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3_1220_a_01L불설멸시방명경(佛說滅十方冥經)
013_1220_a_01L佛說滅十方冥經一卷


서진(西晉) 월지국(月氏國) 축법호(竺法護) 한역
권영대 번역
013_1220_a_02L西晉月氏國三藏竺法護 譯


이와 같이 들었다.
013_1220_a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유라위(迦維羅衛)의 석씨정려(釋氏精慮)의 니구류(尼拘類)나무 아래를 거니시면서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무수한 보살들과 함께 계셨다.
013_1220_a_04L一時,佛遊於迦維羅衛釋氏精廬尼拘類樹下,與大比丘衆俱丘千二百五十人,諸菩薩無央數
부처님께서 이른 아침에 발우를 잡고 여러 비구 권속들에 둘러싸여 성(城)에 들어가 걸식하시는데, 때마침 면선열(面善悅)이란 석종(釋種)의 어린 동자가 장엄하게 수레를 타고 새벽 일찍 성문에 나왔다가 멀리 부처님과 여러 성중(聖衆)들을 보고는, 함께 부처님 처소를 향하여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나아와 머리 숙여 예배한 다음 오른편으로 세 번 돌고 한쪽에 물러섰다. 그러나 그때 면선열은 근심과 슬픔에 잠겨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
013_1220_a_06L以明旦著衣持鉢,與諸比丘眷屬圍繞,入城分衛時,有釋種幼少童子,名面善悅,嚴駕車乘,晨朝出城遙見世尊與諸聖衆,而俱發來,至于佛所,下車步進,稽首佛足,右繞三帀,卻住一面,時,面善悅憂慼低頭
부처님께서는 이미 그 까닭을 아시면서도 일부러 물으셨다.
013_1220_a_12L佛以預知,故而問言
“동자는 말하여라. 일찍 성문에 나와서 무엇 때문에 근심스러운 마음과 슬픈 얼굴빛을 짓는가?”
013_1220_a_13L童子所奏,而早出城心懷憂灼,顏色慘慼
면선열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面善悅白佛言
“하늘의 하늘이시여, 이제 저의 양친께서 몸이 안화(安和)하지 못하여 사람과 사람 아닌 것들에게 그릇 침해를 당하므로 밤낮으로 자나 깨나 편치 못하고 드나들 때와 걸어 다닐 때도 협박을 당하며, 저 역시 몸은 비록 큰 나라에 처해 있으나 이러한 곤궁과 고액을 당하면서 힘입을 곳이 없으니 아무리 생각하여도 어찌할 계책을 모르겠습니다.
013_1220_a_14L唯天中今我二親身不安和,撗爲人非人所見侵嬈,晝夜寤寐不得寧息,出入行步亦見逼惱又我之身雖處大國,遭此困厄窮苦無賴,竊自思惟不知何計
황공하오나 무슨 방편을 써야 하겠습니까? 가령 원수와 도적을 만나고 혹은 사람 아닌 나쁜 벌레와 삿된 귀신을 만나면 그것을 막아 낼 도리가 없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 법을 보여 주시는 동시에 수시로 구제하시어 그 침해를 받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013_1220_a_19L不審當設何等方便假遇怨賊,或遭非人妖蠱姦邪,無以防護唯願世尊,告示以法,隨時救濟,令無嬈害
부처님께서는 면선열에게 말씀하셨다.
013_1220_a_21L佛告面善悅
“자세히 듣고 잘 기억하여라. 너를 위해 그 옹호하는 법을 말하여 주리라.”
013_1220_a_22L諦聽諦受善念持之爲汝說擁護之法
013_1220_b_01L그때에 어린 석동자는 분부를 받아들였다.
013_1220_b_01L時,釋幼童子受教而聽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佛言
“여기에서 동방으로 8천 나유타 불토를 지나면, 발중진로(拔衆塵勞)라는 세계가 있고 그 세계에 등행(等行) 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이란 부처님이 계시어 지금 현재 경법을 설하시니, 누구라도 동방으로 갈 때에 먼저 그 동방 부처님께 머리 조아려 귀명 공양한다면 그는 두려움이 없어 아무도 감히 침해하지 못하며, 놀러 다니거나 무슨 일을 일으킴에 모두 소원대로 되어 뜻이 산란하지 않고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은 곧 성취하게 되리라.”
013_1220_b_02L東方去此過于八千那術佛土,有世界名拔衆塵勞其佛號等行如來至眞等正覺,今現在說經法人若東行,先當稽首歸命供養於東方佛,則無恐懼莫敢侵嬈所欲遊行,有所興作,悉當如願,志未曾亂如心所念,輒得成就
그때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時頌曰

가장 바르게 깨닫고 평등한 행을 닦으신
그 큰 성인을 먼저 받들고서
그런 뒤에 동방을 향해 가야만
곧 아무런 두려움 없으리라.
013_1220_b_08L先奉最正覺
等行大聖人
然後東向行
爾乃無恐懼

부처님께서는 다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013_1220_b_10L佛告童子
“여기에서 남방으로 10억백천 불토를 지나면 소명등요탈(消冥等要脫)이란 세계가 있고 그 세계에 초발심념리공외귀초수(初發心念離恐畏歸超首)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란 부처님이 계시어 지금 현재 경법을 설하시니, 누구나 남방으로 가려고 할 때에 멀리 그 부처님께 머리를 숙여 귀명하고서 출발하되 온전한 마음으로 그 부처님을 염한다면, 그는 두려움이 없어서 아무런 환난을 만나지 않을 것이다.”
013_1220_b_11L南方去此過于十億百千佛土,有世界名消冥等要脫,其佛號初發心念離恐畏歸超首如來至眞正覺,今現在說經法若欲南行,當遙稽首歸命彼佛,爾乃發進,一心專念意不離佛,則無恐懼不遇患難
그때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1220_b_16L佛時頌曰

동자여, 뭇 생각 버리고
마땅히 이렇게 수행할지니
그러한 뒤엔 남방을 가더라도
다시 환난 만나도 두려움이 없으리라.
013_1220_b_17L已離於衆想
童子當修是
若行至南方
不復遇恐懼

부처님께서는 다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013_1220_b_19L佛告童子
013_1220_c_01L“여기에서 서방으로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모든 불토를 지나면 선선택(善選擇)이란 세계가 있고, 그 불토에 금강보적(金剛寶迹)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란 부처님이 계시어 지금 현재 경법을 설하시니, 누구나 서방으로 가려고 할 때에는 먼저 청정한 법의 근본을 생각하여 아주 다른 소견을 없앰으로써 일어남도 사라짐도 없어 고요히 청정하게 하고서 그 부처님께 머리 숙여 예배하되 순일한 마음으로 귀명한 뒤에 출발한다면, 그는 두려움이 없어서 환난을 만나지 않을 것이다.”
013_1220_b_20L西方去此如恒河沙諸佛剎土,有世界名善選擇其佛號金剛步迹如來至眞等正覺,今現在說經若欲西行,先當講說思惟本淨之法永無所見,無起無滅寂然淸淨,先當稽首禮於彼佛,一心歸命爾乃發進,則無恐懼不逢患難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時頌曰

모든 법은 생기는 것이 없고
사라지는 것도 없나니
이것을 깨달아 안다면
아무런 두려움이 없으리라.
013_1220_c_03L諸法無所生
亦無有所滅
曉了知此者
則爲無恐畏

부처님께서는 다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013_1220_c_05L佛告童子
“여기에서 북방으로 2만 불토를 지나면 각변(覺辯)이란 세계가 있고 그 불토에 보지수(寶智首)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란 부처님이 계시어 지금 현재 경법을 설하시니, 만약 북방으로 가려거나 혹은 속가에 있으려고 할 때에는 그 부처님께 머리 숙여 예배 귀명하고서 출발한다면 그는 두려움이 없어서 환난을 만나지 않을 것이다.”
013_1220_c_06L北方去此過二萬佛土,有世界名覺辯,其佛號寶智首如來等正覺,今現在說經法若欲北行,設在家居,稽首作禮歸命彼佛,爾乃發進,則無恐懼,不遇患難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時頌曰
속가에서 사업을 경영하려거나
북방으로 가려고 할 때에
먼저 그 부처님께 귀명한다면
아무런 두려움 없게 되리라.
013_1220_c_10L若在於家中
一切諸居業
所有齎北行
則無所畏懼

부처님께서는 다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013_1220_c_12L佛告童子
“여기에서 동북방으로 백만억 불토를 지나면, 지소념(持所念)이란 세계가 있고 그 불토에 괴마만독보(壞魔慢獨步)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란 부처님이 계시어 지금 현재 경법을 설하시며, 또 그 부처님이 과거 보리수 아래 나아가 전일한 마음으로 앉아서 삼천대천세계 모든 마군의 권속과 마천(魔天)들을 교화하되 그들을 모두 물러섬이 없는 지위에 서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룩하도록 권유하셨으니, 이것이 다 그 부처님께서 보리수 아래 나아갈 때부터 감동하신 바이다.
013_1220_c_13L東北方去此過于百萬億佛土,有世界名持所念,其佛號壞魔慢獨步如來至眞等正覺,今現在說經法又彼如來詣佛樹下,適一心坐,化于三千大千世界諸魔官屬及諸魔天悉勸立之於不退轉,當成無上正眞之道,是爲如來詣樹下時之所感動
그러므로 동북방에 가려고 할 때엔 멀리 그 부처님께 머리 조아려 귀명한 뒤에 출발한다면, 그는 가는 곳마다 안락하여 아무런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013_1220_c_20L若詣東北方,當遙稽首歸命彼佛,然後乃進,所在獲安,則無所畏
그때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1220_c_21L時頌曰

처음 발심할 때부터
모든 마군을 항복 받았으니
항상 이 부처님을 마음껏 염한다면
누구나 곧 두려움 없으리라.
013_1220_c_22L始從初發意
則降伏魔兵
心常念此佛,
尋便無恐懼
013_1221_a_01L
부처님께서는 다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013_1221_a_01L佛告童子
“여기에서 동남방으로 두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불토를 지나면, 상조요(常照曜)라는 세계가 있고 그 불토에 초발심불퇴전륜성수(初發心不退轉輪成首)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란 부처님이 계시어 지금 현재 경법을 설하시며, 그 부처님이 본래 보살로 계실 때부터 항상 대중과 더불어 퇴전하지 않는 바퀴의 이치를 행하고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을 닦아 지혜를 성취하셨으니, 이것이 그 부처님께서 본래 보살로 계실 때부터의 감동하신 바이다.
013_1221_a_02L東南方去此過二恒河沙等佛土,有世界名常照曜,其佛號初發心不退轉輪成首如來至眞等正覺,今現在說經法其如來本爲菩薩時,常興衆行不退轉輪義,布施持戒忍辱精進禪定不亂成就智慧是爲如來本爲菩薩時之所感動
그러므로 누구나 동남방으로 갈 때엔 먼저 그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리고 온몸을 엎드려 마음껏 귀명한 뒤에 출발한다면, 그는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013_1221_a_08L若東南行,先當稽首五體投地,一心歸命,然後乃進,則無恐懼
그때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時頌曰

먼저 온몸을 엎드려 예배하고
그런 뒤에 출가한다면
그 사람이 이르는 곳에는
아무런 침해를 당하지 않으리라.
013_1221_a_10L先五體作禮
然後乃出家
在欲所至到
則不逢賊害

부처님께서는 다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013_1221_a_12L佛告童子
“여기에서 서남방으로 8만 불토를 지나면, 교로(交露)라는 세계가 있고 그 불토에 보개조공(寶蓋照空)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란 부처님이 계시어 지금 현재 경법을 설하시니, 만약 서남방으로 갈 때엔 먼저 그 서남방 부처님께 머리 숙여 예배하고 꽃을 멀리 뿌리면서 무상(無相)을 염한 뒤에 출발한다면, 아무런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013_1221_a_13L西南方去此過于八萬佛土,有世界名覆白交露其佛號寶蓋照空如來至眞等正覺,今現在說經若西南行,先當稽首彼方如來,以華遙散念於無相,然後乃進,則無恐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時頌曰

먼저 등정각에게 공양하고
꽃을 받들어 멀리 뿌리면서
무상의 마음을 염한다면
그의 가는 곳엔 두려움 없으리라.
013_1221_a_18L供養等正覺
以華而奉散
用無相之心
則無有恐懼

부처님께서는 다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013_1221_a_20L佛告童子
013_1221_b_01L“여기에서 서북방으로 여섯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불토를 지나면, 주청정(住淸淨)이란 세계가 있고 그 불토에 개화(開化)보살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란 부처님이 계시어 지금 현재 경법을 설하시며, 그 부처님의 국토는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애욕도 없고 여자도 없어서 다섯 가지 욕심을 여의었으니, 만약 서북방으로 갈 때에 먼저 그 부처님께 예배하고서 스스로 허물을 뉘우치고 범행(梵行)을 깨끗이 닦은 뒤에 출발한다면, 아무런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013_1221_a_21L西北方去此過六恒河沙佛之剎土,有世界名住淸淨,其佛號開化菩薩如來至眞等正覺,今現在說經法其佛國土淸淨無穢,亦無愛無有女人離於五欲若西北行,先禮彼佛,自歸悔過淨修梵行,然後出家,則無恐懼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時頌曰

먼저 범행을 닦고
그런 뒤에 출가한다면
안온하여 도적을 만나지 않고
있는 곳마다 뭇 환난 없으리라.
013_1221_b_04L先當修梵行
然後出于家
安隱不遇賊
所在無衆難

부처님께서는 다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013_1221_b_06L佛告童子
“여기에서 하방(下方)으로 92해(姟)의 불찰을 지나면, 염무도(念無倒)란 세계가 있고 그 불토에 초발의단의발욕(初發意斷疑拔欲)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란 부처님이 계시어 지금 현재 경법을 설하시니, 앉고자 할 때나 밤에 누울 때에 그 부처님을 염하여 머리 조아려 스스로 귀의하고 항상 인자한 마음으로 널리 중생 구제할 것을 생각한 뒤에 앉거나 눕는다면, 아무런 두려움이 없고 소원을 반드시 성취할 것이다.”
013_1221_b_07L下方去此過九十二姟佛之剎土,有世界名念無倒,其佛號念初發意斷疑拔欲如來至眞等正覺,今現在說經法若欲坐時若夜臥時,念斯如來稽首自歸,常以普慈念救衆生,然後坐臥,則無恐懼,所願必果
때에 부처님은 또 게송을 읊어 말씀하셨다.
013_1221_b_12L佛時頌曰

널리 중생을 인자하게 생각하기를
앉을 때나 누울 때나 잠잘 때나
꿈꿀 때나 꿈 깰 때까지도 한다면
그에겐 아무런 두려움이 없으리라.
013_1221_b_13L普慈念衆生
定坐若臥眠
於夢若寤寐
則無有恐懼

부처님께서는 다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013_1221_b_15L佛告童子
“여기에서 상방(上方)으로 60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불토를 지나면, 이제공구무유처소(離諸恐懼無有處所)란 세계가 있고 그 불토에 소명등초왕(消冥等超王)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란 부처님이 계시어 지금 현재 경법을 설하시니, 만약 자리에서 일어날 때마다 항상 그 부처님께 예배하면서 스스로 귀의하여 공양하고 인자한 마음으로 중생을 가엾이 여긴 뒤에 행동한다면, 아무런 두려움이 없어 이르는 곳마다 안락을 얻고 이렇게 염하므로 항상 그 부처님의 옹호를 받을 것이다.”
013_1221_b_16L上方去此過六十恒河沙等佛土,有世界名離諸恐懼無有處所,其佛號消冥等超王如來至眞正覺,今現在說經法若從坐起,常禮彼佛自歸供養,常懷慈心愍於衆生,然後起行,則無恐懼,在所至奏,則獲吉安,用是念故,常得擁護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時頌曰

항상 인자하고 평등한 마음으로
모든 중생을 가엾이 여긴다면
그 중생들을 가엾이 여김으로써
행동에 아무런 두려움이 없으리라.
013_1221_b_22L常懷慈等心
愍於衆生類
用哀群生故
則無有恐懼
013_1221_c_01L
부처님께서는 다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 여러 부처님의 명호를 받들어 마음에 간직하여 생각한다면 어디를 가더라도 아무런 위난(危難)이 없으리라.”
013_1221_c_01L佛告童子汝當諦受此諸佛名,奉持思惟懷抱在心,所欲至到,則無危難
면선열 석종 동자는 앞으로 나와 부처님께 아뢰었다.
013_1221_c_03L面善悅釋種童子前白佛言
“제가 이미 이 여러 부처님의 명호를 받들어 마음에 간직하고 생각하는 한편 그 무량한 일에 스스로 마음을 세웠으므로, 제가 시방을 보는 데 있어서 아무런 거리낌이 없으며, 또 지난날 세존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경도(經道)와 부처님들의 명호를 선전함에 있어서도 다 들은 바와 같이 틀림없습니다.”
013_1221_c_04L我已奉受此諸佛名,懷抱在心思惟奉行,其事無量,自立己心,我見十方無所蔽如今向者世尊所說,宣傳經道及諸佛名,皆如所聞,審諦無異
그때 그 모임의 대중 백천 사람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는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고 길게 꿇어 앉아 부처님께 이와 같이 아뢰었다.
013_1221_c_08L時,彼衆會滿百千人聞佛所說,皆從坐起,整服長跪,而白佛言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 널리 덮는 대자심으로 이제 저희들에게 이 경전을 말씀해 주시니, 저희들 모든 대중은 다 부처님 말씀과 다름없이 안팎을 통찰하여 어둡거나 가림 없이 여러 부처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013_1221_c_10L如來至眞等正覺,大慈普覆,乃爲我等說此經典我及一切皆見諸佛,內外通徹無有陰冥,如佛所說,無有異也
이에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013_1221_c_13L於是,舍利弗前白佛言
“이 족성자들은 어떻게 청정한 눈을 그와 같이 빨리 얻어서 여러 부처님을 거리낌 없이 뵈올 수 있습니까? 이것이 그들의 공덕의 힘으로 그러합니까? 또는 부처님들의 위신(威神)에 접촉되므로 각자 전생의 복덕과 공훈을 말미암아 그러하나이까?”
013_1221_c_14L此族姓子等,得眼淸淨何其速疾,睹見諸佛無所罣㝵,功德之力乃如是乎爲是諸佛威神所接將自宿命福勳所致耶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013_1221_c_17L語舍利弗
“이것은 부처님들의 위신인 동시에 또 그들의 본래 공덕 때문이다.”
是佛威神,亦本功德也
그때 부처님께서 큰 광명을 놓아 널리 시방을 비추시자 온 땅이 곧 크게 움직이고 하늘에는 꽃과 향을 뿌리는 한편, 공후(箜篌) 등 여러 악기가 두드리지 않아도 스스로 울렸다.
013_1221_c_18L時,佛放大光明普照十方,地卽大動,天散華香,箜篌樂器不鼓自鳴
현자 아난(阿難)이 또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의복을 정돈하고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013_1221_c_20L賢者阿難卽從坐起,更整衣服,長跪叉手前白佛言
“이제 큰 광명을 나타내어 두루 비추심에 따라 무슨 까닭으로 땅이 크게 움직이고 하늘에서는 꽃과 향을 뿌립니까?”
013_1221_c_22L於今何故,現大光明無所不照,地復大動天散華香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佛告阿難
“너는 이 백천 사람들이 합장하고서 스스로 부처님 앞에 귀의하는 것을 보았느냐?”
013_1221_c_23L汝爲寧見滿百千人,叉手自歸佛前者不
013_1222_a_01L아난이 대답하였다.
阿難對曰
“이미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已見世尊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佛言
“이 백천 사람은 이러한 공덕의 근본으로 행을 세움으로써 무수한 겁 동안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않고 다시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세계를 거쳐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사천하를 맡을 것이며, 한번 성왕이 될 때부터는 항상 부처님을 뵙고 자기의 소원하는 뜻을 성취한 뒤에 세간에서 성불하리니, 그들의 명호는 똑같은 입안청정(立眼淸淨) 여래ㆍ지진ㆍ등정각ㆍ명행성(明行成)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ㆍ불중우(佛衆祐)이면서 그 성도하는 세계는 각각 다를 것이다.”
013_1222_a_02L此百千人以是德本所興立行無央數劫不歸惡趣,各各更歷恒河沙等世界,爲轉輪聖王主四天下一作聖王常見諸佛,而得由已志願如意,然後於世當得成佛,號曰立眼淸淨如來等正覺明行成爲善逝世閒解上士道法御天人師爲佛衆祐,皆同一字,各各異界而成其道
마침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여러 족성자에게 결정을 내리시자, 땅 귀신과 허공의 귀신들이 함께 소리 높여 찬탄하기를, ‘이 족성자들의 공덕이야말로 한량없도다’라고 하였다.
013_1222_a_10L佛適授此諸族姓子決,應時地神及虛空神,僉然擧聲而稱揚曰斯諸族姓功德無
그 외치는 소리가 곧 사천왕천ㆍ도리천(忉利天)ㆍ염마천(炎魔天)ㆍ도솔천(兜率天)ㆍ불교락천(不憍樂天)ㆍ화자재천(化自在天)에 통하며, 나아가 마계(魔界)의 위 범천(梵天)과 스물넷째 아가니타천(阿迦膩吒天)까지 모두 노래로 찬탄하기를, ‘따르기 어렵고 전에 없던 일이로다. 부처님들의 위신과 은덕으로 제도하심이 이렇게 거룩하고 떳떳하도다. 이 여러 족성자들을 권발(勸發)하고 현화(顯化)하시어 그 결정을 내리시니, 마땅히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룩하여 꺼림 없는 지혜 눈으로 널리 보아 다 통탈하겠도다’라고 하였다.
013_1222_a_13L其聲乃徹於四天王忉利天炎摩兜術天不憍樂天化自在天,乃至魔界,上通梵天及第二十四阿迦膩咤天,悉共歌歎難及,難及至未曾有諸佛世尊威恩可濟,巍巍堂堂乃如是乎勸發顯化諸族姓子而授其決,當成無上正眞之道,慧無罣㝵普見悉達
면선열 석종 동자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面善悅釋種童子前白佛言
“이 경전의 명칭은 무엇이며, 왜 받들어야 합니까?”
013_1222_a_20L此經典號名云何以何奉持
부처님께서는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013_1222_a_21L佛告童
“이 경전의 명칭은 ‘멸시방명(滅十方冥)’이라 한다. 왜냐하면 시방 부처님을 염하여 마음껏 귀의함으로써 그 평탄한 마음이 마치 어두운 곳에 광명을 본 것처럼 다시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013_1222_a_22L此經名曰󰡔滅十方冥󰡕所以者何十方佛一心自歸,心中坦然如冥睹明,無復恐懼
013_1222_b_01L그러므로 ‘멸시방명’이라 함이니, 마땅히 받들어 지녀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편 이 경전의 명칭을 ‘여래소탄(如來所歎)’이라 하고, 또 ‘요무상법(了無相法)’이라 하고, ‘공무소유(空無所有)’라고도 하니, 다 정성껏 받들어야 할 것이다.”
013_1222_b_01L是故名曰󰡔滅十方冥󰡕奉持之又復名曰,󰡔如來所歎󰡕,當奉持又復名曰󰡔了無相法󰡕又復名曰󰡔空無所有󰡕,慇懃執持
부처님께서는 다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佛告童子
“가령 어떤 사람이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서 자신이 읽어 외움은 물론 다른 사람을 위해 해설한다면, 그는 모든 것을 다 구족하게 갖추어 결함 없이 소원을 빨리 성취하리라.
013_1222_b_04L假使有人受此經典,持諷誦讀,爲他人說,具足備悉令不缺減,速成所願
그리고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가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서 읽어 외운다면, 그에겐 마침내 두려움이 없어져 관청에 가더라도 굽힐 일이 없고 도적 속에 다녀도 위해(危害)를 받지 않으며, 심지어 큰 불속에 다니면 그 불이 곧 소멸되고 물속에 다녀도 끝내 침몰하지 않으며, 천ㆍ용ㆍ귀신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와 그 밖의 폐악한 뭇 귀신과 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어떤 종류도 감히 부딪칠 수 없을 것이다.
013_1222_b_06L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受持此經而諷誦讀,終無恐懼若到縣官不見侵若行賊中不見危害若行大火中,卽爲消滅若行水中,終不沒溺鬼神阿須輪迦留羅眞陁羅摩休勒弊惡之神及餘衆鬼人若非人,無敢觸者
또한 사자, 호랑이, 이리, 곰 따위의 사나운 짐승도 감히 가까이하지 못하고, 아귀, 도깨비[魍魎], 반족귀(反足鬼), 뒷간 귀신[溷邊鬼]도 침범하지 못하므로 아무런 두려움이 없을 것이며, 그가 만약 벌판, 나무 밑이나 외진 곳에 한가로이 있다면, 여래에게 옹호를 받아 건립하게 될 것이다.
013_1222_b_13L師子虎狼猛獸熊羆,無敢近者餓鬼魍魎,及反足鬼溷邊諸鬼,無能嬈者,亦無所畏若在閑居曠野樹下,露地獨處,則爲如來之所建立而見擁護
그러므로 어떤 족성자ㆍ족성녀 중에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서 읽어 외우거나 경전 책을 베껴 쓰는 이라면, 그는 이미 과거의 여러 부처님을 공양하여 뭇 공덕의 뿌리를 심었으므로 그 공덕을 끝까지 지으려고 하는 것이다.”
013_1222_b_17L若族姓子族姓女,受此經典,持諷誦書著經卷者,已曾供養過去諸佛,殖衆德本,所作功德欲辦
이때 부처님께서 현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013_1222_b_19L爾時,佛告賢者阿難
“가령 어떤 사람이 이제 부처님을 뵙고서 의복, 음식, 침구 따위로 마음껏 공양하고 병들거나 수척할 때에 의약(醫藥)을 공급하더라도 그 공덕으로서는 어떤 사람이 이 경서를 받아 지녀 읽어 외우며 죽백(竹帛)에 옮겨 쓰고 다른 사람을 위해 설법하여 구족하게 부처님을 공양하는 것만 못하리라.”
013_1222_b_20L假使有人今面見佛,至心供養衣被飮食牀臥之具病瘦醫藥,不如有人受持是經,書載著竹帛爲他人說,則爲具足供養於佛
013_1222_c_01L그때에 제석천(帝釋天)이 무수한 하늘들과 함께 와서 각각 하늘 꽃을 뿌려 부처님께 공양하고 아뢰었다.
013_1222_c_01L時,天帝釋與無央數諸天俱來,各齎天華,供養散佛,而白佛言
“저희들은 이 족성자ㆍ족성녀 중에 경전을 받아서 읽어 외우고 다른 사람을 위해 설법하거나 죽백에 옮겨 써서 이 경전 책을 받드는 자를 옹호하여 그들의 거처하는 곳에 두루 보살펴 어느 누구라도 침범할 기회를 얻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013_1222_c_02L吾當將護持此經者四天王及上諸天,各齎華香以供養佛,各白佛言當擁護族姓子女,受此經典,持諷誦爲他人說若著竹帛載持經卷者,所在遊居周帀營護,令無伺求得其便者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제석천의 대중과 면선열 석종 동자와 사천왕과 그 밖의 천ㆍ용ㆍ귀신ㆍ아수라ㆍ세간 사람들이 경법을 듣고는 기뻐하며 예배하고 물러갔다.
013_1222_c_08L佛說如是,天帝釋衆面善悅釋種童子,及四天王鬼神阿須倫世閒人,聞經歡喜,作禮而退
佛說滅十方冥經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