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3_0251_b_01L불설법집경(佛說法集經) 제1권
013_0251_b_01L佛說法集經卷第一


원위(元魏) 천축(天竺) 보리류지(菩提流支) 한역
심삼진 번역
013_0251_b_02L元魏天竺三藏菩提流支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3_0251_b_03L如是我聞
어느 때에 바가바(婆伽婆)1)께서 허공계(虛空界)인 법계(法界)가 다양하게 머무는 곳에서 널리 엄숙하고 고결하며 맑고 깨끗하여 번뇌[垢]가 없으며, 모든 부처님 여래의 복덕과 지혜로 웅장하게 꾸며져 뜻대로 화현(化現)하며, 삼계(三界)의 유위(有爲)와 자주 행함을 초월했으며, 모든 비유를 초월하여 생각하거나 말로 할 수 없으니, 이는 모든 부처님 여래의 과보(果報)로 이루어진 것이니라.
큰 비구 스님 1,250명과 함께하셨는데 모두 아라한으로 네 가지 걸림 없음[四無礙]을 갖추었고 해탈을 두루 갖춘 이들이었다.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의 무리들도 저마다 맑고 깨끗하여 항상 변함이 없거나 무상한 삼매[常無常三昧]의 경계를 얻었으며, 모든 지극한 지혜[智智]로 행하는 곳을 관찰하여 중간도 없고 가장자리도 없는 법계의 피안(彼岸)에 도달했으며, 모든 보살의 서원을 두루 만족했고, 모든 보살은 마음대로 됨[自在]을 갖추어 만족했으며, 열 가지 다함이 없고 헤아릴 수 없는 공덕을 얻어 스스로 웅장하게 꾸몄고, 모든 보살의 다라니삼매(陀羅尼三昧)와 네 가지 걸림 없는 지혜[四無礙智]를 갖춘 이들이었다.
위엄과 덕망을 갖춘 하늘 사람ㆍ용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와 석제환인(釋提桓因)ㆍ범천(梵天)ㆍ사천왕(四天王) 등 그 숫자가 백천만이었고, 권속(眷屬) 역시 백천만이었다.
013_0251_b_04L一時婆伽婆在虛空界界差別住處——普皆嚴潔淸淨無垢佛如來福智莊嚴如意所化超於三界有爲數行過一切譬喩不可思議諸佛如來果報所生——於最勝樓閣妙寶臺上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皆是阿羅漢具四無㝵得俱解脫與菩薩摩訶薩衆皆悉淸淨得常無常三昧境界觀一切智智行處得無中無邊法界彼岸滿足一切菩薩所具足一切菩薩自在得十無盡無量功德以自莊嚴具足一切菩薩陁羅尼三昧四無礙智與大威德天夜叉乾闥婆阿修羅迦樓羅緊那羅摩睺羅伽釋提桓因梵天四天王數百千萬及眷屬亦百千萬
013_0251_c_01L이때에 바가바께서 말씀하신 경(經)은 ‘일체에 들어가 수행하는 차례의 법문’이니, 모든 현성(賢聖)이 신심을 내게 함을 나타내 보인 것이니라. 믿는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하고자 하는 마음[欲心]을 성취한 것이니라. 좋은 법에 대한 욕심을 얻은 것은 끊어지지 않는 마음을 성취한 것이며, 끊어지지 않는 마음을 얻은 것은 옳은 마음을 성취한 것이며, 옳은 마음을 얻은 것은강력하고 열심인 마음[增上心]을 성취한 것이니라.
013_0251_b_19L爾時伽婆所說經名入一切修行次第法所謂見諸賢聖能生信心得信心者成就欲心得善法欲心者成就不斷心得不斷心者成就義心得義心者成就增上心
단바라밀(檀波羅蜜)2)을 수행하는 것은 크게 부유함을 성취하기 때문이고, 시바라밀(尸波羅蜜)3)을 수행하는 것은 인간 세상과 하늘 세상에서 과보를 성취하기 때문이며, 찬제바라밀(羼提波羅蜜)4)을 수행하는 것은 모든 장엄을 성취하기 때문이고, 비리야바라밀(毘梨耶波羅蜜)5)을 수행하는 것은 모든 부처님의 법을 성취하기 때문이며, 선바라밀(禪波羅蜜)을 수행하는 것은 조화롭고 유연한 마음을 성취하기 때문이고,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을 수행하는 것은 모든 세간을 초월하는 지혜를 성취하기 때문이며, 방편바라밀(方便波羅蜜)을 수행하는 것은 모든 걸림이 없는 것을 성취하기 때문이고, 원바라밀(願波羅蜜)6)을 수행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모든 일을 성취하기 때문이며, 역바라밀(力波羅蜜)을 수행하는 것은 파괴할 수 없는 경지를 성취하기 때문이고, 지바라밀(智波羅蜜)을 수행하는 것은 모든 세간에서 귀의할 곳을 성취하기 때문이니라.
013_0251_c_02L修行檀波羅蜜者成就大富故修行尸波羅蜜者成就人天果報故修行羼提波羅蜜者成就一切莊嚴故修行毘梨耶波羅蜜者成就一切佛法故修行禪波羅蜜者成就調柔心故修行般若波羅蜜者成就過一切世閒智故修行方便波羅蜜者成就一切無障㝵故修行願波羅蜜者自然成就一切事故修行力波羅蜜者成就不可破壞故修行智波羅蜜者成就一切世閒歸依處故
출가하는 것은 거룩한 도[聖道]를 성취하기 때문이고, 물들인 옷을 입는 것은 모든 세간의 일을 멀리 여의기 때문이며, 걸식하는 것은 모든 교만한 마음을 깨뜨리기 때문이고, 아란야(阿蘭若)에 머무는 것은 두려움이 없는 경지를 성취하기 때문이며, 편안한 자리에 있는 것은 헤아릴 수 없는 신통을 성취하기 때문이고, 법을 듣고 받들어 지니는 것은 네 가지 걸림이 없음을 성취하기 때문이니라.
013_0251_c_12L出家者爲成聖道故著染衣者遠離一切世閒事故乞食者爲破一切憍慢心故住阿蘭若處者成就無怖畏處宴坐者成就神通無量等故法受持者成就四無㝵故
013_0252_a_01L염방편(念方便)을 닦는 것은 다라니를 성취하기 때문이고, 의방편(意方便)을 닦는 것은 법을 차별하는 지혜를 성취하기 때문이며, 견고한 행[堅固行]을 닦는 것은 대중 앞에서 두려움이 없음을 성취하기 때문이고, 요설방편(樂說方便)을 닦는 것은 기설(記說:기억하거나 말하는 것)에 어긋나는 오류가 없음을 성취하기 때문이며, 음방편(陰方便)을 닦는 것은 반야의 차별을 성취하기 때문이고, 계방편(界方便)을 닦는 것은 미세한 반야의 차별을 성취하기 때문이며, 입방편(入方便)을 닦는 것은 안팎으로 미혹한 마음을 멀리 여의는 것을 성취하기 때문이고, 제방편(諦方便)을 닦는 것은 모든 중생을 속이지 않는 자세를 성취하기 때문이며,염처방편(念處方便)을 닦는 것은 모든 부처님의 뜻에 따르는 마음을 성취하기 때문이고, 사마타방편(舍摩他方便)을 닦는 것은 조용하고 고요한 마음을 성취하기 때문이며, 비바사나7)방편(毘婆舍那方便)을 닦는 것은 조복심(調伏心)8)을 성취하기 때문이니라.
013_0251_c_17L修念方便者成就陁羅尼故修意方便者成就差別法智故修堅固行者成就無大衆畏故修樂說方便者成就記說不錯謬故修陰方便者成就般若差別修界方便者成就微細般若差別修入方便者成就遠離內外迷心修諦方便者成就不誑一切衆生修念處方便者成就隨順一切佛意故修舍摩他方便者成就寂靜心修毘婆舍那方便者成就調伏心
높은 체하지 않는 마음[不高心]을 닦는 것은 모든 부처님 지혜[智智]에 만족한 마음을 성취하기 때문이며, 교만하지 않는 자세를 닦는 것은 공경하고 믿는 마음[信心]을 성취하기 때문이고, 모든 중생을 속이지 않는 마음을 닦는 것은 더 나아가 능히 한 사람으로 하여금 믿음을 성취하게 하기 때문이며, 견고한 반야를 수행하는 것은 모든 하늘 사람의 행함을 성취하기 때문이고, 말씀과 같이 수행(修行)을 닦는 것은 만족스럽게 선지식(善知識)의 법을 성취하기 때문이니라.
013_0252_a_05L修不高心者成就一切智智滿足修不憍慢者成就敬信心故修不誑一切衆生者成就乃至能令一人信故修行堅固般若者成就一切天人行故修如說修行者成就滿足善知識法故
안으로 사유(思惟)함을 수행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깨달음[自然覺]을 성취하기 때문이고, 항복심(降伏心)을 수행하는 것은 법왕의 뜻을 성취하기 때문이며, 몸을 아끼지 않는 자세를 수행하는 것은 부처님의 몸을 성취하기 때문이고, 삼보(三寶)를 공경하면서 무너지지 않는 마음을 수행하는 것은 시처(是處:옳은 곳)와 비처(非處:그른 곳)에서 지혜의 힘을 성취하기 때문이며, 선교(善巧:좋은 재주)로 짓는 것을 수행하는 것은 업보에서 지혜의 힘을 성취하기 때문이고, 다른 지혜를 헐뜯지 않는 자세를 수행하는 것은 모든 근(根)이 이둔(利鈍:예리하고 둔함)한 데서 지혜의 힘을 성취하기 때문이며, 미세한 인연이 모인 지혜를 수행하는 것은 여러 가지 성품에서 지혜의 힘을 성취하기 때문이니라.
013_0252_a_10L修行內思惟者成就自然覺故修行降伏心者成就法王義故修行不悋身者成就佛身故修行恭敬三寶不壞心者成就是處非處智力故修行善巧所作者成就業報智力故修行不毀他智者成就諸根利鈍智力故修行入微細因緣集智者成就種種性智力故
013_0252_b_01L삼보 가운데서 중생 교화를 수행하는 것은 믿음과 묘한 욕망[欲]의 지혜를 성취하기 때문이며, 모든 장소에서 위의를 무너뜨리지 않고 모든 중생을 위하여 평등한 설법을 수행하는 것은 모든 이르는 곳마다 도지(道智)의 힘을 성취하기 때문이고, 선법(禪法) 가운데서 중생교화를 수행하는 것은 선정(禪定)ㆍ삼매(三昧)ㆍ삼마발제(三摩跋提)9)로 번뇌[垢]가 깨끗해져서 지혜를 일으키는 힘을 성취하기 때문이며, 바른 도를 잃은 중생을 위하여 바른 도를 보여 바른 도를 수행하는 것은 하늘 눈[天眼]의 지혜 힘을 성취하기 때문이고, 모든 중생과 더불어 바른 생각[正念]을 수행하는 것은 숙명지(宿命智)의 힘을 성취하기 때문이며,모든 중생과 더불어 백정법(白淨法:맑은 성질)을 수행하는 것은 누진지(漏盡智)의 힘을 성취하기 때문이며 중생교화를 위해 다문(多聞)을 수행하는 것은 대중의 위엄과 덕망에 두려움이 없음을 성취하기 때문이니라.
013_0252_a_17L修行三寶中教化衆生者成就信欲智力故修行一切處不壞威儀爲諸衆生平等說法者成就一切至處道智力故修行禪法中教化衆生者成就禪定三昧三摩跋提垢淨起智力故修行正道爲失正道衆生示正道者成就天眼智力修行與一切衆生正念者成就宿命智力故修行與一切衆生白淨法者成就漏盡智力故修行多聞教化衆生者成就無大衆威德畏故
이와 같이 세존께서 ‘일체에 들어가 수행하는 차례의 법문’을 말씀하셨을 때에 대중 가운데 두 보살이 있었는데, 한 보살은 무소발(無所發)보살이었고 다른 한 보살은 분신혜(奮迅慧)보살로서 모든 권속과 함께 특별한 누각의 보배로운 집에 앉아 있었다. 이 두 보살이 그곳에 앉아 있다가 다음과 같은 마음을 일으켰다.
“모든 보살마하살에게 광대법집(廣大法集)이 있으니 우리들이 말하는 것이 당연하겠다.”
013_0252_b_04L如是世尊說此名入一切修行次第法門彼大衆中有二菩薩名無所發名奮迅慧與諸眷屬於別樓閣寶堂上坐此二菩薩於彼處坐起如是有諸菩薩摩訶薩廣大法集我等應說
분신혜보살이 무소발 보살마하살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무엇을 보살마하살이 모든 부처님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의 탄생을 안다고 말하는가? 무엇을 보살마하살이 모든 부처님 여래의 진실한 몸인 것을 안다고 말하는가? 무엇을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 다른 인연을 위하기 때문에 성취하시는 것을 안다고 말하는가? 무엇을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 진실로 항상 머무르시는 것을 안다고 말하는가? 무엇을 보살이 모든 부처님 여래의 큰 반열반(般涅槃)을 안다고 말하는가? 무엇을 보살이 모든 부처님 여래의 행(行)을 안다고 말하는가? 무엇을 보살이 비유(譬喩)가 서로 알맞은 것을 안다고 말하는가? 무엇을 보살이 몇 종류의 부처님을 안다고 말하는가?
013_0252_b_10L作是語已奮迅慧菩薩語無所發菩薩摩訶薩言善男子云何菩薩摩訶薩知諸佛如來應供正遍知生云何菩薩摩訶薩知諸佛如來眞實云何知諸佛如來爲他因緣故成云何知諸佛如來眞實常住云何菩薩知諸佛如來大般涅槃云何菩薩知諸佛如來行云何菩薩知譬喩相云何菩薩知幾種佛
013_0252_c_01L무엇을 보살이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 말을 의지하여 설법하시는 것을 안다고 말하는가? 무엇을 보살이 공의 뜻[空義]을 안다고 말하는가? 무엇을 보살이 공소대법(空所對法)을 안다고 말하는가? 무엇을 보살이 공을 말할 줄 안다고 말하는가? 무엇을 보살이 법사(法師)의 뜻을 안다고 말하는가? 무엇을 보살이 법사와 상응하는 비유를 안다고 말하는가? 무엇을 모든 보살이 함께 머물지 않는 법[不共住法]임을 안다고 말하는가? 무엇을 모든 보살이 알맞게 변화하는 일인 것을 안다고 말하는가? 무엇을 보살이 모든 선근의 뛰어나고 묘한 과보를 안다고 말하는가?선남자여, 무엇을 보살이 모든 무루(無漏)의 선근이 뛰어나고 묘한 과보를 얻는 줄 안다고 말하는가?”
013_0252_b_18L云何菩薩知諸佛如來唯依言辭說法云何菩薩知空義云何菩薩知空所對法云何菩薩知說空者云何菩薩知法師義云何菩薩知與法師相應譬喩云何諸菩薩知不共住法云何諸菩薩知應化事云何菩薩知諸善根勝妙果善男子云何菩薩知諸無漏善根得勝妙果報
이때에 무소발 보살마하살이 분신혜보살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매우 깊은 법집(法集)을 물었구나. 선남자여, 이것은 뛰어나고 묘하며 광대한 법집의 법문이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지금 자세히 들어라. 내가 마땅히 부처님의 위신력과 여래의 가피력(加被力)을 받들어 그대를 위해 말하겠다.
013_0252_c_03L爾時無所發菩薩摩訶薩語奮迅慧菩薩言善男子汝善能問此甚深法善男子此是勝妙廣大法集法門善男子汝今諦聽我當承佛威神如來加力而爲汝說何者是廣大法集法門
013_0253_a_01L어떠한 것이 광대한 법집의 법문인가?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법행(法行)에 들어가면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의 탄생을 안다고 하느니라. 무엇이 열 가지인가?
모든 지어내는 분별하는 마음을 멀리 여의었기 때문에 태어나고, 모든 심의(心意)와 의식(意識)의 몸을 바꾸고 여의었기 때문에 적정을 행하며, 모든 것이 나고 죽으므로 나고 죽는 행을 나타내 보이고, 과거의 행을 의지해서 일으키기 때문에 모든 과보의 행을 실천하며, 걸림이 없는 법계(法界)를 얻어 행하고 모으기 때문에 모든 것을 모아 업을 지으며, 열 가지 큰 서원으로써 으뜸을 삼고 백천만 아승기(阿僧祇:아주 큰 수)의 서원을 만족히 하여 웅장하게 꾸몄기 때문에 장엄하며, 모든 부처님 여래의 가피(加被)를 얻었기 때문에 이를 이름하여 모든 부처님의 가피라 하고, 모든 중생을 교화하는 선근을 따라 짓기 때문에 모든 업을 지음이 모여 일어나며, 대자대비하기 때문에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하고, 때를 따라 중생의 선근에 주지(住持)하여 취심(吹心:마음에 불어넣음)하기 때문에 깊은 마음을 얻으며, 중생의 마음이 행함을 따라 차별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태어남을 나타낸다. 선남자여,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하며,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 태어나심을 안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013_0252_c_09L善男子菩薩入十種法行能知如來應供正遍知生何者爲十所謂遠離一切所作分別心故而生轉離一切心意意識身故而行寂靜一切生滅故而示現生滅行依過去行起故而行一切果報行得無障礙法界所作集故而集一切作業以十大願爲首滿足百千萬阿僧祇願莊嚴故而爲莊嚴得一切諸佛如來所加加故名諸佛加隨教化一切衆生善根所作故而爲一切作業集起大慈大悲故而方便教化衆生隨時住持衆生善根吹心故而得深心隨衆生心行差別故而現種種生善男子是名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能知如來應供正遍知生
또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면 여래의 진실한 몸을 아느니라. 무엇이 열 가지인가?
진실로 몸을 삼음이니 맑고 깨끗하여 때가 묻지 않기 때문이고, 법계로 몸을 삼으니 차별이 없기 때문이며, 실제로 몸을 삼으니 두루 이르기 때문이고, 공(空)과 무상(無相)과 무원(無願)으로 몸을 삼으니 진실로 적정하기 때문이며, 허깨비나 아지랑이ㆍ메아리ㆍ수중의 달ㆍ건달바성(乾闥婆城)ㆍ돌려서 이루어진 불바퀴[旋火輪:쥐불놀이할 때 생기는 불의 원(圓)]로 몸을 삼음이니 변화하는 인연으로 이런 것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고,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 것으로 몸을 삼으니 물질이 없기 때문이며, 일체법의 자성으로 몸을 삼으니 자성이 선명하고 결백하기 때문이고, 과거는 오지 않으니 간격이 없기 때문이며, 미래는 갈 수 없으니 형체가 없기 때문이고, 현재는 머물지 않으니 과거와 미래는 없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하며,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의 진실한 몸을 안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013_0253_a_02L善男子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能知如來眞實身何者爲十所謂眞實爲體以淸淨無垢故法界爲體無差別故實際爲體以遍至故無願爲體以眞實寂靜故幻化焰水中月乾闥婆城旋火輪爲體爲化因緣而有故不生不滅爲體無物故一切法自性爲體以自性鮮白故過去不來以無閒故未來不去以無形故現在不住以過去未來無善男子是名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能知如來應供正遍知眞實身
013_0253_b_01L또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면 여래께서 다른 인연을 위하는 까닭으로 성취함을 아느니라. 무엇이 열 가지인가?
방일하지 않게 실천하면 씨앗이 되니 선법의 과보를 성취하고, 지혜의 방편으로써 생기니 허물이나 실수가 없으며, 시바라밀을 행하여 만족하니 선거(善去)하며, 보리심으로 생명의 뿌리를 삼으니 죽거나 없어지지 않으며, 사마타(舍摩他)10)ㆍ비바사나(毘婆舍那)로 손[手]을 삼으니 선교(善巧:아주 뛰어남)한 업을 지으며, 믿는 업과 과보로 눈을 삼기 때문에 지혜가 나타나고, 수행하여 모든 바라밀을 성취하니 위가 없는 곳에 잘 머물며, 사섭행(四攝行)을 의지하여 머무니 견고함을 실천하며, 공한 지혜를 닦는 것으로으뜸을 삼기 때문에 분별하는 것이 없고, 수행할 때에 피로하거나 게으르지 않고 놀라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중생과 함께 지어내는 일의 업을 버리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하며, 모든 부처님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 다른 인연을 위하는 까닭으로 성취한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013_0253_a_14L善男子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知如來爲他因緣故成何者爲十謂以不放逸行爲種子故而成善法以智慧方便生故而無過失以尸波羅蜜行爲足故而能善去以菩提心爲命根故而不死滅以舍摩他舍那爲手故而能善巧作業以信業果報爲眼故而現見智慧成就修行一切諸波羅蜜故而善住無上處依四攝行住故而修行堅固修空慧爲首故而無所分別修行不疲惓不驚不怖不畏故而不捨一切衆生所作事業善男子是名菩薩入十種法行能知諸佛如來應供正遍知爲他因緣故成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면 모든 부처님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 진실하게 항상 머무르심을 아느니라. 무엇이 열 가지인가?
모든 성냄과 원한과 허물을 멀리 여의었기 때문에 나[我]와 내 것[我所]을 취하지 않으며, 항상 모든 중생을 위하여 좋은 법을 짓고 의지하니 좋은 의사와 같으며, 과거의 좋은 서원이 만족해졌으므로 얻은 것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저 중생을 의지하여 대자(大慈)를 일으키므로 모든 업을 잘 지으며, 오로지 다른 사람의 일만을 위하여 마음을 일으키니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며, 자기의 이익을 버리기 때문에 다른 이를 대신하여 괴로움을 받으며, 열반을 분별하는 마음을 멀리 여의었으니 세간의 열반으로써 한 가지 맛의 모양[相]을 삼으며, 피곤해 하거나 게으르지 않고 행하니 모든 짓는 것이 자연스럽게 성취되며, 모든 구하는 일을 멀리 여의었기 때문에 뼈나 살로 된 육신이 없으며, 형상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모든 처소에서 열반을 나타내 보이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하며, 모든 부처님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 진실로 항상 머무르심을 안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013_0253_b_06L善男子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知諸佛如來應供正遍知眞實常住者爲十所謂遠離一切瞋恨過故取我我所事常爲一切衆生作善法依止故猶如良醫過去善願滿足故所得不退依彼衆生起大慈故善作諸業唯爲他事起心故能利益一切衆生捨自利益故代他受苦遠離分別涅槃心故以世閒涅槃爲一味相不疲惓行故一切所作自然成就離一切所求事故無骨肉身無障礙相故於一切處示現涅槃善男子名菩薩入十種法行能知諸佛如來應供正遍知眞實常住
013_0253_c_01L“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면 모든 부처님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의 대열반을 아느니라. 어찌하여 열 가지인가?
마침내 모든 번뇌장(煩惱障)과 지장(智障)을 여읜 까닭이며, 내가 공하고 법이 공하며 내가 없음을 두루 아는 까닭이며,의생신(意生身)11)을 여의고 두루 갖춘 법신을 얻는 까닭이며, 모든 중생에게 불사를 지어 쉬지 않으면 자연히 두루 갖춘 지혜를 얻는 까닭이며, 모든 부처님의 차별이 없는 법신을 얻는 까닭이며, 세간 열반과 상응심과 불상응심[二心]을 멀리 여읜 까닭이며, 일체법의 근본이 맑고 깨끗한 까닭이며, 일체법을 수행하여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 지혜를 얻는 까닭이며, 진여의 법성이 실제로 평등한 지혜를 얻은 까닭이며, 일체법의 자성과 열반성이 평등한 지혜를 얻는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法行)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하며, 모든 부처님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의 대반열반을 안다고 말하느니라.”
013_0253_b_20L善男子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知諸佛如來應供正遍知大般涅槃等爲十所謂畢竟離一切煩惱障障故遍知我空法空無我故得具足轉離意生法身故於一切衆生作佛事自然不休息得具足智故得一切諸佛無差別法身故遠離世閒涅槃二心故淸淨一切法根本故得修行一切法不生不滅智故得眞如法性實際平等智故得一切法自性涅槃性平等智故善男子是名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能知諸佛如來應供正遍知大般涅槃
“또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면 모든 부처님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 대반열반을 얻은 것을 아느니라. 무엇이 열 가지인가?
모든 번뇌는 구하는 것으로 근본을 삼으니 구하는 것으로 인해 번뇌가 일어나느니라. 모든 부처님께서는 구함이 없으므로 번뇌를 여의었고, 번뇌를 여의었으므로 대열반을 얻었느니라.
013_0253_c_10L復次善男子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知諸佛如來應正遍知得大般涅槃何者爲十謂一切煩惱求爲根本因求而起佛無有彼求則離煩惱離煩惱故得大涅槃
구하지 않기 때문에 여래는 한 가지 법도 취하지 않는다고 하며 취하지 않으므로 행하지도 않고 머물지도 않으며, 취하지 않기 때문에 열반을 얻었다고 하느니라.
013_0253_c_15L以不求故名爲如來不取一不取者不行不住以不取故名得涅槃
무엇을 여래께서 행하지도 않고 머물지도 않는다고 하는가? 저 두 법을 여읜 법신은 없어지지 않으니 없어지지 않고 나지도 않는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 열반을 얻었다고 하느니라.
013_0253_c_17L云何如來不行不住離彼二法法身不滅不滅不生是故如來名得涅槃
무엇을 여래께서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다고 하는가? 저 부처님 여래를 말할 사람이 없으니 말할 수 없으므로 여래께서 대열반을 얻었다고 하느니라.
013_0253_c_19L云何如來不生不滅彼佛如來無能說者不可說故是名如來得大涅槃
내가 없고 중생이 없다는 것이 생멸법이니, 저 의지법(依止法)을 여의었으므로 여래께서 열반을 얻었다고 하느니라.
013_0253_c_21L無我無衆生唯是生滅法離彼依止法是故如來名得涅槃
013_0254_a_01L모든 번뇌와 수번뇌(隨煩惱) 등은 오직 이 객진(客塵)뿐, 법의 성품이 고요하여 오는 것도 아니며 가는 것도 아니니, 이런 까닭으로 법의 성품은 손님도 아니고 주인도 아니며,법의 성품이 이렇게 평등한 까닭에 여래께서 대열반을 얻었다고 하느니라.
013_0253_c_22L一切煩惱隨煩惱等唯是客塵法性寂靜不去是故法性非客非主法性平是故如來得大涅槃
진여는 실체이므로 진여가 아닌 법은 곧 허망하다. 실체는 진여이며 진여는 곧 여래니라.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 열반을 얻었다고 하느니라.
013_0254_a_02L眞如爲實體非眞如法卽是虛妄實體卽眞如如卽如來是故如來名得涅槃
실제(實際)는 아무 뜻도 없고 이익도 없는 말[戱論]이 아니며 나머지 법은 곧 희론이니라. 모든 부처님 여래는 결국에 실제이니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 열반을 얻었다고 하느니라.
013_0254_a_04L實際不戲論餘法卽戲論諸佛如來究竟實際是故如來名得涅槃
나지 않는 것이 실제이고 나머지 나고 없어지는 법은 곧 뒤바뀜이며 헛되고 속임이며 잘못된 말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잘못된 말씀은 하지 않으며 헛되고 잘못됨을 여의고 진실로써 몸을 삼으니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 열반을 얻었다고 하느니라.
013_0254_a_06L不生爲實餘生滅法卽是顚倒虛誑妄語佛不妄語離於虛妄眞實爲體是故如來名得涅槃
실제가 아닌 법은 지을 수 있지만 실제인 법은 지을 수 없다. 여래는 곧 실제인 법신이므로 몸이 나거나 죽지 않으니 여래께서 열반을 얻었다고 하느니라.
013_0254_a_09L不實法可作實法不可作如來卽實法身身卽無爲是故如來名得涅槃
선남자여, 이것을 이름 하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하며, 모든 부처님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 대반열반하심을 안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013_0254_a_11L善男子是名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能知諸佛如來應供遍知大般涅槃
“또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면 모든 부처님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 대반열반하신 것을 안다고 하느니라. 무엇이 열 가지인가?
보시와 보시의 과보와 내가 없음과 내 것이 없으니, 여래께서는 보시와 보시의 과보를 잘 아시고 분별하는 마음을 멀리 여의고 뒤바뀜이 없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 열반을 얻었다고 하느니라.
013_0254_a_13L復次善男子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知諸佛如來應供正遍知大般涅槃何者爲十所謂布施及布施果報無我無我所如來善知布施及布施果報遠離分別心有顚倒是故如來名得涅槃
지계(持戒)와 지계의 과보와 내가 없음과 내 것이 없으니, 여래께서는 지계와 지계의 과보를 잘 아시며 분별하는 마음을 멀리 여의고 뒤바뀜이 없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 열반을 얻었다고 하느니라.
013_0254_a_18L持戒及持戒果報無我無我所如來善知持戒及持戒果報遠離分別心無有顚是故如來名得涅槃
인욕과 인욕의 과보와 내가 없음과 내 것이 없으니, 여래께서는 인욕과 인욕의 과보를 잘 아시며 분별하는 마음을 멀리 여의고 뒤바뀜이 없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 열반을 얻었다고 하느니라.
013_0254_a_21L忍辱及忍辱果報無我無我所如來善知忍辱及忍辱果報遠離分別心無有顚倒故如來名得涅槃
013_0254_b_01L정진과 정진의 과보와내가 없음과 내 것이 없으니, 여래께서는 정진과 정진의 과보를 잘 아시며 분별하는 마음을 멀리 여의고 뒤바뀜이 없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 열반을 얻었다고 하느니라.
013_0254_b_01L精進及精進果報無我無我所如來善知精進及精進果報遠離分別心無有顚倒是故如來名得涅槃
선정과 선정의 과보와 내가 없음과 내 것이 없으니, 여래는 선정과 선정의 과보를 잘 아시며 분별하는 마음을 멀리 여의고 뒤바뀜이 없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 열반을 얻었다고 하느니라.
013_0254_b_04L禪定及禪定果報無我無我所如來善知禪定及禪定果報遠離分別心無有顚倒是故如來名得涅槃
반야와 반야의 과보와 내가 없음과 내 것이 없으니, 여래께서 반야와 반야의 과보를 잘 아시며 분별하는 마음을 멀리 여의고 뒤바뀜이 없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 열반을 얻었다고 하느니라.
013_0254_b_07L般若及般若果報無我無我如來善知般若及般若果報遠離分別心無有顚倒是故如來名得涅
모든 중생은 중생이 아니고, 모든 법에는 내가 없으니, 여래께서는 모든 뒤바뀐 모양[相]을 멀리 여의었고 법의 모양도 멀리 여의었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 열반을 얻었다고 하느니라.
013_0254_b_10L一切衆生非衆生一切法無我來遠離一切顚倒相遠離一切顚倒法相是故如來名得涅槃
아상(我相)이 있는 이는 곧 구하는 것이 있으니 구함이 있기 때문에 번뇌에 물듦이 있지만 아상을 여읜 이는 아예 구하는 것이 없으니 구함이 없기 때문에 번뇌에 물듦을 여의었으며, 번뇌에 물듦을 여읜 까닭에 여래께서 열반을 얻었다고 하느니라.
013_0254_b_12L有我相者則有所求以有求故有煩惱染離我相者無一切求以無求故離煩惱染以離煩惱染是故如來名得涅槃
모든 나고 죽음이 있는 법[有爲法]은 헤아릴 수 있고 모든 나고 죽음이 없는 법[無爲法]은 헤아릴 수 없느니라. 여래는 유위법과 무위법을 멀리 여읜 까닭으로 오직 유위와 무위의 법신(法身)은 양을 제한할 수 없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 열반을 얻었다고 하느니라.
013_0254_b_15L爲法可量無爲法不可量如來遠離有爲無爲法故唯有無爲法身不可限量是故如來名得涅槃
여래께서 만약 공을 여의었다면 중생을 보지 못하고 또한 법도 보지 못하느니라. 공은 곧 법이고 법은 곧 법신이며, 법신은 곧 여래다.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 열반을 얻었다고 하느니라.
013_0254_b_18L如來若離於空不見衆生亦不見法——空者卽是法者卽是法身法身者卽是如來——是故如來名得涅槃
선남자여,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하며, 모든 부처님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의 대반열반을 안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013_0254_b_21L善男子是名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能知諸佛應供正遍知大般涅槃
013_0254_c_01L“또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면 모든 부처님여래ㆍ응공ㆍ정변지의 행을 아느니라. 어찌하여 열 가지인가?
법으로 유지하면 유지되니 좋고 맑고 깨끗한 법이기 때문이고, 중생으로 유지하면 유지되니 자기의 서원이 만족하기 때문이며, 자기도 이롭고 남도 이로운 두 가지는 모양이 없으니 같은 일로써 행하기 때문이고, 맑고 깨끗한 마니(摩尼)가 분별이 없는 것처럼 분별하지 않으니 법계가 맑고 깨끗하기 때문이며, 편안하고 조용한 곳을 얻으니 모든 많은 괴로움을 없애 버렸기 때문이고, 두려움 없는 곳을 얻으니 영원히 모든 번뇌와 원한을 끊어 버렸기 때문이며, 모든 마군(魔軍)과 원수와 도적에게 항복 받으니 모든 중생의 평등한 마음을 얻었기 때문이고, 헤아릴 수 없는 백천만억 응화(應化) 등의 몸이 되니 좋고 맑고 깨끗한 신통의 힘을 얻었기 때문이며, 뛰어난 솜씨로 모든 색상(色像)을 나타내 보여도 걸림이 없으니 허공과 같은 좋은 맑고 깨끗한 것을 얻었기 때문이니라.
013_0254_b_23L善男子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知諸佛應供正遍知行何者爲十所謂法爲持善淸淨法故衆生持爲持願滿足故自利利他無有二相以同事行故如淸淨摩尼無有分別以不分別法界淸淨故得安隱處滅除一切衆苦刺故得無畏處永斷一切煩惱怨故得無大衆威德畏遠離一切法中疑故降伏一切諸魔怨敵得一切衆生平等心故能爲無量百千萬億應化等身得善淸淨神通力故巧示現一切色像無所障礙得如虛空善淸淨故
선남자여, 이것을 이름 하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하며, 모든 부처님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의 행을 안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면 모든 부처님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의 행을 아느니라. 무엇이 열 가지인가?
여래는 ‘세간의 법은 과실(過失)이 많고 열반적정(涅槃寂靜)은 공덕이 헤아릴 수 없다’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느니라. 여래는 세간이나 열반에 평등한 마음이 되어 세간에도 머물지 않고 열반에도 머물지 않으니,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013_0254_c_13L善男子是名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能知諸佛如來應供正遍知行復次善男子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知諸佛如來應供正遍知行何者爲十所謂如來不起是心世閒之法多諸過失涅槃寂靜無量功德如來於世閒涅槃得平等心住世閒不住涅槃而不棄捨利益一切諸衆生故
013_0255_a_01L선남자여, 모든 부처님 여래는 ‘이 모든 중생이 뒤바뀐 지혜로 여러 가지 번뇌와 수번뇌(隨煩惱)로 물들었지만 내가 이와 같은 중생을 제도하여 해탈시키겠다’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느니라. 모든 여래는 과거의 서원과 실천을 의지해 모든 중생의 근기(根機)와 성품(性品)과 믿음 따위를 따라저들이 행하는 가운데서 분별함이 없이 자연히 성취하기 때문이니라.
013_0254_c_21L善男子諸佛如來不起是心是諸衆生顚倒智慧種種煩惱隨煩惱染我能度脫如是衆生而諸如來依過去願行隨諸衆生根性彼彼行中無所分別自然成故
선남자여, 모든 부처님 여래는 ‘나는 이와 같은 수다라(修多羅)ㆍ이와 같은 기야(祇夜)ㆍ이와 같은 화가라나(和伽羅那)ㆍ이와 같은 가타(伽陀)ㆍ이와 같은 우타나(優陀那)ㆍ이와 같은 니타나(尼陀那)ㆍ이와 같은 이제월다가(伊諦越多伽)ㆍ이와 같은 사타가(舍陀伽)ㆍ이와 같은 비불략(毘佛略)을 말하였다’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부처님 여래는 ‘나는 아부타달마(阿浮陀達摩)를 말했다’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느니라. 그러나 모든 여래는 분별함이 없으니 저들 중생이 들은 법에 따라 자연스럽게 성취하기 때문이니라.
013_0255_a_02L男子諸佛如來不起是心我說如是修多羅如是祇夜如是和伽羅那是伽陁如是優陁那如是尼陁那是伊諦越多伽如是闍陁伽如是毘佛略善男子諸佛如來不起是心說阿浮陁達摩而諸如來無所分別彼彼衆生隨所聞法自然成故
선남자여, 부처님 여래는 ‘나는 걸식을 위해 아무 나라와 크고 작은 성과 마을과 취락에 들어가 이와 같은 찰리(刹利)ㆍ바라문(婆羅門)ㆍ비사(毘舍)ㆍ수타(首陀)와 국왕ㆍ왕자ㆍ대신ㆍ국민 따위의 모든 중생의 처소에 이른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느니라. 모든 여래는 지혜로 으뜸을 삼아 몸ㆍ입ㆍ뜻의 업이 자연스럽게 성취되기 때문이니라.
013_0255_a_09L善男諸佛如來不起是心我爲乞食入某國土大小城邑及諸聚落我至如是剎利婆羅門毘舍首陁國王王子大臣人民諸衆生所而諸如來智慧爲首業自然成故
선남자여, 모든 부처님 여래는 기갈(飢渴)도 없고 대소변도 없으며, 몸이 넘치거나 모자라거나 야위거나 고달프거나 병의 괴로움이 없느니라. 중생을 위하기 때문에 걸식을 나타내어 실천하느니라. 그런데 모든 중생은 ‘여래께서 먹는다’고 말하느니라. 그러나 모든 여래는 실제로 잡숫지는 않느니라. 나타내어 보이는 것은 중생을 교화하는 일이니 모든 일에서 분별함이 없이 자연스럽게 성취하기 때문이니라.
013_0255_a_14L善男子佛如來無有飢渴大小便利身無羸疲乏病苦爲衆生故現行乞食諸衆生謂如來食而諸如來實不食示現教化諸衆生事於一切事無所分別自然成故
선남자여, 모든 부처님 여래는 ‘이 모든 중생은 하(下)ㆍ중(中)ㆍ상(上)의 근기가 있다. 나는 이 하ㆍ중ㆍ상 근기의 모든 중생의 등류를 위하여 하ㆍ중ㆍ상에 따라 법을 널리 말한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느니라. 그러나 모든 여래는 분별하는 마음이 없이 말한 법이며 자연스럽게 성취되어 증가하지도 않고 덜어서 줄어드는 일도 없으니 그릇을 따라 받기 때문이니라.
013_0255_a_19L善男子諸佛如來不起是心此諸衆生下上根我爲此等下上根諸衆生類隨順宣說上法而諸如來無分別心所說之法自然而成不增不減隨器受故
013_0255_b_01L선남자여, 모든 부처님 여래는 ‘만약 모든 중생이나에게 공양을 주지 않고 나를 공경하지 않고 나를 헐뜯고 꾸짖는다면 나는 이와 같은 중생은 교화시키지 못한다. 또 어떤 중생은 공양ㆍ공경ㆍ존경ㆍ찬탄하며 나에게 공양을 주고 시중들면 나는 이와 같은 중생은 알맞게 교화시킨다’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느니라. 모든 여래는 적정삼매(寂靜三昧)와 자비로 널리 저 중생을 덮어 주어 자연스럽게 평등한 법에 머물기 때문이니라.
013_0255_a_23L善男子諸佛如來不起是心若諸衆生不供養我不恭敬我毀罵於我如是衆生我不教化復有衆生供養尊重讚歎給侍於我如是衆生我應教化而諸如來寂靜三昧慈悲普覆於彼衆生自然住於平等法故
선남자여, 여래는 높다는 마음이 없고 낮다는 마음이 없으며, 교만한 마음이 없고 사랑하는 마음도 없으며, 탐하는 마음이 없고 성내는 마음이 없고 탐함을 따르는 마음도 없으며, 집착하는 마음이 없고 걸리는 마음이 없고 막히는 마음이 없으며, 잡된 마음이 없고 번뇌의 마음이 없고 번뇌를 따르는 마음이 없으며, 성내는 마음이 없고 어리석은 마음이 없고 성냄을 따르는 마음이 없으며 어리석음을 따르는 마음이 없느니라.
선남자여, 모든 여래는 자연스럽게 고요하고 고요한 경계에서 고요한 경계를 찬탄하며 머물기 때문이니라.
013_0255_b_06L男子如來無高心無下心無憍慢心無愛心無貪心無瞋心無隨貪心著心無礙心無障心無雜心無煩惱無隨煩惱心無瞋心無癡心無隨瞋心無隨癡心善男子而諸如來自然寂靜寂靜境界住於讚歎寂靜境界故
선남자여, 여래는 한 법[一法]도 모르거나 이해하지 못하거나 깨닫지 못하는 것이 없느니라. 모든 경계에서 마침내 만족하며 앞에 나타내 모두 알지만 모든 여래는 저 일들과 저 중생들이 지은 모든 업을 보고 자연스럽게 성취하기 때문이니라.
013_0255_b_13L善男子如來無有一法不知不覺於一切境界畢竟滿足現前悉知而諸如來見彼彼事彼彼衆生所作諸業自然成故
선남자여, 여래는 모든 중생이 수행해서 성취하는 것을 보고 기뻐하지 않으며, 모든 중생이 수행하지 않는 것을 보아도 근심하지 않느니라. 그러나 모든 여래는 수행하는 중생에게 걸림이 없는 큰 사랑[大慈]으로 언제나 앞에 나타나 계시며, 그릇되게 행하는 중생에게도 걸림이 없는 큰 슬픔[大悲]으로 언제나 앞에 나타나 계시느니라.
013_0255_b_16L善男子如來見諸衆生修行成就不以爲喜見諸衆生不修行者亦不生憂而諸如來於修正行衆生無障大慈常現在前邪行衆生無障大悲常現在前
선남자여,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하며,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의 행을 안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013_0255_b_20L善男是名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能知如來應供正遍知行
013_0255_c_01L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면 모든 부처님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의 비유가 서로 알맞은 것을 알게 되느니라. 무엇이 열 가지인가?선남자여, 비유를 들자면 해가 위ㆍ중간ㆍ아래에 솟을 때 모든 중생들이 믿거나 믿지 않거나 공경하거나 공경하지 않거나 상관없이 평등하게 떠올라 평등하게 비추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여래ㆍ응공ㆍ정변지도 이와 같아서 상ㆍ중ㆍ하의 모든 중생이 믿거나 믿지 않거나 공경하거나 공경하지 않거나에 관계없이 평등하게 출현하여 평등한 지혜 광명으로 널리 비추느니라.
013_0255_b_22L善男子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知諸佛如來正遍知譬喩相應何者爲十善男譬如日出於上下諸衆生等——若不信若恭敬不恭敬——平等出現等普照善男子如來應供正遍知亦復如是於上下諸衆生等——若信若恭敬不恭敬——平等出現平等智慧光明普照
선남자여, 비유를 들자면 허공은 모든 중생에게 막히고 걸림이 없으나 저 허공은 연기ㆍ구름ㆍ티끌ㆍ안개들의 사물로 막히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모든 부처님 여래도 이와 같아서 모든 중생에게 막히고 걸림이 없지만 연기ㆍ구름ㆍ티끌ㆍ안개처럼 아견(我見)과 번뇌객진(煩惱客塵)에 막혀 여래를 보지 못하고 여래의 공덕과 이익을 받지 못하느니라.
013_0255_c_07L善男子譬如虛空於一切衆生無有障㝵而彼虛空爲諸煙霧等事之所曀障善男子諸佛如來亦復如是於一切衆生無有障而爲煙我見煩惱客塵所不見如來不受如來功德利益
선남자여, 비유를 들자면 나무에게 비록 불의 성질이 있지만 인연이 없으면 그 쓰임이 나타나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모든 부처님 여래도 이와 같아서 비록 헤아릴 수 없는 신기한 힘과 자재한 힘이 있지만 모든 중생이 정진과 믿음 따위의 인연을 멀리 여의면 세상에 태어나지 못하고 부처님의 일을 하지도 못하느니라.
013_0255_c_12L男子譬如樹木雖有火性以無因緣而不現用善男子諸佛如來亦復如雖有無量神力自在以諸衆生遠離精進信等因緣不出於世不作佛
선남자여, 비유를 들자면 여러 가지 물들일 물감을 한 그릇 안에 넣고 여러 가지 옷을 물들임에 다시 많은 물감을 섞어 한 그릇 안에 넣고 물들인 옷은 그 닿은 것을 따라 물들여진 색깔이 같지 않을 것이니라. 그러나 저 모든 물감은 분별하고 차별하는 마음을 내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모든 부처님 여래도 이와 같아서 여러 가지 선근 공덕으로 장엄하였으나 모든 중생의 믿음 따위의 훈습이 다름에 따라서 부처님 여래를 뵙고 받아들이는 공덕은 차별되고 같지 않느니라. 그러나 부처님 여래는 분별을 하거나 차별이 있다는 생각을 내지 않느니라.
013_0255_c_17L善男子譬如種種熏色置一器中熏種種衣復以衆雜染色置一器中染所熏衣隨其所熏受色不同而彼諸色不生分別差別之心善男子佛如來亦復如是種種善根功德莊隨諸衆生信等熏異見佛如來所受功德差別不同而佛如來不生分別差別之相
013_0256_a_01L선남자여, 비유를 들자면 모든 물은 가득하게 차면 넘친다.만약 사람이 모두 아래로 흐르는 것을 헐뜯고 거슬러 흐르는 것을 찬탄한다면 이런 것은 있을 수 없느니라. 모든 부처님 여래도 또한 이와 같아서 만약 사람들이 모두 찬탄하거나 헐뜯어도 항상 지혜를 따라서 실천하니, 만약 교만을 따른다면 이런 것은 있을 수 없느니라.
013_0256_a_01L善男子譬如諸河流水盈滿若人讚悉皆順流若逆流者無有是處善男子諸佛如來亦復如若人讚悉皆常隨智慧而行隨憍慢無有是處
선남자여, 비유를 들자면 감자(甘蔗)를 만약 사람이 자르거나 자르지 않아도 저 감자의 단맛은 잃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모든 부처님 여래도 또한 이와 같아서 만약 사람들이 친근하고 가까이하며 공양 올리고 공경하거나 친하고 가까이하며 공양 올리거나 공경하지 않음에 관계없이 끝까지 해탈의 단맛을 버리지 않느니라.
013_0256_a_05L善男子譬如苷蔗若人割截若不割截不失甘味善男諸佛如來亦復如是若人親近供養恭敬及不親近供養恭敬終不捨於解脫甘味
선남자여, 비유를 들자면 대지(大地)는 그 성질이 편안하고 견고하여 모든 중생에게 분별함이 없느니라. 어떤 사람이 땅에서 과실을 구하려고 만약 씨앗을 심고 때맞게 김매고 거름을 주어 가꾸면 저 사람은 때가 되면 과실을 거두니라. 만약 씨앗도 뿌리지 않고 김을 매지도 않는다면 이런 사람은 끝끝내 과실을 얻지 못할 것이니라.
선남자여, 모든 부처님 여래도 이와 같아서 저 대지는 고요히 항상 머물지만 저 중생에게 분별하는 것이 없느니라. 만약 중생이 부처님께 공덕을 구하려고 하여 믿는 마음과 공양 올리는 마음과 공경하는 마음을 내면 저 사람은 공덕의 과실을 얻을 수 있느니라. 만약 믿는 마음과 공양 올리는 마음과 공경하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공덕의 과실을 얻을 수 없느니라.
013_0256_a_09L善男子譬如大地其性安固於諸衆生無所分別有人欲得求其果實若能耕種隨時隨時耘除草穢彼人至時收獲果實若不耕種耘除草穢是人終不得其果實善男諸佛如來亦復如是如彼大地寂然常住於諸衆生無所分別若有衆生求佛功德能生信心供養恭敬人成就功德果實若不生信供養則不能得功德果實
선남자여, 비유를 들자면 어떤 사람이 성내고 비방하고 헐뜯고 꾸짖은 뒤에 전단향(栴檀香)이나 용뇌향(龍腦香) 따위를 몸에 발라도 이 전단향이나 용뇌향의 향기가 몸에서 나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모든 부처님 여래도 이와 같아서 만약 사람이 화를 내며 비방하고 헐뜯고 꾸짖다가 친근하게 나오고 가까이하며 공양 올리고 공경하며 말씀하신 대로 수행하여도 모든 여래는 항상 중생과 함께 공덕을 두루 갖추느니라.
013_0256_a_18L善男子譬如有人若於栴檀龍腦等香瞋謗毀罵然後塗身而彼栴檀龍腦等香終不爲是而不出香善男子諸佛如來亦復如是若人瞋謗毀罵而復親近恭敬如說修行然諸如來常與衆生具足功德
013_0256_b_01L선남자여, 비유를 들자면 다리[橋梁]나 평탄한왕의 길은 모든 중생의 상ㆍ중ㆍ하의 품성으로서 가고 오는 이가 평등하게 머묾에 있어 어려움 없이 다닐 수 있는 즐거움이 있느니라.
선남자여, 모든 부처님 여래도 이와 같아서 상ㆍ중ㆍ하의 품성인 모든 중생으로서 수행하는 이는 평등하게 머물러 높거나 낮음이 없이 막히거나 걸림이 없이 수행하는 즐거움이 있느니라.
013_0256_b_01L善男子譬如橋梁平坦王道於諸衆生——上下性——有往來者平等而住與無障㝵遊行之樂善男諸佛如來亦復如是於諸衆生——上下性——有修行者平等而住無有高與無障礙修行之樂
선남자여, 비유를 들자면 설산(雪山)에 선견(善見)이라 부르는 약이 되는 나무 왕[藥樹王]이 있는데, 저 약이 되는 나무 왕을 보는 이가 있으면 곧 모든 병의 괴로움을 멀리 여의느니라.
선남자여, 모든 부처님 여래도 이와 같아서 중생이 여래를 뵙기만 하면 모든 번뇌의 병이나 괴로움에서 멀리 벗어나느니라.
013_0256_b_06L善男子譬如雪山有藥樹王名曰善見彼藥樹王其有見者卽得遠離一切病苦善男諸佛如來亦復如是衆生見者遠離一切煩惱病苦
선남자여, 이것을 이름 하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하며,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의 비유가 서로 알맞음을 안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013_0256_b_10L善男子是名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能知諸佛如來應供正遍知譬喩相應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면 모든 부처님을 아느니라. 무엇이 열 가지인가?
습기불(習氣佛)ㆍ과보불(果報佛)ㆍ삼매불(三昧佛)ㆍ원불(願佛)ㆍ심불(心佛)ㆍ실불(實佛)ㆍ동불(同佛)ㆍ화불(化佛)ㆍ공양불(供養佛)ㆍ형상불(形像佛)을 말하느니라.
013_0256_b_12L善男子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能知諸佛何者爲十所謂習氣佛果報三昧佛願佛心佛實佛同佛化佛供養佛形像佛
선남자여, 무엇을 습기불이라 하는가? 습기불이란 모든 바라밀의 과보로 얻은 것이며, 모든 바라밀로 이 법을 성취했느니라. 저 모든 바라밀을 의지해서 생기니 이것을 습기불이라 하느니라.
013_0256_b_16L善男子云何習氣佛習氣佛者諸波羅蜜所得果報諸波羅蜜能成彼法彼依諸波羅蜜而生是名習氣佛
선남자여, 무엇을 과보불이라 하는가? 과보불이란 습기를 의지해서 생긴 부처님이며, 과보로써 성취한 색신(色身)인 보불(報佛)12)이니라. 중생을 의지하여 머물러 유지하고, 법의 힘을 의지하여 머물러 유지하니 이것을 과보불이라고 하느니라.
013_0256_b_19L善男子云何果報佛報佛者依彼習氣果報佛所生以彼果報成色身報佛依衆生住持依法力住持是名果報佛
013_0256_c_01L선남자여, 무엇을 삼매불이라 하는가? 삼매불은 여래가 어떤 삼매에 드는가에 따라 저 삼매에 든 힘으로써 자연스럽게 다시 마음을 내지 않고백천만 부처님을 나타내는 것이며, 저 삼매를 의지해 주지(住持)하는 힘 때문에 나타내 보이니 이것을 삼매불이라고 하느니라.
013_0256_b_22L善男子云何三昧佛三昧佛者隨如來入何等三昧以彼所入三昧之力自然不復作心能現百千萬佛依彼三昧住持力故而能示現是名三昧佛
선남자여, 무엇을 원불이라 하는가? 원불은 모든 보살들이 ‘어떻고 어떠한 중생을 따라서는 이러한 인연과 이러한 법으로써 여러 가지 색신(色身)을 나타내 보여 저 중생들을 제도하고, 저들 중생이 이러저러하면 이러저러한 형색과 모습과 위의를 나타내어 제도하며, 저 중생을 따라 부처의 몸으로써 제도시키기에 적합한 이는 부처님의 몸을 나타내어 저 중생을 교화시키겠다’는 서원을 하니, 이것을 원불이라고 하느니라.
013_0256_c_03L善男子云何願佛願佛者諸菩薩等作如是願何等何等衆生以何等因何等法示現種種色身度彼衆生彼彼衆生如是如是示現形色狀貌威儀去來隨彼衆生應以佛身得度者而現佛身化彼衆生是名願佛
선남자여, 무엇을 심불이라 하는가? 심불은 모든 보살이 자재할 수 있는 것을 얻는 것이니, 이 모든 보살은 마음의 자재에 의지하여 여러 가지 법에서 마음을 따라 성취하느니라. 이 모든 보살은 모든 중생이 당연히 부처님 몸을 뵙고 교화시킬 수 있는 이면 곧 자재한 마음으로 곧 부처님 몸을 이루니, 이것을 심불이라고 하느니라. 또 선남자여, 다시 다른 뜻이 있으니, 모든 중생들 스스로의 마음이 맑고 깨끗하면 부처님을 뵙고, 부처님을 알고, 부처님을 믿으니, 이를 심불이라고 하느니라.
013_0256_c_09L善男子云何心佛心佛者諸菩薩等得心自在是諸菩薩依心自在於種種法隨心成就諸菩薩隨彼衆生應見佛身而可化者卽自在心卽成佛身是名心佛善男子復有異義諸衆生等自心淸淨能見於佛知佛信佛是名心佛
선남자여, 무엇을 실불이라 하는가? 실불은 모든 번뇌에 물드는 것을 멀리 여의고 불가사의(不可思議)하고 때가 없이 맑고 깨끗한 여러 가지 형태와 색깔의 32상(相)과 80종호(種好)의 대장부 모습[相]을 마침내 성취한 부처님의 미묘한 색신으로 지금 나타내 보일 수 있으니, 이것을 실불이라고 하느니라.
013_0256_c_15L男子云何實佛實佛者遠離一切諸煩惱染不可思議無垢淸淨種種形色——三十二相八十種好大丈夫相——畢竟成就佛微妙色而可現見是名實
선남자여, 무엇을 동불이라 하는가? 동불은 모든 중생과 더불어 자업(資業:생활 수단의 직업)과 받아씀과 음식과 가고 머물고 가고 오는 위의와 나아가고 그침을 함께하는 것이니, 이것을 동불이라고 하느니라.
013_0256_c_20L善男子云何同佛同佛者與一切衆生共其資業受用飮食行住威儀進止是名同佛
013_0257_a_01L선남자여, 무엇을 화불이라 하는가? 화불은 모든 부처님 여래와 모든 보살이 모든 색신삼매(色身三昧)를 나타내 보여 저 모든 부처님과 보살이 자재함을 성취하고대자대비를 모두 나타내 보임을 얻으며 화불의 색신으로 모든 중생을 제도하니, 이것을 화불이라고 하느니라.
013_0256_c_22L善男子云何化化佛者諸佛如來及諸菩薩得示現一切色身三昧彼諸佛菩薩成就自在大慈大悲皆能示現化佛色身度諸衆生是名化佛
선남자여, 무엇을 공양불(供養佛)이라 하는가? 공양불은 어떤 사람이 스승이나 화상(和上:和尙)을 부처님같이 보면 저 사람에게 스승과 화상은 부처님과 같을 것이니라. 마땅히 이와 같이 보고 공양하며 저 분을 의지하여 법을 받고 부처님 법에 만족하며 부처님 법을 성취하면 이것을 공양불이라고 하느니라.
013_0257_a_03L善男子云何供養佛供養佛者有人若師若和上如佛世尊當如是見彼人於師和上如世尊應如是見供養供給依彼受法滿足佛法成就佛法是名供養佛
선남자여, 무엇을 형상불(形像佛)이라 하는가? 형상불은 어떤 사람이 만약 다른 이를 시켜 불상을 조성하거나 스스로 불상을 조성하거나에 상관없이 모든 공양과 공경하는 일로써 공경하고 공양 올리며 존중하고 찬탄하며 가까이하고 공급하고 모시면서 이 사람이 이와 같은 저 형상불을 의지해 부처님 법에 만족하고 부처님 법을 성취하면 이것을 형상불이라고 하느니라.
013_0257_a_07L善男子云何形像佛形像佛者有人若他作佛像若自作佛像以一切供恭敬等事而供養恭敬尊重讚歎親近給侍此人如是依彼形像滿足佛法成就佛法是名形像佛
선남자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하며, 열 가지 부처님을 안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013_0257_a_12L善男子是名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能知十種佛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면 모든 부처님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 오직 말[言辭]을 의지하여 설법하는 것을 아느니라. 무엇이 열 가지인가?
음(陰)이라 말하지만 오직 말뿐이며, 계(界)를 말함ㆍ입(入)을 말함ㆍ중생을 말함ㆍ업을 말함ㆍ태어남을 말함ㆍ늙음을 말함ㆍ죽음을 말함ㆍ죽고 나서 다시 태어남을 말하는 것도, 저러한 일을 여의게 하는 것도 말뿐인 까닭으로 열반이라 말하지만 또한 말뿐인 것이니라.
013_0257_a_14L善男子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知諸佛如來應供正遍知唯依言辭說何者爲十所謂說陰唯是言辭說入說衆生說業說生說老說死說死已更生爲離彼事故說涅槃亦是言辭
선남자여, 무엇을 음이라 말하지만 오직 말뿐이라 하는가?
善男子云何說陰唯是言辭
013_0257_b_01L선남자여, 제일의(第一義) 가운데 색음(色陰)은 없느니라. 만약 제일의 가운데 색음이 있다 하더라도 저 색음을 버리면 곧 끊어져 없어질 것이니 저러한 법을 버리는 것이 곧 해탈이니라. 만약 이와 같다면 제일의 가운데 색과 해탈이 가고 머무는 곳이 있어야 하나뜻은 그렇지 않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색음이라 말하지만 오직 말뿐이라 하는 것이니라.
013_0257_a_20L善男子第一義中無彼色陰若第一義中有色陰者捨彼色陰卽是斷滅捨彼法者卽是解脫若如是者第一義中則爲有色及以解脫去住之處而義則不然是故說色陰唯是言辭
선남자여, 저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선남자여, 제일의 가운데는 저 식음(識陰)도 없느니라. 만약 제일의 가운데 식음이 있다 하더라도, 저 식법을 버리면 곧 끊어져 없어질 것이니, 저 법을 버리면 곧 해탈이니라. 만약 이와 같다면 제일의 가운데 식과 해탈이 가고 머무는 곳이 있어야 하지만 뜻은 그렇지 않다. 이런 까닭으로 식이라 말하지만 오직 말뿐인 것이니라.
013_0257_b_02L善男子識亦復如是善男子第一義中無彼識陰若第一義中有識陰者捨彼識法卽是斷滅捨彼法者卽是解脫若如是者第一義中則爲有識及以解脫去住之處而義則不然是故說識唯是言辭
선남자여, 계(界)와 입(入)의 뜻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013_0257_b_08L善男子入之義亦復如是
선남자여, 무엇을 중생이라 말하지만 오직 말뿐이라 하는가?
선남자여, 오로지 인연에 의해 나고 죽을 뿐 중생은 없느니라. 만약 중생이 진실로 있다면 같은 음(陰)이 다 없어지는 것은 알맞지 않다. 만약 같은 음이 다 없어진다면 당연히 허공과 같으니라. 만약 그렇지 않은 것이면 당연히 5음(陰:5蘊)이 같고 이것은 나고 죽는 것이 있음과 함께하지만 뜻은 곧 그렇지 않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중생이란 말을 오직 말뿐이라 하는 것이니라.
013_0257_b_09L善男子云何說衆生唯是言辭善男子唯是有爲無有衆生若衆生實有者不應同陰盡滅若同陰盡滅應如虛空若不爾者同五陰俱是有爲而義則不然是故說衆生唯是言辭
선남자여, 무엇을 업(業)이라 말하지만 오직 말뿐이라 하는가? 업을 짓는 것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니라. 만약 업을 짓는 것이 있다면 업을 지을 이는 없느니라. 저것을 짓는 것은 허공과 같으니라. 또 음(陰)과 같이 이것은 나고 죽으며 변화하느니라. 짓는 것 또한 이와 같으니라. 이러한 뜻인 까닭에 저것을 짓는 이도 없고 또한 짓는 업도 없어서 허공과 같은데 무엇을 지음이 있게 된다고 말하는가? 이런 까닭으로 업을 짓는 이가 없는데 저 짓는 이를 여의고 어찌 업이 있다고 말하는가? 이런 까닭으로 업이라 말하지만 오직 말뿐이라 하는 것이니라.
013_0257_b_14L善男子云何說業唯是言辭善男子作業者非有非無若作業是有者作業之者無彼作者猶如虛空又如陰是有爲作者亦復如是以是義故無彼作者亦無作業猶如虛空云何得有作者是故無有作業者離彼作者云何有業是故說業唯是言辭
013_0257_c_01L선남자여, 무엇을 태어남[生]이라 말하지만 오직 말뿐이라 하는가? 선남자여, 제일의에는 태어남이 없느니라. 만약 제일의에 태어남이 있다면, 태어남은 곧 항상하는 것이니라. 만약 이와 같다면 태어남은 곧 태어남이 아니며, 또다시 태어남은 태어남을 태어나게 하는 것이니 태어나서 번뇌하는 것은결국 누가 하는 것인가? 이런 까닭으로 태어남이라 말하는 것은 말뿐이라 하는 것이니라.
013_0257_b_21L善男子云何說生唯是言辭善男子第一義中無生若第一義中有生者生卽是常若如是者則非生又復生能生生者生能惱者竟爲是誰是故說生唯是言辭
선남자여, 무엇을 늙음이라 말하지만 오직 말뿐이라 하는가? 선남자여, 제일의에는 늙음이 없느니라. 만약 제일의 가운데 늙음이나 늙은이가 있다면 한 사람이 없어도 늙음은 있어야 할 것이니라. 또 만약 늙을 것이 있다면 곧 젊은 시절의 늙음이니 만약 젊은 시절의 늙음이라면 늙은 시절의 늙음은 아니다. 젊은이는 늙음이 없으니 이런 까닭으로 젊은 시절에는 늙음이 없느니라. 만약 늙음을 여의었다면 무엇을 늙었다 하겠는가? 이런 까닭으로 늙음이라 말하지만 오직 말뿐이라 하는 것이니라.
013_0257_c_02L善男子云何說老唯是言辭善男子第一義中無老若第一義中有老者則無一人而有老者又復若有老者卽是少時老若少時老非老時老以少者無老是故少時無老若離於老云何名老如是老不能老若言老能老者卽是少時老是故說老唯是言辭
선남자여, 죽음이라 말하지만 오직 말뿐이니라. 선남자여, 제일의에는 죽음이 없느니라. 만약 제일의 가운데 죽음이 있다면 곧 죽음의 법을 얻을 수 있으니 만약 죽음의 법을 얻을 수 있다고 해도 오로지 한 사람만 얻으면 나머지는 당연히 죽지 않아야 하느니라. 그러나 죽는 이가 있으니 이런 까닭으로 제일의에는 죽음의 법이 없느니라. 또 죽은 이는 좇아 올 곳이 없고, 가도 이를 곳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이 죽음의 법은 체성(體性)이 비고 고요[空寂]하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죽음이라 말하지만 오직 말뿐이라 하는 것이니라.
013_0257_c_09L男子說死唯是言辭善男子第一義中無死若第一義中有死者卽是死法可得若可得者唯應一人得餘不應死而更有死者是故第一義中無有死法又復死者無所從來去無所而是死法體性空寂是故說死唯是言辭
013_0258_a_01L선남자여, 무엇을 죽고 나서 다시 태어난다고 말하지만 오직 말뿐이라 하는가? 선남자여, 제일의에는 죽었다가 다시 태어남이 없느니라. 만약 제일의 가운데서 죽었다가 다시 태어난다면 죽음이 곧 태어남이고, 태어남이 곧 죽음이니라. 만약 이와 같다면 죽음과 태어남은 곧 한 법이며, 또 당연히 두 몸이니라. 첫째는 태어남에 의탁되었고, 둘째는 이미 태어남을 받은 것이니라. 만약 태어남을 받은 것이 있으면 반드시 5음(陰)이 있어 태어남을 받는다. 무슨 까닭인가? 5음을 여의고는 저 식(識)이 생길 수 없으며, 색ㆍ수ㆍ상ㆍ행 따위의 법을 의지해야만 식심(識心)이 생기게 되니 모든 음을 의지하므로 식과 반연(攀緣)이 거기에 머무느니라. 만약 의지함을 여의면 곧 저 식심은 한 생각에도 머물지 못하느니라.저 법과 같이 머물고 이같이 태어남을 받으며 종자와 같이 싹이 나니, 이런 까닭으로 죽고 나서 다시 태어난다고 말하지만 오직 말뿐이라 하는 것이니라.
013_0257_c_16L善男子云何說死已更生唯是言辭善男子第一義中死更不生若第一義中死更生者死卽是生卽是死若如是者生卽是一法應是二身一者能託生二者已受若有受生者必有五陰受生何以以離五陰無彼識生以依色行等法識心得生以依止諸陰識緣彼住若離依止則彼識心一念不住如彼法住如是受生如種生芽是故說死已更生唯是言辭
선남자여, 무엇을 저 일을 여의면 반열반(般涅槃)한다고 말하지만 오직 말뿐이라 하는가?
선남자여, 제일의에는 열반이 없느니라. 열반이란 것은 세간의 적멸을 알면 열반이라고 하지만 곧 세간을 열반이라 하지 않으며 또한 세간을 여의고 열반이 있는 것도 아니니라. 세간은 꿈과 같고 환술과 같아서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며 또한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니라. 그러나 법이 있으니, 이와 같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며, 또한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지만 이와 같은 이름이 생겼고, 이와 같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며 또한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면서 이와 같이 이름이 없어지고 모든 세간의 형상이 적멸된 것을 열반이라고 하느니라. 이와 같은 생각은 아지랑이나 거품과 같아서 저 아지랑이나 거품과 같이 생기고 사라지니 실체가 없느니라. 세간 열반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이런 까닭으로 세간에서 열반이라고 말하지만 오직 말뿐이라 하는 것이니라.
013_0258_a_03L善男子云何爲離彼事說般涅槃唯是言辭善男第一義中無彼涅槃涅槃者知世閒寂滅名爲涅槃而非卽世閒名爲涅槃亦不離世閒而有涅槃世閒者如夢如幻非有非無亦非有無而是有法如是非有非無亦非有無如是名生如是非有非無亦非有無如是名滅而寂滅一切世閒相名爲涅槃如是想如陽焰受如泡沫如彼陽焰泡沫滅不實世閒涅槃亦復如是是故說世閒涅槃唯是言辭
선남자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하며,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 오직 말에 의지해 설법하심을 안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013_0258_a_14L善男子是名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能知諸佛如來應供正遍知唯依言辭說法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면 공(空)의 뜻을 잘 아느니라. 무엇이 열 가지인가?
내가 공하여 없음ㆍ중생이 없음ㆍ명(命)이 없음ㆍ수자(壽者)가 없음ㆍ짓는 이가 없음ㆍ태어남이 없음ㆍ없어짐이 없음ㆍ지음이 없음ㆍ가르칠 이가 없음ㆍ강성해지는 이가 없음을 말하느니라.
013_0258_a_17L善男子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善能知空義何等爲十所謂知無我空無衆生無命無壽者無造者無生無作無教者無增上者
013_0258_b_01L선남자여, 무엇을 보살마하살이 내가 공하여 없음을 안다고 하는가? 선남자여, 공이란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느니라. 선남자여, 만약 공이 있다면 공은 곧 유위법이니라. 그와 같이 진실로 있다면 반드시 곧 항상하는 것이니라. 선남자여,만약 공이 없는 것이 아니라면 공은 곧 공이 아니니라. 이런 까닭으로 저 공은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느니라. 이와 같은 것을 내가 공하여 없음을 안다고 하느니라.
013_0258_a_21L善男子何菩薩摩訶薩知無我空善男子非有非無善男子若空是有者卽有爲如其實有應卽是常善男子若空非無者空卽非空是故彼空非非無如是名爲知無我空
선남자여, 무엇을 중생이 공하여 없음을 안다고 하는가? 선남자여, 중생은 공도 아니고 공 아님도 아니니라. 만약 중생이 공하다면 생명을 죽이는 업(業)의 죄가 반드시 없어야 하느니라. 만약 중생이 공하지 않다면 반드시 항상해야 하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 ‘중생은 항상하지도 않고 항상하지 아니함도 아니다’고 말씀하셨느니라. 유위(有爲)도 아니고 유위가 아닌 것도 아니니라. 이와 같은 것을 중생이 공함을 안다고 하느니라.
013_0258_b_03L善男子云何知無衆生空善男子衆生非空非不空若衆生空者殺生之業應無有罪若衆生不空者卽應是常是故如來說衆生非常非不常非有爲不有爲如是名爲知衆生空
선남자여, 무엇을 명(命)이 공하여 없음을 안다고 하는가? 선남자여, 공은 생기지도 않고 죽지도 않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선남자여, 눈이 공하면 나와 내 것을 여의느니라. 어찌하여 눈이 공하면 나와 내 것을 여읜다고 하는가? 저 법은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기 때문이니라. 이와 같이 귀ㆍ코ㆍ혀ㆍ몸이 공하면 나와 내 것을 여의느니라. 어찌하여 귀ㆍ코 따위가 공하면 나와 내 것을 여읜다고 하는가? 저 법은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기 때문이니라. 이와 같은 것을 명이 공하여 없음을 안다고 하느니라.
013_0258_b_08L善男子云何知無命空善男子空者不生何以故善男子眼空離我我所何眼空離我我所彼法不生不滅故如是身空離我我所云何耳鼻等空離我我所彼法不生不滅故如是名爲知無命空
선남자여, 무엇을 수자(壽者)가 공하여 없음을 안다고 하는가? 선남자여, 공이란 것은 수자의 수(數)를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5음(陰)과 18계(界)와 6입(入)이 모두 공한 것이니라. 저 5음ㆍ18계ㆍ6입을 의지하여 거짓 이름만 있는 것이 수자이니라. 거짓 이름인 까닭에 모양이 있거나 모양이 없음을 말할 수 없느니라. 이와 같은 것을 수자가 공하여 없음을 안다고 하느니라.
013_0258_b_14L善男子云何知無壽者空善男子不名壽者之數彼陰界入皆悉是依彼陰界入等而有假名壽者假名故彼有無相不可得說如是名爲知無壽者空
선남자여, 무엇을 짓는 이가 공하여 없음을 안다고 하는가? 만약 공을 여읜다면 짓는 이라고 말하는 한 법도 있지 않느니라. 이와 같은 것을 짓는 이가 공하여 없음을 안다고 하느니라.
013_0258_b_19L善男子云何菩薩知無造者空善男子若離於空無有一法名爲造者若空能有造者無有是處如是名爲知無造者空
013_0258_c_01L선남자여, 무엇을 공은 생기는 것이 아님을 안다고 하는가? 선남자여, 공한 법은 생기는 것이 아니니라. 만약 공이 생기는 것이라면 이것은 공이 아니니라. 이와 같이 공은 곧 공이 아니니라.본래 공이 없다면 공한 법도 없느니라. 또 공이 처음으로 생긴다면 이것은 공이 아니니라. 이와 같은 것을 공하여 생김이 없음을 안다고 하느니라.
013_0258_b_22L善男子云何知不生空善男子空法不生空可生卽非是空如是空卽非空本無空則無空法空始生者此卽非空如是名爲知無生空
선남자여, 무엇을 없어질 공이 없음을 안다고 하는가? 만약 법이 생기는 것이라면 곧 없어질 수도 있다. 공한 법은 생기는 것이 아닌데 어찌 없어질 것이 있다고 하겠는가? 이것을 없어질 공이 없음을 안다고 하느니라.
013_0258_c_03L善男子何知無滅空若法生者則有其滅法不生云何有滅如是名爲知無滅
선남자여, 무엇을 공은 지을 것이 없음을 안다고 하는가? 선남자여, 공은 다른 이가 만드는 것도 아니고 또한 스스로가 만드는 것도 아니니라. 5음ㆍ18계ㆍ6입 따위도 모두 공하지만 음ㆍ계ㆍ입을 의지해야만 공한 법이 있다. 이와 같은 것을 지을 공이 없음을 안다고 하느니라.
013_0258_c_06L善男子云何知無作空善男子非他作亦非自作陰界入等皆悉是依陰界入而有空法如是名爲知無作空
선남자여, 무엇을 가르칠 이가 없어 공함을 안다고 이르는가? 선남자여, 어떤 한 사람도 공을 가르칠 것이 없느니라.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일들을 조작하느니라. 이와 같은 것을 가르칠 이가 없어 공함을 안다고 하느니라.
013_0258_c_09L善男子云何知無教者空男子無有一人教於空者造作如是種種等事如是名爲知無教者空
선남자여, 무엇을 공을 강성하게 하는 것이 없음을 안다고 하는가? 선남자여, 공은 경계(境界)가 없으니 경계를 여의었으며 심의(心意)와 의식(意識)을 멀리 여의었느니라. 이와 같은 것을 공을 강성하게 하는 것이 없음을 안다고 하느니라.
013_0258_c_11L男子云何知無增上者空善男子無境界離於境界遠離心意識是名爲知無增上者空
선남자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하며, 공의 뜻을 잘 안다고 말하느니라.
013_0258_c_14L善男子是名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善能知空義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면 공이 대처할 바의 법[空所對法]을 아느니라. 무엇이 열 가지인가?
무명법(無明法)ㆍ애법(愛法)ㆍ업법(業法)ㆍ식법(識法)ㆍ취법(取法)ㆍ견법(見法)ㆍ의법(疑法)ㆍ사취법(邪取法)ㆍ만법(慢法)ㆍ도법(掉法)을 말하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이 열 가지 공이 대처할 바의 법이니라.
013_0258_c_15L善男子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能知空所對法何等爲十所謂無明法愛法業法識法取法見法疑法邪取慢法掉法善男子是名十種空所對法
선남자여, 무명에는 두 가지 능(能)과 네 가지 인(因)이 있다. 무엇이 두 가지 능(能)인가? 하나는 번뇌장(煩惱障)이고, 둘은 지장(智障)이니라. 무엇이 네 가지 인(因)인가? 욕계를 탐하는 인과 색계를 탐하는 인, 무색계를 탐하는 인, 있음이 없음을 탐하는 인이니라.
013_0258_c_20L善男子無明有二種能四種因何者二能一者煩惱障二者是智障何者是四因所謂貪欲界因貪色界貪無色界因貪無有因
013_0259_a_01L선남자여, 애(愛)에 두 가지 인과 네 가지 구함이 있다. 무엇이 두 가지 인인가? 하나는 가지[支]와 근본이고, 둘은 자생근본(資生根本)이니라.무엇이 네 가지 구함인가? 하나는 욕애(欲愛)고, 둘은 색애(色愛)며, 셋은 색애가 없는 것이고, 넷은 애(愛)가 없는 것이니라.
013_0258_c_23L善男子有二種因四種求何者二種因一者有支根本二者資生根本何者是四種求一者欲愛二者色愛三者無色四者無有愛
선남자여, 업(業)에는 업을 일으키는 한 가지 인과 세 가지 모습[相]과 세 가지 과보가 있느니라. 선남자여, 무엇이 업을 일으키는 한 가지 인인가? 마음을 말하느니라. 무엇이 세 가지 모습인가? 몸과 입과 뜻의 업을 말하느니라. 선남자여, 무엇이 세 가지 과보인가? 흑(黑:흑업의 준말.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는 나쁜 행위)은 흑의 과보, 백(白:백업의 준말. 좋은 결과를 초래하는 행위)은 백의 과보, 흑백은 흑백의 과보를 말하느니라.
013_0259_a_03L善男子業有一種起三種相三種果報善男子何者一種起因所謂爲心何者三種相所謂意業善男子何者三種果報謂黑黑果報白白果報黑白黑白果
선남자여, 무엇이 식(識)인가? 여섯 가지인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뜻 따위의 식을 말하느니라. 이것을 여섯 가지 식이라고 말하느니라. 이 식에는 다시 세 가지가 있느니라.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나는 뒤바뀐 마음이며, 둘은 뒤바뀌지 않은 마음이며, 셋은 생각이 없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무엇이 뒤바뀐 생각인가? 욕계를 생각하고, 색계를 생각하며, 무색계를 생각하는 것을 말하느니라. 무엇이 뒤바뀌지 아니한 생각인가? 소승의 열반을 생각하는 것을 말하느니라. 무엇이 생각이 없는 것인가? 저 두 가지 생각을 여의는 것을 말하여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무엇을 저 두 가지 생각을 여의었다고 하는가? 위가 없는 모든 부처님의 법을 생각하는 것을 말하느니라.
013_0259_a_08L善男子何者是識所謂六種意等識是名六種識此識復有三種何者是三顚倒念不顚倒念三者無念善男子何者是顚倒所謂念欲界念色界念無色界者是不顚倒念謂念小乘涅槃何者是無念所謂離彼二念名爲無念何離彼二念謂念無上諸佛法故
선남자여, 취인(取因)에 네 가지가 있느니라. 욕취(欲取)와 견취(見取), 계취(戒取), 아취(我取)를 말하느니라.
013_0259_a_15L男子取因有四種所謂欲取見取我取
선남자여, 무엇이 견취(見取)인가? 견취에는 두 가지가 있느니라. 사지(邪智)와 견지(見智)가 그것이니라. 사지란 그릇된 견해의 지혜를 말하며, 견지란 아라한이 열반을 잘못 보고 열반을 잘못 구하는 것을 말하니, 이것을 견지라 하느니라. 이와 같은 견지는 부처님께서도 꾸짖으셨다.
013_0259_a_17L善男子何者是見取見取有二種所謂邪智見智邪智者謂邪見智故見智者謂阿羅漢妄見涅槃求涅槃是名見智———如是見智諸佛所
013_0259_b_01L선남자여, 무엇이 의심[疑]인가? 의심에는 두 가지가 있느니라. 하나는 대승을 가로막는 것이고, 둘은 바른 지위를 가로막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무엇이 대승을 가로막는 의심인가? 성문들의 마음은 좁고 열등하므로 두려워하여 빨리 소승보리를 증득하기를 구하느니라. 왜냐하면 저들은‘부처의 길은 장구하고 헤아릴 수 없으니 모든 행은 얻거나 성취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나는 반드시 성문승(聲聞乘)을 구하여 속히 모든 괴로움을 여의리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니라. 이러한 생각으로 대승에서 물러나니, 이것을 대승을 가로막는 의심이라 하느니라. 무엇이 정위(正位)를 가로막는 의심인가? 저러한 의심 때문에 정당한 위치를 증명해 얻지 못하고 보살의 대승지혜 지위를 얻지 못하느니라. 이것을 정위를 가로막는 의심이라고 하느니라.
013_0259_a_21L善男子何者是疑疑有二種一者障於大乘二者障於正位善男子何名爲障大乘疑謂聲聞等其心狹悕求速證小乘菩提何以故彼作是念佛道長遠無量諸行難可得成是故我當求聲聞乘速離諸苦以是義故退於大乘是名障大乘疑何者障正位疑以彼疑故不證正位不得菩薩大乘智地是名障正位疑
선남자여, 무엇이 그릇되게 취함인가? 그릇되게 취함이란 보시 따위의 모든 행에 과보가 있기를 구하여 ‘나는 이와 같이 보시ㆍ지계 따위의 실천을 닦아 저 하늘 사람의 뛰어난 과보를 취하리라’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니라. 이와 같은 모든 그릇된 것을 구하는 것을 그릇되게 취함이라고 하느니라.
013_0259_b_06L善男子何者是邪取邪取者所謂檀等諸行求有果報起如是心我修如是布持戒等行取彼天人勝樂果報是等一切邪求是名邪取
선남자여, 무엇이 교만[慢]인가? 높다거나 낮다거나 하는 마음을 일으키면 이것을 만이라고 하느니라. 저것은 나보다 낮고 나는 저것보다 높다는, 이와 같이 높거나 낮거나 이기고 지는 따위의 마음을 만이라고 하느니라.
013_0259_b_10L善男子者是慢起高下心名之爲慢彼下於我高於彼如是高下勝負等心是名爲慢
선남자여, 무엇이 도거[掉]인가? 도거에는 두 가지가 있느니라. 하나는 번뇌를 생기게 하는 것이고, 둘은 동란(動亂)으로 번뇌가 생기는 것이니라. 망상 분별로 색을 보면 맑고 깨끗하니라. 이런 인연으로 몸ㆍ입ㆍ뜻의 업이 모두 뒤바뀌기 때문에 모든 성인께서 꾸짖은 것이니라. 어찌하여 동란인가? 동란은 저 출세간의 도(道) 가운데서도 마음을 머물게 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이것을 도거라 하느니라.
013_0259_b_13L善男子何者是掉掉有二種一者能生煩惱二者動亂生煩惱者妄想分別見色爲淨以是因緣意業皆悉顚倒是故爲諸聖人所訶何者是動亂動亂者彼於出世道中其心不住故是名爲掉
선남자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는 것이라 하며, 공소대법을 아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013_0259_b_18L善男子是名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能知空所對法
013_0259_c_01L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면 공을 설할 줄 아느니라. 무엇이 열 가지인가?
파괴되지 않는 것이고, 요동하지 않는 것이며, 탐하지 않고 싫어하지 않는 것이고, 수행하지 않는 것이며 수행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송사하지 않고 다투지 않는 것이며, 증가하지도 않고 감소하지도 않는 것이며, 모든 생멸함이 있는 모든 실천은 자성이 적멸하다는 말을 듣고인욕하는 것이며, 모든 범부는 한 법도 내지 못하지만 모든 부처님 여래는 한 법도 소멸하지 않음을 듣고 놀라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며, 세간성과 열반성 이 둘이 평등하다는 말을 듣고 의심을 내지 않는 것이며, 모든 부처님 여래의 항상하고 즐겁고 미묘한 몸이 다함없는 법신이라는 말을 듣고 바로 믿고 바로 들어가는 것이니라.
013_0259_b_20L善男子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知能說空者何等爲十所謂不破壞者不擾動者不貪不厭者不修行非不修行者不諍不競者不增不減聞說一切有爲諸行自性寂滅能忍辱者聞諸凡夫不生一法諸佛如來不滅一法不驚不怖者聞世閒性涅槃性是二平等不生疑者聞諸佛如來常樂妙身無盡法身正信正入
선남자여, 무엇을 파괴되지 않으면 공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는가? 선남자여, 공을 말할 수 있는 이는 이 세간의 법으로는 무너뜨릴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마음이 세간의 여덟 가지 법을 의지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 이익과 쇠망하는 따위의 일에 의지하지 않는 것이며, 근심과 기쁨과 칭찬과 나무람의 말을 하지 않으며, 기쁨과 슬픔과 헐뜯음과 기림이 없는 두 법이니라. 마음으로 높낮이를 두지 않으면 모든 괴로움과 즐거움에 탐닉하거나 싫어하지 않게 되니, 이와 같이 세간법으로는 무너뜨리지 못하는 것이니라. 이런 까닭으로 파괴되지 않으면 공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파괴되지 않으면 공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느니라.
013_0259_c_06L善男子云何名不破壞能說空者善男子能說空者世閒之法所不能何以故心不依止世八法故何者爲八而不依止於利衰等事不生憂稱譏之音而無欣慼毀譽二法不高下於諸苦樂不貪不厭如是世法不能破壞是故名爲不破壞能說空者善男子是名菩薩不破壞能說空者
선남자여, 무엇을 요동하지 않으면 공을 말할 수 있음을 안다고 하는가? 선남자여, 능히 공을 말할 수 있는 이는 법을 취하지도 않고 법을 버리지도 않느니라. 어떤 법을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으면 곧 법이 공함을 알고 법이 공함을 보는 것이니라. 만약 이와 같이 취하지 않고 버리지 않아 마음이 요동하지 않으면 공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느니라.
013_0259_c_14L善男子云何知不擾動能說空善男子能說空者不取於法不捨於法於何等法而不取捨卽知是法卽見是法空若能如是不取不捨名爲心不擾動能說空者
선남자여, 무엇을 탐착하지 않고 싫어하지 않으면 공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는가? 선남자여, 능히 공을 말할 수 있는 이는 탐하는 법도 없고 싫어하는 법도 없느니라. 어떤 법도 탐하거나 싫어하지 않으면 곧 법이 공함을 알고 곧 법이 공함을 보는 것이니라. 만약 모든 법에 탐하고 싫어함이 생긴다면 이와 같은 보살은 공을 안다고 하지 못하며 공을 본다고 하지 못하느니라. 만약 마음으로 법을 탐하고 싫어하지 않아 탐하지 않고 싫어하지 않으면 공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느니라.
013_0259_c_18L善男子何名不貪不厭能說空者善男子說空者無法可貪無法可厭於何等法而不貪厭卽知是法空卽見是法若於諸法生貪厭者如是菩薩不名知空不名見空若能於法心無貪名不貪不厭能說空者
013_0260_a_01L선남자여,무엇을 수행하지도 않고 수행하지 아니함도 아니면 공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는가?
선남자여, 공을 설할 수 있는 이는 법을 수행하지도 않고 법을 수행하지 않는 것도 아니니라. 공을 말할 수 있는 이는 어떤 법을 수행하지도 않고 수행하지 아니함도 아니면 곧 이 법이 공함을 아는 것이고, 곧 이 법이 공함을 보는 것이니라. 수행하지 아니함도 없이 보리도(菩提道)를 돕느니라. 이와 같이 공함을 알고 공함을 보면, 이것을 보살이 수행하지도 않고 수행하지 아니함도 아니면 공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느니라.
013_0260_a_01L善男子何名不修行非不修行能說空者男子能說空者不修行法非不修行能說空者於何等法不修行非不修行卽知是法空卽見是法空非不修行助菩提法若能如是知空見空是名菩薩不修行非不修行能說空
선남자여, 무엇을 송사[諍]하지 않고 다투지 않으면 공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는가? 선남자여, 공을 설하는 이가 만약 중생과 더불어 송사하거나 다툰다면 곧 공함도 모르고 공함을 보지도 못하느니라. 이로써 보살이 다투는 이에게 공함을 보게 하고 알게 하기 때문에 다투는 것이 없으니, 이와 같이 송사하거나 다투지 않으면 공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느니라.
013_0260_a_08L善男子云何不諍不競能說空者善男子其說空者若與衆生有所諍則不知空不見於空以是菩薩於諍競者知見空故無所諍競如是名爲不諍不競能說空者
선남자여, 무엇을 증가하지 않고 감소하지 않으면 공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는가? 선남자여, 공을 말할 수 있는 이는 한 법도 증가함을 모르고 한 법도 감소함을 모르며, 한 법도 증가함을 보지 못하고 한 법도 감소함을 보지 못하느니라. 만약 모든 법이 증가하고 감소하는 것을 보면 이와 같은 보살은 곧 공을 모르고 공을 보지도 못하느니라. 만약 공한 줄 알고 공한 줄로 보면 곧 모든 법이 증가하고 감소함을 보지 못하니, 이것을 증가하지 않고 감소하지 않으면 공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느니라.
013_0260_a_12L善男子云何知不增不減能說空者善男子能說空者不知一法增不知一法減不見一法增不見一法減若於諸法見增減者如是菩薩則不知空不見於空若能知空見空卽於諸法不見增減是名不增不減能說空者
선남자여, 무엇을 모든 생멸함이 있는 모든 행은 자성이 적멸하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편안하게 인욕하면 공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는가?
선남자여, 공을 말할 수 있는 이는 한 법도 생겨남을 보지 못하고 한 법도 사라짐을 보지 못하니, 이것을 모든 유위의 모든 실천은 자성이 적멸하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편안하게 인욕하면 공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느니라.
013_0260_a_18L善男子何聞說一切有爲諸行自性寂滅其心安忍能說空者善男子能說空者不見一法生不見一法滅是名聞說一切有爲諸行自性寂滅其心安忍能說空者
013_0260_b_01L선남자여, 무엇을 모든 범부(凡夫)는 한 법도 내지 못하지만 모든 부처님 여래는 한 법도 소멸하지 않음을 듣고 놀라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으면공을 능히 말할 수 있다고 하는가? 선남자여, 공을 말할 수 있는 이는 ‘이 이는 범부고 이분은 부처님이시다’는 마음을 내지 않느니라. 부처님 여래와 모든 범부의 모양은 평등하느니라. 만약 범부의 법은 못나고 부처님의 법은 뛰어나다고 본다면 이와 같은 보살은 공을 볼 수 없느니라. 만약 범부는 ‘한 법도 내지 못한다’고 들으면 곧 이것은 범부의 공이며, 만약 ‘모든 부처님은 한 법도 소멸하지 않는다’고 들으면 곧 이것은 모든 부처님의 공이니라. 이와 같이 범부는 한 법도 내지 못하지만 모든 부처님 여래는 한 법도 소멸하지 않는다고 말함을 듣고 놀라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으면 이것을 한 법도 내지 않는 것과 한 법도 소멸되지 않음을 보면 공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느니라.
013_0260_a_23L善男子云何聞諸凡夫不生一法諸佛如來不滅一法不驚能說空者善男子能說空者不生是心此是凡夫此是諸佛知佛如來及諸凡夫其相平等若見凡法是下佛法爲勝如是菩薩不知見空若聞凡夫不生一法卽是凡夫空若聞諸佛不滅一法卽諸佛空如是聞說凡夫不生一法諸佛如來不滅一法不怖是名不見一法生不見一法滅能說空者
선남자여, 무엇을 세간의 성품과 열반의 성품, 이 두 가지가 평등하다 함을 듣고 의심을 내지 않으면 공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는가? 선남자여, 만약 세간의 성품을 여의고 열반의 성품이 있다고 본다면 이와 같은 보살은 공을 볼 수 없느니라. 세간의 진여 성품과 열반의 진여 성품, 이 두 가지 법성은 오직 한 모양뿐이니, 나고 죽음이 없는 성품을 말하는 것이니라. 만약 세간의 진여 성품과 열반의 진여 성품은 그 모양이 평등하여 높거나 낮음이 없음을 보고 의심이 생기지 않고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으면, 이것을 세간의 성품과 열반의 성품, 이 두 법이 평등하면 공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니라.
013_0260_b_10L善男子云何知世閒性涅槃性是二平等不生於疑知能說空者善男子若見離世閒性有涅槃如是菩薩不知見空若見世閒眞如性涅槃眞如性此二法性唯是一所謂無爲之性若見世閒眞如性涅槃眞如性其相平等無有高下生於疑不驚不怖是名知世閒性槃性二法平等能說空者
013_0260_c_01L선남자여, 무엇을 모든 부처님 여래의 항상하고 즐거우며 미묘한 몸이 다함이 없는 법신이라는 말을 듣고 바로 믿으며 바로 들어가면 공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는가? 선남자여, 만약 ‘모든 부처님 여래는 모두 없어지는 몸이다’는 마음을 내면 이와 같은 보살은 공을 볼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모든 부처님 여래의 몸은 진여의 공한 몸이며, 객진번뇌(客塵煩惱)나 수번뇌(隨煩惱)의 몸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여래의 항상하고 즐거우며 미묘한 몸이 다함이 없는 법신이라는 말을 들으면공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모든 부처님 여래의 항상하고 즐겁고 미묘한 몸이 다함이 없는 법신이라는 말을 듣고 바로 믿으며 바로 들어가면 공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느니라.
013_0260_b_18L善男子何聞說諸佛如來常樂妙身無盡法正信正入能說空者善男子若生是心諸佛如來是盡滅身如是菩薩不知見空何以故諸佛如來身是眞如空身非客塵煩惱隨煩惱身如是名爲聞說如來常樂妙身無盡法身能說空者善男子是名菩薩知聞說諸佛如來常樂妙身無盡法身正信正入能說空者
선남자여,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행에 들어가면 공을 말할 수 있다고 하느니라.”
013_0260_c_04L善男子是名菩薩摩訶薩入十種法行知能說空者
佛說法集經卷第一
辛丑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제불통호(諸佛通號)의 하나이다. 박가범(薄伽梵)이라고도 쓰며, 세존(世尊)ㆍ중우(衆祐)ㆍ파정지(破淨地)라 번역한다. 『대지도론』 제3권에는 네 가지 뜻을 들어 설명하였다.
  2. 2)6바라밀의 하나. 단(檀)은 단나(檀那)의 준말로 보시(布施)라 번역하며, 남에게 물건을 베푸는 일이다. 바라밀은 도(度)ㆍ도피안(到彼岸)이라 번역. 생사의 바다를 건너서 열반 언덕에 이르는 행법(行法)을 말하며, 보시는 열반에 가는 행법의 하나이기 때문에 단바라밀이라 한다.
  3. 3)6바라밀의 하나. 시라바라밀(尸羅波羅蜜). 계율을 지키는 것을 완전히 이룬 것, 즉 계의 완성을 말한다.
  4. 4)6바라밀의 하나. 인욕(忍辱)을 행하는 것은 삶과 죽음의 바다를 건너 열반(涅槃)의 언덕에 이르는 방법이기 때문에 바라밀이라 하며, 인내의 완성을 가리킨다.
  5. 5)6바라밀의 하나. 비리야(毘離耶)ㆍ미리야(尾唎也)라고도 쓰며, 정진(精進)ㆍ근(勤)이라 번역한다. 마음이 용맹하여 쉬지 않음. 곧 힘써서 게으르지 않은 것을 말한다.
  6. 6)10바라밀(波羅蜜)의 하나. 피안인 이상경에 도달하려는 보살 수행의 총칭. 지금은 이러한 수행을 완성하려고 원하는 희망을 말한다.
  7. 7)비발사나(毘鉢舍那). 능견(能見)ㆍ정견(政見)ㆍ관찰(觀察)ㆍ관(觀)이라 번역. 자세히 관찰하여 잘못됨이 없게 하는 것을 말한다.
  8. 8)조복(調伏)은 몸ㆍ입ㆍ뜻의 3업을 조화(調和)하여 모든 악행을 굴복하는 것이고 원수나 악마 등을 항복시키는 것이다.
  9. 9)등지(等至)라 번역. 정(定)을 등지라 하는 것은 등(等)은 정력(定力)에 의하여 혼침(惛沈)ㆍ도거(掉擧)하는 번뇌를 여의고, 마음이 평등 평정(平靜)한 것을 말한다. 정력이 이런 상태에 이르게 하기 때문에 지(至)라 한다.
  10. 10)지(止)ㆍ지식(止息)ㆍ적정(寂靜)ㆍ능멸(能滅)이라 번역. 우리의 마음 가운데 일어나는 망념(妄念)을 쉬고, 마음을 한 곳에 머무는 것을 말한다.
  11. 11)마노말야(摩奴末耶)의 번역. 신역에서는 의성신(意成身)이라 한다. 부모가 낳은 육신이 아니고, 생각하는 대로 생기는 몸. 곧 화생신(化生身). 변화신(變化身)ㆍ겁초(劫初)의 인신(人身)ㆍ색계신ㆍ무색계신ㆍ중유신(中有身)을 포함한다.
  12. 12)정진노력(精進努力)하여 수행한 공으로 얻은 만덕(萬德)이 원만한 부처님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