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3_0556_b_01L중음경(中陰經) 상권
013_0556_b_01L中陰經卷上


요진(姚秦) 양주(涼州)사문 축불념(竺佛念) 한역
심삼진 번역
013_0556_b_02L 後秦涼州沙門竺佛念譯


1. 여래오홍서입중음교화품(如來五弘誓入中陰敎化品)
013_0556_b_03L如來五弘誓入中陰教化品第一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3_0556_b_04L如是我聞
부처님께서 가비라(迦毘羅)의 파도쌍수(婆兜雙樹)에서 북쪽으로 마흔아홉 걸음 되는 야유(耶維)라는 곳에 계셨다. 여드렛날 한밤중 밝은 별이 반짝이기 시작할 때 여래께서 홀연히 떠나 쇄신사리(碎身舍利)가 되셨다.
013_0556_b_05L一時佛在迦毘羅婆兜雙樹北四十九步耶維處八日夜半明星出時爾時如來忽然離碎身舍利
모든 부처님의 다섯 가지 큰 서원의 법[五弘誓法]에 따르면, 태어나실 때가 되면 하늘과 땅이 여섯 가지 진동을 반복하는데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와서 도와주시니, 이것을 첫 번째 큰 서원의 법이라 한다.
013_0556_b_07L如諸佛五弘誓法當生之時天地六反震動十方諸佛皆來扶助是謂一弘誓法
여섯 가지 진동을 반복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동쪽이 솟으면 서쪽이 가라앉고, 서쪽이 솟으면 동쪽이 가라앉고, 북쪽이 솟으면 남쪽이 가라앉고, 남쪽이 솟으면 북쪽이 가라앉고, 네 방면 모두가 솟으면 중앙이 가라앉고, 중앙이 솟으면 네 방면이 가라앉는 것이다.
013_0556_b_10L云何爲六反震動東踊西沒西踊東沒北踊南沒南踊北沒四面都踊則中央沒中央踊則四面沒
여래께서 처음 한 발을 들어 일곱 걸음을 걸으시면 온 세상이 크게 움직이며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와서 도와주시니, 이것을 두 번째 큰 서원의 법이라 한다.
013_0556_b_12L當其如來初擧一足行七步天下大動方諸佛皆來扶助是謂二弘誓法
여래께서 보리수 아래에 나아가셔서 결가부좌를 하시고 말씀하셨다.
“나는 부처를 이루지 못하면 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겠다.”
이때 온 세상이 크게 움직이며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와서 도와주시니 이것을 세 번째 큰 서원의 법이라고 한다.
013_0556_b_14L來往詣菩提樹下結跏趺坐吾不成不起于坐爾時天地大動十方諸佛皆來扶助是謂三弘誓法
여래께서 악마의 우두머리인 파순(波旬)의 이름을 들어도 겁내거나 나약해지지 않고 서원의 힘 때문에 온 세상이 크게 움직이며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오셔서 도와주시는데, 이것을 네 번째 큰 서원의 법이라고 한다.
013_0556_b_17L如來之名波旬雖聞心不怯弱誓願力故地大動十方諸佛皆來扶助是謂四弘誓法
여래께서 몸의 수명을 버리시고 현재 열반을 취하셔서 중음(中陰)에 들어가 중생을 교화시키시면 이때 온 세상이 크게 움직이며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오셔서 도와주시는데, 이것을 다섯 번째 큰 서원의 법이라고 한다.
013_0556_b_20L如來捨身壽命現取滅度於中陰教化衆生爾時天地大動方諸佛皆來勸讚是謂五弘誓法
013_0556_c_01L이때 세존께서 땅으로부터 일곱 길 높이가 되는 보배 연꽃에 앉아 화염삼매(火炎三昧)에 드셔서 쇄신사리를 나타내셨는데 헤아릴 수 없고 한정할 수 없는 나유타(那由他) 중생인 하늘ㆍ용ㆍ귀신ㆍ아수라ㆍ견타라(甄陀羅)ㆍ건달바ㆍ가유라(迦留羅)ㆍ구반다(鳩槃茶)ㆍ부단나(富單那)ㆍ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이[人非人]들로 하여금 모두 여래께서 보배 연꽃에 앉아 계신 모습을 보게 하셨다.
013_0556_b_22L世尊入火炎三昧離碎身舍利地七仞坐寶蓮華使無量無限那由他衆生鬼神阿修羅甄陁羅闥婆迦留羅鳩槃荼富單那非人皆見如來坐寶蓮華
이때 세존께서 사리를 향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556_c_04L爾時世尊向舍而說頌曰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
너, 땅의 요소[地種界]를 기르다가
내 이제 너를 버리고 떠나니
뱀이 허물 벗는 즐거움 같도다.
013_0556_c_05L於無數劫中
養汝地種界
吾今離汝去
如蛇脫皮樂

다섯 갈래의 나고 죽음 가운데
네가 있지 않은 곳은 없었지.
지금은 방편으로써 서로 떨어지니
열반[寂滅]하여 애착함이 없도다.
013_0556_c_07L五道生死中
無處不有汝
㩲時得相離
寂滅無所著

위신력으로 4대에 붙었었지만
네가 아니었다면 득도(得度)도 못했을 것을.
쯧쯧 슬프구나. 이별하는 괴로움이여
나고 죽음이 이끌고 연달아 애착함이여
모든 부처님의 위신력 만나
제도한 지 아승기겁(阿僧祇劫)이라네.
013_0556_c_08L威神接地種
非汝不得度
咄嗟別離苦
生死牽連著
諸佛威神接
所度阿僧祇

이때 세존께서 게송을 마치고 발바닥에서 육계(肉髻)에 이르기까지 온몸으로 84천억의 광명을 내어 삼천대천세계를 널리 비추었고 위로는 허공의 세계에 이르니, 그 사이에 있는 중생이 모두 다 광명을 보았다. 광명을 보고 오는 이도 있었고, 어떤 자는 모든 부처님께서 보살들을 보내어 사바세계에 이르기도 하였다.
013_0556_c_10L爾時世尊說此頌已從腳心上至肉髻放八十四千億光普照三千大千世界上至虛空界其中衆生皆見光或有尋光來者或有諸佛遣諸菩來至忍界者
이때 세존께서 속으로 혼자 생각하셨다.
爾時世尊內自思惟
‘이 중음(中陰)들은 모습이 지극히 미세하여 오직 부처인 세존만 볼 수 있구나. 그러나 이 중생들은 아직 아라한이 되지 못한 유학(有學)과 아라한이 된 무학(無學)들로서 한 번 와서 머물거나, 두 번 머물거나, 더 나아가 아홉 번만 이 세계에 머물 이들인데 중음의 경계를 쉽게 보지 못할 것이다. 내가 이제 부처의 위신력으로 조명삼매(照明三昧)에 들어 사부대중인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들이 이 미세한 모습을 보게 하리라.’
013_0556_c_15L此中陰形極爲微細唯佛世尊獨能睹見然此衆生有學無學一住二住乃至九住非彼境界所能睹見吾今以佛威神入照明三昧令四部衆比丘尼優婆塞優婆夷睹此微形
그리하여 세존께서 차례로 걸림이 없는 정[無礙定]에 드셔서 이 허공세계 중생이 생하고 멸하는 것을 보게 하셨다. 모든 여래께서 행하신 금계(禁戒)와 같고, 허무하고 적막하며 깨끗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170가지 지어가는 괴로움의 근본 인연과 더 나아가 나고 죽음의 열두 가지 결박과 애착을 관찰하셨다.
013_0556_c_20L爾時世尊次入無㝵定觀此空界衆生生者滅者如諸如來所行禁戒無寂寞觀不淨想百七十行苦本因乃至生死十二縛著
013_0557_a_01L이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557_a_01L爾時世尊復說頌曰

지금 미묘함에 드니
지극히 미묘한 중음의 모습이네.
저 중생의 무리 교화하자면
염부제(閻浮提) 중생보다 곱이나 더 힘들 것이네.
013_0557_a_02L今當入微妙
極細中陰形
化彼衆生類
倍於閻浮提

항상한 모습은 애착할 것 없고
즐거운 모습은 빈 것[空]이니 정함이 없네.
도덕의 뿌리를 세워
목숨 버렸으니 물듦 없도다.
본래 아승기겁부터
저 제도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제도하였거늘
하물며 이 미묘한 모습을 한 이들
가장 어려우나 지나칠 수 없도다.
013_0557_a_04L常相無所著
樂相空無定
建立道德根
捨壽無所染
本從阿僧祇
濟彼難度人
況此微妙形
無過此最難

내 이제 큰 서원의 마음으로
섞임도 물듦도 없으니
보리 도덕으로 뿌리를 삼고
청정한 수행으로 최상의 법 이루리.
013_0557_a_06L吾今弘誓心
無雜無所染
菩提道德根
梵行究竟法

세존께서 이 게송의 말씀을 끝내시고 다시 미간백호(眉間白毫)에서 광명을 내셔서 동쪽의 헤아릴 수 없고 한량없는 나유타 세계를 널리 비추셨고, 남쪽과 서쪽과 북쪽 방면도 또한 그렇게 하셨다. 그리고 나서 세존께서 광명을 거두어들이니 빛은 부처님을 일곱 번 돌고 이마 위로 들어갔다.
013_0557_a_08L爾時世尊說此頌已復放眉閒白毫相光普照東方無量無限那由他世南方西方北方亦爾爾時世尊還攝光明繞佛七帀從頂上入
이때 미륵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한 채로 부처님 앞에 서서 이렇게 아뢰었다.
013_0557_a_12L爾時勒菩薩卽從坐起偏露右臂右膝著合掌叉手前白佛言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옛날에 들어본 적도 없고 본 적도 없습니다. 저들 중음 중생의 모습은 바탕이 지극히 미세합니다. 저들은 수명이 얼마나 되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그리고 어떤 등류(等類)인지 들려주십시오.”
013_0557_a_14L快哉世尊所未聞昔所未見中陰衆生形質極壽命長短飮食好醜爲何等類樂欲聞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이것을 잘 생각하여라. 내가 그대에게 낱낱이 설명해 주겠다. 미륵아, 어떻게 생각하는가? 염부제에서 아이가 태어나 어머니의 품에서 세 살 때까지 먹는 젖이 얼마나 되겠느냐?”
013_0557_a_17L世尊告曰諦聽諦聽善思念吾當與汝一一分別云何彌勒浮提兒生墮地乃至三歲母之懷抱爲飮幾乳
미륵이 대답하였다.
“어머니의 배 안에서 먹는 혈분(血分)을 제외하고 180섬의 젖을 먹습니다.
013_0557_a_20L彌勒答曰飮乳一百八十除母腹中所食血分
013_0557_b_01L 동불우체(東弗于逮)에서는 아이가 나서 세 살까지 1천8백 섬의 모유를 먹고, 서구야니(西拘耶尼)에서는 아이가 나서 세 살까지 880섬의 모유를 먹고, 북울단왈(北鬱單曰)에서는 젖이 없고, 아이가 나면 자리에 앉고 길을 가는 사람이 손가락을 주면 손가락을 빨고 7일 만에 성인(成人)이 됩니다. 중음 중생은 바람을 마십니다.
013_0557_a_21L東弗于逮生墮地乃至三歲飮乳一千八百斛西拘耶尼兒生墮地乃至三歲飮乳八百八十斛北鬱單曰兒生墮地坐陌頭行人授指▼(口*束)指七日成人彼土無乳中陰衆生飮吸於風
염부제 중생의 수명은 1백 살이며, 동불우체 중생의 수명은 5백 살이며, 서구야니 중생의 수명은 250살이며, 북울단왈 중생의 수명은 1천 살이며, 중음 중생의 수명은 7일입니다.
013_0557_b_03L閻浮提衆生壽命百歲東弗于逮壽命五百西拘耶尼壽命二百五十歲北鬱單曰壽命千歲中陰衆生壽命七日
염부제 사람의 얼굴은 위가 넓고 아래가 좁으며, 동불우체 사람의 얼굴은 동그랗고, 서구야니 사람의 얼굴은 위가 좁고 아래가 넓으며, 북울단왈 사람의 얼굴은 네모지며, 중음 중생의 얼굴 모습은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과 같습니다.”
013_0557_b_06L閻浮提人面上廣下狹弗于逮人面正圓拘耶尼人面上狹下廣鬱單曰人面正方中陰衆生面狀如化自在
이로부터 석가모니(釋迦牟尼)의 이름이 사라진 뒤에 묘각(妙覺) 여래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다.
013_0557_b_10L自此以還釋迦牟尼名號已滅覺如來出現於世如來應供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天人師世尊
이 부처님께서 허공중의 보배 연꽃에 앉으셔서 혀에서 광명을 내어 동쪽 방면으로 87억 항하(恒河:갠지스강)의 모래 수만큼 멀리 비추시니, 동쪽에 있는 그 나라의 이름은 화(化)이고, 부처님의 명호는 견고(堅固)이시며, 열 가지 이름을 구족하시고, 1승(乘)으로 교화하셨다.
013_0557_b_13L在虛空中坐寶蓮放舌相光明照東方八十七億恒河沙數彼國名化佛名堅固十號具一乘教化
그 부처님께서 이 빛을 보고 모든 보살과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013_0557_b_16L見此光明告諸菩薩族姓子
“그대들도 이 광명을 보았는가?”
汝等見此光明不乎
“예, 그러합니다. 이것을 보기는 했으나 세존이시여, 이 광명은 어떤 부처님의 광명이기에 이 세계를 비추는지 모르겠습니다.”
013_0557_b_17L對曰已見世尊不審此光何佛光明照此世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기서 서쪽으로 87억 항하의 모래 수만큼 멀리 가면 불세계가 있는데 그 세계의 이름은 사바이고 부처님의 명호는 석가모니이다. 그런데 지금 열반하셔서 사신사리(捨身舍利)를 취하게 하고 중음 가운데 들어가셔서 교화하려고 하시는데, 이 광명은 묘각여래의 빛이다. 그대들이 가고 싶으면 지금이 꼭 알맞은 시간이다.”
013_0557_b_19L彼佛告曰西方去此八十七億恒河沙數世界名娑呵佛號釋迦牟尼今取滅度捨身舍利欲入中陰教化是妙覺如來光明汝等欲往正是時
그러자 저곳의 130억 보살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사바세계로 갔다. 그때 그 부처님께서 저들에게 말씀하셨다.
013_0557_b_23L爾時彼土菩薩百三十億佛教誡來至忍界佛告之曰
013_0557_c_01L“그대들이 저 국토에 도착하면 예의를 갖추어 섬기고 공양드리며 게으름을 부리지 말고, 나의 이름으로 묘각여래께 지내기가 편안하시고 다니시기에 힘이 들지는 않는지 문안을 여쭈어야 한다.”
013_0557_c_01L汝到彼禮事供養勿懷懈慢持吾名號問訊妙覺如來興居輕利遊步强耶
보살들이 가르침을 받고 그 부처님의 발에 절하고 오른쪽으로 일곱 번 돌고 난 뒤에 홀연히 자취를 감추더니 사바세계에 이르렀다.
013_0557_c_03L菩薩受教禮彼佛足右繞七帀忽然不現至娑呵世界
또한 남쪽 방향으로 87억 항하의 모래 수만큼 멀리 가면 불세계가 있는데 그 세계 이름은 해탈이고, 부처님의 명호는 진정(眞淨)이시며, 열 가지 이름을 구족하셨다. 그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013_0557_c_05L南方去此八十七億恒河沙數世界名解脫佛號眞淨如來十號具足告諸菩薩
“그대들도 이 광명을 보았는가?”
汝等見此光明不乎
“예, 보기는 했으나 이 광명은 어떤 부처님의 광명이기에 이 세계를 비추는지 모르겠습니다.”
013_0557_c_07L對曰唯然見之不審此光是何佛光照此世界
013_0558_a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기서 북쪽으로 87억 항하의 모래 수만큼 멀리 가면 불세계가 있는데 그 세계의 이름은 사바이고 부처님의 명호는 석가모니이다. 그런데 지금 열반하셔서 사신사리(捨身舍利)를 취하게 하고 중음 가운데 들어가셔서 교화하려고 하시는데, 이 광명은 묘각여래의 빛이다. 그대들이 가고 싶으면 지금이 꼭 알맞은 시간이다.”
013_0557_c_09L彼佛告曰北方去此八十七億恒河沙數世界名娑呵佛號釋迦牟尼今取滅度捨身舍利欲入中陰教化是妙覺如來光明汝等欲往今正是時
그러자 저곳의 130억에 달하는 보살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서 사바세계로 갔다. 그때 그 부처님께서 저들에게 말씀하셨다.
013_0557_c_13L爾時彼土菩薩百三十億受佛教誡來至忍界佛告之曰
“그대들이 저 국토에 도착하면 예의를 갖추어 섬기고 공양드리며 게으름을 부리지 말고, 나의 이름으로 묘각여래께 지내기가 편안하시고 다니시기에 힘이 들지는 않는지 문안을 여쭈어야 한다.”
013_0557_c_14L汝到彼土親事供養勿懷懈慢持吾名號問訊妙覺如來興居輕利遊步强耶
보살들이 가르침을 받고 부처님의 발에 절하고 오른쪽으로 일곱 번 돌고난 뒤에 홀연히 자취를 감추더니 사하세계에 이르렀다.
013_0557_c_16L菩薩受教禮彼佛足右繞七帀忽然不來至娑呵世界
여기서 북쪽 방향으로 87억 항하의 모래 수만큼 멀리 가면 불세계가 있는데 그 세계의 이름은 유리(琉璃)이고, 부처님 명호는 뇌음(雷音)여래이시며, 열 가지 이름을 구족하셨다. 그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013_0557_c_18L北方去此八十七億恒河沙數世界名琉璃佛號雷音如來十號具足告諸菩薩
“그대들은 이 광명을 보았는가?”
013_0557_c_20L汝等見此光明不乎
013_0558_b_01L“예, 보기는 했으나 알지 못하겠습니다. 이 광명은 어떤 부처님의 광명이기에 이 세계를 비춥니까?”
013_0557_c_21L對曰唯然已見不審此光是何佛光明照此世界
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기서 남쪽 방향으로 87억 항하의 모래 수만큼 멀리 가면 불세계가 있는데 그 세계의 이름은 사바이고 부처님의 명호는 석가모니이다. 그런데 지금 열반하셔서 사신사리(捨身舍利)를 취하게 하고 중음 가운데 들어가셔서 교화하려고 하시는데, 이 광명은 묘각여래의 빛이다. 그대들이 가고 싶으면 지금이 꼭 알맞은 시간이다.”
013_0557_c_22L彼佛告曰方去此八十七億恒河沙數世界名娑呵佛號釋迦牟尼今取滅度捨身舍利欲入中陰教化是妙覺如來光汝等欲往今正是時
그러자 저곳의 130억에 달하는 보살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서 사바세계로 갔다. 그때 그 부처님께서 저들에게 말씀하셨다.
013_0558_a_02L爾時彼土菩薩百三十億受佛教誡來至忍界告之曰
“그대들이 저 국토에 도착하면 예의를 갖추어 섬기고 공양드리며 게으름을 부리지 말고, 나의 이름으로 묘각여래께 지내기가 편안하시고 다니시기에 힘이 들지는 않는지 문안을 여쭈어야 한다.”
013_0558_a_04L汝到彼土禮事供養勿懷懈持吾名號問訊妙覺如來興居輕利遊步强耶
보살들이 가르침을 받고 부처님의 발에 절하고 오른쪽으로 일곱 번 돌고난 뒤에 홀연히 자취를 감추더니 사하세계에 이르렀다.
013_0558_a_06L菩薩受教禮彼佛足右繞七帀忽然不現來至娑呵世界
여기서 동북 방향으로 87억 항하의 모래 수만큼 멀리 지나가면 불세계가 있는데 그 세계의 이름은 공정(空淨)이고, 부처님의 명호는 허공장(虛空藏)이시며, 열 가지 이름을 구족하셨다. 그곳의 130억의 보살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서 사바세계에 도착하였다.
013_0558_a_07L東北方去此八十七億恒河沙數世界名空淨佛號虛空藏十號具足菩薩百三十億
여기서 동남 방향으로 87억 항하의 모래 수만큼을 지나가면 불세계가 있는데 세계의 이름은 치연(熾然)이고, 부처님의 명호는 광현(廣顯)여래이시며, 열 가지 이름을 구족하셨다. 그곳의 130억의 보살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서 사바세계에 도착하였다.
013_0558_a_10L東南方去此八十七億恒河沙數世界名熾然佛號廣顯如來號具足菩薩百三十億
여기서 서남 방향으로 87억 항하의 모래 수만큼을 지나가면 불세계가 있는데 그 세계의 이름은 성수(星宿)이고, 부처님의 명호는 월광(月光)여래이시며, 열 가지 이름을 구족하셨다. 그곳의 130억의 보살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서 사바세계에 도착하였다.
013_0558_a_12L西南方去此八十七億恒河沙數世界名星宿號月光如來十號具足菩薩百三十
여기서 서북 방향으로 87억 항하의 모래 수만큼을 지나가면 불세계가 있는데 그 세계의 이름은 괴마(壞魔)이고, 부처님의 명호는 용맹복(勇猛伏)여래이시며, 열 가지 이름을 구족하셨다. 그곳의 130억의 보살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서 사바세계에 도착하였다.
013_0558_a_15L西北方去此八十七億恒河沙數世界名壞魔佛號勇猛伏如來十號具足菩薩百三十億
여기서 위쪽으로 87억 항하의 모래 수만큼을 지나가면 불세계가 있는데 그 세계의 이름은 해적(海跡)이고, 부처님의 명호는 상묘(上妙)여래이시며, 열 가지 이름을 구족하셨다. 그곳의 130억의 보살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서 사바세계에 도착하였다.
013_0558_a_17L上方去此八十七億恒河沙數世界名海迹佛號上妙如來十號具足菩薩百三十億
여기서 아래 방향으로 87억 항하의 모래 수만큼 멀리 지나가면 불세계가 있는데 그 세계의 이름은 통달(通達)이고, 부처님 명호는 무외(無畏)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시다.
013_0558_a_19L方去此八十七億恒河沙數世界名通達佛號無畏如來應供正遍知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佛世尊
무외여래께서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이 광명을 보았는가, 보지 못하였는가?”
013_0558_a_23L告諸菩薩汝等見此光明不乎
대답하였다.
“예, 보기는 했으나 이 광명은 어떤 부처님의 광명이기에 이 세계를 비추는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013_0558_b_01L對曰唯然已見不審此光明是何佛光明照此世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기서 위쪽으로 87억 항하의 모래 수만큼 멀리 지나가면 불세계가 있는데 그 세계의 이름은 사바이고 부처님의 명호는 석가모니이다. 그런데 지금 열반하셔서 사신사리(捨身舍利)를 취하게 하고 중음 가운데 들어가셔서 교화하려고 하시는데, 이 광명은 묘각여래의 빛이다. 그대들이 가고 싶으면 지금이 꼭 알맞은 시간이다.”
013_0558_b_02L彼佛告曰上方八十七億恒河沙數世界名娑佛號釋迦牟尼今取滅度捨身舍欲入中陰教化是妙覺如來光明卿等欲往今正是時
그러자 저곳의 130억에 달하는 보살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서 사바세계로 갔다.
013_0558_b_06L彼佛土菩薩百三十億受佛教誡來至忍界
그때 그 부처님께서 저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이 저 국토에 도착하면 예의를 갖추어 섬기고 공양드리며 게으름을 부리지 말고, 나의 이름으로 묘각여래께 지내기가 편안하시고 다니시기에 힘이 들지는 않는지 문안을 여쭈어야 한다.”
013_0558_b_07L佛告之汝到彼土禮事供養勿懷懈慢吾名號問訊妙覺如來興居輕利步强耶
보살들이 가르침을 받고 부처님의 발에 절하고 오른쪽으로 일곱 번 돌고난 뒤에 홀연히 자취를 감추더니 사하세계에 이르렀다. 그들은 예의를 갖추어 묘각여래께 공양 올리고 머리를 발에 대어 절한 뒤에 한쪽에 앉았다.
013_0558_b_10L菩薩受教禮彼佛足右繞七帀忽然不現來至娑呵世界禮事供養妙覺如來頭面禮足各一面坐
이때 묘각여래께서 붉은 우발라 연꽃처럼 붉고 넓고 긴 혀를 내밀어 왼쪽 오른쪽의 귀를 스친 뒤에 생각하셨다.
013_0558_b_12L爾時妙覺如來出廣長舌左右過耳如優鉢赤蓮花色
‘나는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 이전부터 지극히 청정하게 수행하였고 결코 헛되게 실천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제도해야 할 중생과의 인연은 이미 마쳤다. 만일 시체를 광야에 버려두면 지금 다시 인연을 짓고 다시 시작하여 행을 세운다.
013_0558_b_14L吾從無數阿僧祇劫至淸淨無有虛妄吾所度衆生因緣已畢如棄屍骸在曠野中今復造緣更始立行
지금 이 보살들이 감관[根]을 세워 힘을 얻을 수 있고, 처음 마음을 낸 이들도 있으며, 다시 미처 자취를 밟지 못한 사부대중들도 있으니, 부처의 힘과 위신력으로 접촉하고 인도하여 저 대중으로 하여금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부처님은 생각과 말로 할 수 없고 있기 어려운 법인 줄 알게 해야겠다.’
013_0558_b_17L今此菩薩有立根得力初發意者復有四衆未踐迹者當以佛力威神接引令彼大衆知過去當來今現在佛不可思議難有之法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558_b_20L世尊卽說頌曰

세상엔 어리석고 유혹하는 사람 많아
무루(無漏)에 거둬들이지 못하네.
도리어 다섯 갈래에 있어
더러움에 물들어 깨끗하지 못한 행을 하네.
013_0558_b_21L世多愚惑人
不入無漏撿
還在五道中
染污不淨行

내 비록 사바세계에 있으나
다섯 가지 욕망의 고통 뽑아버렸네.
좋구나, 옛날에 서원했던 일
오늘에야 이루었구나.
013_0558_b_23L我雖於忍界
拔濟五欲苦
善哉昔所願
今日已成辦
013_0558_c_01L
사람이 땅에 뱉은 침을
슬기로운 사람이라면 누가 먹을까?
나는 헤아릴 수 없는 겁부터
부처 되는 청정행을 닦았네.
013_0558_c_01L如人唾於地
智者誰能飮
吾從無數劫
修佛淸淨行

몸을 버리고 다시 몸 받기를
한두 겁이 아니었네.
만약 슬기로운 이 있다면
붓 잡고 땅에 사리(舍利) 그릴테지.
013_0558_c_02L捨身復受身
非一劫二劫
若有明智者
把土畫舍利

하물며 다시 나의 형상을 보여
해탈하지 못함이 있게 하겠나.
나고 죽을 땐 밤낮이 길기도 하고
어리석어 다섯 갈래에 있음도 길었지.
단멸하여 도를 얻지 못함도 오래고
부처의 열반 찾는 것도 오래되었네.
013_0558_c_04L況復睹我形
有不解脫者
生死晝夜長
愚在五道長
斷滅無道長
求佛泥洹長

본래 이름 석가모니였으나
몸을 사리로 바꾸어 머물고 있네.
지금 허공 세계에 들어와
중음 중생류 제도하네.
013_0558_c_06L本號釋迦文
留身舍利化
今當入空界
中陰度萌類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니, 8만 4천 나유타 중생이 생사를 싫어하여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에 뜻을 내었다. 다시 70억 중생들이 모든 번뇌를 다하여 법의 눈이 깨끗해졌고, 마(魔)의 세계의 7천만 보살 무리는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마하(摩訶)’ 하면서 떠나갔다.
013_0558_c_07L爾時世尊說是頌時八萬四千那由他衆生厭患生死皆發無上正眞道復有七十億衆生諸塵垢盡得法眼淨魔界菩薩七千萬衆卽從坐起收攝衣服摩訶而去

2. 묘각여래장제보살입중음교화품(妙覺如來將諸菩薩入中陰敎化品)
013_0558_c_12L中陰經妙覺如來將諸菩薩入中陰教化品第二

이때 묘각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께서 모여 앉은 대중이 편안하고 순수하며 섞임이 없음을 관찰하시고, 중음에 드셔서 금계(禁戒)의 법을 받게 하시니 많은 이들에게 이익을 주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를 제도하였으며, 큰 서원을 세우고 불사(佛事)를 시행하셨다.
013_0558_c_13L爾時妙覺如來至眞等正覺察衆坐定純一無雜應入中陰受禁戒法所饒益所度無量建立弘誓施行佛
묘각여래께서는 이마를 볼 수 없는 삼매[無見頂三昧]에 드셔서 모든 대중과 헤아릴 수 없는 억천 나유타 항하의 모래 수만큼의 보살 대중으로 하여금 다 같은 색깔이 되어 묘각여래와 차별이 없게 하셨다.
013_0558_c_17L爾時妙覺如來入無見頂三昧使諸大衆無數億千那由他恒河沙數諸菩薩衆皆同一色如妙覺如來無有差別
이때 염부제의 대가섭(大迦葉)과 모든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하늘ㆍ용ㆍ귀신ㆍ가유라(迦留羅)ㆍ견타라(甄陀羅)ㆍ마후라가ㆍ건달바ㆍ구반다ㆍ부단나ㆍ사람인 듯 아닌 듯한 이와, 여덟 나라의 임금과 8억 백천 대중이 신족력(神足力)으로써 중음에 들어갔다. 이때 세존께서 그 가운데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558_c_20L爾時閻浮提大迦葉諸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鬼神留羅甄陁羅摩睺羅乾闥婆鳩槃荼富單那人非人八國王八億百千衆以神足力將入中陰爾時世尊於其中閒而說頌曰
013_0559_a_01L
중음은 미혹한 등류이고
미혹되고 거칠어 삼존(三尊)도 없네.
몸을 굴려 다섯 갈래를 향하니
행함에 따라 이끌려 다니네.
013_0559_a_01L中陰迷惑等
迷荒無三尊
轉身向五道
隨行所牽往

가끔은 두 가지 좋은 갈래에 떨어지지만
가끔은 세 가지 나쁜 갈래에 빠진다네.
아, 이들을 가련하게 여겨서
오늘 여래가 왔다네.
013_0559_a_03L或墮二善道
或入三惡趣
善哉可愍傷
今日如來至

이 무리들 이미 득도(得度)했으니
내 서원 또한 성취하여 마쳤도다.
형상 없어도 형상으로 교화를 받고
생각을 끊고 근본을 끊어 여의었네.
013_0559_a_04L此類旣得度
我願亦成辦
無形受形教
斷想斷滅本

3세의 모든 부처님들도
모두 이 법을 행하셨나니,
색법(色法)은 스스로 치연하지만
정(定)의 뜻으로 멸하였네.
013_0559_a_05L三世諸佛等
無不行此法
色法自熾然
滅以定意道

여래의 진실한 모습
태어남도 없고 일어나고 멸함도 없네.
육신의 안팎이 빈 줄 관찰하면
영원하지 않는 법임을 이해하리라.
013_0559_a_07L如來眞實相
無生無起滅
觀身內外空
解知非常法

행함은 어리석고 애착을 근본으로 말미암으니
재[灰]가 불을 덮은 것 같네.
어리석은 이 불이 꺼졌다고 하지만
불은 본래 항상 있다네.
013_0559_a_08L行由癡愛本
如灰覆火上
愚者謂爲滅
火本猶常存

마음은 사람에게 독의 근본이니
착함과 나쁨은 그 모습 따르네.
행함이 착하면 곧 좋은 데 나고
행함이 나쁘면 나쁜 데 나아가네.
013_0559_a_09L心爲人毒本
善惡隨其形
行善卽趣善
行惡卽趣惡

악행을 저지르면서
스스로 후에 과보가 없다 말하지만
그 과보가 이르면
아무리 친한 이도 대신하지 못하리.
013_0559_a_11L如人作惡行
自謂後無報
臨其報至時
非親所能代

계율을 범하고 법답지 못하게 행하면서
스스로를 세상에 짝할 이 없다고 하나
벌거벗은 이들 과라(果蓏) 먹으며
해와 달을 신(神)으로 받들어 섬기네.
013_0559_a_12L犯戒無法行
自稱世無雙
裸形食果蓏
奉事日月神

세 가지 나쁜 갈래에 떨어진 이래
몇 겁을 지났는지 생각 못하니
이들은 불자(佛子)가 아니며
내 가까이 있어도 나를 멀리 떠난 사람이네.
013_0559_a_13L自墜三惡趣
不慮劫數期
此等非佛子
雖近離我遠

묘각여래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곧 신묘한 힘으로 중음 가운데 들어가셔서 신통변화로 7보(寶)로 된 강당을 만들어냈다. 강당에는 7보로 된 높은 자리가 있었고, 그림이 그려진 깃발[幡]과 덮게[蓋]가 내걸렸으며, 계단은 금과 은으로, 바닥은 유리로 이루어졌다. 뒷켠 정원의 목욕하는 못은 7보로 이루어졌고, 오리ㆍ기러기ㆍ원앙과 기이하고 신기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음을 내어 지저귀었다.
013_0559_a_15L爾時妙覺如來說此頌已卽以神力入中陰中化作七寶講堂七寶高座懸繒幡蓋梯梐琉璃爲地後園浴池皆七寶成鳧鴈鴛鴦異類奇鳥悲鳴相和
이때 세존께서 다시 신묘한 힘으로 저 중생들로 하여금 7일 만에 죽을 이[終身], 6일, 5일, 4일, 3일, 2일, 1일 만에 죽음에 이를 자들을 제 수명껏 머물게 하셨다.
013_0559_a_20L爾時世尊復以神力使彼衆生應七日終者六日五日四日二日一日終者盡令住壽
013_0559_b_01L 저 중생들이 마음으로 바라는 것을 분별하셔서 각기 한 켠에 머물게 하셨다. 사향사득(四向四得)1)의 사람이 각각 한쪽에 머물렀고, 처음 마음을 낸 이와 아홉 번 머물 이가 각기 한 켠에 머물렀고, 향벽지불(向辟支佛)2)과 득벽지불(得辟支佛)3)각기 한 켠에 머물렀다.
013_0559_a_22L爾時尊觀彼衆生心所趣向欲得分別各住在一面四向四得各在一面初發意九住各在一面向辟支佛得辟支佛各住一面
그리고 세존께서 신통변화로 7백억 나유타의 7보로 된 높은 자리를 만드셨는데, 낱낱의 높은 자리마다 화신불(化身佛)이 계셨고, 한 분 한 분의 화신불이 영원하지 않는 게송 네 수를 말씀하셨다.
013_0559_b_02L爾時世尊化作七百億那由他七寶高座一一高座盡有化一一化佛盡說四非常偈

일체 행은 무상하니
인식함[識]도 바깥의 티끌과 물질이라네.
일어난 것은 반드시 다함이 있으니
저 적멸[滅]은 최고의 즐거움인 것을.
013_0559_b_04L一切行無常
識爲外塵法
起者必有盡
彼滅最爲樂

나고 늙고 병들어 죽지 않으면
또한 3유(有)에도 있지 않으리.
영원히 허공계에 있다면
그곳이 부처님 집일세.
013_0559_b_06L不生老病死
亦不處三有
永處虛無界
諸佛之堂室

두려움 없으면 더럽힘 없고
애욕에 물들지 않아
향기에 쪼임과 다섯 가지 욕망은
영원히 다하여 남음이 없네.
013_0559_b_07L無畏無點污
不爲欲愛染
香熏及五欲
永盡無有餘

만약 백여덟 가지 애욕 끊어버리면
법을 모음도 또한 그러해
앞이 없어지면 뒤에는 나지 않고
도가 생겨 과위가 증득되리라.
013_0559_b_08L若斷百八愛
集法亦復然
前滅後不生
及生道果證

불법의 총요(總要)는
37조도품(助道品)이고,
무원(無願)ㆍ무상(無相)ㆍ공(空)은
모든 부처님의 길이라네.
013_0559_b_10L佛法摠要之
三十七道品
無願無相空
諸佛之徑路

재능이 뛰어난 중생 등류
한 번 듣고 나고 죽음 벗어나나니
지혜의 칼로 잘라낸 것이
마치 불이 산과 들녘을 태운 듯하네.
013_0559_b_11L利根衆生等
一聞不再受
斷以智慧劍
如火焚山野

억만 부처님 앞에 계셔서
비록 중생 등류 깨우쳤으나
죄업의 뿌리 깊고 견고하며
가엾어도 제도하기 어렵네.
013_0559_b_12L難覺衆生類
億佛在前立
罪根深堅固
雖愍而難濟

중음으로 받은 몸들
장차 인도하면 말을 따라 교화되리니
비록 본래 발심한 것 아니나
법을 듣고 곧바로 제도되리라.
013_0559_b_14L中陰受身等
將導隨言教
雖非本發心
聞法則得度

화신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셨을 때에 78억 백천 나유타 중음 중생들이 위없고 바르고 참된 도에 뜻을 일으켜 보리심을 내었다.
013_0559_b_15L爾時化佛說此頌時七十八億百千那由他中陰衆生起無上正眞道意發菩提心
이때 묘각여래는 가장 중앙에 있는 두려움 없는 자리에 계셨고, 신통변화를 나타내는 시방의 모든 보살들은 왼쪽을 향하여 앉았고, 염부제의 마하가섭과 사부대중인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는 오른쪽을 향하여 앉아 있었다.
013_0559_b_18L爾時妙覺如來最在中央昇無畏座十方諸神通菩薩在左面閻浮提摩訶迦葉幷四部衆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在右面坐
013_0559_c_01L 모든 하늘 사람ㆍ용ㆍ귀신과 큰 나라 임금은 부처님 뒤에 앉아 있었고, 사천왕(四天王)ㆍ도리천왕(忉利天王)ㆍ염천(炎天)ㆍ도술천(兜術天)ㆍ합천(廅天)ㆍ파리타천(波利陀天)ㆍ합파마나천(廅波魔那天)ㆍ아회두수천(阿會豆修天)ㆍ수가천(首呵天)ㆍ파리타수가천(波利陀首呵天)ㆍ수체천(須滯天)ㆍ수체기뇩천(須滯祇耨天), 더 나아가 아가니타천(阿迦膩叱天)이 허공에 있으면서 꽃을 뿌리고 하늘 음악을 연주하며 공양을 올렸다. 중음 중생들이 여래 앞에서 법을 듣고 가르침을 받고 있었다.
013_0559_b_21L鬼神及大國王在佛後坐從四天王忉利天王炎天兜術天廅天利陁天廅波魔那天阿會豆修天呵天波利陁首呵天須滯天須滯祇耨天乃至阿迦膩咤天在虛空中華供養作天伎樂中陰衆生在如來聽受法教
이때 세존께서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중생들로 하여금 마음속에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도록 하셨다.
“부처님께서는 오직 나만을 위해서 법을 설하시고 다른 이를 위해서 설하지 않으신다.”
013_0559_c_05L爾時世尊以佛威神衆生等心自念言唯佛爲我說法不爲餘者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而說頌曰

여래 무량각(無量覺)의
신묘한 변화는 헤아릴 수 없구나.
새가 허공을 맘껏 날아다니듯
산과 돌이나 벽을 자유롭게 드나드시네.
013_0559_c_07L如來無量覺
神變不可量
出入山石壁
如鳥遊虛空

본래 나는 아승기겁부터
행을 쌓아 공덕을 축적했지.
저들은 득도하려 하지만 스스로 못해
보리심을 내게 하였지.
013_0559_c_09L本我阿僧祇
積行累功德
度彼不自爲
使發菩提心

니원(泥洹)은 가고 옴 없거니
또한 보거니 받거니 할 수 있을까?
내 본래 쌍수(雙樹) 그 사이에서
몸을 돌려 여기에 나아왔도다.
013_0559_c_10L泥洹無去來
亦不見受者
本我雙樹閒
轉身來適此

내가 처음 도에 마음을 낼 때
중생들 제도하길 서원하여
한 사람이라도 제도하지 못하면
나는 끝내 버려두지 않으리라 하였네.
013_0559_c_11L我初發道心
誓度衆生類
一人不度者
吾要終不捨

이 중음 중생 관찰해보니
각기 상ㆍ중ㆍ하가 있어
다만 세 구절의 내용만 필요한가 하면
사성제와 진여법(眞如法)도 필요로 하네.
013_0559_c_13L觀此中陰人
各有上中下
但以三句義
四諦眞如法

음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비록 엷다 하여도
반드시 선정(禪定)을 닦아서
8백 가지 고질병과
8만 4천 가지 번뇌[垢]를 없애야 하네.
013_0559_c_14L婬怒癡雖薄
要須禪定除
八百瘡痏病
八萬四千垢

보시와 지계와 인욕과
정진과 선정과 지혜는
좋은 방편이고 교묘한 방편이니
세 가지 독(毒)의 뿌리 뽑고 끊어낸다네.
013_0559_c_15L施惠持戒忍
精進禪智慧
善權巧方便
拔斷三毒根

색(色)은 본래 나의 소유가 아니니
그 누가 이 색의 근본을 만들었는가?
물질은 모습이 없는 줄 훤하게 알면
범지(梵志)의 행이라 말할 수 있다네.
013_0559_c_17L色本非我有
誰造此色本
了知色無形
可謂梵志行

내 아직 부처되지 못했을 적에
색에 이끌렸었네.
네 가지 뒤바뀐[四顚倒] 법에 빠져
생사의 바다를 표류했었지.
013_0559_c_18L吾本未成佛
爲色之所惑
墮四顚倒法
沒陷生死海

지금 물질의 근본을 연구해 보니
물질로 보이는 것은 진실 아니네.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의 법도
더러움에 물들었지 진실한 도가 아니네.
013_0559_c_19L今方究色本
觀色非眞實
受想行識法
穢污非眞道

5음(陰)ㆍ6입(入)ㆍ18계(界)와
스물두 가지 감관의 법[二十二根法]을
낱낱이 분별해 보니
적연할 뿐 애착할 것 없다네.
013_0559_c_21L陰入十八界
二十二根法
一一悉分別
寂然無所著

욕계의 중음인(中陰人)들
번뇌는 다 미세하고 엷네.
마치 새로 지은 옷을 입은 듯
묻은 티끌 거의 없네.
013_0559_c_22L欲界中陰人
塵垢悉微薄
猶如新成衣
塵土所污染
013_0560_a_01L
눈이 있는 지혜로운 사람은
티끌을 모두 떨어버리나니
중음 중생의 부류들도
비유하면 또한 이와 같다네.
013_0559_c_23L有目智慧人
抖擻塵悉去
中陰衆生類
譬之亦如是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 미세하고 엷으니
법을 듣기만 하면 바로 깨달음 얻네.
한결같은 마음 옮기지 않으면
곧바로 수다원(須陀洹) 되네.
013_0560_a_02L婬怒癡微薄
聞法卽得悟
一向心不移
卽得須陁洹

삼전십이행상(三轉十二行相)4) 하여
이내 사다함(斯陀含) 되고
5상분결(上分結)과 5하분결(下分結)을 여의어
곧바로 불환과(不還果) 얻고
013_0560_a_03L三轉十二法
復得斯陁含
坐上下分滅
卽得不還道

괴로움 다하고 어리석음과 애착 여의어
아라한 되네.
도의 자취 얻은 80억 중생
빈래과(頻來果) 얻은 도인(道人)은
013_0560_a_04L苦盡癡愛滅
得成阿羅漢
道迹八十億
頻來得道人

8만 4천억
불환과 얻은 도인은
1백만 2천억
아라한 된 이는 두 항하의 모래 수.
013_0560_a_06L八萬四千億
不還得道人
百萬二千億
羅漢二恒沙

여섯 가지 신통 얻어 몸은 맑아 환하고
각각 부처를 향하여 가는 이들
8만 4천억은
보살심을 향하여 나아가는 이들
그 숫자 먼지같이 많다네.
013_0560_a_07L六通身淸徹
趣向各佛者
八萬四千億
趣向菩薩心

내 본래 염부제에서
고행(苦行)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았고
나라와 재물과 아내와 자식을 보시하였고
머리와 눈과 피와 골수까지도 보시하였네.
013_0560_a_08L其數如微塵
吾本閻浮提
苦行不可數
國財妻子施

뜻이 굳기가 금강석 같아서
악마에 휘둘리지 않았으니
즐겁구나. 큰 복의 과보여,
무엇을 원한들 이루지 못할까.
013_0560_a_10L頭目血髓骨
意堅如金剛
不爲魔所動
快哉大福報
何願而不成

이때 자리에 있던 중생들은 생각하기를 ‘부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설법하시니 제도되지 않은 이가 없게 되었구나. 성문의 길에 나아갈 이는 성문의 길을 얻었고, 벽지불의 길에 나아갈 이는 벽지불의 길을 얻었고, 보리의 길에 나아갈 이는 보리의 길을 얻었구나’라고 하였다.
013_0560_a_11L爾時座上衆生作是念言佛獨爲我說法不爲餘者趣聲聞道者得聲聞道者趣辟支佛道者得辟支佛道者趣菩提道者得菩提道者

3. 묘각여래입중음분신품(妙覺如來入中陰分身品)
013_0560_a_15L中陰經妙覺如來入中陰分身品第三

이때 자리에 정화왕(定化王)이라는 보살이 앉아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꿇어 앉아 합장한 채 부처님께 아뢰었다.
013_0560_a_16L爾時座上有菩薩名定化王卽從坐偏露右臂右膝著地長跪叉手白佛言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뜻을 잘 말씀하셔서 중생들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음향(音響:성문)인 자가 나아가야 할 법을 듣고 쉽게 제도되었으나, 다시 제도하기 어려운 이도 있습니다.
013_0560_a_19L善哉世尊快說斯義曉了衆音響所趣聞法易度復有難度者
013_0560_b_01L 중생이 음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엷은 이, 음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엷지 않은 이, 혹은 유대법(有對法)에 있는 이, 혹은 무대법(無對法)에 있는 이, 혹은 볼 수 있는 법[可見法]에 있는 이, 혹은 볼 수 없는 법[不可見法]에 있는 이, 혹은 유루법(有漏法)에 있는 이, 혹은 무루법(無漏法)에 있는 이, 혹은 유위법(有爲法)에 있는 이, 무위법(無爲法)에 있는 이, 혹은 수기(授記)할 수 있는 법에 있는 이, 혹은 수기할 수 없는 법에 있는 이, 욕계법(欲界法)에 있는 이, 혹은 해설할 수 없는 법[不可解法]에 있는 이, 혹은 색계법(色界法)에 있는 이, 혹은 무색계법(無色界法)에 있는 이, 혹은 중음의 미세한 형상법[中陰微形法]에 있는 이, 혹은 중음의 미세한 형상이 아닌 법[中陰非微形法]에 있는 이, 혹은 다섯 가지 색식법[五色識法]에 있는 이, 혹은 다섯 가지 색과 식이 아닌 법[五色非識法]에 있는 이, 혹은 생각도 아니고 생각 아님도 아닌 식법[非想非不想識法]에 있는 이, 혹은 생각도 아니고 생각 아님도 아닌 식법에 있지 않는 이, 혹은 한 번 머물거나 아홉 번 머묾에 이르러 있는 이, 한 번 머묾에 있거나 한 번 머묾에 있지 않거나 하는 이, 아홉 번 머묾에 있거나 아홉 번 머묾에 있지 않는 이를 관찰하시어 오직 세존께서 일일이 부연하셔서 모든 보살들로 하여금 영원히 망설이거나 머뭇거리지 않게 하시고 중생의 부류들도 법을 듣고 해탈하게 하여 주시기 바라옵니다.”
013_0560_a_20L觀見衆生有婬怒癡薄者無婬怒癡薄者或在有對法者或在無對法者或在可見法者或在不可見法者在有漏法者或在無漏法者或在有爲法者或在無爲法者或在可記法或在不可記法者或在欲界法者或在不可解法者或在色界法者在無色界法者或在中陰微形法者或在中陰非微形法者或在五色識法者或在五色非識法者或在非想非不想識法者或不在非想非不想識法者或在一住至九住者有在一住非一住者有在九住非九住者願世尊一一敷演令諸菩薩永無猶衆生之類聞法解脫
이때 세존께서 범(梵)의 깨끗하고 부드럽고 연한 소리로 정화왕보살을 칭찬하셨다.
013_0560_b_12L爾時世尊以梵淨柔濡之音讚定化王菩薩曰
“잘하고 잘했다. 족성자(族姓子)야, 여래 앞에서 사자후를 하였구나. 이제 그대에게 낱낱이 분별하여 주겠으니 자세히 듣고 이것을 잘 생각하여라. 그대는 볼 수 있는 법과 볼 수 없는 법을 물었는데 눈이 빛깔을 보는 것인가, 빛깔이 눈에 들어가는 것인가?”
013_0560_b_13L善哉族姓子乃能於如來前作師子吼今當與汝一一分別諦聽諦聽善思念之汝所問者可見法不可見法者爲眼見色爲色入眼
정화왕보살이 말씀드렸다.
“눈이 빛깔을 보는 것이 아니며, 또한 눈에서 떠난 것도 아니며, 또한 빛깔이 눈에 들어간 것도 아니며, 또한 빛깔을 떠난 것도 아닙니다.”
013_0560_b_17L定化王菩薩言亦不眼見色亦不離眼亦不色入眼亦不離色
“족성자야, 눈은 빛깔이 아니고 빛깔은 눈이 아니니 어느 것이 보는 것이냐?”
013_0560_b_19L佛告定化王菩薩姓子眼非色色非眼何者是觀
“법에 대한 인식이 실제로 머문다면 법을 관찰함이 일어납니다.”
013_0560_b_20L定化王菩薩白佛言識法實住觀法乃起
“족성자야, 무엇을 인식이 법을 있게 하며 인식이 법을 없게 한다고 말하느냐?”
013_0560_b_21L佛告定化王菩薩云何族姓子識爲有法識爲無法
정화왕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인식은 유위(有爲)도 아니고, 유위를 떠난 것도 아닙니다. 인식은 무위(無爲)도 아니고 무위를 떠난 것도 아닙니다.”
013_0560_b_23L定化王菩薩白佛言識非有爲不離有爲識非無爲不離無爲
013_0560_c_01L“무엇을 유위라고 하며, 무엇을 무위라고 하느냐?”
013_0560_c_02L佛告定化王菩薩何謂有爲謂無爲
정화왕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일어남이 유위이며, 머묾이 무위입니다. 제일의법(第一義法)에는 일어남이 있음을 보지 못했으며, 머묾이 있음도 보지 못했습니다. 법의 성품은 깨끗하여 물질도 없고 인식도 없으니, 니원법조차 물들고 애착할 것이 없습니다. 눈은 물질이 아니고 물질은 눈이 아니니, 볼 수 있는 법도 없고 볼 수 없는 법도 없습니다.
013_0560_c_03L定化王菩薩白佛言起者住者無爲於第一義法不見有起不見在住法性淸淨無色無識於泥洹法無所染著眼非色色非眼無可見法無不可見法
과거의 눈ㆍ과거의 물질ㆍ과거의 인식ㆍ미래의 눈ㆍ미래의 물질ㆍ미래의 인식ㆍ현재의 눈ㆍ현재의 물질ㆍ현재의 인식은 눈과 물질과 인식이 있지 않으며, 눈과 물질과 인식이 없는 것도 아니니, 이것을 니원의 깨끗한 법이라고 합니다.”
013_0560_c_07L過去眼過去色過去識未來眼未來色未來識現在眼現在色現在識非有眼色識非無眼色識是謂泥洹淸淨法
이때 정화왕보살이 지금 여래께서 말씀하실 유대와 무대의 법을 듣고 싶어 했다.
013_0560_c_10L爾時定化王菩薩今欲聞如來說有對無對法
부처님께서 정화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족성자야, 성문은 상대할 것이 있느냐, 상대할 것이 없느냐?”
013_0560_c_11L告定化王菩薩曰族姓子聲爲有對無對耶
“성문은 상대할 것이 있기도 하고 상대할 것이 없기도 합니다.”
013_0560_c_13L定化王菩薩白佛言聲亦有對亦無對
“성문은 또한 상대할 것이 있지도 않고 또한 상대할 것이 없지도 않느니라. 무엇을 말하는가? 족성자야, 이 성문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며, 허(虛)하기도 하고 실(實)하기도 함에 부응하느니라. 무엇을 말하는가? 족성자야, 허공에 글씨를 쓰면 글자가 이루어지겠느냐, 이루어지지 않겠느냐?”
013_0560_c_14L佛告定化王菩薩聲亦不有對亦不無對云何族姓子此聲彼應爲有爲無爲虛爲實云何族姓虛空可畫得成字不
“예, 세존이시여, 글자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여래께서 아승기겁 동안 익혀 행하신 것이 또한 있음을 보지 못하고 또한 없음도 보지 못하며, 또한 3세가 있음도 보지 못하며 또한 3세가 없음도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생각 아님과 생각 아님이 아님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013_0560_c_17L對曰唯然不可得也何以故如來習行於阿僧祇劫亦不見有亦不見無亦不見有三世亦不見無三世乃至非想不想亦復如是
013_0561_a_01L이때 정화왕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위의 모든 법을 낱낱이 관찰하셔서 아시오니, 바라건대 여래ㆍ지진(至眞)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께서는 세 가지 미묘한 법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떤 것이 가장 미묘한 중음의 모양이며, 다섯 가지 색ㆍ수ㆍ상ㆍ행ㆍ식이며, 생각도 아니고 생각 아님도 아닌 인식입니까?”
013_0560_c_21L爾時定化王菩薩白佛言上諸法觀一一悉知唯願如來至眞應供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佛世尊說三微妙法何者最妙中陰形耶色識形耶非想非不想識耶
이때 세존께서 대중들이 속으로 의심하고 있는 것을 아시고, 자리에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561_a_03L爾時尊知衆會心皆有疑卽於座上而說頌曰

내가 삼계의 괴로움 받을 것은
어리석고 미혹하며 애착의 마음 때문이니
아승기겁을 지나며
유(有)에 있기도 하고 무(無)에 있기도 했네.
013_0561_a_05L吾受三界苦
愚惑癡愛心
經歷阿僧祇
在有亦在無

나고 죽음의 겁을 깨뜨리고
지금 부처 이루었네.
본래 큰 서원은
제도되지 못한 이 제도하는 것.
013_0561_a_07L破壞生死劫
今乃得成佛
以本弘誓願
度於不度者

부처의 힘은 짝할 이 없고
삼계에서 견줄 이 없이 높아
한결같아 두 마음 없었으니
서원대로 스스로 부처되었네.
013_0561_a_08L佛力無等倫
三界無比尊
一向無二心
自誓得成佛

나는 정주 부처님[政炷佛] 따라
처음으로 견줄 수 없는 마음 내었고
얽히고 설킨 애욕 속에서
그 견고함 없애기 어려웠지.
013_0561_a_09L吾從政炷佛
初發無等心
欲縛所纏裹
堅固難可拔

공정(空定)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의
삼삼매(三三昧)를 분별했고
먼저 들숨 날숨 관찰하여
선악도를 분별하였네.
013_0561_a_11L空定無相願
分別三三昧
先念出入息
分別善惡道

기름 든 발우 들고 마음 다잡고
걸음걸음마다 위의 지켰네.
사람이 겁(劫)이 되는 것을 보듯
무거운 죄를 태워버렸지.
013_0561_a_12L執心擎油鉢
行步不失儀
猶人見劫燒
焚燒重罪者

복(福)은 광음천(光音天)에 오를 만하고
가벼운 것이 다른 세상 다닐 만한데.
상ㆍ중ㆍ하의 중생 동아리와
중음의 모습을 받은 이들
013_0561_a_13L福昇光音天
輕者於他方
三品衆生類
中陰受形者

교화받은 이 생각과 말로는 할 수 없으니
내가 아니면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다섯 가지 물질과 인식에 끄달린 중생
삼계에 저마다 다르구나.
013_0561_a_15L受化不思議
非我誰能說
五色識衆生
不同於三界

가장 뛰어나고 높으신 여래
저 물질과 인식에 들어 교화했으며
낱낱이 분별하여 말씀하시니
백여덟 가지 애착 만나지 않네.
013_0561_a_16L如來最勝尊
入彼識教化
一一分別說
不遭百八愛

수다원 성취하기 알맞은 이에겐
수다원을 말해 주었고
사다함 성취하기 알맞은 이에겐
사다함을 말해 주었네.
013_0561_a_17L應成須陁洹
爲說須陁洹
應成斯陁含
爲說斯陁含

아나함 성취하기 알맞은 이에겐
아나함을 말해 주었고
아라한 성취하기 알맞은 이에겐
아라한을 말해 주었네.
013_0561_a_19L應成阿那含
爲說阿那含
應成阿羅漢
爲說阿羅漢

벽지불 성취하기 알맞은 이에겐
벽지불을 말해 주었고
보살도에 알맞은 이에겐
보살도를 말해 주었네.
013_0561_a_20L應成辟支佛
爲說辟支佛
應菩薩道者
爲說菩薩法

수다원을 얻은 이
32억 사람,
사다함을 얻은 이
42억 사람.
013_0561_a_21L得須陁洹者
三十二億人
得斯陁含者
四十二億人

아나함을 얻은 이
52억 사람,
아라한을 얻은 이
62억 사람.
013_0561_a_23L得阿那含者
五十二億人
得阿羅漢者
六十二億人
013_0561_b_01L
벽지불을 얻은 이
72억 사람,
보살도를 얻은 이
82억 사람이라네.
013_0561_b_01L得辟支佛者
七十二億人
得菩薩道者
八十二億人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561_b_02L爾時世尊重說頌曰

본래 나는 무심(無心)한 법으로
현재의 중생을 교화했네.
연기를 보고 불이 있음을 알 듯
구름을 보고 비가 있음을 알 듯
013_0561_b_03L本我無心法
現以教化衆
見煙知有火
見雲知有雨

행실을 보고 군자인 줄 알 듯
별을 보고 달이 있음을 앎과 같네.
내 마음 다 끊었으니
내가 있음도 아니고 내가 없음도 아니네.
013_0561_b_05L行步知君子
見星知有月
吾我心盡斷
不有我無我

겁(劫)으로 헤아릴 기약을 지났으니
날[日]이나 달[月]로 헤아릴 것 아니네.
부처가 생각으로 얻은 것은
범부가 미칠 바가 아니네.
013_0561_b_06L經歷劫數期
非月非日數
佛以思惟得
非凡夫所及

좋도다. 크고 거룩하고 높은 이
널리 모든 시방이 복종하였으니
욕계의 법을 떠나서
중음에 처해 교화하셨네.
013_0561_b_07L善哉大聖尊
普服諸十方
去離欲界法
處中陰教化

모든 부처님께서 가르치는 법이니
중음에 있어도 중음을 보지 않네.
이들 중생 동아리
세운 서원 각기 달랐네.
013_0561_b_09L此諸佛教法
處陰不見陰
此等衆生類
發願各各異

나에게 스스로 얽히고 애착하나
내가 그러하듯 저들 또한 그러하네.
부처는 생각으로 근본을 삼고
그 생각으로써 근본과 지말(枝末) 살피지.
013_0561_b_10L吾我自縛著
我本彼亦爾
佛以思惟本
思惟本末觀

한마음으로 한 생각 하는 사이에
번뇌 끊기란 그렇게 어렵지 않네.
013_0561_b_11L一意一念頃
斷垢不爲難

번뇌는 본래 나보다 뛰어나서
세 갈래 나쁜 길에 날 떨어뜨렸네.
지금 나는 번뇌보다 뛰어나서
그것을 없애고 열반에 들었네.
013_0561_b_12L垢本勝於我
墜我於三趣
今我勝於垢
滅汝入涅槃

훌륭하도다, 거룩한 세존은
독보적이라 두 자취 없네.
나의 한 자취라도 보는 이는
염부제 사람이라면 제도를 얻으리라.
013_0561_b_13L善哉大聖尊
獨步無二迹
見我一迹者
閻浮人得度

몸의 행에 세 가지 있고
입의 행에 네 가지 있고
뜻의 행에 세 가지 일이 있는데
번뇌로 나고 죽음에서 허우적대지.
013_0561_b_15L身行有三事
口行有四事
意行有三事
塵垢生死海

아홉 중생이 사는 곳
인식이 지나온 곳이네.
나와 내가 없음을 분별만 하면
나도 없고 또한 저도 없다네.
013_0561_b_16L九衆生居處
識之所經歷
分別我無我
無我亦無彼

모든 부처님 세존들께서는
마음이 넓고 가없으시네.
한뜻으로 중생을 생각하니
받은 것이 한량없다네.
013_0561_b_17L諸佛世尊等
心普無有邊
一意念衆生
所受不可限

몸은 청정하여 악을 행하지 않고
입으로 하는 말은 언제나 청정하고
마음을 부처님 마음처럼 청정하게 하는 일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법이네.
013_0561_b_19L身淨不行惡
口言常淸淨
心淨如佛心
是諸佛之法

몸은 괴로움의 그릇인 법(法)이니
이것은 3세에만 있는 것 아니니라.
내가 아닌 그 누가 알며
누가 이 괴로움 면하게 할 줄 알리.
013_0561_b_20L身爲苦器法
此非三世有
非我誰能知
誰知免此苦

여래의 공덕으로
모든 상호와 육신들은
사자의 가슴 모양[相]이요
낱낱의 털구멍에선 광명을 내네.
013_0561_b_21L如來之功德
諸相傭䏶等
師子胸臆相
一一毛孔光

손바닥에는 가지런한 천 폭(幅)의 상이 있어
좋고 나쁨의 길을 보이지.
혀와 이[齒]에서 나오는 맑은 소리와 빛은
이승기겁에 중생을 제도한 공덕.
013_0561_b_23L掌相千輻理
示以善惡道
舌齒聲光淸
濟度阿僧祇
013_0561_c_01L
눈ㆍ귀ㆍ코ㆍ머리털이며
육계 정수리는 볼 수 없나니
허공은 오히려 헤아릴 수 있어도
부처의 모습[相毫]은 헤아릴 수 없네.
013_0561_c_01L眼耳鼻及髮
肉髻頂無見
虛空猶可窮
佛相不可量

세존께서 이 게송 말씀하시는 것을 마치니, 80억 중음 중생이 무여열반에서 굳은 마음[金剛心]을 내었고, 낱낱이 부처님이 되셔서 묘각여래와 더불어 동일한 이름으로 불렸다.
013_0561_c_02L爾時世尊說此頌已八十億中陰衆生於無餘泥洹界發金剛心一一成與妙覺如來皆同一號
부처님께서 정화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물은 유루와 무루, 유대(有對)와 무대(無對), 볼 수 있음과 볼 수 없음, 미래ㆍ과거ㆍ현재의 법을 마땅히 그대를 위해 말하겠노라.”
013_0561_c_05L佛告定化王菩薩所問有漏無漏有對無對見不可見當來過去現在法當與汝
정화왕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즐겨 듣고자 합니다.”
定化王菩薩白言世尊願樂欲聞
부처님께서 정화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으면서 이것을 잘 생각하여라. 내가 마땅히 그대에게 낱낱이 분별해 주리라.
013_0561_c_08L佛告定化王菩薩諦聽諦聽善思念吾當與汝一一分別
정화왕아, 어떤 것을 인연이 다했다 하며, 어떤 것을 인연이 다함이 아니라 하며, 여섯 가지로 거두어들임으로써 번뇌가 무거우며, 내가 어리석음과 애욕에 물드는 법이며, 안팎으로 날숨과 들숨을 관찰하는 법이며, 8만 4천 바라밀이며, 세세생생에 여읠 수 없으며, 생각마다 그 모습을 이룬다고 하는가?
013_0561_c_10L云何定化王何者是緣盡何者非緣盡六入塵垢染我癡愛法觀內外出入息法萬四千度無極生生不可滅念念成其形
유루법은 8만 4천 가지이며, 무루법은 37조도품(助道品)이다. 유위와 무위법은 열반의 도가 아니다. 몸이 청정하여 악을 범하지 않고, 입으로 하는 말에 실수가 없고, 마음이 깨끗하여 정(定)과 꼭 맞으며, 네 가지가 평등하여 온갖 것에 두루 하면, 이것을 보살행이라고 하느니라.”
013_0561_c_14L有漏八萬四千無漏三十七有爲無爲法此非泥洹道身淨不犯惡口言無有失心淨與定合四等遍一是謂菩薩行

4. 현호보살문사품(賢護菩薩問事品)
013_0561_c_17L中陰經賢護菩薩問事品第四

이때 현호(賢護)보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붙이고 꿇어 앉아 합장한 채 부처님 앞에서 아뢰었다.
013_0561_c_18L爾時賢護菩薩卽從坐起偏袒右臂右膝著地長跪叉手前白佛言
“거룩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욕계ㆍ색계ㆍ무색계의 세 곳에 살고 있는 중생으로 그 인식함을 헤아리기는 어렵습니다. 무엇이 유루의 양(量)이고 무엇이 무루의 양이며, 무엇이 유위의 양이고, 무엇이 무위의 양이며, 무엇이 유색(有色)과 무색의 양이며, 무엇이 애욕 있음과 애욕 없음의 양이며, 무엇이 유기(有記)와 무기(無記)의 양입니까?”
013_0561_c_20L善哉世尊欲色無色三分衆生其識難量何者有漏量何者無漏量何者有爲何者無爲量何者有色無色量者有欲無欲量何者有記無記量
013_0562_a_01L이때 세존께서 현호보살이 물은 것을 듣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562_a_01L世尊聞賢護菩薩所問事卽說頌曰

태(胎) 안에 있으면서
모습을 받는 많은 종류들
전생을 여읜 뒤 이미 태어남이
항하의 모래 수와 같나니
013_0562_a_02L處在胞胎中
受形多種類
前滅後已生
其如恒沙數

셋으로 나누어 중생을 식별하니
번뇌가 한결같지 않네.
어떤 이는 소리 듣고 제도되고
어떤 이는 모습을 보고 도를 얻네.
013_0562_a_04L三分識衆生
塵垢非一等
或聞聲而度
或見形得道

내 지금 묘각 부처로
내려와 중음에 들어
유루와 무루법 하나하나를
명료하게 분별하네.
013_0562_a_05L今我妙覺佛
降神入中陰
一一分別了
有漏無漏法

도를 얻고 과위를 성취하여 증득함에
다섯 가지 물질과 인식[五色識:오온]은 제도되기 쉽네.
이런 것들은 한 부분의 세계
유루와 무루에 있지 않다네.
013_0562_a_06L得道成果證
五色識易度
斯等一部界
不在有無漏

중생이 중음 가운데 있으면
나의 몸과 같아 다름없으니
고통스러운 5음(陰)의 모습
끝없이 수레바퀴 구르듯 굴러다니네.
013_0562_a_08L衆生在中陰
如我身無異
苦痛五陰形
如轉輪無盡

이 나라는 것은 본래 이름이 없고
소리와 메아리 역시 그러하네.
몸은 서른여섯 가지 물질[三十六物]임을 관찰하면
욕계는 헤아릴 수 있는 법이네.
013_0562_a_09L吾我本無字
聲響亦無名
觀身三十六
欲界有量法

셋으로 나누어 두 몫이 남았으니
이것은 중음 중생이네.
다섯 가지 물질과 인식[五色識] 중생은
삼계의 고통에 물들지 않네.
013_0562_a_10L三分留二分
此中陰衆生
五色識衆生
不染三界苦

무명과 어리석음과 애욕과 유혹함들
숨겨진 모습도 모습 아님이 아니네.
유루는 고제(苦諦)의 근본
번뇌 끊어도 물질에는 못미치네.
013_0562_a_12L無明癡愛惑
隱相非不相
有漏苦諦本
斷結不及色

집제(集諦)는 스물여덟 하늘에서
고요히 번뇌가 없어지며
37조도품은
도제(道諦)의 실제 과위이네.
013_0562_a_13L集諦二十八
寂然塵垢除
三十七道品
道諦爲實果

현호야, 그대는 지금 알아라.
유루와 무루법과
유기(有記)와 무기법을
지금 마땅히 그대에게 말하였다네.
013_0562_a_14L賢護汝今知
有漏無漏法
記法無記法
今當與汝說

유기는 선악을 행하는 것이며
무기는 어리석고 밝지 못한 법이네.
나고 죽음에 떨어지면
내가 아니고는 제도할 수 없도다.
013_0562_a_16L有記善惡行
無記癡盲法
墜墮於生死
非我無能濟

부처님 세존께서 이 말씀을 하시자 91억 중생이 다 위없는 도에 뜻을 내었고, 47억 나유타 중생이 다 아라한과를 얻었다.
013_0562_a_17L當佛世尊說此語時九十一億衆生皆發無上道意四十七億那由他衆盡得阿羅漢果

5. 도수품(道樹品)
013_0562_a_20L中陰經道樹品第五

이때 자리에는 수왕(樹王)이라는 이름의 보살이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앞에서 오른팔을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꿇어앉아 합장하여 부처님께 아뢰었다.
013_0562_a_21L爾時座上有菩薩名曰樹王卽從坐偏露右臂右膝著地長跪叉手白佛言
013_0562_b_01L“거룩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은 매우 신기하고 특별합니다. 여래께서 유루를 말씀하시고자 하는지 무루를 말씀하시고자 하는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부디 무엇이 유루이고 무엇이 무루인가를 자세하게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013_0562_b_01L善哉世尊如來所說甚奇甚未知如來欲說有漏耶無漏耶世尊句句說之何者有漏何者無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생멸(生滅)이 있음을 유루라고 하며, 생멸이 없음을 무루라고 한다. 내가 있고 몸이 있음을 유루라고 하며, 나도 없고 몸도 없음을 무루라고 한다.
013_0562_b_04L佛告之曰有生有滅是謂有漏生無滅是謂無漏有我有身是謂有無我無身是謂無漏
눈은 물질의 대상이니 이것을 유루라고 하며, 눈도 없고 물질도 없으면 이것을 무루라고 한다. 인식[識]이 있고, 생각[想]이 있고, 형상이 있으면 이것을 유루라고 하며, 인식이 없고, 생각이 없고, 형상이 없으면 이것을 무루라고 한다.
013_0562_b_06L眼是色對謂有漏無眼無色是謂無漏有識有想有形是謂有漏無識無想無形謂無漏
삼식처(三識處)가 몸에 머물면 이것을 유루라고 하며, 한 가지 인식ㆍ 한 가지 처소ㆍ한 가지 형상이 있으면 이것을 무루라고 한다. 형상은 있으나 생각도 아니고 생각 아님도 아닌 이것은 법을 헤아려 쓸 수 있나니, 쓰지 않는 처소는 3선(禪)의 지위이니라. 나고 죽음을 싫어하는 까닭으로 쓰지 않는다고 이름하나니 원함이 있거나 원하지 아니함은 초선(初禪)에서 처음 출발되느니라.
013_0562_b_09L三識處所住有身者是謂有一識一處有一形者是謂無漏形非想非非想是量法有用不用處三禪地厭患生死故名不用有願不始發初禪
상쾌하도다. 이 즐거움이여,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생각이 깨끗해져서 기쁘고 편안하여 스스로 5행(行)을 지키며 생각이 있고 인식이 있음을 성취하니, 이것이 법의 기쁨[法喜:法悅]을 내거나 거두는 행이니라. 백여덟 가지 애욕의 번뇌[愛結]는 한 생각[一念]이니 많은 행[一億行]의 중간 정[中間]에서이니라. 생각들은 다할 수 없나니, 하물며 이 현재의 몸에 있어서는 어떠하겠는가?
013_0562_b_13L快哉斯樂心不傾動淨喜安自守五行成就有想有滅出入法喜行百八愛一念一億行中想想不可盡況彼現在身
저것이 없으면 나[我]라는 생각도 없거늘 나는 헤아릴 수 없는 겁부터 이것을 버리기도 하고 이것을 성취하기도 하였느니라. 3식이 지나는 처소는 있지도 않고 또한 나도 없느니라.
013_0562_b_16L無彼無我想吾從無數劫捨此就此三識所經處非有亦無我
삼계의 괴로움이란 매우 심하니라. 몸이 나고 죽음을 받는 어려움은 비유하면 장인[工]이 요술을 부려 주먹으로 어린이를 속이는 것과 같다. 인식하는 정신[識神]은 형상이 없는 법이니, 일어났다가 없어짐은 무상(無常)한 정(定)이다. 나라고 하면 곧 나의 몸은 없거늘 하물며 인식의 형태가 법이 있겠는가? 생각도 또한 생각이 없는 법이며 또한 인식이 있음을 보지 못하느니라. 4음(陰:수ㆍ상ㆍ행ㆍ식)은 필경 어디에 있는가?
013_0562_b_18L甚哉三界苦受身生死難譬如工幻法以拳誑小兒神無形法起滅無常定我則無我身況有識形法想亦無想法亦不見有四陰竟何在
인식을 말미암아 분별하고, 괴로움의 음(陰)에는 5행(行:색ㆍ수ㆍ상ㆍ행ㆍ식)이 있으니, 나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고 너에게만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헤아릴 수 없는 겁부터 삼식처를 거쳐 왔으나, 하늘 사람과 귀신과 용은 제외되었느니라.
013_0562_b_22L由識而分別苦陰有五行非我非汝有吾從無數劫經歷三識處除天鬼神
013_0562_c_01L어느 곳에 묘각(妙覺)이 없겠는가? 나는 좋은 법을 많이 행하면서 서원을 세워 아승기겁 동안 제도하되 형상을 따라 교화하였으니 교화를 받은 중생은 헤아리지 못할 만큼 많으니라.
013_0562_c_01L何處無妙覺行衆善法誓度阿僧祇隨形而教化受化不可量
여래의 청정행은 넓고 넓어 가장자리나 끝이 없고, 신통으로 안팎을 비추어 3세를 관찰하였느니라. 형태가 있거나 형태가 없는 동아리들이 열 가지 생각[十想]을 사유한 번뇌[結]는 다시 번뇌에 대한 근심이 없느니라.
013_0562_c_03L如來淸淨行廣普無邊神通內外照觀察於三世有形無形類思惟十想結無復塵垢患
허공은 가장자리나 끝이 없으니, 가고 옴이 있음은 보지 못한다. 마음에는 중간에 대한 생각이 없고, 인욕함으로써 공덕을 성취했으며, 하나를 쌓아 불도(佛道)를 성취하니 적멸[寂滅泥洹]의 즐거움이니라.
013_0562_c_05L虛空無邊際不見有往來心無中間念辱功德成積一成佛道寂滅泥洹樂
일어나도 또한 일어남을 보지 못하고 태어나도 태어남을 보지 못하는데 하물며 일어남과 없어짐은 어떠하겠는가? 모든 하늘 사람과 세상 사람이 피안에 이름을 끊고 삼계에 매이고 물들어 나고 죽음의 바다를 지나며, 탐욕으로 스스로를 묶어 물질에 미혹되어 영원히 삼계[三有] 가운데 있으나 부처의 힘으로 두려움이 없고 위의와 신기한 힘으로 득도하리라.
013_0562_c_07L起亦不見起生亦不見生況有起滅諸天世人民能斷至彼岸縛著染三界經歷生死海貪欲自纏裹爲色之所惑永處三有中佛力無所畏神接得度
다른 이를 위하고 자기를 위하지 않으면 그 공덕은 헤아릴 수 없다. 항상 4의(意)로 방지하느니라. 5근(根)ㆍ5력(力)과, 보배롭고 화려한 7각의(覺意)와 37조도법(助道品)과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 삼매의 문으로 나고 죽음을 잘 여의게 방편으로 교화하여 여섯 가지 바라밀로 저 언덕에 이르되 겁의 숫자로 기약하지 못하였느니라.
013_0562_c_12L爲彼不自爲功德不可量恒以四意止五根五力七覺意寶華三十七助道法空無相願三昧善權化生死六度至彼岸不以劫數期
허공계를 주선하여 아직 해탈하지 못한 이를 해탈하게 하였으니, 도를 얻은 이가 티끌처럼 많다. 내가 없으면 저 생각도 없나니, 한 소리 미묘한 법을 연설하여 교화를 받은 이가 가없느니라.
013_0562_c_15L旋虛空界度脫未脫者得道如微塵無我無彼想一音演微法受化無邊
도의 마음으로 법을 관찰하고도 일어나고 없어짐을 보지 못하는 이는 안팎의 몸을 분별해도 안반식(安般息)에 매인다. 숨 쉼이 길면 긴 줄 알고 숨 쉼이 짧으면 짧은 줄 안다. 들뜬 생각이면 들뜬 줄 알며 안정된 생각이면 안정된 줄 아나니, 한결같이 들뜬 생각이 없어야 청정한 정법을 행하느니라.
013_0562_c_18L道心觀察法不見起滅者分別內外身繫於安般息息長亦知長息短亦知短亂想亦知亂定想亦知定向無亂想淸淨行正法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562_c_21L爾時世尊卽說頌曰

부처의 힘으로 행함은
널리 하늘 사람과 세상 사람 윤택하게 하네.
아라한과 배우는 이와 중생
아래로 범부에 이르기까지
마음으로 많은 생각을 끊고
모두가 두려움 없음에 이르느니라.
013_0562_c_22L佛力之所行
普潤天世人
學無學衆生
下及凡夫人
心念斷衆相
皆到無畏處
013_0563_a_01L
공과 무상(無相)을 분별하여
깨끗한 도량(道場)에서 닦아
부처의 도 나무[道樹]를 장식하면
다 동일한 빛깔이 되게 하나니
013_0563_a_01L分別空無相
淸淨修道場
莊嚴佛道樹
皆令同一色

위없는 법을 펴며
법의 북 소리 드날리며
파순(婆旬)이 아닌 마부(魔部)의 부류들에게
능숙하게 법을 폈느니라.
013_0563_a_03L轉無上法輪
闡揚法鼓音
非魔部界分
之所能轉者

감로의 법장(法藏)을 열고
널리 모든 중생 윤택하게 했으며
아승기겁 동안
차별 없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무리 제도했네.
013_0563_a_04L甘露法藏開
普潤一切衆
濟度阿僧祇
無量無等類

가장 뛰어나게 접한 바를 제도하니
그들은 헤아릴 수 없도다.
좋구나. 생각이나 말로 할 만큼
제도한 이가 헤아릴 수 없도다.
013_0563_a_05L最勝所接度
無能量度者
善哉不思議
所度不可量

내 본래 지은 것을 행함은
오직 부처라야 일컫고 헤아리나니
나의 법 보지 못해도
법의 이익으로 사람을 이익되게 하네.
013_0563_a_07L我本所造行
唯佛能稱量
不見吾我法
法利利益人

공적[功勳]은 삼계를 지나고
니원의 세계에 들며
깨끗하여 티끌과 더러움 없나니
달이 별 가운데서 밝음과 같네.
013_0563_a_08L功勳過三界
得入泥洹界
淸淨無塵穢
如月星中明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마치시자 84억 나유타 백천억 중음 중생의 모든 번뇌가 다하였고 법의 눈이 깨끗함을 얻었으며, 다시 십천억 다섯 가지 물질과 인식[五色識] 중생의 마음은 보리심을 내어 물러나지 않는 도를 향하였다.
013_0563_a_09L爾時世尊說此頌時八十四億那由他百千億中陰衆生諸塵垢盡得法眼淨復有十千億五色識衆生發心向菩提不退轉道
中陰經卷上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사문 4과로서, 아라한과를 얻기까지의 4쌍 8배의 무리를 말한다.
  2. 2)벽지불이 되기 위해 수행하여 나아가는 지위를 말한다.
  3. 3)수행하여 벽지불의 과위를 얻은 사람을 말한다.
  4. 4)4성제를 세 차원에서 관찰하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