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박가범(薄伽梵)1)께서 마갈제국(摩竭提國)2)에 머무셨다. 이때 보리수(菩提樹) 아래 금강도량(金剛道場)의 큰 보배장막[大寶藏帳]에서 비로소 바른 깨달음을 이루셨다. 그 땅의 보배장막은 모두 여래의 신통과 큰 복의 공덕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순수하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아주 뛰어나고 진기(珍奇)한 것으로서 저절로 성대하게 나타난 것이었고, 갖가지로 장엄하여 온갖 색이 서로 비추어 큰 광명을 내었으며, 기이하고 특별한 보륜(寶輪)은 청정하고도 원만하였다. 또한 한량없이 많은 색으로써 사이사이 섞어서 다양하게 장식하였고, 주위를 둘러싸 드러내었다. 또한 보개(寶蓋)와 당번(幢幡)3)의 광명이 휘황찬란하였고, 미묘한 향과 꽃다발과 일곱 가지 보배 그물이 그 위에 덮여 있었으며, 다함없는 큰 보배가 자재(自在)하게 드러났다. 이 모든 보배 나무의 꽃과 잎은 빛나고 무성하였다.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인하여 이 도량의 땅은 넓고 화려하며 엄숙하고 깨끗하며, 광명이 두루 비추어 일체의 기이하고 특별한 묘한 보배 덩어리와 무량한 선근(善根)이 도량을 엄숙하게 장식하였다. 그 보리수는 아주 높게 드러나고 특별했는데, 줄기는 유리로 만들어졌고 가지는 미묘한 보배로 되어 있으며, 죽 늘어진 보배로 만들어진 잎은 마치 구름이 드리운 것 같았다. 갖가지 색깔로 된 보배 꽃이 서로 뒤섞여 피어 있었으며, 그 열매는 큰 보배 마니(摩尼)로 되어 있었다. 그 빛은 일체 부처님의 국토를 두루 비추고 갖가지 변화로 나타나서 불사(佛事)를 시설하였으며, 널리 대승일자불정전륜왕주보살도(大乘一字佛頂轉輪王呪菩薩道)의 가르침을 나타내었다. 또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인하여 갖가지 범음(梵音)과 미묘한 소리를 내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여래의 공덕을 찬양하고 무수히 많은 큰 보살들과 함께 하였다. 그 보살들의 이름은 금강당(金剛幢)보살 마하살, 관세음(觀世音)보살 마하살 등 한량없이 많은 모든 큰 보살들을 상수(上首)로 삼아 일체 대중들과 더불어 미묘한 보리수 아래에서 부처님의 신통력으로써 둘레가 5백 유선나(踰膳那)4)쯤 되는 곳을 모임의 자리[會座]로 삼아 앉아 있었는데도 서로 아무런 장애(障礙)가 되지 않았다. 여래께서 그 모임 가운데에서 미륵(彌勒)보살과 모든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 선남자들아, 이 나무는 바로 부처님의 보리(菩提)로 장엄한 나무이다. 내가 맨 처음 이 나무 아래에 앉았을 때에 곧 네 가지 마(魔)5)를 깨뜨리고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부처님의 지혜를 증득하였다. 그러니 너희들도 또한 지금 당연히 이곳에 앉아야 한다. 너희들로 하여금 지금 당장 위없는 부처님의 지혜를 얻게 하겠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고요하게 잠자코 계시면서 미동(微動)도 하지 않으셨다. 그때 금강밀적수(金剛密迹首)6)라는 보살이 부처님 위신(威神)의 덕으로써 지나간 옛날에 세웠던 본래의 원력(願力)을 힘입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에 가사를 걸치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은 다음 장궤(長跪)7)하여 합장(合掌)하고 공경히 우러러보면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여래정각전륜정주(如來正覺轉輪頂呪)의 법을 여쭙고자 합니다. 어떠한 방편을 써야 적은 공력(功力)을 가지고 곧 지성껏 일체 여래께서 설하신 대명주법(大明呪法)에서 행하는 가행단인(加行壇印)8)의 갖가지 일의 법과, 일자전륜왕법(一字轉輪王法)으로 향할 수 있겠습니까? 대삼마지(大三摩地)에 들어가 단처(壇處)를 성취하는 법과 염송(念誦)의 법륜(法輪)ㆍ결인(結印)하는 법ㆍ비밀법(秘密法)과 화상(畵像)을 그리는 법ㆍ업장(業障)을 없애는 법ㆍ편안하게 하는 법[安隱法], 재물이 풍성해지는 법ㆍ마(魔)와 원한 있는 자를 항복 받는 법ㆍ일체여래종족(一切如來種族)의 진실한 법, 그리고 출세간과 세간의 장애가 없는 최승(最勝)의 밝은 법[明法]과 일체 유정(有情)들과 유정계(有情界)를 다하고 보살을 성취하는 수행법과 다라니법(陀羅尼法)은 이 섬부주(贍部洲)9) 세계의 일체 유정들로 하여금 큰 안락을 얻게 합니다. 이 모든 유정들은 전륜왕(轉輪王)10)여래의 비밀한 힘으로 일체의 큰 불사를 마땅히 지을 수 있습니다. 비유하면 마치 이 섬부주 세계의 일체 유정들이 큰 안락을 얻는 것과 같습니다. 곧 능히 이 정왕(頂王)의 법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니, 그 성취함을 따라서 일체의 천신(天神)과 천신 종족(種族)의 주법(呪法)과 일체의 용(龍)과 그 용 종족의 주법과, 일체의 약차(藥叉)와 그 일체 약차 종족의 주법과, 일체의 나찰(羅刹)과 일체 나찰 종족의 주법과, 일체의 건달바(乾闥婆) 및 그 종족의 주법과, 일체의 아소락(阿素洛) 및 그 종족의 주법과, 일체 가루라(迦樓羅)와 일체 가루라 종족의 주법과, 일체 긴나라(緊那羅) 및 그 종족의 주법과, 일체의 마호락가(摩呼洛伽) 및 그 종족의 주법과, 나아가 세간과 출세간의 법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 모두 다 성취하여 장애가 없고, 모든 유정들을 위하여 큰 주처(住處)를 만들며, 모든 더러움과 장애를 없애고자 저는 주법을 이루려고 합니다. 또한 큰 위엄과 덕망이 있는 관음보살의 단인주법(壇印呪法)과 일체 여래께서 설하신 헤아릴 수 없이 많고 이루기 어려운 단인주법을 성취하고자 하니,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등각(正等覺)께서는 자비를 베푸시어 유정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인도하셔서 저를 위하여 이를 설명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때 세존께서 금강밀적수에게 말씀하셨다. “참 좋은 말이로구나, 참 좋은 말이로구나. 너희들은 미래 세상의 일체 유정들을 위하여 큰 이익을 짓고, 능히 나에게 물은바 이 일자왕정대전륜왕(一字王頂大轉輪王)에서 일체 여래께서 설하신 비밀단법(秘密壇法) 등을 성취하며, 모든 주문을 염송하는 자들로 하여금 머물러 부지런히 닦게 하기 위함이로구나. 밀적수여, 너는 마땅히 잘 듣고 자세히 들으라. 내가 지금 설명하리라. 옛적에 일체 여래가 일찍이 이미 이를 설하셨고, 미래의 모든 부처님께서도 역시 장차 이를 설하실 것이다.” 그때 석가모니여래께서 곧 불안(佛眼)으로 모든 세계의 일체 유정들을 두루 관찰하시고 또한 미래의 일체 세계와 일체 유정들의 과거에 지었던 복과 원력 등과 선근을 심었던 곳을 하나하나 관찰하여 보시고서 모든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희들은 일체 여래께서 설하신 일자전륜왕주와 일체 최승삼마지와 가장 부사의(不思議)한 신통력처(神通力處)를 억념(憶念)하여라. 이 법은 일체 세계에서 큰 불사(佛事)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그때 저 모든 보살마하살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각각 마음에 일자전륜왕의 삼마지처를 염하였는데, 오직 관세음보살과 금강밀적보살은 예외였다. 왜냐하면 부처님의 가피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2. 입삼마지가지현덕품(入三摩地加持顯德品)
그때 세존께서는 불신변대삼마지(佛神變大三摩地)에 들어가셨다. 삼마지에 들어가실 때 두루 다함없이 일체 유정 세계를 억념하시고 나서는 곧 무량 구지(俱知)11)의 긍가(殑伽:恒河)강 모래알처럼 많은 대겁(大劫)에서 수행하여 쌓아 모으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6바라밀(波羅蜜)12)의 선근(善根)을 쌓으셨다. 그리고는 서른두 가지 대장부의 모습에서 큰 광명을 내셔서 낱낱의 모습 위에서 각기 법인(法印)을 나타내시니, 그 하나하나마다 종족(種族)들의 광명이 이를 에워쌌다. 정수리 위에서는 무량 백천의 광명을 내시니, 그 갖가지 뒤섞인 광명이 두루 시방을 비추었다. 이 가운데 유정(有情)으로서 그 빛을 만나는 자는 각기 서로 경책(警責)하며 깨달았다. 그 빛은 다시 되돌아와서 부처님을 세 번 돌고서 각기 본래의 모습으로 회복되었다. 이때 석가여래께서 그 빛을 내시고 나서 삼마지로부터 서서히 일어나셔서 모든 불국토를 관찰하셨는데, 마치 사자왕(師子王)과 같았다. 그 모임에 모인 대중을 관하시고서 금강밀적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부터 자세히 들어야 한다. 일자정륜왕명주왕법(一字頂輪王明呪王法)과 네 가지 오슬니사주왕(鄔瑟膩沙呪王)13)과 불안호상주왕(佛眼毫相呪王) 등 이들 주왕은 바로 여래의 손과 발이며, 곧 여래의 입술이며, 곧 여래의 입이다. 전륜법왕은 일체 유정들에게 큰 이익을 주려고 하시니, 만약 이 세계의 일체 보살 등과 모든 사람들이 법을 의지하여 이 일자륜왕정의 명(明:呪)을 지송하고 잘 받아 지닌다면,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과 온갖 귀신들이 모두 해칠 수 없으며, 어느 누구도 파괴하지 못할 것이다. 이로써 마땅히 일체의 안락을 얻고 한량없이 많은 복을 받으며, 큰 자비(慈悲)를 실천하고 불퇴지(不退地)에 머물러 온갖 질병이나 불과 물과 칼 따위로 인한 어려움에 처하지 않으며, 온갖 독으로 해침을 당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나의 이 일자(一字)는 삼마지윤왕의 주(呪)를 내나니, 만약 새로 배우는 대승 보살과 모든 사람들이 믿고 향하여 독송하고 지니거나, 베껴 써서 몸에 차고 다니거나 하는 사람이 있으면, 곧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대위덕천(大威德天)이 이를 옹호(擁護)하게 되리라. 또한 모든 악한 하늘이나 용이 서로 장애하고 괴롭히지 못할 것이므로 언제나 편안하게 지낼 수 있다. 만일 베껴 쓰려고 하면 마땅히 정갈하게 목욕을 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법답게 재계(齋戒)한 다음 단 옆에 앉아서 화목피(樺木皮)를 가져다가 웅황(雄黃)14)으로 쓴 주(呪)를 가지(加持)15)하고 모든 필추(苾芻:비구)와 필추니(苾芻尼:비구니)에게 베풀되, 가사자락 끝에 묶어서 그것이 드러나게 차고 다녀야 하느니라. 만약 국왕이나 왕족이나 대신이나 각료나 모든 족성의 남자와 족성의 여자가 차고 다니되, 각각 머리 위에 차거나, 혹은 목 위에 매달거나, 혹은 손목과 팔 등에 묶으면, 곧 안온하게 될 수 있으며, 온갖 재난과 번뇌가 사라질 것이요 언제나 모든 하늘들이 보고 공경하며 찬탄할 것이며, 모두 온갖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금강밀적수여, 이 대주왕(大呪王)은 또한 온갖 재난을 담당한 별[星]이 일으키는 변괴를 없애고 큰 안락을 나타내 보일 수 있고, 또한 일체 천룡팔부(天龍八部)와 귀신들을 거두어서 굴복시킬 수 있으며, 또한 해당되는 부(部)의 모든 주(呪)를 성취시킬 수 있느니라.” 다시 금강밀적수에게 말씀하셨다. “이 일체 여래의 백산개불정왕(白傘蓋佛頂王)과 초정왕(超頂王)과 승정왕(勝頂王)과 광취정왕(光聚頂王)의 주는 일체 여래의 삼마지 가운데에 동등하게 머물며, 신력(神力)이 모두 똑같아서 한량없이 넓고 크지만, 일자명정륜왕최상삼마지주(一字明頂輪王最上三摩地呪)에는 미치지 못한다. 어찌하여 최상이어서 그와 똑같은 것이 없다고 하는가? 비유하면 여래안주(如來眼呪)나 호상주(毫相呪)나 자비난승(慈悲難勝)이나 여래아(如來牙)나 여래수(如來手)나 여래발(如來鉢)이나 여래가사(如來袈裟)나 전법륜(轉法輪) 등의 주와 같아서 함께 이 주를 설해야 비로소 최상의 것을 얻을 것이다. 또한 대비대자(大悲大慈)와 대장부의 목소리[大丈夫吼]16)로부터 모든 큰 보살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는 것이다. 모든 부처님께서 따라 기뻐하시고 가피(加被)하시며, 큰 지혜의 광명을 내어서 모든 어둠을 부수고 염정의 지혜[染淨慧]를 견고하게 하고 위엄과 덕을 지을 수 있다. 길상(吉祥)한 복의 모습[福相]으로서 세간에서 가장 뛰어나니, 더러움이 없고 청정하며 용맹하고 견고하다. 4무외(無畏)17)를 나타내며 매우 훌륭한 지혜로 넓고 크고 한량없이 많은 가장 수승(殊勝)한 지혜를 지어서 무간(無間)의 금강과 10력(力)의 큰 광명과 위엄과 덕을 만들어 내어서 모든 어두운 장애를 깨뜨릴 수 있다. 또한 모든 부처님의 지혜에 들어가 일체 큰 보살의 만행(萬行) 공덕과, 일체의 지혜를 이룰 수 있으며, 일체의 용맹하고 적정(寂靜)하며 높고 장애가 없는 큰 위덕(威德)의 처소를 지을 수 있으며, 일체의 악한 업을 지은 유정들에게 대자(大慈)의 처소가 될 수 있고, 일체 여래의 신통력으로 삼마지(三摩地)의 처소를 나타낼 수 있다.” 곧 일자명정륜왕주(一字明頂輪王呪)를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나모사만다못다남옴보로호훔 那牟娑漫多勃馱南唵部𡀔護吽四合
이때 여래께서 이 일자정명주(一字頂明呪)를 설하시자 때맞추어 긍가(殑伽)강 모래알처럼 많은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가 일시에 여섯 가지로 거듭 진동[六反震動]18)하였는데, 마치 섬부주(贍部洲)에 사나운 바람이 불어 온갖 숲과 풀들을 날려버리는 것과 같았다. 이 가운데 일체의 큰 산들도 모두 다 크게 진동하였고, 모든 바다가 다 끓어올랐으며, 부처님의 신통력 때문에 일체의 마궁(魔宮)에는 온통 큰 불이 일어났다. 이 가운데 있던 모든 마군들도 모두 불에 핍박을 받자 두려워서 벌벌 떨며 황급히 부처님을 부르며 귀의(歸依)하니, 일체 지옥(地獄)의 고통도 모두 그치게 되었다. 그때 세존께서 일자명정륜왕의 큰 위엄과 덕을 나타내시어, 홀연히 몸을 큰 윤왕(輪王)으로 변화시키고 7보(寶)를 갖추어 권속들 모두가 원만한 것을 나타내 보이셨다. 낱낱의 보배 가운데에서 각기 큰 광륜(光輪)을 내어 끝 간 데 없이 다 비추고, 일체의 법보가 일시에 출현하여 다양한 보배광명을 내었다. 이 큰 윤왕이 보배자리 위에 앉았는데, 몸에서 나오는 왕성한 빛이 찬란하였으며, 그 몸에서 갖가지 빛을 내어서 일체를 두루 비추니, 마치 금덩어리와 같았다. 그 모임 가운데 있는 유정들과 그 유정의 종족들은 어느 누구도 우러러볼 수가 없었다. 이 모임에 있던 일체의 큰 보살인 미륵(彌勒)과 같은 이들도 누구 하나 우러러볼 수가 없었으며, 관세음보살과 금강밀적수보살은 부처님의 위엄 있는 신통력 때문에 갑자기 어지러워 땅에 쓰러졌다. 이때 저 모든 대위덕천(大威德天), 이른바 대자재천(大自在天)19)과 나라연천(那羅延天)20)과 제석천(帝釋天)21)과 구폐라천(俱廢羅天)22)과 바로나천(婆魯拏天)23)과 염마법왕(焰魔法王)과24) 나아가서는 모든 하늘의 천신들과 일체의 귀신들과 크게 위엄 있고 덕이 있는 이들이 손에 잡고 있던 바퀴[輪]25)와 창[戟]과 저(杵)26)와 밧줄과 몽둥이와 지팡이 및 모든 권속들이 손에 들고 있던 무기들이 모두 다 땅에 떨어졌다. 이때에 큰 전륜왕이 대비(大悲)의 광명을 나타내어 모든 보살들로 하여금 보리와 신통과 삼마지를 억념(憶念)하게 하였다. 이때에 일체 큰 용신(龍神)27)ㆍ야차ㆍ나찰ㆍ건달바 등 8부(部)28) 신중들이 일시에 두려워 벌벌 떨면서 온몸의 털이 곤두섰으며, 큰 윤왕의 모습과 위엄 있는 광명을 바라보지 못했다. 그때는 오직 평등한 마음으로 불세존께 귀의할 것을 생각하며 ‘불타님께 귀의합니다[南無佛陀], 불타님께 귀의합니다’라고 하였다. 이때 세존께서 관세음보살과 금강밀적수보살과 모든 대중들이 깨달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이 위력 있는 몸을 순식간에 빨리 감추고 여래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셔서 일체불안대명주모(一切佛眼大明呪母)를 설하셨다. 그것은 이른바 매우 두려워서 가히 조복하기 어려운 자들을 위해서였다. 출세간과 세간의 소원을 성취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일체명정전륜왕주(一切明頂轉輪王呪)를 설하셨으며, 또한 일체의 일을 하는 자리마다 온갖 쟁론(諍論)을 멸하시니, 이 주는 바로 일체제불종족(一切諸佛種族)의 모주(母呪)이며, 또한 모든 큰 보살들을 출생(出生)하고 키우는 어머니이고, 바로 제불오안(諸佛五眼)의 주이다. 곧 다음과 같은 주(呪)를 염송하셨다.
이 일체불안주를 설하시자 관세음보살과 금강밀적수보살은 이미 깨닫고 나서 땅에서 일어났으며, 그 모든 위엄 있고 덕 높은 일체의 하늘 대중들이 각각 본래의 마음을 얻어 마음에 흡족하여 기뻐하였고 안락하게 되었으며, 저마다 스스로 손에 기장(器仗)을 지녔다. 그리고 마음을 모아 부처님께 귀의하고 우러러 보면서 찬탄하여 말하였다. “드믄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드믄 일입니다, 선서(善逝)시여.” 이때 두 대사(大士)29)가 합장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 여래시여, 오늘은 어떤 연유로 특별히 전륜왕의 모습으로 변화하시고 큰 덩어리의 광명을 내신 것입니까? 너무도 보기 드믄 일입니다. 일찍이 이러한 것은 본 적이 없습니다.” 여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한 선남자야, 이 정륜왕(頂輪王)의 모습은 모든 부처님의 형상을 지니고 삼마지문에서 신통 변화를 일으킨다. 비유하면 마치 너희들이 모여서 큰 단에 갖가지 위엄과 덕[威德]과 모든 신통 변화의 형상과 생각하기 어려운 일들을 나타내는 것과 같다. 여래도 역시 그러하여서 이와 같은 큰 전륜왕을 나타내니, 기이하고 특별한 색신(色身)과 그 자태와 용모에 위엄과 덕이 있었다. 이 정왕(頂王)은 바로 일체 여래가 가장 뛰어난 삼마지에 안주하고 있는 몸이다. 일체 큰 보살들 어느 누구도 이보다 더 뛰어날 수는 없으며, 일체의 주왕(呪王)들도 역시 이보다 더 뛰어날 수는 없다. 만약 머물고 있는 곳에서 이 주문을 지니고 독송한다면 다섯 유선나(踰膳那)30) 안에서는 출세간이나 세간의 모든 주왕(呪王)이 누구나 다 성취하지 못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너희들이 만약 이곳에서 설한 것과 같이 대주(大呪)를 가지(加持)하면 나머지 모두에서 또한 성취하지 못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만약 이 정왕주(頂王呪)를 염하는 자가 있으면, 곧 출세간이나 세간의 일체 대주를 모두 성취하게 될 것이다. 너희들이 설한 일체의 법주(法呪)를 지니고서 독송하여 효험이 없을 때에 즉시 이 주를 언제든지 지녀 독송하면 곧 성취하게 될 것이다. 다섯 유선나 안에는 일체 보살들과 금강주신(金剛呪神)과 천룡팔부가 모두 들어가 머물 수 없으며, 성취의 상을 나타내지 못한다. 또 다른 일체의 최대왕주의 위엄과 덕이 있으면 신통력[威德神力]이 있다 하여도 역시 이 대륜왕주에 미치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 주문의 위엄과 덕과 신통력은 가장 존귀하고 기이하며 특별하여서 짝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며, 10지(地)의 모든 보살들도 역시 이 주문의 위엄과 덕과 신통력을 두려워한다. 그런데 하물며 다른 모든 하늘들이겠느냐? 만약 이 정륜왕주를 지녀 독송할 때에는 매번 마땅히 먼저 불안주(佛眼呪)를 일곱 번 독송해야 하며, 그 수효를 채우고 나서 곧 이 정륜왕주를 편안하게 지녀 독송해야 한다. 시간과 수효를 채우고 나서 또 불안주를 지녀 독송하기를 열일곱 번 하면, 곧 안온해지고 온갖 괴로움도 다 없어질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다시 자리 위에서 일체의 부처님께 가피하여 백산개정주왕(白傘蓋頂呪王)의 몸을 나타내셨는데, 곧 정수리 위에서 삼천대천세계의 허공 끝과 합하여 두루 하나의 일산[蓋]으로 나타내어 덮었다. 그러나 허공에 머물고 있는 유정들을 건드려서 괴롭게 하지는 않았다. 이때 관세음과 금강수 두 보살이 합장하고 세존께 말씀드렸다. “이와 같은 신통 변화는 어떠한 인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까? 갑자기 대천세계를 두루 덮으시니 그 모습이 마치 일산과 같았습니다. 부처님의 정수리 위에 머물러 있었는데 그 끝이 어딘지 볼 수가 없었으며, 알아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여래께서 다 함께 백산개정왕(白傘蓋頂王)을 설하신 것이다. 또 이 일체 여래의 끝이 없는 색깔의 보배와 끝이 없는 음성(音聲)과 일체 여래의 보배방울이 달린 그물이 두루 밝게 나타나서 그 장엄하기가 부사의(不思議)한 모든 불세존의 광명 산개이며, 일체 여래의 백산개정왕이다. 나는 산개가 되어서 이것을 나타내어 모든 유정들로 하여금 속히 성취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이 일체 부처님께서 나타내신 백산개정왕은 큰 위엄과 덕을 지닌 일체 보살들이 모두 생각하고 함께 헤아린다 하더라도 역시 알 수 없을 것이다. 비록 모든 불자들이 백 천 구지겁 동안 전제(前際)와 중제(中際)를 관하여 생각한다 하더라도 볼 수도 없고 알 수도 없을 것이다.” 이때 석가모니여래께서 정수리 위의 백산개왕을 우러러 관찰하시고, 부처님의 신통력을 떨치시어 백산개주왕(白傘蓋呪王) 몸의 모습과 같은 광명을 지니시고는 다음과 같은 주문을 독송하셨다.
부처님께서 이 주를 설하실 때에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반복해서 진동하였다. 이때 세존께서 모든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이 백산개정왕은 일체의 주문을 잘 거두어 성취할 수 있다. 이 주왕의 힘은 헛되지도 않고 장애도 없으며, 용맹하고 걸림이 없어서 견줄 데가 없기 때문이다.” 이때 세존께서 유정들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다시 대광취주(大光聚呪)를 나타내셨는데, 이 주가 지닌 신통력과 위엄 그리고 그 덕은 한 글자가 정왕(頂王)과 윤왕(輪王)의 금강구(金剛句)와 같은 위신력(威神力)을 지니고 있었다. 곧 다음과 같은 주문을 송하셨다.귀명은 위에서와 같이 하면 된다.
“이 주를 설하시고 나서 여래께서는 정수리에서 큰 광명을 내어 삼천대천세계를 가득 채우셨는데, 그 광명이 변하여 그 땅에 넓고 커다란 큰 보련화(寶蓮花)를 이루었다. 그리고는 여래께서 그 가운데 앉으셨다. 온갖 색깔이 뒤섞인 보배 광명이 겹겹이 휘황찬란하게 비추어서 삼천대천세계를 아우르고 허공 끝까지 두루 가득 메우고 있었으며, 온갖 보배 꽃으로 산개(傘蓋)를 만들고 갖가지 보배 방울로 온갖 방법으로 장엄하여 대천세계의 주위를 빙 둘러서 담장을 만들었다. 또한 순수하여 가치를 따질 수 없는 보배들로 장엄하여 꾸몄고, 기단(基壇)과 계단은 온갖 보배로 장엄하였다. 그때 이 모임 가운데에 있던 모든 큰 보살들이 이러한 신통변화를 보고 펄쩍펄쩍 뛰면서 환희하였으며 큰 안락을 얻었다. 출세간과 세간의 온갖 주법이 성취되었던 것들은 이 주문에 의해서 모두 다 끊어져 부서졌다. 왜냐하면 큰 광명 덩어리의 힘이 일자왕(一字王)과 비슷하였기 때문이었다. 이 광취주(光聚呪)를 마음에 기억하고 생각하면 다른 주문을 다 부수고 끊어 곧 모두 부서지고 끊어지게 되지만, 오직 일자륜주왕백산개주(一字輪呪王白傘蓋呪)와 초정주왕(超頂呪王)과 불안모주(佛眼母呪)와 불오자심주(佛五字心呪)만은 제외된다. 그 밖에 출세간과 세간의 모든 법은 전부 다 끊어지고 부서져서 굴복하게 되어 앞에서 거두어 들여지니, 만약 이 주문을 지니는 자가 있으면 큰 증험을 얻을 것이다. 광취주는 잠깐만 읽거나 잠깐만 지녀서 독송하는 자라도 곧 일체의 귀신들을 꺾어 항복 받을 수 있으니, 그 귀신들은 부끄러워 도망치거나 두려워하고 수치스러워 할 것이다. 금강밀적수여, 이 광취왕주는 부정(不淨)하고 냄새가 나며, 더러운 곳이나 비린내 나고 누린내 나는 곳이나, 똥과 오줌이 있는 곳에서는 독송하지 말라. 부처님의 사리제저(舍利制底)31)가 없는 곳에서도 독송하지 말고, 일체의 주와도 마주 대하지 말 것이며, 주상(呪像)이나 단회(壇會)나 모든 유정들의 앞에서 잠깐이라도 헛되이 이 광취왕주를 독송하지 말라. 왜냐하면 이 광취왕주는 일자륜왕의 힘과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직 부처님의 사리탑(舍利塔)이 있는 곳이나 깨끗하고 조용한 곳과 높은 산꼭대기와 이름난 산의 토굴과 바닷가 경치 좋은 곳과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섬은 제외된다. 왜냐하면 이 광취왕주는 그 위엄과 덕이 매우 크기 때문에 나와 남의 주력(呪力)의 위엄과 덕을 부수어 버려서 모두 다 성취하지 못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이 광취왕주를 받아 지녀 독송(讀誦)할 때 우선 일자륜왕주와 불안주를 각각 일곱 번씩 독송하고 난 다음에 이 주를 독송하면, 곧 큰 위엄과 덕을 얻고 4대(大)가 편안해져서 몸과 피부에 광택이 있고 말솜씨와 지혜가 뛰어날 것이다. 그대 밀적수여, 이 광취왕주를 성취하면 곧 일자륜왕주의 삼마지를 성취하는 것과 같은 까닭에, 또한 능히 일체의 일을 성취하는 까닭에, 능히 광명을 지어서 일체를 비추는 까닭에, 이 주는 일체 여래의 일체력삼마지(一切力三摩地)로부터 솟아올라 흘러서 출현한다. 이 주는 일체 여래의 가지력(加持力)이 없는 곳에서 모든 큰 보살의 한량없는 위엄과 덕망을 나타낸다.” 그때 세존께서 일체 유정들을 안락하게 하기 위하여 곧바로 고정왕주(高頂王呪)를 다음과 같이 지녀 독송하셨다.
“이 주를 지녀 독송하는 방법은 위와 같다.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 등이 일자륜왕주를 성취하고자 하는 사람은 마땅히 안팎을 모두 장엄하게 장식하고 청결(淸潔)하게 해야 하는데, 벚나무 껍질이나 비단이나 종이를 가져다가 그 위에 웅황(雄黃)을 사용해서 이 고정왕주를 써서 어깨나 팔에 묶어 차고 다니거나 또는 이 주를 지니고 다니면 곧 빠르게 성취할 수 있다. 만약 국왕과 왕족과 대신과 각료(閣僚)와 청신남과 청신녀와 일체의 사람들로서 이 주를 믿는 이에게 베껴 쓰게 하여 정수리나 팔꿈치나 팔에 묶어 차고 다니게 하면, 그들은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것이며, 피해를 입지 않고 재난이나 번뇌 따위가 모두 소멸될 것이다. 마땅히 훌륭한 말솜씨를 지니게 될 것이며 복된 모습이 원만하게 될 것이다. 만약 군문의 장군이나 병사들이 이 주문을 지니면, 대중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믿음을 얻을 것이며, 그 주문을 또한 베껴 써서 깃발에 묶거나 머리와 팔에 차고서 다른 군대의 진영에 들어가면 모두 스스로 항복하여 서로 피해를 입지 않게 될 것이다. 그 까닭이 무엇인가? 모든 여래의 힘으로 가지(加持)하였기 때문이니, 이 주문의 위력은 일자륜왕의 힘과 동등하며, 모든 여래 삼마지의 힘으로 가지하는 것과 동등하기 때문이다.” 그때 석가모니여래께서 다시 마음이나 언어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신통의 위엄과 덕을 나타내셔서 일체 나쁜 세계나 지옥의 갖가지 고통을 멸하게 하시려고 일체 여래의 신통과 위엄과 덕의 삼마지처에 드시고 곧 일체여래승정왕주(一切如來勝頂王呪)를 다음과 같이 독송하셨다.귀명은 위에서와 같이 하면 된다.
“이 주(呪)를 지녀서 독송할 때에 이 주문의 위엄과 덕은 모든 지옥의 온갖 악한 유정들로 하여금 갖가지 배고픈 고통을 모두 다 그치게 하며, 한순간에 맛있는 음식과 좋은 반찬을 얻게 한다. 밀적(密跡)이여, 이 뛰어난 정왕주는 바로 긍가(殑伽:恒河)의 모래알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의 신통 변화로서 머무는 곳에서 잠깐이라도 관찰하며 독송하면, 일체의 마군이 곧 그 가운데에 들어가지 못하는데, 하물며 이 주문을 지니고 다니는 사람이겠느냐? 밀적이여, 만약 어떤 사람이 정근(精勤)하면서 이 뛰어난 정왕주를 받아 지니면, 그 사람은 무슨 신통이든 얻지 못하는 게 없을 것이다. 이 주문도 또한 일자륜왕주와 똑같아서 능히 신통을 일으켜 지옥에 들어가 그곳 유정들을 온갖 무거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한다. 밀적이여, 이 주문의 공덕은 한량없이 많고 그지없이 많다. 나는 여기에서 간략하게 조금 설했을 뿐이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오정왕주는 일체 여래의 힘을 좇아 삼마지로부터 나온 것이다. 나는 여기에서 간략하게 조금 설하였을 뿐이다. 밀적이여, 만약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한량없이 많은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서 의복과 잠 잘 때 필요한 도구와 탕약(湯藥)과 음식과 재보(財寶)와 일체의 물건들을 날마다 세 때에 가지고 와서 공양하면서 이렇게 백천 겁 동안을 지내서 얻는 공덕이라 하여도 어떤 사람이 삼칠일(三七日:21일) 동안 법에 의거하여 이 오정륜왕을 지니는 공덕에 비교하면 100분의 1이나 1,0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물며 이러한 주왕(呪王)을 독송하고 받아 지녀서 반드시 물러서지 않는 보살의 경지를 성취할 수 있는 것이겠는가? 일체의 큰 위엄과 덕을 지닌 하늘도 이 오정왕주를 성취한 사람을 보면 자리에서 일어나 영접하지 않는 이는 머리가 부서져 일곱 조각이 날 것이다. 모든 하늘들의 위엄과 광명은 모두 가려져서 나타나지 못하니, 이 사람의 위엄스러운 광명은 모든 하늘보다 백천만 배나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만약 큰 복이 있는 순수하게 착하고 덕이 있는 사람이 성불(成佛)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곧 마땅히 법에 맞게 이 경을 베껴 쓰고 독송하며 지니고 다녀야 할 것이며, 항상 바르는 향[塗香]과 가루 향[末香]과 사루는 향[燒香], 그리고 꽃과 열매와 음식으로써 여기에 공양해야 한다. 만약 부처님의 신통위덕(神通威德)과 일체의 심오한 법을 믿고, 보살이 해야 할 행을 실천하는 자를 보면 곧 당장 그를 위해 설해 줄 것이니, 그가 인색하거나 아까워하지 않으면 곧 성취하여 백천 겁이 지나도록 지옥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또한 숙명지(宿命智)32)를 얻고 나아가서는 아뇩대보리(阿耨大菩提)까지도 모두 얻을 것이며, 일체의 희롱이나 해침을 받지 않을 것이며, 연설하여 가르치면 사람들이 모두 공경하고 받아들일 것이며, 만약 수명이 다할 때에는 정려(靜慮)33)에 들어가는 것과 같을 것이다. 밀적이여, 만약 복덕이 있고 단정하며, 모든 결점과 번뇌가 없고 용모가 원만하며, 언제나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오직 대승도(大乘道)의 가르침을 닦고 익히기를 좋아하며, 보살의 큰 서원을 원만히 하고 온갖 마군의 경계를 벗어나서 보살지(菩薩地)에 나아가면, 이와 같은 사람은 이 경을 얻어 이 주문을 성취할 것이다. 밀적이여, 만약 이러한 사람을 보면 공경하여 친한 벗으로 삼고, 마땅히 갖가지 방편으로 이 법문의 공덕에 대하여 설명해 주고 거행하는 방법[儀法]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그 사람은 곧 대오정왕주(大五頂王呪)를 성취할 것이다. 밀적이여, 이 주왕경은 한량없이 많은 부처님의 국토 어느 곳에서도 보고 듣기 어려운 것이다. 만약 듣게 된다면 모두 이 여래 신력(神力)의 가피(加被) 때문일 것이며, 만약 이 경을 얻으면 곧 여래의 종족일 것이다. 왜 그런가 하면 이 여래의 주와 삼마지왕(三摩地王)은 실로 생각이나 말로는 이루 다 형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이 주존(呪尊)의 일체 주문은 최상이고 최승이다. 그러니 모든 유정들은 마땅히 반드시 최상의 마음을 내어서 이 오정륜왕주를 성취해야 한다. 만약 어떤 유정이든 이 경을 만나 청정하게 법에 맞도록 이 주문과 이 경을 혹은 베끼거나 혹은 독송하면,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이 사람은 곧 이 오정주의 삼마지왕주를 성취하여 성내는 마음과 화내는 마음, 질투하는 마음과 해치려는 마음을 끊고 잘라 없앨 것이다. 그러면 곧 모든 하늘들이 공경하고 공양할 것이며 그들이 믿고 의지하게 될 것이다.”
3. 일자정왕화상법품(一字頂王畵像法品)
그때 석가모니여래께서 일체 유정들을 위하여 불안(佛眼)으로 그 모임에 있는 대중들을 둘러보시고 금강밀적수(金剛密迹首)에게 말씀하셨다. “이 대명왕주정륜왕(大明王呪頂輪王)의 상(像)은 일체 부처님께서 설하신 것으로서 출세간과 세간의 온갖 화상(畵像) 중에서 최상상(最上上)이기 때문이며, 그 형상은 원만하고 적정(寂靜)하며 영락(瓔珞)으로 장식한 옷을 입고 있다. 능히 죄지은 더러운 일체 유정들을 움직여서 열반(涅槃)의 언덕에 이르게 하는 최승(最勝)의 삼마지인 이 상은 부처님께서 지니고 계신 신통변화이다. 만약 윤왕의 상을 모방해서 그리려고 하면, 먼저 정륜왕의 관정(灌頂)을 받고 보다 더 뛰어남이 없는 단(壇)에 들어가 구족한 주구(呪句)에서 인법(印法)과 법식(法式)을 직접 받은 다음 가장 뛰어난 정왕 등의 단에 들어가 성취해야 한다. 말하자면 아사리(阿闍梨)34)로부터 인찬(印讚)35)을 허가 받고 출세간의 대열반처(大涅槃處) 증득하기를 구해야 한다. 이와 같이 실천하는 사람은 마땅히 그 형상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정명(正命)과 정행(正行)으로 청정한 수행을 하는 바라문 집안의 착한 동녀(童女)나, 혹은 큰 성씨의 종족 집안의 부모에게서 태어난 진정한 믿음을 지닌 동녀에게 명하여 가르침대로 깨끗하고 잘 꾸미게 한 다음 좋은 실을 꼬아서 세밀하게 베를 짜게 하는데 칼로 잘라서는 안 된다. 너비는 4주(肘)36), 길이는 6주로 하되 손으로 만져서 그 실을 더럽히지 말아야 하며 좋지 않은 실은 쓰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짠 무명을 가져다가 상을 그려야 하는데, 혹은 너비를 3주로 하고 길이를 5주로 하기도 한다. 만약 이와 같이 베를 짜서 비단을 마련할 여력이 없으면, 돈을 주고 부탁하여 깨끗하고 좋은 새 천을 구하되, 값을 따지지 말고 곧 물건을 구하여 깨끗한 향을 달인 물로 법에 맞게 씻어서 마련해야 한다. 또한 그림에 색칠을 하는 데 쓰는 그릇은 새 것으로 깨끗한 것이어야 한다. 채색(彩色)을 조화하는 데에는 피교수(皮膠水)를 사용하지 말고, 교향(膠香)을 사용하여 그림의 채색을 만들어야 한다. 혹은 여래종족부(如來種族部) 가운데 교법궤칙(敎法軌則)의 화상(畵像)을 취해도 된다. 이 상을 그리는 자는 마땅히 일체 부처님들의 신통월(神通月)37)에 그림을 채색하여 장엄해야 하는데, 신통월은 이른바 정월(正月)과 5월과 9월이니, 이러한 달을 이용해야 한다. 그러한 달의 초하루, 혹은 보름날에 기수(起首:着手)하고 그림의 본을 뜬다. 그 화상을 그리는 곳은 부처님의 전당(殿堂)에서 하거나 혹은 깨끗한 산간에 있는 선인(仙人)의 굴에서 하라. 그 점상(占相)은 네모나거나 둥글게 하되, 주위 백 걸음 안에는 더러운 냄새가 나지 않게 하며, 물은 벌레가 없고 깨끗하며 아름답고 정결한 것을 써야 한다. 그림을 그릴 장소에는 날마다 법에 맞게 향수를 뿌린 다음 그림 그릴 사람을 데려오되, 모든 감각기관이 단정하고 성품이 또한 참되고 올바르며 믿음의 다섯 가지 근기[根]를 갖추어야 한다. 만약 그림에 채색을 칠할 때에는 8계재(戒齋)38)를 받아야 하며, 한 번 나올 때 한 번 목욕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으며 모든 담론(談論)을 끊어야 한다. 우선 정 중앙에 보리수(菩提樹)를 그려 넣고, 갖가지 보배로 가지와 잎과 꽃과 열매를 장식하고, 여의수(如意樹)39)와 같이 사이사이를 가지가지로 다양하게 꾸미되, 일곱 가지 보배로 큰 가지와 작은 가지를 장식하고, 일곱 가지 보배로 잎과 꽃을 장식하며, 꽃술은 진주로 만들고 꽃수술은 붉은 구슬로 만들며, 모든 열매는 온갖 보배와 유리로 만들어야 한다. 혹은 가지에서 갖가지 과일이 달리기도 하고, 혹은 가지에서 갖가지 구름 같은 보배를 내기도 하며, 혹은 가지에서 비를 내리는 것처럼 감로(甘露)가 나오기도 하고, 혹은 가지에서 하늘 대중들이 입는 보배로운 옷이 달려 있기도 하며, 혹은 가지에 보배로운 목탁과 방울과 경쇠가 달려 있기도 하고, 혹은 가지에 산호(珊瑚)ㆍ호박(琥珀)ㆍ붉은 진주ㆍ마노(馬瑙)를 내기도 하며, 두 개의 가지 사이에는 번개의 빛을 구름 같은 모습으로 그려야 한다. 가지와 잎과 꽃 위에는 또 흰 학(鶴)ㆍ공작(孔雀)ㆍ가릉빈가(迦陵頻伽)40)ㆍ앵무(鸚鵡)ㆍ사리[舍利鳥:구관조]ㆍ공명조(共命鳥)41) 등의 새와 온갖 아름다운 새들을 그리며, 그 연못에는 일곱 가지 보배를 두루 그리고, 모두 다 채색으로 장엄해야 한다. 이와 같이 하고 나서 그 나무 아래에 여래의 형상을 그린다. 가부를 맺고 사자좌(獅子座)에 앉으시어 설법하시는 모습을 나타내 보이고, 수려한 32상(相)42)과 80종호(種好)43)를 갖추어 그리고, 몸에서는 둥근 광명을 내시는데, 큰 광명의 불꽃이 있으며, 불정(佛頂)의 좌우에는 윤왕(輪王)이 있어서 빙 둘러싸 앉아 있게 그린다. 제일 첫 번째 자리 아래 오른쪽에는 정륜왕(頂輪王)을 그린다. 몸은 금색(金色)의 모습으로서 여래를 우러러 보도록 그리며, 흰 연꽃 위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그려야 하는데 몸에 둥근 광명이 있게 한다. 그 다음에는 부처님의 자리 아래 왼쪽에 백산개정왕(白傘蓋頂王)을 그려야 하는데, 보살의 형상과 같게 그리며 몸과 옷의 모습은 큰 위덕(威德)이 있고 정륜왕을 관하는 모습으로 그리며, 몸은 금색의 모습으로 하되 몸에 둥근 광명이 있고 손에는 연꽃을 잡고 있으며, 연화좌에 앉은 모습으로 그린다. 그 다음에는 백산개정왕(白傘蓋頂王)의 뒤에 초승정왕(超勝頂王)을 그린다. 역시 보살의 형상과 같이 그리며, 몸과 옷의 모습도 큰 위엄과 덕망을 갖추고 정륜왕을 바라보면서 손에는 미야포라가과(弭惹布囉迦果)를 들고 흰 연꽃 위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그린다. 다음에는 정륜왕의 오른쪽에 광취정왕(光聚頂王)을 그린다. 몸은 금색의 모습으로 하고 몸에는 둥근 광명이 둘러 있으며 갖가지 색깔로 채색한다. 여의주(如意珠)를 들고 연화좌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그 다음에는 정륜왕의 왼쪽에 군대를 주관하는 신장[主兵神]을 그려야 하는데, 오른손은 오른쪽 무릎 위를 덮고 시무외인(施無畏)44)을 하여, 왼손 손바닥을 펴고 흰 연꽃 위에 앉게 그린다. 그 다음에는 광취정왕의 뒤에 승정왕(勝頂王)을 그려야 하는데, 몸은 금색의 모습으로 하고, 가부(跏趺)를 맺고 앉아서 정륜왕을 바라보면서 왼손에는 보배 여의주를 들고 오른손은 오른쪽 무릎 위에 손바닥이 위로 향하게 올려놓고 무외를 베풀며, 몸에는 둥근 광명이 있고 연화좌 위에 앉게 그린다. 그 다음엔 부처님의 오른쪽에 보현보살(普賢菩薩)을 그려야 하는데, 가부를 맺고 앉은 모습에 손에는 백불(白拂)45)을 쥐고 있는 모습이다. 그 다음엔 부처님의 왼쪽에 미륵보살(彌勒菩薩)을 그려야 하는데, 가부를 맺고 앉은 모습에 손에는 백불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다음엔 부처님의 자리 아래 앞의 오른쪽에는 관세음보살을 그리고 왼쪽 가장자리에는 금강밀적수보살을 그려야 하는데, 각각 구부리고 우러러보며 가부를 맺고 보배 연꽃 위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그린다. 다음에는 보현보살 뒤에 만수실리동자(曼殊室利童子)보살을 그린다. 그 다음엔 무구혜(無垢慧)보살을 그린다. 그 다음엔 적정혜(寂靜慧)보살을 그린다. 다음에는 무진의(無盡意)보살을 그린다. 다음에는 허공장(虛空藏)보살을 그린다. 다음에는 허공무구장(虛空無垢藏)보살을 그린다. 다음에는 대혜(大慧)보살을 그린다. 이 보살들의 몸은 진금(眞金)의 모습으로 합장 공경하고 몸을 구부려 가부를 맺고 보배연꽃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며, 각각 일곱 가지 보배 관(冠)과 하늘의 온갖 보배 옷과 영락과 팔찌를 가지고 장엄해야 한다. 다음에는 미륵보살 뒤쪽에 불안존자(佛眼尊者)보살을 그려야 하는데, 그 모습이 단정하고 매우 자비로우며, 몸은 금색의 모습으로서 눈으로는 대중들을 관찰하고 온갖 하늘의 옷으로 두루 몸을 장엄하며, 오른손에 보배 여의주를 잡고, 왼손은 왼쪽 무릎 위에서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하여 시무외인을 하며, 가부를 맺고 연꽃 위에 앉은 모습이다. 그 다음은 불호상(佛毫相)보살을 그려야 하는데, 불모(佛母)46)의 모습과 비슷하게 하고 몸은 금색의 모습으로 오른손에 연꽃을 들고 왼손은 왼쪽 무릎 위에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하여 무외인을 시설하며 보배연꽃 자리에 앉아서 눈으로는 윤왕을 관한다. 그 다음에는 불안보살의 자리 아래에 손나리대명주왕(遜那利大明呪王)을 그려야 하는데, 마치 불모(佛母)처럼 몸의 색깔은 희고, 오른손에는 연꽃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왼손 손바닥은 가슴에 대고 모든 옷으로써 두루 몸을 장엄하고 보석 위에 앉아서 눈으로는 부처님을 바라보는 모습이다. 다음에는 금강밀적수(金剛密跡首)보살의 뒤에다 군나리동자금강(軍拏利童子金剛)을 그린다. 다음에는 금강장(金剛將) 동자와 선비(善臂) 동자와 모발타서가(暮軷馱絮迦) 동자를 그린다. 이 동자들은 얼굴 모양이 기쁨에 넘쳐 있으며, 각각 일곱 가지 보배와 영락으로 장식한 옷을 갖추어 장엄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관세음보살의 뒤에 마두관세음대명주왕(馬頭觀世音大明呪王)47)을 그린다. 얼굴과 눈이 성냄과 분노에 차있고 몸은 붉은 색상(色相)이며, 뱀을 영락으로 삼아 손목에 보배 팔찌처럼 차고 팔에 보배 반지를 꼈으며, 연꽃으로 장식한 관(冠)을 쓰고 눈은 윤왕을 바라보며, 허리에 옷을 걸치고 보배연화좌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그 다음에는 연화손나리(蓮花遜那利)보살을 그려야 하는데, 오른손에 견삭(罥索)48)을 잡고 왼손은 아래로 늘어뜨려 쭉 펼치게 하며, 연화좌(蓮花座)에 앉은 모습이다. 그 다음에는 발라나사바리주신(鉢刺拏捨嚩唎呪神)을 그린다. 몸에는 네 개의 손이 있는데, 한 손에는 견삭을 잡고, 한 손에는 도끼를 들고 있으며, 다른 한 손은 시무외(施無畏)를 하고, 나머지 한 손은 보배 과일을 잡고서 연꽃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그 다음에는 정륜왕의 뒤쪽에 난승분노왕(難勝奮怒王)을 그려야 하는데, 네 개의 얼굴에 네 개의 팔이 있으며, 몸은 흰색의 모습으로 그린다. 먹기를 좋아해서 배가 불룩한 모습이고 키가 너무도 작아서 난장이[朱儒]와 같다. 허리에는 호랑이 가죽 무늬를 그리고 뱀을 귀고리로 삼으며, 덕차가용왕(德叉迦龍王)49)을 허리띠로 삼고, 바수길용왕(婆修吉龍王)을 노박(路膊)으로 삼는다. 온갖 악한 독사로 온몸을 두루 장엄하고 얽어맨 변발(編髮)50)을 하여 관(冠) 대신으로 삼으며, 온몸이 화염(火焰)에 싸인 채 보배연꽃 위에 서 있는 모습이다. 오른쪽 첫 번째 손에는 금강저(金剛杵)를 잡고 있으며, 그 다음 두 번째 손은 가운뎃손가락과 무명지(無名指)와 새끼손가락으로 주먹을 만들고 엄지손가락으로 위에서 누르고 있는 모습이다. 검지는 곧게 세우고 팔꿈치를 구부려 위를 향하게 한다. 왼쪽의 첫 번째 손에는 삼극차(三戟叉)을 잡고 있으며, 다음 두 번째 손은 도끼를 쥐고 있는 모습이다. 큰 얼굴의 정중앙에는 부릅뜬 눈을 그리고 입을 떡 벌린 모습인데, 그 입으로부터 온갖 빛이 나오고, 눈으로는 부처님을 바라보는 모습으로 그린다. 오른쪽의 측면 얼굴은 정륜왕을 보고 있으며, 왼쪽의 측면 얼굴은 자주자(自呪者)를 보고 있으며, 정수리 위의 얼굴은 여래의 모임에 있는 대중들을 관찰하고 있는 모습으로 그린다. 그 다음에는 분노왕(奮怒王)의 아래쪽에 지천신(地天神)을 그린다. 몸은 흰색 모습이고 손에는 보갑(寶匣)을 쥐고 있으며, 장궤(長跪)51)하여 앉되 보배의 땅 위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그린다. 그 다음에는 지천신의 오른쪽에 희련선하신(熙連禪河神)을 그린다. 몸은 검푸르고 하얀색으로서 합장하고 공경하는 모습이며, 머리 위에 일곱 마리 뱀과 용의 머리를 그린다. 그 다음에는 희련선하신의 뒤쪽에 일곱 개의 머리를 가진 가리대용왕모(迦里大龍王母)와 머리가 일곱 개인 지린다용왕(止鱗馱龍王)을 그린다. 그들은 각각 꿇어앉아 손바닥으로 보배 연꽃과 보배 진주를 받쳐 들고 여래를 우러러보는 모습이다. 이 두 용은 일찍이 한량없고 수없이 많은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였다. 또한 지천신의 왼쪽에 머리가 아홉 개 달린 아난타(阿難陀)용왕과 머리가 다섯 개 달린 무열뇌(無熱惱)용왕과 머리가 일곱 개 달린 사가라(娑伽羅)용왕52)을 그린다. 이 용들은 각각 무릎을 꿇고 손바닥에 연꽃과 일곱 가지 보배를 받쳐 들고 여래를 우러러보는 모습으로 그려야 한다. 그 다음에는 대혜(大慧)보살의 오른쪽에 반나라바사니관음모(半拏羅婆四儞觀音母)53)를 그린다. 보살의 몸은 흰색 모습으로서 미묘한 보배 옷과 일곱 가지 보배로 장식한 팔찌를 차고 있으며, 머리에는 영락(瓔珞)으로 장식한 관(冠)을 쓰고 있는 모습을 하여 온몸을 장엄하고, 오른손에는 보배를 들고 있으며 왼손은 왼쪽 무릎 위에 손바닥이 위를 향하게 하여 시무외인을 짓고 연화좌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그려야 한다. 그 다음에는 불호상(佛毫相)보살의 뒤에 마막계금강모(摩莫計金剛母)54)를 그린다. 몸은 검푸른 흰색으로서 역시 일곱 가지 보배와 영락으로 장엄한 옷을 입고 있으며, 오른손에는 『반야경』을 담은 상자를 들고, 왼손에는 보배를 잡은 채 무외(無畏)를 베푸는데, 몸의 형세와 머리와 얼굴이 한결같이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보살과 같이 보배 연화좌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이 보살이 바로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금강모(金剛母)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는 금강모 뒤쪽에 앙구시녀금강(央俱施女金剛)을 그린다. 그 다음에는 금강권녀(金剛拳女)금강을 그린다. 그 다음에는 금강박녀(金剛雹女)금강을 그린다. 이들 세 금강은 각각 흰 옷을 입고 세간의 장엄을 갖추었으며, 몸은 연화좌에 앉아 금강모를 모시는 권속이다. 이들 금강은 큰 위엄과 덕이 있는 명주(明呪)의 큰 힘을 갖추고 능히 지켜 보호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는 관음모(觀音母)보살의 아래쪽에 다라녀(多羅女)보살55)을 그려야 하는데, 몸은 황백색으로서 오른손에 푸른색 우발라화(優鉢羅華)56)를 들고 있으며, 왼손은 시무외인을 짓고 있으며, 역시 갖가지 의복과 영락으로 갖추어 장엄하였으며 연화좌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그려야 한다. 그 다음에는 뒤쪽에 비구지녀(毘俱胝女)보살57)을 그린다. 몸은 흰색의 모습이고 세 개의 눈에 네 개의 팔이 있으며, 한 손에는 여의장(如意杖)을 잡고, 다른 한 손에는 군지(君持)58)를 들고 있으며, 한 손에는 수주(數珠)를 잡고 나머지 한 손에는 연꽃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탱화(幀畵) 위의 좌우 두 모서리에는 각각 제천(諸天)을 그린다. 제천은 각각 하늘의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 다음에는 부처님의 윗면에 여덟 정거천중(淨居天衆)을 그린다. 갖가지 꽃을 뿌려 이로써 부처님께 공양드리는 모습이다. 탱화의 동쪽 면에는 제두뢰타천왕(提頭賴吒天王)59)을 그리고, 남쪽에는 염마왕(焰魔王)60)을 그리며, 서쪽 면에는 수천(水天)을 그리고, 북쪽면에는 구폐라천왕(俱吠羅天王)61)을 그린다. 이 사천왕의 이름은 호세천왕(護世天王)이라 한다. 동북쪽 모서리에는 이사나천신(伊舍那天神)62)과 보다귀(步多鬼)63)를 그린다. 동남쪽 모서리에는 화천신(火天神)64)과 고행선(苦行仙)을 그리며, 서남쪽 모서리에는 나찰왕(羅刹王)과 그 복종(僕從)들을 그린다. 서북쪽 모서리에는 풍천신(風天神)65)과 그 복종들을 그린다. 보리수 위에는 대범천과 범중천(梵衆天)을 그려 넣어야 한다. 그 다음에는 난승분노신(難勝奮怒神) 아래쪽에 주(呪)를 지닌 이를 그려야 하는데, 그 모습은 장궤(長跪)하고 우러러 쳐다보며, 손에는 향로를 들고 정륜왕(頂輪王)을 바라보는 모습으로 그려야 한다. 불좌(佛座)의 모임 밑에는 희련선하(熙連禪河)가 흐르는 것을 그리고, 여기에서 세존께서 금강밀적수에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그린다. 이 상(像)은 바로 대정륜왕의 대화상법(大畵像法)이며, 일체의 부처님께서 모두 똑같이 설하신 것이다. 만약 지혜 있는 사람이 그 상을 보고는 곧 믿고 관찰하며, 예배하고 향을 사르며 공양을 올리면, 지금 세상에서 곧 장수는 물론 큰 복락(福樂)을 누릴 것이며, 구지겁(俱胝劫) 동안 지어왔던 무거운 죄가 곧 사라질 것이다. 만약 모든 불정주(佛頂呪)든지 불종족(佛種族)의 주든지 모든 큰 보살 종족의 주든지 금강 종족의 주든지 그밖에 다른 주를 지녀서, 이미 성취하였거나 아직 증험을 얻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저 상 앞에서 이 주법을 지으면 최상인 본 주문을 얻어 속히 성취하고 구하는 법을 얻을 것이다.”
4.삼마지신변가지화상품(三摩地神變加持化像品)
이때 석가모니부처님께서 금강밀적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다시 자세히 들어 보아라. 백산개정왕(白傘蓋頂王)의 변상(變像)을 그리는 법은 바로 긍가강 모래알처럼 많은 부처님께서 미래 세상의 모든 유정들을 위해서 설하신 것이다. 만약 상을 그리고자 한다면 직법(織法)을 지켜 보호해야 하며, 화장(畵匠) 등은 앞의 것에 준해서 하면 된다. 모진 것이거나 또는 둥근 것 3주(肘) 쯤 되는 천에 보리수를 그리고, 보리수 바로 밑에는 석가모니불을 그리는데, 대인상(大人相)을 갖추고 몸은 황백색(黃白色)으로서 설법하시는 모습을 보이며, 사자좌에 앉아 계시는 모습으로 그려야 한다. 부처님의 오른쪽에는 금강밀적수(金剛密跡首)를 그려야 하는데, 몸은 검붉은 적색이고, 오른손에는 금강저를 들고 있으며, 왼손에는 백홍탈색(白紅脫色)을 잡은 채 합장하며 공경하는 모습을 그려야 한다. 그 다음에는 부처님 앞쪽에 백산개정왕을 그리는데, 몸은 금색의 형상이고 여러 가지 상호를 갖추었으며 손에는 연꽃을 들고 있는 모습이어야 한다. 보리수의 위쪽 좌우에는 각기 구율파천(矩律婆天)을 그리는데, 손에는 보배 견삭(羂索)을 잡고 있는 모습이어야 한다. 그 위쪽 공중에는 여덟 정거천(淨居天)을 그리는데, 각기 손바닥으로써 꽃을 뿌리면서 보배 구름을 타고 있는 모습이어야 한다. 부처님의 자리 오른쪽에는 주를 지니고 있는 이를 그리는데, 땅에 무릎을 꿇고 우러러보면서 손에는 향로를 들고 있는 모습이어야 한다. 위쪽과 아래쪽 네 모서리에는 온갖 꽃을 골고루 퍼져 있게 그린다. 밀적수여, 이것을 백산개정왕의 변상을 그리는 법이라고 말한다.” 다시 금강밀적수에게 고하여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다시 광취정왕의 변상을 그리는 법을 설명하리라. 그림을 그리는 법은 앞에서처럼 결호(結護)하면 된다. 혹은 3주나 1주쯤 되는 네모나거나 둥근 원으로 된 천에 보리수를 그리고, 그 나무 아래에 석가모니불을 그린다. 모습은 결가부좌를 하고 앉아서 갖가지 보배광명을 불꽃처럼 내시면서 법을 설하시는 모습으로서 연꽃을 향하여 보배사자좌(獅子座)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보리수 위쪽 좌우에는 구율파천을 그리는데, 손에는 보배 견삭을 쥐고 있는 모습이어야 한다. 또 그 위쪽 허공에는 여덟 정거천(淨居天)을 그리는데, 각기 손바닥으로써 꽃을 뿌리면서 보배 구름을 타고 있는 모습이어야 한다. 사자좌 아래 오른쪽에는 주(呪)를 지니고 있는 이를 그리는데, 땅에 무릎을 꿇고 우러러보면서 손에는 향로를 들고 있는 모습이어야 한다. 부처님의 뒤쪽에는 산을 그려 넣어서 갖가지로 장엄하며, 부처님의 자리 밑에는 큰 바다를 그리고, 그 바다 속에는 연꽃과 물고기와 짐승들을 아주 많이 그려야 한다. 밀적수여, 이것을 광취정왕상(光聚頂王像)이라고 말하는데, 이 그림은 모든 부처님께서 유정들을 제도하여 일체의 법을 성취하고 고난에서 해탈하게 하기 위하여 설하신 것이다. 다음은 초정왕상(超頂王像)에 대하여 설명하리라. 만약 상을 그리려 하면, 그 천을 짜는 법은 위에 말한 것과 같이 하면 된다. 혹 3주나 1주쯤 되는 네모나거나 둥근 원으로 된 천에 보리수를 먼저 그리고, 그 나무 아래에 부처님께서 설법하시는 모습을 위와 같이 그린다. 오른손은 오른쪽 무릎 위에 펴서 올려놓은 채 시무외인(施無畏印)을 짓고, 왼손은 가로로 배꼽 아래 부분에서 위를 향하게 하여 그리며, 정수리에서는 온갖 광명을 내시는 모습이어야 한다. 보리수 위쪽 좌우에는 구율파천을 그리는데, 그 방법은 앞에서와 같이 하면 된다. 여덟 정거천도 역시 그렇다. 주를 지니고 있는 이의 그림도 역시 위에서와 같이 그리면 된다. 이것을 초정왕상이라고 말하는데, 일체 부처님께서 유정들을 연민하게 여기셔서 설하신 것이다. 또 승정왕상(勝頂王像)에 대하여 설명하리라. 만약 이 그림을 그리려면 모두 위에서와 같이 하면 된다. 보리수 아래에 부처님께서 설법하시는 모습을 그려야 하는데, 오른손은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해서 들어 올리고, 왼손은 붙이고 계시는 모습이어야 하며, 또한 사자좌에 앉아 계시면서 정수리에서 온갖 광명을 내시는 모습이어야 한다. 보리수 위쪽 좌우에 그리는 것도 역시 위에서와 마찬가지로 하며, 여덟 정거천도 역시 위와 같이 하면 된다. 주를 지니고 있는 자들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것을 승정왕상이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일체의 부처님께서 유정들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설하신 것이다. 다시 밀적수여, 너는 마땅히 다 알아야만 할 것이다. 모든 불보살이 한량없이 많은 색신(色身)을 지니고서 변화하신 모습으로 유정들을 인도하셔서 성취하기를 바라는 유정들이 이들 주문을 지니면, 언제나 사랑하는 마음[慈]과 불쌍히 여기는 마음[悲]과 기뻐하는 마음[喜心]과 평등한 마음[捨心]과 그리고 보시하는 마음과 인욕하는 마음과 계를 지키려는 마음과 정진하는 마음과 정려(靜慮)의 마음과 반야바라밀의 마음과 위없는 보리심을 일으켜서 유정들을 이롭게 하고, 그들이 바라는 것을 따라서 명주나 종이나 판 위에 1주(肘) 또는 반 주쯤 되는 천 위에 모두 마음대로 이를 그려서 이를 공양하면, 곧 최상의 경지를 얻고 오정륜왕삼마지(五頂輪王三摩地)를 성취하여 수행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속히 불퇴전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1)바가바와 같다. 바가바(婆伽婆)는 제불통호(諸佛通號)의 하나이다. 세존(世尊)ㆍ중우(衆祐)ㆍ파정지(破淨地)라 번역한다. 『대지도론』 제3권에는 네 가지 뜻을 들어 설명하였다. ① 바가(婆伽)는 덕을 말하고, 바(婆)는 유(有)를 말한 것으로 이는 덕이 있다는 뜻. ② 바가는 분별, 바는 교(巧)라 이름하니, 이는 공교하게 모든 법의 총상(總相)과 별상(別相)을 잘 분별한다는 뜻이다. ③ 바가는 명성(名聲), 바는 유(有)를 말한 것으로, 명성을 얻은 것이 부처님과 같은 이가 없다는 뜻이다. ④ 바가는 파(破), 바는 능(能)이란 말로 능히 음(婬)ㆍ노(怒)ㆍ치(癡)를 없애버렸다는 뜻이다. 보통 바가범의 6의(義)로는 자재(自在), 치성(熾盛), 단엄(端嚴), 명칭(名稱), 길상(吉祥), 존귀(尊貴)가 있다. 『현응음의』 제3권에 박가를 덕(德)이라 번역하고, 범은 성취의 뜻이라 하여 온갖 덕을 성취하였다는 뜻으로 박가범이라 한다고 하였다. 『불지론』 제1권에 나오는 말이다.
2)Magadha. 마갈타(摩竭陀) 또는 마갈타(摩擖陀)라고도 한다. 중인도에 있던 옛 왕국으로 그 나라의 성(城)은 둘레가 8백 마일이며, 북쪽은 항하에 이르고, 서쪽은 Benares, 동쪽은 Hiranya Parvata(지금의 Mongir), 남쪽은 Kiraṇa Savarṇa(지금의 Singhūm)에 이른다. 불교와 가장 관계가 깊은 나라로 석존 생존 시에는 빈바사라왕이 왕사성(王舍城)에 서울을 정하고 이 나라를 다스려 문화가 크게 발달하였다. 석존은 이 나라의 니련선하(尼連禪河) 가에서 성도하였다. 임금은 석존을 위하여 죽림정사(竹林精舍)를 짓고, 그의 아들 아사세왕도 불교의 외호자가 되어 제1회의 불전을 결집하였다. 그때부터 2백 년 뒤 전나라급다왕 때에 서울을 항하 가에 옮겨 화자성(華子城)이라 하였다. 뒤에 아육왕이 나와 이 화자성에 서울을 정하여 전 인도에 세력을 떨치고, 크게 불교를 일으켜 성의 동남쪽에 계원사(雞園寺)를 짓고 여러 곳에 보탑을 세웠다. 이밖에도 이 나라에는 마하가섭이 선정에 든 계족산(雞足山, Kukkuṭapāda)과 역대 여러 임금의 외호에 의하여 불교 교학의 중심지가 된 나란타사(那蘭陀寺, Nālanda) 등 불교에 관계된 유적이 많다.
3)또는 증번(繒幡)이라고도 한다. 불전(佛殿)을 장엄하는 데 쓰이는 당(幢)과 번(幡)을 말한다. 당은 간두(竿頭)에 용머리 모양을 만들고 비단 폭을 단 것이고, 번은 정(定:왼손)ㆍ혜(慧:오른손)의 손, 혹은 4바라밀의 발을 본떠서 만든 깃발이다. 당(堂) 안에 달던 깃발인데, 지금은 당과 번을 하나로 만들어서 장엄하기 위하여 달아 놓는다. 우리나라 시속에는 ‘보상개’라고 한다.
4)유순(由旬)이라고도 한다. 제왕이 하루 동안에 갈 수 있는 거리로서 40리 또는 30리라고 한다.
5)천마(天魔)ㆍ번뇌마(煩惱魔)ㆍ사마(死魔)ㆍ음마(陰魔)이다.
6)또는 밀적금강ㆍ밀적역사(密迹力士)ㆍ금강역사ㆍ금강수(金剛手)ㆍ집금강(執金剛)이라고도 한다. 밀적이란 항상 부처님을 모시고 부처님의 비밀한 사적을 기억한다는 뜻이다. 또 부처님의 3밀(密)을 알고 자취를 드리워 신이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모두 손에 금강저(金剛杵)를 들고 큰 위엄을 나타내어 불법을 옹호하는 천신(天神)의 통칭이다.
7)호궤(胡跪)의 일종으로서 두 무릎을 땅에 대고, 두 정강이는 세우고 두 발끝으로 땅을 디디고, 몸을 우뚝 세우는 자세이다. 부처님께서 비구는 호궤하고, 비구니는 체질이 약한 까닭에 장궤하게 하였다.
8)전가행(前加行)ㆍ전방편(前方便)이라고도 한다. 밀교에서 정행의 앞에 힘을 더하여 단련하여 수행하는 뜻으로, 밀교에서 부법관정(付法灌頂)의 입단하기 전의 방편으로서 행하는 네 종류의 행법을 사도가행(四度加行)이라고 한다. 4도에서 도(度)는 6도(度)의 도와 같은 뜻으로 바라밀다(波羅蜜多)를 말하며 생사를 초월하여 깨달음에 이른다는 뜻이다. 중국에서는 학법관정단(學法灌頂壇) 또는 수명관정단(受明灌頂壇)에 들어가 투화득불(投華得佛)하고 인연이 있는 존법을 수여받아 부지런히 수행을 쌓은 후에 비로소 전법관정을 받는 것이 통례이다. 사도가행의 일수는 800여일, 200여일, 혹은 100일 등이 있으며, 수법은 하루에 3회, 오전 4시, 10시, 오후 2시 등에 시작한다.
9)수미산의 사방에 있는 네 개의 대주(大洲) 가운데 남쪽에 있는 대륙이다. 따라서 남섬부주(南贍部洲)라 한다. 그 밖에 동승신주(東勝身洲)ㆍ서우하주(西牛賀洲)ㆍ북구로주(北俱盧洲)가 있다.
10)윤보(輪寶)를 굴리는 왕의 뜻으로, 전륜성제(轉輪聖帝)라 하며, 약하여 윤왕(輪王)이라고도 한다. 수미(須彌) 4주의 세계를 통치하는 대왕이니, 몸에 33어른다운 몸매가 있으며, 임금이 되면 하늘에서 보배바퀴[輪寶])가 생겨나, 이 바퀴를 굴리며 사방을 위엄으로 정복한다고 한다. 증겁(增劫)에는 사람의 목숨이 2만 살 될 때에 이 세상에 난다고 하며, 감겁(減劫)에는 인수(人壽) 무량겁에서 8만 세까지의 사이에 나타난다고 한다. 정법으로 세계를 통치하는 이상적인 군주인데, 부처님의 설법을 ‘전법륜’이라 하는 것도 전륜성왕이 윤보를 굴리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11)억(億)의 수를 말한다.
12)범어 a-pāramitā. 생사의 고해를 건너 이상경(理想境)인 열반의 저 언덕에 이르는 여섯 가지 방편. 보살의 수행하는 바라밀법의 6종. ① 단나바라밀(檀那波羅蜜):자비로 널리 사랑하는 행위(보시). ② 시라바라밀(尸羅波羅蜜):불교 도덕에 계합하는 행위(지계). ③ 찬제바라밀(羼提波羅蜜):여러 가지로 참는 것(인욕). ④ 비리야바라밀(毘梨耶波羅蜜):항상 수양에 힘쓰고 게으르지 않는 것(정진). ⑤ 선나바라밀(禪那波羅蜜):마음을 고요하게 통일하는 것(선정). ⑥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삿된 지혜와 나쁜 소견을 버리고, 참 지혜를 얻는 것(지혜).
13)불정(佛頂) 또는 육계(肉髻)라고도 한다.
14)석웅황(石雄黃)이라고도 한다. 주문이나 부작을 쓰는데 황색의 안료(顔料)로 사용하기도 한다. 삼류화비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광석이다. 산의 양지에서 캔 것은 웅황이고, 음지에서 캔 것은 자황(雌黃)이다. 순수하고, 잡물질이 섞이지 않았으며, 그 빛이 붉고 투명한 것이 좋은 것이다. 『본초강목』에 의하면 깨끗하고 투명한 것은 웅황이고, 겉이 검은 것은 훈황(熏黃)이라고 하는데, 피부가 헌 데와 개선(疥癬)에 쓴다고 한다. 성질이 평범하고, 차다. 맛은 달고 쓰며, 독이 있다. 약리실험을 통해 살균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간에 딸려 있는 경락에 작용한다. 하초(下焦)가 습해지는 증세를 없애고, 가래를 삭이며, 벌레를 죽인다. 복통이나 개선, 부스럼, 뱀에 물렸을 때, 연주창, 코 안에 군살이 생긴 증세 등에 효과가 있으며, 나쁜 사기를 없앤다. 또 악창이나 큰 종기, 치질, 굳은 살, 버짐 등에도 쓴다. 힘줄이 끊어졌거나 뼈가 부서진 것을 낫게 하고, 해독작용을 한다. 주로 외용약으로 사용하는데, 가루를 내서 환부에 뿌리거나 기초 약제에 개어서 바른다. 내복약으로는 가루를 내어 물에 풀어서 잡물을 제거한 후 말려서 달이는 약에 넣어 쓴다. 임산부와 허약한 사람에게는 쓰지 않는다.
15)부처님의 대자대비(大慈大悲)한 힘의 가호를 받아, 중생(衆生)이 불범일체(佛凡一體)의 경지로 들어가는 일을 말한다. 진언종(眞言宗)과 천태종(天台宗)에서 밀교(密敎)를 수행하는 사람이 손으로 인계(印契)를 맺고, 입으로 진언(眞言)을 외우며 마음이 삼매(三昧)에 들면, 이 경지에 도달한다고 한다.
16)대장부의 목소리[大丈夫吼]ː불법을 설하는 사자후(獅子吼)를 가리킨다.
17)첫째 일체지자로서 두려움이 없는 것[一切智無所畏], 둘째 번뇌가 이미 다하여 중생 가운데에서 사자후를 하며 두려움이 없는 것[漏盡無所畏], 셋째 도에 장애가 되는 것을 설하되 다른 이의 비난에 대해 두려움이 없는 것[說障道無所畏], 넷째 고를 없애는 도를 설하는데 두려움이 없는 것[說盡苦道無所畏]이다.
18)세상에 상서로운 일이 있을 때 대지(大地)가 진동하는 여섯 가지의 모양을 말한다. 첫 번째, 구역 『화엄경』에서는 흔들려서 불안한 것,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가는 것, 솟아오르고 꺼져 내려가고 하여 6방으로 출몰하는 것, 은은히 소리가 들리는 것, 꽝 하고 소리를 내는 것, 물(物)을 깨닫게 하는 것 등이며, 앞의 셋은 모양이 변하는 것이고, 뒤의 셋은 소리가 변하는 것이다. 두 번째,『대품반야경』에서는 동쪽이 솟아오르고 서쪽이 가라앉는다. 서쪽이 솟아오르고 동쪽이 가라앉는다. 남쪽이 솟아오르고 북쪽이 가라앉는다. 북쪽이 솟아오르고 남쪽이 침몰하며, 가장자리가 솟아오르고 중앙이 침몰하며, 중앙이 솟아오르고 가장자리가 침몰하며 땅이 모두 부드럽고 연하며 중생을 기쁘게 하였다. 또 탐(貪)ㆍ진(瞋)ㆍ치(癡)ㆍ만(慢)ㆍ의(疑)ㆍ악견(惡見)의 여섯 가지 근본번뇌를 6종(種)이라 한다. 이 번뇌를 부수고 보리심의 싹이 생하게 함을 진동이라 한다.
19)세 개의 눈과 여덟 개의 팔이 있다고 하며 흰 소를 탈것으로 한다. 제6욕천, 즉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의 주(主)이다.
20)범천ㆍ제석천과 함께 불교를 수호하는 신으로서 승력(勝力)ㆍ견뇌(堅牢)ㆍ구쇄역사(鉤鎖力士) 등으로 의역한다. 하늘에 있는 역사(力士)의 이름으로 제석천의 권속이다. 그 힘의 세기가 큰 코끼리의 칠십 배, 혹은 백만 배나 된다고 한다. 힘으로써 불법(佛法)을 수호하며 밀적금강(密寂金剛)과 함께 인왕존(仁王尊)으로서 절 문을 지킨다.
21)불교의 수호신으로서 석제환인다라(釋帝桓因陁羅)ㆍ석가제바인다라(釋迦提婆因陁羅)로 음역되고, 줄여서 석제환인이라고도 한다.
22)비사문천(毗沙門天)의 다른 이름으로 재보(財寶)의 신이다.
23)수신(水神)이다.
24)지옥의 왕으로 죽은 뒤의 저승 세계를 지배한다.
25)윤보(輪寶)라고도 한다. 전쟁 도구로서 이를 굴려서 적을 쳐부순다. 이와 같이 부처님께서는 법륜을 굴려서 중생의 미혹을 깨뜨리므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윤에 비유한 것이다.
26)금강저(金剛杵) 등을 가리킨다.
27)용은 신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용신이라 함.
28)팔부신중(八部神衆)ㆍ천룡팔부(天龍八部)ㆍ용신팔부(龍神八部)ㆍ팔부중(八部衆)이라고도 한다. 불법을 지키고 보호하는 모든 신을 총칭하여 부르는 말. 천(天)ㆍ용(龍)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 등 여덟 가지 부류. 4천왕이 거느리고 있는 8부류, 즉 건달바(乾闥婆)ㆍ비사사(毘舍闍)ㆍ구반다(鳩槃茶)ㆍ아귀(餓鬼)ㆍ용(龍)ㆍ부단나(富單那)ㆍ야차(夜叉)ㆍ나찰(羅刹) 등을 가리킨다. 이 가운데서 천(天)과 용(龍)이 으뜸이므로 특히 천룡팔부라 한다.
29)관세음과 금강밀적수를 가리킨다.
30)또는 유사나(踰闍那)ㆍ유순(由旬)ㆍ유연(由延)이라고도 한다. 인도 이수(里數)의 단위로서 성왕(聖王)이 하루 동안 가는 거리를 말한다. 40리(혹 30리)에 해당한다고 하며, 또 대유순은 80리, 중유순은 60리, 소유순은 40리라고 하기도 한다. 1리도 시대를 따라 그 장단이 같지 않다. 1리를 360보(步), 1,800척이라 하면, 1유순은 6마일의 22분의 3에 해당한다.
31)사리(舍利)는 유골을 말하며, 제저(制底)는 부처님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만든 건축 조형물로서 범어로 스투파(stūpa)를 음역한 말이다. 탑파(塔婆)ㆍ솔도파(率都婆)ㆍ수두파(數斗婆)ㆍ부도(浮屠)ㆍ방분(方墳)ㆍ원총(圓塚)이라고도 한다.
32) 6신통의 하나. 숙명, 즉 과거생의 모든 것을 아는 지혜. 오직 부처님만이 갖고 있는 능력으로서, 1세(世)부터 천만 세의 전생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숙명지통(宿命智通)ㆍ숙명통(宿命通)ㆍ숙명력(宿命力)이라고도 한다.
33)선(禪)은 범어 dhyana. 음을 따 선나(禪那)라고 하며, 줄여서 선(禪)이라 하는데, 뜻으로 번역하여 정려(靜慮)ㆍ사유수(思惟修)ㆍ기악(棄惡)ㆍ공덕림(功德林)ㆍ정(定)이라 번역한다.
34)ācārya. 아기리(阿祇利)ㆍ아차리야(阿遮利夜)ㆍ아차리야(阿遮梨耶)라고도 쓰며, 교수(敎授)ㆍ궤범(軌範)ㆍ정행(正行)이라 번역한다. 제자의 행위를 교정하며 그의 사범이 되어 지도하는 큰스님. 아사리의 호는 『오분율(五分律)』 16권에, 출가(出家)아사리ㆍ갈마아사리ㆍ교수아사리ㆍ수경아사리ㆍ의지아사리 등의 5종이 있다고 말하였다.
35)인계(印契)를 말한다.
36)길이의 단위로서, 1주란 자루의 길이를 말한다. 1주의 길이는 1척 5촌이라고도 하며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그 기준은 팔꿈치의 관절에서부터 가운뎃손가락의 끝까지의 길이이다.
37)1월ㆍ5월ㆍ9월. 이 달에는 여러 신장이 천하를 순시하면서 우리의 선ㆍ악을 시찰한다 하여 재(齋)를 가지는 달이라 함. 삼장재월과 같음.
38)하루 밤낮을 한정하여 재가 신자가 지켜야 할 것을 요구한 계. ①생물을 죽이지 말라. ② 훔치지 말라. ③ 사음(邪婬)하지 말라. ④ 거짓말하지 말라. ⑤ 술을 마시지 말라. ⑥ 몸치장을 안 하고, 노래나 춤을 듣고 보지 말라. ⑦ 높고 우뚝한 의에 올라앉지 말라. ⑧ 낮 이후에는 먹지 말라. 이것은 일반 신자에게도 하루 동안 승려 생활을 시키는 형태를 취한 것으로 포살이 있는 매월 8일ㆍ14일이나 15일ㆍ23일ㆍ29일이나 30일에 시행되었다. 포살(uposatha)이란 한데 모여 계를 어긴 일이 없는가를 반성하는 행사이다.
39)천상에 있다는 나무이다.
40)kalavinka의 음사이다. 보통 많이 쓰이는 가릉빈가(迦陵頻伽)가 원음에 가깝다. 히말라야 산속에 있고, 껍질 속에 있을 때에도 능히 아름다운 소리로 울 수 있다고 한다. 또 극락정토에 있는 새라고도 한다.
41)jīvaṃjīvaka 기바기바(耆婆耆婆)라 음사하며, 자세히는 기바기바가(耆婆耆婆迦)라고 음역하고, 명명조(命命鳥)라 번역한다. 자고새와 같은 새로, 네팔에서 난다고 하며, 그 이름은 우는 소리를 듣고 지은 것이다.
42)Dvātriṃśatmahāpuruṣā-lakṣaṇāni. 부처님 몸에 갖춘 32표상(標相). 32대인상(大人相) ㆍ 32대장부상(大丈夫相)이라고도 함. 이 상을 갖춘 이는 세속에 있으면 전륜왕(轉輪王), 출가하면 부처님이 된다고 함. ① 발바닥이 판판함. ② 손바닥에 수레바퀴 같은 금(무늬)이 있음. ③ 손가락이 가늘면서 긴 것. ④ 손발이 매우 보드라움. ⑤ 손가락 ㆍ 발가락 사이마다 얇은 비단결 같은 막(膜)이 있음. ⑥ 발꿈치가 원만함. ⑦ 발등이 높고 원만함. ⑧ 장딴지가 사슴 다리 같음. ⑨ 팔을 펴면 손이 무릎까지 내려감. ⑩ 남근(男根)이 오므라들어 몸 안에 숨어 있는 것이 말의 것과 같음. ⑪ 키가 한 발(두 팔을 편 길이)의 크기와 같음. ⑫ 털구멍마다 새까만 털이 남. ⑬ 몸의 털이 위로 쓸려 남. ⑭ 온몸의 빛이 황금색임. ⑮ 몸에서 솟는 광명이 한 길이나 됨. ⑯ 살결이 보드랍고 매끄러움. ⑰ 두 발바닥ㆍ두 손바닥ㆍ두 어깨ㆍ정수리가 모두 판판하고 둥글며 두터움. ⑱ 두 겨드랑이 살이 들어간 곳이 없이 원만함. ⑲ 몸매가 사자와 같음. ⑳ 몸이 곧고 단정함. 양 어깨가 둥글며 두둑함. 이가 40개나 됨. 이가 희고 가지런하고 빽빽함. 송곳니가 희고 큼. 뺨이 사자 것과 같음. 목구멍에서 맛 좋은 진액이 나옴. 혀가 길고 넓음. 목소리가 맑고 멀리 들림. 눈동자가 검푸름. 속눈썹이 소의 것과 같음. 두 눈썹 사이에 흰 털이 남. 정수리에 살 상투가 있음.
43)부처님의 신체에 갖추어진 80종의 부차적인 작은 특징. 부처님이 일반 사람과는 다르다는 점을 나타내는 신체상의 이상적인 특색을 세분한 것. 상징적인 명칭이 많고, 32상(相)과 중복되는 것도 있다. 이 때문에 32상을 다시 80종으로 세분한 것이라고도 한다. 80미묘종호(微妙種好)ㆍ80소상(小相)ㆍ80수호(隨好)ㆍ80수형호(隨形好)ㆍ80종묘호(種妙好)라고도 한다.
44)중생의 공포와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부처의 대비를 나타내는 인계(印契)이다. 『대일경』 「밀인품」에 의하면 오른손을 어깨 높이까지 들어 올려 위를 향하게 하고 다섯 손가락을 뻗쳐 손바닥을 밖으로 향한 모양으로 두려움을 없애 주고 위안을 주는 인상(印相)이다.
45)마음의 티끌과 번뇌를 털어내는 상징적 의미의 법구를 말한다. 불(拂) 또는 불진(拂塵)이라고도 하며, 짐승의 털이나 삼(麻) 등을 묶어서 자루 끝에 맨 것으로 원래는 벌레를 쫓는 데 쓰는 생활용구였다. 생김새는 총채와 비슷하며 불가(佛家)에서는 흰 말의 꼬리로 만든 백불(白拂)을 귀중히 여긴다.
46)불안불모(佛眼佛母)보살을 말한다. 여래의 눈을 인격화한 존으로 편지안(遍知眼)이라고도 한다. 대일여래(大日如來)의 변화는 허공안(虛空眼)이라 하며, 석가여래의 변화는 능적모(能寂母)라 한다. 밀호는 수승금강(殊勝金剛)이며, 삼매야형은 불정안(佛頂眼)ㆍ금강안(金剛眼)ㆍ보주(寶珠)이고, 종자는 ga, gaṃ, bu, khaṃ, śrī이다. 이 불안존에게는 본래 지혜를 생하는 무한한 공덕이 있고, 삼세제불을 능히 출생시키는 어머니의 뜻이기에 불안불모ㆍ불모라고도 한다.
47)6관음의 하나. 보관에 말 머리를 이고 성난 얼굴을 하고 있으며, 주로 짐승들을 교화하여 이롭게 한다고 한다.
48)견삭(羂索)으로 쓰기도 한다. 짐승을 얽는 그물. 불보살이 4섭법(攝法)으로 중생을 섭취(攝取)함을 비유한 것이다.
49)독시(毒視) 또는 다설(多舌)이라 의역한다.
50)변발(辮髮)이라고도 한다. 몽골인이나 만주인의 풍습으로, 남자의 머리를 뒷부분만 남기고 나머지 부분을 깎아 뒤로 길게 땋아 늘인 머리를 말한다.
51)호궤(胡跪)의 일종으로서 두 무릎을 땅에 대고, 두 정강이는 세우고 두 발끝으로 땅을 디디고, 몸을 우뚝 세우는 자세. 부처님께서 비구는 호궤하고, 비구니는 체질이 약한 까닭에 장궤하게 한다.
52)사가라는 큰 바다라는 뜻으로 바다의 용왕이란 말이다. 팔대용왕의 하나로서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용이다.
53)백의(白衣)라는 뜻이다. 곧 백의관음을 말한다.
54)보살 명칭 중 하나로 마마계(摩麽鷄) 또는 망망계(忙莽計)ㆍ마막지(摩莫枳)ㆍ망망계(忙忙鷄)라고 음역한다. 금강부(金剛部)의 부모(部母)로서 금강수원(金剛手院)에 속해 있다.
55)타라는 ‘바다 또는 강을 건너다’라는 동사에서 파생한 명사로 ‘윤회(輪廻)의 바다를 건너는 일을 도와주는 여성’을 의미한다. 또는 타라를 ‘푸른 눈’의 뜻으로 보아서 관음의 눈으로부터 방사되는 대광명(大光明) 가운데 생겨난 존(尊)이라 한다. 티베트에서 이 여존(女尊)은 구제하는 여성이라는 뜻의 다르마라고 부른다. 후에 티베트불교를 받아들인 중국에서는 이 티베트명을 번역한 구도불모(救度佛母)라는 명칭이 사용되고 있다.
56)연꽃은 꽃빛깔에 따라 네 종류로 나뉜다. 청색의 꽃을 우발라(優鉢羅), 붉은색 꽃을 파두마(把頭摩), 흰색 꽃을 분타리(芬陁利), 황색 꽃을 구물타(拘物陁)라고 한다.
57)천녀 가운데 하나로서 비구지(毘俱知)라고도 하며, 진목(瞋目)이라 번역한다. 눈이 세 개이고 손이 네 개인 분노형을 한 천녀상으로 관음보살의 이마 위 주름살에서 나타났다. 비구지는 주름살이라는 의미이다. 삼매야형은 수주만(數珠膵)이다. 종자는 bhṛ, trā이다. 아만(我慢)과 아집(我執)에 쌓인 중생에게 두려움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58)kuṇḍī, kuṇḍikā. 번역하여 병(甁). 승려가 지니는 물병.
59)사천왕의 하나로서 지국천왕(持國天王)을 말한다. 동쪽의 지국천왕은 안민(安民)의 신으로서 수미산 동쪽 중턱의 황금타(黃金埵)에 있는 천궁(天宮)에서 살고 있다. 16선신(善神)의 1존이기도 한 지국천왕은 선한 자에게 상을 내리고 악한 자에게 벌을 주어 항상 인간을 고루 보살피며 국토를 수호하겠다는 서원을 세웠다고 한다. 얼굴은 푸른빛을 띠고 있으며, 오른손에는 칼을 쥐었고 왼손은 허리를 짚고 있거나 또는 보석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있는 형상을 취하고 있다. 그의 휘하에는 팔부신중의 하나로서 술과 고기를 먹지 않고 냄새만 맡는 음악의 신 건달바(乾闥婆)를 거느리고 있다.
60)지옥의 왕으로 죽은 뒤의 저승 세계를 지배한다. 본래는 인도 베다시대의 Yama신으로 불교 중에 섞여 들어와 발달된 것으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상계(上界)의 광명 세계(光明世界), 곧 수야마천이라 부르고, 다른 하나는 하계(下界) 암흑 세계의 염마왕이다.
61)사천왕 중 북쪽을 지키는 다문천을 가리킨다. 다문천은 달리 비사문천(毗沙門天)이라고도 하는데, 항상 부처님의 도량을 지키면서 부처님의 설법을 듣는다 하여 다문이라고 한다. 그가 맡은 역할은 암흑계의 사물을 관리하는 것인데 한 때 불법에 귀의하여 광명신(光明神)이 되었으나, 본래 자신의 원을 지킨다 하여 금비라신(金毗羅神)이라 칭하기도 한다. 그는 수미산 북쪽 수정타(水精埵)에 살며, 그의 권속으로 야차(夜叉)와 나찰(羅刹)을 거느리고 있다.
62)욕계(欲界)의 제6천에 살고 있는 대자재천(大自在天)을 말한다.
63)5취(趣)에 생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유정(有情)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또는 귀신의 일종으로 화생(化生)한 것을 말한다.
64)화신(火神)으로 인도 베다에서 존중된 신이다. 하늘에서는 태양, 허공에서는 도처(稻妻), 땅에서는 제화(祭火)로서 그 덕을 칭송하고, 풍신 봐유(Vāyu)ㆍ인드라(Indra)ㆍ태양신 수리야(Sūrya) 등과 고대 인도의 3대신의 하나이다.
65)인도교의 풍신이 불교의 수호신이 되어 8방천(方天)ㆍ12천의 서북방을 지킨다. 바람이 신속하게 움직이는 것을 부처님의 신통(神通) 자재(自在)한 교화에 비유하기도 한다. 형상은 태장계에서는 노인의 모습으로 백발에 몸은 붉은색 관과 갑옷을 착용하고 하늘 옷과 허리띠 등에 바람이 부는 모습이다. 금강계에서는 갑옷과 투구, 하늘 옷을 착용하지 않고 하엽좌(荷葉座)에 앉는다. 태장계에서는 풍천의 권속으로 풍천후(風天后)와 풍천(風天) 동자 등을 동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