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박가범(薄伽梵)께서는 제바라밀평등성삼마지(諸波羅蜜平等性三摩地)에 들어 계시다가 정(定)으로부터 일어나시어 곧 이 능만제원허공장보살최승심다라니(能滿諸願虛空藏菩薩最勝心陀羅尼)를 말씀하셨다.
나모 아가 사 아 바 야 옴 아리 가 마리 모리 사바 南牟一阿迦去引捨舒可反二揭魚羯反婆去引耶余可反三唵四阿唎五迦入麽唎六慕唎七莎嚩 하 訶八
박가범께서 말씀하셨다. “이 다라니는 과거ㆍ현재의 모든 부처님께서 함께 말씀하신 것이니, 만약 항상 이 다라니를 염송하면 시작도 알 수 없는 오랜 옛날부터 지어온 5무간죄(無間罪) 등의 모든 죄와 업장이 모두 씻은 듯이 소멸되고, 언제나 모든 부처님과 보살님이 함께 호념(護念)하심을 얻으며, 성불하기 이전에 태어나는 곳마다 허공장보살(虛空藏菩薩)께서 항상 지키고 보호하시고, 모든 유정(有情)들이 수행자를 보고 항상 즐겁도록 하며, 가지고 있는 모든 착한 소원이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 모든 괴로움과 질병이 모두 씻은 듯이 소멸되며, 항상 인간세상이나 천상세계에 태어나고, 악취(惡趣)에 떨어지지 않으며,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전생의 일을 기억하게 되나니 설령 여법(如法)하게 시행하지 않고 다만 이 다라니를 항상 염송하기만 하여도 얻는 복덕이 이와 같을 것이다. 만약 여법하게 이 다라니를 수지하여 문지(聞持)1)를 구하고자 하면, 반드시 흰 비단이나 흰 모직물이나 혹은 깨끗한 판자에 먼저 보름달을 그리고, 그 보름달 안에 허공장보살상을 그리되, 그 크기는 최하 1주(肘)2)보다 작지 않게 하고, 혹시 이보다 크게 되면 능력에 따라 허공장보살과 보름달의 크기를 크게 하거나 작게 하여 서로 어울리게 한다. 허공장보살의 몸은 금색(金色)이며, 보련화(寶蓮花) 위에 반가부좌(半加趺坐)를 하고 앉되, 오른쪽 다리로 왼쪽 다리를 누르고, 얼굴 모습은 특별히 미묘(微妙)하며, 빙그레 미소 짓고[凞怡] 기뻐하는 모습으로 그리고, 보관(寶冠) 위에는 결가부좌(結加趺坐)하고 앉아 계신 다섯 부처님의 모습을 그리도록 한다. 허공장보살의 왼손에는 연붉은색이 감도는 백련화(白蓮花)를 들고 있고, 화대(花臺) 위에 여의보주(如意寶珠)가 있는데, 여의보주는 폐유리색(吠琉璃色)이고, 노란빛과 불꽃을 내고 있으며, 오른손은 여제원인(與諸願印)을 짓고 있는데, 다섯 손가락을 아래로 내려뜨리고 손바닥을 밖으로 드러낸 것으로 여원인(與願印)의 인상(印相)이다. 화상(畵像) 그리기를 마치고 나면 반드시 공터의 조용한 곳이나, 혹은 깨끗한 방이나 탑묘(塔廟)나 산꼭대기나 나무 아래 등 한 곳을 정해 이 화상을 안치하되, 정면으로 서쪽을 향하게 해야 하나, 혹은 북쪽을 향하는 것도 괜찮다. 깨끗한 물건으로 화상을 덮어 놓고, 따로 나무로 사각형의 만다라단(曼茶羅壇)을 하나 만드는데, 크기는 최하 1주(肘)로 하며, 이보다 크면 역시 그에 따라 크기를 맞춘다. 단 아래에는 다리를 네 개 놓거나, 혹은 나무 조각을 서로 합하여 괴어서 단의 윗면으로부터 땅까지의 거리가 반드시 손가락 네 개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 단을 만들 판자는 단목(檀木)이나 침목(沉木)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좋으며, 그렇지 않으면 백목(柏木) 등 향기가 있는 나무로 만들어도 괜찮다. 여법하게 단을 만들고 나면 화상 앞에 놓고, 그 다음에 반드시 다섯 가지 공양물(供養物)을 격식에 맞게 갖추어 놓아야 한다. 이른바 바르는 향, 갖가지의 꽃, 태우는 향, 음식과 등명(燈明)이다. 바르는 향은 백단목(白檀木)을 갈아서 만들며, 꽃은 그 시기에 약초(藥草)에서 피어난 것이면 충분하지만 만약 꽃이 피지 않는 시기이면 반드시 멥쌀이나 태운 메밀, 혹은 귤나무나 백목 등의 잎, 혹은 정향(丁香)을 꽃 대신 써도 되며, 태우는 향은 다만 침향(沈香)ㆍ단향(檀香)ㆍ용뇌향(龍腦香)만을 형편에 따라 쓴다. 음식은 냄새가 강한 것과 더러운 것은 제외하고 매번 반드시 새로 만든 정갈한 음식을 쓰며, 등명은 소에서 얻은 소(酥)를 쓰되, 기름도 괜찮다. 이러한 공양물들을 모두 갖추어 준비할 때에는 반드시 이른 새벽에 손발과 얼굴을 씻어 청정(淸淨)하고 여법하게 하여 모두 준비되면 단변(壇邊)에 놓아둔다. 그런 후 밖에 나가 다시 깨끗한 물에 손을 씻고 나서 수인(手印)을 짓고 손바닥에 정수를 담아 받쳐 든 다음 다라니를 세 번 염송하고 곧 그 물을 마시도록 한다. 그 수인의 인상은 먼저 오른손의 다섯 손가락을 손바닥이 위로 향하도록 펴고, 검지손가락과 엄지손가락을 구부려서 향을 쥔 것처럼 서로 칼을 맞대는 모양으로 만들면, 이것이 허공장보살여의보주성판일체사인(虛空藏菩薩如意寶珠成辦一切事印)이다. 다시 이 수인을 짓되 전처럼 물을 받쳐 들고 다라니를 세 번 염송한 다음 정수리와 몸에 그 물을 뿌려 안팎으로 모든 것을 청정하게 해야 한다. 이어서 반드시 화상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서 지극한 마음으로 예배(禮拜)하고, 보살님을 향하여 반가부좌하고 앉아 화상을 덮었던 것을 들어서 치운다. 이어서 반드시 호신수인(護身手印)을 지어야 하나니, 호신수인의 인상은 먼저 오른손을 든 다음 검지손가락과 엄지손가락이 향을 잡은 것처럼 서로 끝을 맞대는 모양을 하고, 검지손가락의 둘째 마디를 구부리되, 첫째 마디는 아주 곧게 하여야 비로소 인상이 여법하게 된다. 이렇게 수인을 지은 후에 정수리 위에 올려놓고 다라니를 한 번 염송한 후, 오른쪽 어깨 위에 놓고 다시 다라니를 한 번 염송하고, 왼쪽 어깨ㆍ가슴ㆍ목구멍에서도 또한 이렇게 한다. 이렇게 호신법을 마치면 모든 부처님과 허공장보살께서 거두어 주시어 이 사람의 모든 죄와 업장이 곧 다 씻은 듯이 소멸되고, 몸과 마음이 청정해지며, 복덕과 지혜가 더욱 늘어나고, 모든 마군과 비나야가(毗那夜迦)가 모두 해를 입힐 기회를 얻지 못한다. 다시 앞의 수인을 짓고 손바닥에 깨끗한 물을 담아 받쳐 들고 다라니를 한 번 염송하여 바르는 향 등 모든 공양물과 단(壇)과 단이 있는 근처의 땅에 뿌리도록 한다. 다시 앞의 호신수인을 지어 바르는 향 위에 놓고 다라니를 한 번 염송하되, 그 밖에 꽃과 태우는 향 등 나무로 만든 단에서도 각각 이와 같이 한다. 이렇게 법을 시행하고 나면 꽃ㆍ향 등의 공양물이 곧 청정하게 된다. 다시 호신수인을 짓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린 다음 다시 아래 위를 가리키되, 다만 수인만 움직이고, 몸은 움직이지 않은 채 다라니를 일곱 번 염송하고, 자신의 뜻에 따라 멀리 했다 가까이 했다 하면서 구역을 나누어[分齊] 시방(十方)을 결계(結界)3)하도록 하라. 이어 반드시 눈을 감고 이 화상과 다름없이 똑같은 허공장보살의 진신(眞身)을 사유한다. 다시 호신수인을 짓고 허공장보살을 청(請)한다고 생각하며, 다라니를 스물다섯 번 염송하고 나서 곧 엄지손가락을 들어 손바닥 안쪽으로 한 번 부르는 듯한 손짓을 하고, 검지손가락도 앞에서와 같이 한다. 다시 이 수인을 짓고 다라니를 세 번 염송한 다음 화상[㡧] 위에 연꽃으로 자리를 만들고, 다시 보살께서 오셔서 이 연꽃 위에 앉으신다고 생각한다. 곧 눈을 뜨고 보살을 친견(親見)하고 나서 참으로 믿기 어려운 일이라는 마음을 내고, 허공장보살의 진신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라니를 세 번 염송하고 앞에서와 같이 수인을 지은 후 다음과 같이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지금 보살께서 이곳까지 오셨으니, 이 다라니의 힘은 저의 능력으로 감당할 만한 것이 아니옵니다. 오직 바라옵나니 존자(尊者)시여, 잠시만 이곳에 머물러 주소서.’ 이어서 바르는 향을 들고 다라니를 한 번 염송하고 나서 그 단을 칠한 다음 다시 꽃을 들고 다라니를 한 번 염송한 후 단 위에 흩어 뿌린다. 태우는 향ㆍ음식ㆍ등명(燈明)도 순서대로 들되, 모두 다라니를 한 번 염송하며, 손에 들고 공양하고 난 다음 단변에 놓도록 한다. 다시 마음속으로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복덕과 지혜는 오랜 세월 동안 수행한 감화[熏修]로 생긴 것이니, 당기[幢]ㆍ번기[幡]와 산개(傘蓋)와 청정한 향과 꽃과 보배로 만든 온갖 장신구들로 모두 보기 좋게 장엄(莊嚴)하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다시 수인을 짓고 다라니를 한 번 염송하되, 앞에서와 같이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모든 공양물들이 다 준비되면, 곧 공양물들을 여래(如來)와 보살들에게 공양한다. 이와 같이 하는 것이 운심공양(運心供養) 중에 가장 훌륭한 것이다. 만약 바르는 향 등의 공양물을 마련할 수 없으면, 다만 두 번째 운심공양을 하기만 하여도 법이 성취된다. 즉 수인을 짓고 염주(念珠)를 들되, 다라니를 염송하면서 염송하는 횟수를 분명하게 기억하며, 염송할 때에는 눈을 감고 보살의 가슴 위에 한 개의 보름달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염송하는 다라니의 글자들이 보름달 안에 금색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 글자들이 보름달로부터 흘러나와 수행인의 정수리로 흘러 들어가고, 다시 입으로부터 나와 보살의 발로 들어가 마치 자신이 말하는 것처럼 보살의 발밑에서 공손하게 말씀드려야 한다. 다라니를 그치지 않고 염송하면 생각하고 있는 다라니의 글자들이 순환하여 왕복하기를 마치 바퀴가 구르는 것처럼 끊이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 만약 몸과 마음이 피곤하면 곧 그치고, 지극히 정성스런 마음으로 보살을 우러러보아야 한다. 곧 앉아서 예배하며 눈을 감고 다시 보름달을 관(觀)하여 보살이 아주 또렷하게 보이면 반드시 다시 운심공양을 하되, 보름달을 점점 크게 하여 법계(法界)에 두루 가득 차게 하였다가 다시 점점 줄어들게 하면서 관하여 마지막에는 본래의 크기와 같도록 한 후 비로소 관(觀)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한다. 또한 앞의 수인을 짓고 다라니를 세 번 염송한 후에 엄지손가락을 들어서 보살을 보내고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오직 바라옵나니 자비로운 마음으로 기쁨을 베풀어 주소서. 다음에 작법(作法)을 행할 때에도 다시 내려오시어 이곳에 강림(降臨)하여 주소서.’ 이렇게 생각하면서 다라니를 염송한다. 힘닿는 대로 하루에 한 번, 혹은 하루에 두 번 시행하고, 처음 시행하는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매일 첫날 한 것처럼 하고, 염송하는 횟수가 많건 적건 처음에 시행한 횟수와 같이 하며, 더 많이 하거나 더 적게 하지 말아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통틀어서 총 횟수가 백만 번이 되면 횟수를 세는 것을 마쳐야 한다. 또 소요되는 시일(時日)에는 제한이 없으나 중간에 거르거나 빠뜨리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런 후일식(日飾)이나 혹은 월식(月飾) 때 힘닿는 대로 음식과 재물 등을 베풀어 보시하며 삼보(三寶)에 공양하고, 곧 보살의 화상과 단을 노지(露地)의 청정한 곳으로 옮겨서 안치한다. 다시 소[牛]에게서 얻은 소(酥) 한 냥(兩)을 준비하여 좋은 구리그릇[熟銅器]에 담아 놓고, 또 유액(乳液)이 있는 나무의 잎 일곱 장과 나뭇가지 한 개를 준비하여 단변에 안치하고, 꽃과 향 등의 공양물을 보통 때보다 몇 배 더하여 공양하되, 공양하는 법은 하나하나가 모두 앞의 법과 동일하다. 공양을 마치고 나면 전에 썼던 나뭇잎을 단에 여러 겹 펼쳐 놓고 다시 나뭇잎 위에 소(酥)를 담은 그릇을 올려놓고 다시 수인을 짓되, 다라니를 세 번 염송하여 이 소(酥)를 호지(護持)한다. 또 나뭇가지로 소(酥)를 젓는데, 손을 멈추지 말고 눈으로는 해와 달을 보고 동시에 또 소(酥)도 보면서 다라니를 한량없이 많이 염송하여라. 처음 월식 때부터 날이 지나 보름달이 되기 전에 소(酥)에 세 가지 상(相)이 나타날 것이니, 첫째는 기(氣)요, 둘째는 연기(煙氣)요, 셋째는 불이다. 이 하품(下品)ㆍ중품(中品)ㆍ상품(上品)의 세 가지 상(相) 중에 공덕(功德)에 따라서 한 가지를 얻으면 법이 성취된 것이다. 이러한 상을 얻고 나면 곧 소(酥)가 변하여 신약(神藥)이 될 것이니, 이 신약을 먹으면 문지(聞持)를 얻어 경을 한 번 듣고 보기만 하여도 글의 뜻을 모두 이해하며, 마음에 기억한 것은 영원히 잊지 않게 된다. 그 밖의 복덕과 이익은 한량없고 끝도 없으나 여기에서는 간략히 몇 가지 공덕만을 말한 것이다. 이렇게 한 가지를 이룬 후에 날이 지나 달이 원만한 보름달이 된 후에도 나머지 두 가지 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법이 성취되지 않은 것이다. 그러면 반드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여 일곱 번을 시행하면 비록 5역죄(逆罪) 등의 지극히 무거운 죄와 업장이 있더라도 또한 모두 씻은 듯이 소멸되어 반드시 법이 성취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