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3_0371_c_01L보살종도술천강신모태설광보경 제5권
013_0371_c_01L菩薩處胎經卷第五

요진 양주사문 축불념 한역
심삼진 번역
013_0371_c_02L姚秦涼州沙門竺佛念譯

15. 입육도중생품(入六道衆生品)
013_0371_c_03L入六道衆生品第十五

그때 세존께서 무량변관정(無量遍觀定)에 드셔서 대중의 마음이 머뭇거림을 관찰하시고 의심을 끊고 진실을 나타내시려고 곧 오른쪽 발가락을 내어 이 땅을 밟으셔서, 여섯 갈래 중생으로 하여금 각각 행(行)을 드러내어 벌려서 서있게 하셨다.
013_0371_c_04L爾時世尊入無量遍觀定意觀察衆會心懷猶豫將欲決疑現以眞實出右腳指蹈此地界使六趣衆生各各顯行羅列跱立
그때 세존께서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이 여섯 갈래 중생들을 보았느냐?”
대답하였다.
“예, 이것을 보았습니다.”
013_0371_c_08L爾時世尊告衆會汝等見此六趣衆生不乎對曰然見之
그때 대중 가운데 자재(自在)라고 이름하는 보살이 있었는데, 허공장의 다함이 없는 법문과 신기한 지혜와 변재로 대응함에 막힘이 없음을 얻었다. 이 현겁의 열여섯 성자(聖子) 가운데서 최고로 위대한 분으로 시방세계에 다니며 부처님의 일을 시행하였다.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팔을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합장한 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013_0371_c_10L時彼會中有菩薩名曰自在得虛空藏無盡法門神智辯才應對無閡此賢劫中十六聖子最大者是遊十方剎施行佛事卽從坐起偏露右臂右膝著地叉手合掌前白佛言
“지금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께서 여섯 갈래 중생이 행할 업의 과보를 말씀하시는 것을 듣기 원하옵니다. 여쭙는 것은 변변찮으나 지금 말씀해 주십시오.”
013_0371_c_14L今如來應供正遍知明行足善逝間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願欲聞說六趣衆生行業果報問微淺願時發遣
013_0372_a_01L그때 세존께서 대중 가운데 온화한 얼굴로 기쁘게 웃으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常法)에는 부처님께서는 함부로 웃지 않으시니, 웃으심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었다.
만약 어떤 중생이 범천에 태어나면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웃으셨다. 또한 전륜성왕이 되기에 상응하는 이가 있으면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다시 웃으셨다. 지옥의 졸개가 되는 이나 염라왕이 될 이가 있으면 부처님께서는 그때에 웃으셨다. 아귀의 몸을 받을 이가 있으면 부처님께서 그때에 웃으셨다. 축생의 임금이 될 이가 있으면 부처님께서 또한 웃으셨다.
013_0371_c_18L爾時世尊於大衆中和顏悅笑諸佛如來常法佛不妄笑有因緣若有衆生生梵天者佛微笑有應作轉輪聖王者佛復微笑有作獄卒者閻羅王者時佛亦有受餓鬼身者佛卽時笑有作畜生王者佛卽亦笑
그때 세존께서 얼굴로 다섯 가지 색깔의 빛을 내셔서 널리 삼천대천세계에 비추시고 곧 광명을 거두셔서 정수리로 들어가게 하시고는 곧 자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물은 것은 여래의 위신력에 힘입은 것이며, 또한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보호하시므로 이렇게 물은 것이다. 지금 그대에게 낱낱이 모든 여섯 갈래 중생이 행한 업과 인연을 분별하여 줄 것이니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이것을 잘 생각하여라.”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즐겨 듣기를 원합니다.”
013_0372_a_02L爾時世尊面門出五色光普照三千大千剎土卽還攝光從頂上入卽告自在菩薩汝所問乃是如來威神所接亦是十方諸佛所護能發此問今當與汝一一分別諸六趣衆生行業因緣諦聽諦聽善思念之唯然世尊願樂欲聞
부처님께서 자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지금 눈을 들어 동쪽의 범천(梵天)과 대범천(大梵天)과 청정범천(淸淨梵天)과 더 나아가 색구경천(色究竟天)을 보아라. 이 모든 하늘 사람들은 먼저 범행을 닦았으며 모두 불종(佛種)으로서 온갖 공덕을 닦았으나 복의 갚음을 탐함으로써 다섯 가지 즐거움[五樂]에 물들고 집착한 인연과 도의 결과로 모두 하늘의 몸을 받았다. 범천의 복을 헤아리고 재어 지금 그대에게 이것을 낱낱이 말하겠다.
013_0372_a_08L佛告自在菩薩汝今擧目觀東方梵天梵天淸淨梵天乃至色究竟天此諸天人先修梵行皆是佛種修諸功德以貪福報染著五樂因緣道果皆受天身計梵天福稱量測度今當與汝一一說之
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전륜성왕의 칠보로 가르쳐서 인도하고 다가서게 하겠다. 칠보라는 것은 첫째는 코끼리 보배[象寶]인데 서른두 개의 어금니에 털 색깔은 순전히 백색이며, 다리와 뒤꿈치는 연꽃 모양이고 몸은 날 수 있다.
013_0372_a_14L滿此三千大千剎土轉輪聖王七寶導從所謂七寶者一者三十二牙毛色純白腳躡蓮花身能飛行
둘째는 말 보배[馬寶]인데 몸은 감청색이고, 갈기는 붉은 빛이며, 몸은 날아다닐 수 있고, 이르는 곳마다 장애가 없으며, 사람들의 마음이나 생각을 안다.
013_0372_a_17L二者馬寶身紺靑色髦鬣朱身能飛行所至無㝵知人心念
셋째는 주보(珠寶)인데 빛이 막힘없이 비추어 허공에 두루 가득하고 또 사천하(四天下)를 두루 비춘다.
013_0372_a_18L珠寶光明徹照遍滿虛空及四天下皆悉遍照
넷째는 윤보(輪寶)인데 천 개의 바퀴살에는 아름다운 무늬를 새겨 이것을 보면 매료된다. 이 네 번째 것은 식(識)이 없다.
013_0372_a_20L四者輪寶輪有千輻雕文刻鏤視之無厭此第四無識
013_0372_b_01L 다섯째는 옥녀보(玉女寶)인데 여자 가운데 특별히 미묘하여 성품과 행실이 유화하며 용모가 단정하고 뛰어나게 아름다워 세상에서는 드물게 있다.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아니하며,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다. 몸에서는 우발라연화(優鉢羅蓮花)의 향기가 풍기고 입에서는 우두전단향(牛頭栴檀香)이 나며, 공손하고 엄숙하며 겸손하고 자기를 낮추며, 성왕의 뜻이 어떠한가를 안다.
013_0372_a_21L五者玉女寶女中殊妙性行柔和端正殊妙世之希有不長不短不白不黑作優鉢羅蓮花香口作牛頭栴檀香恭肅謙下知聖王志趣
여섯째는 전장보신(典藏寶臣)인데 왕이 보배를 필요로 할 때에 손으로 신기한 기구를 잡고 흔들다가 허공에 쏟아서 곧 보배를 만들지만 취하거나 가만히 두는 것은 왕을 따른다.
013_0372_b_02L六者典藏寶王須寶時手執神器用以㪻空瀉則成寶取止隨王
일곱째는 전병보(典兵寶)인데 성왕이 나가 순유(巡遊)함에 네 가지 병사가 필요하여, 왕이 명령하기를, ‘내가 지금 나라 안을 순유하고자 하니 빨리 병사들을 모아 나의 집 앞에 모으되 명령을 어김이 없게 하라.’고 말한다. 그러면 곧 왕의 명령을 받고 몸을 돌려 동쪽을 바라보면 코끼리 병사가 이미 모여 행렬지어 동쪽에 있고, 몸을 돌려 남쪽을 바라보면 마병이 이미 모여 행렬지어 남쪽에 있고, 몸을 돌려 서쪽을 바라보면 거병(車兵)이 이미 모여 행렬지어 서쪽에 있고, 몸을 돌려 북쪽을 바라보면 보병(步兵)이 이미 모여 행렬지어 북쪽에 있다.
013_0372_b_04L七者典兵寶聖王出遊須四種兵王告之曰吾今欲出巡遊國界速集兵衆集我殿前勿令影移卽受王教迴身東顧象兵已集行列在東迴身南眄馬兵已集行列在南迴身西顧車兵已集行列在西迴身北望步兵已集行列在北
전륜성왕은 뜻대로 말이나 코끼리를 타고서 불우제(弗于提)나 울단왈(鬱單曰)이나 제구야니제(提拘耶尼提)에 이르러 사방을 순유하며 다니나 발로 땅을 밟지 않으며, 혹 백 년 천 년 수천백 년 동안 식복(食福)은 자연스럽다. 전륜성왕의 몸이 사천하에 가득할 만큼 헤아려지더라도 제석의 몸만 못하다. 왜냐 하면 제석은 칠보 궁전과 옥녀와 권속을 차지하며, 칠보로 된 집에 앉아 하늘의 쾌락을 스스로 즐기며 동쪽을 바라보면 서쪽을 잊어버리고, 남쪽을 바라보면 북쪽을 잊어버릴 만큼 쾌락이 말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013_0372_b_10L轉輪聖王隨意所乘或馬或象或至弗于鬱單曰提拘耶尼提遊行四方足不蹈地或百歲千歲數千百歲食福自然計轉輪聖王身滿四天下不如帝釋身何以故帝釋所領七寶宮殿玉女眷屬坐七寶殿堂天樂自娛東忘西視南忘北快樂不可言
그와 같은 제석의 몸도 여섯 번째 천왕[타화자재천]만 못하다. 저 왕의 몸은 서른 가지의 상호를 갖추고 있고, 신비한 덕이 자재하며, 형태에 따라 변화됨을 마음으로 생각하면 곧 성취되니, 거느린 병사들은 숫자로 일컫기가 불가능하고, 공덕의 복업은 보시하기에 장애가 없다. 여섯 번째 천왕이 사천하에 가득하더라도 한 대범천만 못하다. 공덕이 넓고 커서 주관하는 영토는 삼천대천세계이고 모든 범천의 무리는 헤아릴 수 없고 한정이 없어 숫자를 일컬을 수 없으며 수명은 지극히 길어 한 현겁(賢劫)을 지내고 죽는다.”
013_0372_b_17L如彼釋身不如第六天王身有三十相神德自在隨形變化心念則成所將兵衆不可稱數功德福業布施無㝵六天王等滿四天下不如一大梵天功德廣大典領三千大千剎土諸梵天衆無量無限不可稱數壽命極長過一賢劫其命乃終
013_0372_c_01L그때 세존께서 자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지금 눈을 들고 남쪽을 보아라. 무앙수의 전륜성왕이 줄지어 남쪽에 머물고 있다. 전륜성왕의 공덕이 많음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5계를 받아 지키고 10선(善)을 닦으며, 성현을 공경하게 받들고 선인의 계율을 지킨다. 여덟 가지 청정한 재(齋)를 지켜 근(根)과 상(相)이 서로 이어지고 사람들을 사랑하고 불쌍히 여겨 상해하려는 마음이 없고, 업의 과보로 받는 그 복은 헤아리기 어렵다. 그러므로 전륜성왕의 자리가 계속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013_0372_c_01L爾時世尊告自在菩薩汝今擧目南看是無央數轉輪聖王列住南方轉輪聖王功德多少如上所說五戒十善恭奉賢聖仙人戒八淸淨齋根相連屬爲人慈愍無傷害心受業果報其福難量得紹繼轉輪王位
부처님께서 자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지금 눈을 들어 서쪽을 보아라. 사자왕(獅子王)이 줄지어 서쪽에 머물고 있다. 항상 여섯 가지 일로써 멈춰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 털의 색깔은 순백색이며, 가슴은 반듯하니 모두 전생의 몸이 지은 덕행(德行)의 과보로 말미암음이다. 비록 축생의 몸을 받았으나 선악을 분별하고 발은 연꽃을 밟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죽을 때까지 산목숨을 죽이거나 고기를 먹거나 피를 마시지 않는다. 사자가 한 번 울면 다른 짐승들이 혼비백산하여 도망가니 이것은 5계를 지키고 세 가지 허물을 범하지 않은 까닭으로 이러한 과보를 얻은 것이고, 비록 축생에 떨어졌으나 몸을 바꾸면 도를 이룬 것이다.”
013_0372_c_07L佛告自在菩薩曰汝今擧目西看見師子王列住西面以常六事跱立不動毛色純白胸臆方正皆由先身德行福報雖受畜身分別善惡足蹈蓮花塵垢不染終不殺生食肉飮血師子一吼飛落走伏斯亦五戒不犯三過故獲斯報雖墮畜生轉身成道
부처님께서 자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눈을 돌려 북쪽을 보라. 아귀가 칠보의 궁전에서 좌우의 권속들과 모두 자연스럽게 감로법의 맛을 먹고 있다. 비록 아귀라 이름하나 다 사람 가운데서 선을 쌓고 옹호한 것을 인연하여 신족이 있고, 모든 부처의 세계에 이르러 모든 부처에게 예경하며 정요(正要)를 받아 행할 수 있고 행할 줄 알며, 머물 수 있고 머묾을 알아서 감동하고 때를 따랐다. 그러나 상법(常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이 인계(忍界)에 노닐면서 뭇 선을 널리 알리나니 몸을 바꾸기만 하면 도를 이룸이 또한 다시 오래지 않다.”
013_0372_c_14L佛告自在王菩薩迴目北顧視餓鬼七寶宮殿左右眷屬皆食自然甘露法味雖名在餓鬼皆緣人中積善擁護亦有神足到諸佛剎禮敬諸佛稟受正要可行知行可住知住感動隨時不守常法遊此忍界衆善普會轉則成道亦復不久
013_0373_a_01L부처님께서 자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눈을 돌려 아래쪽을 보아라. 염라왕은 다섯 가지 일로써 다스리고 교화함에 아첨하거나 왜곡함이 없다. 무엇이 다섯 가지 일인가? 죄인이 앞에 있으면 곧 앞에서 묻는다.
‘너는 인간 세상에 있으면서 부처님이 계시고 법이 있고 승가가 있으며 아버지가 있고 어머니가 있었던 것을 아느냐?’
죄인이 대답한다.
‘진실로 있었습니다, 대왕이시여.’”
013_0372_c_20L佛告自在菩薩汝迴目下顧見閻羅王以五事治化無有阿曲云何爲五罪人在前卽面詰問汝在人閒知有有法有比丘僧有父有母耶罪人報曰實有大王
그때 성왕이 게송으로써 묻는다.
爾時聖王以偈問曰

수갑과 쇠사슬과 멍에에
확탕에다 이글이글거리는 구리 기둥과
출렁이는 구리물과 시뻘건 목사슬과 비녀
갚고 대(對)하면 지금은 오랜 것이 아닙니다.
013_0373_a_02L杻械鐵鎖靽
鑊湯熱銅柱
洋銅熱鉗叉
償對今不久

스스로가 인연을 지은 근본이지만
업을 갚는 것이라 지을 사람 없을 것입니다.
부모나 형제도 아닌데
누가 능히 대신하여 괴로움을 받겠습니까?
013_0373_a_04L自造因緣本
報業無人作
非父母兄弟
誰能代受苦

저는 출가하여 배우기를 원하고
계율 지켜 잊거나 범하지 않겠습니다.
정법(正法)을 행하여 평등한데
오히려 하루에 세 번 삶깁니다.
013_0373_a_05L我願出家學
守戒不妄犯
行正法平等
猶尚日三煮

그때 염라왕이 다섯 가지 일로써 묻고 곧 옥졸에게 명령하여 죄의 가벼움과 무거움에 따라서 이를 다스리라고 명령한다. 저 죄인 가운데 부처님과 법의 소리를 들은 이는 죄가 없어지고 복이 생겨 돌아와 다시 사람이 되어 청정한 행을 닦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여섯 갈래 중생의 과보와 상응함이 이와 같다고 하는 것이다.”
013_0373_a_06L爾時閻羅王以五事問卽勅獄卒隨罪輕重付令治之彼罪人中聞佛法罪滅福生還復人身修治淸淨行是謂菩薩六趣衆生報應如是
자재보살이 부처님의 발에 절하고 본래의 위치로 돌아갔다. 이때에 저 대중 가운데 있던 8천억 중생이 괴로움에 있음과 여섯 갈래에 떨어짐을 좋아하지 않고 다 위없고 적멸하여 공하고 없어서 나고 죽음을 버리고 떠날 생각을 내었다.
013_0373_a_10L自在菩薩禮佛足已還在本位時彼會中有八千億衆生不樂處苦墮六趣盡發無上寂滅空無去離生死

16. 전법륜품(轉法輪品)
013_0373_a_13L菩薩處胎經轉法輪品第十六

그때 세존께서 앞으로 모든 부처님의 헤아릴 수 없는 유체(遺體)의 과보와 상응함[報應]을 나타내 보이려고 온갖 모임에서 신통을 얻은 보살과 배울 이[學]와 배울 것 없는 이들[無學]과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의 사부대중(四部大衆)에 둘러싸여 현생에 받은 보(報)를 큰 법륜으로 굴리려 하셨다. 이는 사문(沙門)ㆍ바라문(婆羅門)ㆍ마(魔)나 마의 하늘같은 것이 굴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013_0373_a_14L爾時世尊將欲示現諸佛無量遺體報應令一切會神通菩薩學無學等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四衆圍現生受報轉大法輪非沙門婆羅門魔若魔天所能轉者
013_0373_b_01L곧 신족정(神足定)의 힘으로써 모든 몸의 마디와 털구멍으로 광명을 내어 멀리 시방의 모든 부처님 세계를 비추니, 낱낱의 광명에 삼천대천의 부처님 세계가 있고, 낱낱의 부처님 세계에 모든 화신불이 계셨다. 또 낱낱의 화신불에게 모두 삼천대천 중생의 종류가 있고, 낱낱의 모든 부처님이 저 모인 모든 이들과 더불어 다함없는 법장(法藏)과 헤아릴 수 없고 기이하여 특별하고 줄 것이 없이 평등한 법을 말씀하셨다. 진제(眞際)를 매우 깊게 말씀한 법은 처음이나 중간이나 끝이 좋아서 음행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제거하고, 8해탈의 물로써 마음의 번뇌를 씻어버렸다.
013_0373_a_19L卽以神足定放諸身節毛孔光明遠照十方諸佛剎土一一光明皆有三千大千佛一一佛國皆有化佛一一化佛皆有三千大千衆生之類一一諸佛與彼諸會者說無盡法藏無量奇特無與等法眞際甚深所說法者除婬怒癡以八解水洗除心垢
그때 모든 부처님께서 못의 물 안에서 변화로 칠보의 높은 대를 만드셨는데, 못과의 거리가 일곱 발이었고, 저 보대 위에 높고 보배로운 자리를 펴고 네 귀퉁이 위에 모두 금방울을 달았으며, 많은 보배로 잡다하게 그 사이에 세우고 붉고 누런 오색의 번(幡)과 개(蓋)를 달아 쾌락이 말할 수 없었다.
013_0373_b_03L諸佛於池水中化作七寶高臺去池七仞彼寶臺上敷寶高座於四角頭皆懸金鈴衆寶雜廁其閒懸繒幡蓋五色赤黃快樂不可言
그때 자리에 앉아 있던 중생은 법이 무진장함을 듣고 단정히 앉아 사유하되 마음이 뒤얽히거나 어지럽지 아니하였고, 모두 여래의 오묘한 요체를 듣기를 원하였다.
013_0373_b_07L爾時衆生在座聞法無盡之藏端坐思惟心不錯亂皆願欲聞如來秘要
그때 세존ㆍ여래께서 모든 부처님의 상법대로 다시 정상육계(頂上肉髻)에서 광명을 놓아 위로 헤아릴 수 없는 억의 부처님 세계와 허공 세계의 부처님 세계에 이르니, 보(寶)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인 부처님이 계셨다. 석가모니부처님의 정상육계의 광명을 보시고 곧 그 세계의 모든 모인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013_0373_b_09L爾時世尊如諸佛常法復放肉髻光明上至無數億佛剎土空界佛剎佛名寶如來應供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解上士調御丈夫天人師世尊見釋迦文尼肉髻光明卽告彼土諸會菩
“아래쪽에 부처님이 계시는데 석가모니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시다. 지금 어머니의 태 안에서 깊고 중요하며 위없는 법장을 널리 말씀하시어 시방의 모든 신통을 얻은 보살을 인도하여 이르게 하셨다. 그대들도 가서 절하고 문안드려라. 아울러 나의 이름으로 ‘석가모니부처님의 덕화(德化)는 날마다 진보하시고 지내시는데 강건하십니까?’라고 문안드려라. 또한 ‘저 세계의 중생들은 쉽게 교화를 받습니까?’라고 문안드려라. 그대들이 저기에 나아가면 위의를 잘 지켜라. 저 곳의 중생은 모든 번뇌가 많고 교만이 몹시 성하다.”
013_0373_b_15L下方有佛釋迦文尼如來應供遍知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世尊今在母胎廣說深要無上法藏引致十方諸神通菩薩汝等可往禮敬問訊幷持我名問訊釋迦文尼德化日進遊步康强彼土衆生易受化耶汝等詣彼攝持威儀彼土衆生多諸惱害憍慢熾
013_0373_c_01L그때 저 세계의 5천 7만 2억 보살들은 법복을 단정히 하고, 부처님께 절하고는 그 곳에서 자취를 감추고 사바세계에 그 모습을 나타내었다. 석가모니부처님이 다시 정의(定意)의 신통의 힘으로 저 온 보살들로 하여금 석가모니부처님을 보지 못하도록 설법하는 도량의 사면을 전부 막아버렸다. 그 보살들이 염부제에서부터 두루 삼천대천세계에까지 사바세계의 석가모니부처님을 찾다가 각각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013_0373_b_23L爾時彼土菩薩齊整法服五千七萬二億菩薩禮彼佛足忽然不現來至忍土釋迦文尼佛復以定意神力令彼來菩薩不見釋迦文尼說法道場周障四面從閻浮提遍三千大千剎土推求忍土釋迦文尼佛彼諸菩薩各各自相謂言
‘위쪽 허공 세계인 우리들의 세계에서 여기까지의 거리는 지극히 멀다. 비춰진 광명을 향하여 왔는데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안 계시니 반열반을 취하시고 이 광명을 놓으셨는가? 우리들이 얻은 천안통(天眼通)을 잃어버려 없어졌는가? 왜 이러한가? 시방의 모든 세계를 두루 이르러도 계신 곳을 모르겠구나.’
013_0373_c_06L上虛空界我等剎土去此極遠向所見光將無釋迦文尼佛取般涅槃放斯光耶我等得無失天眼通耶何以故遊至十方遍諸世界不知所在
각각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우리들이 어떻게 본래의 세계로 돌아가겠는가?’라고 이러한 생각을 하자 각각 본래의 부처님 세계에 돌아가지도 못할까봐 각기 두려운 생각이 들어 모골이 송연해졌다. 또 생각하기를, ‘신족을 잃어 피곤하고 싫다는 마음이 생겨났으니 무진법장을 끝까지 다하지 못하겠다.’고 하였다. 왜냐 하면 모두 석가모니부처님의 위신력이 그렇게 된 것이기 때문이었다. 부처님께서 저 모든 보살들의 마음을 모두 아시고 곧 신족의 힘으로써 모든 보살들을 영접하여 어머니의 태 안에 들어와 있게 하였다.
013_0373_c_10L各各發心內自思惟我等寧可還至本界作是念已各各不能至本佛剎各懷恐懼衣毛皆豎謂失神足疲厭心生不能究盡無盡法藏所以者何皆是釋迦文尼威神使然佛悉知彼諸菩薩心卽以神足接諸菩薩在母胎中
그때 모든 보살들이 공경을 다하여 절하고 아울러 부처님께 문안을 전하고 각자 한 편에 앉았다. 그때 석가모니부처님의 이름은 달살아갈(怛薩阿竭)이었다.
013_0373_c_16L爾時諸菩薩等加敬作禮兼以佛遣問訊各一面坐爾時釋迦文尼名怛薩阿竭
013_0374_a_01L다시 신족(神足)의 힘으로써 큰 광명을 내어 동쪽의 염세계(炎世界)를 비추니 세계의 이름은 기특(奇特)이고, 부처님의 이름은 심의(深義)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시며, 현재 처음과 중간과 끝이 훌륭한 법을 설하고 계셨는데 큰 광명을 보시고 모든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이 장엄한 인세계(忍世界)의 석가모니부처님의 처소에 가서 무진법장을 들으면 이익이 많을 것이다. 왜냐 하면 저 세계의 보살은 모두 일생보처로서 반드시 기특하고 생각하기 어려운 법을 가졌기 때문이다.”
013_0373_c_18L復以神足之力放大光明照東方炎世界名奇特佛名深義如來應供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天人師世尊現在說法初見大光明告諸菩薩汝等莊嚴詣忍世界釋迦文尼佛所聽無盡法藏多所饒益何以故彼土菩薩皆一生補處必有奇特難思議法
모든 보살들이 공경히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고 저 부처님의 발에 절하면서 자취를 감추고 사바세계인 석가모니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 부처님의 발에 절하고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신기한 덕으로써 악마[魔] 파순(波旬)을 부르셨는데, 앞으로 감동시키려고 악마를 오게 하신 것이다.
013_0374_a_03L諸菩薩等敬承佛教禮彼佛足忽然不現來至忍界釋迦文尼佛所頭面禮足各坐一面佛以神德召魔波旬將有所感動故致魔來
그때 세존께서 중생들이 모인 것을 아시자, 모든 하늘이 음악을 연주하여 여래의 헤아릴 수 없는 복업을 찬송하였고,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하늘의 음악이 그치면 내가 설법하겠다.”
013_0374_a_07L爾時世尊知衆坐集天作樂讚頌如來無量福業佛告文殊師利止諸天樂吾欲說法
부처님께서 모임에 온 모든 이들에게 말씀하셨다.
“부처가 세상에 나오는 것은 억천만 겁 만이어서 우담발화가 피는 때와 같다. 보살마하살이 번뇌가 다한 신통의 근본법이라는 것은 상(想)을 제거하고 염(念)을 제거하는 것을 ‘다함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번뇌가 다한 상이 없는 법을 보지 못하는 것을 ‘다함이 없다.’라고 말한다.
013_0374_a_09L佛告諸來會者佛出於世億千萬劫時時乃如優曇鉢花菩薩摩訶薩漏盡神通根本法者除想去念是謂有盡見漏盡無想法者是謂無盡
보살마하살이 몸을 헤아려 속박되고 집착하여 피안에 이르지 못하는 것을 ‘다함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몸이라는 생각을 제거하고 여기나 저기에 있지 아니하는 것을 ‘다함이 없다.’라고 말한다.
013_0374_a_13L菩薩摩訶薩計身縛著不至彼岸是謂有盡能去身想不在彼此是謂無盡
보살마하살이 번뇌에 속박됨이 이미 풀리고 진제(眞際)에 머물지 아니하면 이것을 ‘다함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번뇌에 결박됨과 공(空)ㆍ무아(無我)를 보지 못하면 이것을 ‘다함이 없다.’라고 말한다.
013_0374_a_15L菩薩摩訶薩縛結已解不住眞際是謂有盡不見縛結空無我想是謂無盡
보살마하살이 내쉬는 숨ㆍ들이쉬는 숨에 모든 세계를 관하여 있는 것이 없음을 환히 통달하면 이것을 ‘다함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허무(虛無)를 분별하여 제도함이 있거나 제도함이 없음을 보지 않고 세계가 조금도 없으면 이것을 ‘다함이 없다.’라고 말한다.
013_0374_a_17L薩摩訶薩入出入息觀諸世界了無所有是謂有盡分別虛無不見有度無度國界無若干是謂無盡
보살마하살이 열여섯 가지 훌륭한 법을 닦아 아승기 중생을 제도하면 이것을 ‘다함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열여섯 가지의 수승한 자성이 공적한데 제도함을 보지 못하거나 제도하지 못함을 보지 못하면 이것을 ‘다함이 없다.’라고 말한다.
013_0374_a_20L菩薩摩訶薩修行十六殊勝之法濟度阿僧祇衆生是謂有盡十六殊勝自性空不見度不見不度是謂無盡
013_0374_b_01L보살마하살이 널리 세계에서 닦으며 중생을 위해 고통을 당해도 수고롭다고 여기지 아니하면 이것을 ‘다함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중생세계의 청정함이 하나 둘이 아니라는 것을 보지 못하면 이것을 ‘다함이 없다.’라고 말한다.
013_0374_a_23L菩薩摩訶薩廣修剎土爲衆生執苦不以爲勞是謂有盡不見衆生剎土淸淨不一不一是謂無盡
보살마하살이 계율을 받들고 법을 닦아 세 가지 해탈문에 들어가면 이것을 ‘다함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계율을 지키지 않거나 계율을 잘 지키는 중생을 보지 못하면 이것을 ‘다함이 없다.’라고 말한다.
013_0374_b_03L菩薩摩訶薩奉戒修法入三脫門是謂有盡不見衆生缺戒全戒是謂無盡
보살마하살이 구절의 뜻과 글자의 뜻을 훤히 통달하여 상응하게 맞추어 나아가 거리낌이 없으면 이것을 ‘다함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구절의 뜻을 보지 못하고 글자의 뜻을 분별하면 이것을 ‘다함이 없다.’라고 말한다.
013_0374_b_05L菩薩摩訶薩曉了分別句義字義應適無方是謂有盡不見句義分別字義是謂無盡
보살마하살이 천도(天道)ㆍ인도(人道)ㆍ축생ㆍ아귀ㆍ지옥을 분별하고 그 가운데서 뽑아 제도하여 그들로 하여금 해탈을 얻게 하면 이것을 ‘다함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비록 다섯 가지가 흐린 데가 있으나 물들지 않고 물들 것이 없고, 또한 집착할 것이 없으면 이것을 ‘다함이 없다.’라고 말한다.
013_0374_b_07L菩薩摩訶薩分別天道人道畜生地獄於中拔濟使得解脫是謂有雖處五濁不染無所染亦無所著是謂無盡
보살마하살이 탐욕과 잘난 체함을 제거하고 증상만(增上慢)이 없으며, 또한 자기를 낮추지도 아니하고 청정한 행을 닦으면 이것을 ‘다함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법성(法性)은 공하고 고요한데 스스로 큰 마음[大心]이 없어서 오만이나 게으름을 보지 못하며 법에 잃음이 있고, 정근함을 보지 못하면서 도를 받아 과가 증득되면 이것을 ‘다함이 없다.’라고 말한다.
013_0374_b_11L菩薩摩訶薩除貪貢高無增上慢亦不自下修淸淨行是謂有法性空寂無自大心不見慢惰於法有失不見精勤受道果證是謂無
보살마하살이 불수(佛樹)를 장엄하고 헤아릴 수 없이 연설하며 드날리되 청정한 음성으로 널리 시방에 들려주어서 탐욕과 애착을 파괴하고 보시하게 하면 이것을 ‘다함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탐욕과 애착이 있어 세계가 성취되고 깨어지고 일어나고 없어짐을 보지 못하면 이것을 ‘다함이 없다.’라고 말한다.
013_0374_b_15L菩薩摩訶薩莊嚴佛樹演暢無數音聲淸淨普聞十方破壞貪著使行布施是謂有盡不見世界成敗起滅有貪著者是謂無盡
보살마하살이 금강심으로써 삼계의 번뇌를 깨뜨리고 처음 마음을 내면서부터 물러나지 않음[不退轉]에 이르도록 단멸과 장애가 있는 중생을 보지 못하면 이것을 ‘다함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我)를 탐하고 집착하는 나는 내가 없는 무아(無我)인데, ‘무엇을 나라고 하는가’ 하면서 ‘아(我) 자체가 무아이며 또한 아(我)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하면 이것을 ‘다함이 없다.’라고 말한다.
013_0374_b_18L菩薩摩訶薩以金剛心破三界結從初發意至不退不見斷滅有㝵衆生是謂有盡我貪著無吾無我云何我我自無我亦無有我是謂無盡
013_0374_c_01L보살마하살이 종성(種性)과 이름이 없고 세속의 법에 집착하지 아니하는데, ‘이것은 내 것이다, 내 것이 아니다. 이 사람은 아버지ㆍ어머니ㆍ형ㆍ동생이며, 나의 성씨는 최고로 훌륭하지만 저 성씨는 나만 못하다. 나는 족성자인데 저 사람은 족성자가 아니다.’라고 말하여 이름이나 따지는 것이라면 이것을 ‘다함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처음 마음을 내면서부터 성불함에 이르기까지 성취함이 있음을 보지 못하고 또한 부처도 보지 못하며 거짓으로 이름을 불렀고 모두 공하고 적정하여 공함이 있는 것도 보지 못하거늘 ‘무엇을 공이라 말하며 누가 이 공을 만들었으며 공은 스스로 공함이 없거늘, 무엇을 말하며 공이라 말하는가?’ 하면 이것을 ‘다함이 없다.’라고 말한다.
013_0374_b_22L菩薩摩訶薩滅種姓名不著俗法言是我所非我所是父是母是兄是弟我姓最勝彼姓不如我族姓子彼非是族姓子計名號者是謂有盡從初發意乃至成佛不見有成亦不見佛假號名字悉皆空寂不見有空云何爲空誰造此空空自無空云何言空是謂無盡
보살마하살이 법으로 말하거나 뜻으로 말하거나 구절로 말하거나 글자로 말하거나 간에 무명(無明)에서부터 행(行)에 이르고, 더 나아가 생사(生死)에 이르며, 무명은 애(愛)를 취(取)하는 데서 법의 인연은 다하지 않는다. 미혹하여 뒤바뀌고 무명으로 매인 것이며 어둠에서 어둠에 들어가 뽑아 제도하여 나오면 이것을 ‘다함이 있다.’라고 말한다.
013_0374_c_06L菩薩摩訶薩法說義說句說字說從無明至行乃至生死無明愛取法因緣不迷惑顚倒無明所繫從冥入冥能拔濟出是謂有盡
그러나 무명은 행을 반연하고, 행은 식을 반연하고, 식은 명색(名色)을 반연하고, 명색은 6입(入)을 반연하고, 6입은 촉(觸)을 반연하고, 촉은 수(受)를 반연하고, 수는 애(愛)를 반연하고, 애는 취(取)를 반연하고, 취는 유(有)를 반연하고, 유는 생(生)을 반연하고, 생은 노사우비고뇌(老死憂悲苦惱)를 반연한다. 하지만 속박과 집착과 매임과 생각이 제거되어 집착할 것이 없으면 무명이 없어지고, 무명이 없어지면 행이 없어지고, 행이 없어지면 식이 없어지고, 식이 없어지면 명색이 없어지고, 명색이 없어지면 6입이 없어지고, 6입이 없어지면 촉이 없어지고, 촉이 없어지면 수가 없어지고, 수가 없어지면 애가 없어지고, 애가 없어지면 취가 없어지고, 취가 없어지면 유가 없어지고, 유가 없어지면 생이 없어지고, 생이 없어지면 노사우비고뇌가 없어진다.
013_0374_c_10L無明緣行行緣識識緣名色名色緣六入六入緣觸緣受受緣愛愛緣取取緣有有緣生生緣老死憂悲苦惱縛著繫戀蠲除無所著無明滅無明滅則行滅行滅則識滅識滅則名色滅名色滅則六入滅六入滅則觸滅觸滅則受滅滅則愛滅愛滅則取滅取滅則有滅有滅則生滅生滅則老死憂悲苦惱
013_0375_a_01L노사우비고뇌는 생을 반연하고, 생은 유를 반연하고, 유는 취를 반연하고, 취는 애를 반연하고, 애는 수를 반연하고, 수는 촉을 반연하고, 촉은 6입을 반연하며, 6입은 명색을 반연하고, 명색은 식을 반연하고, 식은 행을 반연하고, 행은 무명을 반연한다. 노사우비고뇌가 없어지면 생이 없어지고, 생이 없어지면 유가 없어지고, 유가 없어지면 취가 없어지고, 취가 없어지면 애가 없어지고, 애가 없어지면 수가 없어지고, 수가 없어지면 촉이 없어지고, 촉이 없어지면 6입이 없어지고, 6입이 없어지면 명색이 없어지고, 명색이 없어지면 식이 없어지고, 식이 없어지면 행이 없어지고, 행이 없어지면 무명이 없어진다. 법성의 여러 가지의 없어짐과 없어지지 아니함을 알고, 또한 없어짐을 보지 못하고, 또한 없어지지 아니함을 보지도 못하니 ‘무엇을 없어진다, 없어짐이 없음을 없앤다.’고 말하면 이것을 ‘다함이 없다.’라고 말한다.
013_0374_c_19L老死憂悲苦惱緣生生緣有有緣取緣愛愛緣受受緣觸觸緣六入六入緣名色名色緣識識緣行行緣無明老死憂悲苦惱滅則生滅生滅則有滅有滅則取滅取滅則愛滅滅則受滅受滅則觸滅觸滅則六入六入滅則名色滅名色滅則識滅識滅則行滅行滅則無明滅解了法性種種滅不滅亦不見滅亦不見不云何爲滅滅無滅是謂無盡
보살마하살은 일어나는 법, 다하는 법을 분별하여 아는데 일어나되 어디서 왔는가를 모르고 다하였으나 어디로 가는가를 모르며, 일어남 또한 일어남이 없고 다함 또한 다함이 없으면 이것을 ‘다함이 없다.’라고 말한다.
일어남과 다함이 모두 처소가 없음을 훤히 알면 허공과 같아서 집착이 없다. 무엇을 집착이 없다고 이르는가? 집착이 없음을 보지 못하면 집착이 없음이니 이 집착이 없음이 없으면 이것을 ‘다함이 없다.’라고 말한다.
013_0375_a_05L菩薩摩訶薩分別曉了起法盡法起不知所從來盡何知所從去起亦無起盡亦無盡是謂無盡曉了起盡悉無處所如空無著云何無著不見無著著無此無著是謂無盡
보살마하살이 총지삼매(摠持三昧)와 네 가지 걸림이 없는 지혜를 얻으려고 밤낮으로 경행하여 온 몸이 가뿐해지고, 처음으로 관법을 익혀 지(地)에 가면 처음은 아마륵과(阿摩勒果)와 같고, 점차로 비혜륵과(鞞醯勒果)와 같고, 점차 하리륵과(呵梨勒果)와 같아진다. 지에 가면 손가락의 그림자와 같으며 점점 지에 가면 일곱 사람의 그림자와 같아지니, 이것은 세속선(世俗禪)이며 범부의 선학(仙學)이다. 보살이 여기에서 배우지만 그러나 머물지 않으면 이것을 ‘다함이 있다.’라고 말한다.
013_0375_a_10L菩薩摩訶薩欲得摠持三昧四無㝵慧晝夜經行擧身輕重初習法觀去地初如阿摩勒果漸如鞞醯勒果轉如呵梨勒果去地如指影等漸漸去地七人影等此是俗禪凡夫仙學菩薩於是學而不住是謂有盡
마음이 통하여 구애함이 없으면 다섯 가지 통(通)에 머물지 않으나, 통에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니 모든 법의 법성이 자연이고 무명과 진제가 모두 자연임을 보지 아니하면 자연이 없나니, 이것을 ‘다함이 없다.’라고 말한다.
013_0375_a_16L心通無㝵不住五通非不住通解了諸法法性自然無明眞際皆悉自然亦無自然云何自不見自然無自然是謂無盡
보살마하살이 공이 없어진 상[空滅想]으로써 색에서 수가 없고 등분중생(等分衆生)이 엇갈려 내려가 조용한 곳에 있으면서 사유와 식(識)과 염(念)으로 색 지음[造]을 보지 못하고 색 지음이 없음도 보지 않고 한결같이 구경을 향하고 열반문을 행하면 이것을 ‘다함이 있다.’라고 말한다.
013_0375_a_19L菩薩摩訶薩以空滅想於色無受等分衆生不見差降在閑靖處思惟識念見造色不見無造色一向究竟向涅槃門是謂有盡
013_0375_b_01L몸은 항상한 것이 아니니 보시와 지계와 정의(定意)를 생각하면 나고 죽음에 떨어지거나 빠짐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비록 나고 죽음에 있어도 새가 날아가 버린 허공에서 형태나 그림자를 볼 수 없는 것과 같이 모두 있는 것이 없음을 알면, 이것을 ‘불이 꺼져 재만 모이면 열기가 없다.’라고 말한다. 화주(火主)의 바탕을 찾으면 사람도 없고 나도 없고 목숨도 없고 생명도 없으며, 관찰하여 누가 지은 것인가를 분별하면 식은 또한 식이 없어 18계로 들어가 추측으로 찾아도 근본이 없다. 백여덟 가지 애착은 모두 있는 것이 없으니 통달하고 왕래해도 보지 못하고 볼 수도 없나니 보호하거나 유지할 수 없고, 유지함이 있는 것을 보지 못한다. 무엇을 유지한다고 말하는가? 유지하지만 유지할 것이 없으면 이것을 ‘다함이 없다.’라고 말한다.”
013_0375_a_23L念身非常施戒定意不畏墮落沒溺生死雖處生死如鳥飛空不見形影悉知無所有是謂爲火滅灰聚無有熱氣求火主質無人無我無壽無命觀察分別誰所造作識亦無識十八界入推尋無本百八愛著悉無所有通達往來不見不可不可護持不見有持者云何爲持持無所持是謂無盡
그때 좌중에 금색(金色)이라고 이름하는 보살이 있었는데, 여섯 가지 신통이 환하고 부처님의 지혜를 깊이 알며 공덕이 헤아릴 수 없고 방편과 변화가 많았다. 여래의 다함없는 뜻을 묻고 싶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팔을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꿇고 두 손 모아 합장한 채로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디까지를 다함이 없는 뜻이라 이름합니까?”
부처님께서 금색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다함이 없는 법이라는 것은 말할 수 없고 설명할 수 없다.”
“무엇을 보고 들어야 다함이 없는 뜻을 설명합니까?”
013_0375_b_08L爾時座中有菩薩名曰金色六通淸徹深解佛慧德無量權變非一欲問如來無盡之卽從坐起偏露右臂右膝著地手合掌前白佛言齊何名爲無盡義佛告金色菩薩摩訶薩無盡法者言無說云何見問說無盡義
그때 세존께서 곧 금색보살에게 게송으로 말씀해 주셨다.
013_0375_b_14L爾時尊卽與金色菩薩而說頌曰

허공에는 색(色)과 상(像)이 없어
태어남을 찾아도 또한 근본이 없느니라.
태분(胎分)은 헤아릴 수 없어
강이 바다로 흘러듦과 같으니라.
013_0375_b_15L虛空無色像
尋生亦無本
胎分無有量
如河注乎海

다함없는 법보장(法寶藏)
삼세의 부처와 부모이니라.
욕심으로 근본을 다 찾으면
바로 혹심(惑心)을 생기게 하느니라.
013_0375_b_17L無盡法寶藏
三世佛父母
欲得求盡本
正可生惑心

법상이 공한 줄 알면
번뇌가 없어져 남음이 없느니라.
부처를 이루면 금강신
많은 상호 장엄하여 구족하느니라.
013_0375_b_18L解了法相空
塵垢滅無餘
成佛金剛身
莊嚴衆相具

불신이 공함을 분별하면
안팎으로 집착할 것 없느니라.
비록 다함없는 법보(法寶)를 연설하지만
억만 번을 해도 하나도 말한 것이 아니니라.
013_0375_b_19L分別佛身空
內外無所著
雖演無盡寶
億萬不說一

여래께서 다함없는 보배를 말씀하시자 현재 자리에 있던 보살과 유학과 무학들이 뜻을 내어 다함없는 법장(法藏)을 향했고, 천룡(天龍)ㆍ신인(神人)과 비인(非人)이 모두 위없는 마음을 내고 물러나지 않음[不退轉]에 우뚝 섰다.
013_0375_b_21L爾時如來說無盡寶時現坐菩薩學無學等發意趣向無盡法藏諸天人與非人皆發無上立不退轉
013_0375_c_01L
17. 오신통품(五神通品)
013_0375_c_01L菩薩處胎經五神通品第十七

그때 좌중에 묘승(妙勝)이라 이름하는 보살이 있었다. 6도(度)와 훌륭한 방편을 구족하고 있는 곳에서 교화하되 두루하지 아니함이 없으며, 곳곳의 대중에 들어가 모두가 기뻐함을 보며, 정의(定意)를 올바르게 관찰하여 세간의 복전이 되었다.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보살마하살을 만나면 모든 악이 제거되어 다 없어지고 널리 복과 경사를 내며, 항상 환화(幻化)와 같고 몽법(夢法)과 같이 둘이 아닌 법문을 평등하게 사유하여 중생을 제도하여 부처님의 도량을 다스리되 그와 내가 없었다.
013_0375_c_02L爾時座中有菩薩名曰妙勝具足六度善權方便所在教化靡不周遍處處入衆見靡不喜正觀定意爲世福田若善男子善女人遭此菩薩摩訶薩諸惡除盡普發福慶思惟平等不二法門恒以如幻如化如夢法濟渡群修治佛道無有彼我
그때 묘승보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 모아 합장한 채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훌륭하신 말씀입니다, 세존이시여. 다섯 가지 신통을 지닌 보살은 어떻게 그 행한 것을 알고 분별할 수 있으며, 어떠한 법을 닦고 익혀 신통의 길을 얻습니까?”
부처님께서 묘승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이것을 잘 생각해 보아라. 내가 그대를 위하여 신통과 지혜를 분별해 주리라.”
“예, 세존이시여. 기꺼이 듣고자 합니다.”
013_0375_c_09L爾時妙勝菩薩卽從坐起叉手合掌前白佛言世尊五神通菩薩云何得知分別其行修習何法得神通道佛告妙勝諦聽諦聽善思念之吾當爲汝分別通慧唯然世尊願樂欲聞
부처님께서 묘승에게 말씀하셨다.
“이 욕계(欲界)의 선남자ㆍ선여인은 반드시 천안통을 얻지 못해도 나면서 바로 한 염부제의 중생의 종류가 거칠거나 세밀하거나 아름답거나 추악한 것과 청ㆍ황ㆍ적ㆍ백과 성곽과 집과 산ㆍ바위 수목을 똑똑히 본다.
013_0375_c_14L佛言妙勝此欲界中善男子善女人不須眼通生便徹見一閻浮內衆生之類城郭屋舍山巖樹木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은 눈으로 능히 이 천하(二天下)ㆍ삼 천하ㆍ사 천하를 관찰하되 반드시 천안통을 얻지 못해도 나면서 바로 관찰하고 본다.
013_0375_c_17L或有善男子善女人眼能觀二天下三天下四天下不須眼通生便觀見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은 반드시 천안통과 천이통을 얻지 못해도 훤히 일 천하의 남녀의 소리와 말 소리와 수레 소리를 듣고, 들은 소리는 곧 분별해서 아는데 천이통을 닦지 아니해도 낱낱이 밝게 안다.
013_0375_c_19L或有善男子善女人不須眼通耳通淸徹聞一天下男聲女聲馬聲車聲所聞聲響卽能別知不修耳通一一曉了
013_0376_a_01L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은 자기의 식으로 숙명통(宿命通)을 닦지도 않고 배우지도 않고도, 나는 아무 곳에서 와서 이 세간에 태어났는데, 아버지의 성은 아무개이고, 어머니의 성은 아무개라고 하며, 형제ㆍ자매의 이름과 종족을 다 분별하여 안다.
013_0375_c_23L或有善男子善女人不習不學自識宿命吾從某處來生此閒父姓母姓某兄弟姊妹名姓種族盡能別知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은 신통을 닦거나 익히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과 선을 행함과 악을 행함과 이것은 나쁜 갈래에 나아가고 이것은 좋은 갈래에 나아가며, 이것은 하늘에 나고 이것은 사람 가운데 나고 이것은 아귀에 나고 이것은 지옥에 나고 이것은 축생에 나고, 이것은 인연이 있는 중생이고 이것은 인연이 없는 중생임을 안다.
013_0376_a_03L或有善男子善女人不修習神知他人心行善行惡斯趣惡道趣善道此生天上此生人中此生餓此生地獄此生畜生此是有緣衆此是無緣衆生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은 사람의 몸으로 날아다녀 두루 가고 오간다. 몸으로 신통을 닦은 것은 아닌데도 몸이 바로 날되 부딪히거나 구애됨이 없으며, 허공을 밟되 땅과 같고, 땅을 밟되 허공과 같다.”
013_0376_a_07L或有善男子善女人身能飛行周旋往來不修身通便能飛無所觸㝵履空如地履地如
부처님께서 묘승에게 말씀하셨다.
“이러한 다섯 가지 사람은 진실한 신통을 얻은 것이 아니고, 법에서 물러난 중생[退法衆生]이다.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이 천안통[眼聖通]을 닦아서 색을 제거하고 번뇌를 끊으니 생각이 바뀌지 않고 구경에는 도문(道門)에 나아간다. 무엇이 도문인가? 세 가지 공한 정(定)이다. 바로 일천 천하ㆍ이천 천하ㆍ삼천대천 천하를 볼 수 있다.
013_0376_a_10L佛告妙勝此五種人非實神通退法衆生或有善男子善女人修眼聖除色斷垢念不移易究竟道門謂道門三空定是便能得見一千天下二千天下三千大千天下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은 천이통[耳聖通]을 닦아 고요히 청정한 정에 들어가면 일 천하ㆍ천 천하ㆍ이천 천하ㆍ삼천대천 천하의 남자 소리ㆍ여자 소리ㆍ코끼리 소리ㆍ말 소리ㆍ수레 소리ㆍ종 소리ㆍ북 소리를 분명히 듣고 낱낱이 분별하여 소리의 좋고 나쁨을 안다. 그 소리가 난 것이 하늘임을 알고, 소리가 난 것이 사람임을 알며, 소리가 난 것이 아귀임을 알고, 소리가 난 것이 축생임을 알고, 소리가 난 것이 지옥임을 알며, 소리가 인연 있는 중생에게서 난 것임을 알고, 소리가 인연 없는 중생에게서 난 것임을 아나니, 모두 분별하고 낱낱이 안다.
013_0376_a_14L或有善男善女人修耳聖通寂然入定淸淨聞一天下千天下二千天下三千大千天下男聲女聲象聲馬聲車乘鼓之聲一一分別知聲好惡此聲生知聲生人知聲生餓鬼知聲生畜知聲生地獄知聲有緣衆生知聲無緣衆生皆悉分別一一曉了
013_0376_b_01L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은 청정하게 도를 닦아 식(識)과 번뇌를 제거하되 안팎으로 티가 없다. 숙명통[意聖通]을 얻어 자기의 숙명을 알고 한 생ㆍ두 생ㆍ세 생ㆍ네 생과 더 나아가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에서부터 온 곳을 모두 알고, 부모ㆍ형제ㆍ국토의 청정함을 모두 안다.
013_0376_a_21L或有善男子善女人淸淨修道除去識垢內外無瑕得意聖通自識宿命一生二生三生四生乃至無數阿僧祇劫所從來處父母兄弟國土淸淨悉能識知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은 6신통을 닦아 법성(法性)을 이해하고 알되 굳게 기억하여 잊지 않으며 뜻은 도를 깨닫는 데 두며, 3명(明)을 분별하여 정의(定意)가 흔들리지 않으니, 곧 타인의 마음과 생각을 알고 한 생ㆍ두 생ㆍ세 생ㆍ네 생과 더 나아가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에서부터 온 곳을 모두 알고 부모ㆍ형제ㆍ국토의 청정함과 이름과 성과 종족을 다 안다.
013_0376_b_03L或有善男子善女人修六神通解知法性强記不忘意止覺道分別三明定意不亂便能得知他人心念一生二生三生四生乃至無數阿僧祇劫所從來處皆悉知之父母兄弟國土淸淨名姓種族皆悉知之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은 법관(法觀)을 사유하되 마음으로써 몸을 유지하고, 몸으로써 마음을 유지하며, 먹는 것은 만족하고 그칠 줄 알고, 잠자면서도 깨어 있으며, 뜻과 생각은 허공과 같고,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에 또한 은근하지도 않다. 또한 몸을 따져 보면 내가 없고 심법(心法)은 청정하며 의식은 정(定)으로써 바로 몸을 움직이고, 한 개의 북ㆍ두 개의 북, 더 나아가 일곱 개의 북으로 점점 정을 익혀 일 천하ㆍ이 천하와 더 나아가 삼천대천세계에 노닐며, 땅에 들어감은 허공과 같아 산과 강, 석벽에도 구애되는 것이 없다.
013_0376_b_08L或有善男子善女人思惟法觀以心持身以身持心食知止足睡眠覺寤意想如空於婬癡亦不慇懃計身無我心法淸淨意識以定便能擧身一鼓二鼓乃至七鼓漸漸習定遊一天下二天下乃至三千大千剎土入地如山河石壁無所罣㝵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은 성불할 때에 다다르면 지혜의 힘으로써 중생의 번뇌를 제거하고, 나무 아래에 앉아 단정히 앉은 채로 사유하며 스스로 서원을 내기를, ‘나는 성불하지 아니하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겠다.’라고 한다.
013_0376_b_15L或有善男子善女人臨當成佛以智慧力除衆生坐樹王下端坐思惟自發誓願不成佛不起于坐
나는 옛날에 염부나무 아래에 앉아 38일 동안 나무를 관찰하고 사유하였다. 이 서원을 낼 때 하늘과 땅이 감동하여 여섯 번을 진동하였고 악마 파순이 많은 병사들을 데리고 와서 자갈과 돌을 비처럼 퍼붓고 뇌성벽력으로 소리 내었으나 나의 털 끝 하나도 움직이지 못하였다. 왜냐 하면 자애심으로 널리 두루 중생을 불쌍히 여긴 것으로 인해 부처가 되어 여섯 신통이 환해졌기 때문이다.”
013_0376_b_18L如我曩昔坐閻浮樹下三十八日觀樹思惟發此誓時感動天地六返震動弊魔波旬將諸兵衆雨沙礫石雷電震吼不能令吾動於一毛何以故慈潤普遍愍衆生得成作佛六通淸徹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376_b_23L爾時世尊卽說頌曰
013_0376_c_01L
범부가 얻은 신통은
오히려 새가 나는 것과 같으니라.
가까이 있기도 하고 또한 멀리도 있으나
나고 죽음의 길 여의지 못하느니라.
013_0376_c_01L凡夫所得通
猶如諸飛鳥
有近亦有遠
不離生死道

부처의 신통은 걸림이 없는 법
진실로 번뇌가 없느니라.
생각만 해도 시방에 이르며
가고 옴에 피곤함이 없어
자비로써 중생을 생각하였으니
얻은 신통은 걸림이 없느니라.
013_0376_c_03L佛通無㝵法
眞實無垢穢
念則到十方
往反不疲惓
以慈念衆生
得通無罣㝵

선인의 다섯 가지 신통과 지혜
물러나니 성취한 것 아니니라.
나의 신통, 견고한 법이라
반드시 열반에 드느니라.
013_0376_c_05L仙人五通慧
轉退不成就
我通堅固法
要入涅槃門

세존께서 묘승보살에게 이 법을 말씀해 주시자 170억 중생이 세속의 다섯 가지 신통을 버리고 여섯 가지 신통과 지혜를 얻었다.
013_0376_c_06L爾時世尊與妙勝菩薩說此法時百七十億衆生捨俗五通得六通慧

18. 식주처품(識住處品)
013_0376_c_08L菩薩處胎經識住處品第十八

그때 좌중에 보광(普光)이라고 이름하는 보살이 있었는데, 대자대비로 신족통이 자재하였고 심오한 공덕의 성취를 좋아하여 무앙수 아승기겁에서부터 중생을 건져주고 제도하였으며, 괴로움의 근본을 뽑아 주었으며 여섯 가지 신통을 얻어 지나온 처소에서 불사(佛事)를 중단하지 아니하였다.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팔을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꿇고 두 손 모아 합장한 채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013_0376_c_09L爾時座中有菩薩名曰普光大慈大悲神足自在好樂深奧功德成就無央數阿僧祇劫拯濟衆生拔苦根本得六神通所經過處佛事不斷卽從坐起偏露右臂右膝著地叉手合掌前白佛言
“이미 여래께서 여섯 가지 신통이 막힘없이 시방 모든 부처님 세계에 두루 가득함을 분별하셨습니다. 가령 모든 부처님의 정법이 평등하여 차별이 없으나, 지금 이 식법(識法)이 머문다 해도 머무는 것이 없습니다. 여섯 가지 신통에서 식법의 식은 이 한 가지 법일 뿐입니다. 만약 식이 한 가지 법이라면 여래 금색 신족도량으로 모든 부처님의 세계에서 노님을 얻습니다.
식이 몸에 이르는 것입니까, 몸이 식에 이르는 것입니까? 만약 몸이 식에 이르면 여섯 가지 신통이 없게 되며, 만약 식이 몸에 이르면 이것을 한 법이라 이름하므로 몸도 없고 식도 없습니다. 원하오니 세존께서 저에게 뜻을 말씀해 주십시오.”
013_0376_c_15L旣聞如來分別六通無所罣閡遍滿十方諸佛世界假令諸佛正法平等無有差別今此識法住無所住六通識法識是一法爲若干若識是一法如來金色神足道場得遊諸佛剎土爲識致身爲身致識身致識則無六通若識致身此名一法無身無識唯願世尊報我此義
013_0377_a_01L부처님께서 보광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물은 것의 뜻은 제일의(第一義)의 물음이고, 세속의(世俗義)의 물음이다. 만약 세속의 뜻으로 물으면 식법에는 약간의 정(定)과 상(相)도 없다. 제일의로 물으면 곧 몸도 없고 식도 없다. 왜냐 하면 식법의 자성이 공적함을 분별하면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으며, 또한 물들거나 집착함이 없기 때문이다. 그대가 물은 금색은 함이 있는 법[有爲法]인 5음(陰)으로 성취한 것이니, 자연법도 아니고 제일의도 아니다. 부처의 색신법은 제일의에서 곧 잃어버림이 있다.
013_0376_c_22L告普光菩薩汝所問義爲第一義問爲世俗義問若俗義問識法若干無有定相第一義問則無身無識何以分別識法自性空寂無來無去亦無染著汝問金色此有爲法五陰成非自然法非第一義佛色身法第一義則爲有失
내가 지금 그대를 위하여 식상법을 말하겠다. 보살이 여섯 가지 신통을 행하면 몸과 식이 함께하여 식이 먼저고 몸이 뒤도 아니고 몸이 먼저고 식이 뒤도 아니다. 왜냐 하면 상법(相法)은 자연이어서 식이 몸을 여읜 것도 아니고, 몸이 식을 여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두 마리 소에 한 멍에를 메는 것과 같다.
013_0377_a_06L我今爲汝說識相法菩薩行六通身識共俱非識先身後身先識後何以故相法自然識不離身不離識猶如二牛共一軛
만약 검은 소가 앞서 가고 흰 소가 뒤에 가면 곧 심음은 성취되지 않는다. 만약 흰 소가 앞서 가고 검은 소가 뒤에 가도 심음이 또한 성취되지 않는다. 검은 소가 앞서고 흰 소가 뒤에 서지도 않고, 흰 소가 앞서고 검은 소가 뒤에 서지 않고 나란히 서야 씨앗을 심을 수 있다. 신족의 도과도 또한 이와 같다. 몸과 식이 함께하여 앞ㆍ뒤ㆍ중간이 없으나 여래의 색신은 앞에도 있고 뒤에도 있으며 중간도 있다면, 이것은 세속의 법이요, 제일의가 아니며, 비고[虛] 적정한 법에는 그러한 것이 조금도 없다.”
013_0377_a_09L若黑牛前白牛後則種不成就若白牛前黑牛後種亦不成就非黑牛前白牛非白牛前黑牛後則種成就神足道果亦復如是身識共俱無有前中閒如來色身有前有後有中閒世俗法非第一義於虛寂法無有若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卽說頌曰

여래의 금빛 몸
삼세에서 받드는 것이라
사람들 위해 무거운 책임을 만들었으니
위가 없고 더할 수 없이 높으니라.
013_0377_a_16L如來金色體
三世所奉敬
爲人作重任
無上無極尊

도리천의 모든 하늘 사람
밤낮으로 꽃과 향을 뿌리고
범천과 영종(營從)은
음악을 만들어 마음을 즐겁게 하느니라.
013_0377_a_18L忉利諸天人
晝夜散花香
梵天及營從
作樂而娛樂

백 유순 이내
허공에 두루 가득하여
큰 소리로 훌륭하다고 말하나
부처의 식은 볼 수가 없느니라.
013_0377_a_19L於百由旬內
遍滿虛空界
高聲稱善哉
佛識不可見

안과 밖ㆍ중간에 없지만
세상에서 어리석고 미혹한 이 위한 까닭에
과거의 헤아릴 수 없는 부처도
여섯 신통의 법을 나타냄이 있었느니라.
013_0377_a_20L無內中閒
爲世愚惑故
現有六通法
過去無數佛

광명의 상(相) 또한 지금과 같아
식법의 근본을 찾고자 하나
적멸하여 볼 수가 없으니
보살의 여섯 신통의 길이니라.
013_0377_a_22L光相亦如今
欲求識法本
寂滅不可見
菩薩六通道

다함을 나타내도 다함은 없고
날숨과 들숨을 생각할 뿐
삼계의 유(有)에 집착하지 아니하고
몸의 안팎이 청정함을 관하느니라.
013_0377_a_23L現盡無有盡
出息入息念
不著三界有
觀身內外淨
013_0377_b_01L
금색은 공하여 집착이 없고
식법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과거ㆍ미래ㆍ현재에도 없고
5음의 성품도 청정한 것이니라.
013_0377_b_01L金色空無著
識法亦如是
無去現在
五陰性淸淨

지금의 몸이나 뒤의 몸은
낱낱이 분별해도 상이 없느니라.
영원히 안온한 곳에 이르는 데
식과 상에 여섯 가지 일이 있고
또한 여섯 가지 장애법(障碍法)이라 이름하며
여섯 가지 식이 머무는 처소이니라.
013_0377_b_03L無今身後身
一一分別相
永到安隱處
識相有六事
亦名六障法
六識所住處

나고 없어짐 다하지 않음은
물 위의 거품과 같으니라.
하나가 없어지면 벌써 다시 생기나
식법은 자연스레 공한 것이니라.
013_0377_b_05L生滅不可盡
猶如水上泡
一滅已復生
識法自然空

분주하게 움직여 모든 곳에 가득함은
내가 본래 지은 행이니라.
몸과 몸 두 가지 일이 함께함은
독보적이라 같거나 짝될 것이 없느니라.
013_0377_b_06L流馳滿諸方
我本所造行
身識二事俱
獨步無等侶

위없는 도를 설법하여도
모든 법은 식이 근본이 되느니라.
향하는 것은 몸의 상을 따라
비록 머무나 또 머묾도 아니니라.
013_0377_b_07L說法無上道
諸法識爲本
所向隨身相
雖住亦不住

괴로운 이 교화함은
눈으로 앞의 색법을 보는 것이니라.
식이 중간에 있어 장애하지만
색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니라.
013_0377_b_09L教化苦惱者
眼見前色法
識在中閒障
非色來入眼

또한 눈이 색에 나아가지 않아도
이런 저런 법을 분별하느니라.
식을 말미암아 선과 악을 알아도
식 스스로는 식법이 없느니라.
013_0377_b_10L亦不眼就色
分別此彼法
由識知善惡
識自無識法

귀는 소리를, 코는 향기를 분별하고
여섯 가지 업이 스스로 반연을 내니
그런 까닭으로 선ㆍ악의 행을 만드느니라.
소리가 귀에 나아가지 않고
코와 입의 뜻도 또한 그러해야 하니
법과 법은 서로 인연이 되느니라.
013_0377_b_11L耳聲鼻香別
六業自生緣
故造善惡行
聲不來就耳
意亦爾
法法相因緣

공에 집착함이 없고 법에도 집착 없어야
현성 여덟 품의 도이니라.
서른 일곱의 행과 관도
허공처럼 적연한 세계이니라.
013_0377_b_13L無著空無法
賢聖八品道
三十七行觀
虛空寂然界

상(相)이 없고 원(願)이 없어도
행(行)은 희고 검은 갚음이 있느니라.
수는 식을 상대하여 분별하고
식의 실상을 찾으려 해야 하느니라.
013_0377_b_15L無相無有願
行有白黑報
受對識分別
欲求識實相

머물 곳이 있음을 보지 못해도
부처 세계는 장엄되느니라.
4등(等)으로 두려움 없으면
모든 법 공함을 아느니라.
013_0377_b_16L不見有住處
莊嚴佛剎土
四等無所畏
解了諸法空

식이 없어지면 행도 또한 없어지고
보살은 도과를 성취하느니라.
삼세의 법이 없고
식은 환화(幻化)와 같은 갈래이니라.
013_0377_b_17L識滅行亦滅
菩薩成道果
無去今法
識如幻化道

이곳 저곳에 머물지 않고
식이 없어지면 허공으로 돌아가서
짐짓 진실이 없다고 하지만
처음으로 4공정(空定)에 드느니라.
013_0377_b_19L不住於彼此
識滅歸虛空
假號無眞實
初入四空定

생각을 제거하고 마음에 걸림 없으면
높은 법의 깃대를 세워 드날려서
식(識)과 상(相)의 법을 널리 편다지만
앞의 식은 뒤의 식이 아니니라.
013_0377_b_20L除想無係著
豎顯高法幢
演暢識相法
前識非後識

또한 식을 여읨도 아니고
삼계에서 제일 높은 이라야
능히 식의 성질 궁구하나니
사람이 산꼭대기에 있는 것과 같으니라.
013_0377_b_21L亦不離於識
三界第一尊
乃能究識性
如人在山頂
013_0377_c_01L
통달하면 네 방향 멀리도 보고
선악의 행을 분별하는
천안통이 제일이라
멀리 시방세계를 보나니
세상의 지혜가 있는 사람
손바닥에 명주를 살핌과 같으니라.
013_0377_b_23L通達見四遠
分別善惡行
天眼通第一
遠見十方界
有黠智慧人
如掌觀明珠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자 84억 중생이 여섯 식과 법상을 멀리 여읨을 얻어, 나고 죽음에서 떠도는 다섯 갈래를 좋아하지 않고 큰 서원의 마음을 내어 식이 없는 지위에 머물렀다.
013_0377_c_02L爾時世尊說此頌時八十四億衆生欲得遠離六識法相不樂生死流轉五道發弘誓心住無識地

19. 선권품(善權品)
013_0377_c_05L菩薩處胎經善㩲品第十九

그때 좌중에 거수(擧手)라 이름하는 보살이 부처님 앞에 있다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의 방편 변화가 셀 수 없고 헤아릴 수 없는 것을 듣고자 하옵니다.”
013_0377_c_06L爾時座中有菩薩名曰擧手前白佛世尊願聞菩薩摩訶薩㩲變無數不可稱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항상 좋은 방편을 행하되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며, 두 개와 중간도 아니며, 앞을 따라 교화에 나아가되 뜻으로 말하고 구절로 말하여 뜻을 사유하여 나아가며, 부처의 세계를 꾸미되 6도(度)가 끝이 없다. 더 나아가 서로 없어짐을 알며 방편으로 인도하되 막히는 것이 없으며, 스스로 잘난 체하지 않고 또한 교만함이 없되 용모가 단정하고 법복이 정제한다. 앞에서 신도의 베풂[信施]을 받고 제도하지 못한 것은 저버리지 않으며, 광명과 상호가 단정하고 엄숙하되 말은 청정하고 한 중생을 위하여 억 겁을 머물러 오래 살며, 형상을 남겨 뒤에도 머물러서 다른 곳을 교화한다.
013_0377_c_09L佛言菩薩摩訶薩常行善非此非彼非兩中閒隨前適化義說句說思惟義趣莊嚴佛土六度無極乃至相知滅方便導引無所罣閡自貢高亦無憍慢容貌端正法服齊受前信施非度不捨光相端嚴言說淸淨爲一衆生住壽億劫留形在後餘方教化
이와 같이 몸을 나눔은 헤아리기 어려우며 돌아다니며 교화할 수 있는 것은 아는 이가 없다. 귀신의 세계에 있어서는 크고 신기한 힘을 나타내며, 또한 저 귀신들로 하여금 중생을 제도하고 교화하며 더욱더 서로 교화하여 불도로 교화함을 잃지 않게 한다.
013_0377_c_16L如是分身難可思量可遊化無覺知者在鬼神界現大神亦使彼鬼度化衆生展轉相教不失道教
다시 방편으로 부처의 형상을 만들되 광명과 상호가 분명하여 모두 볼 수 있고, 또 말한 법을 들으면 처음과 중간과 끝의 말도 안온하고 쾌락하여 선정으로 도를 깨닫고 밝은 지혜로 해탈하게 된다.
013_0377_c_19L復次㩲變作佛形像光相炳其有睹見及聞所說法竟語安隱快樂禪定覺道明慧解脫
013_0378_a_01L계경(契經)ㆍ게경(偈經)ㆍ기경(記經)ㆍ수결경(授決經)ㆍ처경(處經)ㆍ출요경(出要經)ㆍ광장경(廣長經)ㆍ취경(聚經)ㆍ생경(生經)ㆍ광보경(廣普經)ㆍ미증유경(未曾有經)ㆍ현경(現經)ㆍ전경(轉經)ㆍ비유경(譬喩經)ㆍ인연경(因緣經)은 장소가 취향하는 것을 따라 심오한 법을 말하여 공과 내가 없음을 알게 해 주어 중생이 생각하는 것이 각각 같지 않는데도 일체중생으로 하여금 해탈문에 들게 한다.
013_0377_c_21L契經偈經記經授決經處經出要經廣長聚經生經廣普經未曾有經現經轉經譬喩經因緣經隨所趣向與說深法解空無我衆生所念各各不同能令一切入解脫門
비유하면 뭇 샘과 방죽은 다섯 강으로 흐를 때는 각기 이름이 있었으나 모두 바다에 들어가면 본래의 이름이 곧 없어지는 것과 같다. 또한 수미산은 버티고 서서 움직이기 어려워서 잡색의 뭇 새가 가서 의지해 붙어살면, 모두 동일한 색깔이 되어 본래의 색깔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 보살마하살이 중생을 교화하고 불국토를 청정하게 하는 것도 또한 이것과 같다. 중생의 식심(識心)은 생각하는 것이 약간의 생각도 같지 아니하니, 일체로 하여금 해탈문에 이르게 하면 생각과 정의(定意)가 없어져 문득 본래의 생각이 없어지고 해탈이 동일해진다.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방편으로 교화에 나아감을 헤아릴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013_0378_a_03L譬如衆源陂池河駃流各各有名悉歸于海便無本亦如須彌跱立難動雜色衆鳥往依附止皆同一色便無本色菩薩摩訶薩教化衆生淨佛國土亦復如是衆生心識所念不同若干思想能令一切至解脫門想定意滅便無本念同一解脫是謂菩薩摩訶薩㩲變適化不可測量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卽說頌曰

비유하면 농부가
좋은 땅을 선택하여
때 맞게 씨 뿌리고
때 맞춰 물 대며
어린 싹을 키워
서리와 병충해 없게 하여
결국 열매 얻어
거두고 저장하면 근심과 두려움 없는 것과 같으니라.
013_0378_a_11L譬如田農夫
選擇良美地
下種不失時
漑灌以時節
長養苗成就
不霜虫蝗災
究竟獲果實
收藏無憂畏

보살의 진실한 법
6도(度)는 끝없는 밭이고
아끼고 탐하는 마음 없애고
감로수 이끌어 대느니라.
013_0378_a_14L菩薩眞實法
六度無極田
消除慳貪心
漑以甘露水

좋은 방편의 길
물러나고 머무는 법 분명히 알고
중생의 부류를 인도하여
없어지지 않는 곳에 이르게 하느니라.
013_0378_a_15L善㩲方便道
明了去就法
導引衆生類
得至不滅處

나고 늙고 병듦의 번뇌
모든 마음의 선근을 태우지만
좋은 방편으로 보호하면
물러나고 머무는 법 알게 되느니라.
013_0378_a_17L病煩惱
燒諸心善根
善權方便護
解了去就法

사람이 출가하려 하면
금하는 계율을 으뜸으로 삼아
좋은 법을 꾸밈에 집착 않고
방편으로 보살도를 행하여라.
013_0378_a_18L夫人欲出家
禁戒以爲首
不著飾好法
行㩲菩薩道

생명이 마쳐도 이 몸을 아까워하지 말고
털끝만큼도 범하지 말라.
몸은 풀이나 흙이나 똥과 같나니
사람이 원하는 대로 도려내어라.
013_0378_a_19L畢命不惜身
不犯如毫釐
身如草土糞
隨人所攫割

참으면 지혜가 안주하는 산과 같이 되나니
튼튼하여 붕괴할 수 없느니라.
계율을 보호하는 방편의 길
헐뜯고 칭찬함에 더하거나 줄어듦이 없느니라.
013_0378_a_21L忍如安明山
堅固不可沮
護戒方便道
毀譽無增減

어둠에서 나와 밝은 곳에 있으니
보살은 방편의 길을 좋아하느니라.
몸을 나투어 인간에 있음은
일체를 불쌍히 여기는 까닭이니라.
013_0378_a_22L出冥在明處
菩薩善㩲道
現身在人閒
哀愍一切故
013_0378_b_01L
어떤 때에는 미세한 모양으로 나투어
나고 듦에 막힐 것 없고
모든 부처의 자리를 도량삼아
번뇌를 없애고 다시는 태어나지 않느니라.
013_0378_a_23L或現微細形
出入無罣礙
道場諸佛坐
滅結更不生

도량에 이를 수만 있으면
번뇌가 다하여 영원한 남음이 없고
또한 대도사(大導士)와 같아
장차 모든 장삿군들 거느림과 같으니라.
013_0378_b_02L其有至道場
結盡永無餘
亦如大導師
將諸商賈等

바다에 들어 진귀한 물건 캐어내니
산호ㆍ호박ㆍ진주며
밝은 달 같은 보물을 마음대로 얻어
안온하게 본국으로 돌아가느니라.
013_0378_b_03L入海採珍琦
珊瑚琥珀珠
明月隨意寶
安隱還本國

부모와 모든 형제
권속과 노비로 하여금
화합하고 좋아하며 마음을 기쁘게 함은
정(定)이 생각을 제거함과 같으니라.
013_0378_b_04L父母諸兄弟
眷屬奴婢使
和悅心歡喜
如定除去想

방편으로 보살행을 하는 것은
무진장을 탐구하기 위함이니라.
진기하고 묘함을 깨닫고 분별하니
스스로 영락을 사용한 몸이니라.
013_0378_b_06L行㩲菩薩等
搜求無盡藏
了別珍琦妙
自用瓔珞身

좋은 방편의 도사인 어른
6도로 아내와 자식을 삼느니라.
4등심(等心)으로 덮으면
번뇌는 마음에 붙지 못하느니라.
013_0378_b_07L善㩲導師長
六度爲妻息
四等心覆蓋
塵垢不著心

세상에 어리석고 미혹한 이 많아
지키고 아껴 보시하지 않고
억천만의 재물을 쌓아서
이것이 나의 소유라 말하느니라.
013_0378_b_08L世多愚惑人
守慳不布施
積財千萬億
稱言是我有

목숨이 끝나려 할 때가 되면
눈에는 나쁜 귀신만 보이니
칼바람이 그 몸을 해체시키면
다시는 날숨 들숨 없어지느니라.
013_0378_b_10L臨欲壽終時
眼見惡鬼神
刀風解其形
無復出入息

탐하는 식이 모든 악을 따르면
매우 고된 과보를 받아
장차 죄 받을 곳에 이르러서
변화하고 후회해도 미칠 수 없느니라.
부처가 방편과 지혜로써 제도하려고
그곳에 나아가 설법하느니라.
013_0378_b_11L貪識隨諸惡
受報甚苦辛
將至受罪處
變悔無所及
佛以㩲智度
就彼而說法

영리한 이 스스로 죄를 반성하고
뉘우치는 마음 숨기지 않으니,
법을 듣고 제도됨을 얻음은
보살의 좋은 방편 때문이니라.
013_0378_b_13L利根自省罪
悔心不藏匿
聞法得度脫
菩薩善㩲道

어떤 이 갑자기 눈이 안 보여
검고 누런 색깔 못 봄과 같아도
성인의 교묘한 솜씨를 만나
법의 약으로써 치료하면
옛날에 들었던 다섯 색깔인
청ㆍ황ㆍ적ㆍ백ㆍ흑
이미 밝은 눈의 식을 얻거늘
청ㆍ황ㆍ적을 분별하지 못할까?
013_0378_b_14L如人生便盲
不識玄黃色
遭遇聖巧匠
療治以法藥
昔聞有五色

旣得明眼識
不別靑

보살의 좋은 방편
분별하여 구경에 이르면
여덟 가지 어려운 법 제거하고
나지도 않고 또한 없어지지 않느니라.
013_0378_b_17L菩薩善㩲道
分別至究竟
蕩除八難法
不生亦不滅

그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나자 백억의 거사가 좋은 방편을 행하여 필경에는 함이 없고 머묾이 없는 지위에 머물게 되었다.
013_0378_b_18L爾時世尊說此頌已有百億居士行善權道畢竟無爲住無住地
菩薩處胎經卷第五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