. “네가 나를 위하여서 이 소식을 가져왔으니 기쁘기 말할 수 없구나. 무슨 소원이든 구하려고 한다면 마땅히 네게 주리라.” 사신이 왕에게 말하였다. “비사리국에 염병이 유행하는데, 부처님을 청하여서 저희 나라에 광림(光臨)하사 모두 제도시켜 주기를 원하니, 오직 대왕께서는 부처님께서 가실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왕이 곧 좋다고 하고 사신에게 일렀다. “너의 대왕에게 말하여라. 나는 성문에서 항하 가에 이르도록 길을 닦고 꽃으로 땅에 펴고 깃발을 나열하여 항하수 가에 이르게 하고 온 나라의 군사들을 동원하여 세존을 모시고 항하수 가에까지 갈 것이니, 너희도 마땅히 비사리성으로부터 길을 평탄하게 닦고 꽃과 향을 뿌리고 깃발을 나열하여 항하수 가에 이르게 하고 비사리의 신하와 백성과 군사들이 빠짐없이 항하 가에까지 와서 부처님을 맞이하도록 하여라. 만약 능히 그렇게 한다면 부처님을 모셔 가도록 허락하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가시게 할 수 없다고 하여라.”
사신이 다시 부처님께 하직하여 절하고 비사리로 돌아가서 왕에게 이와 같이 말하였다. 왕이 말한 바를 듣고 크게 기뻐하면서 “우리 나라에서도 복을 심게 되었다”라고 하고, 곧 영을 내려 길을 닦아서 성문에서부터 항하 가에 이르도록 모두 청정하게 하고, 여러 가지 꽃을 깔고 훌륭한 향을 피우고 모든 깃발을 세웠으며, 비사리 왕이 온 나라의 신하와 백성들을 거느리고 종을 치고 북을 울려서 여러 가지 기악을 지으면서 항하 가에 이르러서 불ㆍ세존을 맞이하는데 5백 개의 보배 일산을 세존께 올리기로 하였다.
마갈국 왕도 역시 영을 내리어 길을 닦아서 모두 청정하게 하고 꽃과 향을 펴서 뿌리고 온갖 깃발을 세워 항하 가에까지 이르게 하고, 모든 신하와 백성들과 온 나라의 군사들을 거느리고 종을 치고 북을 울려서 여러 가지 기악을 지으니 천지가 진동하였다. 세존을 항하 가에까지 배웅하고 5백 개의 보배 일산을 세존께 받들어 올리었다.
013_0241_a_01L사천왕과 도리천왕(忉利天王)과 위로 화응성천왕(化應聲天王)에 이르기까지 각각 모두 헤아릴 수 없는 하늘들을 데리고 천상의 이상하고 묘하고 진기한 여러 가지 꽃과 향과 약간의 기악을 갖추고 5백 개의 보배 일산을 가지고 와서 세존께 바쳤다. 제7 범천왕과 위로 수타회천(首陀會天)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천왕들도 각각 헤아릴 수 없는 모든 천자들을 데리고 천상의 여러 가지 묘한 향과 꽃과 약간의 기악을 갖추고 5백 개의 보배 일산을 세존께 바쳤으며, 비마(毘摩)ㆍ비라(毘羅)ㆍ아수륜(阿須倫) 왕도 헤아릴 수 없는 아수륜 백성을 데리고 여러 가지 보배와 꽃과 향과 약간의 기악과 5백 개의 보배 일산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께 바쳤다. 사갈(沙竭)용왕이 헤아릴 수 없는 모든 용의 권속들을 데리고 약간의 향과 온갖 기악과 5백 개의 보배 일산을 가지고 와서 세존께 바치니, 일산이 모두 합하여서 3천이었는데 오직 한 개의 일산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받으셨다. 한 개의 일산을 남긴 것은 뒤에 따르는 모든 제자들을 덮어서 보호하는 데 공양하게 한 것이었다.
그때 모든 하늘과 인민과 용과 아수륜들이 헤아릴 수 없이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렀다. 비사리 왕과 모든 신하와 백성들이 모두 말하였다. “지금 부처님께서 항하를 건너시는데 우리들이 마땅히 함께 5백 개의 배를 만들어서 부처님께서 물을 건너시도록 하자.” 마갈국 왕과 모든 신하와 백성들이 또 말하였다. “오늘 부처님께서 물을 건너시는데 우리들이 마땅히 5백 척의 배를 만들어서 부처님께서 물을 건너시도록 하여 드리자.” 모든 하늘들이 또한 각각 5백 척의 보선(寶船)을 만들었고, 모든 아수륜도 함께 5백 척의 보선을 만들었으니, 이때 모든 용들은 함께 몸을 엮어서 5백 개의 다리를 만들어서 세존께서 그 위를 밟고 건너가시게 하려고 하였다.
013_0241_b_01L그때 세존께서 모든 하늘과 일체 인민과 용과 아수륜이 각각 기뻐하면서 공경심이 있는 것을 보시고 중생들로 하여금 두루 그 복을 얻게 하시려고 곧 몸을 변화하여 모든 배 위에 두루 있게 하니, 모든 하늘과 인민과 용과 아수륜에게 다 각각 여래 세존께서 자신의 배에만 계시고 다른 배에는 안 계신 것처럼 보이게 하셨다. 이에 여래께서 물을 건너기를 마치시니 헤아릴 수 없는 하늘들이 허공에 꽉 차서 여러 가지 유명한 꽃을 뿌리고 기이하고 묘한 향을 사르고 여러 가지 기악을 지었으며, 사람과 용과 아수륜들도 모두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유명한 꽃을 뿌리고 여러 가지 향을 사르고 모든 기악을 지어서 세존을 즐겁게 해 드리니 기쁨이 한량없었다.
이때 여래께서 삼계의 모든 하늘과 인민들이 마음에 기쁨을 품고 뛰면서 여래께 한량없이 공양함을 보셨다. 세존께서 장차 전세의 본래 보살도(菩薩道)를 수행하시던 일을 말씀하고자 하실 때, 문득 미소지으시니 5색의 광명이 입에서 나오는데 빛이 다섯으로 나뉘어서 낱낱의 빛 끝에서 무수한 밝음이 나왔고, 낱낱의 빛 끝에 보배 연꽃이 있었으며, 낱낱의 꽃 위에 모두 화신불이 있었다. 한 갈래의 광명은 위로 욕계(欲界)ㆍ색계(色界)ㆍ무색계(無色界)를 비추니, 3계(界)의 모든 하늘이 그 광명을 보고, 또 화신불을 보고 다 모두 기뻐서 각각 욕락(欲樂)을 여의고서 화신불의 처소에 나아가서 경법을 설하시는 것을 들었다. 한량없는 모든 하늘들이 경법을 설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뛰었다. 모두 각각 도적(道迹)ㆍ왕래(往來)ㆍ불환(不還)ㆍ무착(無著)의 증득을 얻었으며, 큰 도의 뜻을 발하여 불퇴전에 들어가는 자도 있었다.
013_0241_c_01L한 갈래의 광명은 삼천대천세계의 인도(人道)에 있는 자를 두루 비추니, 광명과 화신불이 세계에 가득하였는데 일체의 인민들이 그 광명을 보고 또 그 화신불을 보고 성내는 것이 심했던 자는 분한 뜻이 소멸되고 다 자비로운 마음을 발하였으며, 음욕이 불처럼 치성했던 자는 그 욕심이 없어져서 그 더러움을 보았고, 어리석음과 어둠에서 모두 다 깨어나서 네 가지의 항상하지 않음[非常]을 알았으며, 옥에 매여 갇혔던 것들이 모두 풀려 나왔고, 눈먼 자가 보게 되었고, 귀먹은 자가 듣게 되었고, 벙어리가 능히 말을 하며, 곰배팔이와 앉은뱅이가 손과 발을 얻었고 파리하고 쇠잔한 온갖 병이 모두 다 없어져 나았으니, 일체 인민들이 모두 기뻐하면서 각기 욕락을 떠나서 부처님 처소로 왔다. 그때 모든 화신불이 각각 법을 설하여 마음과 뜻이 열리어서 혹 도적(道迹)ㆍ왕래(往來)ㆍ불환(不還)ㆍ무착(無著)의 과보를 얻기도 하였고,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일으키기도 하였으며, 대승(大乘)에 굳게 머물러서 물러서지 않는 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한 갈래의 광명은 일체의 아귀의 경계를 비추니, 광명과 화신불이 모두 아귀들의 경계에 두루하여서 모든 아귀들이 부처님과 광명을 보고 저절로 배가 불러서 굶주림과 갈증이 없어지고 몸과 마음이 청정하여서 모든 열뇌(熱惱)가 없었으며, 법을 설함을 듣고 모두 다 기뻐하고 인색함과 번뇌[垢]가 소멸되었으며 목숨이 다한 뒤에는 모두 하늘에 태어났다.
한 갈래의 광명은 대천세계의 축생의 경계를 비추니, 일체의 금수들이 부처님과 광명을 보고 모두 다 기뻐하였고 선한 마음이 저절로 생기면서 호랑이ㆍ사자ㆍ용ㆍ뱀 따위의 악독한 마음이 모두 다 없어졌으며, 자비로운 마음으로 서로 향하여서 서로 상해하지 않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모두 천상에 태어났다.
한 갈래의 광명은 대천세계의 지옥에 두루 비치어서 철위산 사이의 깊고 어두운 곳이 밝게 사무치지 않음이 없었으니, 일체 지옥의 중생들이 그 광명을 보고 또 화신불을 보고 기뻐 뛰었으며, 불은 꺼지고 끓는 물은 식고 고문하여 다스리던 혹독한 것이 다 사라졌으며, 얼어 붙었던 지옥은 저절로 따뜻하여지니, 지옥의 중생들이 이미 휴식을 얻어 기뻐 뛰었다. 모든 화신불이 각각 법을 설하니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렸으며, 목숨을 마치는 즉시 다 하늘에 태어났다.
이때 광명과 화신불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히 차서 이와 같이 5도(道)의 중생들이 다 제도되어 해탈하였다.
013_0241_c_18L當于是時,光明、化佛彌滿三千大千世界,五道衆生皆得度脫。
013_0242_a_01L대체로 여래의 광명은 들어가는 곳마다 각각 응하는 바가 있으니, 지옥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발 밑으로 들어가고, 축생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발 위로 들어가고, 아귀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정강이와 복사뼈로 들어가고, 인도(人道)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밥통으로 들어가며, 전륜성왕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배꼽으로 들어가고, 나한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입으로 들어가며, 벽지불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미간(眉間)으로 들어가고, 보살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정수리로 들어가며, 과거의 일을 말하려 하면 광명이 뒤로 들어가고, 미래와 지금 현재의 일을 말하려 하면 광명이 앞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큰 변화를 나타내시니 광명이 널리 시방세계에 비치었고, 대천세계에 여러 가지 하늘 꽃이 내렸으며, 한량없는 기악이 치지 않아도 저절로 울리니, 모든 하늘과 일체의 대중들이 기뻐하지 아니함이 없어서 배나 더 뛰었다. 이에 세존께서 신족(神足)을 다시 거두시니 광명이 문득 돌아와서 부처님 주위를 세 번 돌고서 뒤로 들어갔다. 한량없는 모든 하늘과 일체의 대중들이 이구동성으로 여래를 찬탄하였다. “공덕도 높고 높으시어 헤아릴 수 없고 알 수 없음이 이와 같으실까?”
013_0242_b_01L부처님께서 아난과 모든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예전에 오랜 과거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세상에 이 염부제에 전륜왕이 있었는데, 이름은 수타리선녕(修陀梨鄯寧)이었다. 사천하를 다스렸는데, 이 염부제의 8만 4천 성에 8만 4천 작은 왕이 예속되었다. 왕에게 일곱 가지 보배가 있었으니, 첫째는 금륜보(金輪寶)인데, 바퀴에 천 폭이 있고 세로와 가로가 40리며, 둘레가 1백20리였다. 왕이 다니고자 할 때는 금륜이 앞에서 인도하는데 엎드리지 않는 자가 있으면 금륜이 자연히 그 머리 위에서 돌았고, 그러면 군사를 쓰지 않아도 저절로 항복하였다. 둘째는 마니주보(摩尼珠寶)인데, 깃대의 머리에 붙여 두면 밤낮으로 항상 1천6백 리를 비추었다. 셋째는 백상보(白象寶)인데, 그 코끼리의 몸이 우수하고 아름다웠으며, 희기가 눈빛 같았다. 왕이 그 위에 타면 자연히 날아다니는데 한 식경이면 사천하를 돌 수 있었다.
넷째는 감마보(紺馬寶)인데, 머리와 꼬리가 붉은 빛이었다. 왕이 그 위에 타면 한 식경에 사천하를 두루 돌 수 있었다. 다섯째는 전병신(典兵臣)인데, 왕이 얻고자 하면 백천만의 군사들이 저절로 이르렀다. 여섯째는 전장신(典藏臣)인데, 왕이 마음으로 금ㆍ은ㆍ7보ㆍ의복ㆍ음식이 필요하다고 여겨서 그 두 손을 펴기만 하면 7보의 재산과 일체의 필수품이 뜻대로 요구대로 그 손 가운데서 얼마든지 나왔다. 일곱째는 옥녀보(玉女寶)인데 단정함이 비할 데 없고, 마치 천녀와 같아서 여인으로서 티끌만큼도 더러움이 없으니, 그 몸의 향기롭고 깨끗함이 마치 우발화(優鉢花)와 같았다. 왕이 시원함을 얻고자 할 때에는 몸이 저절로 서늘하게 되었고, 따뜻함을 얻고자 할 때에는 몸이 저절로 따뜻하게 되었으며, 소리는 범천의 소리와 같아서 항상 왕으로 하여금 기뻐서 뛰게 하였으니, 그래서 옥녀보라고 이름하였다. 왕에게 천 명의 아들이 있었으니 용맹이 비할 데 없었다.
013_0242_c_01L왕이 나아가고자 할 때면 7보의 큰 일산이 항상 그 머리 위에 있었고, 7보가 따랐으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여러 신하들이 앞뒤로 따르면서 인도하였고 백천 기악이 그 소리가 조화롭고 청아했으며 높고도 당당함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왕의 천 명의 아들 가운데 가장 어린 자가 왕의 이와 같음을 보고 그 어머니에게 물었다. ‘저분이 어느 나라의 임금이기에 저렇게 훌륭하십니까?’ 그 어머니가 대답하였다. ‘저분이 바로 수타리선녕 대전륜왕으로서 사천하를 다스리며, 너의 아버지임을 알지 못하느냐?’ 태자가 대답하였다. ‘나는 어느 때에 왕이 될 수 있습니까?’ 어머니가 또 대답하였다. ‘왕에게 천 명의 아들이 있는데 네가 제일 어리니 왕이 될 수 없으리라.’ 태자가 또 말하였다. ‘만약 왕이 될 수 없다면 어찌 집에 있으면서 속인[白衣]이 되겠습니까?’ 곧 꿇어앉아서 그 어머니에게 여쭈었다. ‘부디 출가하여 사문이 되어서 산택(山澤)으로 가서 거기서 선도(仙道)를 배우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어머니가 곧 허락하면서 타일렀다. ‘만약 네가 사유(思惟)하여 지혜를 얻거든 반드시 돌아와서 나에게 말해야 한다.’ 아들이 응낙하였다.
곧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산택(山澤)으로 가서 좌선하여 정진하고 지혜를 사유해서 안으로 5음(陰)을 알고 밖으로 만물이 모두 다 항상하지 않음을 알았다. ‘모든 몸을 받는 것이 온갖 고통의 그릇이라, 전륜성왕도 호귀한 세상의 임금도 삼계에서 존귀함과 영화로움도 마치 허깨비[幻化]와 같아 공하여 나라는 것이 없는데 인연이 모인즉 있고, 인연이 떠난즉 없어지는 것이다. 모두 어리석음과 애착을 따라서 모든 행(行)이 있고, 모든 행이 있기 때문에 일체의 몸을 받아서 5도(道)로 나뉘면서 여러 가지 고통이 있는 것이니, 만약 어리석음과 애착이 없으면 모든 행이 없고, 모든 행이 없으면 5도가 없고, 5도가 없으면 몸을 받지 않고, 몸이 없으면 여러 가지 고통이 문득 없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유하고는 확연히 마음이 풀리어서 벽지불을 이루어 날아올라서 변화하니, 6신통이 맑게 사무쳐서 걸리는 바가 없었다. 그 본래의 서원과 같이 곧 돌아와서 어머니를 뵙고 그 신족을 나타내었다. 몸이 허공으로 올라가서 지나다니고 앉고 누우며 몸 위에서 물을 내고 몸 밑에서 불을 내는가 하면, 몸 위에서 불을 내고 몸 밑에서 물을 내기도 하며, 한 몸뚱이를 나눠서 백이 되고 천이 되고 만이 되고 헤아릴 수 없이 되었다가 다시 합하여서 하나가 되었다.
013_0243_a_01L그 어머니가 이를 보고 기뻐하며 뛰다가 절을 하고 물었다. ‘어디에서 음식을 얻는가?’ 대답하였다. ‘구걸하여서 스스로 살아갑니다.’ 어머니가 또 말하였다. ‘다시는 걸식을 하지 말고 마땅히 나의 청을 받으시오. 지금부터는 이 동산에서 살면서 날마다 나의 음식을 받아서 또한 마땅히 나로 하여금 복덕을 얻게 하시오.’ 그때 벽지불이 어머니의 청을 받아서 그 동산에 머무르니 어머니가 날마다 스스로 가서 음식을 주었다. 그 동산 가운데에서 수년을 지내다가 ‘몸은 더럽고 부정하며 몸은 고통의 그릇이니, 이것을 무엇에 쓰랴’라고 사유하고서 문득 신명(身命)을 버리고 니원에 들어가서 반니원(般泥洹)하였다. 그 어머니가 곧 화장[耶旬]을 하여 탑을 세우고 꽃과 향으로 공양하였다.
왕이 다른 때에 이 동산에 이르러서 이 탑을 보고 곧 좌우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이 동산 안에 본래 탑이 없었는데 누가 이 탑을 세웠느냐?’ 벽지불의 어머니가 말하였다. ‘이것은 왕의 태자 가운데 제일 어린 자가 왕이 나가실 때에 보고 왕을 저에게 저분은 어느 대왕인데 저렇게 높으시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곧 수타리선녕 전륜선왕으로서 너의 아버지라고 대답하였더니, 또 저에게 자기는 어떤 때에 왕이 될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너는 천 명의 아들 중에 제일 어려서 왕이 될 수 없다고 말했더니, 아들이 만약 왕이 될 수 없다면 어찌 집에 있으면서 속인이 되겠느냐고 말하고서 제게 하직하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겠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허락하고 부탁하기를 만약 도를 얻거든 반드시 돌아와서 나를 보라고 하였습니다.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산택 속으로 들어가서 좌선에 정진하여 벽지불의 도를 이루고 그 맹세한 대로 돌아와서 저를 보았습니다. 제가 청하여서 이 동산에 있게 하고 날마다 음식과 필요한 것을 공양하였는데, 수년이 지나서 반니원하였습니다. 여기 화장하여 탑묘를 세웠는데, 이것이 그 탑입니다.’
013_0243_b_01L왕이 이 말을 듣고 한편으로는 슬퍼하고 한편으로는 기뻐하면서 부인에게 말하였다. ‘어찌하여 나에게 말하지 않았소. 내가 곧 마땅히 전륜왕위를 주었을 것인데, 내가 듣지 못하였기 때문에 크게 잘못됨이 있었구려. 이제 비록 죽었더라도 내가 이 왕위를 주어야겠소.’ 곧 천관(天冠)과 7보로 된 불식(拂飾)과 왕의 위복(威服)을 벗어서 탑 위에 놓고 왕이 큰 7보 일산으로 탑 위를 덮고 머리를 조아려 절하였으며, 꽃과 향으로 공양하고 기악으로 즐겁게 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그때 수타리선녕 전륜왕이었던 자가 지금 나이다. 내가 그때 벽지불을 이룬 내 아들의 탑에 공양하고 왕위를 주고 큰 7보 일산으로 탑 위를 덮은 공덕으로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 전륜왕이 되어서 사천하를 다스렸고 7보가 따랐으며, 항상 3천의 7보 일산이 저절로 이르렀다.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 혹 천제(天帝)가 되기도 하였고, 혹 범왕이 되기도 하였던 것인데, 오늘에 이르러서도 만약 내가 부처를 취하지 않았다면 3천의 보배 일산이 항상 저절로 이르러서 다함이 없었을 것이다. 한 벽지불의 탑에 공양하여도 그 공덕을 받음이 다함이 없거늘, 어찌 하물며 여래의 색신(色身)에 공양하거나 멸도(滅度)한 뒤에 사리탑을 세우고 부처님의 형상을 만들어서 공양하는 것이랴. 그 공덕을 헤아리자면 저것보다 나음이 백천억 갑절이나 되고, 헤아릴 수 없는 갑절이나 되어서 비유할 수 없느니라.”
이때 대중이 모두 크게 기뻐하였고 마음이 밝아지고 뜻이 풀려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을 얻는 자, 혹은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일으키는 자, 혹은 불퇴전(不退轉)에 머무르는 자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그때 대중이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둘레를 세 번 돌고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각각 본래 처소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