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비야리국(毘耶離國)의 큰 숲에 있는 초모정사(草茅精舍)에서 큰 비구 5백 인과 함께 계셨으니 모두 아라한들이었다. 또 보살 8천 인도 함께 계셨으니, 모두 대덕(大德)들로서 큰 위력이 있고 큰 신통이 있었으며, 모든 다라니를 받아 지녀서 걸림 없는 변재를 얻고 모든 선정(禪定)을 얻었으며, 생멸 없는 법의 지혜[無生忍]을 얻고 5신통을 구족하였다.
하는 말은 진실하여 허망함이 없고 일체 헐뜯거나 칭찬하는 것을 떠났으며, 자기의 권속이나 이양(利養)에 집착하지 않고 과보를 바라지 않으면서 남을 위해 설법하여 깊은 법인을 얻어서 능히 저 언덕에 건너게 하며, 두려움 없음을 구족하여 모든 마군의 일을 벗어나고 업의 결박됨이 없으며, 모든 법성에 의혹됨이 없어서 한량없는 백천 나유타 겁에 그 수행을 완성하였다.
수행하는 이에게 항상 좋은 낯으로 깨우쳐 주고 끝내 빈축(嚬蹙)한 적이 없으며, 낱말을 잘 풀어 말하되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변재가 끝없으며, 평등한 법의 지혜를 성취하여 대중에게 설법하되 두려워함이 없고 한결같은 법구(法句)를 말하며, 백천억 나유타 겁을 지내면서 교묘한 방편과 다함없는 지혜를 얻었다.
3세가 허깨비와 같고 아지랑이와 같고 물속의 달과 같고 꿈이나 별과 같고 빈 골짜기에서 울리는 메아리와 같음을 알았으며, 모든 법의 성품이 공(空)하고 모양 없고[無相] 원 없음[無願]을 알아서 마음이 언제나 적멸하여 진여의 법에 머무르고 모든 취하고 버리는 것[取捨]을 떠났다.
013_0570_c_01L이미 한량없는 지혜와 교묘한 방편을 얻고 또 중생심의 소행과 지혜와 교묘한 방편의 일을 알아서 교화할 데를 따라 모든 법을 연설하여 주며, 중생심에 손해(損害)함이 없이 모든 애착을 여의었고 다시 번뇌가 없이 인욕행을 구족하였으며, 모든 법의 성품을 분명하게 알고 모든 불국토의 장엄하는 일을 이미 이루었다.
이때 그 성(城)에 한 이차(離車:찰제리 종족의 이름)가 있어 이름을 비마라힐(毘摩羅詰)이라 하였고 그의 집은 큰 부자로서 재물이 한량없었으며, 창고가 가득하여 이루 헤아릴 수 없었고 네 발과 두 발 가진 축생들이 가득하였으며, 그 아내는 이름을 무구(無垢)라 하여 거동이 단정하고 얼굴이 아름다워 여인의 상호를 구족하였다.
나는 전생으로부터 악업을 짓지 않은 까닭에 지금 이 같은 청정한 몸 받았으니 만일 많은 악업 지었다면 이런 호귀(豪貴)한 집에 태어나지 못했으리.
013_0571_a_20L由昔不造諸惡業, 今得如是淸淨身,
若當造作惡業者, 不生在此大豪貴。
전생부터 모든 악행 끊고서 보시하기를 좋아하고 유순하여 방일하지 않았으며 높여야 할 분은 공경하고 존중한 까닭에 이처럼 어질고 훌륭한 집에 태어나게 되었네.
013_0571_a_22L故由昔斷諸惡行, 好施調順不放逸,
恭敬嚴重所尊故, 方得生此賢善家。
013_0571_b_01L
나의 전생 생각하건대, 가섭부처님께서 걸식하시러 비야리성에 들어오시는 것을 누각 위에 있다가 뵌 뒤로 나의 마음 저절로 청정해졌네.
013_0571_b_01L我念往昔迦葉佛, 乞食來入毘耶離,
我在樓上見彼尊, 如是見已心淸淨。
나의 마음이 이미 청정해 져서 그 부처님을 존중하고 공양하려 했으나 때마침 향화(香華)ㆍ도향(塗香)이며 말향(末香)ㆍ음식(飮食) 등이 없던 참에
013_0571_b_03L我心旣得淸淨已, 供養尊重彼如來,
爾時現在無香華, 塗香末香飮食等。
문득 공중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네. 부처님께서는 세간의 공양 바라지 않으시고 중생들을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신 까닭에 다니면서 걸식하러 오셨으니
013_0571_b_05L遂卽聞於空中聲, 佛於世閒不求報,
慈愍一切諸衆生, 是故遊行來乞食。
네가 그 부처님께 공양하고 싶다면 마땅히 위없는 보리심(菩提心)을 낼지어다. 3계와 똑같이 공양을 올릴지라도 믿고서 도의 마음 내는 이만은 못하다고.
013_0571_b_07L汝欲供養彼尊者, 當發無上菩提心,
比於三界設供養, 不如信發道心者。
나는 공중에서 외치는 이런 소리를 듣고서 다시 모든 부처님의 미묘한 상호를 뵙고 마침내 견고한 않는 보리심을 내어 누각 위에서 아래로 곤두박질쳤다가
013_0571_b_09L我聞如是空聲已, 復見諸佛微妙相,
遂發不動菩提心, 從於樓上墜身下。
한 그루 다라수 높이의 공중에 멈추어 다시 시방의 일체 부처님을 뵈오니 마치 온갖 보배가 쌓인 수미산과 같으셨고 가섭부처님의 몸 또한 그와 같으셨네.
013_0571_b_11L住空高一多羅樹, 復見十方一切佛,
猶如雜寶須彌山, 迦葉佛身亦復爾。
그때 모든 부처님 신력으로 만다라꽃이 나의 손에 가득하였네. 이에 나는 가섭부처님 위에 흩뿌렸더니 곧 청정하고 미묘한 꽃 일산이 되어
013_0571_b_13L是時諸佛神力故, 曼陁羅花滿我手,
我時散於迦葉上, 卽成淸淨妙花蓋。
시방에 계시는 모든 부처님의 미묘한 상호와 장엄한 몸이 나타나셨고 다시 그 만다라꽃 일산을 보니 가섭부처님 또한 그와 같으셨네.
013_0571_b_15L所見十方諸佛者, 微妙相好莊嚴身,
我見曼陁羅華蓋, 亦復同如迦葉上。
그때 나는 공중에서 이렇게 말하였네. 나는 가장 높은 양족존 되기를 서원하고 티끌 수와 같이 많은 겁 동안 수행하여서 보리를 얻지 못하고는 물러가지 않겠다고.
013_0571_b_17L我時空中說是語, 願作兩足最勝尊,
修行乃至塵數劫, 不獲菩提誓不退。
하늘ㆍ용 나아가 사람과 사람 아닌 것의 그 수 2천이나 되는 8부(部) 등도 나의 이 같은 사자후를 듣고 또한 위없는 보리의 뜻을 낼지어다.
013_0571_b_19L天龍乃至非人等, 八部其數有二千,
聞我如是師子吼, 亦發無上菩提意。
나는 삼십삼천을 버리고 다시 이 염부제에 와서 나서도 언제나 어질고 착한 행을 잃지 않았으므로 너희에게 복업(福業) 닦기를 권하노라.
013_0571_b_21L我捨三十三天已, 還來生於閻浮提,
恒常不失賢善行, 故勸汝等修福業。
013_0571_c_01L 나는 삼십삼천에 있을 때에 석가모니부처님을 공양하였으니
금생에 5욕을 짓지 않음으로 해서 다시 이 여래를 공양하게 되는 것이다.
013_0571_b_23L我在三十三天時, 供養釋迦牟尼佛,
今生不爲五欲故, 唯還供養此如來。
내가 숙세(宿世)의 모든 업보를 생각하건대 모두 여든아홉 곳을 거쳐 났어도 받았던 복덕 모두 지금과 같았으니 지혜 있는 이여, 마땅히 부처님께 공양할지어다.
013_0571_c_02L我念宿世諸業報, 凡經八十九處生,
所受福德皆如今, 智者宜應供養佛。
이때 그 딸은 이 게송을 읊고 나서 잠자코 있었다.
013_0571_c_04L爾時,彼女說此偈已,默然而住。
그 딸은 지난 옛적에 모든 선근(善根)의 업을 지은 인연으로 그 몸에 저절로 모든 하늘의 의복과 묘한 보배 의상(衣裳)이 입혀지고, 그 몸에서는 묘한 광명이 나와 달빛보다 뛰어났으며 또한 금빛과도 같아서 온 집안을 비추었다. 이에 그 부모는 이와 같은 광명을 보고, 곧 이름을 월상(月上)이라 불렀다.
당시 비야리성 안에 있는 찰제리ㆍ왕공의 자제와 모든 대신 거사와 장자ㆍ바라문과 기타 대가(大家)ㆍ호성(豪姓) 종족의 자제들은 멀리서 월상의 예쁘고 단정함이 세간에서 둘도 없다는 소문을 들었다. 이런 소문을 들은 그들은 모두 욕심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마음의 열뇌(熱惱)가 온몸에 번진 채 제각기 이런 생각을 하였다. ‘저 월상을 차지하여 나의 아내로 삼겠다.’
013_0572_a_01L그런가 하면 이차를 만나 ‘내가 너의 딸을 겁탈하여 가겠다’고 협박하는 이도 있었고, 혹은 ‘네가 만일 딸을 나에게 내어주지 않으면 내가 반드시 너의 침상과 요[床褥]ㆍ침구와 재물ㆍ의복과 모든 영락ㆍ치장 등을 모조리 빼앗아 가겠다’고 공갈하는 이도 있었으며, 혹은 ‘때리겠다’, 혹은 ‘묶어 버리겠다’는 등 여러 가지로 협박하고 을러댔다.
이때 월상은 그 아버지가 근심하며 슬피 우는 것을 보고 물었다. “아버님은 지금 무엇 때문에 이렇게 괴로워하며 우십니까?”
013_0572_a_13L爾時月上,見父如是憂愁啼哭,而問之言:“父於今者,何故懊惱啼哭如此?”
이차 비마라힐은 그 딸에게 말하였다. “너는 오늘 일을 알지 못하느냐? 너 하나 때문에 성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나와 원수를 맺게 되었구나. 사람들이 제각기 몰려와서 너를 빼앗으려고 하기 때문에, 나는 지금 그들이 세력을 휘둘러 너를 겁탈해 갈 것과 나의 목숨을 해치고 아울러 모든 재보(財寶)까지 다 상실할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7일 후에는 나의 딸 월상이 반드시 밖으로 나와서 스스로 결혼할 남편을 선택할 것이다. 아직 장가들지 않은 남자들은 마땅히 제각기 의복과 영락을 장엄하게 꾸미고 성에 있는 길거리를 깨끗이 청소한 다음, 흩고 뿌릴 향화(香華)와 소향(燒香)과 말향(末香) 및 화만(花鬘) 등을 모두 준비하며 보배 당기를 세우고 번기와 일산을 다는 등 온갖 좋은 것을 장엄하게 꾸며 놓도록 하라. 이러한 갖가지 소용될 것을 마련한 다음, 각기 너희 부모에게 청하여 이 일을 결정짓도록 하라.’”
“지금으로부터 7일 후에는 나의 딸 월상이 반드시 집에서 나와 스스로 결혼할 남편을 선택할 것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각자가 애써 의복을 장엄하게 꾸미고 길거리를 소제한 다음, 흩고 뿌릴 향화와 소향과 말향을 모두 준비하며 보배 당기와 번기와 일산을 세우는 등 이와 같이 온갖 좋은 것을 장엄하게 꾸미도록 하라.”
그 꽃 속에는 금빛 같은 몸으로 가부좌를 하고 앉은 한 분의 여래 형상이 저절로 나타나서 뻗치는 위광이 그 누각을 비추는데, 그 몸은 서른두 가지 장부의 상(相)을 구족하였고 80종호가 장엄하였으며, 다시 그 여래의 형상에서 나오는 광명은 월상의 온 집안을 두루 비추었다.
그 대중 가운데는 월상에게 욕심을 품고 왔던 이도 있고, 혹은 비야리성 위에 장엄하게 꾸며 놓은 망대[樓櫓]와 살받이 터[雀墮]와 작은 창[寮窓]과 굽은 난간[句欄]과 마름을 그린 동자기둥[藻梲]과 모든 조각품 등을 구경하러 왔던 이도 있었다. 아무튼 한량없는 남녀가 그 성문까지 건너와서 월상을 구경하게 되었다.
이때 월상과 권속들이 길거리로 나와서 막 걸으려고 할 때에, 한량없고 가없는 백천 대중은 그녀가 길거리에 나와서 막 걸으려 하는 것을 보고 즉시 바싹 달려들면서 제각기 ‘이 사람은 나의 아내다. 이 사람은 나의 아내다’라고 외치는가 하면, 비야리성 안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와 월상녀를 향하여 큰 소리로 부르짖는 것이었다.
그대들은 나의 이 미묘한 몸을 보아라. 마치 진금 빛에다가 불빛을 띈 듯하니 전생에 욕심을 일으키지 않았던 까닭에 능히 이처럼 미묘한 몸을 얻은 것이네.
013_0574_c_14L汝等觀我此妙身, 猶如眞金帶火色,
非因昔發欲心故, 能得如是微妙身。
음욕 버리기를 불구덩이처럼 여기고 또한 모든 세간 일에 염착되지 않아서 능히 고행을 닦아 6근(根)을 다스리고 청정한 모든 범행(梵行)을 행하며
013_0574_c_16L棄捨婬欲如火坑, 及諸世事不染著,
能行苦行調六根, 及行淸淨諸梵行。
남의 처첩을 보아도 탐욕을 내지 말고 모두 자매나 어머니라는 생각을 내야 하니 이렇게 하여야 사랑스런 몸을 받아서 대중이 보고도 싫은 생각이 없을 것이네.
013_0574_c_18L見他妻妾不貪欲, 皆生姊妹及母想,
如是當生可憙身, 衆人樂見無厭足。
나의 몸 털구멍에서 미묘한 향기가 나는 줄을 온 성안이 다 아는데 그대들은 어찌 듣지 못했는가. 이는 욕심으로 훈습하여 얻어진 것이 아니라 모두 보시와 조복(調伏)의 결과이네.
013_0574_c_20L我身毛孔出妙香, 汝豈不聞滿此城,
此非欲心所熏得, 皆由布施調伏果。
나는 본래부터 음욕의 마음이 없으니 그대들도 욕심을 내지 말 것이며 지금 이 거룩하신 형상께서 나를 증명하셨으니 나의 말은 진실하여 허망함이 없노라.
013_0574_c_22L我今本無婬欲心, 汝於無欲莫生欲,
今此尊像證明我, 如我實語無有虛。
013_0575_a_01L
전생에는 그대들이 나의 아버지도 되었고 혹은 내가 그대들의 어머니도 되며 번갈아 부모도 형제도 되었거니 어찌 지금에 와서 욕심을 일으키는가.
013_0575_a_01L汝等昔或作我父, 我或於汝昔爲母,
互作父母及兄弟, 云何於此生欲心。
또한 전생에는 내가 그대들을 죽이기도 하였고 혹은 그대들이 나를 죽이기도 하여 제각기 원수 되어 서로 살해하였거니 어찌 지금에 와서 욕심을 일으키는가.
013_0575_a_03L我或往昔殺汝等, 汝等或復殺我來,
各作怨讎互相殺, 云何於此生欲想。
욕심이 없으므로 단정한 몸을 얻고 욕심이 있으므로 좋지 못한 몸을 받으며 욕심이 있는 이는 해탈할 수도 없으니 그러므로 마땅히 욕심을 버려야 하네.
013_0575_a_05L非因有欲得端正, 有欲定當生不善,
有欲心者無解脫, 是故今須捨欲心。
저 지옥ㆍ아귀ㆍ축생들 가운데나 구반다(鳩槃茶)ㆍ야챠ㆍ아수라나 비사차(卑舍遮) 등에 떨어지는 것도 모두 욕심으로 인한 것이며
013_0575_a_07L若墮地獄及餓鬼, 及以畜生種類中,
鳩槃夜叉阿修羅, 卑舍遮等皆因欲。
눈멀고 말 못하고 발 절고 귀먹고 신체의 모습이 아주 못생긴 일체 갖가지 나쁜 갚음도 모두 전생에 욕심이 많았던 때문이며
013_0575_a_09L眼瞎無舌跛與聾, 身體形容悉醜陋,
一切種種諸過惡, 皆由往業多欲心。
다음 세상에 전륜성왕이나 삼십삼천의 주인인 제석이나 대범천ㆍ자재천 등이 되는 것도 모두 널리 청정한 범행을 닦았던 때문이며
013_0575_a_11L若於來世作輪王, 帝釋三十三天主,
大梵自在諸天等, 皆由廣行淨梵行。
눈멀고 말 못하고 미치거나 돼지ㆍ개ㆍ말ㆍ노새ㆍ낙타ㆍ코끼리ㆍ소나 호랑이ㆍ파리ㆍ모기ㆍ구더기 등이 되는 것도 모두 욕심이 많아 이러한 과보를 얻은 것이며
013_0575_a_13L生盲喑啞失本性, 猪狗馬驢及駱駝,
象牛虎蠅蚊蝱等, 皆由多欲獲此報。
행복한 대지주(大地主)의 집이나 호부(豪富) 장자와 거사의 집에 나서 현세에 환희와 안락을 받는 것도 모두 범행을 닦았기 때문이며
013_0575_a_15L生大地主喜樂家, 豪富長者及居士,
如此皆因行梵行, 現得歡喜常受樂。
무거운 짐을 지거나 익혀지고 구워지거나 연기로 코를 그을리거나 칼ㆍ수갑으로 몸을 구속하고 고문으로 곤욕을 받거나 허리를 베이고 발꿈치를 베이고 코를 베이고 눈알을 뽑히거나 남의 하인 되는 것도 모두 욕심 때문이며
013_0575_a_17L負重煮炙煙熏鼻, 枷鎖杻械撾辱身,
斬截刖劓及挑眼, 爲人僕使皆因欲。
또한 연각이나 아라한이며 갖은 상호로 장엄하신 부처님이 되려면 자신이 깨달은 다음 남을 깨우쳐서 널리 이롭게 해야 하니 모두 욕심을 떠나는 것을 말미암는다네.
013_0575_a_19L欲作緣覺及羅漢, 衆相莊嚴諸佛身,
自覺覺他廣利益, 皆由捨離有欲想。
욕심이란 한 가지 걱정거리뿐만 아니라 많은 악이 한데 겹쳐 아무 이익도 없으니 모든 욕심을 빨리 벗어나려 하는 이는 나와 함께 여래의 곁으로 가자.
013_0575_a_21L行欲非唯一種患, 多諸過惡無利益,
速望解脫諸欲者, 共我往詣如來邊。
013_0575_b_01L 딴 데 귀의해서는 죄를 없앨 길 없고 오직 모든 부처님ㆍ천인존(天人尊)이 계실 뿐이니
그대들은 빨리 저 부처님 곁으로 가라. 부처님은 무량겁을 지내도 뵙기 어려우리.
013_0575_a_23L更無歸依能拔罪, 唯有諸佛天人尊,
汝等速往彼尊邊, 無量劫數佛難睹。
이때 월상이 이 게송을 읊어 모든 사람에게 말하자, 대지가 온통 진동하고 허공에서 한량없는 모든 천자들이 소리를 드높여 부르짖으면서 옷을 나부껴 노래하고 휘파람을 부는 것이 한량없고 셀 수도 없었으며, 쏟아지는 온갖 하늘 꽃은 그 수가 백천이나 되었고 울려 퍼지는 모든 음악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었다.
이때 월상은 다시 허공으로부터 내려와 땅과의 거리가 손가락 네 개의 높이만큼 떨어진 허공에서 오가며 경행하고 있다가, 잠깐 사이에 비야리성을 떠나 곧장 석가여래께서 계신 데로 나아가려 하였다. 그러자 월상이 디딘 땅은 모두 진동하였고, 그 대중 8만 4천 사람은 함께 월상을 따라 차례로 출발하였다.
월상은 장로 사리불에게 되물었다. “사리불이시여, 그렇다면 발을 들 적에나 발을 내릴 적에 대체 어디에 의지하겠습니까?”
013_0575_c_19L爾時,月上復報長老舍利弗言:“然舍利弗!擧足下足,凡依何處?”
사리불은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발을 들 적에나 발을 내릴 적에도 모두 허공에 의지한다.”
013_0575_c_21L舍利弗言:“我今擧足及以下足,竝依虛空。”
013_0576_a_01L그녀는 다시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저도 그와 같이 발을 들 적에도 발을 내릴 적에도 모두 허공에 의지합니다. 그러나 허공계는 분별을 짓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사리불께서 가시는 데로 가려 한다’고 대답한 것입니다. 존자 사리불이시여, 이 일도 그렇거니와 지금 사리불께서는 어떤 행(行)을 행하고 계십니까?”
이때 월상이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존자 사리불이시여, 지금 저에게 무슨 승을 행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만 제가 존자 사리불께 되묻겠으니 내키시는 대로 저에게 대답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사리불께서 증득하신 법은 성문승을 행하셨습니까, 벽지불승을 행하셨습니까, 대승을 행하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