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3_1163_a_01L발제고난다라니경(拔濟苦難陀羅尼經)


현장(玄奘) 한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에 박가범(薄伽梵 : 세존)께서는 실라벌성(室羅筏城)의 서다림(誓多林)에 있는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무앙수(無央數)의 성문(聲聞)과 보살마하살과 함께 계셨다. 그리고 그곳에는 모든 천인(天人)과 아소락(阿素洛 : 아수라) 등과 한량없는 대중들이 부처님을 앞뒤에서 에워싸고 있었다.
그때에 대중 가운데에서 이름이 불가설공덕장엄(不可說功德莊嚴)인 한 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를 드리고 합장을 하고서 공경스럽게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세계의 한량없는 중생들이 번뇌로 인연하여 여러 악업을 지으니, 마땅히 지옥ㆍ아귀ㆍ축생에 태어날 것이며, 더러는 천상이나 인간세계에 태어나서 여러 가지 고통을 받게 될 것입니다. 원하옵건대 불쌍히 여기시어 방편으로 구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네가 능히 모든 중생들을 불쌍히 여겨 이와 같은 부탁을 하는구나.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으라. 내가 이제 너를 위하여 여러 고통으로부터 구제하는 방편을 간략하게 말하겠노라.
선남자야, 어떤 부처님이 계셨으니, 명호가 부동(不動) 여래ㆍ응공[應]ㆍ정등각(正等覺)이시며, 모든 중생들을 이익이 되고 즐겁게 해주시려고 다라니를 말씀하시어 중생으로 하여금 외우고 생각하게 하셨느니라.
다라니는 다음과 같으니라.

가가니가가니 로저니로저니 도로책니도로책니 다라사니다라사니 반라디
羯羯尼羯羯尼 魯折尼魯折尼 咄盧磔尼咄盧磔尼 怛邏薩尼怛邏薩尼 般剌底
하나반라디하나 살바가마반람반라반몌 사바하
喝那般剌底喝那 薩縛羯莫般藍般邏般謎 莎 呵

만약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지극한 정성으로 부동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 예배를 드리고 위와 같은 다라니를 받아 지닌다면, 예전에 지은 5무간업(無間業)과 4중죄(重罪)와 10악(惡)과 성현을 헐뜯고 정법을 비방한 죄가 모두 소멸되느니라. 그가 임종을 당하여서는 그 부동불(不動佛)께서 여러 보살들과 함께 오셔서 그 사람의 앞에 몸을 나투시어, 찬탄하고 위로하시어 그를 기쁘게 하시고서 말씀하시기를, ‘이제 너를 맞이하러 왔으니 마땅히 나를 따라서 불국토에 가도록 하자’고 하실 것이다. 그는 목숨을 마치면 반드시 부동여래의 청정한 불국토에 가서 태어날 것이니라.
선남자야, 또 어떤 부처님이 계셨으니, 명호를 멸악취왕(滅惡趣王)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이라 하셨고, 모든 중생들을 이익이 되고 즐겁게 하시려고 다라니를 말씀하시어 중생들로 하여금 외우고 생각하게 하셨느니라.
다라니는 다음과 같으니라.

슈다니슈다니 살바바바비슈다니 슈뎨비슈뎨 살바가마비슈뎨사바하
輸達泥輸達泥 薩縛播波毗輸達泥 戍睇毘戍睇 薩縛羯莫毘戍睇莎 訶

만약에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지극한 정성으로 멸악취왕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 공경하여 예배를 드리고 이 다라니를 받아 지닌다면, 1만 4천 겁 동안 언제나 숙명(宿命)을 기억할 것이며, 태어나는 곳 어디에서나 남자의 몸을 받아 태어날 것이다. 몸의 모든 기관을 온전히 다 갖추고 인과를 깊이 믿을 것이며, 여러 가지 기술을 능숙하게 구사하고 모든 논(論)을 잘 이해할 것이다. 은혜 베풀기를 좋아하고 모든 욕심을 싫어하여 버릴 것이며, 악업(惡業)을 짓지 않고 위태롭고 두려운 모든 일들을 여읠 것이다. 올바른 명혜(命慧)1)를 구족하고 여러 사람들에게서 사랑과 존중을 받을 것이며, 항상 착한 친구를 가까이하고, 언제나 바른 법을 들을 것이다. 보리심(菩提心)을 구하여 잠시도 그 마음을 버리지 않을 것이며, 모든 공덕을 가지고서 스스로를 장엄할 것이다. 착한 율(律)과 의(儀)를 구족하고 모든 악한 업을 두려워할 것이며, 언제든지 모자람이 없고 잘 어울리고, 부드러우며 즐겁고 고요할 것이다. 천인(天人) 가운데에서 언제든지 즐거움을 누릴 것이며, 무상정등보리(無上正等菩提)를 빨리 증득할 것이며, 끝내 열 가지 도피안(到彼岸)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항상 일체 유정(有情)들을 이롭고 즐겁게 해주기를 원할 것이며, 수행하는 모든 것들을 오로지 자신의 이익으로만 여기지 않을 것이며, 태어나는 어느 곳에서든지 언제나 부처님을 뵐 수 있게 될 것이며, 바른 법을 보호하고 지켜서 현성(賢聖)의 무리에 참여하게 될 것이니라.”
그때 박가범께서 이 경을 설하여 마치시니, 성문ㆍ보살과 모든 천인ㆍ아수라 등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여 믿고 받아서 받들어 행하였다.
013_1163_a_01L拔濟苦難陁羅尼經大唐三藏法師玄奘奉 詔譯如是我聞一時薄伽梵在室羅筏住誓多林給孤獨園與無央數聲聞菩薩摩訶薩俱及諸天阿素洛等量大衆前後圍繞爾時衆中有一菩薩名不可說功德莊嚴從座而起頂禮佛足合掌恭敬白佛言世尊今此世界無量有情惱因緣造諸惡業當墮地獄餓鬼或天人中受諸劇苦唯願哀愍便拔濟佛言善男子善哉善哉汝能哀愍一切有情作如是請諦聽諦聽吾今爲汝略說拔濟衆苦方便善男子有佛世尊名爲不動如來應正等覺爲欲利樂諸有情故說陁羅尼令衆誦念陁羅尼曰羯羯尼羯羯尼 魯折尼魯折尼 咄盧磔尼咄盧磔尼 怛邏薩尼怛邏薩尼般剌底喝那般剌底喝那 薩縛羯莫般藍般邏般謎 莎呵若有善男子善女人至誠敬禮不動如來應正等覺受持此呪先所造作五無閒業四重十惡毀諸聖賢謗正法罪皆悉除滅臨命終時彼不動佛與諸菩薩來現其前讚歎慰喩其歡喜復告之言今來迎汝應隨我往所從佛國彼命終已決定往生不動如來淸淨佛土善男子復有世尊名滅惡趣王如來應正等覺爲欲利樂諸有情故說陁羅尼令衆誦念羅尼曰輸達泥輸達泥薩縛播波毘輸達泥戍睇毘戍睇 薩縛羯莫毘戍睇莎訶若有善男子善女人至誠禮敬滅惡趣王如來應正等覺受持此呪萬四千劫常憶宿命所在生處得丈夫身具足諸根深信因果善諸技術妙解諸論好行惠施厭捨諸欲不造惡業離諸危怖具正命慧衆所愛重常近善友恒聞正法求菩提心曾無暫捨以諸功德而自莊嚴具善律儀怖諸惡業恒無匱乏調柔樂靜於天人中常受快樂速證無上正等菩提終不退於十到彼岸常願利樂一切有情諸所修行非專自利在所生處常得見佛護持正法預賢聖衆薄伽梵說此經已聲聞菩薩及諸阿素洛等聞佛所說皆大歡喜信受奉行拔濟苦難陁羅尼經辛丑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고려대장경 원문에는 ‘명혜(命慧)’로 되어 있는데, 송(宋)ㆍ원(元)ㆍ명(明) 본에는 ‘한량없는 이치를 기억하여 잃지 않는 지혜’를 뜻하는 ‘염혜(念慧)’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