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3_0432_a_01L무소유보살경(無所有菩薩經) 제1권
013_0432_a_01L無所有菩薩經卷第一


수(隋) 천축(天竺) 사나굴다(闍那崛多) 한역
김달진 번역
013_0432_a_02L隋天竺三藏闍那崛多等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3_0432_a_03L如是我聞
어느 때 세존께서는 왕사성(王舍城)의 비부라산(毘富羅山:廣博脇山)에서 큰 비구의 무리 백천(百千) 명과 함께 머물러 계셨다. 또 백천의 여러 보살들과 비구니, 여러 우바새와 우바이, 천ㆍ용(龍)ㆍ야차ㆍ건달바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가루라 등도 있었다. 또 욕계(欲界)의 여러 천자(天子)와 색계(色界) 정거(淨居)1)의 여러 천자 등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는데, 이들을 위해 설법을 하고 계셨다.
013_0432_a_04L一時婆伽婆住王舍城毘富羅山中與大比丘衆滿足百千人復有百千諸菩薩衆及比丘尼優婆塞及優婆夷夜叉乾闥婆緊那羅摩睺羅伽迦樓羅等復有欲界諸天子色界淨居諸天子等圍遶在前而爲說法
이때 무리 가운데 이름이 무소유(無所有)인 보살 한 사람이 그 모임에 참여해 앉아 있었다. 그러나 무리 가운데 있던 여러 보살들은 마음에 의혹을 품거나 악을 지은 것을 뉘우치는 자, 뒤집혀 어려운 처지에 놓인 자, 업장(業障)이 있는 자와 법장(法障)이 있는 자도 있었는데, 여러 중생들은 그 장애 때문에 막혀서 부처님께 여쭐 수가 없었다.
013_0432_a_10L爾時衆中有一菩薩名無所有在彼會坐然彼衆中有諸菩薩心懷疑惑悔作惡者住顚倒者有業障者有法障者及諸衆生爲障所障不能問佛
그리하여 그는 그들 중생을 위하여 업장을 깨끗하게 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세존께 여쭈려고 하였다.
‘이 여러 무리들을 살펴보면 많은 보살들이 앞서 지은 악을 뉘우치고자 하지만 마음의 번뇌가 극심하여 법을 들을 수 없는 자도 있었다. 다시 보살을 보면 마음의 뉘우침과 번뇌 때문에 일심(一心)으로 들을 수 없고, 그 심행(心行)을 보면 고뇌가 많이 있고, 우환이 많이 있으며, 더럽고 잡다한 때[穢雜]가 많이 있고, 태어남과 늙음과 죽음과 근심과 괴로움과 슬픔과 번뇌가 많으며, 원수와 미운 자를 만나는 일이 많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일이 많았다.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고자 하지만 이처럼 한량없는 속박에 얽매여 있으니, 어떻게 하면 마땅히 아승기겁(阿僧祇劫)에서 보살행을 행할 수 있겠는가. 이미 스스로 속박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마땅히 중생의 속박을 풀 수 있겠는가.’
013_0432_a_14L然彼欲爲彼等衆生淨業障故欲問世尊觀此諸衆多有菩薩欲悔先惡而心燋惱不能聽法復見菩薩心不悔惱能一心聽觀彼心行多有苦惱多有憂患多有穢雜多生老死憂悲苦惱多怨憎會多愛別離當欲成就阿耨多羅三藐三菩提而爲如是等無量纏縛云何當於阿僧祇劫行菩薩行旣自有縛云何當能解衆生縛
013_0432_b_01L이때 무소유보살은 이렇게 생각하고서, ‘만약 세존께서 나에게 이 무리를 위하여 일체 중생이 지은 죄악과 의심과 뉘우침이 일체 중생으로부터 멀리 여의게 하는 까닭으로 청하여 묻는 것을 허락하실까?’ 생각하였다.
013_0432_b_01L爾時無所有菩薩如是念已卽自思若世尊教聽我請問爲於此衆一切衆生作惡疑悔令遠離故
이때 세존께서는 무소유 보살마하살과 그들 여러 보살들이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바를 아시고 무소유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 무소유여, 나 역시 여러 보살들을 위하여 물듦과 집착함과 속박과 얽매임과 범(犯)함과 범하는 곳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일체의 집착하는 곳과 일체의 물든 곳, 일체의 얽매이는 곳과 일체의 장애가 되는 곳과 일체의 범하는 곳을 초월하여 여러 상(相)으로부터 멀리 떠나고자 하면 행(行)이 화합하지 않고 온갖 법(法)에서 떠나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013_0432_b_04L爾時世尊知無所有菩薩摩訶薩幷及彼等諸菩薩衆心所念已告無所有菩薩摩訶薩言汝無所有我亦不爲諸菩薩說有染有著有縛有繫犯犯處所以者何一切著處一切染一切縛處一切障處一切犯處令超越遠離諸相行不和合諸法不不可得故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밝히기를 이와 같이 하게 되면 일체의 온갖 법은 얽매이지 않고 온갖 법은 물들지 않으며 여러 가지 법은 집착하지 않고 묶이지도 장애가 되지 않으며 범하지 않고서도 얻느니라. 이렇기 때문에 마땅히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이루어야 한다.
013_0432_b_12L證阿耨多羅三藐三菩如是一切諸法不縛諸法不染法不著不繫不障不犯不得是故當成一切種智
선남자(善男子)여, 일체지(一切智)는 중생이 얻을 수 없는 발심(發心)한 곳에 있으며 그곳에서는 법으로 얽매이고 물들고 묶이고 막히며 범하며 얻고 알아야 할 곳은 없다.
013_0432_b_15L善男子有一切智發心之處不得衆生於彼處中無法可縛可染可著可繫可障可犯可得可知處所
그대 무소유여, 그대는 마땅히 여러 보살들을 위하여 물어라. 여러 보살마하살과 같이 게으르지 않고 물들지 않고 집착하지 않으며 묶이지 않고 막히지 않으며 허공으로서 허공의 상(想)을 여의고 장애가 없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빨리 성취하기 때문에 마땅히 일체의 곳에서 열어 보여야 한다.”
013_0432_b_18L汝無所有汝應當爲諸菩薩問如諸菩薩摩訶薩等不倦不污無著無縛無障虛空離虛空想無有障㝵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速成就故於一切處當爲開顯
013_0432_c_01L이때 무소유보살은 이미 여래의 가르침을 위하여 가지(加持)2)와 지혜의 힘을 청하여 많은 부처님들이 심은 선근(善根)으로 인해 능히 반야바라밀 가운데 의혹이 있지 않았다. 몸을 감추어 나타내지 않거나 집착하는 바가 없었는데, 여러 보살들을 거두어 교화하려고 하기 때문이며, 여러 복덕(福德)을 나타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착하는 마음이 있는 여러 중생들은 집착으로 가려진 행을 하여 상에 머물고, 선지식을 멀리하여 악지식(惡知識)이 거두어들이는 바가 된다. 모든 보살들은 일체 법 그 모두를 얻을 수 없음을 알아 집착하지 않음으로써 깨달으려고 하기 때문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여러 가지 이름의 꽃들이 혹은 물과 땅에서 피어나고, 혹은 금과 은으로 된 꽃을 부처님 위에 가득 뿌리며 정성된 뜻으로 기뻐하고 뛰어나고 기묘하여 모자라거나 줄어드는 일이 없다. 여러 중생들로 하여금 환희를 낳게 하기 위하여 세존을 찬탄하고 게송으로 여쭈었다.
013_0432_b_22L爾時無所有菩薩旣爲如來教請加及己智力於多佛所種善根故於般若波羅蜜中無有疑惑隱身不現而無所著欲爲攝化諸菩薩故復欲顯諸福德故復爲著心諸衆生爲取著覆行在於相遠善知識爲惡知識之所攝取諸菩薩輩知一切法皆不可得欲令無著欲令覺故以無量種種名花或水陸生或金銀普散佛上以精誠意歡喜勝妙無有缺減令諸衆生生歡喜故讚歎世以偈問曰

보살은 어느 곳에 노닐며
누가 그의 부모인가?
어느 곳에 머물고
무엇을 권속(眷屬)3)으로 삼는가?
013_0432_c_11L菩薩遊何處
何者是父母
住止於何處
何等爲眷屬

이때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저 무소유보살에게 대답하셨다.
013_0432_c_13L爾時世尊卽以偈頌報彼無所有菩薩言

용맹하여 하늘을 노니는 곳으로 삼으니,
반야는 어머니이고 부처님은 아버지로다.
불탑(佛塔)을 자신이 머물 곳으로 삼고
모든 보살을 권속으로 삼노라.
013_0432_c_15L勇猛空遊處
般若母佛父
佛塔爲住處
諸菩薩眷屬

6바라밀에서 노닐며,
보리심(菩提心:진리를 깨치려는 마음)으로 부모를 삼으며
삼매로 머무는 곳을 삼으며,
온갖 복으로써 권속을 삼노라.
013_0432_c_17L遊六波羅蜜
菩提心父母
三昧爲住處
諸福爲眷屬

이때 무소유보살은 부처님을 따라 이 게송을 듣고 기뻐하며 수순(隨順)하였다. 다시 게송으로 세존께 여쭈었다.
013_0432_c_18L爾時無所有菩薩從佛世尊聞此偈歡喜隨順復以偈頌問世尊曰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一切智)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2_c_20L善能說此言
一切智無礙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무엇을 인연이라 하며
어떠한 방편의 지혜를 쓰며
어떠한 법으로 증득하며
마땅히 깨달아야 할 지혜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013_0432_c_22L以何爲因緣
用何方便智
觸證於何法
當覺知云何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저 무소유보살의 질문에 대답하셨다.
013_0432_c_23L爾時世尊以偈報彼無所有菩薩言
013_0433_a_01L
용맹은 보리(菩提)의 인연이고
방편으로써 중생들을 거두어들이며,
모든 법(法)이 공(空)한 사실을 밝혀
지혜로운 사람은 보리를 깨닫느니라.
013_0433_a_01L勇猛菩提緣
方便攝衆生
證諸法空已
智者覺菩提

이때 무소유보살은 이 게송을 듣고 기뻐하며 수순하였다. 그리고 게송으로 찬탄한 다음 다시 여쭈었다.
013_0433_a_03L爾時無所有菩薩聞此偈已歡喜隨以偈稱讚而復問曰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3_a_05L善能說此言
一切智無礙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어떻게 해야 악행의 구렁에 빠지지 않으며
무섭게 불타올라 두려운 곳에 떨어지지 않아
모든 악한 곳을 다 버리고
곧바로 선한 곳에 이를 수 있겠습니까?
013_0433_a_07L何故不墮惡
大熾可畏處
捨一切惡處
速至於善處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3_0433_a_08L爾時世尊以偈報言

일체의 죄악을 짓지 않는다면
이로 인하여 악한 곳을 버리느니라.
항상 올바른 법(法)을 행한다면
이로 인하여 선한 곳에 이르게 되느니라.
013_0433_a_09L不造一切罪
是故捨惡處
恒常爲法行
是故至善處

이때 무소유보살은 이 게송을 듣고 기쁘게 귀의하고 찬탄하면서 다시 여쭈었다.
013_0433_a_11L爾時無所有菩薩聞此偈已隨喜稱而復問曰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3_a_13L善說此語言
一切智無礙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무엇을 일컬어 많은 죄악이
지혜가 없는 곳을 마구 지을 때
이 모든 것을 곧바로 없애서
모조리 없애 남는 것이 없게 하는 것입니까?
013_0433_a_15L云何彼多罪
無智處造作
一切能速滅
盡滅無遺餘

이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무소유보살에게 대답하셨다.
013_0433_a_16L爾時世尊復以偈頌報彼無所有菩薩言

중생은 해탈(解脫)을 구하면서
이들은 보리를 원하지만
보리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온갖 죄가 모두 없어져 다하지 않느니라.
013_0433_a_18L衆生求解脫
此等願菩提
菩提不得故
諸罪皆滅盡

이때 무소유보살은 이 게송을 듣고 수순하고 기뻐하며 귀의하면서, 다시 게송을 지어 여쭈었다.
013_0433_a_20L爾時無所有菩薩聞此偈已隨順歡復以偈頌而復問曰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3_a_22L善能說此言
一切智無礙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013_0433_b_01L
어떻게 하면 온갖 것에 애착(愛着)하고
끊임없이 떠돌며 번뇌로 괴로운데
마침내 보리를 성취했을 때
모두 사라져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게 되겠습니까?
013_0433_b_01L云何諸愛著
流轉煩惱苦
成就菩提時
皆盡無有餘

이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3_0433_b_02L爾時世尊以偈報言

상(常)ㆍ낙(樂)ㆍ아(我)ㆍ정(淨)4)의 곳은
전도(顚倒)된 번뇌[取]5)로서 허공이니라.
분명하게 진실[眞]을 깨달아 마치면
갈애(渴愛)6)는 모두 사라질 것이고,
013_0433_b_03L常樂我淨處
顚倒取虛空
如實眞覺已
渴愛皆當盡

아만(我慢)과 갈애와 번뇌 등이 없어져서
허공과 같이 되느니라.
안팎 어느 곳이든 머무르지 않아
저들은 얻을 곳이 없을 것이니라.
013_0433_b_05L無我慢渴愛
取等如虛空
不住於內外
彼等無得處

이때 무소유보살은 이 게송에 기쁘게 귀의하고 찬탄하면서 게송으로 여쭈었다.
013_0433_b_06L爾時無所有菩薩隨喜此偈而復稱以偈問曰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3_b_08L善能說此言
一切智無㝵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마땅히 어떤 업을 지어야 하며,
그 종자(種子)는 무엇입니까?
저들에게는 재물이 많이 있어서
항상 다하는 일이 없습니다.
013_0433_b_10L當作何業已
彼種子云何
彼等多有財
恒常無有盡

또 모든 사람에게 보시하고
골고루 베풀어 인색함이 없으며
몸과 살이며 재물과 머리 등도
저들은 남김없이 모두 버립니다.
013_0433_b_11L復能施一切
捨施無慳悋
身肉財頭等
彼皆悉能捨

이때 세존께서는 이 질문을 들으시고 무소유를 위하여 해석하시면서 어울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433_b_12L爾時世尊聞此問已爲無所有而爲解釋復說偈言

항상 삼보(三寶)에 대해
공양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고
만약 또 세간(世間)에서
저 지혜로운 사람의 공양이 끊기면
보리심(菩提心)이 나는 곳에 공양을 하리니
중생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이지.
013_0433_b_14L恒常於三寶
供飬不疲倦
若復斷世閒
彼智者供飬
所發菩提心
爲樂衆生故

그는 참다운 진리[菩提]를 짊어지고서
남들을 위해 수용(受用)할 것을 말한다.
모든 부처님의 지혜로서
중생에게 말씀을 하나니,
이런 까닭으로 그에게는 재물이 있어서
어느 때든 다하는 일이 없노라.
013_0433_b_16L彼荷擔菩提
爲他說受用
一切一切智
爲與衆生說
是故彼有財
一切時無盡

이 같은 업(業)을 짓기를 마치고
이 같은 씨앗 심기를 마치면
태어나는 모든 곳마다
복이 풍요롭고 재물은 많으리라.
013_0433_b_18L作如是業已
種如是子已
一切所生處
福饒多有財

혹은 거칠고 혹은 적어도 먹고
마시는 것은 법과 같이 깨끗할 것이다.
만약 새 옷을 얻으면
먼저 남에게 양보하고 나중에 내가 입으리라.
013_0433_b_20L若麤若細食
飮已淨如法
若得新衣服
先他後自著

이러한 까닭으로 모든 생(生) 가운데
모든 것이 완전히 갖추어지고 뛰어나리라.
공덕의 힘을 더하지 않더라도
다함이 없는 재물을 얻을 것이고,
013_0433_b_21L是故生生中
一切具足勝
不加用功力
而得無盡財

이런 까닭으로 보시를 할 때마다
아낌없이 보시하여 인색함이 없을 것이다.
몸이며 살이며 머리까지도
저들에게 보시하지 않는 것이 없으리라.
013_0433_b_22L是故一切施
捨施無慳悋
身肉及與頭
彼等無不施
013_0433_c_01L
이때 무소유보살은 이 게송을 다 듣고 기쁘게 귀의하며, 다시 게송으로 여쭈었다.
013_0433_c_01L爾時無所有菩薩聞此偈已隨喜稱復以偈問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3_c_03L善說此語言
諸智具足體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무엇을 뜨거운 번뇌와
몸과 발과 뜻[意業]을 떠난다 합니까?
어떤 것이 상색(上色)7)이 있음에도
때 묻지 않고 가장 맑고 깨끗한 것입니까?
013_0433_c_05L云何離熱惱
身口及與意
云何有上色
無垢最淸淨

이때 세존께서는 또 덧붙여 말씀하시기 위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433_c_06L爾時世尊復爲敷演而說偈言

재(齋)와 계(戒)를 받아서 모자라는 일이 없고
항상 공(空)을 설하여 부족한 일이 없으며
일체가 모두 공(空)임을 알아서
온갖 비방과 욕설을 받더라도
몸[身]과 입[口]과 의지[意]로 참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뜨거운 번뇌가 없으며
마땅히 최상의 색(色)을 얻어
일체의 중생을 사랑하느니라.
013_0433_c_07L受齋戒無闕
常說空無缺
知一切皆空
忍諸打罵辱
身口及與意
是故無熱惱
當得最上色
一切衆生愛

일체의 좋은 말씀8) 가운데 간략히 말하고 있으며
일체의 온갖 물음의 해석 가운데 간략히 말하고 있습니다.
저들은 어떻게 굳은 마음으로 정진하여
어떤 곳에 있든지 어긋나거나 배신하지 않으며
어떻게 하여 온갖 승(乘)9)이 있음을 증득하여
세간에 있기도 하고 출세간(出世間)에 있기도 하겠습니까?
013_0433_c_10L略說一切善語中
一切諸問解釋中
彼等云何堅精進
於一切處不違背
彼云何得有諸乘
若在世閒及出世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013_0433_c_13L爾時世尊以偈報言

일을 할 때 두려워하거나 나약해지지 않으며
마음속으로 행동하면서 분별한다.
그러므로 정진과 지혜로움이
생기는 곳 가운데 항상 있다.
013_0433_c_14L作事不怯弱
分別心行中
故精進及智
所生中常有

이때 무소유보살이 다시 게송으로 세존께 여쭈었다.
013_0433_c_16L爾時無所有菩薩復以偈頌問世尊曰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3_c_17L善說此語言
諸智具足體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저 지혜는 어떻게 있기에
세간 속에서 결정을 내리며,
저 힘은 어떻게 있기에
중생으로 하여금 조복(調伏)함이 없게 하는 것입니까?
013_0433_c_19L彼云何有智
世閒中決定
彼云何有力
衆生無能伏

이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3_0433_c_20L爾時世尊以偈報言

항상 온갖 불법(佛法)을 묻고
모든 법에 대해 비방하지 않으며
온갖 교묘한 방편을 구한다면
그리하여 그에게 최상의 지혜가 있으리라.
013_0433_c_21L常問諸佛法
不誹謗諸法
求諸巧方便
故彼有上智

다섯 가지 맛을 항상 베풀며
중생에게 무외(無畏)를 보시한다.
이런 까닭으로 저 힘이 있어
중생으로 하여금 능히 조복 받는 일이 없도록 하느니라.
013_0433_c_23L五種味常施
施衆生無畏
是故彼有力
衆生無能伏
013_0434_a_01L
이때 무소유보살이 게송으로 여쭈었다.
013_0434_a_01L爾時無所有菩薩以偈問曰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4_a_02L善說此語言
諸智具足體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어떻게 저 수승한 색(色)이
세간에 있어서 가장 뛰어나고,
어떻게 긴 수명을 얻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세월을 얻겠습니까?
013_0434_a_04L彼云何勝色
於世閒最上
云何得長壽
多百億數歲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013_0434_a_05L爾時世尊以偈報言

만약 허실(虛實)의 잘못을 듣더라도
남에게 전하여 말하지 말 것이며,
항상 삼보(三寶)를 칭찬하면
다문(多聞)10)이 시방세계에까지 이르리라.
013_0434_a_06L若聞虛實過
不傳向他說
常讚歎三寶
名聞至十方

모든 중생을 괴롭히지 않고
즐겨 살생하는 자를 따르지 않으면,
이런 까닭으로 장수(長壽)함을 얻어
백억(百億) 년의 기나긴 세월을 얻을 것이니라.
013_0434_a_08L不惱諸衆生
不隨喜殺者
是故得長壽
多百億數歲

이때 무소유보살이 다시 게송으로 세존께 여쭈었다.
013_0434_a_09L爾時無所有菩薩復以偈問於世尊曰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4_a_10L善說此語言
諸智具足體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어떻게 하면 범음(梵音)11)을 얻을 수 있어
가릉빈가(迦陵頻伽)12)의 소리를 듣겠습니까?
만약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있어
듣기를 마치면 환희를 얻게 되는 것입니까?
013_0434_a_12L云何得梵音
迦陵頻伽聲
若有得聞者
聞已得歡喜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3_0434_a_13L爾時世尊以偈報言

설법(說法)할 때에 찬탄하고
또 비방하는 말이 없으며
화합을 깨뜨리지 않으면
이런 까닭으로 범음(梵音)을 얻느니라.
013_0434_a_14L說法時讚歎
無復毀訾言
不破壞和合
是故得上音

입으로 짓는 네 가지 잘못을 지키면서
항상 이로운 말만 하며
자기의 잘못은 능히 드러내면
이 까닭으로 범음을 얻느니라.
013_0434_a_16L護四種口過
常說利益言
自過能發露
是故得上音

나팔과 북 등의 소리는
화합한 무리들이 내는 기악(伎樂)이니
여러 부처님들께 공양해 바치면
이런 까닭으로 범음을 얻느니라.
013_0434_a_17L螺鼓等音聲
和合衆伎樂
供飬諸佛已
是故得上音

이때 무소유보살이 게송으로 여쭈었다.
013_0434_a_18L爾時無所有菩薩以偈問曰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4_a_19L善說此語言
諸智具足體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어떻게 하여 저 몸과 뱃속에
평화와 안정을 얻어
함께 하는 모든 권속들이
서로 수순(隨順)하겠습니까?
013_0434_a_21L云何彼身腹
而得於平正
所有諸眷屬
而得相隨順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3_0434_a_22L爾時世尊以偈報言
013_0434_b_01L
독약과 약이 되지 않는 것은
남에게 주지도 않고 가르치지도 않으며,
병의 상태에 맞추어 탕약(湯藥)을 베푸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뱃속이 평정하니라.
013_0434_a_23L毒藥及非藥
不與不教他
應病施湯藥
是故腹平正

좋은 친구와 원한에 찬 원수에게도
골고루 평등한 광명을 비추면
저들의 마음에도 또한 비추어지니
이런 까닭으로 뱃속이 평정하니라.
013_0434_b_02L善友及怨讎
平等於光明
於彼等心已
是故腹平正

살아가는 중생계(衆生界)에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자들이
자신의 몸처럼 남들을 생각하고 사랑[愛念]하면
이런 까닭으로 뱃속이 평정하리라.
013_0434_b_03L所有衆生界
無有數量者
愛念如自身
是故腹平正

부모가 하나뿐인 자식에게
항상 연민(憐愍)의 마음을 일으키듯이
중생에게도 그와 같이 한다면
이런 까닭으로 뱃속이 평정함을 얻느니라.
013_0434_b_04L父母於一子
常起怜愍意
於衆生如是
故得腹平正

보살과 부모가
공양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
이런 까닭으로 그 권속들이
항상 순종하기를 내 몸과 같이 하느니라.
013_0434_b_06L菩薩及父母
供飬不疲倦
是故彼眷屬
常順如自身

세존과 여러 나이 많은 어른들과
존귀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만약 저들의 일을 이어받아
고르고 부드러운 마음으로 겸손하면
이런 까닭으로 저 권속들이
순종하기를 내 몸과 같이 하느니라.
013_0434_b_07L世尊諸長宿
及有尊上者
若承事彼等
調柔心謙下
是故彼眷屬
隨順如自身

그는 분별이 없으며
일체가 평등한 마음이며
4섭(攝)13)으로서 남을 거두며
능히 많은 중생을 거두느니라.
이 까닭으로 저 권속들이
마땅히 자신과 같이 될 수 있다.
013_0434_b_09L彼無有分別
一切平等心
以四攝攝他
能攝多衆生
是故彼眷屬
當得如自身

온갖 선리(善利)를 실천하여
생각하지 않는 중생들을 가르치니
이런 까닭으로 저 권속들이
자신의 몸과 같이 수순한다.
013_0434_b_11L教行諸善利
於不思衆生
是故彼眷屬
隨順如自身

생각하지 아니하는 중생에게서
보리심으로 화합하면
이런 까닭으로 저 권속들이
자신의 몸과 같이 수순한다.
013_0434_b_12L和合菩提心
於不思衆生
是故彼眷屬
隨順如自身

여러 중생들의 곳에서
저들이 버리지 아니하니
그런 까닭으로 여러 중생들이
자신의 몸과 같이 수순한다.
013_0434_b_14L彼等無不捨
於諸衆生所
故彼眷屬等
隨順如自身

여러 중생들에게 있어서
마땅히 같은 일을 함께 하면
이런 까닭으로 여러 중생들이
항상 모두 권속이 되어 함께 한다.
013_0434_b_15L於諸衆生等
當共同一事
是故諸衆生
常共爲眷屬

내가 가진 아끼는 물건을
능히 남에게 보시하되
생각하지 않고 분별하는 마음도 잃으니
이런 까닭으로 권속이 많아지느니라.
013_0434_b_16L己所有愛物
能以施於他
不念失分別
是故多眷屬

이때 무소유는 다시 게송으로 세존께 여쭈었다.
013_0434_b_18L爾時無所有復以偈頌問世尊曰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4_b_19L善說此語言
諸智具足體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어찌하면 저 생각을 깨끗하게 하여
마땅히 무변(無邊)으로 나아가겠습니까?
어찌하면 저 법을 즐겨서
또한 정법(正法)에서 떠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013_0434_b_21L云何彼念淨
當有趣無邊
云何彼樂法
亦不離正法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3_0434_b_22L爾時世尊以偈報曰
013_0434_c_01L
법을 즐기는 자에게는 그를 위하여 말하며
법을 잊어버린 자는 생각나게 하여
중생을 번뇌하지 않게 하니
이 때문에 그는 정념(正念)을 행하느니라.
013_0434_b_23L樂法者爲說
失法者令念
不惱於衆生
故彼正念行

이때 무소유보살이 또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013_0434_c_02L爾時無所有菩薩復以偈問於世尊曰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4_c_03L善說此語言
諸智具足體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어떻게 하면 법을 다 들어서
항상 의혹이 없겠습니까?
혹은 5통(通)14)을 얻어
어떻게 하면 마땅히 잃지 않겠습니까?
013_0434_c_05L云何聞法已
常無有疑惑
若得五通已
云何當不失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3_0434_c_06L爾時世尊以偈報言

중생으로 하여금 의혹이 없게 하고
최상의 불법 가운데 있으면서
저들이 듣고 의심하지 않으면
마땅히 신통을 잃지 않을 것이니라.
013_0434_c_07L令衆生無惑
最上佛法中
彼等聞無疑
當得不失通

이때 무소유보살은 다시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013_0434_c_09L爾時無所有菩薩復以偈頌問世尊曰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4_c_10L善說此語言
諸智具足體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어떻게 하면 여러 보살들이
항상 여러 부처님 앞에 있고
탐욕과 진에(瞋恚)의 일체의 씨앗에
능히 굴복되지 않으며,
013_0434_c_12L云何諸菩薩
常在諸佛前
貪瞋一切種
亦不能降伏

어찌하여 번뇌는 생기고
무엇에 의지하여 이에 대치(對治)하며,
또 능히 참괴(慙愧:부끄러움)함이 있을 때
능히 적정(寂靜:고요함)함이 생기겠습니까?
013_0434_c_13L云何生煩惱
依何而對治
復能有慚愧
生已能寂靜

이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3_0434_c_14L爾時世尊以偈報言

항상 여러 부처님을 생각하고
또한 생각하는 바도 없으며,
중생에게서 얻을 수 없어도
그들은 보리(菩提)를 말하나니
이렇기 때문에 이름이 보살이니라.
013_0434_c_15L恒常念諸佛
亦無有所念
不得於衆生
彼等言菩提
是故名菩薩

항상 부처님 앞에 있으면서
또한 번뇌를 깨뜨리지 않고
또한 여러 부처님을 떠나지 않으며
지혜로운 사람과 같이
고개를 들어 허공 위를 살피지만
그 안에 몸도 마음도 없으니
그에게 분별함이 있을 까닭이 없느니라.
013_0434_c_17L恒常在佛前
亦不壞煩惱
亦不離諸佛
猶如智慧人
仰觀上虛空
於中無身心
彼無有別處

어느 때나 그 지혜로운 사람은
살펴 허공 위를 보지만
그때 아무런 여념(餘念)은 없다.
몸이나 마음 가운데
013_0434_c_19L何時彼智人
觀看上虛空
彼時無餘念
若身若心中

이와 같이 보리를 얻으면15)
그는 여러 부처님 처소에서
몸과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며
역시 여러 부처님을 멀리하지 아니하여
망령되게 분별하는 일이 없느니라.
013_0434_c_21L如是護菩提
彼於諸佛所
不動身心等
亦不遠諸佛
無物妄分別
013_0435_a_01L
탐욕과 같은 근심 걱정이 일어나도
분별하지 아니하는 일도 없으니
이런 까닭으로 깨뜨릴 수 없느니라.
생각이 있으면 눈앞에 나타나며
생각이 없으면 장애도 없으니
버리기를 다하여 실상이 없기 때문에
깨닫기를 다하여 이들을 버리느니라.
013_0434_c_22L發起欲等患
無物不分別
是故不可破
有念現前生
無念故無障
捨已無實故
覺已此等捨

이때 무소유보살이 게송으로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013_0435_a_02L爾時無所有菩薩復以偈頌問世尊曰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5_a_03L善說此語言
諸智具足體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무슨 인연으로 마땅히 화생(化生)할 수 있고
보살에게는 항상 즐거움이 있으며,
여러 부처님께서 설법하실 때
온갖 연꽃 가운데에서 태어날 수 있습니까?
013_0435_a_05L何緣當化生
菩薩常有樂
諸佛說法時
生諸蓮花中

이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3_0435_a_06L爾時世尊以偈報言

가지고 있는 모든 공덕은
생사(生死) 가운데 즐거움이 있으며
중생은 그 가운데서 살아가며
여러 부처님의 법 가운데 가르치는
013_0435_a_07L所有諸功德
生死中有樂
衆生於中生
教諸佛法中

가지고 있는 바라밀은
모든 가르침 가운데서
세간에 있거나 출세간에 있거나
일체의 법을 깨닫게 하느니라.
013_0435_a_09L所有波羅蜜
於中一切教
世閒及出世
令覺一切法

일체의 모든 법상(法相)은
상이 없으며 갖는 자도 없느니라.
모든 법은 이와 같이 머물고
그 가운데서 중생을 가르치느니라.
공(空)과 무상(無相)에 있어서
무생(無生)도 그 가운데 있어서 또한 같다.
013_0435_a_10L一切諸法相
無相無持者
諸法如是住
於中教衆生
於空及無相
無生中亦然

세간에 행할 바 없는
그 가운데서 중생을 가르치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그는 화생(化生)하고
보살은 항상 즐거움이 있으며,
여러 부처님이 법을 설할 때
온갖 연꽃 가운데 피어나느니라.
013_0435_a_12L世閒無行處
於中教衆生
是故彼化生
菩薩常有樂
諸佛說法時
生諸蓮花中

이와 같이 공덕을 닦으면
보살을 무너뜨리지 않는 것도
그들에게는 어렵지 않으니
온갖 즐거움은 부사의(不思議)하느니라.
013_0435_a_14L如是修功德
菩薩不毀者
彼等不爲難
諸樂不思議

이 공덕을 닦아 마치면
보살을 무너뜨릴 수 없느니라.
모든 법 가운데 있는 공교한 지혜로
그는 모르는 것이 없게 된다.
013_0435_a_15L修是功德已
無能毀菩薩
諸法中巧智
彼無所不知

모든 법에 있어서 자재(自在)하며
결정적으로 의혹이 없는 것을 보리니,
중생에게 말할 때
중생을 섭화(攝化)하기 때문이니라.
013_0435_a_17L於諸法自在
決定見無疑
爲於衆生說
攝取衆生故

이때 무소유보살은 이 게송을 다 듣고서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고 세존을 찬탄하며 게송으로 여쭈었다.
013_0435_a_18L爾時無所有菩薩聞此偈已隨喜此稱歎世尊以偈問曰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5_a_20L善說此語言
諸智具足體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어떤 인연으로 부인(婦人)이
몸이 변하여 장부(丈夫)가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까?
단정하게 사람이 보고 기뻐하며
중생이 모두 사랑하고 즐기겠습니까?
013_0435_a_22L何緣婦人見
變身爲丈夫
端正人憙見
衆生皆愛樂

이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3_0435_a_23L爾時世尊以偈報言
013_0435_b_01L
부인에 대해 갖는 생각과
부인이 반연(攀緣)16)하는 곳과
부인이 부르는 노래 소리와
그는 함께 머물지 아니하며
013_0435_b_01L所有婦人念
婦人攀緣處
婦人歌詠聲
於彼不共住

모두 보고 기뻐하지 아니하며
독이 담긴 그릇과 같아 접촉하지 아니하며
독사(毒蛇)와 같이 여겨 멀리 떨어지며
항상 부인을 두려워하며
013_0435_b_03L皆不憙見聞
不觸如毒器
遠離如毒蛇
常恐怖婦人

여러 여인과 접촉하지 아니하며
여자의 몸 받기를 권하지 아니하면
여자의 몸을 바꾸는 가르침이기 때문에
그는 남자의 몸을 이루는 것을 보느니라.
013_0435_b_04L不觸於諸女
不勸受女身
教轉女身故
彼見成男身

이와 같이 행하여 마치어
바르게 이 행(行)에 머물면
이런 까닭으로 부인이
곧 몸을 바꾸어 남자를 이루는 것을 보느니라.

이때 무소유보살은 이 말씀을 다 듣고, 이 말씀에 기꺼이 귀의하며 다시 게송으로 여쭈었다.
013_0435_b_05L如是行行已
正住於此行
是故婦人見
卽變身爲男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5_b_07L爾時無所有菩薩聞說此已隨喜此言復以偈問

어떠한 인연으로 중생을 보고
능히 보리심(菩提心)을 내고
물러서지 않는 힘을 얻어
보리(菩提)의 자리에 이르겠습니까?
013_0435_b_09L善說此語言
諸智具足體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이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3_0435_b_11L何緣衆生見
能發菩提心
而得不退轉
乃至菩提座

작은 일은 말하지 아니하며
오직 뛰어난 보리만을 말하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중생을 보면
곧 보리심을 내고
013_0435_b_12L爾時世尊以偈報言

아주 적은 분량을 가졌어도
행하는 가운데 온갖 괴로움이
여실히 작용하는 곳이 없음을
모든 중생을 위하여 말하느니라.
013_0435_b_13L不說於小處
唯說勝菩提
是故衆生見
卽發菩提心

이때 무소유가 다시 게송으로 세존께 여쭈었다.
013_0435_b_15L若少分所有
想行中衆苦
如實無有處
爲諸衆生說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에게 여쭙습니다.
어떠한 인연으로 병든 사람을 볼 때에
이 자비의 마음이 나오는 것입니까?
013_0435_b_16L爾時無所有復以偈頌問世尊曰

이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3_0435_b_17L善說此語言
諸智具足體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何緣見病者
於此發慈心

몸을 관(觀)함에 이는 허망하나
집착할 바가 없으므로
세간의 즐거움 가운데
온갖 환난에서 벗어나느니라.
013_0435_b_19L爾時世尊復以偈報

이로 인하여 병든 사람을 보면
순식간에 병고(病苦)를 없애게 되어
저 자비로운 마음이 일어나니
이런 까닭으로 온갖 환난을 없애느니라.
013_0435_b_20L觀身是虛妄
於中無所著
此是世閒藥
是故脫衆患

이때 무소유보살이 게송으로 세존께 다시 여쭈었다.
013_0435_b_22L由此病者見
須臾得除差
於彼起慈心
是故除諸患
013_0435_c_01L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5_b_23L爾時無所有菩薩復問世尊而說偈言

어떤 인연으로 중생을 보면
그들이 가진 온갖 기갈(飢渴)이
모두 남김없이 없어지고
가득 배가 부르고 온몸이 기쁨에 넘칩니까?
013_0435_c_01L善說此語言
諸智具足體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013_0435_c_03L何緣衆生見
所有諸飢渴
皆悉能除愈
飽滿身充悅

항상 많은 음식을 보시하고
다시 최상의 법을 말하면
이런 까닭으로 중생을 보면
굶주림과 허탈함이 저절로 없어지느니라.
013_0435_c_04L爾時世尊以偈報曰

이때 무소유보살은 다시 세존께 게송으로 여쭈었다.
013_0435_c_05L常施多飮食
復爲說上法
是故衆生見
飢虛自然滅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5_c_07L爾時無所有菩薩復問世尊以偈頌曰

어떠한 인연으로 집착함을 능히 멀리하고
단(斷)과 멸(滅)과 상(常) 등에
그 중변(中邊)의 가운데서
또한 그에 의지하여 머무름이 없겠습니까?
013_0435_c_08L善說此語言
諸智具足體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3_0435_c_10L何緣能離著
斷滅及常等
彼於中邊中
亦復無依住

분별에 반연하지 않고
세간의 말을 초월하며
모든 법이 평등하다는 것을 알면
그는 물들거나 집착함이 없음을 얻느니라.
013_0435_c_11L爾時世尊以偈報言

이때 무소유보살이 다시 게송으로 세존에게 여쭈었다.
013_0435_c_12L不攀緣分別
超越世語言
知諸法平等
彼得無染著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5_c_14L爾時無所有菩薩復以偈頌問世尊曰

어떠한 인연으로 악행이
이 세간을 능히 묶는 것을 보고
일체의 온갖 취(趣)17)를 버려
능히 업(業)을 맑히고 업보(業報)를 생각하겠습니까?
013_0435_c_15L善說此語言
諸智具足體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3_0435_c_17L何緣見惡行
能縛此世閒
捨一切諸趣
能淨業思報

마땅히 선지식(善知識)을 가까이하고
보리심을 내면
이런 까닭으로 악행(惡行)을 떠나
마땅히 부처님의 지혜[佛智]를 밝힐 것이니라.
013_0435_c_18L爾時世尊以偈報曰

이때 무소유보살이 다시 게송으로 찬탄하고 세존께 여쭈었다.
013_0435_c_19L當近善知識
若發菩提心
是故離惡行
當淨於佛智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5_c_21L爾時無所有菩薩復以偈讚問世尊曰
013_0436_a_01L
어떠한 인연으로 생각[想]과 행(行)과 지혜의
일체가 모두 없고,
진실로 법 가운데 공(空)하여
마땅히 의심이 없음을 얻겠습니까?
013_0435_c_22L善說此語言
諸智具足體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어떠한 인연으로 변재(辯才)를 얻어
능히 모든 글[句]을 분별하여
중생의 행을 알아
이와 같이 설법하겠습니까?
013_0436_a_01L何緣想行智
一切皆無有
眞實空法中
彼當得無疑

어떻게 하여 4륜(輪)18) 가운데
항상 그가 머무름[住]을 얻어
그가 8난(難)19)에 떨어지지 아니하고
마땅히 이 한가한 곳을 얻겠습니까?
013_0436_a_02L何緣得辯才
能分別諸句
知於衆生行
如是爲說法

마땅히 어떠한 두타행(頭陁行)도 취하고
마땅히 어떠한 고행(苦行)도 행하여
그에게 악회(惡悔:惡業)가 없고
또다시 번뇌가 없겠습니까?
013_0436_a_03L云何四輪中
常得於彼住
彼不墮八難
當得此閑處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3_0436_a_05L當取何頭陁
當行何苦行
彼無有惡悔
又復無煩惱

중생은 생각과 행에 집착하여
설함은 아지랑이의 뜻과 같으니라.
공(空)과 무아(無我)의 뜻을 깨달아 마쳐야
마땅히 온갖 변재를 얻느니라.
013_0436_a_06L爾時世尊以偈報曰

진실로 최승(最勝)의 뜻을 깨달아야
그는 마땅히 8난(難)을 떠나고
마땅히 4륜(輪)에
보살의 좋은 방편과 지혜가 가득하여20)
두타(頭陁)의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어
더욱 심한 고행을 얻지 아니하느니라.
013_0436_a_07L衆生著想行
說如陽焰義
覺空無我已
當解諸辯才

자아(自我)가 공(空)함을 알면
다시는 의심하거나 뉘우치는 일이 없으며,
모든 법이 허공과 같아
세간에 집착하지 아니함을 알아
전도(顚倒)되는 뜻을 남김없이 깨달으면
마땅히 부처님의 보리(菩提)를 이루느니라.
013_0436_a_09L覺實最勝義
彼當離八難
當滿四種輪
菩薩善巧智
抖擻諸有得
不得上苦行

이때 무소유보살은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고 다시 세존께 게송으로 여쭈었다.
013_0436_a_11L知自我空已
無復有疑悔
諸法如虛空
知已不著世
覺顚倒義已
當成佛菩提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6_a_13L爾時無所有菩薩隨喜此言復問世以偈頌曰

듣기를 마치고 한가한 곳에 이르되
마땅히 머물 만한 곳이 없으니
어떻게 하면 보리를 내어
그 이름이 최상(最上)이 되겠습니까?
013_0436_a_15L善說此語言
諸智具足體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이때 세존께서 해석하시어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듣기를 마치고 [보리심을] 일으키며
일으키기를 그치고도 머물지 않으면
그는 뛰어난 중생으로
마땅히 뛰어난 보리를 행할 것이니라.
013_0436_a_17L聞已到閑處
當無所可住
云何發菩提
而名爲最上

만약 행을 이와 같이 행하면
그는 머물 곳이 없을 것이고
마땅히 보리를 빨리 깨달을 것이니
마치 사람이 화살을 쏘는 것과 같으니라.
013_0436_a_18L爾時世尊復爲解釋而說偈言

이는 바로 삼행(三行)을 말하는 것이며
만약 마땅히 여실하게 깨달으면
본성(本性)과 같이 적정(寂靜)해져서
그는 보리를 행하지 않게 되느니라.
013_0436_a_19L如是聞已發
發已而不住
彼上勝衆生
當行勝菩提
013_0436_b_01L
만약 유위(有爲)의 소리 가운데
세간에서 말한 바가 있어도
일체의 소리가 없기 때문에
마땅히 진실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013_0436_a_21L若行如是行
彼無處可住
當速覺菩提
如人上射箭

진실이 없는 가운데는 드러남도 없고
행 또한 얻을 수 없으며,
만약 능히 이와 같이 알면
그 보리행(菩提行)을 실행하고
013_0436_a_22L此是三行說
若當覺如實
如本性寂靜
彼不行菩提

실행함이 없는 것으로서 행을 취하리니
역시 열고 더하는 것이 얕지 않으리라.
깨달을 것이 없음을 알아 마치면
그 행은 얻지 못할 것이니라.
013_0436_a_23L若有爲聲中
所說於世閒
一切聲無故
當知不爲實

이때 무소유보살은 게송으로 여쭈었다.
013_0436_b_02L無實中無發
行亦不可得
若能如是知
彼行菩提行

이 말을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지에는 막힘이 없으니,
이 말씀에 기쁘게 귀의하여
다시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인 분께 여쭙습니다.
013_0436_b_03L無行以行取
亦不淺開敷
無所覺知已
彼行不可得

어떠한 인연으로 온갖 몸을 버리고
마땅히 일체의 괴로움도 없이
평등하게 모든 세계에 이르러
마땅히 수명(壽命)의 행을 버릴 수 있겠습니까?
013_0436_b_04L爾時無所有菩薩以偈問曰

혹은 다시 오른쪽 옆구리로 눕고
혹은 결가부좌(結跏趺坐)21)를 하고
혹은 다시 서서 머물고
혹은 또 마땅히 합장할 수 있습니까?
013_0436_b_05L善說此語言
諸智具足體
隨喜於此言
復問人中上

깊고 깊은 법을 말씀하실 때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인
일체의 모든 부처님의 진리는
머물지 않으며 모든 법을 고요하게 합니다.
013_0436_b_07L何緣捨諸身
當無一切苦
平等到諸界
當捨壽命行

혹 성불(成佛)하는 때를 보고
혹 모든 법을 찬탄하고
소유한 모든 법을 말하고
정해진 뜻을 그에게서 들어도
마땅히 신체(身體)를 버리기 때문에
뒤에 새로운 몸으로 태어납니다.
013_0436_b_08L若復右脅臥
若結加趺坐
或復起立住
或復當合掌
說甚深法時
般若波羅蜜
一切諸佛法
不住寂諸法

집에서 떠났지만 집에 이르러
보리심(菩提心)을 발하고
혼미함에 빠지지 않고 생각을 빨리 가다듬어
일념(一念)으로 바르게 정(定)에 머무른다면
어찌 마땅히 명(命)을 버리는 것이겠습니까?
013_0436_b_11L或見成佛時
或讚歎諸法
所有說諸法
定意於彼聽
當捨故身體
後生新身體

또 마땅히 신통력(神通力)을 나타내어
저를 위하여 이 물음을 풀어 주십시오.
무변(無邊)한 지혜를 모은 자는
간략히 말씀하시는 중간에서도 마땅히 아나니
013_0436_b_13L從家至於家
生發菩提心
不迷調伏念
一念正住定
云何當捨命

조복(調伏)이 말하는 바와 같이
가지고 있는 모든 공덕과
무량한 불사의(不思議)와
일체의 뛰어난 구족(具足)22)
그들이 마땅히 성취하도록
스승이시여, 저를 위하여 말씀하여 주십시오.
013_0436_b_14L當復現神通
爲我解此問
無邊智聚者
於中略當知

진실로 있는 것과 같은 상(相)과 같이
만약 이 공덕(功德)을 들으면
모든 것이 마땅히 공양하도록
마땅히 10선(善)23)을 온전히 지켜서
013_0436_b_16L如調伏所說
所有諸功德
無量不思議
一切勝具足
彼等當成就
教師爲我說

공법(空法)에 의심이 없고
4범행(梵行)24)을 갖추어
일체 모든 것이 성취하고
6근(根)을 얻지 아니하며
일체의 삼계(三界)를 얻지 아니하고
일체에 자재(自在)함을 얻어
의심이 생기지 않고 듣게 하여 주십시오.
013_0436_b_18L如有實如相
若聞是功德
一切當供飬
當護十善已

지니고 있는 유위(有爲)의 법은
그 모두가 그림자와 같음을 마땅히 알고
마땅히 이와 같이 알면
그 그림자는 유위(有爲)가 아닙니다.
013_0436_b_19L無疑於空法
具四種梵行
一切皆成就
不得於六根
及一切三界
一切得自在
所聞不生疑

유위가 없으면 그림자도 없고
말함이 없으면 분별도 없으며
생각이 없으면 말이 없고
인색함이 없으면 보시함도 없다.
013_0436_b_21L所有有爲法
當知皆如影
應當如是知
其影無有爲
013_0436_c_01L
행함도 없고[無爲] 그림자도 없는 가운데
말함이 없으니 분별도 없으며,
생각도 없어 말도 없는 가운데
지계(持戒)가 없으니 파계(破戒)가 없다.
013_0436_b_23L無有爲無影
無說無分別
無思無言說
無慳無有施

행함도 없고 그림자도 없는 가운데
말함이 없으니 분별도 없으며,
생각도 없고 말도 없는 가운데
다툼이 없으니 참을 것도 없다.
013_0436_c_01L無爲無影中
無說無分別
無思無言中
無持戒破戒

행함도 없고 그림자도 없는 가운데
말함도 없으니 분별도 없으며,
생각도 없고 말도 없는 가운데
게으름도 없으니 정진(精進)도 없다.
013_0436_c_02L無爲無影中
無說無分別
無思無言中
無諍無忍者

행함도 없고 그림자도 없는 가운데
말함도 없으니 분별도 없으며,
생각도 없고 말도 없는 가운데
어지러움도 없으니 선정(禪定)도 없으며,
013_0436_c_04L無爲無影中
無說無分別
無思無言中
無懈無精進

행함도 없고 그림자도 없는 가운데
말함도 없으니 분별도 없으며,
생각도 없고 말도 없는 가운데
어리석음도 없으니 지혜도 없다.
013_0436_c_05L無爲無影中
無說無分別
無思無言中
無亂無禪定

그림자 없애기를 마치고 나면
다시는 소견(所見)이 없다.
그가 소견이 없기를 마치면
이 때문에 말로 무영(無影)을 삼는다.
013_0436_c_06L無爲無影中
無說無分別
無思無言中
無愚無智慧

또 눈이 없지 않아도
그 눈은 깨끗하여 때가 없으며
그 안에는 사물이 없고
사물이 없으면 눈은25) 보지 않으며
013_0436_c_08L於時無影已
更無有所見
彼無所見已
故言爲無影

청정하여 항상 사물이 없어
이름도 없으니 청정함도 없다.
이와 같이 깨끗한 눈은
청정하여 보는 바가 없다.
013_0436_c_09L亦非無有眼
其眼淨無垢
彼中無有物
無物盲不見

지니고 있는 그림자가 없으면
없음 또한 없음이며
그 공(空)이 공함 가운데서
온갖 번뇌들이
013_0436_c_10L淸淨當無物
無名無淸淨
如是淨眼者
淸淨無所見

나타나지 않음에 마땅히 또한 없고
만약 남자와 혹은 여자 둘이
지금 없음에 마땅히 또한 없음이
허공과 같다.
013_0436_c_12L所有影無有
無有亦無有
其空於空中
於諸煩惱等

생각이 없고 분별이 없음을
만약 이와 같이 아는 사람은
그는 집착하는 바가 없고
온갖 몸이 머무는 것을 떠나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법을 구한다.
013_0436_c_13L現無當亦無
若男若女二
今無當亦無
此等如虛空
無思無分別
若知如此者
彼無有所著
離諸身有住
當求諸佛法

무변한 허공과 같아
그가 머무를 곳은 없고
머무름이 없으니 반연이 없으며
뜻에 따라 가고 또 간다.
013_0436_c_16L如虛空無邊
彼無所可住
無住無攀緣
隨意去而去

이와 같이 마하살(摩訶薩)은
마땅히 이 방편을 깨달아
삼계(三界)에 집착하지 않는다.
마땅히 보리행을 실천하여
마음과 몸과 입이 함께
항상 중생을 위하여 실행한다.
013_0436_c_17L如是摩訶薩
當覺此方便
不著於三界
當行菩提行
心及與身口
常行爲衆生

몸이 허공임을 알지 못하는 것은
기름 짜는 수레바퀴와 같다.
그들이 행함을 볼 때
변제(邊際)를 얻지 아니하고
그로 하여금 부동법(不動法)에 머물게 하여도
머무를 곳이 없다.
013_0436_c_19L不知體空虛
猶如壓油輪
彼等見行時
不得於邊際
令住不動法
無所有住處

수많은 중생을 봄에
온갖 고뇌(苦惱)를 받을 때에
그에게 자비심을 일으키게 하여
마땅히 보리행을 실천하여
013_0436_c_21L數數見衆生
受諸苦惱時
於彼起悲心
當行菩提行

모든 중생을 위하여
여실하게 진여(眞如)의 상을 말하고
너희들은 유위(有爲)를 떠나
진실을 마땅히 깨달아야 한다.
013_0436_c_23L爲諸衆生說
如實眞如相
汝等離有爲
應覺於眞實
013_0437_a_01L
전도(顚倒)하여 지혜가 없기 때문에
우리[牢]가 없음에도 우리의 생각을 일으켜
우리가 없는 신체 안에
어리석음 따위의 맛을 집착한다.
013_0437_a_01L顚倒無智故
無牢起牢思
無牢身體中
愚癡等味著

이 몸은 항상 나날이 달라
음식으로서 유지[買贖]한다.
그는 자기와 남을 위하지 아니하고
허망하여 피곤함과 싫증을 느끼며
013_0437_a_02L此身常日別
以飮食買贖
彼不爲自他
虛妄受疲倦

항상 즐거움을 주어 받을 때도
역시 은덕(恩德)을 생각함이 없고
은혜를 생각함이 없으며 피곤으로 약해져 있으니
마땅히 빨리 버려야 한다.
013_0437_a_04L常與受樂時
亦無念恩德
無恩念羸弱
宜應速捨去

생사(生死) 가운데서 괴로움을 받으나
머무는 곳에 끝[邊]이 없어
지금도 또한 억을 수 없으며
미래도 역시 얻을 수 없다.
013_0437_a_05L生死中受苦
處所無有邊
今亦不可得
當亦不可得

생사 가운데 욕망이 많아
머무는 곳에 끝이 없어
지금도 또한 얻지 못하며
미래 또한 얻지 못한다.
013_0437_a_06L生死中多飮
處所無有邊
今亦不可得
當亦不可得

생사에서 질탕한 즐거움을 받지만
머무는 곳에 끝이 없어
지금도 또한 얻지 못하며
미래 또한 얻지 못한다.
013_0437_a_08L生死受戲樂
處所無有邊
今亦不可得
當亦不可得

생사에서 많은 기쁨을 받지만
머무는 곳에 끝이 없어
지금도 또한 얻지 못하며
미래 또한 얻지 못한다.
013_0437_a_09L生死多受喜
處所無有邊
今亦不可得
當亦不可得

이 몸을 이어받은 일을 다 해도
머무는 곳에 끝이 없어
지금 또한 얻지 못하며
미래 또한 얻지 못한다.
013_0437_a_10L承事此身已
處所無有邊
今亦不可得
當亦不可得

생사가 유전(流轉)하는 가운데
머무는 곳이 끝이 없어
지금 또한 얻지 못하고,
미래 또한 얻지 못한다.
013_0437_a_12L生死流轉中
處所無有邊
今亦不可得
當亦不可得

생사 가운데 수면(睡眠)이 많지만
머무는 곳에 끝이 없어
지금도 또한 얻지 못하며
미래도 또한 얻지 못한다.
013_0437_a_13L生死中多睡
處所無有邊
今亦不可得
當亦不可得

이 몸으로 하여금 즐거움을 받게 하여도
머무는 곳에 끝이 없어
지금 또한 얻지 못하며
미래 또한 얻지 못한다.
013_0437_a_14L令此身受樂
處所無有邊
今亦不可得
當亦不可得

이 몸으로 하여금 괴로움을 받게 하여도
머무는 곳에 끝이 없어
지금 또한 얻지 못하며
미래 또한 얻지 못한다.
013_0437_a_16L令此身受苦
處所無有邊
今亦不可得
當亦不可得

이 몸을 양육하여도
머무는 곳이 끝이 없어
지금 또한 얻지 못하며
미래 또한 얻지 못한다.
013_0437_a_17L飬育於此身
處所無有邊
今亦不可得
當亦不可得

이 몸이 아소(我所)26)를 일으켜도
머무는 곳이 끝이 없어
지금 역시 얻지 못하며
미래 또한 얻지 못한다.
013_0437_a_18L此身起我所
處所無有邊
今亦不可得
當亦不可得

애욕(愛欲) 등이 유전(流轉)하여
머무는 곳이 끝이 없어
지금 역시 얻지 못하며
미래도 또한 얻지 못한다.
013_0437_a_20L愛欲等流轉
處所無有邊
今亦不可得
當亦不可得

실상도 없고 사물도 없어
전도(顚倒)되어 항상 속이는 것과 같아
어리석어서 온갖 유위(有爲)에 현혹되어
이와 같이 세간을 속이는 어리석음은
마치 어리석은 어린아이가
남을 속이는 것과 같다.
013_0437_a_21L如無實無物
顚倒常欺誑
癡惑諸有爲
如是誑癡世
猶如癡小兒
爲他所欺誑
013_0437_b_01L
이와 같이 어리석고 지혜가 없는 것은
헛된 일로서 속이는 것이며
실상도 없어 어리석은 사람을 속이는 것이다.
실상이 없음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당연히 허망한 괴로움을 받는다.
013_0437_a_23L如是愚無智
以虛事所誑
無實誑愚蒙
不知無實故
當受虛妄苦

어리석은 뜻은 독과 같은 생각을 일으키어
자연히 자신(自身)에게 있어서
자연히 괴로움과 스스로 합하게 만든다.
더욱 악행(惡行)과 같아지기 때문에
013_0437_b_02L癡意起毒想
自然於自身
自然自合苦
猶如惡行故

뒤에 스스로 목을 베는 형(刑)을 받고
마음의 생각이 말이 되어 나온 뒤에
몸으로 좋지 않은 일을 지으면
그 생각은 있는 것이 아니다.
013_0437_b_03L後自受形首
心思已出言
身作非善事
其思無所有

말도 또한 일이 없는 것이어서
그 소리도 과거가 없으며
과거도 또한 없다.
과거에 내가 무엇을 말했던지 간에
역시 실상(實相)이 없다.
013_0437_b_04L言說亦無事
其聲無過去
過去亦復無
過去我何說
亦無有實相

만약 이와 같음을 알아
심신(心身)을 이와 같이 지니면
그는 곧 계행(戒行)을 갖추어
온갖 악도(惡道)에 생하지 아니할 것이다.
013_0437_b_06L若有如是知
身心如是觸
彼卽戒行具
不生諸惡道

이들 네 가지 게송은
옛날부터 10억수(億數)를 짓고
옛날부터 따로 생긴 것 가운데서
뛰어난 보리를 구하기 때문이다.
013_0437_b_07L此等四種偈
舊作十億數
往昔別生中
求勝菩提故

나는 이들 게송을 듣고
아직 악도에 떨어지지 않았고
마땅히 여러 부처님의 일을 만났으며
무량한 사람 가운데서 빼어났고
나는 과거의 차제(次第)27)
연등불(練燈佛)을 만나
그때에 지닌 바와 같다.
013_0437_b_09L我聞此等偈
未曾墮惡道
當逢事諸佛
無量人中雄
我過去次第
値遇然燈佛
彼時觸如是

뒤에 나는 수기(授記:成佛의 印可)를 받아
나는 중생을 위하여 말하고
뒤에 부처님의 지혜에 머물지만
나는 취할 바가 없다.
013_0437_b_11L於後我得記
我爲衆生說
於後住佛智
我無所可取

어리석은 사람은 가르침을 받지 아니하니
오호라, 중생의 우둔함이여
눈이 멀어 어둡고 어리석어 지혜가 없어
능히 괴로움의 인연을 다하지 못하는구나.
013_0437_b_12L愚癡不受教
嗚呼衆生鈍
盲冥癡無智
能盡苦因緣

주어도 받으려 하지 않고
지혜롭지 못해 취하지 아니하며
소법(小法:世間法)을 즐기는 중생들은
대법(大法:出世間法)을 취하지 아니한다.
013_0437_b_14L授之不肯欲
無智不肯取
樂小法衆生
不取於大法

만약 세간의 즐거움을 얻고
세간(世間)을 해탈하여도
항상 세간의 눈이 살아있어서
그에게 주어도 받지 아니한다.
013_0437_b_15L若得世閒樂
及解脫世閒
常生世閒眼
授彼而不取

이 게송을 들을 수 있어
만약 이와 같이 머물 수 있게 되면
세간에 있어서 분별이 없으리라.
013_0437_b_16L得聞於此偈
若如是住已
於世無分別

나는 세간 가운데 있지만
고요하여 집착하는 바가 없으며
마땅히 일체의 괴로움을 벗어
부동(不動)의 즐거움을 얻었느니라.
013_0437_b_17L我於世閒中
寂靜無所著
當脫一切苦
而得不動樂
013_0437_c_01L
이때 무리 가운데 원수를 조복하지 못하고 사람을 해치고자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무리 가운데 있었는데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걷어 올리고 의복을 정돈하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마땅히 어떤 일로 세존을 공양하여야 할까. 세존의 구족한 법신(法身)에 대해 작은 물건으로는 공양할 수 없을 것이다. 여래(如來)이신 대덕(大德)은 구족(具足)의 법신이다. 나는 지금 세간 가운데서 먼저 장애가 있었지만 지금 세존을 보게 되었고, 무소유보살이 물은 것을 세존께서 해석하신 것과 법요(法要)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이미 일체의 법 가운데서 장애가 없게 되었으며 이미 암흑을 없애고 세간을 밝게 비출 수 있게 되었다.
013_0437_b_19L爾時衆中有不調伏怨仇害人者彼衆中從坐而起偏袒右邊整衣服作如是念當以何事供飬世尊世尊者具足法身不可少物而用供如是大德具足法身然我今者世閒中先有暗障今見世尊及無所有菩薩所問世尊解釋得聞法要已得於一切法中無有障㝵已滅黑暗照曜世閒
나는 지금 스스로를 봄에 이미 천안(天眼)이 생기고 이미 5통(通)28)을 얻었다. 나는 지금 이미 온갖 고뇌를 벗을 수 있게 되었다. 나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을 보니 모두가 피로 더럽혀져 있구나. 나는 지금 이 옷을 세존의 몸에 덮어드리려 하지만 여래께서 받아주실 지 두렵다. 바라건대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나로 하여금 다시 좋은 물건을 얻을 수 있어 드릴 수 있게 하십시오. 세존께 공양하고 일에 맞추어 봉사하리라.’
013_0437_c_05L我今自見已生天眼已得五通我今已得脫諸苦惱我見自身所著衣服皆有血污我於今者若以此衣覆世尊上唯恐不任如來所願佛威神令我更得勝物奉施飬世尊當用奉事
이와 같이 뛰어난 대덕의 법신은 이와 같은 중생에게는 갖추어지기 어렵고, 조복하기 어려운 이와 나쁜 마음과 원수로서 사람을 해치는 자는 이와 같은 원을 일으키지 않는다. 불여래와 대덕의 신통으로 믿어 들어가고자 원하여 생각할 때, 그의 왼쪽 손 안에 자연히 한 상자의 하늘 꽃이 있어 부드럽고 윤택하기가 여러 하늘을 능가하였다. 온갖 향기는 스스로 오른쪽 손안에서 타고, 상의(上衣)와 하의(下衣)는 자연히 생기며, 뛸 듯이 기뻐함이 그 몸에 충만하였다.
013_0437_c_10L如是最勝大德法如此衆生具足難有是惡心難調怨仇害人者起如是願欲信入佛如來大德神通念時彼左手中自然而有一篋天花柔軟潤澤過於諸天香自燒於右手中上衣下衣自然而歡喜踊躍遍滿其身
또 여러 부처님과 대덕의 신통으로 다시 믿음에 들어가기를 구하는 그때는 곧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의 모든 부처님이 모두 광명을 나투는 것을 본다. 이때에 그는 또 이와 같은 생각을 하였다.
‘오호라, 모든 부처님은 불가사의(不可思議)하구나. 대덕의 신통은 헤아릴 수가 없고 견줄 것이 없구나. 바라건대 모든 중생은 부처님의 큰 덕을 믿어 스스로 지니고 모두 행원(行願)을 얻어라.’
013_0437_c_16L更於諸佛大德神通更求信入彼時卽見十方無量世界諸佛皆放光明爾時彼復作如是念嗚呼諸佛不可思議大德神通不可稱量無有等等願諸衆生信佛大德自身觸已皆得行願
013_0438_a_01L그리고 곧 상의와 하의로 부처님을 덮고, 그 하늘 꽃으로 이와 같이 두 번 내지 세 번 부처님 위에 뿌렸다. 그러자 허공 가운데서 줄기의 위와 잎의 밑에 꽃으로 장식된 일산(日傘)이 이루어졌다. 그러자 다시 두 번째 꽃 상자가 생기고 역시 두 번째 상의와 하의가 생겼다. 그는 또 뛸 듯이 기뻐함이 한량없어 그 몸에 충만하였다.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013_0437_c_21L卽以上衣及以下衣而覆佛上以彼天花如是再三散於佛上於虛空中莖上葉下而成花蓋然彼復生第二花篋生第二上衣下衣彼復歡喜踊躍無量遍滿其身卽作是念
‘부처님께서 내 부탁을 들어주셔서 이 꽃으로 한량없는 부처님께 뿌려드리고 이 상의와 하의를 모든 부처님 위에 덮도록 하시고, 바라건대 나에게 믿음이 생기게 해 주십시오. 모든 불세존이시여, 바라오니 저로 하여금 마땅히 뉘우침의 뜻이 있게 하시어 보시를 이루지 못하도록 하지 마십시오.’
013_0438_a_03L若佛聽我以此花散此無量佛及以此等上衣下衣覆諸佛上願我生信諸佛世尊勿令我當有悔意而不成施
그러자 곧 하늘에서 이러한 말소리가 들렸다.
“그대 선남자여, 그대는 마땅히 모든 여래에게 널리 뿌려라. 선남자여, 일체의 모든 부처는 동일한 법신이니라. 모든 불세존은 온갖 법 가운데 있어서나 온갖 사물 가운데 있어서 질투하는 뜻이 없느니라. 선남자여, 모든 불세존은 과보를 수용(受用)하느니라. 온갖 사물 가운데서 물들고 집착함이 없기 때문이니라.”
013_0438_a_06L則聞空中如是聲言汝善男子汝應普散此諸如來善男子一切諸佛同一法身諸佛世尊於諸法中於諸物中無嫉妒意善男子諸佛世尊受用果報諸物中無染著故
그는 이렇게 생각을 하였다.
‘지금 세존께서는 이미 내 부탁을 허락하셨다.’
곧 여러 꽃과 상의와 하의를 아득히 한량없는 모든 불세존께 뿌렸다. 그 꽃과 옷을 보니 모든 부처의 위, 허공 가운데서 일산을 지어 머물렀다. 그리고 그의 옷을 환희하고 뛸 듯이 기뻐하여 사지(四肢)를 땅에 던져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세존의 발에 정례(頂禮)하였다. 또 그는 몸을 보고 모든 부처와 석가모니불께 정례하였다.
013_0438_a_11L彼作是念今者世尊已聽許我卽以諸花及上下衣散無量諸佛世尊見彼花衣於諸佛在虛空中作蓋而住及見彼衣在諸佛前卽生愛樂歡喜踊躍四支投地禮世尊足舐世尊足而爲頂禮復見身頂禮諸佛及釋迦牟尼佛
이때에 그 모든 세존과 석가모니불은 모두가 오른손으로 그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씀하셨다.
“일어나라. 선남자여, 그대는 이제 이미 한량없는 복덩이를 낳았구나.”
013_0438_a_17L彼諸世尊及釋迦牟尼佛皆以右手摩其頭言善男子汝今已生無量福聚
그는 곧 일어나 오직 석가모니여래를 볼 뿐이었다. 그는 곧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들 한량없는 모든 불세존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저는 아직 뵙지 못하였습니다.”
013_0438_a_20L彼則起已唯見釋迦牟尼如來彼則問言世尊彼等無量諸佛世尊今何所在我不復見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이것이 바로 모든 부처의 대덕의 법신이니라. 구족하여 얻는 바가 없는 까닭이니, 너는 마땅히 믿어라.”
013_0438_a_22L佛言善男子是諸佛大德法身具足無所得故今應信
013_0438_b_01L그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호, 모든 부처님은 불가사의하구나. 이와 같은 색(色)이 있어 대법체(大法體)를 보다니…….’
013_0438_b_01L彼作是念嗚呼諸佛不可思有如是色見大法體
그는 부처님의 발에 정례(頂禮)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한쪽에 서서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나쁜 마음과 원한을 다스리기 어려워서 사람을 죽이고자29) 하는 놈입니다. 그러니 세존이시여, 제가 전에 지은 죄악을 이 무리들이 알게 해 주십시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중생들을 위하기 때문에 이렇게 말합니다. 이것들을 듣고 나면 마땅히 이와 같은 악을 싫어하고 떨어지고자 일어설 것입니다. 전에 가졌던 해독(害毒)은 매우 치성(熾盛)하더라도 많은 중생들이 저를 볼 때가 있으면 두려워 달아날 것입니다.
013_0438_b_02L頂禮佛足右遶三帀在一面住合掌向佛白言世我是惡心難調怨仇殺人害者世尊如我先作令此衆知世尊爲此衆生等故如是說此等聞已起厭離如是等惡如先所有毒害嚴若諸衆生有見我時恐怖馳走我於今朝取合死者十丈夫殺壞彼項卽飮彼血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 아침 죽어 마땅한 열 사람의 장부를 잡아 죽이고 그 목덜미를 물어뜯어 피를 마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사람의 피를 취하고 나면 나쁜 마음이 더해져, 또다시 사람을 해치려고 합니다. 그리하여 저는 그때도 이를 구하여 왕사성(王舍城)에 있었으며, 돌아다니다가 이윽고 동북쪽으로 갈리는 곳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제가 왕사성의 성안을 보니 많은 사람이 길을 거닐고 있었습니다. 저는 곧 등을 돌려 먼 곳으로 가서 머물렀습니다. 그들이 저를 보면 두려워하여 달아날까 싶어서였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때 그 사람들은 왕사성을 나와 모두 함께 비부라산(毘富羅山)을 향하여 갔으며, 산의 가장 높은 곳에 올랐습니다. 저는 또 그때 수억의 온갖 하늘[天]이 있는 것을 보았는데, 가득하여 끝을 알 수 없었습니다.
013_0438_b_10L世尊我時以人血惡心更增更求害人然我求時在王舍城漸漸遊行至東北分于時見王舍城中有多人衆遊行在路我則背面在遠而住恐彼見我生怖迴還
013_0438_c_01L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세존의 공덕의 광명과 온갖 상(相)과 온갖 색(色)ㆍ형모(形貌)ㆍ장단(長短), 혹은 넓음 등을 능히 뛰어넘을 자가 아무도 없음을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스스로의 몸이 가장 비천함을 보았습니다. 저는 이때 자신이 더럽고 나쁘다는 생각을 하고 비천하고 약하다는 생각을 했으며, 사물에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저는 그때 자신을 ‘나는 지금 남에게 이익도 주지 못하고, 나는 지금 악에 살며, 나는 이처럼 많은 사람 가운데서 가장 비천하고 가장 더럽고 악하며, 무엇에도 미치지 못하며 무엇보다도 무섭게 타오른다’고 헐뜯고 욕하였습니다.
013_0438_b_14L世尊時彼人衆出王舍城皆共往詣毘富羅山到已上山我時復見多有俱致那由他百千諸天遍滿不得邊世尊我於彼時不見有一能於世尊功德光明衆相諸色形貌長短寬廣等能有勝者世尊我自見身最爲卑賤我於爾時卽於自身生穢惡生輕弱想不如物想我於爾時辱自身我今無利我今惡活我於如是多人衆中最爲下賤最爲穢惡爲不如最爲嚴熾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자신을 혐오하고 이처럼 부끄럽게 여겼습니다.
‘만약 이 대지(大地)가 나를 받아들인다면 곧 안으로 들어가리라.’
그러나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공중에서 나는 이와 같은 말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대 선남자여, 오직 모든 부처님의 덕이 큰 법신임을 믿어라. 그대는 마땅히 이 비천한 몸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니라.’
013_0438_c_02L世尊我於爾時惡自身如是羞愧若此大地容受我者卽便入中唯然世尊我於爾時聞空中如是聲言汝善男子但信諸佛大德法身汝當得離此下類身
저는 그때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정념(正念)의 부처님 가운데서 모든 부처님의 덕이 큰 법신임을 생각하리라’ 이렇게 생각할 때 곧 허공에서 이러한 말소리가 들렸습니다.
‘선남자여, 그대는 마땅히 눈을 깜빡거리지 말고 세존을 정신을 차리고 똑바로 보아라. 그대가 관찰할 때 곧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몸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마땅히 믿고 마땅히 얻어라.’
013_0438_c_06L於爾時如是思惟正念根中念於諸佛大德法身如是念時復聞虛空如是聲言善男子汝當莫瞬諦觀世尊汝觀察時卽當得入諸佛體中當信當得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합장하고 눈을 깜빡이지 않고 세존을 우러러보았습니다. 그러자 곧 세존의 모든 털구멍 안에서 큰 연꽃이 나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온갖 보물이 이루는 한량없는 빛깔과 황금빛과 끝이 없는 빛깔이 있었습니다. 모든 연꽃은 크기가 수레바퀴와 같으며 몸 안에서 나왔으며, 그 화대(花臺) 가운데 모든 부처님께서 계셨고, 석가여래와 같이 모든 상(相)을 구족하고서 모두가 그 안에 앉았지만 허공에 가득하였습니다. 능히 장애가 되는 중생은 없었습니다. 해의 광명을 막는 일도 없었습니다.
013_0438_c_11L世尊我於彼時合掌不瞬瞻仰世尊卽見世尊諸毛孔中出大蓮花衆寶所成有無量色金色無邊色諸蓮花等大如車輪從身中出彼花臺中皆有諸佛如釋迦如來諸相具足皆於中坐遍滿虛空無有衆生能障㝵者於日光明亦無能障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최승(最勝)의 환희로 펄쩍 뛰어올랐습니다. 이는 곧 모든 부처님의 신통의 힘입니다. 저는 그때 청정함을 일으켜 부처님을 뵈었습니다. 이와 같이 관찰할 때 즉 모든 세계 가운데 부처님께서 나시는 곳이 없는 것을 보았습니다. 즉 그 사이에 머물러 계시면서 설법하기 위하여 모든 보살들을 거두시지만 집착함도 없고 일부러 동작하는 것도 없으며, 타는 고뇌가 없으며, 공하여 소유함이 없고, 말씀이 없고, 설함도 없으며, 머무는 곳도 없었습니다.
013_0438_c_17L世尊我於彼時卽生最勝歡喜踊躍此是諸佛神通之力我於彼時生淸淨已見佛世尊如是觀時卽見所有諸世界中無佛出處卽住彼閒而爲說法攝諸菩薩無著無作無有熱惱空無所有無言無說無有所住
013_0439_a_01L그때 그 안에는 수많은 백천(百千)의 중생이 있어서 보리심을 발하고 신도의 법을 떠나서 무언(無言)의 공(空)을 믿어 수많은 억 겁(劫)을 보리의 가운데 머물렀습니다.
저는 이렇게 알았습니다. 낮을 모르고 또 밤을 몰랐으며, 반 달[半月]과 한 달[一月]과 해와 계절을 몰랐습니다. 저는 또 이렇게 알았습니다. 그때 반야바라밀의 법을 듣고 물들거나 집착하는 곳이 없었으며 말이 없고 설함도 없었습니다. 저는 그때 이렇게 법을 듣고서 지니고 있는 법상(法相)에 물들거나 집착함이 없었으며 말과 설함도 없었습니다. 이 법을 들은 다음 자신을 보지 않았고 아는 것도 없고 얻는 것도 없으며 역시 처소(處所)도 없었습니다.
013_0438_c_23L于彼時中多有俱致那由他等百千衆生發菩提心離顚倒法信無言空於多億劫住菩提中我如是知亦不知晝亦不知夜不知半月一月年節我如是知於彼時中我聞般若波羅蜜法無染著處無言無說我於彼時聞如是法所有法相無有染著無有言說聞是法已不見自身無知無得亦無處所
마땅히 그때 여래의 상(像)이 있어서 저의 앞에 출현하여 그 시간에 곧 스스로의 몸을 보고 또 모든 부처님을 뵈었으며, 도리어 다시 세존의 몸에 들어 세존의 몸을 보지 못하였고 세존의 몸에 증감(增減)이 있는 것을 보지 못하였으며, 세존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밝음과 어두움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013_0439_a_08L當於彼時有如來像出現我前於彼時閒卽自見身及見諸佛還復來入於世尊身不見世尊身不見世尊身有增不見世尊住處有暗
부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그대 선남자여, 이는 바로 저들 모든 불여래의 큰 신통력이니라.”
013_0439_a_12L佛告彼言善男子此是彼等諸佛如來大神通
그는 감당하기 어려워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러나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부처님의 큰 신통력으로 다시는 의심함이 없습니다. 저는 의심이 없기 때문에 한량없는 모든 보살들을 봄에 모두가 금빛으로서 32대인(大人)의 상(相)이 있고, 모든 음악(音樂)과 온갖 향과 꽃을 가져 매우 기쁘게 세존께 예배하며, 봉헌하고 공양하며, 꽃과 향을 부처님 위에 뿌리고 무소유가 물은 법을 듣고, 환희하고 펄쩍 뛰어오르는 것이 그 몸에 가득하며 스스로 칭찬하고 기뻐하며 떠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013_0439_a_14L彼難調者而白佛言唯然世尊今於佛大神通力更無有疑我無疑見於無量諸菩薩等身皆金色三十二大人之相持諸音樂種種香花甚可悅樂禮拜世尊奉獻供飬以彼香花散佛上已聞無所有所問法已歡喜踊躍遍滿其身卽自稱歎欣慶而去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이 모든 부처님의 신통력은 중생의 변제(邊際)를 얻는 일이 없다. 내가 그때에 도저히 모든 부처님의 신통을 사유하고 이를 생각하고 구하리라.’고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013_0439_a_21L世尊我於彼時作如是念此是諸佛神通之力無有衆生得邊際者我於彼時還入思惟諸佛神通思求
013_0439_b_01L이때 청중(聽衆)인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 모든 대중을 보고 게송을 말씀하셨다.
013_0439_b_01L此時見此聽衆比丘比丘尼婆塞優婆夷夜叉乾闥婆阿修緊那羅摩睺羅伽等一切大衆說偈言

비할 바 없는 고요함을 알아 끝마쳐서
있는 곳에 물들거나 집착함이 없구나.
마땅히 일체의 괴로움을 벗어나
흔들리지 않는 즐거움을 얻을 것이니라.
013_0439_b_04L無比知寂已
處所無染著
當脫一切苦
而得不動樂
無所有菩薩經卷第一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색계(色界)의 제4선(禪)으로 불환과(不還果)를 증득한 성자(聖者)가 태어나는 하늘.
  2. 2)부처님의 큰 자비가 중생에게 베풀어지고 중생의 신심(信心)이 부처님의 마음에 감명되어 서로 어울리는 것. 또는 그렇게 하기 위해서 베푸는 부처님의 도움.
  3. 3)①일가친척, 권당(眷黨). ②가장의 처지에서 자기 집에 딸린 식구. ③아내를 낮추어 이르는 말. 여기서는 ①의 뜻.
  4. 4)열반의 네 가지 덕. 즉 열반의 경지는 생하거나 멸하는 일이 없고 변천함이 없고[常], 생사(生死)의 고통을 여의었기 때문에 무위(無爲)한 안락을 누리며[樂], 허망한 집착이 빚어낸 내가 있다고 하는 집념에서 벗어나 대자재(大自在)한 참다운 자기를 지니고[我], 번뇌의 더러움에서 벗어난 것[淨]이다. 따라서 이러한 네 가지 공덕은 네 가지 전도(顚倒)된 견해를 반대로 의미한다.
  5. 5)본래 취(取)는 인연의 하나로 사랑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집착을 뜻한다. 따라서 사랑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며, 사랑이 번뇌의 근본이기 대문에 번뇌를 총칭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사랑이나 취(取)보다 번뇌의 뜻이 강해서 번뇌로 번역한다.
  6. 6)범부가 목마르게 5욕(欲)에 집착하는 것.
  7. 7)좋은 빛깔. 여기서는 색(色), 즉 물질세계 가운데 높은 세계.
  8. 8)고려대장경에는 ‘선어(善語)’로 되어 있으며, 부처님의 말씀을 가리킨다.
  9. 9)실어서 운반한다는 뜻. 즉 중생을 실어서 이상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교법(敎法)으로 여기에는 1승부터 5승까지 있다.
  10. 10)부처님의 가르침을 많이 듣는 것, 또는 많이 듣는 능력.
  11. 11)깨끗한 소리, 즉 부처님이나 보살의 소리 가르침을 비유한다. 여래의 범음은 시방에 두루 퍼지고 이 소리를 듣는 사람은 누구나 불도(佛道)를 이룬다고 한다.
  12. 12)번역하여 호성(好聲). 인도에서 나는 새의 한 종류이며, 소리가 곱기로 유명함. 깃이 아름답고 소리가 맑은 새를 말하기도 한다. 이 새는 “극락조”라고도 하여, 정토만다라 등에서는 사람의 머리에 새의 몸으로 그린다. 옛날 동양에서 천상 사람이 나는 모양을 그려 가릉빈가라 한 것은, 대개 그 소리가 고운 것을 이상화하여 모양의 아름다움으로 변한 것인 듯하다.
  13. 13)①보시섭(布施攝)은 중생이 바라고 즐기는 것에 따라 재물과 법(法)을 보시하며 그 인연으로 해서 친애하는 마음이 일어나 도(道)에 들게 하는 것. 즉 귀의하게 하는 것. ②애어섭(愛語攝)은 중생의 근기에 따라 좋은 말로 위로하고 회유하여, 이로 인하여 친애한 마음이 일어나 입도(入道)하게 하는 것. ③이행섭(利行攝)은 신(身)ㆍ구(口)ㆍ의(意)의 선행(善行)으로 중생을 이롭게 하여 이 인연으로 친애하는 마음이 일어나 입도(入道)하게 하는 것. ④동사섭(同事攝)은 법안(法眼)으로서 중생의 근본 성품을 보고 그 바라는 바에 따라 행상을 나누어 나타내어 그가 하는 것과 같은 행동을 하여 이익을 얻게 하며, 이 인연으로 친애하는 마음이 일어나 귀의하게 하는 것.
  14. 14)①신족통(神足通)은 경계와 자기를 변화시켜 나타내어 행동이 자유자재함. ②천안통(天眼通)은 색계천(色界天)의 눈의 능력을 가려 비추어 보는데 장애를 받지 않음. ③천이통(天耳通)은 색계천(色界天)의 귀의 능력으로서 모든 것을 듣는데 장애가 없음. ④타심통(他心通)은 남의 생각과 마음을 아는데 장애는 없음. ⑤숙명통(宿命通)은 자기를 비롯하여 6도(道)중생의 숙세(宿世)의 생애를 아는데 장애가 없는 것.
  15. 15)고려대장경에는 ‘호(護)’로 되어 있는데, 신수대장경을 참고하여 ‘획(獲)’으로 풀이했다.
  16. 16)대경(對境)을 의지한다는 뜻. 마음이 제 혼자 일어나지 못하는 것이 마치 칡덩굴이 나무나 풀줄기가 없으면 감고 올라가지 못하는 것과 같으며, 또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야 일어나는 것처럼 마음이 일어날 때는 반드시 대경을 의지하고야 일어나니, 이런 경우에 칡덩굴은 나무나 풀을, 노인은 지팡이를, 마음은 대경을 반연한다. 이 반연은 일체 번뇌의 근본이 된다.
  17. 17)중생이 번뇌로 인하여 말과 행동과 생각 등으로 악업을 짓고, 그 업인(業因)으로 인하여 가게 되는 곳, 또는 가게 되는 것.
  18. 18)풍륜(風輪)ㆍ수륜(水輪)ㆍ금륜(金輪)ㆍ허공륜(虛空輪)
  19. 19)①여덟 가지 재난. 즉 배고픔과 추위, 더위, 목마름, 병란, 불, 물, 칼을 일컫는 말. ②부처님을 만나고 진리를 듣는 데 따르는 여덟 가지 장애. 즉 지옥(地獄)과 축생(畜生), 아귀(餓鬼), 장수천(長壽天), 북울단원(北鬱單越), 농맹음아(聾盲瘖啞), 세지변총(世智辯聰), 불전불후(佛前佛後)를 말한다.
  20. 20)고려대장경에는 ‘두수(抖擻)’로 되어 있는데, 신수대장경을 참고하여 두수(斗藪)로 풀이했다.
  21. 21)고려대장경에는 ‘가(加)’로 되어 있는데, 신수대장경을 참고하여 ‘가(跏)’로 풀이했다.
  22. 22)구족무원위(具足無願位), 즉 수행을 모두 닦아서 모든 소원이 이루어진 자리를 가리킨다.
  23. 23)①십악(十惡)을 범하지 않는 열 가지 선업(善業). 방생(放生)과 시식(施食), 범행(梵行), 실어(實語), 직어(直語), 연어(軟語), 화합관(和合觀), 부정관(不淨觀), 자비관(慈悲觀), 인연관(因緣觀)을 일컫는 말. ②열 사람의 착한 벗. ③열 가지 좋은 일이니, 10선도(善道) 또는 10선계(善戒)라고도 한다. 10악(惡)의 반대. 산 것을 죽이지 않으며[不殺生], 도둑질하지 않으며[不偸盜], 음욕하지 않으며[不邪婬], 거짓말하지 않으며[不妄語], 빛난 말을 하지 않으며[不綺語], 모진 말을 하지 않으며[不惡口], 두 가지 말을 하지 않으며[不兩舌], 아끼고 탐하지 않으며[不貪欲], 성내지 않으며[不瞋恚], 그릇된 견해를 가지지 않음[不邪見]이 여기에 해당한다.
  24. 24)자비희사(慈悲喜捨)의 4무량심(無量心)을 뜻함. 이는 범천(梵天)에서 생하는 행업(行業)이므로 범행(梵行)이라 함.
  25. 25)원전(原典)은 ‘무물맹불견(無物盲不見)’이다. 송(宋)ㆍ원(元)ㆍ명(明)의 3본(本)에 의하면 ‘무물목불견(無物目不見)’이므로 ‘목(目)’으로 고쳐 번역함.
  26. 26)나에게 소속되는 것으로 나에게 집착되는 사물, 즉 나의 소유.
  27. 27)순서라는 뜻. 여기서는 세존이 과거의 인행시(因行時)에 닦은 차제항포문(次第行布門)의 순서를 말한다. 차제항포문은 보살수행의 계위(階位)를 단계적으로 펴놓은 것으로 10신(信)ㆍ10주(住)ㆍ10행(行)ㆍ10회향(廻向)ㆍ10지(地)ㆍ등각(等覺)ㆍ묘각(妙覺)의 차례를 말한다. 그러므로 세존이 과거세(過去世)에 이와 같은 수행을 차례로 행한 것을 가리킨다.
  28. 28)다섯 가지의 신통력(神通力). 곧 도통(道通)ㆍ신통(神通)ㆍ의통(依通)ㆍ보통(報通)ㆍ요통(妖通).
  29. 29)고려대장경에는 ‘인해(人害)’로 되어 있는데, 신수대장경을 참고하여 ‘해인(害人)’으로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