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3_1240_a_01L불설현수경(佛說賢首經)


서진(西秦) 성견(聖堅) 한역
최민자 번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갈제국(摩竭提國)의 청정법좌(淸淨法坐)에 계셨다. 이때 큰 법회(法會)에는 미륵보살(彌勒菩薩) 등의 모든 보살과 비구(比丘)ㆍ비구니(比丘尼)ㆍ우바새(優婆塞)ㆍ우바이(優婆夷)와 모든 천인(天人)ㆍ용신(龍神)ㆍ귀신(鬼神)ㆍ아수륜(阿須倫:아수라) 등도 함께 모였다.
부처님께서 사리불(舍利弗)에게 말씀하셨다.
“시방(十方)의 부처님께서 오늘도 큰 법회를 여시고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경전(經典)을 말씀하신다.”
청정법좌에 있던 병사국(洴沙國) 왕의 부인인 발타사리(跋陁師利)라는 우바이가 두 손을 어긋나게 마주잡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시방의 부처님의 이름과 보살의 이름과 국토[刹土]의 이름을 들려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그대를 위하여 말해주리라. 동방(東方)에 계시는 부처님의 이름은 입정진(入精進)이고, 국토의 이름은 지계수(持計樹)이며, 보살의 이름은 경수(敬首)이다. 남방(南方)에 계시는 부처님의 이름은 불사락정진(不捨樂精進)이고, 국토의 이름은 세념수(世念樹)이며, 보살의 이름은 각수(覺首)이다. 서방(西方)에 계시는 부처님의 이름은 장정진(長精進)이고, 국토의 이름은 연화수(蓮花樹)이며, 보살의 이름은 보수(寶首)이다. 북방(北方)에 계시는 부처님의 이름은 일정진(日精進)이고, 국토의 이름은 신사수(辛巳樹)이며, 보살의 이름은 시수(施首)이다. 동북방(東北方)에 계시는 부처님의 이름은 애정진(哀精進)이고, 국토의 이름은 청련수(靑蓮樹)이며, 보살의 이름은 공덕수(功德首)이다, 동남방(東南方)에 계시는 부처님의 이름은 백람정진(百藍精進)이고, 국토의 이름은 향수(香樹)이며, 보살의 이름은 영수(令首)이다. 서남방(西南方)에 계시는 부처님의 이름은 상정진(上精進)이고, 국토의 이름은 보수(寶樹)이며, 보살의 이름은 정진수(精進首)이다. 서북방(西北方)에 계시는 부처님의 이름은 일도정진(一度精進)이고, 국토의 이름은 사유수(思惟樹)이며, 보살의 이름은 선수(善首)이다. 하방(下方)에 계시는 부처님의 이름은 범정진(梵精進)이고, 국토의 이름은 수정수(水精樹)이며, 보살의 이름은 지혜수(智慧首)이다.”
발타사리(跋陁師利)가 시방 부처님의 이름과 보살의 이름과 국토의 이름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며 앞으로 나아가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제가 이제 비록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의 마음을 내기는 하였으나 어떻게 수행(修行)하여야 여인의 몸을 벗어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이러한 것을 나에게 묻는구나.”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발타사리여, 열 가지 일을 받들어 행하면 여인의 몸을 벗어날 수 있다.
한 가지 일을 행하면 곧 남자의 몸을 얻고 저절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를 것이니, 무엇이 한 가지 일인가? 살운야(薩芸若)의 뜻을 내서 무앙수(無央數)1)의 공덕(功德)을 지어 잃지 않는 것이 한 가지 일이다.
또 두 가지 일을 행하면 여인이 곧 남자의 몸을 얻고 저절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를 것이니 무엇이 두 가지 일인가? 첫째는 말한 대로 행동하되 천신(天神)을 섬기지 않고 다만 스스로 모든 부처님께 귀의(歸依)하는 것이며, 둘째는 말한 대로 행동하되 삿된 것을 믿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두 가지 일이다.
또 세 가지 일을 행하면 여인이 곧 남자의 몸을 얻고 저절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를 것이니 무엇이 세 가지 일인가? 첫째는 항상 세 가지 신업을 청정(淸淨)하게 지키는 것이며, 둘째는 네 가지 구업을 청정하게 지키는 것이고, 셋째는 세 가지 의업을 청정하게 지키는 것이니 이것이 세 가지 일이다.
또 네 가지 일을 행하면 여인이 곧 남자의 몸을 얻고 저절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를 것이니 무엇이 네 가지 일인가? 첫째는 베풀어 주는 이에게 아첨하지 않는 것이며, 둘째는 계(戒)를 지키는 이에게 아첨하지 않는 것이고, 셋째는 스스로 청정하게 지키는 것이며, 넷째는 아첨하지 않고 6법(法)2)을 듣는 것이니 이것이 네 가지 일이다.
또 다섯 가지 일을 행하면 여인이 곧 남자의 몸을 얻고 저절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를 것이니, 무엇이 다섯 가지 일인가? 첫째는 법(法)으로써 행하는 것이고, 둘째는 여법하게 행하는 것이며, 셋째는 법을 듣고 그대로 법에 머무르는 것이고, 넷째는 여인의 몸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남자가 되기를 생각하는 것이니 이것이 다섯 가지 일이다.
또 여섯 가지 일을 행하면 곧 여인이 남자의 몸을 얻고 저절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를 것이니 무엇이 여섯 가지 일인가? 첫째는 게으르지 않고 행한 것을 잊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마음을 부드럽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꾸미지 않는 것이고, 넷째는 아첨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교태를 부리지 않는 것이고, 여섯째는 지극히 정성스럽게 행하는 것이니 이것이 여섯 가지 일이다.
또 일곱 가지 일을 행하면 여인이 곧 남자의 몸을 얻고 저절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를 것이니 무엇이 일곱 가지 일인가? 첫째는 항상 부처님의 법신(法身)을 생각하는 것이고, 둘째는 항상 법을 생각하여 부처님의 지혜(智慧)를 얻는 것이며, 셋째는 항상 스님들을 생각하여 권속(眷屬)이 되는 것이고, 넷째는 항상 계(戒)를 생각하여 청정하기를 바라는 것이며, 다섯째는 항상 베풀어 나누어 주는 것을 생각하여 모든 번뇌[垢]를 제거하는 것이고, 여섯째는 항상 천인(天人)을 생각하여 보살심(菩薩心)을 지니도록 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항상 사람들을 생각하여 모든 중생들을 제도(濟度)하기를 바라는 것이니 이것이 일곱 가지 일이다.
또 여덟 가지 일을 행하면 여인이 곧 남자의 몸을 얻고 저절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를 것이니 무엇이 여덟 가지 일인가? 첫째는 음식(飮食)과3) 의복(衣服)을 자신의 즐거움으로 삼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또한 꽃을 자신의 즐거움으로 삼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또한 향(香)을 자신의 즐거움으로 삼지 않는 것이고, 넷째는 또한 많은 잡다한 향을 자신의 즐거움으로 삼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또한 실없는 장난이나 희롱을 자신의 즐거움으로 삼지 않고 집을 지극한 마음으로 보살피는 것이고, 여섯째는 또 음악[倡伎]을 즐거움으로 삼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또 노래와 춤을 즐거움으로 삼지 않는 것이고, 여덟째는 다만 매달 6재일(齋日)4)을 지키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 것이니 이것이 여덟 가지 일이다.
또 아홉 가지 일을 행하면 여인이 곧 남자의 몸을 얻고 저절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를 것이니 무엇이 아홉 가지 일인가? 첫째는 끊는다는 생각을 없애는 것이고, 둘째는 집착(執着)을 없애는 것이며, 셋째는 ‘나’라는 생각을 없애는 것이고, 넷째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수명(壽命)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고, 여섯째는 생명(生命)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태어나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고, 여덟째는 태어남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며, 아홉째는 다만 12인연(因緣)을 벗어나는 것이니 이것이 아홉 가지 일이다.
또 열 가지 일을 행하면 여인이 곧 남자의 몸을 얻고 저절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를 것이니 무엇이 열 가지 일인가? 첫째는 모든 중생들에게 자비로운 마음을 지니는 것이고, 둘째는 모든 사람과 물건을 탐내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다른 남자의 몸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고, 넷째는 서로 이간시키는 말[兩說]을 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욕이나 비방하는 말[惡口]을 하지 않는 것이고, 여섯째는 거짓말[妄言]을 하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속마음과 다른 꾸미는 말[綺語]을 하지 않는 것이고, 여덟째는 풍류를 즐기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지 않는 것이며, 아홉째는 분별(分別)하여 헤아리지 않으며[起意], 또 한(恨)을 없애고 다만 바르게 머무르는 것이고, 열째는 삿된 인연(因緣)을 만들지 않고 공덕(功德)을 짓는 일[福事]로써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니, 이것이 열 가지 일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고 나자 발타사리와 마갈제국의 6만 명의 우바이들이 이 법행(法行)5)을 듣고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다. 미륵보살 등 모든 보살과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모든 천인ㆍ용신ㆍ귀신ㆍ아수륜이 앞으로 나아가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기뻐하며 물러갔다.
013_1240_a_01L佛說賢首經一卷西 秦 沙 門 聖堅 譯聞如是一時佛在摩竭提國淸淨法坐處爾時都大會諸菩薩彌勒菩薩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諸天鬼神阿須倫共會佛告舍利弗方佛今日亦大會爲諸菩薩說經淨法坐中有優婆夷名颰陁師利洴沙國王夫人也叉手白佛言願欲聞十方佛名菩薩及剎土名佛言善哉當爲汝說之東方有佛名入精進剎名持計樹菩薩名敬首南方有佛名不捨樂精進剎名世念樹菩薩名覺首西方有佛名長精進剎名蓮花樹菩薩名寶首北方有佛名曰精剎名辛已樹菩薩名施首東北有佛名哀精進剎名靑蓮樹菩薩名功德首東南有佛名百藍精進剎名香菩薩名令首西南有佛名上精進剎名寶樹菩薩名精進首西北有佛名一度精進剎名思惟樹菩薩名善下方有佛名梵精進剎名水精樹菩薩名智慧首跋陁師利聞十方佛菩薩及剎土名踊躍歡喜前以頭面著地爲佛作禮白佛言我今雖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當用何行離母人身佛言善哉善哉是佛所問跋陁師利奉行十事可得離母人有一事行疾得男子自致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等一事以發薩芸若意作無央數功德能不忘是爲一復有二事母人疾得男子自致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等二事一者所作如語不事天但自歸諸佛二者所作不信邪是爲二事復有三事母人疾得男子自致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等爲三事一者常淨護身三二者淨護口四三者淨護意三是爲三事復有四事母人疾得男子自致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等四事者所施與不諛諂二者於戒不諛諂三者自守淨四者不諛諂聽聞六法是爲四事復有五事母人疾得男子自致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等爲五事一者以用法二者所作如法三者聞法直四者不樂母人身五者念作男子是爲五事復有六事母人疾得男子自致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等爲六事一者不懈怠所作而不忘二者其心柔軟三者質朴四者不諛諂者無有態六者所作至誠是爲六事復有七事母人疾得男子自致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等爲七一者常念佛法身二者常念法得佛慧三者常念僧爲來屬四者常念戒所求淨五者常念施與去諸垢六者常念天令菩薩心七者常念人欲一切度故是爲七事復有八事母人疾得男子自致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等爲一者不以飯食被服自娛樂二者亦不華三者亦不香四者亦不衆雜五者亦不嬉戲至觀廬六者亦不倡伎七者亦不歌舞八者但月六齋是爲八事復有九事母人疾得男子自致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等爲一者無所斷二者無所著三者無四者不念有人五者不念有壽者不念有命七者不念所生處八者不念無所生處九者但離十二因緣是爲九事復有十事母人疾得男子自致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等爲十一者爲有慈於一切二者不貪一切人物者不念他人男子身四者不兩舌者不惡口六者不妄言七者不綺語八者人持伎樂樂之不以爲樂九者亦不起意亦無所恨但正住十者不興邪因緣福事與人相知是爲十事佛說經竟跋陁師利摩竭提國六萬優婆夷聞是法行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諸菩薩彌勒等比丘丘尼優婆塞優婆夷諸天鬼神須倫前持頭面著地爲佛作禮歡喜而去佛說賢首經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헤아릴 수 없는 것으로, 앙(央)은 진(盡)의 뜻이며, 아승기(阿僧祇)와 같다.
  2. 2)염불(念佛)ㆍ염법(念法)ㆍ염승(念僧)ㆍ염계(念戒)ㆍ염시(念施)ㆍ염천(念天) 등을 6념(念)이라 한다. 법을 배우는 여인이 반드시 받아 지녀야 하는 계법(戒法)을 6법계(法戒)라 한다.
  3. 3)고려대장경 본에는 ‘반식(飯食)’으로 나와 있으나, 송ㆍ원ㆍ명 본에 따라 ‘음식(飮食)’으로 하였다.
  4. 4)한 달 가운데 몸을 조심하고 마음을 깨끗이 하여 재계(齋戒)하는 음력 8ㆍ14ㆍ15ㆍ23ㆍ29ㆍ30일의 여섯 날을 말한다. 이 6일은 사천왕이 천하(天下)를 순행하면서 사람의 선악(善惡)을 살피고 또 악귀(惡鬼)들이 사람의 틈을 엿본다고 한다.
  5. 5)신행(信行)과 법행(法行)의 2행(行) 중에 하나로서, 여법하게 수행하는 것을 법행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