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문(釋迦文) 부처님께서 전생에 인간이 되셨을 때 부루다마국(夫婁多摩國)에 계시면서 세세생생(世世生生) 선행을 쌓으셨고, 무수한 생이 지나서 마침내 부처님이 되셨다.
013_1235_a_03L釋迦文佛,前世宿命爲人時,在夫婁多摩國,世世爲善,無數世乃得爲佛。
부처님께서 마납(摩納)이란 이름의 보살로 계실 때의 일이다. 사슴가죽 옷을 입고 산 속에 살다가 때마침 성에 들어가시니, 성의 이름은 발마하(鉢摩訶)이고 국왕의 이름은 기야(耆耶)였다. 보살은 성 안이 바삐 움직이는 것을 보고 길 가는 사람에게 까닭을 물었다. “오늘 성 안에 무슨 일이 있기에 이렇게 바쁩니까?” 가던 사람이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오늘 오신답니다.”
잠시 후에 구이(俱夷)란 이름의 한 여인이 물병을 가지고 지나가는데, 물병에는 우발화(優鉢華)란 이름의 꽃이 일곱 송이 꽂혀 있었다. 보살이 뒤쫓아 가면서 불렀다. “여보세요, 기다려 주십시오.” 구이가 곧 멈추어 서서 기다리니, 보살이 말했다. “부인의 손에 있는 우발화를 저에게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구이가 말했다. “오늘 부처님께서 오신다기에 대왕께서 욕실에서 목욕하고 계십니다. 나는 꽃을 대왕께 바쳐야 하니, 꽃을 드릴 수 없습니다.” 보살이 말했다. “꽃을 백 전(錢)에 사겠습니다.” 구이가 말했다. “꽃을 드릴 수 없습니다.” 보살이 말했다. “꽃을 다시 가져올 수 있지 않습니까?” 구이가 말했다. “다시 가져올 수 없습니다.” 보살이 다시 말했다. “꽃을 5백전에 사겠습니다.” 이에 구이가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이 꽃은 겨우 두세 전 값어치 밖에 되지 않는데 이제 5백전으로 사겠다니……’
013_1235_b_01L구이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도인(道人)은 사슴가죽 옷을 입고 있는 형편에 마침 은돈 5백전이 있었다. 그런데도 이 돈을 꽃값으로 다 쓰고 말았으니, 아마 보통 사람이 아닐 것이다.’ 이에 그녀는 곧 보살을 뒤따라가 불렀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보살이 즉시 멈춰 서서 기다리자, 구이가 말했다. “당신이 꽃을 산 이유를 사실대로 나에게 말하면 내가 꽃을 당신에게 주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당신의 꽃을 빼앗아 갈 것입니다.” 보살이 말했다. “나는 값을 백전에서 5백전까지 올려가며 꽃을 샀는데 무슨 까닭으로 내 꽃을 빼앗아 가려 합니까?” 구이가 말했다. “이 꽃은 왕가(王家)의 꽃이니, 나는 힘과 세력으로 당신에게서 빼앗을 수 있습니다.”
보살이 이에 사실대로 말하였다. “나는 부처님께서 오늘 이곳에 오신다기에 이 꽃을 바치고 부처님께 내 마음 속의 소원을 부탁드릴 작정이었습니다.” 구이가 말했다. “매우 장하십니다. 내가 후생에는 당신의 부인이 되길 원하니, 당신의 후생이 좋건 나쁘건 나는 당신의 부인이 될 것입니다. 이 말을 반드시 나의 마음에 간직해 두어 부처님께서 아시도록 할 것입니다.” 이에 보살이 “좋습니다”라고 하자, 가지고 있던 두 송이의 꽃마저 보살에게 주어 부처님께 바치도록 하면서 구이가 말했다. “아녀자는 앞에 나설 수 없으니, 이 꽃을 당신께 맡기고자 합니다.” 보살이 곧 꽃을 받았고, 각기 헤어져 갈 길로 갔다.
잠시 후 부처님께서 도착하시자, 국왕 이하 모든 백성들이 온갖 종류의 꽃들을 부처님의 머리 위에 뿌렸는데, 꽃들이 모두 땅에 떨어졌다. 그러나 보살이 가지고 있던 꽃 다섯 송이를 부처님의 머리 위에 뿌리자 꽃들은 모두 공증에 머문 채 꽃술이 위를 보고 나란히 줄지어 마치 뿌리가 생긴 듯 땅에 떨어지지 않았다. 보살이 다시 구이의 꽃 두 송이를 부처님의 머리 위에 뿌리자 역시 꽃이 공중에 머문 채 꽃술이 위를 보고 나란히 줄지어 부처님의 양 어깨 부근에 떠서 땅에 떨어지지 않았다.
013_1235_c_01L이에 부처님께서는 보살의 지극한 마음을 아시고 말씀하셨다. “너의 마음속에 있는 소원을 이루도록 해 줄 것이니, 90겁 후, 겁의 이름이 발라(拔羅)일 때 너는 석가문불(釋迦文佛)이 될 것이다.” 보살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속으로 크게 기뻐하였고, 곧 머리카락을 땅에 펴서 부처님께서 밟고 지나가시게 했다. 그런 뒤 부처님 앞에 서서 기쁨에 겨워 발을 구르며 뛰자, 부처님께서 신통력으로 그를 맞아 땅에서 네 길 아홉 자를 들어 올려 아무도 붙잡고 흔들어주지 않는데도 위 아래로 오르내리게 하셨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네가 후세에 도를 얻어 세상을 건져, 역시 나처럼 부처가 되게 하리라.”
013_1235_c_03L佛復言:“令汝後世得道度世,亦當如我作佛。”
이때의 부처님은 과거 세상의 부처님으로 명호는 제화갈라불(題和竭羅佛:燃燈佛)이었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자, 보살은 다시 산으로 돌아와 수명을 마쳤다. 그런 다음 곧 하늘로 올라가 제2 도리천(忉利天)에 태어나니, 천신(天神)들이 모두 보살펴 주었으며, 천상에서의 수명이 다하자 다시 세상에 내려와 구이나갈국(鳩夷那竭國)에 태어나, 비행황제(飛行皇帝)가 되어 온 천하를 다스렸다. 그리고 또 수명이 다하니 다시 하늘로 올라가, 제2 도리천에 태어나 제석천(帝釋天)이 되었다. 이렇게 수명을 마치고 다시 태어나고 하는 동안 무릇 서른여섯 번이나 제석천이 되었고, 8만 4천 생에 걸쳐 비행황제가 되었다.
가유라위국의 왕은 사람됨이 어질었기에 보살은 세상에 내려와 곧 왕비의 뱃속에 들어갔으나, 다만 뱃속은 정결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몸에 가까이 닿도록 하지는 않았다.
013_1235_c_16L迦維羅衛國王,爲人仁賢,卽下入王夫人腹中,但有不淨故,無所附近。
좌우의 신하들과 가유라위국에 부속되기를 바라는 이웃나라 사람들이 왕비가 잉태했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 찾아와 대왕께 축하하고 부인에게 예배하였다. 태자(보살)가 뱃속에서 바깥의 사람을 보니, 마치 얇은 망사를 가리고 바깥의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바깥의 사람들이 예배하자 태자는 뱃속에서 손으로 물리쳤으니, 이렇게 물리친 이유는 찬하의 사람들을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013_1236_a_01L부인이 태자를 잉태하고 있을 때 천상의 신들은 날마다 천상의 음식을 가지고 와서 부인 앞에 놓아두었다. 부인은 이 음식들이 어디서 온 줄 몰랐으나, 왕가(王家)의 음식은 입에 맞지 않아 다시는 먹을 수 없었으니, 왕가의 음식은 쓰고 맵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자 사천왕(四天王)이 즉시 하늘에서 내려와 예배한 다음 태자를 안아 황금으로 된 탁상 위에 모셔 놓고 더운 물로 목욕시키니, 왕과 부인 및 좌우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놀랐다.
013_1236_a_07L四天王卽來下作禮,抱持太子,置黃金机上,和湯浴形,王與夫人、左右皆驚。
태자가 태어날 때 위로 삼십삼천(三十三天)과 아래로 16지옥(地獄)과 옆으로 8극(極)1)의 만 2천 천지(天地)가 모두 환하게 밝아졌으며, 하늘과 땅이 진동하였다. 이윽고 태자가 막 아기로 태어나자 유모가 좋은 모포로 된 침낭을 어머니에게 주었고, 또 스스로 젖을 먹여 키웠다. 태자의 이름은 실달(悉達)이라 했는데, 실달은 태어나면서부터 몸에 32상(相)이 갖추어져 있었다.
다음날 왕이 부인과 의논하길, “우리 아들이 태어날 때 보통 사람과 달랐지 않소. 나라 안에 이름이 아이(阿夷)라고 하는 백 살이 넘은 대도인(大道人)이 있어 사람의 관상을 잘 본다니, 우리 함께 찾아가서 태자의 관상을 보는 것이 좋겠소”라 하니, 부인이 “매우 좋으신 생각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왕과 부인이 함께 도인이 있는 곳으로 가서, 왕이 황금 한 주머니와 백은(白銀) 한 주머니를 도인에게 바쳤다. 그러나 도인은 금과 은은 받지 않고 곧 모포를 열어젖히고 태자를 보았다. 태자가 32상을 갖추고 신광(神光)을 나타내는 것을 보고 도인은 곧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였다.
013_1236_b_01L왕과 부인이 물었다. “도인이시여, 우리 아들에게 장차 무슨 좋지 않은 일이라도 생기는지요? 왕이 오늘 일부러 태자의 관상을 보이는 것은 장래의 좋고 나쁨을 알고자 해서인데, 무슨 까닭에 슬피 우십니까?” 도인이 말했다. “어제 천지가 진동하더니 바로 태자가 태어날 징조였군요. 나는 슬프게도 이미 늙었습니다. 이제 곧 세상을 떠나야 할 처지라 한스럽게도 이 분이 부처님이 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한스럽게도 이 분의 경전과 계율을 들을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슬피 우는 것입니다.”
왕은 도인의 말을 듣고 곧 태자를 위하여 나라 안의 이름난 기생 4천 명을 뽑아, 천 명씩 한 조가 되어 노래와 음악을 밤낮으로 그치지 않게 하였고, 또 밤에도 태자를 모시고 지키게 했다. 왕은 도인이 관상을 잘 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곧 태자를 위하여 다시 궁궐과 문과 담을 짓되 모두 아주 견고하게 하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열고자 하여 문을 잡아당기면 그 소리가 40리(里)까지 들리도록 하였다.
태자가 태어날 때 궁전에 하인 한 사람이 태어났고 흰 말 한 마리가 태어났는데, 하인의 이름은 차익(車匿)이었고, 말은 건덕(鞬德)이라 했다. 왕은 하인 차익에게 태자가 탈 수 있도록 태자의 말을 잘 보살피고 기르도록 했다. 태자가 태어난 지 이레 만에 어머니가 죽고 말았다.
태자는 나이 열 살이 되자 대왕께 아뢰었다. “태자가 되고 한 번도 성 밖으로 나간 적이 없습니다.” 이에 왕이 “매우 좋다”하고, 좌우의 백관(百官)들을 시켜 태자를 수행하여 성 밖으로 나가 노닐게 했다. 태자가 수레를 타고 동쪽 성문 밖으로 나가자 제2 도리천의 제석천왕이 곧 병자(病者)로 변하여 태자의 앞에 나타났다. 병자는 배가 부르고 몸에는 종기가 나고 피부와 살은 모두 여위어 버린 채 벽에 기대어 쉬고 있었다.
태자가 마부에게 물었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 마부가 대답하였다. “병이 든 사람입니다.” 태자가 물었다. “어째서 병든 사람이 되었느냐?” 마부가 대답하였다. “이 사람은 전생에 악한 짓을 한 탓에 금생에 사람이 되긴 했으나 음식이 고르지 않고 기거(起居)가 일정하지 않아 몸에 병이 들고 만 것입니다.” 태자가 말했다. “나는 국왕의 아들이긴 하나 음식이 고르지 않고 기거가 일정하지 않으면 마땅히 이러한 병에 걸리겠구나.” 마부가 말했다. “사람은 모두 이렇게 되고 맙니다.”
그러고 몇 년이 지나자 태자가 다시 대왕께 아뢰었다. “이제 궁중에 갇혀 지낸 날도 오래 되었기에, 다시 한번 나가서 즐겁게 놀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대왕은 차마 태자의 뜻을 꺾을 수 없어서 다시 허락하고는, 미리 나라 안에 단단히 명령하였다. “태자가 성 밖으로 나갈 터이니 병자나 일체 정결치 못한 사람은 길가에 있지 못하도록 하라.” 그러나 태자가 다시 수레를 타고 남쪽 성문 밖으로 나가자 제석천왕이 이번에는 열병에 걸린 사람으로 변하여,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한 채 대소변을 흘려 놓고 자신이 그 위에 누워 겨우 숨만 헐떡이고 있었다.
태자가 마부에게 물었다. “이 사람은 어떠한 사람인가?” 마부가 대답했다. “이 사람은 전생에 악한 짓을 하고 자신을 억제하려 하지 않았던 탓에 음식이 고르지 않고 기거가 일정하지 않아 몸에 이러한 병에 걸렸으니,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습니다.” 태자가 말했다. “나 역시 음식이 고르지 않고 기거가 일정하지 않으면 이러한 병에 걸리겠구나.” 마부가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병에 걸리게 마련입니다.”
태자는 곧 수레를 돌려 성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근심에 잠겨 음식을 먹으려 하지 않았다. 왕이 좌우에서 모시는 신하들에게 “그러므로 미리 나라 안에 포고하여 병자 및 일체의 정결하지 못한 사람은 태자와 마주치지 못하게 했는데, 어떻게 했기에 병자를 태자가 보도록 했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뒤에 기생들을 시켜 태자를 즐겁게 하도록 하였으나 태자는 근심을 풀지 않았고, 즐거움을 즐거움으로 여기지 않았으나, 그 뒤로는 조금씩 나아져 갔다. 조금씩 나아진 뒤에 다시 몇 년이 지나 태자가 또 대왕에게 아뢰었다. “궁중에 갇혀 지내니 즐겁지 않습니다. 다시 나가 놀고 싶습니다.” 왕이 말했다. “네가 한 번 성 밖에 나갔다 오면 늘 근심에 젖어 즐거운 기색이 없고 음식조차 먹으려 하지 않으면서 무엇 하러 다시 나가 놀려 하느냐?” 태자가 말했다. “제가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태자가 수레를 타고 서쪽 성문을 나서자 제석천왕이 이번에는 한 늙은이로 변하여, 파리하고 수척한데다가 등이 굽은 채 지팡이를 짚고 걸어갔다. 태자가 마부에게 물었다. “ 이 사람은 어떠한 사람인가?” 마부가 대답했다. “늙은 사람입니다.” 태자가 물었다. “늙은 사람이란 어떤 것이냐?” 마부가 대답했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면 나이가 점차 많아져서 마침내 수명이 다하려 하여 기력이 쇠약해져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게 됩니다. 이를 늙은 사람이라 합니다.” 태자가 말했다. “나도 늙겠구나.” 마부가 말했다. “사람은 태어나면 모두 늙게 마련입니다.”
태자가 다시 음식을 먹으려 하지도 않고 근심에 잠겨 고개를 숙이고 있자, 대왕이 다시 달래고 타이르며 말했다. “나에게 아들이라곤 너 하나 밖에 없으니 이 나라를 너에게 맡겨야만 한다. 그런데 어찌하여 한번 성 밖으로 나갔다 오면 번번이 근심에 젖어 음식을 먹으려 하지 않느냐?”
그리고는 크게 음악을 연주하여 태자를 즐겁게 하니, 그 후로 차츰차츰 근심이 풀리게 되었다. 이렇게 지낸지 아주 오래되어 태자가 다시 왕에게 아뢰었다. “저는 성 밖에 나가 놀고 싶습니다.” 왕이 대답했다. “너는 한 번 성 밖에 나갔다 돌아오면 번번이 근심에 잠겨 즐거운 기색이 없고 음식을 먹으려 하지 않아 수척해진 나머지 죽을 뻔하다 살아나곤 했다. 그런데 무엇 하러 다시 나가려 하느냐?” 태자가 말했다. “저는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었으니, 이제 그때와는 다릅니다.”
이에 왕이 다시 북쪽 성문으로 나가게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제선천왕이 만장[幡]을 들고 곡을 하는 남녀로 변하여 상여의 뒤를 따라 전송하고 있었다. 태자가 마부에게 물었다. “이것은 어떠한 사람들의 소리이냐?” 마부가 대답했다. “이것은 우는 소리입니다.” 태자가 물었다. “무엇 때문에 우는 것이냐?” 마부가 대답했다. “죽은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013_1237_b_01L태자가 물었다. “죽음이란 어떤 것이냐?” 마부가 대답했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면 목숨은 하늘에 달려 있어, 수명에 길고 짧음이 있게 마련입니다. 이렇게 수명이 다하는 것을 죽음이라고 하니, 죽은 사람은 다시는 아무 것도 알 수 없고 신체는 모두 차츰 소멸하다가 마침내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고 맙니다. 이런 까닭에 집안사람들이 애통해 하며 뒤따라 전송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침내 수레를 돌려 성으로 돌아오니, 왕이 마부에게 물었다. “태자가 어찌하여 이렇게 빨리 돌아오게 되었느냐?” 좌우의 신하들이 아뢰었다. “태자께서 성문 밖으로 나가셨다가, 길에서 상여를 보시고는 마음이 즐겁지 않아 빨리 돌아오신 것입니다.” 왕이 말했다. “내가 이제는 태자를 성 밖으로 나가 놀게 하지 않겠다.”
태자의 나이가 스무 살이 되자 왕이 태자를 위하여 부인을 맞아주려 하였는데, 태자는 “나는 부인을 맞아하지 않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왕은 태자를 위하여 온 나라를 뒤져 수십만 명의 여인을 뽑아 태자가 직접 간택하게 하였으나 끝까지 태자의 마음에 드는 여인이 없었다. 그리하여 최후로 구이(俱夷)라는 이름의 한 여인만 남게 되었다. 태자가 말했다. “나는 이 여인을 부인으로 맞고 싶습니다.”
태자가 부인에게 말했다. “우리 두 사람이 한 침상에서 머리를 나란히 하고 누웠으니, 좋은 꽃을 구해다가 우리 두 사람 사이에 놓아두고 함께 보면 얼마나 좋겠소?” 부인이 말했다. “꽃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한 부인이 곧 꽃을 가져 와서 두 사람 사이에 놓았다.
013_1237_c_01L부부가 함께 누워 있을 때 부인은 태자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생각이 일어났으나, 태자가 부인에게 완고하게 말했다. “내게로 가까이 다가오면 이 꽃이 짓눌리고 말 것이요. 그렇게 되면 이 꽃에 있는 즙이 흘러 나와 침상을 더럽히지 않겠소?” 이 말을 듣고 부인은 곧 물러났다. 이렇게 오래 지낸 뒤 태자가 다시 부인에게 말했다. “우리 두 사람이 한 침상에서 머리를 나란히 하고 누웠으니 좋은 모포를 구해서 우리 두 사람 사이에 놓아두고 보면 얼마나 좋겠소?”
부인이 말했다. “모포를 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한 부인이 곧 모포를 가져와서 두 사람의 사이에 놓았다. 이번에도 부인이 마음속으로 은근히 태자에게 다가가려고 하자, 태자가 말했다. “내게로 가까이 오면 반드시 땀이 나서 이 모포를 더럽히게 되지 않겠소?” 이 말을 듣고 부인은 곧 물러나서 감히 태자를 가까이 하지는 않았으나, 마음속으로 태자를 의아하게 여겨 앉으나 일어서나 늘 따라 다녔다.
사천왕은 곧 노래하고 춤추던 기생들을 깊이 잠재워 아무것도 모르게 하였다. 부인도 침상에 누워 잠이 들자 태자는 천천히 침상에서 일어나 부인을 보았다. 부인이 잠에서 깨어 알아차릴까 조심하여 침상에서 내려온 태자는 발길을 옮겨 같은 날 태어났던 하인 차익에게로 가서 천천히 불렀다. 그리고는 뜰에 있던 흰 말 건덕에게 안장을 매게 했다.
차익이 말에 안장을 매자 태자는 말에 올라 떠나려 하였으나, 문을 열 때 나는 소리가 두려워 뜰 안을 배회하고만 있었다. 태자가 말을 몰면 말발굽 소리가 항상 20리 밖에까지 들리고, 성문을 열면 그 소리가 40리 밖에까지 들리게 되어 있었기 때문에 태자가 감히 문을 열지 못하고 있자, 사천왕이 곧 귀신들을 시켜 말발굽을 잡고 지붕을 뛰어넘어 성을 벗어나게 하였다. 그리하여 태자는 저절로 왕가(王家)의 밭두둑에 있는 나무 아래에 도착하였다.
013_1238_a_01L태자가 말했다. “저는 왕의 아들이 되어 아직까지 성을 나간 적이 없습니다. 이제 한번 나왔는데 지금 왕께서 저를 뒤따라 오셨습니다. 저의 말과 하인이 제 곁에 있으니 대왕께서는 궁궐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저는 며칠 지나면 스스로 돌아가겠습니다.”
왕은 즉시 말에 올라 궁궐로 돌아가서 태자의 부인 구이에게 말했다. “태자는 지금 농장에 있으니, 며칠 지나면 돌아올 것이다.”
013_1238_a_02L王卽上馬而歸,謂其婦俱夷:“太子今在佃上,數日來歸。”
태자는 나무 아래에 있으면서 정신을 오로지 모아 지난 여러 겁의 일들을 생각했다. 그러나 위로 삼십삼천(三十三天)에서 아래로 16지옥(地獄)에 이르기까지 하나도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다. 이때 마침 어떤 사람이 밭을 가는데, 흙 속에서 밖으로 나온 벌레들이 더러는 쟁기에 상처를 입기도 하고, 더러는 죽기도 한 것을 까마귀가 다시 날아와 그것들을 잡아먹는 것을 보았다. 태자가 탄식하며 말했다. “사람이 땅 위에 태어나 살다가 죽어서는 지옥에 들어가고 마니, 괴롭지 아니한가. 나는 이 세상에 오래 살 수 없다.” 그리고 즉시 말에 올라 그 곳을 떠났다.
분식이 서있는 곳에는 세 가지 길이 있었는데, 첫째는 하늘의 길이고, 둘째는 사람의 길이고, 셋째는 지옥 악인의 길이었다. 태자가 멀리서 분식을 보고 마음이 불쾌하여 곧바로 말을 몰아 앞으로 나아가자, 분식은 곧 매우 놀라고 두려워 칼을 풀고 활과 화살을 가지고서 길에서 물러나 서 있었다.
태자가 물었다. “어느 길로 가는 게 좋겠는가?” 분식이 즉시 하늘의 길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길로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013_1238_a_17L太子問曰:“何道可從?”賁識卽以天道示之:“此道可從。”
태자가 다시 수십 리를 가다가 길에서 사냥꾼을 만났다. 태자가 물었다. “내가 그대에게 빌리고 싶은 것이 있는데, 가능하겠습니까?” 사냥꾼이 말했다. “찾으시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드리겠습니다.” 태자가 말했다. “그대의 사슴 가죽을 얻고 싶습니다.” 사냥꾼이 즉시 사슴 가죽을 태자에게 주자, 태자도 진귀한 물건들을 사냥꾼에게 주었다.
013_1238_b_01L태자는 다시 수십 리를 가서 말을 멈추고 내려 차익에게 말했다. “너는 여기에서 돌아가거라.” 차익이 말했다. “저는 태자님을 따라갈 것이니, 돌아갈 수 없습니다.” 태자가 말했다. “돌아가 대왕과 나의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라. 나는 산에 들어가 수도하고자 하니, 목숨이 다할 때까지 다시는 궁궐로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태자가 이제는 쓸모가 없게 된 머리에 쓴 보배 관과 몸에 걸친 진귀한 옷을 벗어 차익에게 주자, 차익은 슬피 울며 이를 받았다. 그러자 백마는 앞다리 꿇고 눈물을 흘리며 태자의 발을 핥았다. 차익이 말을 끌고 돌아가니, 차익도 울고 백마도 울었다. 뒤돌아 태자를 바라보니, 복장을 바꾸려 사슴 가죽을 입고 있었다.
한편 태자의 부인은 날마다 태자가 돌아오길 바라다가 빈 말만 돌아오는 것이 보이자, 슬피 통곡하며 궁궐 아래로 몸을 던지듯이 뛰어 내려와 말의 목을 끌어안고 차익에게 태자가 있는 곳을 물었다. 차익이 말했다. “태자께서는 대왕과 부인께 ‘나는 산에 들어가 수도하고자 하니 목숨이 다하도록 다시는 궁궐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드리라 하셨습니다.”
구이가 말했다. “나는 어찌 이리도 박명(薄命)하단 말인가. 내 남편을 잃은 셈이 되고 말았구나. 내 어디서 찾는단 말인가. 내 남편이여, 내 남편이여, 하늘에 계십니까, 지하에 계십니까, 인간 세상에 계십니까? 내가 찾아 나서리라.” 또 구이가 흰 말에게 말하기를 “태자께서 너와 함께 나가셨다가 너만 빈 몸으로 돌아왔구나”라고 하니, 좌우의 사람들이 모두 그 애절한 슬픔에 감동했다.
왕은 태자가 떠났다는 말을 듣고 눈물을 줄줄 흘리며 구이의 마음을 풀어주려고 구이에게 위로의 말을 했다. “사람은 땅 위에 태어나서 살다가 결국은 모두 죽고 마는데, 내 아들은 도를 닦아 세상을 건지려 하니 또한 장하지 않느냐?” 그러나 왕 역시 태자에 대한 생각이 그치지 않았다.
013_1238_c_01L왕은 이 다섯 사람을 불러 말하였다. “그대들은 밤낮으로 집에서 자식과 손자를 안고 지내니 즐겁지 않겠는가? 지금 내게 아들 하나가 있는데 이제까지 성 밖을 나가본 적이 없어 세상 물정이라곤 모른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나를 버리고 먼 곳으로 가서 이름난 산 속에 들어가 버렸으니, 깊은 숲을 헤치고 계곡을 건너고 하는 동안 추위와 더위, 굶주림과 목마름에 시달린들 누가 이것을 알겠으며, 혹 범이나 이리와 같은 맹수에게 해를 당한들 누가 이것을 보겠는가? 이제 그대들 다섯 사람은 각기 한 아들씩 보내어 내 아들을 찾게 하되, 찾거든 곁에 머물면서 모시게 하라. 내 아들은 목숨이 다하도록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했으니, 그대들의 아들이 만약 중도에 내 아들을 버리고 떠난다면 나는 그대들의 집안을 멸족할 것이다.”
다섯 사람은 즉시 다섯 아들을 보내어 태자를 찾게 하였고, 그리하여 태자를 이름난 산 속에서 찾아 곁에서 모시게 되었다. 이렇게 몇 해가 지나는 동안 태자도 이 다섯 사람이 어디서 왔는가를 묻지 않았다. 그런데 태자가 다니는 곳은 모두 깊은 숲 속이었으므로 다섯 사람은 걱정이 되어 서로 말하였다. “왕태자는 도를 닦는 게 아니라 미친병에 걸렸을 뿐이다. 길을 가리지 않고 아무 곳이나 다니니 우리 다섯 사람은 따라갈 수 없다. 그러나 돌아가면 왕이 우리 집안을 멸족할 것이니 차라리 이곳에 머물러 있는 것이 났겠다.”
다섯 사람은 모두 좋다고 하였다. 이 다섯 사람이 머문 곳은 큰 물가였는데, 물가에는 진귀한 과일과 열매들이 열러 있어 겨울이고 여름이고 늘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굶주리지 않아도 되었다. 다섯 사람이 태자를 따라오지 않고 머무는 것에 대해, 태자도 물론 상관하지 않았다.
013_1239_a_01L부처님께서는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부처의 경지에 도달했다. 그러나 불도(佛道)는 얻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렵고, 이해하기도 어렵다.’ 그리고는 곧 문린(文隣)이라고 하는 용이 사는 물가에 이르렀다. 문린이 사는 물가에는 나무가 있었는데, 부처님께서 곧바로 그 아래 단정히 앉아 이렇게 생각하셨다. ‘과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겁 이전에 제화갈라불(題和竭羅佛)이 ≺나는 석가문불(釋迦文佛)이 될 것이다≻고 했었는데, 내가 이제 부처가 되었다. 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겁 동안 부처가 되길 구하다가 이제야 부처가 된 것이다. 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겁 동안 6바라밀(波羅蜜)을 행하여 공덕을 쌓길 잊지 않았는데 이제 그 결과를 모두 얻게 되었다.’
용 문린은 일찍이 이미 세 분의 부처님을 뵌 적이 있으니, 한 분은 구루손불(拘婁孫佛), 한 분은 구나함모니불(俱那含牟尼佛), 한 분은 가섭불(迦葉佛)로서 모두 나무 아래 앉아 계시자 그 빛이 물속까지 뻗쳐 용이 사는 곳을 환히 비추었었다. 용은 부처님의 빛이 세상에서 다시없는, 예전에 보았던 세 부처님의 빛과 같은 것을 보고 크게 기뻐 물 밖으로 나와 좌우를 둘러보다가 나무 아래 앉아 계신 부처님을 보았는데, 32상(相)을 갖추고 금빛을 띤 부처님의 몸은 단정하기가 일월(日月)과도 같았다. 그리고 부처님의 32상은 멀리서 보면 마치 나무에 꽃이 피어 있는 듯이 보였다. 이에 용 문린은 곧바로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주위를 일곱 바퀴 돌았다.
용은 일곱 개의 머리가 있었는데, 곧바로 이것으로 부처님의 머리 위를 덮어드렸다. 용이 물속에서 나와 부처님을 모시고부터 7일 동안 비바람이 몰아쳤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7일 동안 선정(禪定)에 들어 전혀 움직이지 않으시고 숨을 쉬는 기척조차 없으셨으며, 부처님께서는 마음속으로 무한한 법열(法悅)을 누리고 계셨다. 7일이 지나자 비바람이 곧바로 그쳤다. 부처님께서는 처음으로 도를 얻으셨기 때문에 환희에 젖어 7일 동안 아무 것도 먹지 않았는데, 용도 부처님께서 환희에 젖어 계신 것을 보고 부처님 곁에서 역시 7일 동안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
013_1239_b_01L7일이 지난 뒤 부처님께서 선정에서 깨어나시자 용은 젊은 바라문으로 변하여 무릎을 꿇고 손을 모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춥거나 덥지는 않으셨으며, 벌레와 개미나 모기 따위가 괴롭히지는 않으셨는지요?”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경전에, 사람이 한적한 곳에 있으면서 즐거움을 누린다고 했는데, 옛적에 들은 것을 지금 내가 모두 곧 알았으니 즐겁도다. 세간에 있으면서 사람들에게 괴로움을 당하지 않으니 또한 즐겁도다. 세간의 사람들과 온갖 곤충들을 괴롭히지 않아도 되니 또한 즐겁도다. 생사(生死)의 굴레를 벗어나 다시는 세간의 사람도 천상(天上)의 신도 되지 않으니 또한 즐겁도다. 성냄과 음란함과 방일함이 없으니 또한 즐겁도다. 세간에 있으면서 부처의 열반의 도를 얻었으니 또한 즐겁도다.”
이리하여 축생 중에서는 문린이 먼저 부처님께 귀의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신통에 통달하신지라, 천상의 신들이 모두 모여 머리를 조아리고 부처님께 예를 올렸다. 부처님께서는 한가로이 한 곳에 계시면서 천하의 많은 착한 사람들을 생각하고, 모든 백성들을 불쌍히 여기신 나머지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들을 가르치고자 하니, 누구를 먼저 가르쳐야 할 것인가? 우리 왕께서 다섯 사람을 보내어 나를 따르게 했는데 이 다섯 가람은 나를 따라 오지 않고 지금 물가에 있으니, 내가 먼저 이들을 가르쳐야겠다.’
부처님께서는 곧 예전에 지나온 길을 다시 되돌아가셨다. 다섯 사람은 멀리서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도 누구인지 몰라서 서로들 이렇게 말했다. “이 사람이 오거든 절대로 예를 올리지 말고, 절대로 함께 말하지 않기로 하자.” 다섯 사람은 모두 이렇게 하기로 다짐하였는데, 부처님께서는 멀리서 다섯 사람이 하는 말을 모두 들으셨다.
이렇게 다짐하였는데도 부처님께서 다가오시자 다섯 사람은 모두 황공하여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예배를 올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들 다섯 사람은 어찌 그리도 마음이 굳지 못한가? 서로 다짐하길, 이 사람이 오거든 절대로 예를 올리지 말자고 하더니 이제 무엇 때문에 예를 올리는가?” 이에 다섯 사람은 감히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013_1239_c_01L부처님께서는 이 다섯 사람을 데리고 길을 떠나셨다. 길을 간 지 며칠이 되어 부처님께서 손으로 다섯 사람의 머리와 수염을 어루만지자 모두 머리칼과 수염이 없어지고 사문(沙門)이 되었다.
013_1239_c_01L佛將五人俱去,行數日,佛以手摩五人頭鬚,皆爲沙門。
한편 나라 안에는 저마다 제자들을 가르치는 세 사람의 도인(道人)이 있었다. 한 도인은 5백 명의 제자를 가르치고, 한 도인은 3백 명의 제자를 가르치고, 한 동인은 2백 명의 제자를 가르치고 있었으니, 이들의 제자는 모두 합해 천 명이 되는 셈이었다. 부처님께서 다섯 사문을 데리고 세 도인이 있는 곳에 당도하시자, 천 명의 제자들이 크게 기뻐하여 모두 부처님을 따라 그 곳을 떠났다.
부처님께서는 많은 제자들을 거느리고 여러 나라를 다니셨는데, 성문에 당도하시면 종과 북이 저절로 소리를 내고 거문고와 비파가 스스로 울렸으며, 병이 든 사람은 병이 낫고, 늙은 사람은 다시 젊어지고, 눈이 먼 사람은 시력을 회복하고, 귀가 먹은 사람은 청력(聽力)을 회복하고, 곱사등이는 등이 펴지고, 절름발이는 제대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온갖 짐승들은 서로 화답하여 노래하고, 천상의 신들은 날아와 꽃을 뿌리며 공중에서 음악을 연주하였다. 그리고 부처님의 빛은 헤아릴 수 없는 천계(天界)를 비추어 3천 개의 일월(日月)과 만 2천 개의 천지를 모두 감쌌으며, 전후로 제자들을 가르치시니 수천만억의 사람들이 모두 도를 얻어 세상을 제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