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는 왕사성(王舍城)의 가란타죽림(迦蘭陁竹林:竹林精舍)에 계셨다. 그때에 왕사성 안에는 한 비구가 있었는데, 그는 도적에게 겁탈을 당하고 뱀에게 물리고 귀신에게서 홀려서 크게 괴로움을 겪고 있었다. 그때에 귀신의 대장(大將)인 아타바구(阿吒婆拘)는 이 비구가 위와 같은 고통을 받는 것을 보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생겨서 곧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갔다. 그는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에 도착하자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의 발에 예배를 드리고 한쪽에 서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극악한 모든 귀신들을 항복시키고자 하는 것은 제가 일체의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는 까닭입니다. 이제 저는 모든 악귀(惡鬼)와 악신(惡神)과 일체의 악인(惡人)과 악독(惡毒) 등을 항복시키기 위하여 불세존(佛世尊)께 극엄악주(極嚴惡呪)를 청하여 그것으로써 모든 귀신 등을 항복시키고자 합니다. 만약에 이 주(呪)를 독송하는 자가 있다면 그 사람의 위덕(威德)과 힘은 범천(梵天)을 항복시킬 수 있을 것이오니, 하물며 다른 악한 무리이겠습니까.” 그때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타바구 귀신대장이여, 나는 이 극엄악주(極嚴惡呪)가 혹시 모든 중생들을 다치게 할 수 있는 까닭에 꼭 필요하지 않으면 쓰지 않느니라.” 그때에 아타바구가 거듭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후세의 악한 세상에는 나쁜 귀신이 더욱 늘어나고 나쁜 사람들이 많으며 악독한 벌레와 짐승들이 중생들을 침해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포악한 왕ㆍ도적ㆍ홍수ㆍ화재ㆍ전쟁ㆍ공포ㆍ원수ㆍ악귀 등의 여러 난들을 만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출가자나 재가자나 부처님의 제자들로서 고요한 곳에 머물러 걸식을 하면서 수행을 하는 사람과, 사람 다니는 길이나 무덤 사이에서나 나무 아래에서 수행을 하는 사부대중[四部等衆]과, 광야나 산림이나 길 가운데에서 수행을 하는 사람과, 성읍이나 마을이나 거리에서 수행을 하는 사람들을 보호하여, 그들로 하여금 사나운 꼴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자비를 베푸시어 저의 부탁을 받아들여 주시기 바랍니다. 선서(善逝)ㆍ세존이시여, 저의 부탁을 받아들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이 말을 들으시고 나서 잠잠히 그 부탁을 받아들이셨다. 그때에 아타바구는 부처님께서 잠잠히 계시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기뻐하면서 곧바로 부처님 앞에서 주를 송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다라니구는 모든 중생을 보호하고 구제하는 것입니다. 이 다라니를 보호하여 지니는 사람에게 모두 편안함과 고요함을 얻게 하며, 괴로움을 여의게 하며 모든 악한 독을 없애게 하며, 왕난(王難)과 도적의 난[賊難]과 원수 맺고 증오하는 것으로 인한 어려움을 여의게 합니다. 또한 천(天)ㆍ용(龍)ㆍ귀신ㆍ나찰ㆍ야차ㆍ구반다(鳩槃茶)ㆍ또는 다나아발칠라거굴다(多那阿跋漆羅呿屈陁) 등에게 접촉되어 괴로움을 겪는 사람과 그들에게 침해되어 해를 입는 사람들이 모두 그 괴로움을 소멸시킬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세간에 있는 모든 독 있는 풀이나 나무뿌리나 꽃이나 열매나 옷이나 음식이나 세간의 물건이나 벌레나 새나 날짐승이나 들짐승 등 모두 독이 되어 사람을 상하게 하는 모든 것들로 하여금 그 독이 소멸되어 해를 끼치지 못하게 합니다. 또한 허공ㆍ해ㆍ달ㆍ별ㆍ회오리바람⋅풍륜(風輪)⋅귀신이 바람을 일으켜 사람을 다치게 하려는 것과 음식을 구하러 오려고 하는 모든 귀신과 사람의 정기(精氣)를 빨아들이는 귀신과 사람의 피와 살을 먹는 귀신과 사람들을 돌림병이나 열병에 걸리게 하여 하루ㆍ이틀ㆍ사흘ㆍ나흘 내지 이레에 이르기까지 아프게 하거나, 혹은 냉병(冷病)ㆍ풍병(風病)ㆍ습병(濕病)ㆍ한냉(寒冷) 등의 병에 걸리게 하거나, 몸 안이나 몸 밖에 여러 가지 병을 앓게 하여 7일이나 16일 동안 아프게 하는 것들도 모두 없어지게 하여 해를 끼치지 못하게 합니다. 이러한 모든 귀신들로서 손이나 입이나 다리나 혀나 마음을 써서 사람을 괴롭히려고 하거나 나쁜 사람을 써서 사람을 괴롭히려고 하는 자에게는 먼저 반드시 이 주를 송하여 금지시키고, 저 악인이나 악귀로 하여금 틈을 얻지 못하게 하고 못된 마음을 잃게 하여 나쁜 짓을 하지 못하게 합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다시 신주(神呪)를 말씀드려서 그것으로써 지키고 보호하겠습니다.
이 다라니는 이 다라니를 받아 지녀서 읽고 송하는 자를 보호해 줍니다. 만약에 어떤 귀신이 사람의 정기를 먹거나 사람의 재산에 손해를 끼치거나 사람의 재물을 축내거나 하는 일체의 두려움이 있다면 그들을 위하여 결계(結界)가 될 것이니, 이제 아무 나라 아무 집을 위하여 한량없이 큰 옹호가 될 것입니다. 이제 모든 악을 막아내는 주를 거듭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때에 대장이 거듭하여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주문이 지극히 신력(神力)이 있는 것은 앞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사오니, 이 주문을 지니는 자로 하여금 왕으로 인한 두려움과 도적으로 인한 두려움과 불로 인한 두려움과 물로 인한 두려움과 바람ㆍ독ㆍ칼ㆍ전쟁 등으로 인한 두려움과 해ㆍ달ㆍ별ㆍ귀신 등으로 인한 두려움을 없게 합니다. 다른 나쁜 사람이 있어서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거나 해칠 생각을 일으키거나 침범하여 괴롭히려고 한다면, 반드시 먼저 이 주문을 송하여서 그 결계로 삼아야 합니다. 그러면 그 악귀나 악인이나 원수나 나쁜 짓을 하려고 마음먹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리석고 혼미하게 하고 무너지게 하며, 스스로 여러 악한 무리들을 만나 이 결계를 넘지 못하게 되니, 이 주문을 송하는 사람을 침범하지 못하게 합니다. 세존이시여, 만약에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이 주를 송한다면, 일체의 천 ㆍ 용 ㆍ아수라와 모든 악한 귀신과 인비인(人非人) 등이 모두 그 사람을 따라다니며 옹호하여 악한 일을 만나지 않게 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귀신의 대장으로서 모든 악한 귀신들을 항복시킬 수 있습니다. 만약에 이 주문을 송하는 자가 있다면, 저는 반드시 모든 귀신들을 거느리고서 밤낮으로 그 사람을 떠나지 않고 옹호하여 그 사람으로 하여금 나쁜 일을 당하지 않게 하고, 악귀와 악인들이 그 사람을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만약에 이 주문을 송하는 사람을 침해하여 괴롭히는 자가 있다면, 저는 반드시 천폭륜(千幅輪)으로 그의 머리를 박살내고 모든 귀신으로 하여금 그를 해치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주문에는 신력이 지극하게 갖추어져 있으며, 위덕(威德)이 지극하게 갖추어져 있습니다. 원하옵건대 이 주문을 널리 유포시켜서 중생들에게 안락함을 베푸시기 바랍니다. 세존이시여, 이 주문을 송하면 그 사람의 덕력(德力)은 오직 부처님만이 아실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 대신주(大神呪)는 현명하고 덕이 있으며 지혜롭고 착한 사람에게 맡기셔야 합니다. 만약에 송할 수 없다면 반드시 좋은 종이에 베껴 쓰고 비단 주머니에 담아서 갖가지 향을 넣고 언제든지 몸에 지니고 있고, 걱정거리나 두려운 일이 있는 경우에 언제든지 이 주문을 기억하여 생각한다면, 소멸되지 않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에 일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악한 귀신이나 악몽(惡夢)을 두려워하여 그것들을 소멸시키고자 하는 경우에는, 먼저 반드시 결계를 하여 모든 악이 일어나지 못하게 해야 하니, 그 나쁜 사람과 나쁜 귀신과 나쁜 도적들로 하여금 몸이 타들어 가고 마음이 미친 듯이 날뛰는 재앙을 받게 합니다. 결계를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깨끗하게 목욕을 하고 깨끗한 옷을 입고 땅을 깨끗하게 바르고서, 일곱 개의 그릇에 마실 것을 담아두고 두 개의 그릇에는 약간의 피를 넣고 두 개의 그릇에는 갖가지 마실 것을 담으며, 여덟 개의 등을 켜고 훈륙향(熏陸香)을 사르고 운심공양(運心供養)을 합니다. 그렇게 하면 제가 모든 귀신들을 거느리고 그 곁으로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바를 베풀어 줄 것입니다. 그 사람이 이 주문을 송하면서 빨간 실을 매듭진 다음에 그것을 지니고 다니면, 곧바로 모든 어려움이 소멸될 것입니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주문에는 대신력이 지극하게 갖추어져 있어서 모든 어려움과 모든 악함을 소멸시킬 수 있으며, 중생을 옹호하여 이익이 되는 바가 많으니, 네가 잘 받아 지녀서 널리 유포하여라. 만약에 성읍이나 마을에 이 주문을 송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익을 얻지 않음이 없을 것이니라. 만약에 국왕이나 대신으로서 이 주문을 송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국경에는 사나운 도적과 두려움과 재앙과 돌림병과 가뭄과 바람이나 서리의 피해가 없을 것이니라. 만약에 사나운 도적을 만나게 되면 마땅히 이 주문을 외워야 하니, 이 주문을 적어 높은 깃대에 매달면 도적들이 이 깃발을 보고 물러나 곧 항복할 것이니라. 아난아, 이 주문에는 신력이 지극하게 갖추어져 있고 큰 덕이 지극하게 갖추어져 있나니, 반드시 사부대중으로 하여금 이 주문을 잘 송하여서 지니도록 해야 할 것이니라.” 그때에 회상에 모인 대중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가운데에서 거란본에는 주(注)를 두어서 이렇게 말했다 “쇠똥으로 도량을 만들고 밖에는 가장자리를 태우고서 두 개의 칼과 열두 쌍의 화살을 세운다. 바구(婆拘)에게 청하는 법의 나머지는 앞에서와 같다. 주문을 송하는 것은 세 번을 송하고, 실을 매듭짓는 것은 열두 번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