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서 큰 비구승과 모든 하늘과 사람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 계시면서 경을 말씀하셨다. 아난이 앞에 나아가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하늘 가운데 하늘이시여, 여쭐 것이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해 주십시오. 만약 부처님께서 반열반에 드신 뒤 네 무리의 제자인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들은 4월 8일과 7월 15일에 관랍(灌臘)1)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 관랍하는 자는 이 복으로 사람을 제도하기를 원하는 자로서 각자 돈과 보배와 진귀하고 아끼는 물건을 내어서 세상을 제도하고 복을 구하는 것이니, 마땅히 절에 주어 등불을 켜고 향을 사르며, 경(經)과 불상을 짓고 스승에게 공양하며, 빈궁한 이에게 베풀면 재회(齋會)를 열 수 있다. 그러나 외상을 허락해서는 안 되니, 그런 뒤에 내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현세에 부처님을 저버리는 것이 되고, 스스로 이 마음과 입으로 지어서 망어죄(妄語罪)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부처님을 위하여 반(槃:般)을 설치하고 예를 올림[作禮]에 다섯 가지 향수로써 손수 부처님을 관욕하고 나서 보시한 자를 위하여 법을 말하고 축원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하늘과 용과 귀신이 모두 밝게 증명하여 알며, 이 사람은 다섯 집 재물[五家財物]2)을 내는 것이니, 처자의 몫을 범하며 복과 이익을 구하면서도 내지 아니하면 마땅히 다섯 가지 죄를 지어 3악도에 들어가느니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하면, 첫째 재물이 나날이 줄어듦이요, 둘째 기쁨을 잊어버림이요, 셋째 생활의 방도를 찾음에 이익이 없음이요, 넷째 태산지옥 속에 들어가 고문을 당하여 그 고통을 말로 형용하기 어려움이요, 다섯째 다음 세상에 사내종ㆍ계집종ㆍ나귀ㆍ낙타가 되거나 돼지나 양이 되는 것이니, 이것이 다섯 가지이다. 또 세 가지 죄악에 걸려들게 되나니, 첫째 아귀도에 들어가서 아귀가 됨이요, 둘째 축생도에 들어가서 짐승이 됨이요, 셋째 지옥 속에서 다시 18지옥을 경험하는 것이니, 그 죄를 헤아릴 수 없다. 7월 15일에 위로 7대 부모로부터 5종(種) 친속이 악도에 떨어져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자는 부처님께 예로써 복을 지음으로 인하여 근심과 괴로움으로부터 해탈하게 하고자 하는 것을 관랍이라 부른다. 부처님께서는 하늘 위ㆍ하늘 아래ㆍ삼계(三界)의 왕이시라, 세상 사람의 음식을 드시지 않나니, 그 물건을 모두 여러 대중에게 나누어 주어야 하며, 혼자 취해서는 안 된다. 이에 응하지 않고 홀로 취하여 가지면 이것은 큰 죄가 된다. 만약 나누어 줄 승려가 없다면 빈궁한 이와 의지할 데 없는 외로운 이와 병든 이와 늙은 이에게 베풀어 줄 것이니, 이것은 바로 선근을 심는 것이니라.” 모든 제자들이 이 경을 듣고 기뻐하며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갔다.