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3_0491_b_01L앙굴마라경 제4권
013_0491_b_01L央掘魔羅經卷第四


송 천축삼장 구나발타라 한역
013_0491_b_02L宋天竺三藏求那跋陁羅譯



그때 앙굴마라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기이합니다. 여래께서는 일체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어 제일 어려운 일을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앙굴마라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가 제일 어려운 일을 한 것이 아니라 다시 제일 어려운 일이 있다. 말하자면 미래 세상에 정법(正法)이 세상에 머무른 지 80년 후에 항상 변치않는 여래장을 설한 대승 경전으로 위안시키거나 연설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다.
어떤 중생이라도 그와 같은 것을 지니기란 매우 어려운 것이며, 어떤 중생이라도 항상 변치 않는 여래장을 듣고, 진실하게 따라 순종하는 것도 매우 어렵다.”
013_0491_b_03L爾時央掘魔羅白佛言世尊奇哉如哀愍一切衆生爲第一難事佛告央掘魔羅非是如來爲第一難事有第一難事謂於未來正法住世餘八十年安慰說此摩訶衍經常恒不變如來之藏是爲甚難若有衆生持諸同類是亦甚難若有衆生聞說如來常恒不變如來之藏隨順如實亦甚難
앙굴마라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어렵다고 하십니까?”
부처님께서는 앙굴마라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큰 땅이 네 가지의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것과 같다. 무엇이 넷인가 하면 첫째는 큰 물이요, 둘째는 큰 산이요, 셋째는 초목이요, 넷째는 중생이니 이와 같이 큰 땅이 네 가지의 큰 짐을 지고 있다.”
앙굴마라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013_0491_b_12L央掘魔羅白佛言世尊何如爲難佛告央掘魔羅譬如大地荷四重擔何等爲四一者大水二者大山三者草木四者衆生如是大地荷此四擔央掘魔羅白佛言如是世尊
부처님께서는 앙굴마라에게 말씀하셨다.
“이 큰 땅만이 네 가지의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 하면 그 밖에도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앙굴마라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입니까? 세존이시여.”
013_0491_b_16L告央掘魔羅非是大地荷四重擔以者何餘復更有荷重擔者央掘魔羅白佛言誰耶世尊
013_0491_c_01L부처님께서는 앙굴마라에게 말씀하셨다.
“정법이 세상에 머무른 지 80년 후에는 보살마하살이 일체 중생을 위하여 여래의 항상 변치 않는 여래장을 연설하며 네 가지 짐을 짊어질 것이다. 무엇이 넷이냐 하면, 흉악한 나쁜 무리들이 항상 해를 가하려 하여도 죽고 사는 것을 돌아보지 않고 목숨을 버리면서 여래의 항상 변치 않는 여래장을 연설하니 이것이 첫째의 짐으로서 온갖 산더미보다 더 무거운 것이다.
013_0491_b_19L佛告央掘魔羅正法住世餘八十年菩薩摩訶薩爲一切衆生演說如來常恒不變如來之藏當荷四擔何等爲四謂兇惡像類常欲加害而不顧存亡棄捨身命說如來常恒不變如來之藏是名初重於一切衆山積聚
흉악한 무리들과 못된 우바새(優婆塞)들이 일천제(一闡提)가 되어 헐뜯고 꾸짖더라도 듣고 모두 잘 참으니, 이것이 둘째의 짐으로서 온갖 큰 물이 모인 것보다 더 무거운 것이다.
013_0491_c_03L兇惡像類非優婆塞以一闡提而毀罵之聞悉能是第二擔重於一切大水積聚
국왕ㆍ대신과 큰 힘이 있는 용감한 장수와 그의 친속들을 위하여 여래장을 말해 줄 인연이 없고, 옹졸하고 못난 이와 빈궁하고 얻어 먹는 이만을 오직 위하여 참고 견디며 연설해 주니, 이것이 셋째의 짐으로서 일체 중생이 크게 모인 것보다 더 무거운 것이다.
013_0491_c_05L緣得爲國王大臣大力勇將及其眷屬說如來藏唯爲下劣形殘貧乞堪忍演說是第三擔重於一切衆生大
고통이 많은 변방 같은 곳에서 의복ㆍ음식ㆍ탕약과 온갖 도구가 좋지 못하고 온갖 고통뿐이며 한 가지도 좋은 것이 없고 남자들은 모두 삿되고 비방하며 여자들은 믿음이 적은데 그곳만을 고달프게 지키면서 풍년 드는 좋은 땅과 고을에 살지 않는 것이 넷째의 짐으로서 온갖 수풀의 무더기보다 더 무거운 것이다.
013_0491_c_09L窮守邊地多惱之處衣食湯藥衆具麤弊一切苦觸無一可樂男悉邪謗女人少信城郭丘聚豐樂之處不得止住是第四擔重於一切草木積
만일 이 네 가지의 무거운 짐을 잘 짊어진다면 이야말로 큰 짐을 잘 짊어지는 보살마하살이라고 말할 것이니, 보살마하살로서 정법이 없어지려고 할 80년 후에 몸과 목숨을 버리면서라도 여래의 항상 변치 않는 여래장을 연설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며, 저 모든 중생들이 여래의 항상 변치 않는 여래장에 대해 듣고 믿으며 좋아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013_0491_c_13L若能荷此四重擔者是名能荷大擔菩薩摩訶薩若菩薩摩訶薩於正法欲滅餘八十年棄捨身命演說如來常恒不變如來之藏是爲甚難能維持彼諸衆生是亦甚難彼諸衆生聞說如來常恒不變如來之藏起信樂是亦甚難
또 앙굴마라여, 이것이 여래(如來)의 제일 어려운 일이 아니라, 더 어려운일을 지금 다시 말하겠다.
이를테면 어떤 사람이 그 수명이 한량없어서 한량없는 백천억 해를 지내면서 한 터럭 끝으로 큰 바닷물을 찍어내며, 또 이보다 더 긴 세월을 지나 한 터럭으로 바닷물을 찍어내어 바닷물이 다 닳아 소 발자국 정도 남게 한다면 이는 매우 어렵지 않겠느냐.”
013_0491_c_19L復次央掘魔羅非是如來爲第一難今當更說復有難事譬如士夫其壽無量過無量百千億歲以一毛端渧大海水復過是數以一毛渧乃至將竭餘如牛迹爲甚難不
013_0492_a_01L앙굴마라는 말하였다.
“매우 어렵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앙굴마라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요, 더 어려운 것이 있다.”
앙굴마라는 말하였다.
“무엇입니까? 세존이시여.”
013_0492_a_01L央掘魔羅甚難世尊不可稱說佛告央掘魔此不爲難更有甚難央掘魔羅言誰耶世尊
부처님께서는 앙굴마라에게 말씀하셨다.
“정법이 세상에 머무른 지 80년 후에 만일 어떤 보살마하살이 몸과 목숨을 버리면서라도 여래의 항상 변치 않는 여래장을 연설한다면 이야말로 매우 어려운 것이다.
또 앙굴마라여, 이것이 여래의 제일 어려운 일이 아니라 또 어려운 일이 있다.
앙굴마라여, 이를테면 어떤 사람이 수미산과 큰 땅과 큰 바다를 짊어지고 백억 년을 지낸다면 이는 위대한 힘이니 제일 어려운 일이 아니겠느냐.”
013_0492_a_04L佛告央掘魔羅正法住世餘八十年若有菩薩摩訶薩棄捨身演說如來常恒不變如來之藏爲甚難復次央掘魔羅非是如來爲第一難更有難事央掘魔羅譬如士夫擔須彌山王及大地大海經百億歲爲大力第一難不
앙굴마라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이는 여래의 경계요, 저 성문이나 연각으로 미칠 바가 아닙니다.”
013_0492_a_11L央掘魔羅白佛言如是如來境界非彼聲聞緣覺所及
부처님께서는 앙굴마라에게 말씀하셨다.
“저것은 위대한 힘이 아니며 매우 어려운 것이 아니다. 만일 큰 바다의 물을 한 티끌씩 백천억 분으로 만들고 백천억 겁 동안에 한 티끌씩을 지니고 가서 바닷물을 닳게 하여 소 발자국만큼 남게 하거나, 또는 수미산과 큰 땅과 강과 바다를 백천억 겁 동안 지고 있는다 하여도 그는 정법이 세상에 머무른 지 80년 후에 여래의 항상 변치 않는 여래장을 연설하지 못할 것이요, 오직 사람 중의 영웅인 보살만이 여래의 항상 변치 않는 여래장을 연설하며 정법을 두호하고 지니리니 나는 이 사람이야말로 제일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노라.
또 앙굴마라여, 이를테면 어떤 사람이 물로 삼천대천세계의 아주 왕성한 불을 끈다면 이러한 사람이야말로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니겠느냐.”
013_0492_a_12L佛告央掘魔羅彼非大力非爲甚難若以大海一塵爲百千億分百千億劫持一塵去乃至將竭餘如牛迹能擔負須彌山王大地河海百千億而彼不能於正法住世餘八十年演說如來常恒不變如來之藏有菩薩人中之雄能說如來常恒不變如來之藏護持正法我說此人第一甚難復次央掘魔羅譬如士夫能以水滅三千大千世界熾然盛火如是士夫爲甚難不
013_0492_b_01L앙굴마라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1천하(天下)의 불을 끄기도 참으로 어려운 일인데 더구나, 삼천대천세계의 불을 끄는 것이겠습니까. 이야말로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013_0492_b_01L央掘魔羅白佛言世尊一天下火尚爲極難況復三千大千世界是爲甚難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앙굴마라여, 미래의 세상에는 계율을 지니는 무리는 줄어들고 계율을 범하는 무리는 많아지리라.
정법이 세상에 머무른 지 80년 후에 보살마하살로서 몸과 목숨과 남종ㆍ여종과 소ㆍ염소와 법답지 않은 재물을 버리면서라도 가지가지로 청정하게 정법을 널리 말하며 여래의 항상 변치 않는 여래장을 연설한다면 이는 어떤한 사람이겠느냐?”
013_0492_b_03L佛言如是央掘魔羅未來世中持戒衆減犯戒衆增正法住世餘八十年菩薩摩訶薩棄捨身命奴婢牛羊非法財物種種淸淨宣說正法演說如來常恒不變如來之此何士夫
앙굴마라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직 부처님만이 그를 아실 것이요, 성문ㆍ연각도 그를 모를 것입니다. 그 때는 세간의 깨끗한 법을 두호하며 지니기도 어렵거든, 더구나 출세간에서 최상인 여래의 항상 변치 않는 여래장을 연설하는 일이겠습니까.
그와 같은 사람은 물론 삼천대천세계에 맹렬한 불을 끄는 것과 같아서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만일 앞으로 정법이 세상에 머무른 지 80년 후에 보살마하살로서 몸과 목숨을 버리면서라도 여래의 항상 변치 않는 여래 갈무리를 연설한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여래인 것으로 알아야 합니다.”
013_0492_b_08L央掘魔羅白佛言唯佛能知非聲聞緣覺爾時護持世閒淨法猶尚爲難何況出世閒上上如來常恒不變如來之藏如彼士夫能以水滅三千大千世界熾然盛火極爲甚難若於未來正法住世餘八十年菩薩摩訶薩棄捨身命演說如來常恒不變如來之藏當知彼人卽是如
013_0492_c_01L부처님께서는 앙굴마라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나도 이렇게 말하며 일체 여래께서도 ‘저 사람이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어서 무엇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씀하신다.
또 선남자여, 온갖 시냇물이 큰 바다에 들어가면 그 밖의 딴 흐름이 나타나지 않듯이, 그 사람이 얻은 지혜도 그와 같아서 온갖 사람들이 그 안에 들어가고 모두 다 나타나지 않는다.
또 선남자여, 큰 바다가 죽은 시체를 받아들이지 않듯이, 그 사람도 그와 같아서 모두 실없는 행위와 애욕과 병고와 어지럽히는 못된 짓이 없으므로 여래장을 비방하는 이와 함께 머무르지 않나니, 이와 같은 사람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며 저 중생들을 돌봐 주는 이와 법을 듣는 이도 또한 매우 어려운 일이다.”
013_0492_b_16L佛告央掘魔羅善哉善哉善男子我亦如是說一切如來說彼士夫所爲難事不得邊際復次善男子譬如百川入于大海別流不現如是士夫所得智慧一切士夫來入其中悉皆不現復次善男子譬如大海不受死屍是士夫無諸戲行家愛家病雜亂非謗如來藏者不與同止如是士夫極爲甚難維持彼衆及聽法者是亦甚難
앙굴마라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로서 몇 가지 모습을 갖추어야만 처음 배우는 이라고 말하지 않습니까?”
013_0492_c_03L央掘魔羅白佛言世尊菩薩摩訶薩成就幾相名非新學
부처님께서는 앙굴마라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여덟 가지 모습을 갖추면 처음 배우는 이라고 하지 않는다. 무엇이 여덟이냐 하면 첫째는 법을 앎이요, 둘째는 생각하여 지닐 줄을 앎이요, 셋째는 부모를 잘 받듦이요, 넷째는 스승의 은혜를 앎이요, 다섯째는 모든 나쁜 소견을 싫어함이요, 여섯째는 온갖 상을 냄과 업신여김과 조복되지 않음과 좋지 못하고 깨끗하지 못한 물건을 멀리함이요, 일곱째는 음욕을 생각하지 않으며 꿈 속에서도 역시 그 생각을 내지 않음이요, 여덟째는 계율을 공경하고 존중하게 여김이니 이와 같이 보살마하살이 여덟 가지 모습을 갖추면 처음 배우는 이가 아니라 할 것이다.
013_0492_c_05L佛告央掘魔羅善男子菩薩摩訶薩成就八相非爲新學何等爲八一者知法二者知思量持三者供飬父母四者知師恩五者厭諸惡見六者離一切相輕慢不調伏不善不淨之物七者不思欲乃至夢中亦不起想八者敬重於戒如是菩薩摩訶薩成就八相非爲新學
또 보살마하살이 여덟 가지 모습을 갖추면 처음 배우는 이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무엇이 여덟이냐 하면 첫째는 대승법을 연설함이요, 둘째는 여래장을 분명하게 연설하고 싫어하거나 버리지 않음이요, 셋째는 재물을 탐내지 않음이요, 넷째는 인자[慈]하며 불쌍히 여기며[悲] 기뻐하며[喜] 놓아버리며[捨] 참음[忍]이요, 다섯째는 일체 중생을 마치 외아들과 같이 보는 것이요, 여섯째는 선지식(善知識)을 가까이함이요, 일곱째는 악지식(惡知識)을 멀리함이요, 여덟째는 세속의 이익에 대하여 만족할 줄 앎이니 보살이 이와 같은 여덟 가지 모습을 갖추면 처음 배우는 이가 아니라고 할 것이다.
013_0492_c_13L復次菩薩摩訶薩成就八相非爲新何等爲八一者說摩訶衍二者分明演說如來之藏而不厭捨三者不貪財物四者慈悲喜捨忍五者視一切衆生猶如一子六者近善知識者離惡知識八者世利知足菩薩成就如是八相非爲新學
013_0493_a_01L또 보살이 여덟 가지 모습을 갖추면 처음 배우는 이가 아니라고 할 것이니, 무엇이 여덟이냐 하면 첫째는 편히 위안시키되 상대의 정도를 알아서 잘 말해줌이요, 둘째는 실없는 짓과 실없는 말을 하지 않음이요, 셋째는 번뇌가 줄고 희박하여 앎이요, 넷째는 일체 경을 듣고 앎이요, 다섯째는 수면을 항복 받음이요, 여섯째는 게으르지 않음이요, 일곱째는 부지런하고 방일하지 않음이요, 여덟째는 항상 계율을 좋아함이니 보살이 이와 같은 여덟 가지 모습을 갖추면 처음 배우는 이가 아니라고 할 것이다.
013_0492_c_20L復次菩薩成就八相非爲新學何等爲八一者安慰知量美說二者不嬉戲三者煩惱微薄忍四者聞一切經忍五者降伏睡眠六者不懶墯七者精勤不放逸八者常樂求戒菩薩成就如是八相非爲新學
또 보살이 여덟 가지 모습을 갖추면 처음 배우는 이가 아니라고 할 것이니 무엇이 여덟이냐 하면 첫째는 진실함이요, 둘째는 깨끗하여 깨끗한 일 익히기를 좋아함이요, 셋째는 빛나고 윤택함이요, 넷째는 단정함이요, 다섯째는 여자를 멀리함이요, 여섯째는 친척을 멀리함이요, 일곱째는 악을 들으면 두려워할 줄 알고 이런 저런 악에 괴롭혀지면 듣고는 몸에 털이 모두 곤두섬이요, 여덟째는 중생들을 불쌍히 여김이니 보살이 이와 같은 여덟 가지 모습을 갖추면 처음 배우는 이가 아니라고 할 것이다.
013_0493_a_03L復次菩薩成就八相非爲新學何等爲八一者眞實二者鮮淨樂習淨事三者光澤四者端政五者遠離女人六者遠離親族七者聞惡恐怖彼彼惱亂身毛皆豎八者愍念衆生菩薩成就如是八相非爲新學
또 보살이 여덟 가지 모습을 갖추면 처음 배우는 이가 아니라고 할 것이니 무엇이 여덟이냐 하면, 첫째는 부처님의 말씀과 마군의 말이 다른 것을 잘 앎이요, 둘째는 경전 아는 이를 공경함이요, 셋째는 계율과 계율 아닌 것의 차이와 그 숨은 뜻을 알음이요, 넷째는 여래의 비밀한 말씀을 잘 앎이요, 다섯째는 여래의 비밀한 말씀을 앎이요, 여섯째는 세간의 일에 순종하는 것을 잘 앎이요, 일곱째는 여래가 항상 변치 않음을 잘 앎이요, 여덟째는 보살의 나쁜 일과 나쁜 일 아닌 것을 잘 알며 때와 장소를 잘 알아서 스스로 능란함이니 보살이 이와 같은 여덟 가지 모습을 갖추면 처음 배우는 이가 아니라고 할 것이다.
013_0493_a_08L復次菩薩成就八相非爲新學何等爲八一者善知佛說魔說差別二者恭敬知經者三者知律非律差別二隱覆四者善知如來隱覆之說五者知如來秘密六者善知隨順世聞事七者善知如來常恒不變八者善知菩薩惡非惡事善知時方自能菩薩成就如是八相非爲新學
이상의 마흔 가지 모습을 몸과 생각과 법으로 성취한 보살이라면 처음 배우는 이가 아니라고 하나, 만일 마흔 가지의 공덕이 없거나 만일 반만 되거나 반도 안 된다면 그 남녀는 대승법에 머무른 것이 아니며, 또한 여러 보살의 무리에 들지 못한 것이라고 알아야 하니, 그러므로 보살의 행은 매우 어려운 것이다.
저 보살에게는 어떤 수승한 공덕이 있는가. 그는 애욕에 대한 생각이 없으며 꿈에서조차 마음을 일으키지 않나니 이 사람에게는 모든 각지(覺支)의 수승한 공덕이 있다고 알아야 한다.”
013_0493_a_16L成就如是四十相身念法是菩薩非爲新學無四十功德若半減半當知善男子善女人不住摩訶衍亦不入諸菩薩是故菩薩行則爲甚難彼何等勝功德謂無欲想乃至夢中亦不起心當知是人有一切覺支殊勝功德
013_0493_b_01L그때 문수사리는 앙굴마라에게 말하였다.
“여래장이란 어떠한 뜻이 있는가. 만일 일체 중생에게 모두 여래장이 있다면 일체 중생이 모두 마땅히 부처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일체 중생이 모두 죽이고 도둑질하며 음행하고 거짓말하며 술을 마시는 등 좋지 못한 업을 짓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일체 중생에게 모두 불성(佛性)이 있으면 마땅히 동일한 때에 해탈을 얻어야 할 것이며, 만일 불성이 있다면 마땅히 5역죄를 짓고 일천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만일 나[我]와 나의 계(界)가 있다면 마땅히 온갖 존재[有]를 제도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세간에는 나가 있을 수 없고 계(界)도 있을 수 없으니, 온갖 법에 나가 없는 것이 바로 불교인가 하오.”
013_0493_a_22L爾時文殊師利語央掘魔羅言如來藏者有何義若一切衆生悉有如來藏者一切衆生皆當作佛一切衆生皆當殺邪婬妄語飮酒等不善業何以故一切衆生悉有佛性當一時得度若有佛性者當作逆罪及一闡若有我者我界當度一切有是故世閒無有我無有界一切法無我是諸佛教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일체 중생에게 여래장이 있으나 한량없는 번뇌에 덮인 것이 그릇 안에 있는 등불과 같다.
또 문수사리여, 비유컨대 한 조복자(調伏子)가 있는데 가섭(迦葉)여래께서 그에게 수기하시되, ‘7년 후에는 꼭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바른 법으로 다스리고 교화할 것이며, 나도 이 뒤 7일이면 꼭 열반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심과 같으니라.
013_0493_b_08L佛告文殊師利一切衆生有如來藏爲無量煩惱覆如甁中燈文殊師利譬如有一調伏子迦葉如來爲授記言卻後七年當爲轉輪聖王正法治化我亦卻後七日當般涅槃
그때 조복자는 그 수기 주심을 듣고 기뻐 날뛰면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일체지(一切智)께서 나에게 수기하시기를, 꼭 전륜성왕이 된다고 하셨으니 나는 지금 그것을 의심하지 않겠다’ 하고서, 곧 자기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저에게 어육과 젖과 낙(酪)이며 깨와 팥 등의 온갖 좋은 음식을 주십시오. 제가 힘이 있어야 되겠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한꺼번에 온갖 음식을 함부로 먹다가 스스로 살아가지 못하고 비명에 죽었다. 어찌 생각하는가. 문수사리여, 저 부처님께서 거짓말을 하신 것인가, 일체지가 아닌 것인가? 그 사람은 참으로 전륜성왕이 될 선근과 과보가 없는 것인가?”
013_0493_b_13L調伏子聞授記已歡喜踊躍作是念言一切智記我當得轉輪聖我今不疑卽白母言與我魚肉乳酪麻豆種種美食我當有力彼幷食雜食肉故不能自活非時而死云何文殊師利彼佛爲妄語耶爲非一切智耶爲彼實無轉輪聖王善根果報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는 본래의 나쁜 업으로 이렇게 죽게 된 것입니다.”
013_0493_b_20L文殊師利白佛言世尊彼本惡業故致此死
013_0493_c_01L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한 말을 하지 말 것이니 그는 비명으로 죽었을 뿐이요, 본래의 나쁜 업 때문이 아니다. 문수사리여, 저 부처님께서 과거의 나쁜 업보를 알지 못하고 수기하셨겠느냐. 과거의 나쁜 업보가 없거늘 지금 스스로 허물을 저질러서 목숨을 잃게 된 것뿐이다.
이와 같도다. 문수사리여, 만일 남자와 여인이 ‘나의 몸 안에 여래장이 있으니 저절로 해탈되어야 할 것이며, 나는 마땅히 악을 지을 것이다. 만일 이와 같이 악을 짓는다면 불성이 해탈을 얻는 것이냐, 해탈을 얻지 못하는 것이냐’고 생각한다면, 위에서 말한 저 조복자와 같아서 참으로 왕이 될 수 있는 성품이 있지만 되지 못한 것과 같다. 왜냐 하면 방일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013_0493_b_21L佛告文殊師利勿作是說彼非時死耳非本惡業報也文殊師彼佛不知先惡業報而記之耶先惡業今自作過以致失命耳如是文殊師利若男子女人作是念言身中有如來之藏自當得度我當作若如是作惡者爲佛性得度耶得度耶如上所說彼調伏子實有王性而不得度所以者何以多放逸故
불성(佛性)이 해탈 못하는 것도 그와 같아서 저 중생들이 많이 방일하기 때문이다. 일체 중생에게 불성이 없는 것이었느냐. 그건 아니다. 전륜왕이 되는 과보처럼 실제로 불성이 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거짓말을 하셨느냐. 그건 아니다. 중생들이 거짓말을 하고 온갖 방일한 짓을 하며 법을 듣고도 방일하기 때문이니 자기의 허물과 악 때문에 성불하지 못한 것이다.”
013_0493_c_06L佛性不度亦復如是以彼衆生多放逸故一切衆生爲無佛性耶實有佛性如轉輪王報爲佛妄語耶衆生妄語作諸放逸以聞法放逸故自過惡故不得成佛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일체 중생에게 본래의 업이 없습니까?”
013_0493_c_11L文殊師利白佛言世尊一切衆生無本業耶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그에게 본래의 업이 있다 하여도 이 경을 조금만 들으면 한량없는 아승기겁 동안 쌓인 죄가 모두 다 소멸하리라.
왜냐 하면 여래께서는 한량없는 아승기겁부터 큰 서원을 세우시되, ‘일체 중생 가운데 제도 못한 이는 제도 시킬 것이며, 해탈 못한 이는 해탈시킬 것이다’라고 하셨나니 이 서원과 선근으로 여래의 지혜 광명이 비추는 곳에는 한량없는 아승지의 죄가 모두 다 소멸한다.
013_0493_c_12L佛告文殊師利彼有本業但少聞此經無量阿僧祇罪皆悉除滅所以者何如來無量阿僧祇劫發大誓言一切衆生未度令度未脫令脫以此誓願善根如來慧日光明所照無量阿僧祇罪皆悉除
013_0494_a_01L또 문수사리여, 비유컨대 온갖 구름과 안개가 덮여 지나가 해가 나타나지 못할 때에는 온 세간을 덮고 가리우지만 햇빛이 조금만 나타나면 온 세간의 어둠과 가리움이 다 사라짐과 같나니, 아승지의 큰 죄가 쌓여 이 경(經)의 해가 나타나기 전에는 일체 중생이 나고 죽음에 윤회하지만, 이 경의 해가 나타나면 아승기의 악과 큰 어둠이 쌓였더라도 여래의 항상 변치 않는 여래장에서는 그것이 한번 손가락 튀기는 순간에 없어지며, 만일 희롱하여 웃으면서 말하거나 딴 짓을 따랐거나 외도에 쏠렸거나 바라이(波羅夷)와 무간(無間)의 나쁜 업과 아승기의 죄라도 잠깐만에 모두 다 없어질 것이다.
013_0493_c_18L復次文殊師利譬如一切雲霧覆日未出時皆悉障蔽一切世閒光少出一切世閒闇障悉滅如是阿僧祇大罪積聚乃至此經日未出時一切衆生輪迴生死此經日出阿僧祇惡大闇積聚一彈指頃於如來常恒不變如來之藏若戲笑說若隨順此及道外若波羅夷無閒惡業僧祇罪須臾悉滅
왜냐 하면 석가모니여래의 이름만 들으면 비록 발심을 못했으나 이는 벌써 보살이기 때문이다. 왜냐 하면 여래의 수승한 서원은 세간을 모두 나의 소유라고 여기며 제도되지 못한 이들을 모두 제도를 얻게 하며 바른 법으로 교화하여 모두 깨닫게 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여래의 이름만 들은 이도 모두 보살이 될 것이니 그들은 스스로 번뇌를 속히 끊을 뿐만 아니라, 내가 얻은 몸도 얻게 될 것이다. 문수사리여, 내가 말한 게송과 같으니라.
013_0494_a_03L所以者何若聞釋迦牟尼如來名號雖未發心已是菩所以者何以如來勝願一切世閒是我有故諸未度者當令得度化以正法悉令覺悟是故文殊師利聞如來名者皆爲菩薩非但自能速除煩亦復當得我所得身文殊師利我偈說

내가 이미 도를 말했으며
근심과 슬픔의 독 가시 빼냈으니
그대들은 마땅히 받아 행해야 하리.
이는 바로 여래가 하신 말씀이라네.
013_0494_a_10L我已稱說道
憂悲毒刺拔
汝等應當作
如來之所說

내가 말하는 도는 어떠한 도인가. 그 도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성문의 도와 보살의 도이다.
저 성문의 도는 8성도(聖道)를 말하고 보살의 도는 일체 중생에게 모두 여래장이 있다고 말한 것이다.
나는 차례로 모든 번뇌를 끊고 불성을 증득하여 그야말로 변동이 없으며 참으로 즐겁도다. 만일 번뇌를 끊지 못했더라면 항상 나고 죽음에 바퀴돌듯 하였으리라.
‘내가 이미 도를 말했으며 근심과 슬픔의 독 가시 빼냈으니’라고 한 데서 근심과 슬픔은 번뇌를 말하고, 가시를 빼냈다는 것은 여래를 말하니 나는 한량없는 번뇌를 끊어 없애고 큰 의왕(醫王)이 되었으므로 그대들은 마땅히 나에게 받아 배워야 하고 나는 당연히 그대들에게 여래장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013_0494_a_12L我說道者說何等道道有二種謂聲聞道及菩薩道彼聲聞道者謂八聖菩薩道者謂一切衆生皆有如來我次第斷諸煩惱得佛性不動快樂甚可愛樂若不斷者恒輪轉生死我已稱說道憂悲毒刺拔憂悲者謂煩惱義拔刺者謂如來我斷除無量煩惱爲大醫王汝等當從我受我當示汝如來之藏
013_0494_b_01L‘그대들은 응당 받아 행해야 하리’라고 함은 숨기고 말한 뜻이요, ‘이는 바로 여래가 하신 말씀이라네’라 함은 너희들을 속이지 않고 너희들을 속이지 않았다는 것을 밝힘이니,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시는 것이 우담바라[優曇鉢]꽃과 같고 그를 믿게 되는 것도 항하(恒河)의 모래에 금 좁쌀과 같으며, 또한 눈먼 거북이 뜬 나무 구멍을 만나는 것과 같아서 여래ㆍ응공ㆍ등정각(等正覺)의 여래장(如來藏)경을 만나게 된 것이니 나고 죽음과 수명과 업과에 대하여 속지 말고, 그대들은 스스로 온갖 존재[有]와 일체 번뇌의 병을 벗어나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이는 여래가 하신 말씀이라고 하였다.
013_0494_a_21L汝等應當作者隱覆說義如來之所說者此生欺誑汝欺誑汝佛出世閒如優曇鉢華得信猶如恒沙金粟亦如盲龜値浮木孔如是遇如來應供等正覺如來藏經不以生死壽果欺誑汝等自度一切有及一切煩惱病是故言如來之所說

모든 착한 법 부지런히 닦으며
온갖 나쁜 마음 항복시켜야 하나니
복 닦기를 게을리하는 이는
마음이 나쁜 데에 빠져 버린다네.
013_0494_b_04L精勤諸善法
折伏諸惡心
修福遲緩者
意樂著諸惡

이 게송은 내가 성문들을 위하여 말한 것이다.
또 여래장은 매우 얻기가 어렵다. 세상에 이처럼 얻기 어려운 것은 없으니 여래장을 마땅히 빨리 관찰해야 한다.
이와 같고 이와 같이 마음이 나쁜 데에 빠져 있는 비구도 그 자성(自性)만은 청정하거니와 마음 마음에 나쁜 스승에게 배운 허물이어서 다섯 번뇌[五垢]가 우두머리 되어 많은 번뇌들이 앞뒤로 둘러싸고 있다.
013_0494_b_06L此偈我爲聲聞說又如來藏者極爲難得世閒無有如是難得譬類如來之藏當疾觀察如是如是意樂著諸惡者比丘自性淨心心習惡知識過五垢爲首衆多煩惱前後圍繞
어떤 것을 다섯 번뇌가 우두머리 되어 많은 번뇌들이 둘러싸고 있다 하느냐 하면, 이른바 탐욕과 성냄과 수면(睡眠)과 들뜸[掉]과 의혹이 그것이다. 이 다섯 번뇌가 마음을 파괴하니, 근본이 되는 이 다섯 번뇌와 그에 따르는 모든 번뇌를 깨끗이 제거하려고 하면 자성의 청정한 마음에 대하여 방편과 힘을 부지런히 닦아야 할 것이며, 방편을 부지런히 닦고 수다라(修多羅)를 비방하지 말며 일천제 짓을 하지 말 것이며, 방편을 부지런히 닦아서 스스로 제도해야 할 것이니 이러한 뜻에서 저 마음에 한량없는 객진(客塵)번뇌를 근본부터 빨리 뽑아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013_0494_b_11L云何五垢爲本諸煩惱圍遶所謂貪欲睡眠此五垢壞心欲淨除五垢本及諸煩惱者當勤方便自性淸淨心力當勤方便及未謗修多羅未成一闡提當勤方便修習自度以是義故說彼心無量客塵煩惱應當疾疾拔其根本

의식인 법은 행(行)보다 앞서서
의식이 법보다 수승하여 법을 냈나니
의식인 법을 청정하게 믿으면서
만일 말하거나 행한다면
그림자가 물체를 따르듯
쾌락이 저절로 따르리.
013_0494_b_18L意法前行
意勝法生
意法淨信
若說若作
快樂自追
如影隨形
013_0494_c_01L
이 게송은 내가 성문들을 위하여 말한 것이니 여래장의 이치를 말한 것이다. 의법(意法)을 자성이 청정하다는 쪽으로 말한다면 여래장이 일체법보다 수승하다는 뜻이다. 일체법은 여래장이 지어내는 것이며 의법(意法)을 깨끗하게 믿어 모든 번뇌를 끊는다면 참 나[我]의 경지를 본다는 것이다.
만일 여래장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끗이 믿은 후에 말하거나 행하며 부처를 이룰 때에 말하거나 행하여 온 세간을 제도한다면 사람이 자기 그림자를 보듯이 여래장을 보는 것도 그와 같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림자가 물체를 따르듯 한다고 말했다.
013_0494_b_20L我爲聲聞乘說此偈意者謂如來藏若自性淸淨意是如來藏勝一切一切法是如來藏所作及淨信意斷一切煩惱故見我界故若自淨信有如來藏然後若說若作得成佛時若說若作度一切世閒如人見影見如來藏亦復如是是故說如影隨形

의식인 법은 행(行)보다 앞서서
의식이 뜻보다 수승하여 법을 냈나니
의식인 법이 나쁜 짓을 저지르면서
만일 말하거나 행한다면
수레바퀴가 소 발자국 따르듯
온갖 고통 저절로 따르리.
013_0494_c_04L意法前行
意勝意生
意法爲惡
若說若作
衆苦自追
如輪隨迹

이 게송은 번뇌의 법을 말한 것이다. ‘의식인 법이 나쁜 짓을 저지르면서’라고 함은 한량없는 번뇌에 덮여 온갖 악을 짓기 때문에 ‘나쁜 짓을 저지른다’고 말한 것이다. 그리고 자성인 마음이 바로 여래장인 줄 알지 못하고 한량없는 번뇌에 들어가서 이처럼 들뜨고 혼탁하여 쉬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말하거나 행한다면 수레바퀴가 소 발자국을 따르듯 온갖 고통이 항상 따르고 끊어지지 않는다 함은 모든 악이 쌓이고 모여 나고 죽음에 바퀴 돌듯함을 말함이다. 일체 중생이 수레바퀴가 소의 발자국을 따르듯 3악도에 윤회하니, 그러므로 ‘복 닦기를 게을리하는 이는 그 마음이 나쁜 법에 빠진다’라고 말했다.
013_0494_c_06L謂一轅兩輪二牛牽之故輪隨迹此偈說煩惱義意法惡者爲無量煩惱所覆造作諸惡故名爲惡不知自性心如來藏入無量煩惱義如是躁濁不息故若說若作一切衆苦常隨不如輪隨迹者諸惡積聚生死輪迴轉一切衆生於三惡趣中如輪隨迹是故說於福遲緩者心樂於惡法
또 문수사리여, 젖[乳]에 소(酥)가 있는 줄을 알고 방편껏 짜내고 맹물을 짜내지 않나니 맹물에는 소(酥)가 없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중생도 여래장이 있는 줄을 알기 때문에 부지런히 계율을 지니며 범행(梵行)을 깨끗이 닦는다.
또 문수사리여, 산에 금이 있는 줄을 알고 산을 파서 금을 구하고 나무를 파지 않나니 나무에는 금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다. 문수사리여, 중생도 여래장이 있는 줄을 알기 때문에 부지런히 계율을 지니며 범행을 깨끗이 닦으면서 ‘나는 반드시 불도를 이루게 되리라’고 말한다.
또 문수사리여, 만일 여래장이 없다면 헛되이 범행을 닦는 것이니, 마치 겁(劫)이 다할 때까지 맹물을 짜내도 소(酥)를 얻을 수 없는 것과 같다.”
013_0494_c_14L復次文殊師利如知乳有酥故方便鑽求而不鑽水以無酥故如是文殊師利衆生知有如來藏故精勤持戒淨修梵行復次文殊師利如知山有金故鑿山求金而不鑿樹以無金故如是文殊師利衆生知有如來藏故精勤持戒淨修梵行我必當得成佛道復次文殊師利若無如來藏者空修梵行如窮劫鑽水終不得酥
013_0495_a_01L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범행이란 무슨 뜻입니까? 무엇 때문에 여래께서는 5욕락(欲樂)을 버리셨습니까?”
앙굴마라가 문수사리에게 말하였다.
“한량없는 하늘ㆍ사람들이 항상 법에서 타락하는 것만 알기 때문에 모든 욕락에 대한 생각을 버리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마라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한 말을 하지 말라. 일체 중생에게는 여래장이 있나니 일체 남자는 다 형제가 되며 모든 여인은 다 매가 된다.”
013_0494_c_23L殊師利白佛言世尊梵行有何義故如來捨五欲樂央掘魔羅謂文殊師利言無量天人常知墮法故離諸欲想佛告央掘魔羅勿作是說一切衆生有如來藏一切男子皆爲兄弟一切女人皆爲姊妹
앙굴마라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 정반왕(淨飯王)과 마야부인(摩耶夫人)이 형제와 자매로서 부모가 되셨겠습니까?”
013_0495_a_07L央掘魔羅白佛言云何淨飯王摩耶夫人兄弟姊妹而作父母
부처님께서는 앙굴마라에게 말씀하셨다.
“이는 방편을 보여서 중생을 제도하기 때문이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제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유컨대 어느 대왕에게 2천의 역사(力士)가 있는데 그 중 두 사람이 방편으로 그들을 굴복시키는 것을 보여 왕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여러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경우 오직 왕만 혼자 알고 그 밖의 사람들은 알 수 없는 것과 같다.
부처님도 그와 같아서 부모님을 보여 인간의 실정과 같음을 나타내고서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하여 나고 죽는 가없는 큰 바다를 벗어나게 하였다. 그러나 저 중생들은 알지 못한다.
013_0495_a_09L佛告央掘魔羅是方便示現度脫衆生若不如是則不能度如大王有二千力士二人方便現相折伏以悅王心娛樂衆人唯彼自知餘無能覺佛亦如是示因父母現同人然後得度無量衆生令出生死無邊大海而彼衆生莫能知者
비유컨대 재주 부리는 이가 대중 속에서 갖가지로 변화하고 보여서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듯이, 부처님 세존도 그와 같아서 가지가지로 변화하며 나타내어 중생을 제도하나 그 중생들은 알지 못한다.
비유컨대 요술하는 이가 대중 속에서 스스로 자기 몸을 끊어 뭇 사람들을 기쁘게 하나 사실은 그 몸에 아무런 손상이 없듯이, 부처님 세존도 그와 같아서 저 요술하는 이가 갖가지로 변화하고 나타내는 것처럼 하여 중생을 제도하신다.
013_0495_a_15L譬如伎兒於大衆中種種變現以悅衆心諸佛世尊亦復如是種種變現以度衆生而彼衆生莫能知者譬如幻師於大衆中自斷身分以悅衆人而實於身無所傷損諸佛世尊亦復如是如彼幻師種種變現以度衆生
013_0495_b_01L문수사리여, 여래는 일체지로 온갖 것을 아시므로 관찰하되, ‘세간의 일체 중생은 끝없는 옛적부터 부모와 형제ㆍ자매 아닌 적이 없고 일정함 없이 오르락내리락하여 번갈아 서로 높은 이ㆍ낮은 이가 되어 저 재주 부리는 이가 자주자주 변화하는 것과 같았다’고 하나니, 그러므로 여래는 범행을 깨끗이 닦는다.
또 문수사리여, 피차가 자기 계(界)에서 있다면 어떻게 함께 즐기면서 욕락을 누리겠는가. 그들이 자기 밖에 신분이라면 왜 계(界)나 과보가 성립되지 않겠는가. 이 욕락은 바로 크나큰 괴로움의 덩어리이다. 여자에게도 부처의 여래장이 있고 남자도 그러하나니, 어찌 하나인 성품에서 스스로 염심(染心)을 내겠는가. 하나의 성품이기 때문에 여래는 범행을 깨끗이 닦고 제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머물러 여래의 경지를 얻었다.”
013_0495_a_21L文殊師利如來一切智知一切觀察世閒一切衆生無始已來無非父母兄弟姊妹昇降無常迭爲尊畀如彼伎兒數數轉變是故如來淨修梵行復次文殊師利彼此自界共相娛樂如何受樂自餘身分云何不得不成界報當知是樂是大苦聚女有佛藏男亦如是云何一性而自染著以一性故是故如來淨修梵行住於自地不退轉地得如來地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엇 때문에 여래께서는 온갖 범행으로써 우바새ㆍ우바이를 건립하지 않으셨습니까? 무슨 까닭에 세존께서는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의 바른 법을 말씀하시어 집에 네 기둥과 같이 하셨습니까? 우바새ㆍ우바이는 현재 크나큰 악(惡)이 있거늘, 어찌하여 바른 법의 계율 안에 들어서도록 하셨습니까?”
013_0495_b_07L文殊師利白佛言世尊何故如來以一切梵行建立優婆塞優婆夷故世尊說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正法因故如堂四柱而今優婆塞優婆夷現有大惡何故建立於正法律中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이는 괴이한 생각이니, 세속적인 생각이라고 한다. 여래는 일체 중생을 라후라(羅睺羅)와 같이 보아서 항상 그들을 편히 세워서 부처 지위에 머무르게 하려고 하는데 여기에는 단계나 점차가 없다. 부처님의 생각은 이 세속 생각과 다르다. 이와 다른 것은 그릇된 물음이다.”
013_0495_b_13L佛告文殊師利此異想名世俗如來視一切衆生如羅睺羅常欲安立令住佛地無此階漸佛想異此俗想異此名非問論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일체 중생계가 이 모두 하나의 계(界)이기 때문에 부처님은 생명 죽이는 것을 떠나셨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다. 세간에서 생명을 살해하는 것은 어떤 사람이 제 자신을 죽이는 것과 같으니 제 몸 안의 중생계를 죽였기 때문이다.”
013_0495_b_16L文殊師利白佛言世尊以一切衆生界是一界故諸佛離殺生耶佛言世閒殺生如人自殺殺自界故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무슨 까닭으로 일체 중생을 라후라와 같이 보시면서 사람들에게 제 몸 안의 아주 나쁜 무리들을 조복하고 죽이라고 가르치셨습니까?”
013_0495_b_19L文殊師利白佛言世尊何故視一切衆生如羅睺羅而復教人調伏殺罰有自界諸惡像類者
013_0495_c_01L부처님께서는 문수리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러한 말을 하지 말라. 여래는 이와 같이 일체 중생을 라후라와 같이 보신다. 예컨대 어떤 사람이 날마다 항상 두 번씩 먹다가 법을 좋아하기 때문에 매일 한 번만 먹어서 몸 속에 8만 마리 벌레를 죽게 했다면, 그것을 살생(殺生)이라고 해야겠는가? 깨끗하지 못한 살생이 아니라고 해야겠는가?
013_0495_b_22L佛告文殊師利男子莫作是說如來如是視一切衆生如羅睺羅譬如士夫常日再食樂法故日唯一食則殺八萬戶虫如是者應名殺生而非殺生不淨
또 문수사리여, 가없는 욕락을 성인은 모두 등지고 버리나니 성인은 애욕을 없애기 위하여 자신을 해치는데 만약 그렇게 한다면 성인에게는 스스로 해치는 허물이 있다고 해야 한다. 말하자면 애욕의 마음이 치성하면 다른 사람의 처소에 가서 말하되, ‘나에게는 애욕의 마음이 일어나고 있으니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가르쳐 주소서. 나는 이대로 있을 수는 없소’라고 하면서 곧 방편을 써서 스스로 해치니, 이렇게 한다면 제 몸을 해치는 것이 되겠는가?”
013_0495_c_03L復次殊師利無邊欲樂聖所背捨聖人爲害欲故自害若如是者聖人則有自害過惡謂愛欲心盛至他所言我起欲心願見教誡令生慚愧我存亡無則方便自害如是者爲害自界耶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는 이 일로 공덕이 더 쌓이게 됩니다.”
013_0495_c_08L文殊師利白佛言不也世尊彼乃因是功德增積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문수사리여, 무슨 까닭인가. 여러 성인들이 스스로를 해침은 이 번뇌의 독사 때문이거니와 어찌 다른 이의 몸을 해쳤겠는가. 부처님이 연설하신 바른 법을 모든 나쁜 무리들이 파괴하면 자기의 번뇌가 치성할 적에 그를 붙들어 온갖 곤란을 가하는 것과 같이 하나니, 그것이 바로 자계(自界)에 공양한 것이다.
스스로 최고의 낙을 구하는 것과 같이 욕락과 의복ㆍ음식ㆍ수명에 대한 낙을 버리며, 스스로 몸을 해치는 것과 같이 그들을 조복하나니 이야말로 여래장을 잘 알았다고 할 것이다.”
013_0495_c_10L佛告文殊師利如是殊師利何故諸聖自害以是煩惱毒蛇因故而況他身佛所說法諸惡像類壞正法者如自煩惱盛而教誡彼爲作諸難則爲供飬自界如自求畢竟棄捨欲樂衣食命樂如自害身而調伏彼是名善知如來之藏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장으로 인하여 부처님께서는 고기를 드시지 않습니까?”
013_0495_c_16L文殊師利白佛言世尊因如來藏故諸佛不食肉耶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다. 일체 중생이 끝없는 옛적부터 나고 죽음에 언제나 바퀴돌듯 하였나니, 부모ㆍ형제ㆍ자매가 아닌 적이 없었다. 마치 재주부리는 이가 정해진 바 없이 모습을 바꾸는 것과 같아서 나의 고기와 남의 고기가 동일한 고기니 그러므로 여러 부처님께서는 모두 고기를 드시지 않았다.
또 문수사리여, 일체 중생의 계(界)와 나의 계가 하나의 계이니, 지니고 있는 고기가 바로 동일한 고기인지라, 그러므로 여러 부처님께서는 모두 고기를 드시지 않았다.”
013_0495_c_18L佛言如是一切衆生無始生死生生輪轉無非父母兄弟姊妹猶如伎兒變易無常自肉他肉則是一肉是故諸佛悉不食肉復次文殊師利一切衆生界我界卽是一所宅之肉卽是一肉是故諸佛悉不食肉
013_0496_a_01L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옥돌과 자개와 밀[蠟]과 꿀이며 피혁과 비단과 솜 따위는 자계(自界)의 고기가 아닙니까?”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한 말을 하지 말라. 여래는 세간의 온갖 것을 떠나셨고 여래는 드시지 않는다. 만일 여래가 세간의 물건을 가까이 한다고 말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일 가까이 했다면 그것은 방편의 법이다. 만약 물건이 이리저리 옮겨져서 온 것이라면 가까이 할 수 있거니와 물건이 직접 나온 곳에서는 가까이 할 수 없다. 만일 이리저리 옮겨져서 죽인 사람의 손을 떠난 것이면 가까이 할 수도 있다.”
013_0496_a_01L文殊師利白佛言世尊珂貝蠟蜜皮革繒緜非自界肉耶佛告文殊師利勿作是語如來遠離一切世閒如來不食若言習近世閒物者無有是處若習近者是方便法若物展轉來者則可習近若物所出處不可習近展轉來離殺者手則可習近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이 성 안에 가죽 다루는 사람이 한 명 있어서 가죽신을 만들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그것을 사서 보시한다면 이것은 이리저리 옮겨져서 온 것이니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받으시겠습니까?
또 세존이시여, 만일 저절로 죽은 소를 소의 주인이 전타라에게 가서 가죽을 벗겨서 가죽 다루는 이에게 맡기어 가죽신을 만들게 하고 그것으로 계행 지니는 사람에게 보시한다면 이것도 이리저리 옮겨져서 온 것이니 받을 수 있겠습니까?”
013_0496_a_08L文殊師利白佛言今此城中有一皮師能作革屣有人買施是展轉來佛當受不復次世尊若自死牛牛主從旃陁羅取皮持付皮師使作革屣施持戒人此展轉來可習近不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저절로 죽은 소를 소의 주인이 가죽을 가지고 가죽신을 만들어 계율지니는 이에게 보시하면 응당 받아야 되느냐고 하였는데, 받지 않는 것이 비구의 법이다. 만일 받는다면 자비가 아니나 그렇다고 그러나 계율을 깨뜨린 것은 아니니라.”
013_0496_a_13L佛告文殊師利若自死牛牛主持皮用作革屣施持戒人爲應受不若不受者是比丘法若受者非悲然不破戒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또한 깨끗하지 못한 물을 사용할 수 없고 익혀서 먹는 것도 비구는 응당 받지 못할 것입니다. 만일 그렇다면 그러함이 현실이십니까?”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세간의 생각이라 할 것이니 만일 우바새가 있으면 깨끗한 물로 음식을 만들므로 사용하지 않아도 되거니와, 만일 우바새가 없다면 부처님인들 어떻게 하겠는가. 육지에도 벌레가 있고 물에도 벌레가 있으며 허공에도 벌레가 있다. 그렇다면 깨끗한 법에도 악이 되고 마니 세간에서 어떻게 깨끗한 법을 닦겠는가. 이것은 논지에 벗어난 질문이라 하겠다.”
013_0496_a_16L文殊師利白佛言世尊亦不得用不淨水熟食比丘不應受若如是者是現佛告文殊師利此名世閒想有優婆塞者以淨水作食而不得作若無優婆塞者諸佛其如之何虫水虫虛空亦虫若如是者於淨宗爲惡世閒云何得修淨宗此名非問論
013_0496_b_01L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간에서도 오래전부터 또한 저절로 고기 먹지 않는 법을 세워 왔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세간에서 부처님의 말씀에 따르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모두 부처님의 말씀으로 알아야 한다.”
013_0496_a_23L文殊師利白佛言世尊世閒久來亦自立不食肉佛告文殊師利若世閒有隨順佛語者當知皆是佛語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간에서도 역시 해탈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저 해탈은 해탈이 아니요, 오직 부처님 법만이 해탈입니다. 또한 출가(出家)하였으나 출가 아닌 것이 있사오니 오직 부처님 법만이 출가입니다.
세존이시여, 세간에서 또한 나[我]와 고기 먹지 않는 것을 말하나, 저들은 나가 없고 또한 고기 먹지 않는 것도 없으며 오직 세존의 법에서만 나와 결정적으로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013_0496_b_03L文殊師利白佛言世尊世閒亦說有解脫然彼解脫非解脫唯佛法是解脫有出家而非出家唯有佛法是出家世尊世閒亦說我不食肉彼等無我亦無不食肉唯世尊法中有我決定不食肉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세간에다가 외도를 세워 둔 원인을 듣고 싶어하는가. 그대를 위하여 설명하리라.”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예,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듣고 싶습니다.”
013_0496_b_09L佛告文殊師利汝欲聞世閒建立外道因不當爲汝說文殊師利白佛言唯然世尊願樂欲聞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지난 과거 한량없는 아승기겁 때 세상에 부처님이 계셨다. 그 명호는 구손타발타라(拘孫陀跋陀羅)이신데 세상에 출현하시어 이 성안에 계셨다. 그때 그 세계는 모래와 자갈이 없고 외도라는 명칭도 없었으며 오직 하나인 대승(大乘)뿐이었고 그 모든 중생들은 한결같이 쾌락하기만 했었다.
013_0496_b_12L佛告文殊師利乃往過去無量阿僧祇劫時世有佛名拘孫陁跋陁出興于世在此城中彼世界無諸沙礫無外道名唯一大乘彼諸衆生一向快樂
그때 여래께서 세상에 오래 계시다가 이윽고 열반하셨는데 열반한 후에도 바른 법이 오랫동안 유지되었다. 그러다가 정법이 없어지려고 할 때에는 계율을 지키는 이는 줄어들고 그릇된 법이 더욱 성하였다. 아란야에 한 비구가 있었는데 그 이름은 불혜(佛慧)였다. 그에게 어떤 착한 사람이 값진 옷을 보시하거늘, 그 비구는 그를 가엾이 여겨 받았다. 비구는 그 옷을 받아서 여러 사냥꾼에게 보였더니 여러 사냥꾼들은 이 좋은 옷을 보자, 곧 훔칠 마음이 생겨 그날 밤에 이 비구를 데려다가 갚은 산 속에 들어가서 옷을 벗기고 몸을 나체로 만들며 그 손을 나무에 매달아 두었다.
013_0496_b_16L爾時如來久住於世乃般涅槃般涅槃後正法久住法欲滅時持戒者減非法者增有一阿蘭若比丘名曰佛慧有一善人施無價衣比丘愍彼卽爲受之比丘受已示諸獵師諸獵師衆見此好衣生劫盜心卽於其夜將是比丘至深山中壞身裸形懸手繫樹
013_0496_c_01L그날 밤에 꽃을 따던 바라문이 아란야 근처에 갔다가 범을 보고 놀라서 산을 향해 달아나다가 벗은 채 손이 나무에 매달린 비구를 보고 놀라 탄식하기를, ‘아, 이 사문이여, 먼저는 가사를 입었더니 지금은 옷을 벗고 있구나. 필시 가사는 해탈의 원인이 아닌 것을 알고 스스로 매달려 고행(苦行)하는 것이 참으로 도를 배우는 것이라고 여긴 것이로다. 저 사람이 어찌 착한 법을 버릴 사람이겠느냐. 그것만이 분명히 해탈의 원인이 된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리라’고 하여 바른 법을 무너뜨렸기 때문에 그는 옷을 버리고 머리털을 뽑으며 나체 사문이 되었나니 나체 사문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013_0496_b_23L爾時其夜有採花婆羅門至阿蘭若處見虎恐怖向山馳走見彼比丘壞身裸形懸手繫樹見已驚歎嗚呼沙門先著袈裟而今裸形必知袈裟非解脫因自懸苦行是眞學道彼人豈當捨離善法當知分明是解脫道因壞正法故卽捨衣拔髮作裸形沙門裸形沙門從是而
그때 비구는 스스로 결박을 풀고, 곧 나무 껍질을 벗겨 붉은 돌로 염색하고서 그것으로 스스로 몸을 가리며 풀을 엮어서 불자를 만들어 모기와 등에를 쫓는 것에 사용하였다.
또 다시 꽃을 따던 바라문이 있다가 그것을 보고 속으로 생각하기를, ‘이 비구가 그전에 입었던 좋은 옷을 버리고 이와 같은 옷을 입으며 이와 같은 불자를 가지고 있구나. 저 사람이 어찌 착한 법을 버리겠느냐. 분명히 그것이 해탈의 도임을 알았기 때문이리라’고 하여 곧 그 법을 배웠으니 출가한 바라문이 여기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013_0496_c_08L爾時比丘自得解縛已卽取樹皮赤石塗染以自障蔽結草作拂用拂蚊虫更有採花婆羅門見已念言是比丘捨先好衣著如是衣捉如是拂人豈當捨離善法當知分明是解脫卽學彼法出家婆羅門從是而起
그때 저 비구는 해질 무렵에 물에 들어가 목욕하면서 아울러 머리에 부스럼을 씻고 곧 물 묻은 옷을 그 부스럼 위에 덮으며, 소치는 사람이 버려 둔 떨어진 옷을 주워 자기 몸을 가리웠다.
그때 나무꾼이 그것을 보고 속으로 생각하기를, ‘이 비구가 먼저는 가사를 입었더니 지금은 모두 버렸구나. 필시 가사는 해탈의 원인이 아닌 것을 알고서 머리털을 그냥두고 헤어진 옷을 입고 밤낮으로 세 번씩 목욕하고 고행을 닦아 익히는구나. 저 사람이 어찌 착한 법을 버리겠느냐. 분명히 그것이 해탈의 도임을 알았기 때문이리라’고 하여 그는 곧 그 법을 배웠으니 고행하는 바라문이 여기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013_0496_c_13L彼比丘暮入水浴因洗頭瘡卽取水衣以覆瘡上取牧牛人所棄弊衣以自覆身有樵者見已念言是比丘先著袈裟而今悉捨必知袈裟非解脫因故被髮弊衣日夜三浴修習苦行彼人豈當捨離善法當知分明是解脫道卽學彼法苦行婆羅門從是而起
그 비구가 목욕하고 나서 몸에 부스럼이 많아 파리와 벌이 빨아먹으므로 곧 흰 재[灰]를 군데군데 부스럼마다 바르고 물 묻은 옷으로 몸을 가리웠다.
그때 그것을 보는 이가 있어서 그것이 바로 도라고 말하며, 곧 그 법을 배웠나니 재[灰]를 바르는 바라문이 여기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013_0496_c_21L比丘浴已身體多瘡蠅蜂唼卽以白灰處處塗瘡以水衣覆身有見者謂言是道卽學彼法灰塗婆羅門從是而起
013_0497_a_01L그때 저 비구는 불을 피워 놓고 그 부스럼을 지졌는데, 그 부스럼이 몹시 고통스러워 참을 수 없어 바위 위에서 몸을 던져 제 자신을 스스로 해치고 말았다.
그때 그것을 본 이가 있어, ‘이 비구가 전에는 좋은 옷을 입더니 지금은 이러한 일을 하였다. 저 사람이야말로 어찌 착한 법을 버리겠느냐. 바위에서 몸을 던지는 것이 해탈의 도임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였으니, 바위에서 몸을 던지며 불을 섬기는 일이 여기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013_0497_a_01L彼比丘然火炙瘡轉苦痛不能堪忍投巖自害有見者作是念言是比丘先著好衣今乃如是彼人豈當捨離善法當知投巖是解脫道投巖事火從是而起
이와 같이하여 96종의 외도가 모두 이 비구의 갖가지 모습에 여러 가지 망상을 일으켜 제각기 소견을 낸 것이다. 비유컨대 어느 나라 사람들이 낱낱이 서로 보고 좋지 못한 생각을 일으키며 좋지 못한 생각이 생기고서는 제각기 서로 죽이는 것처럼, 96종의 외도가 제각기 딴 생각을 내는 것도 역시 그와 같다.
마치 목마른 사슴이 아지랑이를 물이라고 생각하여 쫓아가다가 죽듯이, 바른 법이 없어질 무렵에 저 비구의 그릇된 법으로 인하여 법이라고 생각함도 역시 그와 같다.
013_0497_a_05L如是九十六種皆因是比丘種種形類起諸妄想各自生見譬如有國一一相視而起麤想麤想生已各各相殺九十六種道各生異想亦復如是如鹿渴於炎水想追逐乏死正法滅因彼比丘非法法想亦復如是
그렇다. 문수사리여, 세간의 온갖 일 중에 계율과 위의(威儀)와 갖가지로 하는 일은 모두 여래께서 만들어 내신 일인데, 법이 없어질 무렵에는 그와 같은 일들이 생기니, 그렇게 되고 난 후면 바른 법이 곧 없어진다.
013_0497_a_11L文殊師利世閒一切所作之上羅威儀種種所作一切悉是如來化法滅盡時如是事生若如是者正法則滅
그렇다. 문수사리여, 진실한 나[我]에 대해 세간의 그와 같은 삿된 소견과 모든 딴 망상(妄想)으로 ‘해탈은 이와 같으며, 내가 이와 같이 세간을 벗어났다’고 말하는 이는 또한 여래의 비밀한 가르침을 알지 못하고 무아(無我)를 부처님의 말씀이라고 한다. 그는 말만 따라서 생각하는 것이니 외도의 원인이 생긴 것과 같다. 그는 세간에서 어리석음을 따른 것이다. 그리고 출세간 사람들도 비밀한 말씀을 파악하는 지혜에 어둡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여래는 1승(乘)인 중도(中道)를 말했는데 그 도는 치우치는 두 쪽을 떠났나니 나가 진실하고 부처가 진실하고 법이 진실하고 승가[僧]가 진실함인 그것이다. 그러므로 중도(中道)를 ‘대승’이라고 말한다.”
013_0497_a_15L如是文殊師利於眞實我世閒如是如是邪見諸異妄想謂解脫如是謂我如是出世閒者亦不知如來隱覆之教謂言無我是佛所說彼隨說思量如外道因起彼諸世閒隨順愚癡出世閒者亦復迷失隱覆說智是故如來說一乘中道離於二我眞實佛眞實法眞實僧眞實是故說中道名摩訶衍
013_0497_b_01L그때 앙굴마라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중생들이 중도를 알지 못하고 허망한 생각으로 딴 중도를 말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앙굴마라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을 듣고 믿는 중생이 적을 것이며, 미래의 중생들은 이 경을 많이 비방할 것이다.”
앙굴마라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말씀하여 주소서. 어느 곳 어떤 중생들이 이 경을 비방할지, 얼마나 되는 일천제(一闡提)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어느 곳에서는 널리 중생을 위하여 위안시키며 말해 줄 이가 있겠습니까? 원하옵나니 여래께서는 불쌍히 여기시어 말씀하여 주소서.”
013_0497_a_23L爾時央掘魔羅白佛言世尊衆生不知中道妄想說餘中道佛告央掘魔少有衆生聞此經信未來衆生多謗此經央掘魔羅白佛言世尊唯願爲說何方幾所衆生誹謗此經幾一闡提何方有能廣爲衆生安慰說者唯願如來哀愍爲說
부처님께서는 앙굴마라에게 말씀하셨다.
“미래 세상에 중국에서는 응당 98백 천억 중생이 있어서 이 경을 비방하고 헐뜯으며, 7십억 중생이 일천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동방에는 98천억 중생이 이 경을 비방하고 헐뜯으며 60억 중생이 일천제가 될 것이다. 서방에는 98백억 중생이 이 경을 비방하고 헐뜯으며 50억 중생이 일천제가 될 것이다. 남방에는 98억 중생이 이 경을 비방하고 헐뜯으며 40억 중생이 일천제가 될 것이다.
013_0497_b_07L佛告央掘魔羅未來世中中國當有九十八百千億衆生謗毀此經七十億衆生作一闡東方九十八千億衆生謗毀此經六十億衆生作一闡提西方九十八百億衆生謗毀此經五十億衆生作一闡提南方九十八億衆生謗毀此四十億衆生作一闡提
계빈국(罽賓國)에는 내가 남긴 법이 있을 것이며, 바루가차(婆樓迦車) 나라에는 이름만 남을 것이며 빈타산국(頻陀山國)에도 역시 그와 같을 것이다.
계빈국의 비구들은 반반은 대승법을 행하고 반반은 대승법을 좋아하며 대승법을 말할 것이다.
남방에는 응당 견고한 도를 행하며 여래의 행을 행하여 8대사(大事)를 떠나고 여래의 항상 변치 않는 여래장을 말하며 보살마하살인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들이 견고한 도를 행하여 나의 법을 유지해 나갈 것이다.”
013_0497_b_14L罽賓國中有我餘法婆樓迦車國餘名不滅陁山國亦復如是罽賓比丘半半行摩訶衍半半樂摩訶衍說摩訶衍方當有行堅固道行如來行離八大說如來常恒不變如來之藏菩薩摩訶薩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行堅固道任荷我法
그때에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기이합니다. 불법이 남방에 머무르게 되겠습니까?”
013_0497_b_21L爾時文殊師利白佛言世尊奇哉佛當住南方
013_0497_c_01L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렇고, 그렇다. 나의 법이 남방에 조금 머무를 것이니, 그대와 같이 애써 행하는 보살마하살이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일체 중생을 위안하기 위하여 여래의 항상 변치 않는 여래장을 연설할 것이다.
다른 부처님들께서는 이 세계에 와서 삼천대천세계에 한량없는 중생에 대하여 책임지기를 좋아하지 않으시나 나만은 여기에서 해탈시키노라.
013_0497_b_23L佛告文殊師利如是如我法當住南方少時如汝等苦行菩薩摩訶薩不惜身命安慰一切衆生故說如來常恒不變如來之藏一切諸佛悉皆不樂至此世界荷負三千大千世界無量衆生而我獨能於此度脫
나의 보살마하살도 바른 법이 없어지려는 80년 후에 바른 법을 유지해 보겠다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대 문수사리와 같은 이들은 바른 법이 없어지려는 80년 후인 그때를 당해서 바른 법을 책임지고 유지해 보려고 온갖 염부제(閻浮提)와 그 밖의 여러 곳에서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여래의 항상 변치 않는 여래장을 연설하리니 그 때의 중생들이 혹은 믿기도 하며 혹은 믿지 않기도 할 것이다. 저 여러 보살들은 ‘만일 나의 몸을 절단내어 여러 개로 만든다 하여도 나는 이것으로 말미암아 항상 머무르는 몸을 얻게 되리라’고 생각하여, 그대 문수사리와 같은 한량없는 보살마하살이 저 남방에서 바른 법을 책임지고 유지하리니 그것은 참으로 제일 어려운 일이다.
013_0497_c_06L我菩薩摩訶薩正法欲滅餘八十年爾時不樂任持正法亦復如是如汝等文殊師利正法欲滅餘八十年當於爾時任荷正法一切閻浮提及諸洲閒不惜身命演說如來常恒不變如來之藏彼時衆生或信或不信彼諸菩薩作是念言若斷截我身作種種分我當由此得常住身如汝文殊師利等無量菩薩摩訶薩於彼南方任荷正法第一最難
그러므로 나는 항상 남방에서 최후 설법하는 것을 칭찬하노라. 저 보살들의 위덕의 힘으로 온갖 염부제와 그 밖의 여러 곳에 있는 여러 중생들이 그 이름만 듣고도 회향(廻向)하리니, 혹은 부끄러워서 혹은 두려워서 그런 것이다. 마치 왕이 있으면 그 밖의 왕법만 듣고도 그 나라가 저절로 다스려지듯이, 계빈국과 가루가차 성에는 부끄러워하며, 두려워하기 때문에 대승의 비밀 법을 말하게 되니 그것 역시 그와 같다. 그러나 여래의 항상 변치 않는 여래장만은 연설하지 않는다.
013_0497_c_15L是故常讚歎南方最後說法由彼菩薩威德力故一切閻浮提及諸洲閒彼諸衆生聞名迴向或因慚愧或因恐怖譬如有王聞餘王法而自治國賓國及伽樓迦車城慚愧恐怖故摩訶衍秘密之藏亦復如是然不說如來常恒不變如來之藏
013_0498_a_01L문수사리여, 비유컨대 풀 속에 불을 놓으면 가운데만 타고 가장자리는 타지 않듯이, 내가 처음 난 땅에는 견고한 도가 없어지겠지만 남긴 법은 남방의 변두리에 머무르게 되리라.
모든 보살이 거기에서 바른 법을 책임지고 유지함도 역시 그와 같나니, 그 속에는 여래가 계시는 것으로 알아야 한다.”
013_0497_c_22L文殊師利譬如放火草中唯燒中閒不燒邊際我初生地堅固道滅餘法住於南方邊際諸菩薩於彼任荷正法亦復如當知彼中則有如來
그때 석제환인(釋提桓因)은 33천(天)의 여러 권속과 함께 부처님의 발 아래 머리를 조아리며, 큰 공양을 올리고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함께 꼭 이 경을 두호하고 지니겠사오니 부디 부촉하여 주소서. 일체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어 이 경의 명칭을 말씀해 주소서.”
부처님께서는 천제석(天帝釋)에게 말씀하셨다.
교시([憍尸迦)여, 이 경은 『앙굴마라(央掘魔羅)』라고 하니 이와 같이 받아 지녀라. 교시가여, 이 경은 우담발라(優曇鉢羅) 꽃과 같이 만나기가 어렵다.”
013_0498_a_03L爾時釋提桓因與三十三天諸眷屬稽首佛足興大供飬已白佛言我等當共護持此經願見付授願哀愍一切衆生說此經名佛告天帝釋言憍尸迦此經名爲『央掘魔羅』如是受持憍尸迦此經難得如優曇鉢華
그때에 제석의 맏아들인 아비만유(阿毘漫柔)가 부처님의 발 아래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의 부왕이 아수라와 싸울 때 말을 모는 이에게 이르기를, ‘너는 마땅히 잘 장엄하여 아수라의 군사를 항복받아라’ 하면, 어거하는 이는 부왕에게 아뢰되, ‘근심하시거나 염려하시지 마옵소서. 저희들은 먼저 죽기를 다짐하고서 왕을 따라왔습니다. 이제 목숨이 다할 때까지 뜻을 굳게 하여 결정을 치루겠사오며 그 밖의 사람들도 역시 몸을 버리며 힘을 다할 것입니다’라고 함과 같습니다.
013_0498_a_10L帝釋長子名阿毘漫柔頂禮佛足白佛言世尊如我父王與阿修羅戰時告馭者言汝當莊嚴伏阿修羅車馭者白王願勿憂慮我要先死然後及王今當畢命堅意決戰餘人亦當捨身盡力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미래 세상에 바른 법이 없어지려고 할 40년 후의 무렵에 보살마하살이 여래의 항상 변치 않는 여래장을 연설하며, 또한 생각하기를, ‘내가 설법할 때 많은 중생이 감당하지 못하니 나는 말하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그때 여러 선남자들로 하여금 저 여러가지 어려운 일들을 듣고 물러가는 마음을 내지 않도록 해야 겠다. 그리고 장엄된 법의 수레를 잘 몰아 여래장, 즉 여래는 항상하고 고요하며 변치 않는다는 것을 세상에 널리 알려 주어야겠다’고 하여 저 선남자가 여래의 항상하고 변치 않는 여래장을 연설하면 저희는 그때 비구가 되어 몸과 목숨을 버리면서라도 그를 보호할 것입니다.”
013_0498_a_15L如是世尊於未來世正法欲滅八十年時菩薩摩訶薩說如來常恒不變如來之藏復作是念我說法時多有衆生不能堪忍當不說爾時莫令諸善男子聞彼諸難生退轉心當知善馭莊嚴法乘如如來藏如來常恒寂靜不變廣宣世彼善男子說如來常恒不變如來之藏我於爾時當作比丘棄捨身命而爲作護
013_0498_b_01L그때 제석의 많은 아들 딸과 그 밖의 여러 하늘들이 부처님의 발 아래 예배하고 서원을 세워 말하였다.
“저희들도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가 되어 몸과 목숨을 버리면서라도 그를 위하여 보호하겠습니다.”
013_0498_b_01L爾時衆多帝釋子若男若女及餘諸天頂禮佛足而發誓言當作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捨身命而爲作護
그때 부처님께서는 칭찬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선남자들이여, 그대들은 모두 바른 법을 구하는 이들이로다. 나도 반드시 법을 좋아하는 이를 위하여 감싸주고 보호하겠으며, 말을 잘 모는 이와 같이 나도 항상 그의 앞에서 갈 것이니 그대들은 항상 견고해야 하며 여래의 항상한[常] 자리ㆍ항상함[恒]인 자리ㆍ고요함인 자리ㆍ변역하지 않는 자리ㆍ여래장 자리인 그것에 대해 은혜를 알고 널리 알려 주며 연설해야 한다.”
013_0498_b_04L佛歎言善哉善善男子汝等皆是求正法者我亦當爲諸樂法者而作覆護我亦常當於彼前行如善馭者汝等常當堅固知恩於如來常處恒處寂靜處不變易處如來藏處當廣宣說
그때 바사닉왕(波斯匿王)은 네 가지 병정을 모으고 여러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지금 나찰과 같은 사람이 있어서 천에서 하나가 부족한 많은 사람을 상해하여 그 손가락으로 꾸미개를 만들고 그 피를 몸에 바르며, 용감하고 날쌔고재빨라서 이 나라에 횡포가 심하다는데, 지금 이 성에서 그 거리가 40구로사(俱盧奢:牛鳴)도 못 된다고 하네. 혹시 나와 신하들을 살해하여 그 수를 채울는지도 모르니 지금 함께 가서 살귀(殺鬼)를 없애야겠다.
013_0498_b_09L爾時波斯匿王具四種兵告諸大臣今有人像羅剎殺害多人一千少以指爲鬘以血塗身勇健驍捷縱暴此境今去此城減四十牛鳴或能害我及諸臣子以充其數今當共行翦除殺鬼
지금 이 성안에 있는 온갖 남녀들이 그를 찾아 잡고 싶어 하지만 아무도 감히 나가지 못하고 있으며, 일체 새와 짐승들도 그 나쁜 이름만 들으면 역시 그곳에 가지를 못한다는구나. 그대들은 마땅히 이 명령을 안팎으로 널리 펴되 ‘바사닉 왕이 지금 네 가지 병정을 일으키고 저 나찰인 앙굴마라를 토벌하려고 하니 모두들 무기를 지니고 오라. 만일 그와 힘을 다하여 싸우면 상하거나 상하지 않거나 간에 그 공에 따라서 코끼리와 말과 값진 보물과 성읍과 토지로 상을 주되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모두 해줄 것이다’라고 하라.”
013_0498_b_15L今此城中一切男女欲求取者悉不敢出一切鳥獸聞其惡名亦所不至汝等今當宣令內外波斯匿王今興四兵罰彼羅剎央掘魔羅一切皆當持器仗來若能與彼盡力共戰若傷不傷隨功賞賜象馬珍寶城邑土田隨其所欲悉當與之
그러나 모두들 그의 악명을 들은지라, 놀라고 두려워하였다. 이렇게 명령을 내렸지만 하나도 그 명령에 응하는 이가 없고 오직 왕의 좌우에 있는 이는 편치 못한 채 왕의 위엄스러운 얼굴만 우러러보고 일거일동을 고분고분 따를 뿐이었다.
013_0498_b_21L聞彼惡名莫不震慴如是宣唱無一應命唯王左右不得自在抑逼威顏俛仰祗順
013_0498_c_01L그때 여러 왕비들이 울면서 간하여 아뢰었다.
“차라리 나라를 잃을지언정 원하옵나니 직접 토벌하시지 마옵소서.”
왕은 나라의 점치는 이를 불러서 그 길흉을 물었다.
“지금 앙굴마라를 제거할 수 있겠느냐?”
점치는 이들은 모두 아뢰었다.
“그는 지금 곧 사라질 것입니다.”
왕은 비록 이 말을 들었으나 믿지 않고 네 가지 병정을 데리고 부처님의 처소에 나아가서 부처님의 발 아래 머리를 조아리고 두려운 빛을 띠면서 이마 위에는 땀이 흐른 채로 한곳에 물러나 앉아 있었다.
013_0498_c_01L諸妃后啼泣上諫寧失國位願勿自征卽召太卜問其吉凶今當能制央掘魔羅不卜筮咸曰彼今當雖聞是語王猶不信將四種兵往詣佛所稽首佛足有怖畏色額上流汗卻坐一面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일체지(一切智)로써 온갖 것을 아시면서 짐짓 물으셨다.
“대왕이여, 오늘은 무슨 까닭으로 땀을 흘립니까?”
왕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나찰이 있는데 그 이름은 앙굴마라입니다. 그는 천에서 하나 부족한 인민을 살해하여 그 손가락으로 꾸미개를 만들고 그 피를 몸에 바릅니다. 그가 그 짓을 쉬지 않고서 나와 싸울까 염려됩니다. 그리고 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다 두려워하여 문을 닫고 나가지 않아서 하는 사업이 폐지될 지경이며 온갖 새ㆍ짐승들도 모두 감히 접근하지 못합니다. 그리하여 이 네 가지 병정을 데리고 가서 그를 토벌하려고 합니다.”
013_0498_c_06L爾時世尊一切智知一切知而故問大王今日何故流汗王白佛言今有羅剎名央掘魔羅殺害人民一千少以指作鬘以血塗身恐其不息與我共戰擧國人民悉皆怖畏杜門不出事業斯廢一切鳥獸悉不敢近此四兵欲往罰之
부처님께서는 왕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대왕께서 그를 벌 주려 하십니까?”
왕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오직 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믿는 것만 만족할 뿐이옵니다.”
부처님께서는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앙굴마라가 여기에 온다면 왕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때 네 가지 병정들은 모두 다 크게 두려워하는데 오직 왕만은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부처님의 위덕을 믿었기 때문이었다.
왕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만일 그가 온다면 한 사람이 옵니까?”
그때 세존께서는 왕에게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말씀하셨다.
“저 자가 바로 항상 이기는[常勝] 앙굴마라입니다.”
013_0498_c_13L佛告王曰今大王欲罰彼耶王白佛言今唯一心取信佛佛告大王若央掘魔羅來至此者王當云何爾時四兵悉大恐怖唯王不畏恃佛威德故王白佛言若彼來者如是爲一爾時世尊指示王言卽常勝央掘魔羅
왕이 앙굴마라를 보니 그는 똑바로 보고 눈을 깜짝이지 아니하며, 그 형상을 살펴보니 붉은 눈에 웅장한 자세였다.
왕은 털이 쭈뼛하게 설 만큼 놀랐고, 사람 아닌 무엇에 홀린 것처럼 용맹한 마음이 사라지고 쥐었던 칼이 저절로 땅에 떨어지며 차츰차츰 여래의 사자좌에 가까이 가서 한마음으로 지성껏 여래에게 귀의하면서 속으로 생각하기를, ‘마땅히 우리들을 라훌라와 같이 보아 주시리라’고 하였다. 그때 네 가지 병정들은 갑절이나 더 놀라고 겁내어 정신이 헷갈리고 엎어지며 자빠지기도 하며 달아나 도망하여 숨기도 하였다.
013_0498_c_19L王見央掘魔羅瞪矚不眴觀其形相赤眼雄姿心驚毛豎如非人所持勇猛心退刀劍自落漸近如來師子之座一心至誠歸依如來當視我等如羅睺羅于時四兵倍增惶怖迷亂顚沛奔馳逃竄
013_0499_a_01L그때 세존께서는 중생을 편히 위안해 주시는 광명을 놓으시어 저 중생들에게 비추어 그들의 몸을 편안하게 하셨다.
그때 바사닉왕과 안팎의 여러 권속들과 성읍에 있는 인민들은 모두 ‘지금 앙굴마라는 세존에게 굴복되었구나’라고 생각하였다.
013_0499_a_01L爾時世尊放安慰衆生無畏光明照彼衆生令身安樂爾時波斯匿王內外眷屬城邑人民咸作是念今央掘魔羅爲世尊所伏
바사닉왕은 이렇게 찬탄하였다.
“신기합니다. 세존께서는 참으로 최상의 말몰이꾼처럼 잘 제어하시며, 참으로 하늘과 사람들의 위없는 스승이십니다. 이와 같이 흉폭하고 크게 나쁜 짓만 하는 이를 방편으로 바른 법에 서도록 하셨습니다.”
013_0499_a_05L波斯匿王作是歎言奇哉世尊眞爲第一調御之軛眞爲無上天人之師如是兇暴大惡業者乃能方便安立正法
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여 찬탄하셨다.
013_0499_a_09L爾時世尊說偈歎言

사람이 전일에 방일했다가도
그 후에 그치고 범하지 않으면
구름이 사라져 달이 나오듯
세상을 밝게 비추리.
013_0499_a_10L人前放逸
後止不犯
是照世閒
如月雲消

만일 보살마하살이 먼저는 방일한 짓을 보이고 그 후에는 공덕을 나타낸다면 이는 구름이 사라지자 달이 나타나서 세상을 비추는 것과 같나니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하고 여래의 공덕을 나타냅니다.
대왕이여, 알아야 하나니 그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 보살이 되어 좋은 방편을 보인 것입니다.”
013_0499_a_12L若菩薩摩訶薩先現放逸後現功德是照世閒如月雲消度無量衆生現如來功德大王當知彼非惡人是則菩薩善方便耳
왕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슨 뜻에서 이 사람을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하십니까? 먼저는 스승의 부인을 욕보이고 나쁜 스승의 비사차(毘舍遮)와 같은 행위를 받아 행했습니다.”
013_0499_a_16L王白佛言以何義故言非惡人先辱師婦受行惡師毘舍遮行
부처님께서는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는 스승의 부인을 욕보이지 않았으며 저도 또한 그의 스승이 아니나, 그 스승과 부인의 모습으로 보여 그 마음을 고치게 한 것이며, 그 스승의 법을 익히고 좋아했으나 항상 청정했습니다.
대왕이여, 이는 크게 기특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비유컨대 용과 코끼리가 한판 붙으면 나귀는 감당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대왕이여, 여래는 사람 중에 큰 용이며 코끼리로서 말씀과 교법을 숨기어 비밀히 말하니 성문과 연각은 모두 다 감당하지 못하고 오직 부처님과 부처님만이 감당 할 수 있습니다.
013_0499_a_18L佛告大王彼不辱師婦彼亦非現爲彼師及婦色像變易其心樂師法言常淸淨大王當知是大奇譬如龍象衝擊非驢所堪如是如來人中大龍象王隱覆言教秘密說耳聲聞緣覺皆所不堪唯佛與佛乃能堪任
013_0499_b_01L대왕이여, 이 세계에서 남방으로 62항하(恒河) 모래 수의 세계를 지나면 국토가 있으니 그 이름은 일체보장엄(一切寶莊嚴)이며, 부처님 명호는 일체세간낙견상대정진(一切世間樂見上大精進)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이신데 현재 세상에 계시면서 교화하시되 성문과 연각의 법은 있지 않고 순일한 대승뿐이며, 딴 법[乘]의 이름은 없습니다. 저 세계의 여러 중생은 늙음과 병듦과 뜻에 맞지 않는 고통이 없고, 순일한 쾌락뿐이며, 수명도 한량없고 광명도 한량없으며 순전히 미묘한 빛깔입니다. 그 세계는 어느 세간으로도 견줄 수 없기 때문에 그 국토를 일체보장엄이라고 이름했으며, 부처님의 명호를 일체세간낙견상대정진이라고 한 것입니다. 왕은 마땅히 따라서 기뻐하여 합장하며 공경해야 합니다.
저 여래가 어찌 딴 사람이겠습니까. 앙굴마라가 바로 저 부처님이니, 부처님의 경계는 불가사의합니다.”
013_0499_b_01L大王南方去此過六十二恒河沙剎有國名一切寶莊嚴名一切世閒樂見上大精進如來等正覺在世教化無有聲聞緣覺之乘純一大乘無餘乘名彼諸衆生無有老病及不可意苦純一快樂命無量光明無量純一妙色一切世閒無可爲譬故國名一切寶莊嚴名一切世閒樂見上大精進王當隨喜合掌恭敬彼如來者豈異人乎掘魔羅卽是彼佛諸佛境界不可思議
그때 바사닉왕은 여러 점치는 이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모두 다 허망한 말을 하였으니, 빨리 멀리 떠나고 다시는 허망한 말을 하지 말라.”
013_0499_b_12L爾時波斯匿王語諸占師汝等一切悉皆妄語汝速遠去勿復妄說
그때 여러 하늘과 인간 사람들과 용과 귀신과 성문이며 보살과 바사닉왕과 온갖 성읍과 마을에 있는 인민들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입어 모두 다 와서 앙굴마라의 발 아래 머리를 조아려 공손히 예배하고 한마음과 한 소리로 게송을 말하여 찬탄하였다.
013_0499_b_14L爾時諸天世人及諸龍神聲聞菩薩波斯匿王一切城邑聚落人民承佛威神悉皆來集稽首敬禮央掘魔羅足心同聲說偈歎言

여래의 가없는 몸에 귀의하오며
방편이신 앙굴마라에게 귀의합니다.
우리는 지금 성인의 발 밑에 예배하며
하늘같이 높으신 부드러운 발에 참회합니다.
013_0499_b_18L南無如來無邊身
南無方便央掘魔
我今頂禮聖足下
懺悔天尊柔軟足

우리는 지금 여래께 참회합니다.
앙굴마라는 2생(生)의 몸으로
저희들을 위해 여기에 오셔서
부처님 모습과 수승한 광명 보이시어
모든 중생 비추시고 설법 잘 하시니
저희들은 한량없는 몸에게 자주 참회합니다.
013_0499_b_20L我今懺悔如來尊
央掘魔羅二生身
爲我等故來至此
現佛色像勝光焰
照諸衆生堪能說
我數懺謝無量身
013_0499_c_01L
의지할 데 없는 이에게 의지가 된 부처님
친할 이 없는 이에게 친한 이 되셨네.
기특하게도 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여
전에 없던 법을 세상에 펴시니
불 속에서 연꽃이 생기는 것처럼
세간에선 희유하게 두 부처님 보게 되었네.
013_0499_b_23L無依作依等正覺
無親怙者爲作親
奇哉二佛出于世
未曾有法行世閒
猶如火中生蓮華
世閒希有見二佛

그때 세존께서는 바사닉왕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계에서 북방으로 42항하 모래 수의 세계를 지나면 국토가 있으니 그 이름은 상희(常喜)이며, 부처님 명호는 환희장마니보적(歡喜藏摩尼寶積)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이신데 지금 세상에 계시면서 교화하십니다.
그 국토에도 성문과 연각은 없고 순일한 대승이며 딴 법의 이름은 없습니다. 그리고 늙음과 병듦과 온갖 고통의 이름도 없고 순전히 쾌락만 있고 그 수명도 한량없으며 광명 역시 한량이 없어서 견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 국토를 상희라고 이름한 것이며, 부처님 명호를 환희장마니보적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이라고 한 것입니다. 왕은 마땅히 따라서 기뻐하여 합장하고 공경해야 합니다. 저 여래가 어찌 딴 사람이겠습니까. 문수사리가 바로 저 부처님입니다.
013_0499_c_03L爾時世尊告波斯 匿王言北方去此過四十二恒河沙剎有國名常喜名歡喜藏摩尼寶積如來應供等正在世教化彼土無有聲聞緣覺一大乘無餘乘名亦無老病衆苦之純一快樂壽命無量光明無量有譬類故國名常喜佛名歡喜藏摩尼寶積如來應供等正覺王當隨喜合掌恭敬彼如來者豈異人乎殊師利卽是彼佛
만일 어떤 중생이라도 앙굴마라와 문수사리에게 공경하며 예배하거나 이 두 사람의 이름을 들은 이는 환희 국토 보기를 자기 집 보듯 하리니 저 이름을 들었으므로 네 갈래의 나쁜 문이 항상 닫힐 것입니다.
혹은 웃고 즐기며 혹 그를 따라 순종하며 혹은 명리를 위하거나 외도이거나 혹은 중한 계를 범하거나 5무간(無間)의 죄를 지었더라도 네 갈래의 길이 닫힐 것입니다.
013_0499_c_13L若有衆生向央掘魔羅文殊師利恭敬作禮若復聞是二人名者見歡喜國如見自家聞彼名故常閉四趣或以戲笑或隨順他或爲名利此及外道或犯重禁五無閒罪亦閉四趣
만일 선남자와 선여인이 두 명호로써 보호를 받으면 현재나 미래의 세상에 벌판의 험난한 곳과 온갖 두려움이 있는 곳에서도 모두 다 보호를 받게 될 것이며, 온갖 곳의 공포가 모두 다 소멸할 것입니다.
그리고 하늘ㆍ용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ㆍ비사사(毘舍闍) 무리들이 모두 다 어지럽히지 못할 것입니다.”
013_0499_c_18L若善男子善女人爲二名所護者若今現在及未來世野嶮難諸恐怖處皆悉蒙護於一切處恐怖悉滅若天夜叉乾闥婆修羅迦樓羅緊那羅摩睺羅伽毘舍闍衆悉不能干
013_0500_a_01L그때 세존께서는 바사닉왕에게 말씀하셨다.
“여래의 말씀에는 이와 같이 큰 위덕(威德)이 있으며 보살의 행에도 이와 같이 큰 위덕이 있습니다. 그리고 문수사리와 앙굴마라도 이와 같이 큰 위덕이 있으니 두 보살에게 따라서 기뻐하는 마음을 내며 보살의 한량없는 행을 일으켜야 합니다.
대왕이여, 당신은 앙굴마라의 어머니를 받들어야 하고 그 일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앙굴마라의 어머니는 내가 방편으로 수호하는 분입니다.”
013_0499_c_23L爾時世尊告波斯匿王如來所說有如是大威德菩薩所行有如是大威文殊師利及央掘魔羅有如是大威德於此二龍發隨喜心能起菩薩無量之行大王汝當給飬央掘魔母勿得遺忘此央掘魔羅母是我方便之所守護
그때 앙굴마라의 어머니는 몸이 허공에 일곱 다라수(多羅樹)만큼 높이 올라서 게송을 말하였다.
013_0500_a_07L爾時央掘魔羅母身昇虛空高七多羅樹而說偈言

여래께서 변화하시는 것을
중생은 모두 알지 못하나니
여래께서 부리시는 환술은
온갖 환술 중의 으뜸이신지라
크나큰 몸과 방편인 몸 이것이
바로 여래가 되는 것입니다.
013_0500_a_09L如來所變化
衆生悉不知
如來所作幻
衆幻中之王
大身方便身
是則爲如來

이 게송을 말하고는 곧 사라져서 보이지 않았다.
013_0500_a_11L說此偈已卽沒不現
그때 바사닉왕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것이 눈홀림이옵니까?”
부처님께서는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변화한 어머니이니 변화한 어머니가 말하듯 보살의 행도 그와 같습니다.”
013_0500_a_12L爾時波斯匿王白佛言世尊此爲幻耶佛告大王是化母如化母所說菩薩行亦如是
그때 앙굴마라의 스승 마니발타라(摩尼跋陀羅)도 몸이 허공에 일곱 다라수만큼 높이 올라서 게송을 말하였다.
013_0500_a_14L爾時央掘魔羅師摩尼跋陁羅身昇虛空高七多羅樹而說偈言

비유컨대 야간(野干)이라는 짐승이
항상 사자를 따라다녀서
오래도록 사자와 가까이 하였으나
그 소리는 사자 같지 못하며
사자 소리 들으면 놀라 죽는데
더구나 사자의 소리를 하겠습니까.
013_0500_a_16L譬如野干獸
常與師子遊
雖久相習近
其聲不相類
聞彼聲怖死
況能師子吼

나는 저 작은 짐승과 같나니
오랫동안 그의 스승이 되었으나
사람 중의 영웅인 겁없는 소리를
감당해 낼 수 없었습니다.
013_0500_a_18L我如彼小獸
雖久爲彼師
不能堪任發
人雄無畏聲

만일 그가 방편을 쓰지 않았다면
나는 틀림없이 죽었을 것입니다.
나는 야간이라는 짐승과 같나니
그의 공양을 어찌 받겠습니까.
013_0500_a_20L若彼非方便
我則必當死
我如野干獸
豈堪受彼供

나는 어리석은 법만 행하여
보살을 모두 멀리하였습니다.
일체 중생에게 대하여
외아들과 같이 평등하게 보는
부처님께서 한량없이 지어낸 환술임을
중생은 알지 못하나니
013_0500_a_21L我行愚癡法
菩薩悉遠離
於一切衆生
等視如一子
佛化無量幻
衆生不能知
013_0500_b_01L
설령 백천억이나 되는
바라문 스승을 교화하신다 하여도
중생은 그를 모두 알지 못하고
부처님만이 부처님의 환술 아시리.
부처님께서 온갖 환술사 중에서도
왕이 되심을 알아야 하리.
013_0500_a_23L設化百千億
婆羅門師長
衆生悉不知
唯佛知佛幻
當知佛世尊
一切幻中王

그때 저 스승인 마니발타라의 부인이 게송을 말하였다.
013_0500_b_02L爾時彼師摩尼跋陁羅婦而說偈言

아, 여러 중생들은
부처님 공덕 알지 못하고
실로 전차(旃遮) 여자라 하여
여래께서 변화 방편으로
내 몸이 된 것 알지 못하나니
눈홀림이란 원래 이와 같네.
013_0500_b_03L嗚呼諸衆生
不知佛功德
謂實旃遮女
不知如來化
示現作我身
幻化亦如是

대왕이여, 아셔야 하나니
부처님 몸은 불가사의합니다.
저 모든 전타라(旃陀羅)는
오히려 왕에게 접근도 못하며
항상 죽을까 두려워하는데
하물며 상대하여 말을 하겠습니까.
013_0500_b_05L大王應當知
佛身不思議
彼諸旃陁羅
尚不得近王
恐怖常畏死
何況對言說

이도 사람이며 저도 사람인데도
감히 가까이 하지 못하거늘
하물며 모든 하늘 사람들이
친근하여 부처님 마음 굴리겠습니까.
013_0500_b_07L此人彼亦人
不敢相習近
況復諸天人
親近轉佛心

한량없는 하늘ㆍ용ㆍ귀신이
항상 부처님께 공양 올리며
나쁜 마음으로 부처님을 대하면
그는 곧 그 목숨 끊어집니다.
013_0500_b_09L無量天龍神
常供飬如來
惡心向佛者
彼卽斷其命

부처님은 교묘한 방편으로
갖가지 눈홀림을 보이시어
미래 세상 온갖 중생들의
한량없는 그릇된 법 제거하시니
부처님 환술은 큰 환술이어서
여래이신 방편의 몸이십니다.
013_0500_b_10L佛以巧方便
示現種種幻
制未來衆生
無量諸非法
佛幻爲大幻
如來方便身

이 게송을 말하고는 곧 사라져서 보이지 않았다.
그때 바사닉왕은 이와 같이 희유한 온갖 일들을 보고 듣고, 기뻐하여 날뛰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것이 눈홀림입니까?”
013_0500_b_12L說是語已卽沒不現爾時波斯匿王聞見如是諸希有事歡喜踊躍白佛世尊爲是幻耶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저 스승과 그 스승의 부인과 앙굴마라의 어머니인 저 세 사람은 모두 나의 환술이니 내가 환술로 불가사의한 일을 보인 것은 내가 앙굴마라를 교화하는 일을 통해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하려는 것입니다.”
013_0500_b_15L佛言大王如彼師及師婦央掘魔羅母彼三人者悉是我幻我示幻化不可思議因我教化央掘魔羅度無量衆生
그때 바사닉왕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마땅히 7일 동안 큰 보시를 닦아 행하겠으니, 앙굴마라여래이신 복밭[福田]이 계시기 때문에 지금 복밭을 만들려고 합니다.”
부처님은 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렇게 하시오. 그렇게 하시오.”
013_0500_b_18L波斯匿王白佛言世尊我當七日修行大施掘魔羅如來在福田方今爲福田告王言如是如是
그때 여러 하늘과 용과 귀신들이 함께 게송을 말하였다.
013_0500_b_21L爾時諸天龍神共說偈言

환술 부리는 중에서 왕이시며
큰 정진 갖추신 이에게 귀의합니다.
여래께서는 방편이신 몸과
방편의 온갖 모양을 갖추시고
방편으로 열반하시는 것 보이시며
몸을 버리심도 보이시나이다.
013_0500_b_22L南無幻化王
具足大精進
如來方便身
方便相具足
方便般涅槃
示現捨舍利
013_0500_c_01L
여래는 가없는 몸 지니시고
지혜도 또한 가없으시며
가없는 좋은 명칭과
가없는 지혜 힘 지니셨습니다.
013_0500_c_01L如來無邊身
智慧亦無邊
無邊善名稱
無邊明力士

여래는 가없는 몸 지니시고
비밀한 자취도 가없으시며
말씀도 역시 가없으시고
비밀도 또한 가없으십니다.
013_0500_c_03L如來無邊身
密迹無有邊
言說亦無邊
隱覆亦無邊

가없이 세간을 비추시고
광명 역시 가없으시며
공덕도 셀 수 없어서
말하거나 헤아릴 수 없습니다.
013_0500_c_04L無邊照世閒
光明亦無邊
功德過數量
無稱不可量

허공처럼 걸림없는 지혜와
여래의 허공 같은 몸으로
문수사리와 우리들을
위안해 주시려는 그 일과
앙굴마라를 위한 그 일 때문에
부처님께서 이 세계에 오셨습니다.
013_0500_c_05L虛空無㝵智
如來虛空身
安慰文殊事
及與我等類
爲央掘魔羅
故佛世尊來

오시거나 오시지 않는 그것을
우리들로서는 알 수가 없지만
여래께서는 우리 모두를
라후라와 같이 보십니다.
013_0500_c_07L若來及不來
非我等所知
如來視一切
猶如羅睺羅

그때 세존께서 이 경을 연설하시니, 여러 하늘ㆍ용ㆍ귀신과 성문ㆍ보살과 바사닉왕과 거기 모인 모든 이들이 앙굴마라의 행과 문수사리 보살의 행을 사모하여 저 국토에 나기를 원하면서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 마음을 내며 뛸 듯이 기뻐하였다.
013_0500_c_09L爾時世尊說是經已諸天龍神聲聞菩薩及波斯匿王一切衆會皆慕央掘魔羅行及文殊師利菩薩行願生彼國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踊躍歡喜
央掘魔羅經卷第四
辛丑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